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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2015-321호

구봉88 2015. 5. 25. 16:27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321호.   2015.   5.   22.)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관광객 유치 6개월 연속 일본에 밀려… 관광산업 적신호

  2.AIIB 견제나선 아베 "亞인프라에 1100억弗 투입"

 

기업경영

  1.삼성·애플이 쓰는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 제임스 클래핀 코닝 사장

  2.Cover Story - 현대모비스

  3."연구소 밖 넘치는 아이디어 실현시켜라!"…'오픈 이노베이션'이 만든 의료기기 혁신

  4.에반 스피겔 스냅챗 공동 창업자 겸 CEO

  5.국민MC와 버핏의 공통점은? 사람 움직이는 정치력 갖춘 리더

  6.'베일 속' 애플카, 구글카보다 위협적인 이유

  7.'아시아의 아마존' 라자다

  8.[SDF 2015] 콘텐츠 방향, ‘세컨드 스크린’ 디바이스를 주목하라(종합)

  9.[J Report] 도시형 노화 섰거라 화장품의 도전

  10.문샷싱킹 하고 싶다면 … 리더가 롤모델 돼야죠

  11.뜨는 브랜드는 똑똑한 소비자 잡는 법을 안다

  12.‘데이터 중심 요금제’ 흥행 대박… 이통 3사, 모처럼 서비스 경쟁

  13."물 마시고 싶다" 생각하면 물컵 대령하는 로봇팔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오바마 트위터, 개설 직후부터 흑인비하·욕설로 도배

  2.한라산이 아프다

  3.[책마을] 마케팅이 마약과 뇌물 없앤다고?

  4.[책마을] 전기차·우주선…상상을 실현시키는 머스크의 도전

  5.[새로 쓰는 대한민국 70년(1945~2015)] "한국 1곳에 아프리카 대륙보다 더

      많이 원조" 美, 31억 달러 쏟아부어

  6.“60초 안에 상대의 관심을 끌어라”

  7.[새 총리 후보자 황교안] '사정(司正) 지휘자'를 국정 2인자로…박근혜, 질책

     한번 안했을  만큼 신임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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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관광객 유치 6개월 연속 일본에 밀려… 관광산업 적신호]

-불편하게 하는 한국, 배려하는 일본

韓, 세금 환급 외국인 공항서 긴 줄

日, 구입 때 여권 확인 후 바로 환급

중국인 관광객 한국 구매 11% 감소

-관광 경쟁력 한국 29위, 일본 9위

日은 베트남 등에도 비자발급 완화… 民官이 함께 관광객 유치에 사활

한국, 정부 차원의 조율기구 없어… 항공 교통부·세금 관세청 등 분산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3층 세관신고 창구 앞에는 짐을 잔뜩 든 외국인들이 50m넘게 줄을 서 있었다. 항공사 카운터에서 비행기표를 받은 관광객이 국내에서 산 상품의 부가세를 환급받기 위해 줄을 선 것이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이곳에서 세관 신고를 하고 다시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 세금 환급 업무 대행업체 창구로 찾아가 세관신고 도장을 받은 영수증을 제시해야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폴란드계 캐나다인 줄리안 시아즈키비츠씨는 "세관 도장을 받기 위해서만 30분을 기다렸고, 출국장 안에 들어가서 세금을 실제로 돌려받는데 또 30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일본에서는 어떨까? 지난달 말 출장길에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 양판점에서 5만엔(45만원)짜리 애플 워치를 산 직장인 차재강씨는 "시내 가게에서 외국인에게는 아예 세금을 빼고 결제를 해주더라"며 "그 자리에서 소비세 7%를 제외한 금액을 결제한 뒤 여권에 영수증만 붙였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세금 환급과 관련해 걸린 시간은 여권에서 영수증을 떼내 세관에 주는 데 걸린 10초뿐이었다.




이는 올해 해외 관광객 숫자가 40% 넘게 급증한 일본과 관광객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한국의 관광 소프트 인프라 격차의 한 단면이다. 관광객을 불편하게 하는 한국의 세금 환급 절차는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오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도장 받는 데만 1시간 - 21일 낮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둔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가세 환급을 위한 세관 신고 도장을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도장을 받고 나서야 물품을 수화물로 부치고,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승객들이 몰리는 주말에는 도장을 받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려 항공기 운항 일정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2008년부터 작년까지 6년 동안 680만명에서 두 배가 넘는 1420만명으로 늘었지만 한국 관광 인프라는 그동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서 7년 만에 처음 6개월 연속 일본에 추월당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국가별 관광 산업 경쟁력 순위도 4계단 떨어졌다. 일본이 2006년 관광입국을 선언하고 10년째 일관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관광정책 전반에 걸쳐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빨간불 켜진 한국 관광




한국관광공사는 20일, "올 4월 방한(訪韓) 외국인 수가 작년보다 11% 증가한 138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일본정부관광국은 "4월 방일(訪日) 외국인 숫자는 작년보다 43% 늘어난 176만명이었다"고 발표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11월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방한 관광객과의 격차를 벌여가고 있다. WEF가 발표한 2015 여행 관광 경쟁력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종합 순위는 2013년에 비해 4계단 떨어진 29위로 밀렸다. 관광업계에서는 국내 교통비, 숙박비 등이 오르면서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작년보다 13계단 하락한 109위를 기록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반면 일본은 종합 순위가 14위에서 9위로, 중국은 45위에서 17위로 각각 상승했다.




한국의 관광산업을 지탱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1인당 구매금액도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한국 내 불편한 세금 환급절차도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20일까지 본점에 온 중국인 관광객 1인당 구매액이 58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 재작년에 비해 36%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에서도 1분기에 중국인 관광객 1인당 구매액은 80만원으로 작년보다 11% 감소했다.




날아다니는 일본, 기어가는 한국




일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급증한데는 엔저(円低)로 가격 경쟁력이 개선된 것이 큰 이유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일본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민관(民官)이 합심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비자(visa) 정책이다. 일본 정부는 작년 9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인에 대해 비자 발급을 완화해줬다. 그 결과 올 들어 이들 국가로부터 오는 일본 방문객은 23~59%씩 늘었다.




한국 정부도 이 세 나라에 대한 비자 발급 완화를 지난해부터 검토했으나 부처 간 의견 조율이 안 돼 아직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 2000만명을 목표로 민관이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일본의 강점이다. 국내 관광업계에서는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총무회장이 올 2월 일본여행업협회 관계자 1000명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국회의원은 뭐하나"라는 자조(自嘲) 섞인 푸념이 나왔다. 니카이 의원은 이달 20일에는 관광업계 관계자 등 3000명을 이끌고 중국을 찾았다. 장유재 모두투어인터내셔널 대표는 "우리도 외국인 관광객이 오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해외로드쇼 개최 같은 공격적인 유치 노력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복잡한 절차를 철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훈 한양대 교수(관광학부)는 "항공편 문제는 국토교통부, 모텔은 식품위생법을 다루는 보건복지부, 부가세 환급은 관세청이 각각 맡고 있다"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관광위원회를 만들든 어떻게 하든 '원스톱'으로 관광에 대한 모든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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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아시아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에 11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22일 일본 도쿄에서 연 제21회 '아시아의 미래' 포럼 만찬에 참석해 "질 높은 인프라를 아시아에 확산시켜 나가고 싶다"면서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손잡고 아시아국가 인프라 건설에 향후 5년간 약 11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어 "아시아에는 매년 100조엔이 넘는 커다란 인프라 수요가 있다"며 "일본은 금융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주도 AIIB에 맞서 아시아에서의 일본의 공헌을 강하게 내세운 것이다.

아베 총리가 제시한 투자 규모도 AIIB의 초기 자본금인 1000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그간 AIIB에 맞서 일본이 아시아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규모를 늘릴 것이란 소식은 있었으나 구체적인 금액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중 절반은 일본 원조 기구를 통해 제공되고 나머지 절반은 ADB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ADB의 최대 출자국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같은 자리에서 전후 70년과 관련해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을 언급하며 "일본은 전후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해 왔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앞서 열린 행사 기조연설에서 고촉통 전 싱가로프 총리 등이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문제삼은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고 전 총리는 최근 아시아를 둘러싼 역사 문제 갈등에 대해 일본과 아시아의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전 총리는 "올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았지만 아시아에는 여전히 전쟁의 유산이 남아 있다"며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이 역사 문제 극복을 위해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전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 계승에 대해 "강한 리더만이 민족주의적 감정을 억제하고 주변국과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여름 발표될 아베 담화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는 강한 리더이기 때문에 더욱 깊은 내용을 담았으면 한다"며 "역사를 제대로 돌아보고, 한 걸음 더 내딛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미래가 정체될 만한 것은 하지 말라고 하겠다"며 한·중·일 모두에 양보를 촉구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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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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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도 만든다, 세상을 바꿀 '유리'

삼성·애플이 쓰는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 제임스 클래핀 코닝 사장

코닝 글라스 테크놀로지스의 제임스 클래핀 사장은 “고릴라 글라스만큼 강하고 사파이어만큼 긁힘 방지 기능을 높인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닝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강화유리를 비롯해 첨단 기술을 이용한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박상훈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여러모로 다르다. 운영체제(OS)의 경우 애플은 자체 개발한 iOS를 탑재했고,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다. 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는 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쓰는 반면 애플은 LCD(액정표시장치)의 일종인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스마트폰 중 유일하게 같은 부분이 있다. 바로 '강화(强化) 유리'다. 강화유리는 일반 유리보다 훨씬 강도가 높아 충격을 잘 견딜 수 있는 유리다. 두 회사는 모두 '고릴라 글라스'라는 브랜드명을 가진 강화유리를 스마트폰의 화면 커버로 사용한다. 고릴라 글라스는 스마트폰 유리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제품이다.




고릴라 글라스를 만든 미국 코닝 글라스 테크놀로지스(이하 코닝)의 제임스 클래핀 사장은 최근 방한해 "유리는 어디에도 쓰이는 친숙한 소재"이라며 "스마트폰을 넘어 모든 유리 제품에 디스플레이, 터치 기술 등이 들어가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파이어보다 강한 유리 개발




코닝은 1851년 설립돼 올해로 164년째를 맞이한 장수(長壽)기업이다. 주로 세라믹, 특수 유리, 광섬유 등을 생산하는 소재 전문 업체다. 한국에는 1995년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삼성코닝정밀소재를 설립했다가 2014년 지분을 모두 인수해 합작 관계를 정리했다. 사명도 코닝정밀소재로 바꿨다. 합병을 주도한 제임스 클래핀 사장은 2010년부터 미국 본사의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는 코닝정밀소재 창사 20주년을 맞이해 방한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떨어뜨렸을 때 액정이 깨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바닥에 떨어뜨려도 스마트폰 액정은 쉬이 깨지지 않는다. 깨지더라도 금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클래핀 사장은 "강화 공정을 통해 저항을 높이고 스크래치(긁힘)가 생겨도 쉽게 깨지지 않는 방향으로 고릴라 글라스를 계속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최신 제품인 고릴라 글라스4는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강도가 강하다"며 "1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80% 이상 파손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제품은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요청에 따라 개발됐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인 2007년 잡스는 코닝에 "떨어뜨려도 쉽게 깨지지 않고 긁히지 않는 유리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코닝은 잡스의 요청이 있은 지 3개월 뒤에 첫째 제품인 '고릴라 글라스1'을 내놓았고, 이 제품은 아이폰 초기 모델에 탑재됐다. 이후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고릴라 글라스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플을 중심으로 고릴라 글라스 대신 사파이어로 화면 커버를 바꾸려는 업체들이 생기고 있다.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강한 소재인 사파이어는 충격에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10배 이상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클래핀 사장은 "사파이어가 긁힘에 강한 것은 인정한다"면서 "강도(强度)가 높고 사파이어 수준의 긁힘 방지 기능을 갖춘 첨단 유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우선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스마트워치에 먼저 도입되고 스마트폰 등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유리로 세상을 바꾼다




클래핀 사장은 유튜브에 올라 있는 동영상 '유리로 만들어진 하루(A day made of glass)'를 꼭 봐달라고 요청했다. 코닝이 제작한 이 동영상에는 아침이 되면 자동으로 변색돼 햇살을 비추는 침실 유리부터 디스플레이 기능을 갖춘 거울, 냉장고 유리 등이 차례로 나온다. 실시간 내비게이션 기능을 갖춘 버스 정류장의 유리창도 눈길을 끈다. 그는 "앞으로 코닝이 만들고 싶은 미래가 바로 여기 담겨 있다"고 말했다.




코닝은 코닝정밀소재를 인수한 것 외에도 충남 아산에 TVLCD 유리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광소재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코닝의 핵심 제품인 TVLCD유리, 광섬유, 스마트폰용 강화유리 등을 모두 생산하는 것이다. 클래핀 사장은 "한국은 지금까지도 중요한 시장이었고, 앞으로는 더욱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 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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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Cover Story - 현대모비스

미래車 경쟁력에 역량 집중
현대車 남양연구소와 공동 프로젝트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 나란히 할 것

해외 생산거점 확대
중국 2곳·멕시코·체코에 공장 건설 중
친환경 부품 앞세워 신흥국 시장 선점

[ 박준동 기자 ]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20년까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양산 단계로 끌어올려 글로벌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입니다.”

조원장 현대모비스 차량부품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능형 차량 분야의 최종 목표인 자율주행차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부사장은 “2020년부터는 미래차 시장에서 해외 선두업체들과 진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도 검토하겠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또 “현대자동차 중국 신규공장 구축에 맞춰 2개 거점을 신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의 경영 원칙이나 이념은.

“현대모비스의 경영철학은 ‘창의적 사고와 끝없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함으로써 인류사회의 꿈을 실현한다’이다. 이와 함께 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 존중, 글로벌 지향 등 5대 핵심가치를 임직원과 공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특유의 추진력과 결속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핵심기술 내재화와 품질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이런 점이 1977년 설립 이후 현대모비스를 글로벌 부품업체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외국 주요 업체와 달리 모듈 형태로 생산하는 이유는.

“모듈화 방식은 하나의 완성된 제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수많은 부품을 모듈이라는 덩어리로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이다. 완성차 제조과정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복잡한 과정을 모비스가 분담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 향상을 도모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완성차 업체는 신제품, 신기술, 디자인 등 소비자 요구에 직접적 만족을 주는 요소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모듈 생산방식을 통해 부품 입고에서부터 공정 전 단계에 걸쳐 품질보증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생산성 혁신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완성차의 품질 향상, 생산성 증대를 가능케 했고 궁극적으로는 자동차 및 부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본다.”

▷현대자동차그룹 외 고객 다변화 전략은.

“다양한 고객과의 파트너십은 미래 성장을 좌우하는 열쇠다. 현대모비스는 고객을 다변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역 특성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고, 현지 거점을 통해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또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기술전시회 및 교류회를 진행해 현대모비스의 기술력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유럽, 북미,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에 램프, 통합형 스위치 모듈(ICS),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 등의 부품을 수주해 공급하고 있다.”

▷3차원(3D) 프린팅 현황과 향후 계획은.

“2002년 3D 프린터를 도입해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 강성이나 디자인, 성능을 검토해 품질을 제고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3D 프린터를 시제품 제작에 활용하면 금형이나 목업 대비 단가와 개발 기간에서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또 신속한 검증과 개선이 가능하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3D 프린터의 활용범위와 검증 항목을 확대해 설계 검증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으로 다져나갈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관련 계획은.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와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지능형 차량의 최종 목표인 자율주행 분야에 역량을 쏟고 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차선이탈방지, 차선유지보조, 긴급자동제동, 주차보조시스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등의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는 자율주행 구현에 근간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해외 선도업체의 기술개발 추이에 발맞춰 2020년까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양산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다. 2020년부터는 세계 미래차 시장에서 해외 선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경쟁을 펼칠 것이다.”

▷에어백과 램프 경쟁력 강화 방안은.

“에어백과 램프는 안전과 직결된 부품이기 때문에 기술 발전 및 완성도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앞차 혹은 맞은편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 ADB(adaptive driving beam)가 바로 그것이다. 에어백의 경우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에어백 제어장치(ACU)에 대한 ISO 26262(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또 램프, 에어백, 제동·조향 등 부품의 기계적인 부분과 각종 센서 ECU 등 전자장치를 융합해 지능화된 부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장 부문 강화 및 M&A 전략은.

“현재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장부품 비율은 약 35%에 이르고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전장부품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해 충북 진천에 전장부품 전용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2013년 기술연구소에 첨단 전장 기술 전용 시험실을 갖춘 전장연구동을 신축했다. 안전 기준 강화 추세에 맞춰 사후 대처에 집중되던 기존 수동적 안전에서 나아가 전장 기술과 융합해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능동적 안전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M&A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검토하겠지만 현재 진행되는 사항은 없다.”

▷국내외 생산라인 계획은.

“현재 해외 신규 생산거점은 멕시코, 중국, 체코지역에서 구축 중이다. 멕시코에서는 기아자동차 멕시코 신규공장 구축에 맞춰 모듈 공장 및 핵심부품 공장을 2016년 양산 목표로 건설 중이며 현재 약 40% 수준이 진척됐다. 중국에서는 현대차 신규공장 구축에 맞춰 2개 거점을 신축하고 있으며, 현지 인허가 절차 및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체코에서도 신규 램프공장 구축을 위한 현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핵심으로 여기는 사업과 지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 수요 성장률이 감소하는 등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 북미, 유럽과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차선유지 지원, 차간거리 제어, 자동 긴급 제동 등을 포함한 지능형 기술을 비롯해 핵심 기술 내재화를 통해 차세대 선도기술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한국경제

Cover Story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 강현우 기자 ] 현대모비스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충북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에 미르숲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14일 1차 공사 준공식에서 남성 5인조 아카펠라그룹 엑시트가 공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안전과 환경을 우선시하는 경영 방침을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숲을 조성해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어린이 교통사고 방지 캠페인을 진행하며 어린이들을 과학 꿈나무로 육성하는 활동도 한다. 현대모비스는 ‘그린무브(현대모비스 미르숲 조성)’ ‘세이프무브(투명우산 나눔 활동)’ ‘해피무브(주니어공학교실)’ ‘이지무브(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 등 네 가지 특화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4일 충북 진천에 미르숲 조성 1차 공사 완료 준공식을 열었다. 2012년 진천군·자연환경국민신탁(환경부 산하 특수법인)과 함께 시작한 숲 조성 사업이다.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일원 군유림 108㏊(약 108만㎡)에 현대모비스가 2021년까지 매년 10억원씩 총 100억원을 투자해 숲을 조성한 뒤 진천군에 기부채납하면 진천군이 유지관리를 맡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미르숲은 자연상생철학의 숲, 식생경관디자인 숲, 지질역사배움 숲, 자연생태동화 숲, 수변경관투영 숲, 미래세대문화 숲 등 6개의 특화된 숲으로 조성된다. 숲마다 특색 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르숲 체험 예약 등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meerfores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투명우산 나눔 활동은 비오는 날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이 평소보다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이들이 우산에 시야가 가려 주변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부터 매년 투명우산 10만여개를 제작해 전국 150여개의 초등학교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올해 투명우산 누적 배포 수는 50만개, 대상 초등학교는 800개교가 넘을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투명우산은 가벼운 알루미늄과 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었다. 불빛을 잘 반사하는 재질로 궂은 날이나 밤에도 운전자가 우산을 쓴 어린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손잡이엔 비상용 호루라기도 달았다.

2005년 시작한 주니어 공학교실은 기초 과학 원리들이 어떻게 기술로 구현되는지 아이들이 실습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과학버스를 활용한 ‘찾아가는 주니어 공학교실’도 진행한다. 전국 아동복지시설에서 주니어 공학교실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 활동은 장애아동을 돕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한 활동이다. 만 18세 미만으로 이동이 불편한 장애아동에게 맞춤형 이동 편의 기구를 제공해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겠다는 시도다.

매년 50명의 장애아동에게 카시트형 자세유지 의자, 기립형 휠체어 등 신체조건에 맞게 제작한 맞춤형 이동 편의 보조기구를 전달한다. 지원 대상 아동의 가정 환경에 따라 재활치료비와 기저귀·물티슈 등 양육 필수품 등도 지원한다.

현대모비스는 전국 주요 거점에 공장과 물류창고 등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장이 있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 전사적으로 ‘1사(社)1촌(村)’ 운동을 하고 있다. 봉사활동이나 지역 농산물 구매 등을 통해 농촌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운동이다.

2006년 말 쌀과 사과를 주로 재배하는 충북 충주시 덕련리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것으로 시작해 현재는 경기 이천, 충남 공주, 경남 울주 등으로 확대했다.

현대모비스 임직원들은 사업장별로 근처 사회복지시설과 결연을 맺고 매주 교대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청소, 시설 정비, 아이들과 놀아주기, 목욕봉사 등 다양한 형태의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일회성 봉사가 아닌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한국경제

Cover Story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강점 분석



그래픽=허라미 기자 rami@hankyung.com
자동차업종의 성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도 2014년 글로벌 판매량이 800만대를 넘어서면서 향후 장기 성장성이 글로벌 평균 수요 성장률을 크게 웃돌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업영역 확대가 가능하고 미래형 자동차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기업의 양호한 장기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라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부품제조사업부문에서 사업영역 확대가 기대된다. 향후 부품제조사업부문은 △현대·기아차 글로벌 생산기지로의 모듈사업 동반 진출 △중국·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핵심부품 공급 거점 확보 △미래형 자동차(스마트카·그린카) 시장 성장에 따른 사업 기회 확대라는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성 뛰어난 부품업계 ‘항공모함’

현대모비스는 2013년 현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매출 기준 세계 6위 부품기업이다. 현대모비스는 보수용 부품사업인 애프터서비스(AS)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반으로 부품제조사업부문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부품제조사업부문은 자동차 3대 모듈인 섀시모듈, 칵핏모듈(운전석모듈), FEM(front end module) 등의 현대·기아차 직서열 납품과 섀시·전장용 핵심부품 제조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2014년 매출 대비 비중이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강점은 꾸준한 실적 안정성이다. 현대모비스는 올 1분기에 매출 9조670여억원, 영업이익 6800여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고, 영업이익은 4.3% 감소했다. 수익성이 하락했지만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가동률 하락, 이머징통화 약세 등의 악조건을 감안할 때 ‘선방’한 것으로 판단된다.

1분기 핵심부품 비중이 늘면서 부품제조사업부문 매출 증가율이 양호했던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가동률이 하락했지만 현대모비스의 1분기 부품제조사업부문 매출은 7조2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 중 핵심부품 매출은 2조5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핵심부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6%로 1분기(35.7%)에 비해 높아졌다. 현대·기아차의 가동률 하락을 감안하면 핵심부품 성장세(제품믹스 개선)는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핵심부품 공급거점 확대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기아차와 함께 성장해왔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공급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외에 25개(국내 11개 공장, 해외 14개 공장)의 공급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17년 가동을 목표로 체코 램프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며 2016년 가동 예정인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 생산품목에는 섀시모듈 운전석모듈 프런트엔드모듈 등 이 회사가 생산하는 3대 핵심 모듈이 모두 포함돼 있다. 북미지역의 경우 과거 모듈 조립만 담당해왔으나 멕시코 공장 진출을 계기로 북미지역에서도 핵심부품 공급기지를 확보하게 돼 장기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현대모비스 멕시코 공장은 향후 현대·기아차에 대한 납품뿐만 아니라 북미 완성차 메이커에 대한 수주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카, 그린카 시장 확대도 기회

장기적으로는 스마트카, 그린카 등 미래 자동차시장 확대에 따른 성장 가능성도 기대 요인이다. 자동차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구동, 제동 등 기본적인 자동차 성능에서 완성차 업체 간 기술 격차가 축소되고 있어 차별화가 중요한 경쟁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환경규제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술적 수단으로 자동차 전장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30% 수준인 자동차 한 대당 전장부품 원가 비중은 2030년에는 약 5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전장부품 회사로 미래형 자동차시장 도래에 대비해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차량안전시스템은 충돌 이후의 탑승자 보호라는 기존의 수동적 개념에서 벗어나 자동차가 직접 주행에 개입하고 충돌을 방지하는, 즉 사고 예방 및 회피가 가능한 능동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현대모비스는 자율주차,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등을 개발해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 패키징 등 주요 부품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형 자동차 시장의 경우 현재 경제성 문제 등으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매출 성장과 이익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oohong.

조수홍 < NH투자증권 연구위원 cho@nhw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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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ractice - 메드트로닉

의사들의 아이디어 현실화
인공디스크·이식형 심박동기 개발
의료기기 2위 업체로 급성장

'고객의 고객' 환자의 목소리 경청
1년에 한번 수술실 체험도 실시
"환자의 고통 봐야 아이디어 나와"



[ 임근호 기자 ] 올 1월 초대형 의료기기업체가 탄생했다. 2013년 기준 매출 점유율 3위인 메드트로닉(4.7%)이 5위 코비디엔(2.8%)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서다. 현재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업체인 존슨앤드존슨(점유율 7.8%)에 약간 뒤처져 있지만 2020년에는 메드트로닉이 존슨앤드존슨을 제치고 의료기기 시장 1위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단순히 덩치가 큰 회사는 아니다. 메드트로닉은 매년 50~60개의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연구개발(R&D) 중에서 연구는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고 개발에만 집중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메드트로닉이 최초로 개발한 심장박동기도 창업자가 한 외과의사의 고민을 접하면서 개발이 이뤄졌다.


의사가 낸 아이디어를 제품화

메드트로닉은 1949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차고에서 설립됐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얼 바켄과 그의 처남인 파머 허먼슬리가 세운 의료기기 수리점이었다. 본격적으로 메드트로닉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50년대 중반 미네소타대 외과의사였던 월튼 릴레이 박사와 연결돼면서다.

당시 릴레이 박사는 깊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정전으로 병원에서 수술받던 신생아의 몸에 연결된 인공 심장박동기의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아이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 당시 체외 심장박동기는 부피가 엄청났다.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고 외부 전극에 의존해야 했는데 정전이라도 나면 작동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릴레이 박사의 고민은 근처에서 수리점을 운영하던 바켄을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면서 해결될 수 있었다. 약 4주 만에 수은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하는, 문고판 크기 책보다 크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심장박동기가 개발됐다. 미네소타대 연구소에서 테스트를 거친 뒤 다음날 바로 소아과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적용됐다. 바켄의 심장박동기는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심장박동기는 즉시 아이의 심장 박동을 거의 정상으로 회복시켰고, 며칠 안에 아이의 심장은 스스로 정상적인 리듬을 되찾았다.

이때부터 자체 기술개발뿐 아니라 남의 기술도 적극 도입하자는 자세가 메드트로닉에 자리잡았다. 오늘날 기업들이 강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정신이다. 세상에는 숨어 있는 아이디어가 많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회사 연구소에서 머리를 짜내 개발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미국 최초의 이식형 심장박동기 개발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미국에서 완전 이식형 심장박동기 설계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는 미국 버펄로에 있는 한 병원의 윌리엄 차르닥 박사와 앤드루 게이지 박사, 전기기사인 윌슨 그레이트배치가 만들었다. 세 사람이 2년 이상 연구해 1960년 발표한 논문을 본 메드트로닉 창업자들은 곧 이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공동 창업자인 허먼슬리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곧장 버펄로로 날아갔고 이들로부터 이식형 심장박동기 독점 생산권을 따냈다.

개발 2개월 만에 당시 375달러짜리 이식형 심장박동기 50개를 주문받았고, 이후 허먼슬리는 종종 자가용 비행기로 긴급 배달을 해야 할 정도로 주문이 쏟아졌다.

지금은 보편화된 척추 수술에 쓰이는 인공 디스크도 독일 베를린의 작은 정형외과 의사의 생각이었다. 올림픽 체조선수였지만 허리 디스크로 선수생활을 끝낸 뒤 의사가 돼 직접 병을 고치겠다며 낸 아이디어를 메드트로닉이 받아들이면서다.

 

미국 최초의 이식형 심장박동기

 


‘고객의 고객’인 환자 목소리 들어라

물론 남의 아이디어를 가져온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했다. 메드트로닉에는 약 1만명의 엔지니어와 과학자가 있다. 이들은 기존에 나온 제품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한편 주요 부품을 직접 설계하고 개발한다. 주요 부품 생산은 스위스, 싱가포르, 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4곳으로만 한정한다. 아무리 비용을 아낄 수 있더라도 중국엔 아직 주요 부품 생산을 맡기지 않고 있다. 품질 관리를 위해서다.

남의 아이디어뿐 아니라 ‘고객의 고객’인 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메드트로닉의 문화다. 1차 고객인 의사보다 의사의 고객이자 최종 고객인 환자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메드트로닉은 직원들에게 의사보다 더 자주 환자를 만날 것을 당부한다. 회사의 미션도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건강을 회복시키며 생명을 연장시킨다’로 정해 놓았다. 이 미션을 회사 안의 벽, 홈페이지 등 곳곳에 반복 노출해 직원들이 절로 환자를 위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는 최고경영자(CEO)가 미션이 새겨진 메달을 직접 전달하는 의식도 하고 있다.

병원 영업을 맡은 직원은 최소 1년에 한 번 수술실에 직접 들어간다. 환자의 생생한 고통과 어려움은 생생한 아이디어의 원천이라는 생각에서다. 매년 전 사원이 참석한 가운데 생사의 고비에서 벗어난 환자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직 농구 심판이던 데일 와카수키는 “내가 살아서 건강하게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건 수호천사라고 생각하는 여러분 덕분입니다”라는 감사의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말에 자긍심을 넘어 전율을 느낀 직원들은 자신의 일이 단순히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게 된다.

메드트로닉은 2007년 ‘리더를 양성하는 글로벌 최고 기업 2007’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2011년에는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연구소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25대 다국적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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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에반 스피겔 스냅챗 공동 창업자 겸 CEO

15억弗 자산가 된 24세 청년
LA부촌서 상류층 생활하던 車매니아
"창의적이고 문제해결 능력 뛰어나"…스탠퍼드대 '엄친아' 창업 결심 후 중퇴

"스피겔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저커버그 제안 거절한지 2년 만에 기업가치 190억弗로 10배 이상 뛰어

내년 美 대선 영향력?
비밀 보장 장점에 10대들에 선풍적 인기…NYT "스냅챗, 대선에 막강한 영향력"



[ 김은정 기자 ]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정보기술(IT)업계의 젊은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도,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도 아니었다. 순자산만 15억달러(약 1조6430억원)인 에반 스피겔 스냅챗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였다. 24세로 최연소 억만장자에 올랐다.

스피겔 CEO는 2013년 저커버그 CEO가 인수 제안을 했을 때 단칼에 거절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주식 교환도 아닌 전액 현금 인수 조건이었다. 인수 제안 가격은 30억달러에 달했다. 설립한 지 2년밖에 안 된 당시 스냅챗의 기업가치는 15억달러에 불과했다. 스냅챗의 성장성과 사업성에 그만큼 자신이 있단 얘기였다. 그를 두고 “제정신이 아니다” “건방지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페이스북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지 2년이 흘렀다. IT업계에서는 “스피겔 CEO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상류층 청소년에서 15억달러 자산가로

지난 3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스냅챗에 2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때 시장에서 추산한 스냅챗의 기업 가치는 190억달러였다. 설립한 지 4년 만이었다.

2011년 설립된 스냅챗은 보안을 강화한 모바일 메신저다. 정해진 시간 뒤 메시지가 자동 삭제된다. 비밀이 보장된다는 장점으로 인해 미국 1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하루 4억개의 메시지와 사진이 스냅챗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모바일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인 인스타그램을 뛰어넘는다.

빠른 성장세만큼 스피겔 CEO는 항상 자신 있고 당당했다. 미국의 한 행사장에서는 “나는 젊은 백인이다. 교육까지 잘 받았다.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사실 삶은 공평하지 않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미국의 전형적인 상류층 삶을 살았다. 그의 가족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부촌에서 살았다. 재벌까지는 아니었지만 변호사 부모 밑에서 남 부럽지 않은 삶을 누렸다. 10대부터 고급 자동차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청소년 시절 그의 가족이 보유한 고급 자동차만 5대였다. 스피겔 CEO는 상류층 친구들과 모임을 꾸려 유럽과 전 세계 곳곳을 여행했다. 헬리콥터를 타거나 스노보드를 타는 게 취미였다. 스냅챗으로 돈을 번 뒤 가장 먼저 한 일도 고급 자동차 페라리를 산 것이었다.

그는 청소년 시절 부모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좀 더 좋은 자동차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등 나이에 비해 과한 소비 형태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그의 낭비벽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피겔 CEO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시절 고급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행복했기 때문에 학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당당하게 대응했다.

그의 말대로 그는 학업 성적이 우수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스피겔 CEO는 청소년 시절 창의적이고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스탠퍼드대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입학했다.

사교 모임에서 출발…대선까지 영향력 확대

스냅챗의 시작도 스탠퍼드대에서 이뤄졌다. 스피겔 CEO는 백인 학생이 중심이 된 사교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과 설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진이나 메시지가 알아서 사라지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냈다. 그들과 합심해 스냅챗의 전신인 ‘피카부’를 개발했다. 창업을 결심하고 나서는 바로 학교를 중퇴했다.

서비스 초반에는 음란 사진 공유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메신저 보안 문제가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스냅챗의 인기는 오히려 높아졌다. 전 세계 월간 이용자는 2억만명에 이른다.

페이스북, 구글 등의 인수 제안을 잇따라 거절한 스피겔 CEO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는 차별화된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작년 말에는 모바일결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퀘어와 함께 전자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 들어서는 워너뮤직 등 글로벌 미디어 업체와 선별된 음악과 뉴스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스냅챗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스냅챗이 지난달 뉴스 부서를 신설한 것을 두고서다.

2008년 대선 때는 폴리티코와 허핑턴포스트라는 신생 온라인 매체가 선거 현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2012년 대선 때는 버즈피드라는 온라인 매체가 선거 현장을 다룬 빠르고 신선한 뉴스로 돌풍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는 “스냅챗이 밝은색, 선명한 사진, 다량의 동영상을 앞세워 대선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면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피겔 CEO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스냅챗 같은 아이디어를 내거나 사업을 시도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단기적인 이익을 위한 거래가 아닌 큰 사업을 보고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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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카페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이해관계자를 움직이게 하는 과정이 정치



정치 얘기만 나오면 머리를 흔드는 사람이 많다. 더구나 ‘조직정치’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우리 조직에서는 정치가 통하지 않는다” “나는 일하는 사람이지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항변하는 사람도 많다. 꼭 그래야 할까. 정치를 하나도 안 하는 리더를 만난 부하 직원들은 일하기가 어떨까.

정치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부하고 활용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를 움직이는 과정이다. 특히 리더가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 및 이해관계자들을 움직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부하고 활용하는 과정이 정치다. 경영학자 제프리 페퍼가 쓴 책 ‘권력의 경영’에 경영자 42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3%가 ‘어느 조직이든 정치행위가 있다’, 89%가 ‘리더라면 이런 정치력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결과가 나온다. 리더에게 정치력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질이라는 얘기다.

어떤 리더에게든 정치력의 중요성은 적용된다. 국민MC라는 평을 받는 모 연예인의 경우가 그렇다. 그에게는 즐거움과 재미 추구라는 예능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목표가 명확하다. 이를 위해 출연자들을 조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어느 한 출연자가 소극적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다. 방송 선배이자 메인MC로서 열심히 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신 출연자가 움직일 만한 ‘꺼리’를 만들어낸다. 주변 사람들을 동원해 계속 에피소드를 찾는다. 결국 소극적이었던 그는 ‘소심한 투덜쟁이’라는 캐릭터를 얻고 충분한 방송 분량을 뽑아낼 수 있었다. 이런 능력이 어떻게 정치와 상관 있냐고? 정치의 구성요소를 따져보자.

정치에는 일단 다른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권력)이 있어야 한다. 정치와 마찬가지로 권력도 뉘앙스상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역으로 리더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힘, 즉 권력이 있어야 한다. 권력은 공식적인 직위로부터도 생기지만 개인적인 능력이나 자질로도 얻을 수 있다. 메인MC라는 것은 공식적인 권력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방송의 흐름을 읽는 능력,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찾아내는 능력 등이 있기 때문에 그가 어떤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때 주변 사람들이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전문가 워런 버핏. 그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몇 만명의 사람이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 오마하로 몰려든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대단한 권력이다. 그런데 권력만 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의 힘으로 타인을 움직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을 움직이긴 하되 그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결과는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럴 때 영향력이 필요하다.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명분과 실리가 중요하다. 가슴과 머리를 동시에 움직여 자발적인 동기를 주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명분으로 가슴에 불을 지피고 그로 인해 각자가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머리로 이해하게 한다. 위에 언급한 국민MC의 코미디 사랑은 유명하다. 어려운 선후배를 돕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코미디를 살린다는 명분에 많은 사람이 기꺼이 동참한다. 자발적으로 그를 위해 움직일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다.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 주변에 왜 사람들이 많은가와 같은 맥락이다.

일을 하다 보면 실무자끼리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부서장들이 만나 좀 풀어주면 좋을 텐데 생각한 적이 있을 거다. 우리 상사는 힘이 없어 우리 팀이 매번 손해보는 것 같다고 푸념한 적도 있을 거다. “나는 정치를 안 하는 사람이야.” 아직도 이렇게 말하는 리더가 있다면 뒤를 돌아보라. 정치력 없는 당신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부하 직원들을….

조미나 <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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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최근 애플이 전기자동차를 비밀리에 내부 개발 중이라는 정보가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은 전기차·배터리업체에서 핵심 연구 인력을 데려오고 개발을 위한 비밀 장소를 물색하는 등 2020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내부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기존 자동차업체들은 애플과의 협업을 모색하면서도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에서 그랬듯이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꿔 산업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렇다면 애플카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애플답게 자세한 내용은 비밀로 하고 있다. 유출된 애플카 사진이나 관련특허 등록 등을 통해 유추해보면 애플카는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자율주행 차량에선 출·퇴근 이동 시간에 영화를 보거나 주요 신문기사를 검색하고, 긴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자동차의 특성이 변하면 자동차가 추구하는 포인트가 주행 성능이나 연비에서 실내 환경, 네트워크 연결성 등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애플의 강점을 살릴 수 있게 된다. 또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와의 연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은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카는 또 인간의 감성과 기술을 조화시킨 고품격 디자인 차량이 될 전망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맥 등 애플의 기존 IT 제품은 존재하는 사물을 그대로 디자인에 반영하는 스큐어모피즘이나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등의 디자인 철학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애플의 수석총괄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와 그의 친구인 세계적 디자이너 마크 뉴슨 등은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차량 디자인이 하나의 정체성이 된 폭스바겐 뉴비틀, 피아트 500처럼 애플카도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따른 운전 환경 변화를 고려해 사용자 친화적 내부 디자인에 더욱 신경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카는 무인자동차를 개발 중인 구글카와도 다를 전망이다.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로 70만마일 이상의 시험주행을 한 구글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량용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스마트폰 시장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처럼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공급해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애플은 애플 OS를 독점 탑재한 아이폰을 직접 개발해 판매했듯이 자신만의 애플카를 개발할 공산이 크다. 즉 구글카와 애플카가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또 자동차시장에서 제2의 폭스콘을 찾아 위탁 생산하거나 테슬라 같은 기존 자동차업체를 인수하는 등 애플카 생산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애플은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통해 혁신을 이뤄왔다.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MP3, 스마트폰 등은 모두 이전에 있던 기술이지만,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와 콘텐츠 역량, 디자인 감수성 등을 결합해 대중화에 성공했다. 자율주행차나 전기차도 구글이나 테슬라가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미래 자동차 시장을 꽃피우는 것은 애플일 수 있다. 또 애플은 글로벌 브랜드 가치 1위 기업으로서 충성스러운 고객이 많다.

시장에서의 지위도 탁월하다.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애플워치는 사전예약 몇 시간 만에 매진됐다.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글로벌 3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폭스바겐이 지닌 현금을 합친 것보다 많다.

비록 제품의 속성, 안전에 대한 규제, 소비자 성향 등 자동차시장이 IT시장과는 전혀 다른 게임 룰의 환경일지라도, 애플카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무시해선 안 된다.

2020년 애플카가 출시된다는 가정 아래 애플이 자동차에 어떤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지 관련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성낙환 < LG경제硏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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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아시아의 아마존' 라자다
한국 기업 유치 설명회
"현지 젊은층 한류 큰 관심"

中알리바바·JD닷컴도 한국관



[ 강영연 기자 ]
“판매에서 결제, 배송까지 한 번에 서비스하는 ‘원스톱 쇼핑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기업도 6억명의 동남아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기업의 역(逆)직구 시장 진출 기회가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로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 전자상거래업계 1위 업체인 라자다의 맥시밀리언 비트너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한국 업체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 1, 2위인 알리바바, JD닷컴에 이어 동남아 1위 업체까지 한국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CEO가 직접 한국을 찾은 것이다.

라자다는 2012년 설립된 독일계 회사로 ‘아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지난해 싱가포르 국부펀드에서 2억4900만달러(약 2724억원)를 투자받은 라자다의 작년 거래액은 4조원, 월 방문자 수는 5500만명에 달한다.

라자다는 입점 보증금이나 연회비 없이 제품 종류별로 1~12%의 판매 수수료만 받는다. 중국 알리바바의 T몰에 입점하는 데 평균 3만달러 이상 드는 것보다 저렴하다. 비트너 CEO는 또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밀림과 섬이 많아 배송에 보통 10일 이상 걸리지만 라자다는 이틀 안에 배송한다”며 “판매자는 주문 후 48시간 내에 출고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라자다가 한국 업체에 적극적인 ‘구애’를 펴는 것은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라자다의 아이모네 리파 디 메아나 국제거래담당 CEO는 “2005년 대장금이 방송된 뒤 동남아에서는 한국 드라마, 한국 가수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35세 미만 젊은 층에 한류의 영향력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인구는 6억명에 달하며 올해 아세안경제공동체가 출범하면 거대한 단일시장이 탄생한다. 스위스 UBS에 따르면 2020년 동남아의 온라인 거래액은 35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한국 업체 모시기에 나섰다. JD닷컴과 알리바바는 지난달과 이달 각각 한국관을 개설하고 한국 기업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JD닷컴은 100개 한국 기업에 1년간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알리바바는 입점 업체에 종합적인 마케팅·컨설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의 한국 기업 러브콜에 대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총 20억명에 달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상대로 영업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채널이 열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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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MBN스타 이다원 기자] ‘세컨드 스크린 디바이스(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새로운 방송 소비 패턴)’를 주목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새로운 콘텐츠 강국이 되기 위해 각계 유명 인사들은 ‘세컨드 스크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1일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 ‘SBS 서울 디지털포럼(SDF) 2015’의 7시간 릴레이 강연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세컨드 스크린 디바이스의 중요성’이었다.

이날 강연엔 17팀의 연사들이 무대에 올랐다.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지닌 강력한 크리에이터들이었다. 특히 미국 유명 범죄수사물 ‘CSI’ 제작 총괄 앤서니 자이커와 탐사보도의 전설 PBS 특파원 로웰 버그만, NRK ‘슬로우 TV’ 연출자 토마스 헬룸 등이 전달한 콘텐츠 제작의 방향성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SDF 제공

앤서니 자이커는 스토리텔러로서 영향력을 지니기 위해선 호기심을 늘 가지라고 당부했다. 그는 “난 과거 시급 8천원 버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렸다. 그러다 디스커버리 채널 드라마 한 편을 보면서 ‘CSI’ 구상을 처음 하기 시작했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매일 7000만 명 넘는 시청자들이 보는 드라마로 성장했고 121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며 호기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시청자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야하는 콘텐츠는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아이패드, 스마트 폰 등 ‘세컨드 스크린’ 디바이스로 영화를 보면서 게임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격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웰 버그만은 세컨드 스크린 등 새로운 매체 환경 도래에 임하는 자세를 얘기했다. 그는 기자로서 자신의 보도물 저작권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며 “대부분 보도물 저작권은 방송사에 있기 때문에 방송 금지라는 처분이 내려져도 그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다른 방송사에 팔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요즘은 독립적으로 탐사보도 콘텐츠를 제작하는 그룹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방송사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저작권을 스스로 지니라는 융통성을 당부한 것.

‘슬로우 TV’ 토마스 헬룸은 작품의 성공으로 ‘세컨드 스크린’ 세계에 진출할 수 있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편집 하나 없이 7시간20분간 베르겐 철도가 운행되는 과정을 보여준 ‘슬로우 TV’의 개성과 저력을 자랑했고, “노르웨이 국민 1/3이 본 덕분에 ‘세컨드 스크린’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들에게 ‘세컨드 스크린’ 영역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여러 연사들의 입에서 이 단어가 쉴 새 없이 튀어나왔다.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문화계도 한번쯤 심각하게 제고해볼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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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유전정보가 같은 쌍둥이라도 햇빛을 자주 쬐면 피부상태가 달라진다. 햇빛에 매주 10시간씩 노출된 쌍둥이(왼쪽)와 그렇지않은 쌍둥이의 피부나이 차이는 11년에 달했다. [사진 미국성형재건외과학회]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인자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같은 유전정보를 갖고 있어도 각자 살고 있는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인간관계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이나 질병, 성격이 달라진다.

2009년 4월 미국성형재건외과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일란성 쌍둥이의 얼굴 피부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일란성 쌍둥이의 얼굴을 통해 노화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소를 확인한 논문으로 손꼽힌다. 이 논문은 유전자가 동일한 쌍둥이도 자연적인 노화 외의 비만·흡연·자외선 등 환경적인 원인에 의해 어느 한쪽이 훨씬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보고했다. 비만이나 흡연에 따라 피부나이가 5∼6년의 차이를 보였고, 자외선은 무려 11년의 피부나이 차이를 냈다.

아모레퍼시픽도 2011년 미국의 35세 쌍둥이 여성을 통해 유해환경과 스트레스가 피부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불충분한 수면, 흡연, 스트레스에 노출된 쌍둥이의 피부에 색소 침착이 10% 더 많고, 피부 밝기가 더 어두운 게 확연하게 드러났다. 화장품업계는 일란성 쌍둥이를 통해 알려진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연구개발(R&D) 방향을 환경 가운데 피부노화의 주범을 찾아내고 이를 제거하는 쪽으로 틀었다. ‘도시형 노화’를 막는 쪽으로 기술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피부속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을 억제하는 물질이 들어있는 '아이오페 어반 에이징 코렉터'(左), 로레알이 자외선 차단제에 미세먼지 에 대한 방어 효과를 내도록 개발한 '랑콤 UV 엑스퍼트 XL-쉴드'(右).
경기도 용인의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도 도시형 노화를 막을 수 있는 화장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상훈 기술연구원장은 “도시 생활에서의 안티에이징 관리는 기존과 다른 방법이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도시형 노화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연구는 분자생물학 수준에서 상당부분 진행됐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서브스탄스 P’라는 스트레스 인자와 스트레스 호르몬이 다량 나오면서 피부속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을 과다하게 생성케 한다. 또 오염물질이 피부에 쌓이게 되면 ‘DUOX’라는 면역 관련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서 면역반응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고, 결과적으로 사이토카인이 쌓여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다.

사이토카인이 피부 조직에 쌓이면 피부세포의 분화력이 떨어지면서 피부결이 거칠어지고, 염증반응으로 멜라닌이 생성되면 까만 점들이 생긴다. 또 피부탄력에 영향을 주는 콜라겐을 분해해 잔주름이 늘어난다. 도시형 노화를 일으키는 대표증상 3가지다.

이같은 연구 결과를 통해 최근 출시한 제품이 ‘아이오페 어반 에이징 코렉터’이다. 여기에는 사이토카인의 작용을 억제하는 ‘바이오-리노3’라는 물질이 들어있다. 멜라닌 색소침착을 막고, 콜라겐이 줄어드는 것을 늦춰 잔주름이 생기는 걸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명했다.

연꽃과 고련피의 추출물이 들어간 미세먼지 제거제 '마몽드 연꽃 마이크로 클렌징폼'(左), 민감한 한국여성 피부에 적합한 진동 클렌저 '메이크온 클렌징 인핸서'. 5종의 특화 브러시가 있다(右).
로레알·에스티로더·올레이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도 미세먼지와 오존에 대한 피부 유행성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레이의 경우 공해지역과 청정지역 여성을 비교해 피부 건조에 대한 문제를 확인했다.

기존제품에 도시형 노화를 방어하는 물질을 섞은 제품 출시 또한 활발하다. 로레알은 ‘랑콤 UV 엑스퍼트 XL-쉴드’를 출시했고, 폰즈는 활성탄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폰즈 퓨어 화이트 클린징’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노화물질의 생성과 작용을 막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피부노화를 막는 1차적인 방법은 피부에 붙어있는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일이다. 특히 미세먼지는 지름이 10㎛(1㎜의 100분의1) 이하여서 지름 200㎛의 모공 안으로 쉽게 들어가 달라붙을 수 있다. 보다 집중적인 세척이 필요한 배경이다. 모공보다 미세한 사이즈의 이온성분이 ‘해결사’다. 미세먼지에 전기적 성질을 띠는 특성이 있어 이를 이용해 모공에서 떼어내는 것이다. 자극이 되지 않는 농도의 염분으로 미세먼지를 녹여내는 방법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꽃과 고련피에서 추출한 물질을 이용해 ‘마몽드 연꽃 마이크로 클렌징폼’을 한국과 중국에서 출시했는데 이미 누적판매량 80만 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미세먼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진동 클렌저도 여성의 필수품이 돼가고 있다. 세안제를 이용한 세정방식이 화학적이라면 진동 클렌저는 브러시의 원 운동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물리적으로 제거한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피부샵을 중심으로 퍼진 로레알의 클라리소닉이 효시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TV홈쇼핑을 통해 팔리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아모레퍼시픽이 메이크온 클렌징 인핸서를 내놓으면서 로레알을 따라붙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황정환 연구원은 “브러시의 굵기를 다양하게 하면서 말단을 둥그렇게 가공해 피부자극 정도를 개선했다”면서 “세정과 함께 마사지 기능까지 갖춰 피부개선효과가 나타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라고 말했다.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6의 무선충전 기술을 5개월 정도 빨리 장착한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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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업 구글은 10%의 개선이 아닌, 10배의 혁신에 도전하는 ‘문샷싱킹’(moonshot thinking)으로 유명하다. 망원경 성능을 개선하기보다는 달 탐사선을 발사해(moonshot) 직접 달에 가는 게 빠르듯, 급진적·혁신적인 방법을 만들어내자는 구글의 문제해결 방식이다. 저개발국에 통신망을 깔기보다는 풍선이나 드론을 날려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룬 프로젝트’나 무인자동차·구글글래스 등을 개발한 비밀연구소 구글[x]는 문샷싱킹을 가장 급진적으로 실천하는 구글의 핵심 조직이다.

이런 문샷싱킹이 구글[x]같은 특정 팀이 아니라 구글의 모든 조직에서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고민하는 이가 있다. 21일 한국을 찾은 구글의 프레드릭 G 페르트(사진)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이다. 페르트 총괄은 자신을 ‘구글의 혁신 촉매제’라고 소개했다. 사람은 누구나 창의성을 갖고 태어나는데, 문제는 이를 찍어누르는 환경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페르트는 “그런 제약을 없애주면 조직에 마법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가령 지난해 구글이 내놓은 자동사진편집 기능 ‘오토 어썸’은 사진 관련 팀들이 페르트 총괄과 만나 ‘5~10년 뒤에는 어떤 서비스가 필요할까’를 고민하다가 나왔다. 그는 “누군가가 ‘사진 수백장 중에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자동으로 골라주면 좋겠다’고 한마디 한 게 시작이었다”며 “황당해 보이지만 못할게 없다는 생각으로 기술을 개발해냈다”고 말했다. 200명에 달하는 그의 팀은 매년 구글 인사팀부터 유튜브팀·쇼핑팀 등 180개 팀을 이런 식으로 돕는다. 그는 “이런 시도를 할 때마다 매번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튀어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혁신이 가능한 비결을 자유로운 조직문화로 꼽았다. “누구든지 문제를 말하게 하고, 색다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있게 권한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어떻게 매번 성공만 하겠냐”며 “실패할 때가 더 많지만, 구글에선 ‘위험을 감수하고 한 일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빠른 속도로 기술·제품·서비스로 현실화할 수 있게 해주는 물리적 환경도 필요하다. 그가 차고에서 시작한 구글의 창업정신을 잇기 위해 사내에 혁신공간 ‘더 거라지(The Garage·차고)’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혁신의 아이콘’ 구글도 위기가 있었다. 그가 2009년 구글에 합류한 계기다. 당시 구글은 직원수도, 매출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면서 조직이 급속도로 커졌다. 조직은 점점 관료주의에 빠져 서류절차가 복잡해졌다. 그는 “조직 내에선 ‘구글에서 일하기 참 힘들다’는 말까지 나왔다”면서 “위기를 느낀 당시 재무책임자가 ‘관료주의 타파’를 선언하고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자 조직이 유연하고 빨라졌다”고 말했다.

페르트는 이번 방한 기간동안 대기업 3곳에서 문샷씽킹이 가능한 조직문화에 대해 강의한다. 혁신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들의 요청에 의해서다. 그는 “인턴부터 임원까지 모두가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직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시도를 한다”며 “리더가 뒷짐지고 서서 이런저런 것 때문에 안되는 구실을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공개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 전도사를 자처하는 만큼 그 자신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는다. 한번 가 본 레스토랑이나 호텔엔 다시 안가고, 안가본 길을 찾아가고, 주차도 매번 새로운 곳에 한다.

“같은 일을 반복해도 괜찮은 삶에 혁신은 없다.” 그가 화두처럼 던진 말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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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김현수(38·남)씨는 에어컨을 장만하기로 했다. 유명 회사들의 신제품은 200만원을 훌쩍 넘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김 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지난해 나온 제품 중에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2~3가지 제품의 정보를 얻었다. 하지만 개별 후기를 찾아 꼼꼼히 읽어보니 A제품은 이동식이라 간편한 대신 바람이 약하고, B제품은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큰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C제품의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이번엔 가격. 김 씨가 가진 신용카드로 추가 할인을 받거나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 우선 타깃이다. 쇼핑몰마다 적게는 5만원 많게는 20만원까지 가격 차이가 났다. 결제는 아직이다. 내일 출근해 가전제품 전문가인 회사 동료에게 마지막으로 조언을 받아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불황으로 지갑은 얇아졌지만 손 안에 인터넷(스마트폰)을 쥔 소비자들은 정보면에선 ‘막강’해졌다. 김 씨처럼 비교해보고 따져보고 실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정보를 얻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이들 ‘스마트슈머(Smartsumer)’에게 어필할 수 있는 더 착하고, 더 똑똑한 상품·서비스를 내 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 김종립)은 스마트슈머가 선호하는 브랜드인 ‘2015 스마트 브랜드’를 21일 발표했다. 이기동 KMAC 진단평가본부 팀장은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똑똑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려면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개별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소비자 만족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Omni-Channel)을 활용해 상품과 브랜드의 가치를 더 빠르고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KMAC가 꼽은 올해 소비자·브랜드의 세 가지 특징.


◆가격&품질 기반의 똑똑한 소비=요즘 소비자들은 ‘완전 정보 시대’라는 소비환경을 100% 활용해 상품이 지닌 절대가치와 자신이 실제 누릴 수 있는 가치를 비교할 줄 안다.

상품마다 ‘실용소비·가치지향’을 마케팅의 핵심 콘셉트로 적용한 브랜드가 소비자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소비 확산을 도모한 이마트(대형할인점), 학년별 교육과정에 따른 학부모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주니어플라톤(독서토론학습), 소비자별로 최적의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드나인(Code9)’의 신한카드(신용카드), 교육과 놀이의 접목을 통해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신기한 한글나라(유아교육서비스)가 두드러졌다.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하라=올해 스마트 브랜드 조사결과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와 니즈, 지불 능력을 정확히 분석해 타깃 소비자의 구매 이용과 브랜드 로열티를 키운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 모든 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해야 가능한 일들이다. 하림(냉장·냉동육)은 건강과 웰빙 트렌드 속에서 운동과 다이어트 요구가 강한 소비자와 가족건강에 관심이 많은 주부 소비자를 구분해 각각 다른 가치를 제공했다. 은퇴 뒤 미래 설계 필요성을 가진 소비층을 공략해 신한미래설계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한 신한은행(은행), 연령에 따른 증상에 주목해 제품을 다양화한 아로나민(종합영양제)이 눈에 띄었다.

◆가치를 전달하는 똑똑한 방법, 옴니채널=무수히 쏟아지는 상품들. 소비자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해졌다. 더 다양한 채널로 더 편리하고 더 빠른 소비경험을 제공해 경쟁상품을 제치고 선택을 받는 시대다.

롯데백화점(백화점)의 스마트 쿠폰 앱, 하이마트(전자전문점)의 스마트 픽 서비스, 주문결제용 스마트폰 앱을 통한 스타벅스(커피전문점)의 사이렌 오더, 24시간 매장 운영과 함께 모바일 주문결제용 앱으로 20~30대 중반 소비자의 이용편의를 높인 맥도널드(패스트푸드점)가 두드러졌다.

올해 ‘스마트 브랜드 인덱스(SBI)’점수는 73점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SBI는 소비자가 고려하는 가치와 품질 우수성을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점수다. 소비패턴에 따라 8개 카테고리의 총 100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조사방식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소비활동을 하는 서울 및 6대 광역시 거주 만15세 이상 만60세 미만의 남녀 1만1000명을 대상으로 1대1 개별면접으로 진행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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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시장이 오랜만에 서비스 경쟁 분위기로 돌아섰다.

SK텔레콤은 ‘밴드 데이터 요금제’가 출시 하루 만에 15만명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20, 30대 비중이 50%였고 50대도 17%에 달했다. SK텔레콤 30년 역사상 신규 요금제 출시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가입자 증가 추세다. 기존에 가입자 증가가 가장 빨랐던 건 2013년 3월 출시된 ‘T끼리 요금제’로 이틀 만에 15만명을 넘었다. 가장 먼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KT는 25만명의 가입자를 넘었다. LG유플러스도 10만명 이상이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데이터 요금제가 초반에 좋은 반응을 얻자 이통사들은 자사 요금제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KT 마케팅부문 무선사업담당 박현진 상무는 20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갖고 “대부분 사용자들은 월별로 데이터 사용 편차가 있는데 KT 데이터 요금제는 남으면 다음 달로 이월하고, 부족하면 미리 당겨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밀당’ 제도가 있어서 고객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모든 요금제에서 유·무선 무제한 통화가 가능하고 다회선 및 가족 고객에게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걸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동영상 시청 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데이터 제공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한다.

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건 일선 판매점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마트폰 보조금이 얼마인지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요금제를 상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KT의 경우 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문의가 하루 4만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SK텔레콤도 요금제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11배 늘어났고, 단말기 판매량도 20% 늘었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이 데이터 요금제 알리기에 힘을 쏟는 건 보조금의 위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보조금 상한선이 33만원으로 제한된 데다 보조금 대신 받을 수 있는 선택요금 할인의 비율이 20%로 상향 조정되면서 보조금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통사로선 매력적인 요금제를 내세워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통사마다 특징은 있지만 전반적인 요금제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 달이면 출시 15개월이 돼 보조금 제한이 풀리는 갤럭시S5가 기다리고 있다. 구형폰으로 보조금 경쟁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부는 알뜰폰에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알뜰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제공하도록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3사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 단 시기는 시장 상황을 보고 추후에 결정키로 했다.

미래부는 알뜰폰 활성화 3차 계획을 통해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의 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망 이용대가(도매대가)를 지난해보다 낮추고, 전파사용료 감면 기한을 내년 9월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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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美 칼텍 연구팀 개발

四肢마비 환자 뇌에 전극 심어 환자 원하는대로 움직여

사지마비 환자인 에릭 소토가“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자 로봇팔이 컵을 집어 물을 마시도록 해주고 있다. /사이언스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지마비(四肢痲痺) 환자가 머릿속에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팔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리처드 앤더슨 교수는 2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전극(電極)을 심어, 환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팔 장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환자가 '물을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자 로봇팔이 앞에 놓인 컵을 집어 환자에게 가져다 주는 식이다. 상용화되면 장애인의 활동을 보조하는 획기적인 도구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뇌와 기계를 연결, 생각으로 기계를 조종하는 기술은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는 사람의 뇌파를 읽거나 운동신경에 전극을 연결하는 방식이 많다. 이 방식은 컵의 물을 마시려면 '팔을 들어라' '뻗어라' '손가락을 펴라' '컵을 들어라' '컵을 가져와라'는 등 매 동작마다 순서대로 로봇팔에 뇌파나 신경신호를 보내야 한다. 한 가지 동작을 위해서 몇 개월씩 훈련이 필요하고, 로봇팔이 오작동하는 경우도 흔했다.




앤더슨 교수 연구팀은 에릭 소토라는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두 가닥의 전극을 심고, 이를 컴퓨터 및 로봇팔과 연결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전극을 각각의 운동신경에 연결하는 대신 전체 운동신경에 명령을 보내는 뇌의 후두정엽(後頭頂葉·PPC) 부분에 연결했다. 앤더슨 교수는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떠올릴 때 후두정엽은 그 행동에 필요한 운동신경 모두에 명령을 내린다"면서 "이 신호만 분석하면 무엇을 하려는지 행동 전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 환자인 소토에게 '저 컵의 물을 먹고 싶다' '악수를 하고 싶다' 등의 생각을 100회씩 반복해서 떠올리게 한 뒤 뇌의 후두정엽에서 나오는 신호 패턴을 컴퓨터에 저장했다. 이어 각 신호에 맞는 일련의 행동 순서를 로봇팔에 입력했다. 그 결과 로봇팔은 소토가 '악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앞에 있는 사람과 악수를 했다. 한 가지 동작을 배우는 데 걸린 시간은 몇 시간에 불과했다.




[박건형 기자 defyi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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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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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흘 전 개인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자마자 팔로어는 단숨에 100만 명을 넘었다. 유명 인사들의 환영이 잇따랐지만, 인종주의자들과 혐오주의자들도 같이 몰려들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는 그를 '원숭이'로 부르는 인종 차별적 비방은 물론 자살을 권하는 저속한 말들이 올라왔다.

지난 18일 오바마 대통령이 "안녕 트위터! 버락이에요. 진짜로!!"라는 첫 글을 올리자마자 달린 댓글 중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목에 올가미를 건 채 눈을 감고 목을 옆으로 늘어뜨린 그림도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운동 포스터에 사용했던 '희망'(HOPE)이라는 단어는 '밧줄'(ROPE)로 바꿔 그림에 붙이고, '오바마 체포'(#arrestobama), 반역죄( #treason)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우리는 변화를 위한 밧줄이 필요하다'라는 멘트가 달렸다.

'검은 원숭이', '네 원숭이 우리도 돌아가'라는 흑인 비하 댓글도 달렸다.

물론 '당신을 사랑해요, 대통령(@POTUS)'이라는 응원 글을 5천700여 명이 리트윗을 하고 1만 6천여 명이 관심 글로 지정하는 등 지지자들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8년 전 지지단체인 '행동을 위한 조직'(OFA)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으로 만든 계정도 오랫동안 인종주의자들의 표적이 돼 왔다며 이런 현상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6년 만에 '미국 대통령'(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의 영어 약자를 딴 '@POTUS'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으며, 현재 팔로어는 230만 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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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폭우-태풍으로 백록담 북벽 무너져… 원형 분화구, 한쪽 터진 말발굽형 우려매년 등산객 100만명 넘게 찾아… 일부 흡연-술판에 쓰레기 마구 버려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분화구의 북벽(점선 안)이 계속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라산이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와 각종 자연재해, 안전사고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위쪽 사진) 물어지고 있는 한라산 정상 북벽 외부 모습.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벚나무의 일종인 산개벚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고 바닥에는 가녀린 세바람꽃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수레바퀴처럼 생긴 설앵초 꽃은 보랏빛이 한창이고 섬매발톱나무는 날카로운 가시 사이로 노란 꽃망울을 터뜨렸다. 기후변화 등으로 고사목이 대량으로 발생한 구상나무는 생명을 퍼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 도심은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데 17일 찾은 한라산 고지대는 이제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한라산 정상에 봄이 찾아왔지만 곳곳에 생채기가 드러나 있었다. 관음사 코스 삼각봉 휴게소(해발 1620m)를 지나자 펜스가 엿가락처럼 휘어진 모습이 들어왔다. 산사태, 낙석 등으로부터 등산객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펜스가 겨울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 때문에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했다. 19일 커다란 바위가 등산로를 덮쳤다. 한라산국립공원 측은 곧바로 삼각봉 휴게소에서 정상까지 2.5km 구간의 출입을 금지했다.

균열과 산사태는 한라산 모습마저 바꿔놓고 있다. 백록담 북벽은 폭우, 태풍 등이 몰아칠 때마다 계속 무너져 내리고 있다. 원형의 분화구 모양이 머지않아 한쪽이 터진 말발굽형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등산객에 의한 상처도 만만치 않다. 정상 덱 아래에는 등산객이 몰래 버린 페트병, 일회용 도시락 용기 등이 가득했다. 백록담 분화구 주변 출입을 통제했지만 이를 무시하는 등산객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성판악 코스로 하산하는 길. 진달래밭 대피소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등산객이 몰래 버린 도시락 쓰레기가 군데군데 보였고 일부 등산객은 공원 직원의 단속을 피해 몰래 담배를 피웠다. 지난해 85명에 이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21명이 흡연하다 단속에 적발됐다. 한라산 5개 등산코스 가운데 등산객 36%가량이 몰리는 성판악 코스는 주말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한라산을 처음 찾은 한 한국계 미국인(38·학원강사)은 “단조로운 코스이기는 하지만 분화구, 자생식물, 기암괴석 등이 특별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등산객들이 정상에서 술을 마시고,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한라산은 중국,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파키스탄 등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UNESCO)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의 핵심 지역인 한라산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서다.

등산객은 2010년 114만 명으로 처음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2012년 113만 명, 2013년 120만 명, 2014년 116만 명을 기록했다. 강시철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한라산은 한국의 보물이다. 아끼고 보듬어야 하는데 등산 에티켓은 수준 이하다. 무리한 산행으로 몸을 망치는 사례도 많다. 중국의 황산(黃山) 산처럼 세계인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명산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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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필립 코틀러 지음 / 방영호 옮김 / 다산북스 / 348쪽 / 1만6000원



[ 선한결 기자 ]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최고경영자(CEO), 직장에서 승진하고 싶은 사원, 연인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은 젊은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가 내놓은 답은 모두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로 84세인 코틀러는 평생에 걸쳐 마케팅을 학문으로 정립하는 데 힘썼다. ‘사회적 마케팅’ ‘디마케팅’이란 개념을 정립했다. 학문적 개념을 실제 세상에 적용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은 코틀러가 마케팅의 시각으로 본 세상의 모습을 담았다. 그가 마케팅과 자신의 삶에 대해 쓴 글 48편을 엮었다. 한 분야에 평생을 바친 세계적 경영사상가의 철학과 인생 과정,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코틀러는 “마케팅은 상품·서비스의 특징, 판매 시기, 광고, 사람들의 행동 등 경제 활동 전반과 관련이 있다”며 “단순히 한 기업의 상품을 많이 파는 것보다 확장된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정치와 문화 도시 등 다양한 분야에 마케팅을 활용해 더 나은 자본주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사회적 마케팅을 통해 뇌물 수수 관행이나 마약 소비를 줄이고, 도시의 투자와 산업을 진흥할 수 있다는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든다.

저자는 개인의 평판에서 한 국가의 정책까지 사회 전반에 걸친 마케팅 사례를 보여준다.

공유경제나 파괴적 혁신 등 마케팅이 새로 주목해야 할 주제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중간중간에 마케팅의 여러 개념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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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애슐리 반스 지음 /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584쪽 / 1만8000원



[ 최종석 기자 ] 전자금융 시대를 연 페이팔, 스포츠카로 전기차 혁명을 일으킨 테슬라, 최초의 민간 우주왕복선을 만든 스페이스엑스와 태양광 패널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솔라시티.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주목받는 기업가이자 모험가인 일론 머스크(사진)가 내놓은 결과물이다. 그는 우주와 자동차, 태양에너지, 인터넷 등 각기 다른 산업 분야에서 믿을 수 없는 성공을 거뒀다. 이 결과물은 사업적 가치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는 머스크의 첫 공식 전기다. 저자는 머스크와 모두 30여 시간에 걸쳐 인터뷰하고 지인들의 이야기와 각종 자료, 기록을 취재해 그의 삶과 사업 여정을 치밀하게 재구성했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어릴 때부터 호기심 많고 에너지가 넘쳤다. 12살 때 이미 컴퓨터와 과학에 상당한 재능을 보이며 비디오게임을 스스로 만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남아공을 떠나 캐나다로 이주했다. 퀸스대와 펜실베이니아대를 다니며 태양광 발전과 축전기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재생에너지와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머스크는 자신이 찾고 있던 기회와 야심을 채울 수 있는 장소를 실리콘밸리에서 발견했다. 인터넷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감지하고 ‘Zip2’라는 인터넷 기업정보사이트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1999년엔 온라인 금융회사 엑스닷컴을 창업해 경쟁사인 페이팔과 합병한 뒤 2002년 이베이에 15억달러에 팔았다. 그의 야심을 실현할 자금을 마련한 것이다.

머스크는 먼저 스페이스엑스를 창업했다. 많은 사람이 쉽게 우주여행을 할 수 있도록 싸고 효율적인 로켓을 만드는 ‘우주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을 목표로 삼았다. 창고에 로켓 공장을 짓고 최고 엔지니어들을 모았다. 태평양의 한 섬을 빌려 수년 동안 발사실험을 한 끝에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스페이스엑스는 보잉, 록히드마틴 같은 대형기업과 비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세계 상업 발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러시아와 중국의 로켓 발사 가격보다 낮아 위성을 띄우고 싶어하는 국가와 기업 고객이 몰려들었다.

머스크는 전기차가 장난감 취급받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 2000년대 초반 대부분의 전기차는 10시간 가까이 충전해야 느린 속도로 100㎞밖에 달리지 못했다. 그는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를 인수해 고성능 전기차를 만들기로 했다. 노트북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자동차용으로 쓰면 훨씬 용량이 크고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로켓과 전기 슈퍼카 개발에 페이팔 매각으로 번 돈을 다 쏟아부었다. 중간에 파산위기를 겪으면서도 그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마침내 2012년 모델S 세단이 나오자 세상은 열광했고 주문이 쏟아졌다.

머스크는 인터넷으로 공간의 한계를 넘고, 태양에너지로 유한한 자원을 보호하며, 지구 너머 대안을 찾기 위해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저자는 “머스크는 천재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순수할 정도로 목표에만 몰입했다”며 “모두가 미쳤다고 했지만 결국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의 도전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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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美, 反共위해 아낌없는 원조]

戰後 본격적으로 경제 지원

정부, 민간에 달러 배분해 공장 지어 수출 발판 마련… 50년대 GDP 10%이상 차지

밀·옥수수 등 美잉여농산물, 1956년부터 국내 들어오며 고질적 식량난 해결에 도움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해방과 분단으로 한국 경제는 큰 혼란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6·25전쟁의 파괴로 인해 한국 경제는 최악의 상태에 놓였다. 1951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1990년 가격 기준으로 볼 때 787달러에 불과했다. 아프리카 대륙 53개국의 평균 912달러에도 못 미쳤다. 이런 경제를 재건하고 1960년대의 고도 성장으로 이끈 것이 미국과 유엔의 원조였다. 1945년부터 1961년까지 총 31억달러의 경제 원조가 이뤄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경제를 재건하고 공산주의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에 많은 원조를 제공했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원조를 받았다. 미국의 어느 학자는 "한국 한 나라가 아프리카 대륙 전체보다 더 많은 원조를 받았다"고 했다. 이를 부정하기는 힘들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유엔의 무상(無償) 원조 덕분에 부흥했다. 1953년 국민소득에서 경제 원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이르렀다. 1956년에는 이 비중이 최고 13%까지 올라갔다. 당시 투자 자금의 90%는 원조에서 나왔다. 한국 경제가 전쟁 이후 1960년까지 4~5%의 성장을 이룬 것은 대부분 원조의 힘이었다. 원조 달러를 민간에 불하하면, 민간은 그에 상당하는 한화(韓貨)를 한국은행에 예치했다. 이 대충자금(對充資金)의 상당 부분은 정부의 재정수입으로 이전(移轉)됐다. 1954~1959년 대충자금 전입금이 재정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3%에 이르렀다. 1967년에도 이 비중은 20%였다. 엄밀히 말해 그때까지 대한민국은 재정적으로 '독립국가'가 아니었던 것이다.




미국의 ‘대외 원조 물자 발송 협회(CARE)’의 원조를 받은 한국 어린이들이 급식을 먹는 장면(사진 위)과 유엔 한국재건단(UNKRA) 관계자들이 1959년 구호물자 전달을 참관하는 모습. /국가기록원 제공

원조에는 목적이나 관련 법, 공여 기관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었다. 가장 먼저 실시된 것은 구호 원조였다. 1945년 한국에 상륙한 미군은 식량 부족·전염병·폭동을 방지하기 위해 밀·비료·의복·석탄·석유 등을 제공했다. 이는 '점령지 구제 정부 자금(Government and Relief in Occupied Areas)의 약자를 따서 '가리오아(GARIOA) 원조'라고 불렸다. 1948년까지 4억달러를 넘었다.




6·25전쟁이 터지자 유엔은 민간 구호를 목적으로 원조를 제공했다. '민간 구호 원조(Civil Relief in Korea)'의 머리글자를 따서 '크리크(CRIK)'라고 불렸던 이 원조는 1954년까지 4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헌 옷·밀가루·담요·침대·쌀·소금·메밀·위생상자·고무신·캐러멜 등으로 원조 물자의 내역도 다양했다. 피란민에게는 하루에 쌀 2홉과 현금 50원을 지급했다. 200만 명의 피란민과 월남민이 이 원조 물자 덕분에 그해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었다.




미국 원조 구호품 가운데 옥수수가루 봉투. 뒷면에는 ‘미국 국민이 기증한 것’이라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전쟁이 끝날 무렵 미국 정부는 한국 경제를 부흥시킬 목적으로 원조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미 국방부의 대외활동본부(FOA)와 국무부의 국제협조처(ICA)가 이를 주관했다. 이 원조는 1953년부터 1961년까지 도합 17억4000만달러로, 전체 원조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원조의 방향을 둘러싸고 양국 정부 사이에는 심각한 의견 대립이 생기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원조 자금으로 전기·비료·시멘트 등의 기간산업을 건설하고자 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소비재 공급과 인플레 억제가 우선이라며 경공업의 재건을 중시했다. 원조 내역은 대체로 공여자인 미국의 입장에 따라 결정됐다.




1954년 미국 정부는 자국의 농산물 가격을 유지하고 후진국에 식량을 원조할 목적으로 공법(PL) 480조를 제정했다. 이 법에 근거해서 PL 480 원조가 한국에 실시된 것은 1956년부터다. 1961년까지 2억달러를 약간 상회했다. 제공된 농산물의 내역은 밀 40%, 보리 19%, 쌀 16%, 원면 11%, 돈육 통조림 5%, 엽연초(葉煙草) 5% 등이었다.




미국의 원조는 고질적인 식량난 해결에 톡톡히 기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종래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1950년대부터 비판적인 정치 세력은 "미국의 원조 때문에 한국 경제가 미국에 종속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PL 480 원조가 비판의 표적이었다. 그로 인해 한국의 농업이 피폐해졌다는 것이다. 원조의 배분을 둘러싸고 정경 유착과 부정부패가 심화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평가 가운데 상당 부분은 사실 오인(誤認)에 바탕하거나 부작용을 과장한 것이다.




PL 480 농산물이 일시 과다 도입되어 농민들을 괴롭힌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부작용을 과장해서는 곤란하다. 원조 총액 31억달러 가운데 PL 480 원조는 2억달러에 불과했다. 현행 일부 역사 교과서가 '미국 농산물의 도입으로 면화와 밀 생산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서술한 대목은 사실을 오인한 것에 가깝다.




1950년대는 자력 수출로 달러를 벌 수 있는 경제가 아니었다. 외환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다. 원조 달러는 민간에 정책적으로 배분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정경 유착이나 부정부패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당시 이승만 정부는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수 환율제, 수출입 링크제 등 갖가지 노력을 다했다. 그 실상을 돌아보면 자립적 국가 경제를 위한 초대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알 수 있다.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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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쉽게 지루해하는 요즘 세대들
비즈니스 성패 관건은 빠른 관심끌기
상대 관심 읽어내는 ‘눈썹론’눈길
상대 말 경청하기는 관계의 첫출발


‘웹사이트 로딩 시간이 4초를 넘을 경우 네 사람 중 한 명은 기다리지 못하고 떠난다’ ’인간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단 8초, 금붕어보다도 1초가 짧다‘

참거나 기다리는 걸 점점 못견뎌하는 때에 상대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일은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이는 단지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 뭔가를 얻어내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그로부터 존중함을 받는 일이기도 하다. 소통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핵심열쇠라 할 수 있다,


‘대화의 쿵후법’으로 불리는 베스트셀러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의 저자이자 인트리그 에이전시 대표인 샘 혼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내 말에 귀기울이게 만드느냐에 관한 한 전문가다. 최근 ‘사람들은 왜 그 한마디에 꽂히는가’(원제:Intrigue,갈매나무)를 펴내고 2015 아시아리더십 컨퍼런스 참석차 내한한 그를 21일 신라호텔에서 만나 말을 통한 관계의 마법에 대해 들어봤다.

샘 혼은 ’눈썹의 변화‘를 통해 상대방의 관심을 읽어내는 법을 먼저 들려줬다. 눈썹이 안으로 몰리며 찌푸려져 있다면 헷갈린다는 뜻이며 긍정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라는 것. 또 눈썹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전혀 관심이 없다는 뜻이며, 치켜 올려져 있다면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반응이라며 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눈썹론’을 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대화는 결국 설득하기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말하기 팁이 있다면=흔히 설득이라고 하면 “내가 이렇게 하겠습니다”고 말하는데 좋지 않은 방법이에요. 제 고객중에 한 분이 뉴욕시 투자자들 앞에서 설명할 기회를 얻었는데, 그것도 점심시간 직후인 오후 2시30분부터 10분을 얻었다는 거였어요. 똑같은 주제로 16명이 설명을 하는데 10분 동안 무얼 말할 수 있겠냐는 거였어요. 우리는 60초 동안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 서두를 만들었지요. 그게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2010년의 유망한 사회적 기업인에 오르도록 해준 서두입니다. ‘매년 18조 어치의 백신이 접종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까’, ‘그 중 절반이 재사용 주사기로 접종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까’, ‘그리하여 예방하려는 바로 그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까?’, ‘고통없이 적은 비용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우리 파마젯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라는 것이었죠. ‘알고 있습니까’ 질문 세 개면 호기심을 끌어내는데 충분합니다. 의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하면 눈썹을 찌푸리게 할 뿐입니다. 질문하기는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좋은 방법이죠. 특히 흥미로운 수치를 제시하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20, 30대 젊은 구직자들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의사 결정자의 주의를 끌어야 할 때 지나칠 정도로 겸손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버지니아공대에서 항공공학을 공부한 제 아들 톰이 졸업 몇주 앞두고 미항공우주국(NASA) 통제센터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써서 내게 한번 봐달라고 가져왔더라고요. 훌륭한 지원서였지만 도움이 될 만한 경력하나가 빠져 있더군요. 대학 시절 유인화성탐사선 설계 국제대회에서 1등을 한 경력을 지적했지요. 톰은 너무 자랑하는 것 아니냐며 빼는데, 나는 정말로 해낸 일을 쓰는 건 괜한 자랑이 아니라고 말했죠. 지원서 수백장 가운데 튀려면 독특한 면을 부각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톰은 원하는 일자리를 얻고 그곳에서 여성을 만나 결혼까지 하는 행운을 얻었죠. 일자리를 얻을 때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거기에 맞춰 경험을 알리는 이력서를 쓰는 게 좋죠. 또 과거에 어떤 직위에 있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말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좋은 관계맺기와 소통에 가장 필요한 것은=오래 전 아들들과 함께 휴가 계획을 세울 때였어요. 친구들을 초대해 뒤뜰에서 바베큐 파티를 할지, 호수로 가서 모닥불을 피우고 놀아야 할지 고민이었죠. 그런데 정작 톰이 딴청을 부리는 것 같아 “내 말 듣고 있니?”라고 물었더니 “그럼요. 엄마 말만 듣는 것은 아니지만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모두가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요즘 세상에서는 이런 식의 듣기가 일상적이죠. 이렇게 대충 듣다가는 개인적인 지인 뿐만 아니라 고객과 직원 모두를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미국 노동 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 중 46퍼센트가 자기말과 의견이 무시됐다는 것을 퇴사이유로 꼽았어요. 완벽하게 듣는 것은 관계를 시작하기 위한 핵심입니다.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과는 깊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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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왜 황교안인가

실행력 뛰어나…개혁 드라이브 적임자 판단
"직언 스타일 아니고 소통 이미지 부족" 평가도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사정(司正)당국의 정점에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여권 내 친박(친박근혜)계 한 의원은 “현 정국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에 대한 박 대통령 의중이 확연하게 읽히는 인사”라고 말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따른 국정 위기를 “본인이 한 번 써봤고, 믿을 수 있는 개혁 성향의 인물을 내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중이 강하게 담겨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참모도 박 대통령의 ‘나침반론’을 들어 “등산할 때 지도에 의존하기보다는 나침반만 보고 방향이 맞다면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가는 박 대통령 스타일이 전형적으로 묻어난 인사”라고 말했다.

◆중단없는 사정 개혁 의지

박근혜 정부 3년차 개혁을 주도하던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파문’에 연루돼 낙마한 지난달 말, 청와대와 여권 일각에서는 후임 총리에 대해 청문회를 통과할 ‘무난한 인물’이면 된다는 시각이 많았다. 여권 쪽에서 청문회 통과가 상대적으로 쉬운 정치인 출신을 거론한 것도 이런 차원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 의중에는 당초부터 자리만 지키는 총리는 없었다”며 “개혁 의지가 강하고 내각을 장악해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는 추진력 있는 인물을 찾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위원회(위원장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는 이런 의중에 따라 100여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검증을 거쳐 압축된 2, 3명의 최종 후보를 지난주 박 대통령에게 올렸다고 한다. 여기에는 황 후보자는 물론 황찬현 감사원장 등도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성완종 파문’이 터진 후 정치권의 돈거래 관행과 부정부패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며 “검찰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정 개혁 드라이브를 수행할 적임자로 황 후보자를 낙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황 후보자는 현 내각 멤버 중 박 대통령의 신임이 꽤 두터운 편에 속한다. 내각의 한 장관은 “격주로 열리는 국무회의 보고 때 적어도 한두 번은 지적을 받거나 질타를 당하기도 하지만 황 후보자가 꾸중을 들은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국정철학 공유도 100%에 가깝다”고 평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각종 회의 때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으면 독일 병정처럼 곧바로 실행으로 옮기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한 번은 국무회의 때 박 대통령이 청년실업 문제를 강조하자 법무부로 돌아가 간부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법무부는 청년실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모른 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자”고 해 법무부가 청년 인턴 채용에 앞장선 일도 있다고 한다.

김성우 홍보수석이 이날 브리핑에서 언급한 황 후보자의 ‘조용하고 철저하고 단호한 업무 스타일’을 박 대통령도 좋아했다고 한다. 국가기관 대선 불법개입 사건,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 등 현안들을 소신 있게 돌파하는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현 정부 초대 내각 멤버로 2년 넘게 장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나, 총리 인선 때마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것도 이 같은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

◆책임 총리 역할 제대로 할까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정점으로 한 경제팀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거느리는 사회팀을 아우르며 내각을 통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시각도 있다. 국정 ‘2인자’로서 책임 총리에 걸맞게 ‘직’을 걸고 박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 스타일도 아니라는 평도 있다. 박근혜 정부의 약점으로 꼽히는 소통과 통합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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