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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시사정보(4-1)

구봉88 2013. 4. 20. 16:34

기업경영 시사 정보

 

목차

 

1.<'최후보루' 개성공단 최대위기파행 불가피>(종합)

2. 올해 빚 480나라살림 큰 그림이 없다

3. 엔화 하락 위험수위, 수출기업 채산성 '빨간불'

4.‘ 오일권력미국 부상 흔들리는 중동

5. <'창조경제' 해석 제각각구체화 방안 부심>(종합)

6. 전경련, 엔저(円低) 피해 예방위한 '기준금리 인하' 촉구

7. "한국, 아직은 개천에서 용 나오는 사회"

8. 자영업자 10명 중 1명만 흑자

9. 기업경영

 

-상장사 순익, 삼성전자 제외땐 26% 감소

 

-이건희 삼성 회장, 출국 석달 만에 6일 귀국이재용 부회장, 보아오포럼서 국제무대 데뷔

 

-상승기류 탄 저비용 항공·일 노선 10% 차지

 

-세계 에너지 공급량의 10%는 쓰레기에서 나온다

 

-밑지고도 파는 '착한 기업들'

 

-대기업의 재능기부에 中企가 웃는다

 

-"애플 차·차세대 아이폰 이미 개발했다"애플 대관담당 임원

 

-"피카소든 뭐든" 세계 짝퉁유화 60% 그려내는 마을

 

-회사만족도 높고 이직률 낮아매출 증가율도 일반기업 두배

 

-만성적 `SW 인력난` 산학관 협력 구조적 해법 찾아야

 

-"삼성 광고비 100만원 쓸 때 애플은 25만원"

 

-시청자 파워 유튜브, 국내 동영상 시장 '블랙홀'

 

-'라인' 돌풍 NHN은 어떻게 서 성공했나

 

-민영화 실패·회장 거취우리금융 '뒤숭숭한 12살 잔치'

 

-STX조선 유동성 위기강덕수(STX그룹 회장), 채권단에 SOS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소비자 마음을 읽어라

 

-"아모레퍼시픽 특유 경영철학, 미국서도 통했다"

 

-식품기업도 '전관예우' 대거 모셔오기

 

-돌아온 검투사, 황영기

 

 

10.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미셸 오바마 김치광고’ NYT 나왔다

 

-영변 시설(냉각탑) 폭파는 ''였다

 

- "의료관광 경쟁력, OECD 34개국 중 19"

 

-신간 '거대한 역설'

 

내 용

 

 

<'최후보루' 개성공단 최대위기파행 불가피>(종합)

| 기사입력 2013-04-03 16:10 | 최종수정 2013-04-03 17:12

 

위기극대화 포석통행 차단·허용 되풀이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남북관계의 '최후 보루'로 여겨왔던 개성공단이 지난 20093월 이후 4년 만에 북한의 통행 차단 조치로 다시 한번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북한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는 우리 인력을 계속 막을 경우 개성공단의 파행 운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개성공단으로 원·부자재가 들어가고 생산품을 남측으로 들여와 판매선에 보내야 하는데 이 같은 흐름이 끊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3"공단으로 들어가야 할 자재나 부식 등도 발이 묶인 상태"라며 "아직은 괜찮지만 일부 공장의 경우 자재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북측의 귀환 보장으로 신변안전에는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800명 이상이 체류하는 만큼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과 오후 류길재 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신변안전 문제 등을 포함한 대책을 숙의했다.

통일부는 오전 브리핑을 통해 출입 정상화를 촉구한 데 이어 오후에 또다시 브리핑을 갖고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북측의 조치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감정적 대응보다는 현지체류인원의 신변안전 등 긴밀한 상황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우리 정부가 성명에서 밝힌 입장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30'개성공업지구의 운명이 경각에 달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는 제목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자신들의 존엄을 훼손한다면 개성공업 지구를 폐쇄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의 통행 차단은 제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국제사회와 남측을 향해 쏟아낸 위협을 행동으로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행차단을 통해 개성공단이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긴장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면에는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바탕에서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끌어내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측의 통행차단으로 현지 체류인원의 신변안전이 실질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이 전개되면 개성공단은 2004년 첫 생산품을 출하하기 시작한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측이 이미 '존엄을 훼손한다면'을 조건부로 개성공단 폐쇄위협을 내놓기는 했지만 개성공단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북한이 추가로 상황 악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한 통행을 '닫았다 풀었다'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북한은 20093'키 리졸브' 한미 연합연습 당시에도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전례가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측이 일단 남측으로의 귀환을 자유의사에 맡긴 만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남측으로의 귀환도 한시적으로 차단해 긴장을 더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개성공단 존폐에 대한 이른바 '남남갈등'도 극대화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방안으로 개성공단 국제화 방안까지 밝혔지만 북측이 상황을 추가로 악화하고 국민 여론이 나쁜 쪽으로 쏠리면 개성공단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이후 5·24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 폐쇄를 심각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kw777@yna.co.kr

 

[뉴스 분석] 올해 빚 480兆… 나라살림 ‘큰 그림’이 없다



[서울신문]

정부가 17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공식화하고 ‘4·1 부동산 대책’으로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깎아주기로 함에 따라 나라살림이 더 흔들리게 됐다. 8분기 연속 0%대(전기 대비) 성장 늪에 빠질 위험한 형국이라 나라 곳간을 축내서라도 경기를 살리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국가재정에 관한 새 정부의 ‘큰 밑그림’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추경 재원은 대부분 국채로 조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쓰고 남은 돈(세계잉여금)이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채를 발행하게 되면 올해 나랏빚은 48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할 당시 재정부가 제시한 올해 국가채무 규모는 464조 8000억원이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도 지난해 9월 전망치였던 1326조 9000억원에서 1301조 7000억원으로 25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 전망치가 4.0%에서 2.3%로 거의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빚은 늘고 GDP는 줄다 보니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기존 전망치 33.2%에서 36.9%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살림 건전성을 재는 척도인 관리재정수지(재정수입-재정지출) 적자 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4조 8000억원에서 20조원 수준으로 불게 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중이 0.3%에서 1.5%로 오르는 셈이다. 통상 이 비중이 ±0.3%이면 ‘균형재정’으로 본다. 현재로서는 올해 균형재정은커녕 지난해(-1.1%)보다 적자가 더 악화될 공산이 커졌다.

추경호 재정부 1차관은 “법인세 인상 등으로 추경 재원을 마련하자는 야권 등의 주장은 경기를 오히려 더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재정을 투입한 뒤 (경기를 살려) 세금으로 다시 걷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확충하는 또 다른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경제팀이 ‘한국판 재정절벽’ 등을 경고할 뿐, 장기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경기 부양을 위해 일정 정도의 국가채무 증가는 감내해야 하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중장기 재정 계획 등을 통해 언제부터 어떻게 흑자 재정으로 돌리겠다는 등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추경 예산을 집행, 경기를 효과적으로 되살린다면 앞으로 재정건전성 확충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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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하락 위험수위, 수출기업 채산성 '빨간불'

< 아이뉴스24>

[박영례기자] 달러에 이어 엔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 주요 산업의 경우 적자구조에 직면하는 등 환리스크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원엔 환율의 손익분기점은 1천185.2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최근 한달간 환율이 이미 1천160.1원(3.1~3.28 평균)까지 떨어진 상태. 이미 주요 산업의 경우 적자구조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엔화가치가 10% 하락할 경우 응답기업의 수출액은 평균 2.4%, 영업이익률은 1.1%p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올해 사업계획 수립시 예상했던 원엔 환율 기준도 현 수준(1,160.1원)보다 높은 1천266.9원선.

일본 정부의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엔화가치의 추가적 하락 압력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제조업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경련측 설명이다.

◆10%만 떨어져도 전자·통신 수출 3.7% 하락

제조업종 전체 손익분기 환율은 1천185.2원선이나 엔화 하락에 따른 영향에서는 업종별 온도차를 보였다.

가령 자동차 및 부품의 손익분기 환율의 경우 1천260.7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섬유(1천200.0원), 철강(1천198.3원), 기계·전기장비(1천195.8원), 석유화학(1천189.7원), 전자·통신기기(1천166.7원)등 순으로 주로 일본과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여온 업종들의 손익분기 환율이 높은 수준을 보인 것.

반면, 펄프․종이․가구(1,158.3원), 식품(1,148.1원), 비금속광물(1,125.0원), 조선(975.0원)의 손익분기 환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업종별 순익분기점 원엔 환율



실제 전자 및 통신 분야는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수출은 3.7% 떨어지고 영업이익률은 1.5%P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금속 광물과 함께 민감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엔저 가속화로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가전업체들의 실적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지배력 회복을 위한 가격경쟁을 주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의 경우도 수출의 경우 1.6% 가량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나마 영업이익률의 경우 해외생산 확대, 부품 현지 조달 등을 통해 하락폭은 0.6%P 가량으로 제한적인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업의 경우는 일본과 주력선종이 상이하고, 일본으로부터의 일부 부품 수입단가가 하락해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1.3%p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출 업종은 환영향을 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기업들의 자구책 마련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당장 원가절감(28.6%),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18.3%), 수출단가 조정(13.5%) 등을 서두르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곳도 네 곳 중 한 곳(26.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원엔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수출관련 금융/보증 지원(37.7%), 외환시장 개입(29.5%), 마케팅 등 수출인프라 구축(16.4%) 등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원엔 환율의 하락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등 확장적 통화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엔화가치 하락 대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은 첨단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본에 고전할 수 있다" 강조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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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권력’ 미국 부상 … 흔들리는 중동



원유·셰일가스 대폭 증산

국제시장 '을에서 갑' 변신

이란 제재, 예전과 다른 약발

아랍 왕가들 정치력도 약화

미국은 글로벌 원유 시장에선 을(乙)이었다. 시장을 이끌 힘이 달렸다. 기름 소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아서였다. 이런 미국이 갑(甲)으로 변신하고 있다. 자국 내 원유 생산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3위 원유 생산국이 됐다. 요즘 하루 생산량이 800만 배럴에 이를 정도다. 여기다 셰일가스까지 분출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유 채굴 기술의 진화와 규제 완화가 미국 증산의 가장 큰 요인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2020년에 원유 자급자족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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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공급 과잉 조짐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산 때문에 소비하고 남은 세계의 석유 여유분이 하루 700만 배럴에 이른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영향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이유다.

 그 바람에 원유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원유 공급이 늘고 있는 와중에 수요는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며 “현재 배럴당 90달러대인 원유 가격이 7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원유 증산이 낳을 파장은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 분석가인 댄 예르긴 등은 1일(현지시간) NBC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이란 제재에 성공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1980년 지미 카터 이후 미국의 대통령들은 겉으론 제재의 목청을 높였으나 뒤로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눈감아줬다. 고유가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이란은 이제껏 미국 제재에도 건재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런 전철을 밟지 않을 전망이다. 자국뿐 아니라 이라크·리비아 등 서방 편으로 돌아선 나라들의 증산 때문에 이란산 석유가 없어도 원유 가격이 안정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對)중국 정책에서도 한결 우월한 지위를 누릴 수도 있다. 중국은 해마다 10~20%씩 원유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다. NBC방송은 “하지만 주요 산유국들이 서방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며 “미국이 주요 산유국들을 움직여 중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이 원유 수입을 줄인 뒤에도 중동 등 산유국에 대한 관심이 줄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칼로스 파스쿠알 미 국무부 에너지조정관은 최근 휴스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앞으로 중동 등에 무관심해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나의 대답은 '노(No)'”라고 말했다.

 중동 등에 대한 미국 개입을 유지·강화하는 요인이 또 있다. 바로 미국발 유가하락에 따른 사우디 등 걸프지역 왕정의 위기 가능성이다. 이날 CNBC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중동 왕정의 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실제 아랍에미리트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84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재정이 적자에 들어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CNBC는 “그러면 걸프지역 왕가들이 복지지출을 늘리지 못해 국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화 시위(아랍의 봄)가 다시 일어나는 시나리오다. 시리아처럼 내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미국은 '글로벌 경찰'을 자임하고 있다. 우방들을 위해 에너지의 생산과 수송 루트를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해 왔다. 미국의 개입이 불 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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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창조경제' 해석 제각각…구체화 방안 부심>(종합)

김종인, 비판론에 "이해못해 그러는 것"…김광두 "장기비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간판 대선공약이자 새 정부의 경제성장기조인 '창조경제'의 개념이 추상적이라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새누리당이 구체화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창조경제가 모호하다'는 비판론이 제기됐으나 정작 여권에서는 창조경제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속시원한 설명을 내놓는 사람이 없어 해석만 분분한 상태다.

박 대통령의 경제공약 입안을 주도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2일 국가미래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린 '창조경제와 그 성공조건' 자료에서 ▲거시경제의 안정성 ▲창조인력 확보 ▲지적 재산권 보호 ▲융합ㆍ통섭의 연구ㆍ개발ㆍ사업ㆍ인프라 구축 ▲창업 금융의 원활한 작동 ▲대중소기업 상생구조의 정착 ▲창의력을 저해하는 규제 철폐를 꼽았다.

그는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창조경제는 장기비전으로, 말하자면 멀리 떠 있는 어떤 구름 같은 것"이라며 "망원경을 길게 빼서 가까이 가서 보면 알 수 있는데 멀리서 보면 좀 애매한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애로사항도 있고 그것이 결말을 내기까지 성공 여부를 포함해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이라며 "길게 보고 여유 있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 부처 장관의 '창조경제론'에 대해선 "큰 그림을 자기가 익숙한 부분만 설명하기 때문에 혼란이 생긴 것"이라며 "하나로 모으도록 코디네이터(조정)를 누가 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를 "과거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 사업화하는 것과 이미 있거나 새롭게 나온 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하는 융복합 등 '투트랙'으로 봐야 하며 '키 플레이어'는 벤처기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과거에는 터치스크린으로 움직이다가 이제 음성으로 지시하는 새 기술이 접목되면 스마트폰이 좀 더 새로운 제품이 되는 것"이라고 예시하고, 창조경제를 위해 경제민주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답답해지다 보니 최근 새누리당과 새 정부 인사는 '창조경제' 개념을 처음 성안해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내놓았던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게 '개념정리'를 요청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들이) 이해를 못해서 그런 것이다. 그것을 만들어줄 때 다 설명했는데 이제 또 무엇을 새삼스럽게 얘기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나는 더 이상 얘기를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0월 공약발표 당시부터 창조경제의 구체안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이번 논란은 예견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선공약에 관여했던 안종범 의원은 "창조경제는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과학기술, 정보통신(IT)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기존 산업에 융합해 새로운 발상을 하자는 것"이라며 "창조경제 개념이 모호한 것보다 뭔가 가시적 성과가 눈에 보이면 분명한데, 결과가 나오는 것을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 한국일보 2013.4.3 기사 ]

"창조경제란…" 말하는 사람마다 제각각
아무도 명쾌한 설명 없이 자기가 아는 부분만 언급
개념 정립과 구체화 필요
'과학·미래·융합·일자리…' 대선때 朴대통령이 사용
청와대, 국민 설명회 추진
  • 왼쪽부터 현오석 경제부총리,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연합뉴스
현오석 경제부총리
"융합형·선도형 경제를 지향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에 바탕을 두는 것"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기술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는 것"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두뇌를 활용해 세계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창조경제는 결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것, 새로운 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시키는 것"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
"정보통신기술을 기존 산업에 융합해 새로운 발상을 하자는 것"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 어젠다인 '창조경제'의 개념을 두고 여권 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추상적이라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많은데다 청와대, 정부, 여당 등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도 제각각이어서 개념 정립 및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창조경제 개념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 등 국회에도 조만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0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창조경제 개념의 모호성을 지적하는 비판론이 제기됐지만 아직 여권 내에선 누구 하나 명쾌한 설명을 내놓는 사람이 없다. 당장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부터 모호하다.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최문기 장관 후보자는 1일 인사청문회에서 "기술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융합형, 선도형 경제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규정했고,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두뇌를 활용해 세계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들도 자기 나름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대통령의 경제 공약 입안 과정에 적극 참여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2일 MBC 라디오에서 "창조경제론에는 두 개의 길(투트랙)이 있다"며 "하나는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 사업화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새로운 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정책 참모 역할을 했던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과학기술이나 ICT(정보통신기술)를 기존의 여러 산업에 접목시켜 획기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게 창조경제 공약을 제시한 당사자로 알려진 김종인 전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논란에 대해 "창조경제론을 만들 때 다 (개념을) 설명했으므로 새삼스럽게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창조경제라는 단어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미 그 이전부터 박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었던 개념이라는 설명이 많다. 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 개념을 잡은 건 오래됐다"며 "과학과 IT의 접목, 일자리 창출, 미래, 융합 등의 개념을 종합해 나온 것이 창조경제"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창조경제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 프로그램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라며 "정부가 하루빨리 이 부분을 보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두 원장도 "(창조경제라는) 전체 그림 중에 각각 자기가 잘 아는 부분만 설명하기 때문에 혼란이 생긴 것"이라며 "하나로 모으도록 코디네이터(조정)를 누가 해 주면 된다"고 말했다. 안종범 의원은 "앞으로 실제 성공 사례가 나오면 개념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구체적 성과를 중시했다.

 

2013-04-03 03:00:00 편집

모호한 창조경제… 부처마다 아전인수 정책

3월 18일 취임한 이일수 기상청장은 취임사에서 “기상기후산업이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2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한 농림축산식품부는 “경북 문경의 오미자산업이 창조경제의 모범”이라고 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 전날 “의료기기가 미래 창조산업”이라고 정의했다.

박근혜 정부가 중점 국정과제로 ‘창조경제’를 내세웠지만 각 부처와 공공기관들이 이를 제각각으로 해석하면서 끼워맞추기식 정책을 내놓는 바람에 국민들의 혼란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창조경제에 대한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 관련 정책으로 연결되면 정부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창조경제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 관광산업 등 서비스업 육성정책을 마련하는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제조업 등 기존 전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CT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성과물을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중소기업청 등은 벤처기업 창업 지원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각 부처가 기존의 업무를 고수하면서 창조경제라는 이름만 빌리는 셈이다.

기존 업무를 창조경제로 이름만 바꾼 사례도 많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지난달 ‘창조산업과 콘텐츠’라는 온라인 월간지를 발간했지만 이는 지난해까지 나왔던 ‘월간 이슈브리핑’을 개편해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달 ‘창조경제 시대의 과학기술정책’을 주제로 ‘제1회 창조경제포럼’을 열었는데 이 역시 지난해 6월 같은 방식으로 개최한 ‘미래포럼’에서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반응이 있다.

‘창조경제에 줄서기’도 만연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2월 중순 이후 창조경제를 다룬 포럼을 세 차례나 열고 보고서도 발행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조직개편을 하면서 창조경제연구실을 신설했다.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매출과 환경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며 “창조경제에 대한 갖가지 해석이 난무하다 보니 어느 장단에 맞춰 투자와 연구개발 계획을 세워야 할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공공기관이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관별로 엉뚱하게 국정과제를 해석하면서 서로 다른 방향의 정책을 펴면 효과도 적을뿐더러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화 KAIST 초빙교수는 “국정 운영 과정에서 (핵심 국정과제의) 개념이 잘 안 잡혀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빨리 창조경제의 총론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창조경제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되는 것은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창조경제에 대해 “구체성이 낮은 추상적인 선언에 그친다” “융합연구에 대한 과도한 환상에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박창규·김용석 기자 kyu@donga.com


‘개념 모호’ 창조경제 논란 확산… 박근혜 경제정책 발목 잡나

ㆍ청와대 “실행 수단 마련해 조만간 직접 설명할 것”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초반부터 ‘창조경제’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4대 국정기조 중에서도 핵심으로 제시된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한 데다 청와대와 정부가 개념 설명에 엉키며 벌써부터 알맹이 없는 정책이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보다못한 청와대는 창조경제의 구체적 실행 수단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키로 하는 등 설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4대 국정기조 중 첫번째는 경제부흥이다. 경제부흥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양날개로 삼는다. 그런데 창조경제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중구난방식 설명이 나오고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개념으로 만들어졌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뚜렷하지 않다. 이 때문에 박근혜표 경제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청와대와 정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창조경제를 본궤도에 올리기도 전에 난기류에 휩싸였다. 창조경제의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공룡 부처’라는 평가 속에 신설됐지만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수장이 없다.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가 세워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개념 정립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 목표·계획을 담은 로드맵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실천에 옮길 인물도 제대로 뽑지 못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지명자 후임으로 내정된 최문기 장관 후보자는 지난 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창조경제를 묻는 질문에 ‘창의’ ‘선도형’ 등 추상적 단어만 나열하다 자격 논란 시비에 휘말렸다.

창조경제를 두고 경제 현장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도 청와대와 정부의 혼선에서 기인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창조경제는 시장에서 만들어가는 것이고,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라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자칫 창조경제의 불확실성 해소에 집권 초 경제·복지에 전력투구해야 할 시간들을 소진할 판이다.

경제민주화가 이미 공약 후퇴 논란이 벌어질 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창조경제까지 표류하게 되면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색깔을 잃고 후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부처들이 ‘창조경제’라는 말을 마구 쓰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구호를 떠올리게 한다. 정부 부처는 물론 기업들도 너나없이 새로운 사업을 발표할 때마다 수식어처럼 ‘녹색성장’ 이름을 갖다 붙이던 모습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인사 실패로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하락한 데다 창조경제마저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되자 청와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창조경제에 대한 정책 홍보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청와대는 2일 정무·홍보·국정기획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창조경제 개념을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하고 구체적 실행 수단을 발표키로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개념이 아카데믹(학술적)하면 받아들여지기 힘드니까 실천 가능한 내용 위주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며 “원래부터 설명하려 했는데 요즘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와 좀 더 빨리 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새누리당을 향한 불만도 토로한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창조경제가 모호하다고 지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대선 과정에서 설명해온 창조경제를 이제 와서 여당 의원이 모른다고 하면 직무유기라는 것이다.

<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입력 : 2013-04-02 21:55:41수정 : 2013-04-02 22:41:58

 김종인 전 위원장 “창조과학부 만들면서 창조경제 용어도 탄생”

박근혜 정부 국정의 핵심인 창조경제의 출발은 어떤 것일까. 대체로 여권에선 창조경제라는 말의 시발점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본다. 대선 과정에서 돌출한 이 말을 맨 처음 사용한 이가 박 대통령이란 것이다.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 쪽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했다. 창조경제라는 골격과 아이디어는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다”면서 “구체적으로는 2012년 9월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로 하자고 직접 제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28일 대구 방문 당시 “지금은 창조경제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 게 처음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누구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대선 공약 입안을 주도했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사진)은 2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창조적 파괴로 새것이 옛것을 대체해야 한다는 게 창조경제”라며 “그러려면 학문적 연구가 돼 있어야 하니 창조과학부를 만들려고 한 것이고 거기서 창조경제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조경제의 개념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개념 정립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보기술을 이용한 일자리 창출 등 정책 효과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벤처기업 메디슨의 창업자인 이민화 카이스트(KAIST) 초빙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창조경제라는 것은 학문적으로 명확히 규정된 개념이 아니라, 정책적 필요로 인해 생긴 개념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책 당국자들의 이해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근혜 정부 탄생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김광두 미래연구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창조경제론은 과거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 산업화하는 것과 새로운 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시키는 것이란 두 개의 길이 있다”면서 “혼란 원인은 큰 그림을 각자 자기가 익숙한 부분만 설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경제적 가치를 실현해야만 창조경제 전체 흐름이 완성되기 때문에 그 과정이 길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창조경제를 설명하면서 자꾸 정보기술로만 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처음 개념을 잡고 같이해온 사람들이 한 명도 정부에 안 들어갔다. 기술자만 있어서 개념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국정 목표에 부합하는 구체적 정책이 제시되지 못한 것도 혼란을 주는 요인이다. 창조경제의 교두보가 되어야 할 미래창조과학부는 제대로 진용도 갖추지 못했고, 그 사이 정부가 창조경제의 구체적 사례로 내놓은 것은 정보기술을 활용한 3D 가상현실 체험관광, 스크린 골프 등에 불과하다.

< 박영환·유정인 기자 yhpark@kyunghyang.com>

‘창조’ 덧입은 서비스산업…고용률 70% 달성 이끈다

R&D 관련 세제·예산지원 확대
송도에 ‘서비스 허브’ 방안 추진



‘고용률 70% 달성’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쉽지 않아 보이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첨병은 ‘창조형 서비스업’이다. 새 정부가 유독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이 모두 서비스업에 맞닿아 있다.

기획재정부는 3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유망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 전체의 성장동력을 견인하겠다”고 밝히며 핵심 정책으로 ‘창조형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꼽았다.

창조형 서비스업에는 소프트웨어(SW)ㆍ영화ㆍ게임ㆍ관광ㆍ컨설팅ㆍ보건의료ㆍ마이스산업(MICE) 등이 포함된다.

재정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범정부적으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서비스산업 발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IT를 적극 융합ㆍ활용해 서비스산업을 창조형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서비스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폐지 혹은 완화한다. 연구ㆍ개발(R&D) 투자 관련 세제 및 예산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이르면 이달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가칭)을 발표하고 할 예정이다. 또 상반기 중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의 입법을 마무리하고, 하반기에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송도 지역을 ‘서비스 허브’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된다.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는 전문가들도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저성장 기조 속에 제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는 어렵다”며 “일자리 창출 해법은 서비스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보고서에서 “한국이 ‘중진국 함정’에서 피하려면 서비스업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창조경제’에 대한 일련의 지적과 마찬가지로 창조형 서비스 역시 그 의미가 모호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재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과제로 창조형 서비스산업 육성과 함께 ▷경제활력 회복 ▷고용친화적 재정 운용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 ▷협동조합 활성화 등을 꼽았다.

애초 상반기 재정 집행목표였던 60%를 초과 집행하기로 하고 SOC(사회간접자본) 분야 등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투자도 계획보다 1조원 늘어난 52조9000억원을 올해 집행하는 등 경제활력 제고에 나선다.

또한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세액공제제도를 재도입하고, 근로장려세제(EITC) 수혜자의 사회보험 가입 유도 등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도 확충한다.

공공부문에서의 채용도 확대해 올해는 295개 공공기관에서 전년 대비 10.8% 늘어난 2143명을 채용하고, 연차별 고졸 채용계획을 수립해 고졸 채용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린다.

이 밖에 재정부는 농산물ㆍ공산품ㆍ서비스 등의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 5월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물가를 근본적으로 안정화한다는 복안이다. 또 알뜰주유소 및 알뜰폰 서비스 활성화로 유가 및 통신비 안정도 꾀한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입력 : 2013-04-02 21:55:24수정 : 2013-04-02 22:41:50

‘창조경제’ 내세우면서 MB식 ‘콘크리트경제’?



[한겨레] ‘단기성장 중시 정책’ 갸우뚱

“빚내서 집사기 촉진책”

거주목적 무주택자엔 악재

부작용 감수하며 부동산 띄우기

가계부채 문제 등 악화 우려


누구를 위한 ‘종합 선물세트’인가? 정부가 1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한마디로 주택 구매 촉진책이다. 집을 사면 세금을 깎아주고 대출도 지금보다 조건을 더 좋게 해주며, 더 쉽게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이다.

부동산 거래와 건설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번 4.1 부동산 대책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시 부동산 거품을 조장해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난을 심화시키고, 국민경제의 암초인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번 대책이 정부의 기대대로 시장에 먹혀들면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에게는 호재이고, 거주 목적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악재다. 가령 다주택 보유자에게 올 연말까지 새로 분양하는 주택이나 미분양 주택을 사면 5년 동안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기로 한 대책은, 앞으로 집값이 올라 양도차익이 발생해야 실효성을 갖는다. 대상 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로 실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이다. 그렇다면 다주택보유자의 투자이익을 보장하는 구매 유인책은 실수요자에게는 내집 마련 기회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이런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도 정부가 부동산 띄우기에 나서는 까닭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라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업이 다른 산업보다 성장과 고용 파급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우리나라 경제의 건설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2008~2011년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의 비중은 연평균 17.2%에 이른다. 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때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7.9%)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투기와 불로소득까지 용인하면서 부동산 경기를 띄우는 것은 단기적인 성장 실적만을 중시하는 정책이다. 이처럼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은 중장기적으로는 복지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4.1 대책으로 당장 우려되는 가장 큰 부작용은 가계부채 문제의 악화다. 가계부채 누적은 금융 건전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민간소비를 위축시켜 성장세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11년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의 연착륙 대책에 힘입어 가계부채 총량의 증가세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국민소득 증가율보다는 높은 실정이다. 국민의 부채 상환 능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빚 내서 집 사기’를 부추기는 부동산 대책은 경제 안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김기원 방송대 교수(경제학)는 “4.1 부동산 대책은 이명박 정부가 5년 동안 20여차례나 내놨지만 결국 실패한 대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찔끔찔끔 내던 것을 한꺼번에 쏟아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가 입으로는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도 몸과 마음은 다시 이명박 정부의 ‘콘크리트 경제’로 돌아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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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엔저(円低) 피해 예방위한 '기준금리 인하' 촉구



600대 기업 대상 엔저 손익분기점 조사 결과, "이미 적자구조 진입"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엔저(円低) 현상에 따른 국내 제조기업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가적인 엔화 가치 하락이 이미 적자구조에 진입한 국내 산업에 더 큰 피해를 끼치기 전에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3일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원·엔 환율의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등 확장적 통화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엔화가치 하락 대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은 첨단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본에 고전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전경련의 이 같은 주장은 엔저 현상에 따른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의 피해 수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실제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엔 환율의 손익분기점(1185.2원)과 현 환율(1160.1원)간 역전 현상으로 주요 산업이 적자 구조에 직면했다.


전경련은 "조사대상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 수립시 원·엔 환율 기준을 현 수준보다 높은 1266.9원으로 잡았다"며 "아울러 일본 정부의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엔화가치의 추가적 하락 압력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제조업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사대상 기업들은 엔화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수출금융 및 보증지원 확대, 마케팅 등 수출인프라 구축과 함께 필요시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 확대도 요구했다.

업종별 원·엔 환율 손익분기점을 살펴보면 자동차 및 부품이 1260.7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만큼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뒤를 이어 섬유(1200.0원), 철강(1198.3원), 기계·전기장비(1195.8원), 석유화학(1189.7원), 전자·통신기기(1166.7원)등 주로 일본과 치열한 수출경합관계에 있는 업종들의 손익분기 환율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펄프·종이·가구(1158.3원), 식품(1148.1원), 비금속광물(1125.0원), 조선(975.0원)의 손익분기 환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수출액은 2.4% 하락, 영업이익률은 1.1%p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액 감소폭이 큰 업종은 비금속광물(3.8%), 전자·통신장비(3.7%), 기계·전기장비(2.9%), 석유화학(2.7%) 등으로 나타난 가운데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가장 큰 업종은 식품업(2.6%p), 전자·통신장비(1.5%p), 펄프·종이·가구(1.4%p), 석유화학(1.2%p) 순으로 조사됐다.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 방지책으로는 원가절감(28.6%),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18.3%), 수출단가 조정(13.5%)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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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아직은 개천에서 용 나오는 사회"

부모 학력- 자녀 학업 연관성, OECD국가 중 6번째로 낮아

저소득층 자녀도 계층 이동 활발

'부(富)의 대물림'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우리 사회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은 노력한 만큼 성공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역동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번째로 계층간 역동성이 높았으며, 1986년 출생자 대상의 실증분석에서도 상위계층 이동 비율이 전체의 40%를 넘었다.

한국재정학회는 최근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이런 내용이 담긴 학술논문 2편을 2일 홈페이지(wwww.kapf.or.kr)에 공개했다.

건국대 김진영 교수는 '부모 학력에 따른 학업성취도 격차의 국제비교'에서 "일반적 예상과 달리, 우리나라는 부모 학력에 따른 자녀의 학업 성취도 차이가 OECD 회원국 중 적은 편에 속한다"고 밝혔다. OECD가 2000년 이후 3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제학력비교평가(PISA)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부모의 학력격차(대졸-고졸)에 따른 자녀의 점수 차가 8점 내외로 프랑스, 스웨덴 등에 이어 6번째로 낮았다. 반면 슬로베니아, 체코, 미국, 이스라엘 등은 그 차이가 15점을 웃돌았다.

김 교수는 "전 계층에서 자녀 교육열이 여전히 높고, 국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한국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사 수준이 외국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쟁국 대비 나쁘지 않다는 것이지,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이 존재하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대 김성태 교수 등은 '한국교육고용패널로 본 우리나라의 사회이동성 분석'에서 1986년 출생자 중 일반계 고교를 졸업한 2,100여명의 수학능력점수를 부모 소득수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하위 20% 계층에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 수능점수도 하위 20%에 머문 비율은 2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상위 20% 계층의 수능점수 상위 20% 비율도 40%에 머물렀다. 열심히 노력하면 여전히 상위계층으로의 이동이 활발하다는 뜻이다.

고졸 후 취업경로가 확인된 555명에 대한 소득수준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수능점수 상위 20% 중 '소득 상위 20%'를 유지한 비율은 27%에 불과했으며, 수능점수 하위 계층에서도 13%는 최상위 소득으로 이동했다. 김 교수는 "부모 소득에 상관없이 자습시간이 많고 TV와 PC사용시간이 적을수록 성적이 높았으며, 부모 교육수준이 높으면 자녀의 상향 이동 확률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까지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모 배경이 좋을수록 자녀가 노력을 게을리해 부모 세대의 계층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사회적 이동성을 결정하는 데 환경요인보다 후천적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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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10명 중 1명만 ‘흑자’

[세계일보]지난 1년 동안 흑자를 본 소상공인은 10명 중 1명가량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과반은 지난해보다 소득이 줄었다. 정부 지원에도 내수침체에 따른 판매부진과 과당경쟁으로 소상공인 형편은 이처럼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5∼29일 소상공인 2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최근 1년간 경영수지가 ‘흑자’라고 답한 이는 11.6%에 불과했다고 2일 밝혔다. 47.0%는 ‘현상 유지’, 41.4%는 ‘적자’라고 답변했다.

응답자 중 56.0%는 지난해보다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많아졌다는 대답은 3.5%에 그쳤다. 현재 체감경기를 어렵다고 느끼는 소상공인은 92.4%였으며, 올해 경영 상황을 나쁘다고 전망하는 이는 70.2%에 달했다. ‘부채 상환을 기한 내에 할 수 없다’는 응답자도 57.4%에 달했다.

소상공인은 이처럼 경영 애로를 겪는 가장 주된 원인으로 내수침체를 꼽았다. 여론조사 결과 가장 많은 33.0%가 이같이 답했다. 동종 소상공인 간 과당경쟁을 꼽은 이는 19.1%로 그 뒤를 이었다.

내수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은 숙박·음식점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소상공인진흥원이 발표한 2월 자영업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는 547만6000명으로 작년보다 0.28% 줄었는데, 이 중 숙박·음식점업의 자영업자의 감소율이 3.9%로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높았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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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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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순익, 삼성전자 제외땐 26% 감소



[2012 실적 분석… 삼성전자 순이익은 73% 늘어]

499개사 매출 7.6%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6.9% 줄어들어

2년 연속 실속 없는 장사한 셈


2년 연속 마이너스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지난 2010년까지 증가하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011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감소했다. 한국이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면서 기업들의 실적 역시 꼭짓점을 기록한 이후 본격적인 정체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기업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기업에 속하는 삼성전자의 순이익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30% 가까이 감소한다.

많이 팔고도 덜 남겨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연결재무제표(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를 제출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562개사 중 전년 실적과 비교가 가능한 499개사를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이 65조789억원으로 6.9%(4조8037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95조6584억원으로 2.0%(1조9551억원) 줄었고, 매출액만이 1776조1958억원으로 전년보다 7.6%(125조5305억원) 늘었다.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는 얘기다.

2010년 유가증권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3.6%, 64.2% 급증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의 악몽을 털어내는 듯했다. 하지만 2011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4.6%, 25.1%나 감소했다. 2년 연속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을 알 수 있는 매출액 순이익률은 2011년 4.2%에서 지난해 3.7%로 0.5%포인트 감소했다. 유가증권 상장사들이 2011년에는 1000원어치를 팔아 42원을, 지난해에는 37원을 남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매출이 늘었지만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철강 등 제품 단가가 낮아졌고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실적이 나빠졌다. 매출액은 2년 연속으로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순이익은 20% 이상 감소했다.

삼성전자 제외하면 실적 더 악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실적 악화는 더욱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작년 순이익은 73.3% 늘어난 23조8453억원이었다. 유가증권 전체 상장사 순이익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9년 19%에서 지난해 36.8%로 크게 늘었다. 결국 삼성전자의 순이익을 제외할 경우 전체 유가증권 상장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26.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반면 건설과 조선, 해운 업종에서는 적자 기업이 쏟아졌다.

가장 많은 영업 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한국전력공사로 지난해 영업 손실이 8179억1700만원에 달했다. STX조선해양이 영업 손실을 6986억8800만원 내며 적자 전환했고, 현대상선두산건설이 각각 영업 손실 5096억1600만원, 4491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들은 전체로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삼성전자 관련 부품 업체들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실적이 유가증권·코스닥 양 시장의 기업 실적을 떠받치는 상황이다.

삼성ㆍLG그룹 영업이익 급증…현대重그룹은 반토막


작년 10대 그룹 영업이익 GDP의 6% 수준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오예진 기자 = 작년 10대 그룹 중 삼성, LG가 영업이익 면에서 선전했지만 현대중공업, SK 등은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0대 그룹의 영업이익은 전체 부가가치 규모인 국내총생산(GDP)의 6% 수준이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기준으로 작년 삼성그룹(상장사 14곳)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총 34조1천617억원으로 전년(19조2천402억원)보다 77.6% 늘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5조6천443억원에서 29조493억원으로 85.7% 급증했다.

LG그룹(10곳) 영업이익이 2011년 4조5천776억원에서 작년 6조274억원으로 31.7%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작년 영업이익이 1조1천360억원으로 전년보다 199.7% 증가한 덕분이다.

현대자동차그룹(9곳)은 '엔저' 공세에 작년 영업이익이 18조1천37억원에 머물러 전년(17조4천189억원)보다 3.9% 증가했다.

나머지 7개 그룹은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3곳)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이 2조1천147억원으로 전년(4조9천977억원)보다 57.7% 감소했다. 건설, 조선 부문의 부진으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SK그룹(15곳)도 작년 영업이익이 8조8천411억원으로 전년(13조3천253억원)보다 33.7% 줄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케미칼 등 주력 계열사들의 이익이 줄었고 SK하이닉스, SK컴즈는 영업적자를 냈다.

또 포스코그룹(7곳)은 영업이익이 2011년 5조7천545억원에서 작년 3조9천486억원으로 31.4% 줄었고 한화그룹(3곳)은 6천690억원에서 4천238억원으로 36.7%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의 부진으로 롯데그룹(6곳)은 영업이익이 2011년 3조5천832억원에서 작년 2조1천604억원으로 39.7% 줄었고 GS그룹(8곳)은 1조6천64억원에서 1조1천487억원으로 28.5% 감소했다.

대한항공 등을 계열사로 둔 한진그룹(4곳)은 영업이익이 2011년 2천129억원에서 작년 1천680억원으로 21.1% 줄었다.

작년 10대 그룹 79개 상장사가 거둔 영업이익은 총 77조980억원으로 작년 명목 GDP(1천272조4천600억원)의 6.1%였다. 이 비율은 2011년에는 5.8%였다.

삼성그룹 비중이 2.68%로 압도적이고 현대차 1.42%, SK 0.69%, LG 0.47%, 포스코 0.31%, 현대중공업 0.17%, 롯데 0.17%, GS 0.09%, 한화 0.03%, 한진 0.01% 등이었다.

 

매출 늘었지만 순익 줄어… 기업실적 ‘속빈 강정’

[세계일보]국내 기업의 지난해 실적을 요약하면 ‘매출 소폭 증가, 순이익 감소’로 압축된다. 장사는 했지만 실속이 없었다는 얘기다. 또 하나 뚜렷한 특징은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삼성전자와 다른 대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 순이익의 37%를 삼성전자 한 회사가 차지했을 정도다.

◆실속 못 챙긴 기업들

한국거래소·한국상장사협의회는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499개 기업의 지배회사와 종속회사를 하나의 회사로 간주한 연결실적 집계에서 지난해 매출액은 총 1776조1958억원으로 전년보다 7.6%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영업이익은 95조6584억원으로 전년보다 2.00%, 1조9551억원 줄었다. 특히 순이익은 65조78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조8037억원, 6.87% 감소했다.

매출은 늘어나는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경쟁이 심화해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황호진 팀장은 “매출 비중이 큰 전기전자업종이 성장을 주도하고 운수장비·화학제품 등 수출 주도 산업의 매출도 소폭 증가했으나, 세계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철강 등 제품의 단가 하락과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의 상승 여파로 다른 업종 대부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 비교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개별기업 기준 2009년 5.68%에서 2010년 6.96%로 늘어났으나 이후 2011년 5.55%, 2012년 5.10%로 곤두박질쳤다. 순이익률은 3.88%를 기록했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51원의 영업이익과 38원의 순이익을 남긴 것이다.

이조차 지난해 영업이익이 89%나 늘어난 삼성전자를 빼면 더욱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영업이익 상위 20개사 중 전년도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9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기업은 대부분 영업이익 감소율이 두자릿수에 달했다.

◆독야청청 삼성전자와 NHN

우리나라 경제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지난해 더욱 커졌다. 순이익 2∼7위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SK, 포스코, LG화학 등의 순이익을 모두 합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순이익 23조8452억원보다 8595억원 적을 정도다.

삼성전자가 전체 상장사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2009년 19.46%, 2010년 19.95%였다가 2011년 30.73%, 지난해 37%로 계속 오르막길이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9.44%, 부채비율은 76.3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순위에서는 NHN이 독보적이다. 2011년 45.57%에서 지난해 45.32%로 다소 줄긴 했으나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다음은 KT&G 36.88%, 강원랜드 32.24%, GKL 29.14%, 한화타임월드 29.12%, 광주신세계 27.21%, 무학 22.13%, 엔씨소프트 21.25%, 현대홈쇼핑 20.10% 등이 20%대를 넘겼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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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출국 석달 만에 6일 귀국… 이재용 부회장, 보아오포럼서 국제무대 데뷔


(왼쪽부터)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부회장.

李회장, 새 구상 내놓을지 주목

李부회장, 포럼이사 선임될 듯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구미 핵심소재 출하식 참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6일 귀국한다. 지난 1월 11일 하와이로 출국한 지 석 달 만이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이 회장이 이번 주말 귀국한다"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올해 사업 계획과 관련, 새로운 구상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일본에 머무르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회사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에 빠진 사례를 보며 앞으로 삼성의 새로운 먹을거리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그동안 장기 해외 출장 후 새로운 경영 방침을 발표할 때가 많았다. 특히 올해는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고 했던 '신경영 선언' 20주년이 되는 만큼 그룹 전체에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의 2세 경영인들은 대내외적으로 활동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 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오는 6~8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휴양지인 보아오(博鰲)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주도로 만든 이 포럼은 올해가 12회째로 기조연설을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미얀마·페루·멕시코 대통령 등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2일 경북 구미 전자재료 사업장에서 열린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의 핵심 소재 출하식에 참석했다. 이 부사장은 올 초 패션 총괄 담당에서 전사 경영기획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패션뿐 아니라 제일모직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케미컬·전자재료 등 첨단 소재 분야도 직접 챙길 수 있는 자리로 이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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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기류 탄 저비용 항공… 한·일 노선 10% 차지

-저비용 항공, 주 167회 뜨고…

4년 새 수송 실적 13배로 급등, 오사카 노선 4대 중 1대는 LCC… 나고야·후쿠오카 등 취항 경쟁

-대한항공·JAL, 노선 폐쇄 속속

엔저에 日 대형 항공사 직격탄, 실속형 소비 풍조로 수요 줄어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들의 국제선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일 하늘길이 LCC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의 LCC들이 경쟁적으로 한·일 노선에 뛰어들고 있다.

반면 기존 대형 항공사들은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운항을 중단하고 있거나 운항 횟수를 줄이고 있다.

한·일 노선, LCC 비중 10% 넘어

제주항공은 7월 4일부터 인천~나리타(城田) 노선을 매일 2회 운항한다고 발표했다.

전일본공수(ANA)와 아시아 최대 LCC 에어아시아가 합작 설립한 에어아시아재팬도 오는 26일부터 인천~나고야(名古屋)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일본의 첫 LCC 피치항공도 9월부터 부산~오사카(大阪) 노선에 취항한다.

2011년부터 인천과 부산을 기점으로 나리타 노선에 취항 중인 이스타항공에어부산 역시 증편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정기 노선을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을 잇는 두 나라 LCC노선은 나리타·나고야·오사카·후쿠오카(福岡) 등 7개 도시, 10개 노선에 운항 횟수는 주 167회에 이른다.

한·일 노선 전체에서 저비용 항공사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4년 전인 2009년만 해도 LCC의 한·일 노선 수송 실적은 12만명으로 대형 항공사들의 탑승객 993만명에 비하면 1%에 불과했다. 이것이 지난해에는 150만6000여명으로 13배나 늘었다. LCC 점유율도 13.1%로 급증했다.


반면 기존 대형 항공사들의 점유율은 95.4%에서 84.5%로 10.9% 포인트 감소했다. 대표 인기 노선인 오사카의 경우, 지난해 LCC의 시장 점유율이 24.7%였다.

JAL·ANA, 한·일 노선 철수하거나 감편

대형 항공사들은 한·일 노선에서 잇따라 운항 중단을 예고하고 있다. 전일본공수(ANA)는 지난달 인천~나리타 노선의 철수를 발표한 데 이어, 5월 31일까지 각각 주 7회 운항하던 인천~오사카, 인천~나고야 노선도 한시적으로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항공(JAL)은 주 14회 운항하던 김포~오사카 노선 운항 횟수를 주 7회로 줄인다.

주요 원인은 엔화 가치 하락 때문이다.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감소는 우리 국적 항공사보다 일본 국적 항공사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끼쳤다.

ANA가 자회사인 에어아시아재팬이 신규 취항하거나 취항 예정인 나리타·나고야 노선에서 철수하는 점을 보면, 노선 중복의 부담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다.

항공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도 작용했다. 경기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지만, 해외 여행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LCC를 선택하는 것이다.

국내 대형 항공사도 한·일 노선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부터 인천~하코다테(函館) 노선의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2일부터는 인천~나가사키(長崎) 노선도 10월까지 운항을 중단하고, 인천~나리타 노선도 축소 운항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대형 항공사들은 LCC 공세에 맞서 기존 한·일 노선의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스케줄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일본항공의 자회사인 제트스타재팬 취항 등이 예정돼 있는 등 한·일 노선에서 LCC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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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 공급량의 10%는 쓰레기에서 나온다



생활 폐기물·하수 찌꺼기 이용, 고체 연료·바이오 가스 생산

시장 규모 24兆… 年 5%씩 성장… 국내도 20곳 건설했거나 추진 중


인천시 서구 백석동 수도권 매립지에 세워진 '생활 폐기물 고체연료화 시설'은 버리는 생활 쓰레기에서 연료를 만드는 첨단 설비다. 쓰레기 가운데 불에 타는 폐기물을 골라내 압축한 뒤 '고체형 연료(RDF)'를 만든다.

매일 이곳으로 들어오는 생활 쓰레기 1500t 가운데 200t을 처리해 RDF를 생산한다. RDF는 발열량이 국내산 무연탄과 비슷한 수준이다. 화력발전소와 제지공장 등에서 연료로 사용한다. 인천시는 올해 안에 1200t을 추가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 북서부의 전원도시 티스테드시(市)는 버려진 밀짚과 가축 배설물을 태워 난방에 사용한다. 밀짚과 가축 배설물은 태우면 열이 나지만 이산화탄소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티스테드시는 필요한 전기의 20%를 생활 쓰레기와 산업폐기물에서 나온 재활용 에너지에서 얻는다.

최근 2~3년 사이에 쓰레기를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인 '폐기물 에너지화'가 주목받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들이 팔을 걷어붙이면서 보급에 속도가 붙었다.

버리는 쓰레기에서 에너지 생산

각국이 폐기물로 만든 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데는 이유가 있다. 폐기물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여전히 땅에 묻거나 바다에 버린다.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줄면서 지자체들은 공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은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 해 국내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가운데 83.6%는 재활용되지만, 나머지 16.4%는 땅에 묻히거나 소각된다.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 토지를 매입하기 어려운 지자체들은 자연스럽게 폐기물 에너지화에 눈길을 돌렸다.

국내는 인천과 경기, 부산, 광주, 대구, 세종시 등 전국 약 20곳에 생활 폐기물 RDF 시설이 설치됐거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는 올 들어 RDF 제조시설 설치에 나섰다. 올 초 대성그룹 계열사인 대성에너지대성홀딩스, GS건설이 참여한 민간 컨소시엄과 사업 협약을 맺었다. 총사업비 1796억원을 투자, 2015년부터 RDF를 하루 760t 생산하게 된다.

대구시는 생활 쓰레기로 RDF를 본격 생산하면 쓰레기 매립장 사용 기간이 5.8년 늘고, 원유 약 250억원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부섭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RDF를 인근 염색공단과 죽곡지구에 값싸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포스코와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쓰레기를 하루 평균 900여t 이용해 RDF 500t을 만들 계획이다. RDF를 연료로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면 연간 4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재활용 에너지로 달리는 지하철

유럽에선 쓰레기와 폐기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기술 개발에 일찌감치 나섰다. RDF와 함께 음식 쓰레기와 하수 찌꺼기(슬러지)를 이용한 바이오 가스 생산이 활발하다.

'탄소 배출 제로' 도시로 소문난 스웨덴의 함마르뷔 세스타드에선 도심 지하철과 전차에 공급되는 전기 100%를 재활용 에너지에서 얻고 있다. 도시 곳곳의 주유소에서는 음식 쓰레기로 만든 바이오 가스를 차량에 넣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띈다. 유럽연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웨덴에서 발생한 폐기물 중 매립된 것은 1%에 불과했다.

독일은 음식 쓰레기와 가축 분뇨 등이 썩을 때 나오는 가스를 이용해 연료를 생산하는 '바이오 가스 플랜트'가 1980년대에는 75개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선 2000개에 이를 정도로 큰 폭으로 늘었다.

폐기물 에너지 설비 시장 年 5%씩 성장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을 이용해 얻은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10%를 차지한다. 국제해양투기금지협약인 런던협약에 따라 폐기물 해양 투기가 금지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 BCC리서치는 폐기물 에너지화 설비 시장은 한 해 24조원 규모로, 해마다 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폐기물 에너지는 비용 대비 생산성이 풍력의 3배, 태양광의 11배로 전망도 매우 밝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난해 펴낸 신재생에너지 백서에 따르면 현재 폐기물 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의 70%에 이른다. 20년 뒤에도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기후변화산업환경과장은 "쓰레기 문제를 줄이고 에너지 비용도 줄이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거둘 수 있어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을 계속 확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성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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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지고도 파는 '착한 기업들'

[세계일보]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 아들을 둔 김사랑입니다. 희소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햇반 저단백밥’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이 앞으로도 계속 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CJ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말 CJ제일제당 회장실로 배달된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일부 식품업체가 소수의 희귀병 환자를 위한 ‘특수식품’을 만들어 소외계층에 한가닥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사업성이 거의 없어 적지않은 손실을 감수해야 하지만 희귀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 에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희귀병 환자 200명만을 위한 햇반을 생산하고 있다.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선천성 대사질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이다. 단백질 함유량이 일반제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제품은 체내에 단백질 대사 과정에 필요한 효소들의 일부가 부족해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희귀질환자를 위해 개발됐다. 페닐케톤뇨증 질환자들은 단백질 속에 약 2∼6%가 포함돼 있는 페닐알라닌을 대사시키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돼 저단백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이 저단백밥 제품 개발을 위해 투자한 비용은 약 8억원이다. 하지만 연간 매출액은 5000만원 미만이고 제조 원가로 공급해 생산할수록 손해지만 중단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동휘 CJ제일제당 부사장은 “햇반 저단백밥은 특수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제품으로, 햇반의 기술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희소난치병 아기를 위해 현재 국내에 수요자가 17명에 불과한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선천성 대사이상의 일종인 메틸말론산혈증(MMA)과 프로피온산혈증(PPA)을 앓는 아기를 위한 분유인 ‘MPA 2단계’가 바로 그것. 수요가 적어 제품 개발비를 제외하고도 MPA 2단계 생산으로 연간 1억4000만원 정도 손실이 발생한다.

남양유업도 소아뇌전증(간질)을 앓는 어린이를 위한 치료용 특수분유 ‘케토니아’를 생산하고 있다. 난치성 뇌전증의 발작 증세를 멈추고 장기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케톤생성 식이요법’을 환아들의 가정에서 편리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액상 형태로 개발해 영유아 환자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 특징이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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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재능기부에 中企가 웃는다


삼성증권 회사 재무컨설팅-임직원에 자산관리 상담

CJ그룹 “해외진출 돕자” 서류-상품 국제특송 할인

대형병원 건강검진 할인, 리조트 세미나시설 제공

[동아일보]

삼성, CJ 등이 ‘재능기부’를 통해 중소기업 돕기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대기업들이 본격 나서고 있는 것.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증권이 나섰다. 삼성증권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중소기업 회원 13만 개 사를 대상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CJ그룹은 CJ대한통운을 통해 중소기업 물류지원에 나설 예정이며, 서울 강남의 한 대형 병원과 리조트 회사 등도 건강검진 할인과 워크숍·간담회 장소 제공 등으로 사회 여러분야에서 중소기업 지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삼성증권 무상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삼성증권은 대한상의와 협의해 중소기업을 선정한 뒤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상의 회원 중 중소기업은 약 95%.

삼성증권이 중소기업과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다. 임직원에게 일대일로 자산 관리를 해줘 노후에 대비할 수 있게 해주고, 중소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최고경영자(CEO) 개인 컨설팅을 통해 기업승계 컨설팅도 진행한다.

삼성증권이 중소기업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이유는 중소기업 임직원 대부분이 사내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고 노후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김현민 대한상의 회원관리팀 차장은 “저성장기조가 이어지며 회사 CEO부터 말단 직원까지 경제적 불안을 느끼는 중소기업이 많다”며 “삼성증권 같은 대기업이 직접 나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그동안 중소기업 임직원을 위한 자산관리 세미나를 열었지만 비용이 세미나를 한 번 여는데 300만∼400만 원이나 돼 운영에 애로를 겪었다.

한정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이 비용 때문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중소기업과 상생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 대기업 ‘재능기부’ 줄 이어

다른 대기업의 참여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CJ대한통운은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물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CJ대한통운을 통해 상품이나 국제서류를 해외로 보내면 특송비를 할인해줄 예정”이라며 “중소기업이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행보는 대한상의가 아니라 대기업이 먼저 시작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삼성증권은 2월 초 대한상의에 먼저 연락을 해왔다.

이에 앞서 은행권도 중소기업 돕기에 나섰다. 1월에는 외환은행이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환 위험 관리를 돕겠다고 밝혔다. 2월에는 국민은행이 중소기업이 금융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할인해주겠다고 나선 바 있다. 지난달에는 중소기업이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 입찰정보를 반값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도 진행됐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경영학)는 “친중소기업 정책을 지향하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규제를 피하거나 과징금을 피하는 등 수동적인 방식으로 중소기업과 상생을 도모했다면 앞으로는 대기업이 능동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상의에는 이 밖에 서울 강남의 한 대형 병원이 건강검진을 할인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한 리조트 회사는 회의나 세미나를 위한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대용 숭실대 교수(벤처중소기업학)는 “대기업이 재능기부와 더불어 사업 영역의 일부를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것도 좋은 중소기업 육성책”이라며 “앞으로 대기업의 유통과 애프터서비스(AS)망을 중소기업과 나눠 사용하는 단계로 상생이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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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차·차세대 아이폰 이미 개발했다"애플 대관담당 임원


▲ 애플 '아이폰5'

6월중 아이폰5S 공개,7월 판매설 나돌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2011년 사망한 애플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차세대와 차차세대 등 2개 세대 아이폰을 이미 개발해 놓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폭스뉴스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 가스콘 샌프란시스코 검찰총장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자주 발생하는 휴대전화 절도와 관련해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무선사업자들과 면담하고 애플의 대관업무 담당 마이클 폴크스(Micahel Foulkes)도 만났다.

가스콘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가진 인터뷰에서 절도된 기기를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스위치를 채용하는 등의 해결책에 적극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폴크스는 가스콘에게 애플은 이미 잡스 생전에 향후 2개 세대 휴대전화를 이미 개발해 놓았기 이같은 장치를 추가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폴크스는 “그들(차세대 휴대전화)이 팀 쿡보다 먼저 나왔다”고 말했다고 가스콘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신 애플 관련 루머는 오는 6월 ‘아이폰5S’를 공개하고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아이폰 5S는 A7 프로세서를 채택하고 업그레이드된 카메라,지문칩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8월에 보급형 아이폰이 인도나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출시한다는 소문도 있으며, 시계형 스마트폰을 올해 중에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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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피카소든 뭐든…" 세계 짝퉁유화 60% 그려내는 中 마을

최형석 특파원
물감 냄새 물씬 '다펀유화촌'

- 8000여명의 畵工들이 매년 600만장 그림 생산, 年 매출만 6300억원 달해

"名畵, 100만분의 1 값에 모셔요"

- 고흐·모네·클림트 模作들 널려… 車라인처럼 스케치·색칠 분업

"원하면 해외로 배송도 가능"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 안 두 평(6.6㎡) 남짓한 작업실에서 화공(畵工) 후잉(胡瑩)씨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무릎이 벽에 거의 닿아 팔만 겨우 놀릴 만한 공간에서 이젤도 없이 나무판에 압핀으로 고정한 캔버스에 손바닥만 한 사진 속 정경을 유화(油畵)로 옮겨 담는 중이다.

1일 중국 최초 경제특구 선전(深圳)시 근교 다펀유화촌(大芬油畵村) 풍경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향기가 아름다운 유화 마을'은 세계 짝퉁유화의 60%를 '생산'해 내는 세계 최대 유화 작업 지구다. 화공 8000여명이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12시까지 그림을 연간 600만장 '찍어내듯' 생산한다. 일부 작업실에선 자동차 생산 라인처럼 스케치와 색칠 등 분업이 이뤄진다.

이 마을이 생산하는 작품의 절반은 클림트·고흐·모네·피카소 등 서양 유명 화가 작품의 모작(模作)이다. 후잉씨의 작업실 벽에도 클로드 모네의 '인상-해돋이' '수련' 등이 잔뜩 걸려 있다. 비전문가로선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운 모사 솜씨다. 후씨가 그린 '수련'은 350위안(약 6만원) 정도로, 작년 뉴욕 경매 당시 '진품 수련'의 낙찰가 4380만달러(약 490억원)에 비하면 82만분의 1 수준이다. 갤러리 입구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고흐의 '해바라기' 등 유화 명작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 지도자 등의 초상화가 쌓여 있다. 크기도 손바닥만 한 것부터 폭 10자(3m)까지 다양하다.

 

이곳 화공 자오샤오융(趙小勇)씨는 "사진만 주면 초상화를 그려 즉석에서 액자를 맞춰 주고 해외 배송까지 해준다"고 말했다. 독일 관광객 사이먼 트림본씨는 "작업을 직접 보면서 흥정을 통해 원작 감정가의 100만분의 1 값에 그림을 사는 재미가 있다"며 만족했다. 중국인들의 소득과 안목이 높아지면서 서양 명화 모작보다 중국 내부 풍경화에 대한 기호가 늘고 있고, 글로벌 금융 위기 영향으로 최근 매출이 감소했다고 한다.

유화촌 화공 상당수는 정통 미술학도 출신이다. 2010년 이곳 출신 청년 화가 허융싱(何永興)과 황성셴(黃勝賢)은 중국 유화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2010년 다펀유화촌의 그림 총매출은 35억위안(약 6300억원)으로, 이 중 50%는 중국에서, 나머지 50%는 해외시장에서 발생했다. 다펀유화촌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40여개국으로부터 바이어가 오고 있고 최근 한국·일본 등 아시아 바이어가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선전(深圳) 다펀유화촌에서 1일 한 화공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명 작품의 모작(模作)이 주변에 쌓여 있다. 다펀유화촌은 화공 8000여명이 연간 600만점 그림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엔 매출 규모가 50억위안(약 9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형석 특파원

 

중국 정부는 2015년 이곳 매출 규모를 50억위안(약 9000억원)으로 기대한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작품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홍콩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신성원씨는 "한국인들은 음식점·호텔 장식용으로 대량 주문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펀촌은 주민 300여명이 주로 농사를 짓던 마을이었다. 1989년 홍콩 화상 황장(黃江)이 화공 20여명을 데리고 그림 공장을 세운 이후 낮은 임대료와 임금, 물류 중심지 홍콩과 접한 입지 덕에 사업이 번성하자 다른 화상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정부 지원이 더해지면서 1998년 유화를 주문·제작·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춰, 현재 2㎢ 터에 1100여개 유화 작업실과 갤러리가 모인 상업미술의 메카가 됐다. 중국 정부는 2004년 이곳을 '문화산업시범기지'로, 2006년 '중국에서 가장 창조적인 산업 지역'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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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만족도 높고 이직률 낮아…매출 증가율도 일반기업 두배

기업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가족친화경영’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가족친화인증 기업들의 생산성ㆍ수익성ㆍ안정성 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미영(39ㆍ여) 씨는 최근 출근길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회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차근무제를 이용해 오전 10시30분까지 출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워킹맘이 아침마다 ‘출근전쟁’을 치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씨는 “집과 회사가 멀어서 출근 시간이 족히 2시간은 걸리는데다가 아이까지 챙겨야 해 아침마다 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시차근무제를 이용해 출근시간을 당기거나 늦출 수 있게 돼 출퇴근길이 편해졌다”면서 “요일별로 출근 시간을 달리 지정할 수도 있어 개인 사정에 따라 효율적인 근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족친화인증 기업들은 대부분 탄력근무제도, 시차근무, 결혼ㆍ출산 장려, 양육지원, 부양가족 지원 등 가족을 고려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까지 가족친화복지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ㆍ실시하는 이유는 사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 생산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08년 11개에 불과하던 가족친화인증 기업이 지난해 253개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중소기업은 76개에 달한다. 실제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족친화복지서비스를 시행한 후 수익성과 매출 증가액 등이 개선되는 변화를 나타냈다.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가족친화제도 확산을 위한 기업성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친화기업으로의 변화 이후 매출액 증가율은 37.1%로 일반기업(20%)보다 높게 나타났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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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SW 인력난` 산학관 협력 구조적 해법 찾아야



시장수요 비해 공급 달려… 작년 미충원 인력 30% 달해

정부 주도 산학협력 모델 확대 맞춤형 실무 인재 키워야

사회 인식ㆍ처우 개선 등 미래 대비한 장기적 대책 절실


■ SW가 미래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창조경제'가 화두다. 정부와 업계는 창조경제의 중심에 소프트웨어(SW)가 있다는 점에 이견을 달리 하지 않는다. 그러나 SW의 근간을 이루는 `사람'에 대한 얘기는 전무하다.

이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정부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현재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가 `SW 인력 유치'라는 사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창조경제를 이루고 SW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SW 산업의 인력구조에 대한 현실을 돌아보고 SW인력난을 해결할 대책마련에 산-학-관이 적극 나설 때다.

◇SW인력구조의 현실..답이 안 보인다=우리나라 SW산업 종사 인력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SW산업 종사자는 2005년 11만명에서 연 평균 8.4%씩 증가해 2011년에는 17만명 규모까지 이르렀다.

경제 위기 상황인 2008년에도 전년도에 비해 12%나 종사자가 증가했다는 점은 SW산업이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인력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 종사자 증가만으로 SW인력 상황이 나아졌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외양은 팽창하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기 때문이다.

2011년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SW인력 수급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으로 SW분야 인력은 5796명이 부족했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만1990명의 고급 인력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역시 SW기업들의 SW개발 전문가의 미충원 인력비율이 28.9%에 달하는 등 시장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저조한 상황이다.

SW인력의 주요 공급원인 대학의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SW 및 전산학과 졸업생(6465명)은 2011년(6719명)에 비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마저도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은 졸업생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망돼 수요 대비 공급이 못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서울대, 포스텍 등 국내 4개 주요대학의 SW전공자 졸업생도 2007년 297명에서 2010년 159명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고급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같은 인력부족 현상은 SW산업의 90% 이상을 형성하고 있는 중소기업에서 더욱 심화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점차 SW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또다시 인력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 국내 SW중소기업 대표는 "예전에는 대기업들이 스마트폰, 앱 개발 등 이슈가 되는 특정분야 인력만 스카웃을 했는데 최근에는 일반 SW개발단계에서부터 응용 SW분야까지 스카웃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에게는 우수 SW인재 한 명이겠지만, 중소기업에게는 사업의 사활을 책임지는 중추 인력"이라며 갈수록 대기업의 인력 스카웃 강도가 세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SW인력 실타래 풀기..산-학-관 제 역할 다해야=얽히고 설킨 SW인력 구조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풀어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학-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업계는 강조한다.

우선, SW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부가 주축이 돼 산업과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0여년간 SW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꾸준히 진행했다. 지난 5년간(2006년∼2010년) IT인력양성에 투입한 금액은 4900억원(출처: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달하며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에서만 1550억원을 IT인력양성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부처간 예산 중복과 애매한 역할 정립은 문제 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 정부에서 SW인력 관련 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초ㆍ중ㆍ고등교육), 지경부(기술교육), 노동부(노동자 재교육) 등 5개에 달했다. SW인력양성 정책과 지원이 교육현장에서부터 산업, 재교육까지 하나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201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모여 범부처 인력양성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과위가 폐지되면서 범부처 인력 양성 대책 마련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SW인력 구조의 문제점을 풀기 위해선 정부의 의지 못지 않게 산업계와 학계의 노력도 중요하다.

이중에서도 최근 좋은 성공 모델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산-학-관 협력은 기업이 스스로 맞춤형 SW인력을 양성하고 대학이 공급기관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SW인력 미스매칭(수요와 공급간의 괴리)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경부가 2008년부터 추진했던 `고용계약형 SW석사과정 지원사업'은 중소기업 맞춤형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등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반응에 힘입어 9개 대학지원에서 12개 내외로 올해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과 무관하게 삼성, KT, NHN 등 대기업들도 성균관대, 한양대, 한국교육기술대학교 등과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커리큘럼 공동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고등학교 과정까지 내려와 최근 KTDS는 신입사원 30여명을 미림마이스터고 1회 졸업생들로 선발하기도 했다.

미국이 SW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20년간 줄기차게 진행해온 산-학 협력에 있다. 다소 늦었지만 최근 탄력 받는 국내 산학협력 모델이 확산,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산-학 협력이 더욱 탄력 받기 위해서는 대학교육 현장의 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논문실적과 연구중심으로 대학교수들이 평가받는 현실에서 실무중심의 교육은 나오기 어렵고, 실무가 뒷받침되지 않은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적성을 찾거나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으로 수혈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 회장은 "대학에서 학자를 키우는 연구지도의 역할도 있지만 SW분야는 산업계 수요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는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중요하다"며 "10년 전 중국이 지금 우리나라와 같은 SW인력 위기에 처했을 때 정부에서 전국 30여개 대학을 선정해 교육과정 개선작업에 들어간 결과 매년 100% 가량 현장에 취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SW에 맞는 대학교육 과정과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SW인력, 미래를 대비하라..장기적 비전 중요=SW가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분야로 부상하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도 SW인력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분야�� 휴대폰, 전자, 자동차, 조선 등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SW인력 구조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에서 그쳐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국내 SW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장기적 비전을 가진 SW인력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적 비전이 필요한 분야로 `사회 인식 변화'와 `처우 개선'이 대두된다.

미국의 경우 SW인재의 평균 초봉이 다른 직종 대졸자 평균 초봉의 2배인 10만달러(약 1억원)에 육박하지만 우리나라 대형 IT업체들의 초봉은 최대 4000만원선에 불과하다. 강소국가로 꼽히는 루마니아는 우수인력을 SW분야로 유인하기 위해 다른 산업 대비 2∼3배 이상 높은 임금을 주고 있고, SW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세금 혜택을 부여하는 등 SW 인력확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전적인 대우뿐 아니라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우수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세탁시설부터 애견센터까지 직원 복지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과 기업의 노력이 장기적으로 뒷받침돼야 향후 SW분야로 고급 인재들이 몰리고, 이들이 현장에서 우수한 SW를 만들면서 SW산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형 KAIST교수는 "미국과 선진국에서 제일 좋은 일자리로 대우받는 SW개발자가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안 좋은 일자리로 취급받는데는 사회 인식과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쉽지 않겠지만, SW업계에 좋은 인력이 계속 모이기 위해서는 SW일자리가 사회적으로 대접받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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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광고비 100만원 쓸 때 애플은 25만원"

삼성, 2009~2012년 애플의 평균 4배에 이르는 광고 비용 투입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광고 비용을 100만원 쓸 때 애플은 25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시장조사기관 아심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09~2012년 4년동안 애플의 평균 4배에 이르는 광고 비용을 투입했다.

2012년 기준으로 애플은 10억달러, 삼성전자는 4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광고 비용을 사용했다. 2009년에는 애플이 5억달러 삼성전자가 22억달러, 2010년에는 애플이 6억5000만달러 삼성전자가 28억달러, 2011년에는 애플이 9억달러 삼성전자가 26억달러 가량을 썼다.

삼성전자는 광고 비용을 제외한 판매 촉진 비용, 임금, 서비스, 운송, 보증 등에서는 애플과 비슷한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마케팅 예산은 120억달러에 이르러 애플,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 델, 코카콜라를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예산에는 광고, 판매 촉진, 홍보 비용 등이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 지출을 확대하면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고 소비자의 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스마트폰 제조사간 하드웨어 기술 격차가 좁아지면서 기업들이 올해도 마케팅 비용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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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파워 유튜브, 국내 동영상 시장 '블랙홀'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업체인 유튜브가 국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국내 2위 업체인 아프리카TV가 유튜브와 거의 대등하게 경쟁해 왔으나 최근 그 격차가 두세 배로 벌어졌다. 인기 있는 동영상 콘텐츠가 유튜브로 몰리며 나타난 현상이다.

◆유튜브, 동영상시장 독점 심화

온라인사이트 시장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유튜브의 지난 2월 한 달간 페이지뷰는 2억1934만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억6564만건)에 비해 32.4% 늘었다.

반면 2위 업체인 아프리카TV는 이 기간에 33.3%(1억1407만건7608만건) 줄었다. 3위인 판도라TV도 10.3%(3777만건3387만건) 감소했고 4위 엠군 역시 31.2% (1003만건690만건) 줄었다. 유튜브가 블랙홀처럼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을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의 경쟁력은 인기 콘텐츠가 많다는 것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2월부터 SBS KBS MBC 등과 제휴해 예능과 드라마 서비스를 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음악기획사와도 손잡고 소속 가수들의 공연 영상과 인터뷰를 내보내고 있다.

올 들어서도 유튜브는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달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와 함께 인디음악 전문 채널을 유튜브 안에 개설했다. EBS와는 교육 다큐멘터리 어학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휴를 맺었다.

유튜브는 네이버와 아프리카TV가 주도해 온 프로야구에도 뛰어들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스포츠 전문 케이블TV '스포TV'를 유튜브 안에 개설, 프로야구 전 경기를 고화질(HD)로 중계하기로 했다. 프로야구 시청자 수는 지난해 4억4700만명에 달할 만큼 큰 시장이다.

◆콘텐츠 제공업체들 몰려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유튜브로 몰려드는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취미로 만드는 동영상 콘텐츠(UCC)만으로는 광고주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전문 방송사와 음악채널 콘텐츠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박성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융합정책연구부장은 '유튜브가 주로 갖고 있는 UCC는 광고주의 눈높이를 맞추기에 부족함이 많았다'며 '광고 수주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시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유튜브가 세계 수억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수익 배분 모델이 잘 갖춰져 있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튜브에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시청자 쏠림이 나타나고, 이것이 더 많은 콘텐츠를 끌어들여 더 큰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국내 업체들 반격 시도

유튜브에 밀린 국내 동영상 서비스업체들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개인방송'과 '동영상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회사 이름을 아예 '아프리카TV'로 바꿨다. 올 1월 설립한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그랙텍은 '곰TV 시즌2'를 선언했다. 유튜브처럼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소셜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그래텍 관계자는 '서비스 개편으로 국내 동영상 서비스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도라TV도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 2월 '젤리캠'을 내놓았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간편하게 편집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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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돌풍 NHN은 어떻게 日서 성공했나


한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NHN의 일본 자회사 NHN재팬이 만든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은 일본제인가 아니면 한국제인가. 이 주제는 한때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흥미있는 논쟁거리였다. 일본에서 만들어졌으니 당연히 일본산이라는 의견과 본사가 한국이라면 한국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맞붙었다. NHN 일본 자회사의 사장은 일본인이고 라인의 개발자들도 일본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은 서울의 NHN 본사였다.

라인, 일본인 직접 개발해

라인은 지난 1월18일자로 가입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2011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7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이뤄낸 기록적인 성공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페이스북보다 가입자 수 증가속도가 빠르다고 자랑하고 있다. 더구나 순수한 일본 국내 이용자는 4000만명에 불과하고 오히려 아랍권이나 남미, 그리고 유럽에서 많이 이용한다고 일본 언론들은 설명하고 있다.

일본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라인을 쓰고 있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비추고 있다. 마치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형국이다. NHN재팬은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아예 회사 이름을 이달부터 라인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명목상 일본제라고 하지만 뭔가 개운치 않아 하는 분위기는 일본 열도 곳곳서 감지된다.

한국 안에서는 라인을 쓰는 사람이 드물다. NHN은 한국에서 만들어 쓰고 있던 메신저를 일본에 수출한 것이 아니다. 한국보다 메신저 수요가 많을 것으로 분석된 일본을 겨냥하고 처음부터 일본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개척했다. 일본인에게 개발을 맡겨 일본 소비자들의 생활습관이나 그 저변에 깔린 문화를 집어넣었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등을 대폭 강화했다. 이것이 성공 포인트였다고 한다. 아랍권이나 남미, 유럽에서 통한 것도 이들 지역의 일본풍 향수에 적잖이 힘입었을 것이다.

고어텍스는 원래 전기 절연제품의 소재였다. 하지만 고어텍스의 창안자인 월버트 고어의 아들 로버트 고어는 이 절연물질에 강력한 방수물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물질을 이용해 방수전용 소재인 고어텍스를 만들었다. 이 소재는 처음엔 텐트 덮개로 사용했으나 우주복이나 치과용 실, 의료용, 등산복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으로 알려진 실데나필 역시 영국 화이자연구소의 제약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고혈압 치료용 혈관확장제였다. 그런데 임상실험 결과 고혈압은 약간 개선되는 데 그쳤지만 의외로 발기부전에 큰 효과가 나타났다. 화이자는 이렇게 발기부전제라는 의약생태계를 창출했다.

기술혁신보다 생태계 창출 관건

라인, 고어텍스, 비아그라의 공통점은 기술 혁신보다 새 시장과 생태계를 창출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역시 어떻게 보면 신기술 혁신보다 데이터 처리기술과 통신기술을 융합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다. 순수한 새 기술로 완전한 새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은 많은 기업들의 로망이자 꿈이다. 그러나 완벽한 새 기술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는 있다. 이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창조경제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와 창조적 생태계 조성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생태계가 지금까지는 없던 전혀 새로운 무언가에서만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관점을 바꾸고 적응하려는 몸부림의 과정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진다.

오춘호 논설위원·공학博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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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실패·회장 거취… 우리금융 '뒤숭숭한 12살 잔치'

2일 12세 생일을 맞은 우리금융지주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잔치를 벌였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취임 후 이팔성 회장의 거취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데다, 잇따른 민영화 실패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창립 12주년 기념식에서 "우리금융은 2001년 4개 자회사로 시작해 현재 13개 계열사를 가진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이뤄내 국내 금융지형을 변화시키고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 회장의 말대로 우리금융의 몸집은 날로 커지고 있다. 10년 전 카드대란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고 은행에 합병됐던 우리카드가 전날 독자법인으로 재출범 했고 최근엔 금호종합금융 인수도 추진 중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총자산은 410조5,000억원, 당기순익도 1조5,836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외적 성장만큼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 2001년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투입한 이후 12년이 흘렀지만 우리금융의 대주주는 여전히 56.97%의 지분을 가진 정부다. 2010년부터 민영화가 추진됐지만 세 차례 무산되면서 공적 자금 회수 실패는 물론, 정권에 휘둘리는 조직으로 변질됐다.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매년 발생하는 채권 이자만도 2,8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이 끊임없이 민영화를 강조하는 데에는 이런 굴레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 인사 때가 되면 청탁이 끊이지 않고 줄대기 관행이 널리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민영화 작업 재개 등 우리금융을 향해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것이다.

하지만 민영화 추진에 앞서 회장의 거취부터 분명해 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회장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 1년여나 남아있지만 전 정권에서 발탁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퇴진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민영화 재추진은 선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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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유동성 위기… 강덕수(STX그룹 회장), 채권단에 SOS



[자금난 돌파할 해법으로 '채권단 자율협약' 선택]

채권단 자율협약은 - 워크아웃 직전 단계에서 자금 흐름 위험할 때 맺어

수주해도 건조할 자금 부족, 협력업체 피해 막으려는 조치

강덕수 회장의 승부수 - 경영권 유지 가능하고 영업활동에도 큰 지장 없어


재계 14위인 STX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이 조선업 불황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의 여파로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워크아웃 직전 단계에서 자금 흐름이 위험한 수준일 때 맺는 것이다.

STX조선은 2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자율협약 체결을 수용하면 STX조선은 앞으로 1년 동안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 부채 상환 유예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승부수 던진 강덕수 회장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과 맺는 일종의 신사(紳士) 협정이다. 채권단은 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자구(自救) 노력과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 자율협약은 워크아웃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가 강화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저(低)강도 워크아웃이라 할 수 있다.

자율협약 신청은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던진 승부수다. STX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조선·해운업 불황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STX그룹이 현재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은 약 12조원 규모이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1조원 안팎이다. 강 회장 입장에선 주력사가 일시적으로 채권단 관리·감독 체제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은 부담스럽지만, 경영권 유지나 영업 활동에 큰 지장이 없다는 점에서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해도 건조자금 부족… 협력업체 보호 위한 조치"

STX조선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직접적 원인은 조선(造船)경기 악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선사(船社)가 상선 신규 발주를 줄이면서 조선업계는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려 왔다. 수요 감소로 선박 가격도 폭락한 상태다. 컨테이너선·벌크선 등 주요 상선 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50% 가까이 떨어졌다. 신규 수주에 성공해도 적자만 면하면 다행인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선박 대금 지급이 '헤비 테일'(heavy tail) 방식으로 바뀐 것도 악재(惡材)로 작용했다. 과거엔 선박 대금을 20%씩 5회에 걸쳐 나눠 받았지만, 요즘은 초기 4회는 10%씩 받고 막판에 60%를 한꺼번에 받는다. 이런 여파로 STX조선은 2010년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8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계에선 조선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꺼리는 금융권의 행태도 위기를 조장한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건조 초기 단계엔 철강재 구매 등을 위해 막대한 운영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융권은 금융위기 이후 지원 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조선소에 대한 금융 지원을 꺼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박을 수주해 놓고도 운영자금 지원을 못 받아 도산 위기에 빠진 조선소가 속출했다. 성동조선·SPP조선 등 중견 조선소가 줄줄이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갔거나 파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조선소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지원에 나서는데 우리나라는 부실 발생에 따른 책임 소재를 따지며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해운업 지원을 위한 선박금융공사가 하루빨리 설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STX조선은 자율협약 신청이 수주한 선박마저 건조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6만여명이 근무하는 1400여개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3만5000명에 달하는 STX조선 직원의 고용 유지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STX조선은 "수주 잔고만 159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앞으로 조선 시장이 회복되면 자율협약 조기 졸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기홍 기자]

 

질주하던 STX그룹 ‘내리막’… ‘성공신화’ 강덕수 회장 기로에

STX그룹은 조선·해운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재계 13위(공기업 제외)의 대기업집단이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 집계를 보면 STX는 계열사 21개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총액 24조5340억원, 자본총액 6조6790억원, 부채총액은 17조8540억원이다. 지난해 그룹 매출은 11조962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4130억원으로 국내 2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하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평범한 신입사원으로 출발, ‘샐러리맨 성공 신화’의 상징이 돼온 강덕수 STX그룹 회장도 기로에 서게 됐다.

STX는 강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급성장했다. 조선경기가 최고의 황금기를 누린 2008년까지는 조선소에 빈 도크가 없어서 배를 못 만들 정도로 수주실적이 좋았다.

그러나 2008년 말 세계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성장 일로를 달리던 그룹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TX조선해양은 조선경기가 좋았던 2007~2008년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2011년엔 매출 11조962억원, 영업이익 595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선박 발주가 급감한 결과가 반영된 지난해 실적은 매출 6조2212억원, 영업손실 4476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대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적자도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 1위의 벌크선 업체지만 지난해 매출 4조9195억원, 영업손실 1964억원을 냈다. 해운경기가 좋았던 2008년 67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내던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부채규모도 4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주력 계열사들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강 회장은 지난해부터 주요 계열사를 팔거나 합병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해외 자회사이던 STX OSV의 지분 50.75%를 전량 매각했고, STX중공업 지분 24%와 STX에너지 일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1조13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STX조선,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 구조조정 예상


ㆍ작년 6000억 손실… 유동성 위기로 수주 못해

ㆍ계열사 팬오션 매각 실패에 그룹 자금난 악화

조선경기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 자금이 부족해 새 선박을 수주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채권단에 공개적으로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 4대 조선사 중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한 것은 STX조선해양이 처음이다.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TX그룹은 불황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주요 채권단과 회의를 열고 협약체결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STX조선해양 측은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유와 협약체결 이후 구조조정 방안 등을 제시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협약체결 여부에 대해 각 채권기관들이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주 중으로 자율협약을 체결해 공동관리를 할지 여부를 서면결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STX조선해양이 도산하는 최악의 경우 채권단의 손해가 크다는 점을 들어 자율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된 것은 융통할 자금이 부족해 새 선박을 수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경기가 수년째 불황을 맞으면서 선수금을 받고 배를 짓기가 힘들어진 게 현실이다. 새 선박을 수주해 제작하려면 일정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STX조선해양이나 모기업인 STX그룹 모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자금을 댈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다른 대기업처럼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여력을 가진 금융 계열사를 소유한 것도 아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리먼사태 이후 상선시장 불황에 따른 선박가격 하락, 선박대금 결제조건 악화,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회사채 발행의 어려움 등으로 경영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며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고 종업원 고용유지를 위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물러난 것도 자율협약 신청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STX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공개매각을 추진해왔다. 업계에서는 공개매각이 불발될 경우 강 전 회장이 산은으로 하여금 STX가 보유한 STX팬오션 지분을 인수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럴 경우 STX는 팬오션 매각을 통해 3000억~4000억원가량의 자금 확보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강 전 회장이 퇴임한 데다 최근 공개매각까지 실패로 끝나면서 자금난이 더 심각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STX조선해양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3만50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이나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자율협약을 통해 대외 신인도가 추락하면서 신규 선박 수주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일거리가 줄면서 현재 1400개에 이르는 협력업체들이 영향을 받아 조선업계 전체에 미치는 파장도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협약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더라도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STX조선해양이 주로 수주한 상선 부문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규 발주물량이 과거의 절반 수준도 채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등 다른 대형 조선사의 경우 선박 수주가 끊긴 대신 해양플랜트나 드릴십 등 해양 부문에서 실적을 메우고 있다”며 “STX조선해양의 경우 해양 부문 수주가 안돼 상선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단기간에 실적을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을 통해 채권단이나 협력업체, 종업원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STX조선해양은 수주 잔액만 159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4대 조선소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향후 조선시장이 회복되면 자율협약 조기 졸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단 자율협약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기업이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단이 시행하는 지원정책을 말한다. 협약이 시작되면 필요에 따라 기존 채권의 만료기간이 유예되거나 기업 운영에 필요한 긴급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기업이 경영권을 유지한 채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워크아웃과 구분된다. 자율협약을 맺은 기업은 자산 매각, 경영 효율화 같은 자구노력과 채권단이 요구하는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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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비자 마음을 읽어라


National Brand Awards 2013

글로벌 경제시대에 브랜드의 가치는 기업의 경쟁력 그 자체가 되고 있다. 브랜드는 이제 기업을 대표하는 가치와 제품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결정하고 있다. 친숙한 브랜드나 고품격으로 인정받은 브랜드의 기업신뢰도는 더욱 높아진다.

브랜드의 파워는 국경을 뛰어넘고 때로는 제품의 품질보다 더 영향력을 발휘한다. '애플'과 '삼성'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이폰'과 '갤럭시'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기업의 이미지를 대표하고 있다.

예전의 기업들이 제품의 마케팅에 주력한 것과는 달리 요즘의 기업들은 브랜드 마케팅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만큼 브랜드 파워는 곧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그 흐름을 놓치면 자칫 다시 승자가 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비근한 예로 몇 년 전까지도 시장을 지배했던 기업이 추락하는 신세가 되는가 하면, 브랜드 파워만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구글, 삼성 갤럭시 등이 그 예다.

시장의 흐름이란 소비문화의 패턴이며, 제품력이나 브랜드 파워는 결국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National Brand Awards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국내외 시장의 흐름 속에서 국가 산업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를 선정해 시상하는 제도이다.

이 상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유도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기 위해 제정, 시행되고 있다.

소비자설문조사 반영, NCI 지수 적용으로 객관적인 브랜드 평가 'National Brand Awards 2013'은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앙일보가 후원하며, 4월 3일 롯데호텔에서 시상식을 거행한다.

수상브랜드 선정에는 사전기초조사를 통해 선별된 기업 및 지역의 상위브랜드를 대상으로 지난 2월 1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소비자설문조사를 반영했다.


설문조사는 지역, 연령, 성별, 인구비례에 따른 가중치가 적용됐으며 총 표본수 1만2000명을 대상으로 경영주체의 브랜드 경쟁력을 인지도, 대표성, 만족도, 충성도, 글로벌경쟁력, 브랜드 종합호감도 등을 측정한 후 각 브랜드의 조사항목별 상관관계를 분석한 뒤, 가중치를 도출하고 가중합산하는 'NCI지수(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모델을 적용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끌어냈다.

산업부문과 지역부문의 브랜드를 망라한 이번 NBA조사결과 산업부문에서는 대한항공, KB금융그룹, SK텔레콤, LG트롬, 삼성 갤럭시 등이 연속수상브랜드로 선정되었으며, 지역브랜드 중에서는 경기사이버장터, 고창복분자 선연, 무한돌봄 등이 연속수상브랜드로 선정됐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브랜드로 제주감귤, 옥천포도, 굿뜨래와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 등이 선정됐다.

National Brand Awards… 소비자 1만2000명 참여

2249개 브랜드 조사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National Brand Awards(국가브랜드대상) 수상 브랜드를 살펴보면, 기업, 제품, 서비스, 유통,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주요 산업이 총망라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우리나라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수축산식품 브랜드를 특별부문에 포함하여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급 브랜드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2013년 국가브랜드대상 수상 브랜드 선정 과정에 총 2249개의 브랜드가 조사대상에 포함되었고, 전국의 소비자 1만2000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브랜드 평가는 브랜드 인지도, 대표성, 만족도, 충성도, 경쟁력 및 종합 호감도 등 다양한 평가 지표를 포함한 'NBA경쟁력지수(National Brand Awards Competitiveness Index)'를 활용하였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샘플과 신뢰성있는 평가지수를 활용하여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였다.

올해 국가브랜드 대상에 선정된 브랜드의 면면을 살펴보면 좋은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혜성처럼 나타나는 샛별이 아닌,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을 거쳐 성장해 온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수상한 브랜드는 국내 최고의 브랜드 또는 지역 특산품을 넘어 외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국가대표 브랜드가 되기를 기대한다.

서구원 심사위원장 한양사이버대·광고미디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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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특유 경영철학, 미국서도 통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화장품 한류로드를 가다-(5)미국]에스더 동 아모레퍼시픽 미주법인 부사장]

"10년간 차곡차곡 쌓은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실적이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어요. 서두르지 않고 좁지만 깊게 시장을 공략한 아모레 특유의 경영철학이 미국에서도 통한 셈이죠."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 아모레퍼시픽 사무실에서 만난 에스더 동 미주법인 부사장(43·사진)은 "2003년 버그도프 굿맨(BG) 백화점에 한국의 낯선 브랜드(아모레퍼시픽)가 처음 입점했을 때 유통·뷰티 업계 관계자 대부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며 "하지만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는 10년만에 BG 등 최고급 백화점을 상징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미주 사업장 고객의 70∼80%는 서양인이다. 한방 이미지가 강한 설화수도 서양인 고객 비율이 50% 이상이다. 교포나 동양인 고객을 타깃으로 매출을 올리는데 급급하지 않고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고급 유통채널을 뚫고 제품을 알리는데 주력한 결과다. 미국 패션·뷰티산업의 중심지인 뉴욕 소호에서 10년째 아모레퍼시픽 스파를 운영한 것도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한 몫했다.

동 부사장은 "미국에선 소득이 높은 고객일수록 오리엔탈(동양), 힐링(치유), 오가닉(유기농)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직접 재배한 유기농 녹차 원료를 쓰는 아모레퍼시픽이나 동양, 한방 이미지가 강한 설화수는 단골 고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 매장이 없는 지역에서도 제품 구입 문의가 늘어 최근엔 단독 온라인 몰을 구축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초제품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부스팅 세럼'과 'BB크림', 'CC팩트' 등이 단연 인기다.

대대적인 광고보다 입소문 마케팅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동 부사장은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는 고가 제품인 만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하는 TV 광고보다 타깃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브랜드 역사와 원료 특성 등을 꼼꼼히 숙지한 고객들이 제품을 체험해보고 친구, 가족 등에게 소개하는 것 만큼 확실한 마케팅이 없다"고 설명했다.

동 부사장은 "아모레퍼시픽은 마케팅보다 제품 연구와 시설 투자를 중시하는 기업이어서 미주법인 직원들의 자부심이 크다"며 "까다로운 미국 백화점들이 아모레퍼시픽을 추천하는 것도 이같은 제품 개발 노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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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도 '전관예우' 대거 모셔오기

- CJ·농심 등 사외이사 13명..국세청·공정위 출신이 최다
- 식품사 "공직경험 경영에 도움"..규제 많아지자 '방패막이' 의심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식품업계에서도 ‘전관예우’가 판을 치고 있다. 지난주까지 끝난 주주총회 시즌 결과, 주요 식품기업들이 관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각 식품기업들의 주주총회 결과에 따르면 CJ(001040), 농심(004370), 대상(001680) 등 총 11개 기업에서 총 13명의 관(官)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관 출신 중에서도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등 권력기관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국세청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정위·검찰이 각 2명, 감사원·국가정보원·식품의약품안전청·헌법재판소가 각 1명씩이었다. 이밖에 여성부 출신도 1명 있었다.

주요 식품기업 관(官) 출신 사외이사 선임 현황
국세청은 각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외이사의 경력으로 알려져 있고, 지난해 담합 적발과 불공정거래행위, 가격 관련 규제 등으로 ‘이름을 날린’ 공정위 출신 역시 선호도가 높았다.

형제간 유산 상속 관련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CJ는 국가정보원장 출신 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사외이사 중 가장 무게감이 있는 인사다. CJ제일제당 역시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 김갑순 딜로이트코리아 부회장을 영입했다.

라면값 담합을 놓고 공정위와 1000억원대 소송을 벌이고 있는 농심홀딩스도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 김문희 법무법인 신촌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롯데제과와 대상은 2명씩 관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롯데제과는 국세청과 공정위 출신을, 대상은 공정위와 식약청 출신을 각각 신규선임했다.

삼양홀딩스는 박태종 전 대구지검장을, 샘표식품은 감사원 출신 이희영 전 대통령비서실 사정특보실 행정실장을 영입했다.

이에 대해 식품기업 관계자는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쌓은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 선임한 것”이라며 “관 출신 전문가들의 경험이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 출신 영입이 최근 식품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간섭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른 식품기업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도 공정위를 필두로 정부 관련 리스크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박근혜 정부가 가격과 안전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기업들이 대관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정부와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장동엽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는 “권력기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대한 견제 시스템이라는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최근에는 고위공무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업해 정부와 연결 고리 역할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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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검투사, 황영기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검투사라는 별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면서도“경제 전쟁에서 지면 죽는다. 그 절박함을 가장 크게 느끼는 CEO라면 검투사와 같은 자세를 갖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기병 기자

[CEO & 리더십] 금융계 복귀 선언한 前 KB금융회장… 3년 반만에 직격 인터뷰

"삼성전자같은 기업, 금융에선 왜 안나오냐고?

나가면 다칠까봐… 골목대장처럼 안에서만 싸우잖소"

"파생상품 손실로 직무정지… 얼마나 억울했으면 소송했겠나

결국 "징계 부당" 소송 이겨, 내 자리 노린 사람들의 음모

정치적 배경… 타깃은 나였다"

"우리 금융 민영화 당장 해야… KB금융이 인수해도 괜찮아, 세계적 금융으로 키워내야"


황영기(61) 전 KB·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28일 인터뷰가 시작되자, A4 용지에 직접 사인펜으로 적은 '답안지'를 꺼냈다. 지난 2009년 9월 29일 금융위원회의 징계로 KB금융 회장에서 물러난 뒤 3년 반 만에 언론과 정식인터뷰를 가진 그는 진지했다.

40대에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사장으로 발탁됐고, 50대엔 한국 최대 금융지주 회사 회장에 올랐지만, 한순간에 추락했다. 그래서 '금융계 풍운아'라는 별명이 그에게 붙었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그는 출사표(出師表)를 던지는 듯했다. 그가 예약한 서울 신문로의 한정식집 방 안에는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쓴 출사표의 일부를 초서체로 쓴 10폭 병풍이 있었다.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동생 취운 진학종 선생 글씨입니다. 제가 출사표의 기개와 애국심을 좋아하는데, 글씨도 이렇게 훌륭하니 참 좋습니다. 우리은행 본점 로비에도 이것과 똑같은 병풍이 있습니다. 제가 사다 놓았더니, 이 집주인이 같은 것을 구한 겁니다. 그래서 이 방에서 밥 먹는 걸 좋아합니다."

지난 2009년 금융위원회는 그가 우리은행 행장이던 2004~2007년 파생상품 투자로 은행에 1조원대의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당시 KB금융지주 회장이던 그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는 2011년 "징계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고,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다. 금융위는 그에게 4년간 금융회사 취업 제한 징계도 내렸지만, 대법원이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한 만큼 금융권 복귀가 가능해졌다.

―금융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내서 승소했다.

"얼마나 억울하면 개인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했겠는가. 당시 투자했던 상품이 불량식품이라는 것은 나중에 판명된 것이다. 누구도 몰랐다. 그런데도 나는 업무정지라는 중징계, 임직원 20여명은 각종 징계를 받았다. 타깃은 나였고,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다. 내 자리를 노리는 세력들의 음모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금융계로 돌아올 것인가.

"차병원그룹의 총괄 부회장으로 2년 반 동안 근무했고, 작년 8월부터 법무법인 세종에 고문으로 합류해 사무실을 두고 있다. 금융계 복귀를 희망한다. 우리금융과 KB금융에서 회장을 지냈으니 내가 갈 수 있는 자리가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불러준다면 큰 자리와 작은 자리를 가리지 않을 생각이다. 황영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내 역량과 열정을 쏟아붓고 싶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금융의 활로는 무엇인가.

"우선 국제화돼야 한다. 삼성, 현대는 좁은 국내 시장을 오래전부터 벗어나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들은 실패도 많이 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시장 개척은 없다. 그런데 한국 금융의 몰골은 너무 부끄럽다. 아시아를 휘젓고 다녀도 아쉬운 판에 이 작은 국내 금융시장도 개인금융과 중소기업금융 정도를 제외하고는 외국 금융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 금융은 씨티뱅크 같은 글로벌은행이, 대형 인수·합병(M&A)자문 등은 골드만삭스 같은 미국 투자은행이, 인프라투자는 호주의 맥쿼리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걸핏하면 왜 금융에서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안 나오느냐고 이야기들을 하는데, 삼성전자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 산업정책과 기업가의 동물적 본능이 합쳐져서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탄생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한 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왜 제조업에 가면 세계적 선수가 되고 금융업에 가면 골목대장이 되는지 그 이유를 모르면 금융의 삼성전자는 단언컨대 나오지 않는다."

―금융권의 신성장 동력이나 신규 사업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앞으로 시장이 커질 분야는 퇴직연금과 자산관리업이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자산운용업계가 강해져야 한다는 뜻이다. "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서두르겠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금융 민영화는 지금 당장이라도 해야 한다. 정부가 국내 최대 금융지주회사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당초 5년 안에 민영화하라고 매각 시한까지 정해놓고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인데 13년째 미루고 있다. KB금융이 인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만하다."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면 뭐가 좋은가.

"만약 두 지주회사를 합친다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투 뱅크 시스템(two bank system)'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국제금융을 담당하고, 국민은행은 소매금융, 중소기업금융이 강한 은행으로 만드는 것이다. 증권은 우리증권이 잘하니 그리로 합치고, 카드는 국민이 앞서가니 그리로 합치면 좋겠다. 보험은 5대 5로 합치면 된다. 그리고 나중에 기회를 봐서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오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세계적인 금융지주회사를 키워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들의 시가총액이 장부 가격의 50~60% 수준이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된다는 뜻이다. 국내 은행들은 글로벌 은행의 5분의 1, 10분의 1 수준이다. 모든 은행이 기업금융, 소매금융 다 한다고 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일곱 난쟁이가 사는 집으로 만들고 있다."

―CEO는 검투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문 경영인이라는 운명을 평생 안고 살았다. 자기 브랜드가 있는 전문 경영인이 되고 싶었다. 기업은 경제전쟁을 치르는 조직이다. 지면 죽는다. 그 절박함을 가장 크게 느끼는 CEO라면 검투사와 같은 자세를 갖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너무 잘나서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평도 있다.

"삼성 입사해서 5년 만에 사표를 내고 영국 유학을 갔다가 여러 곳을 거쳐 8년 만에 다시 입사했다. 그래서 삼성의 전통적인 핵심 인재들과는 분위기가 달라서 한동안 마음고생도 많았다. 전무는 하고서 나가야 할 텐데 라는 걱정을 했다.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선언을 하면서 그룹 분위기가 젊어지고, 도전적이 되면서 젊고 국제 감각이 있다는 이���로 쓰임을 받았던 것 같다."

―좋아하는 노래가 있나.

"배호의 노래를 다 좋아한다. 부르기도 잘 부른다. 배호 노래엔 독특한 애절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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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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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김치광고’ NYT 나왔다



서경덕 교수 트위터 활용 광고 게재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미셸 오바마의 김치광고가 뉴욕타임스에 전격 게재됐다.

뉴욕타임스 2일자 A섹션 8면 하단에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의 김치 만들기가 컬러 광고로 실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8면의 4분1 사이즈인 박스광고엔 ‘KIMCHI?’ 라는 큰 제목에 ‘미셸 오바마도 팬이다’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다.

이 광고는 최근 미셸 여사가 직접 올린 트위터 글과 김치사진을 광고 중앙에 배치해 시선을 끈다. 미셸 오바마는 지난 2월 6일 트위터에 “우리 집 정원에 있는 나파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어요. 집에서 담근거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유리병에 담은 김치 사진들을 올려 시선을 끌었다.


광고는 사진과 함께 “최근 트위터에 백악관의 김치비법이 공개되었습니다. 그간 ‘미국’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데 일조한 영부인이 김치의 힘을 알게 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랍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김치는 미량의 영양소와 비타민으로 가득하고 무엇보다 사랑에 빠질만큼 맛이 있으니까요”라는 설명을 달았다.

이 광고를 올린 주인공은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서 교수는 최근 미셸 오바마 여사가 김치 만드는 법을 트위터에 올려 큰 화제가 된 것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라 광고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배우 이영애 씨와 함께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전면광고를 게재해 뉴요커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여세를 몰아 지속적인 광고를 통해 한식 세계화에 보탬이 되고자 이번엔 김치를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김치광고는 지난 2월 뉴욕타임스의 이영애 비빔밥 전면광고를 후원한 치킨마루가 또 광고비 전액을 충당했고 디자인 전문기업 디셀이 광고 디자인을 도왔다.

서경덕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전면광고를 했을때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의 사죄사진을 활용했던 것이 큰 파급효과가 있었던 이번에는 미셸 오바마의 김치 트위터 글을 활용하여 세계인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뉴욕타임스가 미셸 오바마의 김치관련 트위터 글을 소개한데 이어 음식 전문기자 멜리사 클라크가 개발한 ‘김치 피클’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린 바 있어 이번 김치 광고까지 3번째 김치홍보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김치 홍보는 길 길이 먼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도 외국에 있는 일본 레스토랑에 가면 ‘김치’가 ‘기무치’로 둔갑해서 나오는가 하면 김치를 일본 음식처럼 판매하는 곳도 있기때문이다. 서 교수는 이처럼 외국인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김치광고를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교수는 지난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MBC 무한도전팀과 함께 제작했던 비빔밥 영상광고를 올해 초부터 방콕 파타야시 메인 전광판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 도시 전광판에 비빔밥 광고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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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영변 核시설(냉각탑) 폭파는 '쇼'였다

2008년 CNN 등 불러다 중계… 테러지원국서 해제되고선

어제는 "核시설 재정비, 영변엔 5㎿ 흑연감속로 재가동"

1년내 核실험 최소한 한 번 더 할 수 있는 核물질 얻을 듯


2008년 6월 북한이 '불능화'를 한다며 실행한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 폭파는 철저히 계산된 '쇼'였음이 드러났다.

북한의 원자력총국 대변인은 2일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함께 5MW 흑연감속로(원자로)를 재정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원자력총국 대변인은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경제·핵 무력 병진(竝進) 건설' 노선에 의해 '자립적 핵동력공업'을 발전시키는 조치의 하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7년 북핵 6자회담 합의(10·3합의)에서 "영변의 5MW 실험용 원자로, 재처리시설(방사화학실험실) 및 핵연료봉 제조시설의 불능화"를 약속하고, 이 조치의 일환으로 2008년 6월 27일 냉각탑을 폭파했다. 당시 국무부 한국과장이었던 성 김 현 주한 미국 대사가 현장에서 이를 지켜봤다. CNN 등 미국 방송이 냉각탑 폭파 장면을 중계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12일 북한이 주장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의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냉각탑 폭파는 기만적인 조치라는 분석이 당시에도 제기됐는데, 이번 발표로 냉각탑 폭파는 국제사회를 현혹시키는 쇼였음이 드러났다"며 "북한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리를 모두 챙기고, 6자회담 합의를 파기하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는 냉각탑이 없이도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5MW 원자로를 포함, 영변의 핵시설을 다시 가동할 경우 1년 내에 최소한 핵실험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을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지금까지 북한은 영변 핵시설이 전력 생산 등을 위한 원자력 발전용이라고 했는데 이번 조치는 이곳이 결국 핵무기 생산용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비핵화의 중요한 문서인 9·19 공동성명을 비롯, 중요한 합의문서를 언제든지 휴지 조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발표는 앞으로 북핵을 동결(凍結)하는 차원의 합의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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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의료관광 경쟁력, OECD 34개국 중 19위"

산업연구원 보고서 "규제 완화·정부 지원으로 경쟁력 키워야"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산업연구원은 한국 의료관광 산업의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9위라고 3일 밝혔다.

산업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보고서 '의료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 분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기술 수준, 인적 자원, 시설, 장비, 성장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했을 때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일본,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위스, 미국, 독일, 그리스, 네덜란드가 순서대로 1∼1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인프라 2위, 의료기술 9위, 인구당 의료인 수 31위를 기록하는 등 평가 부문 간 격차가 컸다.

암 환자가 진단 후 5년간 생존하는 비율은 한국(64.1%)이 캐나다(62.0%)와 일본(54.3%)보다 높았다.

한국을 찾은 의료관광객은 2011년 12만명으로 2년 만에 두 배가 됐지만 태국(156만명), 싱가포르(72만명), 인도(73만명)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보고서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국 환자 유치를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고 부처의 벽을 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검토, 범정부 지원단(가칭 글로벌 헬스케어 추진단) 설립, 원격진료 허용범위 확대, 종합병원 외국인 환자 병상 수 제한 완화 등을 제안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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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 이뤄질수록 빈곤은 심해지는 아이러니

신간 '거대한 역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빈곤에 시달리는 국가가 잘 먹고 잘 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대부분 '개발'(development)이 필요하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신간 '거대한 역설'(원제: Development and Social Change)의 저자이자 국제 개발 분야의 석학인 필립 맥마이클 코넬대 교수는 개발이라는 의미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개발이라는 잣대로 지난 수백 년의 자본주의 문명을 살펴본 이 책에서 '개발의 역설'에 주목한다. 빈곤퇴치를 목표로 내건 개발이 오히려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8%에 달하는 '고속 개발국' 인도에서는 5세 이하 어린이의 절반 가까이가 영양실조다. 빈곤층을 위한 소액 대출 사업이 오히려 악덕 사채업으로 변질하는 상황도 다른 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식민화, 산업화 시대부터 개발의 역사를 추적한다.

그는 개발이 역사적으로 애초에 식민지 주민 관리를 위한 통치 프로그램으로 동원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원 자체가 지배와 종속 같은 권력관계에 뿌리를 두는 등 처음부터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권력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개발의 내용과 초점에 따라 시기별로 식민 지배-개발-지구화-지속 가능성 프로젝트 시대로 나눠 살핀다.

개발은 20세기 중반 신생독립국이 등장하는 개발 프로젝트 시대를 거쳐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지구화 프로젝트를 이끈다.

저자는 현재 인류가 처한 파국적 상황을 폭넓게 소개하면서 기존의 성장 담론이 지속 불가능해진 현실을 분석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과제로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의 시대를 제시한다.

환경과 식량 위기를 극복할 방법으로 주목받는 전통 방식의 농업, 대체 에너지 개발로 대표되는 녹색 기술 등을 살펴본다. 인도 히말라야에서 펼쳐지는 칩코 운동, 브라질의 식량 주권 운동, 제로 성장 같은 대안적 성장 담론도 제시한다.

"저항운동에 참여한 주민들은 숲과 토양을 살리기 위해 칩코 운동이 실천하는 나무 심기 방식을 모방하여 '나무를 뽑고 다시 심는' 전술을 활용했다. 운동가들은 유칼립투스 나무-그늘을 제공해주지도 않고, 지하수를 고갈시키는데도 공식적 식목 사업에서 선호받는 수종-를 뽑아버리고, 그 자리에 현지 주민에게 유용한 산물을 생산해주는 토착 수종을 심었다."(333쪽)

교양인. 600쪽. 2만3천원.

cool@yna.co.kr

 

거대한 역설 (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

 

필립 맥마이클|조효제|교양인 |2013.03.29

산업혁명에서 ‘아랍의 봄’까지
‘개발’의 렌즈로 본 200년 자본주의 문명 비판서

연평균 경제 성장률 7, 8퍼센트에 이르는 고성장 국가 인도에서 왜 5살 미만 어린이의 절반이 영양실조에 시달릴까?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으로 대표되는 빈곤층 소액 대출 사업이 악덕 사채업으로 변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현상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개발(development)’이다.

《거대한 역설》은 지난 수백 년간 세계를 움직여 온 정치 경제적 흐름을 ‘개발’이라는 관점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독창적인 역사서이자, 환경과 에너지 위기, 슬럼 확산과 식량 위기 등 현재 세계가 처한 전방위적 위기를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대안을 구상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문명 비판서이다. 미국 코넬대 교수이며 국제 개발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필립 맥마이클은 이 책에서 ‘개발’과 불평등 확대의 내적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헤친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개발의 의미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대체 언제부터 ‘개발’을 국가의 존립 근거이자 목표로 삼게 되었을까? 이 책은 식민화와 산업화 시대부터 시작해 ‘개발’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 근원적 특성을 드러냄으로써 이러한 의문에 답을 찾는다.

스스로 근대적 발전의 표준 국가가 된 미국, 전후 ‘개발 프로젝트’의 총아로 부상한 한국, ‘양말 도시’와 ‘넥타이 도시’를 거느린 ‘세계의 공장’ 중국, 라틴아메리카의 자원 민족주의를 선도하는 베네수엘라까지, 이 책은 ‘개발’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생생하고 풍부한 사례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어려운 학술 용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와 흥미진진한 사례 연구를 통해 신자유주의 이후 지구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썼다. 이 책을 통해 지난 200년간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개발의 역사와 주요 이론, 논쟁의 흐름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필립 맥마이클(PHILIP MCMICHAEL)은 미국 코넬대 개발사회학과 교수이며, 국제 개발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푸아뉴기니 등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개발 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다. 미국사회학회 세계체제분과 위원장,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문관, 국제사회학회 농업식량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식량 주권과 소농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초국적 농민 운동 단체 ‘비아 캄페시나(LA VIA CAMPESINA)’에 참여하고 있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1996년 초판 출간 후 2012년 5판이 나온 《거대한 역설(DEVELOPMENT AND SOCIAL CHANGE)》은 ‘개발’과 불평등 확대의 내적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헤친 그의 대표 저서이다. 그 밖에 주요 저서로 《정착민과 농업 문제(SETTLERS AND THE AGRARIAN QUESTION : FOUNDATIONS OF CAPITALISM IN COLONIAL AUSTRALIA)》가 있고, 엮은 책으로 《전 지구적 농식품 체계의 재편(THE GLOBAL RESTRUCTURING OF AGRO-FOOD SYSTEMS)》, 《전 지구적 개발사회학의 새로운 방향(NEW DIRECTIONS IN THE SOCIOLOGY OF GLOBAL DEVELOPMENT)》, 《개발을 문제 삼기 : 사회 변동을 위한 비판적 투쟁(CONTESTING DEVELOPMENT: CRITICAL STRUGGLES FOR SOCIAL CHANGE)》 등이 있다.

옮긴이 머리말 / 머리말 / 국제 개발 연표
1부 개발 프로젝트 (194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
1장 개발이란 무엇인가
개발의 역사와 정치 / 개발 이론 / 개발의 역설 / 결론
2장 개발 프로젝트의 기원
‘개발’의 뿌리, 식민화와 산업화 / 탈식민화 / 탈식민화와 개발
제3세계와 ‘개발의 사다리’ / 개발 프로젝트의 구성 요소
개발 프로젝트의 틀 짜기 / 경제 민족주의와 발전국가 / 결론
3장 개발 프로젝트의 국제적 틀
냉전과 개발 프로젝트 / 국제 분업 구조의 재편성
식량 원조 프로그램의 진실 / 제3세계 농업의 재형성 / 결론
4장 개발의 전 세계적 확산
초국적 수출 기지, ‘세계의 공장’ / 농업의 지구화 / 금융의 지구화 / 결론
2부 지구화 프로젝트 (1980년대~2000년대)
5장 지구화 프로젝트의 정치학
전 지구적 시장 제국의 건설 / 외채 위기와 채무 레짐 /
워싱턴 컨센서스, 지구화 프로젝트의 탄생
전 지구적 거버넌스 / 초국적 권력, 세계무역기구 / 결론
6장 지구화 프로젝트의 그림자
빈곤의 거버넌스 / 아웃소싱의 시대 / 이동과 배제의 경제 논리
비공식 경제의 출현 / 전 지구적 재식민화 / 결론
7장 전 지구적 대항 운동
‘침묵의 봄’과 환경주의 / 개발 담론에 대한 페미니즘의 도전
사파티스타 봉기와 세계주의 운동 / 식량 주권 운동 / 결론
3부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 (2000년대~현재)
8장 지구화 프로젝트의 위기
정당성의 위기 / 브릭스의 부상, 지정학적 전환 / 신용 천국이 불러온 금융 위기
불평등의 폭발, 식량 위기 / 사라진 미래, 생태 위기 / 결론
9장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
새로운 변수, 기후 변화 / 환경주의의 역설 / 농업의 재발견
전 세계를 먹여 살리는 법 / 전 지구적 토지 수탈 - 21세기형 인클로저
녹색 기술 / 결론
10장 개발을 다시 생각한다
경제 성장에서 인간 개발로 / 패러다임의 변화 / 전체 결론

 

산업혁명에서 ‘아랍의 봄’까지
‘개발’의 렌즈로 본 200년 자본주의 문명 비판서

연평균 경제 성장률 7, 8퍼센트에 이르는 고성장 국가 인도에서 왜 5살 미만 어린이의 절반이 영양실조에 시달릴까?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으로 대표되는 빈곤층 소액 대출 사업이 악덕 사채업으로 변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 한복판에 도시 농사꾼들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2008년 이후 중국, 인도, 한국, 일본과 중동 국가들이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에서 토지를 사들인 이유는 무엇인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현상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개발(development)’이다.

《거대한 역설》은 지난 수백 년간 세계를 움직여 온 정치?경제적 흐름을 ‘개발’이라는 관점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독창적인 역사서이자, 환경과 에너지 위기, 슬럼 확산과 식량 위기 등 현재 세계가 처한 전방위적 위기를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대안을 구상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문명 비판서이다. 미국 코넬대 교수이며 국제 개발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필립 맥마이클은 이 책에서 ‘개발’과 불평등 확대의 내적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헤친다. 번역은 한국의 대표적인 인권학자로서 오랫동안 NGO(비정부기구)와 개발의 문제를 연구해 온 성공회대학의 조효제 교수가 맡았다.

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착한 개발’은 없을까?
‘개발’의 이름으로 세계를 지배해 온 거대한 정치적 프로젝트를 밝힌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개발의 의미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그동안 우리는 개발을 모두를 위한 경제 성장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추구해 왔다. 대체 언제부터 ‘개발’을 국가의 존립 근거이자 목표로 삼게 되었을까? 왜 모든 나라가 예외 없이 ‘개발의 사다리’에 위태롭게 올라서서 위를 쳐다보게 되었을까? 어떻게 개발이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후진국으로 국가의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을까? 이 책은 식민화와 산업화 시대부터 시작해 ‘개발’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 근원적 특성을 드러냄으로써 이러한 의문에 답을 찾는다.
스스로 근대적 발전의 표준 국가가 된 미국, 전후 ‘개발 프로젝트’의 총아로 부상한 한국, ‘양말 도시’와 ‘넥타이 도시’를 거느린 ‘세계의 공장’ 중국, 라틴아메리카의 자원 민족주의를 선도하는 베네수엘라까지, 이 책은 ‘개발’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생생하고 풍부한 사례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개발’이 ‘통치를 위한 정치적 기획’으로 동원되었다는 데 주목한다.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 지배 프로젝트’부터 20세기 중반에 등장했던 ‘개발 프로젝트’, 해체기에 들어선 ‘지구화 프로젝트’까지, 오랜 세월 전 지구가 따라야 하는 ‘보편적 발전’의 길로 여겨졌던 개발의 맨 얼굴이 날것 그대로 드러난다.
사회학자의 냉철한 눈과 운동가의 뜨거운 가슴을 지닌 저자는 어려운 학술 용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와 흥미진진한 사례 연구를 통해 신자유주의 이후 지구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썼다. 이 책을 통해 지난 200년간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개발의 역사와 주요 이론, 논쟁의 흐름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개발만큼 역설로 가득 찬 현상도 없을 것이다. 개발의 기원 자체가 지배와 종속에 바탕을 둔 권력 관계로부터 출발한 역설, 신생 국가의 존립 근거로 표방했던 국가 발전 담론이 억압적 국가 체제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 역설, 자원 고갈과 기후 변화 시대를 맞아 기존의 개발 모델을 폐기하고 탈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개발’ 모델을 찾아야 하는 역설 등 어느 하나 역설 아닌 부분이 없을 정도이다. ……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변화’를 이루자는 것인데, 세상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개발 분야 역시 ‘좋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 진단이 모두 다르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개발, 그저 선의를 품고 실천하기만 하면 달성되는 개발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어떤 성격의 개발인지를 반드시 짚어봐야 하는 것이다.” ― [옮긴이 머리말]에서

개발의 역설, 빈곤과 불평등의 지구화

이 세계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하면서 동시에 불평등하게 만든다.
생각이나 습관을 강제로 평등하게 만들어놓고,
정작 기회는 불공평하게 제공한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20세기 중반에서 지금까지 ‘개발’은 나라와 인종과 이념을 초월해 전 지구 차원의 정치?경제적 화두였다. ‘개발’은 ‘다함께 잘사는 세계’를 이루기 위한 경제 성장을 의미했다. 그런데 과연 개발은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다주었는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굳게 믿고 있는 것처럼 경제가 발전할수록 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는가? 《거대한 역설》은 이러한 기대와 달리 전 세계에 걸쳐 개발이 도리어 불평등과 빈곤의 확산을 불러왔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개발은 인간에게 기회와 번영을 확대해주지만, 불평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 개발은 빈곤 퇴치를 목표로 삼지만 오히려 빈곤을 심화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 성장과 빈곤이 함께 나타나는 개발의 역설은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세계 인구 중 상위 10퍼센트의 부유층이 전 세계 소득의 5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사실과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성 영양 실조 상태에서 신음하게 만드는 먹을거리 위기 상황과 같은 사실로 명백히 입증된다. 인도의 예를 들어보자.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8퍼센트에 달하고 2013년이면 경제 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인데도 2010년 현재 다섯 살 미만의 어린이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영양 실조 상태이다.
― 1장 개발이란 무엇인가?52쪽에서

멕시코의 착취 공장에서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에서 소규모 경작지를 수출용 작물을 재배하는 상업형 농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농민이 도시 빈민층으로 전락하면서 만들어진 ‘슬럼 행성’(대규모 빈민촌) 등 개발로 인한 빈곤과 불평등 확산의 다양한 사례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녹색 혁명은 농촌 지역의 소득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진행되었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같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그리고 푼잡과 하리아나 같은 인도의 관개 지역에서 진행된 녹색 혁명식 농업은 농가들 사이의?그리고 흔히 한 가구 내에서도?경제적 격차를 크게 벌렸다. ― 3장 개발 프로젝트의 국제적 틀?149쪽에서

멕시코 티후아나 근방의 전자 제품 회사 ‘마킬라도라’에서 일하는 어느 ���동자에 관한 다음과 같은 증언이 착취 공장의 노동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구리 도선을 수작업으로 물레에 감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아주 가는 구리선을 겹치지 않게 촘촘히 일렬로 감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을 계속 하다 보면 극심한 두통을 겪는다. 이런 일을 1년 정도 하고 나면 보너스를 지급하는 회사도 있지만, 대다수 노동자는 그때까지 견디지 못한다. 1년 동안 버티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그때쯤이면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껴야 한다. 얼마나 살인적인 일인지 노동력이 계속 교체된다.” ― 4장 개발의 전 세계적 확산?168쪽에서

식민 지배 프로젝트, 개발 프로젝트, 지구화 프로젝트까지
전 지구적 개발은 자연스러운 진화가 아니라 정치적 기획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과학 발전과 산업 진보의 결실이
저개발국의 발전과 성장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담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에 착수해야 한다.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 1949년)

이 책은 지난 200년의 근현대 세계사를 ‘개발’이라는 일관된 관점으로 파악하면서, ‘개발’의 내용과 초점에 따라 시기별로 ‘식민 지배 프로젝트 - 개발 프로젝트 - 지구화 프로젝트 -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의 시대로 나누어 살핀다.
저자는 먼저 개발의 역사적 기원을 파헤치면서 개발이 자본주의, 산업혁명, 서구의 비서구권 지배와 긴밀하게 얽힌 채 시작된 과정이었음을 상기시켜준다. 제국주의 식민 지배 시대에 식민 본국의 산업화와 식민지 주민 관리를 위한 일종의 통치 프로그램으로 등장한 ‘개발’은 그 기원에서부터 종속과 지배의 불평등한 권력 관계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개발은 처음부터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권력의 문제였다.
개발이 국가의 공식적인 프로젝트로 자리 잡은 것은 20세기 중반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 독립국들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개발 프로젝트’의 시대(194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가 열린 것이다.

식민 시대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신생 독립국들이 탄생하면서 이른바 ‘개발 프로젝트’의 시대가 열렸다. 이 나라들은 새로운 국가 건설의 정당성을 시민권적 사회 계약에서 찾으면서, 국민을 잘살게 만드는 경제 개발을 통해 국가의 존재 의의를 인정받고자 했다. 다른 한편, 구식민 지배 세력은 냉전 체제에서 전략적 우위를 지키고 과거 식민지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편리한 수단으로 개발 담론을 활용했다. 이런 와중에 개발은 인류의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처럼 제시되고 옹호되었다. 그러나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개발은 당시의 국제 정세와 국내 상황에 편승한 인위적인 노력이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치적 기획, 즉 ‘프로젝트’라고 보아야 한다. ― 옮긴이 머리말?7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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