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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시사정보(3-9)

구봉88 2013. 4. 5. 12:56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3-116,   2013. 3. 19) 

 

 

 

 

 

 1.두달새 60원 치솟아… ‘롤러코스터 환율’ 왜 이러나

2.美-中 사이에 낀 한국, 깊어지는 ‘TPP痛’

3.朴대통령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종합2보)

4.中 ‘금융위기 직전 美’와 닮은꼴?

5.93년 금융실명제 이후 최대파급력…‘지하경제 뿌리뽑기’ 의지

6.美 IT기업은 ‘달러 블랙홀’

7.블룸버그 뉴욕 시장 "담배, 진열대에서 안 보이게 숨겨라"

 

 

8. 기업경영

  -글로벌시장과 다른 동아시아 3국 ‘스마트폰 지형’

  -정몽구 회장의 ‘뚝심 경영’ 엔저파고 넘나

  -"車만큼 잘 만드네"… 獨 히든챔피언들 국내서 인기

  -“이제 창조경제다”… 재계, 잇단 동참행렬

  -아이패드서 삼성 패널 완전히 뺀다

  -新기업가정신 찾아라 / ① 맥끊긴 기업가정신

  -[S&F 경영학] 택시보다 싼 '시간제 렌터카' 집카…시간을 쪼개니 시장이 커졌다

  -4만명 `직업 멘토링`…쌍방향 사회공헌 이끈다

  -나만을 위한 커스터마이징 제품 뜬다

  -美 최대 현금보유 기업은 애플

  -[2012년 로펌 매출액] 김앤장, 7600억 벌었다

  -세살때 '모바일 버릇' 평생 간다

  -중앙대, 교수 강의내용 사전 평가한다…외부전문가 참여 '커리큘럼 평가委' 도입

  -[세계 물의 날] 물, 물로 보지마 !

  -숨돌릴 틈 없이… 연아, 올림픽 프로젝트 시동

  -[공무원 대이동] 부처 옮겨야 할까 남아야 할까… 주판알 튕기느라 '뒤숭숭'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 금융권 수장 물갈이 예고

  -"魚회장이 連任반대 이사 몰아내려해"… 魚 "모르는 일"

  -회장님 욕심으로 무리하게 용산 투자했다가…롯데관광개발, 결국 법정관리 신청

 

 

9.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키프로스 경제비중, 유로존 0.2%불과…경제충격 제한적일듯

   -골다공증엔 칼슘? 최악의 건강지식 6가지

   - 강남에 휘몰아치는 이상한 열풍

   -미국 "가치없는 전쟁" 반성 여론… 이라크 "후세인 때보다 더 혼란"

   -'백년전쟁' 대표적 5가지 왜곡

   -한눈에 보는 시리(習李) 내각

   -[비즈 칼럼] 공적개발원조에도 한국적인 것이 통한다

   -다우 최고점 찍었지만…美기업 수익 좋아져 주식 살 타이밍

 

 

 

 

                  박 두규드림 

       dgpark5909@hanmail.net

(010-3616-3013, 042-629-6911)

주소 ;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 17-2

        우송대학교 서캠퍼스   교양관 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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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60원 치솟아… ‘롤러코스터 환율’ 왜 이러나



원·달러 환율이 널을 뛰고 있다. 연초 1050원 밑으로 추락할 것 같더니 어느새 11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환율에 우리 경제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3원 내린 111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앞서 8거래일 연속 상승했었다. 지난 1월 11일 1054.70원과 비교하면 무려 60원 가까이 뛰었다.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얼마 전까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환율은 지난해 5월 말 1180.30원에서 지난 1월 초 1050원 선까지 추락했다. 치솟는 원화 가치에 대통령마저 근심할 정도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환율 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손해 보지 않도록 선제적·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었다.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한 배경에는 달러화 가치 상승이 있다. 최근 미국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적완화가 끝나면 시중에 풀었던 달러화를 회수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1% 늘어났다.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소비 회복에 다우지수도 연일 상승세다. 주말 조정을 받기 전까지 다우지수는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다 키프로스 사태로 유로존 위기가 증폭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를 밀어올리고 있다.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하면서 높은 이자세를 부과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다른 국가의 예금자까지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섰다.

북한 리스크도 환율 상승에 한몫을 했다.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을 두고 연이어 강경 도발을 이어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

세계적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신흥국 ETF 벤치마크지수를 변경하면서 국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도 환율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뱅가드의 지수 변경으로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우리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환율이 상승 흐름을 타면 수출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속도가 문제다.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바람에 국내 기업은 울상을 짓고 있다. 원화 가치가 높든지 낮든지 일정한 수준에서 움직이면 대응전략을 짜기 쉽지만 변화 폭이 크면 수출입에서 제때 대응하지 못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강세를 보이다가 조정국면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변동성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걸 의미하는데, 이는 결국 기업의 대응비용으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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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사이에 낀 한국, 깊어지는 ‘TPP痛’



[동아일보]

일본이 최근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가하겠다고 공식선언하면서 TPP에 한국까지 참여시키려는 미국 측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쪽은 물론이고 민간 ‘싱크탱크’들까지 한국의 TPP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 안에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TPP 참여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하지만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은 데다 중국과의 관계 등 고려할 변수가 많아 한국 정부가 섣불리 참여를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강해지는 미국의 요청

미국 국제경제 분야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18일 내놓은 일본의 TPP 참가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이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까지 참여할 경우 TPP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체가 자유무역 지대로 가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줄곧 ‘2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의 새 정부에 TPP 참여를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도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이 TPP에 참여할지는 한국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한국이 참여할 경우 (자유무역의) 훌륭한 정보 기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에둘러서 참여를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한국을 ‘TPP 잠재 참여국’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TPP가 아태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 돌파구를 찾겠다는 오바마 정부의 상징적 정책인 만큼 대표적 우방국인 한국이 빠질 경우 모양새가 구겨진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과의 관계 고려해야”

한국은 TPP에 참여한 12개국 중 미국 페루 베트남 칠레 등과 이미 FTA를 맺었다. 또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과는 FTA 협상 중이다. TPP가 발효되더라도 이미 FTA를 맺은 나라들과 ‘이중 협정’을 맺게 돼 자유무역 촉진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TPP에 참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구상대로 TPP가 APEC 전체를 아우르는 협정이 되고 한국이 여기서 빠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한국으로서는 주변국을 다수 포함하는 다자협정에 홀로 빠지는 건 큰 부담”이라며 “TPP 개방 수준에 따라 자칫 일본에 주변국 시장을 빼앗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TPP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부담이다. TPP는 아태지역을 경제블록으로 묶어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 측 통상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한중 및 한중일 FTA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TPP에 참여해 미국과 가까워질 경우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TPP에 참여하더라도 중국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외교적 시그널’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면서 “타이밍도 세밀하게 조율해 TPP 참여에 따른 부정적인 부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궁극적으로는 TPP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한중일 등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결합해 진정한 ‘아시아태평양 FTA’가 될 수 있도록 한국이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도하는 거대 경제블록 사이에서 한국이 적절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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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종합2보)


박 대통령,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와 오찬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오찬 간담회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2013.3.19 dohh@yna.co.kr

7대 종단 지도자와 오찬…"북핵 위협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는 문제"

"정치권도 종교지도자처럼 국민 위해 헌신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북한의 핵 위협은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의장 7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북한이 한국을 도발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지만 지금이라도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길로 나온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러시아도 핵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어떻게 됐나"라며 "핵만 갖고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비핵화로 가고 있는데 핵을 가져봤자 되는 것은 없고 고립만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무기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나라에 어느 나라가 투자하려 하겠는가"라며 "북한이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도 있고 해서 국제사회와 같이 논의하면서 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종교지도자들에게 "그동안 민간교류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도움을 주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문호 개방 등 올바른 선택을 하고 국민의 삶을 돌볼 수 있도록 더욱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종교가 축원하는 가치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어려운 곳에 빛을 주고,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합의 씨를 뿌리고, 희망을 나누는 것"이라며 "저를 비롯한 정치권도 종교지도자들처럼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이익에만 매달려 국민의 문제를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 파행의 원인이 됐던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 "진통 끝에 합의가 돼서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국민의 어려움을 풀어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협의회 대표의장인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 대한민국과 함께 이 몸을 헌신하겠다는 표현을 했는데 그런 정신으로 대통령에 임하면 국민행복이, 문화부흥이 이뤄지리라 본다"며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라고, 종단과 불교계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종교지도자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북한이 도발 위협을 거둔다면 종교계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오찬에는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해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종교지도자와 회동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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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융위기 직전 美’와 닮은꼴?

중국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금융위기 직전 미국의 상황과 닮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결국 중국발 금융위기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자에서 중국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상황이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월 중국 70개 주요도시 중 전월보다 신규주택가격이 오른 도시는 66곳으로 1월의 53곳보다 10곳 이상 늘었다.

WSJ 분석에 따르면 2월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5%가 상승하면서 전달 0.63%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전월 대비로는 1.01%가 상승해 2011년 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국 부동산 버블이 심화되면 중국 경제가 미국과 같은 금융위기를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장즈웨이와 웬디 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 ▲동반 상승하는 레버리지(차입금) ▲잠재성장률 하락 등 세 가지 요소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직전의 상황과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6∼2008년까지 미국 주택가격은 84% 상승했으며 중국 정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4∼2012년 사이 113% 상승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조사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이뤄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그 근거로 최근 학계의 보고서를 예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실제 중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2004∼2009년 사이 250% 상승했다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레버리지(차입금) 비율도 사상 최고치다. 최근 5년 사이 GDP 대비 레버리지는 34% 급증했으며, 이는 위기 이전 미국의 5년간 증가율인 30%보다 크다.

부동산 버블 붕괴 시 토지매각이 주수입원인 지방정부는 극심한 타격을 받고 중국 은행 대출 중 14.1%를 차지하는 지방정부의 타격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로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어 중국 정부의 활동 반경을 제한하고 있다. 보고서는 다만 “중국 정부가 지금이라도 높은 성장률을 포기하는 대신 빨리 억제에 나서면 시스템상의 금융위기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일 주택 매도 차액의 20%를 개인 소득세로 물리기로 하는 등 강력한 부동산 억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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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금융실명제 이후 최대파급력…‘지하경제 뿌리뽑기’ 의지

미래硏 보고서 후폭풍
-지하경제규모 175兆…조세탈루추정치 36兆
-매년 1.4%p 양성화땐 연3兆 세수증가 효과
-과도한 규제·높은 조세부담율 등 한계 여전

구체적 정책대응 예고
-차명거래 불법화로 금융실명제 대대적 메스
-FIU 과세당국에 대한 정보제공범위 확대도
-“무혐의 거래 제외 모두 통지하는 방식 고려”


차명거래 전면금지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최대 역점 정책인 ‘경제민주화’와 이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전망이다. 은밀한 돈 거래가 대부분 차명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 근간을 완전히 제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온 재벌의 편법상속에도 차명계좌가 광범위하게 동원된 것으로 추정돼, 제도가 시행될 경우 여론의 상당한 지지도 예상된다. 정부가 차명거래 전면금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백미(白眉)’ 될 듯=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작성한 국가미래연구원 보고서는 역대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 가운데 ‘백미’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실적이고 치밀하다. 해외 사례 분석과 국내 현상에 대한 진단, 구체적인 정책대응 전략, 그리고 정책 효과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금융실명제의 허점으로 차명거래 근절을 위해 대책을 강구했으나,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차명계좌는 비자금과 편법상속 등에 활용돼 왔다.

하지만 복지와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탄생한 박근혜 정부에서 지하경제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개혁 대상이고, 따라서 가장 짧은 시간에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심장’에 해당하는 차명계좌를 정조준하자는 게 ‘경제 검찰총장’을 맡은 한 내정자의 해법이다.

▶지하경제 줄이면 연간 세수 3조원 증가=보고서는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를 2008년 말 조세연구원 추정치를 인용, 국내총생산(GDP)의 17.1%인 175조5320억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조세부담률 20.7%를 곱한 36조3330억원을 조세탈루 규모로 봤다.

한 내정자는 현 정부 임기 내 지하경제 규모를 선진국 수준인 GDP의 10%까지 낮추려면 매년 1.4%포인트씩 양성화해야 하고, 연간 약 14조3703억원이 과세대상에 추가돼 연간 약 2조9746억원의 세수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한 정책 대응은 크게 5가지다. 가장 먼저 차명거래를 불법화하는 취지로의 금융실명제 개편,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과세당국에 대한 혐의거래 정보제공범위 확대, 현금영수증 소득공제 제도의 확대, 과거 지하경제에 대한 일시적 사면을 통한 양성화 유도, 과세당국의 전자거래자료에 대한 접근 확대와 분석능력 제고 등이다.


▶지하경제 자금, 유통ㆍ저장 원천봉쇄=차명거래 금지수단은 미국의 사례가 바탕이 됐다. 미국은 계좌개설 시 신원확인이 필수다. 또 불법자금을 금융기관에 입출금하면 자금세탁행위로 간주한다. 금융회사는 의심거래를 정부에 신고하는 의무를 갖는다. 차명거래는 형사처벌을 받을 뿐 아니라 민사법적으로도 무효다. 지하경제행위로 얻은 소득을 차명계좌에 입금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기관도 의심되는 자금거래를 FIU에 신고하는 제도는 있지만 의심되는 자금 전부가 신고대상이 아닌 데다, 차명거래가 용인되다 보니 이를 직접 겨냥한 규정도 없다. 금융회사가 2000만원 이상 현금거래를 FIU에 보고하고 있지만, 범죄나 탈세 혐의가 있는 거래만 선별돼 국세청에 통지된다.

보고서는 “FIU의 선별이 완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혐의가 있는 경우만 국세청에 통지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이 아니라, 혐의 없음이 명백한 거래만 빼고 모두 통지하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을 하나의 개선책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해외 통한 탈루 한계는 인정=한편 이 보고서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한계에 대해서도 솔직히 인정해 정책으로서의 균형감각을 갖췄다. 과도한 규제와 높은 조세부담률, 부정부패 등 여러 이유로 형성ㆍ유지돼 온 지하경제를 일거에 완전히 양성화하는 방법은 없다고 시인했다. 아무리 선진화된 국가에서도 지하경제 추정 규모가 GDP의 10%에 가까운 만큼 장기간 지속적인 노력으로 부분적으로 양성화할 수 있을 뿐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해외 금융계좌를 통한 탈루를 단속하는 데도 자발적 신고 외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해외 금융회사들로부터 강제로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홍길용ㆍ조민선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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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기업은 ‘달러 블랙홀’

작년 비금융권 기업 현금보유
1조4500억弗 달해

애플 등 IT기업은 3470억弗
기술업종 전체 보유현금 38% 차지

“현찰 쌓아놓고 투자도 안해”
투자자들 강력한 배당요구 직면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고가 사상 최고치로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는 비금융권 기업들의 보유 현금이 지난해 총 1조4500억달러(약 1595조원)로 전년의 1조3200억달러에 비해 1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1370억달러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선두 애플을 비롯,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화이자, 시스코 등 5개 기업이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의 현금 보유 규모는 지난해 총 3470억달러로 전체 비금융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의 24%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 2011년에 이들 5개 기업의 현금 보유액이 2780억달러로 전체의 21%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더욱 증가한 셈이다. 특히 현금 보유 선두인 애플은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1700억달러의 현금이 쌓여 비금융회사 보유 현금 총액의 11%를 차지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도 현금 보유 상위 5개 기업 중 화이자를 제외한 4개 기업이 기술업종으로, 전체 보유현금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기술업종은 지난 3년간 늘어난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 증가분의 6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의 사내유보 현금이 10달러 늘어날 때 이 중 6달러는 기술기업들이 쌓아놓은 셈이다. 

현금 보유가 급증하는 데는 미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35%)인 미국 법인세를 피하기 위해 해외 현지법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지 않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 가운데 58%인 8400억달러가량이 해외에 있다고 무디스는 밝혔다. 무디스는 전반적으로 대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만약 자본시장이 왜곡될 때 보유한 현금으로 단기 부채를 갚을 수 있고 사업 여건이 심각하게 나빠졌을 때 대응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기업들은 현찰을 쌓아놓고 투자하지 않으면서 배당금으로 나눠달라는 투자자들의 거센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애플은 그린라이트의 주주행동주의 운동에 못 이겨 조만간 배당금을 늘릴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델컴퓨터 역시 창업주 마이클 델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자사주 매입을 통한 상장 폐지를 시도했다가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제동을 걸며 배당금이나 늘리라고 압력을 넣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해외 현금 송금 문제와 관련, 최근 시스코의 존 체임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들여올 때 일시 면세해주는 ‘세금 휴일’을 달라고 미 정부에 건의했으나 여론은 비판적이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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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뉴욕 시장 "담배, 진열대에서 안 보이게 숨겨라"

- 담배 진열대에서 빼 안보이는 곳에 숨기도록 규제
- 편의점협회 "불합리한 조치" 반발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고객 눈에 띄이지 않는 곳에 담배를 진열하라’

‘건강 전도사’로 불리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담배를 규제하기 위해 이 같은 이색적 방안을 내놓았다.

뉴욕시는 흡연으로 시민 건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담배를 가게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하는 등 담배판매 규제안을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규제안은 심의를 통해 시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은 이번 방안으로 전 세계 최초로 담배 판매자들에게 담배를 숨기도록 규제한 도시가 될 것”이라며 “판매자는 담배를 분리된 진열장이나 서랍에 두거나 커튼으로 담배 진열대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시의 이같은 규제는 미성년자들이 흡연하는 것을 막고 시민들의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뉴욕시는 공원과 광장,해변,식당과 술집 등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또 유통업자가 담배세를 회피하기 위해 밀수입한 담배를 불법 판매하면 예전보다 많은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한편 NYT는 뉴욕시 상점에서 담배판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 같은 규제는 상점인들로부터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뉴욕시는 담배 한 갑당 5.85 달러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 뉴욕의 담배 값은 미국에서 가장 비싸다. 이 때문에 상점에서 담배 매출 비중은 전에 비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제임스 캐빈 뉴욕주 편의점연합 대표는 “이번 방안은 불합리하다”면서 “담배 판매를 위한 라이센스를 받은 상점들이 담배를 숨겨놓고 판매해야 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뉴욕시는 매년 흡연에 따른 사망자가 700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2년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8722명이었다.

그러나 뉴욕시의 흡연 규제로 시민들의 흡연율은 지난 2002년 21.5%에서 지난 2011년 14.8%까지 내려갔다. 또한 미성년자인 뉴욕시 고등학생의 흡연률은 8.5%를 기록해 미국 전체 고등학생 흡연률의 절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혜리 (hyer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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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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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과 다른 동아시아 3국 ‘스마트폰 지형’

韓, 삼성, 점유율 70%로 독주

中, 토종社, 삼성·애플과 경쟁

日, ‘모바일 갈라파고스’ 깨져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주요 3개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글로벌 시장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크게 다르게 진행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이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나머지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은 3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가 동아시아 3국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는 동아시아 3국 모두 그들나름 경쟁력있는 로컬(현지)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양강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로컬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대응력도 그에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17.7%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도 지난해 4분기 아이폰5 판매 호조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 17.7%는 글로벌 점유율 30.4%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 이는 애플도 마찬가지다. 대신 레노버, 화웨이, 쿨패드,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이 삼성전자, 애플 등과 거의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휴대전화 제조회사들의 득세로 한때 ‘모바일 갈라파고스(외부와 단절된 섬)’라는 비판을 들었던 일본도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비디오리서치인터랙티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시장점유율 37%로 1위, 삼성전자는 9%로 5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시장에선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일본 샤프와 후지쯔 등은 각각 19%, 1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선 삼성전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삼성전자의 국내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줄잡아 50% 안팎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개막되면서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모토로라를 비롯해 핀란드 노키아, 일본 소니, 대만 HTC 등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삼성전자의 공세에 밀려 모두 짐을 쌌다. LG전자와 팬택도 삼성의 공세에 맞서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신제품 옵티머스G프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아 시장 판도에 적지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힘빠지는 애플… 亞소비자들 등돌린다

스마트폰 돌풍의 주역인 미국 애플의 힘이 동아시아 3국에서 점점 빠지고 있다.

19일 미국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2011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2.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중국 현지 스마트폰 제조회사의 공세에 밀린 것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5위권 밖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스마트폰 시대 개막과 함께 줄곧 1위를 지켜왔던 일본 스마트폰 시장도 요즘 심상치 않다. 독일 시장조사회사 GFK에 따르면 아이폰5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2월 출시된 소니의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가 현재까지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월 25일∼3월 3일 판매량을 보면 일본 이동통신회사 NTT도코모를 통해 판매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3도 9위에 올라있다.

우리나라에서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된 아이폰5 역시 판매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전 모델의 경우 모두 100만 대 판매를 가뿐히 넘겼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소 다르다.

이전 모델들과 달리 혁신을 구현하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에 시달리는 데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준영 기자 cjy1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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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의 ‘뚝심 경영’ 엔저파고 넘나



[서울신문]

고비 때마다 ‘뚝심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원고-엔저’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차량 가격을 올리며 ‘제값 받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과 독일 업체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원고(高)’ 등 환율 악재에 따른 수익성 우려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1, 2월 미국에서 현대차 점유율이 떨어진 것이 가격인상에 따른 것 아니냐며 우려도 없지 않지만 제값 받기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동기와 같은 4.4%, 기아차는 전년 동기보다 0.44% 포인트 감소한 3.5%였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8.4%에서 7.9%로 0.5% 포인트 감소했다. 또 지난 1월에도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4.7%에서 4.2%로 0.5% 포인트 떨어졌고 기아차는 3.9%에서 3.5%로 0.4% 포인트 내려갔다.

하지만 트루카닷컴에 따르면 2월 미국 시장에서 팔린 현대·기아차의 평균 판매가격은 2만 2549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미국 시장에서 엔저 등의 영향으로 판매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현대·기아차는 ‘차량 가격 평균 10% 인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2014년형 쏘렌토의 현지 판매가를 2만 4100~3만 9700달러로 책정했다. 950~6300달러가 올랐다. 또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기존 2012년형 2만 5850달러에서 최대 4700달러가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량 가격을 올리는 것은 외적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대신 서비스 고급화와 다양한 판촉 마케팅 등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내실 경영을 이룬다는 역발상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뚝심 경영으로 대표되는 정몽구 회장의 역발상 전략은 현대차그룹이 어려움을 넘는 데 큰 힘이 됐다. 주변 측근의 만류도 물리치고 중국 공장을 지으며 중국 공략에 나선 것과 2008년 선보인 차량 구매 후 1년 이내 실직자 차량 무상 반납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 등은 유명한 일화다. 기아차 관계자는 “1~2월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은 차량 가격 인상보다 신차 등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다음 달부터 싼타페 롱바디와 K3 등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점유율과 수익성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엔저를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시기에 현대·기아차가 가격을 올리는 것은 무모한 일일 수도 있다”면서 “제값 받기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신차 발표와 서비스 향상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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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만큼 잘 만드네"… 獨 히든챔피언들 국내서 인기



실력 발휘한 强小기업들 - 캐리어만 110년 만든 '리모와'

국내서 매년 두자릿수 성장… 獨 국민 만년필 '라미'도 인기

먹거리에도 독일 바람 - 맛 없단 편견 깨고 유행 주도

캡슐커피·생수·민트 사탕과 전통 과자 '슈니발렌'도 열풍


'독일 기업'이라고 하면 보통 중후장대(重厚壯大) 산업 분야의 제조업체를 떠올리기 쉽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이기 때문이다. BMW메르세데스―벤츠,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 전자·전기업체 지멘스, 제약·화학 전문기업 바이엘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최근 국내시장에서 독일산 생활·패션 소품과 먹을거리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정통 제조업이 아니더라도 전문 분야에서 한우물을 판 '히든 챔피언'들이 한국 소비자를 파고드는 첨병이다. 히든 챔피언이란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만든 용어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우량 중소기업을 말한다.

독일 '히든 챔피언' 제품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리모와 캐리어. 리모와는 1898년 창업해 3대째 여행용 캐리어만을 생산하고 있는 전문 기업이다. 독일 내 직원은 250여명에 불과하지만, 항공기에 사용하는 소재를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트레이드 마크인 홈으로 파인 세로줄 무늬와 흰색·은색·검은색 등 무채색을 많이 써 독일 특유의 단순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국내 시판 가격이 50만~200만원 선으로 고가(高價) 제품이지만, 매출 신장률이 가파르다.

이 업체 관계자는 "2006년도 한국 시장에 처음 판매를 시작했는데 매년 50%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호조는 매장 수에서도 확인된다. 2006년 서울 강남구 청담본점 한 개 매장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전국 12개로 늘었다.

독일의 라미 만년필도 최근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라미는 독일 초등학생 중 약 70만명이 라미 만년필로 글쓰기를 배울 정도로 '국민펜'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5만~30만원 선. 몽블랑이나 워터맨, 파카 등 수십만~수백만원까지 하는 수입 만년필이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대중적이라 할 수 있다.

라미 관계자는 "최근 자신만의 글씨체를 찾으려는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소비자들이 만년필을 찾으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색다르다'고 인기 있는 독일 제품

독일 가공식품도 색다른 이미지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망치로 깨어 먹는 과자'로 소문을 타기 시작한 디저트 과자 '슈니발렌'은 백화점 기획매장에서만 판매하다 최근엔 커피숍으로까지 진출했다. 슈니발렌을 판매하는 전문 커피숍까지 생겼다. 슈니발렌 인기를 타고 국내 판매권을 가진 슈니발렌 코리아는 지난 15일 사업 설명회도 따로 열었다.

독일 커피 치보 카피시모도 작년 한국에 직영점을 오픈한 후 50% 이상의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치보 관계자는 "20~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캡슐 커피 판매에서 상승 곡선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캡슐 커피 시장은 네스프레소가 독주해왔다.

이 밖에 게롤 슈타이너 스프루델 생수, 임팩트 민트 사탕 등 독일산 식음료 제품들도 국내 전문 매장을 열거나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통해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치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독일 주재원 출신이나 유학생들이 알음알음 찾다가 최근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좀 더 이색적인 것을 찾는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독일산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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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창조경제다”… 재계, 잇단 동참행렬

여야 간 정부조직 개편안 합의로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가 공식 출범을 눈앞에 둔 가운데 재계에서 창조경제 트렌드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새 정부 초반 위세에 눌려 ‘반짝’ 화답하는 미봉책 대응이라기보다 정부의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판단에 따라 창조경제와 코드를 맞춰 수혜 폭을 최대한 넓혀 보겠다는 재계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창조경제의 지향점이 재계가 역점을 두고 있는 혁신과 그 맥을 같이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새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만간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조직키로 한 데 이어 대·중소기업을 아우르는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도 18일 손경식 회장이 주재하는 임원회의를 열어 이른바 ‘창조경제위원회’ 설치 등을 포함한 창조경제 지원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대한상의 한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쏟아질 기업들의 창조경제 움직임을 돕기 위해 위원회를 만들거나 대한상의가 주도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뿐 아니라 삼성그룹 같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창조경제에 대한 해석을 마치고 대비태세를 갖춰 나가고 있다. 삼성이 최근 통섭·융합형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도 창조경제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가 이처럼 창조경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우선 재계가 창조경제를 분석한 결과, 산업 간 융합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골자로 한 창조경제론이 재계가 나아가는 방향과 다르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한 임원은 “창조경제 속에 내포돼 있는 신성장동력 및 기업가 정신 육성 의지는 이미 전경련의 헌장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도 “삼성 등 정보통신(IT) 기업들은 애플의 등장으로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기업이 현시점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정부의 정책방향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재계는 창조경제가 규제를 개혁하거나 경제활동 애로 제거 등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창조경제 이끌 R&D인재 양성” 기업들 지원책 잇따라

‘창조경제를 주도할 인력을 키워라.’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주요 국정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대기업들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연구·개발(R&D) 인력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재계에서는 R&D 인력에 대한 포상을 강화하는 등 지원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는 창조경제 체제에 발맞추기 위해선 기업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R&D 분야가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창조경제를 ‘한국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사업’으로 풀이하고 유망 산업을 찾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그동안 영업, 생산 직무에 편중됐던 우수인력 포상제도를 개선해 올해부터 기술·연구·마케팅 분야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효성은 전 부문에서 매월 한 차례 선정했던 ‘자랑스러운 효성인상’을 마케팅·기술 부문, 연구·지원 부문으로 세분화해 분기, 반기별로 시상할 예정이다. 자랑스러운 효성인상 수상자 가운데 선정되는 ‘올해의 효성인상’ 포상금도 지난해 기준 15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크게 늘렸다.

LG그룹은 지난주 R&D 분야에서 성과를 낸 24개 팀에 ‘LG 연구개발상’을 수여하고 각 팀의 책임자를 모두 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 주요 계열사인 LG화학은 올해 초 학사 출신, 30대 연구원을 임원급으로 선임하는 등 R&D 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학력이나 연차 기준을 타파하고 핵심 기술인재를 키워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R&D 분야 인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R&D 인력이 기업을 이끄는 임원으로 승진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240명인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자 가운데 R&D 및 디자인 부문은 81명으로 33.75%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에서도 임원 승진자 379명 중 R&D 인력이 149명(39.3%)으로 가장 많았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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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서 삼성 패널 완전히 뺀다



삼성-애플 부품 결별…'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나

애플, LG·샤프에만 견적의뢰…삼성디스플레이엔 안보내

떠나는 최대 고객 애플 대신…삼성, 中스마트폰 업체 개척


애플이 올해 출시할 5세대 아이패드 및 아이패드미니2 제품에 삼성의 디스플레이 부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니 노트북 맥북의 올 신모델에서 삼성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용 비중을 낮췄다. 애플은 그동안 맥북의 SSD를 모두 삼성 제품으로만 써 왔다.

삼성도 이에 맞서 애플 외 다른 부품 공급처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특허소송으로 비롯된 양측의 갈등은 이제 비즈니스상의 완전한 결별로 치닫고 있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5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미니2 생산을 위한 견적의뢰서(RFQ·Request for Quotation)를 디스플레이업계에 발송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는 보내지 않았다. 대신 LG디스플레이, 일본의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 대만 AUO 등은 모두 RFQ를 받았다.

RFQ는 부품 구매의 첫 단계로, 구매 회사가 납품 회사에 부품 공급 가격을 타진하는 문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완제품 업체는 통상 신제품 출시 5~10개월 전에 부품업체에 RFQ를 보낸다”며 “RFQ를 주지 않았다는 것은 구매처 리스트에서 완전히 삭제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그동안 애플의 모든 아이패드 제품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해왔다.

1980년대부터 삼성 부품을 써온 애플은 특허소송이 격화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 부품 축소에 나섰다. 작년 9월 출시된 아이폰5에서 삼성 메모리반도체를 뺀 것을 시작으로, 10월 말 출시된 아이패드(4세대)에선 삼성의 디스플레이 납품량을 대폭 줄였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 애플 디스플레이 수요량의 12.8%를 공급했으나 3분기에 3.20%, 4분기에 0.90%로 크게 감소했다.

애플은 올해 출시된 맥북에선 삼성전자 SSD 비중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맥북에 들어간 128기가바이트(GB) 이상의 SSD는 모두 삼성전자 제품을 채택했다.

애플은 또 내년 6월 삼성전자와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계약 만료를 앞두고 대만 TSMC, 인텔 등과 접촉 중이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이달 중 차세대 아이폰에 탑재될 A7칩 초기 디자인을 끝내고 5~6월 시범생산에 들어간다. TSMC는 내년 1분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 부품을 배제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013년형 맥북 프로에 삼성전자 SSD를 줄이고 샌디스크 제품을 탑재한 후 소비자들이 방열팬 소음이 크다며 항의하고 있다. 애플 홈페이지의 ‘애플 지원 커뮤니티’에는 ‘맥북 프로 레티나 팬 문제(MacBook Pro Retina Fan Issues)’라는 글이 올라온 후 700여건의 댓글이 달려 있다.

애플을 최대 고객으로 둬 왔던 삼성도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애플에 대한 납품으로 2011년 10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작년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이 애플에 판매하는 부품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모바일AP다. 삼성은 지난해 애플에 모바일AP를 독점 공급, 4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모바일AP 납품계약이 내년 6월로 끝난다는 것이다. 애플이 대만의 TSMC 등으로 구매처를 돌릴 움직임을 보이자 삼성은 퀄컴 ST마이크로 등 새 파운드리(수탁생산) 고객사 유치과 함께 중국 판로 확대 등에 주력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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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힘은 `창업자 혁신DNA` 를 말단직원까지 공유

◆ 新기업가정신 찾아라 / ① 맥끊긴 기업가정신 ◆

1967년 31세 청년 김우중이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자본금 500만원. 그해 대우실업은 싱가포르에 트리코트 원단을 팔아 58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원단 사업으로 돈을 번 김우중은 1970년대에 들어 거의 매년 새로운 업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갔다. 영진토건을 인수해 대우개발을 세웠고 한국기계를 대우중공업으로 키웠다. 대우전자와 대우증권은 그 이후에 세워진 회사들이다. 대우그룹은 창업 15년 만인 1982년 마침내 국내 4대 재벌이 됐다. 이후 대우그룹은 IMF 환란을 겪으며 결국 붕괴되긴 했지만 기업가정신에 기초한 한국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보여준 사례다. 한국 현대사에 이 같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 신화는 무수히 등장한다. 따지고 보면 현대차그룹도 1960년대까지는 영세 건설회사에 불과했고 SK도 유공 인수 이전까지는 그저 그런 섬유회사였다. 이들 기업의 거짓말 같은 성장 스토리를 떠받치는 핵심 단어는 '기업가정신'이다. 열정, 집념, 아이디어 하나로 기업생태계의 정점에 오르는 일이 그 시대에는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옛날 얘기다. 홍대순 아서디리틀코리아 대표는 "소득 2000달러 시대 한국에는 기업가정신이 넘쳐났다. 2만달러를 넘긴 지금은 혁신 DNA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고도성장시대 우리 기업의 혁신성은 'how'에 초점이 맞춰졌다.

"소득 2만달러 늪"에 갇힌 한국 경제 돌파구를 조직 구성원 각자의 기업가정신 재정립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은 업무시간의 20%를 각자 관심 영역에 투자하도록 함으로써 혁신과 기업가정신 DNA를 유지하고 있다. <매경DB>
그때는 시장, 고객, 기회가 널려 있던 시절이다. '어떻게' 전망 있는 사업 대상을 포착하고 '얼마나 재빨리' 선두기업을 따라잡느냐에 사업의 성패가 판가름났다. 오너의 카리스마가 곧 기업가정신으로 통하던 시절이었다.

1980년대 이후 산업화 완성기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기업가정신의 마술은 급격히 위력을 상실한다. 이미 선점자들이 채워버린 기회의 땅은 신참자들이 진입하기엔 너무 문이 좁았다. 대기업집단의 설립 시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ㆍ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을 보면 1980년 이후 설립된 회사는 웅진, 이랜드(1980년), 부영(1983년)뿐이다.

소위 '재벌'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좁히면 신규 진입 확률은 더 떨어진다. 30대 그룹 중 1980년대 출생은 재계순위 20위인 부영이 유일하다. 부영 설립 이후 만 30년째 사다리를 오른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성장시대, 그리고 이병철ㆍ정주영식 기업가정신의 종언을 보여준다.

혁신의 퇴조는 단지 신규 진입 단절에서만 관찰되는 문제가 아니다. 김기령 타워스왓슨 대표는 "1960~1970년대 다람쥐처럼 움직이던 대기업이 지금은 공룡처럼 비대해졌고 조직은 관료화됐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급전직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이병철과 정주영의 기업가정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세상의 문법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김승종 콘페리 대표는 "기업가정신의 양상은 시대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지금은 새로운 차원의 직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정신의 초점이 'how'에서 'what'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잡아야 할 타깃이 명확할 때는 따라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글로벌 차원에서 경쟁하는 지금은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새로운 차원의 혁신 DNA, 즉 신기업가정신이 받쳐줘야 한다.

신기업가정신은 조직 구성원들의 자율적 창의에 기반할 때 최상의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최고 기업 삼성전자조차도 아직은 패스트폴로어(fast follower)다.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되려면 구성원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이것이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지향해야 할 목표점"이라고 말했다.

[전정홍 기자]

갈수록 쭈그러드는 도전정신, 코스닥 상장 171곳→21곳

◆ 新기업가정신 찾아라 / ① 맥끊긴 기업가정신 ◆

지난 10년 새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위상은 몰라보게 올라갔고 세계 일류 수준의 산업 숫자도 더 늘어났다. 그러나 피터 드러커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업가정신 국가로 한국을 꼽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성공을 기업가정신과 결부짓는 학자들은 거의 없다.

이건창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2000년대 들어 몇몇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라섰지만 이 같은 성과는 전 세대의 기업가정신에 빚진 것이다. 대기업 2~3세들이 수성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창조적 파괴로 규정되는 기업가정신 DNA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가정신은 추상적 개념이다. 따라서 한 사회의 기업가정신 수준을 가늠하는 명확한 잣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 기업가정신을 직ㆍ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로는 창업 빈도와 기업의 투자율이 자주 인용된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법인은 총 7만4162개로 관련 통계를 낸 200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창업 숫자로만 치면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손색없는 기업가정신의 천국인 것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반길 만한 통계가 못 된다. 늘어나는 창업의 상당 부분을 생계형 창업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봤을 때 신설법인 증가에는 50대 창업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GEM)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기업가정신지수는 조사 대상 22개국 가운데 7위로 중상위권에 위치했다. 창업의 절대숫자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18~24세 청년층의 창업이 전체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6%로 선진국 평균인 3.5%를 한참 밑돌았다.

벤처 창업이 증시 상장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2001년 171개에 달했던 코스닥 IPO 숫자는 2003년부터 두 자릿수로 줄어들더니 지난해는 급기야 21개사로 급감했다. 무수한 창업에도 불구하고 기업으로서의 형태를 갖추는 수준까지 성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기존 기업의 기업가정신은 투자를 통해 발현된다. 새로운 사업 진출 또는 규모의 확장이 모두 투자를 수반한다.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총고정자본형성 비중은 3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GDP 대비 총고정자본형성 비중은 26.3%를 기록했다. 매년 3분기 기준으로 1976년 25.4%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 투자 감소는 경제성장 둔화를 불러왔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은 42개월 만에 최저치인 0.1%에 그쳤다. 총고정자본형성의 성장 기여도는 -0.5%로 성장률 감소의 최대 요인으로 부상했다.

[노원명 기자]

기업가정신 막는 주범은…`패자부활전 없는 풍토` 큰 문제

◆ 新기업가정신 찾아라 / ① 맥끊긴 기업가정신 ◆

국내 경영인 중 기업가정신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누구일까.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ㆍ경영학 교수 등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데 따르면 '현역으로 활동 중인 경영인 중 기업가정신을 대표할 만한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25.3%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꼽았다.

이 회장 다음으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각각 6.9%와 4.6%를 얻었다. 정몽구 회장은 집중적 품질혁신을 통해 싸구려 이미지였던 현대차를 도요타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점, 김범수 의장은 포털 최강자인 NHN을 뛰쳐나와 모바일 플랫폼의 새로운 지평을 연 도전 정신이 평가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현 상황에 맞는 기업가정신의 핵심적 특질을 묻는 질문에는 59.8%가 혁신과 창의적 마인드를 꼽았고 새로운 시장을 보는 눈(37.9%)이 뒤를 이었다.

현 시대에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기업가정신의 덕목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혁신 마인드(28.7%), 기술ㆍ마케팅ㆍ고객관리를 통합하는 마인드(24.1%), 해외시장을 내다보는 글로벌 마인드(21.8%) 등이 꼽혔다.

경제성장과 기업가정신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절대 다수인 90.8%가 '크다'고 응답해 최근 1%대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와 기업가정신 퇴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정신 퇴조의 이유로는 '패자부활전 없는 기업시스템'(25.3%), '규제 위주 정부정책'(25.3%), '부정적 대기업 이미지'(22.9%)가 비슷한 비중으로 지적됐다.

기업가정신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기업 창업과 퇴출이 용이한 제도 정비(34.5%), 오너십과 전문경영인의 효과적 결합(29.9%), 반기업정서 불식(25.3%) 등이 주로 꼽혔다.

[노원명 기자]



혁신DNA로 기업 다시 뛰게하자

◆ 新기업가정신 찾아라 ① ◆

SK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자율책임 경영 체제 '따로 또 같이 3.0'을 도입했다. 그룹의 규모가 커지면서 그룹 총수 1인에게 걸리는 '과부하'가 야기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개선하고 기업 체질을 변화에 맞춰 혁신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1960~1970년대는 한국 산업 역사상 기업가정신이 가장 치열하고 충만했던 시기다. 오너의 동물적 사업 감각, 전광석화 같은 결단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작은 오퍼상, 건설사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저력이었다.

한 세대가 훌쩍 지난 지금 기업 환경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총수의 결단에 따라 기민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던 대기업은 비대해지고 관료화됐다. 오너의 지배력은 확고하지만 예전처럼 모든 것을 일일이 파악해 결정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오너 체제의 특성만은 변하지 않아 전문경영인과 중간관리자들은 여전히 오너의 결정만 기다린다. 혁신적 시도를 단행할 책임도 권한도 없다. 그 결과 대기업은 지금까지 잘해온 사업, 위험 부담이 낮은 사업에 안주하고 있다.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키운 기업가정신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의 쇠락은 장기 저성장 구조로 빠져들고 있는 한국 경제의 무기력함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ㆍ경영학과 교수 및 주요 기업 임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6.3%가 '기업가정신이 침체된 상태'라고 응답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 또는 매우 높다는 응답은 14.9%에 그쳤다.

'기업가정신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64.4%가 1960~1970년대 고도산업화 시대를 꼽았다. 이어 1980년~외환위기 이전 자본주의 안정화 시기(16.1%), 2000년대 초 벤처 붐 시기(10.3%) 등의 순이었다.

홍대순 아서디리틀코리아 대표는 "오너 1인의 카리스마적 기업가정신만으로는 안 된다. 조직 구성원의 멘털리티 자체가 말랑말랑해져야 하고 '사내 기업가정신'이 뿜어져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내 기업가정신은 대기업 조직 내에서 기업가정신이 조직적으로 발현되는 것을 말한다.

구글은 '20% 타임' 제도를 둬 모든 구성원이 업무시간의 20%는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프로젝트에 쓰도록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여전히 혁신 DNA를 유지하는 배경엔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이 말단 구성원에게까지 공유되는 문화가 있다.

■ <용어설명>

▷신기업가정신 : 기업가정신의 요체는 부단한 도전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신이다. 과거 기업가정신이 오너 개인의 카리스마로 대표됐다면, 지금의 신기업가정신은 구성원 각자가 자발적으로 창의의 주체가 되어 조화를 이루는 정신으로 정의될 수 있다.

[노원명 기자 / 전정홍 기자]

기업가정신 막는 주범은…`패자부활전 없는 풍토` 큰 문제

◆ 新기업가정신 찾아라 / ① 맥끊긴 기업가정신 ◆

국내 경영인 중 기업가정신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누구일까.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ㆍ경영학 교수 등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데 따르면 '현역으로 활동 중인 경영인 중 기업가정신을 대표할 만한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25.3%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꼽았다.

이 회장 다음으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각각 6.9%와 4.6%를 얻었다. 정몽구 회장은 집중적 품질혁신을 통해 싸구려 이미지였던 현대차를 도요타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점, 김범수 의장은 포털 최강자인 NHN을 뛰쳐나와 모바일 플랫폼의 새로운 지평을 연 도전 정신이 평가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현 상황에 맞는 기업가정신의 핵심적 특질을 묻는 질문에는 59.8%가 혁신과 창의적 마인드를 꼽았고 새로운 시장을 보는 눈(37.9%)이 뒤를 이었다.

현 시대에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기업가정신의 덕목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혁신 마인드(28.7%), 기술ㆍ마케팅ㆍ고객관리를 통합하는 마인드(24.1%), 해외시장을 내다보는 글로벌 마인드(21.8%) 등이 꼽혔다.

경제성장과 기업가정신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절대 다수인 90.8%가 '크다'고 응답해 최근 1%대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와 기업가정신 퇴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정신 퇴조의 이유로는 '패자부활전 없는 기업시스템'(25.3%), '규제 위주 정부정책'(25.3%), '부정적 대기업 이미지'(22.9%)가 비슷한 비중으로 지적됐다.

기업가정신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기업 창업과 퇴출이 용이한 제도 정비(34.5%), 오너십과 전문경영인의 효과적 결합(29.9%), 반기업정서 불식(25.3%) 등이 주로 꼽혔다.

[노원명 기자]

"혁신은 실패에 관대한 주변지역서 나온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청와대는 한 책을 무려 600권 구입해 각 정부기관에 돌려 화제가 됐었다. 시간이 지나 작년 11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는 한 간담회 자리에서 "창업국가 코리아가 돼 신기술, 아이디어, 콘텐츠가 새로운 기업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창조경제론은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밝혔다.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전ㆍ현직 대통령들 말과 행동의 중심에는 이스라엘 출신 언론인이 쓴 책 '창업국가(Start-Up Nation)'가 있다. 이 책을 번역한 윤종록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성공적으로 창조경제를 이룬 비결을 심층분석했다는 것만으로는 몇 년째 계속되는 열풍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매일경제신문은 '창업국가' 저자인 사울 싱어 예루살렘포스트 칼럼니스트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그가 보는 바람직한 창조경제상(相)과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들어봤다.

사울 싱어는 '정부역할론'을 강조하는 데 한참을 할애했다. 그는 "창조경제를 구축하는 게 힘든 이유는 창업은 정부가 아닌 일반인들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지원자 역할을 주로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싱어는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 역할로 △대기업ㆍ창업기업 간 사업 및 리서치 시너지 구축 △국내외 벤처캐피털 투자 장려 △창업을 막는 과세ㆍ규제 철폐 △연구기관과 민간부문 간 최적화한 기술 이전과정 등을 꼽았다.

싱어는 "이스라엘 정부는 국내 벤처캐피털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해외 벤처캐피털은 이스라엘을 모르던 시절에 '매칭펀드' 지원으로 해외투자 유치를 도왔다"며 "또 창업 기준을 엄격히 하지 않고 지나친 과세도 하지 않는 등 첨단기술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업을 하는 데 수많은 제약요인이 따르면, 대기업은 버틸 수 있어도 창업기업은 감당할 수 없다"며 "정부가 중소ㆍ창업기업과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융합(Convergence)'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는 데 그는 동의했다.

싱어는 "혁신이란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 그리고 투자자가 한데 뭉쳐야만 이뤄지는 것"이라며 "특히 '창조사회(creative community)'에는 과학기술뿐만이 아닌 예술과 문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이스라엘이 창업국가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0년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창업이 쉬워지고 비용도 덜 들어가면서 기간이 짧아졌다. 그러면서 국가 간 '혁신 레이스'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싱어는 "브라질, 인도, 동남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혁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어느 국가가 승리할 것인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고 과학기술 분야에 강한 한국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혁신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조건을 묻자 망설임 없이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경쟁상대가 아닌 경쟁력이 될 수 있기에 대기업도 창업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그가 바람직한 예로 제시한 게 이스라엘에 진출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다. 이들 대기업은 자기네 사무실을 개방해 창업기업에 빌려주는 등 창업시스템을 장려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 한국 대기업도 이 같은 상생모델을 배워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강점은 다른 국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해외투자 유치라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그는 "한국은 애플과 맞서고 있는 삼성 등의 힘으로 국제사회가 우러러보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싱어는 혁신이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하더라도, 모든 국가가 동일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다.

정반대의 혁신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미국 실리콘밸리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는 "특이하게도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을 이루는 문화가 정착돼 있지만, 미국은 실리콘밸리에만 집중돼 있다"며 "국가 혁신을 위해 문화 전체를 바꿀 필요는 없고, 고유의 혁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탈피오트(Talpiot)'라는 군사 훈련 시스템 영향이다. 싱어는 "창업이란 매우 까다롭고, 위험하고, 상당한 결단력을 필요로 한다"며 "'탈피오트'가 창업 리스크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임무를 파악하는 데 있어 이스라엘인들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다.

창조경제와 관련해 최근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런던의 '테크시티'와 같은 IT 혁신 클러스터의 도심 이동이다. 싱어는 이 같은 현상이 이미 트렌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부분의 정부가 과학기술과 관련된 창업을 촉진하려 할 때, '테크파크'와 같은 과학기술단지를 먼저 건설하려 한다"며 "하지만 과학기술단지는 대기업에 주로 도움이 되며, 사실 창업기업은 '테크파크'보다 임대료가 싸고 문화가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실패에 관대한 '문화적 외곽지역(cultural enclave)' 혹은 '주변문화(sub-culture)'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모두 따랐다고 가정했을 때, 혁신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볼 수 있게 되는 걸까.

이에 대해 싱어는 "최초의 성공 사례가 언제 탄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성공 케이스로 다른 나라들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를 시발점으로 사람들이 창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영감을 줘야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또 그는 "앞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창업기업에서도 성공사례가 나타날 것이고, 이는 더 많은 창업을 장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He is…

사울 싱어는 이스라엘 유력지 예루살렘포스트 칼럼니스트로 월스트리트저널, 뉴스위크, CNN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에 기고해 왔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상원 금융위원회, 코니맥 미국 상원의원의 외교정책고문으로도 일했다. 2009년 댄 세노르 미국 외교위원회 비상임 선임연구원 겸 벤처투자펀드 운영자와 함께 쓴 '창업국가 : 이스라엘 경제 기적 이야기' 출간 후 국제적인 창업 멘토로 떠올랐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5선 추천도서'에 포함된 바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안명원 기자]

참여·토론문화·軍생활…이스라엘 교육의 3요소

"학생들이 농구나 수영, 자전거를 배울 때는 본인이 직접 합니다. 다른 교육도 이래야 합니다. 직접 참여하는 교육이 이스라엘 탈무드 교육의 핵심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주요 공약으로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이를 실천하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이스라엘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것 가운데 하나로 독특한 교육방식을 꼽는다.

헤츠키 아리엘리 이스라엘 글로벌경영교육기관 글로벌 엑설런스 회장은 19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참여교육, 토론문화, 군생활 등을 이스라엘 교육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아리엘리 회장은 지난해까지 이스라엘영재교육센터 이사장을 맡는 등 이스라엘 탈무드 교육의 권위자로 통한다. 이번에 국제인재개발센터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탈무드 공부 방법으로 '하브루타(Chavruta)'를 지목했다. 탈무드는 세상의 지혜가 담긴, 바른 삶을 인도하는 지침서로 통한다. 문장 문장마다 심오한 내용이 담겨 있고 숨겨진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리엘리 회장은 "하브루타는 나이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두 명이 짝을 지어 서로 논쟁을 통해서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승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논쟁하고 경청하고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도서관인 '예시바'는 시끄럽다. 도서관에 칸막이가 쳐져 있지 않고 두 명 이상이 마주보고 앉아 질문과 대답으로 토론을 하는 시끄러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토론 문화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너무 조용한 곳에서는 생각이 집중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시끄러운 시장 바닥이나 호텔의 로비 같은 곳에서 훌륭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참여교육도 이스라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게임을 관찰'시키기보다 '게임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아리엘리 회장은 "부모가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키는 바람에 고등학교 때까지는 열심히 하고 이후에는 목표의식을 상실한 학생들을 많이 봤다"며 "학습에는 동기부여가 중요하고 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군대문화도 하나의 학습으로 간주된다. 이스라엘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의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이스라엘 군대는 '상명하복'으로 이뤄지는 우리와 달리 개개인이 맡고 있는 업무를 본인이 직접 해결하도록 요구한다.

아리엘리 회장은 "이런 사고를 2~3년간 꾸준히 하다 보면 이스라엘 청년들은 '작은 사고(small head)'에서 벗어나 '큰 사고(big head)'를 하게 된다"며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쟁력이 전 세계 인구 중 0.3%에 불과한 이스라엘을 전 세계 성공한 창업기업의 10%를 차지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는 '창조경제'를 창조적인 생각이 산업을 발전시켜 결국 경제성장을 일궈내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는 "물이 없는 이스라엘은 국토의 모든 물을 모으겠다는 창조적인 생각으로 관수회사인 네타핌을 만들어 글로벌 회사로 키워냈다"며 "한국도 부족한 자원에 구애받지 않는 창조적인 산업 육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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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경영학] 택시보다 싼 '시간제 렌터카' 집카…시간을 쪼개니 시장이 커졌다



"사지 말고 나눠타자" 집카의 성공

스마트폰으로 예약 후 원하는 곳에서 픽업·반납

1시간 차 빌리는데 주유비 포함 8달러

한달 내내 빌려써도 車유지비의 절반도 안들어


‘렌터카는 꼭 하루 이상 빌려야 하나.’ ‘영업소 방문과 번거로운 서류 서명 절차를 없앨 수는 없을까.’

렌터카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집카(Zipcar)는 두 명의 여성 창업주 로빈 체이스와 안처 다니엘슨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유치원의 학부모로 만난 두 사람은 환경보호와 함께 비용 절감을 위해 시간단위로 차를 빌려주고, 원하는 곳에서 픽업 및 반납할 수 있는 카 셰어링(차량 공유)사업을 구상했다. 2000년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의 대학가에서 12대의 차로 시작한 집카는 연평균 40%의 고속성장을 하면서 렌터카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됐다.

○시간을 쪼개 파는 신시장 개척

치솟는 기름값, 만만찮은 보험료와 세금, 도심의 비좁은 주차장…. 차량 소유주들의 고민은 많다.

집카는 차량 소유에 대한 개념을 바꿔 놓았다. 렌터카산업에서 기존에는 없었던 카 셰어링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1910년대 포드자동차의 모델 T 출시와 함께 시작돼 90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렌터카시장에서 게임의 룰을 바꾼 것이다.

집카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높은 유지비를 부담하며 차를 소유하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시간제로 빌려 쓸 수 있도록 했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연회비(60달러)와 가입비(25달러)를 내고 집카에 등록한 회원은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장 편리한 곳에 주차된 차량을 검색, 원하는 이용 시간을 예약한다. 예약 정보는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로 전송돼 회원이 예약한 시간에 정해둔 차량 앞유리의 인식기(전파식별 송수신기)에 회원카드를 대면 차 문이 열린다. 예약한 시간만큼 차를 이용하고 지정한 장소에 갖다 놓으면 된다. 차량에 장착된 기기에서 회원이 차를 이용한 시간과 거리 데이터를 본사로 자동 전송하고 사용한 시간에 따라 결제가 이뤄진다.

2000년 첫 번째 집카가 보스턴의 도로를 달렸고 현재 1만대가량이 미국 캐나다 영국 스페인 오스트리아의 주요 도시와 300개 대학에서 운행되고 있다. 집카는 성장을 거듭하며 연매출 2억7900만달러(2012년 기준) 규모로 컸다. 2007년 14만명이었던 회원 수는 작년 말 77만여명으로 늘었다. 집카는 2011년 4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집카의 인기를 감지한 허츠,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의 대형 렌터카업체와 BMW, 벤츠 등 자동차 업체들도 속속 카 셰어링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집카의 등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미국의 렌터카업체 에이비스는 지난 1월 5억달러에 집카를 인수, 카 셰어링 사업의 미래 가치를 인정했다.

○시장이 놓친 새 고객 발굴

집카는 기존 렌터카업체들이 놓치고 있던 신규 고객층을 발굴, 공략했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보험료, 주차비 등으로 차량 유지비가 많이 들지만 정작 자신의 차를 운행하는 시간은 길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출장이나 여행, 차량 수리 기간 중 며칠씩 쓸 대체 차량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 차가 없거나 굳이 보유할 필요가 없는 고객에 주목했다.

집카의 주요 고객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쇼핑몰에 가서 짐을 싣고 온다든가 면접이나 모임 등 길어야 몇 시간 정도 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었다. 렌터카업체가 보지 못한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집카가 자체 조사한 결과 미국 대도시 거주자들이 연간 자신의 차량을 운행하는 거리는 6000마일 미만이었다. 상당수 사람들이 혼잡을 피해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로 주말에만 자신들의 차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집카는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가까운 곳의 차량을 검색, 시간 단위로 빌려쓸 수 있는 카 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집카 제공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한 집카는 렌터카업체들이 주지 못했던 경제성과 편리성이라는 차별화된 무기를 앞세웠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집카의 시간당 이용 가격은 8달러에서 시작한다. 렌터카업체의 가격은 보통 하루 80달러(보험료 등 포함)다. 렌터카업체가 차량을 빌려주는 기간은 하루 단위가 기본이지만, 집카는 최소 한 시간이다. 집카의 분석에 따르면 기본형 4도어 쿠페를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매달 807달러가량이다. 이에 비해 집카의 이용 요금은 많이 쓰는 고객이더라도 매달 318달러 정도면 충분하다.

집카는 렌터카 서비스의 불편함도 개선했다.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예약하고 가까운 지정 주차장에서 픽업·반납할 수 있는 편리함이 매력이다. 보스턴에 있는 렌터카업체 허츠는 공항점, 터미널점 등 5개의 영업소를 운영하는 데 비해 집카 지정 주차장은 200곳이 넘는다.

○IT 활용·가격 체계 단순화로 경쟁 우위 확보

집카는 다른 렌터카업체와 달리 별도의 영업소를 두지 않는다. 온라인 인프라가 영업소를 대신한다. 회원이 직접 예약하고 스스로 차량을 픽업·반납하도록 했기 때문에 영업소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 직원들이 원격으로 차량을 모니터링하고 운행 정보 및 연료 탱크 상태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집카는 이를 셀프 오퍼레이팅 모델이라고 부른다. 미국 타임지는 2009년 가까운 곳의 차를 찾도록 도와주는 집카의 아이폰 앱을 ‘최고의 여행 안내도구’로 선정했다.

집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고객(컨슈머 오퍼레이터)들이 직원들이 할 일을 대신하게 된다. 렌터카업체에선 각 영업소 직원이 차량에 연료를 채우고 상태를 확인하며, 예약·반납 업무를 처리하지만 집카에서는 고객들이 이런 일을 한다.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이런 독특한 사업구조 덕분이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고객 성향을 감안, 단순화를 추구한 점도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집카는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일부 차종만 제공한다. 주요 고객인 젊은층이 선호하는 폭스바겐 뉴비틀, BMW 미니, 아우디 A3와 환경친화적인 하이브리드차량인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인사이트 등 20종의 차량만 빌려준다. 반면 대부분의 렌터카 업체들은 소형차부터 미니밴, 기본형부터 최고급 모델까지 60여종가량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가격 체계도 고객이 알기 쉽게 만들었다. 기존 렌터카 서비스는 보험 종류가 너무 많은데다 21~25세 운전자에게는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등 복잡하다. 집카는 보험료와 기름값 등 모든 비용이 포함돼 있는 단순 명확한 가격 체계를 갖고 있다.

김율리 BCG 파트너/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S&F 경영학] 혁신보다 중요한 건 벌떼처럼 달려드는 모방자를 물리치는 것

BCG의 제언

집카처럼 게임 체인저가 되려면 사업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새로운 틀 안에서 생각하기(thinking in new boxes)’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새로운 단어로 사업을 정의해보는 것이다. ‘상파뉴 드 카스텔란’이란 샴페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주류 업체 로랑 페리에는 주류, 샴페인, 알코올 등의 단어를 쓰지 않고 사업을 정의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성공적인 파티와 축하·기념행사에 기여하는 사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렇게 새로운 틀을 정의하고 나자 새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주로 파티에 초대된 사람이 선물로 들고 간다는 것에 착안, 샴페인을 차갑게 유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백에 얼음을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샴페인 박스를 재조립하면 게임 보드(놀이판)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번 새로운 틀(new box)을 만들고 나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카가 시장 선도업체로 입지를 굳힌 것은 고객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집카는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경제성과 편리성이 긴요하다고 보고 차별화된 운영 모델을 구축했다.

구조적인 경쟁 우위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새로운 사업이나 아이디어로 새 시장을 개척했다고 해도 벌떼처럼 달려드는 추격자와 모방자를 따돌려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뤄지는 전자상거래인 소셜커머스와 에너지 음료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진입장벽이 낮은 산업일수록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선도자라고 해도 궁극적으로 패자가 되기 쉽다.

집카가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 성공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자동차 회전율이 적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자산(보유 자동차) 이용률(2011년 30%)을 높여야 한다. 기존 렌터카업체와 달리 차량을 빌려줄 때 연료비를 고정 가격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유가 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김율리 BCG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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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명 `직업 멘토링`…쌍방향 사회공헌 이끈다

삼성 임직원들이 재능기부 활동에 발벗고 나섰다. 32만명(국내)에 달하는 삼성 임직원들의 재능은 사회 전반에 안 걸치는 곳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심지어 삼성스포츠단 산하 프로선수들까지 재능기부 대열에 동참했다. 삼성이 임직원 재능기부를 기업 사회적 책임(CSR)의 주요 테마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 재계 사회공헌활동의 패러다임이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본격 선회하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삼성이 펼치는 재능기부 활동은 올 한 해 18만여 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단순 기부가 가장 편한 방법이지만 일방 통행식 공헌활동보다는 사회의 소외계층과 꾸준히 소통하고 우리의 재능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게 계층 간 장벽을 허무는 효과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재능기부 활동으로 '직업 멘토링'을 꼽을 수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3만명 규모로 대학생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직업상담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지난해까지는 대학생에 초점을 맞췄으나 올해부터 고등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그룹과는 별개로 직업 멘토링을 실시한다. 올 한해 1만명의 중ㆍ고등학생에게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며 중학생 60%, 고등학생 40% 비중으로 중학생들에게 방점을 두기로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드림락(樂)서'라는 직업 소개 콘서트를 올해 신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공대 출신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전문가, 디자이너, 회계사, 변리사 등 웬만한 직업군이 다 있는 만큼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청소년들에게 소개하는 게 목적이다. 연 2만여 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주요 지역을 순회하면서 드림락서 행사를 펼치고 진로상담 부스와 학부모 특강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대상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는 삼성의 대표적인 재능기부 모범사례로 자리잡았다. 이달 22일부터 '시즌4'가 시작되며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 9개 도시에서 15회 진행된다. 예상 수강인원은 4만명이다. 하반기에 진행될 '시즌5'까지 감안하면 올해 열정락서 수혜자는 8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 임직원들이 교사로 직접 뛰는 공부방 활동은 올해 1만여 명의 초등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간다. 삼성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초등학생들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공부방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삼성스포츠단은 12개 구단 소속 스타 선수들과 함께 이달부터 재능기부 활동을 펼친다. '삼성스포츠 재능기부 드림캠프(이하 드림캠프)'란 명칭으로 시작되며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원포인트 레슨과 멘토링을 진행한다.

삼성에버랜드는 동물원ㆍ조경ㆍ조리 등 각 분야 전문 임직원의 역량을 활용한 재능기부 활동인 '러브스쿨'을 진행한다.

삼성이 중학생들에게 방과후 학습을 지원하는 '드림클래스' 사업도 광의의 재능기부 활동이다. 대학생들과 저소득층 중학생들을 매칭해 영어ㆍ수학을 가르친다. 올해 1만5000명의 중학생을 지원하며 대학생 교사 수를 올해 4400명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김은미 이화여대 교수는 "물질적 기부는 일방향성이 강하지만, 재능기부는 참여하는 구성원 간 쌍방향 소통이 일어난다"며 "재능은 나누면서 소멸되는 게 아니어서 물질적인 것보다 가치가 크며 제공하는 쪽도 자긍심을 얻게 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황인혁 기자 / 이경진 기자]

삼성그룹 사회공헌활동 ‘대학생 직업멘토링 시즌3’ 3월 시작

멘토 1명에 멘티 5명.. “구직에 실질적 도움 주겠다”
직원들 경력 등 정보 올리면 대학생들이 직접 고르는 방식
멘토 1명이 맡는 멘티 수 줄여 지난해보다 내실 더하기로


#. 삼성 직업멘토링을 통해 도움을 받고 2013년 삼성중공업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정모씨. 그는 멘토였던 상사가 여름에 인도로 의료봉사를 갈 계획이라는 얘기를 듣고 '기회다' 싶어 자청해서 함께 다녀왔다. 의학적인 지식도 없고 전공자도 아니었지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정 사원은 멘토링제도를 통해 직업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떤 일이든 최소 3년간 노력해 본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멘토의 조언을 아직도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이는 삼성그룹이 역점 추진 중인 '직업 멘토링'을 통해 삼성에 입사한 대학생의 성공 일화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만큼 위력을 발휘해온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인 '직업 멘토링'이 올해 시즌3를 맞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에 비해 임직원(멘토) 한 명당 배정되는 학생(멘티) 숫자를 줄여 내실을 기하기로 한 것이다.

19일 삼성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직업 멘토링 시즌3'를 위해 지난 1월 2기 참가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2기 참가자들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간담회를 통해 지난 2기의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3기에 개선해야 할 점 등을 활발하게 논의했다. 시즌3는 오는 8월까지 운영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곧 멘토, 멘티 공고가 공식적으로 나갈 것"이라며 "이달 중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3에서 가장 크게 변화되는 것은 멘티 인원이다. 삼성의 직업멘토링은 멘토가 삼성 직업 멘토링 홈페이지에 본인의 경력 등을 올리면 멘티들이 이 정보를 참고로 멘토 삼고 싶은 삼성직원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앞서 지난 두 시즌 동안은 멘토로 나서는 삼성 직원 한 명당 최대 7명의 멘티가 배정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숫자가 최대 5명으로 제한된다.

다만 이번 시즌3에 참여하게 될 임직원 수가 지난 시즌보다 늘어난다. 보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멘토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들에 비해 전체 행사 규모가 다소 확대되는 셈이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삼성직업멘토링 시즌2에서는 5800여명의 삼성 임직원이 멘토로 참여해 3만여명의 대학생들과 인연을 맺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구직자들에게 좀 더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은 "인원 수가 좀 많아 멘토들이 한 명, 한 명 챙겨주지 못한 게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멘토 한 명당 배정되는 인원 수 이외의 운영 방법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처럼 멘토들과 멘티들이 연결되면 멘토들은 카카오톡, 메신저, e메일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멘티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진로 및 직업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멘티들이 평소 궁금했던 것을 질문하면 멘토들이 이에 대해 답하는 형식이다.

멘토-멘티 모임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루어진다.

오프라인 모임은 그룹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된다. 멘토가 멘티들을 삼성그룹 본관으로 초청해 모임을 갖기도 하고 외부 회의실, 카페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삼성은 직업멘토링 외에도 열정락서, 희망의 공부방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한편 오는 22일 시작되는 열정락서 시즌4는 진로 및 취업 관련 카운슬링, 외국어 면접, 모바일 제품 체험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소통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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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을 위한 커스터마이징 제품 뜬다

남과 다르게 보이도록 '나만의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신세대를 겨냥한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명동에 있는 컨버스 매장에 가면 젊은 남녀 커플들이 아무 문양 없는 흰색 컨버스에 매직으로 그림을 그리고 원하는 곳에 스터드(징) 장식을 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발에 서로의 이름과 하트를 직접 그려 넣어 애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매장에 구비된 최첨단 디지털 프린트를 이용해 독특한 이미지나 메시지를 담기도 한다. 원래 컨버스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홍보 차원에서 2011년 전국을 돌며 한시적으로 실시했는데, 워낙 소비자 반응이 좋고 지속적 서비스를 원하는 요청이 많아 명동점에 상설 시스템을 구비하게 됐다.

오경빈 컨버스 마케팅 담당자는 "하루 평균 20여 명의 남녀 커플이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이용하기 위해 매장을 찾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컨버스는 '커스터마이징' 제품 관심 속에 다음달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젊은 아티스트들이 만든 그래픽 전시회를 진행한다. 미국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프레너미, 음반 디자이너 겸 타이포그래피스트 김기조, 그리고 아티스트 추미림 등 3인이 참여하는 전시다. 이들이 직접 제작한 그래픽은 원하면 컨버스화에 담을 수 있다. 컨버스의 커스터마이징 제품은 4만원대로 기존 제품과 가격이 동일하다.

라코스테는 올 한 해 동안 매달 한 가지씩 총 12개 스타일의 피케 셔츠를 'DIY(Do It Yourself)'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출시한다. 제품별 한정으로 발매되는 라코스테의 이번 피케 셔츠는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인 피터 새빌의 작품과 함께 페인트와 실, 물감 등의 재료가 구성되어 있어 자신이 직접 티셔츠를 개성있게 꾸밀 수 있다. 다만 이번 한정판 제품은 매장이 아닌 페이스북 사이트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300유로다.

라코스테를 전개하는 동일드방레의 박신하 부장은 "손쉽게 디자인해 나만의 티셔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커스터마이징 피케 셔츠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이미 1월 제품은 품절된 상태며, 2월과 3월 제품도 곧 품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장품에서도 커스터마이징 제품이 젊은 여성들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이 걸그룹 출신 가수 서인영과 공동 개발한 '엣지핏'은 20개 멀티 컬러로 이루어진 메이크업 세트다.

청순한 메이크업부터 화려한 파티 메이크업까지 가능하도록 색상이 다양한 게 특징. 본품과 함께 구성된 핸디키트 케이스는 자석형으로 탈부착이 가능해 원하는 색상 3가지를 골라 휴대할 수 있다. 청순한 메이크업을 원할 때는 중간색 계열의 컬러 세트를, 화려한 파티 메이크업이 필요할 때는 핫핑크, 골드 등 눈에 띄는 색상으로 휴대용 키트를 만들 수 있다. '엣지핏'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지 4개월이 채 안됐지만 누적판매량이 5만개를 넘었다.

[김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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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현금보유 기업은 애플

IT기업 현금보유액 급증

투자자 배당요구 거셀 듯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이 올해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의 현금 보유액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올라 1조4500억달러(약 161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무디스는 “전체 기업의 현금 증가액 중 60%는 IT기업에서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5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보다도 많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기업은 애플이다. 무디스는 올해 말 애플의 현금 보유액이 17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체 기업 현금 보유액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5%에서 올해 말에는 1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금 보유액이 늘어나는 이유가 35%에 달하는 높은 미국 법인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들이 법인세를 피하기 위해 해외 현지법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 가운데 58%인 8400억달러가량이 해외에 있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가져올 수 있도록 세금을 일시적으로 면제해주는 ‘세금 휴일’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금 보유액이 늘어남에 따라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FT는 “IT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있지만 현금 보유액의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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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로펌 매출액] 김앤장, 7600억 벌었다



김앤장, 2011년 5000억원→2012년 7600억원 '급증'…태평양 2000억원 눈앞

6대 로펌 가운데 세종만 매출 감소…화우도 매출 1000억대 클럽 가입

변호사 1인당 매출액 평균은 5억6200만원, 김앤장 제외하면 5억1000만원으로 전년대비 감소

"화려한 성장, 실속은 줄어"


[본 콘텐츠는 3월13일 09:00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경기 불황과 영국과 미국 등 해외 법무법인의 국내 진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형 법무법인(이하, 로펌)의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게는 7%에서 많게는 40%까지 늘었다.

매출액 1위는 국내 최대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차지했다. 대규모 인적 자원과 네트워크를 앞세워 기업 인수·합병(M&A), 자산유동화 등 금융거래를 비롯해 중재, 조세, 송무 등 주요 분야의 법률 자문을 휩쓸었다. 지금 같은 성장세면 김앤장은 2~3년 내에 국내 로펌 최초로 매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앤장 다음에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법무법인 광장이 이름을 올렸다. 태평양은 매출액 2000억원을 앞두고 있다. 광장도 1500억원대로 올라섰다. 매출은 늘었지만, 변호사 1인당 생산성은 오히려 감소했다. 외형은 커지고 실속은 줄었다. 변호사 1인당 생산성이 고문 및 전문위원의 수와 비례해 눈길을 끌었다.

인베스트조선이 13일 6대 로펌을 대상으로 2012년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김앤장의 매출액(추정치)은 76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특허와 세무 부문을 제외한 변호사의 법률 서비스 부문 매출은 약 55~60% 정도로 매출액은 4300억원가량이다. 지난해 3000억원 수준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김앤장은 지난해 국내 기업 관련 M&A 법률자문 시장 점유율 27%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김앤장은 기업 인수 거래 82건에 참여했으며 관련 거래 금액은 16조3532억원에 달했다. 신세계의 강남 센트럴시티 인수, 현대백화점의 한섬 인수를 비롯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등이 대표적인 자문거래다. 대형 거래의 자문 수입은 수십억원에 달한다. M&A뿐만 아니라 김앤장은 민사, 상사, 국제 중재에서도 굵직한 사건을 맡았다.

매출액이 대폭 증가한 배경에는 인력 증가도 한 몫 했다. 김앤장은 지난해에만 100여명의 국내·외 변호사를 영입했다. 로펌의 특성상 구성원의 수와 매출은 비례한다.

김앤장을 제외한 대형로펌 5곳의 평균 매출액은 1400억원으로 지난해 평균보다 100억원가량 증가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1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김앤장 다음 자리를 지켰다. 매출 증가액은 200억원가량이다. 태평양은 M&A, 금융자문을 비롯해 국제중재 등에서 고른 실적을 올렸고 경제 민주화 관련 사건에서 김앤장을 제치고 줄줄이 사건을 수임했다.

광장도 선전했다. 전년보다 13.3% 증가한 1530억원을 기록했다. 율촌은 1150억원에서 1240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가(家) 상속 분쟁에서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쪽을 대리해 주목을 받은 법무법인 화우는 10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액에는 삼성가 관련 수임료는 포함돼 있지 않다. 화우 관계자는 “착수금 등에 관한 청구가 늦어 지난해 매출액에는 관련 매출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6대로펌 가운데 법무법인 세종만 역성장했다. 세종은 2011년 135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렸지만, 올해는 1300억원에 그쳤다.

로펌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잣대인 변호사 1인당 매출액(매출액/국내외 변호사 수)은 5억62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00만원가량 늘었다. 김앤장 효과가 컸다. 김앤장을 제외한 5대로펌의 변호사 1인당 매출액은 5억1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600만원 줄었다. 변호사 영입이 대대적으로 이뤄진 게 가장 큰 요인이지만 로펌들은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앤장이 6억2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태평양은 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위였던 율촌은 5억1400만원으로 떨어졌다. 율촌은 김앤장에 다음으로 변호사 수가 늘어난 로펌이다. 광장과 세종은 4억8000만원대, 화우는 4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6대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 수는 2012년 12월말 기준 166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220명가량 증가했다. 외국변호사의 수도 30명가량 늘었다. 고문과 전문위원의 수는 김앤장이 가장 많고, 태평양, 율촌 순이다.

[황은재 기자 yij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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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달라고 울고불고…떼쓰는 아이들

◆ 세살때 '모바일 버릇' 평생 간다 (上) ◆

지난해 9월 KT IT서포터스 직원들이 부천 원일초등학교에서 스마트폰ㆍ태블릿PC 중독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 제공=KT>nn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빠진 아이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직장인 김지선 씨(가명ㆍ36)는 세 살배기 아들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한두 살 때만 해도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장난감 놀이에 흥미를 보였던 아들이었다. 하지만 모바일기기를 한번 맛본 아이는 이젠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다. "휴대폰 줘!"라며 소리를 지르는 것을 넘어, 책을 던지고, 바닥에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머리를 찧는 등 난동을 부린다. 스마트폰 형태의 장난감을 사줬지만 소용이 없었다. 손에 쥐자마자 던져버렸다. 아직 미숙하지만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고, 앱을 터치해 눈앞에서 스마트폰이 반응하는 것을 즐긴다. 노래와 율동이 나오는 40분짜리 뽀로로 13회 시리즈를 스마트폰으로 틀어주면 끝날 때까지 구부정한 자세로 꿈쩍 않고 시청한다. 급기야 지난주엔 병원을 찾았다. 자세 교정과 스마트폰 중독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모바일이 영유아를 비롯한 어린 자녀까지 위협하고 있다. 스마트기기 중독에서 자신과의 일체화, 나아가 '모바일 종속'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자극적인 모바일에 빠진 영유아를 비롯한 어린아이들은 덜 신선한 오프라인 영역에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 책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채팅을 하는 데 재미를 느끼고, 친구들과 운동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게임을 하는 데 익숙하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영유아를 비롯한 초ㆍ중ㆍ고교 학생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영삼 한국정보화진흥원 미디어중독대응부 부장은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나중에 대인관계에 불안을 느끼고, 우울증과 기억력 감퇴 등 병적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만 10~49세 스마트폰 이용자 3740명 중 스마트폰 중독률은 8.4%이며, 연령별로는 청소년(11.4%)이 성인(7.9%)보다 높게 나타났다. 만 10~19세의 청소년 10명 중 1명이 모바일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까지 포괄한 조사에서는 영유아(7세 이하)의 인터넷 중독률이 7.9%로 성인(6.8%)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화진흥원은 7세 이하 영유아 160만명이 인터넷ㆍ모바일 중독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호기심에 스마트폰을 만졌던 어린 학생들이 점차 심도 있게 기기를 활용하면서 역기능이 드러나고 있다. 처음엔 친구와 대화를 하기 위해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하거나 게임, 뉴스 등을 소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친구 간 대화가 목적이었던 메신저는 집단 따돌림에서 자살까지 이어지게 하는 '악의 공간'이 되어버린다. 각종 음란물을 비롯한 유해 콘텐츠에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최근 초등학생 3명이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차례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다. 범행 당시 피해 여성에게 스마트폰에 저장된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강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잠실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맡고 있는 이연경 씨(가명ㆍ27)는 "카카오톡으로 모자이크 처리도 안 된 여자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남학생들이 주고받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유해한 콘텐츠에 실시간 노출돼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켜줄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이 이제는 스마트폰에서도 구현되면서 이동하거나 밥을 먹을 때마저도 휴대폰을 붙잡고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애니팡 같은 단순한 게임부터 생동감 넘치는 고화질 스마트폰 게임이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배주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팀장은 "어린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며 "규칙을 정해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연령별로 스마트폰 콘텐츠 수위를 구분해 제공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김대기 기자 / 손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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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교수 강의내용 사전 평가한다…외부전문가 참여 '커리큘럼 평가委' 도입

국내 처음…2014년부터 강의에 적용

중앙대(총장 이용구·사진)가 전국 대학 최초로 교수들의 강의를 점검·관리하는 ‘커리큘럼 평가위원회’를 도입한다. 학기 말 종강 때 수강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평가와 달리 교수와 학생, 외부 전문가가 함께 학기 시작에 앞서 강의 내용 구성부터 사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교수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강의 구성권에 대학 본부가 관여하겠다는 이 시도가 대학 강의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상준 중앙대 교무처장은 19일 “이용구 신임 총장 주도로 강의 구성과 내용을 점검하는 커리큘럼 평가위원회 설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처장은 “외부인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대학 내 5개 계열별로 설치해 올해 강의를 점검한 후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커리큘럼으로 재구성하게 할 계획”이라며 “내년 강의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강의 내용과 구성은 수업을 맡은 교수의 독점적인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대부분 대학의 강의 평가는 수업 내용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등에 관해 사후적으로 학생의 만족도를 조사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외부 강사는 강의 평가가 낮으면 재계약을 못 할 수 있지만 정년 보장을 받은 교수는 강의 평가 성적이 좋지 않아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앙대가 신설하는 커리큘럼 평가위원회는 기존 강의 평가와 달리 교수와 위원회가 함께 대학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강의를 새롭게 편성하는 방안이다. 예컨대 경제학원론에서 전통적인 수요·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을 주로 가르칠지 게임이론과 같은 최신 이론을 중심으로 할지 교수와 위원회가 사전에 협의하는 것이다. 한 처장은 “강의가 학생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위원회는 강의를 없애거나 두세 개 강의를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조정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위원회는 동료 교수와 학생,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강의가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도록 유도한다. 공학계열 위원회에는 기업 엔지니어가, 경영·경제계열 위원회에는 회계사나 벤처기업가가 참여하는 식이다. 해당 학문 분야에서 역량이 뛰어난 다른 대학 교수도 평가 위원으로 초빙할 계획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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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 물, 물로 보지마 !



유엔이 평가한 '물부족 국가' 한국…수도관 노후로 10년간 6조원 '줄줄'

지자체 상하수도 관리능력 부족…완도·예산군, 물 절반이 새나가

수돗물 직접 마시는 비율, 한국 1.7%·미국 56%·일본 35%

물도 복지 … 국가가 직접 관리해야


유엔이 정한 물의 날(22일)를 맞아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물을 공급하는 핵심 시설인 상수도의 국내 관리 실태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특히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는 수도관 관리를 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 매년 7억㎥, 금액으로는 518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물이 각 가정, 공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새나가고 있다. 이것이 유엔이 평가한 ‘물 부족 국가’ 한국의 현실이다.

○수도관 노후로 물 절반이 새기도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상수도관의 전체 유수율(물이 수요자에게 도달하는 비율)은 83.2%였다. 물 100을 보내면 83.2만 각 가정 등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물이 새는 비율(누수율)을 보면 서울(3.8%) 경기(6.9%) 등 수도권은 양호한 편이지만 강원(23.0%) 경북(22.2%) 전남(21.6%) 등은 20%가 넘는 물이 새고 있다.

군 단위 지자체로 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충남의 경우 예산군의 누수율이 51.6%, 부여군은 51.1%에 달한다. 물의 절반 이상이 수도관에서 새나갔다. 강원 평창군의 누수율은 40.2%에 이른다. 전남 완도군의 누수율은 무려 58.1%에 달했고, 진도군(52.5%) 장흥군(42.6%) 등의 누수율도 높은 편이다. 정부청사가 들어선 세종시의 누수율도 35.5%로 심각한 실정이다. 환경부는 군 단위 지자체의 평균 누수율을 35.4%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새나간 물을 돈으로 따지면 2001년 이후 2010년까지 10년간 6조원에 달한다.

현재 상하수도 관련 예산은 중앙정부가 책정하지만 집행 및 상하수도 관리 등은 모두 지자체가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재정난과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적절한 상하수도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서울시가 상수도와 관련해 떠안고 있는 부채는 3227억원에 이른다. 전남은 1152억원이고 경기(787억원) 전북(777억원) 경북(771억원) 등의 순으로 부채가 많다. 최종원 환경부 수도정책과장은 “누수율의 차이는 노후 수도관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재정 상태가 열악한 지자체의 경우 수도관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복지 위해 국가가 나서야

노후 수도관에서는 물이 새나가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물의 질도 나쁠 수밖에 없다. 각 지자체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셔도 아무 문제 없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비율은 2011년 기준 1.7%에 불과하다. 미국(56.0%), 일본(34.9%)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막대한 양의 물이 버려지고, 물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 재정적인 손해는 물론이고 국민 개개인의 건강, 더 나아가 경제발전과 복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이에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은 열악한 상수도관망을 재구축하고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사업을 2009년 이후 진행해오고 있다. 환경관리공단은 상수도관 관리가 가장 열악한 강원도를 시작으로 상수도관망 최적관리 시스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시작하자마자 삼척 동해 속초 등 3개 지자체에서 재정 악화로 사업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금배 환경공단 상수도지원처장은 “강원도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가뭄이나 홍수시 수도관 누수로 인해 제한적으로 급수를 해야 하거나 오염물질이 수도관에 유입될 수 있어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며 “물도 복지의 일환이라고 보고 국가가 나서서 전체적인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세계 물의 날] 年 500조원 '블루골드' 산업 선점하라

GS건설·두산重 '수처리 사업' 강화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 2017년 조성


연간 500조원이 넘는 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도 뛰기 시작했다. 다국적 기업의 각축전인 수처리 산업에 국내 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졌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블루골드’ 산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국내 ‘물산업 허브’가 될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는 2017년을 목표로 밑그림 작업에 돌입했다.

흙탕물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수처리 사업, 상하수도 서비스, 물 관련 토목공사 등 물산업의 범위는 넓다. 인구 증가와 이상 기후로 물이 귀해지면서 물산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영국 전문조사기관 GWI에 따르면 물산업 규모는 2010년 4828억달러(약 580조원)에서 매년 6.5%씩 급성장, 2025년에는 8650억달러(약 10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멘스와 GE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일찌감치 시장 쟁탈전에 뛰어든 이유다.

한국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0년까지 3조4000억원을 투자, 세계적인 물기업을 양성하겠다는 ‘물산업 육성계획’을 2010년 내놨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GS건설은 수처리 플랜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스페인 기업 이니마를 지난해 인수했다. 두산중공업도 영국 기업 엔퓨어를 사들여 수처리 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대구시는 물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급성장하는 국내 물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의 국가과학산업단지에 2017년까지 총 사업비 5400억원(국비 5200억원, 지방비 200억원)을 들여 물산업 종합 산학단지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지난 1월 발표했다. 국가 물산업의 컨트롤 타워인 ‘한국물산업진흥원’, 기술 실험 공간인 ‘물산업 실증단지’ 등이 이곳에 들어서게 된다.

2015년에는 ‘제7차 세계 물포럼’을 개최한다. 낙동강과 금호강 등 수자원이 풍부한 데다 전문인력을 확보하기도 쉬워 클러스터 조성지로 유리하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주변 산업도시와 연계성이 높고 광역교통망이 발달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을 겪었고, ‘죽음의 강’ 금호강을 ‘생명의 강’으로 바꾼 경험이 있는 대구시는 ‘이제 물산업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며 고무돼 있다.

대구시는 실무 준비를 위해 올초 대구경북연구원, 대구테크노파크 등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사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설계와 조성이 함께 이뤄지는 사업이라 10월에는 첫삽을 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200여개 ‘물기업’을 키우고 1만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게 목표”라며 “‘석유의 시대’를 넘어 ‘물의 시대’를 여는 데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세계 물의 날] 다양한 '물 캠페인'



동화약품-유니세프 '생명살리는 물' 운동

굿네이버스, 세계 곳곳서 식수지원사업


기업들이 물산업에만 열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점점 높아지는 물의 중요성에 착안,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비정부기구(NGO) 등도 가세했다. 물의 해를 맞아 인지도를 높이거나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유니세프(UNICEF)와 손잡고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다. 식수 부족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전달하고 수질 오염과 물 부족의 심각성을 알리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유니세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인 위액션(WeAction)에 올라와 있는 캠페인 콘텐츠에 사용자들이 ‘좋아요’를 누르면 1개당 100ℓ의 물이 적립돼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생명을 살리는 물’이란 뜻을 가진 활명수의 의미를 살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최근 울산시와 함께 ‘아큐어’란 이름의 수자원 보호 캠페인에 들어갔다. 물과 다양한 수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고 쾌적한 생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활동이다.

NGO인 굿네이버스는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식수 지원사업 ‘Good Water Project’(굿워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말라위에 우물펌프를 설치하는 등 해외 곳곳에 식수시설 597개, 정수시설 2598개를 지원했다. 이 밖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자녀의 이름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는 ‘우리 아이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선물하세요’ 캠페인을 이달 한 달 동안 전개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포럼] 물 산업 신성장동력으로 키우자

22일은 '물의 날'이다. 옛날 속담에 '돈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물을 흔한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지금은 물이 돈보다 귀한 몸이 됐다. 유엔은 물 부족에 따른 분쟁을 극복하기 위해 올 한해를 '물의 해'로 설정할 정도다.

세계시장 규모 연 4,000억달러 달해

지구 표면의 70%는 물이 차지하고 있다. 이 중 97.5%는 마실 수 없는 바닷물이고 2.5%만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이다. 그나마 담수의 66.5%는 남극과 북극의 빙하로 존재하고 30.0%는 지하수이며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호수나 하천의 물은 전체 담수의 0.4%에 불과하다. 21세기 들어 60억명이었던 인구가 현재 71억명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1인당 물 공급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까지 가세해 많은 국가들이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 가운데 11억명에게는 안전한 식수조차 제공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제인구행동단체(PAI)에서는 연간 1인당 재생성 가능 수자원량을 산정해 '물 기근, 물 부족, 물 풍요' 국가를 분류,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간 1인당 재생성 가능 수량이 1,452㎥로 물 부족 국가이며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인류가 멸종하는 것은 자명하다. 물을 확보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다. 이를 위해 물 절약 습관은 기본이며 바다로 마냥 흘러가는 물을 붙잡아두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논에 물을 가둬놓아야 한다. 논이 내보내는 약 350억톤의 물은 소양강댐의 8배가 넘는 양이다. 이 중 192억톤은 하천으로, 158억톤은 지하수로 저장되며 이 지하수는 전 국민이 1년 동안 쓰는 생활용수의 2배에 해당한다. 장마가 시작되면 저수지를 확인한 후 미리 논에 방류하고 물길을 정비해둬야 한다. 아울러 많은 휴경농지에 어느 정도 두께로 둑을 쌓고 빗물을 가두면 홍수나 가뭄을 막는 데도 크게 기여한다, 정부는 이와 같이 휴경농지를 관리하는 농업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세울 필요가 있다.

둘째, 여름에 집중되는 강수량을 효율적으로 연중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한 답은 산림에 있다. 우리나라 국토의 70%는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 이 산림은 물을 저장하는 '녹색의 댐'으로 부른다. 가뭄이 오면 지속적으로 물을 생산해내는 것이 산림이다.

토양이 잘 발달진 숲 1㎡는 약 200리터의 물을 저장하고 있다. 이는 성인 100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식수다. 그런데 이러한 산림이 난개발에 시달리고 있다. 산림의 황폐화는 홍수와 물 부족이라는 재앙을 불러들인다. 무분별한 산림개발에 대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기술 개발ㆍ전문인력 양성 힘 쏟아야

가장 중요하게는 물 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시켜야 한다. 세계 물 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4,000억달러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물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을 가진 미국은 151억달러를 투자해 수질 정화사업과 수자원 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물 산업을 신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물 부족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 관계당국은 물 산업 핵심 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일상생활에서 물 사용에 불편을 느끼지 못해 물의 귀중함을 잊고 지내왔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고작 0.4%에 불과함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대안과 정책도 관심과 호응이 없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3월 '물의 날'이 물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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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돌릴 틈 없이… 연아, 올림픽 프로젝트 시동

[소치올림픽 앞두고 음악·안무·의상 등 고민… 늦어도 10월에 열리는 그랑프리에서 공개할 듯]

"레미제라블 뛰어넘을 만한 프로그램 나올 수 있을지 걱정"

안무는 계속 윌슨에 맡기기로

신혜숙·류종현 코치와 소치올림픽까지 함께할 듯


'피겨 퀸'이 '김래리'로 변신했다.

2013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우승자 김연아(23)가 1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갈라쇼에 남장 연기를 하며 매력을 발산했다.

김연아는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부문 입상자 등 총 24명이 참가한 공연의 22번째 순서로 빙판에 등장했다.

버드와이저 가든스 링크의 천장에 달린 대형 전광판엔 김연아의 전날 프리스케이팅 장면이 떴다. 경기를 마치고 기뻐하는 모습, 대기석에서 높은 점수를 확인하고 놀라는 표정,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거는 순간이 펼쳐졌다.

장내 아나운서가 "세계선수권 여자 우승자 유나 킴(김연아)!"이라고 소개하자 관중 9000여명이 큰 박수로 환영했다.

검은색 수트에 타이, 페도라(중절모의 일종) 차림으로 링크 가운데에 자리 잡은 김연아는 마이클 부블레의 곡을 배경으로 삼은 '올 오브 미(All of me)'를 연기했다. 작년 국내 아이스쇼에서 선보였던 작품이다. 당시 김연아의 안무를 맡은 데이비드 윌슨(캐나다)은 노래 속 주인공의 이름을 '래리'라고 지었다. 그러자 팬들은 김연아에게 '김래리'라는 별명을 붙였다.

김연아는 "무슨 프로그램을 할까 고민하다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부블레이고, 그가 캐나다 사람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며 "이곳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점프 없이 스텝과 스핀으로만 구성한 '올 오브 미'를 연기하던 김연아가 페도라를 벗고 머리를 풀어헤치는 순간 가장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김연아는 페도라를 가슴에 댄 채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빙판을 활주하는 동작으로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우승을 했기 때문에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면서 "그동안 갈라 연습을 하지 않다가 급하게 준비했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김연아는 20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당분간은 휴식이다. 당초 이번 대회까지만 함께할 예정이었던 신혜숙·류종현 코치와는 내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어렸을 때 (저를 가르쳤던) 코치 선생님들이라 더 편안하다"고 말했다.

올림픽 시즌을 대비한 새 작품은 2006년 시니어 데뷔 이후 호흡을 맞춰온 데이비드 윌슨과 함께 구상한다. 김연아는 "올림픽 시즌이니 신중하게 프로그램을 골라야 할 것 같다"면서 "이번 '레미제라블'을 뛰어넘을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올림픽 2연속 금메달을 위한 새 작품을 완성하면 10월부터는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한다.

그랑프리의 왕중왕전 격인 파이널에도 무난히 오를 전망이다. 김연아는 2006~2007시즌부터 2009~2010시즌까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1위 세 번, 2위 한 번을 했다. 이후 세 시즌은 불참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회장배 전국 남녀 랭킹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 세 장을 안긴 김연아는 선발전 면제가 확실시된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18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갈라쇼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주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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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대이동] 부처 옮겨야 할까 남아야 할까… 주판알 튕기느라 '뒤숭숭'


1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지난주 말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타결됨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과천 청사에 입주한다. 김주영기자 will@hk.co.kr

미래부·해수부 인기

승진·퇴직 후 유리 판단

방통위·국토부 등 공무원들 "신설부처 가고 싶다"

산업통상자원부 울상

중기청으로 일부 업무이관

"산하기관으로 가고 싶겠나… 다음 인사때 돌아왔으면"

외교관들 표정관리

복귀 전제로 산업통상부행

완전 전출 통상직은 울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개편안을 내놓은 지 47일. 여야간 힘겨루기와 줄다리기 끝에 조직개편은 확정됐지만, 공무원 사회는 오히려 훨씬 뒤숭숭한 분위기다. 새 부처가 신설되고 부처간 업무가 새롭게 분장되면서, 공무원들은 본격적으로 이삿짐을 싸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소속부처에 따라 거주지, 승진, 퇴직 후 취업 등 자신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는 터라 공무원들은 각자 셈법이 다를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남는 자'와 '떠나는 자'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된 곳은 방송통신위원회다. 전체 소속 공무원 500여명 중 60~70%에 해당하는 300여명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자리를 옮긴다. 방통위 내에서 인력이동이 가장 큰 곳은 인터넷(IP)TV 관련 업무를 미래부로 넘기게 된 '방송통신융합정책실'이다. 최대 120여명의 공무원이 옮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아예 조직 자체가 없어지게 됐다. SO 업무를 맡던 '방송정책국'과 통신관련 제도를 담당했던 '통신정책국'도 각각 최대 50여명씩 인력을 내주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2실4국 6관 체제에서 1처 3국 11과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방통위의 내부 조사결과, 대부분 인력이 '미래부'행을 희망했다. '작은 물'이 된 방통위에 남기 보다는 '큰 물'인 미래부가 자신들의 미래에 낫다는 판단에서다.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힘은 예산에서 나오는데 이 점에서 방통위는 미래부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신설부처가 승진기회도 많고 산하기관이 많아 퇴직 후 취업에도 유리할 것이란 게 솔직한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워낙 미래부로 몰리는 바람에 방통위는 한때 중추 인력인 과장ㆍ팀장부족으로 "이대로는 직제구성도 힘들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외교통상부에서 통상교섭기능을 가져오고 중소기업진흥 및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무 일부를 내주는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70명이 새로 들어오고 90명이 나가는 쪽으로 결론났다.

특히 뒤숭숭한 곳은 통상 쪽이다. 외교부 소속 외교관들이 부처이동을 극도로 기피함에 따라, '희망할 경우 2년 내 외교부 복귀' 약속을 법령에 명문화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외교부 공무원은 "외교관이라면 누구나 대사를 꿈꾸는데 갑자기 산업통상자원부로 가라는 건 앞날을 막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 출신들은 '친정'복귀가 보장돼 다행이지만, 통상직 일반공무원들은 '호적을 완전히 파서' 산업통상자원부로 와야 하기 때문에, 일부는 이직까지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관련업무가 이관돼 중소기업청으로 가게 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은 울상이다. 한 관계자는 "누가 산하 청 단위 기관으로 가고 싶겠는가. 다음 인사 때는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분야가 미래부로 옮겨가는 교육과학기술부는 핵심쟁점이던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 등 산학협력업무는 교육부에 그대로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이동인원은 200명 전후에 그치게 됐다.

하지만 내부에선 미래부 행을 원하는 여론이 더 큰 상황. 지난 달 실시한 희망부처 조사결과, 옮기길 원하는 인원이 250명 정도로, 옛 과학기술직 공무원의 99%가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교육부 공무원은 "과학기술직 아닌 교육직 공무원 중에서도 승진기회가 많은 미래부로 가고 싶어하는 인력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승진기회 때문에 신설부처는 원하는 기류는 해양수산부도 마찬가지. 국토해양부에서 228명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152명이 움직이는데, 당초 더 많은 공무원들이 해양수산부행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관계자는 "빠르면 금주 중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조직이 완비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상당한 시행착오와 민원인들의 불편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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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 출신 주타깃… 20명이상 도마 오를 듯

■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 금융권 수장 물갈이 예고

강만수·이팔성 등 대표적 MB맨 4대천왕 사퇴 기정사실화 분위기

신제윤 후보자보다 선배·동기들도 용퇴 거론

"다른 낙하산으로 대체… 과거 정부와 같아" 지적도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금융 공공기관장에 대해 "임기와 관계 없이 필요하면 교체를 건의하겠다"며 금융권의 인사파장을 예고하면서 그 범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만수 KDB산은금융 회장 등 금융권에 포진한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들이 주요 교체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신 후보자는 금융위원장으로서의 첫 임무로 선배들의 옷을 벗겨야 하는 얄궂은 처지가 된 셈이다.

신 후보자가 기관장과 지주 회장 교체 검토 대상으로 제시한 3가지 기준으로 따지면 금융공기업 11곳, 금융회사 4곳 등 총 15곳이 해당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직간접적으로 금융위의 입김이 작용하는 은행연합회(박병원 회장), 생명보험협회(김규복 회장), 손해보험협회(문재우 회장), KB금융지주(어윤대 회장), 농협금융지주(신동규 회장) 등까지 합하면 20곳이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4대 천왕' 으로 불리는 강만수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MB맨'(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교체가 유력하다는 평가다. 특히 강 회장은 금융위가 임명을 제청하는 산은금융이라는 점에서, 이 회장은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이라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 회장과 이 회장도 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강 회장의 측근은 "강 회장이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고 밝힌 그대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교체 방침을 기다리는 입장임을 밝혔다. 이 회장 측도 "회장이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부가 대주주인 만큼 금융위원장의 뜻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정부에 거취를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공공기관도 아니고 정부가 대주주인 금융기관도 아니라는 점에서 임기가 4개월 남은 어 회장을 교체할 명분은 없다. 하지만 KB금융이 공공적 성격이 큰 대형 금융지주라는 점에서, 어 회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나머지 공공기관장의 교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친 MB 인사로 분류되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가 신임 이사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탓에 임기가 1년 연장됐다. 당시에도 연임의 뜻이 없었다는 점에서 금융위에서 교체 신호를 보낼 경우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기수(期數) 문화가 만연한 금융권 특성에 따라 당장 신 후보자(행정고시 24회)보다 행시 선배이거나 동기인 관료 출신 금융기관장도 '용퇴'가 거론될 수 있다. 실제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난 권혁세(행시 23회) 금융감독원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인사로는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9회),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16회), 김용환 수출입은행장(23회),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24회) 등이 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이 사퇴 압박을 받는다면 박근혜 정부가 과거 정부와 뭐가 다른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낙하산을 다른 낙하산으로 대체하는 꼴' 이라는 비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장들의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맞추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정부 교체기마다 이런 식의 물갈이 파동을 겪지 않으려면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2.5년 혹은 3년 임기 2년 연임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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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魚회장이 連任반대 이사 몰아내려해"… 魚 "모르는 일"


[KB금융 어윤대 회장·사외이사진 갈등… 무슨 일 있었나]

사외이사들, 측근 해임 압박 - 최측근 박동창 부사장이 사외이사 3명 선임 막으려

왜곡된 정보 흘린 사실 드러나… 어 회장은 "개입한 적 없다"

작년말 ING 인수 갈등이 발단 - 사외이사들이 반대해 무산

베이징서 이사진과 술자리 중 어 회장, 술잔 깨고 고함 질러


18일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긴급 소집된 이사회에서 최측근인 박동창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다. "어 회장이 해임하지 않으면 우리가 해임을 결의하겠다"는 사외이사들에게 등을 떠밀린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내내 어 회장은 거의 침묵을 지켰다. 사외이사들이 '박 부사장을 해임하라'고 요구하자 '알겠다. 즉시, 오늘 당장 해임하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어 회장이 최측근을 내쳐야 할 지경에 몰린 것은 작년 말 ING생명 한국 법인 인수를 둘러싸고 사외이사들과 겪은 갈등이 원인이다. 그가 1년간 공을 들인 ING생명 인수를 사외이사들이 거부하면서 양측 관계가 틀어졌다. 이후 감정의 골이 파이고, 서로를 의심하게 되면서 마찰이 이어졌다.

3개월 전 ING생명 인수 불발로 시작된 갈등

작년 12월 18일 KB금융 이사회는 ING 인수 건을 표결에 부쳐 부결했다. 사외이사 9명 중 5명은 '반대' 의견을, 2명은 사실상 반대인 '보류' 의견을 냈다. 어 회장을 지지한 사외이사는 단 2명이었다. 사외이사들은 이 표결 한 달 전쯤 중국 베이징에서 어 회장이 일부 사외이사와 가진 술자리에서 소동을 벌인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어 회장은 ING생명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외이사들에 대한 감정이 폭발했다. 고함을 지르고, 술잔을 깨뜨렸다.

올 들어서도 어 회장과 사외이사들 관계는 긴장감이 돌았다. 지난 2월 신임 사외이사 추천을 위해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양측은 마찰을 빚었다. 두 번째 충돌이었다. 어 회장은 A교수를 집중적으로 밀었지만, 사외이사 4명은 모두 김영과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추천했다. 결국 사외이사들의 뜻이 관철됐다.

주총 앞두고 이경재 이사회 의장 해임 주장한 보고서로 마찰


어 회장과 사외이사들의 세 번째 마찰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포된 10쪽짜리 보고서로 시작됐다.

지난 12일 미국의 주총 안건 분석 전문 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내놓은 이 보고서는 "KB금융 일부 사외이사는 독립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 주총 안건 중 이경재씨 등 사외이사 3명 선임에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국내 사정에 어두운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참고하기 때문에 영향력이 적지 않은 보고서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은 65%에 달해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태도가 중요하다.

이 보고서에서 선임에 반대해야 한다고 지목한 사외이사 3명 가운데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포함된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의장은 ING생명 인수 불가론을 펴면서 어 회장과 정면으로 대립했던 인물이다. 이사회 안팎에서는 "KB금융 경영진이 이 의장을 내쫓으려고 이런 보고서가 나오도록 손을 쓴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사외이사들의 조사 결과, 박동창 부사장이 ISS 한국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이 드러났다. 일부 사외이사는 "박 부사장이 단독 행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자백을 한 것은 어 회장의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어 회장은 박 부사장이 고려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을 때 지도교수였고, 어 회장이 취임한 2010년 7월 박 부사장도 함께 KB금융에 입성했다. 어 회장의 복심(腹心)이라던 인물이다.

사외이사들 "어 회장이 무리하게 연임 노린다"고 의심

KB금융 안팎에서는 이 보고서가 7월 중순 임기가 끝나는 어 회장이 반대 세력의 구심점인 이 의장을 몰아내고 사외이사들과 관계를 개선, 연임을 노리는 포석이라는 말이 나온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회장 후보 추천권은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이 의장이 빠지면 나머지 사외이사는 어 회장의 연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ISS의 보고서에 자신은 간여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날 박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고 ISS의 '왜곡된 보고서'를 바로잡기 위해 소송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연임은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온다. 금융감독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주총회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내부 정보, 특히 왜곡된 자료를 미국의 사설 기관에 제공한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자회사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하는 전문 회사이다. 상장사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전 세계 1700여 기관투자가에 찬반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투자 결정을 돕고 수수료를 받는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 반발에 어윤대 회장, 최측근 부사장 해임

어윤대 KB금융 회장
금융 관련 공기업 수장 등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들과의 갈등으로 코너에 몰리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18일 박동창 전략 담당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다. 박 부사장은 어 회장의 최측근 인물이다. 어 회장이 '오른팔'을 자를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사외이사들과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지난 2월 말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 전문 회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접촉해 KB금융 일부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발목을 잡고 있고, 이 때문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무산됐다는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SS는 상장사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전 세계 1700여 기관투자가에 찬반(贊反) 의견을 제시하는 업체다. ISS는 이런 정보를 토대로 22일 열릴 주주총회에 참석할 외국의 기관투자가에 사외이사 3명의 선임을 반대하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사외이사들은 박 부사장의 배후에 어 회장이 있다고 의심하고, 박 부사장을 해임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소집했다. 결국 사외이사들의 압박에 밀린 어 회장은 자기 손으로 박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고,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어 회장은 보고서 공작의 배후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이 어 회장의 연임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윤대 "박동창 부사장과 관계 없다" 해명 불구… 이사회 "믿을 수 없어… 추가 조치"


■ KB금융, 박동창 부사장 보직 해임

금융당국 종합검사 예고… 어윤대 교체 가능성 커져

미국 주총 안건 분석회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의 왜곡 보고서 사태로 경영진과 이사회 간에 심각한 내홍(본보 18일자 1면 보도)을 겪고 있는 KB금융지주가 18일 ISS와 접촉한 박동창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면서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 동안 쌓였던 경영진과 이사회 간의 감정의 골이 이번 사태로 더욱 깊어져 지배구조 변화 없이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금융은 이날 박 부사장의 보직 해임으로 그 동안의 내홍이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박 부사장이 어윤대 회장의 최측근인 점이 부각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 회장이 이번 왜곡 보고서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보도자료를 통해 "어윤대 회장이 먼저 (박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겠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며 "특정 경영진(박 부사장)이 ISS측과 접촉한 것은 어윤대 회장과 관계가 없으며 사후 보고를 받고 황당해 했다"고 알렸다. ING생명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어 회장과 이사회 간 갈등 이후 어 회장이 일부 껄끄러운 이사진을 밀어내려 한다는 항간의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KB금융은 "상당 부분 (양측의) 오해가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측의 설명과 달리 이사회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모 이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회사 쪽에서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겠지만 믿을 수 없다"며 어 회장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ISS 왜곡 보고서에 대한 진상조사 및 법적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추가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여 경영진과의 첨예한 대립을 예고했다.

금융당국의 향후 종합검사도 KB금융에게 큰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은 보고서 왜곡 사건을 '금융질서 문란 행위'로 규정했으며, "검사 결과에 따라 해임 여부 그대로 인정할지 아니면 추가 제재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혀 추가 징계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로 KB금융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어 회장 임기가 4개월여 남아 있지만, 임기를 온전히 채울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어 회장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고 거취에도 비상등이 켜졌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파이낸셜 포커스] 'KB 사태' 5가지 핵심포인트


서울경제신문이 11일자로 단독 보도한 주주총회 안건 분석기관 ISS의 이른바 'KB 리포트'의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가 일부 KB 사외이사의 연임 반대를 적시하면서 시작된 'KB 사태'는 22일로 예정된 주총을 앞두고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사회는 20일에도 임시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이사들은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에 대한 징계 수위와 함께 초미의 관심사인 사외이사 연임 여부와 관련한 주주들의 찬반 투표에 대한 중간 결과를 보고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개될 'KB 사태'를 바라보는 핵심 포인트 다섯 가지를 짚어봤다.

①주총 향방은

■ 갈팡질팡 외국인… 사외이사 연임 안갯속

이번 주총은 KB의 앞날을 가를 분기점이다. 앞서 ISS가 반대의견을 낸 이경재ㆍ배재욱ㆍ김영과 사외이사에 대한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외국인 주주들은 이미 투표를 마쳤다. 상당수 외국인 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KB의 외국인 지분율은 66.22%에 달한다.

하지만 최종결과는 안갯속이다. 당장 1대 주주인 국민연금(8.58%)이 남아 있다. 국민연금은 20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찬반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감독 당국이 나서고 있는데다 경영진도 주요 주주를 설득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 국민연금과 국내 주주들이 모두 찬성한다고 보면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KB의 관계자는 "현재 박빙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주총 안건에 대한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투표 최종결과는 주총 하루 전쯤 나온다.

②왜 이렇게 흔들리나

■ 외국인 절대지분에 지배구조도 취약

외국인 주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ISS를 비롯한 KBㆍ신한ㆍ하나의 외국인 주주들은 주총에서 거수기였다. 이번 사태의 잘잘못을 가리기에 떠나 외국인 주주들이 제목소리를 낸다는 점은 그냥 넘어갈 부분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주주들이 사외이사 파견이나 경영간섭을 본격적으로 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외국인 주주들에게 휘둘린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외국인이 주주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KB 외에 신한(63.74%)이나 하나(67.97%)도 60% 이상이 외국인이다. 주인이 없는 상황에서 지배구조마저 허약한 우리나라 금융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과거 소버린이 SK를 공격했던 것처럼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하는 액티비스트 펀드가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③차기 회장에도 영향 미칠까

■ 사외이사 선임 결과따라 회장 거취 좌우

이번 사태는 차기 회장 선출작업에도 영향을 준다. 회장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데 주총 결과에 따라 사외이사 구성원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어윤대 회장의 연임건이 아니더라도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 구도가 변한다.

사외이사 선임작업도 마찬가지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어 회장과 이경재ㆍ황건호ㆍ함상문ㆍ조재목 이사로 꾸려져 있다. 주총 안건 처리에 따라서는 사외이사를 포함해 KB 지배구조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만약 주총안건이 부결로 결론 지어질 경우, KB금융은 한동안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④당국 나서나

■ 신한사태 능가하는 개입 이뤄질 수도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19일 "ISS건의 진상파악은 늦출 수 없는 부분"이라며 "ISS를 최우선으로 보고 있고 밤을 새서라도 빨리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KB를 종합검사하고 있다. 주총 날인 22일 검사를 완료할 예정이지만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과거 신한 사태에 버금가는 당국의 고강도 개입이 이뤄질 여지도 농후하다. 업계에서는 독립성 부분을 대내외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누가됐든 차기 이사를 뽑을 때 당국에 전후 과정을 설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⑤ISS 소송은

■ 금품수수 등 위법 없다면 소송 없을 듯

KB 측이나 일부 사외이사가 왜곡된 보고서라는 이유로 ISS에 소송을 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견을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금품 수수 같은 위법행위가 없다면 소송을 해도 이길 가능성이 적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여론의 흐름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KB금융이 이를 잠재우기 위해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종목에 대한 매수ㆍ매도 의견을 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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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욕심으로 무리하게 용산 투자했다가…롯데관광개발, 결국 법정관리 신청



[한겨레] 자본금 55억 회사가 용산개발 1700억 투자

김기병 회장 일가 지분 53%

무리한 투자 못막아

외부감사인 ‘의견거절’에

주식시장서도 퇴출 위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 사업에 자본금의 30배가 넘는 돈을 투자한 롯데관광개발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 개발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금융회사(PFV) ‘드림허브’의 지분 15.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에 따라 코레일이 추진중인 용산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롯데관광개발은 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시장에서도 퇴출당할 상황에 처했다.

롯데관광개발은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회사 재산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용산 개발사업 채무불이행 이후 차입금 만기 연장이 안 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에서 서면심사를 거쳐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 55억원에 연매출 400억원가량의 중소 규모 관광회사로, 부동산 개발 경험이 거의 없는데도 총 사업비가 31조원에 달하는 용산 개발사업에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17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무리한 투자에다 오랜 기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각각 당기순손실 106억원과 36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용산 개발사업이 파산하면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당장 롯데관광개발의 감사인인 대성회계법인은 이날 2012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2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뒤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성회계법인은 “드림허브가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진행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기업으로서 운명이 좌우될 불확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성회계법인은 “3월 중 신주인수권부사채 255억원과 차입금 256억원, 5월과 올해 말까지 각각 차입금 180억원과 392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상환에 실패하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자본력이 부족하고 대형 개발사업 경험도 없는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을 대신해 주관사를 맡은 것부터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고 있다. 김기병 회장이 사업적 욕심 때문에 회사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것이라는 얘기다. 무리한 사업에 롯데관광개발이 계속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김 회장 일가의 회사 지분이 절반을 넘어, 잘못된 의사결정에 제동을 걸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관광개발은 김 회장(38.66%)이 최대주주이고, 부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8.53%)과 두 아들(3.88%와 1.76%) 등 일가족이 5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용산 개발사업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롯데관광개발 보유 지분 75%가량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상환에 실패하면 경영권까지 빼앗길 처지에 놓인 것이다. 김 회장의 부인 신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여동생이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은 1971년 회사 설립 때부터 ‘롯데’ 브랜드를 사용했지만, 현재 롯데그룹과는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별개 회사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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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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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경제비중, 유로존 0.2%불과…경제충격 제한적일듯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키프로스 구제금융으로 크게 흔들렸지만 여파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유로존 안팎으로 정치사회적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가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선량한 국민들에게 일종의 과세를 했다는 점에서 유로존 지도부나 키프로스 정치권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키프로스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2%에 불과하다. 따라서 유로존에 충격이 있다고 해도 단기적이며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심지어 단기적 조정이 곧 투자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은행 ING의 알레산드로 지안산티 금리 전략가는 "키프로스 사태 충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경제ㆍ금융 측면에서 키프로스는 고립된 사례이기 때문에 경제 규모가 큰 유로국에 비해 예금의 헤어컷(손실)이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드 뮤추얼 애셋 매니지먼트의 유럽 주식펀드 매니저 케빈 릴리도 "키프로스 사태는 (전반적인 유로 시장에서) 분리돼 있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여유 자금이 있다면 지금 더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키프로스 구제금융 방식 때문에 '예금도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채무 위기가 불거져 온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다.

유로존 2위와 3위 경제국인 이들 국가에서 선제적으로 예금 이탈이 나타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다. 이미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8일 장중 5%를 넘어서기도 했다.

애버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폴 그리피스 채권투자 책임자도 "키프로스 사태로 말미암아 유럽 지도부에 대한 예금자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남ㆍ북유럽 국가들 간의 신뢰의 위기'라고 분석했다.

유로 통화와 EU 체제 유지를 위해 부유한 북유럽 국가들이 키프로스(남유럽)를 도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국민을 달래기 위해 키프로스 국민에게 돈을 부담시켰다는 지적이다.

FT는 무엇보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의 유권자와 의회가 무거운 책임 부과 없이 키프로스 같은 작은 섬 국가를 지원하는 걸 용인하진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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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엔 칼슘? 최악의 건강지식 6가지

칼슘결핍증과 상관없고 심장병 위험 높아져

건강에 관한 단편적 지식은 매일 쏟아져 나오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해로울 수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17일 의사 2명이 지적하는 최악의 건강지식을 소개했다. 의사 한 명은 ‘병의 진정한 원인과 진정한 치료’의 저자인 제이콥 테이텔바움, 나머지 한 명은 이 방송의 건강 에디터 매니 알바레즈다.

잘못된 믿음 1: 관절염 치료에는 관절염 약이 제일 낫다

테이텔바움에 따르면 관절염 약 때문에 미국에서 연간 3만명이 사망한다. 이부프로펜을 비롯한 관절염 약으로 인한 궤양성 출혈은 매년 미국인 1만6500명의 사망을 부른다. 그리고 심장병 위험은 2배, 뇌졸중 위험은 3배로 높인다. 약보다는 자연 요법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이다.

버드나무 껍질과 유향 (乳香: boswellia)을 섞은 엔드페인(End Pain)은 이부프로펜보다 2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테이텔바움은 말했다. 또한 큐라민(Curamin)과 유향은 세레브렉스 보다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요법은 게다가 알츠하이머와 암의 위험을 줄여준다.

잘못된 믿음 2: 골다공증에는 칼슘을 먹어야 한다

“골다공증에 칼슘을 먹는 것은 이득보다는 해로움이 많다”. 테이텔바움의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장 중 하나다. 골다공증은 칼슘 결핍증이 아니며 칼슘의 잇점은 거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칼슘을 대량 섭취하면 심장병 사망위험이 31% 높아진다”.

불필요하게 복용할 것이 아니라 우유를 많이 마시는 등 천연 식품에서 칼슘을 섭취하라고 그는 권한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론튬 같은 미네랄을 복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약보다 거의 2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그네슘, 비타민 D, 보론을 비롯한 영양소는 골밀도를 높여주고 새 뼈의 생성을 돕는다.

잘못된 믿음 3: 소화불량에는 제산제가 필요하다

제산제는 문제의 근원을 정확히 치료하지 못한다고 테이텔바움은 지적한다. 소화불량은 위산과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소화를 도우려면 다이제스트 골드(Digest Gold)같은 소화효소를 복용하라고 조언한다. 100% 식물성 소화효소라면 무엇이든 좋다고 한다. 요구르트나 보충제의 프로파이오틱(좋은 균)은 장내 가스, 복부팽창, 설사, 변비를 막아준다.

잘못된 믿음 4: 햇빛을 피하라

태양을 피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매년 수십만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을 것으로 테이텔바움을 추정했다.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은 대부분 햇빛에 노출되지 않은 부위에 생긴다”고 그는 말한다. 흑색종이 느는 것은 수면 부족, 잘못된 영양 등의 요인으로 면역력이 약화된 때문이라는 것이다. 면역

햇빛은 비타민 D의 생성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며 이 비타민이 부족하면 유방암, 자가면역질환, 다발성경화증,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잘못된 믿음 5: 심부전은 사망 선고다

미국인의 사망 원인 중 1위를 다투는 것이 심부전이다. 하지만 이 병에 걸렸다고 해서 죽을 때가 된 것은 아니다. “약물과 자연 요법을 병용하면 심장근육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의사가 처방하는, 혈액을 묽게 해주는 일부 약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코엔자임 Q10 같은 보충제를 하루 200 mg씩 복용하면 심장 기능이 뚜렷하게 향상된다. 단순한 에너지 영양소인 리보스뿐 아니라 아세틸 카르니틴, 마그네슘, 비타민 B군은 심장 기능에 도움이 된다. 심장이 더 효과적으로 뛰며 따라서 증상이 없어질 때가 적지 않다.

잘못된 믿음 6:갑상샘 검사는 정확하다

오늘날 의사들이 사용하는 갑상샘 검사법은 문제가 있다. 의사들은 ‘정상’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있다고 테이텐바움은 말한다. 정상이라 함은 상위 2%나 하위 2%에 속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그는 말한다.

갑상샘 호르몬 레벨이 낮은 정상범위에 속하는 사람은 높은 정상범위에 속하는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위험이 69%더 높다

갑상샘 호르몬 수준이 약간 낮은 사람은 치료가 필요 없다고 하는 의사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 치료를 받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30% 이상 낮아진다. 게다가 힘이 더 나고 체중이 줄며 피부와 머리카락이 좋아졌다는 사람이 흔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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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휘몰아치는 이상한 열풍

"SKY 가야죠… 강남서 재수는 필수"

"대학은 미래 위한 투자 명문대 가야 성공"

학벌 위주 분위기에 부모 경제력도 뒷받침 고교생 70%가 재도전

올해 2월 서울의 한 외고를 졸업한 이모(19)양은 현재 집 근처 강남구의 한 재수학원에 다니는 '고등학교 4학년'이다. 이양은 "워낙 주변에서 재수를 많이 하다보니 고등학교 3년, 강남 재수학원 1년, 총 4년간 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 간다는 얘기가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이양은 "SKY(서울ㆍ고려ㆍ연세대) 정도는 가야 한다"는 학교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재수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서초구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강남 재수학원을 다니는 권모(19)양은 "고3 때 우리 반 친구들의 80%가 재수를 하는데 점수 맞춰가면 어느 대학이든 갈 수는 있는 애들이 대부분이지만 더 좋은 대학을 가려고 재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 재수를 선택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서울 강남 지역의 재수 열풍은 광풍에 가깝다. 최근 한 입시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2010~2012학년도 강남구와 서초구 재수생 비율이 각 76%, 68.4%로 구로구(26.6%)보다 월등히 높다. 강남지역에선 고교 졸업 후 '4학년'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재수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지역인데다, 복잡한 입시제도가 2번째 기회를 갖도록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부유층과 좋은 고등학교가 몰려 있는 강남 지역은 실제로 명문대 진학률이 높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수험생과 교사들 사이에선 일단 상향 지원하고 보는 경향이 퍼져 있다. 서울고(서초구)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조건보다 높은 대학을 목표로 잡다 보니 많이 떨어지고, 경제적으로 유복해 쉽게 '재수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준에 맞춰 진학하는 학생들이 거꾸로 박탈감에 빠질 정도다. 세화고(서초구)의 한 교사는 "주변에 좋은 대학 가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실패한 게 아닌데도 '나는 실패했구나'라는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벌 좋고 경제력 있는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재수를 권장한다. 강북권 학교에서 6년여간 고3 지도를 맡았던 경기고(강남구)의 한 교사는 "강남 학부모들은 다른 지역보다 유독 기대치가 높다"며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력도 있으니 아이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기꺼이 재수비용을 부담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경제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요즘 웬만한 재수학원 1년 다니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사립대 한 해 등록금을 웃돈다.

입시제도가 재수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재수 끝에 올해 연세대에 입학한 민모(20)양은 "내신이 특별히 좋지도 않았고 비교과 영역을 준비해둔 것도 없었는데, 비중이 높은 수시모집을 무시할 수 없어 고3 내내 내신에 매달리다 떨어졌다"며 "재수생은 1년 내내 수능에만 집중할 수 있고 전문 학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고3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권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대진고 교사)은 "요즘 대세는 논술과 입학사정관제인데 1학년 때부터 이런 전형에 맞춤형 준비를 못한 학생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지원 기회를 놓치고 결국 재수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재수를 할 수는 있지만 요즘은 똑같은 과라도 조금이라도 순위가 높은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를 하는 등 너무 만연돼 사회적 낭비가 크다"며 "특히 강남 지역의 경우 어려서부터 특목고-자사고-일반고 등으로 계층화되고 있는데 대입마저 가정의 물적 지원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보다 재수를 더 많이하면서 생기는 교육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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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치없는 전쟁" 반성 여론… 이라크 "후세인 때보다 더 혼란"

이라크戰 발발 10년… 승자없는 전쟁, 마르지 않는 눈물

종파분쟁으로 끝없는 충돌, 정국 헤쳐나갈 리더십도 없어


미국이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저지하겠다"며 시작한 이라크 전쟁이 오는 20일로 발발 10주년을 맞는다. 미군은 2003년 3월 20일 이라크 공습 이후 3주 만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함락했다. 전쟁은 미군의 승리로 끝났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사형당했다. 하지만 WMD는 발견되지 않았다. 2011년 12월 미군은 이라크에서 완전 철수했다.

◇이라크, 전쟁 후 혼돈 심화

미국의 국제 문제 싱크탱크인 스트랫포는 17일 "이라크가 후세인 독재 시대보다 더 큰 혼돈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스트랫포는 "수니파이던 후세인이 물러난 뒤 세워진 시아파 정권이 앙숙인 수니파 세력을 강압적으로 견제하자 사회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세인 이후 들어선 새 정권은 종파·부족 간 대립하는 정국을 헤쳐나갈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권력 빈자리에 알카에다 세력 확산

테러로 이어지는 이라크 종파 갈등은 이라크 전쟁 후 생긴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가 주도하고 있다. 반미를 목표로 움직이는 AQI는 2004년 오사마 빈라덴(2011년 사망)과 손을 잡은 뒤 세력을 확대하고 지난 10년간 이라크 치안을 흔들었다. AQI는 알말리키 정부가 미국과 가깝다는 점을 이용해 후세인 추종 세력이나 수니파 과격주의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라크의 테러 피해를 조사하는 시민단체 이라크 보디 카운트(IB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AQI의 반미·반정부 공격 등으로 이라크 전쟁 후 이래 지금까지 최소 11만2000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이라크 경제 회복 난항

정국 혼란 여파로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라크는 작년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330만배럴로 끌어올렸다. 전쟁 직전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분량이다. 하지만 엑손 모빌 등 석유 메이저업체들이 유전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별도로 계약을 맺으면서 정부의 수입은 석유 생산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외국 업체들이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폭탄 테러나 불안한 치안 등을 우려해 투자를 꺼리는 것도 악재다. 후세인 추종 세력이나 수니파 과격주의자들은 최근 알카에다에 합류해 치안 불안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북부 타스피랏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알카에다 조직원 등 재소자 2000명이 탈옥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여론 "잘못된 전쟁"

전쟁을 시작한 미국 내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미국인의 피와 재산을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전쟁에 엄청나게 쏟아부었다"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MSNBC 방송은 18일 "이라크 전쟁의 설계자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라며, 이라크 전쟁을 결정하고 주도한 부시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책임을 추궁했다.

☞시아파·수니파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사후(632년) 후계를 둘러싸고 분열한 양대 종파다. 다수 무슬림은 선출된 ‘칼리프(대표자)’가 무함마드 후계를 이을 수 있다고 본 반면, 일부는 무함마드의 핏줄만이 후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함마드의 ‘순나(말과 행동)’를 따르는 다수는 수니파, 무함마드의 핏줄인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를 추종하는 소수파는 ‘시아(분파라는 뜻)’로 불리게 됐다. 현재 전 세계 16억 무슬림 인구 중 약 90%는 수니파, 10%는 시아파로 추산된다.

[노석조 기자]

"이라크에선 한국이 경제개발 모델"

김현명 駐이라크 대사

"바그다드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최근 가로수가 새로 생긴 것은 희망의 상징이다. 오랜 기간 대립하던 정파·종파들 사이에서 '더 이상 파괴의 역사로 가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생겨나고 있다."

김현명 주이라크 대사는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라크는 지난해 하루 평균 330만배럴 석유를 생산해 국제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면서 "핵개발 의혹을 받는 이란이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이라크가 중동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군 철수 후 이라크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다.

"시아·수니파 대립 등으로 인한 테러 희생자가 지난해 4500여명 규모였다. 그러나 미군 철수 이후 외국 공관과 기업 등 외국인에 대한 테러는 거의 없었다. 종파 대립이 강한 중북부 지역은 아직 치안이 불안하다."

―전후 이라크 경제 전망은.

"이라크의 잠재적 성장 역량은 매우 크다. 최근 연간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은 전쟁 이전 생산량을 넘어섰다. 2020년에는 610만배럴, 2035년에는 830만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이 전후 재건 사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나.

"지난해 5월 한화건설이 80억달러 규모 바그다드 외곽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계약을 맺었다. 한국 해외 건설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6월 디젤 발전소를 완공했다. 현재 20여개 기업 700명 이상 근로자들이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 기업은 치안 불안을 염려해 거의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과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이라크는 우리나라를 경제 발전 모델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을 소개한 10분가량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조회 건수가 현재 5만건을 넘어섰다. 이라크 국회의원·장관 등이 '식민지와 전쟁 같은 어려운 상황을 딛고 일어나 경제 발전을 이룬 것을 보고 눈물이 났다'는 메일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한수 기자]

美, 막대한 戰費로 재정위기… 미국인 58% “실패한 전쟁”

■ 20일 이라크전 발발 10년

[동아일보]

미국인들 상당수가 ‘잘못된 전쟁’으로 꼽는 이라크전쟁이 20일로 개전 10년을 맞았다.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제거됐지만 종족 갈등에 따른 폭력사태와 정정 불안으로 이라크 국가 재건 작업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막대한 전쟁 비용을 퍼부은 미국은 재정위기에 빠져 유일 초강대국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미국의 정치권은 이라크전쟁 10년 평가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갈려 정쟁을 벌이고 있지만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미래를 위한 교훈을 찾는 성찰도 한창이다. 이라크 독재 체제의 붕괴와 국가 재건 과정은 향후 북한의 미래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 ‘잘못된 전쟁’ 비판 봇물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CFR 홈페이지에 게재된 특집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피와 재산을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전쟁에 엄청나게 쏟아 부었다”고 비판했다. 이라크인 18만여 명과 미국인 4488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군이 퍼부은 전쟁 비용만 1조 달러에 이르고 향후 40년 동안 6조 달러가 들어갈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후세인 축출 이후 정권을 잡은 시아파 정부는 국가 재건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채 정적 수니파와 쿠르드족,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카에다 등의 무력 공격과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2011년 미군의 완전 철수 이후 폭력 양상은 더 심해졌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은 이라크전쟁에 비판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랭어리서치’가 최근 시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전쟁비용 대비 효과를 기준으로 볼 때 이라크전이 ‘치를 만한 가치가 없는 전쟁이었다’고 답했다고 ABC 뉴스가 17일 보도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는 CNN 인터뷰에서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면서 “이라크가 안정을 되찾으면 2011년 ‘아랍의 봄’을 촉발한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변호했다.

○ 이라크전쟁 10년이 남긴 5가지 교훈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CNN 시사 대담프로 앵커인 파리드 자카리아는 16일 칼럼을 통해 이라크전쟁과 이후 국가재건 과정이 남긴 다섯 가지 교훈을 지적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초기 침투 단계에서 전비를 아끼려고 병력을 최소화했다가 점령 단계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7년 1월 미군 3만 명 증파 선언을 하는 등 10년 동안 9만2000여 명을 파병했지만 시기를 놓친 뒤였다.

자카리아는 “미군은 이라크 점령 한 달 만에 군대를 해산하고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 당원들인 정부 요인들을 해직시켰다”며 “갑자기 실업자가 된 이라크 엘리트, 특히 수니파 세력들은 무장 반미 투쟁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군은 후세인 추종세력을 색출하기 위해 민간에 대한 위압적인 작전을 펼쳤고 이라크인들에게 저항할 명분을 줬다는 것이다.

○ 북한 붕괴 후 안정화 과정 시사점

이라크전의 교훈은 북한 붕괴 이후 안정화 작전에 되도록 많은 병력을 파견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2011년 북한이 순순히 무너지는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일 경우에도 안정화를 위해 26만∼40만 명의 군사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북한 붕괴 이후 대대로 김씨 일가에 충성해 온 당·정·군 엘리트들을 대부분 숙청해야 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요구지만 이라크의 교훈을 삼는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한 세미나에서 북한 엘리트들이 남한 중심의 통일에 동조하도록 이들에 대한 사면(赦免) 방침을 미리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숙청은 핵심 엘리트로만 국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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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쟁' 대표적 5가지 왜곡] ①한국 현대사는 '독립'과 '親日'의 전쟁 ②이승만은 반역자에 ③독립자금 횡령범

④박정희는 미국의 꼭두각시 ⑤다 계획돼 있던 경제개발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들어 인터넷에 배포한 동영상 '백년전쟁'에 대해 전문가들은 "잘못된 팩트(fact)와 악의적인 해석으로 역사를 왜곡한 영상물"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현대사가 '독립'과 '친일'의 전쟁?

이 영상물은 한국 현대사 100년이 '레지스탕스(저항 세력)'와 '콜라보(협력 세력)'의 전쟁이라는 논리를 제시하지만, 대한민국 건국 세력을 폄훼하려는 흑백논리적 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영상물이 '레지스탕스'로 분류한 인물 중 이범석은 대한민국 초대 국무총리가 됐으며, 역시 '레지스탕스'라는 여운형은 친일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친일파?

영상물은 이승만이 '친일파'이자 '반역자'였다는 주장을 하지만, 역시 자료 왜곡이라는 지적이다. 1916년 '호놀룰루 스타 불레틴'지(紙) 기고문을 인용하며 '반일 감정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처럼 묘사했으나, 실제로 이승만은 "하와이 한인 학교는 일본인에 대한 증오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일본인들은 한국인이 한 민족으로서 권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요구했다.

이승만이 독립 자금 횡령?

이승만을 독립운동 자금을 가로챈 '죄질 나쁜 횡령범'으로 묘사한 것은, 당시 반(反)이승만 세력의 일방적인 말만 받아들여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승만은 그 돈을 횡령한 것이 아니라, 한인기독학원과 인하대학교 설립 등에 사용했다는 연구가 축적돼 있다.

박정희의 경제성장은 미국의 작품?

영상물은 미국의 '프레이저 보고서'를 인용해 박정희의 수출 주도형 전략이 미국에 의한 것이었다며, 박정희를 미국의 꼭두각시처럼 묘사했다. 그러나 당시 개도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각국 경제정책의 세부 사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없었기 때문에 잘못된 분석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영상물은 '한국 정부는 확고한 신념으로 경제를 주도해 신뢰를 얻었다'는 '프레이저 보고서'의 지적은 누락했다.

경제개발 계획은 숟가락만 얹은 것?

박정희 시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이전에 다 만들어진 것이라는 영상물의 지적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당시 개도국마다 경제개발 계획을 유행처럼 세웠는데, 문제는 계획 자체가 아니라 그걸 시행할 수 있는 리더십이었다"고 말한다.

"이승만 외교가 獨立 보장한 카이로선언(1943년 연합국 美·英·中이 한국 독립을 보장) 이끌어"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 /김기철 기자
원로 역사학자 '백년전쟁 논란'에 일침… "좌파 역사가들 김일성 무장투쟁만 神話化"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

이승만이 분단 주역에 친일파?

- 美여론 돌려놓은 외교도 항일, 그의 업적은 '功 7 過 3'이다

'커밍스의 자식들' 현대사 망쳐

- 대한민국을 美괴뢰국가로 봐… 엉터리 선동이 역사로 둔갑


"대한민국은 휴화산 위에 앉아 있다. 한국 사회를 갈라놓는 이데올로기 분열은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균형 잡힌 현대사 교육을 통해 이걸 진정시켜야 하는데, 집권자들은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원로 역사학자 유영익(77) 한동대 석좌교수는 답답해했다. 이승만과 박정희 두 대통령을 친일파, 반역자로 몰아붙이는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이 유튜브에서 조회 수 수백만 건을 기록하는 현실에 혼자 맞서기엔 버겁다고 했다. "4·19 때 서울대 정치학과를 막 졸업했다. 이승만이 독재자이고 그의 잘못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훗날 이승만을 연구하면서 이승만이 잘못한 것만 기억하고, 그의 업적은 전혀 몰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8일 아침, 경북 포항의 한동대 강의차 서울에서 KTX 열차로 내려가는 유 교수를 동대구까지 동승했다. 유 교수는 "한국 현대사에 대한 시각의 분열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승만이 독재를 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승만의 업적은 최소한 '공(功) 7, 과(過) 3'으로 봐야 한다."

―'백년전쟁'에선 이승만이 1912년 '워싱턴포스트' 기자회견에서 일제의 식민통치를 미화했다며 친일파라고 한다.

"이승만은 대한제국이 무능과 부패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승만의 대일관(對日觀)을 알려면, 필요에 따라 한 인터뷰가 아니라 그가 1913년에 쓴 '한국교회 핍박'이라는 글을 봐야 한다. 이승만은 일본의 침략을 비판했다. 이승만이 노골적으로 친일한 적은 없다. 그랬다면 1919년 한성정부를 비롯, 상해 임시정부에서 대통령으로 거의 만장일치로 추대될 수 없었을 것이다."


―현대사 연구자들은 이승만을 건국의 주역이 아니라, 분단을 가져온 책임자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브루스 커밍스는 북한의 김일성이 민족주의적 정당성을 갖고 있고, 남한에선 여운형이 지도자가 됐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해방 당시 남쪽은 미군, 북쪽은 소련군이 점령했다. 소련군이 점령한 북한에 친소(親蘇) 정권이 들어서고, 미군이 점령한 지역에선 친미(親美)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이었다. 이승만이 택한 노선은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미국의 개입이 없었으면…' 하고 가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역사는 '사실'을 연구하는 것이지 '소망'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좌파 진영에선 이승만이 미국에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편 외교 운동을 인정하지 않는다.

"김일성의 항일 무장투쟁을 신화화하는 데서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김일성같이 몇 사람을 찔러 죽이면 대단한 일로 생각하는데, 우리가 그걸로 독립을 얻은 게 아니다. 이승만이 미국 여론을 바꿔놓는 외교·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 1943년 카이로에서 한국의 독립을 선언하는 발표가 나왔다. 역사 교육이 제대로 안 돼 무장투쟁만 높이 친다. 책상 위에서 편안하게 펜대를 놀리는 정도로 외교·홍보 활동을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한국 현대사 연구가 여전히 브루스 커밍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커밍스의 가장 큰 문제는 베트남 반전운동을 하던 그가 미국의 대(對)아시아정책을 비판하는 시각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한 일은 모두 잘못됐다는 전제 아래 한국 관련 자료를 읽었다. 자기 생각에 자료를 끼워 맞춘 셈이다. 6·25 북침설은 수정했다지만, 대한민국이 미국의 괴뢰국가로 탄생했다고 보는 관점은 바꾸지 않았다. 대다수 한국 현대사 연구자들은 여전히 커밍스의 자식들이다."

유 교수는 "현대사 연구를 게을리 한 역사학계에 한국 사회 이데올로기 분열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학자들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현대사 연구를 제대로 해왔다면, 엉터리 같은 선전·선동이 역사로 둔갑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노학자는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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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시리(習李) 내각



◇리커창 내각의 3대 특징: 고학력, 50허우, 무지개 내각

리커창(李克强) 내각은 '박사 내각'이다. 25개 국무원 부문 중 새로 9개 부장을 임명한 첫 조각(組閣)에서, 12명이 박사학위 보유자이거나 교수 신분이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리빈(李斌·59·여) 위생·가족계획위 주임과 류자이(劉家義·57) 심계서장(한국의 감사원장 격)이 경제학박사, 왕정웨이(王正偉·56) 국가민족위주임, 한창푸(韓長賦·59) 농업부장, 차이우(蔡武·64) 문화부장이 법학박사, 궈성쿤(郭聲琨·59) 공안부장은 경영학박사, 왕이(王毅·60) 외교부장은 외교학박사다. 여기에 완강(萬鋼·61) 과기부장과 저우샤오촨(周小川·65) 인민은행장은 공학박사, 가오후청(高虎城·62) 상무부장은 사회학박사다. 러우지웨이(樓繼偉·63) 재정부장과 차이우 문화부장은 박사학위지도교수이고, 양촨탕(楊傳堂·59) 교통부장도 교수자격을 가진 고급엔지니어로 박사급 학력의 소유자다.

리커창 내각은 젊다. 저우샤오촨, 장웨이신(姜偉新·64) 주택건설부장, 저우성셴(周生賢·64) 환경보호부장 등 40년대 생 5명을 제외하고 모두 1950년 이후 출생한 '50허우(後)' 장관이 20명으로 80%를 차지했다. 최연소 장관은 1957년생인 왕정웨이 국가민족위원회 주임이다. 왕 주임은 회족으로 몽고족인 양징(楊晶·60) 국무위원과 함께 리커창 내각의 유일한 소수민족 장관이다.

리커창 내각은 '무지개 내각'이다. 직업 배경이 다양하고, 사회 경험이 풍부하다. 25명 중 11명이 문혁 당시 농촌에서 '지식청년(知靑)'으로 노동을 경험했다. 양촨탕, 한창푸 등은 성장(省長)으로 지방행정 경험이 있고, 먀오웨이(苗?·57) 공업정보화부장과 궈성쿤 공안부장은 국유기업 고위관료 출신이다. 완강, 위안구이런 (袁貴仁·63) 교육부장은 대학 총장 경력을 갖고 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기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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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공적개발원조에도 한국적인 것이 통한다

윤증현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근혜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욕구가 봇물처럼 분출하고 있다. 복지 확대와 청년 실업 해소부터 시작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는 국가 재정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우리가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는 공적개발원조(ODA)도 마찬가지다. 원조 규모와 무상 원조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마침 새 정부는 ODA 규모를 2015년까지 국민소득(GNI) 대비 0.25%로 확대하는 방안을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관건은 재원이다. ODA 재원은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올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이 된 지 4년차에 접어든다. 우리나라 ODA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냉철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먼저 고민할 점은 예산 증액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다. 2013년 현재 0.16% 수준인 ODA/GNI 비율을 0.25%로 늘리려면 그만큼 국민 세금 부담도 커진다. 그런데 최근 실시한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가 현 예산 수준의 적정성에 대해 '적당하다'(53.8%)거나 '축소 혹은 중단해야 한다'(31.5%)고 밝혔다.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소수(14.7%)에 그쳤다. 또 ODA 재원이 세금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ODA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저예산으로 고효과를 거두기 위해 우리의 비교우위를 활용한 '한국형 OD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원조 규모가 큰 서구국가들과 양으로 승부할 수는 없다. 짧은 기간 빠른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세금으로 자국민도 다 못 도와주면서 왜 다른 나라를 도와주느냐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ODA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해법은 협력대상국과 우리나라가 상생(相生)할 수 있는 ODA 정책이다.

 이런 관점에서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2004년부터 실시해 온 KSP는 우리의 발전 경험을 토대로 다른 국가들에 정책자문을 제공하는 한국형 ODA의 대표 브랜드다. 특히 새마을운동·경제개발5개년계획 같은 박정희 정부 시절의 개발 경험을 박근혜 정부에서 업그레이드시킨다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KSP는 후속 경제협력 사업으로 연결돼 우리 기업과 인력의 해외 진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국제기구와 공동 추진하는 KSP 공동컨설팅은 우리 기업의 국제기구 조달사업 수주 가능성도 높여준다.

 ODA 예산은 국민의 땀이 어린 소중한 세금이다. 국가 위상을 제고하고 미래 세대에 꿈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개발을 주요 20개국(G20) 어젠다로 이끌어낸 저력이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발휘한 '한국형 펜싱'의 저력과 싸이의 '강남스타일' 인기를 이어 '한국형 ODA'로 진검승부를 펼칠 때다.

윤 증 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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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최고점 찍었지만…美기업 수익 좋아져 주식 살 타이밍

◆ 빅샷 인터뷰 ◆

2000년 증시·2008년 부동산 거품 붕괴 예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최근까지도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회복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주택 지표 호조가 미국 경제 회생을 주도하고 있다는 진단이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실러 교수는 주택 시장 낙관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만났을 때도 실러 교수는 주택 시장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규정이 강해져 은행들이 원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기지 시장이 활성화하기 힘들다고 봤다. 또 가계가 주택 구입보다 임차를 선호하는 점도 중장기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과 관련해 좋은 신호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이 수만 채의 단독주택을 사들인 것도 전반적인 주택 시장 회복 신호라기보다는 경매로 나온 매물을 바닥권에서 쓸어담은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지난 2월 초 CNBC 방송에 출연한 실러 교수는 "앞으로 5년간 미국 주택 시장은 그렇게 (투자자들을) 흥분시킬 만한 시장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주택보다는 주식에 돈을 집어넣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랬던 실러 교수가 지난 18일 두 달여 만에 다시 기자와 인터뷰를 할 때는 다소 시각이 긍정적으로 돌아서 있었다. 여전히 주택 가격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제를 깔았지만, 주택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커졌다고 내다봤다. 특히 여름까지 주택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부동산 시장 호황이 장기화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음은 실러 교수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

-그동안 미국 부동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미국 주택 매매가 활성화하는 등 지난 9개월간 지속적으로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언론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터닝포인트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

-지난 1월과 비교해 부동산 시장 전망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

▶현시점에서 주택 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어도 가능성은 커 보인다. 나는 주택 시장 비관론자가 아니다. 다만 과도한 주택 시장 낙관론을 경고한 것뿐이다. 2000년대 들어 2006년까지 이어진 주택 가격 급등과 같은 부동산 시장 대활황은 이례적인 것으로,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또 아직까지는 미국 부동산 시장 기조가 개선되고 있는지 확신을 갖고 말하기 어렵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18일 발표한 주택시장지수는 44를 기록해 전월(46)보다 떨어졌다. 5개월래 최저치다. 주택시장지수는 건축업자들의 주택 시장 전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이후 상당히 수치가 좋았는데 최근 들어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이처럼 주택 경기라는 것은 예측하기 힘든 것이다. 경기가 언제 고꾸라질지 모르고 경기가 다시 어려워지면 집값은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 주택 시장이 회복된다는 확신이 커지려면 명확한 시장 개선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

-주택 시장 회복을 보여주는 뚜렷한 신호를 어떻게 찾아야 하나.

▶중요한 것은 집값 상승ㆍ주택 매매와 같은 부동산 지표 회복세가 올여름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다. 여름까지 주택 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면 부동산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회복을 할 것으로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적인 상승 사이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이다.

-다우지수가 8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증시를 끌어올리는 모멘텀은 바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기업 수익(어닝)이다. 2009년 이후 인건비 삭감 등 구조조정과 사업실적 개선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미국 기업 수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이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다. 현재 미국 증시가 과열됐다거나 주가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고 보지 않는다.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지금은 미국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조치도 주가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또 현재 채권에 투자해봤자 투자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이유다.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2009년부터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었지만 과거 경기 침체 후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와 비교하면 회복 속도가 아주 느리다. 올해 2~2.5%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 것 같다.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문제는 2% 초반대 성장률로는 실업률을 떨어뜨릴 수 있을 만큼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잠재성장률(3~4%)에 못 미치는 이 같은 성장률이 지속되면 올해 말 미국 실업률은 7.5% 내외를 유지할 것이다.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 격차를 줄여야 고용도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미국 연준의 양적 완화 조치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는 진단이 있다.

▶3차 양적 완화(QE3)를 통해 연준이 사들이는 자산의 절반은 모기지담보증권(MBS)이다. 이 때문에 주택 시장이 뚜렷하게 회복되고 주택 가격이 뛴다면 양적 완화 조치가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직 집값이 대출금에도 못 미치는 주택이 수백만 채에 달한다. 이런 점 때문에 가계 소비지출이 기대만큼 확 늘어나지 않고 있다.

긴축 부메랑 된 경기침체 지출확대ㆍ증세로 풀어라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바로 긴축이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미국 정치권이 과도하게 긴축 모드에 들어간 상태"라며 "정치권이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 중단에 합의하더라도 여전히 정부 지출을 줄이는 긴축 정책을 지속할 것이고, 이는 미국 경제에 커다란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실러 교수는 "경기를 살리려면 미국 경제가 긴축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러 교수는 "정부 지출을 줄이지 말고 오히려 늘려야 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국가부채가 더 늘어나는 게 부담이 된다면 정부 지출 확대와 함께 증세를 병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균형 재정을 추구하면 국가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날 걱정 없이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러 교수는 "나는 긴축 대신 성장을 원한다. 현재 미국 정부는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라며 "정치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정부 지출 확대ㆍ증세 정책이 현시점에서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눈덩이처럼 커진 국가부채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에 나선 재정위기 국가들이 경기 침체라는 긴축의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정부 지출 확대ㆍ증세 조치를 성장의 대안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러 교수는 또 시퀘스터가 당장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시퀘스터로 인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올 9월 말까지 850억달러 규모 미국 정부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 이만큼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지출 축소액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3차 양적 완화(QE3)를 통해 사들이는 한 달치 자산 매입액(850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실러 교수는 "애초부터 시퀘스터는 미국 경제에 거대한 부담(huge drag)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도 "설마 했던 시퀘스터가 실제로 발동되면서 미국 정치권에 대한 시장 신뢰가 줄어들고 이것이 미국 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러 교수는 이처럼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악재가 잇따를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러 교수는 "앞으로도 키프로스처럼 예측 불가능한 '블랙스완'들이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키프로스 사태로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미국 정치권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 신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 신뢰가 훼손되면 기업들은 투자ㆍ고용을 미루고 가계는 소비를 중단하게 된다. 이는 곧바로 다시 경기 후퇴(recession)를 불러들일 수 있다.

미국 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과 관련해 실러 교수는 "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과 관련한 마찰은 공화당이 유권자들에게 증세ㆍ지출 확대에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생각한다"며 "부채 상한선을 올리지 못해 미국 정부가 디폴트를 맞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 정치권이 지속적으로 벼랑 끝 대치를 하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He is…

실러 교수는 2008년 9월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부동산 거품 붕괴를 미리 경고한 미국의 대표적 경제 석학이다. 2000년에도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저서를 통해 미국 증시 거품을 경고했고 곧바로 인터넷 거품이 꺼지며 증시가 폭락한 바 있다. 미국 주택 시장 동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 부동산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지수를 미국 경제학자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S&P케이스실러지수는 뉴욕, 시카고 등 미국 20개 주요 대도시(MSAㆍMetropolitan Statistical Area)의 주택 가격 등락을 지수화한 지표다. 전년 동기 대비 지수 값이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반대의 경우 주택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블룸버그는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를 '글로벌 금융계에서 영향력이 큰 50인'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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