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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시사정보모음(2015 432)

구봉88 2015. 7. 25. 18:09

박두규박사의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항상 좋은 정보제공에 감사드립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432호.   2015.   7.   24.)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메르스·가뭄 겹친 2분기 성장률 0.3% 그쳐…5분기째 0%대

  2."미-일, TPP 발효 즉시 일본 차부품 무관세"

  3.IMF, 日 '아베노믹스' 경고…엔低 지나친 의존

  4.국제유가 다시 50弗 밑으로

  5.해외 자원개발 투자, 한국 -1 vs 중국 27

  6."새로운 에너지를 찾아라" 세계는 지금 '솔루션 전쟁'

  7.이란 수출액 최소 2조 이상 증가…삼성·현대차 사업 확대 노린다

  8.정부, 가업상속 공제한도 확대 재추진…30년 넘은 중견기업 최대 1000억까지

 

기업경영

  1.[Cover Story] 가업승계 최대 무기 `믿음` 을 넘겨줘라

  2.[The Biz Times] 한국 재계 `영원한 고민`…바람직한 경영권 승계

  3.[View & Outlook] 잡스도 비틀스도…놀라운 혁신은 `창고`가 낳았죠

  4.[Biz Focus] "숫자 몇개만 바꾸면돼" 유혹에 빠진 경영자들

  5.[Insight] 하향 평준화의 `덫`…비범한 인재 운다

  6.[Human in Biz] 워런 버핏처럼 약점을 인정하라

  7.한국 간판산업 자리 꿰찰 바이오

  8.알츠하이머·암 신약 쏟아져…글로벌 바이오업계 '신 르네상스'

  9.세븐일레븐의 미래형 점포…도시락카페서 게임 즐기는 '스마트 편의점'

  10.1조弗 쌓아두고 투자 고민하는 사모펀드

  11.LG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에 1조 투자

  12.현대차 "환율상승에 신차효과 가세…연간 판매목표 달성 자신"

  13.해외서 질주한 화웨이…'스마트폰 파워' 중국에 넘어가나

  14.中 부동산 양대거물의 '잘못된 만남'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한국 예능 베끼지 마라”…중국, 방송사에 ‘시진핑 이념 단속’

  2.'또 하나의 지구' 발견…나이는 60억살, 거리는 1.3경km(종합2보)

  3.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인트라프러너 늘리는 게 CEO 역할"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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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저성장 탈출' 멀어지는 한국

민간소비 크게 위축…'세월호' 이후 첫 마이너스
수출도 0.1% 증가 그쳐…농업생산 -11% '최악'



[ 김유미 / 황정수 기자 ] 한국은행은 23일 “지난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3%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1분기(0.8%)보다 0.5%포인트 낮은 부진한 성적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가뭄으로 민간소비가 뒷걸음질쳤고 수출도 힘을 잃은 탓이다. 외환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년여 만에 최고치로 급등(원화가치 하락)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은 예상치도 밑돌아

경제성장률은 작년 2분기(0.5%) 이후 5분기째 0%대를 맴돌고 있다. 2분기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 5월 말부터 메르스가 퍼지면서 소비가 얼어붙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가뭄 탓에 농림어업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 9
일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을 0.4%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한 속보치는 0.1%포인트 더 낮게 나왔다.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3% 감소해 작년 2분기(-0.4%)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나마 정부 소비가 0.7% 늘어 충격을 상쇄했다. 정부가 예산을 상반기에 당겨 쓰면서(조기 집행) 최악은 면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2.8% 성장도 불안

제조업 생산이 휴대폰, 자동차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0.8% 증가했지만 서비스업은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메르스 여파 등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0.5%)과 운수·보관업(-1.3%)이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가뭄은 농림어업 생산(-11.1%)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경제 버팀목이던 수출도 부진했다. 수출 증가율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0.1%에 그쳤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2%를 기록했다. 4분기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수출 주도의 성장 경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8%로 내렸다. 이 역시 아슬아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라증권이 올해 성장률을 2.5%로 예측하는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눈높이는 2% 중반까지 내려왔다.

○“추경 효과 지켜봐야”

불안감은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원50전 오른 달러당 1165원10전으로 마감했다. 2012년 6월15일(1165원60전) 이후 3년여 만의 최고치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지면서 원화가치 하락세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연 1.5%)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메르스와 가뭄 영향으로 위축된 소비가 3분기부터는 일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22조원에 이르는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면 경기 불씨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서 하반기엔 전기 대비 1% 성장을 회복할 것”이라 고 말했다.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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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부품 50% 이상 관세 철폐…일본 업계 약 500억엔 효과
국내 부품·완성차 업체, 미국 시장 경쟁력 약화 우려
무협 "부품공급 다변화해 피해 크지 않을 것"



[ 서욱진 / 도쿄=서정환 기자 ] 미국과 일본 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미국이 TPP 발효 즉시 일본산 자동차부품 50% 이상에 대해 수입관세를 철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TPP 협상 참가 12개국은 24일부터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수석협상관회의와 장관급회의를 잇달아 열고 막판 협상 타결을 시도한다. TPP 협상 개시 9년 만에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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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對美 차부품 수출액 年 2조엔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일본산 자동차부품의 50% 이상에 대해 TPP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하고, 나머지 부품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관세를 10년 내에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본의 대(對)미국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연간 2조엔(약 18조800억원)으로, 현재 2.5%인 관세가 없어지면 일본 자동차부품업계는 약 500억엔의 관세 철폐 효과를 보게 된다. 일본은 최대한 많은 품목의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자국 자동차부품산업의 보호를 위해 변속기, 기어박스 등 일부 부품에 대한 관세는 장기간 유지할 것을 주장해 왔다.

미국이 TPP 발효 즉시 일본산 자동차부품 50% 이상에 대해 수입 관세를 철폐하면 한국의 자동차부품업계는 물론 완성차업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 자동차부품업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없어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가격 메리트를 누려 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형 부품업체들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외에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도 부품을 공급해 왔다.

미국 내 현지 생산을 하고 있는 한국 완성차업계의 가격 경쟁력도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엔화 약세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 실적을 내고 있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에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차장은 “TPP가 타결되면 FTA를 통해 한국 업체들만 누리던 혜택을 일본 업체들도 함께 보게 된다”며 “앞으로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완성차업체들이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한 만큼 그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무협은 분석했다.

TPP 협상 막판 절충 시도

미국과 일본은 자동차 분야 외에 미국산 주식용 쌀의 무관세 수입 물량 확대 문제를 놓고도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은 연간 17만5000t 증가를 요구하는 반면 일본은 그동안 5만t 증가를 고집해 왔다.

이달 들어 일본이 수입물량 한도를 좀 더 늘리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마리 아키라 경제 재정·재생담당 장관은 “(양국이 주장하는 물량을) 합해서 둘로 나누는 방식으로 타결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연간 10만 미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개국 사이에는 31개 협상 항목 중 지식재산권, 국영기업, 투자, TPP 예외 규정 등이 의견 절충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최대 난제는 지식재산권 분야로, 의약품 특허 보호기간과 관련해 12년을 주장하는 미국과 5년을 요구하는 신흥국 간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캐나다와 나머지 국가 간 양자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뉴질랜드도 유제품 수출 확대 없이는 신약 관련 협상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가 확고해 12개국 중 캐나다와 뉴질랜드를 제외하고 합의를 시도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협상이 타결되기 위해서는 이번 장관급회의에서 각국의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TPP

Trans-Pacific Partnershi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미국 주도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12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예외 없는 관세 철폐’를 추구하는 등 양자 간 FTA 이상으로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서욱진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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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日 '아베노믹스' 경고…엔低 지나친 의존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회복책인 ‘아베노믹스’가 지나치게 통화정책에 치중돼 있다고 경고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화살로 △과감한 통화정책 △유연성을 갖춘 재정정책 △성장 잠재력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2년전부터 나선 통화 부양책으로 엔화 약세(엔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본 경제를 되살리려면 경제 개혁이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는 게 IMF의 진단이다.

IMF는 23일(현지시간) 일본과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와 내년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각각 120엔 119.2엔으로 제시했다. IMF 집계 기준 엔/달러 평균 환율은 2011년과 2012년 각각 79.8엔을 기록했지만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97.6엔과 105.7엔으로 급상승했다. 지난 5월 현재 실질실효환율 기준 엔화 가치는 지난해보다 약 7%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엔저는 BOJ가 2013년 4월 착수한 양적완화(자산매입) 덕분이다. BOJ는 2013년 4월 일본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해 시중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 연간 60-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BOJ의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물가 목표치(2%) 달성에 고전하고 있다.

IMF는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수입이 위축됐다"며 "과단성 있는 경제 구조개혁 없는 추가적 양적완화는 국내 수요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가) 엔화 가치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만드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일본의 새로운 경제 개혁 방안으로 노동시장의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 농업‧서비스 영역 개방을 주문했다.

IMF는 이날 일본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8%와 1.2%로 예상했다. IMF는 지난 4월까지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1.0%로 예측했지만, 지난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0.8%로 낮췄다.

IMF는 일본 정부가 내놓은 재정 강화 정책에 따라 당분간 공공부채를 GDP(국내총생산)의 250% 수준으로 묶을 수 있지만 추가적인 개혁 조치 없이는 오는 2030년 공공부채가 GDP의 약 290%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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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미국 재고 증가·OPEC 산유량 유지
뉴질랜드 등 자원국은 금리인하



[ 뉴욕=이심기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유가는 최근 한 달간 20% 급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 인도물 가격은 3.3% 하락, 배럴당 49.2달러에 마감했다. 4월2일 이란 핵협상이 잠정 타결됐다는 소식에 1.9% 급락하며 배럴당 49.1달러로 떨어진 뒤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1.6%(0.95달러) 하락한 56.1달러에 마감하며 약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유가가 급락한 것이 예상을 깬 미국 원유재고량의 증가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4억6839만배럴로 1주일 전보다 247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23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공급이 수요를 앞서면서 유가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에 매달리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인하다.

그레이엄 휠러 뉴질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성장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물가상승률이 낮다”며 “통화가치를 낮춰 무역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연 0.5%로 0.25%포인트 낮췄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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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사정 드라이브'에 올스톱
저유가·원고 기회 못살려



[ 김재후 기자 ] 국제 유가가 정점을 찍고 하락한 지난 3년간 중국은 세계 27개 자원회사와 유전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같은 시기 해외자원개발 공기업에 대한 ‘사정 드라이브’로 신규 투자를 중단한 채 오히려 갖고 있던 유전을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석유공사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부터 올 2월까지 CNPC(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 CNOOC(중국해양석유) 등 국영기업을 통해 27개 외국 석유개발회사와 유전 지분을 매입했다. 여기에 투자한 돈만 597억달러(약 69조원)에 달한다.

한국은 이 기간 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캐나다 정유공장인 노스아틀랜틱파이닝(NARL)을 매각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유전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중국은 해외자원 투자에 꾸준히 나선 반면 한국은 투자 호기(好機)를 못 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중단된 것은 에너지·자원 공기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감사원은 2013년부터 해외자원개발을 주도한 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세 개 공기업을 대대적으로 감사하고 있다. 검찰도 해외자원개발에 나섰던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을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다. 정부가 공기업 부채 감축을 위해 자산 매각을 종용하는 것도 해외자원 투자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한국경제
한국 에너지안보 수준 추락…세계 98위 '최하위권'

중국, 2년새 69조원 풀며 유전 매입 열 올리는데…
한국은 혈세 낭비 논란에 관련 예산 절반으로 삭감
부채 줄이려 41개사업 팔기로…카드 다 보여줘 협상력 저하



[ 김재후 기자 ] 중국은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2012년 이후에도 해외 자원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작년까지 27개의 해외 유전 등에 597억달러(약 69조원)가량을 투자하며 글로벌 자원 전쟁의 선두에 섰다. 반면 한국은 새로 착수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전혀 없다. 한국석유공사 등 자원개발 공기업들은 오히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갖고 있는 유전을 내다 팔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 수준은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더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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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쌀 땐 “사라”, 쌀 땐 “팔아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자원 공기업은 이번 정부 들어 해외 자원개발에서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우선 돈줄이 막혔다. 정부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관련 예산을 지난해 6391억원에서 올해 359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유전개발 출자 예산도 올해 5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자원개발이 한창이던 2010년(1조2556억원)의 4.5%에 불과하다.

정부는 자원 공기업에 부채 감축 계획도 요구했다. 공기업들은 계획에 부응하기 위해 갖고 있는 유전과 광구 등을 매각 대상에 포함했다. 세 곳의 공기업이 2017년까지 지분을 매각하거나 사업을 축소키로 한 프로젝트는 41개로 알려졌다. 공기업이 써낸 매각 사업 목록은 곧바로 글로벌 자원시장으로 흘러들었다.

해당 공기업 관계자는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것도 억울한데 한국 공기업들이 뭘 판다는 얘기까지 시장에 다 알려지면서 협상력마저 떨어졌다”고 했다.

○“누가 자원개발에 나서겠나”

감사원은 지난 14일 ‘해외 자원개발 사업 성과분석’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36조원을 투입했지만 실제로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곧바로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한 관계자는 “초기 투자가 많고 투자회수 기간이 긴 자원개발의 특성상 단기간의 성과만 보고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 건 무리”라고 했다.

하지만 부처 차원의 공개적인 비판은 자제했다. 감사원은 감사결과를 발표하기 전 산업부와 자원 공기업에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테니 감사결과에 반박하지 말라”고 미리 입단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압박하는 사이 검찰은 전 해외 자원개발 책임자를 옥죄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20일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에 대해 배임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7일엔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장석효 전 가스공사 사장은 뇌물혐의로 올초 기소됐다. 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고위 관료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앞으로 누가 해외 자원을 개발하겠느냐”고 했다.


○뒷걸음질 치는 에너지 안보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주춤하는 사이 한국의 에너지 안보 수준은 9단계나 추락했다. 작년에 발표된 세계에너지협회(WEC) 에너지지속성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안보지수는 127개국 중 98위로 최하위권에 랭크됐다. 2012년 89위에서 9단계나 더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의 에너지 안보 순위는 19위였다.

중국은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에너지 안보 △시장화 △대기오염 완화라는 3대 기조 아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중남미 지역의 석유를 개발하기 위해 에콰도르에 11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25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한국경제
수급 어긋나면 경제전반 '흔들'

[ 심성미 기자 ] 한국의 에너지 자립률은 매년 3~4%대에서 제자리걸음이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자원 안보에 항상 우려하는 목소리가 따라붙는 이유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에너지 수입률은 95.7%로 집계됐다. 자립률은 4.3%인 셈이다. 한 해 동안 총 1787억달러어치의 에너지를 수입해서 썼다. 2010년 96.5%, 2011년 96.5%, 2012년 96.0% 등 한국의 에너지 수입률 수치는 96% 안팎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만큼 자립률도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에너지원별 수입률(2013년 기준)은 석탄 98.9%, 천연가스 99.1%, 석유 100% 등이다. 산업활동의 근간인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원료를 거의 다 수입해 쓰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에너지 자급률이 10% 미만인 나라는 한국, 프랑스, 일본뿐이다.

한국은 전형적인 에너지 다소비형 국가다. 에너지 수입량은 세계 4위, 에너지 소비량은 8위다. 화학 철강 비철금속 등 자원 소비형 산업의 비중이 높다는 게 주요인이다. 에너지 수급 여하에 따라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해외 자원 확보’가 필수인 이유다.

심성미 기자 smshim2@hankyung.com
한국경제
전문가들 지적 잇따라


[ 심성미 기자 ] 유가가 떨어지고 달러 보유액이 늘어난 지금이 해외 자원개발에 관심을 더 쏟아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 자원개발 올스톱’ 조치는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 무작정 매입한 광구를 팔 때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많은 회사가 자원 개발 투자를 연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매물로 나온 양질의 광구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일 때는 자원개발을 등한시하다가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 유전을 사들이고, 다시 유가가 떨어지니 광구를 팔자고 나서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이어 “국제 유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투자하기 나쁘지 않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자원개발에서 손을 뗐고 공기업은 부채에 허덕여 광구를 매입할 자금이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자원개발은 쌓아놓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하고 자원 안보도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3월부터 39개월째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은 불어나고 원화가치는 높아졌다. 정부가 해외 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으며 쌓여 있는 달러를 해외로 퍼나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원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주식펀드 투자를 유도하는 것보다는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금껏 조(兆)단위의 자금을 들여 쌓아온 자원개발 노하우 등 무형 자산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자원이 나오기 희박한 탐사광구 등을 사들여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을 갑자기 중단해버리면 지금 한국이 가진 자원개발 전문성은 금세 사라진다”며 “그걸 다시 복구하려면 또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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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사우디도 태양광·풍력개발에 나서


기후변화 총회 맞물려 관심 집중


에너지 자립·원전해체 등 이슈로




“언젠가 화석연료가 필요 없을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 우리도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분야의 강국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럽 국가대표가 한말이 아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정책을 총괄하는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이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에너지 산업의 판도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5년 앞으로 다가 온 신 기후변화 체제로 전 세계가 에너지 정책의 골격을 새로 짜고 있다. 각국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논의하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올 12월 파리에서 열린다. 우리 정부도 최근 2030년 배출 전망치 대비 37%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1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국제유가도 에너지 업계를 뒤흔들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원유 공급은 늘었지만, 글로벌경기둔화로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유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2015 미래 에너지 포럼’은 이러한 업계동향에 주목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탄소 없는 섬제주 2030’이라는 슬로건으로 에너지 자립을 선언했다.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조환익 사장은“공급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세대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전까지 원전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원전 운영을 넘어 해체 기술도 확보해야 에너지 강국이라고 강조했다.




[손희동 sonn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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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기후변화·저유가·신재생에너지라는 메가 트렌드가 미래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축소 정책 강화와 저유가, 신재생에너지 확산 등이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 구도를 흔들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형태로 바꿀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중국이 에너지 산업 변화의 선두에 서 있는 국가로 발돋움한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이번 포럼에는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온실가스 감축하면 선진국도 이득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래 에너지 정책을 구상할 때 UN(국제연합)이 추진 중인 궨2020년 신(新) 기후변화체제궩를 주요 변수로 놓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UN과 국제사회는 2020년 교토의정서 종료에 맞춰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가로 줄이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줄이기로 결정했다.




로버트 스태빈스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미국 환경청(EPA) 분석 결과를 소개하면서“온실가스 배출 감축 규모가 큰 선진국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며“여러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사우디아라비아도 20년 뒤 전기 생산의 절반을 태양광으로 충당할 계획”이라며“화석연료에 의존한에너지 수급 전략이 지속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고 지적했다. 최재철 외교통상자원부 기후변화대사는“장기적인 시각에서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스마트 그리드, 미래산업 중심축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전문가는 미래에너지 분야 사업기회를 강조했다. 김상협 카이스트(KAIST) 교수는 “기후변화 시대에 신재생에너지와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그리드 확산은 미래 산업의 중심축”이라고 말했다. 전력 생산 관리 배분을 통합한 그리드(전력망) 산업을 집중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럿나왔다.




김성훈 KT 에너지사업본부장은 각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집계, 분석해 발전소가 수요에 맞춰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게 돕는 원격계측시스템(AMI)을 소개했다. 김홍연 코캄 상무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 중소기업을 위한 펀딩 프로그램 설립을 제안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저유가 국면과 관련해 참석자들은“구조적인 원인이 있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유가가 떨어진 근본 원인은 미국 셰일가스 개발 등 여러 공급 증가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이 자원개발의 호기라는 조언도 제기됐다.




허은녕 서울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부)는“미국의 셰일가스 성공도 오랜 기간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에너지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원영재 베이징 클린아시아연구소 대표는“중국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에 집중 투자할것”이라며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고 했다. 성창모 녹색기술센터 소장은“중국은 대외원조(ODA)와 연계한 해외 수출에도 적극적”이라고 했다.




◆신재생에너지 경제성, 화석연료 제쳐




이우현 OCI 사장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 비용이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 비용보다 저렴해졌다”며 “이제 보조금 없이 실질 수요로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포럼에서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차량도 전기차만 운행하도록 하겠다는 제주도의 시도에 관심이 집중됐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도를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세계적인 인증센터이자 테스트베드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ao@chosunbiz.com].

조선비즈

지난해 6월 배럴당 100~11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 유가는 1년 사이에 반토막 났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유가가 2016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배럴당 100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유가가 급락한 이유는 전 세계 수요가 줄었고, 셰일오일 등장 이후 공급 과잉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위원은 “유가가 사이클 상 등락을 거듭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6년부터는 다시 오를 것으로 본다”며 “셰일 혁명으로 새로운 유가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유가가 2020년에는 적어도 70달러를 넘고, 많게는 90~100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2020년에 유가가 75달러 부근에 닿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9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100달러까지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카르텔(담합) 여부에 따라 유가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OPEC은 지난 5월 “향후 10년 내에도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까지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유가는 75달러 수준(2025년 기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가가 저점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투자해야 할 적기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따라 전 세계 자원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치열한 생존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위원은 “저유가 시기를 이용해 자원기업들의자산 매각과 기업 인수합병(M&A)이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에 유가가 하락했을 때 엑손이 모빌을 인수해 엑손모빌이 탄생한 것처럼, 기업들은 현재 저유가 시기를 활용해 자산을 불리고 사업을 확장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최대 국영 석유 회사 시노펙도 자원 자산을 매입하기 위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고, 석유 회사 셸은 올해 4월 영국 석유가스 회사 브리티시가스를 700억 달러에 인수했다. 에너지 컨설팅사 우드매킨지도 유가가 떨어지면서 에너지 시장의 새 국면이 시작됐다고 진단하고, 기업들이 관련 자산을 매입할 시기인지, 더 기다려야 하는지 알아보고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 위원은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자원개발에 본격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그는“한국은 그동안 광구 등에 자본을 투자하는 방식의 자원 개발을 주로 했지만, 최근에 전세계는 자본뿐만 아니라 기술, 인력, 마케팅 등 실제로 운영하는 모든 것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투자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과거의 자원개발 투자에서 잘못 된 점은 개선하고 자원개발 산업 인프라를 확충해 자원 강대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효진 olive@chosunbiz.com]

 

  조선비즈

녹색 에너지 시장 선점 전략




제러미 리프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저서‘3차 산업혁명’(2012)에서


“인터넷과 신재생에너지가 3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는 인터넷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속성 덕분에 세계가 수평적 질서로 재편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예측은 맞아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특정 에너지 대기업이 독점했던 전력생산 시설은 태양광, 풍력발전 시대로 접어들면서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앞마당과 지붕에 소형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에너지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 “90조달러 규모 녹색 에너지 시장 열린다”




김상협 카이스트(KAIST) 교수는“3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에너지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라며 “이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이어져‘그린 빅뱅(green big bang)’을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 빅뱅은 각국이 녹색 기술에 투자하면서 세계적으로 에너지 인프라 시장이 급팽창하는 것을 뜻한다. 김 교수는 니콜라스 스톤 런던 정경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15년간 전 세계적으로 90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6000억달러(약 720조원)에 육박하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돌리면 그린 빅뱅은 가속화 할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그린 빅뱅 시대에 주목해야 할 기술로 보는 분야는 4가지다. 그는“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4개 기술을 육성하면 그린 빅뱅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4가지는 각기 다르면서 하나로 연결된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에너지를만드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치명적 단점이 있다.




해가 지거나 바람이 없을 때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ESS는 태양광·바람의 양이 풍부 시간에 에너지를 저장해두었다가 전기를 생산할 수 없을 때 꺼내 쓰는 장치다.




스마트 그리드는 과거 한 방향으로 흐르던 전기 에너지를 쌍방향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전력이 남는 곳에서 모자라는 곳으로 실시간 보낼 수 있다. 수급에 따라 전기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은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충전해 이산화탄소‘제로(0)’를 가능하게 한다.




◆ 미래에너지, 사업 기회 무궁 무진




다른 전문가들도 미래에너지 분야 사업기회를 강조했다. 김성훈 KT 에너지사업본부장은 원격 계측시스템(AMI)이라는 지능형 전력 인프라를 소개했다. AMI는 각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 체크해 한국전력 등 전기 생산업체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장치다.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 분석하면, 앞으로 얼마 만큼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AMI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연계되는 만큼 통신회사에는 큰


사업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연 코캄 상무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소기업을 위한 펀딩 프로그램 설립을 제안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투입자본에 비해 회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섣불리 사업에 나서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김 상무는“10여 개국에 550메가와트(㎿h)급 ESS를 공급하는 등 해외 진출을 계속 타진하고 있다”며 “펀딩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숙 한국전력 전무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전무는 “한국전력은 오는 2018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3660개의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인데 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다른 대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 기자 ahngija@chosunbiz.com]

조선비즈

저유가 시대 자원개발




“자원 개발이 미래 에너지 산업이다.”




2015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전문가들은“저유가 시대인 지금이 바로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자원 개발을 ‘자원 안보’ 나 ‘자원 외교’ 시각에서 보지 말고, 경제적으로 유망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현재 유가가 떨어진 근본 원인은 수급 차”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수요는 줄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과잉 현상이 일어나며 수급 차가 커졌고, 그 결과로 유가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공급 과잉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셰일 가스 개발을 꼽았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유가가 떨어져 많은 에너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를 이용해 자산을 불리고 새 사업을 확대하려는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로열더치쉘이 영국 가스 기업인 BG그룹을 700억 달러(약 78조원)에 인수한 것을 예로 들었다.




브라질 남동부 과나바라만에 있는 부유식 원유 시추 시설./ 블룸버그



정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유가가 떨어졌던 시기에 대형 인수합병(M&A)이 많았다”며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 회장도 최근 자산을 매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자원 개발 투자에 대해 역사가 짧고 규모도 미미하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는 아직 투자비 회수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자원 개발에 나선 공기업이 검찰 조사 등을 받으면서 투자가 줄어드는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자원 개발 투자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돈을 투자하는 수준에서 직접 자원을 탐사하고 시추하는 서비스와 사업을 개발하는 영역 등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도 “세계에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회사들은 에너지 회사”라면서 “자원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산업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전력 산업이나 정유 산업을 에너지 산업으로 본다는 것이다. 진짜 에너지 기업은 자원 개발회사라고 허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셰일 혁명은 미국 회사들의 R&D 덕분에 일어난 것”이라면서 “큰돈을 벌려면 R&D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또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공기업을 통해 자원 개발을 했지만, 훨씬 큰 성공을 거둔 중국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공기업끼리 경쟁을 시키고, 투자 과정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는 얘기다.




박용수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 대표는 해외 자원 개발을 해외 투자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자원 외교와 자원 확보는 자원 개발 사업의 핵심이 아닌 부수적인 요소”라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지금은 국내에 아무리 투자해도 평균 이하 수익밖에 안 나오는 만큼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준 에너지이노베이션 파트너스 대표는 “셰일 개발은 토목공사”라며 연관 산업의 기회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셰일 가스 개발에서 돈을 많이 번 회사가 철도와 항만 등 인프라회사”라며 “저유가 시대인 지금이 투자의 최적기”라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true@chosunbiz.com]

 

조선비즈

기후변화 시대의 도전 과제




“온실가스와 관련한 정부의 최근 자료를 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나라는 GDP(국내총생산)가 3.3% 성장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0.6% 줄었습니다.”




김상협 카이스트(KAIST) 교수는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서 이 같은 통계를 공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잠정치)은 2013년 6억9760만)에 비해 400만)감소한 6억9360만)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집계한 수치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면서 배출한 온실가스양을 합친 것이다.




한국에서 연간 GDP 증가율이‘플러스(+)’를 나타내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것은 작년이처음이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多)소비 국가인 한국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 경제성장이 어렵다는 지금까지의 정설을 뒤집은 것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저(低)탄소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4월‘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을 매년 1톤씩 줄이자’는 의미로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됐던 조형물./ 조선일보 DB



◆ “에너지 정책에 새 기후변화 체제 반영해야”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래 에너지 정책을 구상할 때 UN(국제연합)이 추진 중인 2020년 신(新) 기후변화체제를 주요 변수로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UN은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각국이 제출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바탕으로 2020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하는 신기후체제 구상을 완성할 방침이다.




기후 온난화 등 전(全) 지구적인 환경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각자의 사정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는 게 신 기후체제의 출발지점이다.




로버트 스태빈스 하버드대 교수는“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파리 협약의 결과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비용 상승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에너지 수급전략을 유지하는 것은 국제적인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에 따라 한국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는 흐름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부“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




이 같은 변화에 한국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정부는 지난달 30일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배출전망치(BAU·8억5060만) 대비37%’로 발표했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5억3587억)이내로 묶겠다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BAU 대비 14.7~31.3% 사이에서 결정하는 시나리오 안을 발표했으나, 지난 2009년 발표한 2020년 감축목표(BAU대비 30%, 5억4300만)에 비해 후퇴하는 목표라는 국제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감축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력수급 등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전기가격 등을 올려서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게 하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원석 lllp@chosunbiz.com]

 

조선비즈

‘기후변화 전문가’하버드대 스태빈스 교수




 

“지구를 오염시키면서 성장한 부유한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줄 때가 됐습니다. 저성장을 감내하고서라도 기후변화 체제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18일 ‘기후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 대응을 촉구하는 181쪽 분량의 회칙을 발표했다. 가난한 자를 위해 기도해 왔던 교황이 불평등 문제 해결책으로 환경 이슈를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교황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20년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올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195개국 대표들이 모이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규모를 논의한다. 한국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할까.




기후변화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로버트 스태빈스(Robert Stavins) 하버드대 교수를 만나 대처법을 물었다. 그는 하버드대의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스쿨에서 환경경제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스태빈스 교수는 효과적인 대응 방안 중 하나로 멕시코의 사례를 언급했다.




울산석유화학단지 야경/ 울산광역시 제공



멕시코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선제적으로 제출하면서 국제사회에 금융지원과 기술협력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스태빈스 교수는“남들보다 높은 목표를 제시해 이슈를 선점하면 다른 경쟁국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기후변화 체제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구의 온도를 2℃ 낮추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전세계가 이미 합의했다.




2020년을 신(新) 기후체제 원년으로 삼아‘후퇴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30년 온실가스를 배출 전망치보다37%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감축목표 안을 내놨다. 스태빈스 교수는 조선비즈가 6월 18일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


서 주최한‘2015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해 특별강연과 인터뷰를 했다.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고 하면 공감하지만, 각국이 이를 실천하는데는 소극적이다.




“어려운 과제다. 혜택은 전 세계로 돌아가지만, 비용은 일부 국가가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표를 의식해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쉽게 선택할 수 없다는한계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보다 혜택이 크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올 연말 기후총회를 전망한다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각국이 제시하는 목표가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번 회의에서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한국엔 제조업 기반의 수출기업이 많다. 이들 기업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탄소에 가격을 매겨 세금을 부과한다든지, 배출 총량 거래제를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방법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기업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한다고 생각해 보자.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반발이 크지 않겠나.




“단순히 세금을 걷어 국고를 채우란 게 아니다. 다른 세금을 깎아준다든지, 환급해준다든지 해서 유인책을 만들면 된다. 정부 정책에 적극적인 기업일수록 혜택이돌아간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




—그래도‘우리가 굳이 나서야 하는가’라는 회의가 적지 않다.




“멕시코가 재미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멕시코처럼 국가 경쟁력을 이유로 조건을 내걸면 된다. 예를 들면, 다른 국가의 참여를 전제로 높은 감축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수출 경쟁상대인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을 직접 거론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체제는 선제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에 인센티브를 주는 구조다. 한국이 주도권을 쥘수 있는 기회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글로벌 공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텐데.




“많은 리더가 이 문제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우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적극적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시진핑 국가주석은 작년 11월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중국도 거대 제조업 국가라 이 문제를달갑지 않게 생각할 것 같은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가 있나.




“많은 사람이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라고불렀다.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라고 한다. 리더 국가가 되려면 무엇보다 글로벌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리더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중국 정치인들이 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의 감축목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최선을 다했다고 보는가.




“하하하. 난 어머니나 아내에게 음식이나 집안일로 불평해본 적이 없다. 내가 뭐 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국의 사정에 대해 내가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떤 이유에선가.




“한국은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는 국가다. 산업화한 나라지만, 이 과정에서 거대한 격변기를 겪었다. 그러다보니 선진국과 개도국 양측 모두의 신뢰를 얻게 됐다.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무리 그래도 기후변화 체제는 너무 먼 장기적 과제로 보인다.




“기후변화 체제 논의는 이제 막 마라톤을 시작했다. 2차대전 종전 후 경제재건을 위해 모인 브레턴우즈 체제가 빛을 본 건 50년 뒤 세계무역기구(WTO)출범에서였다. 시간은 걸렸지만 , 방 향 성 이 맞았기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기후변화 체제도 그렇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간 달성해야 할 인류 공통의 목표다. 지금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손희동 sonn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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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출액 최소 2조 이상 증가…삼성·현대차 사업 확대 노린다

입력시간 | 2015.07.23 19:15 | 이재호 기자

자동차·가전·합성수지 등 수혜 전망
건설·철강업계도 수요 확대 기대감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인구 8000만명을 보유한 중동 최대의 소비시장 이란이 빗장을 풀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시장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지난 2012년 62억6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대(對)이란 수출액은 이후 경제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41억6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내년 초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면 수출액도 2012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2조원 이상의 시장을 놓고 기업들도 신규 판로를 찾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수출액 기준으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품목들을 살펴보면 어떤 업종이 수혜를 입을 지 예상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규모가 가장 컸던 품목은 합성수지(4억3400만 달러)였으며 TV(3억9700만 달러),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2억8200만 달러), 냉장고(2억6400만 달러), 평판디스플레이(2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이란 시장이 개방되면 소비재와 자동차 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우선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홍정화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제제재가 해제돼 이란 경제가 활성화하고 구매력이 증가하면 자동차와 소비재 시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소비재 중에서도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화장품, 가공식품 등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차(005380)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관련 기업들도 이란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홍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서방과의 교역이 끊기면서 중국산 제품이 이란에 침투했지만 품질에 대한 실망감이 큰 편”이라며 “한국 제품의 경우 프리미엄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코트라(KOTRA)가 지난달 말 자동차부품·가전·석유화학 분야의 이란 바이어 26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제재 해제 이후 한국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다만 교역 확대를 위한 요구사항으로 ‘가격 인하’를 꼽은 응답률이 48%로 가장 높았던 만큼 가격 경쟁력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와 철강업계도 이란발(發) 호황을 누릴 수 있는 후보군이다. 2010년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이란에서 따낸 수주는 한 건도 없지만, 개방 이후 이란 건설시장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시추 및 정제 설비의 현대화와 제조 공장 건설, 주택 건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란 건설시장 규모가 2013년 887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1544억 달러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건설 과정에 필요한 철강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정유업계는 이란산 원유의 수입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 관계자는 “향후 이란산 원유 도입 증량 여부는 경제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원유 수출 제한을 합의안 이행을 유도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어 관련 제재의 완전 해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이란 경제제재 해제 내용 및 절차와 경쟁기업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사전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코트라도 국내 기업의 이란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핵타결후 유럽 달려간 이란 "석유·가스에 투자하라"

  • 기사입력2015/07/23 22:14 송고

(비엔나 로이터=뉴스1) 신기림 기자 | 2015.07.23 18:35:34 송고


이란이 유럽연합(EU) 기업들과 20억달러 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모하마드 카자에이 이란 경제부 차관이 23일(현지시간) 말했다. 

카자에이 이란 경제부 차관은 이날 이란과 EU 사이 교역 촉진을 위해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카자에이 차관은 "이란으로 유럽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일부 투자자들과 협상을 마쳤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보호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주 동안 유럽의 기업들과 이란 사이 20억 달러 넘는 프로젝트가 성사됐다"면서도 구체적인 기업명이나 프로젝트 정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란은 지난 14일 주요 6개국(P5+1)과 핵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핵프로그램 개발 중단의 조건으로 단계적 제재 해제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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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세법 개정…가업승계 지원

강석훈 의원 법안 제출
작년엔 국회 문턱 못 넘어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가업 승계를 돕기 위해 가업 상속 공제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관련 공제한도를 높이려고 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해 가업을 물려주는 피상속인(부모)이 30년 이상 경영을 계속한 경우 기존보다 상속세 공제한도를 높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사회·경제 기여도가 높고 설립된 지 30년이 넘은 중소·중견기업(명문 장수기업)의 가업 상속 공제한도를 최대 1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현행 공제한도는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경영하면 200억원, 15년 이상 300억원, 20년 이상이면 500억원이다.

또 명문 장수기업에 한해 증여세 과세에 대한 특례 적용한도를 기존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해당 기업 오너가 가업 승계 목적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면 5억원은 공제한 뒤 30억원까지 10%, 30억원 초과분부터 200억원까지 20%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증여세의 일반 세율은 10%(1억원 이하)~50%(30억원 초과)다.

주식 200억원어치를 증여할 때 지금은 80억9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31억40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여기에 공제 적용 대상 기업을 ‘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여론의 공감대도 형성된 것 같아 가업 상속 공제한도 상향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한국경제

주택자금 증여세 면제
정부, 내달 나오는 세법개정안에 반영

젊은층 주택자금 부담 덜어줘 소비 진작
재산 10억원 넘으면 상속세로 합산 부과



[ 김주완 / 조진형 기자 ] 정부가 주택자금에 한해 2억5000만원까지 증여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은 이른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 세대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자녀 세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세금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처럼 증여세를 즉시 면제해주는 것이 아니라 과세를 유예하는 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에 ‘부(富)의 대물림’ 논란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포 세대’를 위한 세제

주택자금에 대한 증여세 혜택은 기획재정부가 내달 6일 발표하는 ‘2015 세법개정안’의 핵심으로 꼽힌다. 구직난으로 자립 기반이 취약한 미래 세대를 부모가 지원하도록 유도해 소비 여력을 끌어올리면서 주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재부는 기대하고 있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1954~1963년생)는 고도 성장기에 자산을 축적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다. 반면 실업난에 시달리는 요즘 청년층들은 결혼 자금을 모으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혼을 아예 포기하거나 미루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9.5%가 결혼비용 부담 때문에 결혼을 주저한다고 답했다.

청년층은 눈에 띄게 소비를 줄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9세 이하가 가구주인 가계의 평균소비 성향(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1분기 73.4%에서 올 1분기 70.8%로 떨어졌다. 집을 마련하기 위해 빌린 부채 탓이 크다. 30대 가구주 가계의 지난해 평균 부채는 5235만원으로 전년보다 7.0% 늘었다.

현행 세법으론 자산 여유가 있는 부모들도 자녀에게 자금을 지원하기가 부담스럽다고 기재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5000만원 이상만 보태줘도 증여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세제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해 주택자금에 대한 증여세 부담을 덜 수 있다면 미래 세대 지원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녀 세대의 주택 구입 부담이 줄어들면 소비 여력이 커지는 것은 물론 주택 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자 감세’ 시비 넘는 게 관건

기재부는 주택자금 증여세 부담 완화가 ‘부자 감세’ 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세심하게 세제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나중에 상속세 부과 때 합산 과세하기 때문에 증여세를 무조건 면제해주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5년 전부터 주택자금 증여세 일부를 면제해주고 있는 일본과는 방식을 차별화해 부유층보단 중산층에게 유리하게 세제를 설계했다는 것이다.

상속재산이 10억원 이하인 중산층 부모는 현재도 증여세가 면제되는 5000만원과 별도로 2억원을 추가로 증여해도 사실상 증여세를 내지 않게 된다. 상속재산이 10억원을 넘는 부유층 자녀들도 2억원까지는 증여세를 당장 물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생긴다.

증여세 납부가 유예되는 한도인 주택자금 2억원도 수도권 집값을 감안할 때 많지도 적지도 않은 선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 집값 기준으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수도권 집값은 평균 3억원을 넘어 자녀가 부모의 지원을 받더라도 스스로 돈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 상속세와 증여세

배우자나 자녀, 손자 등에게 재산을 줄 때 국가에 납부하는 세금. 살아있을 때 주면 증여세, 죽은 뒤에 물려주면 상속세에 해당된다. 적용되는 세율은 1억원 미만 10%, 1억~5억원 20%, 5억~10억원 30%, 10억~30억원 40%, 30억원 초과 50%로 차등 적용된다. 상속세는 배우자 공제 5억원, 자녀 등에 대한 일괄 공제 5억원 등 최대 10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증여세 공제는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이다.

김주완/조진형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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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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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30년간 논의해 체결된 계약이 있었다. 당연히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는데 가족경영시스템이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1948년 설립된 핀란드의 페인트 회사 테크노스는 경영권 세습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최근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테크노스 본사에서 40대 중반의 CEO 파울라 살라스티를 만났다. 4대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그녀는 가장 먼저 자신의 집무실로 기자를 안내했다. 집무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벽에 붙어 있는 초상화였다. 살라스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그녀의 증조할아버지다.

1200명의 직원을 둔 테크노스는 경제 불황 속에서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매출액이 2억1500만유로→2억4700만유로→2억6200만유로→2억8000만유로→2억9500만유로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익도 같은 기간 2800만유로→3100만유로→3300만유로→3500만유로→3710만유로로 늘었다. 그녀는 이 같은 실적이 (선대 경영인이 그랬듯)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역사가 되풀이 된다는 믿음' '핏줄에 대한 착각' 등 뭐라고 불러도 좋지만 경영권 승계의 최대 장점은 선대 경영인의 후광을 후대 경영인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파울라 살라스티 대표가 자신의 집무실 안쪽에 있는 아버지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윤진호 기자]
?승계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가.

▶4대째 이어져오면서 부드럽게 넘어오진 않았다. 할아버지는 첫째 아들이 기업 경영을 이어가길 원했는데 당사자가 원하지 않기도 했고, 승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회사가 팔린 적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16살 때부터 가족은 나에게 인수인계와 승계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줬다. 18살 때 오빠와 기업을 누가 이어받을지 얘기했고, 내가 이어받는 게 최적이라고 정리했다. 이후 난 스스로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일찌감치 회사에 들어와 일했다.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 역시 많은 계획과 준비가 있어야 최대한 잡음 없이 경영권을 승계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사장 자리에 올랐나.

▶10대 때부터 경제에 관심이 많았고 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테크노스에 들어왔다. 처음엔 페인트통에 라벨을 붙이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후 영업과 마케팅, 리서치, 법무 등 다양한 업무를 해봤다. 테크노스가 진출해 있는 스웨덴, 덴마크, 영국, 독일에서도 일했다. 최근까진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다 올해 초 CEO로 취임했다.

?경영권을 가족에게 승계하는 기업의 강점은 뭔가.

▶경영 활동에 있어서 믿음이 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직원들도 가족같이 대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믿음이 크다. 회사에선 직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영업팀에 기술에 대한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직원들 입장에선 지식을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회사가 60년 넘게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믿음이었다. 1990년대 초반 은행이 문을 다 닫은 적이 있는데, 우리가 돈을 빌리지 못해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없을 때 주위 사람들이 우리를 믿고 기다려줬다. 직원들 역시 회사를 믿어줬다. 회사가 휘청거릴 때 직원과 주위 사람들이 (선대 경영인이 그랬듯) "다시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테크노스를 믿는다는 것이 가업승계 기업의 강점이라고 본다.

?가족승계 기업인데 이제 당신 혼자 남았다.

▶주주가 2명인데 나와 아버지다. 내가 95% 지분을 갖고 있고, 아버지가 5%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 쪽에선 나 혼자 있다 보니 고통 분담을 할 형제가 없다는 것이 힘들 때도 있다. 그러나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기 때문에 외로움은 금방 사라진다.


[헬싱키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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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상장 기업의 경영권 세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설득할 것인가?'

행동주의 투자자가 삼성을 공격하기 훨씬 이전부터 재계는 이 화두를 고민해 왔다. 한국은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7월 22일 기준) 중 14개 기업이 경영권을 세습하고 있다. 한국 10대 그룹은 모두 상장돼 있고, 그중에서 경영권을 세습하지 않는 곳은 없다. 물론 경영권 승계에 따른 장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세습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에곤 젠더라는 컨설팅회사에 따르면 대만 기업 중에서는 75%가, 홍콩에서는 69% 기업들이 경영권을 직계존속들에게 물려준다. 존 데이비스 케임브리지 어드바이저스 그룹 대표는 "그 나라에서 유명한 기업들이 경영권을 세습하는 행동은 아시아에서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도 근로자의 60%가 가족기업에 고용돼 있다. 그랜트 웰시 KPMG 가업승계부문 대표에 따르면 경영권을 세습할 경우 기업은 △내부 단결 △과감한 결단 △장기적 사업계획 △충성심 높은 임직원 확보 △뛰어난 위기 대응력 등의 장점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 기업 대부분이 경제 고성장기에 태동했고,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자신들을 상장시켰다. 이 결정이 오늘날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상장을 통해 '기업을 공개'하는 행동은 '경영권을 대물림'하는 행동과 여러 맥락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불일치가 엘리엇의 삼성 공격 빌미를 제공한 틈새가 됐다.

홍콩 중문대학교의 조지프 판 교수가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 위치한 기업 214개를 조사해 봤더니 가업 승계가 이뤄지고 난 뒤 8년이 지나자 상장된 주식가치가 평균 60% 하락한 상태였다고 한다. 랜들 칼록 인시아드 교수는 "가족은 서로를 보듬어 주기 위한 존재이지만 기업은 성과를 위해 존재한다"며 "둘 사이에는 불일치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간극을 메우지 않으면 잘 물려줄 수도, 잘 물려받을 수도 없다. 더 비즈 타임스는 핀란드에서 성공적인 가업 승계 기업으로 꼽히는 테크노스의 파울라 살라스티 CEO를 비롯해 랜들 칼록 인시아드 교수, 그랜트 웰시 KPMG 이사(가업승계 부문 대표), 존 데이비스 케임브리지 어드바이저스그룹 대표 등과 인터뷰를 통해 '가업을 잘 물려주는 법과 잘 물려받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 잘 물려주는 법

가족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아들과 딸들에게 힘든 일을 주문하는 것이 바로 물려주는 사람이 할 일이다. 데이비스 대표는 "경영권 승계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아무리 해당 기업이 성과를 많이 내더라도 존재할 수 있다"며 "(성과와 관계없이) 승계자에 대한 시장의 인상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잘 물려주려면 승계자를 도전적 사업에서 테스트를 시켜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그는 조언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가족이 호화롭게만 살고 승계자가 출세가도만을 달린다면 상장기업의 주주들이나 일반인들은 회사에 재투자할 돈으로 일가족이 불공정하게 스스로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자를 옥탑방에 머물게 하거나, 말단 청소부 일을 시키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해 보일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칼록 교수는 가업을 잘 물려주려면 우선 형제·친척 간의 분쟁부터 불식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내부가 분열돼 있는데 외부를 설득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는 "창업자는 골퍼와 같지만 후세대는 농구선수와 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창업자들은 자신만의 스킬을 활용해 스스로를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의 아들과 손자들은 형제 간·친척 간의 협업과 상호작용을 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결국 가문 내에서의 분쟁거리를 해결하는 힘도 스포츠시합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인 '리더십'에서 나온다. 그는 그래서 "사람에 의존하는 리더십보다는 계획에 의한 리더십이 좋다"며 "그래야 형제들 사이의 기대도 미리 조정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재편할 수 있으며 가족 간 화합을 지킨다"고 말했다.

가문이 대대로 사회에 헌신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진정성 있는 작업도 필요하다. 그랜트 웰시 KPMG 가업승계부문 대표는 "가업 승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문과 비즈니스는 발달한 지 30년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새로운 분야라서 대부분의 가업 소유주들이 포괄적 가업승계 계획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행동주의 투자자들도 경영권 승계가 갖는 장점을 알고 얼마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해한다면 지금처럼 기업을 무모하게 공격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가로서 수백 년을 잇는 명문가를 만들려면 그 가문이 사회를 위해 헌신했음을 알릴 수 있는 실질적 '건수'와 '팩트'들이 축적돼 '명성'이 된다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그 나라와 그 사회가 무서워서라도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잘 물려받는 법

랜들 칼록 교수는 물려받는 사람의 헌신이 중요한 덕목이라고 지적했다. "후계자가 소유만 하고 전문경영인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좋은 오너로서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주주 가문이라도 주주들을 대표하는 주주로서 책임 있는 경영자를 선발하고 기업의 가치를 지키며 큰 전략을 정하는 방향 제시를 한다면 사회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와 주주들이 납득할 만한 가치를 헌신적으로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일반 상장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연봉을 희생하는 등의 행동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가업을 잇는 후계자라면 뼈를 깎는 고통이더라도 지금 기업을 위해 가장 필요하지만 힘든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기업을 흔들어서도 안 된다. 웰시 대표는 흔히 후계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빨리 입증해 보이고 싶어 섣부른 실험들을 하는 오류가 벌어진다고 말했다. 결과는 거의 좋지 않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미국 컨설팅 업체인 가족기업연구소(Family Business Institute)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가족기업이 2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은 전체의 30%, 3대까지 건재하는 장수기업 비율은 12%, 4대 이상까지 살아남는 초장수 기업 비율은 3%에 불과하다. 생존율이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도 바로 이런 '후계자의 오류' 때문이다. 웰시 대표는 "건전한 직업윤리를 가지고 (오너 일가족) 후계자의 건전한 판단을 도와줄 수 있는 이사회 구성원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 데이비스 대표도 "건전한 실적과 (일가족 구성원이 아닌) 신뢰감 있는 이사회 멤버를 꾸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기업의 리더가 주주들의 이익을 챙겨줄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장기적 실적 외에 없다. 그리고 장기 실적이 잘 나오려면 주주들의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시장에 이런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좋은 '인물'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데이비스 대표의 조언이다.

[김제림 기자 / 윤진호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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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

양산 미래디자인융합센터. [사진 제공 = 김용관 사진작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비틀스, 앤디 워홀… 이들의 공통점은?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인류가 자랑할 만한 유산을 남겼다는 것. 물론 맞다. 그런데 그보다 더 피부에 와 닿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작업했던 공간이 다름 아닌 창고였다는 것이다.

'창고가 창의력의 산실'이라고 주장하는 건축가가 있다. 40대 젊은 건축가들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46·사진). 그는 지난 5월 경남 양산에 창고 8개를 이어 붙인 건물을 선보였다. 부산대 양산캠퍼스와 신도시 아파트 사이 연면적 6300㎡ 공간에 새로 지어진 이 건물은 한국디자인진흥원 산하 미래디자인융합센터의 현상 공모 당선작으로 3년간 공사 끝에 완공되자마자 건축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2006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대표 건축가 선정, 그해 중국 베이징 국제 건축 비엔날레에서 '주목할 만한 아시아 젊은 건축가 6인'에 뽑히기도 했다. 최근 분당의 더시스템랩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공간과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작은 느낌표 하나를 던져 주는 건물을 짓는다."

그는 자신의 건축 특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의 작품은 마시멜로를 닮은 강남 상업용 건물, 거대한 냉장고를 연상시키는 연희동 갤러리, 가우디의 '카사 밀라'를 떠오르게 하는 한남동 오피스 등 하나같이 한번 더 뒤돌아보게 하는 건물들이다. 한국 건축은 성냥갑처럼 단순하거나 혹은 다른 세상처럼 아주 튀거나 극단적인 경우가 많은데 그의 작품은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정체가 궁금해지게 만든다.

"너무 확정적인 건물은 짓지 않으려 한다. 외관만 보고도 이건 병원, 저건 학교, 이렇게 확신할 수 있는 건물이 많은 사회는 건조해지고 정형화하는데 이런 곳에선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다."

미래디자인융합센터도 마찬가지다. 창고 8개를 붙여 놓은 것 같은 외관은 호기심을 자아낸다. 여느 딱딱한 관공서 건물과 전혀 다르다. "역사적으로 창발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한 공간은 대부분 창고였다. 이곳은 디자이너를 상대하는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공무원들은 규칙과 규율이 있어 창의적이기 쉽지 않은데 디자이너들과 만나려면 아무래도 유연한 사고가 필요할 거라고 봤다." 이 건물은 전면이 투명한 창으로 마감되어 있어 건물 밖에선 내부가 웅장해 보이고 건물 안에선 밖의 산과 하늘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마디로 어디에 있더라도 탁 트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층고가 높으면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좋고 층고가 낮으면 집중력이 필요한 일에 좋다. 디자인 회사나 광고 회사는 층고가 높고, 보석 세공이나 시계를 만드는 곳은 천장이 낮다. 한국 아파트 층고는 대부분 2.3m, 사무실 층고는 2.4~2.7m 정도다. 하지만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공간의 층고는 평균보다 높아야 한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더시스템랩의 사무실도 슈퍼마켓 2층의 창고를 개조해 꾸몄다. 창고에서 창의성이 샘솟는다는 그다운 발상이다.


그는 층고를 비롯한 건축의 접근 방식이 공간의 용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용도를 가진 곳이라도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성격까지 좌우한다는 것이다.

"공간은 사람을 바꾼다. 동그란 집에선 사람이 동그래지고, 네모난 집에선 네모가 된다. 가령 교도소의 공간 구조가 재범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파놉티콘(중앙의 감시 타워) 구조로 설계된 건물의 재소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재범률이 올라간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높은 직급의 사람들이 감시하기 쉽게 설계된 구조에선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리적으로는 통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심리적인 제어는 불가능하다."

그는 사무용 건물을 설계할 때 그곳에서 생활할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위안을 주기 위해 작은 배려를 한다고 했다. "모든 층에 밖으로 통하는 공간을 꼭 만든다. 아무리 건물을 잘 지어도 그 안에 갇혀만 있으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 눈치 보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잠깐이라도 외부 공기를 쐬면 심리적으로 위로가 되고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

건축은 밤샘이 일쑤고 아틀리에는 일이 더 고되다고 알려져 있지만 더시스템랩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건축 일이 고되기 때문에 꼭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커질수록 열정페이로 회사를 운영하면 안 된다. 돈으로 보상해주고 또 남들과 다른 결과물에서 보람을 느끼게 한다."

돈으로 보상하는 리더라니. 직원들 연봉이 얼마나 될까. "대기업 수준보다 많이 주려 한다. 보너스도 700~800%씩 지급한다. 회사에 돈이 많아서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모토가 있다. 그해 번 건 그해 다 쓴다. 그러면 직원들도 위기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한다." 회사를 설립한 지 이제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이직한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다고 한다.

회사를 둘러보다 보니 이름에 '시스템'이 들어가는 이유가 궁금했다. 왜 시스템일까?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싼값에 더 멋진 건물을 짓고 싶은 건축주의 욕망과 예술을 하고 싶은 건축가의 욕망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그는 적은 비용으로 땅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건축주의 욕망을 고려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작은 느낌표를 남기는 독창적인 건물을 지으려 한다. 자본주의적인 욕망과 예술가의 고집 사이에서 최적의 해답을 내놓기 위해 더 많은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자재를 테스트한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건축가로서 목표를 물었다. "건물을 보며 무표정한 도시인들이 잠깐이라도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반려견을 보살펴주듯 쓰다듬어 주고 갈 수 있는 건물을 계속 짓고 싶다."

[양유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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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들은 종종 기업의 실적을 부풀리려는 유혹에 빠진다. 자신의 경영 능력을 과시하거나, 회사로부터 보상을 얻어내려는 목적에서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역시 연임을 위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재호 전 사장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매년 흑자만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 해양플랜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앓는 소리를 내던 2014년 역시 흑자를 발표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다음 분기 대규모 영업손실 기록이 예상되면서 고 전 사장의 과거 행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고 전 사장의 경영 능력이 칭송받는 동안 회사에는 2조원대 손실이 쌓여갔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손실 충당금을 제때 반영하지 않음으로 회계장부를 보기 좋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이처럼 경영자들이 회계장부를 보기 좋게 꾸미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 엔론 사태와 닮은꼴 대우조선해양, 사베인스-옥슬리법으로 다스릴 수 있어

사베인스-옥슬리법이 2002년 미국에서 제정될 때의 상황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둘러싼 소동과 유사한 면이 있다. 당시 법이 제정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엔론사 역시 지난 몇 년간의 대우조선해양처럼 승승장구하던 중이었다. 유명 경제 잡지인 '포천지'는 에너지 기업인 엔론사를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극찬했고,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꼽았다.

하지만 2001년 3월 엔론의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스킬링이 부실을 부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랩터 조합'이라는 유령회사를 만들었던 사실이 발각됐다. 이것이 80억달러에 상당한 단기채무의 즉시 상환 요구를 촉발시켰다. 결국 엔론은 그해 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영업손실 가능성이 알려진 이후 워크아웃, 대규모 인력 감축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우조선해양 상황과 유사하다. 이런 이유로 사베인스- 옥슬리법에는 기업이 회계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투자자들을 속이는 행위를 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상장기업에 회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적을 불문하고 경영진과 회계법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엔론사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이 투명하지 않은 회계 처리를 했던 주요한 동기는 실적이 곧 경영자에 대한 보상으로 연결되는 구조에 있다. 파산하기 직전까지 기업을 미국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까지 이끌었던 스킬링은 1998~2001년 급여, 보너스, 엔론 주식 처분으로 1억달러 이상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킬링은 당시 자신이 받은 스톡옵션(자사주 매입선택권)이 순익을 부풀리기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됐다고 증언했다.

고 전 사장은 퇴임 직전 해인 2014년 8억8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3년 8억1000만원을 받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올랐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측은 "고재호 사장이 수익성, 성장성 등 매출액을 증가시킨 점과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장기 발전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고려해 보수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우수한 실적에 대한 보상이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강력한 보상체계가 존재해 경영자의 실적 부풀리기의 동기로 작동하는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국에는 사베인스-옥슬리법이 존재한다.

◆ K-IFRS의 지나친 재량권 제한

몇몇 전문가들은 제2, 3의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회계 기준인 K-IFRS가 허용하는 회계 처리 재량권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K-IFRS는 이전의 불투명한 회계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2011년부터 모든 상장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회계 기준이다.

K-IFRS는 기본적으로 '원칙중심'의 회계 처리 방법을 제시한다. '규칙 중심'이었던 이전의 회계기준이 기업들의 경제활동에 대해 가급적 상세하고 구체적인 회계 처리 방법을 제시했던 것과는 다르다. 큰 원칙만 따른다면 세부 내용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 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IFRS의 목적이다. 예를 들어, 예상되는 손실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기업은 다른 기업보다 손실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 대비하는 게 가능하다.

문제는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이 기업의 융통성을 높여준 반면, 기업에 너무 많은 재량권을 줬다는 점에 있다. 정혜영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국제회계기준에서 자율성을 강조하다 보니깐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사태가 회사의 악의적인 판단에서 왔는지 단순 실수에서 왔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며 "법원에서 만드는 판례처럼 금융감독원에서 회계 판단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정리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론도 존재한다. 한국 회계학회 관계자는 "단지 하나의 기업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회계기준 변경에 대해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민동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아직 현재의 손실이 분식회계에 의한 결과인지 기존의 손실을 미반영한 것인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전반적인 회계 체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보였다.

◆ 회계 담당자의 객관성 확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회계 담당자가 회계를 대할 때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베인스- 옥슬리법 역시 사후 제재에 불과하고, 회계 계정과목의 자율성을 지금보다 줄이더라도 그 안에서 어떻게든 회계 부정을 저지를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회계 계정 과목에서 자율성을 줄이더라도 회계 계정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과거에 벌어진 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해외 사업장에서 어떤 공사가 진행되는지 알 수 없다"며 "기업이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주석 등을 통해 자세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투자자들이 향후 사업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백원선 성균관대 교수는 "조금 과격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문제은행에서 시험 출제 가능한 문제 풀을 만들 듯이 사외이사의 풀을 만들어 랜덤으로 선출해야 할 것이다"며 "이런 방식으로 오너와 사외이사 자신의 월급이 별개라는 인식이 생겨야 객관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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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인앤드컴퍼니와 함께하는 격동기 생존전략 ③ 핵심인재 유치와 육성 어떻게 ◆


핵심 인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핵심 인재의 유치와 육성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베인앤컴퍼니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어려움에는 크게 5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 최고성과자(top performer)에 대한 인재 관리(HR) 비전이 없다는 점이다. 우량 기업에는 자연스럽게 우수한 인재가 몰린다. 그러나 인재들이 몰리는 회사가 반드시 좋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HR 비전은 단순히 업계 최고의 임금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1990년대 후반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호령하던 시절 회사의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고, 창립 초기 멤버들은 모두 백만장자가 됐다. 그러나 주가 상승세가 꺾이자 MS는 핵심 인재,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유치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보상을 넘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후 MS는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즐거움과 배움이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을 모토로 삼았다. 오늘날 MS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육성의 사관학교로 통하는 이유다. 유사한 사례로 GE와 구글도 이를 잘하는 기업에 꼽힌다. 우수 인재를 원하는 회사는 많고 경쟁사들이 눈독을 들이기 때문에 좋은 비전을 제시해야 붙잡을 수 있다.

둘째, 최고 인재가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평범한 인력으로 전락하는 하향평준화 현상 때문이다. 회사의 민첩성과 경쟁력은 가장 취약한 부서의 구성원에 의해 결정된다.

다시 말해, 내가 아무리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도, 최종 결과는 나보다 훨씬 역량이 취약한 누군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를 반복하게 되면 업무에 대한 회의론이 생기면서 매너리즘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ISCS 신드롬 (Individually Smart but Collectively Stupid, 개인은 똑똑하나 집단은 우매하다)이라는 말이 있는 이유다. 이론적으로 기업이 직원을 고용하는 이유는 '1+1=2+α'를 만들기 위함이다. '1+1=2'가 된다면 굳이 내부에 직원을 두고 회사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 프리랜서를 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수 인재의 역량까지 갉아먹어 '2-α'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특히 부하 직원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상사가 취약한 고리가 될 때 가장 심각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국내 노동시장은 유연성이 떨어져 저성과자를 정리하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 직원의 전근이다. 그러나 이는 폭탄을 내부에 안고 있는 것과 같다. 또 타인의 눈을 의식해서 승진을 앞둔 직원에게 인사 평가를 후하게 주는 간부들도 있다. 결과적으로 성과는 계속 부진할 것이고, 아무도 성과를 높이려 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한국 기업 중 일부는 '균형발전'을 중시하며 만능형 직원을 인재상으로 삼는다. 이러한 기업에서는 적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능력을 가진 이들이 조직의 최고 지위에 오른다.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개발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성과가 떨어지는 이들을 다루는 해결책은 공식적인 다면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다. 인기몰이를 위해 한두 번은 연기를 할 수 있지만 윗선을 지속적으로 완벽하게 속이기는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본래의 성격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베인앤컴퍼니는 내부적으로 6개월마다 다면평가를 실시한다.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검토하는 것은 몇 주가 걸리며 비용도 많이 든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는 최고 인재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핵심 인재가 기업에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소수의 충성 고객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창출하듯이, 소수의 핵심 인재가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창출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우량 기업은 조직 곳곳에 분산된 최고의 인재들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육성해서 더 높은 직위를 맡을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직원 퇴사율이 매우 낮다면 해당 기업이 직원 각자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직원에게 충성 고객을 가늠하는 질문과 유사한 "귀하가 다니는 직장을 지인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됩니까?"라는 질문을 해보면 의외로 낮은 점수가 나온다. 시사점은 간단하다. 국내 최고 인재들이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이유는, 그들의 욕구가 충족되어서라기보다는 더 나은 대안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 사회 초년생의 고실업률이라는 문제가 한편에 존재하지만, 전 세계의 내로라 하는 인재들이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기업에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산업의 인재들도 핀테크 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직원 퇴사율이 낮다고 안심하고 있는가? 우리 회사를 직장으로써 지인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되는지를 자문해 보라. 핵심 인재들이 '아니오' 라는 답을 한다면, 다른 직원들은 더 강하게 '아니오'라고 말할 가능성이 크다.

[이성용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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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실제 주인공 모리 슈워츠(Morrie Schwartz) 교수는 제자에게 삶의 비밀 중 하나를 다음과 같이 들려준 적이 있다. "아기 때는 살아남으려면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나이 들어 죽어갈 때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하지만 비밀이 있다네. 사실 그 둘 사이에는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해."

모리 교수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우아하게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에서 진정한 기품은 스스로 자신에게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우아하게 허락'할 때 비로소 드러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적인 기품의 존재 여부가 바로 보스와 리더를 구분 짓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Warren E. Buffett)의 삶은 이러한 점과 관련해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워런 버핏은 젊은 시절에 심각할 정도로 사교성이 부족했다. 그 자신도 그러한 약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액의 수강료를 내고 웅변학원에 다닐 정도였다. 젊은 시절에 워런 버핏은 아담한 체구에 갈색 머리를 가진 여대생이었던 수전(Susan)에게 첫눈에 반했다.

하지만 여대생이었던 그녀는 버핏에게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워낙 수줍음을 많이 타는 데다가 만났을 때 허둥대고 불안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수전은 점차 일상생활에서 부적응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서 모성애와 보호본능을 느꼈다.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했다. 그리고 버핏은 결혼생활 내내 수전에게 의지하고 싶어했고 또 수전 역시 그러한 워런 버핏을 포용해 주었다.

수전은 버핏에 대해 농담처럼 자신의 상담실에 찾아온 '첫 번째 내담자'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갔다. 그런데 여행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수전은 평생 블루스와 재즈를 연주하고 싶어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수전은 버핏이 경제계의 거목으로 성장한 후, 일 년에 300시간을 비행기로 오마하와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는 생활을 했다. 너무나 소모적인 일정이었기 때문에 결국 수전은 주거지를 샌프란시스코로 옮겼다. 수전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던 워런 버핏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버핏은 이 결정이 '내 평생 가장 큰 실수'라고 회고할 정도였다. 하지만 버핏은 수전을 위해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견뎌냈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애정관계를 유지했다.

수전은 2004년에 구강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투병생활을 하던 중 72세로 세상을 떠났다. 워런 버핏은 자신의 유산 집행자였던 수전이 세상을 떠나자 자신이 의지할 또 다른 사람을 물색했다. 후에 그는 빌 게이츠 부부가 자신의 새로운 유산 집행자라고 발표했다.

현재 버핏은 17세 연하인 두 번째 부인 애스트리드 멩크스(Astrid Menks)와 살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두 번째 부인인 멩크스를 워런 버핏에게 소개한 사람이 바로 수전이었다는 점이다.

수전은 샌프란시스코로 떠날 무렵 요리사인 멩크스에게 자신의 남편을 돌보아 달라고 부탁했다. 수전은 워런 버핏이 여성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수전이 샌프란시스코로 떠난 후부터 멩크스와 함께 생활했고 수전이 죽은 후 멩크스와 결혼식을 올렸다.

워런 버핏은 평생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점을 기품 있게 수용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모습이 결코 그의 삶을 망가뜨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삶의 지혜는 그가 '오마하의 현인'이 되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보스와는 달리, 리더는 자신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점을 우아하게 수용할 줄 아는 법이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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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코리아가 뜬다 (上) ◆


바이러스로 암을 치료하는 신기술로 투자자들 이목을 끌고 있는 벤처기업 신라젠이 최근 대박을 터뜨렸다. 이 회사는 '백시니어 바이러스(우두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 몸속 암세포를 잡아내는 획기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그 기술로 개발한 게 신개념 항암치료제 '펙사벡(Pexa-Vec)'인데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글로벌 임상 3상 허가를 획득했다. 2006년 설립해 아직 매출은 없지만 장외시장에서 이 회사 주가는 3만원을 웃돈다. 작년 4월 주당 5000원 정도였으니 1년여 만에 무려 500%나 급등한 셈이다. 시가총액은 이미 1조원 이상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펙사벡이 최종 임상을 통과하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대박이 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요즘도 수많은 개인투자자, 벤처캐피털, 기관투자가들이 이 회사에 투자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FDA 승인을 받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국내 기업은 신라젠이 처음이다. 임상 3상은 어느 정도 확인된 약효를 다수 환자를 대상으로 마지막으로 효능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2년 유럽에서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 의약품) '램시마' 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의 램시마 허가 획득은 업계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공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분자 진단시약 전문기업 씨젠은 이 분야 세계 1위 기술력을 갖고 있다. 분자 진단은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메르스 같은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간염, 결핵 등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첨단 기법을 말한다. 차세대 의료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이 같은 성과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계적 기술력에 자금까지 몰려들면서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1차)과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란(2차)으로 촉발된 과거 열풍과 달리 최근 바이오 붐은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와 기술력을 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시장은 2011년 2조8000억원대에서 연평균 11% 성장해 2020년 16조원대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은 IT에 이어 우리 경제를 살릴 구원투수"라면서 "2024년 세계 바이오 시장은 현재 한국의 3대 수출 효자 산업인 반도체·화학·자동차 등 세계 시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2조6000억달러대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오 붐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시장조사 회사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2013년 330조원에서 2020년 635조원대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바이오산업은 국민 건강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산업으로 각국이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맞춤의료, 유전체 의학 등 패러다임 변화를 맞아 첨단·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술력은 다른 분야와 달리 세계 선두 그룹에 위치하고 있다"며 "융합의료기기, 줄기세포, 유전자치료 등에서 세계 최고 기술에 1~3년 이내 격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라젠 등 최근 장외시장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과도한 투자 열기를 지적하기도 한다. 최종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오기환 바이오협회 정책개발지원본부장은 "바이오는 산업 특성상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오업계는 오히려 '더 많은 신라젠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전폭적 지원을 받았던 전자·중공업·IT산업과 달리 제약·바이오 산업이 의지할 분야는 민간 투자밖에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바이오기업 지노믹트리 안성환 대표는 "바이오는 협소한 국토, 빈약한 자원의 한국이 두뇌만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최후의 산업"이라고 말했다.

[부산 =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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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코리아가 뜬다 (上) ◆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 있는 신라젠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백시니어 바이러스 배양액을 활용한 새로운 항암 치료제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신라젠]
바이오 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번째 파도는 2000년대 초반 몰려왔다. 닷컴 벤처 붐을 타고 바이오 벤처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그때는 '벤처기업'이란 수식어만 붙으면 돈이 몰리던 시기였다. 오래가지는 못했다. 사상누각과 같았던 닷컴 버블이 꺼지자 바이오 벤처도 함께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2차 웨이브가 왔다. 2004년 무렵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열풍이다. 황우석 박사 1인 스타 플레이어가 만든 바이오 광풍이었다. 하지만 줄기세포 논문이 가짜로 밝혀지면서 2차 바이오 투자 붐도 순식간에 꺼졌다. 두 번째 몰락의 후유증은 컸다. 바이오 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후 바이오 기업들은 동면하듯 10여 년을 보냈다. 값싼 정부 용역을 수주하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연명'했다. 그 사이 이름뿐인 바이오 기업들은 도태됐다. 하지만 기술력이 있으면 살아남았다.

한 바이오 기업 대표는 "사자성어 중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광양회는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의미다. 최근 바이오 투자 붐을 타고 도약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제 3차 웨이브를 맞고 있다. 업계는 "1·2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들 수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업계 성과는 기술력 하나로 10여 년을 버텨온 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것들이다.

1996년 설립돼 초창기 바이오업체라 할 수 있는 바이로메드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DPN'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 진입을 승인받았다. 2008년 설립된 파멥신은 자사 이중표적 항체치료제 기술 'DIG-KT'를 중국 바이오 기업인 3S바이오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메디톡스는 2013년 보톡스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사 앨러간과 3억9000만달러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올리패스는 BMS와 유전자 치료제 신약 공동개발과 관련해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력 있는 바이오 기업도 크게 늘었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기업 수는 2005년 2개에서 지난해 14개로 급증했다.


기존 제약사 성과도 눈부시다. 한미약품의 7억달러 규모 면역질환 치료제 기술 수출, 보령제약 카나브의 고혈압 신약 수출 확대 등 굵직굵직한 성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가시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고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그 성과들도 모두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한국 바이오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과가 나타나자 돈이 몰리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 규모는 2013년 1463억원에서 지난해 2928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만에 투자액이 1500억원 가량 늘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가 2955억원에서 1705억원으로 감소한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경쟁력 있는 기업에는 거액의 펀딩이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전자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사인 제넥신은 최근 벤처캐피털 등 기관투자가들에게서 500억원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정도 펀딩은 여느 외국 바이오 기업들에도 밀리지 않는 규모다. 기술력만 받쳐주면 글로벌 경쟁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장은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줄기세포나 유전자 치료제 분야 등은 출발이 글로벌 기업과 거의 비슷해 국내 기업들 경쟁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며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런 성장세를 이어가고 새로운 활로만 잘 찾으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바이오는 특히 우수한 인재 상비군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이후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는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국내 우수 인재를 모조리 흡수했다. 대학들이 우수한 인재 유치를 위해 생명공학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의학전문대학원 약학전문대학원 등을 설치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에 탄탄한 바이오 인재풀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코스닥 상장 1호를 기록한 메디포스트 양윤선 사장은 대표적 의사 출신 바이오 기업가다. 서울대 의대 수석 졸업에 최연소 교수를 역임한 그였지만 미련 없이 기업가 길을 택했다.

양 사장은 "바이오 분야 벤처 기업가 중 의사 출신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바이오산업이 성장하면서 우수 인재들 창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외환위기 이후 의사 선호 현상으로 한때 우수 인재들이 의대·약대에만 몰리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이들 중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을 세계적으로 빛낼 스타 경영자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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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 신약인 '티슈진-C'의 임상 3상 승인 소식에 연초 4만9350원이던 주가가 이달 2일 장중 30만400원까지 6배(508.7%) 폭등했다. 주가가 수직 상승하는 동안 시장에서는 과열론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이 같은 우려를 비웃듯 주가는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분 가치가 급등하면서 지주사인 코오롱까지 연초 2만130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9만원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역시 지난 3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3월 2일 10만4500원이던 주가가 지난 2일 55만9000원으로 434.9% 급등했다. 23일 종가 기준 한미약품 주가는 53만2000원으로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 지분 41.73%를 보유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가도 3월 2일 1만5150원에서 23일 15만원으로 10배 가까이 뛰었다.

한미약품 주식 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임성기 회장은 국내 주식 부호 순위 상위권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임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의 가치는 현재 2조8000억원대를 넘어서 연초 대비 10배가량 늘어났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바이오주는 시장 전체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코스피에서는 KRX바이오텍지수가 올 들어 7월 고점까지 133.15% 올랐고, 의약품지수 역시 128.93% 급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제약지수가 110.57% 올라 코스닥지수 700 회복의 일등공신이 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이나 한미약품 이외에도 일양약품 에스텍파마 녹십자 종근당 동아에스티 씨젠 등 바이오와 연관만 있다면 불이 붙었다.

상반기 주요 투자 주체의 자금이 어느 종목에 몰렸는지를 살펴보면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다. 기관의 경우 메디포스트(965억원) 메디톡스(731억원) 아미코젠(714억원) 쎌바이오텍(500억원) 녹십자셀(392억원) 휴온스(351억원) 순으로 매수세가 쏠렸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역시 종목별 '입맛'만 달랐을 뿐 제약·바이오주가 대부분이었다. 셀트리온(2902억원) 바이로메드(1503억원) 코오롱생명과학(952억원) 등이 개미들이 상반기 러브콜을 보낸 바이오주다. 외국인 역시 씨젠(645억원) 오스템임플란트(402억원) 등 바이오주 투자에 적극 나섰다.

바이오에 돈이 몰리는 현상은 벤처투자 업계에서 역시 최근 2~3년 사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 업종 기업에 신규로 투자된 벤처캐피털(VC) 자금은 2928억원. 전년 1463억원에 비해 2배, 2012년(1052억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올해는 5월까지 누적 투자액이 11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7억원) 대비 26%가량 늘었다. 하반기에 집중되는 벤처투자의 특성을 감안할 때 올해는 3000억원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지난해는 ICT 업종 기업들이 워낙 안 좋아서 상대적으로 바이오에 돈이 쏠린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바이오벤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바이오 산업은 부가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동안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기관·벤처캐피털을 불문하고 바이오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주 급등을 바라보는 증권가와 업계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증권가는 급등에 따른 부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는 추세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은 바이오주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에게 급등이나 매수를 부추기는 코멘트를 자제하도록 자체 입단속에 나섰으며 한국거래소도 바이오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가의 우려대로 실적 없이 상승한 바이오주들은 외부 요인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그리스 사태 및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출렁일 때 바이오주는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기술 이전이나 의미 있는 성과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실상이 따라주지 못해 주가의 과도한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쌓이던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대외 여건으로 인해 최근 좀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주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추가적인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어 성장성이 부각될 때마다 언제든 주가가 다시 뜀박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업계는 지금이 과열 국면인 것은 맞지만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어느 정도 과열은 필요하다고 본다. 강국진 엘앤케이바이오메드 대표는 "과거 벤처 붐 시절 IT기업에 투자하던 것에 비교하면 지금 바이오주에 투자하는 것은 다소 과열인 것은 맞다"면서도 "바이오 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하려면 바이오주가 더욱 조명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바이오주 주가가 거품이라면 산업 발전을 위해 이 거품이 오래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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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인기가 치솟으면서 거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주 차별화의 3대 키워드는 △주가 밸류에이션 △연구개발(R&D) 분야 △실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기업 펀더멘털(내재가치)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지만 바이오 업종은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에 훨씬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 때문에 기존 잣대만으로는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각 기업 기술경쟁력을 일일이 점검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투자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바이오 업종 내에서도 유독 주가수익비율(PER)이 높거나 별다른 호재 없이 단기 급등한 종목부터 배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코스피의 대표 제약주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은 PER가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각각 98.1배와 132.5배에 달하고, 동아쏘시오홀딩스(77배) SK케미칼(39.5배) 녹십자(31.2배) 등도 높은 편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각 업체의 R&D 성과와 상업화 가능성 등은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실적보다 성장성이 주가를 결정해 PER 등 비교 준거가 마땅치 않지만 동종 업체 간 비교를 통해서라도 지나치게 비싼 종목에 대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제약사 대표는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최근 주가가 급등한 10개 바이오사 가운데 9개사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 밸류에이션을 잘 살펴야 한다"며 "성과가 가시화하기까지 오래 공을 들여야 하다 보니 유망한 투자처를 고르기 까다롭고 투기성 자금도 많이 몰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주가 부담이 큰 곳을 제외한 뒤에는 각 기업의 'R&D 분야'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성장성의 지표이자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강대권 유경PGS자산운용 CIO는 "바이오·제약주 기업 가치는 과연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상대로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지 B2B 성공 여부에 달렸다"며 "기술을 수입할 자금 여력을 가진 글로벌 제약사가 20개 안팎으로 많지 않은 만큼 이들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신약 개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DNA 치료제, 표적 항암제 관련 기술의 수출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당장 실적이 큰 의미가 없다 하더라도 종목을 고를 때 실적을 참고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호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 내에서 주가가 동조화하고 있지만 하반기 실적 등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 대상 계절독감 백신 수출,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 대상 기술료 수취, 동아에스티는 인도로의 결핵 치료제 수출 등으로 하반기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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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100억파운드(약 17조6300억원) 규모 메가 펀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펀드를 통해 런던은 물론 영국 경제와 제약산업 발전을 이끌겠다"고 설명했다.

런던시가 마련한 이 콘퍼런스에는 릴리 화이자 등 주요 다국적 바이오 제약사들과 유럽투자은행(EIB), JP모건 등 대형 투자사들이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존슨 시장이 야심 차게 발표한 메가 펀드는 영국 제약산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조성되는 펀드다.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시장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국제 금융 중심지인 런던이 제약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금융에서 바이오·제약으로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그는 새삼 강조했다.

존슨 시장은 바이오 관련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미국 방문 당시 세계적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를 방문하고 이 회사가 향후 1300만달러(약 147억원)를 영국에 투자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연말까지 영국지사 인력을 기존 대비 두 배인 600명으로 늘리고 케임브리지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도 확장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EU 혁신을 위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7년간 240억유로(약 30조원)를 바이오에 쏟아붓겠다고 발표했다.

유럽만이 아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바이오를 전략 산업으로 키운 지 오래다. 세계 1위 시장을 보유한 미국은 이미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선점했다. 일본은 불황 타개를 위한 해법으로 바이오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도 2020년 바이오산업 대국 건설을 목표로 정부 차원에서 집중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은 초저금리 현상으로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대부분 성장성 높은 바이오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2009년 대비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주가는 거의 5배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두 배 오른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 기업의 기업공개(IPO)도 줄을 잇고 있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바이오 IPO 붐이 일면서 올 들어 무려 29개 바이오 제약사들이 IPO에 나섰다. 이들은 IPO를 통해 총 29억달러(약 3조2800억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 투자 붐을 타고 고액 연봉 최고경영자(CEO)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주노 세러퓨틱스의 한스 비숍 CEO는 주노 세러퓨틱스가 지난해 12월 IPO에 성공하며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비숍 CEO의 연봉, 스톡옵션 등 가치는 2014년 기준으로 882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는 블룸버그가 선정한 미국 연봉 순위 상위 100대 CEO 중 11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미국 바이오 제약사인 카이트 파머의 아리 벨데그룬 CEO도 연봉과 스톡옵션으로 2014년 기준 총 9520만달러를 챙겼다. 그는 고액 연봉 CEO 100명 중 8위에 자리 잡았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고령화로 의료 비용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바이오산업 육성은 성장과 복지를 함께 꿈꾸는 국가들의 공통분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이영욱 기자]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바이오 관련 장외주식, 벤처 등에 투자해 고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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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투자자문사들이 고유자산을 관련 주식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은둔의 투자고수 장덕수 회장이 이끌고 있는 DS투자자문은 지난 17일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장외주식 19억5500만원 규모를 처분했다. 자기자본 대비 7.26%에 해당되는 규모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재생의학전문 바이오기업으로 오는 24일 상장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치솟고 있다. 장외주식 정보제공 전문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주가는 지난달 25일 8만8000원에서 DS투자자문이 주식을 처분한 지난 17일까지 47% 상승했다. 회사측은 공시를 통해 "단순 투자목적의 보유주식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은 장덕수 회장이 설립한 DS벤처스의 DSV(DS벤처스) 디스럽티브 헬스케어 1호 투자조합에 2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이달에는 WF바이오헬스케어 투자조합에 30억원을 출자했다. 각각 자기자본대비 15.43%와 10.29%에 해당되는 규모다.

VM투자자문은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및 화장품 판매업체인 프로스테믹스를 합병할 예정인 KB제3호스팩에 투자했다 이달들어 9만7000주, 8억5600만원을 처분했다. 처분 후에도 42만389주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특화자문사인 파인밸류투자자문은 마스크팩 및 기능성 패치 제조업체인 KTH아시아 주식을 샀다고 공시했다.

프렌드투자자문은 올해 1~3월까지 코넥스기업인 엔지켐생명과학 주식 5만6626주, 15억700만원어치를 분할 매수했다. 자기자본대비 15% 규모다. 프렌드투자자문은 지난 4월에 주식 일부를 매도해 현재는 3만9899주를 보유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프렌드투자자문이 처음 주식을 샀던 지난 1월22일 3만2450원에서 현재는 7만원으로 2배이상 급등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자문사의 경우 고유자산 운용이 이익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운용사에 비해 감독 규정이 강하지 않아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중에는 지난해 투자자문사에서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쿼드자산운용이 고유자산 일부를 바이오·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쿼드자산운용은 이달초 고유자산 20억원을 자사가 운용하는 사모 롱숏펀드인 '쿼드데피니션7 글로벌헬스케어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에 투자했다. 자기자본 대비 7.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펀드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의 바이오·헬스케어 업체에 투자하고 국내 주식도 20% 가까이 편입한다.

김정우 쿼드자산운용 대표는 "헬스케어 펀드에 고유자산을 투입한 것은 투자 목적도 있지만 고객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성장산업인 만큼 각 국가, 기업마다 특성에 맞는 주식에 장기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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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미국 제약업체 일라이릴리,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성공
심부전 의약품 등도 출시 임박…작년에만 신약 61개 시판
15년 전 씨 뿌린 바이오기술, 유전자분석 등 통해 제2 도약



[ 임근호 기자 ] 미국의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23일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솔라네주맙’으로 명명된 신약이 뇌세포를 파괴해 치매에 이르게 하는 알츠하이머의 진행 속도를 3분의 1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릴리가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현재 4400만명에 이르는 치매환자 치료에 기여할 전망이다.

솔라네주맙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출시 준비 중인 많은 신약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신약 출시가 봇물을 이룬다”며 “글로벌 제약업계가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부전·콜레스테롤 치료제 출시 앞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9일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의 출시를 승인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이 약은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과 입원율을 기존 베타차단제와 이뇨제를 쓸 때보다 20%가량 줄여준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 저하로 충분한 혈액을 온몸에 공급해주지 못하는 병이다. 피로감과 숨가쁨이 느껴질 뿐 겉으로 확실하게 표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환자의 10%가 사망에 이를 만큼 가벼운 병은 아니다. 말기에는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치료제는 두 회사에서 각각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 1994년 개발된 스타틴이 듣지 않는 사람들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21일 유럽위원회(EC)로부터 출시 허가를 받은 미국 암젠의 레파타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약 55% 감소시킨다. 션 하퍼 암젠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은 “유럽인의 60%는 기존 스타틴 계열의 약으로 콜레스테롤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사노피가 미국 바이오기업 리네제론과 같이 개발한 콜레스테롤 치료제 푸랄루엔트도 조만간 FDA 승인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미국 화이자는 유방암 치료제인 이브란스를,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약 출시 경쟁은 지난해 절정을 이뤘다. 지난해 출시된 신약은 모두 61개로, 최근 10년간 평균인 34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15년 전 시작된 바이오기술 빛 발해

글로벌 제약업계는 한동안 신약을 내놓지 못했다. 신약 개발 프로젝트는 계속 실패했고, 특허 만료로 복제의약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위기감은 커졌다. 제약업계가 신약을 다시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은 ‘바이오 기술’ 덕분이다.

조 지메네즈 노바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기술 덕분에 전에는 시도해보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약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5년 전 ‘바이오 열풍’은 거품으로 끝났지만 그때 시도됐던 유전자 분석, 세포·단백질 치료제 개발 등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세기 의약이 작은 화학 분자를 합성해 신물질을 만드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크고 구조가 복잡한 단백질을 합성해 치료제를 만드는 바이오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암젠의 콜레스테롤 치료제인 레파타를 비롯해 최근 개발되는 신약은 대부분 단백질 치료제다. 화학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유전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지금 특허가 만료된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 치료제는 한 달에 4달러에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레파타나 프랄루엔트 같은 신약은 연간 1만달러(약 1160만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길리어드가 2013년 출시한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는 한 알에 1000달러에 달한다. 12주 동안 복용하면 90% 완치율을 보이지만 12주 약값만 8만4000달러(약 9700만원)다. 미국과 유럽에선 시민단체 등이 제약사를 상대로 약값을 인하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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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물건 아닌 재미를 판다"

SKT와 제휴…명동에 개점
스마트 테이블에 앉아 음식 먹으며 게임·웹서핑
증강현실 기술 대형 TV로 연예인과 사진촬영도
한쪽 벽면엔 미디어윈도…해변·눈오는날 등 연출
맛집 '고래사어묵'도 입점



[ 강영연 기자 ] 서울 명동의 세븐일레븐 중국대사관점에서 소비자가 증강현실기술을 이용해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와 사진을 찍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 진열대 위에 부착된 선반에서 광고가 흘러나왔다. 즐겨 마시는 요구르트에 대해 1+1행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선반에 휴대폰을 갖다 대자 쿠폰을 자동으로 내려받을 수 있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별로 선호하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24일 SK텔레콤과 제휴해 서울 명동의 중국대사관점을 국내 최초의 ‘스마트 편의점’으로 개점한다. 1층엔 기존 형태의 편의점이 있고 2층엔 휴게공간인 도시락카페와 숍인숍 방식의 어묵전문점 ‘고래사어묵’이 입점해 있다. 2층은 132㎡ 규모의 카페로 꾸몄다. 이곳에 설치된 탁자는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갖춘 스마트 테이블이다. 테이블에서는 인터넷 검색과 게임 등을 할 수 있고 근접무선통신(NFC) 기능으로 휴대폰에 저장된 동영상이나 사진을 볼 수도 있다.

테이블 중 하나는 증강현실기술이 적용된 대형 TV와 연결돼 있다. 증강현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상품·건물 등에 다양한 부가 정보를 덧씌운 것이다. 테이블에 앉으면 TV 화면에 나타난 걸그룹 멤버 혜리와 함께 춤을 추거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찍은 사진은 휴대폰으로 전송도 할 수 있다. 구인회 세븐일레븐 마케팅팀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편의점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미래형 점포”라고 설명했다.

한쪽 벽면엔 풀HD스크린 10대를 연결해 만든 ‘미디어 윈도’를 설치했다. 사람이 다가서면 자동으로 인식해 메뉴가 활성화된다. 비오는 시골 풍경, 눈오는 마을 풍경, 도시 야경, 해변 등의 화면을 선택해 볼 수 있다. 구 팀장은 “도심에서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힐링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명동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 대구, 전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스마트 편의점을 내고 서비스 수준도 높일 계획이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강원 속초에는 롯데백화점은 없지만 세븐일레븐은 있다”며 “증강현실시스템을 이용해 옷을 입어보고 백화점에 주문하면 편의점에서 제품을 받아 보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이 스마트 편의점을 미래형 점포로 선택한 것은 단순히 상품만 팔아서는 소비자를 유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2만7000여개로 인구 1900명당 한 개꼴이다. 일본, 미국과 비교해도 많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정 대표는 “똑같은 물건만 팔아선 고객을 모을 수 없다”며 “물건이 아니라 ‘재미를 파는 곳’으로서 스마트 편의점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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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유럽 부동산은 거품 논란…M&A 시장선 입지 좁아져


[ 김은정 기자 ] 사모펀드(PEF)가 돈만 쌓아놓은 채 제대로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유럽 부동산 등 주요 투자처가 거품논란에 휩싸인 데다 국부펀드와 연기금의 잇단 참여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입지가 줄고 있어서다.

23일 시장조사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가 투자처를 결정하지 않고 손에 쥐고 있는 투자금이 1조1400억달러(약 1327조원)로 조사됐다. 2000년 이후 최대다. 유럽지역 사모펀드의 자금 집행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럽지역 사모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008년 이후 최대다. 유럽지역 227개 사모펀드가 확보한 투자금만 1036억유로(약 133조원)다. 하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지난달 기준 1374억달러가 집행되지 못했다. 프레퀸은 “작년 한 해 동안 유럽지역 사모펀드가 사들인 자산이 1010억달러 정도”라며 “이런 속도면 앞으로 신규 자금을 전혀 끌어모으지 않아도 기존 투자금을 집행하는 데만 최소 1년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치솟은 자산 가격이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베팅을 가로막는다고 분석했다. 유럽 부동산시장이 대표적이다. 초저금리 기조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가 맞물려 유럽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산거품 논란이 있을 때 자금 집행을 성급하게 하면 오히려 수익률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기업 M&A시장에서 사모펀드의 입지가 위축된 것도 이유로 꼽혔다.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처인 M&A시장에 세계 국부펀드와 연기금의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는 “확보한 투자금 집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사모펀드의 핵심 수입원인 수수료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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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2017년 2분기 라인 완공
생산효율 4배 이상 높아져
'접는 스마트폰' 박차



[ 정지은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경북 구미시에 1조500억원을 투자해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라인을 새로 짓는다. 휘어지는 스마트폰,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의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에 6세대(1850×1500㎜) 크기의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을 설치하기로 하고 경상북도 및 구미시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기판을 잘라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를 제조한다. 3분기 투자를 시작해 2017년 2분기 완공할 예정이다. 플렉시블 OLED는 접거나 돌돌 마는 등 자유롭게 형태를 바꿀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라인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은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플렉시블 OLED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 LCD(액정표시장치) 대신 OLED 패널을 적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OLED는 백라이트가 없어 두께가 얇고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으로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기가 편하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화면 밝기도 상당히 개선됐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중소형 OLED 패널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중국 에버디스플레이가 중소형 고화질(HD)급 OLED 패널을 생산한 데 이어 대만 AUO, 이마진도 최근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용 소형 패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시작되자 LG디스플레이는 단순 OLED 패널보다 한 단계 진화한 플렉시블 OLED 패널에 주목했다. 플렉시블 OLED는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다. 지갑형으로 접는 스마트폰이나 차량 내부의 곡면형 디스플레이도 제작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경기 파주사업장에서 중소형 4.5세대(730×920㎜) 플라스틱 OLED를 월 1만5000장 생산했다.

2017년 2분기 신규 라인이 완공되면 6세대 크기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월 7500장(기판 투입 기준) 생산할 계획이다. 패널 한 장에서 5.5인치 스마트폰 200개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4.5세대보다 한 장의 패널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제품량이 약 네 배 많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매출 7076억원, 영업이익 4881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199.3% 늘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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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2분기 영업익 1조7509억 '바닥 탈출'

신형 투싼·아반떼 투입…중국시장 마케팅 강화
1주당 1000원 중간배당…배당성향 30%까지 확대



[ 박준동 기자 ]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은 23일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연초에 세웠던 올해 판매목표인 505만대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신흥시장의 경기 위축이 지속되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판매목표 감축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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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큰 폭으로 호전된 데다 원화 환율이 상승하며 하반기엔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합산 판매목표인 820만대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과 신차로 하반기 턴어라운드”

현대차가 내놓은 2분기 경영 실적은 국내 대표 자동차기업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의 1분기 실적은 ‘쇼크’ 수준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 넘게 줄었고, 영업이익은 18% 이상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7분기 만의 최저치였다.

2분기 실적도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매출은 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1%나 줄어들었다. 상반기 전체로도 매출(43조7644억원)은 1.4% 줄었고 영업이익(3조3389억원)은 17.1% 감소했다.

하지만 1분기와 비교하면 2분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와 10.3% 늘어났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 호전에 대해 원화 환율 상승과 세계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평균 원화 환율이 달러당 1025원80전이었지만 최근 1160원대로 뛰어 영업환경이 호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중국시장은 성장이 둔화되고 토종업체들이 치고 올라와 연간 판매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면서도 “다른 지역에 신차를 출시해 전체 판매목표를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선 이미 출시한 신형 투싼을 미국과 유럽엔 7~8월에, 중국에선 9월에 판매를 시작한다. 인도에서는 전략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를 최근 내놨다. 또 미국에서 주력 차종인 아반떼를 하반기 선보여 판매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 사장은 중국시장 대응 방안과 관련, 단기적으로는 토종업체와의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늘리고 광고 마케팅비를 증액하는 한편 투싼 투입 시점도 애초보다 앞당겼다고 말했다.

주주 중시 경영 강화

현대차는 이날 보통주 기준 10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현대차가 중간배당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옛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논란에다 영업환경 악화로 올 들어 주가가 떨어지자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4월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데 이어 이번에 중간배당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현대차의 배당성향을 단기적으로는 국내 상장사 평균 수준인 15% 선으로 높이고 중장기적으론 글로벌 자동차업계 수준인 25~30%까지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보통주 기준으로 주당 3000원을 배당했으며 배당성향은 11.1%였다.

현대차는 이날 한전 부지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 부지 인수대금 10조5500억원 가운데 70%를 냈으며, 나머지 30%도 9월에 완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근 서울시에 제출한 한전 부지 최종 개발제안서에서 공공기여금을 1조7030억원 규모로 제안한 바 있다. 이 사장은 “한전 부지 개발 착공까지 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시의 협조로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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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프리미엄 전략으로 상반기 휴대폰 매출 87% 급증

기술력+마케팅 무장…'중국폰=싸구려' 탈피
유럽·중동 등 해외비중 40%
"삼성·애플 위협할수도"



[ 전설리 기자 ] “샤오미보다 화웨이가 더 위협적이다.”

작년 중국 신생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급부상하자 삼성전자 고위 임원이 한 말이다.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2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뛰었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샤오미가 장악한 시장은 중국, 중저가 제품군에 머물렀다. 화웨이는 탄탄한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중고가 제품을 내세워 약진하고 있다. 화웨이가 샤오미보다 위협적인 이유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 휴대폰 매출 급증

올해 상반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72억3000만달러였다. 판매량은 39% 늘어난 4820만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수요 증가율 7%를 훨씬 웃돈다.

중고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70% 증가했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31%, 총 수익의 42.9%를 차지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독식해온 고가 제품 시장도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체 판매량 4820만대 가운데 해외 판매량 비중은 약 40%(약 2000만대)다. 유럽, 중동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북아프리카 지역 매출은 160%가량 증가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7.6%를 점유해 삼성전자(26.8%) 애플(16.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화웨이의 고가 스마트폰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며 “올해 스마트폰 사업 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삼성·애플 위협하나

화웨이의 약진은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나온 성과여서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내수와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동안 과감하게 중고가 전략을 썼다. ‘중국산=싸구려’ 이미지를 탈피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기도 한 화웨이는 통신장비사업을 하며 해외 통신사와 구축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스마트폰 마케팅에 활용했다. 축구에 열광하는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국 아스날, 이탈리아 AC밀란 등 축구팀의 공식 파트너사로 나섰다. 몇 년간 공들인 브랜드 이미지 개선 작업이 최근 들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는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글 레퍼런스(기준) 폰인 넥서스폰을 제작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해외시장 입지가 강해지면 삼성전자와 애플에 새로운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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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 완다, 올 들어 백화점 13점 폐쇄..완커는 실적 반토막
- 부동산 경기 둔화에 소비 침체 겹쳐..'각생'도 힘겨워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부동산업계의 양대 산맥인 완다(萬達)와 완커(萬科) 그룹이 깊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두 회사는 두 달여 전 전격적으로 협력 체제를 구축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조차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3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완다와 완커는 지난 5월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대형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운 바가 없다. 오히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소비 침체에 가로막혀 각자도생 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두달 전 두 부동산 거물의 만남은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완커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주택 판매고 1000억 위안(약 17조5000억원)을 넘기며 2008년 세계 최대 주택개발 기업에 오른 ‘부동산 공룡’이다. 완다는 세계 최대 상업부동산 기업으로 거대한 영화관 네트워크와 고급 호텔망도 갖추고 있다.

당시 완다와 완커는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두 기업 모두 혁신과 돌파구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전략적 협력’이라는 공통 분모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협력 규모만 수 조위안대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세계 부동산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예고했다.

왕젠린(王建林) 완다 회장은 두 기업의 협력이 단순히 토지 공동 구매와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게 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부동산업계의 새로운 발전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업황 둔화에 힘이 빠져 이렇다 할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양사 모두 침체의 수렁에 더욱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다.

중국의 소비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완다그룹은 운영 중이던 백화점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99개였던 완다백화점은 올 들어 13곳이 문을 닫으면서 현재 86곳만이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 10개 백화점을 폐쇄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3개 점포를 추가로 닫았다.

문제는 매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백화점 40여곳을 추가 폐쇄할 지경이라는 점이다. 완다 관계자는 “매출과 수익이 나는 백화점 45개 정도만 유지할 계획”이라며 “폐점한 백화점 자리에는 각종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가 이같은 백화점 영업 중단 소식을 알리면서 중국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왕스 완커그룹 회장
완다를 형님으로 모시며 든든한 동생이 되겠다던 완커 역시 협력을 도모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완커는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반토막났다. 지난 13년 동안 부동산 기업 매출 1위를 차지했던 완커가 지난해 2위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도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의 주택 매매는 7.8% 줄었고 올해 1분기에도 9.1%나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업체들의 수익률은 떨어지고 부채 비율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상하이에서 개최된 와이탄 금융서밋에서 왕스(王石) 완커 회장은 향후 10년 사업 계획에 있어 제조에서 기술로, 판매에서 서비스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회장은 “부동산 사업에서 완다와 공통된 가치 아래 협력을 하려고 한다”며 “이미 새로운 자원을 결합하는 과정에 들어섰다”고 언급했다.

김대웅 (daxi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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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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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능 베끼지 마라”…중국, 방송사에 ‘시진핑 이념 단속’

[한겨레] “도를 넘는 저속함·오락성 근절해야” 지침

“건강한 사회주의적 핵심 가치 부각시켜야”


“한국 프로그램을 베끼지 말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담으라.”

중국 당국이 22일 자국 예능 프로그램 단속에 나섰다. 시진핑 주석 취임 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이념 단속이 안방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방송·신문·출판 총괄 기구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22일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은 저속한 허영심과 물신주의를 배격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고양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각 방송국에 내려보냈다.

광전총국은 “최근 몇년 사이 일부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청률 올리기에 집착해 신변 잡기적인 말장난과 호들갑떨기에 매달리고, 사치 낭비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며 “도를 넘는 저속함과 오락성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대신 광전총국은 “예능 프로그램은 긍정, 감동적인 내용을 담고 시비를 분명히 가려야한다.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왜곡하거나 부풀려선 안 된다”며 “정직, 인내 등 건강한 사회주의적 핵심 가치관을 부각시키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광전총국은 또 “마약 복용이나 알코올 중독 전력이 있는 사람은 출연진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했다.

광전총국의 이런 움직임은 사회주의 이념 강화와 반부패를 내건 시진핑 정권의 방침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줄곧 “마르크스 주의 교육과 중국 전통문화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고 서구 사상에 물드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광전총국은 한국 예능프로그램 모방 풍조에도 제동을 걸었다. 이 기관은 “일부 예능 프로그램이 한국이나 미국 방송의 틀을 그대로 가져오다시피하는 풍조는 근절해야한다”며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중국 고유의 문화에 자부심을 지니고 이를 반영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중국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중국판 ‘런닝맨’, ‘아빠 어디가’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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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NASA 관계자들 "지구 2.0의 유력한 후보…경외감 든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지녔을 개연성이 있는 '또 하나의 지구'가 태양계 밖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지구에서 1천400 광년(1경(京)3천254조(兆) km) 거리에 있는 이 행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들 중 크기와 궤도 등 특성이 지구와 가장 비슷해 '지구 2.0'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3일(현지시간) 전 세계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브리핑을 통해 항성 '케플러-452'와 그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 '케플러-452b'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백조자리에 있는 항성 케플러-452는 분광형으로 볼 때 태양과 같은 'G2'형이며, 온도는 태양과 비슷하고 지름은 10% 더 크고 밝기는 20% 더 밝다.

이 항성의 나이는 60억 년으로, 우리 태양(45억년)보다 15억 년 더 오래됐다.

그 주변을 도는 행성 케플러-452b는 지름이 지구의 1.6배이며, 공전 궤도는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존재할 수 있는 '거주 가능 구역' 내에 있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며 지구 크기와 비슷한 외계 행성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플러-452b는 또 지금까지 발견된 '거주 가능 구역' 행성들 중 가장 크기가 작다.

케플러-452b의 공전주기는 385일로 지구보다 약 5% 길고, 이 행성과 그 모항성 케플러-452의 거리는 지구-태양 간의 거리보다 5% 멀다.

이 행성의 질량과 화학적 조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과거 연구 경험으로 보면 이 정도 크기의 행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바위로 돼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있다.

케플러-452b의 발견을 계기로 지금까지 확인된 행성의 수는 1천30개로 늘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을 학술지 '디 애스트로노미컬 저널'에 게재할 예정이다.

NASA 과학 미션국 부국장 존 그런스펠드는 "다른 항성들이 행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지 20년이 되는 해에 케플러 외계행성 계획이 지구와 우리 태양을 가장 닮은 행성과 항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흥분되는 결과는 우리가 지구 2.0을 찾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가도록 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케플러 망원경의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NASA 에이미스 연구소의 존 젠킨스는 "케플러-452b는 지구보다 나이가 많고 몸집이 큰 사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 행성이 지구의 진화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행성이 거주 가능 구역에서 60억 년을 보냈다고 생각하면 경외감이 든다"며 "만약 이 행성에 생명이 존재하는 데 필요한 성분들과 조건들이 모두 있었다면, 생명이 발생하기 위한 상당한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이날 케플러 망원경으로 관측된 외계 행성 후보 목록의 제7차분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올해 1월 발표된 제6차분보다 521개 많은 4천696개의 행성 후보들이 수록돼 있다. 추가된 부분은 2009년 5월부터 2013년 5월까지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행성 후보는 관측과 분석 등으로 후속 확인이 이뤄져야 행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새 행성 후보들 중 지구의 1∼2배 지름을 갖고 있고, 각 모항성의 거주 가능 구역에서 공전하고 있는 것은 행성으로 확인된 케플러-452b를 포함해 12개였다.

이 중 크기와 온도가 우리 태양과 비슷한 항성의 주변을 도는 것은 케플러-452b를 포함해 9개다.

연구팀은 제7차 케플러 행성 후보 목록에 관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디 애스트로피지컬 저널'에 투고할 예정이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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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평창 전경련하계포럼 강연


[ 강현우 기자 ]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사진)은 23일 “직원 개개인이 회사의 창업자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기업이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23일부터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CEO 하계포럼’에서 강연을 통해 ‘기업 속 창업자’라는 뜻의 신조어 ‘인트라프러너(intrapreneur)’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트라프러너는 ‘기업가·창업가(entrepreneur)’에 ‘내부’를 뜻하는 ‘intra’를 더한 말이다.

김 회장은 198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한국인 최초로 디자인 벤처인 이노디자인을 설립한 뒤 한국과 미국을 기반으로 디자인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기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는 사람이 인트라프러너”라며 “인트라프러너를 많이 키우는 것이 창조경제의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일하기 전부터 마음이 설레고, 그 일에 흠뻑 빠져들고, 자기를 행복하게 한 일이 남에게도 기쁨과 행복을 줘야 한다”며 “그런 직원이 많은 회사가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서빙하는 직원이 ‘사장을 위해 음식을 나른다’고 생각하면 평범한 직원이지만 ‘손님을 위해 음식을 대접한다’는 마음을 가지면 그 사람이 바로 인트라프러너”라고 설명했다.

평창=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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