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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 시사정보(2015 03.22)

구봉88 2015. 3. 26. 11:07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191호.   2015.  3.  22.)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中 왕이, 한국 AIIB 가입 "진일보한 연구 하고 있어"(종합)

  2.美 재무장관 "强달러는 미 경제에 좋다" 재확인

  3.절박한 한국경제..재정 10조 추가 투입으로 살아날까

  4.저유가로 기업 산다

 

기업경영

  1.주총서 드러난 CEO 경영전략 키워드

  2.포스트잇부터 비행기까지 통하는 기술

  3.페이스북 사상최고가 행진…S&P500 시총 10위 진입

  4.美 과학 계간지 '스켑틱' 발행인 마이클 셔머 인터뷰

  5.'위비 CEO클럽' 20人, 피렌체 문화 속으로

  6.[지식콘서트] 최재천 교수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下)

  7.[Weekly BIZ] 잘못된 M&A는 '죽음의 키스'

  8.18세기 스웨덴… 중국까지 항해 한 번으로 국가 GDP만큼 벌었다는데…

  9.애플에 밀린 삼성… 이젠 믿을 건 ‘갤럭시S6’

  10.레드오션 '라면집'에서 찾은 대박의 비결

  11.[글로벌기획]“한국 기술자 年 1만5000명씩 美취업 초청합니다”

  12.[토요판 커버스토리]모바일만으로 1주일 살아보니

  13.바이두가 딥러닝에 주목하는 이유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中, 9월 항일 전승 기념행사에 朴대통령 공식초청

  2.중국, 하늘의 중원 패권 꿈… 불붙는 ‘우주 전쟁’

  3.북극 얼음, 무섭게 녹는다

  4.유엔 "15년 뒤 세계 물 수요 40% 부족"

  5.[人사이드 人터뷰] 박문호 ETRI 책임연구원 "자연과학 알아야 기업 글로벌 경영도 감 잡혀요"

  6.프란치스코 교황 "사형제는 복수의 도구…정당화될 수 없어"

  7.자본주의는 격차 벌리는 제도…정의로운 소비 통해 부의 선순환 이뤄야

  8.글로벌 기업 생존 秘書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나우'

  9.세계 다이아몬드 판매, 작년 90조원 돌파…美·中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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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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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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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장관 "强달러는 미 경제에 좋다" 재확인

- "통화 가치 상승은 미 경제의 활력을 의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마이애미 데이드 대학 울프슨 캠퍼스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달러 강세는 좋은 것”이라며 “통화 가치의 상승은 미국 경제의 활력을 증명한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미루는 듯한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취한 것에 대해 강한 달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라 루 장관의 발언이 의아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다.

루 장관은 “달러화는 대불황이 시작된 이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말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98.2를 기록해 1년 전 80.2보다 강해졌다.

달러 강세는 미국 소비자가 수입 물품을 낮은 가격에 구입하고, 해외여행을 할 때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 수출 물품을 구입하는 전 세계 소비자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전체적으로 미국 경제성장엔 방해가 된다는 평가다.

루 장관의 달러 강세 발언이 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통화전략가는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에 여전히 좋은 것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루의 발언은 미국 산업계가 달러 강세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은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 장관은 지난 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강한 달러는 좋은 것이라고 전임자들도 말해왔다. 달러 강세가 공정한 정책, 강한 경제에 의한 것이라면 미국에 좋다. 다만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해 설계된 (정책) 개입이 있을 경우엔 얘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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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한국경제..재정 10조 추가 투입으로 살아날까

- 재정·금리 쌍끌이 경기부양책 긍정적 평가
- 신규 투입 1.9조 불과해 '조삼모사' 비판도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정부가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0조원 규모의 재정을 추가 투입키로 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춘 ‘쌍끌이’ 부양책으로 유효수요를 높여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뜻이다.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절박함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최경환 경제팀은 지난해 7월 출범 후 ‘46조원+α’ 정책 패키지, 두 차례의 투자 활성화 대책,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 4대 부문 구조개혁 등의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경기 회복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줄었으며 특히 광공업 생산 감소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3.7%에 달했다. 수출도 1월과 2월 각각 0.7%와 3.4% 줄었고 1월 소비도 3.1% 감소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높였다.

한은은 올해 1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인 3.4%를 다음달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오는 5월 거시경제지표 전망치를 조정할 때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1.75%로 내린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그러자 최 부총리는 당초 예정에 없던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정책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예산에서 인건비·기본경비·내부거래 등을 제외한 집행관리 대상사업 예산의 상반기 조기집행액을 2조원 수준 증액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률 목표치는 58.0%에서 58.6%로 올라간다.

여기에 정부는 46조원 정책패키지 잔여분 중 조기집행을 기존 5조5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을 증액시켜 총 3조원을 상반기 중 추가 조기집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민간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기 위해 올해 6조9000억원의 자금을 신규 투자하는 방안도 내놨다. 유가하락 및 삼성동 본사 부지매각으로 여력있는 한국 전력이 1조원 규모의 노후 송배전시설 교체 및 보강사업을 벌이는 등 공공기관이 총 1조4000억원의 투자를 확대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여수 산단 내 신규 공장 설립과 관련한 애로를 해소해 연내에 5천억원 규모의 공장설립 프로젝트를 추진되도록 할 방침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러나 이번 부양책은 대부분 재장 집행 시기만 앞당겼을 뿐 신규 투입되는 금액은 1조9000억원에 불과해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피용익 (yonik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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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칼라일·블랙스톤 등 사모펀드 "국제유가 바닥 근접" 베팅

에너지기업 사냥 열올려

칼라일 등 사모펀드 업체들이 유가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이들 사모펀드는 유가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해 공격적으로 에너지 기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칼라일·블랙스톤 등 사모펀드들은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원유·가스 등 에너지 기업 투자와 인수에 나서고 있다. 칼라일은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25억달러의 '인터내셔널에너지펀드'를 조성한다. 또 블랙스톤은 90억달러의 펀드 자금을 마련했고 계열사인 GSO도 에너지 기업 채권에 투자하는 25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사모펀드들이 에너지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유가 하락으로 그동안 고평가됐던 기업들의 거품이 빠져 싼값에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채가 늘어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에너지 기업들도 사모펀드에 적극적으로 손을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 또한 이득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업 사냥꾼' 윌버 로스 WL로스앤코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지난해 7월 고점 대비 60% 이상 급락하면서 이득을 보는 쪽과 손해를 보는 쪽이 엇갈리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분명히 이득을 보고 있다"며 "유가 하락의 혜택을 계산해보면 미국 소비자 한 명당 매달 90달러 정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픽업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이 잘 팔리고 있고 휘발유 값도 갤런당 3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로스 회장은 금융과 운송·건설자재 등은 물론 최근 급락세를 보이는 금속과 광물·에너지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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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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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혁신제품·구조조정·융복합·R&D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방점

급변하는 시장 환경 맞대응

20일 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주총 발언을 종합한 결과 키워드는 '혁신적인 제품과 구조조정,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경쟁력 확보' 등으로 압축됐다.

CEO들은 혁신적인 제품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선행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우수한 연구인력에 대한 채용과 산학협력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갈수록 나빠지는 대내외 시장 여건을 미래 경쟁력 제고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을 지역별로 밀착관리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전년 대비 10만여대 늘어난 315만대를 생산,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 역시 "시장과 고객의 관점에서 모든 경영활동이 이루어지는 '마켓 드리븐 컴퍼니(market driven company)'로의 혁신을 이뤄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한 시장 선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 젖어 있기보다 그동안 축적한 소재·부품·서비스 등 LG의 다양한 역량을 모으고 산업 간 융복합을 적극 활용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쁜 업황을 반영,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도 어느 해보다 강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정유산업은 올해도 여전히 어렵고 구조적 문제도 있다"면서 "봄도 있고 겨울도 있듯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사즉생의 각오로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채욱 CJ 대표는 "글로벌 사업 중심의 미래성장동력 확보, 사업구조 혁신,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비자금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 13일 "신성장사업의 상업화 기반 확립과 함께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한 해도 삼성만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노력을 다해 초일류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D램은 20나노 양산을 전개해 선두업체로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메모리 기반 반도체 솔루션 회사'라는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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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포스트잇부터 비행기까지 통하는 기술

  • 최현묵 기자
  • [Cover Story]'수퍼 을' 3M 잉게 툴린 회장 "꿈의 영업이익률 비결은…"

    독자 여러분은 '3M' 하면 뭐가 생각나시는지? 십중팔구 '포스트-잇'이나 '스카치테이프'일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이런 소비재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은 전체 매출의 16%에 불과하다. 나머지 84%는 일반인이 이름도 잘 모르는 각종 소재나 부품에서 거둬들인다.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인 것이다.

    잉게 툴린 쓰리엠 회장
    사진=이태경 기자, 그래픽=박상훈 기자
    최근 방한한 잉게 툴린(62·사진) 3M 회장(이사회 의장 겸 CEO)에게 포스트-잇 이후의 혁신 사례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하자 그는 '너 이런 건 몰랐지' 하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우리는 수많은 포스트-잇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그걸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혁신적 제품들이 완제품의 부품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비행기, 우주선, 열차, PC, 노트북 컴퓨터, 휴대폰에 들어 있습니다."

    B2B 회사는 소비재 기업과는 다른 고민에 시달리기 일쑤다. 이를테면 구매 기업들이 단가를 일방적으로 후려치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 이른바 '갑질'이다. 3M도 비슷한 일을 겪지 않을까. 툴린 회장은 테이블을 가볍게 내려치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우리가 납품하는 거대 기업들은 납품 단가를 깎는 걸 모토로 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R&D가 중요한 겁니다. 우리는 남들도 다 만들 수 있는 제품들로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차세대 기술에 기반을 둔 제품들로 협상합니다. 우리는 거래 기업들에 '이런 게 당신들이 원하는 제품인가? 당신들이 꿈꾸는 미래의 제품은 무엇인가? 우리가 가진 기술 중에 당신들이 원하는 기술이 뭔지 한번 살펴보자' 이런 식으로 접근합니다. 이렇게 되면 가격은 문제가 안 됩니다. 우리는 거래 기업들이 기능, 외양, 디자인 등에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초기 단계부터 제안하고 협상을 이끌어갑니다. 그러기에 일반적인 납품 협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가격 협상이란 건 의미를 잃게 됩니다."

    3M이 '수퍼 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R&D를 줄이지 않고 계속해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기술력을 확보한 데도 기인한다.

    "2008~2009년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게 장기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겁니다. 3M은 다릅니다. 물론 당시에 우리 역시 비용을 줄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두 가지만은 건드리지 말자'고 결정했습니다. 연구·개발비와 개발 인력입니다. 일부 감원도 했고 사업 부문을 축소하기도 했지만, 두 가지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경기 침체 후 회복기에는 잘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비용 절감을 위해 근로시간을 주 4일로 줄이고, 일시적으로 월급을 10% 깎았고, 출장을 줄이는 등 갖가지 대책을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연구·개발 부문은 예외였습니다. 그게 우리 회사 문화였기 때문이고, 연구·개발비를 줄이면 2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최고경영진 모두가 이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힘든 시절을 떠올리는 듯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쓰리엠의 높은 영업이익률  2014년 기준
    3M과 관련된 숫자 중엔 깜짝 놀랄 만한 게 적지 않다. 제품 가짓수가 5만개라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이 계속 20%를 넘었다는 것이다. 작년엔 22.4%였다. 한국 100대 상장사 평균이 5.3%에 불과하고, 미국 S&P 500 기업이 14.6%인 것과 큰 차이다.

    ?22.4%의 영업이익률은 많은 한국 기업으로선 꿈도 꾸기 힘든 숫자입니다. 어떻게 그런 숫자가 가능합니까?

    "수직 통합형 비즈니스 모델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진 원천 기술들은 전 세계 72개국의 모든 3M 자회사와 모든 사업부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46개의 기술 플랫폼(원천 기술군)을 모든 자회사와 사업부에서 융합해 새로운 제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하나의 기술로 사무용품부터 비행기 부품까지 만들어내기 때문에 비용은 줄고 이익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인 셈이다. 툴린 회장은 46개 기술 플랫폼 중 하나인 접착제를 예로 들었다. "우리는 접착제 원천 기술 하나로 세 가지 완전히 다른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포스트-잇과 스카치테이프입니다. 둘째는 비행기에 쓰이는 접착제입니다. 셋째는 상한 치아를 덮어씌우는 크라운(치관)입니다. 하나의 원천 기술 기반을 갖고 포스트-잇부터 비행기까지 쓰는 겁니다."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도 이유로 들었다. "우리는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5년 내 개발된 신제품에서 거둡니다. 우리 매출이 300억달러가 넘는데 그중 100억달러 정도는 6년 전에 존재하지도 않던 제품에서 벌어들이는 겁니다." 단가가 높은 신제품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면서 이익이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매우 슬림한 조직을 운영합니다. 우리는 조직의 최상층부터 최하 단위까지의 계층 구조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경영자는 늘 '시장과 최고경영진 간 거리를 최소화하라'는 명제를 기억해야 합니다."

    3M의 2014년 매출은 318억달러로 '2014 포천 500대 미국 기업' 순위에서 101위를 차지했다. 3M은 또 업종별 초우량 기업 30개만 편입되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에 1976년부터 계속 자리를 지켜왔다.

    113년 역사의 3M이 최근 ‘젊은 회사’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비로 매출의 6%를 투입하고, 전 세계에 연구·개발 인력 8500명을 둔 첨단 기술 회사이지만, 일반인들에겐 여전히 포스트-잇과 가정용 수세미 만드는 회사란 인식이 깊다. 스마트폰 화면을 밝게 만들어주는 필름이나 자동차 부품용 경량 플라스틱 같은 제품을 3M 제품이라고 알고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3M은 올해 ‘3M 과학. 생활에 적용되다(3M Science. Applied to life)’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트위터 등 SNS 마케팅을 강화했다. 또 13일 개막한 세계 최대 스타트업 행사이자 뮤직 페스티벌인 ‘2015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 자사가 발명한 물질로 만든 미래형 전시 공간 ‘3M 라이프 랩(Life Lab)’을 열어 젊은 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13~22일 미국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행사인‘2015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SXSW)’ 에 3M이 전시관을 만들어서 자사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SXSW에 3M이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22일 미국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행사인‘2015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SXSW)’ 에 3M이 전시관을 만들어서 자사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SXSW에 3M이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3M 제공
    비즈니스의 핵심 두 가지, 과학과 예술

    ?3M은 굴뚝 산업 시대 혁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IT 기업들에 밀리는 듯 보입니다.

    “맞습니다. 매우 통찰력 있는 질문입니다. 한때 사람들은 3M을 혁신과 동일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습니다. 우리도 혁신을 해왔지만 어느 때부턴가 다른 회사들이 혁신적 회사 순위에서 우리를 앞질렀습니다. 그러나 IT 회사들이 하는 혁신과 우리 같은 회사의 혁신은 다릅니다. 3M은 재료과학에 기초한 회사입니다. 반면 다른 회사들은 아주 간단한 제품 개선이나 아이디어만 갖고도 TV 광고 등을 통해 혁신이라고 강조합니다. 제가 3M의 슬로건을 ‘3M 과학. 생활에 적용되다’라고 새로 만들고 13일부터 대대적 홍보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는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과학에 기반한 회사임을 알리고, 그들이 일할 만한 회사임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은 회사 슬로건에 쓰긴 좀 무거운 얘기가 아닐까요?

    “세계경제를 추동하는 힘인 기술은 결국 과학에서 나옵니다. 비즈니스에 필요한 건 예술과 과학 두 가지입니다. 먼저 과학으로 새로운 걸 만들어내고, 다음으론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갖는 느낌을 창조해내는 겁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최근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기업들은 무인차, 우주비행, 드론 등 실험적이고 대중이 좋아할 만한 것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새로운 실험의 일부로 기여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이름을 내걸고 하진 않습니다. 우린 현실에 기반한 알찬 회사를 지향합니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면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3M도 새로운 분야에서 혁신적인 실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우리에게 유망하다고 권했던 프로젝트 대부분은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근본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 어떤 것을 시도한다면 그건 진짜 3M이 아닙니다. 우린 재료과학에 기반한 회사이며, 그것을 파고들 겁니다. 우린 말도 안 되는 것들을 달에 보내려고 하진 않을 겁니다. 그건 우리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

    ?3M의 신제품 개발 과정은 다른 회사와 어떻게 다릅니까?

    “신제품 개발에는 크게 두 가지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내부적으로 ‘OEM 사양(OEM specification)’이라고 부르는 프로세스입니다. 우리가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는 특정 고객사의 품질 기준에 맞춰 개발하는 형태입니다. 다른 하나는 ‘고객으로부터 영감 받은 혁신(customer inspired innovation)’이라 부르는 것으로, 소비 시장에 초점을 맞춘 혁신입니다. 중요한 건 두 프로세스 모두 우리 R&D 연구소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고객에게서 시작된 혁신이란 점입니다.”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는 말은 CEO 대부분이 자주 하는 말이지만 실천은 어렵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그게 곧 우리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3M의 근본적인 힘은 네 가지입니다. 원천 기술 플랫폼, 제조 능력, 전 세계적 조직, 브랜드 자산이 그것입니다. 이 네 가지는 우리가 더 큰 가치를 창출해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건 절대 건드려선 안 됩니다. 지난해 우리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2.4%, 순이익률은 15.7%로 매우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주주는 ‘지금 이익률도 높지만, 더 높일 수도 있지 않소?’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회사를 위해 옳은 일이 아닙니다’라고 답합니다. R&D 투자비를 줄이면 당장엔 좋겠지만, 그건 3년 후를 봤을 때 옳은 결정이 아닙니다. 제 책임은 당장의 실적뿐 아니라, 미래에 대비하는 겁니다. 3M을 경영하는 건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3M이 가장 최근 이뤄낸 혁신 사례는 무엇입니까?

    “새로운 연마재(硏磨材·돌이나 쇠를 갈고 닦을 때 사용하는 사포와 같은 상품) ‘큐비트론2’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특허 16개를 출원한 혁신적 제품입니다.”

    개발 5년 내 신제품이 매출의 35% 달성

    3M은 인종, 국적에 열려 있는 회사다. 툴린 회장 본인부터가 스웨덴 출신으로 스웨덴 IHM경영대학원(MBA)을 나와 스웨덴 3M에 입사해 33년 만에 일인자에 오른 인물이다. 툴린 회장을 포함한 본사 최고경영진 총 16명 중 절반인 8명이 한국, 중국, 인도, 스페인, 호주, 캐나다 등 비(非)미국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툴린 회장은 “3M에선 직원의 국적이나 배경, 문화에 따른 차별이 전혀 없다”면서 자기 자신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예라고 했다. “저는 스웨덴인이고, 36년 전에 입사해 지금은 미국 본사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신학철 부회장은 한국인으로, 한국 3M에서 시작해 28년 만에 우리의 글로벌 부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저와 신 부회장은 세계의 양쪽 끝에서 작은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신 부회장을 한국인으로 생각한 적이 없고, 신 부회장 역시 저를 스웨덴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강력한 이유입니다.”

    3M은 숫자와 관련이 많은 회사다. 이름부터가 ‘미네소타 광업·제조(Minnesota Mining & Manufacturing)’에서 따온 3M이다. 혁신을 위한 기업 문화에도 숫자로 표시된 룰이 많다. 이를테면 그 유명한 ‘15% 룰’이 있다.

    “15% 룰은 연구·개발 부서 직원 전체가 자신들의 업무와 관계없는 프로젝트에 업무 시간의 15%를 할애할 자유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이걸 회사가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회사의 전통이며 직원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겁니다.”

    ‘40% 룰’이란 것도 있다. 5년 내 개발된 신제품으로 매출의 40%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툴린 회장은 그러나 “목표에 약간 미달해서 35%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고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제품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우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Weekly BIZ] 직원 9만명이 자유롭게 의견 교환… 자발적으로 혁신

  • 윤형준 기자 입력 : 2015.03.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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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M에 배우는 경영 비법

    3M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혁신의 비법'을 네 가지로 정리해 봤다.

    ①생각을 융합하라

    3M은 원천 기술 46가지를 전 세계 모든 지사와 자회사에서 쉽고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게 했다. 3M에선 R&D가 연구소에 국한되지 않고 사업 부서 곳곳에서 진행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섞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46가지 원천 기술 중 하나인 부직포는 한때 여성 속옷인 브라(Bra) 컵을 만드는 데 쓰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제품을 만드는 데는 좀처럼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다른 부서 직원이 부직포를 외과 의료진이 쓰는 마스크로 전환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시도는 큰 성공을 거뒀다.

    ②직원 누구에게나 질문하는 문화

    3M에서는 사내에서 완전히 별개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조성돼 있다. 3M 직원 9만명 중 누구라도 다른 직원에게 갑자기 전화를 걸어 제품에 대한 문의나 요구, 부탁을 할 수 있다. 이런 기업 문화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토양이 된다.

    ③혁신 목표를 뚜렷하게 하라

    3M에는 15%룰, 40%룰 같은 유명한 룰들이 오랫동안 기업 문화의 토대를 만들어왔다. 이처럼 기업 슬로건이 뚜렷할수록 직원들이 핵심에 집중하기 쉽다.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대표는 "조직이 클수록 관료화하고 타성에 젖기 쉬운데, 3M은 40%룰처럼 숫자를 확실하게 명시하고 새 제품 개발에 집착해 왔다"며 "수십년간 이 목표를 유지해 온 것이 바로 3M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④고객의 눈으로 보라

    툴린 회장은 "모든 혁신은 고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포스트-잇'이다.

    유원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포스트-잇은 원래 실패한 접착제 프로젝트였지만, '접착제라는 제품은 반드시 잘 붙는 것만 중요한가?' '오히려 잘 떨어지는 것을 요구하는 고객은 없는가?'라는 식으로 발상을 전환했고, 결국 세기의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Weekly BIZ] "일찍 떠나라, 세계무대로"

    • 기사입력 : 2015.03.21 03:03

     

    [스무살의 나에게]

    위클리비즈는 툴린 회장에게 스무 살 무렵의 자기 자신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찌감치 세계로 나가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되도록 일찍부터 외국에 나가서 일을 해보고, 외국에서 일하는 걸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알아내세요. 왜냐하면 모든 사람에게 외국 생활이 맞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외국 생활을 좋아한다면 일찍부터 외국에 나가라고 하고 싶네요. 스무 살 때 저는 스웨덴을 떠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스웨덴에 사는 게 그냥 행복했거든요. 나중에야 외국에 나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5년 후, 10년 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십시오.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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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주가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페이스북은 20일(현지시각) 나스닥에서 전날보다 1.27% 상승한 83.80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날 달성한 사상 최고가를 또 한번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2346억달러까지 늘어나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간체이스(2294억달러)를 제치고 S&P500 시총 10위권에 진입했다.




    S&P500 시총 1위는 애플, 2위는 구글, 3위는 버크셔 해서웨이 등이다. 9위는 제너럴일렉트릭이며 10위에 페이스북이 올랐다.




    페이스북에 대한 열기가 고조된 것은 것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순익이 전문가 예상을 웃돈 데 힘입은 것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이익 7억100만달러(7591억원), 주당 25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 5억2300만달러(주당 20센트)보다 25% 가량 늘어난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54센트로 전년 같은기간(31센트)보다 증가했다. 이는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 주당 49센트를 상회한 결과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억9000만달러보다 49% 늘었다.




    이는 모바일 광고 매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 광고 확대에 집중했다. 이 결과 지난해 4분기 전체매출에서 모바일 광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69%까지 끌어올렸다. 총 광고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한 35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일일 모바일 활동 이용자 수는 평균 7억4500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일일 활동 이용자 수는 8억9000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8%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페이스북 평균 목표 주가는 91.57달러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주가는 43% 상승했다. 이는 S&P500 지수의 상승률 11%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유윤정 기자 you@chosunbiz.com]

    국민일보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의 주가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페이스북은 20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전날 종가(81.75달러)보다 1.27% 오른 83.80달러로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84.6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18일까지 페이스북 종가 최고기록은 작년 12월 22일의 81.45달러였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번 주에 7.4% 상승했다.

    페이스북이 이틀 연속 신고가를 경신한 것은 페이스북이 메신저를 이용한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9일 발표한 후 이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한국 네이버의 ‘라인’이나 중국 텐센트의 ‘위챗’과 마찬가지로 금융거래 플랫폼으로 쓰일 경우 사업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주가 상승에 힘입어 JP모건체이스(2294억 달러)를 11위로 밀어내고 S&P 500 기업 중 시가총액 10위(2346억 달러)로 올라섰다. 페이스북 시가총액은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1971억 달러, 219조5000억원)보다 19.0% 크다.

    S&P 500 기업 시가총액 순위는 1위 애플(7333억 달러), 2위 구글(3817억 달러), 3위 버크셔 해서웨이(3576억 달러), 4위 엑손모빌(3546억 달러), 5위 마이크로소프트(3518억 달러), 6위 웰스파고앤드컴퍼니(2886억 달러), 7위 존슨앤드존슨(2847억 달러), 8위 월마트스토어즈(2689억 달러), 9위 제너럴 일렉트릭(2556억 달러) 등이다.

    S&P 500 기업 중 시가총액 12∼20위는 차례로 프록터앤드갬블(2288억 달러), 화이자(2099억 달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2059억 달러), 셰브론(2012억 달러), 오라클(1949억 달러), 월트 디즈니 컴퍼니(1843억 달러), 코카콜라 컴퍼니(1775억 달러), 아마존(1756억 달러), AT&T(1천725억 달러)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페이스북이 시가총액 2300억달러를 기록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 10위 안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전일 대비 1.27% 오른 83.8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번주에만 7.4% 올라 8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2316달러에 이른다. 페이스북은 JP모건체이스(시가총액 2282달러)를 밀어내고 S&P500지수 10위 안에 들었다.

    지난 19일 페이스북이 메신저를 이용한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발표가 주가를 부양하고 있다. 금융거래 플랫폼으로서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발표한 분기 실적도 주가에 호재다. 페이스북은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S&P500지수 시총 상위 10위 기업.


    이유미 (miyah3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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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회의주의는 과학의 또 다른 이름… 의심하라, 의심하라, 의심하라 그리고 또 의심하라

  • 로스앤젤레스=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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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3.21 03:03

    [Wisdom] 美 과학 계간지 '스켑틱' 발행인 마이클 셔머 인터뷰

    마이클 셔머ㆍ美 과학 계간지 '스켑틱' 발행인
    마이클 셔머ㆍ美 과학 계간지 '스켑틱' 발행인
    '총, 균, 쇠'의 재러드 다이아몬드와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미국의 과학 계간지 '스켑틱(Skeptic)' 편집위원이라는 점이다. 사이비 과학과 비이성적 맹신을 배격하고 과학적 이성을 강조하는 스켑틱은 '회의주의자 협회(The Skeptics Society)'가 1992년부터 발행하고 있다. 이후 미국에서만 발행돼 왔으나, 3월 1일 미국 이외 나라에선 최초로 한국판이 창간돼 화제가 됐다.

    지난 1월 LA 근교 알타데나에 있는 스켑틱 본사에서 잡지 발행인인 마이클 셔머(Shermer·61) 박사를 만났다. 그는 회의주의자협회 창립자이며, 저명 과학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도킨스와 다이아몬드는 둘 다 내 친구이자 우리 잡지가 추구하는 과학적 회의주의에 100% 동조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라고 하지만 중산층 동네의 평범한 주택이었는데, 원래 셔머가 살던 가정집이었다고 한다.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거실 겸 응접실의 삼면 서가에 뉴턴, 다윈,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여러 과학자의 석조 두상과 각종 과학서적들로 빼곡했다. 그런데 군데군데 외계인과 UFO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들도 눈에 띄었다. 셔머 박사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늘 상기하기 위해 걸어 놓았다"고 했다. 그는 CNN의 '래리킹 라이브' 등 여러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에 단련돼서인지 채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속사포 같은 답변을 쏟아냈다.

    회의주의는 과학의 또 다른 이름

    ?왜 스스로를 회의론자라고 하고, 잡지 이름을 '회의론자(Skeptic)'로 지었습니까?

    "과학이라는 이름은 이미 누군가가 먼저 차지하지 않았나요(웃음)? 회의주의는 과학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과학자들은 본성적으로 회의적입니다. 사람들이 하는 주장의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또한 과학자들은 분석을 함에 있어서 선입견을 세우지 않고 접근합니다. '당신이 주장하는 것은 입증하지 않는 한 사실이 아니다' '입증의 책임은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우리의 역할은 증거를 평가하는 것이다'와 같은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의학에서는 암이나 에이즈 치료약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론 충분치 않습니다. 임상실험 결과를 제공해야 합니다. 우연의 일치나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는 것을 통계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심령술사, 외계인 방문 주장 등 기이한 주장들은 그에 걸맞은 비범한 수준의 증거들이 있어야 합니다. 증거가 빈약하다면 그런 주장들을 거부하는 게 당연합니다."

    ?회의주의적이라는 건 아무것도 안 믿는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를 냉소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주의 기원에 관한 빅뱅 이론과 생명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진화론을 믿습니다. 우리가 이런 것을 믿는 것은 증거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을 설명하는 확고한 이론들이 있고, 증거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또 각기 다른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믿음이나 미신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나 나나 그 증거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과학적 회의주의가 자신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열렬한 창조론자였으나, 캘리포니아 주립대 실험심리학 대학원 때 진화론자가 됐다. 그는 저서 '왜 다윈이 중요한가'에서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과학적 탐구에서 나온 엄청난 양의 증거를 보게 됐다"며 "창조론자로서의 내 믿음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가 느꼈던 심정은 살인죄를 자백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럼 박사님은 뭘 믿습니까?

    "과학과 이성을 믿습니다. 이성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추론하는 데 있어 가장 뛰어난 수단이란 걸 믿습니다. 난 과학과 이성이 우리 삶을 인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과학과 이성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과학자들이 때로 실수도 합니다. 그러나 과학과 이성은 다른 어떤 시스템보다도 나은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회의주의만으론 진보를 이룰 수 없다는 걸 인정한다. 의심만으론 역사의 바퀴를 앞으로 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불합리한 것을 거부하는 것만으론 불충분하며, 진보를 가져오는 합리적 대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과학적 회의주의를 실행할 수 있습니까?

    "칼 세이건이 말했던 '엉터리 탐지 장치(baloney detection kit)'란 방법을 추천합니다. 거짓말이나 헛소리를 알아내기 위해선 이런 질문들을 하면 됩니다. '이 주장의 증거는 무엇인가' '그 증거는 믿을 만한가' '누가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가' '그들은 전에도 이런 종류의 주장을 한 적이 있나' '누군가 이 주장을 전에 검증한 적이 있는가'."

    ?질문을 계속하는 게 회의적이 되는 핵심으로 들립니다.

    "그게 바로 과학자들이 하는 방식입니다. 질문하고, 가설을 세우고, 증거를 모으고, 시험해 보는 겁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너무 바쁘고 신경 쓸 일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할 시간도 의지도 없는 것 같습니다.

    "(웃음) 맞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회의적이 되기 위해서 정식 훈련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사러 간다고 해보죠. 우리는 판매원이 말하는 모든 것을 믿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차를 사러 가기 전에 기본적인 조사를 하고 갑니다. 소비자 단체 같은 데서 조사한 것들을 미리 알아보는 겁니다. 또한 사람들은 의사나 치과의사를 고를 때 그들이 면허가 있는지, 그들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를 꼼꼼히 살핍니다. 회의적이 된다는 게 그런 겁니다. 과학적 회의주의란 게 그런 실용적 측면도 있는 겁니다."
     
    의도적으로 반대자들을 기용한 링컨 대통령

    ?과학적 합리주의를 잘 활용한 조직의 예를 들어주십시오.

    "에이브러햄 링컨은 의도적으로 자신을 싫어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내각에 기용했습니다. 비판적인 피드백을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링컨은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지 틀린지에 대한 감을 얻으려고 했던 겁니다. 가톨릭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기적을 경험했다는 수많은 주장들과 거짓말들을 가려내기 위해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만들었습니다."

    악마의 대변인은 로마 교황청에서 성인 시성(諡聖·가톨릭 성직자를 성인 반열에 올리는 일) 심사 때 의도적으로 반대 주장을 펴는 교회 법학자를 지정한 제도에서 유래했다. 인텔의 전 회장 앤디 그로브 역시 회의를 할 때 한쪽으로 의견이 치우치면 악마의 대변인을 투입하곤 했다. 회의에 참석해 무조건 다수의 주장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저서 '모럴 아크(The Moral Arc)'에서 교수님은 과학과 이성이 우리 인류를 더 윤리적인 단계로 이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학과 이성이 가장 발달한 오늘날, IS나 테러리스트들의 프랑스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공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극단적인 종교는 윤리적 퇴행을 가져오는 힘 중 하나입니다. 폭력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종교, 인권 같은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들은 이성의 힘으로 구습을 타파했던 계몽주의의 역사적 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 종교들이 문제입니다. 제가 책에서 주장한 것은 우리가 윤리적으로 인류사에서 최고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지 완벽하단 얘기는 아닙니다. IS나 샤를리 에브도와 같은 일들이 왜 벌어지는 걸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무시하는 문제(elephant in the room)는 이슬람입니다. 이슬람은 계몽의 단계를 거치지 않은 종교입니다. 그래서 이슬람의 일부 분파가 문제를 일으키는 겁니다. 다른 종교 중에서도 초자연적 신성을 믿거나 우주 창조론 같은 것을 믿는 것은 위험한 교리라고 봅니다."

    구글 vs 엔론

    셔머 박사는 저서 '경제학이 풀지 못한 시장의 비밀(원제 'The mind of the market)'에서 '미덕 경제학(virtue economics)'을 주장했다. 진화의 과정에서 공정성·상호성·호혜주의라는 도덕 관념이 우리 뇌 깊숙이 뿌리내리게 됐으며, 이는 우리의 경제활동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덕 경제학'에서 사악하지 않은 기업 구글의 성공과 사악한 기업 엔론의 실패를 대비시켰다.

    ?구글의 성공 요인과 엔론의 실패 요인은 무엇입니까?

    "구글의 문화는 매우 협력적이고 친근하고 유쾌합니다. 난 구글캠퍼스에 여러 번 다녀왔는데 그곳 분위기는 '느슨한 창의성(loose creativity)'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회사가 그렇듯 구글도 돈을 벌려고 하지만, 구글 직원들이 돈만을 좇는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반면 엔론이나 월가 트레이더들은 이익만이 그들의 유일한 목적이었고, 그게 그들을 실패로 몰고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모토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 그들이 그렇다고 보십니까?

    "구글이 그 모토를 지키려고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구글에 대해서도 여러 비판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난 구글이든 애플이든 현재의 대기업들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고로 잘나가던 1998년 빌 게이츠에게 누가 물었습니다.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 빌 게이츠는 '넷스케이프나 선마이크로시스템이나 오라클이 아니다. 차고에서 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는 누군가가 제일 두렵다'고 했습니다. 선견지명이 있는 답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직후에 브린과 페이지가 차고에서 구글을 창업했기 때문입니다(웃음). 내가 구글이나 애플 같은 거대 기업들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누군가가 나타나서 기존의 대기업들을 위협하고 때론 거꾸러트리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정상의 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한국판을 만든 이유

    ?스켑틱 한국판이 나왔습니다. 왜 한국인가요?

    "한국의 바다출판사에서 우리 잡지사에 '출간하고 싶다'고 먼저 제의해 왔습니다. 한국은 좋은 출판시장입니다. 제 책 여러 권이 출판됐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과학적, 합리주의적 출판물에 좋은 시장이란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누구도 하지 않는데 한국 출판사가 하려고 하니 좋다고 답했습니다. 왜 안 되겠습니까(웃음)?"

    ?한국 독자들이 유달리 과학적 사고에 관심이 높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은 과학과 기술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요소임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이비 과학, 쓰레기 과학은 어느 사회에서나 판치고 있지 않습니까?"

    ?스켑틱 잡지가 한국에서 성공할 거라고 보십니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켑틱 잡지를 북한에 몰래 들여보내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Weekly BIZ] 틀렸다, 경영도 과학이다… 상식에 의문을 품어라

    주재우 국민대 교수

  • 윤형준 기자

    • 기사입력 : 2015.03.21 03:03

    카지노 최대 고객은 관광객일까?

    과학적 회의주의는 경영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경영 현장을 지배하는 직감과 상식에 의문을 품고 관찰과 사실에 근거해서 의사 결정을 하면 경쟁자의 무리에서 벗어나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큰 카지노 중 하나인 하라스(2010년 시저스로 개명)가 좋은 예이다. 이 카지노는 1998년 최고운영책임자로 카지노 업계 경험이 전무한 게리 러브맨(Loveman) 하버드 경영대 교수를 발탁했다. 그는 카지노 업계의 모든 통념에 회의를 품고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만을 근거로 의사 결정을 하는 분석 경영을 도입했다. 우선 고객들에게 포인트 카드를 발급한 뒤 사용 이력을 조회해 고객의 카지노 출입 빈도, 게임에 쓴 금액 등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통해 하라스는 '카지노를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은 관광객'이란 통념이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로 하라스에서 돈을 가장 많이 돈을 쓰고 간 사람은 도박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박을 즐기는 사람은 어떤 부류였을까? 도박 중독자? 이 또한 틀린 가설이었다. 카지노 인근에 사는 목수나 교사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에 따라 하라스는 기존 카지노들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기존 카지노들은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꾸미고 여행사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이에 반해 하라스는 '근처 지역에 살며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방문해 취미로 도박을 즐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회인'을 타깃 고객으로 잡았다.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카지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근 레스토랑이나 기업과 다양한 제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는 자사 웹사이트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수천 가지의 실험을 거쳐 사이트의 디자인을 바꿔왔다.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사이트(실험군)와 기존 사이트(대조군)를 고객들에게 노출시켜 고객 반응과 경매 낙찰 숫자 등을 비교한다. 실험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가설 개발→실험 설계→실험 실시→분석→결론 도출→재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과학 실험과 다를 바가 없다. 하라스의 러브맨은 "실험 때 대조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충분한 해고 사유"라고 했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실험을 실시하지 않고 웹사이트를 변경했다는 이유로 몇 명의 웹디자이너를 해고했다.

     

    [Weekly BIZ] '種의 기원' 한 章을 할애해 반대론자 입장에서 기술
  •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입력 : 2015.03.21 03:03
  • 다윈의 '결벽증적 회의주의'

    인류 지성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1859년 초판 발행) 6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여기까지 읽어 오면서 이미 한참 전부터 수많은 어려움과 맞닥뜨렸을 것이다. 그중 일부는 너무나 심각해서 지금까지도 나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신중을 기해 언급하건대 그런 난점들 대부분은 피상적인 것에 불과하며, 정말로 문제인 것이 있다 해도 나의 이론에 치명적일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윈은 아예 한 장(章)을 할애하여 반대자 입장에서 어떤 반론이 제기될 수 있는지까지를 검토하고 있었다. 만일 '과학적 회의주의자'를 논리와 증거에 기초하여 충분히 의심해본 후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라고 규정했을 때, 자신의 이론까지를 의심해보는 다윈이야말로 과학적 회의주의의 '끝판 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성찰적 태도는 성공을 위한 좋은 전략이기도 하다. 실제로 다윈의 이런 지나친 공정성 때문에 반대자들은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의 자연선택 이론은 당대의 지적 권위와 주류 사회에서 온갖 의심과 박해를 받았음에도 지난 150여년 동안 성숙한 과학 이론으로 진화해 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철옹성 같던 창조론을 혁파한 진화의 증거와 논리의 힘이지만, 그 힘을 장롱 속에 묻어두지 않고 끄집어낸 것은 다윈의 지적 용기였다.

    다윈만이 아니었다. 16~17세기 천문학 혁명(지동설)의 주인공인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는 거의 1500년을 지배해온 프톨레마이오스 천문학(천동설)에 계란을 던졌고, 결국 바위는 깨졌다. 코페르니쿠스는 천문 현상을 더 단순하게 설명하는 논리 체계를 고안함으로써, 그리고 갈릴레이는 손수 만든 망원경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관찰함으로써 과학적 회의주의자의 고단한 길을 걸었다. 이들의 꼼꼼한 용기가 없었다면 인류의 지성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Wisdom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 선물은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는 지혜입니다. ‘위즈덤(Wisdom)’ 코너는 위클리비즈가 그동안 만나 온 경영·경제 구루 외에 인문학·예술·종교 등 각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현인(賢人)들을 만나 그들의 지혜를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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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위비 CEO클럽' 20人, 피렌체 문화 속으로

  • 배정원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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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3.21 03:03 | 수정 : 2015.03.21 04:19

    伊 와인 명가 오너 초대

    알비에라 안티노리 부사장
    알비에라 안티노리 부사장
    위클리비즈는 4월 13일 오후 6시 위클리비즈를 애독하는 경영자 20명을 초청, '위클리비즈 CEO클럽' 첫 행사를 갖는다. 행사는 서울 서초동 와인나라 아카데미에서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 저자인 성제환 교수가 메디치 가문을 비롯한 피렌체의 신흥 상업자본가들이 르네상스 문화를 지원한 배경을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쉽게 풀이한다. 또 피렌체 와인 명가인 안티노리 가문의 장녀 알비에라 안티노리 〈사진〉 부사장이 참석, 피렌체의 와인 역사를 비롯해 토스카나 지역 문화를 소개한다.

    첫 행사에 참석 예정인 20명은 위클리비즈팀이 장기 애독자 CEO 중에서 선정했다. 위클리비즈는 앞으로 '위클리비즈 CEO클럽'을 통해 CEO와 경영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CEO클럽 2회 행사 참가 문의는 (02)724-6058 event@chosunbiz.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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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1등 아니면 죽는다? 적자생존 진짜 뜻은 꼴찌만 아니면 살아남는다

  • 정리=윤형준 기자
    입력 : 2015.03.21 03:03
  • [지식콘서트] 최재천 교수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下)

    위클리비즈는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와 함께 '인문학 아고라: 아름다운 삶과 죽음'이란 주제로 석학들의 강의를 연재한다. 지난주에 이어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이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한 강연을 요약해 소개한다.

    찰스 다윈이 1859년에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냈는데요. 그 책에서 제일 유명한 문장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수능 영어반이라고 생각하시고, 영어 공부를 같이 해보겠습니다. 다윈 문장 좀 보십시오. 화려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요. 'from so simple a beginning' 아주 하찮은 시작으로부터, 'endless forms most beautiful and most wonderful' 가장 아름답고 가장 기가 막힌 형태들이, 'have been, and are being, evolved' 진화해 왔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다윈은 유전자의 존재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사람입니다. DNA를 모르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이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로부터 왔을 수밖에 없다는 걸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최첨단의 생명과학 기술을 통해 다윈이 옳았다는 것을 계속 찾아내고 있습니다. 참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최재천(왼쪽 사진)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플라톤 아카데미 강연에서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 무지하다”며 한국을 ‘다윈 후진국’이라고 개탄했다.
    최재천(왼쪽 사진)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플라톤 아카데미 강연에서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 무지하다”며 한국을 ‘다윈 후진국’이라고 개탄했다. / 조선일보 DB
    잘못 이해되는 다윈의 적자생존

    여러분, 적자생존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근데 적자생존의 원래 영어 표현은 'survival of the fittest'라고 해서 최상급을 썼어요. 그대로 번역을 하면 최적자생존이라고 해야 맞는 겁니다. 근데 적자생존이란 번역이 오히려 잘한 겁니다. 서양 사람들은 그 표현을 들을 때마다 '1등이 아니면 죽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저는 다윈 선생님이 좀 실수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세상이 1등만 남겨놓고 죽는 세상은 절대로 아닙니다. 세상이 어려워지면 꼴등이 떨어져 나가는 거죠. 꼴찌만 아니면 살아남을 가능성을 갖고 사는 겁니다. 'survival of the fitter' 이렇게 비교급으로 했으면 참 좋았을 뻔했습니다.

    다윈 선생님이 하신 또 하나의 말이 생존경쟁입니다. 하지만 생존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으로 반드시 남을 죽여서 피를 보라고 얘기하신 건 아닙니다. 저 같은 생물학자한테 '자연계의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가 뭐냐'라고 물으면 열 명 중에 아홉 명이 같은 답을 할 겁니다. 꽃을 피우는 식물과 그들을 방문해서 꽃가루를 옮겨주고 그 대가로 꿀을 얻는 곤충의 관계. 이게 왜 어마어마한 성공이냐 하면,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가 누군지 아십니까? 식물입니다. 자연계의 모든 동물을 다 모아본들 식물 전체의 무게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입니다. 한편 숫자로 가장 성공한 집단은 곤충입니다. 수가 엄청나게 많으니까요. 이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두 집단이 서로 잡아 죽여서 성공한 게 아니고 손을 잡았다는 겁니다.

    이런 경우가 있는데도 왜 인간은 손잡고 가는 것에 이렇게 인색할까. 제가 최근에 몇 년 동안 열심히 생각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로 'copetition'이라고 하는데, 경쟁의 competition과 협력의 cooperation의 합성어입니다. 우리의 삶이라는 게 결국은 경쟁과 협력을 어떻게 기가 막히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입니다.

    인간의 학명을 '호모 심비우스'로 바꾸자

    저는 이화여대에서 '환경과 인간'이라는 과목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경쟁과 협력의 조화를 연습하도록 합니다. 첫 수업 때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몇몇이 모여서 위원회를 만들게 합니다. 그럼 학생들이 '자전거도로 개발위원회' '자연사박물관 건립위원회' 등 별의별 것을 다 만들어요. 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 내가 속해 있는 위원회가 전체로 점수를 잘 못 받았는데, 내가 가장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을까. 그건 아마 거의 불가능할 거다. 내 위원회가 일단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같은 위원회의 다른 친구들은 다 A를 받았는데 나는 C를 받더라, 이건 못 견딘다. 그럼 남은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내가 친구들과 함께 최고의 위원회를 만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면서 내 친구들이 잠시 쉴 때 나는 한 발짝 더 나가는 거다. 결국 세상은 그렇게 이기는 것이지 옆의 동료를 깔아뭉개면서 내가 일어서는 게 아닐 것이다."

    저는 한 15년 전부터 학계에다가 "우리 인간의 학명을 좀 바꿔 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는데, 호모라는 속(屬)에 우리가 속해 있는 겁니다. 근데 참 신기한 게, 이 세상의 많은 생물들이 한 속 안에 여러 종이 있기 마련인데, 저놈의 호모 속 안에는 지금 딱 한 종밖에 안 남았어요. 이놈의 호모 사피엔스는 자기랑 비슷하게 생긴 놈들이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꼬락서니를 못 봐줍니다. 우리처럼 자연계에서 배타적인 동물은 전 처음 봅니다. 주변에 있는 우리 비슷한 놈들을 몽땅 다 제거해 버리고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그래놓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현명한 인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피엔스가 'wise' 즉 현명하다는 뜻입니다. 근데 현명합니까? 저는 헛똑똑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우리가 그렇게 현명했으면 이렇게 미세 먼지 만들어 놓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아야 되는 겁니까? (대도시 미세 먼지 대부분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만들어진다·편집자 주) 예전에 우리가 아가미로 숨 쉬던 시절이 있었어요. 물에서 살던 물고기 시절에는 미세 먼지가 아가미에 붙으면 물로 씻으면 됐어요. 근데 허파라는 걸 진화시키고 난 다음엔 허파는 뒤집어서 씻을 수가 없어요. 그때는 미세 먼지가 이렇게 우리를 공격하게 되리라는 걸 생각 못 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까 자연계의 모든 다른 생물과 공생(共生)하겠다는 뜻에서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로 거듭나야 한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어차피 DNA 존재라면… 한바탕 즐기다 가자

    유전자의 관점에서 삶을 설명하다 보면 한 해에 한두 번씩 꼭 겪는 일이 있습니다. 어떤 학생이 수업 후 찾아와서 눈물을 흘리면서 저한테 얘기합니다. "삶이 그렇게 진짜로 허무한 것입니까?"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나도 그랬다. 처음 DNA의 존재에 대해서 배우고 난 다음에 엄청난 허무주의에 빠져서 목숨을 버려볼 생각까지 한 적도 있었다. 근데 그 단계를 넘어서서 끊임없이 읽고 연구하고 공부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 그 고개를 넘게 되더라. 넘고 나니까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지는 게 온다."

    어차피 DNA가 그냥 저를 만들어서 이 세상에 내놓은 겁니다. 제가 무엇을 한들 DNA의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기왕에 그런 것 그냥 제가 한바탕 기가 막히게 즐기고 가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게 DNA한테 도움이 되면 참 좋은 거고요.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까 제가 뭘 꼭 이뤄야 된다는 강박관념도 없어지고,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이유도 없습니다. 왜? 제가 포기해도 DNA한텐 아무 상관 없으니까요. DNA는 또 다른 존재를 가지고 실험을 합니다. 그러니까 저도 그냥 저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바탕 신나게 즐기고 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주 마음이 평안해지는 겁니다.

    인간이란 동물은 DNA의 존재까지도 알아버린 대단한 존재입니다. 에덴동산에서 하느님은 왜, 다 알고 계셨을 텐데도 우리에게 뱀을 보내서 그 지식의 나무를, 생각의 나무의 열매를 먹도록 꼬드기셨을까. 저는 알면서 우리에게 그러셨을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인간에게는 지식을 탐구하게끔, 진리를 탐구하게끔 허락해주신 것이죠.

    우리는 앎을 추구하게끔 허락받은 동물입니다. 뭐 하러 한자리에 머뭅니까. 오늘 밤 이렇게 많은 분이 여기 모이신 이유도 다른 재밌는 일도 많으실 텐데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야겠다는 그 열망 때문에 이렇게 모이신 것 아닙니까? 이렇게 많은 분이 지식을 탐구하기 위해서 모이는 이 나라, 복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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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잘못된 M&A는 '죽음의 키스'

  • 장세진KAIST 경영대 교수
    입력 : 2015.03.21 03:03
  • [전략&인사이트]

    "나는 지금까지 경영자들의 키스를 수없이 봐왔지만, 기적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 다른 기업들을 높은 프리미엄을 주면서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경영자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무슨 뜻일까?

    아마도 그들은 어렸을 적 동화책에서 나온 두꺼비가 아름다운 공주의 키스로 마법이 풀려 잘생긴 왕자로 변하는 이야기에 너무 감명을 받은 것 같다. 그들은 자기가 인수하면 피인수기업의 수익이 기적처럼 높아지리라 믿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시가의 두 배나 주고 기업을 사는가?

    버핏이 말하는 "경영자의 마법의 키스"는 사실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06년 창립 60주년을 맞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레저와 물류사업을 주목하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구했다. 마침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을 두산그룹과의 경쟁에서 이겨 시가의 두 배 이상을 주고 6조4000억원에 인수했고, 2007년에는 대한통운 역시 한진,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4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두 건의 인수로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재계 서열 10위권에 진입했으나, 단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자 재무적 투자자에게 약속한 이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두 회사 모두를 다시 매물로 내놓아야 했고, 매수자인 포스코와 CJ로부터 받은 돈은 인수 가격의 절반 수준인 3조3000억원과 1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모기업인 금호산업도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처지에 놓였다.

    죽음의 키스
    Getty Images/멀티비츠
    '승자의 저주'가 비일비재한 이유는 경영자들이 인수 후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거나, 때로는 인수 성공 그 자체를 위해 인수 가격을 임의로 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객관적인 기업의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가치는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똑같은 건설 장비와 직원을 갖고 레저사업에 집중할 수도 있고, 해외 플랜트 사업에 주력할 수도 있다. 이런 전략의 차이에 따라 수익성과 기업가치가 달라진다. 만일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자신의 핵심역량과 결합해서 극대화할 수 있다면 두 배 또는 세 배 이상의 가격을 주고 인수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실현된 시너지가 인수 프리미엄보다 낮으면 그만큼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밴더빌트 대학의 바라클로(Barraclough)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이 1996년과 2008년 사이에 미국에서 일어난 일어난 인수·합병 사례 167건을 분석한 결과, 인수·합병이 시너지를 창출하기는 하지만, 피인수기업의 주주는 확실하게 이득을 보는 반면, 인수기업 주주는 손실을 보거나 잘해야 본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인수기업의 주주가 인수 프리미엄의 형태로 시너지 효과를 거의 다 가져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승자의 저주 현상이 일반적인 현상임을 잘 보여준다. 분석 대상 기업들은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서 인수·합병으로 인한 시너지와 그것을 누가 얼마만큼 가져가는지를 추정할 수 있었다.

    승자의 저주를 방지하려면 M&A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재무 전문가와 변호사 중심으로 구성된 M&A 팀은 인수 가격과 절차에만 집중하기 쉽다. 정작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왜 이 기업을 인수해야 하며 다른 대안은 없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는 소홀하기 쉽다.

    이상적인 M&A 팀은 CEO를 보좌하면서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부족한 역량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를 상시적으로 검토하는 팀이다. 이 팀의 관점에서 M&A란 새로운 핵심 역량을 획득하고 빠른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대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 팀은 신설 투자와 전략적 제휴 같은 다른 대안들을 함께 고려하면서 과연 M&A가 최선의 선택인가를 결정하고, 인수 대상 기업과의 실현 가능한 시너지, 그에 따라 지불 가능한 인수 프리미엄을 미리 계산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M&A 팀이 CEO의 의사에 반대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처럼 CEO에 대해 직언을 하기 어려운 기업 문화를 갖고 있을수록 승자의 저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 M&A의 유혹을 느끼는 경영자가 있다면 마키아벨리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영토 확장의 욕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능력도 안 되는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토 확장을 하면, 그 영토를 다시 잃게 될 것이며, 영토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끝없는 어려움과 분규를 겪게 된다."

    한국 기업은 미국 기업과 달리 과거 여러 실패 사례들 때문에 M&A를 성장 전략의 하나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M&A 전략이 확고하면 승자의 저주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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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18세기 스웨덴… 중국까지 항해 한 번으로 국가 GDP만큼 벌었다는데…

  • 허윤·서강대 국제대학원장
    입력 : 2015.03.21 03:03
  • [무역 이야기]

    "이봐 김 마담, 이번에 인천에 배만 들어오면 말이야, 내가 다이아 반지 하나 해 줄게." 50년대와 60년대,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허장강의 명대사다. 허풍쟁이라면 한 번쯤 따라 했던 복고풍 작업 코멘트의 전설, '인천에 배만 들어오면….'

    하지만 무역의 역사는 이런 대사가 결코 헛소리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돈은 배와 함께 들어왔고, 배는 대박의 설렘을 안고 거친 바다를 오갔다.

    기원전 450년경 고대 아테네는 시칠리아와 이집트에서 곡물을, 스페인과 흑해에서는 염장(鹽藏) 생선을 수입했다. 와인과 생활용품, 각종 공예품을 가득 싣고 나간 배가 밀 400t을 싣고 입항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니 해양 무역의 규모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무역은 선주와 무역상 그리고 투자자라는 세 주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주도했다. 무역상은 배의 일정 면적을 빌려 수출입을 동시에 진행했는데, 화물을 담보로 투자자로부터 돈을 빌렸다. 아테네의 무역 거래는 증인 입회하에 구두 형태로 이뤄져 그 전모를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다행히 데모스테네스(Demosthenes)란 투자자가 원고로 나선 송사(訟事) 기록이 남아 있다. 뉴욕대학의 라이오넬 카슨(Lionel Casson) 교수는 그의 책 '고대 무역과 사회(Ancient Trade and Society)'에서 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아테네의 투자자는 선주나 무역상의 배나 화물을 담보로 (저당가는 시가의 50%) 돈을 투자했는데, 이자율은 3개월에 평균 67.5%였고 100%가 넘는 경우도 허다했다. 당시 아테네에서 부동산 투자는 연 8%, 예금은 약 10%, 우량 채권은 10~12%, 비우량 채권은 16~18%, 제조업 수익률은 20%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무역에 100을 연초에 투자했다면 1년에 네 번 무사히 배만 들어온다면 연말에 무려 787이라는 엄청난 원리금을 기대할 수 있었다. 물론 배나 화물이 사고로 사라지는 경우엔 전액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피소된 무역상은 와인 단지 3000개를 담보로 돈을 투자받았는데, 조사 결과 3000개가 아닌 450개만 싣고 떠났으며, 해외에서 물건을 싣고 와서는 다른 곳에 하역하고 그 화물이 태풍 때문에 사라졌다고 거짓 진술한 것으로 기록은 전한다. 이 송사 기록에는 또 데모스테네스 부친이 돈을 어떻게 굴렸는지에 대한 대목이 자세히 나오는데, 당시 아테네 부자들은 유동 자산의 약 20%를 해양 무역에 투자하고 '아테네항에 배 들어오길…' 학수고대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18세기 초, 프랑스로 배경을 바꿔 보자. 여행가이자 작가였던 장 로크(Jean de la Roque)는 프랑스 동인도사 소속의 배 3척을 이끌고 1년 항해 끝에 1708년 예멘의 모카(Mocca)항에 도착한다. 그는 아프리카를 돌아 홍해로 가는 항해 길을 연 첫 프랑스인이었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예멘에서 알렉산드리아를 거쳐 프랑스로 수입되는 커피를 중간 상인 없이 예멘 생산자와 직거래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프랑스 의사들은 커피가 인체에 해롭다고 경고하면서 정부에 수입 금지를 요구하는 상황이었지만, 로크는 오히려 커피 시장에서 유럽의 미래를 보았다. 그는 세계의 커피 독점 공급 기지였던 예멘에서 인도 중간 상인에게 사기당하는 등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6개월 동안 현지에서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마침내 커피 600t을 구입해 프랑스로 금의환향하게 된다. 그의 배가 마르세유항에 들어오면서 프랑스의 카페 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단 한 번 거래로 그는 엄청난 돈방석에 앉았다. 2년 뒤 그가 다시 모카를 찾았을 때 그는 예멘의 왕과 식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인 1743년 3월, 스웨덴의 범선 예테보리호는 예테보리항을 떠나 중국으로 세 번째 항해를 시작한다. 자바섬을 지날 때 선원 21명이 괴혈병으로 숨졌지만, 남은 선원 120명은 1744년 9월 마침내 중국 광저우(廣州)에 도착한다. 이들은 배에 실어온 약 250만 스페인 은원(백은)을 들고 중국 무역상에게 달려가 차, 도자기, 비단, 진주 등 유럽인들이 꿈에 그리는 상품 700t을 사고는 다시 9개월 항해를 거쳐 고향 앞바다에 도착한다. 가족들의 환호성에 뒤덮인 부두를 불과 1㎞ 앞둔 예테보리호는 그러나 암초를 들이받고 침몰한다. 리궈룽(李國榮)의 저서 '제국의 상점'에 따르면 배가 가라앉자 선원들은 화물의 일부(약 3분의 1)를 급히 건져 탈출했는데, 그것만으로도 항해에 든 모든 비용과 심지어 선박 건조 비용까지 남겼다고 한다. 이 배가 1차 항해에서 번 돈이 당시 스웨덴의 GDP와 비슷했다고 하니 '예테보리항에 배만 들어오길…' 기다렸던 스웨덴 사람들의 기대와 염원이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무역은 세상을 바꾸었다. 질병과 풍랑, 해적과 싸우며 거친 바다를 누볐던 무역상들이야말로 오늘의 우리를 있게 만든 역사의 주역이다. 오늘 인천에 배 들어오는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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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2014년 4분기 점유율 예상외 2위
    홍콩을 기반으로 한 시장조사업체가 지난해 4분기 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쳤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조사업체가 생소한 데다, 기관마다 집계방식이 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본과 중국 등 특정국가가 아닌 아시아 전체 시장에서 애플에 뒤졌다는 결과 자체가 의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9일(현지시간)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16%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포인트 뒤진 13%였고, 중국업체인 샤오미(9%), 화웨이(7%), ZTE(4%)가 3∼5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애플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삼성전자보다 점유율에서 뒤져왔다. 아시아에서도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삼성이 애플보다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아이폰6 출시 이후 중국 등에서 애플 수요가 급증했다. 2012년부터 중국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4분기에는 애플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안방’과 다름없는 한국에서도 애플의 기세는 무섭다. 15%에 불과했던 애플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아이폰6 출시 뒤인 지난해 11월에는 33%까지 올랐다. 외국산 스마트폰이 점유율 20%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점유율은 60%에서 46%로 급감하며 애플과 격차가 좁아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애플이 20%로 삼성전자(19%)를 근소하게 앞섰다고 밝혔다. 물론 시장조사업체마다 각각 다른 수치를 내놓고 있어 이번 조사결과를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양사가 각각 19.6%씩을 점유했다고 분석했다. IDC는 삼성전자가 20.01%, 애플이 19.85%로 삼성전자의 근소한 우위를, 가트너는 애플 20.4%, 삼성 19.9%로 반대결과를 내놨다.

    갤럭시S6(왼쪽)와 갤럭시S6엣지.
    삼성전자 제공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와 SA, IDC의 집계는 공급량을 기준으로, 가트너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그렇더라도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 점유율 최고점을 찍은 뒤 애플과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밀려 5분기 연속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정도로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다음달 출시될 ‘갤럭시S6’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다행히 출시 전이지만 갤럭시S6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올 뉴(All New) 갤럭시’란 슬로건을 내건 갤럭시S6는 외형부터 기술까지 이름만 빼고 다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디램익스체인지는 시장전망보고서에서 갤럭시S6와 S6엣지의 올해 출하량이 5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예상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출시 직후인 올해 2분기에만 222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며, 3분기 1620만대, 4분기 125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갤럭시S6와 S6엣지가 놀랄 만한 특성과 스펙으로 소비자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전작인 갤럭시S5로 흥행에서 참패한 삼성전자가 갤럭시S6로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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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신진욱 스쿱미디어 대표]
    "사양 기업이 있을 뿐 사양 산업은 없다"는 말이 있다. 특정 산업군이 오래되어 레드오션이 되면 산업군 내 기업들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폐업까지 속출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혜성처럼 등장해 실적 역주행을 하는 '신기한 기업'이 나타난다. 그들은 무엇을 갖추었길래 레드오션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걸까? 오랜 고민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한 라면집에서 우연히 찾았다.

    신사동 한 유명 교회 근처에 '라면집'이라는 솔직 담백한 이름을 가진 분식집이 있다. 늘 사람이 붐벼 그 앞을 지나다니기를 몇달째, 점심시간을 약간 비켜간 한산한 때에 호기심으로 들어가 보았다.

    라면과 함께 밥을 주문했다. 공기밥이 고슬고슬하다. 국물에 말아 먹기 딱 좋은 밥이다. 밑반찬인 단무지는 라면과 함께 나오기 전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와서 아삭한 청량감이 느껴진다. 물도 테이블에 물병이 아무렇게 놓여있지 않고 항상 냉장 시켜둔다. 덕분에 라면을 먹으면서도 차가운 물을 들이켜니 느끼하지 않다. 셀프 반찬인 김치도 덜어 먹을 수 있는데, 이 김치는 작게 잘라져 있어 필요 이상 담지 않게 된다.

    다양한 메뉴는 없지만 라면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러우니 계속 찾게 됐다. 한 가지 라면 메뉴만 취급하고 같은 냄비를 사용하니 늘 같은 맛이 유지된다. 담백하게 '라면집'이라는 이름을 단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이 라면집은 구석구석 맛있는 라면에 대한 고민의 흔적과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주인 스스로 라면을 좋아하고 깊이 탐구하지 않았더라면 이뤄내지 못했을 디테일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라면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쯤엔 라면집 주인의 철학이 함께 느껴진다.

    우리가 흔히 가는 분식집은 'OO천국'이란 이름 아래 김밥부터 초밥까지 다양한 메뉴를 만든다. 맛이 아닌 무난한 가격대와 많은 메뉴를 내세운다. 밥이 질어도, 단무지를 한 입 깨물었을 때 무르고 미지근하더라도 우리는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

    오래된 기업도 마찬가지다. 업력이 오래되니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게 된다. 내부조직도 귀찮게 혁신을 꾀하기보다는 현재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하며 지낸다. 아무리 완벽한 프로세스와 인프라를 갖추었더라도 제자리에 있다보면 뒤따라오는 새로운 회사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언젠가 앞지르게 되어있다. 이런게 사양사업이라고 얘기하는 곳에서 새로운 다크호스가 나타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많은 청년이 스타트업을 창업하며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고민하던 것이 아닌, 지금 시장에서 선호할 것 같은 아이템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본인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던 분야를 선택하는 것을 종종 본다. 사업 아이디어가 꼭 새로울 필요는 없다. 내가 평소 좋아하던 것, 사람들이 억지로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시장에 '디테일 하나'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것이 된다.

    '내가 선택한 길이 그저 무난함은 아닌지' 고민하다, 라면 끓이기라도 잘하고 볼 일이라는 생각에 한밤중에 라면 냄비에 물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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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美하원서 발의한 ‘한국 전문직 비자’ 법안의 운명은?
    제리 코널리 미국 연방 하원의원(민주·왼쪽에서 네 번째)이 올해 1월 의사당을 찾아온 한인 유권자들을 만나 한국 전문직 비자 법안의 발의와 처리에 힘쓰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는 법안의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 하원에서 발의된 ‘한국과의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HR1019)’이라고 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전문직 인력에게 현재의 취업 비자(H-1B)와 유사한 ‘E-4’ 비자를 연간 1만5000개나 내준다고 적혀 있어요. 변호사나 의사 등과 달리 미국에서 별도의 자격증이 필요 없는 엔지니어와 정보기술(IT) 프로그래머 등 주로 이공계 기술직에 종사하는 한국인이 1년에 1만5000명까지 미국에 들어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아예 법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은 현재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전문직 인력의 신청을 받아서 추첨으로 8만5000개의 H-1B 취업 비자를 내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가운데 약 3000개를 따오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94년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연간 무제한으로 전문직 비자를 받고 있습니다. 2003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싱가포르와 칠레는 8만5000개 가운데 각각 5400개와 1400개를 우선 배정받습니다. 호주는 2005년 이후 H-1B 비자와는 별도로 E-3라는 비자를 연간 1만500개씩 받고 있습니다.

    2012년 3월 한미 FTA가 발효된 한국에도 호주와 비슷한 특혜를 주자는 취지로 저를 발의해 주셨습니다. 발의에 나선 분은 미국 연방 의회 내 한국 관련 모임인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피터 로스컴 하원의원(공화·일리노이)입니다. 저를 탄생시키자는 법안에 공동으로 서명하신 분은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트렌트 프랭크스(공화·애리조나),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그레이스 멍(뉴욕) 하원의원 등 평소 한국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여야 중진 의원 19명입니다. 저의 탄생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4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공화·오른쪽)을 만난 정의화 국회의장이 전문직 비자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나빠져서 미국인들에게도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한국인에게 일자리를 주자는 법안을 발의하게 됐을까요? 미국인들이 한국인에게 인심 쓰는 게 아니냐고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 경제계와 교육계 등 전문직 관련 경영·인사 담당자들은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제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일자리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경제 회복에 꼭 필요한 전문직 인력들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더 많은 전문직 인력들이 와줘야 한다는군요. 믿기지 않으세요? 그럼 실제 목소리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요즘 미국에 있는 한국 외교관들은 저의 탄생을 위해 많은 애를 쓰시는데요, 그중 안호영 주미 대사님은 저 때문에 지난달 19일 텍사스 주 휴스턴에 가서 로버트 하비 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났습니다. 하비 회장은 “미국의 업계에서 고급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많으나 항상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 대사는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달성하고 미국의 우방인 국가 중에 고급 엔지니어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되겠느냐. 한국인 전문직 비자 쿼터 확보에 대한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에너지 산업의 중심인 휴스턴은 에너지와 석유화학뿐만이 아니라 보건의료, 항공우주 및 IT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셰일가스 등 미국 내 에너지 산업이 발전하면 미국은 한국에 에너지를 수출해서 좋고, 한국은 에너지원을 확보해서 좋습니다. 미국이 인프라를 확충하면 한국은 개발 장비 수출과 수송 선박 수요도 늘어나겠지요.

    지난해 11월에는 당시 주미 대사관의 김기환 경제공사가 버지니아 주 혁신센터의 조지프 무디 회장을 예방하고 협조를 구했는데요, 역시 하비 회장과 비슷한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유수 기업들이 우리 센터에 투자해 주기를 바란다. 미국 내 첨단 제조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는 과정에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가 필요하다. 양국 간 협력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상호 지식재산권, 영업비밀의 보호 등이 존중되는 국가여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빼면 그리 많지 않다.”

    주미 대사관은 미국 내 9개 중견 기업과 3개 대학의 최고지도자 및 인력 채용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았는데요, 역시 목소리는 한결같았다는군요.

    가장 기대가 큰 곳은 현지 한국계 기업들입니다. 조지아 주의 기아자동차 현지법인 랜디 잭슨 인사·행정담당 수석부사장도 “한국계 직원들은 회사 성장의 핵심 역량”이라고 극찬했습니다.

    한국과 무역을 하는 회사의 수요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본사가 있는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라는 회사의 최고경영자인 돈 서더턴 씨는 “한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 기회가 늘어나면서 미국의 고용주들이 현지에 있는 한국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능력이 아시아 지역 확장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네바다 주에 있는 ‘키미 캔디’의 조지프 더트라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인들은 스스로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에 근무하는 한국인 사탕 제조 기술자 정우인 씨는 특수한 사탕 코팅법을 개발해 회사의 성공을 이끌었고 22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업은 그렇다 치고 학교들이 저를 원하는 이유는 뭘까요.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유학을 와서 졸업을 한 뒤 저를 이용해 현지에서 일자리 잡기가 쉬워지면 당연히 유학을 오겠다는 학생들도 늘기 때문이랍니다.

    서부의 명문 사립대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아이버 이매뉴얼 국제사무국장은 이렇게 설명하네요.

    “우리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우선 학교의 평판에 끌렸다고 본다. 전문직 비자가 확대돼 (외국 학생들이 우리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에서 직장을 얻는다면 대학의 고등교육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최근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졸업한 뒤 영원히, 아니면 잠깐 동안이라도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해 가을 말 이 대학에는 한국 학생 764명이 공부하고 있었는데요, 전체 외국인 학생의 13.53%를 차지했습니다. 국가별로 치면 중국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중국의 인구를 감안하면 한국 학생들의 비율은 실로 엄청납니다.

    역시 일리노이 주에 있는 명문 주립대인 어바나 섐페인 일리노이대의 마틴 맥팔레인 국제학생 및 교원지원국장도 “전문직 비자 확대는 미국 고등교육을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학생들이 오고 싶은 미국 대학 25위에 드는 이 대학에는 지난해 말 현재 한국 학생 1269명, 한국 교원 172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요 실은 고백할 것이 있어요. 저는 재수 법안이랍니다. 제113대 의회 당시인 2013년 4월에도 로스컴 의원님 등이 저와 똑같은 법안(HR1812)을 발의했는데요, 이후 공화당 58명, 민주당 54명 등 총 112명의 지지를 받는 초당적인 법안이었지만 지난해 말까지 하원과 상원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됐답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상원에서도 조니 아이잭슨 의원(공화·조지아)이 유사한 법안(S2663)을 발의해서 민주 공화 양당에서 5명의 의원이 지지했지만 상원도 통과하지 못한 채 버려졌습니다.

    그래서 새로 발의된 저는 내년까지 상하원을 통과해서 한미 양국에서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데 그게 제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어서 좀 걱정입니다.

    법안 통과가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현재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이민개혁법안과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의원들은 전문직 비자가 별도의 법안이 아니라 통합 이민개혁법안 속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3년 상원을 통과한 통합 이민법안(S744)에는 전문직 비자 부분에 한국 쿼터 5000개가 포함됐었답니다. 하지만 이민개혁에 대한 공화 민주 양당의 견해차로 이 법안은 하원에서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하원은 별도의 통합 이민법안을 만드는 데도 실패했지요. 이번 114회 의회에서도 벌써부터 이민개혁을 놓고 백악관과 민주당, 다수당인 공화당이 강경 대치하고 있어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외국인 전문직 인력이 미국 경제 회생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와 정반대로 미국인 기술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뿐이라는 보수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17일 미국 상원 법사위에서는 이와 관련된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미국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더 중요시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문직 비자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게 제기됐습니다. 특히 상원 공화당의 대표적 반(反)이민파인 제프 세션스 이민소위원회 위원장(앨라배마)은 “H-1B 비자가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전문직 비자 제도 자체의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전문직 비자 제도를 악용하는 악덕 기업주들도 이런 여론을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 주의 한 전력공급회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임금이 높은 미국인 시민권자들을 대거 해직시키고 대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해외 전문직 인력을 채용해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미국 전체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답니다. 서던캘리포니아 에디슨이라는 이 회사는 지난해 8월부터 IT 분야에서 일해 온 미국인 직원 400여 명을 올해 3월 말까지 정리해고하고 대신 인도에서 온 H-1B 비자 소지자를 고용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4일 오전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만난 정의화 국회의장은 많은 의제 중에 특히 저를 언급하면서 하원을 꼭 통과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답니다. 일부 미국 의원들도 “우리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한국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도 저를 응원해 주실 거죠? 파이팅.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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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국민 한 사람이 1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갖고 있는, 바야흐로 모바일 시대다.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는 컴퓨터를 할 때에만 접속이 가능했던 인터넷 세상을 출퇴근 버스, 화장실, 침대에서도 만날 수 있게 했다. 모든 생활과 산업의 중심에는 모바일이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만사형통하는 시대가 곧 올 것만 같다. 그래서 도전해봤다. 모바일 기기로만 일주일을 지내보기로 했다.

    난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한 ‘얼리어답터’와는 애초에 거리가 멀었다. 2013년 산업부로 발령을 받으면서 IT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남들보다 뒤늦게 보고 배운 편에 속한다. 처음으로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물을 남긴 것도 그 무렵이었다.

    이번 체험을 시작한 것은 빠르게 진화하는 모바일 기기와 서비스들이 실제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해 12월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모바일 온리(Mobile Only)’를 선언했다. 지금까지 모바일을 우선시하는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였다면 이제는 모바일만으로 모든 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번 체험을 통해 그 시대가 언제쯤 올 수 있을지 가늠해 보고자 했다.

    ▼ 독서-쇼핑-영화감상 문제없지만… 문서 작성은 버벅 ▼

    김호경 기자, 모바일만으로 살아본 1주일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지인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A 씨(29)는 “스마트폰으로 결재서류를 올리고 휴가 신청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IT 회사를 다니는 B 씨(30)는 “회계 부서에 영수증을 제출할 때도 스마트폰으로 영수증을 찍어 전송한다”며 “노트북 없이 생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모바일 기기 덕분에 업무와 일상이 훨씬 편리하고 단순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각자 유용하게 쓰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추천해 줬다. 난 이 앱들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설치한 후 미리 회원 가입을 하고 필요한 인증 절차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체험 기기는 스마트폰 ‘아이폰5’와 평소 집에서만 쓰던 태블릿PC ‘아이패드’였다. 체험 전날 해외 출장을 갈 때에나 들고 다니던 보조배터리도 가방에 넣었다. 충전할 곳이 마땅치 않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또 직업 특성상 문서 작성이 잦은 점을 감안해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도 함께 챙겼다.



    스마트폰으로 기사 작성하기 이틀 만에 ‘포기’


    첫날 아침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스마트폰 기상 알림을 듣고 일어났다. 2010년부터 쭉 써온 기상 앱(알람몬)이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태블릿PC로 오늘 자 신문을 훑어봤다. 지면보기가 가능해 종이신문을 보는 것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신문을 펼치고 넘기려면 통상 양쪽 손을 모두 써야 하지만 태블릿PC에서는 한손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오히려 편했다.

    집을 나서면서 평소 습관대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 스트리밍 앱(비트)을 눌렀다. 음악 감상 수단이 MP3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뀐 건 10년도 더 된 일이다. 초기에는 스마트폰에서도 음악을 내려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에서 음악이 라디오처럼 실시간으로 흘러나온다. ‘무슨 노래를 내려받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조차 없어진 셈이다. 모바일 쿠폰으로 구입한 커피를 들고 기자실에 들어갔다.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여기고 스마트폰으로 기사 작성하기에 도전했다. 과거 노트북 배터리가 다 떨어졌거나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으로 취재 내용을 정리한 적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애용하던 문서 작성 앱(에버노트)을 켰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봉착했다.

    자꾸 오타가 났다. 복사하기, 붙여넣기 등 노트북 단축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오타를 수정하고 단축키 없이 터치로 작업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20분 동안 목표 분량인 원고지 3장(600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노트북에서 작업했다면 이미 기사를 마감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결국 스마트폰에서 기사 쓰기를 포기하고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했다.

    오타가 줄고 작성 속도가 한결 빨라졌지만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통상 기자들은 취재 자료를 확인하면서 기사를 작성하고 이를 위해 노트북 화면에 문서 및 인터넷 창 여러 개를 한꺼번에 띄워놓는다. 예컨대 노트북 화면 왼편에는 취재 내용이 적힌 창을 띄워놓고 오른편에서 문서 작성을 하는 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화면에서는 두 개 이상의 창을 한 화면에서 보는 게 불가능했다. 특히 기사 작성을 마치고 오타가 없는지 확인하려면 여러 앱을 켜고 끄기를 반복해야 했다. 마우스 없이 작업하는 것도 까다로웠다. 문장을 다듬으려면 커서를 자주 이동해야 한다. 터치만으로 작업하려니 자꾸 엉뚱한 곳이 눌러졌다.

    다음 날 스마트폰으로 기사 쓰기에 재도전했지만 전화가 오거나 알림이 울리면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불편함을 깨닫고 포기했다. 전날보다 기사 분량은 2배가량 많았지만 시간은 더 촉박했다. 기사 작성을 할 때에만 노트북을 사용하기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이틀 만에 노트북을 꺼내 기사를 썼다.

    맞춤형 서비스로 개인비서 역할 ‘톡톡’

    기사 작성할 때를 제외하면 모바일 기기가 노트북보다 편리할 때가 더 많았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자동화기기(ATM)나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은행에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 은행 앱에서는 웬만한 은행 업무는 처리할 수 있었다. 맞춤형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도 모바일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다. 올 1월부터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가계부 앱(후잉)이 대표적이다. 통장별 잔액과 보험료, 휴대전화 요금 등 월 고정 지출을 한번 입력해두기만 하면 매월 자동으로 입력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매일 지출한 내용을 적기만 하면 남은 잔액, 항목별 지출액 등 여러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일정 관리 앱(선라이즈)에는 중요한 일정을 입력하기만 하면 까먹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알림을 보낸다.

    모바일 명함관리 앱(리멤버)은 모바일 기기에서만 쓸 수 있는 서비스 중 가장 유용했다. 이전까지는 취재원들의 명함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 직책 등 개인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앱을 실행하고 명함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5분도 안 돼 모든 명함 정보가 입력됐다. 스마트폰은 잠들지 않는 개인비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는 모바일 파일전송 앱(샌드애니웨어)이었다. 이 앱은 휴대용저장장치(USB) 없이 고화질 사진이나 동영상 등 대용량 파일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 요즘 스마트폰으로 취재 사진을 찍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을 전송하면 해상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e메일을 쓴다. 하지만 이 앱에서는 원본 사진의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e메일 첨부 때보다 빠른 전송이 가능하다. 실제 350MB(메가바이트)짜리 파일을 전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5분. 같은 파일을 e메일로 전송해보니 총 19분이 걸렸다.

    매일 집에서 맨손으로 운동하는 방법을 약 10분짜리 동영상으로 알려주는 운동 코칭 앱(핏스타)과 콜택시 앱(이지택시)도 유용했다.


    가장 핫한 ‘결제 앱’은 편리하지만 막상 ‘글쎄’


    기대에 못 미친 서비스도 있다. 최근 국내외 IT 기업들의 너나할 것 없이 진출을 꾀하는 모바일 결제 관련 서비스는 관련 주목도에 비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모바일지갑 앱(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에 가입한 뒤 10만 원을 충전했다. 충전금액 한도 내에서 모바일 쇼핑 결제를 하거나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송금이 가능했다.

    최대한 뱅크월렛 카카오로 물건을 사려고 시도했지만 일주일 동안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 7장을 산 게 전부였다. 내가 자주 가는 음식점, 술집 등 오프라인 매장 중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곳이 없었다. 송금을 하려고 해도 돈을 받는 사람이 이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게다가 뱅크월렛 카카오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쇼핑몰에는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상품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현금과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일주일간 체험한 결과 이미 획기적이고 편리한 모바일 서비스는 충분히 많았다. 다만 세대별 직업별로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는 속도가 다른 듯했다. IT 회사에 몸담고 있는 지인과 전화와 문자, 그리고 카카오톡만 쓰는 부모님만 비교해도 그 차이는 분명했다. 아직까지는 모바일로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꼼꼼한 문서 작업을 해야 할 필요가 없거나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라는 미국 공상과학소설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이 오늘날 모바일 시대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 아닐까.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동아일보
    [동아일보]
    24시간 로그인 상태… 청소년 25%가 스마트폰 중독위험군

    193회. 17일 하루 동안 내 스마트폰이 울렸던 횟수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다니는 습관이 있어 알림이 오면 곧바로 무슨 내용인지 확인한다. 깨어있는 시간을 18시간이라고 가정하면 시간당 11차례 알림을 확인한 셈이다. 급한 업무를 할 때에는 알림 소리만 듣고 당장 확인해야 할지 말지를 정하기도 한다. e메일, 모바일 메신저, 문자 등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종류마다 알림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휴가 중에도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 알림에 반응한다. 가끔 모든 인터넷에서 ‘로그아웃’하고 싶지만 당장 불편함을 감수할 자신이 없다.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이 편리해졌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심리적인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근로자의 개인 생활을 보장하고 e메일이나 전화에 따른 심리적 피로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13년 퇴근 후에는 업무와 관련된 e메일이나 문자를 사용하지 않을 권리를 법제화했다. 실제 독일 BMW 본사는 직원들이 근무시간 외에 ‘전화를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역시 2012년부터 퇴근 30분 이후에는 e메일을 작성할 수 없도록 하는 사규를 만들었다.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모바일 시대의 그늘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3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1명(11.8%)이 스마트폰이 없을 때 불안감과 금단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1년 결과보다 3.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청소년층(만 10∼19세)은 4명 중 1명이 중독위험군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소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2010년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 40일 동안 지낸 자신의 경험을 책 ‘아날로그로 살아보기’를 펴낸 독일인 기자 크리스토프 코흐 씨는 이 책에서 과도한 인터넷 의존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기상 직후 스마트폰 확인하는 습관 버리기 △침실에서 인터넷 관련 기기 없애기 △e메일은 정해진 시간에만 확인하기 △휴가 시 인터넷 관련 기기를 두고 떠나기 등을 꼽았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동아일보
    [동아일보]
    “김기사 - 리멤버 - 몰디브 - 파크히어 - 셀잇… 강력 추천”

    3시간 39분. 한국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다. 2009년 애플 ‘아이폰3G’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 사이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많이 변화시켰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다. 명함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도 있다. 직장 동료들끼리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드라마·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동아일보는 최근 주목받는 정보기술(IT) 관련 스타트업 대표 7명의 스마트폰 첫 화면을 살펴봤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쓰고,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스마트폰 전문가다. 이들에게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쓰면서 일상을 보내는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앱은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솔직히 한눈에 차이점이 보일 줄 알았다. ‘스마트폰을 이렇게도 쓸 수 있다니!’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누구라고 말은 못 하지만 ‘정리를 하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표도 있었다.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는?”


    우선 주로 사용하는 모바일메신저를 물어보는 질문에 다들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다음카카오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구글 ‘행아웃’ 등 메신저 앱을 모두 깔고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있었다. 카카오톡은 ‘국내용’, 라인은 ‘일본용’, 슬랙은 ‘업무용’ 등 메신저 서비스별로 용도가 달랐다.

    최근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국민 내비 김기사’ 개발 업체인 록앤롤의 박종환 대표는 “카카오톡만 주로 사용하다가 최근 일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지 법인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경우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라며 “모바일메신저는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쓰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 개발 업체인 우아한형제들 임직원들은 모두 라인을 쓴다고 한다. 라인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큰 메신저 서비스다. 왜 라인을 쓰는지 알아보니 우아한형제들 창업 직후 임직원들이 모여 ‘사적인 대화’는 카카오톡, ‘공적인 대화’는 라인을 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만큼 라인의 국내 이용자가 적다는 의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빙글의 공동창업자이자 부부이기도 한 호창성, 문지원 대표의 답변은 특이했다. 이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키보드보다 현저히 입력 속도가 떨어지는 메신저로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면 시간 낭비가 심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주로 사용하는 SNS는?”


    SNS는 단연 페이스북이 압도적이었다. 페이스북이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빙글의 호창성, 문지원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페이스북을 주로 사용하는 SNS라고 답했다. 대표들이 답한 이유는 모두 ‘네트워크 및 정보 수집’이었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페이스북을 오랜 시간 쓰다 보니 이미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 이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멤버’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 잡플래닛 윤신근 대표, 블라인드 문성욱 대표도 모두 ‘페이스북’을 꼽았다. 이들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 아니라 최신 정보가 빠르게 모이기 때문에 뉴스를 보듯 페이스북을 확인한다”라며 “개인 용도, 비즈니스 용도가 절반씩 차지하는 셈”이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을 넘어서야 하는 빙글의 호창성, 문지원 대표는 “페이스북보다는 빙글”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호 대표는 “페이스북은 더이상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글을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만 골라서 볼 수 있는 빙글을 주로 사용하고 페이스북은 가끔 컴퓨터로 접속해 확인하는 정도”라고 했다.

    모두 최신 스마트폰을 쓸 줄 알았지만…

    스타트업 대표라고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기종을 사용하고 있었다. 빙글 호 대표, 리멤버 최 대표의 스마트폰은 ‘갤럭시S4’, 우아한형제들 김 대표는 ‘옵티머스 G2’, 잡플래닛 윤 대표는 ‘G3’였다.

    록앤롤 박 대표, 블라인드 문 대표는 모바일기기의 대표적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iOS’를 동시에 경험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2개씩 사용하고 있었다. 빙글의 부부 대표는 남편 호 대표가 갤럭시S4, 부인 문 대표가 아이폰5S를 사용한 뒤 수시로 경험을 공유하면서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서동일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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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

    딥러닝 시장이 뜨겁다. 가트너는 2014년 세계 IT 시장 10대 주요 예측 중 딥러닝을 포함했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기술 고문은 한 인터뷰에서 만일 지금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어떤 분야에 몰두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딥러닝을 들기도 했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여러 케이스를 조합해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구조다. 인간의 뇌 같은 인식 구조와 유사한 형태의 학습을 통해 신경망으로 불리는 인공지능을 구축하는 것. 쉽게 말하자면 딥러닝은 인간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음성인식이나 자연어 처리, 검색 품질 등 다양한 작업에 접목할 수 있다. 요즘 주목받는 자동 운전이나 자율 로봇의 움직임 같은 것도 딥러닝을 필요로 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구글이나 바이두,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같은 해외 기업은 물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국내 업체도 딥러닝을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 딥러닝랩을 통해 음성 인식을 테스트하는 한편 뉴스 요약 서비스, 이미지 분석 등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구글도 딥러닝에 열심이다. 구글은 인공지능 업체인 딥마인드를 지난 2014년 1월 4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딥러닝을 언급할 때 함께 따라오는 말이 바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계학습이다. 기계학습이란 사람의 학습 능력을 본뜬 인공지능 체계를 말한다.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기본 개념으로 인간의 지식이나 정보, 경험 등을 컴퓨터에 넣어서 분석하는 것이다. 분석 데이터를 통해 머신러닝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엔비디아 역시 3월 17∼20일까지 실리콘밸리 산호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15 기간 중 딥러닝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렇다면 엔비디아가 딥러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엔비디아 입장에서 중요한 건 GP GPU(General Purpose Graphics Processing Units), 그러니까 GPU 병렬 컴퓨팅이다. GP GPUGPU를 연산에 활용하는 기법이다. GPU 내부에 잇는 수많은 코어를 병렬로 여러 개 연결해서 한 번에 움직이게 하는 것. 이런 GPU 병렬 프로그래밍을 위해 쓰이는 표준 격인 이종 플랫폼 병렬처리 언어가 오픈CL(OpenCL)이다.

    엔비디아는 이런 오픈CL과 비슷한 엔비디아만의 전용 GPU 병렬 프로그래밍 언어인 쿠다(Cuda)를 밀고 있다. 쿠다는 엔비디아의 다양한 게임웍스 모듈을 포함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쿠다를 미는 이유는 엔비디아가 기본적으론 GPU를 많이 팔아야 성장하는 회사라는 점이 작용한다. 물론 엔비디아는 쿠다로 구현한 병렬 프로그래밍이 훨씬 좋은 성능과 효율을 낸다고 말한다. 실제로 쿠다의 가장 큰 장점은 성능에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면에는 오픈CL이 업계 공용인 반면 자사의 전용 병렬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하면 결국 엔비디아의 GPU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포석이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구글 브레인이나 이미지, 영상 코덱 처리 등 다양한 작업을 쿠다로 만들어 GPU 시장 확대와 성장을 노린다. GTC는 이런 점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쿠다로 구현한 애플리케이션은 어떤 게 나왔고 사례는 어떤 게 있었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딥러닝(Deep Learning), 머신 러닝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머신러닝을 강조하고 있다. 머신러닝을 CPU만이 아닌 GPU로 병렬 처리하면 훨씬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딥러닝은 GPU의 킬러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GPU가 딥러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딥러닝 과정 자체가 병렬 연산 덩어리 같은 것이기 때문. CPU에 병렬 연산을 잘하는 GPU를 요구하는 적당한 대상이라는 얘기다.

    주요 IT기업도 딥러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 1월 딥러닝 슈퍼컴퓨터인 밍와(Minwa)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슈퍼컴퓨터는 딥러닝 알고리즘에 최적화한 것. 밍와는 36노드로 이뤄져 있다. 노드마다 6코어 인텔 제온 E5-2620 2개와 엔비디아 테슬라K40M GPU 4개, 56Gbps FDR 인피니밴드 등으로 이뤄져 있다. GPU의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은 4.29TPLOS다. 밍와에 들어간 GPU 개수는 모두 144개다. 밍와의 당시 이미지 인식 에러율은 5.98%로 구글이 세운 6.66%보다 뛰어나다. 사람의 에러율은 5.1%로 알려져 있다.

    딥러닝을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필요로 한다. 고성능 GPU는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딥러닝이 각광을 받게 된 것도 복잡한 구조를 처리할 수 있는 뛰어난 컴퓨팅 파워, 연산 능력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딥러닝은 복잡한 신경망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컴퓨팅 파워가 등장한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15 기간 중인 3월 19일(현지시간) 키노트에 나선 앤드류 응(Andrew Ng) 바이두리서치 책임자는 2007년까지만 해도 CPU 커넥션은 100만이었지만 2008년 GPU 커넥션은 10배 높은 1,000만에 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2011년 클라우드로 확장되면서 CPU 커넥션은 10억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다시 2015년에는 GPU를 통해 1,000억으로 늘어났다. 그는 GPU 하나로 딥러닝을 처리할 경우 212시간이 걸리던 게 GPU를 16개로 늘리면 20시간, 32개면 다시 8.6시간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얼굴 인식 에러율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3.67%, 페이스북 1.63%, CUHK 0.53%, 구글 0.37%인 반면 바이두는 0.1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6,000개 이미지 테스트 샘플 중 에러는 9개에 불과한 수준이라는 설명인 것.

    바이두는 현재 음성 인식과 딥이미지(Deeep Image)라고 불리는 화상 인식, 자연어 처리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바이두판 구글글라스 격인 바이두 아이(Baidu Eye)를 선보이기도 했다. 본체 좌우에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서 사물은 인식한 다음 관련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바이두의 음성 인식 에러율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보다 더 낮다고 밝혔다.

    앤드류 응은 현장에서 바이두의 음성 인식 성능을 시연하기도 했다. 비교 대상과의 테스트에서 바이두의 음성 인식을 통한 텍스트 변환 성능은 잡음을 높인 상태에서도 상당한 인식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앤드류 응은 음성인식 기술이 웨어러블과 자동차, 가정용 전자기기 등 사물인터넷 시장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딥러닝의 기회가 이미지와 음성, 행동 패턴 등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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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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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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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006년 12월 뉴질랜드가 내려다보이는 우주 공간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 로버트 커빔(왼쪽)과 유럽우주국(ESA)에 소속된 스웨덴인 크리스터 푸글상(오른쪽)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모듈들을 이어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NASA 제공

    ㆍ우주정거장 경쟁과 협력의 역사, 다시 경쟁시대로

    중국이 지난 4일 2020년까지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미 2011년 9월 우주실험실 ‘톈궁(天宮) 1호’를 쏘아 올린 중국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우주정거장 모듈들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의 개념이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한 것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아이디어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곳은 독일이었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과학자들은 지구 주변을 순회하는 미사일 발사기지를 검토했으나 당시에는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상상에 그쳤다. 1951년 ‘로켓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 과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이 거대한 바퀴 모양의 우주정거장 구상을 내놨으나 역시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했다.

    ISS에 머물 첫 우주인들을 태우고 갈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스호가 2000년 10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 NASA 제공

    우주정거장이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미국과 소련의 여러 우주실험실들과 ‘미르’를 거쳐 다국적 우주기지인 현재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탄생했다. 중국의 로드맵을 계기로, 우주정거장 ‘경쟁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살류트에서 미르까지

    우주정거장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든 주역은 1971년 4월 살류트 1호를 발사한 소련이다. 살류트 1호는 현재의 ISS와 비교하면 매우 단순했다. 단 1개의 모듈로 이뤄져 한 번에 발사됐고, 나중에 우주인이 도킹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발진에도 불구하고 이후의 성과를 내지는 못해 ‘테스트용’에 그쳤다. 소련은 살류트 2~7호를 잇달아 발사했다. 미국도 질세라 1973년 스카이랩을 띄웠다. 스카이랩은 1979년까지 지구 궤도를 돌았으나 이때까지의 미·소 우주정거장들은 사람이 상주하지는 않았으며 몇 차례 도킹만 했을 뿐이었다. 말 그대로 사람을 태운 우주선이 잠시 멈췄다 가는 정거장이었던 셈이다.

    본격적인 우주 상주기지 시대를 연 것은 소련의 미르(Mir·평화)였다. 미르는 기본 모듈을 쏘아 올린 뒤 연구와 우주인 생활에 필요한 모듈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활용성이 컸다. 1986년 첫 발사돼 1996년까지 10년에 걸쳐 완성된 미르는 지구 궤도를 8만6331번 돌았으며 우주인들은 이곳에서 물리·생물·천문·지질학 실험들을 했다. 러시아 우주인 발레리 폴랴코프는 미르에서 우주 연속 체류 437일18시간의 기록을 세웠다.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가 2001년 3월 폐기돼 남태평양으로 떨어지고 있다.

    무게 130t의 미르는 ISS 이전까지 인류가 우주로 쏘아 올린 가장 큰 인공구조물이었다. 처음에는 소련의 과학기술을 상징하는 존재였으나 냉전이 끝난 뒤에는 국가 간 우주개발 협력의 무대가 됐다. 러시아는 ‘인테르코스모스’라는 협력프로그램을 통해 동유럽 국가들이 미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했고, 프랑스·영국·독일·일본 등 총 12개국의 100여명이 미르를 방문했다. 1995년 11월에는 미국 우주왕복선 애틀란티스호가 미국인들을 싣고 미르를 찾았다.

    운영 과정에서 도킹 불안이나 우주인 방사능 노출 같은 사고와 어려움도 적지 않았으나, 미르가 본격적인 우주 체류시대를 연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소련이 무너진 뒤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더 이상 프로그램을 유지할 돈이 없어진 러시아는 결국 미르를 버리기로 결정했다. 미르는 발사 15년1개월 만인 2001년 3월23일 지구로 낙하, 남태평양에 떨어져 수장(水葬)됐다.

    ■ 우주관광 붐을 일으킨 ISS

    총 길이 72.8m, 폭 108.5m, 높이 20m인 ISS는 시속 2만7600㎞로 지구 주변을 돈다. 1998년 11월20일 발사됐고 17일로 비행 5961일째를 맞았다. 이날까지 지구 주변을 9만2000번 넘게 돌았다. ISS는 인류가 그동안 쌓아올린 우주탐사기술의 집대성이며, 각국의 우주개발 경쟁과 협력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소유스호에 타고 있던 ESA 우주인 파올로 네스폴리가 2011년 5월 ISS에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호가 도킹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 ESA·NASA 제공

    ISS는 미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시작부터 다국적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러시아 우주국(로스코스모스), 일본 우주국(JAX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 우주국(CSA)이 공동으로 만들었으며 제작·운영은 여러 국제조약과 국가 간 협정으로 규정돼 있다. 다국적 생산물답게 ISS의 모듈은 여러 나라말로 이름 지어졌다. 맨 처음 발사된 본체 격인 ‘자리야’는 러시아어로 새벽을 뜻한다. 우주인 생존 유지설비가 있는 ‘스베스다’는 별을 가리킨다. 연구시설 ‘데스티니’는 영어로 운명을 의미한다. 유럽이 발사한 실험모듈 이름은 대항해시대를 연상케 하는 ‘콜럼버스’이고, 이탈리아와 NASA의 합작 모듈은 ‘레오나르도’다.

    맨 뒤에 덧붙여진 실험모듈은 일본이 만든 ‘키보’로, 일본어로 희망을 뜻한다. 캐나다가 장착한 로봇팔은 ‘캐나담(Canadarm)2’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ISS에서 근래 지구로 전송해오는 비행사들의 우주 유영 사진들은 17m 길이의 이 로봇팔로 찍은 게 많다.

    유럽도 2017년 다목적 로봇팔을 ISS에 이어붙일 계획이다.

    ISS의 우주인 체류기록은 2010년 10월 미르의 기록을 깼다. ISS의 기본 용도는 기초과학 연구·실험이지만 우주관광 시대를 연 주인공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2001년 4월 미국 갑부 사업가 데니스 티토를 시작으로 7명의 관광객이 각각 2000만~4000만달러를 내고 ISS를 찾았다.

    중국이 건설한 톈궁 우주정거장 가상도.

    ■ 2020년 향해 내달리는 중국 정부

    냉전시기 치열했던 우주탐사 경쟁은 1990년대 이후 다소 시들해진 상태였다.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국들이 우주에 눈을 돌렸으나 기술의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대테러전과 경제위기를 거치며 미국이 주춤한 사이 중국은 우주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중국 유인우주선 계획 책임자 장바이난(張柏楠)은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 건설을 끝내겠다는 일정을 공개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본격 가동되는 것은 2022년부터로 예정됐다. 이어 8일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항공우주계획 총책임자 저우젠핑(周建平)이 내년 말까지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실험실 톈궁 2호를 설치할 것이며 이를 위해 내년 초 화물선 톈저우(天舟) 1호를 로켓기지에서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년 전 쏘아 올린 톈궁 1호와 내년에 발사될 톈궁 2호, 이어 만들어질 톈궁 3호는 모두 유인 우주정거장의 준비 과정에 해당된다. 톈궁 1호는 우주선 발사와 도킹 기술을 실험해 보기 위한 것이었고, 2013년 6월 우주인 접촉에 성공했다. 2호는 우주실험실이고, 3호는 40일 이상 3명의 우주인이 거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세 단계를 거쳐 중국이 완성할 우주정거장은 ‘우주 생물권’ 구상과 이어져 있어 관심을 끈다. 장바이난은 “궁극적인 목표는 밀폐된 공간에서 동·식물을 활용해 하나의 작은 생물권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인류가 다른 천체에 이주할 수 있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들도 우주정거장 건설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 기업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는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제작 중인 제네시스 1호, 2호는 2006년부터 추진됐으며 2016년 주 모듈인 ‘브라보’를 발사할 예정이다. 러시아 회사 오비탈테크놀로지도 RSC에네르지아라는 이름의 탐사기지를 준비하고 있다. 인도도 유인 우주탐사를 바라보며 궤도비행선 발사·도킹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아직은 중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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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ㆍ35년 만에 최소 넓이…“2050년에는 아예 사라질 수도”

    지난겨울 북극해를 덮은 얼음의 면적이 35년 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대 국립설빙자료센터는 지난겨울 북극해의 얼음이 가장 넓게 얼었던 날은 2월25일이었으며 이날 측정된 얼음 넓이는 1억4540만㎢였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위성 측정이 시작된 1979년 이후 최소 기록이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평균치인 1억5640만㎢과 비교해 110만㎢의 얼음이 사라졌고, 이전까지 역대 최소 기록이었던 2011~2012년의 기록과 비교해도 12만㎢가 녹아 없어진 것이다.

    북극해 얼음은 매년 무서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1979년 이후 10년마다 얼음의 3~4%가 사라졌다. 특히 여름철의 해빙(解氷)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 북극해의 얼음은 봄부터 여름까지 녹기 시작해 8~9월에 연중 가장 작은 크기로 줄어든다. 여름철의 얼음 넓이는 지난 3년 동안 40%나 줄어들었다. 올해도 겨울철에 얼음이 많이 얼지 않은 만큼, 여름철 얼음의 면적도 역대 최소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 넓이뿐 아니라 두께도 급격히 얇아졌다. 극지과학센터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2년 북극해 얼음층의 두께는 1975년의 6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음이 많이 녹을수록 북극은 더 따뜻해진다. 햇빛을 반사하는 얼음과 달리 물은 열을 흡수해 데워지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추세라면 2050년에는 9월 북극해에 얼음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극해에 얼음이 사라지면 여름철 북극해를 관통하는 항로가 열리고 석유 탐사와 시추가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북극 온도가 올라가면 그린란드섬 위를 덮은 빙하가 녹아 해수면을 상승시킬 수 있다. 그린란드 빙하가 지난 10년 동안 매년 2430억t씩 녹아 없어졌다는 연구도 있다. 지난해 말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면 해수면이 7m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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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15년 뒤 세계 물 수요 40% 부족"

    【뉴델리=AP/뉴시스】김재영 기자 = 유엔은 세계 각국이 수자원 이용 관행을 대대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15년 뒤에는 물 수요량의 40%가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물의 날'을 이틀 앞둔 20일 인도에서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유엔은 지금과 같은 추세와 방식으로 물을 쓰면 2030년 쯤에는 필요량의 60%만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요는 2050년까지 55%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상당한 지하수의 수원이 이미 수위가 낮아졌으며 강수 패턴은 기후 변화로 한층 불규칙해지고 있다. 세계 인구가 2050년 90억 명에 달하면서 지금보다 많은 지하수가 농업, 산업 및 개인 용수로 요구되지만 지하수는 더 고갈될 것이란 전망이다.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농작물 실패, 산업 붕괴, 생태계 파괴 현상이 나타나고 수자원 권리를 둘러싼 폭력 충돌이 우려된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유엔 보고서는 수자원 보존과 재활용을 강조하면서 싱가포르를 본받을 예로 제시했다.

    현재 7억4800만 명이 깨끗한 식수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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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박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20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칠판에 세계지도를 그리고 있다. 그는 “일반인도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자연과학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대중의 과학화 운동' 앞장…박문호 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1분 만에 세계지도 '뚝딱'

    유럽·아시아 등 그리다 보면 기후·토양·산맥 관심 커져

    무역항로·블록 경제 한눈에

    7년전 '박자세' 설립

    우주의 진화·뇌과학 등 강의…총 수강생 5000명 훌쩍 넘어

    바다·불교 그리고 깨달음

    6살 때 바다 보고 경외 느껴…대학 와선 전국의 암자 찾아


    [ 임호범 기자 ]

    압둘라 2세 이븐 알후세인 요르단 국왕(53)은 지난달 5일 자국의 공군 조종사를 불에 태워 죽이는 영상을 공개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공습을 감행했다. 한때 압둘라 국왕이 직접 전투기를 몰고 IS를 공습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결국 압둘라 국왕은 전투복을 입고 전투기에 오르는 군인들을 독려하는 선에서 출전을 대신했다. 그가 세계인에게 보여준 모습은 단지 자국 군인이 살해당한 분노에 취한 쇼맨십이었을까.

    “아닙니다. 시리아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이슬람 국가들은 지리적인 터전에 따라 계파가 복잡하고 교리 해석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릅니다. 압둘라 국왕의 ‘직접 출전’ 제스처도 이런 뿌리깊은 다른 계파에 대한 적대감과 무관치 않습니다. 지리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줍니다. 세계지도를 머릿속에 넣고 있으면 최근 벌어지는 일들을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업인들도 기후나 토양, 산맥, 강 등 자연과학의 기본 요소를 알아야 글로벌 경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박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55)은 세계지도를 1분 만에 그려낸다. 유럽에서 아프리카, 아시아를 거쳐 다시 유럽에서 끝낸다. 그는 세계지도를 그릴 줄 알아야만 그 세계에서 일어나는 경제 현상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지도를 그리다 보면 지역과 국가의 기본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을 그리면 유럽연합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이치지요. 모든 경제 현상도 결국 자연과학에서 출발합니다. 석유가 매장된 곳을 찾으려면 지질이나 토양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기업인들이 틈틈이 세계지도를 그리는 연습을 한다면 과거 무역항로에서 현재 블록화된 경제권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과학의 실상과 위력을 대중에게 쉽게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박 연구원을 만났다.

    세 번의 깨달음, 무한(無限)에 경외

    그는 1959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여섯 살 때 울진군 후포읍으로 이사해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이사 갈 때 동해안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바다를 처음 봤습니다. 그때 무한이라는 단어는 몰랐지만 끝없이 대지를 향해 휘몰아치는 바다를 보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내 머릿속 어딘가에 그때 그 기억이 저장돼 현재 제가 매주 일요일 4시간씩 강의하는 ‘137억년 우주의 진화’에 녹아 있을 것입니다.”

    고교 졸업 후 경북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이런 경외감의 근원을 찾으려 틈틈이 물리학을 공부했다. 동아리 활동은 대구 구도회에서 했다. 그는 여기서 두 번째 바다를 보았다. 첫 바다가 동해안이었다면 두 번째 바다는 동아리에서 수련회를 간 전남 순천 송광사였다. 법회에서 법정 스님의 독서에 대한 찬탄(讚歎)이 지금까지 책을 가까이 하게 된 인연이라고 했다.

    “새벽 예불이 마치 어릴 적 본 바다처럼 제 감성을 깨웠습니다. 범종 소리와 함께 사물이 깨어나는 송광사 주변의 모든 자연을 온몸으로 느꼈죠. 그때부터 불교에 심취해 미국으로 유학 가기 전 서른네 살까지 14년 정도 시간만 나면 영천 은해사, 대구 팔공산 묘봉암, 경주 단석산 신선암 등의 암자를 찾아 불교 공부를 했습니다. 불교서적 1000여권을 읽었을 때쯤 가장 추상적 학문인 입자물리학을 탐닉했고 뇌 공부를 하는 데 단초가 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삼성반도체에 근무하다 1987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 옮겼다. 1991~1997년 미국 텍사스 A&M대에서 전자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학생활 중 전공 외에 천문학과 뇌과학에 심취했다. 귀국할 때 그의 짐 보따리엔 뇌과학 서적만 100권이 있었다. 그는 귀국길 비행기에서 세 번째 바다를 봤다. 비행기가 태평양 상공을 날 때 어둠 속에서 성층권을 넘어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여섯 살, 스무 살에 이어 마흔 살에 다시 본 자연의 위대함이었다. 자연과학으로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뇌의 유희를 즐기겠다고 결심한 계기였다.

    매년 ‘박자세’ 회원들과 해외 탐사 떠나

    귀국 후 그는 2002년 1년 동안에 100권의 책을 읽자고 시작한 ‘백북스 학습 독서공동체’에 들어갔다. 공동체인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과학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회원들에게 5년간 천문학과 생물학 강의를 했다. 2008년 베스트셀러가 된 ‘뇌 생각의 출현’이란 책도 펴냈다. 그가 읽은 자연과학 전문서는 3000권에 달한다.

    어떻게 시간을 쪼개 자연과학을 공부하는지 궁금했다. “공부는 가르치는 것이 가르침을 받는 것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그만큼 많이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등의 강의를 시작한 10여년 전부터 밤 9시에 자고 새벽 3~4시께 일어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2시간가량 공부한 뒤 운동하고 출근합니다. 공부는 일상 중에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 속에 일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는 자연과학 문화운동을 주창, 2007년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박자세)’을 설립해 4500여명의 회원을 이끌고 있다. 강의 프로그램은 137억년 우주의 진화, 뇌과학 등이다. 올해로 7년째 강의 중인 ‘137억년 우주의 진화’는 연 수강생이 5000명에 달한다.

    그는 박자세에서 회원들에게 암기와 반복을 강조한다. 지구라는 행성의 인간이 5억년 전 물고기에서 출발한 것도 자연이 암기와 반복을 통해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자세 회원들과 해마다 해외 탐사를 떠난다. 2007년 서호주부터 시작해 몽골 고비사막, 미국 남서부 지역 등을 많게는 세 번씩 다녀왔다. 탐사대원들은 탐사 기간에 종종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무한한 자연의 위대함에 동화돼서다. 대자연 앞에서는 뇌 속 활동인 철학·인문학 등이 자연 앞에 그저 용해되고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탐사를 다녀오면 그 결과를 정리해 책으로 출간한다. 앞으로 실크로드, 아프리카, 남미까지 지구 진화와 인류의 이동 경로를 탐사해 20권 정도 학술서적을 낼 계획이다.

    ‘자연과학 문화운동’ 지속할 것

    그는 문과 이과의 장벽이 사라지는 3년 후가 걱정된다고 했다. 2018년부터 정치, 경제, 물리, 화학 등 세세하게 나뉜 사회와 과학 과목이 통합 과목 형태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분야가 합쳐지면 각자의 영역에서 진리를 탐구할 기반이 사라진다고 그는 주장했다.

    “지금 자연과학 발전의 걸림돌 중 하나가 비전문가들이 과학 정책을 생산하거나 방송 등 과학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입니다. 특정 과 선호 현상으로 볼 때 앞으로 문과와 이과가 통합되면 자연과학은 설 자리를 잃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과학적 깨달음은 철학이나 종교와 마찬가지로 감동을 주고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어렵지만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들을 선정해 공부의 영역을 확장하는 자연과학 문화운동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그는 가끔 사람들이 “박자세는 마치 ‘신흥종교’ 같다”고 한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박자세는 시공의 사유, 기원의 추적, 위대한 패턴의 발견 등 과학적 시선에서 지구에서 일어나는 생명 현상과 자연 현상을 대학 과정 교과 수준에서 공부하는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ETRI 연구원의 ‘주말 일탈’

    바이크·경비행기·댄스…스트레스 한 방에 보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근무하는 연구원은 전체 직원 2500명 중 2300명(92%)에 달한다. 연구원 수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나머지 24개 정부출연연구원 중 가장 많다. 인원이 많다 보니 각양각색의 취미를 가진 연구원이 눈에 띈다.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팀장은 “하루종일 연구에만 매달려서인지 상대적으로 몸을 많이 움직이는 취미를 가진 연구원이 많다”고 소개했다.

    주소정보연구팀에서 근무하는 윤대섭 선임연구원(42)의 취미는 바이크 라이딩이다. 10여년 경력의 그는 휴일이면 1인용 텐트 하나를 할리 데이비슨에 싣고 시동을 건다. 그는 “바이크는 내게 풍요로운 삶을 위한 비타민”이라고 말했다.

    주말마다 하늘을 나는 연구원도 있다. 태양광기술연구실에서 일하는 주무정 책임연구원(57)은 20여년 전부터 초경량 비행기를 타고 있다. 미국에서 중고 비행기를 구입할 정도로 초경량 비행기의 매력에 빠져 있다. 주 책임연구원은 “아무나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비행 면허는 의외로 까다롭지 않다”며 “은퇴 후 비행장 옆에 창고가 딸린 작은 집을 얻어 비행기를 조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업무 스트레스를 방송댄스로 날려버리는 자율주행시스템연구실의 김진우 선임연구원(35)은 입사 6년차로 조직 내 젊은 피에 속한다. 김 선임연구원은 “연구처럼 춤사위도 늘 똑같지 않다”며 “늙어서도 내 좌우명은 ‘춤생춤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20여년간 즐겨 한 골프를 뒤로하고 목공예를 시작한 연구원도 있다. 데이터관리연구실의 원종호 책임연구원(51)은 주말이면 대패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알싸한 나무 향이 좋다는 그는 “톱질, 대패질에 따른 운동량도 많지만 무엇보다 집중이 필요해 잡다한 생각이 다 날아간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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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AP=연합뉴스)

    (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현지시간) 사형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인도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뺏을 '올바른' 방식 또한 없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접견한 국제사형반대위원회(ICDP)에 보낸 서한에서 "저질러진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상관없이 오늘날 사형은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형은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이뤄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복수를 돕는 것에 가깝다"며 "국가가 정의의 이름으로 살인을 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한, 사형제는 법치주의에서 실패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어떤 사형 방식을 써야 올바른지에 대해 논쟁한다"며 "다른 사람을 죽이는 데 인도주의적인 방법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형제에 관한 교황의 이번 서한은 가톨릭의 기존 입장에 바탕을 둔 것이다. 2005년 서거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재임 시에는 현대 교정체계가 사형제를 불필요하게 만들었다는 선언도 나온 바 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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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는 격차 벌리는 제도…정의로운 소비 통해 부의 선순환 이뤄야

    그새 문을 닫았다니 조금 어이가 없었다. 지난해 여름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하며 마르크스주의와 생태주의에 기반한 착한 생산과 소비를 강조해 일약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빵집 주인이자 책의 저자인 와타나베 이타루(44ㆍ渡?格)에게 e-메일을 보냈더니 “빵집 문을 닫고 이사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요즘 세상에 마르크스 운운하더니 망하고 말았군’이라는 생각이 들 찰나, 와타나베는 설득력 있는 답변을 이어갔다. “우리 철학에 맞게 지역의 자연재배원료로 소맥분을 만들려면 높이가 6m나 되는 ‘롤 제분기’가 필요했어요. 그런데 오카야마(岡山)현 가쓰야마(勝山)의 빵집 건물은 천정이 낮아 롤 제분기를 축소해서 설치했죠. 그랬더니 그만 고장이 났어요.”

    와타나베는 천정이 높고, 지역농가에서 거둬들인 밀을 일괄 보관할 대형 냉장고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이웃 돗토리(鳥取)현 지즈(智頭) 마을에 있는 옛 보육원 건물을 알게 됐다. 요즘 와타나베와 부인 마리코(41·麻里子)는 수년 전 인구 감소로 문을 닫은 이 보육원을 직접 빵집으로 개조하고 있다. 원래 5월쯤 다시 문을 열 계획인데 손수 인테리어 공사 등을 하다보니 좀 늦어질 전망이다.

    사실 장소 이전보다 더 큰 뉴스는 ‘시골 빵집’에서 ‘시골 맥주집’으로 경영의 중심을 옮긴다는 점이다. 와타나베는 “가게를 처음 열 때부터 우리의 목표는 ‘지역의 천연균, 천연수, 자연재배원료를 사용해 우리만 만들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빵이든 맥주든 같은 효모를 사용하니 다를 건 없죠. 다만 빵은 만들다가 제가 요통에 걸릴 정도로 힘든 반면, 맥주는 공정이 기계화돼서 뽑아내기가 훨씬 편합니다.” 라고 말했다.

    연면적이 330㎡는 족히 될듯한 보육원 건물을 활용해 빵과 피자를 내놓는 카페, 맥주 바, 숙박시설까지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가게의 이름은 변함없이 ‘다루마리(이타루의 다루와 마리코의 마리를 합친 것)’다.
    인터뷰 약속을 한 뒤 오사카(大阪)에서 급행 열차를 탔다. 2시간 15분이 걸려 도착한 지즈 마을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조용했다. 오카야마현에 있던 빵집은 주변이 고택(古宅) 보존지구로 지정돼 시골이어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여긴 그냥 첩첩산중이었다. 지즈역에서 내렸더니 와타나베 부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부부의 경자동차를 타고 15분쯤 더 산 속으로 들어가자 공사중인 폐(廢)보육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데서 장사가 되겠습니까.

    (마리코) “수요는 충분히 있어요. 예전 빵집보다 오사카ㆍ교토(京都) 같은 간사이(關西) 지역 대도시에서 오는 교통편이 더 편리해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깨끗한 환경 속에서 천연균으로 만든 빵과 맥주를 즐기며 리프레시하기를 원하거든요. 책을 읽고 한국에서 찾아오는 분들도 많아요. 인터넷도 있잖아요.”

    한국 사람들이 꽤 오는지 부부의 5살 짜리 아들 히카루는 기자를 보고 “안뇨하세요(안녕하세요)”라며 큰 소리로 인사할 정도였다. 아빠 머리 위에 올라타려는 히카루를 곁에 둔 채 이들의 경영 철학, 삶의 철학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만 일부는 머리를 갸우뚱합니다. 이윤을 좇지 않는 사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요. 특별히 욕심이 없는 소시민들도 노후 대비, 자녀교육 등에 대한 걱정 때문에 돈을 쌓아두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타루) “자본주의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세분화’예요. 예전엔 가구당 TV가 한 대였는데 지금은 두 대, 세 대씩 있죠. 그만큼 가족, 지역사회라는 개념이 무너지고 개인주의가 만연하면서 사회안전망이 없는 사회가 된 겁니다. 이걸 자본주의 경제에선 ‘소비가 늘면서 성장이 촉진된다’고 표현하죠. 그래서 우리는 땅에서 곡식이 나면 그걸 화학비료나 첨가물 없이 지어먹고, 그 먹거리를 팔 땐 품질과 노력에 상응하는 높은 값을 받아 모두가 풍요로운 ‘순환형 사회’를 만들자는 도전을 하고 있는 겁니다. 먼 옛날처럼 말이죠. 우리도 (노후 등에 대한) 불안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먹고 사는 데엔 문제없다는 자신감이더 강해졌습니다.”

    (마리코)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게 무슨 금욕적인 삶을 살자는 게 아니예요. 우리도 당연히 기계가 고장날 때라든가 아이들이 아플 때를 대비해서 열심히 저축하고 있죠. 하지만 보석이나 비싼 자동차를 엄청나게 가져야 체면이 산다는 생각은 없다는 얘기예요. 도시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깨끗한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공동체 속에서 사는 게 훨씬 행복하니까요.”

    -사업을 빵, 맥주, 피자에 숙박시설까지 확대하면 돈은 더 벌겠습니다.

    (이타루) “모르죠. 저는 오히려 우리가 여기로 이사오게 된 계기인 롤 제분기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 저 제분기로 빵의 소맥분도 빻고, 맥주의 맥아도 빻습니다. 한 마디로 제분기가 사업의 심장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지역과 인근 지역의 사람들이 ‘아, 저 집은 지역 고유의 빵도 만들고 맥주도 만드는구나’ 하는 인식이 퍼지면 우리 상품의 가치도 높아지게 되는 것이고요. 지금까지는 빵 하나에만 가치를 뒀다면 앞으로는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순환형 지역사회 만들기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겁니다. 나무를 베는 사람, 농사를 짓는 사람에 저까지 포함해 천년 후에도 유기적으로 함께 사는 게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겁니다.”

    -가치를 높인다고 했는데 일반적인 소비자는 어떻게 해서든 싼 걸 사려고 하지 비싸더라도 값어치를 다 지불하고 사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하는데요. 와타나베 부부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소비란 무엇입니까.

    (마리코) “도시 생활을 계속하면 논밭을 본 적도 없고 공장에서 어떻게 물건이 만들어져 나오는지도 모르니까 무조건 싼 걸 찾는 경향은 있죠. 하지만 저도 주부지만, 아이들이 먹을 것을 살 때는 비싸더라도 양질의 상품을 찾게 돼요. 그게 모든 방면에서 생활화돼야 하는 것이죠.”

    (이타루)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격차를 벌리는 시스템입니다. 그런 문제를 조정하라고 정치가 있는 것이지만 결국 정치인들은 돈 많은 사람들의 손을 들어주고 말죠. 저는 ‘정치가 그대로 뭔가 해 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 자체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같은 서민들이 서로가 만든 물건에 높은 부가가치를 매겨 거래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부를 서민 사이에서 빨리 돌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렇게 부의 선순환이 일어나면 부가 부자들에게 쏠리는 것을 막고, 적어도 분배를 원활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군요.

    (이타루)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꾼다는 주장과 비슷한 거예요. 일본에선 요즘 그런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올바른 소비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원자력발전소를 추진하면 그 회사 제품을 사지 않는 등의 활동을 하죠. 싼 것만 찾지 않고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자는 운동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도쿄나 서울에 지점을 내도 장사가 될 것 같다는 말에 와타나베 부부는 정색했다. 지역의 순환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자신들의 이념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이 중요한데 일주일에 몇 번을 도쿄에 따로 가서 가게를 살펴보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1주일에 나흘 일하고 사흘 쉰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게 운영이 됩니까.

    (마리코) “종업원들은 쉬었지만 우린 거래처 사람을 만난다든지 일했죠, 뭐.”
    (이타루) “앞으로 맥주집이 중심이 되면 5일 일하고 화·수요일 이틀만 쉬려고 합니다. 맥주는 그렇게 힘들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겨울에 한 달 휴가를 가고요.”

    좋은 근로조건에도 불구하고 가쓰야마에서 일하던 종업원 4명과 아르바이트생 2명은 가게 이전을 통보하자 모두 그만뒀다. 마리코는 “가게 이전 결정도 좀 극적으로 이뤄졌고, 우리 부부야 맥주를 할 생각을 예전부터 했지만 그들은 빵집으로선 끝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즈의 새 가게에선 일단 맥주 만들기를 담당할 종업원 1명을 새로 뽑은 상태다. 공사 일도 함께 하고 있다. 나머지 종업원은 마음이 맞는 사람으로 차차 뽑을 생각이다.

    -가족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혹시 행복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까.

    (이타루) “시골에 와서 생활하는 게 고생이 많죠. 고생이 없으면 행복도 느낄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냥 경제적인 성공만을 좇았다면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마리코) “저도요. 예전 빵집도 닫으려고 닫았다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닫은 측면도 있고. 그 곳에서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의 한계가 보여서 슬프기도 했고. 지금은 특히 새 가게를 준비하는 기간이라서 손님들과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없잖아요. 완전히 여기로 이사한 것도 아니고 예전 집을 오가며 좀 안정되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분이 힘들긴 하네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와타나베 부부는 말했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간혹 비난과 야유가 쏟아져도 견뎌낼 수 있어요. 썩을 것은 썩고 발효할 것은 발효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 인생이니까요.”

    지즈(智頭)=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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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따끈따끈 새책]글로벌 기업들이 준비하는 '미래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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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미래를소유한사람들
    제네럴일렉트릭(GE)과 듀폰, IBM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 기업들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그간 변신을 거듭하며 미래를 이끌어 온 미래 전략 수립의 모범들이다.

    1935년에 90년이던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2011년에 이르러 18년으로 떨어졌다. 급변하는 미래는 기업들에게 이를 대비할 것을 더 요구하고 있다. 끊임없는 변신은 기업들의 생존 전략에 필수가 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그 흐름을 파악함과 동시에 미래상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주력한다.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있는 트렌드를 시작으로 미래를 그려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의 이야기를 책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나우'는 소개한다.

    책은 GE와 듀폰을 비롯해 구글, 알리바바, 유니클로, 테슬라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핵심인재들이 직접 말하는 미래와 그에 대응하는 그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저자 장학만은 △신기술 △중국 △혁신경영 △융합 및 창조경제 등 4가지 주제로 17개 글로벌 기업들을 나누어 그들의 혁신과 미래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우리 기업들의 핵심인재들이 준비하는 미래와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을 비교하며 점검했다.

    저자는 미국 세인트존스 컬리지(ST.JOHN’S COLLEGE. ANNAPOLIS, MD)에서 고전ㆍ철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교 대학원(GSAS) 동아시아연구소(RSEA) 뚜웨이밍 교수 밑에서 중국 철학자 왕양밍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중국 베이징특파원, 산업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현재 산업부 선임기자로 활동하며 미래와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나우=장학만 지음. 미래를소유한사람들 펴냄. 360쪽. 1만6000원.

    박상빈 기자 b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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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작년 전세계 다이아몬드 판매액이 90조원을 돌파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기업인 드비어스의 조사 결과 작년 전세계 다이아몬드 보석 판매액이 3% 늘어난 810억달러(약 90조7686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내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미국 고용경기가 개선되고 전체적인 경기가 회복되면서 다이아몬드 판매액은 7% 늘어난 370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다이아몬드 팬매액 역시 62억위안(약 1조1180억원)으로 한 해동안 6% 늘어났다.

    필립 멜리어 드비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다이아몬드 수요가 지난 한 해 동안 늘어났다”면서 “이같은 수요 증가 추세는 선진국은 물론 빠르게 성장하는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