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트위터로 선전포고하고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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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하마스의 주요 지도자인 아흐메드 자바리의 제거 소식을 알리며 트위터에 게재한 사진 |
이스라엘 방위군(IDF;The Israeli Defense Force)이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면서 기자회견 대신 트위터로 공격사실을 알렸다. 선전포고를 트위터로 한 셈이다.
IDF 공식 트위터에는 태평양 기준시로 오전 7시쯤 “테러사이트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 & 작전중 #가자지구에서, 그들 중 우두머리인 #하머스 & 이슬라믹 지하드 타켓”이라는 최초의 트윗 문구가 올라왔다. 이 트윗은 1억4000만명의 트위터 이용자들이 최신 화제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트위터 내의 용어인 해시태그까지 사용했다.
IDF는 이후로도 공습 상황 및 하머스가 이스라엘 국민에게 행한 폭력 그리고 이스라엘군이 공격한 가자지구 상황 등을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또 플릭커와 페이스북에도 이스라엘군이 공격하는 사진 등을 게재했다. 태평양 표준시 오전 12시쯤에는 #가자,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이 트위터 네트워크에서 실시간 급상승 키워드가 됐다.
정규군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 전투 상황을 생중계한 것에 대해서는 큰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2010년~2011년 이집트와 튀니지의 등 ‘중동 민주화 혁명’때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소셜 미디어는 집권세력이나 정규군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험을 보여줬다.
IT전문매체인 올씽스디지털은 15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선전포고를 하는 ‘소셜 워페어(Social Warfare)’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제공하는 정보는 실시간으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전략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전파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위터나 페이스북, 플릭커 등 소셜미디어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이런 용도로 소셜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것이 이용약관에 적법한 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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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공식 영문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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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0세 미만 어린이 인구 2030년엔 남한 추월"
출산율 0.83명 높아
북한과의 체제 대결에서는 승리했으나, 향후 인구 경쟁에서는 남한이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한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한 반면, 북한은 기존 인구의 재생산이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 분석과 문제점'에 따르면 2008년 현재 북한 여성의 출산율은 2.02명으로 남한(1.19명)보다 0.83명이나 높았다. 북한 전체인구 2,405만2,000명 중 10세 미만(355만6,000명) 비중도 14.79%로, 같은 시기 남한 비율(10.4%)보다 4.3%포인트나 높았다. 북한은 10대 인구 비율(16.9%)도 남한(13.6%)보다 높았으며 20대(14.8%)에서 남북이 같아진 뒤, 30대 이상에서는 남측이 줄곧 높았다.
이에 따라 북한의 출산율이 유지돼 10세 미만 인구가 2008년 수준에서 하락하지 않는다면, 2030년대 말에는 남한의 10세 미만 인구를 추월하게 된다. 정부의 출산율 제고대책이 중간 수준의 효과를 발휘해도 2039년에는 남한의 10세 미만 인구가 현재의 72% 수준인 370만명으로 하락한다는 게 통계청 추계다. 또 출산장려 대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면, 2022년 전후부터 10세 미만 인구가 북한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한편 KDI는 "북한이 2008년 인구센서스에서 '군인 숫자'(거주지 미분류)를 70만명이라고 발표했으나, 통계 조작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재추정하면 국내외에서 일반적으로 추정하는 116만명이 맞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25~29세 연령대(5.03%)의 '거주지 미분류' 비율을 20~24세(21.7%)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발표했으나, 북한 군의 긴 복무기간(10년)과 영외 거주 가능성을 감안하면 북한 군대의 총 규모는 100만명을 훨씬 넘는다는 것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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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화약고 `가자` 일촉즉발…전쟁 임박
지난 14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조직 수장인 아흐마드 알자바리를 사살하면서 촉발된 양측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까지 불사하겠다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하마스도 이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하고 있어 2008년 이후 4년 만에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까지 사흘간 팔레스타인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19명이 숨지고 235명 이상이 다쳤으며 이스라엘에서는 3명이 사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군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대폭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마스가 로켓포 공격을 계속하면 이스라엘은 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또 가자지구의 군사 작전 확대를 위해 예비군 3만명 소집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측은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가능한 옵션을 준비하고자 예비군 소집 확대를 승인했다"며 "정부 승인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도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다.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격파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하마스의 군 최고사령관이 숨졌지만 적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은 하마스에 책임을 돌리면서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강하게 비난한다"면서 "하마스의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아랍 국가들은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비판했으며 주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하고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헤샴 칸딜 총리를 가자지구에 파견하기로 했다. 시리아와 터키 정부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공격을 비난했다. 아랍연맹은 이집트 요구에 따라 17일 카이로에서 긴급 외무장관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정전 합의를 타진하기 위해 다음주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습해 가자시티 인근 텔 알 하와에 위치한 하마스 내무부 청사도 파괴됐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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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달라도 너무 다른 독일
독일 정부가 유대인 홀로코스트(대학살) 피해자들 중 아직 보상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보상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67년이 지났지만 독일은 과거사를 반성하며 보상을 계속하고 있다. 역사를 왜곡하고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일본과는 다른 모습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사진)은 베를린 소재 유대인 박물관에서 율리우스 베르만 유대인배상회의(JCC) 의장과 만나 홀로코스트 피해 보상을 위해 제정된 '룩셈부르크 협약' 개정안에 서명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15일 보도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독일 인포라디오방송에서 "동유럽과 옛 소련 지역에는 아직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많다"면서 "신청하면 지금이라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정부는 동유럽 지역 홀로코스트 생존자 8만명에게 보상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전 세계 10만명의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생계 지원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일시금 2556유로(약 355만원)와 매달 300유로(약 42만원)의 연금을 받게 된다. 독일 정부는 1952년 나치가 유대인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30억마르크(2조1000억원)를 보상했다. 독일 정부가 지금까지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에게 보상한 금액은 700억달러(76조2000억원)에 달한다.
쇼이블레 장관은 "보상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저지른 죄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역사를 기억해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 등을 경계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의 보상 확대 발표에 대해 유대인 단체들은 환영했다. 미국인 유대인 평의회의 데드리 베르거 베를린 지국장은 "늙고 약해진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더 각별한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독일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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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휩싸인 日·英 유명 방송인
일본과 영국의 유명 방송인들이 연이어 성추문에 휩싸였다. 일본 NHK의 아나운서는 전철 성추행으로, 영국 BBC의 전직 진행자는 아동 성범죄로 공영방송의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NHK의 아침 뉴스 '안녕 일본' 주말 진행자인 모리모토 다케시게(47ㆍ왼쪽)는 지난 14일 저녁 7시 45분께 도쿄 시부야 인근 전철에서 20대 여대생의 옷에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모리모토는 이날 동료와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집과 반대 방향의 전철에 탑승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의 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된 모리모토는 경찰에게 "귀가하던 중이었을 뿐 (피해 여성을) 만진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NHK 측은 "관계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면서 "사실관계를 조사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유명 MC의 생전 성범죄 파문으로 이미 진통을 겪고 있는 BBC는 전 진행자 데이브 리 트래비스(67ㆍ오른쪽)가 아동 성범죄 혐의로 15일 경찰에 체포됨에 따라 충격에 휩싸였다.
영국 경찰은 지난해 사망한 BBC 유명 진행자 지미 새빌의 아동 성범죄를 수사하던 중 60대 남성을 아동 성범죄 혐의로 체포했는데, 그는 1993년까지 BBC 라디오1의 진행자로 활약한 트래비스로 확인됐다고 15일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트래비스가 새빌의 범죄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성범죄로 경찰에 체포된 BBC 출신 진행자는 마이클 수터 노퍽지국 전 진행자와 트래비스 2명으로 늘어났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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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지속 가능 경제, 재생에너지에 달렸다
■에너지명령(헤르만 세어 지음, 고즈윈 펴냄)
이 책의 제목은 190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빌헬름 오스트발트(Wilhelm Ostwald)가 1912년에 출간한 저서 '에너지 명령'(Der energetische Imperativ)에서 유래했다.
오스트발트는 칸트의 '정언 명령'을 차용해 제목을 붙인 이 책에서 "화석 연료라는 뜻밖의 유산이 지속적인 경제의 원칙들을 놓쳐 버리고 되는대로 살게 유혹했다"며"또 화석 연료는 필연적으로 고갈될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제는 전적으로 태양 복사(solar radiation)의 에너지 공급에 근거할 수 있을 뿐이라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르만 셰어는 오스트발트가 에너지 혁명에 부여한 '도덕률'을 넘어 '자연법칙적' 의미를 강조해 그 급박함을 지적한다.
"도덕률의 준수 여부는 도덕적인 문제다. 이 물음은 사회적 공동생활의 품질을 결정한다. 그러나 자연법칙은 우리에게 어떤 선택도 허용하지 않는다. 자연법칙의 무시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와 결국 칸트의 윤리적 원칙들 역시 실현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처럼 셰어의 주장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자연의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천부적 '인권'의 유일한 해답으로 설명한다. "종래의 에너지 시스템을 고수하는 한, 삶의 현실에서 기본권의 실현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에는 깨끗한 공기와 사용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인권, 또는 실제로 지속적인 (즉 다음 세대들을 포괄하는) 경제 방식에 대한 인권이 해당된다. 이 모든 권리는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변화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저자의 논리는 간명하다.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변화는 인권에 근거를 둘 수 있는 정치적인 행동의무"라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기 때문에 유예해야 할 어떤 윤리적 정당성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1만5,000원.
우현석 선임기자 hnskwoo@sed.co.kr
에너지 명령(재생가능에너지로의 100퍼센트 전환은 바로 지금 이다)
저자 헤르만 셰어(HERMANN SCHEER)는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이며,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여덟 번이나 연방의원에 당선된 현실 정치인이다. 유럽태양에너지학회 의장, 세계재생가능에너지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독일 재생가능에너지법안의 선구자이자 새롭게 설립한 국제재생가능에너지기구의 발기인이다. 최근까지 태양에너지 확산과 관련된 국제사업에 참여했다. 대안 노벨상, 세계태양에너지상, 세계 바이오에너지ㆍ풍력ㆍ태양에너지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타임》지에서 ‘녹색 세기를 만든 영웅(HERO FOR THE GREEN CENTURY)’으로 선정됐다. 지은 책으로 《정치인을 위한 변명(DIE POLITIKER)》,《태양 에너지와 세계 경제(SOLARE WELTWIRTSCHAFT)》, 《에너지 주권(ENERGIEAUTONOMIE)》 등이 있다
1부 현재에 대한 점검
1장 재생 가능 에너지의 대안은 없다: 오랫동안 배척된 자연법칙적 명령
1. 현상의 힘: 화석/핵에너지 공급의 세계상
2. 잘못된 평가: 전통적인 에너지 사유의 연금술
3. 100퍼센트 시나리오: 기술적 가능성부터 전략까지
4. 구조적 갈등: 상반되는 에너지 시스템 간의 긴장 관계
5. 동원: 정책 전복을 위한 에너지 변화
2장 지연의 방법과 심리학: 정체, 유예 및 (비)자발적 동맹
1. 조직된 미니멀리즘: 세계 기후 회의와 탄소 배출권 거래
2. 무너지기 쉬운 다리: 핵에너지와 CCS 발전소의 함정
3. 시장 자폐증: 재생 가능 에너지에 관한 네 가지 거짓말
4. 시민의 정치적 용기 박약: 미래를 걸고 도박하다
3장 사이비 진보 브레이크 슈퍼그리드: 데저텍 및 북해 프로젝트는 새로운 거인증
1. 슈퍼그리드: 재생 가능 에너지의 발목을 잡는 우회로
2. 사회학이 빠진 과학 기술: 예측 불가능한 데저텍 프로젝트
3. 경솔한 계산: 시텍의 경제적 효과
4. 우선순위 갈등: 슈퍼그리드 플랜의 정치적 오용
2부 100퍼센트를 위한 ‘창조적 파괴’로의 도약
4장 촉진: 재생 가능 에너지의 자유로운 발전
1. 시스템 파괴자: 에너지 주권을 위한 과학 기술 잠재력의 성장
2. 주역: 재생 가능 에너지로 나아가는 사회적 경제적 운동
3. 우선권: 사회적 용인을 위한 현대의 질서 자유주의 체제
4. 공동 재산: 에너지 대비를 위한 자치 단체의 역할
5장 생산적인 판타지: 경제 명령으로서의 에너지 변화
1. 시너지: 다기능적인 활용을 위한 신제품
2. 변환: 비생산적인 경제 부문의 용도 변경
3. 해방: 개발 도상국의 기회와 ‘데저트 경제(DESERT-ECONOMY)’
4. 예방: 에너지 수출국의 미래 가능성
6장 ‘의제 21’의 재장전: 에너지 변화를 위한 세계 연방제적 발의
1. 350피피엠: 확대되는 농업 및 임업을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 행동
2. 제로 배출에는 ‘무이자’: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개발 신용 대부
3. 인간의 잠재력: 국제적 교육 공세와 IRENA의 역할
4. 원자력 시대의 청산: 세계적인 핵무기 금지를 통한 핵에너지 하차
7장 가치 결정: 에너지 경제주의 대신 사회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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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과학적 방법 통한 창업 성공 전략 제시
■린 스타트업(에릭 리스 지음, 인사이트 펴냄)
일상의 많은 부분을 과학의 결과물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사회다. 과학이 이런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은 무엇보다 검증 가능성과 재현 가능성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창업이나 비즈니스 세계의 성공은 개인의 영웅담이나 미담성 교훈으로 결론 나는 경우가 많다. 극도로 불확실한 창업환경에서 과학적 방법을 통해 창업에 성공하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는 린 스타트업(The Lean Startup)운동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방법론이다
이 책은 창업과 사업성공의 경우도 개인의 뛰어난 능력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과학적 실천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린 스타트업의 창시자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창업 실패와 성공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 창업에 필요한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전통적인 기업에서는 치밀한 시장 조사를 거쳐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을 인원과 자본이 제한된 신생기업에서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이점을 간파하고 기존 방식과 달리 빠른 피드백을 통한 제품 개발과 신속한 과학적 실험 같은 실천을 통해 고객이 정말 무엇을 바라는지 배우는 데 집중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신생기업이 급변하는 상황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계획을 조정하며 사업과 회사를 성장시키고 확장하는 기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또 대기업의 경우도 신생회사와 마찬가지로 혁신과 새사업 창출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결국 린 스타트업 방법론으로 그와 같은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제안한다. 대기업 내에서 혁신 조직을 숨겨 개발하는 방식이 지닌 위험성을 지적하고, 적절한 합의와 보상 체계 내에서 혁신 조직의 성과가 원래 조직에 반영되는 일련의 전략도 제시한다.
정승양기자
schung@sed.co.kr
린 스타트업(실리콘밸리를 뒤흔든 IT 창업 가이드)
2000년대 초기 불었던 벤처창업을 되돌아보면 '열에 아홉은 실패한다'는 아픈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벤처창업을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로 부른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는 새로운 출발, 도전정신, 패기를 다시금 북돋아 주며 벤처창업의 아픈 기억을 지우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단지 용어만 바뀐 것이 아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실리콘밸리에서는 벤처창업의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을 계속해서 발전시켜왔다. 이 발전의 결과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린 스타트업이다.
린 스타트업의 핵심은, 플랜 B, 플랜 C에 있다. 출발 당시 세웠던 플랜 A를 절대적으로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시의 적절하게 계속 플랜 B, 플랜 C로 발전시키는 것을 '성공하는 비결'로 제시한다. IT 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높여 있다. 창업 당시의 플랜 A가 속도에 뒤처지는 것은 당연하다. 완벽한 플랜 A를 준비하기보다는 빠르게 플랜 B, 플랜 C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린 스타트업은 그래서 저비용 고효율 창업이론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플랜 A, 플랜 B, 플랜 C를 실천하기 위한 사업 계획 수립과 고객 인터뷰 방법, 스타트업의 효율을 위한 업무 지침에 이르기까지 저비용 고효율을 가능케 하는 린 스타트업의 진수를 보여준다.
파트 1. 로드맵을 작성하라
__1장 메타 원칙
____1단계: 플랜 A를 문서화하라
____2단계: 사업 계획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을 식별하라
____3단계: 계획을 체계적으로 테스트하라
__2장 린 경영 사례
____사례 연구: 어떻게 이 책을 집필했는가 반복 개선했는가
파트 2. 플랜 A를 문서화하라
__3장 린 캔버스 작성
____가능 고객 브레인스토밍하기
____린 캔버스 작성
____이제 여러분의 캔버스를 작성하라
파트 3. 계획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을 식별하라
__4장 우선순위 결정
____위험이란 무엇인가?
____다양한 사업 모델의 순위를 정하라
____외부의 조언을 구하라
__5장 실험 준비
____문제/솔루션 팀 구성
____효과적으로 실험하기
____반복 메타 패턴을 위험에 적용하기
파트 4. 계획을 체계적으로 테스트하라
__6장 고객 인터뷰 준비
____설문 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하지 말라
____그러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일은 어렵다
____가망 고객 찾기
____고객 인터뷰를 반대하는 의견
__7장 문제 인터뷰
____문제 인터뷰에서 알아내야 할 것
____문제 테스트
____반증 가능한 가설 수립
____문제 인터뷰 시행
____여러분은 문제를 이해하는가?
__8장 솔루션 인터뷰
____파악해야 할 것
____솔루션 테스트
____가격 테스트
____테스트할 가설 수립
____솔루션 인터뷰 시행
____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인가?
__9장 MVP 구축
____제품 개발 과정은 학습에 도움이 안 된다
____MVP 축소하기
____처음부터 지속적 배포를 구현하기
____활성화 흐름 정의하기
____마케팅 웹 사이트 구축
__10장 측정 준비
____실행에 옮길 수 있는 지표의 필요성
____지표는 사람 중심이다
____간단한 퍼널 보고서로는 충분하지 않다
____코호트를 이용하라
____전환율 대시보드 구축법
__11장 MVP 인터뷰
____알아내야 할 것들
____테스트 가능한 가설 수립
____MVP 인터뷰 시행
__12장 고객 생애 주기 검증
____고객이 의견을 쉽게 전달할 수 있게 만들어라
____시험 서비스의 문제를 파악하라
____서비스 개시 준비가 되었는가?
__13장 과잉 기능
____기능을 사용자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____80/20 규칙을 구현하라
____기능 파이프라인을 관리하라
____새 기능 요청을 처리하라
____기능 생애 주기
__14장 제품/시장 적합성 평가
____제품/시장 적합성이란 무엇인가?
____숀 엘리스 테스트
____'적절한' 매크로 지표에 초점을 두라
____매출은?
____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구축했는가?
____제품/시장 적합성에서 시장은?
____요약
__15장 마치면서
__부록. 린 스타트업 운영을 위한 여섯 가지 노하우
____저비용으로 운영하는 스타트업 구축법
____린 스타트업에서 몰입해 일하는 법
____SaaS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법
____티저 페이지 구축법
____지속적 배포를 시작하는 법
____전환율 대시보드 구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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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영화배우 "꾸준한 작품활동 비결요?…유머와 절제 덕분이죠"
한경과 맛있는 만남 - 안성기 영화배우
유니세프 친선대사 등 공식직함만 20개 넘어…신영균재단 사업도 총괄
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까지 맡아…운동으로 체력 다져…골프 '싱글'
화재 다룬 재난영화 '타워'로 곧 팬들 다시 찾아갈 것‘국민배우’ 안성기 씨(60)는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의 미식가는 아니다. 일 때문에 스태프와 자주 들르는 맛집이 있기는 하다. 최근 폐막한 제10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사무국에서 가까운 일식집 ‘단’. 신문로의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있는 이 식당이 영화제 집행위원장 겸 심사위원장인 그의 단골집이다.
“도시 한복판에 정원을 갖춘 이 식당에 오면 여유가 생겨요. 운치가 있고 음식 맛도 좋지요.”
식당은 일본풍 적산가옥이다. 앞마당에 감나무 은행나무 외단풍 자작나무 대나무 등이 제법 빽빽하다. 숨가쁜 일정을 내려놓고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하다.
그는 올 들어 두 편의 영화 ‘부러진 화살’과 ‘페이스메이커’를 선보였다.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굿다운로더캠페인 공동위원장, 유니세프 친선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비롯해 10여개 영화제의 집행위원 일도 맡고 있다. 공식 직함만 20개가 넘는다.
우리 주변 소시민의 애환을 대변하며 55년 영화 인생을 살아온 그와 점심을 즐기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0년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한 소감을 물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쟁 단편영화제입니다. 10년을 버틴 것은 인정해줘야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간다는 약속이기도 하지요. 국내 단편영화의 좌표 역할을 하면서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제는 자리가 잡힌 느낌이에요.”
전채 요리로 샐러드가 들어왔다. 두부와 토마토, 양상추 등에 향긋한 일본 소스를 얹은 드레싱이 입안에 청량감을 준다. 그는 이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심사위원장을 겸한 사연을 들려줬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위원장의 데뷔 단편영화 ‘심사위원(JURY)’에 등장한 5명의 출연진이 그대로 심사위원까지 맡는 이벤트라는 것이다. 극 중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배우 강수연은 다른 심사위원이 왕년의 톱스타였던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에 발끈해 멱살잡이 소동을 일으켜 웃음을 자아냈다. 안씨는 정반대 의견을 내고서는 싸우는 심사위원들에게 애매한 표정으로 “다 옳다”고 해 또 한번 웃음을 준다.
“심사위원은 가급적 안 하려고 해요. 심사위원장을 해보니까 수상하지 못한 분들이 섭섭하게 생각하더라고요. 바쁘기도 하고요.”
생선회가 상에 올라왔다. 도미, 광어, 농어, 방어에다 성게알, 전복, 참치 뱃살까지 푸짐하다. 쫄깃한 게 식감이 좋다. 참치 뱃살도 입안에서 녹았다. 생선회 맛을 음미하면서 화제를 돌렸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색, 계’의 여주인공 탕웨이와 공동으로 MC를 맡았던 느낌을 물었다. 국내 영화제에 외국 배우가 사회자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었다. 탕웨이와의 진행은 동시통역돼 자연스러웠다고 했다.
“배우들이니까 대사를 주고받는 느낌을 금세 알아챈거죠. 각종 영화 행사에서 매년 두세 차례 사회를 봅니다. 그런데 MC는 저하고는 잘 안맞는 느낌입니다. 즐기지 못하고 부담스러워하니까요.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즐기는데….”
그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긴급 구호지역을 찾아 실상을 알리고 모금 활동도 벌인다. 지난 20년간 코트디부아르 빈민, 가나, 아이티 지진참사 현장 등 14개국을 다녀왔다. 1년6개월마다 해외 출장을 다녀온 꼴이다.
“유니세프 활동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우리가 어릴 때 받은 유니세프의 도움을 갚는 게 인간적인 도리입니다. 이제 지구촌은 하루 생활권이에요.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도 우리 이웃입니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나 유니세프에는 10년, 20년씩 계속 참여했어요.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오랫동안 가는 타입입니다.”
그는 광고에서도 최장수 출연 기록을 세웠다. 1983년부터 맥스웰과 맥심 등의 커피광고 모델에 나서 내년이면 30년을 맞는다. 그 다음으로 김혜자 씨가 26년간 ‘다시다’ 모델로 활동했다.
대화를 잠시 중단하고 따뜻한 요리를 먹었다. 병어구이와 생대구탕이다. 일본 된장을 살짝 발라 구운 병어가 고소하다. 제철 생선인 생대구는 살이 차 있고 담백하다.
지난해부터 열정을 쏟고 있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직에 대해 물었다. 그는 원로 영화배우 신영균 씨가 기증한 재산으로 영화인 자녀 장학사업을 비롯해 시나리오와 단편영화 등에 지원하는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설립자의 뜻을 받들어 미래를 짊어질 후배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제 2년째라 미미하죠. 씨를 뿌리는 단계예요. 10~20년 후에는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조만간 명보극장의 한 관을 옛 영화나 예술영화를 보여주는 극장으로 다시 살려낼 계획입니다.”
그는 연기 외의 일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했다. 좀 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활동을 좀 더 한 뒤 여유를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그에게 이처럼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맡은 일에 대해 책임감과 믿음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을) 맡기면 잘할 것이란 믿음 말이죠. 허술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하하. 덕분에 저는 슬럼프를 겪지 않고 현명하게 잘 넘겨온 것 같습니다.”
다섯 살 때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영화에 단독 주연으로 나섰고, 2000년대 들어서는 주연과 조연을 병행했다. 요즘에도 연 평균 1.5편 정도 출연한다. 꾸준히 작품이 들어오는 데는 후배들과 관계 맺기를 잘하는 요인도 있다.
“무엇보다 편한 사람이 돼야 합니다. 적당한 유머와 절제가 조화를 이뤄야 하고요. 말이 너무 많아도, 적어도 안돼요. 나이가 들면 가만히 있어도 주위에서 힘들어 해요. 분위기도 이상해지고요. 후배들과 무조건 소통해야 합니다. 나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맞춰야 합니다.”
출연료를 스스로 낮춘 일화는 유명하다. 한두 번 그랬다가 불이익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저한테 사정하면 들어줄 것 같다는 거예요. 그게 저의 몫이고 매력이기도 하니까 하는 수 없지요.”
"인생살이도 영화도 영원한 상승곡선은 없어"
일식 초간장 소스를 얹은 안심 스테이크와 채소를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한 맛이 전해졌다. 뒤이어 나온 도미 머리 조림도 일품이다. 간장과 도미살 맛이 잘 어울렸다. 그는 “음식이 너무 많다”고 말하면서도 남기지 않았다. “많이 먹는 편이에요. 체중 관리를 위해 억지로 먹는 것을 줄이지는 않아요. 대신 운동을 많이 합니다. 1주일에 3~4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요. 나이에 비해 센 강도로 1시간씩 운동합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골프. 핸디캡 6,7정도의 아마 고수다.드라이브샷 거리도 220~230야드나 된다. 올해 개봉한 영화의 흥행 성적은 반반이다. 석궁 테러를 한 교수 역으로 나온 ‘부러진 화살’은 대성공했고, 조연으로 나선 ‘페이스메이커’는 실패했다.
“‘부러진 화살’이 그렇게 잘 될 줄 아무도 몰랐어요. 좋게 평가해줘 일을 해나가는 데 큰 용기를 얻었어요. 상이나 호평받는 것은 굉장히 좋은 선물입니다. 무관심하면 힘이 더 들죠.”
‘페이스메이커’에서는 마라토너로 나온 김명민을 돕기 위한 감독 역이었는데 캐릭터가 너무 단선적으로 그려진 게 화근이라고 자평했다. “시행착오죠. 결과를 알면 너무 쉬운데….”
올겨울에는 화재 재난 영화 ‘타워’에서 조연인 소방서장 역으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1980년 ‘바람불어 좋은날’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약한 소시민 역으로 전성기를 보냈다.
“1980년대라는 시대가 만들어준 인물이죠. 사실적이고 직접적인 인물은 다루기 어려운 시대여서 풍자적으로 어리석거나 약간 모자란 모습으로 그 시대를 얘기했지요. 순수하고 사람 좋은 느낌의 캐릭터가 저하고 많이 닮았어요. 2000년대 들어서는 세상이 많이 변해 다양한 역할을 맡았죠. ‘실미도’나 ‘부러진 화살’ 등에서는 냉정한 인물, ‘라디오스타’에서는 무능하지만 인간적인 매니저, ‘피아노치는 대통령’에서는 연애하는 대통령 역 등을 했죠.”
그는 한국영화가 전성기를 맞은 것에 감회가 크다고 했다. “1980년대 영화는 거칠면서 이야기하기에만 급급했어요. 다양성도 없었고요. 지금은 소재와 주제가 다양해졌고 만듦새도 세련됐어요. 하지만 항상 상승곡선을 타는 것은 없어요. 오르락내리락하는 거죠. 그러니 후배들도 길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눈앞에 닥친 일에 일일이 반응하면 너무 힘들어요. 충격이 왔을 때 완화시켜 받아들이고, 기쁘다고 너무 들뜨지 말아야겠지요. 가장 큰 절망은 일을 못한다는 거예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매진하면 좋겠어요.”
안성기의 단골집 단
2.5㎏ 넘는 생선으로 회 … 새우튀김도 바삭
서울 신문로에 있는 일식당 단은 2009년 9월 문을 열어 3년 남짓한 역사를 지녔다. 황정현 사장이 일본에서 10여년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워커힐호텔 주방장을 고용해 정통 일식당을 차렸다.
이 식당은 회와 초밥 위주가 아니라 일본의 보통 요리집처럼 조림과 볶음을 많이 내놓는다. 또 2~3인이 함께 식사를 해도 회를 개별로 내놓는 게 특징이다. 일본의 식문화를 그대로 도입한 것이다.
황 사장은 2.5㎏ 이상 생선을 횟감으로 쓰기 때문에 육질이 좋다고 강조한다. 생선은 커야 맛있지만 클수록 원가가 비싸진다. 이 때문에 웬만한 일식집에서는 작은 크기의 생선을 내놓는다고.
새우튀김도 큰 것을 쓰기 때문에 머리가 특히 바삭바삭하다. 조림 요리에 사용하는 도미 머리는 별도로 구입한 게 아니다. 회를 발라내고 남은 것이기 때문에 하루에 2~3개만 나온다. 점심 코스는 3만~4만원이다. 저녁 코스는 5만원부터 8만원, 10만원, 12만원까지 있다. 3만원짜리 점심 세트 메뉴는 회, 초밥, 우동, 새우튀김, 조림, 생선구이, 닭고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12만원짜리는 회가 한 번 더 나온다. 참치 뱃살 등도 최고 품질이다. (02)720-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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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5년마다 칼질당하는 정부조직…새정부 '대수술' 예고
또다시 ‘쪼개고 붙이고 새로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정부 조직 개편 공약들에는 부활과 해체, 신설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5년 주기로 개편을 반복해온 정부 조직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대수술이 예고되면서 조직 안정성과 업무 연속성 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직 변화에 따른 득실을 놓고 관료들의 눈치 보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권 입맛따라 쪼개고 붙이고
최근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현 15개 중앙 부처를 17개로 2개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과거 과학기술부 업무 영역과 정보방송통신(ICT) 분야를 아우르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해양수산부 부활이 핵심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과기부, 정보통신부, 해수부 부활은 물론 중소기업청을 중소상공부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국가 장기계획 수립을 담당하면서 예산권을 갖는 미래기획부 신설과 해수부 부활을 예고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개편이 대통령 5년 단임제 국가에서 너무 잦다는 점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설치한 국토안보부를 제외하곤 1988년 이후 현 행정조직을 24년째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01년 관료주의의 상징이던 대장성을 없애고 부처 수를 절반으로 줄인 뒤 10년 넘게 12개 성청(省廳)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무려 8차례에 걸쳐 조직의 틀을 바꾸면서 부처 통합 15건, 부처 신설 5건 등 총 20건의 개편이 이뤄졌다. 뗐다가 붙이는 과정도 복잡하기 짝이 없어 웬만한 공무원들은 제대로 기억하기도 어렵다. 1994년 체신부에서 확대 개편한 정통부의 경우 2008년 4개 부처로 쪼개져 흩어졌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무작정 개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물리적인 이합집산보다 기능별로 부처 간 업무 연계를 강화하는 행정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약 실천에 필요 vs 안정성 저해
물론 정부가 지향하는 목표에 따라 정책의 우선순위와 공약사항이 다른 만큼 조직도 그에 맞춰 유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새 대통령이 자신의 철학과 공약을 구현하기 위해 개편에 나서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이 저마다 혁신논리를 앞세우며 큰 폭으로 정부조직을 흔들면서 관료들의 피로감 또한 큰 것이 현실이다. 새 조직이 안착하기까지는 대개 1년 이상 걸리는 만큼 조직과 업무의 안정성도 저해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요즘 정부조직 개편 공약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부처는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과거 정보통신부와 해양수산부 조직을 복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옛 정통부의 정보기술(IT) 산업정책 부문을 흡수했고, 국토부는 해수부의 조직 대부분을 흡수해 탄생한 부처다. 특히 과거 정부 출범 때마다 ‘상공부→상공자원부→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 등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조직 개편의 중심에 서 있었던 지경부는 정통부 복원으로 산업 정책의 중요한 한 축인 IT 분야를 잃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반면 해수부 부활에 대한 국토부 반응은 엇갈린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건설교통부 출신 직원들은 업무 시너지를 강조하며 부처 분리를 반대하지만 옛 해수부 출신들은 해양자원 개발 및 해양주권 강화를 위해 해수부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재경부에서 떨어져 나와 금융위원회로 이동한 공무원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금융정책부서 공무원들은 기획재정부로의 통합 대상에 오르는 동시에 세종시로 이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처간 공동관리시스템 주장도중앙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5년마다 반복되는 정부 조직개편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한 중앙부처 1급 인사는 “부처 개편으로 조직을 세팅하는 데 1년, 새 정책을 짜고 업무에 적응하는 데 1년 등 새로운 조직이 본격적인 정책을 펴는 데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며 “대통령 5년 단임제 시스템에서 너무 잦은 조직개편은 오히려 국가적인 손실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위적인 조직개편보다는 부처 간 공동목표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세운 큰 목표를 중심으로 각 부처들이 공동으로 정책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부처 조직개편은 중소업계, 해양업계 등의 집단적 요구를 들어주는 창구로 오남용될 때가 많다”며 “부처 안의 국(局) 또는 실(室) 차원의 변화로 부처 단위의 개편을 대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호/류시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dolph@hankyung.com-------------------------------------------------------------------------------
미국은 50여년간 신설 부처 5개 불과우리나라의 정부조직 개편이 얼마나 빈번하게 이뤄지는지는 미국 일본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 조직은 1960년대 이후 큰 변화가 없다. 15개 중앙부처 중 지난 50여년간 신설된 부처는 주택도시개발부와 교통부(1966년) 에너지부(1977년) 교육부(1979년) 보훈부(1988년) 국토안보부(2002년) 등 5개에 불과하다. 2001년 9·11 테러로 국토안보부가 설치되기까지 14년간 신설 부처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미국의 행정부처는 전통적으로 대부처주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상무부의 경우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 기능까지 포괄하고 있고 국가 연구·개발(R&D)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2001년 1부 22성청(省廳)을 1부 12성청으로 축소한 일본 역시 10년이 넘는 준비 기간을 거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품경제 붕괴로 불황에 시달리던 일본은 조직개편을 통한 정부 부문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예산, 세제, 금융 등 경제정책 권한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 대장성은 예산과 세제 업무를 담당하는 재무성으로 축소됐다. 금융정책 및 금융감독 업무는 신설된 금융청으로 넘어갔다. 문부성과 과학기술청이 문부과학성으로 통·폐합됐고 통상산업성은 경제산업성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한 대선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선 정부가 바뀔 때마다 조직을 떼었다 붙였다가 하는 일이 반복되는데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조직 안정과 연속성을 해친다는 주장은 공무원들의 조직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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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적일까 파트너일까…시험대 오른 G2 뉴리더십
‘오바마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이 이끄는 ‘신(新) G2시대’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세계경제가 어두운 터널을 향해 점점 다가가는 형국에서 G2의 뉴리더십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양국 간 글로벌 패권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않다. 특히 패권경쟁이 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여 한반도에도 온기와 냉기가 수시로 교차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일단은 자국에 떨어진 ‘발등의 불’부터 꺼야하는 입장이어서 곧바로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G2의 새로운 리더십은 각각 4년(오바마 2기 임기), 10년(시진핑 임기)이다.
#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미국과 중국의 뉴리더십이 출발부터 갈등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낮다.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은 막대한 미국의 국가부채를 줄이는데 따른 ‘재정절벽’(fiscal cliff·정부 지출의 갑작스런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충격) 위기를 차단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률을 낮춰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물론 미국의 경제살리기는 달러·위안 환율, 중국의 수입규제 등과 일정 부분 맞물려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오바마 2기 행정부는 갓출범한 시진핑 체제를 성급하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역시 해결해야할 국내 문제가 산적해 있다. 심각한 양극화 해소, 정치 개혁, 경제시스템 선진화, 소수 민족 갈등 해소, 본인의 리더십 구축 등은 모두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G2가 당분간 국내 문제 때문에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통화전쟁 수위 높아질까G2 대립의 기본구도는 중국의 팽창정책과 미국의 포위정책으로 요약된다. 중국은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활동 무대를 꾸준히 넓히려 하고 미국은 이를 억제하려 한다. G2가 전방위에서 수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막강해진 경제력을 무기로 경제활동 무대를 지구촌 곳곳으로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노력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미국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며 중국과의 무역전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내 실업률 낮추기나 수출을 통한 경기회복은 위안화 가치가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G2의 통화전쟁이 어느 수위까지 높아질지도 관심사다. 양국 모두 경기부진이 리더십의 발목을 잡고있는 상황이어서 달러나 위안화의 가치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은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미·중 간의 통화전쟁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내에서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낙인찍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면 중국은 보유한 미 국채를 무기로 미국을 압박한다.
#패권의 전쟁터는 아시아
“오바마와 시진핑의 21세기 패권전쟁은 아시아에서 벌어질 것이다”(애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
프리드버그 교수의 말대로 G2 새 리더십의 패권전쟁터는 아시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집권 2기의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로 중심축 이동’이라는 외교정책을 더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재선이후 첫 순방국으로 아시아 3개국(태국 미얀마 캄보디아)을 선택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핵문제가 걸린 이란, 내전으로 시달리는 시리아, 리비아 등의 중동이지만 아시아에서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미국이 전통적으로 유럽에 치중해왔던 외교방향의 초점을 아시아로 이동하려는 것은 이 지역에서의 중국의 팽창을 막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순방 3개국에서도 이런 속내가 확연히 드러난다.
중국은 미국이 최근 아시아 국가들과 잇달아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국 봉쇄’로 보고있다. 중국 또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지역에서 G2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면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세련된 양다리 외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시아에서 오바마 2기 행정부가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G2는'적이자 동반자'G2의 관계는 오바마의 표현대로 ‘적이자 동반자’다. 사안에 따라 적(敵)에 방점이 찍히기도 하고, 동반자에 의미를 두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세계경제가 불안할 수록 G2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란의 핵문제 등 민감한 국제적 이슈도 G2가 공조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일부에선 시진핑이 실용주의자여서 동반자의 색채가 좀 짙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군부와 밀접한 시진핑이 ‘힘의 외교’에 나서면 갈등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오바와 시진핑 사이…한국의 외교 전략은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한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특히 아시아가 패권경쟁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 어느 정권 때보다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과 중국이 협력과 경쟁을 반복할 가능성이 커 우리 정부와 민간의 상황적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일방적인 북한편들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체제 안정을 중요시하겠지만 과거처럼 교조적 혈맹관계에선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 위상이 커진 한국에 러브콜을 보낼 수도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경험을 살려 한·중 FTA를 잘 마무리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한층 긴밀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복귀를 공공연히 외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 2기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김열수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포용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과 경제는 물론 문화 교육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층적인 관계를 형성하면 한·미 간 형성된 신뢰와 유대를 토대로 미·중 간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오바마-시진핑 시대에 미·중 간 갈등을 완화하고 양국 간 신뢰관계 구축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미·중 갈등 구조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 논술 포인트 >오바마-시진핑 G2시대의 과제와 전망을 토론해보자. 오바마와 시진핑의 리더십을 비교해보자. 뉴리더십의 G2시대에 걸맞은 한국의 역할은 무엇인지 논의해보자.
[Cover Story] 오바마 vs 시진핑… G2 뉴리더십 궁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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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
역사는 대립과 협력의 산물이다. 어찌보면 세계의 역사는 강대국끼리, 때론 강대국과 약소국이 제휴해 서로 대립·협력하며 세력을 키워온 이야기다. 중국 전국시대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은 명분과 실리에 따라 국가의 처신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극명히 보여준다. 어느 시대든 파워의 중심국가는 있게 마련이다. 현재는 조그만 소도시인 로마가 세계를 지배한 시대가 있었고,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영국은 세계를 휘어잡은 지구촌 권력의 중심이었다. 한때 중국의 광대한 대륙을 지배한 몽골족의 오늘날 위상은 새삼 국가 권력의 무상함을 일깨워준다.
21세기 지구촌 권력의 양대 축은 누가 뭐래도 미국과 중국이다. 불과 몇 년 전부터 쓰이기 시작한 G2(주요 2개국·Group of Two)라는 개념은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시대적 용어가 됐다. 경기 부진으로 고심하는 나라들은 연일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터질때마다 어느 쪽에 줄서기를 해야 할지 고민한다. 이달 들어 불과 1주일 간격을 두고 이뤄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시진핑으로의 중국 권력 이양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진용을 갖춘 G2 역시 때론 대립하고, 때론 협력하며 정치·경제적 국제질서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 테러 등 글로벌 이슈에선 사안별로 공조방안을 찾으면서 통화를 비롯한 양국 간 통상마찰은 더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경제를 회복시켜 추락하는 자존심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고, 중국은 커지는 경제력만큼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다. 특히 시진핑 시대(향후 10년)에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더 강한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아시아로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이라는 외교정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어서 아시아지역 패권을 놓고 G2 간 갈등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G2 사이에 끼인 한국의 외교력 역시 혹독한 시험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경제가 우울모드에 빠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G2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좀 더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것, 소통의 통로를 넓혀 약소국가들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역시 G2의 새로운 리더십에 맡겨진 책무다. 오바마는 중국을 ‘적이자 파트너’로 규정한다. 대립하면서도 결국은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는 의미다. 전 세계는 오바마-시진핑의 뉴리더십으로 지구촌에 드리운 불확실성과 우울이 하루빨리 걷히기를 기대한다. 4, 5면에서 G2의 뉴리더십과 과제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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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Issue] 글로벌 기업들, 이젠 미얀마로 간다…쏟아지는 '러브콜'
“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기회의 땅.”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다. 50여년의 군부독재를 끝내고 민주선거와 시장개방 등으로 개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미얀마에는 최근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WSJ는 최근 세계 기업들의 미얀마 진출 ‘붐’을 미국 서부 개척시대로 비유하면서 미얀마의 풍부한 자원과 많은 인구 등 성장 잠재력이 미얀마 ‘골드러시’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미얀마 정부가 외국인 투자법을 개정하는 등 외국인투자 유인책을 쓰면서 외국 투자가 한층 더 활발해지고 있다. 반면 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사회도 아직 불안해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개방으로 미얀마 선점경쟁글로벌 기업들은 미얀마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50년이 넘는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사실상 폐쇄국가였던 미얀마의 시장이 서서히 개방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수요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이미 수십 개가 미얀마 진출 경쟁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터카드와 비자는 미얀마 정부와 신용카드 사업 및 ATM 사업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다. 코카콜라는 앞으로 3년간 2억달러를 투자해 현지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미얀마 정부와 협의 중이다. 경쟁사인 펩시콜라도 최근 미얀마 진출을 선언하고 준비에 돌입했다. 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이으면서 미얀마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레오퍼드 캐피털, 베이건 캐피털, E&O캐피털 등도 미얀마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 정부 관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과 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서방 기업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일본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3000억엔의 부채 탕감과 금융지원 재개를 약속받기도 했다.
일본 마루베니 미쓰비시 스미토모 상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미얀마 정부와 미얀마의 최대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양곤 인근에 경제특구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태국의 건설 업체와 석유화학 기업들도 경제특구 개발에 나섰다. 다른 나라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인도는 미얀마에 항만을 건설하고 전력케이블 공장 건설과 송전선 설치에 총 84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관계 개선 나서는 유럽국가들유럽국가들도 뒤질세라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서방국가 정상으로는 최초로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은 잇따라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얀마 민족화합을 목표로 하는 평화센터 설립을 위해 내년까지 총 3000만유로(약 422억원)의 기금을 미얀마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서에서 “미얀마 평화센터 건립은 민족화합과 평화유지로 가는 초석”이라며 “EU는 민족화합과 평화유지로 가는 험난한 여정에서 미얀마 정부와 각 종족 이해당사자들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부패·인프라 부족은 여전 미얀마에 대한 외국 투자는 최근 미얀마 정부가 외국인 투자규제를 파격적으로 완화하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인 대통령이 이달 초 의회를 통과한 외국인투자촉진 법안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그간 미얀마 정부는 외국인 투자유치 촉진 방안을 추진했으나 국내적으로는 시장개방이 미얀마 국내 기업들에 불리하다는 반대 여론에 직면해 왔다.
새로운 외국인투자법의 핵심은 외국기업과 미얀마 기업 간 합작투자시 과거 50%로 제한한 외국 투자가의 지분 상한선을 철폐하고 외국인에게 사실상 토지임대를 자유화하며 외국기업에는 5년 동안 소득세를 면세하는 것 등이다. 파격적인 개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주도했던 미국의 태도 변화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미얀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얀마로 단시간에 투자가 몰리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미얀마의 경제 및 산업 인프라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통신 및 전력문제다. 휴대폰은 물론 인터넷 이용이 어렵다. 휴대폰을 갖고 있는 미얀마 국민은 전체 국민의 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의 26%만 전기를 쓰고 인터넷 보급률도 30%에 못 미친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ATM 사업을 따낸 것에서 보듯이 금융 시스템도 후진적이다. 게다가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미얀마의 부패 지수는 160위권으로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나 수단보다 높다.
투자를 계획하는 외국기업들이 사무소를 내기도 힘들다. WSJ는 제대로 된 사무실을 찾기도 어렵지만 찾더라도 비싼 임대료를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곤의 사무실 임대료는 0.1㎡에 84달러로 지난해 이후 2배가량 올랐다. 0.1㎡당 최고 72달러인 일본 도쿄보다 비싸다. 국제 부동산업체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미얀마 대표인 토니 피컨은 “계약을 하러 왔다가 비싸서 돌아간 고객이 2주일 후에 다시 와서 이전보다 더 비싼 임대료에 계약한다”고 설명했다. WSJ는 종교 갈등에 따른 유혈 사태 등 사회적 불안도 미얀마의 투자 유치에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미얀마는 자원의 보고… 5900만명 내수시장도각국이 미얀마 선점에 주력하는 이유는 우선 자원 때문이다. 미얀마는 원유, 천연가스를 비롯해 아연, 텅스텐 등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은 각각 32억배럴과 3342억㎥(23조입방피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구리, 니켈 매장량은 각각 11억과 4300만으로 세계 1위다.
또 미얀마는 인구 5900만명의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얀마의 평균임금은 태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반도의 약 3배 넓이인 국토와 약 3000㎞에 달하는 해안이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태국 등과 인접해 있어 지정학적 조건도 유리하다.
작년 12월 기준 미얀마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액은 약 40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이 139억4700만달러로 가장 많고 태국 한국 영국 싱가포르 순이다.
미국과 중국은 자원뿐 아니라 미얀마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얀마가 전략요충지로서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에 미얀마는 인도양 진출의 관문이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야 하는 미국에도 미얀마는 중요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작년 미국 국무장관으로선 50년 만에 미얀마를 방문했다. 중국은 ‘안마당’ 격인 미얀마에 미국이 진입하자 투자 확대로 전략을 바꿨다. 중국은 최근 미얀마와 자국을 잇는 가스,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또 각종 사업에 필요한 토지에 대한 사용료를 지급하고 학교와 병원도 지어주기로 했다. 미국도 맞불을 놓고 있다.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의 미얀마 지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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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후보가 질 수 있다는 전제로 단일화 임해야"
[오마이뉴스 윤찬웅 기자]
진행이 급물살을 타며 여론의 큰 관심을 모았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14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룰 협상 중단 선언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 측에 부담을 주거나 자극한 일이 있었다면 대신 사과하겠다"며 거듭 사과와 협상 재개의 의사를 밝혔으나 안 후보는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상당 부분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던 두 후보의 '새정치 공동선언'도 룰 협상 중단을 계기로 발표 시기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15일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팀장과 함께 단일화 협상 중단을 둘러 싼 양 후보측의 입장과 향후 상황을 전망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안철수 양보론' 나오면서 안 후보 측 "겉과 속 행동 다르다"며 단일화 중단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14일에 나왔던 한국일보의 보도다. 문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가 "금주가 지나면 안 후보가 양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기사로 취재원 보호로 인해 실명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안철수 양보론'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이에 안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 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며 단일화 룰 협상을 잠정 중단 선언했다.여기에 이태규 안철수 캠프 미래기획실장의 새누리당 전력을 문제삼으며 백원우 문재인 캠프 전 정무특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인신공격을 편 것 역시 안 후보 측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고, 안 후보 측에서 "문재인 캠프가 당원들에게 곧 진행될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에 필히 응해달라는 문자를 돌렸다"고 문제를 제기해 조직 동원 의혹까지 논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장 팀장은 "안 후보 캠프의 입장은 이렇게 하면 상호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고 결국 이런 상태로 단일화를 한다고 한들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원하는 바는 안철수를 이기는 것이지 정권교체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까지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 측은 조직 동원이나 양보론에 대해서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진실공방으로 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소장은 "세 가지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저는 양보론 이외에 조직 동원이나 인신공격은 사유가 안 된다고 본다"며 안 후보 측이 이렇게 협상 중단을 선언할 사건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양보론에 대해서는 "양보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언론에 유포하는 것은 잘못된 것"며 "안 후보가 슬쩍 흘리고 있는 문재인 필패론이나 안철수 양보론은 모두 언급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이기 때문에 이게 가장 심각한 사항"이라고 말했다.한편 이 소장은 안 후보 측이 제기한 조직 동원 가능성에 대해서 "그 정도 조직 동원이 구태면 정치를 없애버리고 정당을 없애버리라"며 "정당이 당원을 법적으로 두게 되어있고 정당 정치 활동이 허용되어 있는데 그걸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여론 조사 응답 격려가 정상적인 정당이 활동 범주에 있다는 주장."양측 협상하는데 이정도 진통 없으면 재미 없을 것"
이 소장은 "민주당이나 안 후보 측이나 상대 후보가 좋은 후보이고 상대가 단일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안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진다면 저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전혀 안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존중보다는 뒤에서 다른 소리를 해서 깎아 내리려고 하는 것이고 양보론도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상대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수도 있고 또한 상대도 아주 좋은 후보라는 전제를 갖고 단일화에 임해야지 서로가 정말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한편 장 팀장은 "안 후보 측 관계자와 통화를 하면서 중단 선언으로 인한 리스크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으니 리스크를 안고 갈 생각이고 리스크를 모르고 간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그럼에도 지금 이 시점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핵심적 이유는 신뢰의 문제와 더불어 조직 동원 등이 단일화 이후 보수 세력에 의해 제2의 통진당 사태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조직을 이용하여 선거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안 후보 측이 불안한 요소를 감지했다는 것.이에 이 소장은 "너무 이 문제를 양자 간의 신뢰에 금이 갔다거나 불공정 경선행위를 했다거나 그렇게 과도하게 보면 안 될 것 같다"며 "양측이 협상하는데 이정도 진통이 없으면 재미가 없는 것이고 이 또한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단일화 룰 협상 중단으로 인해 안 그래도 부족했던 시간이 더욱 촉박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이 소장은 "흔히 말하는 국민 참여 경선은 어렵게 되었고 그렇다고 여론 조사로만 후보를 정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지금 쓸 수 있는 카드가 몇 장 없지만 그럴수록 담판이 더 나은 방식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폈다.이어 이 소장은 "집권 후의 프로그램이나 인사를 감안하면 상당히 여러 가지를 가지고 (교환하는) 몇 가지 '패키지 딜'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주고 받을 것이 후보직 밖에 없는 것은 아니니 한 쪽이 후보가 되면 다른 쪽에 뭔가 줄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단독 인터뷰]“나는 반정치·무이념주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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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오른쪽)가 1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본사를 방문해 양권모 정치·국제에디터, 이중근 정치부장 등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
ㆍ영화 ‘300’ 예로 들며 결의 표현ㆍ단일화 질문엔 최대한 말 아껴“저는 ‘반정치’나 ‘무이념주의’는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 너무 비상식적인 부분이 많으니까, 이념논쟁은 오히려 고급이 돼버린 거죠. 상식부터 만들고 그 다음에 이념논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안철수의 이념’을 이렇게 설명했다. 15일로 출마 선언 58일째를 맞은 그는 이날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를 찾아 경향신문과 마주 앉았다. 안 후보는 질문을 들을 때는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렸으나, 자신의 생각을 설명할 때는 양손을 모두 써가며 적극적인 제스처를 했다. 질문마다 “예, 예”라고 두 번 긍정의 뜻을 표하고, 답을 시작하는 것은 말버릇인 듯 보였다.
안 후보는 자신이 최근 읽었다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진정한 진보주의’ 기사를 예로 들며 “제가 추구하는 것과 참 유사한 게 많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초등학생이 봐도 비상식적인 일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많다. 그것부터 타파하고 이념은 그 다음에 논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저는 상식파’라고 얘기를 꺼낸 것이다. 양비론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캠프 관계자들에게 “어젯밤 출마 선언문을 다시 꺼내 읽었다. 왜 출마했는지, 감당해야 할 시대의 과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 후보의 결의는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격차 해소’를 꼽으며 그는 페르시아 대군을 상대로 한 스파르타 결사대를 다룬 영화 <300>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전쟁할 때 수칙이 전선을 좁히라는 것이다. 우리 병력은 100명인데 저쪽이 1만명이라면, 전선을 좁혀 우리 100명을 다 내보내고 저쪽도 한 번에 100명만 오게 해 대결하면 해볼 만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지금은 그 방법을 쓸 수 없다. 격차가 사회 곳곳에 너무 심하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동시에 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방법을 수차례 물었으나, 말을 아꼈다. 안 후보가 선호하는 단일화 방식이 무엇인지 묻자, “어제 같으면 말씀드릴 수 있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가 늦어진 것에는 “그 점은 죄송하지만 23년간 언론에 노출돼 온 만큼 제가 어떤 가치관과 우선순위로 나라를 이끌 것인지 판단할 만한 자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인터뷰 후 경향신문사 건물 앞에서 정수장학회 규탄 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일보 언론노조 관계자들과도 잠시 인사를 나눴다.
안 후보는 “5년 전쯤에 강의를 하러 경향신문사에 왔었다”며 “<안철수의 생각>을 같이 펴낸 제정임 세명대 교수가 경향신문 출신이라 더욱 반갑고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