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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정보모음

구봉88 2014. 12. 6. 23:19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4- 660호,   201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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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KDI "경기 주요지표 부진… 경제 성장세 점차 둔화"

  2.현대硏 "투자 불황국면 진입…내년 회복 어려워"

  3.‘747’은 꿈이었나…국민소득 8년째 2만弗의 벽

  4.美 금리인상 한발 더…글로벌 금융시장 대혼돈

  5.지금, 세계의 돈은 인도로 달려간다

  6.유가 폭락에 富의 세계지도가 바뀐다

  7."사우디, 유가 60달러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

 

기업경영

  1.[Cover Story] 장수기업 성공 3大 원칙

  2.[Hello CEO] 100년 회사지만 여전히 無名…고객만 빛내고 우린 빠진다

  3.LG硏 "일본 제조업 부활 조짐…'분업생태계' 전략"

  4.구글식 개방형 사무실 Good? 직원들 사이 불신만 싹튼다

  5.모든직원이 ‘빅데이터 분석’ 공유…의사결정 2배 빨라졌다

  6.세계 최대 화학업체 바스프, 혁신으로 쌓아올린 150년

  7.[창조경영] 26시10분~29시9분 영화가 창조한 시간

  8.中 “다음 먹거리는 영상”…콘텐츠 확보 전면전

  9.싱가포르 ‘스마트폰 택시’에 日소프트뱅크 300억엔 투자

  10.원대연 "루이비통만 우대하는 백화점 명품관이 명품 인식 흐려"

  11.삼성·LG, 中 이어 인도도 위험…"중저가 모델로 시장 지킨다"

  12.대형마트, 3년 연속 역신장 쇼크…연중 할인에 수익도 휘청

  13.불황 뚫고… 해외로… 기업 4곳 '1兆 클럽(연간 매출)' 눈앞

  14.[실전 MBA] 연차만 쌓였다면 上司, 부하 직원 키워줬다면 '리더'

  15.[비즈人] 귀뚜라미 '거꾸로 경영'… 이젠 냉방이 주력 사업

  16."中 스마트폰 시장 포화상태…전성기 종료"

  17.'해리포터'가 오사카를 살렸다.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오바마 "시진핑 조기 권력공고화…인접국 우려도 불러"

  2.중국인들 '도박 천국'이 된 제주도

  3.美 애슈턴 카터 前국방부 부장관, 헤이글 후임 국방장관 내정… 1차 北核위기때 '영변 선제폭격' 주장한 강경파

  4.이란, 최근 2년간 해킹 공격 왜?… 16개국 주요 항공사·방산업체 등 50여곳

  5.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100점 만점에 한국의 점수는...'충격, 이 정도일줄이야'

  6."신씨('종북 콘서트' 재미 교포 신은미)가 안다는 그 북한은, 우리가 演技(연기)했던 북한"

  7.KIEP "통일시 북한인구 180만명 남한 이주할 듯"

  8.敵의 敵은 동지?…美, 35년 앙숙과 손잡나

  9."의회와 함께 예산 짜겠다" 남경필의 역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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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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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기 주요지표 부진… 경제 성장세 점차 둔화"

"광공업생산 부진…내수 안 좋은데 수출도 감소 전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경기 관련 주요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4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2월호에서 "광공업 생산과 출하가 부진한 가운데 (현재 경기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기준치(100)까지 하락하는 등 생산 지표의 회복이 약화되고 내수가 부진한데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총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 등의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달(75.1%)에 비해 하락한 73.5%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수 출하는 전년 동월대비 4.5%, 수출 출하는 1.9%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고 재고율은 올 6월 119.1%에서 10월 126.1%로 상승했다.

KDI는 "재고율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어 향후 생산 회복을 억누를 수 있다"고 밝혔다.

광공업 생산 부진에도 서비스업생산이 전달보다 2.6% 증가하며 전(全)산업생산은 0.1% 늘었다. 하지만 전산업생산의 증가율은 9월 2%에서 축소되는 등 경기 개선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KDI는 또 "소비 등 주요 내수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도 감소로 전환되는 등 우리 경제의 총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소비는 10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3% 줄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올 들어 가장 낮은 103으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KDI는 "서비스업생산의 완만한 회복에도 민간소비 관련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는 민간 기계수주가 올 들어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설비투자지수가 10월에 전년 동월보다 8.8%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개선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 다만 건설투자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13.8% 늘고 아파트 거래량이 26.7% 증가하는 등 향후 개선 가능성을 보여지고 있다고 KDI는 판단했다.

수출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일평균 수출액 증가세도 둔화되는 등 개선 추세가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11월 중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줄며 전년 동월보다 1.9%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6.7%) 수출은 양호했지만 자동차 및 부품(-6.7%), 석유 관련 제품(-13.9%) 및 무선통신기기(-4.3%) 등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했다.

KDI는 물가에 대해서는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수부진과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낮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외 환경과 관련해서는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의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종=양이랑 기자 r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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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투자 불황국면 진입…내년 회복 어려워"

"규제완화·신성장부문 육성 대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금융위기 이후 이어지는 국내 고정투자의 침체 국면이 내년에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규제완화 및 신성장 부문 육성 등 투자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4일 '국내 고정투자 부진의 중장기적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국내 투자는 약 10년 주기의 쥬글라(Juglar) 사이클 상 불황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1999년을 전후로 저점을 찍었던 고정투자 사이클이 2000년대 중반 건서투자 침체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확장으로 호황을 보였지만 2010년대 들어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1980∼1988년 10.6%에 달했던 연평균 총고정투자 증가율이 계속 내려가 2008∼2013년 1.1%에 불과했고, 고정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96년 39.5%까지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하락해 2013년 24.6%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투자 부진의 원인으로 우선 주력 제조업과 운수보관, 금융·보험, 정보통신 등 서비스산업의 투자 증가율은 낮아지는 반면 2000년대 이후 IT 부문을 제외하고는 투자를 견인할만한 신성장 산업이 나타나지 않는 점을 꼽았다.

주요 산업의 생산증가율이 생산능력증가율보다 빠르게 하락해 설비투자조정압력이 금융위기 이전 4.6%p에서 이후 0.7%p로 크게 낮아졌으며, 철강·기계·조선 산업의 경우 현재 설비 과잉상태로 나타나는 등 설비투자 수급 불균형도 지적됐다.

내수·외수 부진, 소득수준 상승에 따른 건설투자 비중 하락 등과 더불어 내년 미국의 출구 전략 시행 등에 따른 불확실한 경기 전망이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조 연구원은 "투자 부진은 자본 축적 저하로 이어져 결국 경제성장 잠재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세액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성장 부문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고부가·고기술 중심으로 산업구조 합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설비투자 증가율, 금융위기 이전 연평균 9.6%에서 이후 2.5%로 급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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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부진이 금융위기 이후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고정투자가 침체 국면을 이어가리란 전망이 나왔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4일 '국내 고정투자 부진의 중장기적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고정투자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급락해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설비투자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까지 연평균 9.6%로 증가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증가율이 2.5%로 약 7.1%포인트(p) 떨어졌다.

조 연구원은 "경제 발전에 따라 투자증가율이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고정투자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과의 격차를 더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곧 자본 축적 저하로 이어져 결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연구원은 "투자부진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원인으로 신성장 산업의 출현 지연을 꼽았다.

우선 제조업, 운수보관업 등 과거 투자 성장을 주도했던 업종의 투자 증가율이 둔화된 가운데 투자를 견인할 만한 신산업이 나타나지 않아 투자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 특히 2000년대 투자를 이끌었던 IT 업종 마저도 금융위기 이후 투자 성장이 둔화됐다.

또 설비투자의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 철강, 기계, 조선 산업의 경우 현재 생산수준에 비해 설비가 과잉인 상태다. 여기에 주요 수출 산업에서의 글로벌 공급 과잉, 중국의 자급률 상승 등과 국내 민간소비 부진으로 설비투자 수요도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소득 수준이 일정 단계 이상으로 진입하면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 경제의 부진한 회복세에 따라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기업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에 조 연구원은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중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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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올해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0.3% 증가에 그치면서 2년 6개월래 가장 적은 폭으로 성장했다.

이로써 올해도 국민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GNI가 2만달러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소득이 2만달러 반열에 처음 오른 2007년 이후 8년째 3만달러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3만弗 진입, 내년에도 장담못해=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GNI는 전분기보다 0.3% 증가, 2012년 1분기(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작년 2분기 1.9%로 상승했다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0%, 올해 1분기에 0.5%로 둔화하고서 2분기에 1.1%로 올랐다가 다시 0%대로 떨어졌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747 공약’을 통해 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4만달러는 커녕 3만달러 달성에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내년 3만달러 도달을 전망하는 기관도 있지만, 미국이 금리인상에 따라 원화 환율이 현재 수준보다 절하된다면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1인당 GNI가 2만883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엔 이보다 4.2% 증가해 3만88달러로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 1인당 GNI가 3만1705달러에 이르고, 4만달러 진입은 2019년에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만달러 진입은 2016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증가 추세 및 환율전망으로 미뤄볼 때 3만달러 달성은 2016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4년밖에 안걸렸는데…=일본의 경우 2만달러 돌파 후 3만달러 도달에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1988년 2만4480달러였던 1인당 GNI가 1992년에 3만200달러를 넘어섰다. 8년째 2만달러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물론 당시 일본 경제는 극심한 버블기간이었다는 측면도 있다.

미국의 경우 1987년에 1인당 GNI가 2만680달러를 기록한 뒤 8년만인 1997년에 3만250달러를 달성했다. 영국은 2만달러에 진입한 1996년 이후 8년만에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의 2만달러는 통화가치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본과 미국이 3만달러에 도달한 1990년대 세계의 1인당 GNI는 4000~500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년 기준 세계 1인당 GNI는 9511달러로 그 당시의 2배다.

한편 3만달러 진입시 한국은 전세계에서 인구가 5000만명이 넘으면서 국민소득 3만달러에 도달하는 7번째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여섯나라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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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국제유가 폭락→美 조기 금리인상(?)’

국제유가 급락 후폭풍에다 미국 중앙은행의 조기 금리인상론까지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현지시간) 발간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 전역의 경제가 긍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한발짝 더 다가선 것이다.

그러나 돈줄을 죄려는 미국과 달리 유럽과 일본, 중국까지 돈을 푸는 ‘엇박자’ 통화정책은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폭락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국제 외환시장 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23013년말~2014년 12월 3일 기준)*닛케이통화인덱스=일본 엔화가 주요 교역 대상 통화에 비해 얼마나 절상 혹은 절하됐는지 보여주는 실효환율의 일종. 주요 25개국 통화 경쟁력을 판단하는 지수로 2008년=100 기준.


▶‘온화’하지 않은 베이지북=Fed는 이날 베이지북에 항상 써왔던 ‘점진적’(modest) 또는 ‘완만한’(moderate) 확장이라는 표현을 뺐다. 미국 중앙은행이 경제전망을 낙관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은 2일 워싱턴 강연에서 “제로금리 유지에 붙이는 ‘상당기간’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시기가 온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피셔의 발언은 이르면 이달 16~17일 열리는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성명에서 “상당기간”이라는 표현을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의 긴축이 머지 않았다는 의미다.

▶유럽ㆍ日ㆍ中은 디플레 공포=그러나 ‘디플레 포비아(공포)’에 걸린 유럽과 일본, 중국은 팽창적 통화정책으로 미국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시장은 4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지난달 “경기하락이 예상된다면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ECB가 국채 매입에 나설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은 15년 디플레 망령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미 유례없는 질적ㆍ양적완화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가하락이 디플레 탈출에 걸림돌이 되자 일본 중앙은행은 추가완화도 불사할 태세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말 추가 완화를 한차례 단행했지만 구로다 하루히코 일보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 목표인 2%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다하겠다”며 돈풀기에 끝이 없음을 시사했다.

경기둔화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22일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대출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금리인하 조치로 유동성 공급이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자 추가 금리인하와 1~2개월내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플레가 중국의 채무 부담을 늘리고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목표치를 3.5%로 잡았지만 2%를 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됐다.

▶중앙은행 엇박자에 금융시장 살얼음판=’미국 vs 유럽ㆍ일본ㆍ중국’으로 대변되는 중앙은행 통화정책 엇박자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 달러와 증시는 전례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산유국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나홀로 독주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 증시는 3일 베이지북의 낙관적 경기전망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3.07포인트(0.18%) 오른 17,912.62로 거래를 마쳤다. 올들어 10.49% 상승한 것이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표한 닛케이통화인덱스(엔화기준 실효환율, 2008년=100기준)에 따르면, 달러는 올해 상승률이 7.7%로 최대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3일 88.94로 이틀 연속 상승해 90선에 바짝 다가섰다. 달러인덱스 90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3월 ‘슈퍼달러’ 수준이다.

달러 강세는 지난 6월 이래 40% 폭락한 국제유가가 부추긴 면이 있다. 저유가는 산유국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을 강화시킨다.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가처분소득이 증가한 미국인이 소비지출을 확대하면서 경제를 밀어올려 ‘강달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반면 달러 대비 엔화 약세는 가파르다. 엔화는 달러당 120엔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19.67엔에 마감했다. 엔화는 올들어 14% 평가절하되며 7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한편 산유국 러시아는 서방제재와 유가폭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루블화는 연초대비 63%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일 러시아의 루블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역대 최저치(54.90)로 떨어졌다가 러시아 중앙은행이 통화 가치 회복을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등(2.1%)에 성공했다. 

앞서 루블화는 6일 연속 16% 절하돼 1998년 러시아 디폴트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국제 외환시장 위기감 고조=이처럼 하루 5조달러 규모의 통화가 거래되는 국제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치방크가 주요 9개 환율의 3개월 내재 변동성을 가중평균해서 산출하는 통화변동성지수(CVIX)는 2일 9.02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1년래 최고 수준이다.

주요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탈동조화 현상과 중국과 유럽 등 전세계적 성장 정체,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불확실성을 부추긴 탓으로 풀이됐다.

모간스탠리의 외환 전략부문 대표 지프 켄드릭은 “우리는 지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모든 것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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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모리 인도 총리(왼쪽 작은 사진). /그래픽=박상훈 기자

[거대한 코끼리가 다시 꿈틀… '모디노믹스'의 힘]

"인도를 잡는 자, 세계를 쥔다" 저커버그·마윈·손정의 印度로

세계경제 침체에도 인도는 예외… 모디 총리 강력한 리더십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거대한 코끼리' 인도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모디(Modi) 총리의 과감한 경제 개혁과 성장 드라이브 정책이 글로벌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9월에만 10대(大)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 GM의 메리 바라 CEO, 혼다의 후미히코 이케 회장 등이 잇따라 인도를 방문했다.

그뿐만 아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펩시의 인드라 누이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인도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투자 러시에 합류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포스코 등은 인도 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인도 증시(證市)도 지난 1년간 35%나 상승했다. 또 IMF(국제통화기금)는 인도의 내년 성장률을 올해(5.6%)보다 높은 6.4%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는 브릭스(중국·러시아·브라질·인도) 국가 중 유일하게 침체를 빠져나와 성장하는 나라"라고 진단했다.

모디노믹스(모디+이코노믹스)의 질주

효성의 스판덱스사업부에선 요즘 '인도'가 단연 화제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신축성 원사(原絲)인 스판덱스 인도 매출이 30%나 늘었기 때문이다. 차유나 부장은 "모디노믹스 효과에다 미국이 중국 견제 차원에서 인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인도 내수시장이 더욱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10월에 신형 i20 신차를 출시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3만8010대를 판매했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 역대 최대 판매 기록 수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스코도 지난 9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자동차용 냉연강판 공장에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생산규모를 늘렸고, 삼성전자는 오는 10일 자사 운영체제(OS) '타이젠'을 처음으로 탑재한 스마트폰 '삼성Z'를 10만원대에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의 인도 투자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모디 총리 취임 후(5~9월) 외국 기업의 직접투자(FDI) 규모는 127억달러(약 14조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나 증가했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올 7월 아마존 인도법인에 20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2020년 300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온라인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 IT업체 시스코는 지난달 인도에 17억달러 투자를 발표했고,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10월 "향후 10년간 인도에 100억달러(약 11조127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시가총액 2위인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도 인도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내년 1억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휴대폰 시장에는 중국 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샤오미는 이미 진출했고, 화웨이도 지난달 5인치 스마트폰 '아너 3C'로 인도 시장에 데뷔했다.

"리더십 덕분에 인도 공무원이 변했다"

정치적 안정과 강력한 리더십이 첫째 원인이다. 국민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모디 총리가 과감한 개혁 정책을 밀어붙이자 "관료주의로 악명 높은 인도 공무원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모디 정권의 대표 슬로건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인도에서 만드세요)'이다. 인도를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모디는 이를 위해 인도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열악한 인프라의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철도 분야에 외국인투자(FDI)를 허용했고, 도로 건설에 64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이 밖에 토지 취득 규제 완화, 상업용 석탄시장 개방, 정부 행정서류 간소화, 온라인 절차 도입 등도 모두 추진 중이다.

인도의 강점은 무한한 시장성과 잠재력이다. 2025년과 2030년 사이 인구가 16억명을 돌파하면서 중국을 앞지를 전망이다.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하루 소득 10~100달러 중산층 인구가 현재 5000만명에서 2020년까지 2억명으로 4배 이상 치솟을 전망이다.

하지만 모디노믹스가 진짜 성공하기 위해선 남은 과제도 많다. 특히 인도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해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노동시장 개혁, 국가 예산의 20%에 달하는 각종 보조금 삭감 등은 정치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카토(CATO)의 스와미나산 아이야 연구원은 "모디 총리가 인도의 근본을 바꿔놓을 수 있는 개혁을 시도할지에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동석 KOTRA 서남아 본부장은 그러나 "다시 불기 시작한 인도 열풍에 우리 기업들이 뒤처진다면 5년, 10년 후 큰 후회를 할 것"이라며 "인도 내 '전용공단'을 건설하는 일본처럼 정부와 기업이 함께 손잡고 나서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카레와 함께 인도를 대표하는 ‘요가’를 살리기 위해 인도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세계인의 생활체육으로 인기있는 현대의 요가는 사실 수천년전 힌두 기록에 남아있는 것과는 다르다. 서방에선 누드 요가, 웨이브 요가, 킥복싱 요가 등 변형자세까지 등장했다. 요가 종주국으로서 인도가 전통문화 요가를 제대로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나렌드라 모디(64) 총리가 선봉대에 섰다. 그는 오전5시에 기상해 매일 요가와 호흡 수련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디 총리는 한 국민과의 온라인대화에서 “나는 아침부터 밤까지 똑같이 에너지가 넘치는 데 비밀은 요가와 호흡 수련이다. 피곤함을 느낄 때마다 간단히 심호흡만해서 생기를 되찾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 9월 국제연합(UN)총회에서 세계 지도자들 앞에서 한 첫 연설에서 ‘국제요가의 날’ 창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진 =daily.bhaskar.com]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미 ‘세계 요가의 날’이 있고, 무언가 거창한 화제를 기대했던 청중을 실망시켰지만, 이 날 130개국 이상이 모디 총리의 제안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요가 부활을 위해 요가 장관직을 신설, 임명했다.

요가 장관은 60만개 각급 학교, 수천개 병원, 경찰 훈련원 등에서 요가를 생활화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인도는 전통문화 보존 차원에서 ‘전통지식디지털라이브러리’ 구축사업도 벌이고 있다.

옛 의약과 치료법에 관한 개요 등 방대한 정보가 담길 예정이다.

1500개에 이르는 요가 자세를 기록물로 남기고, 이 중 일부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내년에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아르샤나 샤르마 이 프로젝트 담당자는 WP에 “민간 회사들이 요가를 상업적으로 유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례가 있다. 앞서 인도는 1997년에 미국 미시시피 메디컬센터가 카레의 주재료인 강황의 치료법에 관한 특허 등록을 두고 분쟁을 벌인바 있다.

요가와 관련해선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가 지난 5월 취임 후 벌이고 있는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에서 만드세요)’ 캠페인에는 80억달러 규모의 웰니스 산업 발전 계획도 포함돼 있다.

모디 총리는 당시 “전세계 요가와 약초 산업에서 인도가 시장 기회를 잃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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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연일 계속되는 유가 하락세가 전 세계 부(富)의 연쇄 이동을 촉발하고 있다. 산유국과 정유회사를 배불리던 거대한 ‘에너지 카르텔’이 붕괴될 전조가 보인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와 우리 경제에도 큰 호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월 최고가 대비 40%나 폭락한 유가 하락세가 역사상 손꼽히는 ‘부의 이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방어를 위한 원유 감산을 포기하면서 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이점에 힘입어 막대한 이익을 챙겨오던 산유국들은 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OPEC 국가들의 연간 수익은 전년 대비 5900억 달러(약 655조3720억원)나 줄어들 전망이다. 영미권 대형 정유업체들도 주가가 반 토막 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WP는 원유 생산자들의 손해가 연간 1조5000억 달러(약 1666조62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기름값이 싸지면서 원유를 많이 도입하는 나라들에선 경기 부양 효과로 이어져 세계 경제는 0.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수혜자 중 하나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유가 슬럼프가 유럽 일본 등 각국 정부의 금융완화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 효과는 소비심리와도 직결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운전자들은 지난 6월과 비교해 매일 6억3000만 달러(약 6998억원)의 기름값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 가계의 여유자금은 고스란히 시장 활성화와 기업의 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각국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커지면 우리의 수출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정보통신(IT)과 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인 소비재 산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OPEC의 생산조정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970만 배럴에서 낮추지 않고 있다. 셰일가스 등 대체에너지가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 ‘석유 카르텔’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OPEC 내부의 불협화음도 감지된다. “저유가 정책은 매우 위험 부담이 큰 전략”이라며 감산을 요구해온 이란이 대표적이다. 저유가 정책의 주요 타깃인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은 하루 400만 배럴에 달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다른 OPEC 국가들의 하루 생산량을 이미 넘어섰다. 에너지 시장이 기존 산유국 중심의 독과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유가 하락의 최대 피해국은 재정 수입의 대부분을 석유 판매에 의존해온 러시아다. 저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위기와 함께 국제 정치무대에서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란 역시 석유판매 수입이 줄면서 서방과의 핵 감축 협상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베네수엘라도 기존의 경제위기에 석유수입 감소가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OPEC 오일달러 말라간다" < FT>

(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오일달러가 말라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의 유가 약세로 OPEC 회원국이 입게 될 수입 손실만 3천160억 달러(약 35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10년간 고공행진을 거듭해온 유가 덕분에 떼돈을 벌게 된 OPEC 회원국들은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채권과 우량 회사채에서부터 주식과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왔다.

카타르는 영국의 유명 백화점 해로즈와 프랑스의 일류 축구클럽인 파리 생제르맹 등을 샀고,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부펀드는 미국 뉴욕의 타임워너 빌딩 지분을 사들였다.

세계 각국의 금융시스템에 흘러들어와 유동성을 풍부하게 한 오일달러는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고 차입비용을 낮추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순 이후 브렌트유 가격이 40%나 폭락하면서 이런 추세가 반전됐다.

BNP파리바 은행의 신흥시장 담당 글로벌 책임자인 데이비드 스페겔은 "OPEC 회원국이 투자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는 대신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는 만약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현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안팎에 머문다면 유가가 지난 3년간 평균 가격인 배럴당 105달러일 때에 비해 원유 수출 때문에 OPEC 회원국의 수입이 3천16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멕시코, 카자흐스탄, 오만 등 다른 주요 석유 수출국까지 포함하면 3천160억 달러라는 수입 감소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아프리카·중동 담당 책임자인 조지 아베드는 2012년에만 해도 미국 국채와 우량 회사채, 증시 등으로 흘러들어온 OPEC의 오일달러가 5천억 달러(약 556조 원)에 달했으나 내년 평균 유가가 배럴당 78달러에 머물면 이 돈이 1천억 달러(약 111조 원) 미만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오일달러의 공급이 둔화하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이른바 '셰일혁명'의 영향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해외에서 원유를 덜 수입하게 됐고, 이는 곧 미국이 외국으로 보내는 달러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상황이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매그너스 UBS은행 경제고문은 "지금과 같은 상황은 산유국에서 일본과 같은 석유 소비국으로 부가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오일달러의 공급 감소는 유동성보다는 투자패턴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ssion@yna.co.kr

저유가로 재정적자 커질 산유국들…리비아·이란 순

사우디·쿠웨이트는 비상자금 '넉넉'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국제 원유 가격의 약세가 지속하면 리비아가 가장 크게 재정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이하 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과 도이치방크 등의 자료를 인용해 주요 산유국이 재정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최저 원유 판매 가격을 소개했다.

가장 높은 선에서 원유 판매 가격을 예상하고 예산을 편성한 나라는 리비아다.

리비아는 브렌트유의 배럴당 판매 가격을 184.10달러로 잡고 있어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2일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10달러 이상의 차이가 있다.

이란(130.70달러)과 알제리(130.50달러)도 현재 가격 수준보다 2배 이상 높은 원유 가격을 예상하고 재정 수입을 산정하고 있다.

나이지리아(122.70달러)와 베네수엘라(117.50달러)도 유가 약세가 지속할 때 재정 수입이 줄어들어 지출과의 균형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26일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생산량을 줄여 유가를 올리자고 가장 강하게 주장했던 회원국이었다.

감산에 반대하며 생산량 동결 결정을 주도했던 사우디아라비아(106.00달러)도 현재 시세와는 크게 차이 나는 원유 판매가격을 설정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판매 수입이 줄어들더라도 다른 기금을 통해 재정 적자를 메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100.60달러)도 100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에 예산 수입을 책정했다.

아랍에미리트(77.30달러)와 카타르(60.00달러), 쿠웨이트(54.00달러)는 낮은 수준의 기름 가격을 예상하고 재정을 운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은 저유가가 몇 년 지속하더라도 비상자금(Rainy-day Fund)을 활용해 헤쳐나갈 수 있지만, 일부 국가는 경제적 재앙이 올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제재를 당하는 이란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동 국가들의 외교정책은 경제적 이해에 의해 지배되지는 않기 때문에 저유가가 각국 정권의 행태를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sungje@yna.co.kr

美 셰일업계 버티기 작전…원유 전쟁 언제 끝나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석유전쟁의 종료 여부는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고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분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속셈은 간단하다. 미 셰일 개발 업체들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때까지 유가를 끌어내려 이들 업체가 도산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후 시장지배력 확대로 고유가 시대를 열겠다는 게 사우디의 의도다.

셰일붐으로 2008년 하루 500만배럴에 불과했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현재 900만배럴까지 늘었다. 이는 사우디의 생산량과 맞먹는다.

국제 유가는 현재 배럴당 60달러(약 6만6640원)선까지 내려갔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7.38달러로 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비즈니스위크는 하락하는 유가가 미 셰일 업체들의 본격적인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르면 내년 초·중반께부터 미국의 공급량이 축소될 것이라는 말이다.

일부 셰일 개발 업체는 배럴당 40달러도 견딜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업계는 65달러 안팎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OPEC의 생산량 동결 전부터 미국의 셰일 오일 증가세는 점차 더뎌지고 있었다. 신규 셰일 가스전 발굴이나 인프라 확장 속도가 초기보다 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미국 12개 주요 셰일 개발 지역에 대한 채굴권 인가 건수는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자국의 원유 생산량이 오는 2020년 하루 1000만배럴을 기록한 뒤 점차 줄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가 떨어지면 미 산유량 감소 시점은 더 앞당겨질 것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영세 셰일 업체들이 먼저 무너질 것이다. 이미 내년 설비투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기업도 있다. 유럽 금융 서비스 업체 케플러 쇠브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원유 시장에서 미 셰일가스 관련 투자 비중은 20%를 기록했다. 미 셰일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기업들의 관련 투자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케플러 쇠브뢰의 마크 루이스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인 상황에서 이미 많은 주요 셰일 프로젝트에 빨간불이 켜졌다"면서 "이제 신규 가스전을 개발해야 할 이유도 줄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엑슨모빌·셰브런·컨티넨털리소시스 같은 대기업의 경우 이번 역풍을 그나마 잘 견뎌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업체는 과거 원유시장이 출렁거렸을 때도 위기를 잘 넘겼다.

미 셰일 업체들이 무너지기 전 OPEC가 먼저 두 손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60달러대에 머물 경우 OPEC 12개 회원국 가운데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연합(UAE)·카타르만 재정적자를 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이란은 물론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의 경제위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유가 바닥론 솔솔…최근 유가 하락폭 제한된채 반등 분위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불가 결정으로 배럴당 60달러대로 폭락했던 국제유가가 이번주들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전일보다 50센트(0.75%) 오른 배럴당 67.38달러에 마감, 지난 3거래일중 두번이나 유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때문에 지난 6월 고점이후 40% 가까이 폭락한 국제유가가 이제 바닥권에 근접한것 아니냐는 분석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 여전히 중기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4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지만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만큼 현시점에서 최소한 하락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는 유가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걸프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감산을 반대한 사우디아라비아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유가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것으로 3일 전했다. 단기적으로 시장이 과민반응을 보여 유가가 60달러선 아래로 추락하더라도 그 수준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60달러선을 곧바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50년간 석유산업에 종사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미국의 석유재벌 T 분 피켄스 BP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대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피켄스 CEO는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에 출연, "사우디는 앞으로 10년간 배럴당 70달러대 유가가 지속돼도 이를 견딜수 있지만 다른 OPEC 회원국은 그럴 수 없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결국 내년 상반기에 감산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피켄스 CEO는"사우디가 감산에 들어가면 국제유가가 12~18개월내에 배럴당 100달러선으로 반등할 것”으로 진단했다. 대형 투자은행들도 에너지 업체 투자의견을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 바클레이즈는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올렸다.

한편 저유가로 OPEC 산유국들의 오일머니가 쪼그라들면서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NP파리바 자료를 인용, 유가가 앞으로 3년간 현수준인 배럴당 65~70달러선에서 움직일 경우 OPEC 회원국 석유수출 수입이 3,160억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3일 전했다. 이는 유가가 3년간 105달러를 유지했을때와 비교한 것이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때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로 그동안 산유국들은 전세계 금융자산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유가급락으로 오일머니가 줄어들게되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큰손이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국채, 회사채, 주식 등 금융자산 수요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 박봉권 특파원 / 서울=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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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가 60달러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배럴당 60달러선에서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관련 소식통을 인용,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한다해도 단기적으로 OPEC이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회원국 관계자는 “특정 목표가격을 정해두고 있지 않다. 만약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하락한다해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70달러를 약간 웃도는 선에서 거래됐다.

배럴당 60달러를 용인한다는 것은 OPEC 회원국들이 미국의 셰일 에너지 혁명에 따른 공급 확대와 전세계적인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원유 시장 내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까지만해도 OPEC 관계자들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은 주요 생산국들을 공황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지난주 OPEC 석유장관 회의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베네수엘라의 감산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OPEC 회원국인 러시아가 감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합의가 무산됐다고 WSJ는 전했다.

김혜미 (pinnster@edaily.co.kr)

사우디, 내달 亞 원유 판매가격 더 내릴듯(종합)

- 블룸버그통신 설문서 전문가 13명중 12명 "인하"
- 두달만에 인하 재개..점유율 고수+셰일 견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아시아에 공급하는 원유 공급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하로 미국 셰일가스 산업을 견제하면서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이번주중 공식 판매가격을 공개할 예정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아시아에 공급하는 원유인 아랍 라이트(Arab Light) 값을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문가 설문조사를 인용, 보도했다.

이번 블룸버그 설문에 응한 석유시장 전문가 13명 가운데 대부분인 12명이 “사우디가 또다시 아랍 라이트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 한 명만 “가격을 더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달전 사우디는 아랍 라이트 가격을 배럴당 1.05달러 인하한 바 있다. 이같은 인하폭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것이었다. 또한 공급가격은 경쟁국인 오만과 두바이 원유보다 배럴더당 10센트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는 지난달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산유량 쿼터(한도)를 종전대로 하루 3000만배럴로 유지한 이후에도 공급가격을 내려 시장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계산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가가 하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시추 비용이 높은 미국 셰일가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빅터 슘 IHS 부대표는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사우디는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가격을 더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유업체인 코스모오일의 원유 및 탱커부문 대표도 “사우디가 아랍 라이트 가격을 12월중에 배럴당 2달러 수준까지 내려 오만과 두바이보다 훨씬 더 싸게 팔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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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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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속 성장에 성공한 기업들은 어떤 원칙을 지켜왔을까. 베인&컴퍼니는 이들 기업은 거의 예외 없이 세 가지 성장 원칙을 구축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해왔다고 분석한다. 반면 이에 실패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거나 쇠락의 길을 걸었다.

첫째, ‘Focus(집중)’다. Core(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경쟁 역량을 선별해 다른 기업과 차별화한다는 뜻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은 ‘핵심에 집중-핵심에 바탕한 인접 확장-핵심 재정의’ 등 단계별 성장을 하고 있다.

이때 핵심은 핵심적인 역량과 기술이기도 하고 때로는 핵심적 가치를 뜻하기도 한다. 올해 창립 127주년을 맞은 일본 야마하는 원래 목재 전문 기업이었다. 목재에 대한 지식과 이를 다루는 기술(핵심역량)에 더해 이 기업이 새롭게 정의한 핵심 가치는 ‘사람을 즐겁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 가치를 두고 고민한 결과 처음 시도한 신사업이 나무를 재료로 한 피아노 건반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악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악기를 제조하다 보니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자는 취지에서 음향기기 사업에 진출했고, 여행을 통해 즐거움을 더하자는 생각에서 오토바이 사업을 시작해 성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반면 1980년대 세계 컴퓨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였던 DEC가 몰락한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핵심 관리 실패가 주된 이유 중 하나다. 급성장하던 업무용 컴퓨터 시장을 외면했고 핵심 경쟁력이었던 적기 출시(Time to Market)도 등한시하는 등 자신들 코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둘째는 ‘Adapt(적응)’다. 경쟁우위 요소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업을 바꾸는 노력을 의미한다. 코닥은 세계 최초로 컬러필름을 개발하고 1976년엔 미국 카메라 시장을 85%, 필름 시장을 90% 점유한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1975년 세계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기업이 코닥이었단 점이다. 1994년엔 2004년께 디지털카메라가 시장을 50% 점유할 것이라고 예측까지 했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해 놓고도 후속적인 연구와 투자에 미온적이었던 게 화근이었다. 주력업과 상품을 갉아먹는 신제품을 애써 낼 필요가 없다는 경영진 판단 미스 때문이었다. 변화 물결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파편적·사후적 대응만 반복하다 2012년 결국 파산했다.

셋째는 ‘Embed(내재화)’다. 핵심 역량의 내재화와 문화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뜻이다.

1950년대 A&P는 미국 유통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1위 기업이었다. 지금 월마트가 갖는 위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제 A&P는 미국인들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 가고 있다.

창업자 조지 하트포드에 이어 회사를 맡은 새 경영진은 “우리는 지금 사업 방식을 모두 유지할 것이며 지속적 성공을 달성할 것이다. 우리는 A&P기 때문”이라고 선언했다. 자신감은 좋았지만 도가 지나쳤다. 기존 성공 공식을 과신하는 문화로 개혁은 지연됐고 성과도 하락했다. 성공의 경험과 성공 마인드를 내재화하는 것과 기존 성공 공식을 되풀이하는 것을 혼동한 탓이다. 1958년부터 1983년까지 매출액은 연이어 하락했고 2010년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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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로버트 G 발레(Robert G. Vallee) 조지 P 존슨(George P. Johnson) 회장이 인터뷰를 위해 만난 기자에게 환하게 웃으며 내민 명함 이메일 주소는 독특했다. 그의 이메일 주소 도메인은 ‘project.com’이다. 그는 조지 P 존슨 회장이기도 하지만 ‘프로젝트 : 월드와이드’라는 에이전시 네트워크 회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 월드와이드’는 임직원들이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에이전시 그룹이다. 이 그룹은 ‘월스트리트에 실적을 내보이지 않고, 오로지 우리 실력을 바탕으로 한 의사 결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이득이 되는, 그리고 우리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감’을 모토로 하고 있다. 이 그룹 이름이‘프로젝트’인 것은 결국 그 어떤 것보다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집중해 클라이언트를 빛내고, 자신들은 뒤에 숨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어쩌면 이 같은 마인드 때문에 세계 1위 BTL마케팅(이벤트나 행사와 같이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하는 마케팅을 통칭)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조지 P 존슨이라는 사명이 일반인에게는 낯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오랜 역사를 지닌 기업이다. 클라이언트 면면도 화려하다. IBM, 도요타, 크라이슬러, 닛산, 시스코, 세일즈포스닷컴 등. 하지만 이보다 더 경이로운 것은 이들과 함께 해온 시간이다. 크라이슬러와는 미국에선 77년간 함께 일해왔다. 미국 회사뿐 아니라 그 까다롭다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과도 수십 년간 함께 일했다. 도요타와는 47년, 닛산과는 39년, 혼다와는 36년이다.

발레 회장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어떤 매개체 없이 고객과 바로 직접 대면해 마케팅 전략을 짜는 이 분야에 있어서만은 세계 최고임을 자부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를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클라이언트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지 P 존슨이 세계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회사들과 수십 년간 신뢰관계를 맺으며 함께 BTL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발레 회장은 자신한다. 다음은 조지 P 존슨이 말하는 본인 모습과 마케팅에 대한 자세한 인터뷰 내용이다.

?조지 P 존슨이라는 회사가 일반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간단히 소개해 달라.

▶외조부인 조지 P 존슨이 100년 전에 설립한 이 회사는 처음엔 디트로이트 한 동물원을 개조해 자동차를 전시하는 현재 모터쇼 시초와 역사를 함께한다. 당시 조지 P 존슨이 하던 일은 이를 좀 더 ‘멋지게’ 장식하는 일이었다. 이것이 좀 더 고차원적으로 발전돼 1940년대엔 컨벤션 센터 내에서 제대로 된 모터쇼가 시작됐다. 조지 P 존슨은 당시 디트로이트에 거점을 둔 자동차 회사 3개와 모두 함께 일하며 모터쇼라는 이벤트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회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조지 P 존슨은 모터쇼 같은 이벤트는 물론 고객과 직접 대면하며 실행하는 모든 종류에 걸친 마케팅 전문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1998년 세계 최대 IT서비스 회사인 IBM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부터는 기존 북미 지역 자동차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조금 더 발전해 현재는 자동차와 IT 분야에 상당히 특화한 BTL마케팅 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 애드에이지(AD Age)가 선정한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창업주인 조지 P 존슨 외손자로서 기업에 합류했는데,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나는 1976년 조지 P 존슨에 입사했고, 20년간 함께 일하다가 1990년대 후반 CEO가 됐다. 나는 사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사람이라 마케팅과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오히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어 도움이 됐고, 또 글을 많이 쓰는 연습을 한 것이 이 분야에선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창업주 외손자라는 건 사실 부담이다. 사람들이 ‘가족기업’ 구성원에게 갖는 기대감은 엄청나다. 당연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이 회사가 정말 우리 회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 아버지는 2005년 자신이 갖고 있던 회사 지분을 우리사주에 돌려줄 정도였다. 이 회사가 존슨이나 발레 패밀리만의 회사가 아니라 직원 모두의 회사임을 보여줬다. 이런 부분들이 모여 세계 최대 BTL 마케팅 회사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조지 P 존슨은 BTL 마케팅 분야 세계 1위다. 그러나 이 개념 자체가 어렵다.

▶쉽게 보면 쉽다. 고객의 경험을 브랜드와 결합시키는 작업을 누군가를 매개체로 삼지 않고 직접 하는 것이다. 모터쇼라는 곳에서 고객과 브랜드가 직접 만나게 하고, 신제품 발표회에서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TV 광고 등도 물론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지만, 우리의 핵심은 ‘직접 고객과 교류하는 것’이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같은 BTL 마케팅 비중이 줄어들지 않을까 했지만, 실제론 더 중요해졌다.

?한번 관계를 맺은 회사와는 정말 오랫동안 함께 일하는 것 같다. 특히 자동차 회사와 IT 회사가 그렇다.

▶우리 포트폴리오 중 90%를 자동차와 IT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과는 정말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서로 신뢰를 쌓게 해 좀 더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짜게 해주고, 그들을 잘 이해하게 하며, 그렇기 때문에 결과(output)가 좋아 계속 함께 일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온다.

?그런데 도요타, 혼다, 닛산은 서로 경쟁 관계다. 이런 이들이 한 회사와 일하는 게 가능한가. 특히 신제품 발표회 같은 것은 서로 간에 기밀 유지가 핵심인데.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처지에선 ‘승리하는(Winning)’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좋은 파트너가 있어야 하고. 그들은 영리한 기업이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도 클라이언트가 걱정하는 바를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산업군에 있는 다른 클라이언트를 담당할 때는 아예 사무실도 분리하고, 팀 교류도 철저하게 차단한다. 또 크라이슬러는 디트로이트, 닛산은 테네시주 내슈빌, 도요타와 혼다는 로스앤젤레스가 거점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을 담당하는 우리 팀들은 해당 지역에 직접 가서 일한다. 이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일해왔고, 결과는 좋은 편이었다. 결국 핵심은 실력이다.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아시아 공략에 시동을 거는 것인가.

▶그간 조지 P 존슨 비즈니스 대부분은 미국에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클라이언트 주 활동 무대가 미국이었다. 하지만 이제 클라이언트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우리도 함께 간다. 그것이 우리의 외국 진출 전략이다. 특히 우리 메인 고객사인 IBM은 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도 한국 내 활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공략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 고객사가 가는 곳에 우리도 가는 것일 뿐이다. 우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회사가 어디 있는지는 의미 없다. 본사는 디트로이트에 있지만, 나는 도요타와 혼다 등이 주무대로 삼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사무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무실과 인력은 우리 고객사가 있는 곳에 위치한다.

하지만 아시아 시장이 북미에 이은 ‘제2 거점’이라는 것을 부정하진 않겠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시장이고, 일본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다음은 개인적으로 한국, 그리고 인도네시아라고 본다.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 탄생한 것이 중요도가 높아진 이유다. 삼성이나 현대·기아차 같은. 사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유일한 경쟁 상대로 꼽히는 기업 아닌가. 마켓의 ‘빅 플레이어’가 있는 곳은 당연히 우리에게 중요하다. 또 IT와 자동차를 주된 포트폴리오로 삼는 우리와도 딱 맞는다. 인도네시아는 그 엄청난 인구와 면적 때문에 동남아에선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이 두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M&A도 시도하고, 사업 영역도 늘려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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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G 발레 주니어는 34년간 외할아버지가 세운 조지 P 존슨에서 일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1994년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 20년간 조직을 이끌어왔다. 임직원이 회사를 소유하는 마케팅그룹 11개가 모여 만든 ‘프로젝트 : 월드와이드’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1976년 미국 드포대학교를 졸업했으며, 경영 활동에 본격 뛰어들기 전에는 주로 고객서비스 분야를 담당했다.

[박인혜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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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硏 "일본 제조업 부활 조짐…'분업생태계' 전략"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최근 부활할 조짐을 보이는 일본 제조업체들의 '분업 생태계' 전략을 우리 기업들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4일 '일본 제조업의 저력과 분업 생태계 활용한 혁신 전략' 보고서에서 "일본 제조업의 수익이 아베노믹스의 엔저 유도, 규제완화, 재정확대 정책 등에 힘입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노무라증권의 자료를 인용, 일본경제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매출 100억엔 이상의 일본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리먼쇼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단순히 엔저의 효과가 아니라, 과거 장기불황과 리먼쇼크 이후 위기 속에서 보다 강한 경영체질을 구축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혁신을 이뤄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이 세계시장에서 자동차·전자 등 분야의 존재감을 여전히 유지하는 이유로 소재·부품·조립 등 기업들이 지역 내에서 심도있게 분업·정보교류를 하는 '분업 생태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자동차가 계열부품 기업을 활용해 원가절감을 추구하는 수직분업체제를 혁신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일례다.

이 연구원은 "일본 산업계와 정부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그린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면서 전기차나 스마트그리드용 축전지의 핵심 모듈이 되는 배터리 산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관련 산업이 밀집된 오사카·교토·나라 등 간사이(關西) 경제권이 배터리 클러스터로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내 분업 생태계를 지식창조 거점으로 진화시키는 일본의 클러스터 전략을 지켜보면서 그린산업, 차세대 자동차, 헬스케어 등 다양한 미래사업의 기초가 될 소재 및 부품 기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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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은 ‘개방형 사무실(open office space)’로 유명하다. 이곳 직원들은 흔히 말하는 칸막이 사무실이 아니라 탁 트인 공간에서 업무와 회의를 한다. 사람들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런 구조를 만든 것이다.

리더에게 이런 개방형 사무실 구조는 ‘소통에 활력소’만이 아니다. 부하 직원이 무엇을 하는지 한눈에 관찰하고 파악하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직원이 투명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리더들도 이를 흡족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연 이런 투명한 사무 공간이 100% 좋은 것일까. 이선 번스타인(Ethan Bernstein)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업무 공간에 투명성이 지나치면 오히려 직원들 신뢰도는 떨어진다”고 경고하며 “리더들은 개방된 사무 공간 안에서 ‘사적인 공간(zones of privacy)’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에 ‘투명성이라는 올가미(The Transparency Trap)’란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기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번스타인 교수와 일문일답한 내용.

?투명하게 열린 공간에서 일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일단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나는 회사 내 탁 트인 공간에서 ‘투명’하게 일하는 것이 생산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리더들이 반드시 사무실 내 ‘투명한 업무 공간’과 ‘사적인 공간’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데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 수백 년 동안은 투명성 부재로 조직에 타격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기술 발달과 사무실 구조에 따라 투명성보다 사적인 업무 공간의 가치가 더 높아진 시대다. 지금은 과거와는 다르게 오히려 투명성이 넘쳐흐른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투명성은 신뢰도와 직결되는 핵심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나는 투명한 업무 공간이 도리어 신뢰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격했다. 우리는 신뢰감을 쌓기 위해 본인을 사사건건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신뢰감을 느끼지 않는다. 반대로 우리가 직접 관찰하는 대상을 더 신뢰하게 마련이다. 과거에는 오랫동안 투명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젠 ‘열린 업무 공간’의 투명성 정도가 지나친 수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신뢰가 더 떨어지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투명성의 덫’이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사무 공간 안에서 사적인 공간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가.

▶네 가지 타입으로 사적인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첫째, 팀 간 경계선을 마련하는 ‘집중의 공간(zones of attention)’이 있다. 예를 들면 게임 개발·유통 업체인 밸브 소프트웨어에서는 신제품을 위한 협업을 할 때 ‘카발(cabal)’이란 팀을 만드는데, 팀마다 업무 공간을 직접 선택해 다른 직원들과 동떨어진 곳에서 일할 수 있다.

둘째, (직원 업무에 대한)피드백과 평가를 따로 분리하는 ‘판단의 공간(zones of judgment)’이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대형 화물운송 기업은 각 트럭에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전하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는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는 사무실 관리자가 아닌 운전자만 볼 수 있어 역량평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셋째, 결정 권한과 업무 개선에 대한 권한을 분간하는 ‘초과 자원 활용 공간(zones of slack)’이 있다. 예를 들어 플렉스트로닉스 회사는 직원들이 잉여자원을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멕시코 과달라하라 공장에 ‘문샤인숍(moonshine shop)’이란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직원들은 남는 자원을 활용해 각자 생산라인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개발해 업무 개선에 대한 권한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어떤 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험을 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시간 공간(zones of time)’이 있다. 예를 들어 자전거 제조업체인 자이언트 바이시클 최고경영자인 토니 로는 최고재무책임자인 보니 투에게 여성 고객 요구를 더 충족시키는 사업 모델 개발을 지시하면서 6개월 동안이나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고 자율권을 제공했다.


?리더로서 투명성이 높은 데 따른 가장 큰 이점은 직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적인 공간이 제공되면 업무시간을 허투루 쓰는 직원이 있지 않을까.

▶(투명한 공간의 반대 개념을)사적인 공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대부분 그 공간 안에서 한 사람 이상이 일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각기 다른 곳에 ‘격리(isolate)’하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

?역으로 상사는 부하직원이 본인을 관찰한다 하더라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절대로 아니다. 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이 상사 ‘레이더’ 안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사도 본인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감시’를 받는다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 그 누구가 됐든 타인 기대에 부응하려 한다. 이 때문에 ‘관찰자’ 직급은 생산성 저하를 막는데 매우 미미한 영향력을 미친다. 상상해 보자. 모든 경영진 회의가 하나도 빠짐없이 촬영되어 회사 내부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다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의 안건, 분위기, 생산성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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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하는 빅데이터 / ③ P&G 디지털혁신 어떻게 ◆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지금은 혁신적인 기업으로 존경과 질투를 한 몸에 받는 P&G(Procter&Gamble)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들어 P&G 국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으면서 갈수록 복잡해지는 글로벌 사업 관리가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1998년 이를 위해 대대적으로 글로벌 조직을 개편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다. 이에 P&G는 이듬해 GBS(Global Business Service)라는 조직을 만든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체 수익모델도 있는 조직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도 뚜렷한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실적은 나빠졌고 주가는 폭락했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앨런 래플리 CEO는 전사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도 디지털과 관련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 GBS에도 혁신적인 조치들이 이뤄졌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적 소싱, 사업 지원 기능 등을 IT시스템에 통합하고 데이터를 중앙에 집중시켰으며,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 GBS를 중심으로 한 이 같은 디지털 혁신은 2010년 래플리 뒤를 이어 취임한 밥 맥도널드 CEO 재임 중에도 계속됐다.

GBS가 운영하는 데이터 시각화 콘퍼런스 룸인 ‘비즈니스 스피어(Business Sphere)’는 디지털 혁신의 상징이다. 전 세계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분석한 자료를 각 브랜드 사업부에 제공한다. 비즈니스 스피어는 전시 군대 지휘관 작전룸과 비슷하다. 커다란 원형 책상 주변으로 대형 곡면 스크린이 모든 벽을 감싸고 있다. 화면에는 빅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 지표들이 떠 있다. 이곳에서 핵심 경영진이 매주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다. 그 모습이 커다란 구와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임원뿐 아니라 P&G 모든 직원에게도 똑같은 분석 자료가 제공된다. 직원은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의사결정 조종석(Decision Cockpit)’이라는 페이지에 들어간다. 여기서 본인 일상 업무와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기만의 사업지표를 정의하고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빅 데이터는 전 세계 80여 개 사업장에서 취합한 것을 활용한다. 이는 P&G 전 세계 사업 프로세스 중 60% 이상을 커버하는 규모라고 한다. 매일매일 전 세계 소비자 40억명 데이터를 축적한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P&G 임직원이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사업지표 형태로 실시간 제공하는 것이다. 궁금한 핵심 지표를, 그냥 클릭해 들여다보기만 하면 되니, 모든 직원에게 마법사의 크리스털 볼을 하나씩 안겨 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를 통해 신규 사업과 비용 절감 기회는 바로 포착되었고, 회의는 짧아졌으며, 의사 결정은 빨라졌다. 이후 약 10년간 P&G 시가총액은 두 배 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 플랫폼이 거둔 효과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의사 결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이를 통해 신제품 출시 기간을 12~16개월로 줄일 수 있었다. 이는 경쟁사 대비 2배 빠른 속도다. 둘째,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자원을 절감했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IT 조직 운영비용을 10년간 1조원 넘게 줄였다. 셋째,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구현했다. P&G에는 300명 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있고, 이들은 중요 의사 결정을 위해 즉각 빅데이터 분석이나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신규 사업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려면 소비자 조사 또는 파일럿 테스트가 필요하고, 이는 3~6개월 정도 걸린다. 넷째,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GBS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중요한 사업 지원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그 기저에는 ‘소비자를 잘 이해하고 사업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통찰이 갖는 가치에 대한 공감대와 이에 최적화된 조직·지배구조가 없었다면 GBS는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경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오피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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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화학업체 바스프, 혁신으로 쌓아올린 150년

바스프의 본산 루트비히스하펜을 가다

(루트비히스하펜<독일>=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독일 서남부 라인강변에 위치한 루트비히스하펜은 인구 16만여명의 작은 항구도시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1865년 창립된 세계 최대의 화학업체 바스프의 본거지로 전세계 화학 산업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곳이다.

창립 150주년을 눈앞에 둔 바스프 본사의 초청을 받아 루트비히스하펜 사업장을 3일(현지시간) 둘러봤다.

3만9천여명의 임직원을 품고 있는 10㎢ 규모의 광활한 사업장에 들어서자 먹구름 낀 음울한 겨울 하늘 아래 층층이 포개진 복잡한 파이프라인이 초현실적인 분위기마저 풍겼다. 이곳 120개의 생산시설을 휘감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자그마치 2천800㎞에 달한다.

다양한 화학물질을 부지런히 수송하고 있는 이 파이프라인은 생산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을 또 다른 가치 있는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바스프의 핵심 시스템 '페어분트(Verbund)' 개념을 뒷받침하는 물리적 요소로 꼽힌다. 독일어로 통합 또는 연결이라는 의미를 지닌 페어분트는 모든 공장을 수송관으로 그물망처럼 연결함으로써 원자재 수송시 일어나는 낭비와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지칭한다.

바스프는 혁신적인 페어분트 시스템을 루트비히스하펜 사업장을 비롯해 벨기에 안트워프, 중국 난징, 말레이시아 콴탄 등 전세계 6개 사업장에 적용, 전세계적으로 연간 10억 유로의 절감 효과를 창출하며 독일 시골 마을의 작은 화학 업체에서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파이프라인에서 시작된 바스프의 혁신 DNA는 창립 150돌을 맞이한 현재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드넓은 사업장에서 특히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싹트고 있는 곳은 복잡한 배관들이 지나는 공장들의 거의 정중앙에 자리잡은 '디자인공장(Designfabrik)'.

3명의 디자이너와 2명의 색채 전문가가 포진한 디자인공장을 이끌고 있는 안드레아스 마글린 팀장은 2006년 탄생한 이 공간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논의함으로써 고정관념화한 물질과 산업의 경계를 넘어선 착상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이제 화학회사도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디자인을 통해 맞춤형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우레탄, 천연 섬유 질감의 널빤지와 같은 다양한 재료가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디자인공장의 2층 작업실에서는 기존의 틀을 깬 시도를 통해 실제로 적지 않은 혁신적인 제품들이 빛을 봤다.

폴리우레탄을 적용함으로써 달릴 때 발바닥 충격을 흡수해주는 아디다스의 기능성 운동화,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차 스마트에 달린 플라스틱 휠, 나무 질감의 천연 섬유로 제작한 BMW 전기차 i3의 대시보드 등이 대표적 예다.

아디다스의 기능성 운동화는 12년 동안 푸마, 아디다스 등에서 운동화 디자이너로 일하다 2년 전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스위스 출신의 수석 디자이너 알렉스 호리스버거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호리스버거는 젖소와 같은 가축의 보온을 위한 용도로 쓰이던 폴리우레탄의 충격 흡수 기능에 주목, 아디다스의 여름용 슬리퍼 플립플롭을 개발한 뒤 이를 운동화에까지 적용해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만들어냈다. 고정관념을 벗어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새로운 제품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BMW i3에 사용된 나무 질감의 천연 섬유에 대해서도 "원래 차체 단열재로 쓰이던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해볼 수 없을까 궁리 끝에 의자를 만들어 작업실에 전시해놨는데, 이를 BMW 관계자들이 와서 본 뒤 영감을 얻어 i3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리스버거는 "창밖으로 파이프라인이 보이는 이 작업공간이 디자이너가 일하는 장소치고 세련되지 않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하지만 창의와 혁신이 살아숨쉬는 이곳을 벤츠, BMW와 같은 주요 고객들이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반드시 들려야하는 곳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그의 바람대로 이곳은 이미 업계에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나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관계자, 현대자동차 관계자도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디자인공장은 최근 제작을 완료한 독특한 디자인의 전기 자전거 '콘셉트 1865'도 전세계에서 방문한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바스프가 설립된 1865년 당시에 인기를 끌던 칼 폰 드라이즈의 나무 자전거를 모델로 한 이 자전거는 플라스틱, 배터리 등 바스프가 생산한 24가지 첨단 소재로 만든 것이다.

마글린 팀장은 "전세계 바스프 직원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자전거는 150년 전의 자전거가 첨단 소재를 입으면 오늘날에도 혁신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바스프 150주년의 상징물"이라며 "이 자전거는 향후 전세계 곳곳에서 전시되며 바스프의 혁신 노력을 웅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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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


하루는 항상 24시간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26시 10분에서 29시 09분까지라는 시간이 너무나 당연하게 통용되고 있다. 바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제작한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상영하는 마지막 시간대를 이야기하는 말이다. 24시 개념을 적용하면 새벽 2시에서 5시까지를 말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시간대에 상영하는 영화가 계속해서 만석을 기록했다.

24시간이라는 시간 개념까지 새롭게 창조하는 놀런 감독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놀런은 이미 ‘인셉션’ ‘다크나이트’ 등 여러 히트작을 통해서 ‘천재 감독’이라는 명성을 쌓았다. 1970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서 이미 일곱 살 때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첫 장편 영화 ‘미행’은 배우와 스태프가 일 년간 주말에만 게릴라 방식으로 촬영할 정도로 열악하게 제작했지만, 시간 개념을 뒤섞는 놀런 감독의 주특기가 적용됐다. 이후 아내가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은 수사관이 범인을 추적하는 ‘메멘토’를 성공시켰다.

영화 속 등장인물 역시 놀런 감독의 창의적 발상을 보여준다. 기존 작품을 재해석한 ‘다크나이트’에서는 정의의 사도로 여겨지던 배트맨을 정신적인 상처를 가지고, 영웅이기보다는 갈등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했다. 영화를 통해 리얼리티를 추구하면서도 비현실적인 소재를 매우 현실적으로 연출하는 놀런 감독의 역발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놀런 감독의 명성과 천재성은 철저한 창의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 특히 시간 개념을 뒤섞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그의 스타일은 ‘인셉션’에서 절정을 이뤘다. 영화 ‘인셉션’은 프로이드의 이론을 바탕으로 꿈을 통해 무의식을 조작해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내용이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려서 완전히 새로운 인식 세계를 창조한 것이다.

매우 초현실적이고 때로는 공상과학을 다루는 영화 내용과 달리 놀런 감독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필름 촬영 방식을 고수하며 컴퓨터그래픽(CG)을 최소화한다. ‘인터스텔라’의 무대가 된 옥수수 밭을 표현하기 위해서도 그는 실제로 60만평의 옥수수 밭을 조성했다. 기본에 충실해야 가장 창의적인 성과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세계를 감동시키는 놀런 감독의 창의적 사고는 결국 영화 한 편 제작에 1500억원 이상을 과감하게 투자받을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대 흥행작인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비긴즈’는 각각 1800억원과 25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전 세계적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인셉션’과 ‘인터스텔라’ 역시 영화 한 편당 각각 16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국은 영화 한 편의 평균 제작비가 아직도 100억원이 안 된다. 그리고 영화를 제작해도 상영관을 확보하려고 상당히 고전해야 하는 한국 영화 산업에서는 언제쯤 영화 한 편에 10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인가.

[박남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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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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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 기업들이 영상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상 콘텐츠 시장을 놓고 BAT라고 불리는 바이두(百度)ㆍ알리바바ㆍ텐센트와 모바일기기 제조업체 샤오미, 부동산ㆍ엔터테인먼트 회사 다롄완다그룹이 함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휴 대상인 중국과 미국의 영상 콘텐츠 업체들의 몸값이 뛰었다. 또 합종연행이 이뤄졌다.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투도우에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투자했다. 유쿠투도우(優酷土豆)에 이은 2위 업체 아이치이(愛奇藝) 지분을 샤오미와 인터넷포털 바이두가 확보했다. 다롄완다그룹은 알리바바가 시도했던 미국 영화사 라이언스게이트 인수를 추진 중이다. 라이언스게이트가 제작한 흥행작으로는 헝거게임이 있다.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면 스트리밍 서비스와 광고로 매출을 거둘 수 있다. 구글의 유튜브는 지난해 광고로 56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유튜브가 뚫지 못한 시장이 중국이다. 중국은 자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유튜브를 차단했다. 유튜브의 고속성장 경로를 중국에서는 유튜브 없이 유쿠투도우와 아이치가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영화 제작사를 사들이는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콘텐츠를 갖추기 위해서다.

◆ 라이언스게이트 몸값 껑충= 다롄완다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마크 라체스키 라이언스게이트 회장과 경영권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최근 알려졌다. 왕 회장은 라체스키 회장의 지분 37% 전체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일부 지분을 인수하고자 한다. 앞서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도 같은 건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마 회장은 대신 라이언스게이트의 콘텐츠를 중국에서 서비스하기로 계약했다.

왕 회장은 2012년 미국 2위 영화관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를 26억달러에 사들였고 지난해 9월에는 칭다오(靑島)에 500억위안(약 9조원)이 투자되는 초대형 영화스튜디오를 착공했다. ‘칭다오 동방영화도시’는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마 회장은 지난 4월 12억2000만달러를 들여 유커투도우 지분 19%를 인수했다.

◆ 텐센트 HBO 잡아=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앞세운 인터넷회사 텐센트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케이블TV 채널 HBO를 잡았다. 텐센트 계열사 텐센트스핀은 지난달 말 HBO의 동영상 콘텐츠를 공급받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이번 제휴로 앞으로 중국에 높은 품질의 HBO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텐센트스핀은 중국에서 유쿠투도우, 아이치이, 서우후(搜狐)에 이어 온라인 동영상 업계 4위에 올랐다.

타임워너 자회사인 HBO는 최근 유료 케이블TV 업체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를 옮겨가겠다고 선언했다. HBO는 ‘왕좌의 게임’ ‘뉴스룸’ ‘밴드오브브라더스’ 등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에서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텐센트는 미국 폭스와 지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계약했으며 내년에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제작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샤오미 “10억달러 투자”= 샤오미는 지난달 중순 계열사 순웨이캐피털(順爲資本)이 아이치이에 18억위안(약 326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샤오미는 앞서 유쿠투도우의 지분을 증시에서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지분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레이쥔(雷軍)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컨텐츠는 샤오미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과 생사를 함께 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를 만들어도 컨텐츠가 다채롭고 충분하지 못하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하드웨어에는 스트리밍 셋톱박스와 스마트TV를 포함한다. 샤오미는 지난해 셋톱박스 미박스(MiBox)와 스마트TVTV(MiTV)를 내놓았다.

레이 CEO는 앞서 영상 관련 제품 판매를 돕기 위해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시나닷컴 총편집장 출신 천퉁을 콘텐츠 투자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오는 2017년까지 400억위안(약 7조2336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시장조사회사 IR리서치는 전망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문화일보

미.중 합작영화사 오리엔탈 드림웍스가 제작 중인 ‘쿵푸 판다3’.
차이나머니의 할리우드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은 중국의 부동산 재벌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이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 및 배급사인 라이언스게이트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1일 보도했다. 지난 6월 상하이(上海)를 거점으로 하는 투자회사 푸싱(復星)인터내셔널이 신생 영화사 스튜디오8에 12억 달러(약 1조3350억 원)를 투자한 적은 있지만, 라이언스게이트와 같은 준메이저급 영화사의 지분을 중국 기업이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출범해 미국 샌타모니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라이언스게이트는 ‘헝거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제작, 배급했으며 독자적인 음반 레이블도 가지고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기업가치는 약 47억 달러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왕 회장은 지난 10월 베이징(北京)에서 라이언스게이트의 마크 라치스키 회장을 만나, 라치스키 회장이 보유한 지분 37% 전부 또는 최대주주가 될 만큼의 주식을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완다그룹의 지분인수설이 나돌면서 1일 라이언스게이트의 주가는 전주 대비 3% 올랐다. 앞서 지난 2012년 완다그룹은 미국 2위 영화관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를 26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왕 회장은 ‘007’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메이저 영화사 MGM의 투자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151억 달러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왕 회장은 완다그룹을 세계적인 영화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외신 인터뷰에서 “우리의 관심은 문화, 오락, 전자상거래”라면서 오는 2020년에는 세계 영화시장의 약 20%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왕 회장은 현재 칭다오(靑島)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촬영소를 건설 중이다. 약 80억 달러의 건설비가 투입되는 이곳에는 촬영장 20개를 비롯해 영화관, 극장, 밀랍인형 전시관, 요트클럽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국 완다그룹이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 라이언스게이트의 신작 ‘헝거게임:모킹제이’.
푸싱그룹이 투자한 스튜디오8은 워너브러더스픽처스 제작부문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제프 로비노프가 세운 신생 영화제작사다. 로비노프는 크리스토퍼 놀런, 벤 애플렉 등 할리우드의 수많은 인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지난 10월 미국 서부지역을 방문한 알리바바의 잭마 회장 역시 할리우드의 영화사들을 ‘관광’하며 투자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잭마 회장도 라이언스게이트 지분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할리우드의 중국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2012년 중국의 국영 상하이 미디어그룹 등과 손잡고 오리엔탈 드림웍스를 만들어 2015년 개봉 예정인 ‘쿵푸 판다3’를 제작 중이다. 오리엔탈 드림웍스는 내년 중 상하이에 드림웍스 캐릭터들을 소재로 한 대형 테마공원을 착공할 예정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역시 베이징에 대규모 영화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중국 자본의 할리우드 공략과 할리우드의 중국 시장 진출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이다. 중국은 한 단계 수준 높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필요로 하고 있고, 할리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화시장 중국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영화산업 매출은 약 36억 달러로 전년대비 27%나 성장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영화산업 매출은 109억 달러로, 전년대비 1% 성장하는 데 머물렀다.

차이나머니에 목마른 할리우드는 중국의 까다로운 검열을 통과하기 위해 줄거리와 배역을 바꾸거나,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을 아예 먼저 잘라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디즈니영화사는 지난해 개봉된 ‘아이언맨 3’에 중국 배우를 끼워 넣었는가 하면 중국 버전을 따로 제작했고, 워너브러더스는 배두나가 출연한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중국 개봉 때 상영시간 172분 중 무려 40분 분량을 삭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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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스마트폰 택시’에 日소프트뱅크 300억엔 투자

글로벌 인터넷.통신 회사인 소프트뱅크가 동남아시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한 택시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 기업에 300억 엔(약 2793억2100만 원)을 투자한다.

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소프트뱅크가 싱가포르 신생회사 그랩택시 주식회사에 300억 엔을 투자해 지분의 40%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라며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는 아시아에서 인터넷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0월에도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등 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소프트뱅크가 출자한 그랩택시는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의 위치를 찍고 택시를 요청하면 서비스에 등록된 가까운 택시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 2012년 설립된 그랩택시는 약 6만 대의 택시가 등록돼 있는 동남아 업계 1위 회사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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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루이비통만 우대하는 백화점 명품관이 명품 인식 흐려"

"루이비통, 프라다 제품도 기성품일 뿐이고 명품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문제는 '한화 갤러리아 명품관'과 같이 (백화점들이) 명품관에 해외브랜드를 주로 입점시킨 데 일부 책임이 있습니다."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4일 기자 간담회에서 "명품이란 도자기와 같이 수십년 경력을 쌓은 장인이 한 개씩 공들여 제작, (장인의) 정신이 깃들어야 하는데 이미 흔해져 희소가치 없는 루이비통과 프라다를 명품이라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화 갤러리아 등 소위 청담동 백화점 명품관이 문제"라며 "명품관에 입점한 브랜드는 명품이란 인식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유통업체들이 명품에 대한 인식 호도의) 원인을 제공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명품관에 해외 브랜드와 같이 좋은 품질을 갖춘 국산 브랜드도 함께 입점시켜야 형평성이 맞는다는 게 원 회장의 논리다. 그러나 토종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들의 발길이 닿지않는 높은 층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토종 브랜드들이 '명품'으로 발돋움하는데 벽이 되고 있다는 것.

아울러 원 회장은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벌어갈 뿐,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브랜드들은 통상 자국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국내에서 팔고 이익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원 회장은 "해외 브랜드들이 명품 대접을 받는 반면 일부의 세금 외에는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바가 미미하다"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 수입 브랜드들이 수십년간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해외 브랜드들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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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 스마트폰·TV 점유율 지속 하락, 프리미엄 전략 한계
- 가격대 낮춘 제품 출시 확대로 중국·현지 업체와 경쟁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도 위험하다.”

최근 전자업계 영업담당 임원들이 자주 하는 소리다. 스마트폰과 TV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속속 국경선을 넘어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제품 출시를 확대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 급성장하는 인도시장, 韓 업체 위상 약화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2.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26.8%였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6.4%, 2분기 24.7%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4.8%였던 점유율을 올해 10% 수준으로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현지 업체들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2위인 마이크로맥스는 1분기 17.0%, 2분기 17.4%, 3분기 17.7% 등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3~4위도 현지 업체인 카본과 라바 모바일이 차지했다. 안방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하는데 성공한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점유율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석권했던 TV 시장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24%와 18%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포인트와 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반해 일본 소니는 16%에서 22%로 수직 상승했으며, 마이크로맥스는 TV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점유율을 1%에서 4%로 끌어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인도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시장 여건과 맞지 않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G2’와 ‘G프로 2’, 웨어러블 기기인 ‘라이프밴드 터치’ 등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인도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가격대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출시한 ‘갤럭시 메가2’의 경우 출시가격이 2만990루피(36만원)였지만, 최근 인도에서 6초 만에 5만대가 ‘완판’된 샤오미 홍미노트의 가격은 8999루피(16만원)에 불과하다.

◇ 삼성·LG, ‘맞불’ 작전으로 中·印 업체와 경쟁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같은 인식에 공감하면서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처음 적용한 스마트폰 ‘Z1’을 오는 10일 전후로 인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100달러 미만으로 중국 및 인도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밖에도 메탈 소재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A3와 A5 출시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기존 보급형 모델인 ‘L’ 시리즈에 이어 파이어폭스 OS를 적용한 저가 스마트폰 출시도 준비 중이다.

TV의 경우에도 UHD(초고화질)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격대를 낮춘 보급형 모델 출시를 늘릴 계획이다. 소니가 인도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큰 폭으로 높인 것도 최고의 기술력으로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층이 두텁지는 않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세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도 출시를 계획 중인 보급형 스마트폰 ‘A3’(왼쪽)와 샤오미가 6초 만에 5만대 완판 기록을 세운 ‘홍미노트’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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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송지유,민동훈 기자][[위기의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일제히 마이너스 매출]

-각종 할인행사에 영업이익도 두자릿수 감소
-일요일 의무휴업 영향 매출 '뚝'…내수 침체도 발목잡아
-신규출점 2012년 27곳→2014년 8곳으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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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업계 매출이 3년 연속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 의무휴업과 신규출점 제한 등 유통 규제에 올 상반기 세월호 참사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마이너스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출혈 경쟁에 가까운 과도한 할인행사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드는 등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머니투데이가 올해 1∼11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기존점 기준)이 지난해보다 0.2∼2.8% 감소했다. 대형마트의 연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역신장은 올해로 3년 연속이다. 2012년부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매출 쇼크가 시작됐고, 지난해에는 업계 1위인 이마트를 포함해 대형마트 3사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업체별 매출액 증감률은 이마트 -0.2%, 홈플러스 -1.5%, 롯데마트 -2.8% 등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3.8% 매출이 줄었던 것에 비해 상당부분 회복했지만 마이너스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2월 한달간 영업일이 남았지만 기존 점포 매출만으로는 지난해 매출을 채우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새로 문을 연 3개 점포 등을 모두 합해 이달 중 1조원 이상 팔아야 지난해 총 매출(13조4800억원)을 넘어서고 보수적으로 잡은 올해 목표(13조5300억원)도 겨우 달성할 수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실적이 좋지 않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매출이 꺾이기 전인 2010∼2011년 각각 9% 이상 매출이 증가했지만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매출 성장폭이 당시에도 크지 않았다. 급기야 2012년부터는 매년 수천억원씩 매출이 줄어 비상 경영체제를 선포했을 정도다.

 

매출을 끌어올리려고 무리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형마트 3사는 올들어 11월말까지 의무휴업일 22일 등을 제외한 영업일 310여일간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대형마트가 상시할인 체제로 돌아선 것은 이미 오래됐지만 올해는 할인폭과 규모면에서 예년보다 최대 50% 이상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는 대형 할인행사의 경우 예년에는 그 기간이 최장 1주였지만 올해는 2주에서 최대 한 달까지 늘렸다.

이같은 할인행사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이마트의 올해(10월 기준) 영업이익은 55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영업이익(9월 기준)도 1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줄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24.4%)와 비교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마다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고 과도한 할인 경쟁을 펼치면서 수익 구조가 엉망이 됐다"며 "많이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위기를 맞은 것은 정부의 유통 규제와 경기 침체 때문이다. 매달 두 차례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기본 매출이 감소한데다 상품가치 하락과 재고 증가 등으로 영업손실이 점점 쌓이는 구조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등 대형사고가 잇따르면서 내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도 대형마트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대형마트 3사의 평균 객단가는 2011년 4만6120원에서 올해(11월 기준) 4만3660원으로 낮아졌다.

신규 출점이 가로 막힌 것도 매출의 발목을 잡았다. 대형마트 3사의 신규 출점 점포수는 2012년 27개에서 2013년 12개로 급감했고 올해는 8개(이마트 3개, 홈플러스 1개, 롯데마트 4개)로 더 줄었다. 그나마 창고형 할인점을 제외한 일반 대형마트 신규 점포는 3사 모두 합쳐도 5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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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위기의 대형마트]대형마트 매출 비중높은 주요 식품업체들 실적 타격 심각]

대형마트 위기는 식음료나 생활용품 등 소비재 업체 실적에도 후폭풍이 막강하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북적이는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하다보니 식음료와 생활용품 등 소비재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 게다가 신규출점이 제한되면서 소비재 업체들은 새로운 판로 개척에도 애를 먹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규제로 대부분 소비재 업체들은 매출에 상당 부분 타격을 입는다고 입을 모았다. 전통 장류를 제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주말 장사가 평일 2~3일 매출과 맞먹는데 가장 많이 팔 시점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니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며 "의무 휴무제 영향으로 전체 매출의 15% 가량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라면업체들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실적 타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라면은 주말 마트에서 대량 구입하는 대표 품목인데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경기 침체나 웰빙 열풍보다는 대형마트 의무휴무제가 가장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라면업체들의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중 70%에 달해 타격의 심각성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농심에 따르면 국내 전체 라면시장 규모는 1998년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00년 1조1700억원, 2010년 1조9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의무휴무제가 시행된 2012년에는 1조9800억원에 그쳤고, 지난해 2조100억원으로 성장이 푹 꺾인 상태다.

커피믹스 시장도 판매량 기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으로 2007년 8만5245톤에서 2009년 9만8992톤, 2011년 11만1980톤 등으로 분위기가 괜찮았다. 하지만 의무휴무제가 실시된 2012년 11만3440톤으로 정점을 찍더니 지난해 11만1975톤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대형마트의 신규점포 출점이 제한되면서 새로운 판로가 가로 막힌 것도 소비재 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일 시행과 신규출점 규제가 계속된다면 수 년 내에 중소 소비재업체들은 심각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며 "동반성장의 틀에 갇혀 그런 기업들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면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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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민동훈 기자][[위기의 대형마트]유통 규제에도 전통시장 장사안 돼…무리한 보상금 요구에 신규투자도 급감]
# A대형마트 김정민(46·가명) 점장은 의무 휴업일을 앞둔 매달 둘째·넷째 토요일이면 편두통에 시달린다. 매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인데 오후 5∼6시만 되면 신선식품 매대가 휑하니 비기 일쑤여서다. 일요 의무휴업 시행 초기에는 팔지 못한 신선식품을 털어내느라 안간힘을 썼지만 요즘은 금요일과 토요일이면 의레 발주량을 50% 이상 줄이고 있다. 사실상 문을 닫는 일요일 외에 하루 더 매출이 빠지는 셈이다.

김 점장은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재고가 많으면 남아서 손해이고, 재고가 부족하면 팔지 못해 손해"라며 "의무휴업이 과속 방지턱처럼 살아날 듯한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말했다.

# 워킹맘 이지나씨(36·가명)는 대형마트에 갈때마다 카트가 넘치도록 장을 본다. 원래 매주 일요일 대형마트에서 생필품을 구입했지만 의무휴업이 시행된 이후에는 2주치 물품을 한꺼번에 산다. 넉넉히 구입해도 충족이 되지 않는 물품이 많지만 부족한대로 버틴다. 이씨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았다고 전통시장을 찾아 쇼핑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대형마트 쇼핑 횟수가 줄어든 만큼 한달치 생활비도 줄었다"고 말했다.

유통 규제가 본격화한지 3년이 지나면서 곳곳에서 내수 부진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일요일 의무휴업과 신규출점 규제 여파로 3년 연속 마이너스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소비자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매출이 빠진 만큼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이 살아난 것도 아니다.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아 내수 소비만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대형마트 규제에도 전통시장 장사 안 돼…소비만 증발=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3조9000억원이던 전통시장 매출 규모는 2011년 22조1000억원, 2012년 21조원, 2013년 20조7000억원 등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올해는 19조7000억원, 내년에는 18조7000억원으로 매년 1조원씩 더 감소할 전망이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던 대형마트 규제를 강화했는데도 정작 전통시장은 썰렁함 자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는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쇼핑몰이나 편의점, 중형 슈퍼마켓으로 소비가 흩어지는 상황"이라며 "아예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도 많아 대형마트 매출 감소분은 대부분 그대로 증발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1차원적 발상에서 출발한 규제를 이제는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들면서 내수시장을 살리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도한 규제 아래서 유통업체 스스로 악화된 내수시장을 헤쳐나가는 것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며 "3년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받아든 유통산업이 보내는 골든타임 신호를 놓치면 내수시장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몰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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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보상금 요구 골머리…유통업계 "투자하기 겁난다"=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이 바뀌면서 대형마트 신규출점이 꽉 막힌 것도 되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들어선다고하면 지역을 막론하고 전통시장, 일반상가 등 상인연합회가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신규 출점 과정에서 전통시장 상인과 갈등 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생기금 요구는 기본이고, 아예 협상을 거부하고 무조건 시간 끌기 작전을 벌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부지를 매입하고도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대형마트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수십곳에 달한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업지 반경 1㎞ 이내 전통시장 뿐 아니라 상권이 전혀 겹치지 않는 상인들까지 몰려와 돈을 요구하니 사업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무서울 정도"라며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데 규제에 발이 묶여 일본처럼 장기 불황을 맞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규제로 협력사 매출 2조 감소"

새누리당 정책 토론회

"안정적 유통경로 필요"


[ 유승호 기자 ] 대형마트 영업규제 영향으로 최근 2년간 납품 농어민과 중소 협력업체 매출이 2조원가량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대영 한국유통생산자연합회 회장은 3일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경제와 지역민을 위한 대형마트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년간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해 납품 중소기업과 농어민의 매출도 2조원 정도 줄었다”며 “값싼 수입 농산물까지 무차별적으로 들어와 농어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중소 상인 보호를 명분으로 한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농어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농수산물 판로를 제약하고 있다”며 “농어민이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 경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2012년 3월 처음 시행됐으며 같은 해 12월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월 2회 휴업하고 있다.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회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행 후 산지 농업법인의 매출이 평균 10% 줄었고 인력 감축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농어민들을 보호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규제가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연승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소 상인들의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대형마트, 비용 떠넘기기 심각"

中小유통 심포지엄 고통 호소

"매출이 높은 제품을 PB(자체 브랜드)상품으로 전환하고, 제조사에는 납품 단가를 낮추라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손해를 떠안든지 저질 제품을 납품할 수밖에 없어요." "판촉 행사에 빠지면 매장 위치를 바꿔 버리는 등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어쩔 수 없이 참가합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중소유통 심포지엄'에선 대형마트의 불공정 거래로 피해를 본 납품 중소기업들의 생생한 사례가 발표됐다. 중소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부당한 납품 단가 인하'(50%·중복 응답)와 '다양한 추가 비용 부담'(50%)이었다. 대형마트가 이른바 '을(乙)'인 납품업체에 다양한 요구를 하고, 비용을 모두 떠넘긴다는 것이다.

"친환경 제품을 만들라고 해서 재료비가 더 들었는데, 원가 인상분에도 못 미치는 만큼 공급가를 올려줍니다." "마트 인건비를 줄이겠다고 박스 윗부분만 뜯어내면 바로 진열할 수 있게 포장을 바꾸라고 요구하는데, 추가 포장비는 결국 납품업체 몫입니다." "우리는 판촉사원이 1명이면 충분한데, 대형마트는 2명 이상을 요구합니다."

대형마트가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PB상품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PB상품 만드는 원재료를 대형마트 계열사에서 사라고 강요하거나 다른 업체와 PB상품을 만들 경우 거래를 끊겠다고 압력을 넣는다는 것이다. 익명으로 불만을 호소한 중소기업들은 "최근 대형마트가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대기업 오너의 사고와 회사 경영방침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실무에서 일어나는 각종 불공정 사례를 막을 수 없다"며 "정부도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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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아성산업·유한양행·에코플라스틱·평화정공]

다이소, 저가 실용제품 집중… 유한양행, 글로벌 기업과 협력

에코플라스틱, 경량화 주력… 평화정공, 해외 매출 확대


매출 1조원은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가르는 심리적 경계선이다. 수많은 기업이 창업하지만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극소수다. 그만큼 1조원의 장벽은 높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에서 출발해 올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돌파를 노리는 '프리(pre) 1조 클럽' 기업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다이소아성산업·유한양행·에코플라스틱·평화정공이 그 주인공이다.

본지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공동으로 작년 매출 7000억원 이상이고, 올 상반기 매출이 4000억원 이상인 기업 27곳을 분석해 연 매출 1조 달성이 유력한 업체들을 추려냈다. 대기업 계열사 7~8곳도 매출 1조원 첫 돌파를 노리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기업들

경기 침체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에도 다이소아성산업은 연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1000~2000원짜리 컵·주걱·가위·노트 등이 전체 판매 품목의 88%를 차지하는 초저가 전문매장 '다이소'를 운영한다. 작년 매출은 8850억원이고, 올해는 1조5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창업 17년 만에 국내 970개 매장을 만든 다이소아성은 불황에 강한 회사, 나아가 '불황을 먹고 크는 회사'란 별명을 갖고 있다. 회사가 파는 저가의 실용적인 제품이 불황일수록 더 인기이기 때문이다. 요즘 하루에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50만명에 이른다. 박정부 회장은 "저렴하지만 가치 있는 제품에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 '다이소'와 합작사지만, 박정부 회장의 지분이 43.2%로 일본 파트너 지분(34.2%)보다 더 높다. 다이소아성의 안웅걸 이사는 "일본에서 수입해 파는 물건은 거의 없고 오히려 일본 다이소에 연간 1억5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고 말했다.

◇부품업체들 글로벌화

올해는 자동차 부품 업체 2곳이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벽을 넘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문 개폐장치 전문업체인 평화정공은 해외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해 이 분야에서 세계 5대 메이커로 올라섰다. 인도·유럽·미국 등에 해외법인을 8개 설립해 운영하면서 2012년 40% 선이었던 해외 매출이 올해는 60%까지 올라갔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와 해외에 동반 진출해 현지 업체와도 거래를 트는 방식으로 성장 속도를 높였다. 평화정공 진병주 부장은 "중국법인은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업체에 제품을 공급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BMW·포드·크라이슬러 같은 해외 업체도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자동차 범퍼·플라스틱 부품 전문업체 에코플라스틱도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연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로 부품을 만드는 이 회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에코플라스틱은 기아자동차의 창업주인 고(故) 김철호 회장의 외손자 배석두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서진오토모티브가 최대 주주다.

국내 제약사도 매출 1조원 시대에 진입하는 원년(元年)이 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460억원. 연간으로는 1조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강화해 국내에서 의약품 유통을 확대한 것이 매출이 늘어난 주요인이다. 유한양행 안경훈 팀장은 "원료의약품 중심의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해 올 3분기까지 수출액이 1200억원으로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생활용품과 화장품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도 주효했다.

이 밖에 S&T모티브·CJ CGV·LS네트웍스·KG케미칼·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대기업 계열사도 올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숭실대 조병선 교수(벤처중소기업학)는 "매출 1조원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변곡점이자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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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은 서울 화곡6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사업에서는 상식의 한계를 걷어내야 새 기회가 보인다”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역발상으로 성공한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

주택 시장 점차 포화되자 냉방 업체 잇따라 인수

외환 위기 땐 되레 인력 늘려… 아웃소싱 대신 자체 생산


"남들과 정반대의 방향에 서 보세요.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 보일 것입니다. 사업에서는 상식(常識)의 한계를 걷어내야 새 기회가 보입니다."

최진민(73) 귀뚜라미그룹 회장은 서울 강서구 화곡6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역발상(逆發想)'을 수차례 강조했다. 조그마한 보일러 회사가 매출 1조원을 내다보는 중견기업으로 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기존 상식을 뒤집는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아직도 귀뚜라미그룹을 '보일러 제조사'로 알고 있다면 절반도 모르는 겁니다. 난방(煖房)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하니까요."

최 회장의 말대로 '귀뚜라미'는 올해 난방이 아닌 냉방(冷房)사업 매출이 그룹 총매출의 절반을 넘길 전망이다. '귀뚜라미보일러'로 국내 난방 보일러 판매 1위인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이 이제 '냉방'인 셈이다. '귀뚜라미'의 올해 매출이 작년 대비 10% 넘게 늘어난 것도 냉방 부문의 매출 신장 덕분이다.

그는 "주택 시장이 점차 포화상태에 도달해 보일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냉방도 열을 처리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생소한 분야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2003년부터 센추리·범양냉방공업 같은 냉방 기업들을 인수하며 냉방 기술을 축적했다.

최 회장은 '역발상 경영'을 제품 개발에도 적용했다. 이 회사의 간판 브랜드인 '거꾸로 타는 보일러'는 '불은 아래에서 위로 탄다'는 자연의 원리를 거꾸로 뒤집은 것이다. 최 회장은 "불꽃이 위에서 아래로 타 내려갔다가 바닥에 닿고 올라오게 하는 방식으로 열효율 상승을 꾀했다"며 "경쟁사들이 연료를 적게 쓰는 제품 개발에만 매달릴 때 우리는 기존 방식을 뒤집는 기술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10년 전에는 농촌 가구를 겨냥해 나무로 보일러를 때다가 다 타면 자동으로 기름이 연소되는 '하이브리드 보일러'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외환위기 충격이 남아 있던 1998년 봄, 대다수 기업이 경비 절감을 위해 '아웃소싱(outsourcing·외주제작)'을 하던 것과 반대로 자체 생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외부에서 조달하던 모터를 직접 생산하고 보일러 외장(外裝)까지 직접 맡은 것이다.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하다 보니 품질 유지에 한계가 분명했어요. 경쟁력은 인건비가 아니라 기술에 달렸다는 결론을 따른 겁니다."

핵심 부품인 모터의 성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외형 디자인을 개발했다. 또 불량품을 줄이고 생산공정을 개선해 보일러 가격을 30% 정도 낮췄다. 한때 600여개이던 국내 보일러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지나며 20여개로 줄었들 만큼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귀뚜라미'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최 회장은 사무실 벽 액자에 '천직(天職)'이라는 좌우명을 걸어 놓았다. 최 회장은 "하늘이 내려준 것은 보일러 만드는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한 우물을 계속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영원한 현역'을 지향한다. 요즘도 신제품 설명회에 직접 나와 제품을 소개하고 기술 서적을 읽으며 제품 개발에 관여한다. 자가용 운전기사도 없다. "힘이 남아 있는 한 운전도 직접 하고 일도 계속할 것입니다." 그는 매일 새벽 3시쯤 일어나 2시간 정도 독서를 한 다음 5시부터 두 시간 동안 테니스를 치며 건강관리를 한다.

"사업하면서 경기(景氣)가 좋다고 느꼈던 적은 없었습니다. 단 1초라도 편하게 마음 놓을 순간이 없죠. 쉼 없이 새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만의 냉방기술을 무기로 해외 원자력발전소를 상대로 냉동기 등 설비 수출을 늘릴 계획입니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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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마트폰 시장 포화상태…전성기 종료"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전성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 및 분석기관인 IDC의 키란지트 카우어 수석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성기 끝자락을 달리고 있다"면서 "통신사들의 보조금 축소와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IDC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5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1%,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6%,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카우어 연구원은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대거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해왔다"면서 "8억8500만명의 휴대전화 사용자 가운데 80% 이상이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우어 연구원은 "중국은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이미 성숙 시장으로 변화했다"면서 "다만 중국과 다른 스마트폰 성숙 시장과의 차이점은 중국 사용자들이 저가 스마트폰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지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는 것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올해 단말기 보조금을 210억위안(약 3조48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당초 계획했던 340억위안에서 크게 줄인 것이다.

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이 지고 인도가 급부상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인도는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2300만대를 기록해 전 분기대비 27%, 전년 동기대비 82% 급증했다. 스마트폰 잠재 고객도 많은 편이다. 인도의 7억7000만명 휴대전화 사용자 가운데 약 20% 정도만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이데일리

- IDC 집계..3분기 1억5000만대로 1% 성장 그쳐
- 성숙시장 진입-보조금 축소 탓..인도시장 부각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파르게 성장하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벌써부터 “중국 스마트폰 전성기는 끝났다”는 지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중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500만대를 기록해 전기대비 1%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 작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1% 늘어났다.

이같은 전기대비 증가율은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일본을 제외한 전체 아태 지역 스마트폰 출하량은 같은 기간 6% 성장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4%나 증가했다.

키란지트 카우어 IDC 아태 단말기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고공행진은 이제 사실상 끝난 듯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스마트폰 성장 둔화는 이미 대부분의 중국 소비자들이 과거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때문이다. IDC도 중국내 8억8500만명에 이르는 휴대전화 사용자 가운데 스마트폰 이용 비율은 80%를 넘겼다고 전했다.

카우어 애널리스트도 “이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 들었다”며 “특히 중국은 다른 성숙 시장들과 달리 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줄인 것도 고가 스마트폰 보급을 제한하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월 가입자수 기준으로 세계 1위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올해 당초 계획했던 보조금 지급액 340억위안(약 6조1600억원)을 210억위안(약 3조8100억원)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3분기중 인도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300만대로, 전기대비 27%, 전년동기대비 82% 증가했다.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도 인도는 세계 3위 시장으로 거듭났다.

인도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 가운데 아직도 80%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 만큼 잠재 고객군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중국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小米)는 지난 9월 인도시장에 진출해 `레드미 1S`와 `레드미 노트`를 10만대 이상 판매했다. `레드미 1S`는 120달러(약 13만4000원) 수준의 최저가폰이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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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가 오사카를 살렸다.

책과 영화로 전세계에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해리포터’가 일본의 제2도시 오사카(大阪)의 경제를 살려내고 있다. 오사카에 있는 테마파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USJ)’에 해리포터를 주제로 한 놀이시설이 생긴 뒤 국·내외에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호텔 등 관광업계는 늘어나는 손님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테마파크 USJ가 지난 8월 450억엔(약 4500억원)을 투입해 해리포터를 주제로 한 놀이시설을 만들어 공개한 이후 국내·외 관람객이 쇄도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USJ의 지난 8월 관람객 수는 133만명으로 2001년 개장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후 관람객은 더욱 늘어 9월 135만명, 10월 146만명 등으로 집계됐다. 올 연간 입장객 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람객들이 해리포터의 주인공들과 함께 모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된 놀이시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오사카지역 뿐 아니라 도쿄 등 일본 내 다른 지역과 심지어는 외국에서까지 관람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이 시설이 문을 열기 전에는 전체 입장객의 40% 정도가 외지 관람객이었지만, 현재는 60%로 급증했다.

USJ 측은 이 시설이 특히 외국인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끄는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연간 100만명의 외국인 관람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당일관광이 아닌 체류형 관광객인 외지인·외국인이 급증하면서 오사카 일대 호텔의 객실 가동률이 8월 이후 매월 90%를 넘는 등 오사카 경제가 큰 힘을 받고 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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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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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국의 목표는 윈윈 관계…사이버절도 등 해결돼야"

"푸틴, 국수적·과거회귀적"…관계개선 부정적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른 시일에 권력을 공고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 집권 이후 민족주의를 강화하면서 영유권 갈등 등으로 인접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지난달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등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 이래 누구보다도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권력을 공고화했다"며 "단지 1년 반이나 2년 만에 중국 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데 모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급부상이 부정적인 측면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 현안이나 체제 반대자에 대한 탄압 이슈 등에서 위험이 상존한다. 또 민족주의를 활용하면서 인접 국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남중국해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영유권 분쟁을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 중국은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그들의 이해관계와 강력하게 들어맞는다고 본다. 내가 중국을 공식방문한 게 양국 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목표도 중국과 '윈-윈' 할 수 있는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지만, 그러려면 사이버 안보나 민간 기업을 상대로 한 사이버 절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사이버 범죄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반박할 여지가 없다. 그게 문제"라며 "미국 정부는 중국에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부수적인 혜택 가운데 하나도 이 지역에서 높은 무역 기준을 만들어 이를 지적재산권 보호 등이 없는 중국이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신중하고 냉정해야 하지만, 미국이나 세계에 생산적인 방식으로 그 관계를 관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둘러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에는 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국수주의적이고 과거회귀적인 관점이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점점 더 고립시키고 있지만, 러시아 국내에서는 잘 먹히고 있다"며 "푸틴이 마음을 바꿀 것이냐고 내게 묻는다면 러시아 정치권이 내부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챌 때까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고, 이런 조치를 통해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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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해외관광객 80%가 중국인… 중국인 중 80%, 도박하고 그들 중 80%가 돈 잃어

중국 도박꾼을 모시기 위해 왕복 항공표와 5성급 호텔 숙박권을 공짜로 주는 카지노가 있다. 중국어 통역과 중국 요리 제공은 기본이다. 외국이 아니라 제주도 카지노 이야기다.

중국 공안부 기관지 인민공안보(人民公安報)는 3일 중국의 해외 도박 실태를 고발하며 "제주도가 중국인 도박의 새 천당(天堂)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매체는 "제주도 카지노가 세세한 곳까지 챙기는 서비스로 중국 도박꾼을 유혹하고 있다"며 "심지어 '색정 서비스(성 접대)'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 사무실을 열어 '도박 손님'을 직접 모집하고, 제주 관광 일정까지 짜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 카지노의 중국 대리인은 지난 2년 동안 53차례에 걸쳐 중국 도박꾼을 모아 제주도로 보냈다.

일부 카지노는 불법적인 도박 자금 서비스를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도박 자금을 중국 현지 특정 계좌에 입금하면 곧바로 카지노 칩을 내줬고, 카지노에서 딴 칩을 카운터에 건네면 도박꾼의 중국 계좌로 칩에 해당하는 현금을 이체해 줬다. 덕분에 중국 도박꾼은 현금을 들고 제주도에 갈 필요가 없었다. 저장성 공안청의 딩스후이(丁仕輝) 부총대장은 "제주도가 중국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이후 베트남·라오스·미얀마 등으로 가던 중국 도박꾼이 제주도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패가망신'하는 중국인도 적지 않다. 제주도에 근무하는 중국 외교관은 "제주도에는 중국 관광객과 관련한 3가지 '80% 법칙'이 있다"며 "제주도를 찾는 해외 관광객의 80%가 중국인이고, 그 중국인의 80%는 도박을 하며, 도박을 한 중국인의 80%는 돈을 잃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 주변의 대부업체에 고리(高利)로 급전을 빌렸다가 여권을 뺏기고, 빚 독촉에 못 이겨 자살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인민공안보는 이날 "중국인이 지난해 해외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돈이 740억달러(약 82조5000억원)에 이른다"며 "1190억달러를 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해외 도박국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부는 "해외 도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도박은 불법이다. 해외 도박도 불법이지만 관례상 눈감아 주고 있다.

관광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가여유국은 3일 "올해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이 사상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1~11월)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안용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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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슈턴 카터 前국방부 부장관, 헤이글 후임 국방장관 내정… 1차 北核위기때 '영변 선제폭격' 주장한 강경파

2006년엔 WP기고 통해 對北 선제 정밀타격도 주장

IS퇴치·예산개혁 등 현안에 北에 눈돌릴 시간 없을수도


애슈턴 카터(60) 전 국방부 부장관이 최근 사임한 척 헤이글 국방장관 후임으로 내정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내정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고, 국방부 업무 방식과 현안 등을 꿰뚫고 있다"고 말해 곧 지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카터 전 부장관은 2011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국방부 2인자로 일했다. 예산과 무기 조달 등에서 뛰어난 실무 능력을 갖춘 '일벌레'로 통한다. 군 출신은 아니지만 펜타곤(국방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카터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징병제 폐지 이후 세대에서 처음으로 국방장관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은 1973년 베트남전이 끝나면서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꿨다. 카터는 1976년까지 대학(예일대)을 다녀 징병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옥스퍼드대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초기인 1993년부터 1996년까지 국방부 국제안보정책 담당 차관보로 일했다. 당시 제1차 북핵 위기가 터지자 북한을 방문해 핵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 때문에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가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카터가 폐쇄적이고 위험한 북한 정권을 아주 잘 알고 있다"며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북핵 위기 때 영변 핵시설에 대한 선제 폭격을 주장했던 국방부 강경 그룹 일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에는 윌리엄 페리 전 대북조정관과 함께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 정밀 타격을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하고 하와이까지 날릴 수 있는 대포동 미사일 등을 발사 실험하려고 준비한다면 이를 공격해 파괴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1년 9월에 열렸던 국방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카터는 "북한 미사일과 대량살상 무기는 동맹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가진 대규모 재래식 전력과 우라늄 농축, 대량살상 무기 프로그램 등을 통한 비대칭전력 확충 등은 국제사회 전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카터는 "북한이 한국을 두 차례나 공격한 것은 언제든지 도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동맹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비상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었다. 그는 국방 예산 감축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미국이 국방비를 줄이더라도 아·태 지역 중시 전략과 한·미 동맹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카터가 장관으로 취임하더라도 북한보다는 이슬람국가(IS) 퇴치 전략 마련, 국방 예산 개혁 등을 우선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북한에 눈을 돌리기도 전에 임기가 끝날 수 있다. 헤이글 전 장관이 백악관 참모들과의 갈등 때문에 사실상 쫓겨났는데, 카터도 그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부장관에서 물러날 때도 일부 갈등설이 있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로 활동하다 최근 스탠퍼드대로 자리를 옮긴 그는 민주당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도 친분이 깊다. 그러나 공화당 출신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2008년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의 참모로도 활동했다. 양당을 뛰어넘는 초당파적 행보로 상원 인준은 무난할 것이란 평이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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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근 2년간 해킹 공격 왜?… 16개국 주요 항공사·방산업체 등 50여곳

이란 해커들이 최근 2년간 대한항공을 비롯해 해외 주요 항공사 및 방산업체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해왔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표적이 된 업체의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하거나 민감한 정보를 빼간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사일런스(Cylance)’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86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킹은 ‘클리버(Cleaver)’라는 이란 국적의 해킹그룹이 저질렀다. 이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16개국의 항공사, 방산업체, 에너지 회사 등 국가의 주요 기반시설과 관련된 기업 50여곳을 표적으로 삼았다.

특이한 것은 클리버의 공격 대상 50여곳 중 9곳이 한국 내에 있는 회사라는 점이다. 이는 미국(11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서울 소재 기업이 7곳으로 전 세계 단일 도시 중 최다였으며, 인천과 경기도 고양시 소재도 한 곳씩 있었다. 해킹 대상은 공항과 항공사, 대학교, 기술기업, 중공업기업 등 다양했다.

사일런스는 이란 해커들이 이례적으로 한국 기업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이란이 우방인 북한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공동작전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과 북한은 2012년에 과학협력 협정을 맺었으며 이 협정에는 정보기술(IT)과 보안 관련 협력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2010년부터 미국 주도의 이란 제재에 동참한 것도 이유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침투의 주목적은 클리버 조직원들에게 해킹을 통한 물리적 파괴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사일런스는 설명했다. 사일런스는 “이미 클리버가 이전에도 석유·가스 시설 가동 시스템을 해킹한 적이 있다”면서 “특히 이번에는 항공사와 공항 등의 해킹 능력에 있어 ‘충격적인 접근 능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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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가 발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국제투명성기구(TI)가 2014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55점을 받아 175개국 중 43위를 기록하며 6년 연속 정체 또는 하락했다.

부패인식지수는 공직사회와 정치권 등 공공부문에 부패가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 정도를 평가한 지표로, 전문가의 인식을 반영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산출한다.

이에 따라 70점대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로 볼 수 있으며 50점대는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로 해석된다.

세계적으로는 덴마크 92점, 뉴질랜드 91점, 핀란드 89점, 스웨덴 87점으로 차례대로 1∼4위를 차지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84점(7위), 일본 76점(15위), 홍콩 74점(17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북한과 소말리아는 8점으로 작년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43위로 작년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해 우리보다 순위가 앞섰던 2개국이 올해 조사대상에서 빠졌으며, 1개국(몰타)은 한국과 공동 43위를 기록해 실질적인 진전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참 씁쓸하네”,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생각보다는 높은데?”,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정부 좀 반성하길”,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부끄럽네”, “한국 국가청렴도 순위, 상위권은 항상 비슷한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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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탈북 여성 송지영(왼쪽)·이순실씨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북 콘서트’ 논란을 일으킨 신은미·황선씨에게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탈북여성 5人 "신은미·황선 끝장토론하자"]

"재미 교포 관광객 오면 한달간 수업 중단하고 연습

'평양 원정 출산' 황선씨는 최상류층 이용 평양산원… 난 보일러실서 몸 풀었다"


5명의 탈북 여성이 '종북(從北)콘서트' 논란을 빚은 신은미(53)· 황선(40)씨를 상대로 "끝장토론을 하자"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들은 "신씨·황씨가 그렇게 북한에 대해서 잘 안다니 북한에서 직접 살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한 우리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북한의 인권·정치·경제·문화 등 아무 주제라도 상관없으니 어떤 것이 진실한 북한의 모습인지 가려보자"고 말했다.

2002~2007년 사이 탈북한 이순실(46) 김정아(39) 송지영(36) 한선화(29) 김진옥(29)씨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서 놀다 온 그대들(신은미·황선)은 그곳이 그리 좋으면 짐 싸들고 평양에 가서 2년만 살아보라. 그러면 이 꽃제비 엄마의 절규를 그곳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실씨는 "신씨·황씨가 편한 시간과 장소를 맞추면 우리와 함께 합동 토크 콘서트를 열어 제대로 된 북한 이야기를 해보자"며 "신씨 페이스북에 이런 댓글을 달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당장 오는 6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평양 출신인 이씨는 1991년 군복을 벗은 뒤 끼닛거리를 찾아 길거리를 떠돌기 시작했다. 이씨는 "여기저기 떠돌다가 혜산역 보일러실에서 몸을 풀었다"며 "황선씨가 (북한 최상류층이 출산하는) 평양산원에서 딸을 낳았다고 하는데 북한에서 나고 자란 우리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온몸에 숯검정이 묻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소똥에서 여물 콩을 골라 입에 넣어줬던 그 아이도 행여 굶어 죽을까 봐… 중국 돈 5000원에 팔려나갔다"며 울었다.

2007년 탈북한 한선화씨는 "아버지가 외화벌이를 한 덕분에 부유층 자녀가 다니는 청진외국어중·고교에 다녔다"고 했다. 한씨는 "한 번은 재미 교포 관광객이 온다고 해서 650여명 전교생이 한 달 전부터 수업을 중단하고 건물 구석구석 횟가루를 발랐다"며 "나를 포함해 전교에서 얼굴 빛깔 좋은 30명을 낯선 교실에 한데 모았다"고 말했다. 학년이 제각각인 모인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재미 교포 앞에서는 친구처럼 굴라"고 했다고 한다.

교사는 선발된 학생들에게 "지금부터 너희 아버지 직업은 농부다" "아버지가 광산에서 일한다고 말하라"고 일렀다고 한다. 학생들은 아버지의 '새 직업'을 외우거나, "아버지 직업과 상관없이 이런 좋은 학교에 다닐 수가 있습니다" "저희는 배가 고프지 않고, 수령님의 은덕으로 잘살고 있습니다"며 대사를 연습했다. 한씨는 "재미 교포 아줌마 신씨가 바라본 북한은 우리가 연기(演技)했던 북한"이라며 "'북한을 제대로 알려주겠다'는 토크 콘서트를 벌이는 신씨를 볼 때마다 그날 학생들의 연기에 놀아난 재미 교포 관광객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청진에서 무역회사 사장을 했다는 김진옥씨는 '외국인 방문학교'를 다녔다. 관광객들을 맞도록 지정된 학교였다. 중국인 관광객 3명이 왔을 때 키가 작은 김씨의 친구는 "눈에 띄지 않게 구석에 처박혀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김씨는 "혹시라도 말실수라도 하면 관광객이 돌아간 다음에 호되게 혼났다"며 "학생들은 신은미씨 같은 외국인 관광객을 싫어했다"고 말했다.

북한 여군 장교 출신인 김정아씨는 평안남도의 군(軍)병원에서 첫째를 낳았다. 여건이 낫다는 그 병원에서도 "산모 피 닦을 걸레가 없으니 천을 내라"고 했다. 산모 김씨가 자신의 옷 세 벌을 찢어서 피를 닦았다고 한다. 함경북도 청진 출생으로 2004년 탈북한 송지영씨는 "북한 주민들은 '서울 사람들은 먹을 게 너무 많아서 다이어트를 한다더라'고 수군거리기만 해도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다"며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은 신씨나 황씨 같은 외국 관광객 앞에서 김씨 일가를 찬양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옥 같은 북한을 탈출한 우리 탈북자들의 고통을 천분의 일이라도 안다면 토크 콘서트에서 관광으로 다녀온 평양을 북한의 전부처럼 말할 수 있는가"라며 "북한에 잠시 들른 신은미·황선씨가 한 마디를 하면, 백 마디 반박으로 돌려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북한의 '진짜 모습'을 알리는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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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통일시 북한인구 180만명 남한 이주할 듯"

"통일직후 北 실업률 일시 30~50%대까지 급등 예상"

(세종=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남북한이 독일 방식으로 완전한 통일을 할 경우 북한 인구의 7%가 남한 지역으로 이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독일 할레경제연구소(IWH)와 공동으로 주최한 제1차 한·독 통일경제정책 네트워크 세미나에서 KIEP의 김보민 부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의 남북통일 이후 노동시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남북통일 시 2013년을 기준으로 북한 주민 2천400만명(2013년 기준) 중 7.3∼7.6%인 176∼178만명이 남한 지역으로 이주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남한 지역 인구는 3.3∼3.5% 증가하게 된다.

독일의 경우 통일 직후 동독 지역의 총 인구 1천600만명 가운데 2.5%인 40만명이 서독 지역으로 이동했다.

또한 그는 기존 연구와 독일 통일 이후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 지역의 실업률을 추정한 결과, 통일 이후 북한 지역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최대 30∼50%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독일이 통일 후 실시한 실업자 훈련프로그램과 같은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도입하는 등 노동수요의 변화를 예상한 프로그램을 미리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KIEP의 한민수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자본시장 개방과 더불어 개발원조 정책이 북한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자본시장 개방이 총요소생산성을 14% 증가시키지만 경제성장률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측 발표자인 IWHDML 마이케 이렉 연구원은 독일 통일로 경제성장 잠재력이 일정 기간 손상됐지만, 2천년대 초반 이후에는 통일로 인한 이익이 컸다고 발표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개성공단에 이어 남북 경협의 새로운 창을 여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같은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해 남북 간 신뢰수준과 남북경협의 예측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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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공습 영상에 F-4 팬텀기 등장…40여년前 美가 이란에 판매
‘악의축’서 관계변화 가능성…백악관은 “군사협력은 불가”



미국이 지구촌 ‘공공의 적’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35년간 원수처럼 지내온 ‘악의 축’ 이란과 손을 잡고 있다.

이란은 최근 IS에 대한 공습을 시인했다. 이는 미국 등 국제연합전선에 참가한 것이 아닌 단독 행동으로, 미국도 공식적으로는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IS에 대한 연합군의 공습에 이란이 사실상 동참함으로써 1979년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사태 이후 악화됐던 양국 관계에 핵 협상 진전과 더불어 화해무드가 본격화될 지 주목된다.



서방과 이란의 핵협상이 내년 7월까지 연장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란의 IS 공습은 미국과 이란의 외교 관계 전환과 중동 영향력 변화 등 국제정세에서 미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이란의 전략 전환, 35년 ‘앙숙관계’의 변화?=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 내 IS에 대한 이란의 공습에 대해 ‘긍정적’(positive)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는 “2개월 전부터 이를 멈추기 위한 모멘텀을 갖자는 합의가 있었지만 대쉬(IS)가 여전히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만약 이란이 특정 지역에서 IS에 대한 공습을 했다면 실질적인 효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공개한 공습영상도 의미심장하다. 영상에는 이란 공군 F-4 팬텀기가 등장했다.

F-4는 미 대사관 인질사태 이전인 1960~1970년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시절에 미국이 이란에 판매한 전투기였다.

당시로선 최신예 전투기로 무려 200여대가 이란에 인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공습과 관련, 이란과의 군사협력은 배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란과의 군사협력 불가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IS 대응에 있어 각국의 협력이 절실한만큼 미국이 국제연합전선에 참가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수니파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 공개적으론 이란과의 협력을 지지할 수는 없으나 내부적으론 이를 반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보낸 비밀 서한이 이를 시사한다.

WSJ은 지난 10월께 오바마 대통령은 하메네이에게 비밀 서한을 보내 IS에 공동대응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것과는 달리, ‘공동의 적’에 대응하며 이란과 수 차례 비밀서신을 주고받는 밀월관계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란의 꿍꿍이도 따로 있다. 이슬람 시아파 국가들의 결집을 노리고 그 중심에 이란이 서고자 하는 것이다.

과거 이란-이라크 전쟁과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위축됐던 이란은 연이은 미국-이라크 전쟁과 핵 협상 진전 등으로 시아파 맹주였던 이라크보다 우위에 섰다.

또한 이번 IS 사태를 계기로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을 엮는 시아파 연맹으로의 발전도 가능하다.

공습 이전에도 이란은 이라크에 수호이(Su)-25 전투기를 제공하고 군사고문단을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내전이 한창인 레바논군에 무기를 보냈고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도 지원하고 있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란의 무장세력 알 쿠드(Al-Qud)군은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어 중동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IS 공습 동참한 이란의 전투력은=이란이 공개한 F-4 전투기는 생산된 지 40년 정도 된 노후화된 기체들이다. 제조사인 보잉에 따르면 이 기종은 1979년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

F-22 랩터, A-10 공중공격기, AH-64 아파치 헬리콥터, 무인항공기 등으로 이라크 지상군을 지원할만한 미군의 정밀타격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2개월여 동안 미군의 공습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여러 주장이 나오며 여전히 공습 효과에 대한 의문이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 역시 한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습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공습으로 테러리즘을 끝낼수는 없다. 지형을 잘 알고 대응할 수 있는 지상군이 필수적”이라며 “지난 2개월 동안 국제연합전선이 이끈 공습이 실질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공습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이란이 지상군을 파병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그러나 만약 이란이 지상군을 파병하게 될 경우 이를 견제하는 수니파 사우디와 UAE 등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파병을 반대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함께 공동대응군을 보내는 것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결국 이란의 지상군 파병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공습과 기타 군사지원으로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란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집계한 올해 군사력 순위에서 22위에 올라있다.

25위인 사우디보다 높으며 중동지역에선 이집트(13위), 사우디(25위) 정도가 견제세력이다.

전선에 배치된 병력 수는 약 54만5000명, 예비군은 180만 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전차는 2400대,전투용 차량은 1500여대, 야포 2000여문, 다련장로켓포와 자주포 1200여문 등 막강한 지상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항공 전력은 480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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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the300]예산권 지닌 도지사가 먼저 의회에 제안]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정부 예산안이 자동부의되고 시한내 통과되면서 예산편성권을 지닌 정부(기획재정부)의 권한이 더욱 막강해졌다. 납세자의 대표인 국회에 예산편성과 감시의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기도에서는 이같은 실험이 시작됐다. 예산권을 가진 지방정부가 의회와 함께 예산을 짜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이었던 2004년도에 당론으로 채택해 거당적으로 추진했던 예결위 상임위화를 추진해야 한다. 여당이 됐다고 입장을 뒤집어선 안된다."

2008년 여당이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새해 예산안을 강행처리한 다음날인 12월14일 당시 4선의 남경필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일부 중진의원들이 동조했지만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등 주류의 반대에 다시 부딪혔다.

국회의 예산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예결위 상임위화는 항상 예산편성권을 가진 가진 주류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야당 때 주장했다가 정권을 잡으면 다시 반대로 돌아섰다. 2004년 상임위화에 반대했던 열린우리당(현 새정치민주연합)도 야당이 된 후에는 찬성입장이 됐다. 공격과 수비가 뒤바뀔 뿐 결론은 언제나 같았다. 그만큼 돈줄을 쥐게 되는 예산권의 유혹은 강했다.

그러나 예산편성권을 가진 주류 쪽에서 먼저 예결위 상임위화를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기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교롭게 주인공도 8년 전 '여당의 말바꾸기 풍토'에 직격탄을 날렸던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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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권 가진 쪽이 제안한 예결위 상임위화 = 남 지사는 지난달 10일 경기도의회에서 가진 시정연설에서 예결위를 일반 상임위화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그는 "예산의 편성에서 결산으로 이어지는 재정 운영의 흐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예결위를 상설화해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공공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상임위 구성은 의회의 권한이지만 예산편성권을 쥔 지사의 예결위 상임위화 제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집행부의 수장이 자신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예산 심사 시스템을 바꾸자고 의회에 먼저 제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결위 상임위화는 언제나 예산편성권을 쥔 여당과 정부의 반대로 무산돼 왔다.

예결위의 일반 상임위화는 의회(국회)의 예산 심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 상임위의 경우 의원들이 2년간 상임위 현안들을 집중적으로 다뤄 전문성이 쌓여가지만 예결위는 임기가 1년에 불과하고 9월 중 예산이 정부에서 넘어오면 2-3개월만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예산 심사를 마쳐야 한다. 게다가 겸임 상임위로 위원들이 예결위에만 전념하기 힘들다. 전문성이나 물리적인 심사 시간 모두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래선 입법부에 부여된 예산 심의를 통한 정부 재정 집행 견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예결위가 2년 임기의 일반 상임위가 되면 1년 내내 예산안을 두고서 의회와 정부와의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전문성을 갖고 정부의 예산 편성을 견제할 수 있게 돼 반복되는 부실심사와 쪽지·민원성 예산도 줄어들게 된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세금이 제대로 쓰여지는 제대로 감독함으로써 예산주권이 확보되는 의미도 있다.

반면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예산안을 편성하는 정부는 예결위를 통해 정부 추진 정책과 사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간섭을 받게 된다. 예결위가 전문성까지 갖추게 되며 정부의 뜻을 관철하기는 더욱 힘들다. 그동안 정치권의 상임위화 시도가 번번히 무산됐던 배경이다.

이런 일을 예산권을 지난 지사가 먼저 하자고 제안을 했으니 이례적일 수 밖에 없다. 성사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황성태 경기도 기조실장은 "사실상 자신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예산권을 오픈하겠다는 취지"라며 "그래야 재원 배분이 합리적으로 될 수 있다는 게 남 지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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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의회와 함께 예산 짜겠다"= 예결위를 일반 상임위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경기도 의회의 상임위 숫자가 11개로 제한돼 있어 현 상임중 1개를 폐지하거나 2개 상임위를 통합해야 한다. 또 예결위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다른 상임위 예산 편성 권한이 약화된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상임위 재편은 2016년 하반기 원구성 때나 가능하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낙관적이다. 무엇보다 남 지사의 의지가 강력한 동력이다. 국민이 낸 세금을 제대로 쓰는지 감시하는게 국회인데 그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게 해야한다는 게 5선 의원을 지낸 그의 소신이다.

남 지사는 당장 내년부터 의회의 함께 예산을 짠다는 구상이다. 예결위가 일반 상임위화 되기 전이라도 의회와 예산권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도 집행부가 예산안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하면 11월께부터 길어야 한달 가량 심사가 이뤄진다. 게다가 증액하거나 신규 사업을 넣을 때는 도지사의 동의를 받아야해 이미 편성된 예산을 심의하는 것으로는 재정 집행 견제에 한계가 있다. 이를 예산편성시기를 3-4개월 당겨 4월부터 시작하고 편성 시점부터 예결위와 함께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의회측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야당 소속 도의회 관계자는 ""예산편성권을 나누겠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집행부가 제시하는 세부안을 보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의원들이 도민 대표들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도민들의 의견이 예산 편성에 반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예산 편성 시스템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경우 예결위 상임위화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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