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석 무슨 특별서비스 있길래… 티켓값 일반석 5배, LA行 1097만원]
이륙하기 전에 견과류 나와… 비즈니스는 일반 땅콩, 일등석은 문제의 마카다미아
절반이 제 돈 아닌 법인 승객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진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은, 일등석 승객에게 '마카다미아'란 견과류를 제공하는 서비스 방식이 시비가 되면서 불거졌다. 항공기 일등석 승객에게는 이 말고도 수십 가지의 '특별 서비스'가 제공된다.
대한항공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
LA) 구간의 12월 주중 왕복 요금(세금·유류할증료 포함)은 일등석이 1097만원, 비즈니스석이 688만원, 일반석이 237만원 정도다. 일등석 요금이 일반석의 5배 가까이 된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이렇게 가격 차가 큰 이유는 바로 3%(좌석 수 기준)의 일등석 승객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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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당 면적 6.5배일단 좌석만 놓고 보면(대한항공 A380 기종 기준), 안락함을 좌지우지하는 좌석 간 앞뒤 간격이 일등석은 83인치로 일반석(34인치)의 2.4배 수준이다. 일등석은 등받이도 180도 뒤로 젖혀져 침대처럼 누울 수 있는 반면 일반석은 118도(아시아나항공은 119도)만 젖힐 수 있다. 좌석당 면적은 일등석(5.2㎡)이 일반석(0.8㎡)보다 무려 6.5배 더 널찍한 공간을 차지한다.
모니터 크기도 일등석(23인치)이 일반석(10.6인치)보다 2배로 크다. 대한항공의 일등석은 의자 가격만 2억5000만원이다. 비즈니스석은 5000만원, 일반석은 400만원 정도다. 일등석 의자 한 개가 일반석 의자 60개에 맞먹는다. 아시아나항공의 일등석은 의자 가격만 7억원이고, 모니터 크기도 32인치로 대한항공보다 더 크다. 옆으로 열고 닫는 문이 있어 프라이버시가 완전히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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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단가도 6배 차이기내식의 경우 작은 쟁반 하나에 모든 요리가 한꺼번에 나오는 일반석과 달리 일등석에는 애피타이저, 샐러드, 주 요리, 디저트 등으로 구성된 코스 요리가 나온다. 일반석 승객은 기내식 스케줄에 따라 주어진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일등석 승객은 식사 스케줄을 자신이 정한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항공기를 타자마자 음료와 견과류가 나온다.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서비스가 바로 이것이다. 조 전 부사장이 탔던 일등석은 마카다미아가, 비즈니스석은 일반 땅콩 종류가 나온다.
작년 4월 '라면 상무'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선 라면도 끓여준다. 대한항공의 경우 비즈니스석에는 컵라면을 끓여 그릇에 담아 주고, 일등석에는 봉지라면을 직접 끓여서 내놓는다. 북어와 콩나물을 넣고 끊인 라면에 표고버섯, 새우 등도 들어간다. 반찬으로 단무지를 내고, 삼각김밥 등도 제공한다. 일반석은 장거리 노선에 한해 컵라면을 제공하지만 따로 끓여주지는 않고 뜨거운 물만 부어 준다. 컵라면 크기도 작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일등석·비즈니스석·일반석의 기내식 단가가 6대 3대 1 수준이라고 했다. 모든 좌석에서 와인이 제공되지만 와인의 가격대도 비슷한 비율로 차이가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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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기 전부터 다른 대우일등석 승객은 항공기 밖에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는다. 항공기를 타기 전부터 대우가 다르다.
일등석 승객은 인천공항의 전용 카운터에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수속할 수 있다. 명품 가방 등 수하물을 보호하기 위해 포장 서비스도 해준다. 항공사 직원이 탑승구까지 승객을 바래다주는 에스코트 서비스도 제공한다.반면에 일반석 승객은 일반 카운터를 이용해야 한다.
일등석은 주로 정·재계 고위 인사나 기업
CEO, 의사, 변호사, 연예인 등이 많이 탄다. 주로 타는 사람이 계속 타는 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법인 승객이 많아 자기 돈을 내고 타는 사람은 (일등석 승객의) 절반 정도"라고 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탑승률이 더 높은 일반석을 많이 놓는 게 수지맞는 장사다. 그러나 일등석·비즈니스석을 운영하지 않는 저비용 항공사(
LCC)와의 차별화 전략 때문에 일등석을 운영하고 있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최종석 기자]
[동아일보]
하늘위 ‘별세계’… 건강기내식에 맞춤와인-샤워스파까지에미레이트항공 에어버스 A380 기종의 일등석. 좌석은 길이 2.08m, 너비 54.8cm 크기로 180도 젖혀지며 마사지 기능도 있다. 자동문과 개인 미니바, 독서등, 업무용 책상이 구비돼 있고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는 23인치다(위쪽 사진). 샤워 부스, 세면대, 탈의실 등을 갖춘 두 개의 샤워 스파 시설이 있어 여행 중 상쾌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에미레이트항공 제공항공사 기내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항공기를 후진시키고 사무장을 내리게 한 발단은 일등석의 ‘마카다미아 너트’ 서비스가 매뉴얼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사건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땅콩을 봉지째 주는 것과 종지에 담아주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을 통해서 알게 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미주 노선을 기준으로 정가 1300만 원 수준인 일등석을 타본 사람 자체가 많지 않겠지만.
육·해·공의 교통수단을 통틀어 서비스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민간 항공기. 비행기 한 번 타보지 않은 사람 찾기가 힘들어졌지만 여전히 비행기 일등석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먼 이야기다. 일등석을 중심으로 항공사 기내 서비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승무원이 서비스의 핵심서비스를 하는 건 결국 승무원들이다. 현존하는 최대 여객기인 A380 기종의 경우 승객 수에 따라 18∼24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국내 항공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A330이나 B777 기종에는 최대 12명 정도가 탄다.
안전을 위해 비상구 하나당 승무원이 반드시 1명씩은 있어야 하며 일반석에는 승객 50명당 1명 정도의 승무원이 배치된다.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의 경우 경험이 많은 시니어 1명, ‘신참’이라고 할 수 있는 주니어 1명, 그리고 음식을 준비하는 갤리 담당이 1명씩 탑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날그날의 상황에 따라 인원수가 조정되기도 한다. 남녀 비율을 따로 정해 놓지는 않는다.
항공사가 승무원을 배치하면 승무원들은 공항 내 사무실이나 근처에 모여 함께 비행기로 이동한다. 출발 3시간 전쯤 승무원 가운데 가장 선임인 선임사무장(캐빈 매니저)이 그날의 승객 분포와 주요 탑승자에 대해 브리핑한다.
이때 자사 임원이 탑승한다는 사실이 고지되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임원들이 탑승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서로에게 토로하기도 한다. 승무원들이 비행기에 도착하고 승객들의 탑승이 시작되면 기내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바 라운지에서는 와인, 위스키를 비롯해 간단한 칵테일과 다과를 즐길 수 있다.가깝고도 먼 일등석이코노미(일반석)에서 비즈니스클래스, 퍼스트클래스(일등석)로 갈수록 서비스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반인은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나 일등석을 구경할 수 있는 정도다.
일등석은 일반석과 몇 발자국 떨어져 있지 않지만 서비스 내용이나 가격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 차이는 예약 때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들은 일등석과 비즈니스클래스의 예약을 위한 전용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일반 예약 전화보다 대기 시간이 짧다.
또 일등석은 기내식을 사전에 주문받는다. 고급 레스토랑처럼 코스로 된 요리를 하나하나 선택한다. 일등석에 타는 승객들은 대부분 비서 등 대리인을 통해 탑승 전 예약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궁중음식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궁중정찬, 정통 일식 ‘교카이세키(京懷石)’ 등을 주문할 수 있다. 루프트한자의 경우 2009년 3월 밀레니엄서울힐튼 호텔의 박효남 상무를 ‘한국의 스타 셰프’로 임명해 한국 노선의 기내식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음식 중에서 항공사들이 특히 신경을 쓰는 건 와인이다. 건조한 기내에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다 보면 입안이 텁텁해지고 단맛과 짠맛을 느끼는 미각 세포의 감도가 떨어진다. 와인의 떫은맛과 쓴맛, 신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기내에서는 부드럽고 달콤한 와인을 주로 제공한다. 또 기내에서는 기압이 낮고 공기 순환이 빨라서 와인 향이 코에 전달되기 전에 상당 부분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리는 경향이 있다. 지상에서 마시는 와인보다 좀 더 향취가 풍부한 와인이 주로 선택된다.
에미레이트항공 일등석에 제공되는 아랍식 전채요리.일등석 기내식의 조리 과정도 평범하지 않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경우 최근 ‘수비드’ 기술을 도입한 ‘건강 기내식’을 선보였다. 수비드는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밀폐된 용기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끓이는 요리법을 뜻하는 말이다. “트랜스지방 등 몸에 해로운 요소들은 제거하면서도 음식의 풍미는 살린 저칼로리 요리”라는 것이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예약을 마치고 출발 당일 공항에 가면 일등석 승객에 대한 항공사의 의전이 시작된다. 일등석 승객이 전용 탑승수속 카운터에 도착한 시점부터 수속 전 과정을 전담 직원이 도와준다. 라운지까지 안내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착하는 공항에서 수하물이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수하물에 따로 표시를 한다.
아라빅 커피와 대추야자 간식.비행기에 탑승하면 ‘웰컴 서비스’가 시작된다. 먼저 승객이 타면 승무원이 외투를 받아 별도의 공간에 보관해주고 비행 구간에 따라 기내에서 입을 수 있는 편의복을 제공한다. 좌석에 앉으면 ‘웰컴 드링크’가 나온다. 절차는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주로 샴페인 와인 과일주스 등을 승객의 주문에 따라 제공한다.
제공되는 그릇과 용품, 기내 인테리어도 최고급이다. 그릇의 경우 고급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브랜드의 제품이지만 기내라는 점을 감안해 잘 깨지지 않는 소재를 쓴다. 영국 최대의 도자기 회사로 세계 각국의 왕실과 대사관에서 널리 쓰이는 ‘로열 덜턴’이나 모던한 양식기로 유명한 ‘로버트 웰시’의 식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기내 스파 시설에 비치된 향수와 샴푸 등 세면용품.최고급 오리털 소재나 따뜻한 울(양모) 소재의 침구세트가 제공된다. 샤워 스파 시설에는 ‘불가리’ 향수와 ‘타임리스’ 스파 샴푸 등이 비치돼 있다. 좌석마다 미닫이문과 미니 바, 조절 가능한 조명,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는 건 기본이다.
진화하는 기내 서비스항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내 서비스 경쟁도 불붙고 있다. 단순히 ‘최대한 조용하고 편안하게’를 추구하던 데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승객에게 말을 걸고 다가가는 기내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새로 시장에 진입한 저비용항공사나 외국 항공사들이 이 같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해외여행을 하는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장거리 국제노선에서 어린이 승객에게 전용 메뉴를 제공하기도 한다. 다만 사전에 예약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보호자 없이 혼자 비행기를 타는 어린이 승객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도 있다. 담당 직원이 출국 심사와 보안 검색을 돕고 목적지에서 보호자를 만날 때까지 안내한다.
제주항공은 홈페이지에서 사연을 신청하면 채택된 사연에 한해 편지 낭송, 선물 전달 등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벤트 플라이트’를 시행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특정 노선에 한해 기내에서 마술을 하는 ‘매직 서비스’와 타로카드로 점을 봐주는 ‘타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에는 기내에서 입국 수속을 마칠 수 있는 ‘기내입국 서비스’가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기내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서비스다. 아직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지만 외국항공사 중에는 상당수가 시행 중이다. 또 다음 달 본격 운항을 앞둔 에어버스사의 A350 기종을 가진 항공사의 경우 구역별로 다른 에어컨 기능과 1670만 가지 빛을 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
LED) 조명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항공사 ‘서비스 매뉴얼’ 살펴보니…▼
“승객에게 신문 드릴땐 제호가 보이게 반으로 접어서…” 항공사는 어떤 승무원이든 관계없이 표준화되고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때문에 승무원들이 따라야 할 표준적 절차를 문서화해서 익히게 한다. 이것이 바로 서비스 매뉴얼이다.
서비스 매뉴얼에는 승무원이 따라야 할 행동 양식이 적혀 있다. 매뉴얼을 그대로 실천하는지가 승무원이 운항 준비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당연히 승무원들은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기 위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이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국내 항공사 매뉴얼은 행동 방식을 세세하게 규정해 놓은 편이다. 승객의 탑승부터 비행, 착륙 후 비행기를 떠날 때까지 모든 단계를 통해 각 위치에서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정해 놓았다.
예를 들면 ‘신문을 제공할 경우 제호를 승객이 바로 볼 수 있도록 반으로 접어 제공한다’ ‘오렌지주스는 냉장고나 얼음을 이용해 시원하게 한다’ ‘음료는 승객 테이블 오른쪽에 컵받침을 깔고 서비스한다’ ‘샴페인을 제공할 때는 한손에 잔을, 다른 손에 샴페인 병을 들고 나오며, 샴페인 라벨을 보여드린 후 서비스한다’와 같은 지침이 적혀 있다.
물론 좌석 등급마다 매뉴얼이 다르고 각 나라의 보안 규정에 맞춰 공항마다 세부적인 내용이나 절차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번 ‘땅콩 리턴’ 사건처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의 보안 규정이 한국과 차이가 있어 견과류 서비스 절차가 달라지는 경우도 생긴다.
매뉴얼이 이렇게 세세하게 규정돼 있는 것은 그만큼 깐깐한 손님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먹을거리와 관련해서는 특히 더 그렇다. 이번 사건에서 견과류를 일단 보여주는지 아니면 먼저 의향만 물어본 후 갤리에서 종지에 담아 나와야 하는지가 문제된 것도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련된 규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뉴얼은 고정된 것은 아니고 계기가 있을 때마다 수정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뉴얼이 2012년 6월 이후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뉴얼뿐만 아니라 정부 지침 등도 서비스에 참고해야 한다. 한 예로 지난해까지 이착륙 시 승객에게 휴대전화 등을 반드시 꺼달라고 요청했지만 올해 3월 국토교통부가 ‘비행기 모드로 설정된 전자기기를 고도 1000피트(약 300m) 이상 높이부터 쓸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한 뒤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 제한이 완화됐다.
또 라면을 덜 끓여 왔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일명 ‘라면 상무’ 사건과 공항 탑승구에서 직원을 신문지로 때린 ‘신문지 회장’ 사건이 발생한 후 국토부는 국내 항공사에 기내 흡연이나 성추행, 폭행 등을 경고하는 기내 메시지를 방송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김성규 기자
sunggyu@
donga.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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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초원에서 뛰노는 말 무리. 이 일대에 중국 최대 마사그룹 라이더호스 말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 인터넷(heybrian.com) 캡처 |
라이더 호스 랑닝 회장
리조트·부동산 巨富가 내몽골서 말 농장
도전 中 최대 馬事업체 키워
기업가 정신 살아있어
자신이 원하는 일 찾아 젊은이들 열정적 창업
中경제 성장동력 제공지난주 중국 내몽골을 다녀왔다. 중국 최대 마사 업체인 라이더 호스(
Rider Horse)그룹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위한 출장이었다. 내몽골의 한 작은 공항에 내려 몽골 초원을 차로 네 시간 이상을 달려서 회사의 말 농장에 도착했다. 농장은 초원과 호수 사이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현대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1000여마리의 말이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 회사의 랑닝 회장은 몽골족과 위그로족 혼혈로서 준수한 외모와 강건한 체격에 호방한 기질을 갖춘 기업가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계 자동차 회사에서 매니저로 일하다가 독립해 레스토랑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리조트, 부동산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중국 북방인답게 사냥과 승마를 즐기던 그는 2012년에 기존 사업을 잠시 접고 이곳 내몽골 초원으로 와서 본격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말 농장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 고급 스포츠 중에서 승마는 골프보다 대중의 거부감이 적다. 중국 정부에서도 적극 육성해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중국 북방 지방에서는 승마, 남방 지방에서는 요트가 새로운 인기 스포츠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는 전국적으로 1000여개의 등록된 승마 클럽이 있으며, 북경 주변에만 200여개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시장의 빠른 확대에 힘입어 이 회사는 설립 이후 급속한 성장을 했다. 뉴질랜드 등 외국에서 매년 수백 마리의 어린 명마(名馬)를 수입하고 여기 내몽골 농장에서 키워서 중국 각지 승마 클럽과 경마장 마주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공급해 막대한 수익을 냈다. 아울러 클럽 운영 대행과 각종 경마 대회 주관까지 발을 넓혀 이제 이 회사는 중국 최대 마사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600만달러 이상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외국계 펀드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내년에는 중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농장을 방문하며 놀란 것 중 하나는 홍콩 경마 클럽 출신인 최고의 말 조련사와 유통 브로커, 기수, 뉴질랜드 출신의 수의사, 외국계 투자은행 출신의 재무 담당자들이 모두 여기 중국 오지 내몽골 초원까지 와서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연 속에서 말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고, 향후 중국의 말 산업과 랑닝 회장이 이끄는 이 회사가 크게 성장할 것이란 확신을 가지며 즐겁게 일하는 것으로 보였다. 랑닝 회장은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이곳에 모을 수 있었을까 궁금했다.
농장 안의 식당에서 랑닝 회장과 저녁을 함께하며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기존의 안정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전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외의 최고 베테랑들을 여기 몽골 초원까지 데리고 올 수 있었는지?
그는 라틴 속담 두 개를 인용해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메멘트모리(죽음을 기억하라)와 카르페디엠(현재를 즐겨라).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영원히 살지 않아도 되므로 용기 있게 지금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연 역시 모든 만남은 이별이 있기 때문에 자신은 지금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만나는 동안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했다. 인생이 영원하다면 실패가 두렵겠지만, 어차피 끝이 있는 한순간의 삶이라 자신은 실패가 두렵지 않으며 자기가 지금 진정 하고 싶은 사업을 즐기며 하고 있다는 설명을 했다.
중국에 나와 10여년간 중국 기업체에 투자하고 다양한 중국 창업자들을 만나보며 느낀 점은 그들은 모두 나름대로 자신만의 가치관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가치관들은 우리보다 훨씬 자유롭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 그런 인생철학이 있어서인지 중국의 창업 열기는 세계 어느 곳보다도 뜨겁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의 눈부신 성공을 지켜본 수많은 20대, 30대의 야심 차고 능력 있는 중국 젊은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미 성공을 거둔 기존 중국 기업가들 역시 랑닝 회장과 마찬가지로 본인이 절실히 원하는 새로운 사업을 위한 제2의 창업에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창업 열기가 중국 경제에 계속해서 뜨거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몽골 초원에서 그날 밤을 보내며 중국 경제는 당분간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움직여 갈 것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랑닝 회장처럼 한 번의 인생에서 남의 눈치를 안 보고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려는 자유분방하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기에 말이다.
[홍원호
KTB네트워크 중국법인장]
유영석 코빗 대표 기조연설[ 박병종 기자 ] “비트코인은 단순히 가상화폐가 아닙니다. 화폐를 넘어 주식 발행, 부동산 계약, 유언장 등 모든 증명을 위한 사물인터넷(
IoT)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1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상화폐 콘퍼런스 ‘인사이드 비트코인’의 기조 연설자로 나선 유영석 코빗 대표(사진)는 비트코인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사이드 비트코인은 미국 영국 홍콩 이스라엘 등 세계 9개국을 돌며 여는 콘퍼런스로 이번 행사는 미국 대형 미디어사인 메클러미디어와 킨텍스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유 대표는 “1970년대 이전의 전자통신은 대부분 중앙집권화된 시스템에 기반해 외부 공격에 의해 쉽게 무력화될 수 있었다”며 “1969년 분권화된 통신 시스템인 인터넷이 발명되면서 현재의 편리한 삶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금융시스템이 은행 등 중앙집권화된 기관에 기반해 있는데 이를 인터넷처럼 분권화하는 것이 비트코인의 기반 시스템인 ‘블록체인’”이라며 “블록체인은 화폐뿐만 아니라 모든 자산과 계약을 증명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호 고려대 교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기계끼리도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한 돈이 필요하다”며 “개방적이고 수수료가 저렴한 비트코인이 이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인 교수는 또 “비트코인 기술을 제대로 구현하는 곳이 사물인터넷 시대의 금융을 장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커뮤니티인 ‘비트코인
NYC’의 창립자 조너선 모한은 “비트코인이 익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블록체인 시스템 내에 모든 거래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수사를 통해 범죄자를 잡을 수 있다”며 익명성에 기반한 비트코인 범죄 가능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한편 이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
MS)가 온라인 ‘윈도스토어’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MS의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나 음악, 영상, 애플리케이션 등을 비트코인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페이팔, 델, 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기업이 속속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박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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