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무역의존도(수출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2011년 현재 110.30%로 G20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2009년 95.76%로 사우디아라비아(96.66%)에 이어 2위였으나 2010년 101.98%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선 뒤 2011년에도 G20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독일(95.19%), 사우디아라비아(92.25%), 영국(66.49%), 멕시코(64.70%), 캐나다(63.48%) 순이었다. 반면 내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우리나라는 G20 가운데 17위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2011년 현재 52.93%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보다 민간소비 비중이 낮은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30.16%), 중국(34.40%), 러시아(49.34%) 등에 불과했다. 무역의존도가 높고 내수 비중이 낮은 경제는 구조적으로 외부 요인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구조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G20 중 올해 1분기 국민계정 통계가 나온 15개국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15개국 중 가장 높았고, 내수 비중은 14위였다. 2분기(13개국) 무역의존도 역시 13개국 가운데 1위였고, 내수비중은 13위로 가장 낮았다.
높은 대외의존도와 취약한 내수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질 GDP증가율(전기 대비)은 1분기 0.9%에서 2분기 0.3%로 급락했다. 이는 수출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내수마저 경제의 버팀목이 되지 못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출의 성장기여도(전기 대비)는 1분기 1.7%포인트에서 2분기 -0.3%포인트로 하락 반전했다.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도 같은 기간 0.5%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축소됐다.
세계 4대 회계법인인 딜로이트는 ‘9월 아시아 태평양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수출 둔화의 충격을 내수가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를 취약점으로 꼽았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