50년만의 최악 가뭄…내년 커피값 30% 폭등?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밥값보다 비싼 커피값이 더 오르게 생겼다. 올들어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커피 원두 가격이 두배 가까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커피 한잔 가격이 30% 오를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등 소비패턴이 바뀔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커피 가격은 6.9%올라 파운드당 2.20달러를 기록했다. 2년 8개월만에 최고치다.
세계 커피 3분의 1을 공급하는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이 극심한 가뭄으로 50년 만에 최악의 작황을 보인 결과다.
올해 브라질 커피 생산량은 4800만자루(1자루=60kg)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5400~5500만자루보다 13% 줄어든 것이다.
내년 생산량 전망은 이보다 못한 4000만~5300만자루로 관측됐다. 비관론자들은 4000만자루를 하회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사진설명: 월스트리트저널이 게재한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 추이. (단위:파운드당 달러)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가뭄이 지속되고 있어 내년 작황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브라질 공급 부족으로 커피가격이 파운드당 3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커피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공급 부족에도 전세계 커피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茶)대국’ 중국인들이 커피로 방향을 틀면서 글로벌 커피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인 커피 소비량은 10년 동안 연평균 21%씩 늘고 있다.
한편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6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80개국 커피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지난 한해 동안 원두 11만1906t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한국 성인의 주당 커피 섭취 횟수는 12.3회로, 쌀밥보다 커피를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8잔씩 마시는 셈이다.
문제는 최근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중저가 커피 브랜드들까지 줄줄이 커피 가격을 100원에서 300원씩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커피 공급난으로 한국 커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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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브랜드 가치 세계 7위…화웨이 中 기업 최초 100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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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브랜드가 조사한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2014 10대 브랜드 순위. /인터브랜드 제공 |
애플, 구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나란히 1, 2위
삼성전자(005930)의 기업 브랜드 가치 글로벌 순위가 작년보다 한 단계 오른 7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는 9일 전세계 주요 브랜드 가치를 평가,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한 ‘2014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순위를 발표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2014년 글로벌 브랜드 100대 브랜드의 총 가치는 1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IT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전체 브랜드 가치의 30.8%를 차지하고 있는데, 애플과 구글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체 순위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1188억6300만달러, 구글의 브랜드 가치가 1070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100위권 내 한국 기업은 3개다. 모두 조금씩 순위가 올랐다. 삼성전자는 작년 8위에 이어 올해는 7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454억6200만달러였다. 인터브랜드는 연구개발에 삼성전자가 과감하게 투자를 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커브드TV, 가상현실(VR) 헤드셋 등 차세대 전자기기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고 노력 중이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도 작년에 이어 순위가 오르면서 100위권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브랜드 가치가 104억900만달러로 평가돼 40위를 기록했고, 기아차는 53억9600만달러로 평가돼 7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3계단, 기아차는 9계단 순위가 올랐다.
한편, 올해 브랜드 순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기업이 100위 안에 들었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94위를 차지하며 인터브랜드의 조사에서 처음으로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사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급성장하며 빠른 속도로 치고올라오고 있다.
작년에 비해 가장 큰 폭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록한 업체는 페이스북이었다. 페이스북은 작년 52위에서 올해는 29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메신저 기업 왓츠앱과 가상현실 기기업체인 오큘러스VR을 인수하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브랜드 가치가 꾸준히 성장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이종현 기자
vitmania@chosun.com]
글로벌 브랜드 랭킹발표…삼성전자 7위·현대차 40위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455억불…1년새 한계단 올라 '세계7위'
삼성전자의 연도별 브랜드가치. © News1브랜드가치 15% '껑충'…지난해 7위에서 1계단 상승(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세계 100대 브랜드 가운데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는 455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지난해 가치보다 14.8% 증가한 것이다.
9일 미국 브랜드 가치평가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에서 실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평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는 455억달러로, 세계 7위로 랭크됐다.
지난해 평가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396억달러로 세계 8위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평가액이 14.8% 증가했고, 덕분에 순위도 한단계 올랐다. 세계 100대 브랜드의 평균 상승률은 7.4% 수준이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커브드 TV 등 제품이 시장을 주도한 것과 더불어 메모리 사업과 매출 성장,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등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에서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기어S, 기어VR 등 스마트폰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이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림픽 후원과 패션 브랜드들과의 협업 등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중이다.
TV에서도 세계 최초 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비롯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8년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더불어 '셰프컬렉션'과 같은 프리미엄 가전을 출시, 유명 요리사, 가구 업체와 협력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21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는 중이다.
김석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소비자가 열망하고 존경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할 것이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소비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2009년도에 처음으로 브랜드 가치 세계 톱20에 진입했으며 2012년도에는 세계 톱10 랭킹 진입에 성공했다.
hkmaeng@
글로벌 브랜드 랭킹발표…삼성전자 7위·현대차 40위
애플·구글 1∼2위…페이스북 가치 상승률 최고
100대 브랜드에 한국 3개, 중국은 화웨이 유일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세계 100대 브랜드 랭킹에서 애플이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7위, 현대자동차가 40위에 올랐다.
브랜드 컨설팅그룹 인터브랜드는 9일(현지시간) 전 세계 주요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해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한 '2014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를 발표했다.
올해 15회째를 맞은 이번 조사에서 전체 100대 기업의 브랜드 가치 총액은 1조6천억 달러(1천718조원)로 작년보다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브랜드의 가치가 전체의 30.8%를 점유해 절대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IT 기업인 애플과 구글은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2013년 983억 달러(105조원)에서 21% 증가한 1천188억 달러(127조원)로 평가됐다. 구글은 작년보다 15% 늘어난 1천70억 달러(115조원)였다.
인터브랜드의 재즈 프램턴 회장은 "애플과 구글의 지속 성장은 브랜드의 힘이 실제로 왜 중요한 것인지 입증한다"고 말했다.
3∼5위는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했으며, 작년과 순위 변동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8위에서 올해 7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455억 달러(49조원)로 평가됐다.
삼성전자는 100대 브랜드에 포함된 13개의 IT 브랜드 중에는 4위를 차지했다.
인터브랜드는 연구개발(R&D) 분야의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사업분야 발굴 노력을 삼성의 브랜드 가치 상승요인으로 평가했다. 커브드 TV, 가상현실(VR) 헤드셋 등을 개발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43위에서 3계단 오른 40위에 랭크됐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작년보다 16% 증가한 104억 달러(11조원)로 평가됐다.
기아자동차는 15% 증가한 54억 달러(5조8천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았고, 브랜드 순위는 작년 83위에서 올해 74위로 9계단 상승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속한 자동차 브랜드군은 14개 브랜드 중 11개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두자릿수 성장을 나타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자동차 브랜드 랭킹에서는 도요타가 1위, 메르세데스-벤츠가 2위, BMW가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7위였다.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는 페이스북으로 100대 브랜드 중 가장 높은 86%의 브랜드 가치 상승률을 기록했다.
2위는 아우디(27%), 3위는 아마존(25%)이었다.
브랜드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기업은 노키아로 44%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100대 브랜드에 가장 많이 진입시킨 나라는 미국으로 54개였고, 독일 11개, 프랑스 7개, 일본·영국 5개 순이었다. 한국은 스위스·네덜란드와 같이 3개로 공동 6위였다.
중국은 최근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키는 화웨이가 94위로 유일하게 100대 브랜드에 들었다.
<그래픽> 인터브랜드 글로벌 10대 브랜드 순위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세계 100대 브랜드 랭킹에서 애플이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7위, 현대자동차가 40위에 올랐다.
정몽구 '브랜드경영' 通했다, 글로벌 40위 '우뚝'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인터브랜드 글로벌 40대 브랜드 첫 진입...기아차 74위로 9계단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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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 외부 전경/사진제공=현대차 |
현대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40대 브랜드에 진입했다. 기아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순위 상승으로 70위권에 처음 발을 들였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14)'에서 현대차가 104억 달러(약 11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해 40위에 올랐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순위가 3계단 상승해 글로벌 40대 브랜드로 처음 도약한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에선 토요타(424억 달러) 벤츠(343억 달러) BMW(342억 달러) 혼다(217억 달러), 폭스바겐(137억 달러), 포드(109억 달러)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가 지난해 90억 달러에서 올해 104억 달러로 증가해 아우디나 포르쉐 등 고급 브랜드보다 먼저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라며 "2005년의 35억 달러와 비교하면 200%가 증가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2005년 글로벌 브랜드 순위 84위에서 올해 40위로 44계단 상승해 지난 10년 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브랜드 가치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브랜드 관계자는 "현대차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등 질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라며 "브랜드 로열티가 현대차의 주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점이 가장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5년 1월 글로벌 브랜드 경영을 대내외에 선포했으며 그 해 현대차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처음 진입했다. 2011년엔 새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을 선포, 브랜드 가치가 연 평균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한 외부 브랜드 노출을 넘어 임직원 모두가 브랜드 철학에 대해 깊이 공유하도록 해 제품 개발, 마케팅, 서비스 등 전 부문에서 고객이 현대차 브랜드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함께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아차의 브랜드가치는 전년 대비 15% 상승한 53억9600만 달러(약 6조500억 원)로 전체 순위 74위에 올랐다. 지난 해 83위보다 9계단이 상승한 것으로 처음으로 70위권에 진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2012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첫 진입한 데 이어 올해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2007년 브랜드 가치 평가액 9억 달러에서 7년 만에 480%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브랜드는 매년 전세계 주요 브랜드의 자산 평가를 실시,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는 재무상황과 마케팅 측면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각 브랜드가 창출할 미래 기대수익의 현재가치를 평가 반영해 선정된다............................................................................................................................................
◆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어느 때보다 위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많다. 위기에 처했을 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위기극복을 위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기업에 나타나는 위기는 관리적 위기와 전략적 위기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관리적 위기는 복잡한 설명이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관리적 위기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 즉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현저히 낮아지는 현상을 말하며, 둘째는 중요한 경영자 혹은 핵심 기술자들이 계속해서 이직하는 현상, 셋째는 기업의 미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현상 등을 말한다. 일단 이런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 현상만 발생해도 해당 기업은 관리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네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 전략적 위기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 첫째, 미래 중요한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는 경우다. 기업이 미래 변화를 인지한 바로 그 순간부터 혼신의 노력으로 변화를 추구해도 해당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단일 사업부의 성과에 조직 전체가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황 역시 전략적 위기이다. 해당 사업부의 성과가 나빠지면 조직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반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현재의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에서는 해당 사업부가 독점적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셋째, 캐시카우(Cash Cow)사업부가 많은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상황이다. 조직 전체가 충분한 재무적 자원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가 클수록 방향을 바꾸기가 어려운 반면 큰 배가 가라앉을 때는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물이 일순간에 밀려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에 있는 경쟁사들이 흡수ㆍ합병을 통해서 덩치를 키우는 상황이다. 해당 경쟁사들이 M&A 과정 이후 양사 간 통합절차를 마치는 3~4년 후에는 지금보다 쉽게 두세 배 이상 덩치가 커진 경쟁사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사들이 덩치를 키우는 과정을 마냥 구경만 하고 있으면 시장 경쟁구조는 순식간에 감당하기 어렵게 변한다.
관리적 위기와 전략적 위기 사이에는 아주 재미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대부분 해당 기업이 전략적 위기를 간과하고 지나치면 산업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3~4년 후에는 해당 기업이 관리적 위기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해석하면 어떤 기업이 현재 관리적 위기를 맞고 있다면 해당 기업이 과거에 놓치고 지나친 전략적 위기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정 기업이 관리적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해서 위기 극복 방안을 관리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안 된다.
경영자는 관리적 위기와 전략적 위기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박남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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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휴대전화 칩 제조회사 퀄컴은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계속 비디오를 보여준다. 회장 훈시 말씀이 담겨 있는 비디오가 아니다. 과거 퀄컴이 어떤 시도를 했고,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나열한 비디오다. 퀄컴의 사무실 벽에는 퀄컴이 했던 무수한 실험들에 대한 설명이 새겨져 있다.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시도들은 이렇게 기억되고 기념된다. 그리고 리더들도 퀄컴이 겪었던 최악의 실패 사례들을 계속 되풀이해서 말한다. 퀄컴이 이렇게 실패를 끈질기게 말하는 것은 앞으론 이러지 말자는 경고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러한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퀄컴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더 많은 실험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퀄컴은 혁신이 있기 위해선 수많은 시도들이 있어야 함을 잘 아는 조직이다.
창의성은 블랙박스와 같다. 어떤 공식이나 매뉴얼이 없다. '국영수' 공부 방법은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예체능'을 잘하는 길은 설명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창의성은 노력의 투입에 비례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천부적 재능이나 행운이 창의성의 원천으로 곧잘 거론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혁신의 성공담에서 창의성의 원천을 찾지만 실패했다. 여기에 대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혁신 사례를 연구한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교수는 매일경제 MBA팀과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대한 많은 시도를 해서 거기서 반짝이는 천재성을 찾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바넷 교수는 한국경영학회와 SM엔터테인먼트 초청으로 지난달 방한했다. 끊임없이 반짝이는 콘텐츠를 생산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에 창의성을 불어넣을 경영진단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가 더 창조적인 회사가 되려면 "많은 창작물을 시장에 내놓고 바로 반응을 살펴라. 많은 시도를 내도록 조직의 문화와 구조, 직원들의 일상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는 "한 번의 홈런이 두 번의 2루타보다 낫다"고 했지만 2루타라도 계속 치려고 방망이를 휘둘러야 홈런도 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대형기획사는 연습생들을 최대한 많이 훈련시키고 시장 상황을 예측해 데뷔를 시켜 실패 가능성을 줄이려 했다. 그러나 성공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올 수 있으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 히트작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바넷 교수의 설명이다. 다음은 바넷 교수와의 일문일답.
-모든 부가가치의 원천으로 혁신과 창의성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혁신을 위해선 어떤 공식도 없기에 사람들은 답답해한다.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방식은 어떤 게 있나.
▶창의성과 바보스러움(foolishness)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바보스러운 실패가 많이 반복될수록 창의성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바보스러움은 천재성이 치러야 할 대가다. 창의성은 계획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다. 그저 발견될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처음 보기엔 바보 같고 말이 안되는 시도를 계속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창의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평균 아웃풋(output)이 아니라 각각 다른 시도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가 되어야 한다. 평균(mean)이 아니라 분산(variance)이 창의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기존 사례를 거론하며 혁신을 위해선 이러이러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결론은 쓸모가 없다. 난 그게 모두 소급적 합리화(retrospective rationalismㆍ사후 결과를 보고 끼워맞추기 식으로 원인을 설명하는 것)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그런 예다. 1990년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선 잡스를 혁신을 가로막는 형편없는 리더의 대표적인 예로 가르쳤다. 괴팍한 성품에다 성과도 좋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애플이 잡스의 리더십하에 아이폰이란 창의적인 상품이 내놓자 잡스는 혁신을 이끈 리더의 대명사가 됐다.
-반짝이는 혁신과 바보스러움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 누가 어떻게 그 둘을 분간하나.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선 어떻게 히트작을 만들어낼 건지에 관한 문제기도 하다.
▶시장의 반응을 들여다봐라. 조직 내부에서 직원들이 앞으로 이게 히트를 칠 건지 아닌지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많은 시장조사를 통해 트렌드를 예측할 필요도 없다. 그냥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해 많은 아티스트를 시장에 내놓으면 된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그때까지 투입해야 하는 비용도 많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시장의 반응이 어떤지 체크하는 데 과거보다 훨씬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선 프로젝트팀 하나를 만들고 나서 즉각적으로 SNS를 통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시장의 반응이 뜨겁고 전염성이 강하다면 키워서 블록버스터로 만들면 된다. 미지근하다면 콘셉트를 수정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에 따라 콘텐츠의 성패를 판단해야 하나. 심지어 소비자조차도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수 있다.
▶좋은 지적이다.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는 지금 당장은 외면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거기에 익숙하지 않고 소위 말하는 '뜨는 타이밍'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1세대였던 냅스터다. 냅스터는 시장에서 별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법적 소송에만 휘말렸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모두 음악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냅스터처럼 음악을 렌트(스트리밍으로 잠시 듣는 것)하는 서비스는 구식이다"라고 폄하했다. 그의 말대로 음악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소유하는 아이튠스가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소비자들은 열광한다. 결국 당장 시장의 반응이 뜨겁지 않더라도 창작물을 바로 폐기할 필요는 없다. 그 시도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사람들이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출시해 볼 만하다.
-최대한 많은 실험을 하는 것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아직 어린 걸그룹, 보이그룹이 먹히는 아이템인지 시험받고 사라지는 게 아닌가.
▶데뷔 후 시장에서 외면받는다고 해서 걸그룹의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시점에서 시장가치가 없다고 해도 아티스트로서 그들의 재능은 남는다. 연습생들은 일단 소속사가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다. 그들은 잘 훈련된 아티스트 후보군들이다. 그들은 이 음악도 실험해볼 수 있고 저 음악도 시도해볼 수 있다. 음악은 비록 대중들의 외면을 받을지는 몰라도 음악가는 남는다.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성공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키우는 콘텐츠가 비슷비슷한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에선 한계라고 지적받고 있다.
▶비슷비슷한 콘셉트라는 게 크게 문제되나. 원래 음악이란, 예술이란 시류를 타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선 비슷해 보일 수 있다. 1960년대는 비틀스가 대세였고 1976년엔 누구나 엘턴 존을 따라했다.1980년대는 모두가 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를 모방했다. 카피는 크리에이티브의 반대말이 아니다. 누구나 카피에서 시작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지금까지 보던 것과 전혀 다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음악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카피를 하되 자기 나름의 변용을 시도하는 것이 창의적인 예술작품을 내는 길이다. 뉴턴은 '내가 하는 일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학문뿐만 아니라 예술에도 적용된다. 이미 갖춰놓은 거대한 지식 위에서 자기만의 플러스 알파를 더하는 것이 창의성의 지름길이다.
-당신의 책 '붉은 여왕 경쟁(Red Queen Competition)'은 끝없는 경쟁에 직면해야 하는 기업의 운명을 다룬다. 시장에선 블루오션이란 존재하지 않고 혁신으로 조금 앞서가더라도 다른 기업들에 금방 따라잡힌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하는 기업이 한가롭게 '바보스러운 실험'을 시도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작은 스타트업보다 덩치가 큰 대기업이 혁신을 시도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삼성이 스타트업처럼 시장에 이 제품도 내봤다가 아니다 싶으면 다른 제품도 내는 식의 시도를 계속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새로운 사업을 찾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나는 10년 후 삼성의 대표작이 갤럭시가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갤럭시는 10년 후엔 없어질 것이다. 그럼 뭐가 삼성을 먹여살릴까. 그 답은 나도 모르고 삼성도 모른다. 해답은 삼성이 파괴적 혁신으로 스스로 찾아야 한다. 삼성이 할 일은 혁신을 만들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을 회사 안에 구축하는 일이다. 당장 더 잘 팔릴 만한 갤럭시폰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많은 실험은 필연적으로 실패를 예고한다. 그런데 그로 인해 얻는 사회적 낙인과 상처를 생각하면 기꺼이 실패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실패를 달가워하는 곳은 없다. 유일하게 실패를 그나마 인정하는 곳이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이 아닌가 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미국 동부와 캘리포니아 지역의 위험기피 성향이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있다. 그건 바로 캘리포니아주에는 비경쟁조항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기업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재직자의 이직을 막는 것이 쉽지 않다. 덕분에 이직이 자유롭고 평생직장의 개념도 희박하다. 이게 리스크를 무릅쓰고 실패를 수용하게 한다. 한 직장에 가족의 밥줄을 모두 걸고 있다면 실패할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기껏 공을 들여 히트작을 내놓았는데 다른 회사로 가버리면 난감하지 않겠나.
▶한국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이유는 소속사가 거의 모든 리스크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를 한 소속사들이 가수들의 자유로운 이동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가 혁신적이고 창조적이기만 하면 연습생들은 기꺼이 회사에 머물 것이다. 게다가 아티스트들의 자유로운 이동은 더욱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게 한다. 소속사들은 가수를 뺏길 수도 있지만 데리고 올 수도 있다. 지금까지 들였던 비용과 앞으로의 수익을 제대로 계산해서 가수들에게 청구하기만 하면 굳이 이직을 혐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 정부의 개입 = 창의성 말살
예산배분 무기로 과학자·예술가에 '지시' 하려 들면 안돼
'클린' 국가로 유명한 싱가포르. 단정하고 엄격하기만 한 이 도시국가에도 한때 거리의 악사들은 많이 있었다. 이들은 자유로운 옷을 입고 자유로운 노래를 불러 생계를 유지하곤 했다. 정돈된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못마땅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노래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이 사라졌다. 엄격한 법집행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정부가 이들의 활동을 금지해서였을까? 오히려 그 반대다. 싱가포르 정부는 거리의 악사들을 통해 도시의 예술성을 고양하고 창의적인 싱가포르의 이미지를 전파시키고 싶어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예술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면서 복장을 규제하고 그들에게 정해진 노래를 부르게 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던 거리의 악사들은 그 지침을 따르느니 그냥 음악을 포기하겠다고 생각하고 거리에서 사라졌다.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교수는 싱가포르의 일화를 들어 "창의성을 말살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정부가 예산을 미끼로 지침과 규율을 정하고 결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창의력을 낳게 하는 다채로운 시도가 정부가 개입하는 순간 '바보스러움'으로 규정되고 퇴출되기 때문이다.
바넷 교수는 창의성 발현을 위해선 정부 개입이 최소한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예산의 효율적 배분을 내세우며 예산을 나누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감독하려고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정부의 관료들은 창의성과 혁신을 발견할 심미안이 없다. 특히 예산을 무기로 과학자, 기업가, 예술가들에게 직접 지시하려고 하는 것은 창의성에 독이 된다.
바넷 교수는 "정부 지원이 성공적이라고 일컫는 미국의 자연과학 연구개발 투자만 봐도 정부는 돈을 줄 뿐이고 그 돈을 어떻게 배분하는지는 과학자들이 결정한다"며 "전문 지식이 없는 정부가 정치적 어젠더에 휘둘려 과학계의 요구를 무시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바넷 교수는 정부가 창의성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실패를 포용하는 문화를 키우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를 위해 한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면 실패와 실험이 혁신을 위한 귀중한 자산이란 인식을 퍼트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예산 배분 권한을 무기로 창의성의 방향을 잡는 것보다 창의성이 존경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도 실패와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큰 국가다. 비슷한 정서를 가진 일본의 대기업들이 변화를 거부해 정체에 빠진 것을 반면교사 삼아 한국은 실패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who he is…
윌리엄 바넷 교수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리더십과 전략, 조직관리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그는 기업 간 경쟁과 산업이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기업경영 자문을 맡았다. 특히 기업들이 무한 경쟁을 통해 경험을 쌓고 발전하면서 더욱 첨예한 경쟁을 촉진한다는 '붉은 여왕 경쟁(Red Queen Competition)' 이론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김제림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