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경영정보

기업경영 시사 정보 2015-311

구봉88 2015. 5. 21. 19:22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311호.   2015.   5.   18.)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美ㆍ中 경제 흔들린다…韓에 부정적 영향 우려

  2.한국 국가부도 위험 금융위기 이후 최저

  3.수출전략 새로 짠다…'차세대 수출챔피언' 발굴지원

  4.전경련, 평양에 ‘연락사무소’ 추진

  5.빌 게이츠 "높은 법인세가 성장 막는다? 그건 헛소리"

  6.[글로벌 경제 리포트] '노동·복지 대수술' 프랑스·스페인의 부활…독일·미국 성장률 추월

  7.셰일이 깬 석유 카르텔, 가격변동 위험 더 커졌다

 

 

기업경영

  1.[한계돌파] 홈쇼핑·카페…나라밖 'K비즈'가 뜬다

  2.[창업 뉴 트렌드] 고품질·합리적 가격…'매스티지 점포' 붐빈다

  3.'내 몸이 비밀번호'…12조 생체인식 선점 경쟁

  4."기업가 정신 지켜주는 게 CYO 역할"

  5.중국 온라인 시장 급성장…마윈에 러브콜 보내는 해외 정상들

  6.[GE 이노베이션 리포트] 하늘 나는 엔진, 더 가볍고 단단하게

  7.한국서 맥 못추는 '세계 1·2위' 자라와 H&M

  8.오리온, '대륙의 과자' 달콤한 상승

  9.토종 디저트 설빙, 중국 진출…"2017년까지 150곳 출점"

  10.스타 PD 김영희 "예능한류 최대 경쟁력은 인간미…중국 자본·인력과 결합 땐 세계화"

  11.중후장대 산업 CEO, 80년대 학번 뜬다

  12.美 웰스파고 ROA 2.11%인데 신한은행 0.86%

  13.독주하는 카카오택시, 반격 노리는 우버

  14.올해 담배 수출, 내수 추월한다...담배값 인상 효과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한경 단독 인터뷰]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기업가 정신 교육, 창의성 길러야"

  2.“나치 범죄 잊지 말자”…깨어있는 독일인들의 힘

  3.[단둥 리포트] “한국인 사업가들 많이 떠나… 中업체만 배 불린다”

  4.美WP “한국은 세계 성형수술의 수도”

  5."올 자격 없다"…5·18 전야제 불청객 된 여야대표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올해 들어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중국 등의 경제 성장이 일제히 둔화했다.

반면, 성장 회복세는 한국 수출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유럽 경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 수출이 고전하는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7개국 중 중국·미국 등 8개국의 성장률이 작년 4분기보다 하락했으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속 7개국 등 8개국 성장률은 작년 4분기보다 상승했다.

중국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7.30%에서 1분기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7.00%까지 하락했다.

서방 언론과 금융기관 등에서는 그간 중국 통계 당국의 낮은 신뢰성과 산업생산 등 각종 실물지표가 계속 부진을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이 정도 수치조차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성장률(전분기 대비·연율 환산 기준)도 1분기 0.20%로 작년 4분기 2.20%보다 대폭 떨어졌다.

이 밖에도 영국·독일·그리스 등 유럽 3개국과 홍콩·인도네시아의 성장률이 작년 4분기보다 내렸다.

한국 또한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2.70%에서 1분기 2.40%로 소폭 내렸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작년 4분기 0.3%에서 올해 1분기 0.8%로 회복했다.

이에 비해 성장률이 1분기에 상승한 8개국은 대만 한 곳만 제외하고 모두 유로존 국가였다.

특히, 그간 그리스와 함께 대표적인 유럽 내 위기국으로 꼽혀온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 3개국의 성장률이 일제히 상승해 이들 국가가 유로존 위기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경기 회복세인 유로존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비해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중국의 경기는 둔화했다는 점이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 수출에서 중국, 미국의 비중은 각각 25.41%, 13.12%로 1, 2위를 차지했으나, 유럽연합(EU)의 비중은 8.11%에 그쳤다.

실제로 올해 들어 한국의 월간 수출액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4월에도 대미,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 5.2% 줄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 미국·중국의 경기가 뚜렷이 회복하지 않는 한 위기의 한국 수출도 살아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주요국 작년 4분기 및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 비교

※ 미국ㆍ영국 성장률은 전기대비ㆍ연율 환산 기준, 나머지 국가는 모두 전년동기 대비

...................................................................... 

  연합뉴스



국제 채권시장 요동 속 한국 CDS 프리미엄은 하락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의 국가 부도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7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8일 시장정보업체 마킷(Markit)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CDS 프리미엄은 15일 종가 기준 46.24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일종의 보험성 파생상품으로, 부도 위험도에 비례해 가산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낮은 CDS 프리미엄은 그만큼 부도 위험이 낮음을 뜻한다.

올해 초만 해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와 러시아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급등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유가 급락세가 안정을 되찾고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경제지표 호전으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월 후반부터 하향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면서 부도 위험도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의 부도 위험도 하락세는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어져 한층 주목된다.


지난달 말 이후 독일 채권가격 폭락(채권금리 상승)으로 촉발된 국제 국채금리 급등으로 주요국 채권금리는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채권 금리도 글로벌 금리 동조화와 주택저당증권(MBS) 공급 확대의 여파가 겹쳐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국제금융시장은 경제적인 기초여건보다는 수급 요인, 투자자 인식, 심리 변화만으로 크게 반응하는 등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불안정한 채권시장 흐름 속에서도 4월 말 이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오히려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2013년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친 '버냉키 쇼크' 직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60bp대에서 111bp로 급등하는 등 취약성을 드러낸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말 이후 30bp 중반대에서 후반대로 상승한 것과도 다른 양상이다.

유로존과 일본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경제지표 개선이 이어지고 있어 부도 위험의 하향 안정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욱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최근 한국 CDS 프리미엄의 하락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한국의 대외 건전성이 견실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pan@yna.co.kr

............................................................................................

 

연합뉴스


 윤상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상직 장관 "무역환경 구조변화 대응"…3대 수출정책 제시

주요 경제연구원장 정책간담회…업종별 수출지원대책 내달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정부가 수출 부진의 원인이 무역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있다고 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지원대책을 마련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주요 경제연구원장 초청 정책간담회'를 열어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와 경쟁국의 수출 흐름을 점검한 뒤 새로운 수출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윤 장관은 "우리 수출은 주요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글로벌 교역둔화, 저유가 등 대외여건 변동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탈(脫)가공무역과 산업자급률 제고, 우리 기업의 해외생산 확대 등 구조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며 "무역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수출 정책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새로운 수출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 한중 분업구조 변화에 대응 ▲ 글로벌 밸류체인(GVC) 고려한 수출전략 ▲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한 자발적인 사업재편 노력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한중 분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판으로 대중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수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간재는 핵심 유망 품목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최종재, 특히 관세 철폐 수준이 높은 품목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윤 장관은 "이런 측면에서 향후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수출챔피언' 품목들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망한 차세대 수출챔피언 후보로는 올해 1분기 수출이 70% 증가한 차세대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폴리우레탄 화학원료(PO·PG·PPG) 등을 꼽았다.

화장품을 비롯해 중국 국민소득 증가를 반영한 핵심 소비재의 수출 전망도 밝은 것으로 내다봤다.

윤 장관은 수출 유망 품목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장비, 기자재 수입시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R&D)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밸류체인을 고려한 수출전략으로는 해외 생산 비중이 큰 국내 기업에 대해 국산 부품, 소재, 반제품 등 중간재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등을 중간재 수출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우리 부품소재 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수요를 발굴하고 중소·중견기업과 연계할 수 있게 금융·R&D·사업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하는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재편지원특별법안(가칭)'을 상반기 중 확정해 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와 관련, "경쟁력 있는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융합신산업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려는 기업의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부적인 수출지원대책을 다음달까지 내놓을 방침이다.

윤 장관은 "수출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며 "무역환경 변화, 업종별 수출 경쟁력 등에 대한 면밀한 점검 결과를 토대로 상반기 중 '업종별 수출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도훈 산업연구원 원장, 김준동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김동석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abullapia@yna.co.kr

........................................................................................... 

 

전경련, 평양에 ‘연락사무소’ 추진

민간 경제인들의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북한의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북한의 경제개발을 돕고 우리 기업들의 대북 경제협력·투자 사업의 자문을 위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엔 비공식 경로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의욕적으로 건설한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정부 측에 전달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17일 “민간 기업들이 경협과 통일의 산파역을 맡는다는 취지로 전경련 평양 사무소 설치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평양 사무소가 설치되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 경색을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협력이란 방식으로 풀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전경련은 지난해 8월 통일경제위원회를 발족해 남북 경협 활성화를 이끌어낼 각종 방안을 고민해 왔다.

김병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은 “올해로 분단 70주년을 맞지만 남북 간 체제 갈등과 불신은 한층 커진 상태”라며 “개성공단처럼 북한을 자극하고 개방으로 이끄는 변화의 전초기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를 중심으로 민간 기업의 역할과 교류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북 당국 간의 ‘관(官) 주도’로 이뤄져 온 남북 경협이 천안함 격침, 금강산 관광처럼 정치·사회적 이슈에 따라 부침(浮沈)을 거듭해 오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 주도의 남북 경협 확대가 저성장·저투자·저금리·저물가라는 ‘신(新) 4저’의 공습으로 휘청대는 한국 경제에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한몫하고 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북한 산업 담당)은 “2500만 인구의 북한은 동북아·러시아를 잇는 잠재력 큰 경제권으로, 민간 주도의 북한 공동 개발이 추진되면 남북한 모두에 새로운 경제 도약이란 기회의 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먼저 북한을 ‘아시아판(版) 스위스’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북한 국토의 80%가 넘는 산악 자원을 우리 기업들과 함께 개발하자는 것이다. 먼저 유기농·힐링·관광을 아우르는 ‘산업(山業)’단지를 함께 키운 뒤 제조업 등으로 산업협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외국 기업도 입주가 가능한 ‘제2 개성공단’을 만들어 기존의 경협을 더 살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남북 간 상업거래는 7200억원 규모다. 이 중 개성공단의 몫이 99%에 달했다. 개성공단의 물품 반입·반출량은 1989년 1800만 달러에서 현재 23억 달러로 불었다. 지난 26년간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통해 127배 가까워진 것이다. 이런 성과를 북한의 본격적인 개혁·개방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내 19개 경제개발구 중 한두 곳을 제2 개성공단으로 만드는 방법도 추진할 만하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 "혁신으로 삶의질 개선..세금탓에 혁신 멈추지 않아"
- "美기업이익 사상최고에도 GDP중 법인세수 2%뿐"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갑부인 빌 게이츠(59) 마이크로소프트(MS)사 공동 창업주가 미국 경제는 강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미국의 높은 세율로 인해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이 때문에 경제 성장이 제약되고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서 860억달러에 이르는 총자산으로 단연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게이츠 창업주는 1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 “인터넷과 같은 혁명적인 발명들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진 만큼 현재 1년에 4만달러를 버는 사람의 실질적인 삶의 수준은 수십년전 같은 소득을 올리던 사람보다 훨씬 더 좋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수치만으로 생각하는 것 만큼 그다지 부정적으로 현 상황을 볼 필요가 없다는 얘기”라며 “물론 중산층 소득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렇게 상대적으로 비교해보면 그동안 발전이 없었다고 말하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게이츠 창업주는 높은 세금과 규제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물론 일부 연관성이 없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35%라는 높은 법인세율 때문에 이 모든 혁신가들이 일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게이츠는 “미국의 명목 법인세율이 높긴 해도 해외 현금보유나 감가상각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전체 GDP 가운데 기업 이익에 붙는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과거 한때는 4%나 됐다. 심지어 지금은 기업 이익이 사상 최고 수준인데도 말이다”라고 언급한 게이츠는 “명목 세율에 비해 실제 기업들이 부담하는 부분은 적은 편이며 명목 세율로 인해 무엇인가가 가로 막혀 있다고 하는 것은 부풀려진 얘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 등록금과 같이 여러 사회적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등록금이 훨씬 싼 주립대를 고려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하버드대 재학 당시 MS사 창업을 위해 동기인 폴 앨런과 함께 대학을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

 

 

 . 한국경제

다시 꽃피는 유로존…글로벌 경제 회복세 이끌어

노동유연성 높인 스페인…임시직 고용 쉬워지고 해고 기준 완화
법인세율도 낮춘 '개혁 패키지' 단행…1분기 성장률 0.9%…금융위기 前 회복

일요일 영업규제 푸는 프랑스…일자리 50만개 창출땐 400억유로 稅감면
실업자 복지 축소 등 고강도 구조조정…2년 만에 최대 성장…유로존 회복 선봉



[ 김은정/박종서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 1분기 유로존의 성장률은 0.4%(전분기 대비)로, 미국(0.2%)과 영국(0.3%)을 앞섰다.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골칫덩이였던 유로존이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효과에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그동안 경제 규모에 비해 제 역할을 못했던 유로존 주요국에서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존 회복의 선봉에 선 프랑스·스페인

유로존의 1분기 0.4% 성장률은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이전의 잠재성장률에 근접한 것이다. 유로존의 성장률이 미국과 영국을 웃돈 것은 2011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영국 베렌버그은행의 크리스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뒤처졌던 유로존 경제 흐름이 뒤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유로존 4대 주요 경제국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모두 플러스 성장했다. 201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눈에 띄는 것은 0.9% 성장한 스페인과 0.6% 성장한 프랑스다. 지금까지 유로존 경제를 이끌어온 독일(0.3%)보다 높다. 유로존 2위와 4위 경제국인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유로존 경제의 32%에 달한다. 유로존 경제의 28%를 차지하는 독일을 넘어선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더딘 구조 개혁으로 덩칫값을 못했던 프랑스와 스페인이 유로존 경제를 이끄는 선봉에 섰다”고 평가했다.

자료 : 유로스타트
스페인, 노동시장 유연성에 주력

스페인은 과도한 국가 채무에 허덕이며 유로존 경제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혔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와 함께 재정위기에 내몰리며 ‘돼지들(PIGS)’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그러던 스페인이 경제 개혁에 나선 것은 2012년 9월이다. ECB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이른바 ‘개혁 패키지’를 내놨다. 노동시장과 세금제도 개혁은 물론 과감한 재정 지출 삭감 내용까지 포함됐다. 경직됐던 노동시장은 유연하게 바꿨다. 경영난에 몰린 기업이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임금과 근로 시간 등의 근로 조건을 바꿀 수 있게 했다. 해고 조건을 완화하고 노동력 재배치를 쉽게 했다. 노사의 단체교섭 효과를 산별 노조나 지역 노조 등 상급단체 합의에 우선하게 했다. 임시직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도 쉬워졌다.

스페인 정부는 세제 개혁도 추진 중이다. 기존 30%였던 법인세율은 올해 28%로 내렸고, 내년까지 25%로 다시 인하한다. 대부분 소득계층에서 세금 부담도 줄였다.

내년까지 연소득 1만2450유로(약 1537만원) 이하 저소득층에 적용하는 세율은 24.75%에서 19%로, 30만유로 이상 고소득층에 대한 최고 세율은 52%에서 45%로 낮아진다. 세금 인하로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스페인은 이미 2012년부터 작년까지 1500억유로의 재정 지출을 줄였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스페인을 ‘돌아온 스타’라고 표현하면서 “2012년 이후 스페인의 변화는 구조 개혁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복지 축소와 규제 완화

2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프랑스는 복지 축소와 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초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발표한 ‘책임 협약’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이 2017년까지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400억유로의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게 골자다. 사회복지 비용 감축을 통해서다. 책임 협약에는 자영업자의 사회보장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내는 세금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기업이 고용과 투자를 확대한다는 조건으로 사회보장 부담금을 줄이는 것이다.

부유세 제도는 올초 시행 2년 만에 폐지했다. 파리 등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에서 일요일 영업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비롯해 노동재판 간소화와 실업자 혜택 축소, 법인세 인하 등도 추진하고 있다. 노동·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작년 말 올랑드 대통령은 “모든 분야에서 프랑스는 변하고 전진할 것”이라며 개혁의지를 분명히 했다.

안토니오 가르시아 파스칼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공공부문 파업이 이어지는 데다 아직도 구조 개혁이 진행 중인 단계지만 경직된 노동법을 정비하고 각종 산업 규제를 완화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복세 좀 더 지켜봐야” 신중론도

유로존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지만 회복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환율 효과와 저유가 등 유로존 경제에 호재로 작용했던 요인이 약해지고 있어서다. 지난 1년간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25% 하락했다.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유로존 기업의 이익도 개선됐다. 작년 중반 이후 반토막 난 국제유가는 유로존 회복에 힘을 보탰다. 제프리 마인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가 살아나면서 약세였던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유가도 상승 반전했다”며 “유로존이 경기 회복세를 발판으로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 등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구조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박종서 기자 kej@hankyung.com
................................................................................................
.. 
 
 

 

한국경제

국제유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

OPEC의 '셰일 죽이기'에 油價 110→40달러선 폭락
재고 쌓였지만 최근 60달러선 반등…변동성 확대될 것
에너지산업 구조조정 서둘러 시장대응력 강화해야

"원유시장은 공급과 수요 모두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이다
공급과 수요의 작은 변동에도 가격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적극적인 조정자가 없는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손양훈 <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


원유시장 움직임이 현란하다. 작년 하반기에는 짧은 기간에 배럴당 110달러(두바이유 6월23일 111.23달러)를 넘었던 원유가격이 반값 이하로 뚝 떨어졌다. 에너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모두 어느 정도 물량이 남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강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이어 올 상반기에는 40% 가까이 반등해 60달러 선을 회복했다. 어떤 시장 분석가도 이를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했다. 지난 가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감산에 합의하지 못했고 원유 재고가 엄청나게 쌓여 있는데도 유가는 다시 상승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오랜 기간 국제 원유시장을 지배해 온 질서가 있다. 미국과 중동 국가들이 추구하는 국제정치적 타협 구조하에서 OPEC이란 원유카르텔이 가격을 조정하는 구조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증산하고, 반대로 원유가격이 내리면 감산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물론 한국과 같은 수입국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가격이 내릴 때는 OPEC이 주도해 감산에 합의한다. 그래서 시장에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다시 올라가면 감산해서 줄어든 원유판매대금을 보충할 수 있다. 국제 원유카르텔로서는 가격이 하락할 때 감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수입국 입장에서 보면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지만 야속하다고만 할 수도 없다. 시장을 안정시키는 순기능도 크기 때문이다. 과거 국제정치 변동과 수급 상황에 따라 불안정하고 어려운 기간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조정기능이 작동해 원유시장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래서 원유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나라들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다수가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수긍하는 이 질서에도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번 OPEC 회의가 이례적이었던 이유는 원유가격이 추락하고 있는데 감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감산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처럼 보이는 게 주목할 만한 일이다.

OPEC 손 벗어난 국제원유가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시기에도 유가는 급락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감산 합의를 통해 유가는 다시 상승했다. 당시에는 석유수출국 카르텔이 시퍼렇게 살아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혀 달랐다. 감산을 해봐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남 좋은 일만 하게 된다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OPEC 국가들이 어렵게 감산에 합의하더라도 시장에 새 사업자들이 나타나 시장만 빼앗아가고 가격은 회복되지 않을 것임을 절감하게 됐다.

그 배경은 지난 수년 사이에 원유 생산자들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하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다. 비전통 에너지인 셰일가스다. 수년간 지속된 고유가 과정에서 나타난 기술집약적 경쟁자는 순식간에 시장을 휘저어 놓았다. 산유국들이 두려워하기에 충분한 양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했고 시장의 변화를 불러왔다.

적극적 조정자 없는 새 질서

원유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옛날과 같이 감산해 가격을 돌려놓을 수 없게 되자 산유국들은 유가 하락을 수수방관하고 생산단가가 높은 공급자들이 먼저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현재까지는 일정 부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카르텔이 담합해 물량을 조절하는 대신 시장에 맡겨버리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이란 가격이 내리면 공급이 줄어들고 반대로 수요는 늘어난다.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은 원유라 하더라도 결코 시장의 원칙을 피해갈 수 없다. 공급물량을 조절해 가격을 통제하는 과거의 카르텔이 지배하는 질서는 종말을 고했고, 앞으로는 시장에 맡기고 각자도생의 길을 택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극적인 조정자가 사라진 원유시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질서가 어떤 모습으로 작동하게 될지 가늠하기 매우 어렵다. 아직은 시간이 더 지나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적인 기관들의 예측이 서로 엇갈리고 있음을 보면 더욱 그렇다.

앞으로는 과거처럼 산유국들이 똘똘 뭉쳐 고유가로 몰고가는 일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원유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유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모두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공급이 조금 늘어나면 급락하고, 수요가 조금만 늘어나도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고 있다. 적극적인 조정자가 없는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원유가격은 에너지와 자원 모두에 걸친 변화를 대표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석탄과 천연가스 같은 화석에너지, 더 나아가 철광석이나 구리 같은 지하자원이나 목재와 면화 같은 산업의 기초가 되는 원료들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유가격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원유는 자원을 생산해 공급하는 프로세스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만, 자원을 활용하는 경제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막대한 규모의 원유 거래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기도 하며, 상품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투기 대상이기도 하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원유가격 변동 위험에 100% 노출돼 있다. 그래서 더욱 주목하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최선의 해법

세계의 에너지산업은 사활을 걸고 기존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모든 에너지 프로젝트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과감한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다.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정책을 재점검하고 있다. 에너지산업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기능이 활성화되도록 해 외부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구에게도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쉬울 리는 없다. 그러나 그게 국제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부나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다.

손양훈 <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

[사설] 사우디 vs 미국 셰일업계, 석유전쟁 끝나지 않았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셰일업계 간 힘겨루기가 치열하기만 하다.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 급락 속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산유량 유지 전략이 미 셰일업체들을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자, 미 셰일업계가 “사우디의 승리가 아니다”며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셰일오일 업체의 CEO들은 “생산량 감축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며 반격을 예고했다. 셰일업계에선 WTI 가격이 배럴당 65달러까지 오르면 셰일오일 생산량이 두 배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 전망치는 아직도 극단을 오간다. 세계 석유업계 거물인 티 분 피컨스 BP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은 원유가격이 지금의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더 올라 연말에는 75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정보업체인 플래츠의 반다나하리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 14일자 한경 기고를 통해 추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심지어 OPEC조차 10년 뒤인 2025년까지 유가가 1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최대 76달러까지 갈 수 있지만, 거꾸로 4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더 오래 버티는 쪽이 최종 승리할 것이란 얘기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재정은 원유판매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만 해도 재정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유가가 100달러 정도는 돼야 한다. 러시아는 120달러, 베네수엘라는 130달러는 돼야 재정을 끌고갈 수 있다. 이미 위기조짐이 보인다. 러시아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1.9%로 추락했고, 베네수엘라는 외환보유액이 최근 12년간 최저치로 떨어져 정부가 보유한 금을 파는 지경이다.

석유전쟁은 진행형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소비량의 100%를 수입해 쓰는 한국으로선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지 않으려면 다각적인 대안을 만들어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 혼자 처리할 일만도 아니다. 정유업체를 포함한 민관합동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

 

 기업경영  

 

..........................................................................................................

한국경제

해외서 꽃피우는 기업가 정신…한경·KOTRA, 성공 주역 발굴

포화상태 국내 창업 대신 끈기와 패기로 해외서 승부



[ 박수진 기자 ] 신자상 만카페 회장(64)은 중국에서 스타벅스에 갈 때마다 짜증이 났다.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편안한 자리를 충분히 제공하는 카페라면 중국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1년 베이징 중심가에 만카페를 냈다. 편히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제공하자 손님이 몰려 들었다. 같은 건물에 스타벅스가 있어도 밀리지 않았다. 만카페는 1호점을 낸 지 3년 만에 35개 도시에 100개 점포를 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관련시리즈 A4, 5면

지난 2월부터 청년실업률이 10%를 웃도는 등 한국 사회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성장을 주도해 온 제조업은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규제 혁신 탓에 미래 산업을 일으켜세울 기업가 정신도 퇴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해외로 눈을 돌려 기업을 일으키는 ‘창업 한국인’이 늘고 있다. 이들에겐 꿈이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다. K팝·K뷰티에 못지않은 ‘K비즈니스’가 홈쇼핑 가구 주방용품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5대양 6대주로 확산되고 있다.

K비즈니스 기업인들은 본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을 외국에서 하다 보니 제대로 잠도 못 잔다. 극한 긴장이 이어지는 삶이다. 외롭고 힘들 때마다 ‘성공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K비즈니스 주역들은 오기와 끈기로 해외에서 한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며 “이들의 성공 스토리가 식어가는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KOTRA와 함께 해외 창업에 성공한 한국인을 찾아나섰다. 현장에서 만난 ‘K비즈니스’ 주역들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라면 적절한 준비 과정을 거쳐 해외에서 기회를 찾을 만하다”고 권했다.

베이징=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한국경제
해외서 꽃피우는 기업가 정신 (1) 中서 '식품 유통 韓流'…곽동민 해지촌 사장

400만원 들고 중국行…칭다오서 수산물유통 시작
"그의 생선은 믿는다" 호평…中전역에 700가지 식품 공급

기회 왔을 때 시장 늘리자…수입·통관 등 일관체제 강점
상하이·광둥·선양 진출 성공…연내 충칭에 네 번째 지사



[ 박수진 기자 ] 곽동민 해지촌 사장이 중국 칭다오 본사 사무실에서 한국 식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곽동민 씨(46)는 2003년 봄 중국 칭다오로 건너갔다. 다니던 회사(해태상사)가 망하자 새 일을 찾아 해외로 나간 것이다. 손에 쥔 돈은 고작 400만원. 식품 유통업계에서 8년 동안 근무하며 잔뼈가 굵었으니 식품 유통사업을 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넉 달간 방황했다.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터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시장이 ‘올스톱’되다시피 한 탓이다. 고국 쪽을 바라보면 아이들 생각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절박한 상황에 빠졌을 때 하늘이 마침내 손을 내밀었다. 사업 자금을 보태겠다는 지인이 나왔고 사스도 잦아들기 시작했다. 현지인 두 명을 고용해 ‘해지촌’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3만위안(약 600만원)짜리 중고 봉고차를 사서 새벽마다 부두로 나갔다. 꼼꼼하게 고른 ‘물 좋은 생선’을 봉고차에 실어 칭다오 시내 식당과 가게에 공급했다. 2년여 동안 그렇게 하자 칭다오 부두와 식당가에서는 어눌한 중국어 발음의 성실한 한국인이 대는 생선의 품질이 좋다는 얘기가 돌았다. 신뢰를 얻자 사업은 용의 등을 올라탄 듯 뻗어 나갔다.

12년 동안 쌓은 거미줄 유통망

그로부터 12년. 해지촌은 중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한국 식품 유통업체로 자리 잡았다. 작년 350억원 규모이던 매출이 올해는 400억원가량으로 커질 전망이다. 매출의 10% 정도가 순이익이다. 사업 성공의 비결은 거미줄 같은 유통망에 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할 때 자사 제품을 중국 유통업체에 판매한다.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통관 절차를 밟아 현지 매장에 배달하는 유통망을 가진 업체는 드물다. 더러 있어도 현지인과 손이 닿아 있는 중국 동포 기업이 대부분이다.

해지촌은 현재 칭다오와 상하이 광둥 선양 등 중국 네 곳에 냉동 물류센터를 두고 현지 4000여개 마트와 1500여개 식당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직접 제품을 나르기 힘든 지역엔 150개 대리점을 통해 물건을 댄다. 이런 촘촘한 망을 통해 3만여개 중국 현지 매장에 제품이 들어간다. 뱅가드 자스코 올레 등 대형마트도 포함된다.

이 같은 유통망은 곽 사장이 12년간 한 발 한 발 뛰어 만든 자산이다. 대기업도 부러워하는 네트워크다. 해지촌은 이 망을 통해 △고등어와 조기 갈치 등 냉동 생선 △만두 어묵 등 냉동 가공식품 △라면 김 소시지 등 일반 가공식품 등 700여가지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의 22개 식품회사에서 500여개 식품을 수입하고, 중국 현지 14개 업체로부터 200여가지 제품을 납품받는다.

집념에 ‘사업운’까지

해지촌이 중국에서 사용 중인 상표.사업은 쉽지 않았다. 현지 유통업체들의 ‘텃새’가 심했다. 해지촌이 거래처를 어렵게 뚫어 놓으면 기존 대형 납품업체들이 식품점으로 달려가 거래를 끊겠다고 협박하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식품점 주인을 만나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식으로 한 곳 한곳 고객사를 늘려갔다.

곽 사장은 칭다오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2008년 상하이 지사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칭다오에서 더 튼튼하게 자리 잡고 가도 늦지 않다는 얘기였다.

곽 사장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상하이 시장에 대한 사전 조사 과정에서 만난 현지 식품점주들은 “한국 식품 반응이 좋다. 물건을 대달라”고 주문했다. 상하이 물류센터를 내고 3개월 동안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을 때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유아 6명이 사망하고, 30만명이 쓰러진 ‘멜라닌 분유’ 사태가 터진 것. 곽 사장은 “멜라닌 사태 후 한국 식품을 찾는 거래처가 크게 늘어 새 지사가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두 번째 지사를 광둥에 냈다. 이때도 뜻하지 않은 기회가 왔다.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경쟁하던 일본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어린이 간식용 소시지(진주햄 천하장사)가 대박을 터뜨렸다. 월 5000달러 수준이던 소시지 판매량이 후쿠시마 사태 후 월 50만달러가량으로 순식간에 100배 이상 증가했다.

2013년 선양 지사를 냈을 때도 기회가 왔다. 시진핑 주석 취임 후 불법 식품에 대한 세관검사가 강화된 것. 곽 사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식품은 대부분 통관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해지촌은 처음부터 적법한 절차를 따랐고, 불법 유통상품이 시장에서 철퇴를 맞자 해지촌 매출이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해지촌은 연내 내륙시장 진출을 위해 쓰촨성 충칭에 네 번째 지사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내년께 한국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진출 추진하던 해지촌 '상표권 분쟁'

해지촌은 최근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다. 경위는 이렇다. 곽동민 사장은 지난해부터 한국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면 중국보다는 한국에 물류 거점을 두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진출을 위한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회사 설립을 위한 첫 단계로 상표등록을 하려고 보니 이미 해지촌이라는 상표(로고 포함)가 특허청에 출원된 것. 해지촌이 중국에서 특허 등록해 사용하고 있는 상호와 똑같은 로고였다.

다행히 출원 공고기간(상표 등록에 대한 제3자의 이의신청을 받는 기간)에 이를 발견해 대응할 수 있었다. 해지촌은 특허청에 상표 출원금지 신청을 내놓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곽 사장은 “해지촌이 그만큼 인지도가 생겼다는 면에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동남아 진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점에서 당황스럽다”며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은 이런 법률적인 문제가 터지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써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쓸데없이 허비하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전경능 법무법인 지엘 변호사는 “특정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거나 고가 재판매를 목적으로 한 일종의 ‘사이버스쿼팅’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스쿼팅은 주로 유명 기업이나 단체의 이름과 상표, 인터넷 도메인을 영리 목적으로 선점하는 행위를 뜻한다.

곽동민 해지촌 사장은

△1969년 전북 옥구 출생 △1996년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해태상사 입사 △2000년 해태상사 퇴사(법인 청산) △2000년 하이티상사 공동설립 △2003년 칭다오 해지촌 설립 △2015년 충칭 사무소 설립(예정) △2016년 한국 법인 설립(예정)

칭다오=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

한국경제

압구정 '하루엔소쿠'
가격파괴 대신 품질 높여
月 1800만원 순이익
커피·맥주도 매스티지 확산



[ 강창동 기자 ]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린 '하루엔소쿠' 압구정점. '하루엔소쿠' 제공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돈가스전문점 ‘하루엔소쿠’는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에 손님들로 항상 만원이다. 피크타임인 낮 12시부터 1시까지는 30분 정도 기다려야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자영업자들을 괴롭히는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여기는 비켜가는 것처럼 보인다. 165㎡(약 50평) 크기의 이 점포는 월평균 매출 8700만원, 순이익 18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희 대표(55)는 “아무리 불황이라도 가격파괴 시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자는 가격 대비 품질이 높은 매스티지 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루엔소쿠의 경쟁력은 프리미엄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불황에도 먹히는 매스티지 전략

돈가스 시장은 5000원 이하의 가격파괴형 브랜드와 6000~7000원대의 중가, 1만5000원 안팎의 고급 돈가스 브랜드로 나누어져 있다. 이런 브랜드들이 품질과 가격 모든 면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루엔소쿠는 여기에 착안, 고급 돈가스를 8000~1만원의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하루엔소쿠는 대표 메뉴인 ‘하루카츠’ 단품을 8900원, 정식을 9900원에 판매한다. 대부분의 메뉴가 1만원을 넘지 않도록 책정했다. 품질은 고급 돈가스 못지않은 전형적인 ‘매스티지(masstige)’ 전략인 셈이다. 하루엔소쿠라는 브랜드는 일본어로 ‘봄소풍’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매장 인테리어도 소풍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진달래꽃을 테마로 흰색과 분홍색을 활용한 밝고 화사한 매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상품 가격에 비하면 고급스런 느낌이 드는 매장을 꾸며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불황에 고전하는 자영업자들이 맨 먼저 생각하는 게 ‘가격파괴’ 전략이다. 가격파괴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매’에 실패할 경우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곤두박질 칠 수 있다. 매스티지 전략은 이 같은 가격파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책이다.

○매스티지 업종의 확산

매스티지란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조합한 말로 합리적인 중산층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상징하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소비성향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매스티지족이라 한다. 외식 시장에서 매스티지 전략으로 성공한 브랜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랜드가 만든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는 1인당 객단가가 2만원이 넘는 기존의 패밀리 레스토랑과 달리 1만원 안팎에 가격을 책정해 성공했다. 매장 분위기와 서비스는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과 차이가 없으면서 저렴한 가격에 각종 샐러드를 비롯해 80개의 단품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분식전문점 ‘스쿨푸드’는 프리미엄 분식전문점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가격은 저렴하게 해 성공한 브랜드다. 커피브랜드인 ‘카페두다트’도 매스티지 브랜드에 속하는데, 고급 커피와 프리미엄 빵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미들비어’는 스몰비어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탄생했다. 미들비어는 고급스러운 크래프트 맥주와 와인도 취급한다. 안주류는 치킨호프점보다 저렴하지만 스몰비어보다는 더 비싸고 푸짐하다. ‘바보스’, ‘할리비어’, ‘국민맥주’ 등이 미들비어에 속한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매스티지를 표방하는 브랜드 중에는 가격은 싸지만 품질이 조악한 경우가 많아 이럴 경우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매스티지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이라고 지적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


한국경제

스마트폰에 귀 갖다대면 '잠금 해제'…얼굴·홍채로 로그인

알리바바, 얼굴 인식해 결제
야후, 신체일부 특징 활용
삼성SDS, 생체 인식 진출



[ 안정락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전자통신박람회 ‘세빗(CeBIT) 2015’에서 비밀번호 대신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결제하는 ‘스마일 투 페이’ 기술을 선보였다. 당시 마 회장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인식시켜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증과 결제가 이뤄지는 과정을 시연했다. 그는 “얼굴 인식 시스템은 비밀번호 분실이나 보안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유통 업체들이 지문 홍채 정맥 등 신체의 고유한 특성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생체인식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세계 생체인식시장 규모는 지난해 84억1500만달러(약 9조2200억원)에서 내년 117억800만달러(약 12조83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내로라 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기술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스마트폰 쥐기만 해도 인증

미국 야후는 신체의 일부만 스마트폰에 갖다 대도 잠금장치를 풀 수 있는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 화면에 주먹을 갖다 대거나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쥐면 이를 인식해 인증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을 귀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 잠금을 푸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야후는 이 생체인증 시스템을 ‘보디프린트(bodyprint)’라고 이름 지었다. 야후 연구팀은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은 표면이 넓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 부위의 스캔이 가능하다”며 “인증 정확도는 99.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후지쓰는 눈의 홍채를 인식해 인증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적외선 카메라로 홍채 패턴을 읽어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년까지 상용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사람의 홍채는 위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뛰어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여름 출시할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10에 ‘윈도헬로’라는 생체인식 보안 기능을 담을 예정이다. 비밀번호 대신 사람의 얼굴 지문 홍채 등을 인식해 로그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생체인증사업 활발

국내에서도 IT 서비스 회사인 삼성SDS 등이 생체인증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SDS는 지난달 생체인증 국제표준단체인 FIDO협회로부터 세계 두 번째로 생체인식 기술을 인증받았다. 이 협회에는 삼성전자 구글 MS 비자카드 페이팔 등 190여개 글로벌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생체인증 솔루션을 활용한 기업형 모바일 보안제품이 회사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결제 전문회사인 KG이니시스는 삼성SDS와 손잡고 지문 인증 간편결제 서비스를 지난달 말 내놨다. KG이니시스의 간편결제 서비스 ‘케이페이(Kpay)’에 도입된 삼성SDS의 솔루션은 지문 인식을 통해 사용자를 확인한다.

생체인식 기술이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발전과 함께 의료 등의 분야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신체가 아닌 사람의 글씨체 등을 인증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걸음걸이, 체취 등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

 

   한국경제

김현영 옐로모바일 CYO


[ 박병종 기자 ] “칭기즈칸의 몽골제국은 동쪽으로 고려, 서쪽으로 중동은 물론 유럽까지 세를 뻗쳤습니다. 몇몇 국가는 자발적으로 몽골제국에 복속되기를 원했죠. 각 국가의 문화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몽골제국의 특성 덕분입니다. 옐로모바일은 모바일계의 몽골제국이 되기를 원합니다.”

김현영 옐로모바일 최고옐로프러너십책임자(CYO·사진)의 말이다. CYO는 옐로모바일에만 있는 독특한 직책이다. 이른바 ‘옐로프러너십’(옐로모바일의 기업가 정신)을 인수 기업에 심는 책임자다. 옐로모바일 계열사 대표들이 기업가 정신을 지키며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CYO는 “인수합병(M&A)이 성장모델인 옐로모바일은 기업 간 통합과 시너지 창출이 기업의 일상적인 기능이 돼야 한다”며 “피인수 기업 경영자가 기업가 정신을 잃고 평범한 샐러리맨이 되는 것을 막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기업가 정신을 지키는 비결로 꼽은 것은 자율성이다. 그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가들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도전하길 원한다”며 “최대한 모기업의 간섭을 배제하는 것이 답”이라고 했다.

옐로모바일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규모의 경제에서 나온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비용 절감, 영향력 증대 등의 효과를 말한다. 김 CYO는 “계열사에 필요한 서버 인프라 등을 공동 구매하고 법률·홍보 전문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여러 계열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 형제회사들의 마케팅을 돕는 ‘크로스 마케팅’도 시너지의 한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연합의 후광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규모 투자 유치와 고급 인재 확보도 옐로모바일의 후광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CYO는 다음카카오 전신인 다음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당시 신용카드 포인트를 관리해주는 서비스인 마이원카드를 인수하며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마이원카드는 이 대표가 옐로모바일 이전에 세운 회사다. 둘은 다음에서 함께 일하며 서로의 비전에 공감했고 이후 이 대표가 옐로모바일을 세우자 김 CYO가 합류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

중국 온라인 시장 급성장…마윈에 러브콜 보내는 해외 정상들

마윈, 1년 새 메르켈·올랑드·모디 등 6명 만나
빌 클린턴 등 유명인사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



[ 오광진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이 해외 정상을 상대로 한 세일즈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 회장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두 달도 안 돼 두 차례 독대한 것을 포함해 최근 1년 새 한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모두 6개국 정상과 대면(對面) 접촉했다. 해외사업을 확대하려는 알리바바와 자국 제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하나라도 더 팔려는 외국 정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디 총리와 두 달도 안 돼 두 차례 독대

지난 16일 상하이 포트만 리츠칼튼호텔. 모디 총리가 인도·중국 비즈니스포럼 참석에 앞서 마 회장을 비롯해 중국 최대 쇼핑몰 개발업체 완다의 왕젠린 회장,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쑨야팡 회장 등 중국의 간판 기업인 25명과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마 회장은 모디 총리 왼쪽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첫 번째 발언 기회를 얻었고, 기념촬영 때도 모디 총리 오른쪽에 밀착하는 행보를 보였다. 회의 후엔 모디 총리 요청으로 단둘이 대화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모디 총리는 이후 진행된 포럼 기조연설에서 유일하게 마 회장을 언급했다. “3월에 마 회장을 만났을 때 인도의 미소금융을 어떻게 강화할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면은 해외 정상을 상대로 알리바바 세일즈에 나선 마 회장의 최근 행보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에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 4개국 정상과 박람회장이나 정상들의 집무실에서 접촉하거나 독대했다.

中 온라인 소비시장에 해외 정상도 러브콜

해외 정상들이 마 회장과의 만남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온라인 소비시장에서 알리바바가 80%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분기 소매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6%로 지난해 연간 성장률(12%)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1분기 온라인 소매 매출은 41.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베이징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까지 날아가 마 회장에게 캐나다 식품과 중소기업 제품의 중국 내 판매 협조를 요청한 배경이다.

알리바바는 10%에 불과한 해외매출 비중을 높여 진정한 글로벌기업이 되려고 한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알리바바는 온라인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세계인이 쓰는 국제 표준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며 “이를 위해선 해외 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해 해외 정상과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유명인사 활용한 마케팅

마 회장은 강연하는 걸 즐기고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 때 가발을 쓰고 로커로 변신하기도 했다. 공개석상에서 세계 유명인사와 교류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2005년의 ‘서호담판(西湖論劍)’이 대표적이다. 항저우로 날아온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마 회장을 두고 “작은 키, 큰 야망”이라고 극찬했고, 2009년 알리바바 10주년 창립기념일 행사 때는 인터넷 화상으로 마 회장과 대화를 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할리우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NBA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 등이 마 회장의 친구로 불린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16일 22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21개 경제협력 문건 체결식에 참석하는 등 2박3일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쳤다. 이들 문건은 지난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 방문 때 맺은 5년간 200억달러가 들어가는 경제협력사업 일부를 포함한다고 인도 관리들이 전했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

 

  한국경제

(2) 미래를 바꾼 신소재 기술

탄소섬유·세라믹 소재 적용
전투기 엔진에도 도입 추진



[ 김순신 기자 ] 팬 날개가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설계된 GE9X 엔진. GE 제공
소재산업의 발달은 항공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항공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가볍고 단단한 신소재의 발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첨단 신소재인 탄소섬유는 자동차 부품, 풍력 발전기, 항공기 자재 등 산업 소재로 사용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무게가 25%가량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10배나 세다. 탄소섬유를 항공기 엔진에 활용하면 기존 제품보다 더 얇고 가벼운 팬을 만들 수 있다.

GEGE9X 엔진의 팬 날개(블레이드)와 팬 케이스를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설계하고 있다. GE는 1995년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 소재의 팬 날개가 장착된 GE90-94B 엔진을 개발했다. 2018년 상용화 예정인 GE9X의 주문 건수는 이미 700기에 달한다.

탄소섬유 외에 주목할 만한 첨단 신소재는 세라믹복합소재(CMC)다. 니켈 합금을 사용하는 제트 엔진은 운용 중에 높은 열을 발생시킨다. 열로 인해 합금이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엔진 터빈의 날개에 작은 구멍들을 뚫어 표면의 열을 식히는 냉각기술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냉각 방식으로 인해 엔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GE는 지난 20여년 동안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내열성이 뛰어나 냉각 기술이 필요없는 CMC 개발에 힘썼다. CMC 무게는 니켈 합금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더 작고 가벼운 부품으로 제작할 수 있다.

CMC로 제작한 날개는 회전할 때 원심력이 작게 발생하기 때문에 디스크나 베어링과 같은 엔진의 다른 부품도 경량화할 수 있으며, 이는 엔진 자체의 효율성을 증진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GE와 프랑스 항공업체 스넥마의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이 개발한 ‘LEAP’ 엔진은 대표적인 CMC 적용 항공기 엔진이다. LEAP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연료 소모율 및 탄소 배출량을 15% 이상 줄였다.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은 배기가스 배출 기준보다 50%나 낮다. LEAP 엔진은 2016년엔 보잉 737 맥스에, 이듬해에는 에어버스 A320네오 기종 항공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재 수주량도 8500기가 넘는다.

GE는 전투기 엔진에도 CMC를 적용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E는 지난 2월 F-414 전투기 엔진 날개에 CMC를 적용, 500회 이상 연속 엔진 운용 실험에 성공했다. 이번 실험은 세계 최초로 항공기의 동적 부품에 CMC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F-414는 ‘F/A-18 호닛’ ‘슈퍼 호닛’과 같은 최첨단 전투기의 엔진으로, GE가 한국형 전투기개발 프로그램인 보라매(KF-X) 사업에 제안하고 있는 최신 엔진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

 

 

  한국경제

자라, 지난해 국내 진출후 첫 영업적자
H&M, 토종 SPA에도 밀려 5위로 추락
국내 소비자 취향 안맞고 가격도 비싸



[ 김선주 기자 ] 세계 1위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인 자라와 2위인 H&M이 한국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국내 SPA 시장의 최고 강자인 유니클로에 밀리는 것은 물론 스파오·에잇세컨즈·탑텐 등 토종 SPA 브랜드에도 성장세를 추월당해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자라의 한국 법인인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7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08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6년 만의 첫 영업적자다. 매년 두 자릿수로 늘어나던 매출도 지난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4.6%) 증가에 그쳤다.

H&M의 한국 법인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도 2년 연속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2013년 전년 대비 53.7%, 지난해 46.8%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매년 30~40%대 증가하던 매출은 지난해 12.8% 증가에 그친 1383억원이었다. H&M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이랜드월드의 스파오(1710억원),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1490억원)에 밀려 국내 SPA 시장에서 5위로 떨어졌다.


자라의 모기업인 스페인 인디텍스와 H&M의 모기업인 스웨덴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인터내셔널AB는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이 각각 181억유로(약 22조원)와 1514억크로나(약 20조원)로, 세계 SPA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갭이 3위다. 두 회사는 4위인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1조3804억엔·약 12조원)보다는 2배 가까이 매출 규모가 크다.

업계에서는 자라와 H&M이 유독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로 ‘현지화 실패’를 꼽는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SPA를 한 번 입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중저가 토종 캐주얼의 대체재로 여긴다”며 “자라와 H&M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화려한 데다 봉제선 등에서 품질 불량이 자주 나오면서 소비자가 이탈했다”고 말했다.

이들 브랜드는 기능성 경쟁에서도 뒤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수민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에잇세컨즈의 원더아이스, 유니클로의 히트텍, 탑텐의 온에어 등 SPA 브랜드들이 발열·냉각 의류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며 “깐깐한 한국 소비자는 스포츠·아웃도어뿐만 아니라 SPA에서도 기능성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SPA 브랜드치고 비싼 가격대도 인기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자라·H&M의 원피스는 6만~13만원대, 셔츠·블라우스는 5만~9만원대다. 반면 유니클로·스파오의 셔츠는 1만~2만원대, 탑텐의 원피스는 9000~2만원대다.

H&M이 올 봄 시즌 주력하는 상품은 39만9000원짜리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의 한정판 시퀸드레스다. 하지만 유니클로의 리넨 드레스와 스파오 청바지는 1만2900원, 탑텐의 그래픽 티셔츠는 9900원에 불과하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

 

 

  한국경제

빅테이터 이 종목 - 오리온, 子회사 합병 효과까지…사상 최고가 찍고 더 갈까

명실상부 중국 내수株
작년 매출 60% 中서 거둬…초코파이 시장 40% 점유

조직 효율화 주효
오리온스낵·아이팩 합병…영업이익 1년 만에 27%↑



[ 심은지 기자 ]
“중국에서 현지 토종업체들보다 잘한다.”

오리온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가다. 이 회사는 대표상품 초코파이를 비롯한 각종 스낵류(예감, 포카칩, 초코송이 등)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의 60%를 중국에서 올렸다. 오리온을 ‘중국 내수주’로 부르는 이유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40%(작년 기준)로 현지 식품업체들의 경쟁 상품을 제친 지 오래다. 최근 급성장한 감자칩부문에서도 20%의 점유율로 중국 내 1위 업체인 펩시콜라를 뒤쫓고 있다.

◆사상 최고가에도 목표주가 상향

오리온은 지난 12일 사상 최고가인 135만9000원까지 올랐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33.8%에 이른다.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131만원(15일 종가)까지 조정받았지만 증권사들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14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렸다. 대우증권과 IBK투자증권도 각각 157만원,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황은 ‘딴판’이었다. 국내에서는 대형마트 휴무제와 수입과자 판매 증가 등으로 고전했다. 중국의 성장세도 주춤해지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계기)을 찾지 못했다. 2013년 4월 120만원대였던 오리온 주가는 작년 10월27일 77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오리온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회사 합병 등으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작년 9월 과자 제조회사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흡수 합병했다.

올 3월에는 포장재를 만드는 자회사 아이팩을 합병했다. 지난 12일엔 중국 현지법인 오리온푸드컴퍼니가 계열사인 오리온스낵컴퍼니를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박세열 오리온 기획관리부문 상무는 “지난해부터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데 힘썼다”며 “조직과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직 효율화 노력 등에 힘입어 올 들어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1분기에 12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1분기보다 27%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매출은 6.6% 증가한 6982억원, 당기순이익은 43% 늘어난 851억원이었다.

◆“중국 제과시장 연평균 7~8% 성장”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세도 오리온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과시장 규모는 380억달러(약 38조원)였으며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2.3% 성장했다. 앞으로도 연간 7~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박찬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인당 연간 제과소비액은 28달러로 일본의 15%, 한국의 43% 수준에 불과하다”며 “중국인들의 소득 증가와 함께 과자 등 식품 소비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 자회사 스포츠토토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다. 복권사업을 하는 스포츠토토는 다음달 말로 사업권 계약이 끝날 예정이어서 청산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토토(자본금 2382억원)가 청산되면 오리온은 보유 지분율(70.5%)에 따라 1600억원가량을 돌려받게 된다. 이 돈은 신규 사업 진출 등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 호재로 꼽힌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 

 

한국경제

상하이 1호점 개점
1주일간 5000명 찾아



[ 강진규 기자 ] “한국 드라마와 가수를 좋아하다 보니 한국식 디저트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 훙취안루(紅泉路)의 설빙 매장(사진)에서 만난 추이위안위안 씨는 ‘코리안 디저트 카페’라는 소개 문구에 이끌려 매장에 들어왔다고 했다. 추이 씨는 “빙수 안에 들어 있는 인절미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마음에 든다”며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장은 토종 디저트 카페인 설빙의 해외 1호점이다. 상하이의 한인 타운인 훙취안루에 480㎡ 규모로 들어섰다. 한 번에 2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매장이다.

9일 예비 개점해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이날 공식 개점 행사를 열었다. 정선희 설빙 사장은 “공식 개점 전 1주일간 5000여명의 중국 소비자가 이곳을 찾았다”며 “한국식 디저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빙은 중국식 메뉴를 새롭게 개발하기보다는 한국의 메뉴 특성을 살리는 전략을 택했다. 정 사장은 “인절미빙수와 인절미토스트가 중국에서도 주력 메뉴가 될 것”이라며 “인절미, 팥, 콩가루 등 주재료를 한국에서 공수해 한국 고유의 맛을 내겠다”고 말했다. 애플망고빙수, 딸기빙수 등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메뉴와 오미자, 매실, 유자 등 전통차 메뉴도 함께 내놓는다. 설빙을 ‘중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 중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 사장의 목표다.

설빙은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아빙식품무역유한공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중국 진출에 본격 나섰다. 2017년까지 상하이에만 15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광둥성에도 진출이 확정됐고 지린성과 장쑤성 등 다른 지역 기업들과도 협상 중이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설빙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눈꽃빙수 기계가 주목받고, 설빙과 유사한 브랜드의 빙수카페가 문을 여는 등 현지에서 설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국내에서는 매장 수 확장보다는 현재 운영 중인 490개 매장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상하이=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

 

스타 PD 김영희 "예능한류 최대 경쟁력은 인간미…중국 자본·인력과 결합 땐 세계화"

MBC 사표 내고 중국 진출하는 스타 PD 김영희

韓·中 정서 비슷한 게 히트 비결
합작사 세워 연내 첫 방송 목표
한국 PD 4~5명 드림팀 구성



[ 유재혁 기자 ]  최근 중국 진출을 선언한 김영희 프로듀서는 “양측이 서로를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유재혁 기자“중국에서 새 일을 시작합니다. 29년간 다닌 MBC가 지난달 사표를 수리했어요. 중국의 모든 기관과 주요 제작사가 모여 있는 베이징으로 갑니다. 중국 전문가들과 합작사나 자문회사를 세워 새 프로그램을 제작해 가급적 올해 안에 처음 방송할 계획입니다. 국내 베테랑 PD 4~5명으로 구성된 드림팀이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MBC 간판 예능 PD였던 김영희 프로듀서(55)가 중국행 출사표를 던졌다. ‘아빠 어디가’와 ‘나는 가수다’ 중국판 제작을 지도해 히트시키며 ‘예능 한류’를 불러일으킨 그는 올 들어 중국을 자주 찾아 합작사를 세우는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 상수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중국에서는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만들 겁니다. 핵심 PD들은 한국인이지만 대다수 제작 인력은 중국인이 될 겁니다. 생산한 콘텐츠는 중국산이 되고요. 한·중이 함께 만든 프로그램을 중국 5대 메이저 방송사를 중심으로 내보낼 계획입니다.”

중국의 5대 메이저 방송사는 후난위성TV, 장쑤위성TV, 저장위성TV, 동방위성TV, 베이징위성TV 등이다.

“성공의 열쇠는 서로 얼마나 소통을 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양측이 서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경험이 앞선다고 호령하는 순간, 망합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배울 게 더 많아요.”

 그는 최근 한·중 간 공동제작이 늘면서 스태프 사이에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서로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3년간 중국에서의 현장 경험을 통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김 프로듀서는 MBC가 2011년 ‘나는 가수다’ 포맷을 중국에 수출한 이듬해 10월부터 후난위성TV로 가서 중국판 제작에 기획, 구성, 캐스팅 등의 자문 역으로 참여했다. 2013년 1월 첫 방송부터 4회 연속 제작을 지도했다. 첫회 시청률은 1.8%였고 13회 방송하는 동안 3%까지 솟구쳤다. 중국에서는 1.5%부터 ‘대박’으로 친다.

그는 뒤이어 ‘아빠 어디가’ 중국판을 만들 때도 첫 2회분을 비롯해 여러 회 분량을 지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5%대까지 올라 ‘초대박’을 거뒀다.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나는 가수다’ 중국판에서 중국인도 한국인과 감성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녹화장에서 한 가수가 ‘아버지’에 관한 노래를 부를 때 관중 500여명 중 200명가량이 울더군요. 한국처럼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먹힌 거죠.”

‘아빠 어디가’는 한 명만 낳아 ‘소황제’ ‘소공주’로 기르는 중국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고민을 건드렸다. 이 프로그램을 본 학부모들은 인터넷에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쏟아냈다. 아이들을 엄하게 다스리는 것만 생각했는데, 집안에서 자상하게 가르치는 법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웠다는 것이다.

그는 자문 역으로 일하는 동안 프로그램당 500여명의 스태프와 현장에서 가까워지며 신뢰를 쌓았다.

“혼자 가서 일일이 제작 노하우를 전수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통솔력이 집중되니까 더 효과적이었어요. 중국인들은 가르친 것을 금세 배우고 넘어서더군요. 엄청난 열정과 능력이 있어요.”

중국 예능 프로그램은 ‘나는 가수다’ 중국판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전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방송 포맷을 구입했지만, 이 프로그램 이후에는 한국 포맷을 사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1박2일’ ‘K팝스타’ ‘런닝맨’ 포맷이 중국에 줄줄이 수출된 것도 이 때문이다. SBS ‘런닝맨’ 등은 포맷 수출 후 여러 명의 한국 제작진이 현장으로 날아가 지도했다. 그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독특한 제작방식으로 전 세계 최고의 시스템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력은 인간미예요. 서양 예능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흥미 위주거든요. 잔혹함과 비장함까지 서려 있죠. 우리는 경쟁 구도라도 서로 감싸주고 위해줍니다. 서양에도 먹힐 겁니다. 누구나 따뜻함을 좋아하니까요. 따스함에서 진정한 카타르시스가 생겨나죠. 동양적인 정서는 전 세계에 통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국이 중국인들의 규모에는 당할 수가 없다고 했다. 가령 ‘나는 가수다’ 중국판을 녹화할 때 한국에서는 100~200명 규모의 스태프들이 당일 아침 일찍부터 착수하면 되지만 중국에서는 500여명이 참여하고, 베이징과 홍콩 등에서 비행기를 타고 전날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치밀함과 섬세함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정도로 뛰어났어요. 의상, 조명, 소품 등에 관한 치밀함이 선진국보다 앞서 있죠. 어떻게 창작할지만 아직 잘 모르는 단계예요.”

그는 한국인의 창의력과 중국인의 스케일을 합치면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에는 노하우가 금세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적극 가르치고 전수하면서 함께 배우고 발전하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한국의 창의력과 중국의 자본, 인력을 결합해 최고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게 제 목표입니다.”

‘쌀집 아저씨’란 별명으로 유명한 김 프로듀서는 1986년 MBC에 입사해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양심 냉장고’ ‘칭찬합시다’ ‘느낌표’ ‘나는 가수다’ 등을 연출해 스타 PD로 입지를 굳혔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

 

  한국경제

김희철·유정준 대표 등 대부분 유학파 출신 기획通
직원들과 실시간 소통…조직문화 새 바람 기대



[ 송종현 기자 ]
석유화학, 기계, 에너지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업종’에 1980년대 대학에 들어간 80년대 학번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령대로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이다. 주로 국내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전 세대와 달리 해외 유학을 거쳐 전략·기획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직원과의 소통과 감성 공유 등을 강조하고 있어 위계질서를 중시해온 업계의 기업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성 갖춘 젊은 CEO 기용

중후장대 업종은 세대교체가 늦은 편이다.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업종 특성상 CEO의 나이가 적으면 생산현장의 비슷한 연령대 직원을 장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이 업종에는 장기간 현장경험을 거친 ‘백전노장’ CEO가 많다.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인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서울대 조선공학과 65학번),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서울대 조선학과 68학번)도 건재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80년대 학번 CEO들의 전문성과 젊은 감각에 높은 점수를 주고 이들을 과감히 기용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대표로 선임된 김희철 부사장(51)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82학번이다. 36개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원사 중 80년대 학번 CEO를 배출한 곳은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뿐이다. (주)한화 기계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김연철 전무(54)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80학번이다. 2012년부터 (주)한화가 지난해 흡수합병한 옛 한화테크엠의 대표이사를 맡아 올해로 3년째 대표를 맡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SK E&S의 유정준 사장(53)이 고려대 경영학과 81학번이다. 2013년부터 SK E&S를 이끌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펼치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이수영 부사장(47)은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86학번이다. 2012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코오롱그룹 최초의 여성 CEO다. 코오롱그룹 화학소재 계열사인 코오롱글로텍 최석순 사장(51)은 1982년 서울대 지리학과에 입학했다.

◆위계질서보다는 소통 중시

80년대 학번 CEO들의 경영 DNA는 조금 다르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전략·기획 업무를 거친 사람들이 상당수다. 유정준 사장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대학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임원시절 내내 전략 및 재무분야에서 일했다. 이수영 부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으며 그룹 전략기획팀장,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전략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희철 부사장은 미국 워싱턴대 MBA를 졸업했다. 카리스마로 무장한 선배 CEO와 달리 직원에게 겸손하고,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지난 4일 취임식을 연 김 부사장은 곧바로 충남 대산공장 현장을 찾아 하루 종일 직원과 소통했다. 유정준 사장은 매달 한 차례 1개 팀원과 영화감상 등 문화활동을 함께한다. 분기에 한 번 ‘커뮤니케이션 데이’를 열어 직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

 

 

 . 한국경제

금융硏, 글로벌 100대 은행 경영성과 분석

국내 4대 은행 수익성 여전히 하위권
비이자수익 비중 20%…해외은행의 절반



[ 박신영 기자 ]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수익성 측면에서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내놓은 ‘글로벌 100대 은행 경영성과의 비교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주요 은행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해외 진출 및 수익구조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선 소비자가 수수료를 내도 불만이 없을 정도로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위스나 싱가포르 은행처럼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銀 ROA, 글로벌 평균 이하

이 연구위원은 2013년 말 기준 글로벌 100대 은행의 주요 경영성과를 국내 은행과 비교한 결과, 국내 은행들은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에서 해외 은행들보다 크게 뒤처졌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ROA는 평균 0.8%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주요국 은행 평균 ROA(0.82%)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수 은행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4대 은행의 ROA는 0.53%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신한은행이 0.86%를 기록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지만 글로벌 순위에선 50위에 불과했다. 국민은행은 60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각각 76위와 84위에 머물렀다.

규모 면에서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 기본자본금은 464억52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은행의 기본자본금은 모두 300억달러 미만으로 자본 규모 면에서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극복 방안으로 해외 진출과 금융서비스 수수료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국내 은행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글로벌 은행 대비 규모의 열위를 극복하려면 스위스나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활발한 해외 은행 인수로 2011년 이후 자산 규모에서 국민은행을 앞질렀다. 2013년 말 기준 유나이티드뱅크오브스위스(UBS)의 해외 사업은 영업이익의 61.3%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은행이 해외점포에서 올리는 당기순이익은 2014년 기준 6억2880만달러로 2012년 6억3620만달러보다 줄었다.

◆수수료 수익 더 늘려야

국내 은행들이 저금리 기조에 영향을 덜 받는 비(非)이자이익의 비중도 다른 해외 은행보다 적었다. 국내 은행과 자본금 규모가 비슷한 해외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국내 은행의 20%보다 두 배 정도 많은 40% 안팎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이를 금융 소비자와 은행 사이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으로 분석했다. 은행들은 금융상품 상담과 송금 이체 수수료 등의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인건비와 전산비 등을 들이고 있는 반면 금융 소비자들은 이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해법으로 은행이 소비자의 자산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저금리 시대에 은행 상품만으로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만큼 증권, 보험 등 비은행상품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동아일보
[동아일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순위는 언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2007년 11위였던 한국은 지난해 26위까지 떨어졌다. 하락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분야가 바로 금융이다. 한국의 금융 경쟁력은 지난해 80위로 아프리카의 말라위(79위), 우간다(81위)와 함께 하위권을 형성했다.

외형을 보면 한국이 이들과 비교될 수준은 아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세계 12위, 펀드 규모는 13위, 보험시장은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8위다. 그런데 왜 종합적인 금융 경쟁력은 이토록 낮게 평가받을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WEF의 순위 산정 방식을 알아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평가했는지도 모른 채 낙제 점수라며 호들갑 떨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WEF 순위는 각종 통계와 설문조사를 합산, 산출하지만 유독 금융 분야만 100% 설문조사로 순위를 매긴다. 결과적으로 금융 분야 순위는 해당 국가 기업인들의 자국 금융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 가깝다. 우간다와 한국의 경쟁력이라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똑같은 수준의 서비스라도 기대치가 높으면 만족도가 떨어지고, 기대치가 낮으면 상대적으로 만족도는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기업인들이 한국 금융에 대해 왜 이처럼 낮은 평가를 내렸는가’를 분석하는 과정은 우리 금융업 종사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설문항목 중 최하위 점수를 받은 항목이 있다. ‘대출의 용이성’(118위), ‘벤처자본의 이용 가능성’(115위)이다. 금융회사의 높은 문턱에 대한 기업인들의 불만이 격하게 느껴진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교수는 금융을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 비유했다. 경제가 잘 순환되려면 금융에서 병목현상이 없어야 한다. 새로운 경제 활력 찾기가 최우선 과제인 지금, 구석구석 돈이 제대로 흐르는지 살펴보고 막힘없이 흐를 수 있는 금융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

먼저 대기업 위주, 그리고 담보대출 중심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소기업과 금융 소외계층도 금융회사를 이용할 기회가 더 늘어야 한다. 또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자금수요가 가장 많고도 절박한 혁신기업과 벤처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해주는 길을 넓혀야 한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의 축이 이동하는 시대(Shift of Axis)’에 살고 있다. 과거 금융산업은 자본력과 달러화 체제를 바탕으로 영미계가 주도했다. 이제는 디지털금융, 크라우드펀딩, 핀테크 등 혁신을 통해 정보기술(IT)·모바일 융·복합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인에게는 금융 DNA가 있다. 돈을 받는 시기와 순서에 따라 이자율과 할인 개념을 적용한 ‘계 문화’가 일찍부터 발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새로운 금융의 장에서 뒤처질 이유가 없다. 30∼50년 후 한국 금융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금융인들이 멀리 보고(look far), 다르게 생각하는(think different) 지혜를 발휘할 때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

 

  한국일보


모바일 택시는 요즘
앱 이용객 수 91만명 넘어

기사 수도 7만명… 조합 콜택시 능가

"이용 편리" 입소문 타고 고객 급증

불법영업 논란으로 주춤한 우버

해외선 점심 배달ㆍ헬기 수송 등 인기

非택시 서비스로 국내 재진출 전망

모바일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로 콜택시를 호출했을 때 화면.

우버는 택시처럼 헬리콥터를 이용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거나 관광을 시켜주는 ‘우버초퍼’ 서비스 국가를 중국, 프랑스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정보기술(IT)과 운송업계를 동시에 달아오르게 만든 사건은 바로 모바일 택시의 등장이다. 스마트폰 응용 소프트웨어(앱)로 택시를 부르는 모바일 택시 서비스는 편리함을 앞세워 원조 격인 미국의 우버 이후 전 세계에서 우후죽순 등장했다.

하지만 반드시 원조가 이기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가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기존 1위 사업자였던 우버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정반대로 우버가 승승장구하면서, 불안한 호황을 누리는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3월31일 정식 출시된 모바일 택시 앱 카카오택시가 출시 한 달 만에 내려받기 1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코리안클릭 조사 결과 지난달 카카오택시 승객용 앱을 설치한 이용자 수는 115만2,901명이며, 한 번이라도 앱을 사용한 사람은 91만620명에 이른다.

등록 기사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개시 2주 만에 4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12일 7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국택시운송사업자조합연합회에 등록된 전국 일반 콜택시 약 6만3,000대를 뛰어 넘는 수치다.

공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용하기 쉽다는 뜻이다. 우버가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동참한 택시가 적었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택시는 참여 기사가 많다보니 쉽게 부를 수 있어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배인식 국민대 교수는 “지난 금요일 밤 서울 시내에서 10여분 이상 택시를 잡지 못했는데 카카오택시 앱을 설치하고 호출했더니 3분만에 택시가 도착해 놀랐다”며 “이후 주변에 카카오택시를 적극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의 독주에 우버의 입지는 축소되고 있다. 국내에 모바일 택시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우버는 2월까지 월 평균 이용자가 5만~6만명에 달했지만 지난달 이용자가 10%정도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업자가 기소되는 등 불법 영업 논란이 계속되면서 차량 공급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우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우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칸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에서 니스 공항과 영화제 장소를 오가는 헬리콥터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1인당 160유로(약 20만원)을 내면 우버 헬리콥터로 공항에서 영화제 장소 인근까지 7분 만에 이동한 다음 착륙 후에는 리무진을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시범 운영하던 점심식사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뉴욕과 시카고에서 정식 개시했다. 우버이츠는 오전11시부터 오후2시까지 메뉴를 주문하면 10분 내 원하는 곳까지 배달해 준다.

우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이달 안에 15억달러(1조6,300억원)를 신규 조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우버의 기업가치는 500억달러(54조원)로 뛰어 세계 최대 비상장 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여전히 우버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언제든 국내에서 활동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버는 유사택시 영업을 금지 당한 다른 국가들에서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12월 택시 영업 중단 판결을 받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올해 2월부터 우버이츠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는 30분동안 헬리콥터로 관광을 시켜주는 ‘우버초퍼’를 운영 중이고 저장(浙江)성에 보트 호출 서비스, 베이징(北京)에 인력거 호출 서비스를 선보였다. IT업계 관계자는 “우버가 지금은 국내 업체들에 밀렸지만 새 서비스로 다시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택시를 기반으로 대리운전, 퀵서비스 사업을 검토 중인만큼 택시 앱 파생 서비스 경쟁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

 

연합뉴스



KT&G, 담배 수출액 15년만에 43배 증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담배 수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내수는 감소하면서 올해 담배 수출 물량이 국내 판매 물량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KT&G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수출 수량은 361억개비이다. 해외 법인 실적을 포함하면 434억개비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국내 판매량은 1999년 895억개비, 2005년 601억개비, 2013년 545억개비, 2014년 557억개비로 감소세다.

반면 해외 판매량은 1999년 26억개비, 2005년 285억개비, 2013년 343억개비, 2014년 434억개비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판매 비중도 1999년 97대3, 2005년 68대32, 2013년 61대39, 2014년 56대44로 그 차이가 좁아지고 있다.

KT&G는 담배 수출이 15년 만에 수량으로는 16배, 금액으로는 43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담뱃세 인상에 따른 국내 소비 감소세와 해외 수출 증가세를 고려하면 올해 해외 수출량이 국내 판매량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KT&G의 해외 판매량 비중을 보면 중동이 48%로 가장 높고, 중앙아시아 12%, 아시아·태평양 24%, 아프리카 8%, 미국 6%, 유럽 등 기타지역 2% 순이다.

KT&G는 담배 수출을 위해 2008년 4월 터키, 2009년 4월 이란, 2010년 10월 러시아에 담배공장을 각각 설립하고 에쎄·파인 등 제품을 생산해 현지 판매하고 있다.

터키공장은 유럽시장 진출을 겨냥한 것이고, 러시아는 세계 2위 담배시장이다.

유럽은 담배에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KT&G는 터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무관세로 진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KT&G는 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인 트리삭티사를 인수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G는 담배회사로선 세계 톱 5에 든다.

KT&G의 효자 상품은 단연 에쎄로, 슈퍼슬림 담배의 판매량으로선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보다 16㎜ 짧은 에쎄 미니라인을 내놓고 국내외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다. 에쎄 이외에도 레종, 보헴, 람보르기니 등의 수출도 추진 중이다.

에쎄는 2001년 수출된 후 시장 개척 10년만에 연간 200억 개비 이상 팔리고 있으며, 전 세계 슈퍼슬림 담배소비자 3명 중 1명이 애용하는 담배가 됐다.

KT&G 관계자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정세 불안정이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철저한 차별화·고급화 전략으로 초슬림 담배 시장을 선점했으며 이제는 전 세계 슈퍼슬림담배 시장의 50% 물량을 생산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련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KT&G 등 담배업체 4곳의 판매량은 가격 인상 직전인 지난해 12월 80억 개비에서 올 1월 37억 개비로 반토막이 났으나, 3월과 4월에 각각 50억개비와 61억개비로 늘어 작년 동기 대비 70%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kjihn@yna.co.kr

..................................................................................................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

 

  한국경제

[ 정태웅 기자 ]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사진)은 “21세기에 직면한 많은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17일 강조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유네스코와 교육부 주최로 19~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2015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교육포럼에는 국제기구 대표와 100여개국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학교에서 예술 및 기업가 정신에 대해 교육하고 유·무형 문화유산 보존 등을 통해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교육포럼은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확인하는 자리”라며 “교육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교육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려는 개발도상국들에 롤모델”이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세계시민교육에도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부와 한국경제신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세계교육포럼 개회식 전날인 18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세계교육포럼 연계 글로벌 인재포럼 10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연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한국경제

세계교육포럼 연계 '글로벌 인재포럼 10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개최
18일 오후 1시30분 인천 송도컨벤시아

인천 '세계교육포럼' 참석하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과감한 교육투자로 고도성장 이룬 한국은 '개도국 롤모델'
유네스코도 삼성 등과 협력해 베트남 등 돕고 있어
인천포럼 향후 15년 교육 목표에 대한 구체적 합의 제시



[ 정태웅 기자 ]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19일 시작되는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하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교육을 통해 경제 성장과 진보를 이루려는 많은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 제공“한국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하는 데 세계 챔피언입니다. 앞으로도 혁신과 창의성, 국제 협력을 통해 세계 교육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교육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가장 확실한 토대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국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네스코는 교육부와 함께 19~2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2015 세계교육포럼’을 개최한다.

교육 분야 최대 국제회의인 세계교육포럼은 1990년 태국 좀티엔, 2000년 세네갈 다카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앞으로 15년간의 세계 교육 발전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이번 세계교육포럼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번 포럼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을 교육에 두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입니다. 교육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권리이며 평화와 포용, 혁신을 위한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교육을 통해 능력을 배양하며, 모든 이가 평생에 걸쳐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교육만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유일한 길입니다.”

▷1990년 태국, 2000년 세네갈 세계교육포럼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지요.

“‘모두를 위한 교육(EFA·education for all)’을 국제운동으로 정립한 1990년 태국 좀티엔 세계교육포럼과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한 2000년 세네갈 다카르 세계교육포럼은 교육 분야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약속(국제사회의 결의)’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성과에도 모두를 위한 교육과 유엔이 제시한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의 교육부문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어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고 소외된 지역까지 보듬기 위해 이번에 우리는 교육 형평성과 양질의 학습에 중점을 두면서 새롭고 미래 지향적인 교육 의제를 마련해야 합니다.”

▷인천 세계교육포럼에서는 무엇을 논의합니까.

“인천 포럼은 다카르 포럼에서 제시한 실행계획과 새천년개발목표의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성과와 부족한 점을 점검할 것입니다. 이어 2015년 이후 교육 목표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예정입니다. 그 결과는 오는 9월 열리는 유엔총회에 넘겨져 ‘포스트(POST) 2015 개발 의제(Post-2015 development agenda)’의 교육부문 목표로 의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엔총회에서는 세계 각국과 비정부기구(NGO) 등 파트너들이 새로운 교육목표를 이행하고 기금 조성과 지속적 관찰(모니터링) 등이 이뤄지도록 조직화할 것입니다.”

▷교육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을 개발도상국의 모델로 평가했습니다.

“가난하고 문맹률이 높았던 한국이 부유하고 교육이 잘 이뤄지는 나라로 바뀐 것은 세계인 모두에게 고무적인 이야기죠. 한국은 교육을 통해 경제 성장과 진보를 이루려는 많은 개발도상국에 역할모델(role model)로 우뚝 섰어요. ‘교육열’로 표현되는 한국인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우리 모두에게 사회 자체를 학습 중심 사회로 바꿔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우선 순위에 두는 데 챔피언입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교육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한국의 높은 대학 진학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죠. 한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교육이 가장 필요한 국가를 지원하는 데도 챔피언입니다. 2011년 한국은 유네스코와 함께 아프리카 5개국에 직업교육 및 훈련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베어(BEAR) 프로젝트’를 출범했는데 그 성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유네스코는 또한 한국의 민간 부문과 몇 가지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삼성과 함께 베트남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학습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죠.”

▷세계교육포럼에서 한국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계교육포럼을 주관하는 한국은 이번에 역사적 행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는 기회예요. 한국은 유엔이 마련 중인 ‘포스트(POST) 2015 개발 의제’와 관련해 교육 분야에서 유네스코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글로벌 교육우선구상(GEFI·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인 세계시민 교육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세계시민교육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학습자들에게 다양성을 제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젊은이의 에너지가 모두를 위한 이익이 되도록 하는 등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교육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계시민교육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파트너가 유네스코의 찬조로 서울에 설치된 아시아태평양이해교육원(APCEIU)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9월 유엔 글로벌 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교육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교육은 세계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한국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인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유네스코는 교육과 함께 보건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보건은 서로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발전을 이끌죠. 유네스코를 지원하는 지원국 그룹은 모든 사람을 위한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창조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세계시민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교육과 보건 간 연계를 강화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유네스코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 세계아동기금(UNICEF) 등이 다카르 포럼에서 출범시킨 프레시(FRESH·focusing resources on effective school health)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각국 정부와 NGO, 교육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마련될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전략’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은 창조적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의성은 세상을 바꾸려는 태도예요. 세계는 21세기에 직면한 많은 도전 과제를 해결할 창의적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유네스코 또한 ‘공평하고 모두를 포괄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창조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는 교육을 유네스코의 모든 활동 중심에 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예술 교육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교육, 유형 및 무형 세계문화유산의 보존,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창조산업의 육성, 빈곤의 제거와 사회 통합 가속화 등을 통해 창조적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창의성과 문화는 일맥상통하죠. 이 때문에 유네스코는 포스트(POST) 2015 개발 의제의 하나로 문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도 개발의 중심에는 창의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문화와 창조경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저는 인천이 ‘모든 사람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상징하는 도시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은 교육이 화해와 평화 구축, 번영을 위한 가장 확실하고 지속 가능한 토대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예요.”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프랑스와 모나코 주재 불가리아 대사 및 유네스코 상주대표부 대사를 거쳐 불가리아 외교부 장관을 지내는 등 30년 이상 국제관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비정부기구인 유럽정책포럼의 창립자이자 의장으로 유럽 통합 및 인권, 다양성, 문화 간 대화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모국어인 불가리아어 외에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하다. 2009년 유네스코 사무총장 선거에서 총 다섯 번의 투표 끝에 최초의 동유럽 출신이자 여성 사무총장으로 뽑혔다.

△1952년 불가리아 출생 △1976년 모스크바국립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1989년 미국 메릴랜드대 행정대학원 수료 △1990년 불가리아 사회당 당원 △1996~1997년 불가리아 외교부 장관 △1997년 유럽정책포럼 창립 △1999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수료 △2009년 10월~현재 제10대 유네스코 사무총장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

 

 

  한겨레

[한겨레] 나치의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 끌려온 이들이 맨 처음 마주치던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문구가 쓰인 철문 뒤로 이곳을 찾아와 비극적인 과거사를 성찰하려는 방문객들이 보인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법과대학 앞 광장에는 유리 아래 지하에 텅 빈 책장들이 내려다보이는 ‘가라앉은 텅 빈 도서관’이 있다. 1933년 5월10일 나치에 동조하는 독일학생연합 소속 극우파 학생들이 “비독일적 서적들을 없애버려야 한다”며 수만권의 책을 불태운 ‘나치판 분서’의 현장에 세워진 기념관이다. 프란츠 카프카, 에밀 졸라, 카를 마르크스, 에리히 케스트너 등 ‘순수한 독일 정신에 방해되는 외국인, 유대인, 염세주의자, 공산주의자, 자유주의자’들의 작품이 잿더미가 됐다.

지난 3일 이곳에서 만난 독일 언론인이자 큐레이터인 마르틴 바이어는 “당시 유명한 독일 작가가 쓴 ‘지금 책을 태우면 나중에는 사람도 태우게 될 것’이란 경고는 이후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강제수용소에서 현실이 됐다”며 “이곳에 기념관을 세운 것은 나치즘 확산의 전주곡인 이 사건을 되새김으로써 역사의 교훈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8일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바로 옆 ‘홀로코스트 학살 피해 유대인 추모관’. 거대한 관들처럼 보이는 회색빛 돌들이 미로처럼 서 있는 추모관 앞에서 건립 1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과거를 사과하는 독일 정치인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팔순의 유대인 생존자들, 이 시설을 세우기 위해 신나치 세력의 위협에 맞서며 17년 동안 노력했던 시민운동가, 10대 고등학생들이 차례로 연단에 올라 “비극의 역사를 잊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2차대전 종전뒤 독일에서도
과거사 침묵·부정 목소리 높았지만
‘68혁명’이 사과·반성 이끈 분수령
학생들이 진실을 따져물었다
왜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느냐고…

수많은 토론과 논쟁이 이어졌고
170만명에게 강제노역 피해배상
기념·추모시설이 속속 들어섰다
이처럼 역사를 직시하고 있기에
세계인들은 그들을 존경한다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은 베를린 곳곳에선 나치 범죄와 독일의 2차대전 책임을 되새겨 기억하려는 기념관과 추모 시설들이 ‘우리의 잘못과 책임을 잊지 말자’고 맹세하고 있는 듯하다. 독일 지도자들도 다시 한번 과거의 희생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고 있다.

전쟁과 독재 희생자 추모센터에 놓인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 조각상.
3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최초의 나치 강제 집단수용소인 바이에른주 다하우 수용소를 찾아가 빗속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나치와 생각, 신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이들이 수용소에 갇히고, 고문받고, 죽임을 당했다”며 “우리는 희생자들을 위해, 또한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이를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8일엔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이 나치와 싸우다 희생된 소련 병사들의 묘지에 헌화했다. 메르켈 총리는 10일엔 다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2차대전에서 희생된 소련인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왜 독일은 일본과 달리 끝없이 반성하고 사과하는가’ ‘나치 과거를 짊어진 독일이 어떻게 이웃국가와 화해하고 전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게 되었는가’를 묻게 된다. 이달 초 독일 외무부의 초청으로 독일의 과거사 반성을 보여주는 현장을 돌아보는 동안 기자도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사과와 반성’이 2차대전 직후 자동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며, 독일 사회 전체가 오랜 토론과 노력을 통해 배워온 과정이었다는 답을 내놨다. 분쟁 해결과 평화 정착을 위한 시민단체 베르크호프 재단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 마르티나 피셔 박사는 “독일 역사 반성은 위로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언제나 시민사회가 중심적 역할을 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많은 기념물들이 시민사회의 제안과 노력으로 건설되었다. 용기 있는 정치가들과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했다”고 말했다.

베를린 중심가에 세워진 홀로코스트 학살 피해 유대인 추모관.
종전 직후인 1950년대에는 독일에서도 과거 책임에 침묵하거나 이를 부정하려는 목소리가 많았다.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은 당시 독일을 점령한 연합군이 외부에서 부여한 재판이었고, 독일 언론이나 대중의 관심은 적었다. 나치에 협력했던 많은 이들이 여전히 정부에서 일했다. 냉전이 첨예해지자 미국 점령 당국도 전범 처벌보다는 공산 진영에 맞설 ‘강한 서독의 재건’에 힘을 쏟았다. 당시 독일인들의 주요 관심도 경제를 재건하고 발전시키는 데 집중돼 있었다.

이런 상황을 바꾼 첫 계기는 1961년 나치 친위대 장교로 유대인 학살에서 주요한 구실을 한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이었다고 피셔 박사는 설명한다. 이 재판이 독일 언론에서 크게 조명되면서 나치 과거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독일 사회를 사과와 반성, 화해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만든 결정적 분수령은 1968년 독일 학생운동이었다. ‘68혁명’ 세대 젊은이들은 왜 독일이 홀로코스트를 저질렀고 2차대전에서 부모 세대가 무엇을 했는지 진실을 따져묻기 시작했다. 피셔 박사는 “학생들이 부모 세대가 나치의 시대에 무엇을 했는가란 질문을 제기하고 반성을 요구하면서, 사람들이 희생자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고 했다. 왜 평범한 독일인들까지 나치에 협력했는가, 독일 사회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수많은 토론과 정치적 논쟁이 계속됐다. 이를 계기로 독일 사회는 나치 과거사에 대한 본격적인 반성을 시작했다.

1985년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당시 서독 대통령의 “(독일이 2차대전에서 항복한) 1945년 5월8일은 해방의 날이다. 우리 모두는 나치 독재의 비인간적 시스템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선언도 또다른 분수령이었다. 처음 이 발언이 나왔을 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고 비난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후 다시 독일 사회가 계속 토론하면서 이 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90%의 독일인들이 이 역사관에 동의하고 있다.

4일 만난 독일연방의회 의원 힐트루트 로체도 “독일이 현재 2차대전을 기억하는 방식은 오랜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1985년 바이츠제커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여전히 그날을 패배의 날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만, 우리 대부분은 나치의 패배와 2차대전 종전이 잔인한 독재의 종언이자 새로운 시작이었다고 느끼고 있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공통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 있도록, 특히 젊은이들이 역사를 잘 알 수 있게 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독일의 모델을 (다른 국가에) 수출할 수는 없다. 각각의 국가가 스스로의 기억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기념관과 기념물은 젊은 세대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고 기억하게 하려는 교육의 장이다. 5일 찾아간 오라니엔부르크 시 교외의 옛 나치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 세워진 기념관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교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오라니엔부르크 시의 3분의 1 크기였던 이 거대한 수용소는 1936년에 설립됐는데, 나치가 처음으로 수용소 용도로 설계해 건설한 곳이다. 게슈타포와 나치군대의 훈련장이 함께 붙어 있는 이곳에 들어서면 나치가 얼마나 수감자들을 철저하게 통제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수용소로 끌려온 이들이 처음 마주치던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역설적 문구가 새겨진 문 안으로 들어서면 ‘타워 A’로 불리는 중앙감시탑이 서 있다. 이 탑에 올라서면 거대한 수용소 곳곳이 내려다보인다. 수용소 곳곳에는 수감자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하던 작업장이 있었다. 나치의 수용소들은 유대인을 비롯해 나치 반대자들에 대한 박해와 함께 수감자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하고, 이들이 노동을 할 수 없게 되면 살해하기 위한 고도의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제 학생들을 비롯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2차대전 시기 많은 독일 기업들이 수용소의 희생자들을 강제 노동에 동원해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얻었고, 이는 당시 독일 기득권층이 나치를 지지하는 주요한 원인이 됐음을 이해하게 된다.

독일은 2000년 8월 설립한 기억·책임·미래 재단(EVZ)을 통해 2차대전 시기 나치 수용소 등에 끌려가 강제 노동을 했던 약 4000만명의 피해자 가운데, 지금까지 100여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170만명에게 배상했다. 강제 노동으로 이익을 본 기업들이 낸 돈이 주요 재원이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이 단체의 이사회 자문을 맡고 있는 우타 게를란트는 8일 “미국에서 피해자들이 소송을 낸 것이 주요 계기가 됐지만, 독일에서도 시민단체들이 나서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운동을 꾸준히 벌였다.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기업들이 배상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1970년 폴란드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한 빌리 브란트 총리의 사진을 바라보는 베를린 시민.
최근에도 꾸준히 들어서고 있는 새로운 역사 기념·추모 시설들은 독일이 어떻게 계속 토론과 논쟁을 벌이면서 진실과 화해를 위해 진지하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베를린 중심가의 노이에 바헤는 19세기 프러시아 제국 근위대 위병소 건물로 지어졌다. 이후 1차대전 희생자 추모 기념관, 전쟁영웅 기념관, 동독의 반파시스트 희생자 기념관을 거쳐 독일 통일 이후 ‘전쟁과 독재 희생자 추모 센터’가 된 곳이다. 로마 시대 건축을 본떠 지은 석조건물 안에는 전쟁에서 숨진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를 형상화한 케테 콜비츠의 조각상 <피에타>가 조용히 서 있다. 독일 통일 뒤 헬무트 콜 총리의 제안으로 조각상이 이곳에 놓이자, 독일 사회에서는 이 조각이 기독교 중심주의를 반영하고 있고, 여성·동성애자 희생자는 무시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누가 나치의 희생자이며, 누구를 추모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됐다. 그 결과 동성애자, 강제 노동 피해자, 신티·로마(집시)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물들이 잇따라 베를린 중심가에 들어섰다.

이곳 건물에 살던 이가 나치에 끌려가 숨졌음을 알리는 ‘발부리 아래의 돌’ 표지판.
2012년 독일 의회 건물 바로 옆에 세워진 ‘신티·로마’ 기념관은 유럽에서 떠돌이로 박해받아온 로마와 신티의 역사와 이들이 나치 수용소에 끌려가 당한 고통 등을 기록한 유리벽들이 이어져 있고, 담장 안으로 들어서면 잔디밭 아래 검은 돌로 만들어진 연못에 조용히 하늘과 의회 건물이 비친다. 로마와 신티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구슬픈 음악이 고요히 기념관 안을 흐른다.

대형 기념관을 넘어, 과거를 기념하는 방식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시민들의 일상 가까이로 들어오고 있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진행하고 있는 ‘발부리 아래의 돌’ 프로젝트는 길가에 작은 금속판을 박아 이 집에 살던 사람이 나치에 끌려가 숨졌음을 알린다.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20㎝ 정도인 금속판 위에 누가 언제 어디로 끌려가 언제 사망했는지를 기록한다. 지금까지 6000여명분의 표지판이 길 위에 새겨졌다.

이처럼 사회 깊숙이 뿌리내린 공동의 역사적 기억과 반성이 있기에, 정부가 보수나 진보 어느 쪽으로 바뀌더라도 역사에 대한 합의는 흔들리지 않는다. 독일 외무부 산하 국제문화관계기구(ifa)의 오딜라 트리벨 박사는 “독일 사회 내에도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지만, 민주주의, 투표, 언론 토론, 집회 등을 통해 계속 의견을 밝히고 합의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 왔다.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지을 것인가를 두고 수많은 논쟁이 있었고, 시민단체들은 네오 나치들의 반대에 맞서며 17년 동안 시위를 벌이며 계속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를 직시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를린·드레스덴/글·사진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

 

 

국민일보


지난 15일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으로 끊어진 압록강 단교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지역. 왼쪽이 북한 신의주이고 오른쪽 고층빌딩이 들어선 곳이 단둥의 신도시인 ‘신취’ 지역이다. 두 도시가 대조적이다.
꾸준한 북·중 무역, 5·24조치 이후 한국의 것을 가져가다

중국에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뒤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예전만 못한 것은 분명하다. 단둥에서 보면 정치적인 문제일 뿐 경제는 아무 상관없이 교류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과 중국의 차량이 오전에 한 차례, 오후에 한 차례 왕래한다”며 “보통 하루 평균 200∼300대가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단둥시내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배지를 단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단둥에 나와 있는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들만 1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반면 단둥거리에는 예전에 비해 한국인이 많이 줄었다. 2010년 북한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시킨 5·24조치가 나온 지 5년이 돼가면서 많은 한국 사업가들이 단둥을 떠났다. 단둥한인회에 따르면 한국 사람은 상주인구 3000명에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5000명이 넘을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상주인구가 600여명에 불과하다. 한인회 관계자는 “한인회가 있는 건물 주변에는 늘 한국인으로 북적였지만 지금 상황이 어떤지는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이 대부분 차지했던 대북 무역은 5·24조치로 중국인들한테 넘어간 상태다. 수산물 등의 수입은 완전히 막혔다. 섬유와 의류 등 위탁가공무역의 경우 과거 북한에 직접 주문해 제작하던 것을 현재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업체를 끼워넣어 ‘메이드인 차이나’로 만들면서 중국 업체 배만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 사업가는 “재봉틀 같은 기초 자산과 공장까지 중국인에게 모두 넘겨준 의류 업체도 많다”면서 “5·24조치가 해제된다 해도 예전 상황으로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단둥을 지린성 훈춘에 이어 대북 위탁가공무역 시범 지역으로 확대했다. 중국 동북신문망은 최근 “중국의 많은 유명 방직의류 기업이 단둥과 입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단둥에서 위탁가공무역 허가를 받은 9개 의류업체가 성업 중이다. 한 중국기업 관계자는 동북신문망에 “지난해 하반기 북한과의 위탁가공 무역을 시작한 뒤 올 1∼2월 미국의 새로운 고객사로부터 대량 주문을 받아 올해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압록강철교) 위 중국 측 통제소에서 지난 15일 북한에서 건너온 ‘액화가스’ 탱크로리가 잠시 대기하고 있다.
황금평과 신압록강대교, 아직 죽지 않았다

오랜 퇴적으로 단둥과 맞닿은 압록강 하류의 북한 섬 황금평. 북한이 중국과 공동으로 전체 14.4㎢에 이르는 경제특구를 조성하기로 했던 지역이다. 2011년 6월 착공식을 한 지 4년이 돼가고 있다. 지지부진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개발이 멈춘 모습은 아니었다. 전날 오후 늦게 찾은 황금평 들녘에는 늦게까지 모내기를 하는 북한 주민들이 간간이 보였다. ‘황금평 경제구’라는 푯말이 있는 정문 근처에는 북·중 공동관리위원회 청사로 보이는 10여층 높이의 건물과 타워크레인이 들어서 있었다. 현지인들은 건물이 모습을 보인 것이 지난해부터였다고 전했다.

단둥 현지에서는 북한의 정세 불안과 막대한 기반시설 건설비 조달 등의 문제로 중국 측이 황금평 개발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분위기만 조성되면 개발에 속도가 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10분도 안되는 거리에는 ‘신압록강대교’가 있다. 중국에서는 공식 명칭을 ‘압록강교’로 부른다. 북·중 경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신압록강대교는 왕복 4차로에 총연장 3026m에 이른다. 2010년 말 착공해 최근 완공된 상태다. 하지만 북한 쪽에 연결되는 도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개통은 상당 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북측이 대교와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에 대해 중국 측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년 전인 2010년 말 착공한 신압록강대교는 애초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시작된 사업이다. 중국은 2007년 초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 당시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건설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새 다리를 놓자고 북한에 제안했고,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때 북측의 동의를 끌어냈다. 개방 확대에 부담을 느낀 북한을 설득한 논리는 북한과 경협 확대를 위해서는 1911년 건설돼 낡고 좁은 기존 압록강철교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황금평특구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가 북한에 투자하기로 결단만 하면 이미 완공된 신압록강대교는 언제든 개통이 가능하다.

북한·중국 교류의 또 다른 축 관광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으로 끊어진 압록강 단교(斷橋) 끝에 서서 보면 신의주 강변에 중장비들이 동원돼 공사가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단둥에서는 관광선이 정박할 수 있는 접안시설로 추정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단둥에서 출발한 유람선을 타고 신의주에 내려 관광을 하는 여행 상품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둥은 중국의 국경도시 가운데 평양, 개성 등 북한의 관광 명소까지 이동거리가 가장 짧다. 이로 인해 북한으로 가는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80%가량이 단둥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10월 에볼라 차단 목적으로 막혔던 북한 관광이 지난 3월 재개되면서 단둥의 관광산업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국인 50여명을 싣고 단둥을 출발해 압록강과 백두산까지 둘러볼 수 있는 관광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단둥 개발을 위해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동북 최대 도시이자 교통 요충인 선양과 단둥을 연결하는 총연장 205㎞의 고속철도를 오는 8월 말 개통할 계획이다. 고속철도가 들어서면 단둥이 선양과 ‘1시간 생활권’으로 묶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북한 관광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회의론에 가장 중요한 근거는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마다 10월은 국경절 연휴와 계절적인 영향으로 관광 최성수기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10월 갑자기 북한 관광을 중단시켰다”면서 “에볼라 때문이라고 하던데 도대체 에볼라하고 북한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되물었다. 과거 북한 관광은 북한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있다.

단둥=글·사진 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

 

 

  동아일보

[동아일보]
자사 블로그 통해 실태 집중보도 “美여성 5%, 한국은 20%가 수술”
한국의 성형 산업을 다룬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인기 블로그 ‘웡크블로그’ 메인 화면. 사진 출처 워싱턴포스트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성형수술 공화국 한국’의 민낯을 공개했다. 이 신문은 16일(현지 시간) 자사 인터넷 인기 블로그인 ‘웡크블로그(Wonkblog)’를 통해 한국의 성형수술 실태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와 사진을 내보냈다.

기사는 뉴욕에 살고 있는 한국계 사진작가 여지 씨가 백스터 CCNY에서 전시 중인 성형수술 사진전 ‘조금 아플 겁니다(It Will Hurt a Little)’를 소개하는 형식이다. 얼굴 성형수술 직후 속옷 차림으로 얼굴에 살색 붕대를 감고 있는 한국 여성의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기사는 단번에 ‘많이 읽은 기사’ 1위에 올랐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G성형외과의 호화로운 내부 시설 및 수술 후 회복 중인 여성 환자 여러 명의 모습과 함께 수술에 사용된 약품과 주사기, 피가 묻은 거즈 등이 담겨 있는 쓰레기통 장면 등 여 씨가 찍은 사진들은 한국 성형 산업의 단면을 보여준다. 기사를 쓴 애나 스완슨 기자는 “한국이 왜 세계에서 ‘성형수술의 수도’로 불리는지 이 사진들이 잘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 자료를 인용해 미국 여성은 5%가 성형수술을 받는 반면 한국 여성은 20%가 어떤 형태로든 성형수술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는 의사만 30명에 직원이 300명에 달하고 수술실은 12개, 회복실은 40개, 상담실은 70개”라면서 성형수술 전 과정이 빠르고 체계적으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는 2000여 명의 성형외과 의사가 있고 성형수술 등 의료관광 수입이 2012년 4억5300만 달러(약 4922억 원)로 2009년에 비해 3배로 늘어났다며 중국과 일본, 대만, 러시아, 심지어 중동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와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연합뉴스


불청객 된 여야 대표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위 사진)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결국 전야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자리를 떴으며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시민, 경찰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5.5.17 minu21@yna.co.kr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5·18 전야제에서 여야 대표가 불청객으로 전락했다.

5·18 전야제 동반 참석으로 관심을 끌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모두 환영받지 못했다.

김 대표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 현장을 찾아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격한 항의를 받았다.

자리에 앉자 행사 진행자는 "세월호 가족이 지켜보고 있다. 당장 나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욕설과 항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생수통의 물을 끼얹는 시민도 있었다.

김 대표는 결국 30여 분만에 경찰 등의 안내를 받아 당직자들과 행사장을 떠났다.

세월호 참사 광주시민대책위원회와 5·18 35주년 기념행사위원회는 "5월과 세월호 가족의 만남을 훼방 놓겠다는 불손한 의도를 숨긴 정치적 행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세월호 시행령 문제 해결 없는 전야제 참석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부를 수도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문 대표도 환영받지 못했다. 전야제에 앞서 '민주대행진'에 참여해 광주공원에서 금남로까지 행진한 문 대표는 전야제 행사장 부근에서 "가라", "책임져라", "올 자격 없다"고 외치는 시민의 항의를 받았다. 양손으로 'X'자를 그린 시민도 있었다.

문 대표는 행사장에 착석해 전야제를 한 시간 가량 지켜본 뒤 당직자들과 자리를 떴다. 무대에 올라가 인사말을 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지만 현장의 인파 등을 고려해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대표는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야제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도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한 뒤 참석했으며 유승희 최고위원, 광주·전남 지역 의원 등도 자리를 지켰다.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참석해 문 대표와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sangwon700@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