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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시사정보(3-11)

구봉88 2013. 4. 5. 13:02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3-118호,   2013. 3. 21.)

 

 

 

 

 

 

 

 

 

1.키프로스發 악재… 롤러코스터 탄 환율

2.朴대통령 "정부부터 혁신…규제 대폭 줄일 것"

3.재정위기 유로존 3개 섬나라 공통점… 금융산업 키우려다 망했다

4.'키프로스 사태' 뛰어든 러시아, EU와 주도권 다툼

5.[글로벌 인사이트] 좌회전↔우회전 오락가락… 올랑드 민심·경제 다 잃을 위기

6.매경·ADL 분석 도시경쟁력…서울 6위·부산 20위

7.일본은 엔低로 수출경쟁력 높이는데…국내 수출기업, 환율 변동에 '무기력'

8.몸 불리는 중견기업연합회…직원 늘리고, 사무실 확장 이전

9.규제에 막힌 기업들, 해외로 해외로 '엑소더스'

 

 

10. 기업경영

  -"삼성 모바일 성공비결은 핵심부품 자체생산 때문"

  -삼성 "올해도 공격투자, 작년 44조서 올해 48조로"

  -[Smart & Mobile] '갤럭시S4' 출격…스마트폰 大戰 다시 불붙는다

  -삼성-애플, 이번엔 '입는 컴퓨터'

  -손목으로 옮겨간 ‘스마트폰 大戰’… 삼성, 애플 이어 손목시계 형태 만든다

  -TV 커졌다…6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 확대

  -호암, 시대 흐름 읽는 천부적 재능으로 미래 꿰뚫다

  -삼성 "창조경제 위해 인재육성 가장 필요"

  -[최철규의 소통 리더십] 리더 혼자서만 품은 비전은 꿈이 아니라 욕심

  -이젠 R&D 아닌 I&D 시대

  -[제4의 물결,창조경제 혁명] 산업·정보혁명 넘어 창조사회가 대안

  -소비자 혼란 부추기는 가전 ‘점유율 1등 타이틀’

  -中정부, 태양광 지원 포기… 한국, 주도권 잡나

  -후쿠시마 악몽 2년… "그래도, 원전" 세계 곳곳에서 유턴 움직임

  -확바뀐 상반기 대졸 공채… 서류전형-전공제한 등 없애

  -무학소주 오너의 반란 “회사 더 키우려고 20년 대표이사직 버렸다”

  -납기 못 맞춘 간부 교체 … ‘독한 LG’ 고삐 죄는 구본무

  -터치스크린 업계 '짝짓기' 열풍

  -“물류업 생존 택배법 개정이 좌우, 중견·중소업체 정부 지원 시급”

  -베네통, 글로벌 캠페인 아시아 모델로 보아 선택한 이유가?

  -MB정부가 낮춘 카지노 문턱… 새정부 선택은

  -제주도에 ‘한국판 디즈니랜드’ 조성

  -KB금융 수장들의 ‘잔혹사’

  -세계는 이미 '사이버 전쟁' 중

  -'국정철학 코드'만 쳐다보는 공공기관…임기끝난 70명 인사 '스톱'

  -방송·금융 전산망 해킹, 금융계좌 2400만개 유출 가능성… 북한·해외 해커 소행여부 수사

 

 

11.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금융인사이드] 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기업 1위 'AIG'

   -감독이 쓴 ‘시나리오의 힘’… 베를린·7번방의 선물·신세계 ‘흥행 돌풍’

   - 싱가포르, 아태 지역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

   -시진핑 둔해진 改革 행보… 알고 보니 보수파 원로 공격받아

   -美 재무장관, 중국 작은 만두집서 점심 먹었는데…

   -화학무기 “펑”… 시리아 내전 판세 바뀌나

   -차동엽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희망이라 우겨보자”

   -박태호 “한국인 WTO 사무총장 나올때 됐죠”

   -[커튼 뒤 정치]김무성-유승민-최경환 지난달 회동

   -박근혜가 선택한 이 남자, 과거가 '충격'입니다

   -‘한지붕 두 가족’ 총리실, 인사는 통합 운영

   -건설업자 지인 증언 “건설업자 윤씨, 고위관료와 10년이상 친분”

 

 

 

 

                  박 두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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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송대학교 서캠퍼스   교양관 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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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發 악재… 롤러코스터 탄 환율

[서울신문]

원화 가치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는 원화가치가 급격히 상승했으나 지금은 반대로 급락하고 있다. 북한발 리스크와 달러화 강세, 키프로스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 실패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세 등 한국형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던 금융당국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규제 도입 시기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원 오른 1116.10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11일 1054.70원까지 떨어진 뒤 두달여 만에 61.4원이나 상승했다. 지난해 5월 말 1180.3원에서 1050원까지 130원 넘게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셈이다.

환율 상승의 직접적 요인은 키프로스 악재다. 키프로스 의회가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을 거부함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대북 긴장 고조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대도 주요 원인이다. 지난달 북한 3차 핵실험과 이에 따른 대북 금융 제재, 북한의 강경 도발 등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반면 미국 경기 회복과 양적완화 종료 기대감은 달러화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의 또 다른 변수는 외환당국에서 나왔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 외환건전성 조치 강화와 별개로 다양한 형태의 금융거래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재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금융거래세 등 각종 규제책을 언제 도입할 것인가다. 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한국형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겠다”(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며 도입 가능성을 한껏 높였지만 이후 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탔다.

외환 규제의 공식적 목적은 환율 변동성 완화다. 하지만 그 배후에는 고환율에 대한 거부감이 깔려 있다. 정부 입장에서 지금이 굳이 칼을 뺄 타이밍이 아니라는 뜻이다.

외환당국 고위 관계자는 “내일 어떻게 금융시장이 급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규제를 도입했다가 외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악몽을 다시 겪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율이 상승할 때 각종 규제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목욕탕 수리 공사는 비수기인 여름에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여지가 큰 데다 (환율이 오를 때 규제를 하면) 환율 조작국이라는 국제 사회의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아침논단] 환율전쟁의 승자와 패자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세계는 지금 '환율 전쟁' 중… 日 '잃어버린 20년', 中 '고도 성장'

통화 가치 하락·상승에 勝敗 갈려… 그리스 경제도 환율 관리 실패 탓

경상수지 흑자라고 자만은 금물, 통화가치 상승 쉽게 용인하면 안돼


역사적으로 환율전쟁의 승자와 패자의 모습은 극명하게 갈렸다.

최근 수십 년래 가장 극적인 환율전쟁의 패자는 일본이다. 1985년 선진 5개국 재무장관들이 미국의 플라자호텔에 모여 엔화와 마르크화의 통화가치 상승 유도를 결의한 이후 20년이 훨씬 넘는 긴 기간 동안 엔화는 달러당 240엔 수준에서 70엔대까지 떨어지는 초강세를 연출했다. 엔화 가치 급등에 고령화와 부동산 거품 붕괴가 맞물리면서 일본 경제는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며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해야만 했다. 이제 더 이상 환율전쟁의 패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분연히 등장한 것이 아베노믹스다. 아베노믹스의 과격한 실험 여파로 엔화는 달러당 100엔 턱밑까지 차올라올 정도로 약세 행진이 가속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환율전쟁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일본이 환율전쟁의 패자였다면 승자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1994년 1월 하루아침에 위안화 가치를 30% 이상 큰 폭으로 떨어뜨리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후 최근까지 20년 가까이 저평가된 위안화를 무기로 수출 주도형 고도성장을 구가했고 드디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더 큰 전리품은 위안화 저평가에 힘입어 그동안 2조달러가 넘는 대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이를 고스란히 모아 3조달러에 이르는 외환 보유액을 쌓아올렸다는 것이다. 위안화의 대폭적인 평가절하는 고도성장과 대외 안정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慧眼)의 정책 선택이었다.

전쟁이 아니라 자발적인 합의의 산물이기는 했지만 유로 체제의 출범도 환율과 관련된 승자와 패자를 낳았다. 승자는 독일이고 패자는 그리스다. 유로 체제는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그리스 같은 회원국에는 통화가치의 고평가를, 경쟁력이 뛰어난 독일 같은 회원국에는 통화가치의 저평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이로 인해 유럽 역내 국가들 간의 경상수지 불균형(internal imbalance)이 심각하게 발생했고 이런 상황이 장기간 고착화된 결과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 위기로 나타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환율전쟁의 와중에 있는 줄도 모르고 위기에 빠져든 셈이다. 반면 독일은 한편으로는 뼈를 깎는 구조 개혁과 다른 한편으로는 유로 체제의 이점을 한껏 활용해 통일 독일의 후유증을 떨쳐버리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전 세계에서 본받아야 할 경제로 칭송받고 있다. 플라자 합의로 일본과 함께 통화가치 상승을 강요받던 독일은 유로 체제를 매개로 해 환율전쟁의 패자가 될 위험에서 벗어나 오히려 승자로 극적인 반전을 할 수 있었다.

환율전쟁의 역사를 보면 적극적으로 통화가치 하락을 도모한 쪽이 승자가 되었고 통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한 쪽은 패자가 되었다. 패자들이 통화가치 상승을 막지 못한 이유는 상당 부분 통화가치 상승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오판(誤判)을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경쟁국들의 압력이 크기도 했지만 스스로도 보수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견지함으로써 강한 저항 없이 엔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런 태도의 이면에는 내수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에 대한 과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즉 엔화 가치 상승이 수출에는 악영향을 주지만 내수 촉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바라던 내수 촉진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디플레이션 발생으로 내수가 위축되는 역효과만을 내고 말았다.

그리스의 경우 유로 체제 가입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저금리의 해외자금 활용과 역내 교역 활성화 기회를 한껏 활용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면 유로 체제 가입으로 인한 통화가치 고평가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낙관했으나 이 역시 오판으로 결론 났다. 해외자금은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쓰이기보다는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들어갔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역내 교역 활성화의 이점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한국 역시 이런 오판의 경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990년대 중반 자본 자유화 과정이 급하게 추진되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경상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어 결국 외환 위기로 귀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별다른 저항 없이 원화 가치 상승이 이루어진 것도 기실 OECD 가입과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이라는 들뜬 분위기에 젖어 한국 경제의 능력을 과신한 탓이었다.

환율전쟁의 역사가 주는 값진 교훈은 과신과 자만에 대한 경계다. 최근 제법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나고 있는데 이것이 통화가치 상승을 쉽게 용인하는 방심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환율전쟁 중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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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朴대통령 "정부부터 혁신…규제 대폭 줄일 것"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기업인들을 향해 "먼저 정부가 하는 일부터 혁신할 것"이라며 규제를 대폭 축소할 것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상공의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사장돼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규제는 줄이고 장벽을 허물 것이다. 전국 경영인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은 게 규제를 없애달라는 것이었다"며 "개인이든 기업이든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다면 새 상품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도록 규제를 대폭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부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앨 것이다. 창의적 협업시스템을 확실히 갖춰 기업 요구에 맞는 원스톱 행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허가 하나 받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이 부처 저 부처 오고가는 일이 없도록 고치겠다"고 말했다.

고용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인력난"이라며 변화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스펙이 좋은 직원을 구해도 일일이 직무 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채용시스템도 스펙이 아니라 직무능력 위주로 바꾸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을 향해서도 "어려울 때일수록 여러분의 도전적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를 믿고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며 "특히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각자 가진 꿈과 끼를 발휘하도록 채용을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강조하면서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누구나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도 중요한 과제"라며 "공정한 기회를 갖지 못하면 창조경제는 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칙이 바로선 시장질서을 확립해 대·중소기업이 함께 나누고 소상공·골목상권이 함께하는 새로운 경제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경제민주화를 통해 땀 흘린 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 어려움을 이겨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중견으로,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가는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겠다"면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가 선순환을 이루고 국부창출이 국민행복으로 이어지는 새 시대의 희망을 활짝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산업과 통상부문을 한 데 묶은 것에 대해서는 "더 많은 기업들이 세계시장 개척을 위해서다"라며 "산업과 통상의 결합이 더 큰 시너지를 내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는 현 상황을 들어 "경제발전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끊기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새 발전의 패러다임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앞서 경제5단체장과 정부 훈·포장 수상자 등 30여명을 만나 환담을 나누면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환담에서 "40년 전을 보니까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하고 6대 전략산업을 육성했는데, 그게 다 효자노릇을 해 이렇게 오늘날 우리나라 발전을 이뤘다"며 "지금은 그 바탕 위에서 시대 흐름에 선도적으로 앞장을 서 과학기술이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부문, 문화콘텐츠 등을 융합해 창조의 꽃을 피울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이 내가 땀흘려 열심히 노력하면 내 꿈도 이룰 수 있고 보상도 받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넘쳐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경제민주화도 같이 이뤄짐으로써 모두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중요한 정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인, 상공인 여러분들이 경영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대통령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남미나 아프리카, 아세안 등지의 외국 대사단을 만나면 우리 중소기업 여러분들이 많이 진출을 해줬으면 하고 한결같이 바라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약속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 앞서 금탑산업훈장 수상자인 한우삼 태양금속공업 회장과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을 비롯해 유공자 9명을 포상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통령 외에 윤상직 지식경제부 장관과 강창일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경제5단체장인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朴대통령 "창의적 아이디어 위해 규제 대폭 완화"(종합2보)


'상공의날' 기념식 참석…"정부도 창의적 협업으로 기업요구 맞는 원스톱행정"

"상공인이 경영 매진할 수 있게 예측가능한 환경 만들겠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개인이든 기업이든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다면 새 상품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도록 규제를 대폭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상공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 아이디어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사장돼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국 경영인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은 게 규제를 없애 달라는 것이었고 여기 상공인들도 똑같은 것"이라며 "먼저 정부가 하는 일부터 혁신할 것이다. 규제는 줄이고 장벽을 허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산업과 산업문화, 산업IT가 융합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가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는 한편 창의적 협업시스템을 확실히 갖춰 기업 요구에 맞는 원스톱 행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허가 하나 받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이 부처 저 부처 오고가는 일이 없도록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기업 인력난을 언급, "채용시스템을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 위주로 바꾸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으며, 정부의 통상 지원에 대해 "산업과 통상의 결합이 더 큰 시너지를 내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협회, 코트라 등이 수출을 넓히는데 든든한 우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남미나 아프리카, 아세안 등지 외국 대사를 만나면 우리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달라고 한결같이 바라고 있다"며 "중소기업 국제화를 위해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40년 전에는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하고 6대 전략산업을 육성했는데 그게 효자노릇을 해 발전을 이뤘다"며 "지금은 그 바탕 위에서 시대 흐름에 선도적으로 앞장서서 과학기술이나 ICT산업부문, 문화컨텐츠 등을 융합해 창조의 꽃을 피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노력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공정한 시정질서 확립도 중요한 과제이며 공정 기회를 갖지 못하면 창조경제는 피어날 수 없다"며 "원칙이 선 시장질서를 확립해 대ㆍ중ㆍ소기업이 함께 나누고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이 함께하는 새로운 경제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땀 흘린 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서 어려움을 이겨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제는 자원이 우리 머릿속에 다 있다.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원천이 되는 사회가 됐기 때문에 상공인 여러분이 경영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를 믿고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늘리는데 최선을 다해달라. 특히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각자의 꿈과 끼를 발휘하도록 채용을 늘려달라"며 "정부도 어려움을 해결해 투자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기업 차원에서 이윤 극대화를 넓혀 사회적 책임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행사에서 태양금속공업㈜ 한우삼 회장과 GS에너지㈜ 나완배 부회장에게 각각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하는 등 산업발전 유공자 9명을 포상했으며, 경제5단체장 및 훈포장 수상자 등 30여명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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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 유로존 3개 섬나라 공통점… 금융산업 키우려다 망했다

키프로스 의회가 구제금융 협상안의 비준을 거부하면서 키프로스 재정위기 사태가 다시 미궁에 빠졌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아이슬란드를 시작으로 아일랜드를 거쳐 이번 키프로스까지 유독 섬나라들에서 재정위기 도미노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과도한 금융산업의 팽창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이렇다 할 자원이 없어 국가의 성장 동력을 금융에서 찾았던 섬나라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섬나라 재정위기 도미노의 원인은=세 나라의 위기가 전개되는 과정은 차이가 있다. 아이슬란드는 고금리 정책으로 해외 자본을 끌어들인 뒤 다시 해외의 고위험 상품에 장기 투자를 하면서 금융위기 후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아일랜드는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은행 부문의 부실이 정부 재정악화로 전이된 사례다. 관광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정책적으로 금융 산업을 키워 왔던 키프로스는 이웃 그리스가 휘청거리면서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겪기 직전인 2010년 키프로스의 은행권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는 키프로스 국내총생산(GDP)의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정은 달라도 세 나라의 공통점은 있다. 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 산업의 비중이 과도하게 커 외부의 충격을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유럽 내 경제 싱크탱크 오픈유럽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일랜드와 키프로스의 은행권 자산은 각각 GDP의 750%에 이른다.

아이슬란드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무렵 은행권 자산 비율은 GDP의 800% 가까이 급증했다.

키프로스 금융위기에는 ‘빅2’로 불리는 키프로스은행과 라이키은행 간의 과도한 경쟁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FT는 두 은행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위험 자산에 무리하게 투자하다 막대한 손실을 보며 위기를 자초했다고 전했다.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 거부 이후는=예금 과세를 골자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한 의회의 표결 결과는 반대 36표, 기권 19표였다. 정부는 기존 안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 예금 잔액 2만 유로 이하는 과세를 취소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찬성이 한 표도 없었다.

키프로스는 구제금융에 대한 재협상안을 제출하든지 아니면 별도의 재원 조달 방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둘 다 실패한다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될 수 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독일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새 협상안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구제금융을 위해서는 키프로스가 금융시장에 복귀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결국 문제 해결의 열쇠는 러시아가 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키프로스 은행권에 는 약 200억 유로로 추정되는 러시아계 자금이 예치돼 있다. 키프로스의 금융 붕괴는 러시아에도 큰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 뉴욕타임스 등은 러시아 국영천연가스회사 가스프롬이 키프로스 남부 연안에 매장된 천연가스 개발권을 갖는 조건으로 키프로스를 직접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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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사태' 뛰어든 러시아, EU와 주도권 다툼



의회, 반대 36표·찬성 0표 … 구제금융안 부결

고액 맡긴 러 "자원 담보로 70억유로 지원 검토"

발끈한 獨 "러 참견은 위험" … 22일 은행영업 촉각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렘린.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19일 밤 11시(현지시간) 이곳으로 긴급 전화를 걸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키프로스 의회가 방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10억유로 구제금융안 비준을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시켰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키프로스가 러시아에 도움을 청한 것은 자국 은행예금 총액 700억유로 가운데 34%인 240억유로(약 34조원)가 러시아 자금이기 때문이다. 키프로스 정부가 유로존과 IMF의 요구에 따라 구제금융 비준안에 예금자에게 부담금(2만~10만유로는 6.75%, 10만유로 이상은 9.9%)을 물리는 조건을 달았는데 여기에 친(親)러시아 인사가 대거 포진해 있는 의회가 찬성 한 표 없이 강력하게 반대한 것이다.

○구제금융 협상 뛰어드는 러시아

아나스타시아디스 대통령은 곧바로 미할리스 사르리스 재무장관을 러시아로 보냈다. 예금자 부담금 부과에 대해 “불공정하고 위험한 결정”(푸틴 대통령)이라며 반대하는 러시아로부터 자금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러시아로서도 키프로스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손 놓고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다. 키프로스 은행에 있는 러시아 자금은 국내총생산(1조8580억달러)의 1.6%에 이른다. 키프로스가 부도나면 그대로 잠긴다.

키프로스를 통한 금융 거래가 중단되면서 러시아 민간 기업의 활동도 지장을 받고 있다. 영국 최대 법무법인 스콰이어샌더스는 “러시아 기업이 키프로스를 거쳐 진행할 예정이던 수십억달러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 5건이 이번 사태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재벌(올리가르히)의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한 국내 러시아 전문가는 “대부분의 올리가르히는 유동성이 넉넉하지 않아 키프로스에 자금이 묶이기를 원치 않는다”며 “이들이 정치권을 압박해 러시아가 어떻게든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프로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170억유로 중 유로존이 제공하기로 한 100억유로를 제외한 70억유로를 러시아가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가 국영가스기업 가즈프롬의 계열사인 가즈프롬은행을 통해 키프로스 은행에 최대 30억유로를 수혈해 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우려하는 EU

유로존의 심기는 편치 않다. 구제금융을 미끼로 러시아가 키프로스의 천연자원 개발권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키프로스 인근 해역에는 34억㎥의 천연가스와 2억3500만t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 유럽 대륙과 가까워 물류비가 적게 드는 만큼 경제성도 높다.

당장 구제금융안을 주도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반발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의 한 측근은 “러시아와의 구제금융 협상은 유럽연합(EU) 단합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협상은 트로이카(EU·IMF·유럽중앙은행)를 상대로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 관계자도 “키프로스가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간은 충분치 않다. 키프로스 은행들의 영업 재개가 22일이기 때문이다. 니코스 데메트리아디스 키프로스 중앙은행장은 “은행들의 영업이 재개되면 전체 은행 예금의 10%가 넘는 75억유로가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프로스 의회는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을 막기 위해 영업정지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경우 금융에 대한 신뢰가 영구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노경목/추가영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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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 좌회전↔우회전 오락가락… 올랑드 민심·경제 다 잃을 위기

일자리·성장 공약 밀어붙이다 돌연 법인세 감면 등 우파행보

최근엔 다시 "긴축 없다" 주장… 정책 혼선으로 경제 더 악화

지지율 30%로 추락 역대 최저

'미스터 평범(Mr. Normal)이 타격을 받고 있다'(영국 일간 가디언)

'무슈 비인기(Monscier unpopular)의 극적인 추락'(독일 슈피겔)

'프랑스 현대 역사상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디지털저널)

요즘 유럽에서 가장 맥을 못 추는 주요국 지도자를 꼽으라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첫손에 꼽힌다. 좌파 이념과 성장 전략을 기치로 내건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을 꺾고 17년 만에 사회당 정권을 수립한 지 10개월. 취임 직후 59%에 달했던 지지율은 어느새 30%로 반토막이 났다. 이는 1981년 이후 역대 프랑스 대통령 가운데 취임 10개월 후 기준으로는 가장 낮은 수치이자,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리 르펜 대표의 지지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올랑드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게 된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실업률이 14년 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탓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프랑스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치는 반면, 실업률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올랑드 몰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진보 이념을 내세워 대권을 거머쥔 그가 경제정책에서 좌우파 성향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등 방향성을 잃은 데 있다.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에 반대파는 물론 지지층으로부터도 신뢰를 잃게 된 것이다.

올랑드는 취임 초기만 해도 자신의 공약들을 자신 있게 밀어붙였다. 그는 ▦연금 수급 연령 하향 ▦가족 수당 확대 ▦에너지 가격 상한제 도입 ▦연소득 100만유로 이상 근로자에 75% 소득세 추징 등 포퓰리즘에 근거한 '큰 정부 정책'을 속속 추진해 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그의 태도는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같은 좌파계열인 루이 갈루아 국가경쟁력위원장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개혁이 없으면 프랑스는 스페인과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다. 갈루아는 "프랑스가 비상 사태에 직면했다"며 소득세를 삭감하고 노동의 유연성을 강화해 기업 부담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산업경쟁력 강화보고서를 내고 개혁을 촉구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올랑드가 개혁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올랑드는 한달 뒤 이를 전격 수용했다. 올랑드는 법인세 감면으로 3년간 450억유로의 세액을 공제해주겠다고 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56%를 차지하는 공공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우파'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긴축보다는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을 약속했던 공약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그러다 최근에는 또 다시 좌파 성향의 발언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지난 12일 파리 디종을 방문한 그는 "올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7%가 될 것"이라며 올해 더 이상의 긴축은 없다고 밝혔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올랑드가 왼쪽으로 가겠다고 표시하면서도 오른쪽을 보고 있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방향성을 잃은 대통령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장관들과 국회의원 사이에서는 "대중은 터널의 끝을 볼 수 없으니 리더가 이를 제시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회주의자인 리옹의 제라드 콜롬 시장도 최근 "명확한 언어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올랑드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일자리와 성장을 약속한 공약을 실천하기는커녕 정책 혼란 속에 경기 악화가 지속되자 대중의 분노도 들끓고 있다. 최근 디종을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은 지나가는 여성에게 사진 촬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해 공개적인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게다가 리더십을 잃고 헤매는 올랑드의 행보는 프랑스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경기 악화가 다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특히 최근 프랑스의 경제 상황은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대조를 이루며 프랑스인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올랑드 정부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에 따르면 프랑스의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2월 복합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3.7을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위축된 반면 독일은 53.3으로 프랑스를 월등히 앞섰다. 대표적 재정위기국인 스페인(45.7), 이탈리아 (45.4)도 여전히 경기가 위축국면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프랑스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경기확장을, 하회하면 경기수축을 의미한다.

게다가 다국적 기업들은 노동 개혁에 지지부진한 프랑스를 버리고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인접국으로 이탈하고 있다. 지난해 4ㆍ4분기 프랑스의 단위당 노동비용은 116.3으로 스페인(103.9)이나 포르투갈 (103.3) 보다도 높았다. 단위노동비는 임금을 노동생산성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노동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최근 프랑스 르노 자동차가 오는 2016년까지 프랑스 내에서 직원 수의 16%에 달하는 총 7,500명을 감원하는 대신 스페인 내 인원을 확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일 올랑드 정부에서 탈세와의 전쟁을 주도해 온 제롬 카위작 예산장관이 스위스은행 비밀계좌를 통한 조세 포탈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인 19일 전격 사임했다. 부자증세를 추진하는 올랑드 정부에서 불거진 이번 비리 파문은 가뜩이나 위태로운 올랑드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자신의 좌파 성향과 시장의 요구의 충돌 속에서 계속되는 올랑드의 갈지(之)자 행보에 유럽 경제2위국인 프랑스의 앞날은 위태롭기만 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올랑드가 중도 좌파 출신으로 대대적 개혁에 성공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전 총리처럼 향후 프랑스의 복지체계를 수술하고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랑드의 한 측근은 "그는 어려운 결정은 언제나 피하는 편"이라며 위기 돌파에 필요한 리더십 부재가 오늘날의 프랑스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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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ADL 분석 도시경쟁력…서울 6위·부산 20위

◆ 국민보고대회 ◆

서울과 부산은 원아시아 중심 도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은 높지만 글로벌 기업과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도시기반 서비스에서는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 국민보고대회 프로젝트팀과 글로벌 컨설팅그룹인 아서디리틀(ADL)이 도시경쟁력을 분석한 결과다. 성장 잠재력으로 알아본 이번 조사에서 전 세계 20개 글로벌 도시 중 서울은 6위를, 부산은 20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일경제와 ADL은 기존 도시평가 기준이 아닌 미래 성장 가능성을 측정하는 글로벌 도시경쟁력지수를 만들었다. 이는 미래 도시를 위한 기준으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졌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경제적 활력이 높은 '젊은' 도시일수록 순위도 높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를 평가하는 이번 조사에서 상하이, 멕시코시티,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신흥국 도시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이유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곳은 1위를 차지한 뉴욕이다. 런던을 대신해서 금융 중심지가 된 뉴욕은 세계의 심장 노릇을 한 지 100년이 되어 가지만 성장에 대한 잠재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원아시아 창조도시로…아시아 첫 도시선언문 채택

◆ 국민보고대회 ◆

"대한민국이 원아시아 중심국가로 가기 위해선 서울을 창조경제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매일경제가 21일 '원아시아 도시선언'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는 비전코리아 제21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던지는 메시지다.

매일경제는 이날 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선 대도시 내에 창조경제의 모태가 될 수 있는 특별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 창조도시 선언문'을 발표한다.

이 선언문은 매일경제와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4명의 도시학자들이 공동 작성한 것으로 한국에서 도시선언문을 채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 세계는 도시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세계 금융과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이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 주도로 제2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는 코넬대의 공과대학원을 뉴욕 맨해튼으로 끌어들이고, 여기에 기업들을 유치해 산학이 연계된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선보였다.

런던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서 테크시티라는 특별구역에 유럽의 벤처 요람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글로벌 첨단 정보통신 기업들이 입주했다.

아시아 도시들도 인재와 기업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싱가포르가 최근 대대적인 이민 정책으로 인구를 30% 늘리고,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도시 재생 사업을 마무리한 도쿄는 롯폰기힐스, 미드타운 등 도심권 재개발 복합단지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국가 경제를 이끌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국민보고대회는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주요 국가들이 우수한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여 도시 내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자 하는 세계적 흐름에 뒤처질 경우 한국은 영원히 이류 국가를 탈피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 출발했다.

매일경제는 이런 위기감을 바탕으로 도시에 대한 기존의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는 한편 한국을 원아시아 중심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도시 전략과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제시한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4개월간 매일경제와 MBN 취재진이 세계 주요 도시를 방문하고 100여 명의 전문가들을 일일이 인터뷰한 결과다.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 안건혁 서울대 교수, 권용우 성신여대 교수, 김경환 서강대 교수 등 한국 학자 4명과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 롤랜드 부시 지멘스 도시부문 대표, 리우지엔 중국 칭화대 교수를 포함한 모두 6명의 해외 석학들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전국 91개 시도단체장 모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의견을 들었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인 ADL이 파트너로 함께해 한국의 도시 경쟁력을 평가했다.

매일경제신문 창간 47주년을 맞아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국민보고대회에는 박근혜 정부 초대 장관들을 비롯해 주요 지방단체장들과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획취재팀 = 손현덕 부국장 / 민석기 기자 / 송성훈 기자 / 홍장원 기자 / MBN = 강영구 기자]

균형발전 `한국病` 고쳐야 뉴욕같은 세계적 도시 나온다

◆ 국민보고대회 ◆

수도권은 물론 지방도시를 이끌고 있는 시장들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방균형발전' 정책 때문에 한국에서 세계적인 도시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모든 도시가 비슷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한국병'에 대해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내 도시 중 가장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인천을 꼽았고, 서울은 대중교통ㆍ교육ㆍ문화 경쟁력에서 모두 가장 우수한 도시로 선정됐다. 매일경제신문이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에 앞서 전국 91개 시ㆍ도 단체장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우선 절대 다수인 99%가 '도시경쟁력이 국가 발전의 핵심'이라는 인식에 동의했다. 전국 단체장 91명 중 단 1명만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을 뿐이며 80%는 '매우 동의한다', 19%는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도시 간 경쟁에서 이기는 도시를 많이 가진 나라는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추락한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는 뉴욕(33%)과 싱가포르(11%)가 1ㆍ2위를 차지했다. 서울과 파리(각 9%)는 공동 3위를, 상하이와 런던(각 8%)은 공동 5위로 나타났다.

단체장들은 또 한국에서 뉴욕이나 싱가포르 같은 세계적인 도시가 나오지 않는 이유로, 정부의 지속적인 지방균형발전 전략(36%)과 각종 개발규제(30%)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30명)과 비수도권(61명)으로 나눠서 보면 서울ㆍ인천 등 수도권 지역 시장들은 개발 규제(43%)를 지방균형발전 전략(33%)보다 더 많이 거론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500만명 이상 대도시권 23개 지역 중 수도권 1인당 GDP는 2만2287달러로 22위"라며 "수도권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 중심 정책으로 인해 국가 경제가 위축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비수도권 지역 단체장들은 국내 도시 가운데 세계적인 도시가 없는 이유에 대해 의외로 지방균형발전 전략(31%)을 개발 규제(19%)보다 더 많이 꼽았다.

충청권 한 시장은 "특화하지 않고 비슷한 도시 개발을 추진해 결국 한국 도시들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도지사와 시장들은 미래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들 가운데 '일자리'(5점 만점에 4.69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수록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들고, 이들을 고용하려는 기업도 풍부해지면서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위는 경제 성장(4.63점), 3위는 대중교통 이용률(4.23점), 4위는 녹지율(4.22점), 5위는 에너지 효율성(4.20점)으로 나타났다. 6~10위는 △세계 상위 500대 대학(4.01점) △고령인구 부담능력(4.0점) △주택비용(3.93점) △교통 수단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3.92점) △쓰레기 재활용 비율(3.90점) 등이었다.

이 밖에도 도시가 앞으로 더 성장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단체장들은 '문화적 인프라스트럭처'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질문에 답한 70명 중 23명(33%) 응답을 보면 △문화예술활동 공간(이용률ㆍ관람률) △문화관광 콘텐츠 △도서관 등 문화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등 문화적 요소를 주문했다. '국내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어디냐'는 질문에 인천(21%)이 1위를, 창원(15%)이 2위를, 서울ㆍ평택ㆍ천안(각 6.4%)이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인천이 꼽힌 것은 인천국제공항에 접근하기 용이하고, 비즈니스를 위한 계획도시(국제업무단지)인 만큼 정주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취재팀=손현덕 부국장 / 민석기 기자 / 송성훈 기자 / 홍장원 기자 / MBN = 강영구 기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소기업창업·인재가 도시경쟁력

◆ 국민보고대회 ◆

한국은 불과 60년 만에 최빈곤국에서 빠져나와 세계에서 경제활력이 가장 넘치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성공에는 서울이라는 메그로폴리스(MegropolisㆍMega-Metropolis 줄임말) 부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울은 그동안 똑똑한 한국인들이 모여서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한국을 외부 세계로 연결시켜준 곳이기도 했다. 거리의 소멸(death of distance)이라는 것이 어떻게 서울과 같은 도시들을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중요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30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은 기술 발달로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출현하면 대면 접촉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때문에 도시 기능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 도시의 밀집성과 도시이기 때문에 더욱 활발한 대면접촉 때문이다. 지식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세계는 더욱 복잡해졌다. 아이디어가 복잡해지면서 이를 옮기는 과정에서 본래 의미를 잃어버리기가 쉬워졌다. 반면 같은 공간에 있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치는 훨씬 커졌다. 인간은 주변에 스마트한 사람이 많을수록 자신도 더욱 똑똑해지는 사회적 동물이다. 스마트해진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늘날 한국 도시들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지금 아시아는 생기가 넘치는 메가시티들로 채워지고 있다. 매일경제에서 이번에 발표하는 서울 창조도시 선언은 서울이 다른 경쟁도시들을 앞지르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한국은 전 세계 위대한 제조업 강국 중 하나다. 하지만 한국 도시들도 미국 도시처럼 결국엔 기존 산업 중심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는 후기 산업 시대에서 도시들이 성공할 수 있는 요건은 무엇일까. 19세기 초 번영을 누렸던 도시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 도시들에선 소규모 기업의 창업이 활발했고 똑똑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또한 도시는 외부세계와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줬다.

오늘날 제조업 시대 이후 세계에서 도시가 성공하기 위한 원동력도 바로 이 같은 3가지 요건을 갖춰야 가능하다. 한국은 교육 분야에선 세계 최고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인 한국 산업구조는 앞으로 점점 더 큰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이 기업가적인 재능을 좀 더 잘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 He is…

글레이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젊은 도시경제학자다. 진정한 도시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시각을 바탕으로 교육, 기업가 정신, 인재 등을 끌어모을 수 있는 도시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도시의 승리'라는 베스트셀러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서울에 창조적 인재들이 몰려드는 도시특별구역 만들어라

◆ 국민보고대회 ◆

제21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하는 '서울 창조도시 선언' 초안을 마련한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가 이번 도시 선언의 의미에 대해 직접 글을 보내왔다. 김 교수는 세계 3대 도시 선언 중 하나인 메가리데 선언문 작업에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었다.

1. 20세기 도시의 한계

도시화는 세계적으로 이뤄진 20세기 문명의 흐름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공단도시와 함께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대도시가 등장했다. 철도와 자동차가 교통수단으로 도시에 들어오자 도시는 과밀과 팽창을 거듭했고, 모든 건축군이 냉난방을 하면서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소비하게 되자 에너지 과소비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발전과 자연 파괴를 낳았다.

도심 과밀은 지가 상승과 도시 불균형을 야기했고 변두리화한 외곽지대와 중간지대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났다. 도심에 과잉 중복 투자를 하면서 도심과 외곽 간 양극화를 불러와 도시 경쟁력의 균형을 잃게 했으며, 인간공동체의 유대가 무너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반세기 동안 20세기 서양문명에 기반한 아시아와 중동, 남미와 아프리카의 도시화가 초래한 문제들이다.

도시화는 역사의 필연이었다. 1900년대 전체 인구의 10%던 도시 인구가 2010년대 50%가 됐고 2050년에는 70%가 될 전망이다. 20세기 서구 도시 전형을 따른 아시아의 도시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구 도시의 모방인 도시화의 실패를 더 이상 거듭해서는 안된다.

20세기 도시화로 산업 경쟁력은 높아졌으나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천년도시 베이징이 서구 도시를 따라가면서 3000년 중국 문명 도시가 훼손되는 걸 볼 수 있다. 서구 도시는 아시아의 모델이 될 수 없다. 이제 20세기 서구적 도시화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아시아형 21세기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2. 아시아 도시의 가능성과 잠재력

21세기는 파탄에 이른 기존 도시의 창조적 파괴를 전제로 한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20세기 도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 경쟁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창조적 도시화를 이뤄야 한다. 현재 광범위한 도시화에 직면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곳은 아시아며, 아시아 도시의 철학과 역사ㆍ지리ㆍ인문에 근거한 도시 모델을 찾아야 한다.

도시로 사람이 모이고 정보가 집중되는 것은 경쟁력이 높은 곳을 향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도시의 기본은 인간공동체이므로 도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경쟁력과 삶의 질이 필수다. 도시의 경쟁력은 최소에너지ㆍ최고효율의 도시 산업에 달려 있다. 도시 경쟁력이란 경제적인 것은 물론 역사ㆍ지리ㆍ인문 모두를 포괄한다. 결국 도시 경쟁력은 다른 도시보다 행복한지, 진정한 공동체 삶을 살고 있는지로 결정된다. 인간과 공동체의 교감이 전제가 되는 행복이 있는 도시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도시다. 아시아 도시는 엄격한 유가의 인간공동체 원리와 도교의 자연과 인간 간 교감이 도시의 두 축을 이뤘다. 새로운 '21세기 도시'는 아시아문명의 DNA를 가진 도시가 돼야 한다.

3. 서울, 21세기 아시아 도시의 모델

광화문, 여의도와 함께 서울 3대 업무지구로 분류되는 강남 지역 모습. 테헤란로를 따라 대기업과 IT 기업들이 몰려 있다. <김재훈 기자>
아시아 도시는 유교와 도교를 바탕으로 주역과 풍수지리에 의거한, 인간과 자연이 융합한 도시였다. 그러한 아시아 도시들이 서양문명에 기반한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의 도시 모델을 좇아 급격한 도시화를 겪다 보니 정체성을 잃고 파국에 이르게 됐다. 이제 아시아 도시가 21세기 도시문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동양의 3000년 역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를 제안해야 할 때다. 한양은 14세기 말~15세기 초 건설된 계획신도시였다. 자연 발생적 도시와는 달리 인간의 의지가 깊이 개입된 사상적 도시였으며 유학과 도교, 주역과 풍수지리가 결합한 이상도시였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산과 도시 가운데를 흐르는 강 사이에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도시를 이뤄왔다.

한양은 동양문명 특유의 도시 문화를 가졌다. 한양은 신도시 건설을 통해 한국문명을 도시 공간화한 20만 인구의 인간공동체로 당시로서는 세계적으로도 대규모였다. 한양 건설을 계기로 동양문명을 배경으로 한 한국형 도시가 만들어졌다.

지난 100년간 동양의 역사 도시들은 인구 100만명에서 1000만명의 거대 도시로 확대됐다. 그중에서 동양 도시의 근간이던 형이상학적 배경과 물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서울이다. 서울은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을 겪고도 폐허에서 일어나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을 이루고 베이징, 상하이, 오사카, 도쿄와 함께 5대 메트로폴리스로 성장한 아시아 대표 도시다. 6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새로운 도시 산업의 기반이 될 역사와 지리, 문화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다. 서울이 21세기 창조도시로 전환하는 첫발을 내디디기 위해 서울의 어번 인프라스트럭처가 창조적 인간공동체로의 과감한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4. 창조인간, 창조산업, 창조도시

현대문명이 역사시대의 문명과 특별히 다른 점은 창조인간이 집단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중세까지 창조인간은 극소수였다. 르네상스는 창조인간들이 만들어낸 인간의 문화고, 산업혁명은 창조인간 집단이 만든 창조산업이다.

도시 산업은 초기에는 제조업 위주였으나 1970년대 서비스 산업이 재래 산업을 앞질렀고 1980년대에는 격차가 더욱 커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도시 산업은 서비스 산업과 창조산업의 두 축으로 전환했다.

창조산업은 1차ㆍ2차ㆍ3차산업이 창조적 인간군에 의해 차원이 다른 4차원 산업으로 한 단계 진화를 이뤄 삶의 질을 증진하는, 인간의 두뇌활동을 중심으로 탄생한 새로운 지식 산업이다. 21세기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조산업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돼야 한다. 30년간 일본과 유럽에 뒤처졌던 미국 경제의 눈부신 약진은 창조산업으로부터 시작됐다. 창조인간, 창조산업은 인간과 정보, 지식이 중요 기반이므로 고학력군이 밀집한 대도시에서 일어난다.

역사상 위대한 도시는 창조인간군이 창조산업을 일으킨 창조도시였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당시 최고의 창조산업인 출판과 인쇄업으로 지금의 마인츠를 만들었고, 하워드 휴스는 관광 산업으로 라스베이거스를 최고의 관광 도시로 만들었다. 서울이 창조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 안에 어번 스케일과 콘텐츠의 세계화를 기반으로 창조적 인간집합이 창조산업을 이룰 수 있는 도시특별구역을 만들어야 한다.

5. 도시특별구역과 용산

한 도시의 획기적 발전을 기존 도시 구조에서 이루기는 어렵다. 비약적 발전을 이룬 세계 도시에는 모두 창조산업이 탄생한 도시특별구역이 있었다. 19세기 세계 도시 런던이 창조도시가 된 것은 문화와 예술의 거리 웨스트엔드와 무역ㆍ금융ㆍ보험의 더시티가 도시 한가운데 함께 있었기 때문이며, 20세기 뉴욕이 창조도시가 된 것은 대중문화의 메카 브로드웨이와 순수예술지대 소호, 세계 기업 록펠러센터와 월스트리트가 맨해튼의 중심에 자리해 있었기에 이뤄진 일이다.

창조도시의 근거지인 도시특별구역은 세계 산업과 문화 인프라스트럭처가 얽혀 있는 곳이어야 한다. 도시특별구역은 창조인간, 창조산업의 어번 인프라스트럭처를 이뤄 여러 산업이 소통ㆍ융합해야 한다.

맨해튼이 지식사회 도래와 함께 뉴욕의 오랜 문화ㆍ예술적 전통을 최첨단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은 맨해튼의 경제와 문화 인프라스트럭처가 창조인간들에게 효율적인 창조산업의 환경을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창조도시가 되려면 도시특별구역과 중심 구역들 간 어번 링크가 필수적이다.

서울의 경우 창조산업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은 사대문 안과 여의도, 강남 등이지만 이미 과밀해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렵다. 용산은 지금 15만평의 땅이 비어 있다. 용산을 핵으로 사대문 안의 역사성, 여의도의 강력한 지리, 500만 강남의 경제력을 연결해 세계화 도시특별구역을 이루고 세계적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비상한 안을 만들어야 용산도 살고 서울도 창조도시로 일어설 수 있다.

 

서울창조도시 선언 의미

◆ 국민보고대회 ◆

제21차 국민보고대회에서는 대한민국 역사상 도시에 대한 첫 선언문을 발표한다. 서울을 창조도시 허브로 만들자는 포부와 구상을 담은 서울 창조도시 선언이다.

역사상 지금까지 도시 선언은 크게 세 번 있었다. 첫 번째가 1933년 아테네 선언이다. 도시계획이 처음으로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도시의 기본 기능을 주거, 일자리, 여가, 교통 등 네 가지로 구분해 각각 독립적인 구역을 개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도시 재건과 동유럽 공산권 도시의 모델이 됐다.

두 번째는 1977년에 삶의 질과 환경 문제를 핵심에 두고 만들었던 마추픽추 선언이다. 전 세계의 건축가와 도시 설계가들이 페루에 모여 도시 생활을 개선하는 데 디자이너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토론해 만든 결과물이다. 세 번째는 과학기술 발달이란 트렌드를 반영한 1994년의 메가리데 선언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이탈리아 나폴리 근처의 작은 섬인 메가리데에 모여 첨단 과학기술이 가져온 수많은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도시 구상을 내놓았다.

서울 창조도시 선언은 이런 세 번의 역사적 선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1세기 대도시의 발전 방향을 처음으로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서울 창조도시 선언에는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중국과 아시아의 주요 도시를 설계한 어번 디자이너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 우리나라 신도시 대부분을 설계한 안건혁 서울대 교수, 40년간 한국 국토지리를 연구한 권용우 성신여대 교수, 대표적 도시경제학자 김경환 서강대 교수가 초안을 잡았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 리우지엔 칭화대 교수, 롤랜드 부시 지멘스 도시부문 사장, 피터 로웨 하버드대 교수, 압하 조시가니 세계은행 도시담당 국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함께 참여했다.

[기획취재팀 = 손현덕 부국장 / 민석기 기자 / 송성훈 기자 / 홍장원 기자 / MBN = 강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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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엔低로 수출경쟁력 높이는데…국내 수출기업, 환율 변동에 '무기력'

한은, 환율전가율 공개

IT·車 등 환율 떨어져도 수출가격 못 올려

부품 비중 큰 日, 탄력 조정


한국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따라 수출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수출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엔·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는 수출가격을 인상하고, 오를 때는 가격을 내리는 등 탄력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변동에 무방비로 노출

20일 한국은행이 2000~2012년 환율 변동과 수출가격 변화의 상관관계인 환율 전가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수출품 가격은 원·달러 환율 변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3년간 한국 수출가격은 원·달러 환율 1% 상승시 0.05% 올랐고, 하락시에는 0.06% 하락했다. 환율 변화에 따른 수출가격 변동이 거의 없어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결과라는 것이 한은 측 설명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 수출기업들이 가격 전략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마디로 환율 변동 리스크에 완전히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의 2000~2012년 환율 전가율은 한국과 판이하게 달랐다. 일본산 수출품 가격은 엔·달러 환율이 1% 오르면(엔저) 평균 0.25% 떨어지고 1% 떨어지면(엔고) 0.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엔고일 때는 수출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엔저 때는 고환율의 이점을 활용해 수출단가를 떨어뜨리는 등의 방식으로 가격 전략을 능동적으로 펼쳐왔다는 얘기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엔저가 일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으로 직결되는 배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이처럼 환율 변동이 한·일 수출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엇갈리는 이유는 양국의 수출산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정보기술(IT) 제품, 자동차, 선박 등의 가격은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나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승용차 등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최종 소비재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급자가 가격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의 주력 수출품인 부품·소재는 공급자의 가격 결정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2011년 일본 수출에서 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경우 그 부담을 시장에 전가하기 어려운 한국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막을 길이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근본적으로 제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 외에는 특별한 대응책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의 독창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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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불리는 중견기업연합회…직원 늘리고, 사무실 확장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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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단체인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회장 강호갑·사진)가 최근 조직을 크게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견련은 지난 18일 사무실을 서울 도화동 진도빌딩에서 도원빌딩으로 확장 이전했다. 새 사무실은 300평 규모로 이전보다 배 이상 넓어졌다. 유영식 중견련 이사는 “중견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높아지면서 중견련이 할 일이 많아져 인력도 더 뽑고, 사무실도 넓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견련은 직원을 20명에서 30명으로 늘렸다. 유 이사는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밝힌 새로운 사업들을 해 나가기 위해 인력이 더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중견련은 지난달 26일 정기총회를 열고 강호갑 신영 회장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중견기업 통합서비스플랫폼 구축 등의 5대 신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을 경제 한류를 주도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이끌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며 “이를 위해 중견련을 보다 능력 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중견기업육성법 제정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견련은 1922년 설립된 지식경제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1442개 중견기업 중 337개 업체(조직률 23.4%)가 가입돼 있으며 올해 예산은 37억원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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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막힌 기업들, 해외로 해외로 '엑소더스'



롯데마트와 파리바게뜨 등 유통·식음료업체들 해외진출 가속화

[CBS 이재기 기자] 정부규제로 국내 기업여건이 악화되자 롯데마트와 파리바게뜨 등 유통.식음료업체들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력이 달리는 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해 해외진출도 양극화현상이 뚜렷하다.

지난해부터 골목상권 살리기와 동반성장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정부의 각종규제가 가중되자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달 5일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프랜차이즈 제과업은 전년말 점포수의 2% 이내에서 가맹점 신설을 허용하고 인근 중소 제과점과 500m 이내 출점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이로인해 제빵업계는 국내 사업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SPC그룹은 제빵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전 월평균 신규점포 숫자가 8~9개였지만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2개점 개점에 그치자 '기존 가맹점 매출 성장'과 '해외사업 확대'에 올해 경영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다만 점포 수에 연연하지 않고 이익 실현이 가능한 점포위주로 출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올해 중국 40여개, 미국 10여개, 베트남과 싱가폴 10여개 등 총 60여개의 해외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10여개 해외진출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여건 변화에 따른 경영계획 수정에 들어가 국내 출점이 불가능해진 숫자 만큼 해외 출점 숫자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1,2호점을 오픈한 이랜드그룹의 외식브랜드 애슐리와 카페루고 각 2개의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업계 역시 휴일휴무가 최대 3일까지 확대되고 신규출점을 위해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첨부, 한 달 전 개설지역과 시기 예고 의무화 규제가 추가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중국내 매장수를 105개로 늘린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3국에 141개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올해 20여개 점포를 추가 오픈하며 이 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롯데가 동남아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은 아시아 일류유통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와 국내 시장 진출규제도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일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지만 여러 규제로 국내환경이 어렵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려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중국 현지화 실패 등으로 일부 중국 매장을 매각한 뒤 해외사업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진출경험이 없고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해외진출도 녹록치가 않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크리스탈제이드와 톨바셋 등 8개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는 매일유업이나 아워홈, 롯데리아의 TGI프라이데이 등은 장기적으로 규제가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외식대기업과 비교해 국내시장에서 신생사에 가까운 이 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해외진출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아워홈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해외진출을 계획해 왔지만 국내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장기과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dlwo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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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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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성공비결은 핵심부품 자체생산 때문"


이게 '갤럭시S4' (AP=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소재 라디오시티 뮤직홀의 '삼성 언팩 2013'에서 새 스마트폰 갤럭시S4를 공개했다(사진).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단독 행사를 통해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 발표회 장소로 미국을 선택한 것에 대해 "놀랍다"면서 "삼성이 애플의 '홈구장'(home turf)에서 일전을 치르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bulls@yna.co.kr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삼성전자가 모바일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는 주요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이 20일 (현지시간)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는 지난주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S4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 총 부품가격, 즉 제품 1단위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BOM)의 63%가 자체 생산한 부품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프로세서나 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이 모두 자체 생산한 것으로 전체 부품가격 236달러 가운데 149달러가 자체 조달한 부품의 총 비용이었다고 전했다.

애플이나 ZTE, 모토로라, 노키아 등 전세계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 가운데 이처럼 자체 부품조달 비중이 높은 기업은 없으며, 이런 점이 삼성 제품을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이는 조립을 통해 완성 제품을 만드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뿐 아니라 삼성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갤럭시S4에 채용된 엑시노스 5옥타프로세서는 작동되는 기능에 따라 전력 소비가 달라지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삼성의 엔지니어들은 이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주요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이를 감안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시장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경쟁사들은 때때로 부품 부족 때문에 제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자체 부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게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

갤럭시S4 체험하는 참가자들 (서울=연합뉴스) 14일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에서 열린 '삼성 언팩 2013' 행사 참석자들이 `갤럭시S4' 발표 후 무대에 설치된 핸드존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2013.3.15 << 삼성전자 제공 >> photo@yna.co.kr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한 프로세서의 주요 고객이 될 경우 경쟁사가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IHS의 수석 애널리스트 웨인 램은 "이미 애플 등 경쟁사들이 삼성전자 부품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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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올해도 공격투자, 작년 44조서 올해 48조로"

[머니투데이 오동희,서명훈 기자][복수의 삼성 최고위 관계자들 "투자 늘리겠다" 한 목소리]

 

삼성그룹이 올해도 투자 확대를 통해 공격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위기에 투자한다'는 '이건희식 역발상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20일 복수의 삼성 최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은 지난해 44조원의 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늘어난 48조원선의 투자를 집행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월2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투자는 될 수 있는 데로 늘리겠다"고 말한 것을 현실화한 것이다. 삼성은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회복을 앞서 이끄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한 최고위 관계자는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늘리기로 했다"며 "그 규모는 지난해 투자를 집행한 44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말했다 삼성이 지난해 투자집행 규모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또 삼성의 최고위층이 올해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는 것을 확인해준 것도 처음이다.

삼성 그룹은 지난해 연초 47조8000억원을 투자키로 발표했으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의 시장 침체로 계획보다 3조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삼성은 이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규모가 유동적인 점을 감안해 올해 투자 규모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었다.

삼성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올해 투자 규모가 46조원을 넘는다"고 밝혔고, 다른 고위 관계자는 "50조원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6조원을 초과하고, 50조원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삼성은 올해 47조~49조원 사이에서 시나리오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그 중심점으로 48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확대 부분은 삼성의 투자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부품 부문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최고위 관계자는 투자확대 부문에 대해 "전체적으로 늘지만, 대부분의 투자확대 부문은 세트가 아닌 부품 부문"이라며 "디스플레이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사장급 인사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공급능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메모리가 더 필요하니 이 부분의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17라인과 중국 시안(西安)공장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삼성 그룹의 최대 투자 분야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25조원을 투자키로 했으나 시장 침체로 22조원 가량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25조원을 넘어서는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최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그동안 위기일수록 공격적 투자를 해왔다"며 "올해 경기가 어렵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2~3년의 미래를 보고 가능성에 투자한다"며 공격적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이 당초 1월경 발표하던 투자계획을 고심 끝에 3월에 확정함에 따라 올해 투자가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관련 장비 재료 업체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삼성은 이에 앞서 지난 13일 경기침체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올해 고용도 지난해 수준인 2만6000여명을 채용키로 하고 지난 18일부터 신입사원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이는 세계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국가적인 화두인 투자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에 삼성이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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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 & Mobile] '갤럭시S4' 출격…스마트폰 大戰 다시 불붙는다



삼성 "1등신화 계속"

갤럭시S4 내달 출시…AP 등 하드웨어 '최강'…"프리미엄급 시장도 독주"

애플·HTC 등 견제 나서

광고 강화·신제품 '맞불'…중국업체 약진 두드러져…국내선 LG·팬택과 격돌


글로벌 스마트폰 전쟁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이르면 오는 4월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4’를 출시하기로 했다. 시장 1위 업체가 전략 스마트폰을 발표하자 애플, HTC 등 경쟁사들은 저마다 자사 프리미엄 제품 광고를 강화하는 등 견제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시장에서 절반이 훌쩍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성이 올해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함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전자, 팬택 등 스마트폰 제조 3사는 모두 4월 중 자사의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으로 맞대결을 하게 된다.

○갤럭시S4 출시…1등 신화 이어갈까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갤럭시S4를 공개했다. 중앙처리장치(CPU)가 8개 달린 ‘엑시노스5 옥타’를 장착했고, 풀HD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는 출시 제품 중 ‘최강’이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0.4%의 점유율(SA, 판매량 기준)로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이 제품으로 ‘1등 신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매출액에서는 애플을 이겼지만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는 애플에 뒤졌다. 삼성은 올해 갤럭시S4로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도 재역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시장 1위 업체가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자 애플, HTC 등은 즉각 경쟁사 견제에 나섰다. 필 실러 애플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은 삼성이 갤럭시S4를 공개하기 직전 월스트리트저널 등과 인터뷰하고 이례적으로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폰을 겨냥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 아이폰의 장점을 열거한 새로운 웹페이지를 제작하고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4가 애플의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현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에 밀려 업계 5위를 유지하고 있는 HTC는 지난달 발표한 ‘원’으로 삼성과 애플에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4.7인치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며 1.7㎓ 퀄컴 스냅드래곤 600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내장한 제품이다. 몸체는 알루미늄 소재를 이용했으며 가장자리로 갈수록 두께가 얇아져 그립감을 높였다. 무게도 143g 정도로 가벼운 편인 이 제품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 행사에서 최고 단말기상을 수상했다.

노키아, HTC보다 오히려 올해 주목할 만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는 화웨이, ZTE 등 중국 업체들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 5%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2011년 순위(8위)보다 5계단이나 상승했다. 올 가전전시회 CES와 이동통신 전시회 MWC에서 어센드메이트(화웨이), 어센드P2(화웨이), 그랜드 메모(ZTE) 등 화려한 디스플레이와 고사양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무장한 제품을 공개하자 이들에 대한 업계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LG·팬택 국내 3파전

각사 전략 스마트폰이 모두 출시됨에 따라 올해 4월부터는 국내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이르면 4월 국내 시장에 갤럭시S4를 출시한다. 통신 3사는 4월 말 출시를 목표로 지난 8일부터 망 연동 실험에 들어갔다. 갤럭시S4의 하드웨어 사양은 3사 스마트폰 중 최고다. 이 제품으로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달 국내 출시한 5.5인치 풀HD 스마트폰 ‘옵티머스G 프로’로 맞불을 놓는다. IPS 방식의 5.5인치 LCD 화면을 내세웠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350만대가량 판매한 LG전자는 올해 목표를 400만대 이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6인치급 풀HD 스마트폰 ‘베가 넘버6’를 내놓은 팬택은 이 제품을 통해 올해부터 다시 흑자 전환한다는 목표다. 팬택은 2분기 중 ‘베가 넘버6’보다 더 작은 크기의 풀HD 스마트폰도 내놓을 예정이다. ‘풀HD’가 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인 만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갤럭시S4, '눈' 으로 동영상 재생…사진에 음성 녹음도

스마트폰 大戰

“갤럭시S4는 ‘인생의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 담당 사장은 지난 1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4 공개행사에서 “갤럭시S4는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기술을 총망라한 제품”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갤럭시S4의 가장 큰 특징은 ‘소프트웨어 혁신’이다. ‘터치’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을 넘어 ‘시선’만으로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기능들을 탑재했다. 그중에서도 동영상을 시청하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동영상이 멈추고, 화면을 응시하면 다시 재생되는 ‘스마트 포즈’ 기능이 화제가 됐다.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기기를 아래로 기울이면 화면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스마트 스크롤’ 기능도 있다.

카메라 사용자 경험(UX)도 대폭 강화했다. 1300만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200만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동영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을 하나의 사진이나 영상에 담을 수 있다. 사진에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사운드앤드샷’, 역동적인 움직임을 포착해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는 ‘드라마 샷’ 기능도 추가됐다.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S헬스’도 내장됐다. 스마트폰에 온도와 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돼 있어 아이가 있는 집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삼성전자가 추후 선보일 밴드, 체중계 등을 스마트폰에 연동시키면 사용자의 건강 상태와 운동량을확인할 수도 있다.

하드웨어 성능도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들에 뒤지지 않는다. 화면(5인치)이 커지고 배터리 용량(2600㎃h)은 늘어났지만 무게(130g)는 가벼워졌고 두께(7.9㎜)도 얇아졌다. 1920×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풀HD 슈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선명함의 정도를 나타내는 화면 밀도(441ppi)는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제일 높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코어가 8개 달린 ‘엑시노스5 옥타’를 장착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아이폰5, 4인치 화면에 112g '가볍네'

스마트폰 大戰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5는 처음으로 4인치 화면을 달았다. 2007년부터 3.5인치 화면을 고수해온 아이폰 시리즈의 전통을 깬 것. 새로운 칩과 롱텀에볼루션(LTE) 적용으로 속도는 더 빨라졌다. 반면 무게는 112g으로 현존하는 주요 스마트폰 중 가장 가볍다.

아이폰5는 애플의 여섯 번째 아이폰이다. 화면을 세로로 늘려 16 대 9 비율로 맞췄다. 영화, 드라마 등 대부분의 영상 콘텐츠가 16 대 9 와이드스크린 포맷으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에 전작들보다 동영상 감상이 편해졌다. 휴대폰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A6칩을 달았다. 애플이 자체 설계한 칩이다. A5칩을 단 아이폰4S보다 2배가량 높은 성능을 낸다. 하지만 1㎓ 듀얼코어와 램 1기가바이트(GB)로 최신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하드웨어적으로 높은 사양은 아니다. 다만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최적화 부분에 앞서 있어 하드웨어 성능만으로 단순 평가하기는 어렵다.

배터리는 1440㎃h(밀리암페어시)로 아이폰4S보다 20㎃h 늘어났다. 애플은 LTE 환경에서 인터넷 사용시간이 8시간, 와이파이에서는 10시간, 대기시간은 225시간이라고 밝혔다. 영상과 음악 재생시간은 각각 10시간과 40시간이다. 실제 사용시간에 대해선 사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옵티머스G프로, 5.5인치 대화면 풀HD…배터리 동급 최대



스마트폰 大戰

“경쟁사와 차별화한 사용자 경험(UX), 최강 하드웨어, 감각적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이다.”

지난달 ‘옵티머스G 프로’를 출시하며 마창민 MC사업본부 한국마케팅담당(상무)은 “이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잠재우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 프로’의 특징은 5.5인치 대화면에 풀H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5.5인치의 대화면이지만 한 손으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좌우 테두리 두께는 3㎜대로 줄였다.

이 제품에는 풀HD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전작인 ‘옵티머스G’에 적용한 트루HD IPS 디스플레이보다 해상도가 2배가량 높다. 화소 밀도를 나타내는 척도인 인치당 픽셀 수는 400ppi다. LG전자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지만 IPS 디스플레이는 같은 사이즈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디스플레이보다 소비전력이 50% 낮고 밝기는 최대 2배 가까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에는 풀HD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들어갔다. 특히 카메라 기능을 강화했다. 피사체뿐 아니라 촬영하는 사람의 얼굴까지 한 화면에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듀얼 레코딩’ 기능이 내장됐다. 좌우는 물론 상하로도 사진을 늘여 찍을 수 있는 ‘VR 파노라마’ 기능도 돋보인다. 360도 촬영할 수 있어 찍은 사진을 보면 현장에 다시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움직이는 대상을 따라다니며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트래킹 포커스’ 기능도 있다. 배터리는 동급 최대 용량(3140㎃h)이며 착탈식이다. 자기유도 방식의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한 화면에 여러 개의 작업창을 열 수 있는 ‘Q슬라이드 2.0’ 기능도 추가됐다. 작업창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의 위치를 이동하거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지인과 문자로 이야기하면서 인터넷 창을 띄워 맛집을 검색하고, 달력에 약속을 입력하는 것까지 하나의 화면에서 동시에 가능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갤럭시노트2, 터치 안해도 미리보기 '신기해'

스마트폰 大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는 작년 9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됐다. 전작인 갤럭시노트보다 화면이 0.2인치 커졌고 더 선명해지는 등 많은 부분이 좋아졌다.

5.5인치 화면을 단 갤럭시노트2는 RGB 방식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적용했다. 이는 갤럭시S3나 갤럭시노트에 적용한 펜타일 방식의 AM OLED보다 깨끗한 화질을 제공한다. 배터리는 3100㎃h(밀리암페어시)로 크게 늘어났다. 갤럭시노트(2500㎃h)는 물론 최근에 나온 갤럭시S4(2600㎃h)보다 용량이 크다. LG전자 옵티머스G 프로(3140㎃h)와 팬택 베가 넘버6(3140㎃h)보다는 조금 작다. 삼성전자는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인터넷을 10시간, 와이파이로는 11시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기시간은 3G에서는 530시간, LTE에선 500시간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삼성 엑시노스 4412를 달았고 램은 2기가바이트(GB)로 전작보다 1GB 늘었다. 카메라는 전면이 190만 화소, 후면이 800만 화소다.

소프트웨어적으로도 많은 기능을 담고 있다. 출시 당시 ‘에어뷰’ 기능이 화제를 모았다. 펜을 디스플레이에 직접 터치하지 않고 가까이 대기만 해도 콘텐츠 내용을 미리보기 형태로 띄워주는 기능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베가 넘버6 풀HD, 뒷면 터치해도 작동 '편하네'

스마트폰 大戰

팬택이 지난달 7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내놓은 ‘베가 넘버6 풀HD’는 국내 최초 6인치급 풀HD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이다.

5.9인치 대화면에 TV에서 볼 수 있는 해상도인 풀HD(1920×1080)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대화면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넣었다. 후면 패드를 터치해 작동할 수 있는 ‘브이(V)터치’ 기술이 대표적이다. 두 손을 모두 사용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 손만으로 △화면 전환 △전화 받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실행 등 다양한 조작을 할 수 있다. 이외에 ‘원핸드 컨트롤’ 기능을 이용하면 키패드, 동영상 컨트롤러, 다이얼러를 좌우로 움직여 한 손으로 입력하기 편리하다.

카메라는 전면 200만 화소, 후면 1300만 화소다. 전면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시 초당 30장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으며 후면 카메라에는 자연스러운 색감을 연출해주는 ‘블루필터’가 적용됐다. 카메라를 원격 조작할 수 있는 ‘베가 리모트샷’ 기능도 추가됐다.

분실·도난을 대비하기 위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베가 서비스 센터 사이트(www.vegaservice.co.kr)를 통해 잠금, 해제 및 데이터 초기화를 할 수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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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이번엔 '입는 컴퓨터'

스마트톡톡

시계형 IT기기 시장 출사표

"누가 먼저 출시하냐" 관건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주목받고 있는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 시장에서도 맞붙는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은 손목시계형 정보기술(IT) 기기를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며 “우리는 미래 시장을 위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고 시계형 기기도 당연히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애플이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삼성전자도 ‘입는 컴퓨터’ 시장에 대한 공식적인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이 부사장은 “문제는 사용자들이 의미있게 쓸 수 있을 정도의 기기를 누가 먼저 상품화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시계의 기능이나 개발 비용, 출시 시기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1998년 손목시계형 휴대폰을 내놓았고 2009년에도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시계형 스마트폰을 만든 적이 있어 기술적으로는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애플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아이워치’로 불리는 손목시계형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디자이너 100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미국 특허상표청에 이미 디자인 특허도 출원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들어간 운영체제(iOS)를 내장해 시간이나 날씨를 확인할 수 있고, 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 등을 수신할 수 있다. 간단한 건강 체크도 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 등이 ‘입는 컴퓨터’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자 이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기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 기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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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으로 옮겨간 ‘스마트폰 大戰’… 삼성, 애플 이어 손목시계 형태 만든다

삼성전자가 손목시계 형태의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이에 따라 애플과 ‘스마트 워치(Smart Watch)’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 이영희 부사장은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래를 위한 제품들을 준비 중이고 스마트 워치 또한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선보일 스마트 워치의 기능, 개발 비용, 출시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09년 프랑스에서 터치스크린을 가진 시계형 휴대전화를 출시한 바 있고 10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해 관련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워치 개발로 애플과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애플이 본사에 100여명에 이르는 개발자를 투입해 ‘아이 워치(i Watch)’를 개발하고 있으며 iOS 운영체제에 기반해 카메라, 휴대전화 기능을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스마트 기기의 양대 산맥인 두 회사가 스마트 워치 개발에 나서고 구글이 올해 스마트 안경 ‘구글글래스’를 선보이면서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 기기가 새로운 혁신 트렌드로 업계에 거센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워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선도 전략의 한 축으로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4, 타이젠(Tizen)폰, 스마트 워치로 이어지는 이른바 ‘하이앤드(High-end·최고의 혁신 제품) 빅3’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갤럭시S4를 앞세워 갤럭시S3의 영광을 재현할 방침이다. 그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운영체제(OS)에서는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제품을 선보여 자체 OS 경쟁력을 확보해 안드로이드 편향성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스마트 워치는 이러한 혁신 전략에 화룡점정의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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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커졌다…6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 확대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 6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도 꾸준히 초대형 패널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LCD TV 시장은 2억대 수준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60인치 이상 제품 출하량은 지난 2010년 262만7천대에서 이듬해 364만5천대로, 지난해에는 532만2천대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60인치 이상 TV가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6.1%에서 2011년 8.0%로, 지난해 10.2%까지 늘어났다. 60인치 이상 LCD TV는 오는 2015년 전체 시장의 9.8%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북미 시장의 경우 60인치 이상 TV 점유율이 15%까지 올라가는 등 초대형 TV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제조사들도 60인치 이상 패널 출하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1분기 60인치 이상 패널 출하량은 2만2천장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 5만5천장으로 늘어나 4분기에는 20만장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1분기 1만장 수준이었던 대형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 4분기 4만6천장으로 크게 늘었다. 올 연말에는 14만6천장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 AU옵트로닉스(AUO)와 이노룩스(구 CMI)도 공격적으로 대형 패널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 6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도 꾸준히 초대형 패널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초대형 TV 시장에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0세대(가로·세로 2880×3130㎜) 생산라인을 보유한 샤프가 독보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샤프의 10세대 사카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형TV 패널의 규모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세계 출하량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프의 10세대 공장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동률이 50%를 넘기지 못하면서 엄청난 손실이 발생시키고 경영난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등 당시에는 오판으로 나타났다"면서 "하지만 최근 초대형 TV 시장이 개화하면서 올해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8세대(2200×2500㎜) 에서도 60인치 이상 패널 생산이 가능하지만 효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 8세대 유리 원판에서 65인치 패널을 3장 생산할 수 있지만10세대에서는 이에 두 배인 6장 생산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몇 년 전 10세대 공장 신설을 검토했지만 수요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신설 계획을 보류했다"면서 "현재까지도 10세대 공장 신설 계획은 없어보이지만 최근 초대형 TV 시장이 커지면서 조금씩 대형팹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고 시장이 확실히 커진다고 판단되면면 대형 팹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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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시대 흐름 읽는 천부적 재능으로 미래 꿰뚫다



[동아일보]

“기업은 사회적 산물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략) 기업은 누가 뭐라고 해도 그 시대의 여건과 상황에 맞는 업종을 선택해서 합리적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

1980년 봄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1910∼1987년)는 일본의 경제계획을 담당했던 이나바 히데조(稻葉秀三) 박사를 만났다. 이나바 박사는 일본이 1973년 오일 쇼크 이후 정책을 전환해 제철, 조선,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의 생산 규모를 대폭 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과잉 생산으로 많은 기업이 도산했고 대외적으로는 덤핑 수출로 국제 무역마찰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나바 박사는 “그 대신 반도체, 컴퓨터, 신소재, 광통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기술 분야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 결과 수출은 늘고 외화 수입이 급증했다. 일본의 살길은 경박단소(輕薄短小)의 첨단기술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경박단소는 가볍고 얇고 짧으며 작은 제품을 말한다.

조선과 제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중화학공업 대신 첨단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호암은 무릎을 쳤다. 호암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사업이었다. 반도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풀기 쉽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었지만 호암은 특유의 스피드로 사업을 진행했다. 1982년 반도체·컴퓨터사업팀을 꾸렸고 1983년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투자한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1984년 5월 경기 용인시 기흥에 첫 반도체 공장을 세웠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 것이다.

요즘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제품은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사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부터 TV, 가전, 스마트폰의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튼튼한 기초를 호암은 인생의 황혼기인 70대에 단 5년 만에 확립한 셈이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시대적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호암은 시대의 흐름을 아는 경영자였다. 삼성은 광복 후와 6·25전쟁 중 무역으로 물자를 조달했고 전후에는 설탕과 같은 수입 대체 산업에 손을 대 자립경제의 틀을 만들었다. 이후에는 중화학공업에 투자하며 기간산업 기반 조성에 힘썼다. 그리고 1980년대에는 최첨단 산업인 반도체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5년 내놓은 ‘한국기업 성장 50년의 재조명’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들은 기반형성기(1955∼1970년), 고도성장기(1971∼1987년), 전환기(1988∼1997년), 재도약기(1998∼2005년)를 거쳤다. 삼성은 각각의 시기마다 꼭 필요했던 사업을 하는 주력 기업을 가지고 있었다. 삼백산업(제품이 흰색을 띠는 밀가루, 설탕, 면직물 산업을 의미)이 부상했던 기반형성기에는 제일제당이, 종합상사와 건설사가 대표기업이던 고도성장기에는 삼성물산이, 전자와 자동차 산업이 대표업종이던 전환기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그룹의 대표 주자였다. 모두 호암이 필요성을 느끼고 남보다 한발 앞서 세운 기업이다.

1965년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중 2000년대 중반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 1900년 미국의 상장회사 가운데 남아 있는 기업은 GE뿐이다. 환경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1938년 삼성상회라는 가게로 시작한 삼성은 호암의 시대적 흐름을 읽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튼튼한 기반을 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경영복귀 3년

위기경영으로 매출 수직 상승… ‘5대 신규사업’ 새로운 숙제로

[동아일보]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물러났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0년 3월 24일 경영에 복귀한 지 3년째를 맞는다. 복귀 후 일성(一聲)으로 위기를 경고한 이 회장은 3년 내내 ‘위기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 결과 삼성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했다. 2010년 290조 원이던 그룹의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380조 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삼성전자, 그중에서도 스마트폰을 뺀 나머지 사업은 여전히 정체 상태이고,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5대 신수종(新樹種) 사업도 이렇다할 성과를 못내 질적인 면에선 평가를 미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 과감한 투자로 위기 정면 돌파

이 회장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하고, 일본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로 흔들리던 시기에 복귀해 특유의 과감한 결단과 위기경영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그는 복귀 후 두 달 만에 태양광, 자동차용 전지, 의료기기, 발광다이오드(LED), 의료기기 등 5대 신규 사업에 10년간 23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존 경영스타일도 과감히 바꿨다. 복귀 이듬해인 2011년 삼성테크윈의 비리사건이 터지자 대대적인 계열사 경영진단을 실시한 뒤 사업이 부진한 액정표시장치(LCD) 담당 사장을 경질하는 등 문책성 인사를 했다. 정기인사 외에는 사장단을 바꾸지 않는 관행을 깬 것이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복귀한 이 회장은 새로운 철학과 위기의식을 불어넣는 등 근본적인 경영 한계를 극복하며 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규 사업의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 5대 신규 사업 중 의료기기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태양광과 LED 사업은 시장 상황 악화로 숨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삼성그룹이 현재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19개 사업 분야 가운데 지난 3년 사이 1위에 오른 분야는 스마트폰(2011년)과 리튬이온 2차전지,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이상 2010년)에 그친다.

○ 경제민주화 역풍도 과제

사업 외적인 분야에선 어려움이 많았다. 복귀 2년째인 2011년 “한국 경제는 낙제점을 면한 수준”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고, 사회적으로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강한 역풍을 맞았다.

친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낸 상속소송으로 ‘재벌가 재산 다툼’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의 불산 누출 사고로 2007년 삼성중공업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악몽이 재연되고 있다.

이 회장은 건강에 대한 우려로 두 달 넘도록 하와이 등 해외에 체류하는 등 110일 동안 서초사옥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22일 그룹 창립 75주년 기념일도 그룹 차원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낼 분위기다.

이 회장 복귀 당시 부사장이었던 맏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두 단계 승진하며 후계 경영체제를 다졌지만 공식적으로는 승계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영성과와 별개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정지영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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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조경제 위해 인재육성 가장 필요"

ICT융합 인프라·이종산업 결합·중기 상생 등 네 가지 제시

삼성그룹이 창조경제를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들에게 창조경제를 통해 각 계열사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정기영(사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2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창조 경제의 개념과 삼성그룹의 과제를 설명했다. 창조경제는 새 정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새로운 경제 발전 패러다임이다. 정 소장은 토지와 자본, 노동력 등 기존 생산요소가 아니라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생산요소인 경제를 창조경제로 정의했다.

정 소장은 우선 삼성그룹이 창조경제의 기틀에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창조경제의 핵심 자산인 만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삼성그룹이 올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이른바 '통섭형' 인재를 뽑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은 인문계 전공자들을 선발해 6개월간의 집중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양성할 방침이다. 올해 200명을 선발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그는 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인프라와 산업의 고도화를 삼성그룹의 과제로 거론했다.

ICT를 활용해서 교육과 안전 등 인프라와 기존의 제조·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종산업간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세계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도 과제로 제시됐다. 건설과 화학 등을 IT서비스와 결합해 신흥국을 비롯한 해외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또 중소기업의 창조성을 높이기 위해서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적극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해 기술지도를 하면서 유휴특허를 대여해 중소기업에 기술을 전파할 것을 주장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정기영 소장은 삼성 사장단들에게 일종의 제안을한 것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 이 제안이 실행이 될지는 각 계열사 사장들의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며 "앞으로 각 계열사 사장들이 구체적인 방법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인재·융합·상생에 집중을… 정기영 삼성경제硏 소장·윤종록 교수가 본 ‘창조경제’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재계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유휴 특허를 중소기업에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유휴 특허란 실제 제품화에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데 가치 있는 특허를 의미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기영 소장은 2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사장단회의에서 ‘창조경제의 개념과 삼성그룹의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정 소장은 창조경제를 토지, 노동 등 기존 생산요소가 아니라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생산요소인 경제라고 정의했다.

정 소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삼성의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창조경제의 핵심자산은 인재육성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이 올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이른바 통섭형 인재를 뽑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 과제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인프라와 산업의 고도화를 거론했다. ICT를 활용해 교육·안전·에너지·교통 등 인프라와 기존의 제조·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로 이종(異種) 산업 간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세계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소장은 건설과 화학 등을 IT서비스와 결합해 신흥국을 비롯한 해외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의 창조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적극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술 지도, 유휴 특허 대여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기술을 전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유휴 특허 대여와 관련한 구체적인 후속 방안은 각 계열사 사장들을 중심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입안한 윤종록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 교수는 이날 고용노동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었다.

윤 교수는 창조경제에 대해 “제품에 서비스를 더하고, 서비스에 솔루션을 더하면 어마어마한 가치가 창출된다”고 정의했다. IT 강국의 이점을 살려 기존 산업과 IT기술을 융합시키면 우리 경제가 먹고살 새로운 동력이 생겨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토양이 앞서 있기 때문에 창조력만 가미된다면 창조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윤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이 같은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한 나라가 이스라엘로, 1960년대부터 이미 창조경제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는 늙은 소의 젖을 쥐어짜듯이 말라가기 직전이지만 이스라엘은 젊은 송아지가 끊임없이 태어나는 창조경제가 이뤄져 지금까지 부국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윤해 선정수 기자 justice@kmib.co.kr 

박근혜 정부 들어서자 기업들 갑자기…

상생·융합… 기업들 창조경제 '열공 모드'

삼성, 그룹 보유 특허 싼 값에 중기에 임대

현대차그룹은 협력업체 채용박람회 열고

SK, ICT에 첨단 입혀 새 부가가치 창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철학, '근혜노믹스'의 핵심 테마는 창조경제. 재계는 지금 이 창조경제론에 대한 '열공(열심히 공부한다는 뜻의 속어)'모드에 빠져 있다. 모호한 콘셉트이지만 앞으로 5년간 정부의 경제운용 패러다임이 되는 만큼, 기업들도 창조경제론에 맞는 '창조경영론'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창조경제론에 대한 공부를 가장 먼저 끝낸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 사장단은 20일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으로부터 '창조경제의 개념과 그룹의 과제'란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정 소장은 창조경제에 대해 '토지, 노동 등 기존 생산요소가 아니라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 생산요소로 자리잡는 경제'로 규정했다. 이를 위한 창조경제의 핵심자산은 인재육성이란 점도 강조했다.

삼성은 창조경제론의 첫 번째 실천 방안으로 중소기업들이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게끔 그룹이 보유한 특허를 싼값에 빌려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삼성이 가진 기술이 중소기업에 더 활발히 전파되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계열사별로 보유 중인 특허들을 무상 혹은 일반 특허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중소기업에 대여할 수 있도록 실천 계획을 짤 계획이다.

다른 그룹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부터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란 경영 슬로건을 쓰고 있는데,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개최한 '협력업체 채용박람회'가 대표적 사례다. 기술력은 출중하지만 지명도가 낮아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채용을 지원함으로써 '중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란 두 목적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소 협력기업의 우수인재 채용을 도우면 결국 납품 받는 부품의 질도 올라가기 마련"이라며 "이게 바로 현대차 만의 상생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과 현대차가 상생에 초점을 맞췄다면 SK그룹은 '융합'을 키워드로 잡았다. 기존 정보통신기술(ICT)에 첨단을 덧입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 중곡동 재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SK텔레콤의 '마이샵(소상공인 경영지원 서비스)'을 설치한 가게들을 둘러보며 "창조경제의 모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IT 기술이 재래시장의 상품판매와 유통 방식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SK는 창조경제의 핵심 가치인 융합을 여러 사업에 적극 도입해 왔다"며 "통신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융합의 영역을 더욱 넓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계 단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4일 월례 회장단 회의에서 '창조경제특별위원회(가칭)'을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각계 전문가를 망라해 정부의 창조경제론을 뒷받침하는 사업프로젝트와 인프라 구축 과제를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기업들이 참여하는 창조경제위원회 발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한 편에선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하고 범위가 너무 넓어 실천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임원은 "큰 틀에서 창조경제의 방향성은 이해하나 '정확히 무엇이다'하는 게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래창조과학부의 운영 윤곽이 나와봐야 세부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상생·융합… 기업들 창조경제 '열공 모드'

삼성, 그룹 보유 특허 싼 값에 중기에 임대

현대차그룹은 협력업체 채용박람회 열고

SK, ICT에 첨단 입혀 새 부가가치 창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철학, '근혜노믹스'의 핵심 테마는 창조경제. 재계는 지금 이 창조경제론에 대한 '열공(열심히 공부한다는 뜻의 속어)'모드에 빠져 있다. 모호한 콘셉트이지만 앞으로 5년간 정부의 경제운용 패러다임이 되는 만큼, 기업들도 창조경제론에 맞는 '창조경영론'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창조경제론에 대한 공부를 가장 먼저 끝낸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 사장단은 20일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으로부터 '창조경제의 개념과 그룹의 과제'란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정 소장은 창조경제에 대해 '토지, 노동 등 기존 생산요소가 아니라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 생산요소로 자리잡는 경제'로 규정했다. 이를 위한 창조경제의 핵심자산은 인재육성이란 점도 강조했다.

삼성은 창조경제론의 첫 번째 실천 방안으로 중소기업들이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게끔 그룹이 보유한 특허를 싼값에 빌려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삼성이 가진 기술이 중소기업에 더 활발히 전파되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계열사별로 보유 중인 특허들을 무상 혹은 일반 특허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중소기업에 대여할 수 있도록 실천 계획을 짤 계획이다.

다른 그룹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부터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란 경영 슬로건을 쓰고 있는데,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개최한 '협력업체 채용박람회'가 대표적 사례다. 기술력은 출중하지만 지명도가 낮아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채용을 지원함으로써 '중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란 두 목적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소 협력기업의 우수인재 채용을 도우면 결국 납품 받는 부품의 질도 올라가기 마련"이라며 "이게 바로 현대차 만의 상생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과 현대차가 상생에 초점을 맞췄다면 SK그룹은 '융합'을 키워드로 잡았다. 기존 정보통신기술(ICT)에 첨단을 덧입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 중곡동 재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SK텔레콤의 '마이샵(소상공인 경영지원 서비스)'을 설치한 가게들을 둘러보며 "창조경제의 모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IT 기술이 재래시장의 상품판매와 유통 방식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SK는 창조경제의 핵심 가치인 융합을 여러 사업에 적극 도입해 왔다"며 "통신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융합의 영역을 더욱 넓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계 단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4일 월례 회장단 회의에서 '창조경제특별위원회(가칭)'을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각계 전문가를 망라해 정부의 창조경제론을 뒷받침하는 사업프로젝트와 인프라 구축 과제를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기업들이 참여하는 창조경제위원회 발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한 편에선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하고 범위가 너무 넓어 실천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임원은 "큰 틀에서 창조경제의 방향성은 이해하나 '정확히 무엇이다'하는 게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래창조과학부의 운영 윤곽이 나와봐야 세부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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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규의 소통 리더십] 리더 혼자서만 품은 비전은 꿈이 아니라 욕심

최철규 휴먼솔루션그룹(HSG) 대표
핵심 역량과 상관없는 사업에 욕심 부리다 많은 기업이 몰락

구성원들과 비전을 공유해야 꿈을 이루는 리더가 될 수 있어


경영학은 잔인한 학문이다. 처절하게 결과론적이기 때문이다. 경영 성과가 좋을 때 세상은 '리더가 원대한 꿈을 가졌기에 회사를 키웠다'고 칭송한다. 반대로 성과가 나쁘면? '리더가 과도한 욕심을 부려 회사를 망쳤다'고 혹평한다. 그만큼 꿈과 욕심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둘 중 무엇을 좇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다. 어떻게 해야 욕심과 꿈을 구분해 성공할 수 있을까?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이 핵심이다.

◇하고 싶은 것이냐? 할 수 있는 것이냐?

숫자만 봐도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기분이 급격히 우울해지는 학생이 있다. 당연히 수학성적은 바닥권. 이런 학생에게 선생님이 '내년도 수학경시대회 입상'을 꿈꾸자고 말한다. 이건 누가 봐도 욕심이다. 꿈이라는 것은 나의 능력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

이런 '나의 능력'을 경영학에선 기업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y)'이라고 바꿔 부른다. 전략 분야 구루인 게리 해멀 교수가 말했듯이 핵심 역량이란 '우리 회사가 잘하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모방하기 어려워야 한다.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 혼다는 자동차 외에도 오토바이, 소형 비행기, 심지어 잔디 깎는 기계도 만든다. '문어발'이라고 비판 말자. 이 제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작고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는 사실. 혼다의 핵심 역량은 결국 소형 엔진을 만드는 기술이다.

'위대할 뻔'했던 많은 기업이 무너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자신의 핵심 역량과 상관없는 사업에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사업 다각화'라는 미명 아래…. 핵심 역량과 관련없는 일을 벌이는 것은 '사업 다각화'가 아닌 '문어발'이다. 이 경우엔 '내가 하면 뭐든 된다'는 리더의 오만과 욕심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가치와 매출, 뭘 중시하느냐?

등산의 목적은 뭔가? 전문 산악인을 빼곤 대부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답한다. 목표는? '○○봉'으로 불리는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이다. 둘 중 뭐가 더 중요할까? 설악산 대청봉(목표)에 올라가기 위해 오른쪽 무릎 연골을 희생하는 바보는 없다. 일반인들이 건강이란 주요 목적을 버리면서 등산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송윤혜 기자

하지만 리더라는 자리는 묘한 힘이 있어 때론 목표가 목적을 압도하게 만든다. 리더십에서 자주 드는 예가 영국인 탐험가인 스콧과 섀클턴의 일화다. 두 명은 두 가지 공통점과 한 가지 차이점을 갖고 있다.

공통점은 두 명 모두 비슷한 시기에 남극에 도전했으며, 또한 탐험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차이점은 스콧은 비운의 실패자로, 섀클턴은 위대한 실패자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이유가 뭘까? 영국 장교로서 자존심이 강했던 스콧은 '남극점 최초 정복'이라는 목표에 집착했다. 결국 그의 탐험대 모두는 죽음을 맞게 된다. 반면 섀클턴은 '남극 대륙 최초 횡단'이라는 목표를 세운 후 천신만고 끝에 남극 대륙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남극 도착 후 상황이 악화되자 과감히 목표를 수정한다. '남극대륙 횡단'에서 '전 대원 무사 귀환'으로 말이다. 결국 썰매 개와 펭귄으로 배를 채우며 634일을 버텨, 탐험대원 28명 전원은 무사 귀환하게 된다.

섀클턴이 위대한 이유는 탐험이라는 행위의 목적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결국 탐험의 핵심은 인간한계에 대한 도전과 인내다. 영하 60도가 넘는 극한의 환경에서 2년을 버텨 낙오자 한 명도 없이 귀환한 그의 인내와 도전에 영국인들은 존경을 표했다. 만약 섀클턴이 목표의 노예가 되어 무리하게 남극 횡단에 집착했다면? 욕심은 비극을 낳고, 결국 스콧에 이어 비운의 실패자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기업이 매출이라는 목표에 집착하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반면 회사가 제공할 가치라는 목적에 집착하는 것이 바로 꿈이다.

◇혼자냐? 함께냐?

많은 리더가 '혼자서만' 바쁘다. 그리곤 불평한다. '부하들은 왜 나 같지 않을까?' 하지만 혼자서만 바쁜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 그냥 열심히 일하는 '일꾼'이다. 결국 리더라는 자리는 남(부하)을 통해 성과를 내는 자리다.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리더만 바쁘게 뛰고 있다면 그는 지금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부하들과 '함께' 뛸 수 있을까? 핵심은 소통이다. "기업의 비전은 700번 이상 반복해서 직원들에게 말해야 한다"는 잭 웰치 전 GE 회장의 주장도 결국,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오해하지 말자. 말이 전부라는 얘기는 아니다. 직원들이 함께 꿈꿀 수 있도록 경영학에서 말하는 '3I' 즉, 인포메이션(Information·정보), 인플루언스(Influence·영향력), 인터레스트(Interest·이익)를 공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리더 혼자 갖는 비전은 욕심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는 비전은 꿈이다.

리더의 꿈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리더의 욕심은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최철규 휴먼솔루션그룹(HSG) 대표]

[꿈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세스] ①꿈을 생생하게 그리고 ②다짐이 아닌 목표를 설정하고 ③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만들라

핵심 역량을 파악했고, 목표의 노예에서 벗어났다. 거기에 임직원들과 꿈을 공유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실행이 없다면 꿈은 꿈일 뿐이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실행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①생생한 끝 그림을 그려라

꿈이라고 해서 똑같은 꿈이 아니다. 꿈을 얼마나 명확하고 생생하게 그리느냐에 따라 실행의 강도가 달라진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언제까지 몇 ㎏을 빼겠다'는 목표보다는 스키니 진을 입은 멋진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게 첫 번째 할 일이다. 꿈이 생생할수록 성공 가능성은 높다. 수능 몇 점보다는, 멋진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최대한 현실감 있게 상상하는 게 수능 공부의 출발점이다.

②다짐이 아닌 목표를 설정하라

생생한 끝 그림을 보고 실행할 마음이 생겼다면, 이제 그 꿈으로 향하는 징검다리, 즉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이때 활용되는 게 '스마트(SMART)' 기법이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할 수 있고(Measurable), 달성할 수 있으며(Achievable), 연관성이 있고(Relevant), 기한이 정해져야(Timed) 한다는 5가지 요소가 포함돼야 한다.

예를 들어 고3 수험생이 '국·영·수 중심으로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는 안타깝게도 목표가 아니다. 잘하겠다는 '다짐'일 뿐이다. 목표라고 하면 5가지 스마트 가운데 구체성, 측정 가능성, 기한이라는 3가지 요소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학기말 모의고사 때에(기한) 국·영·수 점수를(구체성) 평균 10점(측정 가능성) 올리겠다'가 진짜 목표다. 이렇게 구체성, 측정 가능성, 기한이 포함된 '진짜' 목표를 기업에선 핵심 성과 지표(KPI·Key Performance Index)라고 부른다. 만약 이런 핵심 성과지표가 회사의 목적과 '연관성'이 없거나 '달성 가능성'이 없다면 이것 역시 '가짜' 목표다.

③액션 플랜을 만들어라

목표를 세운 후 다음 과제는 '무엇을 실행할 것이냐'이다. 국·영·수 점수를 평균 10점 높이기 위해서 어떤 참고서를 하루에 몇 장씩 학습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바로 액션 플랜(Action plan)을 만드는 단계다. 하지만 액션 플랜을 세웠다고 일이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경우는 '불행히도' 거의 없다. 왜일까? 의지가 부족해서? 아니다. 행동 계획을 실천하는 데 다양한 장애 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능한 리더는 목표만 던져준 후 부하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선 '당신 능력을 믿어, 당신은 잘할 거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꿈을 실현하는 리더는 부하들의 장애물을 점검하고, 함께 장애물을 넘는다.
[최철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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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R&D 아닌 I&D 시대

"이제는 연구개발(R&D)이 아닌, 상상개발(I&D)의 시대입니다."

이른 아침에 차가운 공기를 맡으며 서재에서 PC를 켜는 것이 싫었던 스티브 잡스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상상은 현실이 되어 지구상에 없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탄생됐다. 이는 애플에 엄청난 수익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수많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창조경제 전도사'로 불리는 윤종록 교수는 전 국민의 상상력을 모아 지식재산화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KT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올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윤 교수는 현재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원 연구교수로 강의를 맡고 있다.

윤 교수는 20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13년 '제1회 매경ㆍ한림원 과학기술포럼'에 연사로 나와 '상상-연구-개발'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춰 창조경제를 완성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대에서 도서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며 "상상ㆍ창조 공간으로 활용되는 '무한상상실'을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운용하자"고 제안했다.

무한상상실은 다양한 사람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창조사랑방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아이디어를 심사해 특허 등록을 도와주는 역할까지 하게 된다.

윤 교수는 상상을 현실화해 경제 발전으로 이끌어 낸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사례를 소개했다. 물 부족 국가인 이스라엘은 '풍부한 바닷물을 우리가 마시는 물로 바꿀 수 없을까'를 늘 꿈꿔왔다. 상상력은 기술 개발로 이어졌고 이스라엘은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의 해수 담수화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됐다.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웃 나라와 달리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척박한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남들처럼 에너지를 마음대로 쓰고 싶다는 상상은 원자력 기술 개발로 이어졌다. 또한 국토의 3분의 2가 사막으로 뒤덮인 척박한 환경은 무한히 펼쳐진 사이버 세상을 지배하는 기술력을 낳게 했다.

윤 교수는 "과거 새마을운동이 잘살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이제는 '지식 새마을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1가구 1특허 갖기 운동 등으로 세계 최강의 창의국민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자리 만들기에도 상상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20년간 미국의 일자리는 창업한 지 5년 이하 기업들이 만들어냈다. 상상개발을 통해 많은 기업이 새롭게 설립되는 창업경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블루오션 경제가 창업경제"라며 "우리나라는 풍부한 정보통신기술(ICT) 토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상력이란 씨앗을 다양한 솔루션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업이 성공하려면 성실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와 함께 외국인에게도 창업을 전제로 한 투자이민을 유도해야 한다"며 "인수ㆍ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해 창업기업 투자회수 수단을 다양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윤종록 교수 "창조경제에 엄청난 가치와 기회 있어"


“손에 잡히는 상품 개발에 몰두하던 것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무형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문제해결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지향점입니다.”2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파워 특강`에 창조경제 전도사로 나선 윤종록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가 창조경제로 이동한다면 엄청난 가치와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새누리당 대선캠프와 행복추진위,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하며 새 정부에 `창조경제` 개념을 소개한 인물이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박 대통령에게 추천해 주목받았고 새 정부가 국정 철학 중심에 정보통신기술(ICT)·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한 `창조경제`를 놓고 강조하면서 지난 10일 청와대 비서실이 주최한 국정과제 토론회에서도 특강을 했다.

정부 부처 가운데는 고용부가 이날 처음으로 윤 교수에게 `창조경제 수업`을 들었다. 특강이 열린 대회의실에는 방하남 장관을 비롯해 실·국·과장 등 100여명이 꽉 들어찼다.
윤 교수는 “인구 750만, 영토 2만㎢, 척박한 환경에 안보까지 불안한 이스라엘이 창업 강국, 특허 강국으로 떠오른 것은 후츠파(Chutzpah) 정신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후츠파는 `뻔뻔한, 당돌한, 철면피`라는 뜻의 이스라엘 말로,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서슴없이 질문하고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창조정신을 뜻한다.

윤 교수는 “후츠파 정신을 통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융합이 일어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이 같은 정신이 창조경제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무선 인터넷 발달로 주인을 인식하는 자동차, 운동량과 열량 소모량을 알려주는 운동화, 염분 섭취량을 측정하는 숟가락 등 상품 자체보다 상상력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 산업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 교수는 창조경제 사례로 네덜란드의 가축사료 업체 헨드릭스(Hendrix)와 캐나다의 폭발물 판매업체 ICI(ICI Explosive)를 소개했다. 그는 “사료 업체가 가축의 질병진단 키트와 백신을 개발하고 폭발물 제조업체가 축적된 기술로 지질탐사 분야에 진출하는 등 진화한 데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없던 것을 만들어 내라`고 하는 것이 아니며 이미 우리 주위에 창조경제를 실천하는 분야도 많다”며 “고용부 직원들의 창의력과 집단지성, 국민의 힘을 합한다면 `고용률 70%`는 쉽지 않은 도전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며 특강을 마무리 했다.


"아이디어 교환이 창조경제 첫걸음"

"창조경제는 미래창조과학부만의 업무가 아니다. 정부 모든 부처가 나서야 한다."

20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13년 제1회 '매경ㆍ한림원 과학기술포럼'(공동위원장 박영아ㆍ박영일)에서 윤종록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 연구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ㆍ융합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가치창출과 일자리를 만드는 과학기술'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윤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만이 창조경제를 책임진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라며 "모든 부처가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을 내놓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는 지금 창조경제 활성화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덧붙였다.

즉 창조경제는 교육, 문화, 사회, 국방, 산업 등을 합치는 것이며, 특히 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력 양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윤 교수는 이스라엘을 예로 들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토론'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질문'이 교육 시스템의 전부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두 사람이 각각 갖고 있는 사과를 하나씩 교환하면 사과를 1개만 갖게 되지만 두 사람이 가진 아이디어를 교환하면 아이디어를 2개 가지게 된다고 소개했다.

윤 교수는 "아이디어 교환은 토론과 질문을 통해 이뤄지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완전히 반대"라며 "이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 교육부에서 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은 1달러를 과학기술에 투자하면 GDP 6달러 증가 효과를 내지만 우리나라는 평균 1달러 내외에 불과할 것"이라며 "과학기술을 창조경제와 연결하기 위해 '인덱스(지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창업과 연구개발(R&D)은 세계화라는 어마어마한 장벽을 넘지 않고서는 성장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전 세계를 보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20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올해 처음 열린 매경ㆍ한림원 과학기술포럼 참석자들이 윤종록 교수의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포럼은 올해 "창조경제와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박상선 기자>
토론에 나선 포럼 회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창조경제 철학이 창업ㆍIT산업 분야에만 치우쳐 기초과학을 홀대할 가능성이 있고, 엘리트 위주 창조경제가 사회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 섞인 목소리도 냈다.

황진영 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래부가 산업화와 ICT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기초과학이 다시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사례를 본받아 정부가 기초과학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도 "미래창조과학부가 아니라 미래창조정보통신부 같다"면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대통령과 주요 공직자들이 이해하고 있는지 실증적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수옥 진매트릭스 사장은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실행하려는 정책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역동성을 제시해줘야 하지만 정부 정책은 창조경제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기업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부처 간 원스톱 서비스 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창조경제가 엘리트 중심으로 운영되면 사회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잘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종관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는 "창조경제가 창의성 있는 영재들을 통해 엘리트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사회적 양극화를 더 부추길 수 있고 이 양극화는 장기적으로는 창조경제에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과 교수는 "이스라엘에서는 교육ㆍ철학 속에 창의적 마인드가 심어져 있고 그런 인재들이 나아가 창업경제를 일으키는 것"이라며 "우리가 창업경제를 통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에 맞는 창의적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일 이화여대 교수는 △상상력을 지식재산권으로 어떻게 실현할지 △상상-연구-개발-사업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할지 △과학기술과 ICT를 어떻게 융합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기효 기자 / 김미연 기자]

윤종록 교수, "끊임없이 묻고 토론해야 창조경제 가능"

후츠파 정신 강조

"이스라엘이 부강한 이유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창업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서슴없이 질문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이스라엘 특유의 후츠파정신입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창조경제의 밑그림을 그렸던 윤종록(사진)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 교수는 20일 고용노동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창조경제 특강'에서 창의적인 사고와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이스라엘의 후츠파정신을 제시했다. 후츠파는 뻔뻔함ㆍ당돌함ㆍ도전ㆍ용기ㆍ창의 등을 뜻한다.

윤 교수는 후츠파의 핵심으로 형식타파와 질문의 권리, 섞임, 위험 감수, 목표지향, 끈질김, 실패로부터의 교훈 등 7가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윤 교수는 "이스라엘에는 '실례합니다(Excuse me)'라는 말이 없다. 무엇이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묻고 토론하는 문화 때문"이라며 "이 같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토론하는 문화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나아가 창조경제가 싹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후츠파정신을 바탕으로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배출했으며 인터넷 안보, 원자력 기술 특허를 독점하다시피 하며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윤 교수는 창조경제가 잘 정착하면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고용률 70%도 저절로 뒤따라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창조경제 아래에서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쉼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하기 때문에 고용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KT 부사장과 미국의 연구개발기관 벨연구소 특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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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창조경제 혁명] 산업·정보혁명 넘어 창조사회가 대안

한국경제 패러다임 대전환기

복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대한민국에 다시 한번 '한강의 기적'을 만들기 위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드디어 시동을 건다.

이미 영국, 미국, 독일, 이스라엘, 일본, 호주 등은 '창조경제'와 유사한 개념을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우리나라도 박근혜 정부 체제가 본격 출범함으로써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 비전 달성을 위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달성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과학.산업계 전문가들은 농업시대와 산업화시대에 이어 정보화시대 다음에 도래할 새로운 경제개념으로 창조경제를 꼽고 있다.

창조경제는 1990년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정보화사회를 잇는 패러다임으로 창조사회를 제시하면서 등장했다.

창조경제란 용어는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가 2001년 펴낸 책에서 본격 사용되기 시작했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제조업, 서비스업 및 유통업,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산업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단순히 기존 시장을 키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 간 융합의 터전 위에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개념으로 통용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진 주요 선진국들이 기존 정책인 제조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시장 장악 전략을 포기하고 대안 카드로 꺼내든 게 바로 혁신 주도의 창조경제다.

박근혜 정부도 명실상부한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기존 선진국 추격형 성장논리에서 벗어나 세계시장 선도형 성장전략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결론에 따라 주요 국정목표로 '창조경제'를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박근혜 정부 5년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농업, 서비스, 헬스케어, 우주항공, 해양·플랜트, 이동통신, 뉴미디어,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창조경제의 결실이 맺어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창조경제 벤치마킹 모델로 이스라엘, 영국, 독일 등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종록 연세대 교수는 20일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이스라엘 모델을 창조경제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고 본다"며 "융합기술로 틈새 시장을 발굴해내는 이스라엘의 창조경제를 들여다보면 얼마나 역동성 있게 추진되는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창조경제를 구현할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초반부터 창조경제의 핵심 개념과 적용 범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창조경제를 뒷받침해줄 생태계 구축과 융합형 인재 양성 방식 및 미래창조과학부의 역할론에 대한 혼선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우리나라가 창조경제로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창조경제의 실체 파악과 융합형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지만, 정부의 창조경제 로드맵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의사결정에 혼선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정책기획실장은 "영국, 독일,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 한국의 경제 토양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창조경제의 개념과 추진방식도 다르게 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5년간 단기간 달성 가능한 성과들과 5년 이후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토양을 다지는 중장기 관점 등 투 스텝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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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혼란 부추기는 가전 ‘점유율 1등 타이틀’

매달 판매현황 공개하는 자동차·휴대폰과 달리
유통경로 다양한 가전업계는 정확한 점유율 집계 어려워
경쟁관계 삼성-LG도 예민


최근 LG전자 고위관계자가 공식석상에서 시장 조사 기관이 밝히는 시장점유율 등을 믿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전자 전기제품 시장과 관련해 정확한 시장 조사 통계데이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시장 조사 통계치가 없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가 방해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업체의 경우 매달 판매 현황을 공개하는 것에 비하면 전자업계의 시장 조사 통계치는 개괄적인 추정치에 불과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1위 타이틀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참고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이지만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마땅치 않다보니 오히려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통경로 다양해 조사 한계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판매대수와 시장점유율이 비교적 정확하게 공개되는 자동차 및 휴대폰 시장과 달리 가전 시장의 경우 데이터를 집계하는 데 애로가 많다. 데이터는 두 가지 방법으로 조사된다. 유통점 등을 통한 외부 기관의 측정치와 회사별 판매치 공개가 그것이다. 하지만 현재 전자업체들은 외부 통계치를 신뢰하지 않고 내부 판매량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제품의 특성이나 시장상황과 무관치 않다. 자동차나 휴대폰은 신규구입 혹은 명의 이전 시 등록제를 통해 관리돼 제품 판매 추이를 집계하기가 수월하다. 반면 TV나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등록제가 아닌 데다 유통 경로가 워낙 다양해 통계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매출이 많다.

국내 한 시장조사기관의 관계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및 삼성과 LG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통매장을 거치는 제품의 경우 짧게는 하루 단위로도 판매집계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그 외 전국에 산재한 소규모 가전 양판점이나 서울 용산 등에 집중적으로 위치한 전자 매장 추이까지 일일이 판매데이터 조사에 포함시키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규모 매장 판매비중이 큰 것은 아니지만 이 부분이 누락된 채 데이터가 집계되면 전체 결과의 공신력에 흠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규모 점포 판매분은 집계 안돼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업체들 간의 신경전은 바로 이런 조사과정상의 한계 탓에 벌어진다. 특히 업체 간 시장점유율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결과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집계에 누락되는 유통체인의 판매량까지 모두 합하면 시장점유율 순위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시장점유율 자료는 사업 내부 참고용으로만 활용할 뿐 일반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가전 제품은 국내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의 점유율을 집계할 때도 어려움이 많다. 역시 집계에서 누락되는 '제3시장' 때문이다.

특히, 전자제품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에선 판매데이터 집계에서 배제되는 소형 업체들이 산재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 각각의 매출 규모는 작지만 전체를 제3시장으로 묶어서 보면 시장점유율 순위에 변동이 생길 만큼의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전자업체들이 판매량을 밝히지도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 역시 자동차 판매를 공개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투명한 시장과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을 위해 오래 전부터 공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기업 투자자를 위해 제품 판매 추이 등은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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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태양광 지원 포기… 한국, 주도권 잡나

[세계 최대 태양광 업체 中'선텍파워' 부도 파장]

-지속적인 누적적자로 부도

中정부, 밑빠진 독 물붓기 판단… 금융지원 끊고 부도 방치

-한국업계엔 어떤 영향

패널 생산량 줄어들 가능성, 국내 공급업체들엔 단기 악재

中정부 본격 구조조정 나서면 공급 과잉해소 앞당겨질듯… 다른 한국 업체들에겐 큰 호재


세계 최대 태양광 제조업체인 중국의 선텍(Suntech)파워가 빚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시장에 만만치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9일(현지 시각) 선텍이 지난 15일 만기가 다가온 5억4100만달러 규모의 부채를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재 선텍의 미국 나스닥 주가는 0.59달러로 1달러 미만이다. 2007년 전성기 때 80달러까지 갔던 것에 비하면 휴지 조각이나 마찬가지다.

선텍은 호주 유학생 출신 스정룽(施正榮) 회장이 2001년 고향인 중국 장쑤성(江蘇省) 우시(無錫)에 설립한 태양전지·모듈 생산 기업이다. 중국 이름은 '상더(尙德)'. 지난 2005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중국의 세계 태양광 시장 제패를 상징해 왔다.

부도 원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에 따른 누적 적자다. 선텍은 지난해 실적발표도 하지 못할 만큼 회사 상황이 어려웠다. 재작년에는 6억33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냈다. 부채 규모는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선텍을 포기

건물 전면이 태양전지로 덮여 있는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의 선텍 공장. 이 회사는 19일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채승우 기자

전 세계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점은 중국 정부가 선텍의 채무 불이행을 내버려 뒀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 설비를 증설하도록 금융지원을 해왔다.

그 바람에 태양광 구조조정은 공급 과잉의 근원지인 중국이 아니라 유럽·미국·한국에서 진행됐다. 독일의 큐셀(한화가 인수)과 솔론, 미국의 솔린드라와 에버그린솔라 등 주요 업체가 파산한 것이 대표적이다. 태양광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던 삼성·LG·현대중공업·KCC 등 한국의 대기업도 일제히 투자를 보류하거나 축소했다.

김상열 태양광산업협회장은 "중국 정부가 태양광 산업을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내세워 지원을 해오다 더는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이다. 선텍과 함께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의 트리나솔라, 잉리도 지난해 각각 2억3000만달러, 4억달러씩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중국 정부에 부담을 줬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선텍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다. 만약 지방정부에서 그대로 인수하고 현재의 생산능력을 유지할 경우 업계의 숙원인 공급 과잉 해소가 힘들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체제 이후 태양광 산업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을 중단하는 기조가 분명해졌다고 해석한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중앙정부가 대형 태양광 업체를 통합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지방정부에서 이를 따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중장기적 기회

한국도 선텍 채무 불이행의 영향권에 있다. 선텍은 한국에서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원재료)을 사가는 '큰손'이었다. OCI는 오는 2016년까지 선텍과 6억3100만달러에 달하는 폴리실리콘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일부 계약 파기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는 중장기적으로 호재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현재 전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은 수요 대비 50% 이상 많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구조조정이 벌어질 경우 공급 과잉 해소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선텍의 경쟁사인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솔라원·큐셀 등은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SNS리서치의 김광주 대표는 "중국 태양광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의 몰락은 역으로 한국 기업들에 청신호"라며 "최근 일본 등에서 태양광 모듈 주문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경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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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악몽 2년… "그래도, 원전" 세계 곳곳에서 유턴 움직임

['脫원전'에서 '再원전'으로… 원전을 다시 원하는 추세]

-일본조차 無원전 포기

脫원전 반대하던 자민당 승리

프랑스, 노조가 원전폐쇄 반발… 장관 "핵에너지, 佛 미래산업"

-값싼 에너지의 매력

석유 10분의 1 비용 들어 유가 올라도 전력 안전 공급, 탄소 배출 적어 친환경 장점

-산유국도 원전 도입

중동국가, 원전은 국내용으로… 비싼 석유는 수출 전략 세워


라인강 근처 프랑스 국경도시 앵시스아임에 있는 피센하임(Fessenheim) 원전(原電). 프랑스에 있는 58기 원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이곳에서 작년 10월 노동자 집회가 열렸다. 2016년까지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해 프랑스 최대노조인 CGT 소속 노조원들이 하루 동안 파업을 진행한 것. 이 원전은 점검에서 10년 더 가동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아 2021년까지 운영할 계획이었다. 정부가 가동시한을 5년 더 줄이자 반대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일본·프랑스의 변화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2년이 지났다. 당시 원전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나던 모습은 '원전 르네상스'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은 물론 독일과 스위스· 이탈리아 등에서 '탈(脫)원전' 선언이 잇따랐다. 일본은 다음 해 5월 54기 원전 가동을 모두 중지했다.

하지만 상황은 곧 달라졌다. '무(無)원전'을 달성한 지 두 달 후인 7월, 일본은 오이 원전 3·4호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총선에선 단계적으로 원전을 폐쇄하겠다던 민주당은 참패했고,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던 자민당이 승리했다.

프랑스에서도 원전 감축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2025년까지 현재 75%인 원전 비중을 50%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집권에 성공했지만, 그대로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지금까지 원전 2기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을 뿐인데도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있다. 피센하임 원전의 조기 폐쇄 방침을 두고선 올 1월 프랑스 5대 노조가 사회적인 합의 등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작년 8월 산업장관은 "핵에너지는 프랑스 미래산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작년 초 미국은 34년 만에 원전 건설에 다시 나섰다. 아시아 신흥국가 등은 애초부터 일본과 유럽 중심의 '탈원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0년대 초부터 원전 폐쇄 정책을 추진했던 독일만 사실상 유일하게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전력을 많이 쓰는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풍력발전 확대에 따른 환경 훼손 논란도 제기된다.

◇왜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나

후쿠시마 사고라는 재앙에도 각국이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장 싼 유지비로 대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일어난 일본에서조차 오이 원전을 재가동키로 한 배경엔 간사이 지방의 극심한 전력난이 있었다.

전기 1㎾h(킬로와트시)를 만들어내는 데 국내 기준으로 원자력은 27원, 석탄은 53원, LNG(액화천연가스)는 155원, 석유는 250원이 든다.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으로선 50여개 원전이 멈춘 상태에서 전기 부족과 비용 증가를 이겨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2011년 일본의 원전 발전량은 15만6182GWh(기가와트시)로 우리보다 5855GWh가 많았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원전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가스나 석유·석탄 등은 전체 발전 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지만, 원전 연료인 우라늄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원전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또 원전은 보통 3년치에 해당하는 연료를 재고로 쌓아두고 있어 유가 등 국제 가격이 급등락해도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탄소 배출이 적은 것도 강점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가기 전까지 원전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지구온난화를 늦춰줄 것이라고 말한다.

향후 원전 축소의 영향으로 탄소 배출이 증가할 경우 또 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석탄 화력발전이 확대되며 독일은 지난해 탄소배출량이 전년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일본 정부가 연료비 절감을 위해 석탄 발전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LNG 수입이 늘며 무역적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결정이었다. 알렉산더 비치코프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반대 여론이 있긴 하지만 원전은 여러 장점이 있어 상당 기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흥국 중심으로 원전 도입 이어져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전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IAEA에 따르면 한국컨소시엄이 사업을 진행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전 세계 29개국이 새로 원전을 짓거나 계약을 추진 중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신흥 국가들로선 원전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비치코프 IAEA 사무차장은 "원전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현재보다 적어도 25%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유국인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국내 전력 수요는 원전으로 충당하고, 값비싼 석유는 수출하겠다는 전략 아래 움직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업체들도 원전 해외 수주에 나서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월 말 핀란드 원전 사업에 입찰서를 제출했다. 프랑스의 아레바, 일본의 미쓰비시도시바, 일본 히타치·미국 GE 컨소시엄과 경쟁 중이다. 터키와 베트남에선 정부 차원에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조재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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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바뀐 상반기 대졸 공채… 서류전형-전공제한 등 없애



문 넓히고 전형과정 대폭 단순화… 턱 낮췄다 스펙보다 스토리 우대

[동아일보]

지난해 하반기 대졸 공채로 입사한 현대자동차 조우람 사원(30)은 카레이서 출신이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조 씨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카레이서로 활동했다. 4년간 드라마나 영화에 카레이서 대역으로 출연할 정도로 자동차에 빠져 지냈다.

조 씨는 지난해 구직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았다. 2.6점의 학점과 토익 700점이라는 내세울 것 없는 스펙을 가진 조 씨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30여 곳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서류전형 문턱조차 넘기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작년 가을 현대차 채용설명회에서 열린 ‘5분 자기 PR’에 참가해 해박한 자동차 지식을 뽐냈다. 그 덕분에 조 씨는 공채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았고 결국 신입사원이 됐다. 입사 동기 가운데 연수 성적도 1위를 차지할 만큼 사내에서 인정받는 새내기 사원이다.

○ 스펙보다 스토리 있는 인재

상반기 대졸 공채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올해 상반기 대졸 공채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조 씨처럼 스펙보다는 스토리를 가진 인재를 찾는 기업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새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늘리거나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는 방향으로 화답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채용설명회에서 ‘하이브리드형 인재선발 콘테스트’라는 자기 PR 대회를 열고 우수자에게는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준다. 현대차는 지원자의 스펙이 아닌 끼와 열정을 중시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공채부터 지원서 작성 항목을 28개에서 20개로 줄이고 사진도 과감히 없앴다.

SK는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바이킹형’ 인재를 뽑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오디션 채용 프로그램인 ‘바이킹 챌린지’를 열 계획이다. 바이킹 챌린지를 통과한 구직자에게는 인턴십 참가 기회를 주고 평가 결과에 따라 신입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지난해 바이킹형 인재로 뽑은 50여 명의 신입사원을 주로 해외 신사업이나 신성장동력과 관계된 계열사로 전진 배치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아프리카, 인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 지역 정보에 밝은 인재를 우대하기로 했다. 벤처 창업을 해보며 실패를 경험한 인재도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으로 군 전역장교 채용도 실시한다.

○ 채용 절차 짧아지고 인문학 중시

길게는 3개월 넘게 진행됐던 대기업 채용 절차도 짧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상반기 공채부터 인·적성검사를 보지 않기로 했다. 인·적성검사를 없앤다는 발표에 19일 마감된 한화그룹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서류전형에는 5만1200여 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화 관계자는 “인·적성검사가 빠지면서 채용에 소요되는 기간도 기존 75일 안팎에서 45일 정도로 30일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중순까지는 채용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여성과 장애인, 지방 우수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전형 기간을 줄이기 위해 지원자들이 인·적성검사와 면접 전형을 하루에 마치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대기업들은 또 ‘창조경제’라는 새 정부 화두에 맞춰 그동안 이공계, 상경계열 전공자에 비해 구직 기회가 적었던 인문학 전공자에 대한 취업문을 넓히고 있다. 삼성은 인문학 전공자를 뽑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육성하는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도입했다. 기아자동차는 지원자들이 자신의 성향을 기아의 영문 이니셜인 K(창의성), I(소통), A(혁신)에 맞게 지원하도록 하고 전공 제한도 없앴다.

포스코는 철강업과 상관없어 보이는 한국사시험 성적 우수자에게 서류전형 가산점을 준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보국(製鐵報國·철을 만들어 나라에 바친다)의 창업이념처럼 도전정신이나 열정뿐 아니라 올바른 역사의식과 국가관을 갖춘 인재가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역시 국내 기업 최초로 2008년부터 대졸 공채사원 인·적성시험에 한국사시험을 같이 치르고 있다.

정효진·이진석·강홍구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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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소주 오너의 반란 “회사 더 키우려고 20년 대표이사직 버렸다”



■ 최재호 회장 전문경영인 체제 선언

[동아일보]

“회사에 무슨 일 있나?”

아버지가 물었다. 아들인 주류회사 ‘무학’의 최재호 회장(53)이 18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관둔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아버지는 무학의 창업주 최위승 명예회장(80)이다.

최 회장은 16.9도 저도(低度) 소주 ‘좋은데이’를 내놓으며 지난해 하이트진로(48.3%) 롯데주류(14.8%)에 이어 시장점유율을 3위(13.3%)로 끌어올렸다. 소주 업체로는 유일하게 매출액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12.9%) 증가하는 성적도 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들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니 뜻밖이었던 것이다.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무학 본사에서 만난 최 회장은 “앞으론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65년 이후 2대째 ‘오너 경영’을 해온 무학으로선 새로운 도전이다. 주류 사업은 강민철 무학 사장이, 주류 이외 사업은 이수능 전무가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최 회장은 신사업과 해외 진출 등 ‘큰 그림’을 전담한다. 소주업체에 머물지 않고 무학을 한 차원 더 키우겠다는 뜻이다.

무학은 25도 소주가 대세였던 1995년 23도 소주 ‘화이트’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2006년 ‘좋은데이’ 등 순한 소주를 내놓으며 인기를 얻었다. 그 덕분에 경남 지역 90%, 부산 지역 70% 점유율은 물론이고 ‘전국구’ 소주업체들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최 회장의 ‘큰 그림’ 중 하나인 수도권 진출은 2년 뒤에 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2015년을 목표로 수도권 영업망을 구축할 계획이지만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창원에 다음 달 완공을 목표로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최 회장은 “맥주부터 음료, 생수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검토하고 있으며 해외 업체와의 업무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 소주업체가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 대구·경북의 금복주(7.6%)나 광주·전남의 보해(5.5%) 등 대부분 업체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다. 충북소주는 롯데주류에, 전북 ‘보배’는 하이트진로에 각각 인수됐다.

무학은 지금도 ‘아날로그 마케팅’을 고수한다. 최 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술집에 가서 소주 마시는 손님들의 불만을 듣는다. 1995년 ‘화이트’를 출시했을 때 시작한 술집 손님들의 구두를 닦아주는 행사는 지금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KTX로 2∼3시간이면 전국 어디나 갈 수 있는 시대에 애향심에만 호소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건설회사 빚보증 문제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기도 했다. 아버지가 세운 기업을 자식이 말아먹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화이트’ 소주 판매에 전력투구했다. 직원들이 노사문제와 관련해 모든 사항을 회사에 일임한다는 백지 위임장을 쓸 정도로 기업을 살리는 데 똘똘 뭉쳐 4년 만에 빚을 갚고 일어섰다.

최 회장은 최근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강조한 ‘인재 경영’에 꽂혔다. 직원 진급 때 자유 주제로 논문을 쓰게 하고 술 관련 지식 테스트, 심지어 마라톤까지 다양한 시험을 보게 한다. 최 회장은 “능력 없는 직원이 많아지면 기업은 순식간에 무너진다”고 말했다.

소주 두 잔이 치사량이던 그도 이제는 소주 두세 병을 마신다. 그동안 회사는 수도권을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최 회장은 “술로 많은 사람 골병들게 해 나중에 지옥에 갈 것 같다”며 웃었다.

창원=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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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기 못 맞춘 간부 교체 … ‘독한 LG’ 고삐 죄는 구본무

실적 따라 엄하게 평가한다 … 이노텍 임원 중 승진자 없어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 R&D상 받은 부장, 임원 승진

수작업하더라도 경쟁사 앞선다… 55인치 OLED 주문 제작 시작

구본무 회장LG그룹 구본무(68) 회장의 경영 방식이 확 달라졌다. 인화보다 경쟁, 수세보다 공세를 강조하고 나섰다.

 LG전자는 19일 서초R&D캠퍼스에서 '2013 연구·전문위원 임명식'을 실시했다. 연구·전문위원은 LG전자가 연구개발(R&D)과 전문직군에서 선발해 파격 대우하는 특급 인재들로 이날 모두 52명이 뽑혔다. 이날 임명식에서는 30대 소프트웨어(SW) 전문가, 1년차 부장급 연구원이 임원급으로 파격 승진했다. 인도 SW연구소와 북미 휴대전화연구소의 해외 현지 인재 2명, 여성 인재 2명, LG 연구개발상 수상자 2명 등도 포함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에 따라 나이·국적·성별을 파괴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며 “2009년 이 제도 도입 이후 올해가 가장 파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연구 성과가 좋을 경우 사장까지 승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퇴직 후에도 '평생 현역' 근무를 보장받는다. LG디스플레이도 20일 연구·전문위원 제도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3D 등의 분야에서 7명을 신규 위원으로 선정했다.

 업계는 LG그룹의 이 같은 파격 조치의 출발점으로 지난해 9월 26일을 주목한다. 구 회장은 이날 계열사 임원 300여 명을 모아놓고 30분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시장을 선도하라, 1류 기업이 되도록 실천하라”며 “결과에 따라 철저히 평가하고 보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임원은 “회장의 목소리에서 비장함이 묻어났다”며 “이후 구 회장은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인사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말 LG이노텍에선 사업부장 4명이 전원 교체됐다. LG전자에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제공하는 이노텍이 납기 일자를 제때 못 맞추고 부품 성능도 떨어진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1~2명의 전무와 부사장 승진자를 배출하던 것과 달리 지난해 LG이노텍에선 기존 임원 중 1명도 승진하지 못했다. 지난달 초엔 LG전자 TV사업부장이 전격 교체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TV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실적에 따라 엄하게 평가한다는 오너의 의지가 표현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반면 구 회장은 지난달 'LG 연구개발상'을 수상한 연구개발 책임자 19명을 전원 발탁 승진시켰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분야에서는 '선공'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 1월 2일 '55인치 상용화'를 발표하면서 주문 제작을 시작했다. 가격도 예상보다 낮은 1100만원으로 책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율이 양산할 정도로 올라와서가 아니라 수작업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경쟁사에 시장 선점을 당하지 않겠다는 LG의 의지”라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LG와 같은 'WRGB 방식' OLED 생산을 검토하면서 이 전략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공세 모드는 광고에서도 두드러졌다. LG전자는 올 초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에 84인치 UHD TV 출시 광고를 하면서 “OTHERS TALK. WE CREATE(남들은 말로만 생산하지만 우리는 출시했다)”라는 공격적 문구를 넣었다. 이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4 언팩 광고판 바로 위에 '4'자를 강조한 옵티머스G 패러디 광고를 선보인 것도 '독해진 LG'의 단면이라는 평가다.

재계의 한 인사는 “지난 6개월간 구 회장의 행보는 한마디로 시장 선도를 위한 체질 변화 시도”라며 “이러한 변화가 어떤 실적으로 나타날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 구본무 회장 '1등' 주문(2012년 9월 20일) 뒤 나타난 LG의 변화

9월 말~ 전자, 삼성전자 등 상대 LCD·OLED 특허 소송

11월 디스플레이 인사평가 S등급 인센티브를 연봉 17.5%에서 30%로 확대. A·B·C등급은 비율 동결

12월 이노텍 사업부장 전원 교체

2013년 1월 사상 최대 20조원 투자계획 발표

디스플레이 OLED TV 분야 7000억원 규모의 신규라인(M2) 투자 결정

2월 전자 TV사업부장 전격 교체, 협력회사 관계자로부터 경조사 관련 금품 일절 수수 금지

'1등 LG상' 수상한 울트라 HD TV 등 4개 팀 책임자 전원 발탁 승진

3월 'LG연구개발상' 수상한 연구개발 책임자 19명 전원 발탁 승진

전자, 연구·전문 위원 52명 파격 선발, 디스플레이, 연구·전문위원 제도 확대 계획 발표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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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 업계 '짝짓기' 열풍



에스맥, 日 닛샤와…멜파스, 中 강화 유리 업체와 손잡아

2년후 시장 200억弗 예상

기업간 윈·윈 전략 모색


200억달러. 2년 후인 2015년 세계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은 이 정도 규모로 예상된다.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의 ‘스마트화’ 바람을 타고 2010년 59억달러에서 3배 이상으로 성장하는 셈이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TSP 시장을 두고 세력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숨에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기업이 손잡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패권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본격화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P 제조업체 에스맥(대표 이성철)은 일본 닛샤와 오는 6월 합작사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하고 최근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TSP 핵심소재인 터치센서를 생산하는 합작사로 지분은 에스맥이 51%, 닛샤가 49%를 갖기로 했다. 기존 시트(sheet) 방식보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좋은 ‘롤투롤’(roll to roll) 생산공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닛샤는 1946년 세워진 세계 최대 터치센서 회사다.

에스맥 관계자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TSP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최신 기술 트렌드인 미세 터치 구현에 최적화된 기술을 갖고 있는 닛샤와 손을 잡았다”며 “에스맥은 닛샤를 통해 고품질 터치센서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고, 닛샤는 에스맥을 통해 삼성전자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상승작용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TSP 전문기업 멜파스(대표 이봉우)는 중국 기업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중국 저장성에 있는 글로벌 5위 강화유리 업체 ‘저장성퍼스타패널테크놀로지’와 현지에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사 지분은 절반씩 나눠 가지며 10월 생산을 목표로 법인 및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멜파스는 일체형 TSP 솔루션 기술을, 중국 측은 강화유리를 제공하고 휘는 디스플레이용 신기술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일진그룹 계열사 일진디스플레이(대표 심임수)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기업과 제휴를 추진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업계 여러 관계자는 “일진이 중국 기업 지분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협력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진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최근 중국 기업을 위탁가공업체로 신규 지정한 것을 두고 소문이 와전된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모든 공정을 소화할 수 있고 증설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제휴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세력다툼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TSP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순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납품업체만 봐도 경쟁이 심해 부품업체들이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최후의 전장이 될 중국 시장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합작사 설립에 나서는 기업이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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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 생존 택배법 개정이 좌우, 중견·중소업체 정부 지원 시급”

통합물류協 박재억 회장, 간담회서 위상 강화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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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합물류협회 박재억 신임회장이 20일 서울 용답동 협회 사무실에서 취임기자간담회를 갖고 협회 위상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물류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택배법 제정이 가장 시급하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박재억 신임회장은 20일 서울 용답동 협회 사무실에서 취임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화물연대 파업은 차량 증차를 제한하는 규제와 시장진입장벽이 낮아 업체가 난립하면서 저가수주가 치열해진 상황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규정하고 "물류회사뿐만 아니라 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택배법 제정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량 중심의 화물운송정책도 꼬집었다. 차량 공급을 통제해 불가피하게 자가용 차량을 운행하는 상황에서 자가용 화물차량 신고제를 도입한 것은 오히려 택배서비스의 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박 회장은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둘 사업으로 협회의 위상강화를 내걸었다. 그는 "4년 전 창고, 택배업 등이 각각 따로 협의회를 두던 것을 협회로 통합하고 그동안 회원들의 결속력을 다져왔다면 이제 결속력을 바탕으로 위상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위상을 높인다면 무분별한 영세업체의 난립과 저가수주로 이어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물류 관련 법령의 정비에도 협회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위상 강화를 통해 물류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물류업계 종사자들의 처우개선도 포함된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물류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해외진출을 하지 못한 중견·중소 물류 업체 중 국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많다"며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3자물류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국내 운송에 강점을 둔 기업들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니 2자물류기업들이 등장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고 "협회가 나서 정부에 물류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의 성장 동력을 발판 삼아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해양수산부의 부활로 물류관련 부처가 이원화되는 것에 대한 일부 업체들의 우려에 대해 "해상부문과 육상부문이 각각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신임회장은 천일정기화물 대표로 30년간 물류업계에 종사해온 인물이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30년간 우리 회사를 위해 일했다면 임기 중인 2년 동안은 우리 협회와 회원사, 업계 종사자를 위해 일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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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통, 글로벌 캠페인 아시아 모델로 보아 선택한 이유가?

베네통 코리아(대표 김창수)가 2013 S/S 글로벌 캠페인의 아시아 대표 모델로 가수 보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베네통 코리아 측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 역삼동 에프엔에프 사옥에서 모델 발표회를 개최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보아가 직접 참석해 “지금도 무대에 오를 때면 늘 데뷔 초 꿈꿨던 내 모습을 떠올리고는 한다”며 “화려한 무대에서의 내 모습이 내가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큰 꿈을 향해 계속 달려가고 싶다”고 밝혔다.

보아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베네통의 아시아,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로 선정돼 영광”이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내 모습이 미래지향적이고 화려한 컬러를 뜻하는 실버로 표현돼 기쁘고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네통은 그동안 환경과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급변하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관련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올해 캠페인 역시 열정과 혁신,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를 대표하는 전 세계 모델들의 모습과 스토리를 각자의 개성의 맞는 색에 담아 베네통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 캠페인의 슬로건을 ‘더 페이스 오브 컬러스(THE FACE OF COLORS)’로 정했다.

베네통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기존의 모델 기용 방식에서 벗어나 단순히 잘생기고 유명하기만 한 모델이 아닌, 미와 가치를 동시에 가진 인물을 선정한 것이 특징”이라며 “기존 선정 모델들에게는 대중에게 주목 받을 수 있었던 그들만의 특별한 재능과 특성, 색에 대한 개인적 해석, 그리고 사회적 롤모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공개했다.

올해 캠페인의 모델로는 개인적 스토리와 다채로운 이력을 가진 찰리 채플린의 손녀이자 모델인 키에라 채플린, 의족 모델 마리오 갈라와 여자로서 성전환 수술을 하고 세상의 편견을 극복한 트랜스젠더 모델 리아 티 등이 선정됐다.

보아가 한국 모델로 발탁된 이유 역시 그녀가 해외 진출 성공의 아이콘이자, 한류 열풍을 이끌어낼 주역으로 열정의 무대를 선보여 온 점 등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TV프로그램을 통해 후배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멘토로서 탁월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는 등 개념 아이콘으로서의 가치도 보여줬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베네통 측은 밝혔다.

김창수 베네통 코리아 대표는 “세계적으로 선정된 해당 캠페인의 모델들은 각 선정자의 개성과 스토리에 맞는 고유 컬러가 주어지는데 보아에게 부여된 10번째 컬러는 실버”라며 “13세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현재까지 쉬지 않고 활동을 해오며 K-POP 한류를 이끈 주인공이자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꿈꾸는 멘토로서의 화려함을 가진 보아이기에 그녀를 실버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와 가치를 동시에 지닌 동양인 모델을 뽑는 글로벌 캠페인의 취지와 잘 맞고 사회적 책임에도 앞장서는 베네통 그룹의 근본적 가치와 일치한 점도 보아를 모델로 발탁하게 된 이유”라고 선정 이유를 소개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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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가 낮춘 카지노 문턱… 새정부 선택은



외국계 2곳 사전심사 신청… 상반기 중 허가 여부 결정

실무 주무부처 문화부, "윤리성 평가" 부정적 기류

국회에서도 "먹튀 우려" … 사전심사제 재검토 움직임

새 정부의 카지노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외자 유치라는 명분과 도박에 부정적인 국민 정서 사이에서 카지노 신설은 늘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MB정부가 투자 유치를 강조하며 카지노 허가 기준을 대폭 완화한 '사전심사제'를 도입했으나, 카지노 확대가 낳을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좀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중 사전심사를 신청한 외국계 카지노 업체들에 대한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0일 정부와 카지노 업계에 따르면 중국ㆍ미국계 자본의 합작사인 리포&시저스 컨소시엄과 일본계 오카다홀딩스가 정부의 사전심사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1월 말과 2월 초 문화체육관광부에 외국인전용 카지노 허가 사전심사를 신청했다. 법률상 최장 90일 안에 결론을 내야 하지만 별도 서류보완기간(3주)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5월 초,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심사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카지노 추가 허용과 관련된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가지. 먼저 심사 주무부처인 문화부의 입장이다. 유진룡 신임 장관은 11일 "사전심사제가 외자 유치에 꼭 필요한 방법인지 심각한 회의를 하고 있다"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여러 허가요건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며 "국민들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까지 했다. 유 장관 말대로라면 외국계 업체에 카지노를 허가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심사 실무담당인 신용언 관광산업국장 역시 "결과는 예단할 수 없지만 법률상 요건 외에도 카지노 영업에 필수적인 윤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두 회사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오카다의 대주주는 필리핀에서 카지노 허가 취득 과정에 뇌물제공 혐의로 국제조사를 받고 있고, 시저스는 채권단과 200억달러 규모 채무조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장애물 탓에 문화부의 허가를 받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론 외자 유치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사전심사제의 근거인 경제자유구역법 주관부처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단 현행 제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화부는 내심 재검토를 바라고 있다. 신용언 국장은 "복합리조트 등 환경변화에 따라 경제자유구역법을 손 볼 필요가 있다"며 "특별한 방향을 정한 건 아니지만 카지노 허가기준도 재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아직 경제부총리가 취임 전이어서 뭔가 방향을 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입법기관인 국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전심사제를 강력 성토했던 도종환, 장병완 등 야당 의원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사전심사제 재검토 기류가 일고 있다. 이들은 사전심사제가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국내 카지노가 포화상태인데 적은 자본과 서류심사 만으로 허가를 내 줄 경우, 카지노가 더 난립할 수 있고 허가권을 이용해 투기자본을 유치한 뒤 '먹튀'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또 적격 판정 후 투자계획 미이행 등으로 허가를 취소할 경우, 자칫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빌미로 제소할 우려도 제기한다.

양일용 제주관광대 카지노학과 교수는 "카지노 사전심사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도"라며 "예전처럼 사전 투자요건을 높이는 한편, 국가의 장기적인 관광산업 육성계획에 맞춰 수시가 아닌 주기적 심사로 전환하는 등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지노 사전심사제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허가하기에 앞서 사전 서류심사로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 기존에는 3억달러를 선투자해야 허가 신청이 가능했으나, 작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5,000만달러 투자 때 적격 여부를 먼저 통보하도록 제도를 바꾸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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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한국판 디즈니랜드’ 조성

이랜드그룹 330만㎡ 규모,2022년까지 5000억 투자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 01
더 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 조감도
제주도에 '한국판 디즈니랜드'가 들어선다.

이랜드그룹은 20년간 구상해온 신개념 테마파크를 제주도에 조성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랜드 관계자는 "제주도가 실시한 애월 도유지 사업자 공개입찰에 이랜드파크가 제안한 '더 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 사업안이 채택됐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레저.외식사업 계열사인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라는 법인을 설립해 이번 사업자 선정을 위해 준비해왔다.

테마도시 안에는 놀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는 물론 해외 유명인.영화 관련 소장품을 활용한 박물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랜드는 그동안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미국 유명 메이저리거나 할리우드 유명배우 소장품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매를 통해 꾸준히 사들였다.

특히 지난해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국내에서 미국 디즈니랜드를 능가하는 330만㎡(100만평) 이상 규모의 테마파크 조성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총 5000억원이 투자되는 이번 개발사업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1단계로 오는 2017년까지 복합엔터테인먼트 공원과 K-팝(pop) 공연장, 100인 한류 스타스트리트 등으로 구성된 K팝타운을 선보인다. 오는 2019년까지 이어지는 2단계는 국제컨벤션센터와 스타 셰프 레스토랑 등을, 3단계인 2022년에는 레포츠타운·콘도 등으로 이뤄진 외국인 전용 노블빌리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비용은 테마파크의 수익금에서 충당한다는 게 이랜드 측의 설명이다.

테마도시가 들어서는 곳은 애월읍 어음리 일대로 지난해 12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로부터 매입한 토지 등을 합하면 이랜드는 100만㎡(30만여평)의 넓은 대지를 확보하게 됐다.

위치도 제주국제공항에서 직선거리로 약 17㎞ 떨어져 있고 한라산을 비롯한 여러 개의 오름 조망권을 형성하고 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

KB금융 수장들의 ‘잔혹사’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회계기준 위반에 문책
황영기·강정원 행장도 외풍·사업 무리수에 낙마


국민은행이 지난 2008년 KB금융지주로 전환한 지 올해로 6년째지만 지주사 회장들은 줄줄이 '불명예 퇴진'을 하는 등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4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금융감독원 제재로 퇴진하면서 그 뒤로 국민은행장을 맡았던 강정원 전 행장에 이어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이제는 어윤대 현 회장도 불명예 퇴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융권은 이 같은 KB금융의 불안정한 지배구조에 대해 최고경영자의 실적 및 성과주의로 인한 금융당국과의 마찰, 연임을 염두에 둔 무리한 사업추진, 정치적 외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외압에 무너지는 행장과 회장들

KB금융과 금융당국 간 갈등은 2004년 김정태 전 행장부터 시작된다. 김 전 행장은 당시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합병 및 상각카드채권 등의 처리과정에서 모두 5억5000만원 규모의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문책경고를 받았다. 김 전 행장은 문책경고를 받은 탓에 연임이 불가능해지고 결국 퇴진하게 됐다.

당시 금융권은 김 전 행장의 퇴진에 대해 '신(新)관치금융'이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금융당국에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김 전 행장이 금융당국의 미운털이 박힌 게 죄라는 것이었다. 당시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김 전 행장에 대한 징계는 회계기준 위반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008년 국민은행은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KB금융으로 전환했다. 뱅커트러스트 출신의 강정원 전 행장이 2004년 부임하고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KB금융은 평화를 찾는 듯했다.

하지만 KB금융 초대회장으로 황영기 회장이 오면서 다시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빚어졌다. 황 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일 때도 금융당국과 마찰이 많았다. 황 전 회장은 특유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외형성장의 일등공신이었지만 건전성을 강조하는 금융당국과 맞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우리은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투자했다가 1조원대 손실을 본 책임을 황 전 회장에게 돌렸다. 사상 최대의 징계인 '직무정지'를 내린 것이다. 황 전 회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황 전 회장 퇴임 후 KB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최종후보로 선정된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장과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의 면접 불참으로 금융당국이 회장 선임 일정을 연기하라고 요구했으나 KB금융은 강정원 전 행장 단독면접을 진행하고 2009년 12월 KB금융 회장으로 내정했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정기검사에 앞서 사전검사라는 명분으로 일주일간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전례 없는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같은 해 2월 '경영 유의' 조치된 사외이사들의 개인비리까지 파헤쳤다. 강 전 행장은 회장직에 오르지도 못하고 내정자 신분으로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여전한 내부 주도권 경쟁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에 따른 여진도 KB금융지주의 불안한 경영구도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태 전 행장이 퇴임할 당시 국민은행 노조는 "퇴진해 마땅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주택은행 노조는 "명백한 관치"라며 맞붙기도 했다.

황 전 회장과 강 전 행장의 내부 주도권 경쟁도 치열했다. 황 전 회장과 강 전 행장의 내부 마찰은 금융권에서도 유명했다. 급기야 강 전 행장은 회장 내정자가 된 후 황 전 회장과 함께 지주사 전환을 일구었던 김중회 전 KB금융 사장까지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당시 김 전 사장은 강 전 행장이 이사회와 유착관계가 심하다고 계속 지적해왔다.

강 전 행장과 김 전 사장의 주도권 경쟁은 금감원의 검사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KB금융의 내부비리, 강 전 행장과 이사회의 유착관계 등이 폭로되면서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이 같은 불안전한 지배구조는 어윤대 현 회장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어 회장은 ING생명 인수를 앞두고 이사회와 갈등을 보였고 결국에는 술자리 해프닝 등으로 금감원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게다가 측근인 박동창 전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이 ISS 측에 왜곡된 정보를 넘긴 것으로 해임되면서 어 회장도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태다. 금감원은 이를 조사하기 위해 KB금융 조사를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여전히 KB금융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새 정부와 관련된 인사가 회장직에 부임한다면 지배구조를 둘러싼 진통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KB금융 '집안싸움'에 직원들 뿔났다



"기업가치 훼손은 누가 보상하나" 불만 고조

임시이사회 20분만에 종료 … 주주 설득 '성과'


“경영진과 사외이사들 간 치열한 감정싸움을 보면 솔직히 일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은행의 수익성과 성장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윗분들이 과연 금융지주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 경영진이 주주들을 상대로 회사 측이 상정한 이사선임 안건을 통과시켜 달라고 설득에 나서면서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갈등은 봉합되는 양상이지만 정작 내부 직원과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ING한국법인 인수를 둘러싼 양측 간 신경전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가 사외이사들의 자리 보전을 둘러싼 갈등으로 확산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국민은행 지점장은 “현재 경영진이나 사외이사 모두 임기가 끝나면 어차피 떠날 사람들이지만 싸움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는 사람은 직원들”이라며 “이번 갈등으로 훼손된 기업가치는 누가 보상해주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의 한 영업점 직원은 “최근 재형저축 가입자 발굴, 중소기업 대출자산 확대 등 영업점에 떨어진 목표를 채우는 것만 해도 숨이 찰 지경인데 (KB지주 경영진과 이사회가) 도와주진 못할망정 직원들 사기만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시점마다 반복되는 각종 사태도 KB지주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수시로 검사권을 동원한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하는 데다 사외이사들의 권한이 과도하게 강해 오히려 안정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2004년 당시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10월 연임을 목표로 뛰었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회계와 관련된 문책성 경고를 받고 옷을 벗었다.

이후 취임한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이후 금융감독으로부터 고강도 검사를 받고 결국 사퇴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당시만 해도 확고한 1위 은행이라고 자부했지만 최근 신한은행이 쫓아오는 것을 보면 불안을 느낄 때가 많다”며 “주기적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빚다 보면 일관된 경영 전략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항의도 거세다. 22일 주주총회에 참석해 경영진과 사외이사들 간 갈등으로 주가가 떨어진 만큼 책임을 묻겠다는 소액투자자도 적지 않다.

ING생명 인수 기대로 작년 9월 4만200원까지 올랐던 KB지주의 주가는 인수 지연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사회에서 ING생명 인수안이 부결된 12월18일 주가는 3만8200원. 이후에도 주가는 약세를 보여 20일 종가 기준으로 3만6550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같은 기간(2012년 12월 18일~2013년 3월20일) 3만7850원에서 3만8350으로 올랐다.

한편 이날 열린 KB지주 이사회는 경영진으로부터 외국인 주주 설득작업 현황을 들었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직후 “(사외이사 선임 등 주총에 상정된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KB지주 관계자는 “경영진이 설득에 나선 덕분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상당수 외국인 주주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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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미 '사이버 전쟁' 중

올들어 피해사례 두드러져…정부·금융기관·IT기업·언론사 대상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20일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대규모 전산망 마비사태로 사이버테러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벌어진 '사이버 전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이버 공격이 빈발해 왔다.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크고 작은 해킹 공격은 꾸준히 발생해 왔으나, 올해 들어 정부 기관과 언론사에 대한 해킹 시도가 두드러진다는 점은 눈에 띈다.

지난달 하순 체코,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와 나토 컴퓨터가 동시에 공격을 받은 일은 정부를 목표로 한 사이버 공격의 대표적 사례다.

포르투갈과 루마니아 역시 공격 목표가 됐던 이 사건은 여러 나라를 한 번에 공격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일이었다.

언론사, 특히 미국 언론사들이 최근 집중적으로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NBC가 지난 1월과 2월 사이에 잇따라 사이버 공격 피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NYT와 WSJ에 대한 해킹 공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뤄진 사례가 아닌 올 들어 새로 이뤄진 것이다.

인터넷과 정보기술(IT)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 기업들 역시 꾸준한 공격 목표가 돼 왔으나, 이들 기업의 피해 사례 역시 올 들어 자주 불거졌다.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지난달 해킹을 당했고, 특히 트위터에서는 약 25만명 분의 사용자 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뒤이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도 사내에서 악성소프트웨어에 감염된 일부 개인용컴퓨터(PC)를 발견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금융기관이 해커의 공격을 받는 일은 그동안 부지기수였으나, 최근에는 각국 중앙은행을 공격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지난 11일 호주 중앙은행이, 지난 6일에는 체코 중앙은행이 각각 공격받았다.

체코 중앙은행에 대한 공격은 홈페이지 접속을 마비시키는 분산서비스거부(DDoS)였다.

미국에서는 지난 13일 신용정보 취급사 전산망에 해커가 침투해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처럼 눈만 뜨면 세계 도처에서 해킹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누가 이런 행위를 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JP모건체이스 은행 홈페이지에 DDoS 공격이 이뤄진 뒤에는 한 급진 이슬람주의 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처럼 누군가가 공격자임을 자처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NYT와 WP에 대한 해킹 공격에 대해 이들 언론사와 일부 미국 관리들은 중국 고위층의 부정축재 보도에 대한 보복성이라며 중국 해커, 나아가 중국 정부를 의심했다.

그러나 이 역시 증거는 없으며, 중국 정부는 이런 의혹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한 해 동안 1천802개의 정부기관 웹사이트가 갖가지 공격을 받았으며, 그중 미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북한의 인터넷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으며, 북측은 이를 한국과 미국의 소행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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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철학 코드'만 쳐다보는 공공기관…임기끝난 70명 인사 '스톱'



한전 7명중 3명 임기만료 "정부서 지침 못 받았다"

29일 주총 안건도 못잡아

인사 기준 심의할 공공기관 운영委도 파행


한국전력의 사내 상임(등기)임원 7명 중 조인국 부사장을 포함한 3명은 지난 10일로 이미 임기가 끝났다. 또 다른 한 명도 내달 21일 임기가 만료된다. 모두 경영지원, 기술 엔지니어링, 원전 수출을 포함한 해외부문을 맡고 있는 핵심 임원이다. 오는 29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있지만 이사 선임은 안건으로도 잡혀 있지 않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부문 인사지침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임원 인사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영공백 장기화 우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공기업 사장과 공공기관장은 물론 감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등기임원들의 인사는 오리무중이다.

공석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전광우 이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내달 1일 임기가 끝나는 서부발전 사장에 이르기까지 후임을 뽑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한전처럼 이미 임기가 끝났거나 이번 달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장이나 감사, 등기임원만 줄잡아 70명에 달한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지난 1월 후임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실제 공모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추진한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에서 일단 스톱시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사외이사 7명 중 5명의 임기가 이달 30일 끝나지만 연임이나 재선임 등에 대한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총 안건에는 등기이사 선임이 빠져 있다”며 “사외이사 임명도 정부와 사전 교감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아무런 지침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에너지 공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정동극장장도 이달 28일 임기가 끝난다.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복지정보개발원장도 마찬가지다. 정부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조세연구원장, 농촌경제연구원장 후임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운위’는 열리지도 못해

공공기관들이 공모절차에 착수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심의할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가 가동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매달 한 번씩 여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명이 미뤄지면서 회의를 주재할 재정부 2차관조차 임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내주 중 차관 인사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현안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를 열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 인사가 정리되고 부처별로 대통령 업무보고가 끝나야 장관들이 산하기관 현황 파악과 기관장 교체 여부를 포함한 인사작업을 할 수 있는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안 나갔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이 같은 병목현상은 있어왔지만 이번 박근혜 정부에서는 특히 심하다는 게 관가의 평이다. 2008년의 경우 공기업과 공공기관장에 대한 일괄사표 및 선별수리 방침이 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공공부문 인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는 ‘국정철학’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기관장을 선임하라는 추상적 지침만 있을 뿐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라는 것인지 세부방침은 전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각 부처도 산하기관 임직원의 잔여임기를 판단할 때 어떤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박천오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장 인사를 놓고 홍역을 치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률을 바꿔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는 임기를 두고, 그렇지 않은 자리는 비임기제로 나눠서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심기/이정호/김유미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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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송·금융 전산망 해킹, 금융계좌 2400만개 유출 가능성… 북한·해외 해커 소행여부 수사

KBS MBC YTN 방송사와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20일 오후 일제히 마비되면서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킹을 당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개인거래 이용 계좌만 2400만개 이상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경우 예금 탈취 등 대규모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송현 IT감독국장은 “개인정보 유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금융권 해킹 사건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송 국장은 “만일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되면 금융소비자의 예금 탈취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며 “은행과 연관 카드사 등의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해킹 장본인으로 밝힌 ‘후이즈’는 “사용자 계정 등 모든 데이터를 입수했지만 폐기처분했다”고 과시했다. 하지만 관계당국은 해킹 주체가 후이즈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 거래 고객들 사이에서는 동시다발적이면서 고난도의 해킹을 할 정도의 기술력이라면 해당 은행과의 거래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011년 8월 포털사이트 네이트에서 해킹이 발생했을 때 해커는 훔친 개인정보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해커는 본인확인 인증 과정에서 실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카드사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수신한 뒤 금융당국에 신고함에 따라 카드 발급에 실패했다.

방송·금융기관 전산망이 일제히 마비된 건 오후 2시쯤부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아니라 고도의 해킹에 의한 악성코드 유포”라며 “채증한 악성코드 분석 결과 피해기관의 업데이트 관리서버(PMS)에서 악성코드가 유포돼 연결된 PC 부팅영역(MBR)을 파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청 사이버대응테러센터는 이번 사건을 사이버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전담반을 편성했다. 경찰은 북한의 사이버 테러 또는 외국 해커의 계획적인 공격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KBS와 MBC의 감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추가 공격을 암시하는 ‘하스타티(HASTATI)’란 문자가 발견됐다. 2009년 디도스 대란 때도 첫 공격 이후 24시간 만에 2차 공격이 발생했다.

이경원 강창욱 노용택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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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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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사이드] 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기업 1위 'AIG'

[세계파이낸스]

미국인들은 AIG(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를 가장 싫어하는 기업으로 꼽았다. 

AIG를 비롯, 골드만삭스(2위), 웰스파고(9위), JP모간(8위)도 상위권에 등극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주로 금융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미국 현지시간 기준 지난 18일 투자전문매체(istockanalyst.com)는 월스트리트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Harris Interactive's)의 기업평판지수(RG) 조사(The 10 Most Hated Companies In America:악명높은 10대 미국기업)를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조사에서 AIG가 최악의 기업,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골드만삭스, 3위는 할리버튼, 4위는 아메리칸에어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상위권에는 금융기업들이 등극했는데 AIG와 골드만삭스 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간, 웰스파고 등이 5~10위 안에 포함돼 10개 기업중 6곳이 금융기업이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미국 금융기업들이 큰 고비였던 2008년 금융위기를 가져온 원인제공자로 지목돼 왔고,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아 미국인들 사이에서 나쁜 인식을 받았다. 

AIG만 해도 금융위기 때 구제금융을 받았고 최근 미국정부를 상대로 구제금융 소송을 제기하려다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골드만삭스도 금융위기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데다 전 임원이 사임하면서 골드만삭스의 기업문화를 공개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한 이들 금융기업은 금융위기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채 임직원들이 고액 연봉을 누리는 것으로 미국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겪었다.

한편 해리스인터랙티브는 매년 미국의 60개 대기업들의 경영내용과 직원 대우, 사회적 평판 등의 항목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남희 세계파이낸스 기자 nina1980@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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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쓴 ‘시나리오의 힘’… 베를린·7번방의 선물·신세계 ‘흥행 돌풍’



2013년 개봉작 중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이환경 감독의 ‘7번방의 선물’,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 등 한국영화가 승승장구하면서 그야말로 이례적인 흥행 풍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서로 다른 색깔 및 완성도, 배우들의 호연 등 각기 다른 흥행 요인을 지니고 있지만 그 바탕에 하나의 공통 분모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는 영화의 기초 공사에 해당한다. 소재, 스토리, 캐릭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영화의 모든 것들이 시나리오 속에 담긴다. 거기에 시나리오를 영상화하는 감독의 연출력과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는 배우의 연기가 더해져 영화는 완성된다.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에 따라 영화는 시나리오보다 더 좋아지기도, 더 나빠지는 결과를 얻기도 한다. ‘베를린’ ‘7번방의 선물’ ‘신세계’는 특히 감독이 직접 쓴 각본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700만 관객을 넘어선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 ‘주먹이 운다’ ‘짝패’ 등 대부분의 작품에서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아, 특유의 액션 연출력뿐 아니라 남자들의 거친 세계를 담아낸 자신만의 작품세계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전세계에서 냉전의 논리로 살아가고 있는 곳은 한반도가 유일하다. 그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20세기의 냉전 논리로 정치 대립을 하는 유일한 국가 한국을 배경으로 제3국에서 첩보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이라는 이국적 도시를 배경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사람들의 대결과 액션을 스타일리시한 영상 속에 담아내며 한국 영화 중 최고의 액션 영화라는 호평을 이끌었다.

최근 1200만 관객을 돌파해 ‘왕의 남자’와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넘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 3위에 올라선 ‘7번방의 선물’은 ‘각설탕’ ‘챔프’ 등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이환경 감독의 신작으로 역시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다. 인간과 동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전작 ‘각설탕’ ‘챔프’는 흥행 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 오던 이환경 감독의 작품 색깔이 묻어 있는 ‘7번방의 선물’은 예상치 못한 대성공을 거두었다. 김황성 작가, 김영석 작가와의 공동 시나리오 작업을 바탕으로 최근 ‘파파로티’의 시나리오를 맡았던 유영아 작가의 각색을 거친 ‘7번방의 선물’은 주로 어머니의 사랑을 그린 기존 영화들과는 달리 부정(父情)을 주제로 코미디와 신파의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흥행 결과를 내놓았다. 아울러 제작비 대비 역대 최고의 수익률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19금 영화로 올해 첫 400만 관객을 돌파한 ‘신세계’는 박훈정 감독의 데뷔작 ‘혈투’ 이후 두 번째 연출작품. 하지만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 등의 시나리오 작가로 충무로에서는 소문난 이야기꾼이었다.

‘혈투’가 시나리오에 대한 호평이 있었지만 완성된 영화는 아쉬움을 남기며 흥행에 실패한 것과는 달리, 두 번째 작품 ‘신세계’는 거친 남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아낸 탄탄한 시나리오에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라는 걸출한 스타급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하며 한국 누아르 영화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 작품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의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는 뭘까. 볼거리 중심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과는 달리 한국 영화를 통해 영화적 재미와 더불어 작가(혹은 감독)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즉 메시지를 함께 찾는 관객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도덕적이거나 교육적 의미의 메시지가 아닌 영화의 작가(감독)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고, 그 이야기가 매력적인 영화들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들은 작가와 감독이 분리된 영화에 비해 영화의 이야기부터 연출 방향까지 모든 것에 감독의 의도와 의지가 더 많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뛰어난 이야기꾼의 재능과 연출력을 갖춘 감독들의 활약은 양적, 질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영화 부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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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아태 지역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싱가포르가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꼽혔다.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 온라인판은 20일 싱가포르가 시드니, 오클랜드, 멜버른, 홍콩 등을 제치고 '혁신 도시' 1위로 꼽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컨설팅 기업인 솔리디언스가 16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도시를 대상으로 인재, 교육 및 연구 시스템, 기술, 문화 및 가치 체계, 세계화, 정부 규제 등 6개 항목을 평가함으로써 실시됐다.

싱가포르는 세계 경쟁력, 환경, 영어 구사력 등 세계화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싱가포르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검열, 자살률로 추정한 실패 용인 정도 등이 포함된 문화 및 가치 체계 부문이었다.

데미언 뒤하멜 솔리디언스 이사는 "싱가포르는 오늘날 과감하고, 빠르며, 성공적 도시가 됐다"며 "그러나 이를 유지하려면 변화와 적응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두고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에 지사를 두고 있는 솔리디언스는 1∼3위 도시들의 점수 차가 0.03(1점 만점)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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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둔해진 改革 행보… 알고 보니 보수파 원로 공격받아

올 초 리펑 前 총리 등 "鄧小平은 소리 높여 말하지만 毛澤東은 왜 언급 안 하나"

장관 25명 중 16명 유임도 원로들에 대한 배려인 듯


지난해 11월 당 총서기 취임 이후 강력한 개혁 행보를 펼쳤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초 리펑(李鵬) 전 총리 등 당내 보수파 원로들로부터 대대적인 비판을 받았던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시 주석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초 헌법 공포 30주년 기념식에서 '헌법 원칙 준수' 의지를 밝혔고, 취임 후 첫 지방 방문지로 덩샤오핑(鄧小平)이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당시 방문한 선전을 찾아 "개혁·개방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옛 소련에서 도입한 노동교화제의 연내 폐지 방침이 발표되기도 했다.

베이징 정가 소식통은 "리 전 총리와 쑹핑(宋平) 전 상무위원, 웨이젠싱(尉建行) 전 기율검사위 서기 등이 시 주석의 급진 행보에 우려를 표시하고, 그의 정치적 후원자인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을 통해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 원로들은 시 총서기가 취임 이후 관례대로 허베이(河北)성 시바이포(西柏坡) 등 혁명 유적지를 찾지 않고 개혁·개방 1번지인 선전부터 방문해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지금의 중국이 어디에서 왔느냐' '덩샤오핑은 소리 높여 말하면서 마오쩌둥(毛澤東),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왜 언급하지 않느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2002년 총서기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시바이포를 찾았다.

시 주석이 시민 불편을 이유로 국가 지도자가 외부 행사를 나갈 때 도로를 봉쇄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리 전 총리가 이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시 주석이 '전직 원로는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내부 문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보수파 원로들의 비판을 받은 시 주석은 최근 개혁 행보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난 17일 주석 취임 연설에서는 '마오쩌둥 동지를 핵심으로 한 1세대 최고지도부'를 앞부분에서 언급했고, 정치 개혁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밝혔다. 중앙정부 부장(장관)급 인사 25명 중 16명을 유임한 것도 당 원로들에 대한 배려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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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장관, 중국 작은 만두집서 점심 먹었는데…

中 네티즌 "쇼다" "아니다" 논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제이컵 루<사진> 재무장관이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한 직후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인근의 조그만 만두 가게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봉황 TV 등이 2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루 장관을 포함한 일행 4명은 야채 만두와 냉채, 차(茶)를 주문했으며 점심값으로 109위안(약 2만원)을 지불했다. 루 장관이 직접 런민비(중국 돈)를 꺼내 계산했으며 종업원에게 "만두를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2011년 8월 베이징을 방문한 첫날 분식점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고 79위안(1만4000원)을 냈다. 당시 서툰 젓가락질로 음식을 먹던 모습이 중국인의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미국 고위 당국자가 중국 서민 식당을 찾는 것은, 중국인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러나 이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루 장관의 '만두 점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올라왔다. "미국 관리의 청렴한 모습을 중국은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쇼에 불과하다"는 글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가 '롄펑(連鵬)'인 네티즌은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에서 돈 쓰는 건 미국 납세자들이나 신경 쓸 일"이라고 적었다.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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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펑”… 시리아 내전 판세 바뀌나



정부 “반군이 사용…31명 사망” 반군은 “정부군 소행” 반박

美 “정부소행땐 대가 치를 것” 러 “WMD 반군유입 우려”

서방국 개입 본격화 조짐

[동아일보]

2년 넘도록 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리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측과 반군이 서로 상대가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내전의 판세를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19일 “반군이 북부 알레포 인근 칸알아살에 화학물질이 탑재된 미사일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외교부는 “이로 인해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나통신은 몇 달 전 유튜브에 반군이 화학물질을 쥐에 바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는 점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로 제시했다.

반군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해 터키로 망명한 아드난 실루 전 시리아군 소장은 아랍권 방송인 알아라비야에 “화학물질이 담긴 미사일은 정부만이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루 전 소장은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사용 훈련을 책임졌던 인물로 알려졌다. 반군 지도자인 압둘 잡바르 알오카이디는 뉴욕타임스에 “정부군 폭격기가 공격한 뒤 희생자들이 독가스에 질식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는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이 사실인지에 대해 일단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도 몇 차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제기됐지만 확인된 적은 없다.

하지만 유발 스테이니츠 이스라엘 정보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도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AP통신이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국제사회의 반응도 둘로 나뉘었다. 미국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면 시리아 정부의 소행일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 정부 측의 주장에 아주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 내전 개입을 꺼려 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은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강조해 온 만큼 시리아 정부의 소행으로 확인되면 개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CNN에 “화학무기 사용이 입증된다면 ‘게임 체인저’(상황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요인)가 될 수 있으며 미국은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리아 정부를 옹호하고 있는 러시아는 외교부 성명에서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대량살상무기(WMD)가 반군의 손에 들어간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반군의 소행이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번 사건은 유럽국들의 시리아 내전 개입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22일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수출 허용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갖는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유럽사령관은 19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일부 나토 회원국들이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군사 개입을 포함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가 18일에 레바논 국경지역에 미사일 4발을 발사한 데 이어 20일에도 미사일 5발을 쏴 시리아 내전이 레바논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레바논이 반군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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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엽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희망이라 우겨보자”

절망을 부추기는 세상에서 ‘희망의 귀환’ 책 펴낸 차동엽 신부

[동아일보]

“최근 가난한 이를 위한 사목과 청빈을 내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것을 보고 희망을 느꼈습니다. 새 교황은 가톨릭교회 개혁뿐 아니라 삶에 지친 세계인들에게도 희망을 줄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따르던 사도들의 ‘원체험’(첫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007년 발간 이후 100만 부 이상 팔린 ‘무지개원리’의 저자인 차동엽 신부(55·미래사목연구소 소장)가 20일 신작 ‘희망의 귀환’(위즈앤비즈·사진)을 출간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 절망을 부추기고, 절망을 선동해 ‘장사’를 하려는 상업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우리 사회에 빠르게 확산되는 ‘절망의 문화’를 걷어내고, 생존을 위한 ‘희망본능’을 일깨울 것을 호소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좀처럼 앞이 안 보이는 상황 속에서 젊은이들은 ‘위로’와 ‘힐링’에 빠져들고, 중장년층은 ‘피로사회’를 호소한다. “지난 대선에 등장했던 안철수 현상도 절망의 문화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현상 자체가 젊은이들의 절망에 편승한 분위기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지요. 젊은이들이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기성체제가, 사회가 나를 절망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일어설 생각을 못하는 겁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치고 뒤늦게 사제가 된 그는 1년에 400여 차례 강의를 다니는 인기 작가다. 그는 ‘희망의 귀환’에서 공대 출신이자 철학, 신학을 공부한 경력을 살려 과학적 심리적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희망의 원리를 조명한다.

우선 그는 희망을 ‘콘텐츠’가 아닌 ‘에너지’라고 해석한다. 희망이란 ‘바라봄(望)’의 법칙이며, 기운(에너지)을 모으는 ‘결기(結氣)’의 과정이라는 것. 소설 ‘큰 바위 얼굴’에서 나오듯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생생하게 바라보는 대상을 결국 닮아가려고 에너지를 모아가는 것이 희망이라는 설명이다.

“내 앞에 객관적으로 절망스러운 상황이 전개됐다고 칩시다. 이럴 경우 나에겐 3가지 선택이 주어집니다. 관망, 절망, 희망이지요. 관망은 그냥 사태를 무심하게 주시하는 겁니다. 절망을 택하면 내 몸에서 순간적으로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 다리가 풀리고 주저앉게 됩니다. 반대로 희망을 택하면 에너지가 모입니다.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없던 기운을 모으고, 주변의 도움을 끌어들이게 되는 거지요.”

차 신부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아무거나 붙잡고, 그것을 희망이라고 우겨라!”는 말을 해준다. 아무리 근거 없는 희망이라도, 붙잡을 때 흩어진 기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절망에 부닥쳤을 때 뿜어져 나오는 오기, 강기(깡다구), 호기(호연지기)도 희망을 표현하는 다른 이름이라는 설명이다.

희망은 절망에 빠진 사람뿐아니라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도 중요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연설에서 “중국인의 꿈을 이루자”고 역설했듯 우리 정치권도 ‘국민통합’을 말하기 전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총칼에 눌려 절망에 빠진 인도인들에게 용기를 준 것은 간디의 한마디 말이었습니다. 간디는 거리에서 엎드려 우는 이를 보고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주면서 ‘모든 이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지만 나에게는 손이 모자라는군요’라고 했습니다. 인도인들은 이 말에 힘을 얻어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기 시작했고 분연히 일어났습니다.”

차 신부는 오히려 젊은 세대들에게 큰 목소리로 되물었다.

“펄펄 끓는 심장을 가진 청년은 그 자체가 희망인데,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게 희망이 어디 있냐고 묻는다면 우리 사회는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변화와 더 좋은 시기는 기다려봤자 영영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삶의 ‘구원투수’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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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호 “한국인 WTO 사무총장 나올때 됐죠”


유럽돌며 본격 선거운동…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동아일보]

“한국은 통상개방 정책을 통한 무역으로 경제를 일군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한국의 무역증진 개발경험을 개발도상 회원국들과 적극 공유해 세계 경제의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낸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61·사진)은 20일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WTO 다자무역 체제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본 한국이 이제 전 세계 무역발전에 공헌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무역분쟁 조정, 반덤핑 규제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WTO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기구’로 꼽힌다.

4일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박 본부장은 제네바를 베이스캠프 삼아 각국을 돌며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통상장관 자격으로 WTO 사무총장 선거에 나설 뜻을 밝혔지만 통상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넘기는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때문에 1, 2월에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최근 전직 대사 4명을 주요 WTO 회원국에 특사로 파견하면서 본격적인 유세 지원에 나섰다. WTO는 4, 5월에 이사회를 열어 지지도가 낮은 후보를 1명씩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선거를 실시해 끝까지 남는 후보 1명을 사무총장으로 선출한다.

박 본부장은 “비록 지금은 1순위 후보가 아니지만 유럽,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4월 10일까지 열리는 1라운드 투표에 우선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총 9명의 후보 중 마리 엘카 팡에스투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장관과 에르미니오 블랑코 전 멕시코 통상장관, 호베르투 아제베두 브라질 WTO 대사 등이 유력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박 본부장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남들보다 늦게 선거운동에 나선 터라 유럽 현지에서 분(分)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한국 정부의 통상기능 재편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지만 박 본부장은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고 있다. 그는 “통상장관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산업과 자원을 아우르는 더 힘 있는 장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다들 공감한다”며 “개방적인 통상정책의 기조는 정부가 바뀌어도 흔들림이 없는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이 현직에 있는 상황에서 WTO 수장까지 한국인이 되는 걸 견제하려는 분위기가 있을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 박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은 기술적 통상협상을 다루는 특수한 자리”라며 “정치적, 지역적 안배보다 개인의 능력과 비전이 훨씬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인 도하개발어젠다(DDA)의 협상이 12년째 공전하고 있어 WTO가 국제사회에서 잊혀지는 기구가 되고 있다”며 “WTO를 녹색 에너지, 식량안보 등 주요 이슈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내는 기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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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 정치]김무성-유승민-최경환 지난달 회동



곡절 많았지만 원조는 원조? 친박 3인 “다시보니 참 좋네”

[동아일보]

김무성 유승민 최경환.

이들은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이지만 ‘3인 3색’이다. 지난해 총선 대선을 치르는 동안 한 번도 함께 만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서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를 이어온 이들이 지난달 중순 서울 여의도에서 함께 식사자리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최경환 의원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선 승리 후 두 사람 다 보고 싶어서 연락했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최 의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김무성 전 의원을 본 지도 하도 오래돼서 만났다.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정권 탄생을 축하하는 동시에 인선 잡음과 불통 논란에 대해 걱정하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한다.

세 사람은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근혜 캠프의 핵심이었던 ‘원조 친박’이다. 김 전 의원과 유 의원은 2005년 1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호흡을 맞추다 이듬해 초창기 대선 경선 준비 멤버로 함께 일했다. 유 의원과 최 의원은 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으로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함께 일했다. 2007년 박근혜 대선 경선 캠프에서 김 전 의원은 조직을, 유 의원은 정책과 메시지를, 최 의원은 종합상황실을 책임졌다.

그랬던 이들은 2008년 18대 국회 들어 서서히 멀어져 갔다. 김 전 의원은 2009년부터 ‘탈박(脫朴)’의 길을 걸었고, 유 의원도 박 대통령과 서서히 멀어져 갔다. 그사이 최 의원은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유 의원은 최 의원의 보좌 방식에 불만을 터뜨리며 두 사람 간에는 긴장의 기운이 흘렀다. 최 의원은 점점 대통령과 멀어지는 김 전 의원을 잡으려 설득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세 사람이 서로 당내 맹주 자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문도 났다.

대선 이후 세 사람의 회동이 관심을 끄는 건 이들이 당내에서 일정 세력을 형성하고 있고, 이들이 힘을 합칠 경우 당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이끌며 영향력을 증명했다. 친박뿐만 아니라 범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과도 원만한 사이여서 4월 보궐선거에서 원내 입성에 성공할 경우 차기 당대표 1순위 후보로 꼽힌다. 최 의원은 명실상부한 친박 주류의 대표 주자로 5월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유 의원은 친박 비주류 의원 및 소장파 개혁 세력과 가깝다.

세 사람은 강점 못지않게 약점도 뚜렷하다는 평을 듣는다. 청와대와 친박 핵심 인사들 중 김 전 의원의 역할 확대를 껄끄러워하는 이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최 의원은 친박, 친청와대 색채가 강하다. 유 의원은 아직 독자 세력을 대표할 만큼 세력이 크지 않다.

뭉치면 힘이 커지고 서로가 보완재인 이들은 회동에서 서로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양해를 구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원조 친박’이지만 지금은 대표하는 진영이 조금씩 다른 세 사람. 이들의 역학관계는 19대 국회 내내 여권 내 세력 판도 변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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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선택한 이 남자, 과거가 '충격'입니다

[오마이뉴스 최병성 기자]

 첫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 철저 조사를 지시한 박근혜 대통령.
ⓒ mbn 뉴스 캡쳐

박근혜 대통령님, 대한민국에 그렇게 인재가 없습니까? 아무리 인재가 없기로서니 벌 받아 마땅한 사람을 환경부 차관에 앉히다니요! 박 대통령이 환경부 차관에 임명한 정연만이라는 사람은 국토와 국민에게 죄를 범한 자로서, 차관 승진이 아니라 오히려 징계를 받아야 합니다  

정연만이 징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정연만 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찬성해 국토 파괴에 앞장섰습니다. 또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쓰레기발암시멘트'의 안전기준과 폐기물 사용 기준을 제정하는 걸 방해해 국민에게 죄를 범했습니다.  

4대강 사업 적극 찬동자, 결국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4대강 사업은 국토 파괴 범죄였습니다. 지난 3월 11일, 박근혜 정부에서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철저히 조사해서 앞으로 이런 예산 낭비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어쩌지요? 정연만은 국토파괴 범죄인 4대강 사업을 적극 찬성했던 인물입니다.  

4대강 사업 공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2009년 11월 8일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결과, "아무 문제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뒤 바로 '4대강 죽이기' 삽질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의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발표한 담당자는 정연만 당시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이었습니다. 정 국장은 "4대강 사업으로 수질도 개선되고 환경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 결과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계가 살아난다고 발표하는 정연만 국장입니다. 정연만 국장은 4대강 사업 적극 찬동자입니다.
ⓒ SBS. MBC 뉴스 캡쳐

당시 정 국장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0년 8월 18일 KTV 좌담회에서는 "4대강 사업은 수자원 확보 문제, 재난 대응, 수질 개선, 수생태 회복 등 복합적 사업"이라며 '4대강 사업 만능론'을 펼쳤습니다.

심지어 근대문화유산인 왜관철교가 붕괴됐는데도, 정연만 국장은 2010년 9월 12일 <건설경제> 신문에 실린 기고문 '4대강 살리기 사업 논란 끝내자'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목표 중 하나인 홍수피해 방지가 이번 장마를 계기로 효과가 입증되었다. 환경성평가 협의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고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완료된다면 충분히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리한 4대강 사업의 준설로 인해 무너진 낙동강 칠곡왜관철교입니다. 4대강 사업은 재앙 덩어리입니다. 정연만 국장은 저런 재앙을 옹호했습니다.
ⓒ 최병성

정연만 국장의 적극적인 4대강 사업 찬동 행위는 계속 이어집니다. 국제조경 포털사이트 <LAFENT>는 2010년 9월 12일, 기사 '정연만 자연보전국장, 강원대서 4대강 특강'을 통해 정 국장의 4대강 찬성 강연에 대해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강원대학교 조경학과는 지난 9월 8일(수)...(중략) 산림과학연구소 주관에 정연만 자연보전국장(환경부)이 발표를 진행했다. '환경, 생태, 생명의 4대강 살리기'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회에서 정 국장은 4대강 사업 이전 '우리나라 하천환경의 현실' '4대강 사업의 주요내용' '4대강 사업의 주요 쟁점사항'을 내용으로 서술해 나갔다. 정연만 국장은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학생들도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짐으로써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정연만 국장의 재치 넘치는 설명으로 강연회는 뜨거운 박수갈채 속에서 끝날 수 있었다."

 강원대학교 학생들에게 4대강 사업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강연하는 정연만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국토파괴 범죄인 4대강 사업에 대해 무슨 효과를 강의했을까요?
ⓒ 조경뉴스

4대강 사업 공사에 관계된 한 사람은 자신의 블로그에 '4대강 = 조해진 국회의원 및 정연만 국장 합천보 건설현장 방문'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정 국장의 낙동강 합천보 방문 모습을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해당 블로그에 따르면, 정 국장은 2009년 12월 26일 합천보 건설현장을 방문해 합천보 건설단장에게 공사 추진 현황과 계획을 브리핑 받았습니다. 블로그에는 이런 내용도 나옵니다.

"정연만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공사 장애요인 발생 시 유역환경관리청 담당자들과 신속하게 협의해 장애 요인을 처리할 수 있는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을 요청하였다."

즉 4대강 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환경청의 도움을 지시하는 등 '4대강 죽이기'의 공범으로 활약한 겁니다. 이런 사람을 환경부 차관으로 임명하다니요. 기가 막힐 뿐입니다.

발암 쓰레기시멘트가 안전하다는 사람이 환경부 차관이라니... 

정연만씨가 환경부 차관 자격이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그는 국민 건강 헤치는 '쓰레기시멘트 개선안' 제정을 가로막으려 노력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시멘트는 '재활용'이라는 미명하에 온갖 쓰레기로 만들어집니다. 전기, 전자, 자동차, 제철, 석유화학 심지어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재활용'이라는 이름을 달고 시멘트 제조에 사용됩니다.

 타는 쓰레기, 안타는 쓰레기의 총 집합소인 시멘트 공장의 모습입니다. 이 사진이 쓰레기장이 아니라 국내 시멘트공장이었다는 사실이 믿어지나요? 이런 온갖 쓰레기가 시멘트로 변신했습니다.
ⓒ 최병성

폐타이어, 폐고무, 폐유, 폐비닐, 폐윤활유 등의 타는 쓰레기는 '연료'라는 이름으로, 제철소의 슬래그를 비롯하여 소각재, 하수슬러지, 각종 공장의 슬러지 등 타는 쓰레기는 '원료'라는 이름으로 시멘트 제조에 사용됩니다. 사실 시멘트 제조에서 '원료'와 '연료'라는 구분은 필요 없습니다. 제철소에서 철을 녹이는 곳을 용광로라 부르고, 시멘트공장에서 시멘트가 구워지는 곳을 소성로라 부릅니다. 가로로 누워있는 대형 원통형의 시멘트 소성로의 길이는 보통 60~70m에 이릅니다. 

시멘트가 구워지는 소성로 안의 온도는 1400도 입니다. 소성로 한쪽 끝에서 불을 피워서는 60~70m에 이르는 긴 소성로의 온도를 1400도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석회석, 석탄재, 소각재, 슬러지 등의 원료와 함께 폐타이어, 폐고무 등을 소성로 안에 투입합니다. 폐타이어, 석회석, 온갖 쓰레기가 함께 탄 재가 결국 시멘트가 되는 것입니다.

 위 사진 커다란 원통이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소성로입니다. 온갖 폐기물들이 저 안에서 함께 타면서 시멘트가 만들어집니다. 폐타이어가 저 안에서 석회석과 소각재와 슬러지 등과 함께 타면서 그 안에 열을 올려주고, 타고난 재가 시멘트가 됩니다. 아래 사진은 시멘트공장에 가득 쌓여있던 폐타이어입니다. 시멘트 소성로 안으로 폐타이어를 집어 넣는 중장기의 모습입니다.
ⓒ 최병성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시멘트는 그 어느 나라 시멘트보다 발암물질이 심각하게 높았습니다. 시멘트 제조에 온갖 쓰레기를 사용하면서 단 하나의 쓰레기 사용 기준도, 시멘트 제품의 안전 기준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쓰레기 안에 가득한 발암물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멘트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저는 발암 쓰레기시멘트를 2006년 봄부터 세상에 고발했습니다. 다행히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쓰레기시멘트가 연이어 주된 문제가 되었고, 참여정부 때인 2008년 말에 쓰레기시멘트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회가 구성됐습니다.

국산 시멘트에 발암물질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2008년 2월 13일 환경부 차관과 시멘트공장 사장단과의 간담회 자료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국산 시멘트 제품에 발암물질인 6가크롬이 중국산 시멘트보다 3배~50배, 민주당 우원식 의원 조사 결과에서는 중국산에 비해 9배~170배 높게 검출되었습니다.

심지어 국산 시멘트 중금속 용출시험 결과 수은, 6가크롬이 지정폐기물 유해물질 함유기준보다 높게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집 짓는 데 사용되는 시멘트가 지정페기물의 유해물질 기준보다 높다니요. 결국 유독물로 집을 지었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 시멘트의 놀라운 현실을 보여주는 서류입니다. 환경부 차관과 시멘트공장 사장들과의 간담회 회의 자료입니다. 우린 이런 시멘트로 집을 짓고 살아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할 수 있을까요?
ⓒ 환경부

2008년 1월 18일 개최된 제4차 민관협의회 회의에서 시멘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개선책으로, 폐기물 배출원 조사를 통해 폐기물 사용 기준을 마련하고, 시멘트 제조에 사용 금지할 폐기물을 선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제가 목숨 걸고 싸워 얻어낸 결과였습니다.

만약 이때 협의 사항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다면, 대한민국 시멘트의 안전성은 많이 개선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2008년 3월, 정연만씨가 쓰레기시멘트 관할 부서장인 자원순환국장으로 새로 부임해오면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시멘트 제조에 사용되는 유독성 폐기물 사용 기준과 사용 금지 폐기물을 선장하기 위한 제4차 회의 자료입니다.
ⓒ 환경부

폐유독물과 폐농약으로 시멘트 만들려했던 정연만

정연만씨가 자원순환국장으로서 민관협의회 공동의장으로 부임하자 폐기물 배출원 조사와 사용금지 폐기물 선정안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정연만 국장이 제시한 제6차 회의 안을 언뜻 보면 '처리대상 폐기물의 제한'이라며 시멘트 제조에 유해 폐기물을 제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발암물질 범벅인 할로겐족 폐유기용제와 폐농약, PCBs, 폐유독물들을 시멘트에 사용할 수 있게 합법화 하는 '꼼수'였습니다.

정연만 국장이 '고온 소각 대상 폐기물 처리 금지'라고 써 놓고 바로 이어 '단, 시멘트 킬른에 직접 투입하는 경우는 예외'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시멘트 제조 공정을 모르는 사람은 이 문서를 폐기물 사용 금지안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시멘트 제조에 사용되는 모든 폐기물은 시멘트가 구워지는 시멘트 킬른(소성로)에 모두 직접 투입되는 것이기에, 모든 독극물을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정연만 국장이 부임해 만들어 온 폐유독물과 폐농약으로 시멘트를 만들려는 '꼼수'의 회의 자료입니다. 국민 건강보다 기업 이익을 위해 일한 사람이 바로 정연만입니다.
ⓒ 환경부

즉 정영만 국장은, 국민은 물론 국내 전문가들도 시멘트 제조 공정을 잘 모른다는 것을 악용하여 폐유독물, 폐농약, 심지어 변압기에서 발생하는 유독물질인 PCBs까지 시멘트 제조에 허가하려 했던 것입니다.  

당시 제가 "폐유독물의 시멘트 사용은 절대 안 된다"고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정연만 국장은 "그렇다면 소수의 전문가들만 따로 모여 5월 7일 회의하자"고 꼼수를 부렸습니다.

전문가 회의(5월 7일)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5월 5일,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제게 전화해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저는 이만의 장관을 만나 폐유독물의 사용 금지를 요청했습니다.

이 장관도 "(폐유독물 사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펄쩍 뛰었습니다. 결국 5월 7일 열린 전문가 회의에서 정연만 위원장은 "최병성 위원의 주장대로 폐유독물의 사용을 금지하겠다"며 그날 모든 것을 끝냈습니다.

만약 이만의 장관을 만나지 않았다면, 여전히 대한민국 시멘트는 유독물질로 만들어졌을 겁니다. 시멘트 업계가 폐유독물로 시멘트를 제조하기 위해 집요하게 환경부를 흔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폐기물의 유해성이 높을수록 비싼 쓰레기 처리비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연만의 '거짓말'... 왜 그랬을까요?

2008년 6월, 정연만 국장은 환경부 기자실 국정브리핑을 통해 "그동안의 우려와는 달리 국내 시멘트가 안전하다"며 민관협의회 활동에 종지부 찍었습니다. 정 국장이 국내 시멘트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국내 시멘트에서 발암물질인 6가크롬이 세계적 안전 기준인 20ppm 이내로 검출되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제가 전국의 시멘트 공장을 돌며 공장 근처의 철물점에서 시멘트를 구입해 분석을 맡겼습니다. 환경부도 분석을 맡긴 국내 최고 기관인 요업기술원과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똑같은 분석 방법으로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요업기술원은 6가크롬이 환경부 안전 기준의 4배에 이르는 77ppm이었고,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은 73ppm이었습니다.

 발암물질인 6가크롬 73ppm, 77ppm. 집을 짓는 시멘트가 아니라 발암물질 덩어리입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 시멘트의 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연만 국장은 대한민국 시멘트가 안전하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민이 아니라 기업 이익을 위해 일한 사람이었습니다.
ⓒ 최병성

정연만 국장이 "국산 시멘트는 안전하다"고 기자회견을 연 날, 저도 반박 기자회견을 위해 환경부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정연만 국장은 기자실로 들어서다 저를 보고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먼저 발표를 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정부가 먼저 발표하는 게 당연하다"며 정 국장에게 먼저 하라고 했습니다.

정연만 국장은 계속 머뭇거리다가 "당신이 있으면 발표를 못 한다"는 황당한 말을 했습니다. 결국 정 국장이 먼저 발표하는 걸로 합의하고, 저는 기자실 문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환경부 국장인 사람이 뭐가 무서워 시민 한 명 때문에 기자회견을 못 한다는 걸까요? 그는 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한 걸까요?

박근혜 대통령님, 정연만을 내치십시오 

박근혜 대통령님, 당신이 환경부 차관으로 임명한 정연만은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는데, 4대강 사업을 적극 홍보한 사람이 과연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정연만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는 쓰레기시멘트 기업의 이익을 대변한 부도덕한 인물입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환경과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요? 

 4대강 사업 철저한 조사가 박 대통령의 진심이라면, 4대강 사업을 적극 찬동한 정연만은 절대 환경부 차관이 돼서는 안 됩니다.
ⓒ mbn

박 대통령이 사람을 잘 몰라서 실수한 것이라면, 차관 임명을 철회해야 합니다. 만약 철회하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철저 조사 주장은 국민을 속이는 말장난에 그칠 게 뻔합니다. 

이 땅의 환경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보다 권력에 빌붙어 국토를 파괴하는데 앞장서고, 국민이 아닌 기업을 대변한 인물이 승진해 환경부 차관이 된다면, 어느 공무원이 제대로 자기 자리를 지킬까요? 출세하기 위해 권력에 아부하는 이들만 공직에 남을까 두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대한민국 시멘트,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최근 환경부는 시멘트공장의 자율기준이라는 미명 아래 시멘트 제품 기준도 만들고, 폐기물 사용기준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연만 국장이 '단, 시멘트 킬른에 직접 사용 시 제외'라는 꼼수로 국민을 속인 것처럼, 환경부가 마련한 폐기물 사용 기준들은 각종 예외 조항을 둔 시멘트의 쓰레기 사용의 합법화 안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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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 가족’ 총리실, 인사는 통합 운영



[서울신문]

국무총리실이 장관급 국무조정실과 차관급 비서실로 나눠져 각각 분리 운영되지만 인사는 통합 운영키로 했다. 양측은 공동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전·출입이 아닌 전보 형태로 인사를 교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무총리 보좌기구 인사관리지침’을 제정했다. 없어지는 특임장관실의 기능은 국무총리 비서실의 정무실 소속인 시민사회비서관으로 흡수했다. 녹색성장위원회 사무국 기능은 경제조정실 재정금융정책관실에서 흡수해 재정금융기후정책관으로 개편했다.

총리실과 행정안전부는 21일 열릴 예정인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무조정실 및 국무총리비서실 직제 관련 대통령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함께 통과되면 개편안이 효력을 발생한다고 20일 밝혔다.

정부는 관련 법안과 직제가 통과되는 대로 국무총리실 전원에 대한 인사발령을 새로 낸다. 국무총리실이 한 지붕(국무총리) 두 가족(국조실·비서실)으로 헤쳐 모이는 셈이다.

정부업무평가실에는 국 규모인 국정과제관리관이 생겼다. “국정과제를 총리실에서 총괄하고 챙기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신설됐다기보다는 기존의 평가실 선임국인 평가총괄관 기능을 개편한 작은 조직이어서 정부 출범 초 방대한 대통령 공약사항과 국정과제를 꼼꼼히 챙기고 각 부처의 국정과제 업무를 평가·총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사회조정실 사회총괄정책관도 새 정부의 중점 추진 분야인 복지행정을 다루기 위해 사회복지정책관으로 개편했다. 사회보장법에 근거한 사회보장위원회 업무와 정부 각 부처의 복지업무를 총괄·조정한다.

국정과제관리관과 사회복지정책관은 대통령 중점 사안인 국정과제 점검과 복지업무 총괄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중요성에 비해 조직과 인력 규모가 왜소하다.

김동연 총리실장은 주어진 조직과 인원 안에서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조직 개편과정에서 행정안전부는 조직 및 인원 증가를 허용하지 않았다.

개편되는 직제령에 따르면 국무1차장은 국정운영실, 정부업무평가실, 규제개혁실 등 3개 실과 공직복무관리관, 총무기획관을 거느린다. 2차관인 국무2차장은 경제조정실과 사회조정실 등 2개 실과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 등 2개 단을 총괄한다.

1차장에는 ‘정책통’인 홍윤식 전 국정운영1실장이 지난 13일 임명됐다. 2차장 자리는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2차관 5개실, 2기획단에 21개 국과 법무감사담당관으로 구성됐다. 정원 114명의 사실상 별도 기관인 조세심판원은 국무조정실장 직할로 돼 있다. 조세심판원을 제외한 본부 정원은 245명이다.

총리비서실은 정무·공보 2개실 7개국으로 짜였다. 정원은 93명. 정책·정무 업무를 두루 거쳐 정무 감각과 업무 연계 능력이 뛰어난 이호영 전 국정운영2실장이 비서실장을 맡는다. 신설되는 시민사회비서관에는 시민사회소통 기능을 맡겼다. 총리 지시사항 및 국정현안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각종 공직 관련 소문 및 민원 등을 처리하는 국 단위의 민정민원비서관도 비서실장 산하로 들어갔다.

장관급 기관인 특임장관실은 총리비서실장 산하의 한 개 국으로 흡수돼 39명 가운데 10명만 정원을 인정받았다. 나머지 29명은 초과인원이 돼 별정직의 경우 6개월 이내에 신설 부처 등 정원 내 자리를 찾지 못하면 공무원 신분을 잃는다.

국조실과 비서실의 통합 인사를 위해 순환 근무를 원칙으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비서실 근무를 기피하는 젊은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두 기관의 업무 협조 강화를 위해 인사 통합운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서실은 조직이 작고, 정책 업무 경험을 쌓기 어려운 데다 고위공직자로 승진할 기회가 적어 젊은 공직자들이 기피하고 있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기구와 정원이 늘지 않았지만 우수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기능 재배분 및 협업 활성화를 통해 국정과제 관리 점검과 복지 행정 총괄 업무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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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지인 증언 “건설업자 윤씨, 고위관료와 10년이상 친분”



■ 건설업자 지인들 증언

최근까지 좋은 관계 유지… 협박할 사이 아니다

[동아일보]

성접대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건설업자 윤모 씨와 정부 고위 관료 A 씨가 10년 이상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A 씨 측은 그동안 “윤 씨와 만난 적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윤 씨와 친분이 있는 사업가 ○○○ 씨는 20일 동아일보 취재팀과 만나 “A 씨가 간부급 인사가 되기 전부터 윤 씨와 알고 지냈다”며 “고위 관료 A 씨를 포함해 강원 원주시의 별장에 초대된 유력 인사들과 윤 씨는 모두 한두 해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뒤에도 윤 씨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윤 씨는 A 씨의 등에 절대 칼을 꽂을 리가 없다”며 “지금 윤 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잠수를 탄 것도 A 씨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씨와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해온 또 다른 지인인 박모 씨도 “윤 씨를 10년 전쯤 처음 알게 됐는데 당시 윤 씨와 A 씨는 이미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이어 “둘 사이의 관계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0년 이상 사귀면서 최근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안다”며 “서로 협박하고 협박당할 사이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 씨는 “성접대 성격이 아니라 오랜 친분에 의한 ‘난교(亂交)파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 씨에 따르면 윤 씨는 2010년 전후부터 자신과 오랜 친분을 쌓은 정부 고위 관료, 대형 건설사 사장, 병원장 등 이른바 ‘잘나가는 인사들’을 불러 여성 예술계 인사, 여성 사업가 등과 함께 별장에서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 ○○○ 씨는 “나는 술자리엔 함께하지 않았지만 윤 씨로부터 당시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며 “술에 취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즉석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래스’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다 보니 보안이 유지됐다”고 했다. 처음엔 속칭 ‘텐프로’ 룸살롱 여성을 불렀으나 점점 자극적인 파티를 하려다 보니 유흥업 종사자가 아닌 일반 여성들을 물색해 초대했다고 ○○○ 씨는 전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고위층 별장 성접대 의혹…‘집단 난교 파티’?

고소 여성 제출… 고위관료 접대 의혹 건설업자 출금

‘별장 리스트’ 전직 의원 등 고위층 인사 10여명 거론

[동아일보]

건설업자 윤모 씨가 고위관료 A 씨 등 유력 인사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논란의 핵심인 2분 분량의 성관계 동영상을 20일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윤 씨를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법무부에 보낸 출국금지 요청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시했다.

경찰과 검찰 법무부 등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건설업자 윤 씨를 강간 공갈 혐의로 고소했던 여성사업가 K 씨를 19일 소환 조사하면서 성접대 동영상을 제출받았다. K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윤 씨가 A 씨뿐 아니라 여러 고위 인사를 성접대한 뒤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 씨와 성관계를 한 것으로 알려진 C 씨를 불러 당시 상황에 대한 상세한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동영상 속 남자가 A 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밀 분석이 끝나기 전까지는 판단을 유보키로 했다.

경찰은 본보가 “작은아버지(윤 씨)의 요청으로 고위관료 A 씨에게 성접대 동영상의 스틸사진을 보내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보도한 윤 씨의 조카도 소환 조사해 노트북컴퓨터를 제출받았다. 경찰은 윤 씨가 다른 고위인사 성접대 동영상도 보관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윤 씨의 조카가 고위관료 A 씨의 동영상을 보관해 뒀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웹하드도 압수수색할 계획이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별장을 다녀간 전현직 고위층 인사 10여 명의 이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별장 성접대 리스트’가 나온 것이다. 동영상에 찍힌 것으로 의심받는 A 씨를 포함한 전현직 고위급 관료 7명, 전직 국회의원, 병원장 2명, 언론사 간부 2명 등이 별장을 다녀간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집단 난교(亂交) 파티’를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성접대가 이뤄진 윤 씨의 강원 원주시 별장을 수색해 변태 성행위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쇠사슬과 채찍, 음란영상물을 다수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성사업가 K 씨는 건설업자 윤 씨가 공사 수주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한 정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 씨가 조만간 피의자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다른 관련자 진술을 통해 윤곽을 어느 정도 그린 뒤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성접대 여성 등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이름이 나오는 인사들에 대해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 충분할 경우 지위 고하를 떠나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신광영·박훈상 기자·차주혁 채널A 기자 neo@donga.com

"성접대 영상 속 남자는 김학의 법무차관"

김학의 법무차관, 윤중천 前회장.
경찰, 여성 2명 진술 확보… 金차관은 전면 부인

사회 유력층 성접대 의혹을 내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일 성접대를 받은 유력 인사 중 한 명이 김학의(金學義) 신임 법무부 차관이라는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19·20일 여성 사업가 권모(52)씨와 성접대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최모(여)씨를 소환조사, 윤중천(52) 전 중천산업개발 회장이 2009년 무렵 강원도 원주의 별장에서 김 차관을 접대한 것이 맞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권씨는 윤 전 회장을 성폭행·공갈 혐의 등으로 고소해 분쟁을 빚는 과정에서 김 차관이 성접대를 받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로부터도 "성접대를 한 대상이 김 차관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이날 "성접대를 받거나 동영상에 찍힌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차관의 성접대 동영상 연루 의혹이 드러남에 따라, 청와대의 인사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경찰이 보유한 동영상은 화질이 안 좋아, 관련자로부터 입수한 동영상과 대조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윤씨 조카의 노트북 컴퓨터를 제출받아 김 차관 관련 동영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학의 차관은 누구?] 한때 검찰총장 후보… '남다른 친화력' 우려 낳기도

김학의 차관은 이번 검찰총장 선정 과정에서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선정한 3명의 후보자에 오르지 못하자 스스로 검찰 조직을 떠나려 했다. 당시 대전고검장이었던 김 차관은 사법연수원 14기 동기(채동욱·김진태)와 후배(소병철)가 총장 후보로 추천되자 동기나 후배가 총장이 되면 스스로 물러나는 검찰 관행에 따를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차관 인사에서 법무 차관으로 임명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 차관은 황교안 법무 장관보다 사시 1년 후배이지만 경기고는 1년 선배이기도 하다. 그의 발탁 배경엔 부친의 후광이 작용했다는 말도 나왔다. 김 차관의 부친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육군 대령 출신으로 월남전에 세 차례 참전하고 무공훈장 등을 받았는데, 이런 집안 배경이 그의 발탁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김 차관 측은 이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도 직접적인 인연이 없다"고 말해 왔다.

김 차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찰에 입문했다. 공안기획관, 인천지검 1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법무부 검찰3과장,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인천지검 검사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김 차관은 온화하고 다정다감한 성품으로 통솔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검찰 내에선 김 차관의 친화력이 남다른 점을 두고 "강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김 차관의 한 후배 검사는 "(김 차관이) 몇 번 만나지 않은 사람과도 금세 친해져 놀랄 때가 있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차관이 대전고검장 시절 시중에 이상한 소문이 돈다고 귀띔해준 사람들이 제법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워낙 강력하게 반발해 김 차관의 말을 신뢰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했다.

"김학의, 동영상 찍혀 협박당한다더라" 법조계 소문 무성했는데도 차관 임명 강행

구멍 뚫린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

유력 인사 성접대 의혹 사건에 김학의 법무차관이 연루됐다는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그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김 차관은 지난 13일 내정에 앞서 청와대의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점에서 그 불똥이 청와대로도 튈 수밖에 없다.

김 차관을 둘러싼 소문은 지난달 초부터 법조계에서 상당히 확산돼 있었다. '김 차관이 성접대를 받은 동영상이 유출돼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성접대를 하고 동영상을 찍었다는 건설업자 윤중천씨, 김 차관 외에 접대를 받은 유력 인사들의 이름도 함께 떠돌아다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직접 진상 파악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소문은 지난달부터 이미 서초동(법조계)에서 퍼지기 시작했고 경찰과 검찰도 차관 인사를 앞두고 민정수석실에 보고를 한 걸로 안다"며 "그 내용은 '별문제가 없다'는 쪽이었다"고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김 차관 본인에게도 확인했는데 워낙 완강하게 아니라고 했다"며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면 과연 법무차관직을 수락할 수 있었겠느냐'는 상식적인 판단도 작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정수석실은 의혹에 등장하는 인사들을 상대로 동영상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따로 하지 않았다.

의혹이 사실로 입증되면 검·경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의혹은 건설업자 윤씨의 내연녀 고소사건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수사하면서 곁가지로 불거졌고 경찰 내부도 오래전부터 그 전모를 알고 있었다는 증언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결과적으로 경찰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김 차관이 임명되는 것을 뻔히 지켜보고 있었던 셈이다. 검찰 역시 언론들이 이번 의혹을 본격적으로 보도한 뒤 사건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수사 착수보다는 뒤로 한발 물러나 있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학의 차관, 지검장 시절 윤중천씨 원주 별장서 술잔치"



윤씨, 사업이권 확보 위해 성접대 동영상 촬영

동원된 여성 "화면 속의 남성은 김 차관" 진술

김 차관은 "내 인격을 걸고 아니다" 강력 부인


윤중천(52) 중천산업개발 전 회장이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은 지난달 초순부터 '첩보 수준'으로 법조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주요 로비 대상자들의 이름도 떠돌았다. 김학의(57) 법무차관을 비롯, 사정 기관 전직 고위관리, 금융계·의료계 인사의 이름도 나돌았다.

첩보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윤 전 회장이 유력 인사들을 초청한 정황과 접대 방식, 성접대 동영상을 어떻게 촬영했으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까지 흘러나왔다. 동영상을 직접 봤다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윤 전 회장과 내연 관계였던 여성 사업가 권모(52)씨가 윤 전 회장과 갈등을 빚으며 윤 전 회장을 경찰에 고소한 뒤 해결사를 동원해 빌려 줬던 차를 빼앗아 오는 과정에서 차 속에 있던 문제의 동영상이 발견됐다는 드라마 같은 얘기가 퍼져나갔다. 유력 인사가 수억원을 주고 동영상을 돌려받았다는 얘기까지 돌면서 시중의 관심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련자들은 모두 강력히 부인했지만 의혹은 잦아들지 않았다.

사정 당국이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문제의 동영상이 어딘가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18일 경찰이 나섰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내사에 나섰고 진척은 빨랐다. 경찰은 사건 핵심 관련자인 권씨와 윤 전 회장의 조카, 관련 여성 최씨 등을 불러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20일 "피해 여성들이 김 차관에 대해 일관된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동영상에 찍혔다고 거론되는 인사는 김 차관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들은 김 차관이 지검장 시절인 2008~2010년 윤 전 회장이 전·현직 고위 공무원과 병원장, 금융계 인사 등 유력 인사들을 별장에 불러 술잔치를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윤 전 회장이 나중에 이권을 확보하고 협박하기 위해 유력인사들이 성접대 받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는 것이다.

 

윤 전 회장이 김 차관을 어떻게 자기 별장으로 초청할 수 있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윤 전 회장 주변 인물들은 "윤 전 회장이 가장 주력한 것은 인맥 관리"라며 "각계 유력인사는 물론, 군대 동기들을 별장으로 초청해 연회를 여는 등 사람 관리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고 말했다.

윤 전 회장은 2000년 이후 사기·횡령·간통·사문서 위조 등으로 20여 차례 입건됐지만 한 번도 형사처벌된 적이 없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윤씨가 복잡한 고소, 소송 사건에 휘말리면서도 어떻게 다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김 차관 연루를 진술한 사실은 금방 검찰 등 외부에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밤 언론의 확인 요구에 "동영상이 있다는 진술은 받았고, 동영상은 윤씨 조카로부터 제출받은 노트북을 분석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확정할 수 있을 만큼 동영상 품질이 좋지 않아서 추가 물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인격을 걸고 성접대는 안 받았다" "턱도 없는 얘기"라고 부인해왔던 김 차관은 이날 밤늦게 법무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 차관은 "본인이 성접대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보도하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접대와 동영상 부분만 부인했고 윤 전 회장과 아는지, 별장에 갔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 전 회장과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라는 기존 주장과 차이가 있었다.

법무부·검찰 당혹감 "사실로 확인된다면 도덕성에 큰 타격"

20일 성접대 파문과 관련, 김학의 법무 차관의 실명이 보도되자 법무부와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이 사건을 우려스럽게 지켜보던 법무·검찰 관계자들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성급한 보도 아니냐"고 반발하면서도 사실로 확인될 경우 법무부와 검찰이 입을 타격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동열 대변인은 아예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만약 동영상 주인공이 정말 김 차관이라면 큰 충격"이라며 "그동안 김 차관 스스로 무관하다고 부인해온 만큼 거짓말을 했다면 도덕성에 큰 타격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차장검사는 "아직 경찰 수사 단계이고 동영상 주인공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너무 성급하고 무책임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개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 훼손과 검찰에 불어닥칠 후폭풍을 고려하면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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