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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시사정보 4-3)

구봉88 2013. 4. 20. 16:44

목  차

1.북 도발 시나리오 2단계 진행 중 … 이번 주가 분수령

2.시진핑 日·美에 경고 "아시아 안정 위협받고 있어"

3.한국 국가부도위험 오르고… 생수ㆍ라면ㆍ즉석밥 판매 늘어 20-~30% ↑

4.日 빼고 전세계 증시 대부분 하락 ‘대북리스크·엔저’ 발목 잡힌 韓은?

5.북핵보다 엔화약세가 더 심각하다

6.[아베노믹스의 딜레마] ①은행이 대출 안 늘리고 ②물가 압박에 기준금리 오르면… 엔저는 끝난다

7."공공기관장 평가, 國政철학 반영"… 대폭 물갈이 시사

8.亞 금융영토 전쟁에 한국은 없다

9.경고등 켜진 '준비안된 복지' 복지대상자 1천만명 시대…행정 현장은 '신음중'

10.'비상등' 켠 제조업, 5년내 세계 5강 도약

11.설익은 석유 전자거래 무역흑자 1조 날렸다

12.2020년 아시아 중산층 17억4000만명이 세계소비시장 이끈다

13.장관없는 미래부, 산하기관 정상화는 언제?

14. 기업경영

  -이건희 회장 제2 신경영 구상.. 첫 단추는 신사업 발굴

  -고화질로도 못 흔든 '삼성의 60% 벽'

  -SK, 매출 158조원 재계 3위로 우뚝

  -‘쇼루밍족’ 잡아라 … 체험형 매장 변신 바람

  -물속서도 충격에도 거뜬 ‘짐승남 스마트 기기’ 떴다

  -남의 상표 베껴 등록 거절된 상표 10배↑

  -"청년들의 꿈 일으켜세우는 '어른십' 실천할 것"

  -한국 직장인, 업무시간 절반 '딴짓'

  -[한경인터뷰] 배순훈 "기술자는 미래 그리는 디자이너…누굴 위해 만드는지부터 고민해야"

  -스펙 강박증… 7일 삼성-현대차 채용 ‘빅데이’

  -산업은행, STX팬오션 인수한다

  -'한방'에 불황 뚫는다… 역발상 마케팅

  -[뉴시스 초대석]정우현 MPK그룹 회장 "중국인 유학생에도 성공

    스토리   만들어주고 싶어"

  -기아자동차가 살린 중국 옌청의 천지개벽

  -“북한 사이버전력 세계 5위권 국가 차원 컨트롤타워 급하다”

  -홍기택 産銀회장 "성공한 낙하산 될 것"

   

15.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지구 야경 바꾼 상상, 매일 밤 지구 야경 '황홀'

   -'강남스타일' 유튜브 조회수 15억건 돌파

   - ‘K팝스타2’ 악동뮤지션 눈물, 방예담과 치열한 접전 끝에 최종우승

   -정교한 장식 … 미묘한 차이 언뜻 보면 제품, 잘 보면 작품

   -천 냥 빚도 갚는 사과의 법칙, 적극적 표현으로 상대 마음 풀어줘야

   -'에어포칼립스' 공포…외국인, 中베이징 대탈출 조짐

   -`빨리빨리` 한국, 휴대폰 가장 자주 바꿔

   -日부자 톱10 중 2명 한국계…포브스 2013 순위 발표

   -[월가 리포트] QE축소 시기 싸고 FRB내부 논쟁 갈수록 증폭

   -졸업장보다 벤처… 스탠퍼드大생 무더기 휴학

   -['北 전쟁 위협' 긴급 좌담회] "北, MB 5년간 못한 것들 일거에 잭팟

     (jackpot) 노려… '核자신감'으로 긴장 키워

   -스스로 역사를 지우는 시리아… 내전에 고대유적 잇단 훼손

   -[한반도 핵 줄다리기]<상> 북핵에 발목잡힌 한미 원자력협정

   -[초대석]“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인은 ‘톨레랑스의 품’에서 태어난다” 이

    어령 전 문화부장관

   -“중국 경제 붕괴는 없다, 리커창 있으니까”

   -[최재혁 기자의 청와대 인사이드] '대선 十常侍(십상시)'로 불리던 朴의

    참모들, 침체모드 왜?

 

 

내  용

북 도발 시나리오 2단계 진행 중 … 이번 주가 분수령



외교공관에 철수계획 통보 요구

10일께 직접 철수명령 가능성도

중국 "공관 정상 운영" 되받아쳐

북한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은 지난 3월 한 달간 대남 도발 협박으로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폈다. 정전협정 폐기와 전쟁준비 선언 발표, “핵찜질” 같은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주엔 개성공단 폐쇄 위협에 이어 평양 주재 24개 대사관과 국제기구에 철수를 종용하며 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정보당국은 최근 잇따른 김정은의 핵전쟁 공포 조성 발언과 행보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김정은의 3단계 시나리오가 하나씩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중앙일보가 보도한 3단계 시나리오 전략(3월 13일자 3면)과 일치하고 있다는 얘기다. 3단계 시나리오는 전면적 협박 심리전(1단계)을 통해 위기를 고조시킨 뒤 2단계로 외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등에 철수를 종용하고, 3단계에선 공항·백화점 등 공공시설에 대한 테러나 국지전을 도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시나리오대로라면 김정은은 다음 수순으로 국지전 도발이나 공공시설에 대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미사일 발사 후 국제사회의 반응을 한동안 지켜보면서 핵실험을 강행하던 과거 패턴을 깨고 핵과 미사일 카드를 동시에 빼어 드는 전례 없는 도발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령 괌을 겨냥한 사정거리 3000~4000㎞의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 발사 임박 징후와 4차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된 게 이런 시나리오와 연관돼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실효가 있을진 미지수다. 예상됐던 2단계 시나리오대로 북한은 평양 주재 외교공관에 10일까지 철수할지, 계속 머물지 계획을 통보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가 “평양 대사관은 정상 운영 중”이라면서 사실상 북한의 요구에 퇴짜를 놓아 북한의 의도가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7일 외교부 사이트에 올린 발표문을 통해 “북한 내 중국 외교공관은 아직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제법규와 규범에 따라 외교관과 공관 직원의 안전을 보호해 줄 것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이를 놓고 외교가에선 “북한의 시도에 중국이 '평양에 깃발을 꽂고 있겠다'고 되받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중국을 상대로 북한이 공관 철수 명령이라는 강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내부 일정 등을 감안하면 11~13일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신범철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고 진단했다.

 북한의 의도와 관련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매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수 있는 내용을 한 건씩 터트리는 이른바 '헤드라인 전략'을 쓰고 있다”며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대북 정책의 전환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손자병법의 '무약이청화자 모야(無約而請和者 謨也·약속이 없는데 청하는 것은 모략이 있는 것)'라는 구절을 인용해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위기라고 섣부른 대화를 시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 방식을 '물 위에 떠 있는 오리'에 비유했다. 그는 “ 물밑에선 부지런히 오리발을 움직이듯 청와대와 외교안보 라인, 관계 부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4차 핵실험 징후 포착

풍계리 남쪽 갱도서 … 김장수 “10일 전후 중거리 미사일 쏠 가능성”

“북, 핵·미사일 동시 카드로 한·미 압박수위 더 높일 듯”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4차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는 징후가 7일 포착됐다. 또 10일을 전후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풍계리 남쪽(3호) 갱도에서 최근 인력과 차량의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3차 핵실험(2월 12일)을 앞두고 보였던 행동과 유사한 상황이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월 서쪽(2호) 갱도에서 3차 핵실험을 했으며, 이후 일상적인 시설관리 수준 정도로 3호 갱도를 관리해 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첩보도 입수됐다”며 “실제로 추가 핵실험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인지, 우리 정부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시위성 기만전술인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핵실험장 주변의 부산한 움직임은 지난주 중반부터 포착됐다고 한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주 중반 중거리 탄도미사일(사거리 3000㎞ 이상)인 '무수단'을 동해안으로 옮겨 발사 준비를 마쳤다. 군 관계자는 “중거리 미사일과 이동형 발사대(TEL)가 부착된 열차를 이용해 동해안 원산 인근으로 옮긴 뒤 모처에 숨겨뒀다”며 “이동형 발사대를 이용하는 만큼 언제라도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해 10월 이후 서쪽 갱도와 남쪽 갱도의 핵실험을 동시에 준비해 왔다”며 “추가 핵실험 준비는 거의 마친 상태로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수일 내 핵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에 비춰볼 때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동시에 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2세대 핵폭탄인 수소폭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한·미 합참의장은 다음 주 미국 워싱턴 D C에서 예정했던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상황에서 자리를 비울 수 없기때문에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김장수 실장은 “북한이 개성공단과 평양 주재 외교공관에 4월 10일까지 철수방안을 내놓으라며 시점을 못 박는 것은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며 “그 시기를 전후로 미사일 발사 등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담석증으로 복통을 호소하던 하모(43)씨의 긴급 후송을 7일 허용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긴급 출경이 이뤄진다”며 “출입 정상화 조치로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치가 닷새째 이어지며 7일 현재 13개 업체가 조업을 잠정 중단키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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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日·美에 경고 "아시아 안정 위협받고 있어"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서 밝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사 선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 "아시아의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지역 및 세계에 혼란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7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지구촌은 공동번영의 무대이지 각 국가간 각축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아시아에서 전통적, 비전통적 안전 위협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평화 없이는 발전을 논할 수 없는 만큼 아시아 지역의 장기 안정을 위해 지역 국가들의 상호 신뢰와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국가주권, 안전, 영토 등을 지켜나가는데 있어 이견과 마찰을 빚는 나라들과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지역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아시아 안정위협' 발언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일본과, 아시아 회귀를 외치며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문제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핵개발을 추진하며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도 해당된다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시 주석은 6일 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 만나는 등 5개국 정상과 개별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을 표방하는 보아오포럼은 아시아 국가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 아래 중국 주도로 2001년 창설돼, 매년 4월 보아오에서 개최된다. 오는 8일까지 사흘간의 포럼 기간 중 통화정책, 아시아 역내협력, 부채위기, 식량안보, 셰일가스 등 다양한 주제로 총 54회의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보아오포럼에는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카자스흐탄, 미얀마, 페루 등 7개국 대통령과 3명의 총리를 포함해 43개국 25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다.

경제계에서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헤지펀드 거물 조지 소로스,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 제인 압달라 펩시 회장,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 울로프 페르손 볼보 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태원 SK회장의 뒤를 이어 보아오 포럼 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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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부도위험 오르고… 생수ㆍ라면ㆍ즉석밥 판매 늘어 20-~30% ↑



■ 북한 리스크 때문에…

CDS프리미엄 38% 급등

中日도 동반 상승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올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면서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 동북아 3국의 국가부도위험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일 미국 뉴욕시장에서 87.90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달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대북제재를 확대하는 내용의 추가결의를 채택한 이후 한 달 남짓 만에 24.26bp(38.1%) 급등한 것이다. 지난달 한국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단기차입(7.5bp)이 5.5bp 올랐고, 1년물(48bp)과 5년물(97bp)도 각각 2bp, 26bp 올랐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 발행 국가에서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붙는 일종의 가산금리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발행주체의 부도위험이 높다고 평가한다.

한반도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의 부도위험도 상승했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같은 기간(3월 7~4월 5일) 63.00bp에서 75.07bp로 12.07bp(19.2%) 상승했고, 중국 역시 62.19bp에서 74.53bp로 올랐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692bp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국가 신인도와 직결되는 CDS 프리미엄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해외자본 이탈이 가속화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최근의 국가부도위험 상승세가 북한 리스크뿐만 아니라 미국 시퀘스터, 키프로스 재정위기 등 국내ㆍ외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북한의 위협이 외화차입 여건 등 외화유동성에 미친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예기치 않은 도발 행위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외화유동성 확충과 함께 장기자금 조달 등 외화차입구조 안정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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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빼고 전세계 증시 대부분 하락 ‘대북리스크·엔저’ 발목 잡힌 韓은?

[서울신문]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상승하던 미국 뉴욕의 다우존스 지수가 고용부진이란 복병을 만났다. 지난 5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8% 하락해 1만 4656.25로 장을 마쳤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 정책을 밝힌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만 1.58% 상승했을 뿐 지난 주말 1.64% 하락한 코스피를 비롯해 전 세계 증시 대부분이 하락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2월 대비 8만 8000개 증가에 그쳤다. 9개월 만에 최저다. 시장 예측(19만개)과 2월 신규 일자리 수정치(26만 8000개)에 크게 못 미쳤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는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취약함을 방증했다”고 혹평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일 “미국 증시가 쉬어 가는 국면에 들어갔다”면서 “미 달러화도 장기적으로 강세 흐름을 보이겠지만, 한동안 유로화와 시소게임을 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증시가 받는 부담은 더 커졌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전형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의 덫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금지 조치로 인한 대북 리스크 부상, 일본의 엔저(円低) 강화로 인한 수출기업 실적부진 우려 등이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주말 뉴욕 시장에서 한국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87.90bp로 한 달 전보다 38.1% 상승한 채 마감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팔고 나간 순매도 규모는 1조 3672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4·1 부동산대책’ 관련 입법을 위한 임시국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11일), 추가경정예산 규모 발표(4월 중) 등 주요 정책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증시에서 이탈하고 일본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국면에서 정부가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인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증시가 활황으로 돌아설 수 있을지 이번 주가 고비”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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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보다 엔화약세가 더 심각하다



[한겨레]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하락 원인으로 남북 문제 경색과 엔화 약세를 꼽고 있다. 정말 그게 다일까? 다른 하락 요인은 없을까?

일반적으로 정치적 문제는 주식시장에 짧고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 문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국내 정치 사안과 남북 문제를 비교해 보면, 후자가 국내 정치보다 시장에 미약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국내 정치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반면 남북 문제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만일 북핵 문제가 시장에 결정적 악재라면, 3차 핵실험 당시 주가가 크게 하락했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당시 코스피는 5 하락에 그쳤다.

‘시엔엔(CNN)효과’라는 게 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해 언론을 타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보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2001년 9·11테러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 북한 리스크도 같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사실 이상으로 확대해 접근하면 주가를 판단하는 데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엔화 약세가 북핵보다 좀 더 심각한 문제다. 달러당 75엔에서 출발한 엔화 약세가 1차로 95엔까지 진행된 후 한달간의 조정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주 97엔으로 올라섰다. 이는 당분간 엔화가 95엔 밑으로 떨어지기 힘들다는 의미가 된다.

엔화 약세에 따라 우리 기업의 수익성이 상당히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환율 변동이 짧은 시간에 강하게 진행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 4년간 우리 기업이 100엔당 1400원대 이상의 원-엔 환율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점도 부담이다. 당분간 자동차를 비롯해 일본과 경합 관계에 있는 기업의 주가는 약세를 면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남북 문제나 엔화 약세가 주가를 끌어내린 이면에는 시장 자체의 힘이 약해졌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버틸 수 있는 동력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 경제가 좋지 않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1분기까지 3분기에 걸쳐 성장률이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주가지수는 2000 부근이다. ‘좋지 않은 경제와 높은 주가’의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하락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의 체력이 약해지면 약간의 외부 악재에도 주가가 요동을 치게 되는데 지난주 시장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지금은 북한 리스크가 약해진다고 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경제와 주가의 균형이 맞을 때까지 투자를 미뤘으면 한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구로다효과 유럽 국채금리 급락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부양책이 유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스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지난 총선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BOJ가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내놓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일본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자 일본 생명보험회사나 연기금이 보다 수익이 좋은 해외 국채에 관심을 보이면서 유럽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0.116%포인트 하락한 1.754%를,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0.178%포인트 떨어진 4.378%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지난 2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안정성이 높은 독일 국채와 미국 국채 금리는 이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멕시코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국채 금리도 최근 하락세가 뚜렷했기 때문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국채에 자금이 쏠린 것으로 분석됐다.

런던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일본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매도하고 대신에 프랑스 국채를 매수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하기도 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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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의 딜레마] ①은행이 대출 안 늘리고 ②물가 압박에 기준금리 오르면… 엔저는 끝난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로 엔화는 올 들어서만 10% 넘게 절하됐다. 지난 주말(5일) 엔화 환율은 1달러당 97엔선에 거래됐다. 엔고(高) 현상이 본격화된 2008년 리먼 쇼크 이전 수준인 1달러당 100엔 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엔저(低) 현상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아베노믹스는 기본적으로 엔화를 대량 공급하여 국내적으로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국제적으로 엔저를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이 엔화 발행을 늘려도 은행들이 대출을 늘려 총통화가 확대되지 않으면 엔화의 공급 확대는 어렵다. 실제로 일본은 미국·유럽에 앞서 양적 금융완화를 실시했지만 엔저를 유도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격차도 환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 금리가 일본보다 높으면 '달러 강세-엔화 약세' 현상을 낳는다. 리먼 쇼크 이후엔 미국이 제로(0) 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달러 약세-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다 최근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따라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ㆍ일 간 금리 차가 1%포인트 정도로 다시 확대됐고, 이것이 엔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가 목표대로 연 2% 물가 상승에 성공할 경우, 일본의 금리 상승으로 다시 엔고 압력이 발생하게 된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필연적으로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아베노믹스의 성공은 오히려 엔고 압력을 가중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일본 경제가 처한 딜레마다.

 

[아베노믹스 성공하려면] 日, 구조개혁이 관건… 성공시 年 1~2% 성장, 실패하면 저성장 늪에

아베노믹스의 금융완화와 재정 확대 정책은 사실 일본 정부가 계속 시도해 왔던 것으로, 과거에는 그 효과가 일시적 현상에 그쳤다.

일본은행이 아무리 현금통화를 발행해도 대출이 늘어나지 않아 총통화 증가율은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재정 확대 정책도 일시적 효과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을 통한 세수 확대로 이어지지 않아 오히려 일본의 재정 적자 문제를 악화시켰다.

결국 아베노믹스의 성패는 일시적인 경기 부양책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 심리가 호전되는 것을 계기로,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일본 기업은 현금 및 예금 잔액이 작년 말 기준으로 209조엔이나 될 정도로 보유 현금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부양책과 함께 각종 규제 완화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차세대 유망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아베노믹스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아베노믹스가 구조 개혁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일본 경제는 연 1~2% 수준의 완만한 물가 상승과 함께 연 1~2% 정도의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조 개혁에 실패해 아베노믹스의 정책이 후퇴할 경우 일본 경제는 다시 완만한 디플레이션과 구조적 저성장이라는 기존의 성장패턴을 답습할 것이다.

만약 구조 개혁 성과가 미진한 채 대폭적인 금융완화와 재정 확대 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 재정의 규율이 상실되고 고율의 인플레이션과 초(超) 엔저가 발생하면서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다.

 

엔高 시절 뼈 깎으며 노력한 日기업들만 엔低를 즐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도요타·닛산 등 매출 급증… 내수 안주했던 가전3사는 몰락]

도요타, 대중소비시장 잡아 - 5000~3만5000달러 계층 공략… 매출 절반가량 신흥국서 올려

캐논, 세계 '유일·최고' 추구 - 인간·로봇 분업체계 구축 등 생산 혁신·신기술 도입 주력

닛산, 혁신 역수입 시스템 - 태국 공장서 생산비 아끼고 현지 연구인력 활용 신차 개발

한국, 원高 활용 적극적 M&A를 - 우수 핵심기술 확보할 기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엔고(高)의 파고를 견뎌낸 일본 기업들이 노골적으로 엔저(低)를 밀어붙이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라는 순풍을 만났다. 대폭적인 금융완화와 재정 확대,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한 산업 활성화 대책 등 3가지 축으로 펼쳐지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일본 증시도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일본 기업들에 아베노믹스는 오랜 가뭄 끝 단비다. 일본 기업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환율은 1달러당 83엔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 환율은 1달러당 90엔대 초반이기 때문에 환차익만으로도 일본 기업의 수익성은 10%가량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런 엔저의 혜택을 모든 일본 기업이 누리는 것은 아니다. 5년간 거세게 몰아친 엔고라는 높은 파고를 넘기 위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기울여온 기업들이 엔저의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일본 기업들은 ▲생산기술 혁신 ▲현지 거점의 생산력을 높이면서 신흥국 시장 개척 ▲세계 유일과 최고(Only1+No.1) 전략 강화 등에 매진해 왔다.

반면 기존 기술력과 내수 시장만 믿고 자구 노력에 소홀했던 기업들은 엔저의 수혜는커녕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의 상징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했던 파나소닉·소니·샤프 등 일본 가전(家電) 3총사가 대표적이다. 파나소닉은 지난 3월 말 TV사업부문에서만 7000억엔대 손실이 발생한 책임을 지고 오쓰보 후미오(大坪文雄) 회장이 오는 6월 퇴진하기로 했고, 뉴욕 증시에서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도요타, 원가절감과 신흥 시장 개척에 주력

도요타 자동차는 낭비를 억제하고 재고를 갖지 않는 JIT(Just in Time·부품 적기 공급) 등 도요타식 생산 시스템의 고도화에 주력했다. 디자인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의 미숙한 사업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요타 시스템의 글로벌화에 매진했다. 자동차의 디자인 자유도를 높이면서도 차종 간에 공통 부품을 사용해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모듈형(부품 덩어리) 생산 시스템을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전략으로서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산기술 혁신과 함께 도요타는 신흥국의 대중 차 시장인 볼륨 존(Volume Zone·키워드 참조) 개척에 주력해 왔다. 도요타의 신흥국 판매 대수는 2000년의 18.6%에서 2011년 45%로 급증했으며, 중국에서는 현지 시장용 하이브리드 자동차(동력원으로 휘발유 엔진과 배터리 겸용)의 연구 개발 거점도 설치하여 현지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한 차세대 고연비 시장을 주도하면서 도요타는 단순히 매출 확대에만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고객 만족을 높이는 적극적인 마케팅, 현지 고객 수요 반영에 주력하는 진정한 세계 유일과 최고 전략을 전개해 작년에 다시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으로 부활하는 데 성공하였다.

캐논·교세라·닛산도 경쟁력 회생에 매진

다른 일본 기업들도 엔고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피나는 경쟁력 강화 노력을 전개했다. 캐논은 인간과 로봇의 효율적인 분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고 교세라는 소재·부품·장비·제품에 이르는 생산기술의 전 과정을 혁신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추구했다.

기술 혁신에 관한 일본 본사와 해외 공장 간의 분업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히 해외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닛산자동차는 해외 거점이 발굴한 성과를 본사에 피드백하고, 다시 이를 다른 해외 거점에 전파하는 '역(逆)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 시스템을 구축했다. 닛산은 태국 등 아시아 거점의 연구 인력을 활용해서 신흥국 중산층 시장을 겨냥한 소형차 '마치'를 개발해 범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이처럼 엔고 극복을 위해 체질 개선을 단행한 일본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엔저 현상을 장기화하는 금융 재정 정책과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 투입 등이 앞으로 일본 기업에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 기업도 일본의 엔고 극복 전략 배워야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과의 힘겨운 경쟁이 계속될 것을 각오하면서 경쟁력 향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특히 일본 기업의 엔고 극복 전략과 함께 최근 엔저 상황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끊임없는 생산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생산기술 혁신으로 자사 핵심 기술을 더 명확하게 다듬고 고도화해야 한다. 그래야 이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신규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제조 현장에서 발굴한 자사의 핵심 강점과 시대의 변화 트렌드를 잘 접목하면 독창적인 분야를 개척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우리 기업은 일본처럼 핵심 기술이 강하지 않은 분야도 있기 때문에 원고(高)를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원화 가치가 높아졌을 때 앞선 기술을 가진 기업을 M&A(인수·합병)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책적으로는 산학 연계를 강화해 기술거래 시장, M&A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체계적인 기술 전략과 함께 마케팅 및 글로벌 전략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 일본처럼 '세계 유일과 최고(Only1+No.1)'를 지향해야 한다.

☞볼륨 존(Volume Zone)

가계의 연간 가처분소득이 5000~3만5000달러인 중간 소비 계층, 즉 ‘대중 소비 시장’을 말한다. 브릭스(BRICs)와 동남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 지역에 급속도로 확대돼 2005년 16억명에서 올해 20억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흥국 중산층과 선진국 저소득층이 주로 해당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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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장 평가, 國政철학 반영"… 대폭 물갈이 시사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터뷰]

-공공기관장 임기제

자리 보전해 주는 게 아니라 자율성 갖고 일하라는 뜻

-창조경제 어떻게

당장 할 수 있는 건 벤처 살리기… 투자 회수 도울 방법 찾겠다


인터뷰=박종세 경제부장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 예금보험공사 부총리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공식 인터뷰에 응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패러다임(인식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장관들 위에 군림하며 지시하는 부총리에서 설득하는 부총리로 역할을 바꾸고, 한국은행 총재와 비밀 회동을 없애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만나 소통하겠다고 했다. 권위를 내세우고, 힘을 강조했던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제를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뷰는 부동산대책과 공공기관장 교체, 경제 민주화와 투자 활성화 등 현안 위주로 진행됐다.

◇"공공기관장 평가, 국정 철학 검증할 것"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에 대한 정부 입장은.

"내가 말이 심한 것 아닌지 모르겠지만…. (잠시 뜸을 들인 뒤) 임기제의 취지는 자율성을 줄 테니 일을 잘하라는 것이다. 일을 잘못하는데도 자리 보전을 하라고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는 유난히 '종신' 임기가 많지만 뭘 해도 평생 하란 취지가 아니라 자율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미국은 종신 임기를 보장해도 스스로 은퇴를 한다."

―교황이 사임한 것처럼 말인가.

"그렇다(웃음). 우리나라는 종신제를 도입하면 정말 죽을 때까지 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생각해 볼 문제다. 전문성이 없고 경영평가가 좋지 않은데도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오히려 임기제 취지에 맞지 않는다."

―최근 공공기관장 평가를 시작했는데, 국정 철학도 보나?

"당연하다. 공공기관도 결국 정부의 역할을 일부 담당하기 때문에 국정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경영평가를 할 때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다. 새 정부의 과제를 어떻게 잘 추진하겠다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한데.

"기업 투자 환경은 작년보다 개선됐다. 첫째, 총선과 대선이 끝나 불확실성이 줄었다. 둘째, 박근혜 정부가 시장경제에 대한 원칙은 지킨다. 물론 경제 민주화라는 충격 요소가 있지만, 기본 골격이 시장경제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셋째,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쌓여 있다. 여건만 되면 언제든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

―경제 민주화가 대기업엔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경제 민주화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면 '쇼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제 민주화가 국정 과제로 추진되는) 지금은 이를 상수로 보지 않는 기업은 어리석다(silly)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대기업들은 이미 중소기업과 상생, 공정 경쟁,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주어진 상수로 보고 경영 계획을 세울 것이다."

◇"창조경제 초기 목표는 벤처 육성"

―창조경제가 다들 어렵다고 한다.

"너무 깊이 생각하니까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웃음). 제가 생각하는 창조경제 의미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 쉽다. 과거에는 투입(인풋) 위주 경제였는데, 이제는 질적 생산효율을 강조한다. 과거에는 주로 성장 산업을 혁신하는 경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산업 생태계를 바꾸자는 것이다. 과거 경제 주체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눠 접근했는데, 이제는 대기업·중소기업·하도급기업이 어울려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창조경제는 뭐가 있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게 벤처다. 그동안 창업은 얘기가 많이 됐는데, 투자 회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회수 쪽에 보완할 게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인수합병(M&A) 시 세제 혜택, 기업공개(IPO) 조건 완화, 패자부활로 재기하는 창업자에 대한 혜택도 검토하고 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토빈세 추진하나.

"신중해야 한다. 쇼크 때 만든 제도는 경제가 정상화돼도 바꾸기 어렵다. 지금은 외자가 많이 들어오니까 토빈세 논의가 있지만, 반대로 외자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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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금융영토 전쟁에 한국은 없다

◆ 금융의 판을 바꿔라 2부 ◆

'베트남판 월스트리트'로 통하는 베트남 호찌민의 응우옌훼 거리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동코이 거리에 있는 HSBC 베트남법인 본점 1층 영업점. 아침 일찍부터 나온 고객들이 번호표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구에서 만난 직장인 응우옌티화 씨는 "국내 은행보다 금리는 낮은 편이지만 안전하게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에 HSBC를 찾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인 HSBC의 위상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HSBC는 외국계 중 가장 먼저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일본 3대 은행인 BTMU, 미즈호, SMBC 등은 최근 베트남 대형 현지 은행들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신흥시장으로 부상하는 베트남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아시아계 은행들의 해외 시장 확대 경쟁은 베트남에서만의 현상이 아니다. 캄보디아는 35개 은행 중 현지 은행은 5~6개에 불과하고 20여 개 외국계가 진출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계 메이뱅크, 호주계 ANZ 등 아시아계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지점과 ATM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금융가는 최근 아시아계 은행들의 움직임에 술렁이고 있다. 유럽ㆍ미국계 은행들이 사업 규모를 축소하면서 고액 연봉 뱅커들이 정리해고되고 있지만 이를 CIMB, DBS 등에서 다시 데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현상이다. 유럽ㆍ미국계 은행들이 힘을 잃고 있는 아시아 금융시장을 아시아계 은행들이 빠르게 메우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영토확장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남아 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CIMB, 메이뱅크, DBS, OCBC, ANZ 등 아시아 글로벌 강자를 집중 취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년간 이들 5개 은행의 자산은 평균 5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4대 금융의 경우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을 제외하면 이 기간에 자산 성장은 10.4%에 불과했다.

5개 은행의 성장동력은 해외 사업 강화다. 말레이시아 CIMB는 14%에서 41%로, 호주 ANZ는 11%에서 21%로, 싱가포르 OCBC는 34%에서 38%로 증가했다. 결국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다른 아시아의 은행들과 달리 한국 은행들은 국내에 안주해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성장동력으로서 금융 한류 확산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우수한 금융 인프라스트럭처와 성공적인 위기 극복 경험 등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해외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은행의 소규모 해외 현지법인 인수 절차를 완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남주하 서강대 교수는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금융권의 해외 시장 진출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미래 창조금융의 시금석을 만들기 위한 필수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 인도네시아 = 박용범 기자 / 라오스 = 최승진 기자 / 말레이시아ㆍ필리핀 = 이덕주 기자 / 베트남 = 배미정 기자]

도쿄미쓰비시·미즈호·스미토모 일본 3대은행

◆ 금융의 판을 바꿔라 2부 / ① 베트남서 미래 그리는 HSBC ◆

"당분간 지점은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을 상대로 주로 영업하고, 리테일은 베트남 현지 은행에 대한 지분 투자 방식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입니다."

베트남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미즈호은행 관계자 말이다.

기업영업과 소매금융 부문에 맞게 투 트랙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외국계 은행 현지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영업망 확보다. 특히 국영은행과 민간 상업은행 등 50여 개 현지 은행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은 외국계 은행이 현지 고객층을 확보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최근 일본 3대 은행이 잇달아 베트남 현지 은행들에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바로 영업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008년 SMBC(스미토모미쓰이은행)가 베트남 수출입은행 지분 15%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미즈호은행이 베트콤뱅크(VCB) 지분 15%를, 지난해 말에는 일본 최대 은행인 BTMU(도쿄미쓰비시은행)가 베토인뱅크(CTG) 지분 20%를 인수했다. 일본 3대 은행이 모두 베트남 현지 주요 은행 지분을 갖게 된 것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현지 은행에 대한 개별 외국계 은행 투자 지분을 20%로 제한하며, 은행당 총 외국 투자 지분을 30%까지 허용하고 있다.

미즈호은행 관계자는 "지분 비율 자체는 낮지만 현지 은행 영업망을 활용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을 투자한 외국계 은행들은 현지 은행에 임원을 파견해 직접 은행 영업에 개입하기도 한다. SC은행이 15%의 지분을 투자한 현지 상업은행 ACB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나 재무 관리 측면에서 SC에서 파견된 임원들 의견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지분 투자가 장기적으로 향후 법인 설립과 영업망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견해도 있다. HSBC도 법인 설립 전인 2005년 베트남 테콤뱅크 지분을 일부 매입하기 시작해 현재 20%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HSBC 베트남 법인장인 수밋 두타 씨도 2008년 HSBC를 대표하는 테콤뱅크 이사로 부임해 미리 현지 시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두타 법인장은 "현지 은행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베트남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에서 현지 은행에 지분을 투자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지난해 현지 은행 자산건전성 악화로 베트남 정부가 대규모 합병과 구조조정을 시사하면서 외국인 지분에 대해 30% 초과를 허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팜응옥빅 SSI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외국계 은행 지분 투자 한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지 은행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외국계 은행이 영업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년 공들인 HSBC 베트남 주류로 우뚝

◆ 금융의 판을 바꿔라 2부 / ① 베트남서 미래 그리는 HSBC ◆

"신용카드 쓰고, 리씨(Li Xiㆍ세뱃돈) 받아가세요." 지난달 13일 베트남 호찌민시 동코이 거리에 위치한 HSBC 베트남 법인 본사 1층 영업점은 순서를 기다리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영업점 천장에는 '리씨 100만동' '리씨 400만동'이라고 적힌 빨간색과 노란색 세뱃돈 봉투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무슨 행사라도 있나 싶어 옆에 있던 베트남인 직원에게 물었더니 '세뱃돈 봉투'라고 했다. 새해를 맞아 HSBC 신용카드로 쇼핑하면 결제 금액에 따라 '세뱃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다.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선화빌딩에는 씨티은행, 뱅크오브차이나, 메이뱅크 등 10여 개 외국계 금융회사가 베트남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호찌민 = 배미정 기자>
베트남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음력설에 붉은색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주는 전통이 있다.

직원은 "리씨에는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세뱃돈 문화를 신용카드 영업에 활용한 HSBC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수밋 두타 HSBC 베트남 법인장은 "지난 20여 년간 베트남 문화에 밀착한 영업으로 현지 고객들에게 만족과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HSBC 베트남 법인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1995년 외국계 은행 최초로 지점 영업을 시작한 데 이어 2009년 처음으로 현지법인 허가를 받았다. 베트남에 은행 산업이 막 태동하려던 때 초기 리스크를 무릅쓰고 과감하게 투자해 현재 지점 16개와 ATM 130대 등 탄탄한 영업망과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외국계 '주류' 은행으로 정착했다. 1500명에 달하는 직원과 25만명에 달하는 고객 중 99%가 베트남 현지인. 외형만 보면 여느 로컬 은행과 다를 바 없다.

지난해 말 기준 HSBC가 법인, 지점, 로컬 은행 지분 투자 등 다각적인 투자로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총세전이익(PBT)은 1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외국계 은행 2위인 신한베트남은행 세전이익은 3585만달러로 3분의 1 수준이다.

두타 법인장은 "은행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개인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투자를 많이 한 결과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뛰고 있는 은행은 50여 개. 이 중 법인 허가를 받은 외국계 은행 법인은 HSBC, 신한베트남은행, ANZ 등 5개다. 우리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 은행 5개를 포함해 외국계 은행 지점과 사무소 100여 곳이 호시탐탐 법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보고 몸을 풀고 있는 셈이다.

금융시장이 포화 상태임에도 외국 은행들이 물러나지 않는 이유는 베트남 금융산업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은행 고객은 전체 인구 중 21% 수준으로 중국 대비 3분의 1에 불과하다. 전체 시장에서 외국계 은행 시장 점유율은 8%에 그쳐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베트남 경기가 침체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돼 연 5% 이상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은행도 최근 자본 확충 등을 이유로 외국인 투자 한도 확대를 고려하는 등 외국 자본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투자 확대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팜응옥빅 SSI증권 애널리스트는 "베트남 금융권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외국계 은행 비중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선전하고 있다. 2009년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법인 인가를 받고 2011년 신한비나은행과 합병한 이래로 외국계 은행 중 순이익 2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계 기업 대상 영업 비중이 80%에 달하며 현지화 영업은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단계다. 신한베트남은행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다른 국내 은행들은 지점과 사무소를 운영 중이지만 현지 영업은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박연기 신한베트남은행 전략기획부장은 "앞으로 현지 기업과 개인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화 성공비결은 신뢰와 투자"

◆ 금융의 판을 바꿔라 2부 / ① 베트남서 미래 그리는 HSBC ◆

"은행이 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현지화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시간과 돈, 결국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입니다."

한국 언론과 처음으로 만난 수밋 두타 HSBC 베트남 법인장은 HSBC가 베트남에서 성공한 비결로 베트남 시장에 대한 '신뢰'와 '지속적인 투자'를 꼽았다. 두타 법인장은 "HSBC는 베트남에서 국영이 아닌 민영 은행이 처음 출범한 1995년 베트남에 최초로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라며 "베트남 은행 산업 성장과 함께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베트남을 전략국가로 설정하고 일찍이 현지에 지점을 낸 HSBC는 지점과 거래센터를 확대하는 동시에 베트남 고객들을 위한 금융 플랫폼을 만드는 데 적극 투자해왔다. 최근에는 초등학생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실시하고, 온라인 '뱅킹 도서관' 프로그램을 만들어 은행 계좌 사용법 등 금융 지식을 알리는 등 베트남인 금융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7일 베트남 총리에게서 '공로훈장'을 받았다.

두타 법인장은 HSBC가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이 아니며 '주류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 사람들은 HSBC가 '그들을 위한' 은행이라고 생각하며 신뢰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로컬 은행과 차별화한 HSBC만의 강점이다. 두타 법인장은 "로컬 은행 금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HSBC에 돈을 예치하는 이유는 안전하고 더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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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준비안된 복지' 복지대상자 1천만명 시대…행정 현장은 '신음중'

시스템 안바꾸면 인력 늘려도 소용 없어

“인력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복지현장의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최근 정부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을 내년까지 대폭 확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의외로 현장 공무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업무 강도가 센 기초노령연금 무상보육 등의 복지정책이 잇따라 시행되면서 현장 근무를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데다

일반 행정직과 복지직 간 ‘칸막이 현상’이 심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청주시 흥덕구청 주민복지과의 김기석 주무관은 7일 기자와 만나 “사회복지직 직원이 읍·면·동 주민센터에 새로 배치되면 복지업무를 담당하던 기존

베테랑 행정직 직원이 다른 부서로 이동해 버린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복지 공무원 숫자를 늘려도 일선 현장은 신참 공무원들로

채워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올 들어 자살한 3명의 복지공무원 모두 근무경력 1년이 채 안 된 사람들”이라며

“증원대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방자치단체 내 인력 운용과 업무 배분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서울 모 구청의 한 관계자는 “가끔 일선 주민센터를 둘러보면

한쪽(복지부서)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또 다른 한쪽에선 한담을 즐기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지자체장이 보다 탄력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단순 인력 충원만으로 이미 곪아터진 복지행정의 난맥상을 단기간에

치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더욱이 내년 7월부터 기초연금제도가 확대 시행되면 복지 대상자가 140만명가량 더 늘어난다. 서울

서대문구와 성동구처럼 복지확대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인력 개편을 한 지자체는 극소수다. 서대문구는 주민센터 공무원의 70% 이상을

복지업무에 투입했다. 대신 주민등록, 인감, 제증명 발급 등의 행정업무는 무인민원발급기 20대를 도입해 대체했다.

최근 복지 공무원들이 업무 과다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도 늘어나는 복지행정 수요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8년 기초노령연금제도 시행을 앞두고 학계와 연구기관들은 복지공무원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2006년 11월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은 “2015년까지 사회복지 공무원을 4만407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당시 복지공무원 숫자는 1만4891명이었다. 그럼에도 물밑에선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다. 그 사이에

복지 공무원들이 돌봐야 할 대상자는 2007년 400여만명에서 올 들어 100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2009년 11월 감사원까지 나섰다. 감사원은 “사회복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게다가 그동안 늘어난 인원도 실제 필요한 실무자가

아닌 관리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인력부족 문제 못지않게 인력 투입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것이다. 내년까지 총 3년간 복지공무원을

7000명 더 늘리겠다는 정부의 구상이 복지현장에서 동떨어진 ‘땜질식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용준/청주=임호범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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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켠 제조업, 5년내 세계 5강 도약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전략… "R&D 고도화 등 위기를 기회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 곳곳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정부가 급히 대응전략 마련에 나섰다. R&D(연구개발) 고도화와 기술융합 활성화를 통해 추락중인 경쟁력을 제고, 한국을 5년내 '세계 제조업 5강'에 올리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이달 말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주력산업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생산기반, 플랜트엔지니어링 등 국가 생산, 수출, 고용 및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제조업의 중추를 이루는 산업들을 의미한다.

산업부는 우선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환경변화 대응을 위한 그린화 및 스마트화에 R&D를 집중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및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기존 제품의 성능향상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 및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다. 주력산업 융합연구 및 사업화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겨 정책지원 효율성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지난 2011년 선진국 대비 84.4% 수준인 기술경쟁력을 2017년 9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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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력산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출연연구소 및 대학의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강화한다. 대기업이 수요기술을 발굴하면 출연연과 중소·중견기업이 공동으로 이를 개발하고 납품을 보증받는 형태다.

현재 정부 R&D 예산 중 12%에 불과한 중소·중견기업 기술혁신 투자비율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제품을 해마다 50개씩 신규로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R&D 인프라 고도화를 통한 성장기반 강화에도 나선다. 특허 및 표준이 경쟁자의 시장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R&D 기획단계에서부터 특허, 표준화를 고려한 선순환적 R&D 연결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번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올해 800조원과 3712억달러로 전망되는 주력산업 생산액과 수출액이 2017년 1000조원과 49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은 프랑스를 제치고 중국, 독일,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제조업 5강에 진입하게 된다.

산업부의 이 전략은 최근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제조업 위기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국내 주력산업은 대부분 시장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에 한계를 맞이한 가운데 수출경기 둔화, 주요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 등 대외여건 악화가 맞물리면서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미국 경쟁력위원회(USCC)와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는 최근 내놓은 세계 제조업 경쟁력 전망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제조업 경쟁력은 세계 6위로 평가했다. 지난 2011년 3위, 2012년 5위에 이어 3년 연속 내림세다. 5년 뒤에는 현재보다 한 단계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의 위기는 국내 지표에서도 확연히 포착된다. 지난해 제조업 성장률은 2.2%로 전년(7.3%)에 비해 3분의 1 수준 이하로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특히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설비투자가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정책금융공사 등의 조사 결과 올해 국내 주요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년째 뒷걸음질이다.

한국의 제조업은 경제위기 때마다 극복의 버팀목이 돼 왔던 경험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의 성장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산업은 최근 경제성장 정체, 중국과 일본의 협공, 하드웨어 차별화 한계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융합기반의 능동적 대응, 산업지원 강화와 함께 기업 스스로의 혁신 활성화 등을 통해 제조업을 재조명하고 부양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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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석유 전자거래 무역흑자 1조 날렸다

천문학적 세금 들여 일본 기업 배불리는 꼴

일본산 경유 수입 크게 늘고 기름 값 인하 효과는 미미

대리점 판매가격 파악 안돼 세혜택 중간 유통서 사라져

석유전자상거래가 시행된 2012년 4월부터 일본 산 경유 등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지난 1년간 석유 부문에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약 1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당초 목표로 했던 기름 값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정부가 수 백억원의 세금을 들여 무역수지만 악화 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석유전자상거래는 정부가 기름 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해외 석유제품 수입 시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한 제도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석유전자상거래 제도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11개월 동안 휘발유와 경유 수입량은 699만3,000배럴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100만 배럴) 보다 7배 급증했다. 금액으로 보면 11개월 동안 수입 증가액은 약 8,7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본산 경유는 2009년 1,675만4,000달러(약 180억원)에서 지난해 6억958만1,000달러(약 6,600억원)로 3년 사이 무려 36배 급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11개월 동안 석유 무역수지에서 약 9,000억원의 흑자가 줄었다"며 "연간 12개월로 환산하면 1조원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1조원 가량의 흑자가 해외 석유 수입으로 허공에 날라간 셈이다.

문제는 석유전자상거래가 유가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말 석유전자상거래 시행 1년을 맞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전자상거래 시행 이후 장외 석유제품 가격인하를 유도했다"며 "주유소들이 리터당 60~103원 낮은 가격으로 구매해 저가로 판매해 소비자 가격 인하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러나 "주유소 마다 규모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싸게 구입한 후 얼마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지는 딱히 설명할 수 없다"고 판매가격 파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유소는 그나마 제도적으로 구매 및 판매 내역을 일부 추적할 수 있어 사정이 낫다. 정작 전자상거래 거래 물량의 60~70%를 차지하는 석유 공급 대리점의 경우 판매 가격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이에 세금 혜택으로 저렴해진 경유와 휘발유 마진이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중간 유통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리터당 100원을 싸게 샀다 하더라도 누가 실제로 100원 다 싸게 팔겠느냐"며 "옆 가게 보다 10원만 싸게 팔아도 장사가 잘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1년 동안 국제 기준인 싱가폴 거래시장의 경유가격은 리터당 122원이 떨어졌지만 국내 주유소 경유가격은 75원이 떨어지는 그쳐 국내 인하폭이 오히려 더 적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세금을 들여 국내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일본 정유업계의 회생을 돕고 있는 꼴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수입산 경유 및 석유에 리터 당 53원의 세금이 지원된다. 이를 지난해 전체 수입물량과 곱하면 해외에서 석유를 수입하기 위해 연간 약 700억원의 세금이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지금 정부는 품질과 가격면에서 한국 정유소를 이길 수 없어 수출에 애를 먹는 일본산 경유를 한국이 세금을 들여 사다주고 있다"며 "수백억원의 정부 세금을 들여 조 단위로 국가에 손해를 끼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김흥록기자 ro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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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시아 중산층 17억4000만명이 세계소비시장 이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

[동아일보]

신흥국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중산층이 2020년 세계 중산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아시아 중산층을 잡아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중산층 규모가 2020년 17억4000만 명에 달해 세계 전체 중산층(32억4900만 명)의 54%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아시아 중산층 규모는 5억3000만 명이며, 2020년에는 3.3배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중산층은 2020년 세계 소비의 42%(약 148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유럽(103억100만 달러)이나 북미(58억6300만 달러)의 중산층 소비보다 더 많은 것이다.

보고서는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연 3650∼3만6500달러를 지출하는 가구를 중산층으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이어 아시아 지역 내 중산층이 늘면서 소비 패턴이 음식류, 의류잡화 등 필수 소비재에서 자동차, 정보기술(IT) 제품, 해외명품 등과 같은 선택적 소비재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IHS 오토모티브’와 일본의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 등의 발표를 인용해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판매 규모가 2012년 2960만 대에서 2017년 4120만 대로 약 3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부형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소비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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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없는 미래부, 산하기관 정상화는 언제?

< 아이뉴스24>

[김관용기자]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주요 정보기술(IT) 관련 산하기관들이 업무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미래창조과학부로 관할 부처가 변경됐지만 미래부 장관 임명 지연으로 기관 간 기능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사실상 업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NIPA와 NIA, KISA는 IT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부 산하기관들로 기존에는 각각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들어 IT부문을 총괄하는 미래부가 신설되면서 이들 기관의 기능 대부분이 미래부로 이관된 상태다. NIPA 설치 근거인 정보통신산업진흥법과 NIA 및 KISA 관련 법인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 또한 주무부처가 미래부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NIPA, NIA, KISA는 현재 미래부와 함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미래부 장관 임명 지연으로 산하기관들의 업무 수행은 불완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래부로 소속이 변경되긴 했지만 부처간 기능 조정 협의가 진행되지 않아 미래부 업무 뿐만 아니라 기존의 관할 부처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산하였던 NIPA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관련 기능이 잔류하면서 이 분야 담당자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일하고 있다.

NIA 또한 설치 근거법의 미래부 이관으로 국가 정보화 기획과 정보보호, 정보문화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미래부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 이외에는 여전히 안전행정부 관련 일을 하고 있다.

KISA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기능이 미래부로 이관됐지만 정보보호 관련 분야는 기존 방송통신위원회 관할이다.

산하기관 한 관계자는 "각 기능들을 헤쳐모여 새로운 기관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기존대로 조직을 운영하되 예산과 업무 지시만 해당 부처로부터 받을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장관 임명 이후 관계부처 간 협의가 진행돼야 기관의 기능 조정이 가능할 것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설만 난무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산하기관 관계자도 "지난 정부의 경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계획에 따라 기능을 통폐합 시켜 기관을 새롭게 출범시켰지만 이번 정권은 관련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올해 예산은 확정됐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큰 문제는 없지만 향후 조직 개편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직원들의 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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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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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제2 신경영 구상.. 첫 단추는 신사업 발굴

"다시 뛴다" 재도약 준비하는 재계
신경영 20년 맞는 삼성


재계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신경영전략'을 앞세워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제2의 신경영'을 준비하는 삼성과 창립 60주년을 맞아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SK가 대표적이다.
두 그룹 모두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여전히 '위기의식'을 강조하는가 하면 국민생활의 저변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민의 행복'과 '기업발전'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3개월여 만에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르면 9일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집무실을 찾아 '출근경영'을 재개한다. 이건희 회장이 서초동 집무실에 마지막으로 출근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무려 130여일 만에 복귀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이 회장이 3개월간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는 동안 구상한 경영쇄신안과 현안 해결 등을 출근경영을 통해 어떻게 가시화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이 회장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올 때마다 삼성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으면서 일대 변화를 줬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이번에도 삼성에 "마누라 빼고는 다 바꾸라"식 제2의 신경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올해 삼성은 '이 회장의 신경영 20주년'과 '이 회장 경영복귀 2주년' '그룹 창립 75주년' 등 의미 있는 시기를 복합적으로 맞는다는 점도 제2 신경영 단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3일 하와이로 떠난 뒤 연말에 귀국, 연초를 한국에서 보낸 뒤 지난 1월 11일 다시 하와이로 떠났다.

이후 이 회장은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면서 3개월여간 '원거리 셔틀 경영'을 펼치다가 지난 6일 일본에서 귀국했다.

이 회장은 해외에 머무는 동안에도 삼성 경영진을 일본으로 불러 주요 현안을 수시로 챙겨왔다. 실제 지난 2월에 이어 지난 3월 1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 1팀장(사장) 등 삼성 수뇌부는 일본을 찾아 이건희 회장에게 현안을 보고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지난 1일에도 하루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이건희 회장에게 현안 보고를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해외에서 간접 경영을 펼치면서 경영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의 속도나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중 하나가 삼성의 미래 신사업 발굴·육성이다.

이 회장은 삼성의 고민 중 하나인 신성장동력 사업의 발굴.육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번 해외 체류기간에 삼성의 다가올 10년을 책임질 신성장동력사업 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전언이다.

이 회장이 올해 신경영 20년을 맞아 경영혁신 차원의 삼성 경영진이나 조직 차원의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 이 회장은 지난 6일 "(신경영) 20년이 됐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위기의식을 강조해 후속 조치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삼성과 새 정부 간 '코드 맞추기'도 이 회장이 챙길 것으로 보이는 핵심 사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6일 "그분(박근혜 대통령)도 오랫동안 연구하고 나온 분이 돼서 잘해주시리라 생각한다.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돕겠다"라면서 새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를 시사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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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로도 못 흔든 '삼성의 60% 벽'



LG·팬택 풀HD 스마트폰 내놓고도 점유율 판도 못바꿔

삼성의 ‘벽’은 높았다. 패블릿(휴대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바람을 일으키며 국내 개통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갤럭시노트2’에 대응하기 위해 LG와 팬택은 지난 2월 풀HD(1920×1080 해상도) 대화면 스마트폰을 내놨다.

갤럭시노트2보다 화질이 더 선명한데도 가격은 싼 제품이 시장에 나온 지 두 달가량이 지났지만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와 팬택은 1위 시장은 뺏지 못하고 2, 3위 간 엎치락뒤치락 경쟁만 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폰 1위’ 철옹성

두 회사의 풀HD 공세에도 삼성은 60% 초반대의 점유율을 지켰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는 하루평균 1만2000대가량 개통되며 현재 개통 기준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루평균 5000대가량 개통되는 LG 옵티머스G프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업계에서는 제품의 하드웨어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춰도 ‘삼성 브랜드’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주말 일부 인터넷 판매점에서 팬택의 베가넘버6는 23만9000원에, 옵티머스G프로는 49만8000원에 팔렸다. 같은 기간 갤럭시노트2는 65만원대였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통신사 보조금이 얼어붙었던 3월 갤럭시노트2는 81만원대에, 옵티머스G프로와 베가넘버6는 각각 69만원과 57만원대에 팔렸다. 삼성은 최근 갤럭시노트2에 아예 보조금을 붙이지 않은 반면 LG와 팬택은 대당 20만~3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2를 택했다.

갤럭시노트2보다 4~5개월가량 늦게 시장에 나왔기 때문에 두 제품은 갤럭시노트2에 비해 화질 선명도가 월등히 높다.

◆LG의 선전…흔들리는 팬택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위 자리를 넘보기엔 역부족이지만 옵티머스G 판매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21.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3월) 19.3%의 점유율을 달성한 이후 갤럭시S3가 나온 3분기 12.8%까지 떨어졌던 LG는 올 2월 20.6%로 ‘마의 20%’ 점유율을 넘겼다.

LG에서는 2월21일 출시한 풀HD 스마트폰 옵티머스G프로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옵티머스G프로는 공급량 기준으로 50만대, 개통량 기준으로는 25만대가량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20.5%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국내 2위 자리를 지켰던 팬택은 올 3월 12.4%로 3위에 그쳤다. 삼성과 애플의 틈바구니 속에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진 팬택은 급기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2007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적자를 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상향 평준화된 스마트폰… 삼성·LG·팬택 “우리가 최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본격적인 풀HD 스마트폰 경쟁을 앞두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양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스펙 경쟁’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는 게 이유다.

최근 각 제조사가 내놓은 플래그십 제품들은 사양이 큰 차이 없이 엇비슷하다. 쿼드코어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2GB 메모리, 풀HD(1920×1080) 디스플레이, 1300만 화소 카메라 등이 공통 사양으로 탑재돼 있다. 이렇다보니 제조사들은 저마다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가는 삼성전자는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갤럭시S4를 통해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태세다. 반면 LG와 팬택 등 후발주자 등은 동등한 사양을 내세워 이번 기회에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심산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말 출시할 갤럭시S4는 하드웨어 사양에서 근소하지만 가장 앞서있다. 국내 출시 모델에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5 옥타코어 AP가 탑재된다. 다른 제품들이 ‘코어’가 4개인 쿼드코어 제품을 쓰지만 최초로 8개짜리 옥타코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풀HD 아몰레드가 탑재되는 것도 처음이다.

갤럭시S4가 전작인 갤럭시S3보다 전반적으로 사양이 좋아졌음에도 두께가 0.7㎜ 얇아졌고, 무게도 3g 가벼워졌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혁신’으로 내세우고 있는 포인트다.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량이 보여주듯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도 갤럭시S4의 무기다. 결국 같은 사양이면 믿을만한 브랜드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양이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성능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갤럭시S 시리즈가 전 세계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넘긴 것은 그만큼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LG전자는 이번이 갤럭시S 시리즈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G시리즈의 두 번째 제품인 옵티머스 G 프로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 G 프로는 LG전자 휴대전화 사상 최단기간인 출시 40일 만에 50만대 판매(통신사 공급 기준)를 기록했다. 5.5인치 대화면에 색감이 뛰어난 IPS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면만큼은 어떤 경쟁제품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눈동자 인식기술인 ‘스마트 비디오’ 등을 탑재한 밸류팩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차례 더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양에서는 경쟁사에 결코 뒤지지 않고, 오히려 뛰어난 기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어떤 제품과 맞붙어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팬택은 빠르면 이달 말쯤 5인치 풀HD 스마트폰 새 모델 출시를 계획 중이다. 갤럭시S4 출시 시기에 맞춰 이에 대응하는 모델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산이다. 팬택 관계자는 “국내 최초 풀HD 스마트폰인 베가 넘버6는 갤럭시노트2를 겨냥한 ‘패블릿’ 모델이었고, 새 모델은 휴대성을 보다 강조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최근 박병엽 부회장과 이준우 부사장 ‘투톱’ 체제로 회사 구조를 재편했다. 박 부회장은 투자유치와 중장기 비전 수립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제 스마트폰 경쟁이 기술보다는 브랜드와 마케팅으로 옮겨갔다는 판단 때문이다. 팬택은 국·내외에서 제품력은 인정받았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박 부회장이 투자유치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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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매출 158조원 재계 3위로 우뚝

폐허 된 선경직물 공장 재건 60년

오늘 창립 기념식

재계 3위 SK그룹이 8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매출 158조원, 자산 144조원을 기록한 SK는 '잿더미'에서 시작해 섬유·석유화학·정보통신 사업 등에서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SK의 모태는 경기도 수원시 벌말(현 평동)에 있는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이다. 선경직물은 1941년 일본 선만주단과 교토직물이 합작해 만든 기업이다. 이 회사 생산조장 출신인 고 최종건(1926~73) 창업회장은 53년 3월 관재청(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적산을 관리하던 정부기관)에서 선경직물을 불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공장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고 폐허가 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공장을 매입한 고 최 회장은 곧바로 잿더미 속으로 달려갔다. 쓸 만한 부품을 모으고 구부러진 기계를 펴서 4대의 직기를 재조립했다. 여기에 16대의 직기를 새로 들여놓으면서 직물 사업을 시작했다.

 최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회사를 이어받은 동생 최종현(1929~98) 회장은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를 인수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이어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그룹 사업구조를 섬유·석유·정보통신 3대 축으로 키웠다. 98년 그룹 총수에 오른 최태원 SK㈜ 회장은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실현했다. 현재 SK는 전 세계 16개 나라, 29개 광구에서 석유 탐사와 개발을 진행해 국내에서 25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5억1000만 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했다.

 덩치도 커졌다. 62년 섬유업계 최초로 인조견 4만6000달러어치를 홍콩에 수출한 이래 2004년 100억 달러, 지난해 600억 달러 수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수십 명이던 직원은 7만8600여 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최 회장이 재판을 받으면서 '오너 부재'라는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최 회장은 7일 발간한 60년 사사에서 “SK의 도전·열정의 원천과 목적은 행복에 있다”며 “구성원 모두 사회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기업시민으로서 역할을 찾기 위해 힘쓰자”고 당부했다.

 SK는 8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SK아카데미(그룹 연수원)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한다.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인 최신원 SKC 회장은 “일단 도전해 반드시 성과를 내는 것이 '최종건 정신'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창근 의장과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이 참석한다.

SK, 60년만에 600억弗 수출 거탑

6ㆍ25 정전을 3개월 앞둔 1953년 4월 8일, 28세 청년 최종건이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선경직물'을 세웠다. 낡은 직기 16대로 시작한 창업이었다. SK그룹이 8일로 창업 60주년을 맞았다. SK그룹 60년사는 한국 산업 성장사의 축소판이다. 영세 방직공장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금은 매출 158조원, 고용 8만명의 국내 3위 대기업집단이다.

선경직물이 처음 수출에 나선 것은 1962년으로 이 해 4만6000달러어치 인조견을 홍콩에 내다팔았다. 수출 1억불 시대를 연 것은 14년 후인 1976년. 지난해 SK그룹 수출액은 600억달러를 넘어서 40년이 채 못되는 기간 600배 이상 커졌다.

SK 60년을 이끈 것은 3명의 리더십이다. 창업주 최종건은 활달한 패기의 소유자였고 미국 유학을 다녀온 동생 최종현이 치밀함으로 형의 리더십을 보좌했다. 1973년 선경유화와 선경석유 설립을 끝으로 최종건 회장이 타계하고 최종현 시대의 막이 오른다. 최종현 회장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함으로써 '석유에서 섬유까지'로 요약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SK 하드웨어의 1차 완성이다. 1994년엔 한국이동통신을 4271억원에 사들여 2차 하드웨어 구성을 완료했다. 각각 대한석유공사와 한국이동통신을 전신으로 하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은 오늘날 SK그룹을 대표하는 원투펀치다.

1998년 이후 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SK'와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현실로 이끌어냈다. 대규모 석유정제 설비를 통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기름을 수출하는' 위업을 이뤘다. SK는 해외광구 개발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가 25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인 5억1000만배럴의 지분원유 매장량을 확보했다.

SK는 8일 오전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서 김창근 의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최신원 SKC 회장, 최재원 SK(주) 부회장 등 최종건ㆍ종현 회장의 가족, 옛 선경직물 퇴직자 모임인 유선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연다.

SK 관계자는 "한 갑자를 돌았다는 것은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는 것"이라며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계열사 자율경영체제 '따로 또 같이 3.0'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SK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노원명 기자]

 

직물기 16대로 출발… 빅3 기업으로 우뚝



■ 창립 60돌 맞은 SK

1962년 첫 수출… 작년 600억달러로 130만배 늘어

1975년엔 수펙스협 기틀 '선경경영관리체계' 구축

석유·통신·반도체 등 계열사에 고용 인원만 8만명

직물기 16대에서 출발한 회사가 매출 158조원, 수출 600억달러, 고용 8만명을 달성하는 한국 3위 그룹이 됐다. 지난 60년 동안 SK가 이룬 성장사다.

SK가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SK는 창립기념일인 8일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현직 경영진은 물론 최신원 SKC 회장, 최재원 SK㈜ 부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고 최종건ㆍ최종현 회장 가족 등도 참석한다. .

SK는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1953년 4월8일 수원시 권선구 평동 4번지를 매입해 선경직물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그 이후 1962년 11월 10여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친 최종현 회장이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SK는 두 회장이 함께 이끄는 체제가 됐다. 최종현 회장은 최태원 SK㈜ 회장의 아버지다.

SK의 수출 및 매출은 창립 당시와 비교해 크게 성장했다. SK의 첫 수출은 1962년 홍콩으로 인조견 판매였으며 당시 규모는 4만6,000달러였다. 지난해 SK의 수출실적은 600억달러로 첫 수출 당시보다 130만배가량 늘었다. 매출은 1975년 891억원에서 지난해 158조원으로1,773배 늘었다.

최종현 회장은 섬유부터 석유화학에 이르는 사업 수직계열화를 위해 1973년 선경석유를 설립했지만 이듬해 1차 석유파동으로 사업을 철수했다. 그 이후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현재 그룹의 주요 축인 석유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SK는 전세계 16개국, 29개 광구에서 석유 탐사 및 개발과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25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인 5억1,000만배럴의 지분원유 매장량을 확보했다. 1994년에는 민영화 대상이었던 한국이동통신을 4,271억원을 들여 인수, 통신사업에도 진출하게 된다. 한국이동통신은 현재의 SK텔레콤이다.

현재 SK그룹의 경영 시스템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는 1975년 기틀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최종현 회장이 한국적인 경영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선경경영관리체계(SKMS)를 만들었으며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며 수펙스추구협의회로 명칭이 바뀌었다. 수펙스는 인간의 능력으로 해낼 수 있는 최상의 수준(Super Excellent)을 의미하는 SK의 조어로 선진기업 목표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목표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SK는 최근 '따로 또 같이 3.0' 체제에 발맞춰 세계 시장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창립 60주년에 맞춰 발간된 'SK 60년사'에서 "지난 60년은 국민의 의(衣)생활을 바꿔왔고 산업화 시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에너지를 만들어왔으며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을 선도해왔다"며 "앞으로의 명제는 행복과 글로벌라이제이션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60년사 기념사를 통해 "SK의 도전 및 열정의 원천과 목적은 행복에 있으며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한 행복 만들기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SK의 모든 구성원이 언제나 사회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기업시민으로서 해나갈 의미 있는 역할을 찾고자 힘쓰자"고 당부했다.

김흥록기자 ro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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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루밍족’ 잡아라 … 체험형 매장 변신 바람

제품 구경 뒤 온라인서 구입 23%

직접 체험하게 해 구매욕 자극

지난해 12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네스프레소 플래그십 스토어 모습. 세계 상위 1%의 최상급 원두로 만든 네스프레소의 16가지 그랑크뤼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사진 네스프레소] 가전업체들이 '쇼루밍(showrooming)족' 붙잡기에 나섰다. 쇼루밍족은 매장에서 제품을 구경한 뒤 정작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실속파를 말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쇼루밍족의 비율은 23%. 매장을 둘러본 고객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눈도장'을 찍은 제품을 인터넷에서 구입하기 위해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가전업체들은 매장을 체험형으로 바꿔 이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네스프레소의 경우 캡슐커피머신 구입보다는 '커피 시음하는 곳'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종류별 캡슐커피를 직접 시음할 수도 있고 다양한 원두에 대한 정보와 커피 교육도 진행한다. 네스프레소 관계자는 “각 커피의 원료를 직접 만져보고 영상과 자료를 통해 원산지 정보를 얻는가 하면 개인 맞춤형 상담을 통해 개개인 취향에 맞는 캡슐 커피와 머신을 고를 수 있게 돕고 있다”며 “파리·뉴욕·런던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인 체험형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를 사이에 두고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삼성전자·LG전자 역시 쇼루밍족의 구매 성향에 맞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한 번 구매하면 사용 기간이 길기 때문에 쇼루밍족이 특히 많은 품목”이라며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서비스를 층별로 제공해 구매욕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LG 베스트샵 강남본점은 1층에 3D 게임 콘텐트 체험존, 2층에 모바일·오디오·음향기기 체험존, 4층 헬스케어 전시관을 꾸몄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일본의 파나소닉도 지난 1월 국내 매장을 체험형으로 전환했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신제품 발표부터 이용 교육, 애프터서비스까지 원스톱 서비스 공간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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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서도 충격에도 거뜬 ‘짐승남 스마트 기기’ 떴다



방수폰 지즈원, 반신욕하며 웹 검색

카메라 히어로3, 수심 60m서 촬영

러기드 노트북, 데이터 손상 안돼

소니 MP3, 비 맞아도 음악 잘나와

LG유플러스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LTE 방수폰 '지즈원'은 수심 1.5m에 30분간 있어도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사진 왼쪽). [김상선 기자]

웬만해서는 상처받지 않는 강인함, 거칠게 다뤄 달라는 터프함.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으로 가득한 세상에 나타난 한 마리 '짐승남(남성적이고 근육질 몸매를 가진 남자)'의 풍모다. 혹시 흠집 날까, 깨질까 고이 모셔야 했던 스마트 기기들 사이에 등장한 신(新) 종족, 아웃도어 전용 기기들이다. 주말에 집에만 있기는 미안한 날씨에 등장한 야외 활동의 동반자들이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카시오의 LTE 스마트폰 '지즈원'은 위·아래·옆이 모두 두툼한 범퍼로 둘러싸여 있어 콘크리트 바닥 위 어느 방향으로 떨어뜨려도 무사했다. 기기 보호용 케이스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 절약도 됐다. 미군 군용 기기의 제품 규격인 'MIL'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다.

 일출·일몰 시간 확인과 조석표·나침반·온도계·기압계 같은 야외용 기능이 들어 있는데, 만보계는 도심에서도 유용했다. 외투 주머니에 전화기를 넣은 채 일상 업무를 보다가 생각날 때 열어 보면 그간의 활동량이 확인됐다. 첫 사용 때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칼로리 소모량도 계산해준다. 하루 단위로 운동량을 비교해줘 어제보다 한 계단 더 걸을 동기부여가 됐다. 이전에 내려받아 쓰던 일반 스마트폰용 만보계 앱들은 배터리 소모가 심해 하루 종일 켜 놓을 수 없었는데, 지즈원의 만보계는 그렇지 않아 편했다. 그 외 기능 중 조석표는 해수욕이나 바다 낚시를 갈 때 유용할 듯하고 공기 맑은 교외에서 밤을 보낼 때는 현재 보이는 별자리 이름을 알려주는 '별자리표' 기능을 써볼 만하다.

 지즈원은 수심 1.5m에서 30분간 사용 가능한 방수폰이다. 물에 빠트리거나 비를 맞아도 괜찮다. 의외의 쓸모는 반신욕을 할 때 발견됐다. 20~30분씩 욕조에 들어가 있노라면 심심해져서 스마트폰으로 웹 검색을 하거나 신문·전자책 같은 것을 읽고 싶어지는데, 습기는 가전제품 고장 원인 1순위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지즈원은 수증기가 가득한 욕실 내에서도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출고가는 43만원으로 최신 LTE폰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귀하신 몸'의 자리에서 내려와 비바람을 함께 맞는 정보기술(IT) 기기들은 최근 부쩍 늘었다. 고프로가 지난 2월 출시한 아웃도어 전용 카메라 '히어로3'는 수심 60m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액세서리를 활용해 신체 부위나 서핑보드·자전거·스키 같은 스포츠 장비에 장착해 사용할 수도 있다. 블랙 에디션의 경우 4096X2160 해상도에 1200만 화소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초당 10컷의 속도로 최대 30장을 연속으로 찍을 수 있다. 와이파이 기능을 지원하며 전용 앱을 설치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조종할 수 있다. 가격은 32만~59만원대.

 아웃도어 전용 노트북도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베를린'에 등장해 격투와 총격, 폭파 장면에서도 살아남는 위용을 과시한 지텍의 '러기드 노트북'이다.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 충격에 강하고, 하드디스크는 케이스가 특수 설계돼 있어 외부 충격을 받아도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는다. 입출력 마개와 덮개는 밀폐 처리했다. B300 모델의 경우 배터리를 1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 확장 배터리를 연결하면 30시간까지도 가능하다.

 운치 있게 봄비를 맞으며 음악 감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니의 MP3 플레이어 'NWZ-W262'은 32g의 초경량 이어폰 일체형으로, 땀 흘리는 운동이나 샤워 중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가격 9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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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상표 베껴 등록 거절된 상표 10배↑

특허청의 상표심사업무 흐름도
특허청, 2009년 59건→2012년 643건…“이의신청 땐 알려진 정도와 베낀 상황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남의 상표를 베껴 등록이 거절된 상표가 크게 늘고 있다.

8일 특허청에 따르면 이의신청심사에서 다른 사람이나 사업체의 것을 흉내 낸 상표로 인정받아 등록거절 된 건수가 2009년엔 59건이었으나 지난해는 643건으로 10배 이상 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1분기(3월14일 기준)에도 144건이 거절돼 남의 상표를 베끼거나 흉내 내어 상표등록이 되지 않는 사례가 갈수록 느는 흐름이다.

또 최근 4년간 상표등록거절에 따른 7983건의 이의신청 중 특허청이 ‘타당하다’고 받아들인 게 3392건, 다른 사람 상표를 모방했다는 이유로 거절된 게 1293건으로 집계됐다.

일반소비자나 수요자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상표를 그대로 베낀 상표출원과 이의신청절차에서 모방상표라고 인정돼 등록이 거절되는 사례가 자꾸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허청은 1997년도에 상표법을 고쳐(제7조 제1항 제12호 신설) 모방상표에 대한 대응을 처음 시작했다. 이어 2007년엔 모방상표의 거절요건을 크게 완화되면서 그 뒤부터는 모방상표심사가 강화됐다.

옛 상표법은 국내·외 수요자에게 특정인 상품을 나타내는 것으로 크게 인식되는 상표와 같거나 비슷하면 모방상표로 인정, 등록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흠덕 특허청 상표3심사팀장은 “흉내를 낸 상표란 의심이 들면 심사절차를 더 적극 밟을 것”이라며 “이의신청을 하려면 자신의 상표가 알려진 정도와 다른 사람의 출원상표가 자신의 상표를 베낀 상황 등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표 이의신청절차는?

특허청 심사관이 상표출원에 대해 심사한 뒤 공고를 하면 누구든지 출원공고일부터 2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근거규정 : 상표법 제25조)

모방상표는 다른 사람이 여러 해 동안 쌓은 영업상의 신용이나 유명세 등에 쉽게 편승하는 부작용이 있음을 감안, 특허청은 모방상표로 인정되는 출원에 대해 상표권 취득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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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꿈 일으켜세우는 '어른십' 실천할 것"



이어령·이채욱 씨 등 '멘토' 4백명

대학생 3200명에게 열정 전수

김주현·조벽·김진형 씨도 참가


“젊은 세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또래와의 수평적 소통에는 익숙하지만 어른들과의 수직적 소통엔 서툰 것 같아요. 각자만의 ‘큰 바위 얼굴’을 만들어 존경하는 롤모델로 삼고 이들 멘토와의 소통으로 참된 지혜를 깨쳐 나갔으면 합니다.”(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인생 멘토이자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인생 선배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박하예 중앙대 불어불문학과3)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 대학생들에게 전해주는 멘토링 행사가 지난 6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열렸다. 한국장학재단이 주최한 ‘코멘트(KorMent·한국인재멘토링네트워크) 데이’에는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 오동은 한국로열코펜하겐 대표, 김문성 하니웨빌딩솔루션 대표, 유원식 한국오라클 사장 등 기업 CEO와 장세근 한국은행 부총재보,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조창범 한국유엔연맹협회 부회장 등 400여명이 참석해 3200여명의 대학생과 만났다.

강사로 나선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은 “멘토의 열정, 소통, 역량, 윤리의식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한 뒤 한국을 뛰어넘는 글로벌 리더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대학생 멘티들이 스펙이 아닌 실력을 쌓고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멘토로서 ‘어른십’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멘트’는 각 분야 리더가 멘토로 나서 다양한 성공경험과 전문지식을 대학생 멘티에게 전달하고 학생들이 리더십과 ‘섬김정신’을 갖춘 미래 인재로 거듭나도록 돕는 프로그램, 각 멘토는 1년간 국가장학생, 학자금 대출자, 지식봉사 참여자 등으로 구성된 8명 안팎의 대학생 멘티들과 매월 만남을 갖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시로 소통하는 등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 인재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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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장인, 업무시간 절반 '딴짓'

언스트앤영 한영 보고서

年146조 낭비하는 셈


유통회사 고객서비스(CS)팀에 근무하는 강연호 씨(가명)는 하루 근무시간 중 친구들과 메신저로 대화하는 일이 잦다. 상사들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메신저 창을 투명하게 만든 다음 급할 때는 컴퓨터 화면을 재빨리 전환한다. 강씨는 “일이 몰리는 시간이 지나면 딱히 할 일이 없어 친구들과 잡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업무시간의 절반을 개인적인 인터넷 쇼핑에 할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직장인들은 하루 업무시간 중 평균 52%를 개인활동이나 비효율적 업무에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낭비되는 시간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14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인 언스트앤영 한영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직장인 생산성 인식 실태에 관한 보고서 ‘성장을 위한 또 다른 대안’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직장인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하루 업무시간 9시간30분(점심시간 1시간 포함) 중 22.4%에 달하는 1시간54분을 동료와의 잡담, 메신저 대화, 인터넷 검색 등 개인활동에 소비하고 있다. 또 38%에 달하는 2시간30분을 불분명한 지시에 따른 중복작업, 불필요한 회의 등 비효율적 업무에 사용한다. 이를 통계청의 ‘2011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포함된 5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수와 직장인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46조원을 낭비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언스트앤영 한영은 하루 낭비시간을 30% 줄여 생산적인 일에 투자하면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3.5%에 달하는 연간 44조원의 추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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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인터뷰] 배순훈 "기술자는 미래 그리는 디자이너…누굴 위해 만드는지부터 고민해야"

경영현장으로 돌아온 배순훈 S&T중공업 회장

제품 혁신 다그치기 보단밑그림 그리는 게 창조경제

융·복합으로 먹거리 창조를

기업들 '탱크주의'로 재무장…품질에 대한 철학 지켜야

日·獨 못만드는 것으로 승부


“무작정 혁신적 제품을 만들라고 다그치기보다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는 게 중요합니다.”

1990년대 대우전자 사장 시절 ‘탱크주의’ 광고에 직접 출연해 유명세를 탔던 배순훈 S&T중공업 회장(70·사진)은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조경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배 회장은 “전자와 기계, 예술과 산업의 융·복합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평규 S&T그룹 회장은 최근 배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상용차 부품과 무기류를 생산하는 S&T중공업의 회장으로 영입했다. 배 회장은 작년 말 평소 알고 지내던 최 회장의 초청으로 S&T중공업 공장과 옛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을 둘러본 뒤 산업 현장에서 아직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확신이 들어 무보수로 일하겠다는 의지를 최 회장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탱크’의 ‘지도’를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S&T중공업 회장 직함을 줬다.

그는 “‘왜 만드는지’를 철저히 고민하는 게 기술의 출발”이라며 “전차를 제작할 때는 군인들에게 소음 없고, 발열이 적으며 화력이 좋은 최고 품질의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 줄지 치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회장은 기업들이 ‘탱크주의’ 정신으로 다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2년부터 내세운 탱크주의의 목표는 2000년 이후까지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전사적 품질관리(TQC)를 도입해 고장나지 않고 값싼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이제는 싼값만으로 안 되고 일본과 독일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탱크주의가 옛것이냐’는 반문에는 “품질에 대한 철학과 정신만은 지켜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과 LG가 각각 하이테크, 테크노피아를 외칠 때 대우는 미련할 정도로 투박하지만 고장나지 않는 제품을 만든다는 이미지를 심어줘 히트쳤다”며 “시대가 변한 만큼 창의성이 톡톡 튀는 제품을 튼튼하게 만들면 경쟁력 있는 중공업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뚝심 있는 경영자로 통하기도 하는 배 회장은 “기술자는 디자이너로서 미래를 그릴 줄 알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김대중정부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1999년 정보통신부 초대 장관 시절 그는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ADSL) 전국 도입을 주도했다. 그의 생각엔 인터넷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주고받으려면 전화선 인터넷의 두 배 속도에 불과했던 종합통신망(ISDN)보다 케이블 전국망을 도입하는 게 나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 전북 정읍에 사는 최씨 할머니가 유기농 쌀을 직접 납품하고 목포에 사는 고3 학생이 강남 과외를 받으려면 빠른 인터넷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득했죠. 전자상거래(e커머스)와 인터넷 교육(e러닝)을 염두한 것이었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선 “늘 나보다 한수 위에 있는 분”이라며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또 “김 회장이 본인의 희수(77세)연에서 은퇴한 대우 임원들에게 ‘언제는 우리가 일을 누가 줘서 했나? 봉사든 사업이든 찾아서 해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배 회장은 “우선 정부 자금으로 개발 중인 1200마력급 상용차용 변속기 프로젝트를 맡을 것”이라며 “중견기업인 S&T중공업이 세계적인 회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5년간은 열심히 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향후 나와 함께 일했던 1970~19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베이비붐 세대에게 미래를 보여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배순훈 회장은 누구…90년대 '탱크주의'로 대우전자 성공 주도…국민차 '티코' 개발

배순훈 S&T중공업 회장은 탱크주의 슬로건을 통해 ‘대우가전=튼튼함’이라는 공식을 만든 주인공이다.

경기고,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MIT에선 수학과 공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머리가

지끈거릴 때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습관은 이때 생겼다. 이후 KAIST 부교수를 거쳐 1976년 대우중공업 기술본부장으로

영입됐다. 1989년에는 대우조선 자동차부문 사장으로 국민 경차 ‘티코’를 개발했다.

1991년엔 다시 대우전자로 돌아와 사장, 회장을 지냈다.

김대중정부 시절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을 맡아 초고속 인터넷 전국망 도입을 주도하고 우체국 택배사업을 시작했다.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2009년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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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강박증… 7일 삼성-현대차 채용 ‘빅데이’



기업들은 脫스펙 내세우며 ‘나만의 매력’ 강조하라는데…

“그래도 믿을 것은 토익점수-자격증 數 아닌가”

취업준비생들은 더 불안

[동아일보]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7일 오전 11시 반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치고 나온 취업 준비생 유모 씨(25·여)는 점심 챙겨 먹을 새도 없이 곧장 학교로 향했다. 한자자격증 스터디 모임이 오후 3시부터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취업까지 남은 길이 구만 리”라며 “SSAT 시험을 치렀다고 쉬는 건 사치”라고 말했다.

이날은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직무적성검사가 동시에 치러져 이른바 ‘빅 데이’라고 불린 날이다. 두 기업은 시험에 앞서 연 입사 설명회에서 ‘무(無)스펙, 탈(脫)스펙’의 원칙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본보가 시험을 마치고 나온 구직자 15명을 무작위로 골라 물어본 결과 스펙 없이 취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기업들은 직무에 필요한 일정 조건만 갖추면 된다고 하지만 일정 조건이라는 기준 자체가 애매하다 보니 남들보다 더 눈에 띄기 위해 ‘수치’로 승부를 걸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스펙 대신 스토리를 만들라는 것 역시 새로운 형태의 스펙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요 기업들이 최근 ‘불필요한 스펙 경쟁’ 없애기에 나서고 있지만 취업 준비생들의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 분야 지원자를 대상으로 SSAT 없이 아예 면접만으로 채용하는 ‘창의 플러스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무런 스펙이 없어도 5분 동안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자신을 잘 홍보하는 지원자에게 면접 기회를 주는 채용 제도를 2011년 신설했다. SK그룹은 올해 들어 학점과 영어점수를 보지 않고 끼와 열정만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바이킹 챌린지’ 전형을 만들었다. 포스코 역시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출신대학, 학점, 사진을 아예 기재하지 않도록 한 ‘탈스펙’ 전형을 도입했다.

하지만 주요 기업의 ‘스펙 없애기’는 구직자에게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15명은 평균 토익점수 846점, 평균 자격증 개수 3개, 인턴 경험 1.2회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다른 스펙을 쌓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답자 592명 가운데 82%가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기업이 스펙을 안 본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자격증을 안 따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서’, ‘스펙이 내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 같아서’ 등이 거론됐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구직자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무작정 쌓은 스펙은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취업 준비생들은 “비교적 균질한 대졸 지원자들을 동시에 ‘대량 공채’하는 국내 기업들이 스펙을 참고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한다.

글로벌 헤드헌팅 업체 러셀레이놀즈의 고준 상무는 “소수 인원을 뽑을 때는 스펙보다 잠재력을 위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대규모 공채에서는 기본 스펙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을 뽑으려면 영어성적과 학점을 기준으로 성실성과 역량을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 상무는 “결국 채용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스펙 추구 현상은 없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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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STX팬오션 인수한다

TF팀 꾸려 오늘부터 실사 착수, STX그룹 정부 지원 본격화

STX그룹이 매각을 시도했다가 불발로 끝난 STX팬오션을 결국 산업은행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 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사모펀드본부(PE)는 회계 법인 등 자문 기관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8일부터 STX팬오션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갈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인수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는 STX그룹에 대한 정부 지원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인수 작업에 나선 것은 STX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휘청거리는 것을 조기에 막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해서 "일시적 어려움이 있는 기업은 대기업이라도 국가가 지원해서 어려운 순간을 벗어나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첫 번째 지원 사례가 STX가 되는 셈이다. 실제 지난 5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정부의 경제팀 수장이 모인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STX그룹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 회사인 STX팬오션은 강덕수 회장이 그룹을 키우게 한 돈줄이었다. 팬오션은 2007년 4300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의 알짜 계열사 역할을 하다가 작년 460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그룹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팬오션의 주력인 벌크선(철광석·석탄 등 운반선) 업황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STX그룹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말 팬오션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받았지만 한 곳도 의향서를 내지 않아 매각에 실패했다.

산업은행도 실사를 벌인 후 막판에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TX그룹을 살리는 것이 1차 목표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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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불황 뚫는다… 역발상 마케팅

LG전자의 OLED TV
高價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하거나 '反轉(반전)제품'으로 눈길 끌거나…

高價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보다 얇은 OLED TV로 수요 창출

통념 깬 반전 마케팅… 삼겹살 半 항정살 半, 튀는 제품으로 인기


최근 불황 타파 키워드로 역발상 마케팅이 주목을 받으면서 '프리미엄 전략' '반전(反轉) 전략'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장기 불황에 지쳐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충족하기 위해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신선한 마케팅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정면 승부

불황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저가(低價) 상품들이 득세하고 있지만 가전업계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이 호응을 얻고 있다. 장기 불황일수록 심화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을 겨냥한 것이다. 일반 소비재는 10원이라도 싼 것을 찾아 구매하지만, 신기술로 무장한 차세대 제품 앞에서는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소비 심리를 공략한 것이다.

가전업계 '프리미엄 전략'의 대표적 사례는 TV. LG전자는 최근 55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OLED는 현재 TV에 주로 쓰이는 LCD(액정디스플레이)보다 화면이 밝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 등에 전시된 OLED TV를 직접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생한 화질과 스마트폰보다 얇은 4㎜대의 두께가 화제다. TV 업계는 OLED TV뿐 아니라 UHD(초고화질)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들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 항공업계도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하늘 위의 특급 호텔'이라는 초대형 여객기 A380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현재 인천~뉴욕·로스앤젤레스·프랑크푸르트·홍콩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올 8월부터는 인천~애틀랜타 노선에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A380은 넓은 좌석 공간, 기내 바 라운지, 면세품 전시 공간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 A380을 타기 위해 일부러 여행 일정을 조정하는 소비자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 초에 A380 두 대를 도입해 미주 노선 등 장거리 노선을 강화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비용 항공사들이 중·단거리 국제 노선에 공격적으로 뛰어듦에 따라 기존 대형 항공사들은 A380과 같은 고급 새 여객기를 도입하고 전 좌석에 개인용 비디오 시스템(AVOD)을 갖추는 등 프리미엄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튀어야 산다"…반전 제품 개발

식품업계는 고정관념을 깬 '반전 제품' 개발을 위해 아이디어 전쟁이 한창이다. 침체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흥미를 돋우는 반전 제품들이 식품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돈육업체인 선진포크는 '둘이 먹기 딱 좋은 반반팩'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제는 보편화된 '짬짜면(짬뽕+짜장면)'이나 '양념 반(半), 프라이드 반(半) 치킨'처럼 '반반 마케팅'을 돼지고기에 적용한 것이다. 삼겹살과 앞다리찌개(6900원), 삼겹살과 목심(8000원), 삼겹살과 항정살(8500원) 등으로 구성된 세 종류가 있는데, 한 부위당 200g씩 총 400g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1인 가구, 2인 가구 등 핵가족 가구가 늘고 있고, 다양한 돼지고기를 조금씩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아워홈은 파스타처럼 숟가락이나 포크로 떠먹을 수 있는 떠먹는 피자를 선보여 중·고등학생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손에 기름을 묻히지 않고 깔끔하게 피자를 떠먹을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여성 주얼리·핸드백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에서는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남성을 메인 모델로 내세워 히트를 쳤다. '모델=여성'이라는 주얼리와 핸드백 업계의 통념을 깬 반전 마케팅이다. 지난해에는 인기 배우 김수현씨를 모델로 기용하고, 그가 이상형으로 밝힌 영국 배우 카야 스코델라리오까지 동반 섭외해 업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송지원 제이에스티나 주얼리 사업부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남성을 메인 모델로 기용한 주얼리·핸드백 브랜드는 찾기 힘들다"며 "새로운 시도로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과 호감도를 높여 매출 측면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신은진 기자] 

역발상이 역주행 될라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자극적 선전 문구로 호기심·흥미만 유발하면 회사·제품 신뢰도 떨어뜨려

최근 장기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런 때 늘고 있는 기업들의 '역발상 마케팅' 사례를 지켜보는 건 또 다른 재미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거나 통념을 뒤집는 신선한 마케팅, 심지어는 자신의 약점까지 솔직히 고백하는 사례까지 기업의 역발상 마케팅은 점점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정형화된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상식을 뛰어넘는 엉뚱한 사고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각 분야에서 역발상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제 기존 제품을 만들어내던 방식으로는 수요를 추가적으로 창출해 내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현실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퍼플오션'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퍼플오션'은 포화 시장을 뜻하는 '레드오션'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말하는 '블루오션'을 조합한 말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신수요층을 개발하는 전략을 뜻한다.

역발상 마케팅은 기존 상식을 과감히 깨뜨리는 혁신적 사고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역발상은 단순히 생각을 뒤집는 데 있지 않다. 진부함을 깨부수는 통찰과 철저한 현실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생각을 뒤집으려면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소비자의 수요가 명확하고 기술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생길 때 더욱 효과적이다. 사전에 꼼꼼한 시장조사는 물론 마케팅을 지지해 줄 탄탄한 기술력도 선행돼야 한다.

성공적인 역발상 마케팅이 되기 위해서는 제품의 본질과 소비자의 요구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자극적인 선전 문구로 소비자의 호기심과 흥미만 유발하는 수준이라면 오히려 회사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만 떨어뜨릴 수 있다.

역발상 마케팅은 경쟁자에게는 예상치 못한 공격이 된다. 단순한 기술력, 판촉 활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경쟁력을 확보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업의 역발상 마케팅에 동조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돼 기업의 든든한 서포터스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뉴시스 초대석]정우현 MPK그룹 회장 "중국인 유학생에도 성공 스토리 만들어주고 싶어"



"12년간의 중국 모색기 끝나 … 차이나 MPK 도약 원년 삼을 것"

"외식 사업 핵심은 '로케이션'… 그동안 수업료 충분히 치렀다"

【서울=뉴시스】대담 김형기 부국장 겸 산업부장/정리 민숙영 기자 = "중국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지난 11년간 시장 변화를 지켜보고 적응방식을 모색하면서 많은 비용을 치렀습니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차이나 MPK'도약의 원년으로 삼으렵니다."

'미스터피자' 브랜드로 국내 피자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MPK그룹 정우현 회장은 "국내에 미스터 피자 점포가 400개인데 중국에는 4000개를 가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미스터 피자가 중국에 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2000년. 현재 중국에만 25곳의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까지 12년간이 현지시장 탐색기라면 앞으로는 탐색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원년인 셈. 올들어 지난달 8일 상해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내며 중국 사업에 다시 힘을 싣기 시작했다.

"지금부터의 도전은 중국시장"이라는 정우현 회장을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MPK그룹 본사에서 만나봤다.

-정말 바쁘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바쁜 게 팔자인가 봅니다. 정원 대보름에 태어났는데 한시도 안 바쁜 날이 없습니다. 지난달 말부터는 자동차 기사도 없이 승용차를 직접 몰고 바쁘게 다니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정성을 쏟기 시작한 모습이신데. 올들어 몇 번이나 다녀오셨는지요.

"음. 몇 번이라고 말하기 어렵겠는데요. 잠깐 다녀오는 경우도 있고... 일일이 세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왔다갔다 합니다. 중국은 아주 생소한 시장이다보니 새롭게 점포를 하나 개설하려고 해도 점검하고, 확인하고, 결정하기까지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중국 현지에 가서는 어떤 부분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보시는지.

"로케이션이지요. 외식사업은 첫번째도 로케이션이고 두번째도 로케이션입니다. 좋은 장소를 선택하는데 성공하면 일단 절반 이상은 성공이지요. 반면 그렇지 못한 선택을 하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과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로케이션 형태가 한국이랑 다릅니다. 중국 1호점은 북경 조양구의 한 골목에 열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C급 정도 되는 위치였지만 사무실 역할도 할 겸 매장을 열었지요. 그런데 개점하자마자 중국의 유력 신문 북경만보에서 '최우수 피자점'으로 선정됐습니다. 현지 소비자들의 피자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지요."

-로케이션 선정에 실패한 경험도 있습니까.

"많지요. 특히 중국은 우리와는 사회체제도 다르고, 문화도 달라서 한국에서의 기준만으로 접근하다가는 자칫 실패하기 일쑤입니다. 중국시장에 접근한 것이 13년 전인데 성공적으로 안착한 곳도 많지만 실패한 곳도 많습니다.

현장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현지 파트너(국내 기업들은 단독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워낙 까다롭고 어려워 대부분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한다)에게 상당한 재량권을 줄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니 시행착오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1호점 성공이후 1년이 금방 가고 다른 위치를 찾아야 하는데 감이 안 잡히더란 말입니다. 그러던 참에 현지 담당자가 다급하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이스링크까지 들어 선 대형 쇼핑몰 2층에 좋은 자리가 났다는 겁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저지르라 했습니다. 인테리어도 잘 하는 친구를 섭외해서 하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개점식날 도착했습니다. 그날 테이프 컷팅하고 바로 문을 닫으라고 지시 했습니다. 계약을 잘못했던 거죠. 쇼핑몰 주변과 입구 환경도 엉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점포 때문에 우리가 몇 년은 뒷걸음질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구가 많은 곳에도 매장을 내봤습니다. 중국 천진에 난징로라는 곳에 매장을 낸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 장사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개점했는데 정말 단지 인구가 많을 뿐 실제 구매고객이 없었습니다. 가게를 그냥 구경만 하고 가더랍니다. 이후 재개발에 들어가 그나마 보상금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 점포를 대대적으로 확장시키려면 자본도 많이 들어가고, 인력도 많이 필요할텐데.

"맞습니다. 우리가 중국에 12년간 투입한 자본금이 북경법인 350만 달러에 상해법인 500만 달러 정도입니다. 한국 같으면 자본금을 바탕으로 현지 금융을 활용하면 되는데 중국에선 이게 쉽지 않더군요.

다행히도 미스터피자의 가치와 잠재력에 주목하는 중국 및 범 중화권 자본들이 상당히 있어서 합작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현재 중국의 완다그룹, 백련그룹 등 부동산 개발회사와 손잡고 현지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쪽이 먼저 미스터피자를 지목해 접근하는 것인가요.

"양쪽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지요. 우리는 중국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고 싶고, 그쪽은 중국 시장내 글로벌 브랜드와 대적할 수 있는 '경쟁 브랜드'를 발굴해 견제시킬 필요가 있었겠지요.

아직 밝히기는 어렵지만 최근에도 중국의 거대 그룹 CEO가 서울 본사를 방문해 자신들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비지니스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했을 정도입니다. 인프라는 자신들이 다 마련해 놓았으니 한마디로 '숟가락만 얹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미스터 피자의 업태상 일반적인 인력이 아니라 맞춤형 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교육프로그램이 별도로 마련되던가...

"해법을 하나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중국 미스터피자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은 가급적 한국을 아는 사람들을 채용하려고 합니다. 특히 미스터피자를 안다면 더 좋고요.

지금 한국에 유학온 중국인 학생들이 대략 8만 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졸업해 중국으로 돌아가기까지 미스터피자를 한번쯤은 만날 것입니다. 그들 중에는 미스터피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요.

저는 만약 이들이 원한다면 일정 기준을 마련해 미스터피자 중국 비지니스의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습니다. 이들이 '한국 유학을 통해 미스터피자를 만난 것이 커다란 행운'이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들 한사람 한사람이 미스터피자의 성공스토리 주인공이 된다면 양국의 교류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고, 미스터피자에게도 엄청난 자산이 되는 것이지요."

-화제를 돌려보지요. 피자라는 상품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은 대개 패스트푸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왜곡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자는 원래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음식인데 이것이 대중화 과정에서 '공장화, 대량화'됐습니다. 당연히 도우(피자의 형태를 만들어주는 빵)가 미리 준비돼야 하고, 그러다 보니 냉동도우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맛의 본질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기 쉽지요.

한 때 얇은 도우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자극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냉동 도우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지요. 하지만 그런 식의 접근은 미스터피자의 철학과는 맞지 않습니다. '발상을 바꾸자. 얇은 생도우를 만들어 내자'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얊은 생도우를 수타하고 저글링해서 석쇠에 구워내는 미스터피자의 방식은 다른 회사가 결코 흉내내지 못하는 특징이 됐습니다. 소비자들도 이 점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고요."

-피자라는 제품의 본질을 되찾아줬다는 의미로 들리는군요. 자서전을 읽어 봤는데 '실패 경험'을 찾기 어렵더군요.

"실패담이 있어야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크게 실패한 경험이 없더라구요. 조상님이 도우셨는지...

되돌아보면 위기였다고 생각되는 것은 IMF 시기의 경영상황이었습니만 그것 역시 '이것은 내 개인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라고 생각했지요. 업태가 음식숙박업으로 분류돼 있어 당시만 해도 미스터피자는 제1금융권 거래 자격 자체가 없었습니다. 필요한 자금은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에서 조달했지요. 그런데 IMF로 제2금융권이 타격을 받으니까 금리가 연 57%까지 치솟더라구요. 와 그때는 진짜 힘들었습니다. 실패는 아니고요."

-가벼운 질문 하나 던질까요. 미술품 수집도 열심이시고, 요즘은 부쩍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을 보이시던데...

"아. 제가 원래 고등학교 서예반 출신입니다. '진주 개천 예술제'에 나가서 2등도 했었지요. 붓글씨는 제가 좀 씁니다. 그런데 그림은 전혀 못 그려요. 그래서 그런지 화가들에게는 맹목적으로 존경심을 갖습니다.

미스터피자는 창업이래 여지껏 재테크를 하지 않았습니다. 본업에만 충실하면 모든 것이 다 풀린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회사 유보금이 생기니까 조금씩 미래를 위해 '현금성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술품에 주목한 것이지요.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면 미술작품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재벌도 아니고... 해외 유명작가 작품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요.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기회가 되고, 여유가 있을 때마다 모으는 정도입니다. 혹시 압니까. 나중에 이렇게 모은 작품들이 미스터피자의 보물이 될지."

-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은.

"미스터피자의 영원한 테마는 고객들에게 제대로된 피자를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이 테마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존재가치이기도 하고요. 여기에 덧붙여 요즘은 미스터피자에서 적은 부분이겠지만 문화적 욕구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지켜봐 주십시요."

※정우현 MPK그룹 회장은= 군복무를 마친 1974년 장인의 사업체인 천인상사(동대문시장의 섬유도매업체)에 합류. 1989년 미스터피자를 열고 외식업에 도전. 2008년 미스터피자를 국내 피자업계 1위로 끌어올림. '2011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2011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인 대상' 수상. 현재 미스터피자 외 이탈리안홈메이드 뷔페 레스토랑 제시카키친, 수제머핀 커피전문점 마노핀 등 종합 외식그룹 'MPK 그룹'을 이끌고 있다.

▲1948년 경남 하동 출생 ▲1972 단국대학교 법정대 졸업 ▲1974 ROTC 전역, 천일상사 상무 ▲1978 천일상사 대표 ▲1989 ㈜미스터피자 창업 ▲1999 ROTC 10기 중앙회 회장 ▲2011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수상, 2011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인 대상 수상 ▲2013 현(現) ㈜MPK그룹 회장, 어린이 환경센터 이사

shuy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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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살린 중국 옌청의 천지개벽


경제기술개발구 희망대도변의 기아차 광고 아치와 K5 광고탑.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제주도에서 서해 쪽으로 일직선을 수평으로 그으면 닿는 곳이다. 황해를 끼고 있는 이곳은 ‘소금성’이라는 도시명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수천 년 동안 소금 생산지로 유명했다. 이곳의 내륙 주민은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 목화를 재배하고 쌀농사를 지었다. 20여년 전만 해도 벌판은 순백의 목화꽃이 지평선을 이루고 있었다. 1990년대까지도 옌청은 중국 내에서 여전히 가난한 소도시에 불과했다. 단적인 예로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 나온 지리부도에 보면 옌청은 표기도 되지 않았다.

장쑤성은 1992년 목화밭 200㎢를 성급(省級)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했다.(2010년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격상됐다.) 10년 뒤인 2002년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공장을 세우면서 옌청은 그야말로 일신우일신을 거듭해오고 있다. “옌청은 한 달에 한 번씩 와도 발전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는 기아차 주재원들의 말이 실감난다. 천지개벽은 바로 옌청의 오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옌청의 가장 큰 도로는 신도로(新都路)다. 왕복 10차선인 신도로는 도심에서 시작해 경제기술개발구를 관통하며 황해를 향해 내달린다. 일직선으로 나 있는 신도로는 끝이 보이지 않아 양옆 가로수는 소실점(消失點)이 된다. 30분 이상을 달려도 신도로는 그대로 일직선이다. 중국 대륙의 스케일이 경제개발구에서도 드러난다. 광대한 신도로 양옆으로 드문드문 공장 건물 혹은 타워 크레인이 보인다. 어느 지점에서도 타워 크레인이 보인다는 게 옌청의 발전상을 대변한다.

희망대도(希望大道)는 경제개발구 안에서 신도로와 직선으로 교차한다. 희망대도변에는 기아자동차 중국합자회사인 둥펑위에다기아(東風悅達起亞·이하 DYK) 공장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공장 벽면에 붉은 글씨로 ‘K3’가 적힌 게 멀리서도 보인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던 자리에는 거대한 목화밭이 펼쳐져 있었다. DYK를 오른편에 두고 희망대도를 조금 내려가면 현대모비스 중국법인인 장쑤모비스가 나온다. 왜 도로 이름이 희망대도일까? 경제개발구 한국대표처 이성련 실장은 “기아자동차가 들어와 도시가 흥하고 시민들이 희망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도로 이름을 희망대도라고 지었다”고 설명한다.

옌청에서는 최소 1분에 한 번씩 ‘KIA’를 만난다. 거리에서 만나는 자동차 3대 중 1대꼴이 기아자동차다. 버스정류장의 광고판, 광고탑에서도 기아는 반갑게 인사를 한다. 옌청시는 기아자동차에 한해 거리광고를 무료로 허용하고 있다. 옌청시 공무용 차는 100% 기아차다.

옌청의 ‘기아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요 도로에 한글 표기를 병기했다. 공항의 출국장과 입국장에는 한국어 표기를 중국어와 병기했다. 안전검사, 장애인전용엘리베이터, 탑승구, 국내선 도착,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휴식실 등이 모두 한글이다. 이것으로 끝인가. 공항을 빠져나와 옌청으로 진입하는 대로에는 영빈도로, 희망대도 등의 한글 표기가 보인다. 장쑤성의 대학에는 한국학과와 한국어과가 설치되었다.

옌청 시민의 기아 사랑의 단적인 예는 지난해 6월 벌어졌다. 옌청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전용기를 타고 옌청공항에 내렸다. 정몽구 회장이 3공장으로 가는 길에 옌청 시민들이 나와 그를 환영했다. 1970~1980년대 한국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환영하는 것과 흡사한 광경이 옌청에서 벌어졌다. 옌청에서만큼은 정몽구 회장이 외국인 중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라는 게 확인되었다. 지금 옌청시는 경제개발구의 한 도로를 ‘기아대도’로 명명하는 것을 준비 중에 있다.

현재 경제개발구를 포함한 옌청에는 기아자동차 협력업체 156개가 들어와 있다. 현대모비스, 한일이화, 서부하이텍, 경신전자, 대원강업 등이다. 경제개발구 염계로 105호에는 한국공업원(園)이 있다.

2003년 첫해 1만대를 생산한 DYK는 지난해 43만대를 생산했다. DYK는 개발구 재정수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옌청시 전체로 보면 재정수입의 15%에 이른다. 현재 옌청은 중국 내에서 자동차 생산 대수 면에서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옌청시는 최대한 가까운 시간 안에 10강 안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경제개발구에는 1100개 기업이 입주했다. 이 중 외국 기업은 300개가 넘는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젠션을 비롯한 7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중국 풍력기업 대부분이 경제개발구에 들어왔다.

현재 경제개발구는 왕연춘(王連春) 구청장과 구빈(瞿斌) 부구청장을 중심으로 직원 모두가 실적 좋은 세계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경제개발구 소속 공무원들은 기업 영업직원들처럼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 20일 경제개발구에서 만난 왕연춘 구청장은 “개발구 공무원들은 1인당 1개 기업을 담당해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서비스활동 실적을 승진과 월급 인상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경제개발구 왕연춘 구청장은 2010년 구청장에 부임한 이래 정몽구 회장을 두 번 만났다. 왕연춘 구청장은 “사업에 충실하면서도 너무 자상한 어른이었다”고 정 회장에 대해 설명한다.

경제개발구 곳곳에는 도로 한가운데에 아치형 입간판이 보인다. ‘중국옌청자동차도시(中國鹽城汽車城)’. 왕연춘 구청장은 옌청을 자동차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5개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 산업은 자동차 제조, 자동차 서비스, 자동차 문화, 과학기술, 관광산업이다. 왕연춘 구청장은 “자동차도시로 키우기 위해 독일의 도시기획 업체에 향후 5~10년 장기 컨설팅을 의뢰해 놓았다”고 말했다. 왕연춘 구청장은 경제개발구 운용 철학은 개방과 창신이라고 말한다.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오픈마인드가 중요하다. 외국 기업이든 중국 기업이든 관계없이 지역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반드시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옌청에는 골프장이 없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이 들어오다 보니 골프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옌청 외곽에 골프장을 두 개 만들었고 개발구 내에 골프연습장도 곧 개장한다. 개발구 공무원들에게 서비스정신의 엔진을 하나씩 붙여줬다. 지금은 스스로 알아서 잘 돌아간다.”

옌청 경제개발구는 지난해 11월 유철진 TIS 정보통신 회장과 고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모비스 사장을 지낸 유철진 회장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산 것이다.

자동차 한 대에는 약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그중 단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자동차 공업을 과학기술의 총아라고 부르는 이유다. 자동차 한 대에는 보통 협력업체에서 생산하는 부품이 70% 이상 들어간다. 소비자가 판단하는 자동차의 품질은 협력업체에서 생산하는 부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동차의 신경·혈관계에 해당하는 게 전선이다. 경신전자는 자동차의 신경계와 혈관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세계 10위권 업체인 경신전자는 미국, 인도, 중국(칭다오·옌청)에 해외사업장을 두고 있다. 2005년에 중국법인을 설립해 2006년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직원은 1500명으로 전선 뭉치를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100억원. 올해 목표는 2500억원이다. 전선 뭉치는 특성상 자동화가 어렵다. 일일이 섬세한 수작업을 거쳐야 하는 노동집약 산업으로 여성 근로자들이 잘한다. 공장 안에는 20대 여성 근로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신전자 하영곤 법인장은 “중국에 진출해서 초기에는 문화·법규 차이로 고충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기아자동차가 생산 물량이 20만대를 넘어서면서 경신전자도 안정궤도에 들어섰다. 하 법인장은 “기아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중국 정부에서 세제 혜택, 인프라 등에 세심한 신경을 많이 써준다”고 말했다.

DYK 소남영 법인장(왼쪽), 왕연춘 경제개발구청장
인체의 근육은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그렇다면 자동차에서 인체의 근육 역할을 하는 부품은 뭘까? 스프링과 코일이다. 자동차를 탈 때마다 우리는 항상 코일스프링(coil-spring)의 기능을 체험한다. 자동차가 도로 주행중 도로턱을 만나 상하로 움직일 때 코일스프링이 작동해 충격을 흡수한다. 코일스프링은 모든 차에 바퀴 개수만큼 4개씩 설치된다. 대원강업은 코일스프링과 스테빌라이저를 주로 생산한다. 대원강업은 중국에 옌청과 베이징 두 곳에 법인을 두고 있다. 옌청에는 지난해 3월 준비를 시작해 지난 1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화신, 성호 등 다른 협력업체들은 2002년부터 옌청에 들어와 생산을 하고 있다. 이상붕 법인장은 “우리 회사가 생산하는 품목은 장치산업이므로 라인을 하나 구성하는 데 상당한 규모가 되지 않으면 진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법인명을 옌청대원이 아닌 장쑤대원(江蘇大圓)이라고 한 것은 이미 대원강업의 계열사인 시트생산업체 옌청대원이 2002년에 이곳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상붕 법인장은 국가급 경제개발구에서 겪은 소감을 이렇게 얘기했다. “외국 기업은 토지 문제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공무원들의 기업서비스가 이런 데는 처음 봤다. 명절 때는 담당 공무원이 기업을 찾아와 인사도 한다.”

장쑤모비스는 자동차용 램프와 모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다. 장쑤모비스는 2002년 12월부터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램프를 DYK에 납품하지만 옌청의 크라이슬러, BMW 등에도 공급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러시아현대, 슬로바키아현대에도 공급한다. 지난해 장쑤모비스 매출은 2조3000억원. 곽정룡 법인장 역시 “옌청시 정부에서 행하는 기업서비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칭찬한다. “왕연춘 구청장님이 모비스 담당이다. 평균 2주에 한 번씩 찾아와 불편한 것은 없냐고 물어본다. 옌청은 기업 경영하기 참 좋은 곳이다.”

옌청은 상하이와 난징에서 각각 3시간 거리에 있다. 주 2회 운항하는 아시아나 전세기가 뜨지 않던 시절에는 옌청을 찾는 사람이 상하이를 통해서 드나들었다. 2005년부터 전세기가 운항된다. 곽정룡 법인장의 설명이다. “동부연안이지만 난징과 상하이도 가깝고 베이징도 1100㎞로 물류적인 어려움은 없다. 상하이 가는 것은 서울에서 부산항을 통해서 수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륙운송이나 해상운송이나 다 어렵지 않다.”

경제개발구 희망대도에 있는 DYK에는 지난해 3만명 이상이 견학을 다녀갔다. DYK 소남영 법인장은 “옌청시가 상하이와 난징에서 3시간 거리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만명이란 숫자는 실제로는 다른 지역의 6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YK에 견학 인파가 밀려오는 것은 DYK가 장쑤성에서 기업 유치의 모델케이스가 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DYK는 현재까지 옌청을 자동차도시로 변화시키며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상승세가 계속되리라는 장담은 누구도 할 수 없다. DYK의 미래는 곧 협력업체에 달려 있다. 소남영 법인장은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소남영 법인장은 기아와 협력업체의 관계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한다.

“협력업체와는 회의를 자주 한다. 최상의 품질을 납품해 달라는 주문을 하고 그렇게 한 업체에는 상도 준다. 지적을 받은 업체에 대해선 무조건 법인장을 참석시키라고 요구하고 두 번 이상 지적했는데도 개선이 안 되면 사장이나 회장을 오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제3공장이 완공되면 DYK는 연간 정규 생산량 74만대, 최대 생산량 90만대에 이르게 된다. 3공장은 다른 지역에 건설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기아 측은 경제개발구를 선택했다. 이유는 단 하나, 3공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옌청시의 노력이 워낙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 조성관 편집위원

 

‘기아차의 도시’ 중국 옌청을 가다, 해외투자 급증…새로운 기회의 땅 부상

개혁·개방 정책 이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공장’이자 ‘시장’이 됐다.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호령하는 중국은 대륙 전체가 개발의 열기로 뜨겁다. 중국 장쑤성 옌청시는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신흥 개발 도시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옌청은 목화가 주요 생산품인 가난한 도시였다. 그러던 것이 2002년 현지 합작법인인 동풍열달기아차가 설립되면서 옌청은 공업화의 기반을 닦았다. 2006년 제2공장이 문을 연 후 옌청시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2005년 약 7억8000만 위안이던 재정수입이 지난해 23억8000만 위안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옌청시 재정수입의 증가는 대부분 외국자본의 유치에 따른 산업 생산 증가에 기인한다. 옌청시의 외자 유치 금액은 동풍열달기아차 2공장 준공 시점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9년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외자 유치 금액은 3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옌청시에서도 외자 유치가 가장 왕성한 곳이 경제기술개발구다. 옌청시 동남부에 자리한 경제기술개발구는 중국 동부 연해 자동차 타운이자 한국 기업 밀집 공단이다. 개발구 내 1100여 개 기업이 등록돼 있고 그중 외국 투자기업이 300여 개에 달한다. 옌청시의 대외 개방 창구인 개발구는 2010년 12월 중앙 정부로부터 국가급 개발구로 인증 받았다.

왕연춘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 구청장은 “옌청시의 성장은 중국이라는 큰 시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소득 증가에 따른 구매력 향상에 힘입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했다.

100% 중국 내수용인 동풍열달기아차의 생산량 추이만 봐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다. 2003년 1만여 대에 불과하던 동풍열달기아차의 생산량은 지난해 약 43만 대로 증가했고 올해는 약 52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제3공장이 완공되면 정규 생산량 74만 대, 최대 생산량 90만 대로 늘어난다.

옌청시에는 동풍열달기아차 외에 장쑤모비스를 비롯해 79개의 한국 기업이 입주해 있다. 왕 구청장은 “이들 기업 중 경영상 문제로 파산 신고를 했거나 다른 이유로 개발구를 떠난 기업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1인당 1개 기업 전담 서비스

한국 기업들이 옌청시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세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옌청시에 입주한 기업 대부분이 재정이 탄탄한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옌청시에 입주한 기업들은 장쑤모비스(현대모비스 현지 법인), 장쑤경신전자(경신전자 현지 법인) 등 재정이 탄탄한 기업들이다.

둘째, 이들 대부분이 동풍열달기아차의 협력 업체라는 점이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과 함께 해외에 진출한다. 옌청시에 있는 대부분의 협력사들도 시기만 다를 뿐 기아차 공장 준공과 함께 진출했다. 동풍열달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이들 기업들도 사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옌청시와 경제기술개발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옌청시, 특히 경제기술개발구는 입주 기업들의 목소리에 그 누구보다 귀를 기울인다. 기업들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어려움에 노출된다. 그때마다 시와 개발구 정부는 다양한 조치를 통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해 왔다.


곽정용 장쑤모비스 총경리는 “베이징·상하이·톈진 등 중국 내 현대모비스 13개 법인 중 정부의 기업에 대한 서비스는 옌청시가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기업에 우호적이다. 목화를 재배하던 가난한 시골을 지금의 도시로 탈바꿈시킨 게 동풍열달기아차이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한국과 한국인에게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기술개발구는 각 회사마다 전담 공무원을 둬 애로 사항을 관리하고 있다. 장쑤모비스는 왕 구청장이 담당인데, 2주에 한 번씩 공장에 들러 ‘불편한 게 없냐?’고 묻는다고 한다. 곽 총경리는 “석·박사급의 고급 인력은 구하기가 어렵지만 일반 생산직은 개발구 정부에서 도움을 줘 어렵지 않게 구한다”고 전했다.

동풍열달기아차 협력사인 장쑤경신전자 하영곤 총경리도 “개발구의 협조 덕에 인력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하 총경리는 “초기 현지법에 대한 해석상의 오해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잘 갖춰진 인프라와 세제 혜택, 문화적인 배려 등에 힘입어 진출에 따른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 덕에 인건비 등에서 인도나 베트남에 비해 메리트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에 진출하려면 인건비 외에 지역의 문화, 인프라 상황, 수돗물·전기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옌청시는 상하이나 베이징 등에 비해 아직은 인건비가 싸고 땅값도 50% 이하여서 초기 투자 리스크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경제기술개발구 한국대표처 고문인 유철진 (주)TIS정보통신 회장은 “잘 갖춰진 산업 인프라와 쭉쭉 뻗은 도로, 지리적 장점 등 옌청시를 보면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창원을 연상하게 한다”며 “중국 투자를 계획 중인 한국 기업들에는 분명 좋은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옌청(중국)=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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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이버전력 세계 5위권 국가 차원 컨트롤타워 급하다”

손영동 전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

손영동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내 최고의 사이버전력 분석가로 꼽힌다. 그는 2009년부터 지식경제부 산하의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을 2년간 맡았다. 이전에는 국내 최초의 PC통신인 케텔(KETEL) 개발을 주도했고 하이텔(HITEL)과 파란(PARAN) 개발에도 참여했다. 손 교수는 지난 3월 26일 고려대 연구실에서 만나자마자 북한의 사이버전력에 대해 “세계 3위, 최소 세계 5위 안에 드는 사이버전 강대국”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이 손 교수를 만난 건 지난 3월 20일 국가기간 방송사와 금융기관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테러가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 수준의 사이버전력을 갖추고 있다. 사이버전을 위해 양성된 정예 병력만 1000명이다. 이는 세계 최고의 사이버전 능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똑같은 숫자다. 여기에 비해 우리나라는 최정예라고 부를 수 있는 인력이 많이 잡아야 200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사이버전력은 핵, 게릴라전과 함께 남북한의 3대 비대칭 전력이다.”

기자는 ‘설마 IT강국 코리아가 사이버전쟁에서 북한에 밀릴까’라는 생각을 했다. 손 교수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오늘 아침 신문에 사이버테러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얼마나 있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기간 방송망과 금융기관이 정체불명의 적에게 공격당했음에도 엿새 만에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지워졌다”며 “그만큼 우리가 심각한 안보불감증에 젖어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불감증은 북한의 사이버전력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손 교수의 분석이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컴퓨터를 활용한 전쟁능력까지 얕본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 북한은 이미 15년 전부터 사이버전력을 증강하기 위해 국가적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그는 “김정일(전 북한국방위원장)이 ‘강성대국건설’이란 목표를 세우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이 정보화”라면서 “김 전 위원장이 21세기를 맞아 어리석은 사람의 유형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 음악을 평가하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말할 정도로 북한은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사이버전 부대 설립 역시 김정일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특히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 미국이 지휘통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소수의 인력으로 이라크군을 무력화하는 것을 보고 북한은 사이버전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부대는 영재교육을 통해 양성된다. 최우수 학교로 꼽힌 중학교에서만 집중적으로 컴퓨터 영재교육을 실시하는데, 학생들은 모두 인민학교(우리의 초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영재들이다. 예를 들어 북한의 중등 영재교육기관 중 하나인 금성 1, 2학교에서는 매년 500시간에 이르는 컴퓨터 전문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 대학 컴퓨터 전공학과의 평균 교육시간이 240~360시간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시간이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해킹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이미 중학교 때 습득한다고 한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총참모부 산하의 지휘자동화대학이나 컴퓨터기술대학 등에서 전문교육을 받고 여기서 다시 10여명을 선발해 인도에 유학을 보낸다는 것. 이들은 북한군 내 요직에 배치되어 해킹이나 남한 내 정보수집을 담당한다.

손 교수는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바둑 프로그램인 ‘은별’을 꼽았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개발능력이 뛰어날수록 대결 상대인 컴퓨터의 지능이 뛰어난데, 바둑 전문가들은 현존하는 최고의 바둑 프로그램으로 은별을 꼽는다.

“북한은 지금도 우리의 주요 인프라를 공격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대량살상무기는 물론이고 전자장치를 무력화하는 EMP탄, 후방의 기반시설을 해킹하여 마비시키는 등 비대칭 전력을 재래식 무기와 복합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국가 인프라와 정부기관 및 군 주요 지휘센터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사이버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그는 북한이 또 한 번 우리나라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감행할 경우 그 대상은 ‘교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대 국가 인프라는 통신, 금융, 에너지, 교통, 미디어인데 이번에 금융하고 미디어가 쉽게 뚫릴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만약 다음번에도 사이버테러가 일어난다면 교통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교통 인프라에 대한 테러가 일어나 마비가 된다고 생각해 보자. 전쟁이 일어났을 때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가정해 보자. 내부에서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북한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북한의 사이버전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의 잘 갖춰진 IT인프라 때문이다. 손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이 되면 1인당 디지털기기 소유 개수가 10개에 이른다. 여기에 잘 갖춰진 유무선 인터넷망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훌륭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은 그만큼 사이버테러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악성코드 감염률은 세계 1위이며 유포율은 세계 3위다.

반면 북한은 중국을 통해서 들어가는 망으로만 접속이 가능할 정도로 인터넷망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사이버전 방어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교수는 “북한은 통제된 인트라넷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위기 시에는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쉽게 끊을 수 있고, 인터넷 의존도가 낮아 사이버 공격을 받더라도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는 방법으로는 사이버테러 이외에도 사이버심리전이 있다고 경고한다. 사이버심리전이란 해킹과 같은 눈에 드러나는 도발이 아닌 남한 내 사이트를 통한 대남 사이버 선전이나 선동과 같은 상시적 도발을 말한다. 사이버심리전 역시 김 전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남한 내의 인터넷 공간을 ‘국가보안법이 무력화되는 특별한 공간’으로 정의하고 한국 내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라는 교시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테러보다 사이버심리전이 사실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 사이버심리전은 남한 내 여론을 북한에 유리한 쪽으로 조작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이버심리전에 이어 사이버테러가 발생할 경우 국민은 무력함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사이버테러나 사이버심리전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 손 교수의 생각이다.

“미국은 사이버군을 육해공군에 이어 제4군으로 인정하고, 이스라엘은 주식시장에 대한 사이버테러 방어 훈련을 주기적으로 할 정도로 국가 차원에서 대응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사이버 위험관리 체계는 부처 간 편의에 의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비상시 혼선이 불가피하다. 명목상의 지휘소는 국가정보원이지만 국정원의 영향력은 정부와 공공기관에 한정되어 있다. 기업 347만곳, 인터넷 이용자 3812만명에 이르는 민간 분야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2003년부터 사이버테러를 당하고 있으면서 아직도 국가 차원의 지휘소가 없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고급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 박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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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産銀회장 "성공한 낙하산 될 것"

"금융위기 후 金産 분리 찬성으로 생각바꿔"

"産銀 민영화 중단에 동의… 소매보다 정책금융 위주로"

朴대통령 공부 모임에 2008년부터 20번정도 참석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했고,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임명됐으니 낙하산은 맞다. 문제는 성공하는 낙하산이냐, 실패하는 낙하산이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 출신인 홍기택(61·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7일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이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임을 솔직히 인정하는 대신 "잘하겠다"는 다짐으로 이해를 구하려 했다.

―금융위에서는 산은 회장과 산업은행 행장 분리설이 나온다.

"전임 강만수 회장도 그랬고,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는 것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수 출신이라 조직 장악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데 내 생각은 다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나?

"권오규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요즘 말로 '절친'이다. 경기 중·고 때 단짝이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권 전 장관이 아끼는 후배라 조 수석과도 잘 알고 지낸다.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이 모두 경기고 67회 동기로 친구다."

―금융 관련 경험이 일천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강대 상경 계열 수석 졸업자로 무시험으로 한국은행에 입사해 1년 반 정도 일하다 유학을 갔다. 1984년부터 중앙대 교수로 있지만, 증권사, 카드회사 등에서 사외이사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동양증권 사외이사를 2001년부터 9년간 했고, 삼성카드에서도 2002년부터 9년간 했다. 한국투자공사(KIC)운영위원도 3년간 지냈다. 국제 투자의 현실을 배웠다.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기(71학번)인데, 인연은?

“박 대통령이 2008년부터 여러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 교수들을 만났다. 이른바 ‘5인 공부 모임’의 멤버는 아니었다. 공부 모임이 확대되면서 참여했다. 2008년 5월쯤부터 2010년 말까지 교수와 관료 출신 등 20명 정도가 박 대통령의 공부 모임에 참여했다. 20번 정도 모임이 있었던 것 같다.”

―야당에서는 금산 분리 완화를 주장한 적이 있어 금산 분리 강화를 추진하는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내가 2007년 말에 쓴 글을 문제 삼는 모양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오기 전의 상황에서 쓴 글이다. 우리나라 은행을 외국계 펀드 등이 사가는데, 수익을 많이 내서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제조업 대기업들에 기회를 주는 것을 조심스럽게 검토해보자는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융의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은 금산 분리 강화에 찬성한다.”

―정부는 산은 민영화를 중단하고 정책 금융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산은 민영화법은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당시에는 미국처럼 대형 투자은행(IB)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뒤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구조조정 등을 위해 정책 금융의 역할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정부의 산은 민영화 중단 방침에 동의한다.”

―산은이 그동안 다이렉트 뱅킹 등으로 소매 금융 영역을 넓혔다. 계속 추진할 것인가.

“그동안 민영화 준비를 위해 대대적인 수신 확대 등을 하면서 너무 공격적이었던 측면도 있다. 민간 은행들이 ‘국책 은행이 불공정한 게임을 한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감사원에서도 최근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매 금융을 안 할 수는 없지만, 정책 금융을 위주로 한다는 기본 입장을 세우겠다.”

홍 내정자는 인수위원 시절 기자들에게 귤을 나눠주다 신분이 들키자 “홍기택이 누군데요?”라고 반문하며 시치미를 떼고, 취재진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맑은 날씨에 우산을 쓰고 출근하는 기행(奇行)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인수위원 시절 왜 그런 기행을 했나?

“당시 집에 귤이 좀 있어서 인수위 사람들하고 나눠 먹으려고 비닐봉지에 넣어갔는데 기자들이 고생하는 게 보여서 나눠줬다. 어떤 기자가 ‘혹시 홍 교수님 아니시냐’고 해서 다른 기자들이 알아보면 시끄러울까 봐 ‘홍기택이 누군데요’라고 한 건데 소문이 이상하게 났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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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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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야경 바꾼 상상, 매일 밤 지구 야경 '황홀'



▲ 지구 야경 바꾼 상상

[엑스포츠뉴스=대중문화부] 미국의 예술가 론 밀러가 지구의 야경을 바꾼 상상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지구의 주위를 도는 달이 사라지고 대체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태양계의 행성들이 지금 달의 위치에서 지구 주위를 돈다면 지구의 야경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주에 특히 관심이 많은 저술가이자 예술가인 미국인 론 밀러가 지구의 야경을 바꾼 상상을 이미지로 직접 표현했다. 이 작품은 해외 인터넷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약 38만km 거리에 아름답고 큰 행성들이 놓이면 지구의 야경은 훨씬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는 반응이다.

맨 위 사진이 지금의 달이 뜬 풍경이고, 그 아래는 금성이 달 위치에 있을 때의 상상도이다. 세 번째는 토성, 맨 아래는 해왕성이다. 

대중문화부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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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유튜브 조회수 15억건 돌파

싸이, 12일엔 신곡 '젠틀맨' 발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6)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지난 6일 유튜브 사상 최초로 조회수 15억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10일 14억 건을 돌파한 지 한 달 만이다.

지난해 7월15일 첫선을 보인 이 뮤직비디오는 12월22일 유튜브 사상 첫 ‘10억 뷰’를 돌파했다. 영국 오피셜 차트 컴퍼니가 집계하는 UK차트에서도 지난달 24일까지 31주 연속 ‘톱 40’에 진입하는 기록도 세웠다.

싸이는 오는 12일 신곡 ‘젠틀맨’을 발표해 또 다른 신드롬에 도전한다. ‘강남스타일’을 연출한 조수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젠틀맨’의 뮤직비디오에는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등 MBC TV ‘무한도전’ 멤버들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출연한다.

싸이는 이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작비 30억원을 투입한 공연 ‘해프닝(HAPPENING)’을 선보인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의 유력 매체 100여개가 취재 신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싸이 '강남스타일' 15억 돌파, 12일 신곡 발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36)의 글로벌 히트곡인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지난 6일 유튜브 조회수 15억 건을 넘어섰다. 지난달 10일 14억 건을 돌파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지난해 7월 15일 첫선을 보인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50여 일 만인 9월 4일 한국 콘텐츠 사상 처음으로 '1억 뷰'를 넘어섰다.

이어 11월 24일에는 8억 369만 건의 기록으로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Baby)' 뮤직비디오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유튜브 사상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에 올랐다. 또한 12월 22일 유튜브 사상 첫 '10억 뷰'를 돌파했다.

영국 오피셜 차트 컴퍼니가 집계하는 UK차트에서도 지난달 24일까지 31주 연속 '톱 40'에 진입하는 기록도 세웠다.

싸이는 오는 12일 신곡 '젠틀맨'을 발표한다. '강남스타일'을 연출한 조수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젠틀맨'의 뮤직비디오에는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하하 정형돈 정준하 길 등 MBC TV '무한도전' 멤버 전원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출연한다.

길이 트위터에 올린 싸이 비디오 촬영 중 '알랑가 몰라 ~ 젠틀맨 ~'.
싸이는 이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작비 30억원을 투입한 공연 '해프닝(HAPPENING)'을 선보인다. 이날 가수 지드래곤과 이하이가 깜짝 손님으로 참여한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의 유력 매체 100여개가 취재 신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싸이는 4월 미국, 5월 유럽, 6월 아시아에서 투어를 진행한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오빤 아키스타일' 게임 속 싸이 싱크로율 100%

1억 조회 싸이 '강남스타일' 경제효과 1조원

광고만 87억! '강남스타일' 유튜브 10억!

저스틴 비버, 3372만 팔로워 '트위터 지존'

유튜브 월간 순 방문자수 10억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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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2’ 악동뮤지션 눈물, 방예담과 치열한 접전 끝에 최종우승


악동뮤지션 눈물

[김보희 기자]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2’(이하 K팝스타2)최종 우승자로 그룹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이 이름을 올렸다.

4월7일 방송된 ‘K팝스타2’에는 파이널 라운드가 진행된 가운데 악동뮤지션과 방예담이 긴장감 넘치는 무대를 펼쳤다.

이날 악동뮤지션은 ‘Mmmbop’ ‘뜨거운 안녕’을 열창했으며, 방예담은 ‘Officially missing you’와 ‘Karma Chameleon’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두 팀은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인 결과 악동뮤지션이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악동뮤지션은 자신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TOP10과 함께 얼싸안으며 기뻐했으며, 부모님들도 함께 눈물을 흘려 감동을 자아냈다. 또한 이수현은 눈물을 닦아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악동뮤지션 이찬혁은 우승 소감에 “여기까지 올라올 줄 몰랐다. TOP10 스페셜 무대만 해도 다들 잘하는데 이분들을 다 제치고 올라왔다는 게 실감이 안난다. 너무 감사한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수현은 울먹이며“저희가 여기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닌 거 같은데 우승을 해서..”라고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준우승을 거둔 방예담은 “우승 못했어도 제가 할 수 있는 무대를 했고 좋은 무대를 보여준 것 같고 후회가 없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K팝스타2’ 악동뮤지션 눈물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악동뮤지션 우승 축하해요” “악동뮤지션 눈물 훈훈하다” “악동뮤지션 방예담 둘 다 잘했다. 멋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출처: SBS ‘K팝스타2’ 방송캡처)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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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장식 … 미묘한 차이 언뜻 보면 제품, 잘 보면 작품


샤넬의 2013 봄·여름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선 재킷 칼라가 어깨를 살포시 감싸는 효과를 주는 ‘프레임 숄더’가 중요 모티브로 등장했다.

제품과 작품, 그 미묘한 차이가 옷에서도 갈린다. 대량 생산돼 어디서나 팔리는 기성복이 전자라면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라 불리는 고급 맞춤복은 후자에 가깝다. 귀한 소재로 수백 시간 공들여 완벽함을 기하는 작업 과정을 거치는데다 여느 예술작품처럼 ‘희소성’도 지닌다. 아무나 만들 수 없고 아무나 살 수 없는 옷, 그게 바로 오트 쿠튀르다.

3월 21일과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샤넬의 오트 쿠튀르 프레젠테이션은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컬렉션이 끝난 뒤 주요 세계 도시를 돌며 기자·VIP들에게 의상을 다시 보여주는 행사로, 샤넬은 오트 쿠튀르를 선보이는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이런 투어를 한다. “오트 쿠튀르야말로 가까이에서 봐야 공들여 만든 가치를 가장 잘 알 수 있고, 또 브랜드의 정체성이 가장 드러나는 의상이기 때문”이라는 게 브랜드 측 설명이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 대중화된 요즘, 장인의 전통기술로 만든 오트 쿠튀르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 궁금증을 확인하기 위해 중앙SUNDAY가 도쿄로 날아갔다.

1, 2 샤넬의 오트 쿠튀르는 실제 옷감을 쓰기 전 아마포로 1차 제작을 하고, 자수 공방에서는 스케치에 맞춰 장인들의 작업이 이뤄진다. 3 모델들이 입고 나온 완성품을 꼼꼼히 점검하는 칼 라거펠트.

한땀 한땀 뜬 꽃자수 … 40시간 공 들여 하나 완성

21일 도쿄 긴자의 샤넬 플래그십 매장 쇼룸. 운영 시간이 끝나가는 오후 5시가 되자 작은 이벤트가 벌어졌다. 올 1월 파리에서 열렸던 2013 봄·여름 오트 쿠튀르를 다시 선보이는 ‘미니 캣워크’다. 컬렉션 의상 69벌 중 추려낸 25벌을 모델들이 입고 나와 포즈를 취했다. 꽃과 초목, 숲속을 모티브로 한 의상들이었다. 이들이 눈앞에서 찬찬히 머물며 지나가는 사이, 파리 본사의 PR 담당자가 옷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려줬다.

“이 꽃자수 하나를 만드는 데만 40시간이 넘게 걸리죠.” “이 드레스에는 손으로 놓은 스팽글(반짝이는 얇은 장식)이 1만7000개쯤 돼요.” “러플(천을 덧대 만든 주름) 폭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거 보이세요? 반대로 가슴 위로는 러플 방향이 위로 뻗어있죠.”

모두 눈앞에서 보지 않았다면 놓쳤을 세밀함이었다. 가령 행사 전 사진으로 봤을 땐 검정 이브닝 드레스의 꽃무늬는 흔한 프린트에 가까웠다. 하지만 실제 보니 한쪽 팔에만 142개의 시퀸이 모자이크 하듯 빈틈없이 붙여져 있었다. “오트 쿠튀르 의상은 절대 사진만 보고 평가해선 안 된다”고 했던 발표자의 호언은 과장이 아니었다.

이브닝 드레스의 소매 장식 모습. 한 땀 한 땀 손으로 작업한 스팽글과 레이스 자수가 오트 쿠튀르의 예술성을 보여줬다. 레이스로 만든 다양한 롱부츠들.

오간자 튤(실크·면 등을 그물처럼 만든 것)을 3겹으로 겹쳐 3D 효과를 낸 이브닝 드레스, 샤넬의 상징인 트위드 소재에 자수를 추가한 원피스, 한 땀 한 땀 레이스를 떠서 만든 롱부츠 등이 나올 때마다 “어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베이지·하늘색·연분홍 등 트위드 원피스는 기성복 디자인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드레스에 비하자면 평범하다고까지 해야 할까. 하지만 발표자의 설명은 달랐다. “오트 쿠튀르에서 일상복이냐 파티 드레스냐는 중요치 않아요.” 그러면서 트위드 의상들의 어깨 부분을 가리켰다. 이른바 ‘프레임 숄더(framed shoulder)’였다. “마치 재킷 칼라가 뒤로 넘어가 어깨에 걸친 듯한 모양이죠. 그런데 이걸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너무 눕혀져 있어도 세워져 있어도 그 효과가 안 나니까요. 정확히 원하는 느낌을 살리는 것, 이게 바로 오트 쿠튀르가 된 이유예요.”

맞춤 주문 뒤 석 달 지나야 완성

브랜드 측은 ‘공정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가치와 자부심을 드러냈다.

검정 바탕에 흰색과 빨간색의 꽃무늬로 강렬한 대조를 보이는 드레스. 일일이 스팽글 자수를 놓아 완성했다.

“칼 라거펠트(샤넬 수석 디자이너)가 컬렉션 6주 전쯤 스케치를 그려 작업장에 보내죠. 작업장에선 분과별로 일을 나눠요. 플루(Flou)라는 두 개 분과는 실크·오간자·모슬린처럼 가벼운 소재로 만드는 옷(주로 드레스·이브닝 가운)을, 나머지 한 개 분과(타일뢰르·Tailleur)는 트위드·가죽·모 같은 무거운 소재의 의상을 만들죠. 보통 한 컬렉션에 50~70벌을 만드는데 100여 명이 필요해요.”

일단 스케치에 따라 아마포로 만든 뒤 라거펠트에게 보내고, 이것이 통과되면 실제 옷감을 써서 완성한다. 각종 장식물은 파리의 공방들에서 제작된다. 샤넬의 경우 자수·깃털·모자·구두·장갑 등 공방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모델에게 입혀 라거펠트에게 ‘검사’ 받는 건 한참이 지나서다. 이때 모델들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서서 포즈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치다 보면 슈트 한 벌에 평균 200시간, 자수 장식이 필요한 이브닝 드레스엔 적어도 250시간 이상이 걸린다. 웨딩 드레스라면 이보다 훨씬 정교해야 하기 때문에 800시간이 필요한 게 보통이다.

프레젠테이션 이후 고객의 요청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최소 석 달이 지나야 비로소 완성품을 받아 볼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선 너무 늦을 수도 빠를 수도 있는 기간. 하지만 제작 과정이 정해져 있어 이를 단축하긴 힘들다. 파리의 장인들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수치를 재고, 고객 체형과 같은 모형틀을 만들고, 아마포로 옷을 제작한다. 이후 고객을 다시 방문해 입혀 보고 수치가 맞는지 확인한 뒤에야 진짜 재단·봉제·짜임을 한다. 장식을 붙이는 과정도 컬렉션 제작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오랜 기다림을 참고 사 입는 고객은 얼마나 될까. 샤넬 측은 “전 세계 고정 고객이 1000명쯤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유럽과 미국에 몰려 있지만 최근엔 아시아에서도 찾는 이가 늘고 있다고. 2011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처음 중국 고객이 등장했고, 일본에선 지난 가을·겨울 컬렉션에 첫 주문이 들어왔다고 한다.

‘오트 쿠튀르’ 자격 갖춘 브랜드는 17곳뿐

1858년 나폴레옹 3세 왕비의 의상을 담당하던 샤를 프레데리크 워스가 드레스 발표회를 연 것이 오트 쿠튀르의 시초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고객에게 맞춤 주문을 받는 형식은 1930년대 전성기를 맞았다. 샤넬은 물론 폴 푸아레, 엘자 스키아파렐리 등이 이 시기에 활동했다. 이후 1940~50년대엔 이브생 로랑, 크리스찬 디올, 피에르 카르댕 등의 디자이너들이 귀족 상류층을 주 고객으로 삼아 오트 쿠튀르의 꽃을 활짝 피웠다.

오트 쿠튀르라는 말은 쉽게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니다. 파리 고급의상점조합이 규정한 규모와 조건을 갖춰야 한다. 가령 고정 고객이나 개인 고객을 위한 의상을 한 벌 이상 포함해 반드시 제작해야 하고, 파리에 거점을 둔 작업실에서 15명 이상의 전문 기술을 가진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야 하며, 1년에 두 번 열리는 매 회 패션 쇼에서 적어도 35벌 이상의 수작업 창작 의상을 발표해야 한다. 또 월급을 받는 직원이 최소 20명 이상, 컬렉션 무대에 서는 모델도 25명이 넘어야 한다. 이 깐깐한 조항을 맞추는 디자이너 브랜드는 단 17곳(리스트 참조).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기성복 라인도 함께 제작한다.

현재 오트 쿠튀르 브랜드의 숫자는 점점 줄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사양 분야’로 볼 수는 없다. 트렌드를 결정지을 만한 디자인의 디테일과 소재, 그리고 패션이 예술로 계승되는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19세기 상류 프랑스 전통을 이어가는 홍보대사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오트 쿠튀르의 위상이다.

도쿄 글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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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냥 빚도 갚는 사과의 법칙, 적극적 표현으로 상대 마음 풀어줘야



누구나 살다 보면 사과할 일이 생긴다. 그런데 사과하고 난 후 오히려 상대방이 더 화를 내는 것을 봤을 것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사과할 때 변명처럼 들릴까봐 최대한 말을 줄이는 게 미덕이라고 오해하는 데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개인적인 사과는 물론 종종 공개적인 사과를 해야 하는 최고경영자(CEO)라면 꼭 알아야 할 제대로 된 사과를 위한 ‘3R 법칙’을 소개한다.

세계적인 미디어 트레이너 빌 맥파런이 강조하는 ‘3R 법칙’은 사과할 때 꼭 필요한 3요소인 ‘리그렛(Regret: 후회·반성)’, ‘리즌(Reason: 원인)’, ‘레머디(Remedy: 해결책)’를 뜻한다. 개인적인 상황은 물론 대중에게 공개적 사과를 할 때도 효과적으로 충분한 반성의 표현, 사건의 원인과 대응 상황에 대한 분석, 재발 방지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미국의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미국 동북부에 불어 닥친 심한 폭설로 비행이 중단됐다. 승객들이 기내에 8시간 동안 갇히고 설상가상으로 전산망까지 마비돼 항공기 1000여 편이 취소됐다. 업무 정상화에만 1주일이 걸렸다.

그동안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항상 1, 2위를 다투던 제트블루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바로 이때 제트블루의 CEO 데이비드 닐먼은 직접 유튜브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을 전했다. 3R를 잘 살린 그의 사과 메시지는 상황을 역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먼저 그는 ‘리그렛(Regret)’, 즉 이번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것을 충분히 표현했다. 그는 “너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첫마디로 절절하게 사죄의 심정을 다음처럼 표현했다. “여러분과 가족에게 공포와 짜증, 불편함을 느끼게 해 얼마나 죄송한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항공사를 선택해 주신 분들께 행복하고 편안한 여행을 보장해 드리겠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기에 더더욱 안타깝습니다.”이어 그는 ‘리즌(Reason)’, 즉 이번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지,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고 있는지 이성적으로 설명했다.

“동북부 지방에 불어 닥친 심한 폭설로 항공기가 결항되고 수하물이 분실되는 등 커다란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더욱이 이날은 ‘대통령의 날’이 낀 연휴 기간인지라 공항에서 대기 중인 고객들에게 새로 예약해 드릴 수 있는 좌석 수도 거의 없었고 대기 전화까지 불통돼 대응이 한층 더 지체됐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현재 어떤 대책을 마련 중인지도 덧붙였다. “지금 우리는 소중한 고객 여러분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우선 고객들께 이번 사건과 관련한 안내와 기타 정보를 속속 제공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잃어버린 시간과 피해를 어떻게 보상해 드릴지에 대해 활발히 논의 중입니다.”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것 충분히 알려야

마지막으로 ‘레머디(Remedy)’다.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의 말이다. “우리는 향후 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제트블루 고객 권리장전’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피치 못한 자연재해로 또 일어날 수 있는 결항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 공식적으로 드리는 약속이며 앞으로 또 다른 영상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계획입니다.” 이 영상의 사과에서 사람들은 진정성을 느꼈고 ‘제트블루는 원래 좋은 기업이었지만 자연재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한다. 똑같은 마음이라고 하더라도 사과의 표현에 따라 상대의 마음을 풀 수도, 화를 돋울 수도 있다.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표현이 부족해 진심이 전달되지 않는 안타까운 일들을 방지하려면 3R 법칙을 꼭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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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칼립스' 공포…외국인, 中베이징 대탈출 조짐

FT "불편 넘어 파멸 수준"

리커창 "환경기준 위반 처벌"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공기를 뜻하는 air와 파멸을 뜻하는 apocalypse의 합성어)’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중국의 대기오염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만든 단어다. 중국 대기오염이 불편을 끼치는 수준을 넘어 파멸을 가져올 정도라는 설명이다. FT는 “지난해 겨울 베이징 등 주요 도시를 휩쓸었던 스모그가 올여름 재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외국인과 상류층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베이징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멸’이라는 단어가 과장만은 아니다. 중국의 PM2.5지수(대기 중 직경 2.5㎛ 이하 초미세먼지 농도) 수준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의 40배가 넘는다. 직경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10㎛ 이하의 미세먼지보다 폐에 도달할 확률이 5배나 높다. 각종 폐,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저체중아 출산 빈도와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체방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대기오염으로 일찍 사망하는 사람은 매년 120만명이 넘는다.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 중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2010년 환경 오염으로 발생한 비용은 2300억달러 이상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5%에 달한다. 판샤오촨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환경 오염과 관련된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공개된 조사결과는 보수적인 수치”라고 주장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이 같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면서 대중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적지 않은 외국계 기업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동남아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17일 취임 후 첫 공개 연설에서 PM2.5지수를 직접 언급하며 “환경 기준을 위반하는 업체들에는 엄격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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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한국, 휴대폰 가장 자주 바꿔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휴대전화를 가장 자주 바꾸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전 세계 88개국 휴대전화 시장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연간 제품 교체율은 67.8%로 세계 최고였다. 이는 지난해 휴대전화 이용자 3명 중 2명이 휴대전화를 새것으로 바꿨다는 의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시장의 휴대전화 교체율은 2위 그룹인 칠레(55.5%), 미국(55.2%), 우루과이(53.6%)보다 현격히 높았다. 특히 교체율이 가장 낮은 방글라데시(8.4%)보다는 무려 8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이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이동통신사와 2년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모든 고객이 약정 종료 직후 휴대전화를 바꾼다고 가정하더라도 연간 제품 교체율은 약 50%다. 따라서 이 같은 사실은 한국에는 기존 약정이 만료되기 전에 새 제품을 사는 사람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휴대전화 유통점 한 관계자는 "수명이 다해 새것으로 바꾸기보다 최신 유행에 맞춰 고성능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교체 주기가 더욱 짧아졌다"고 말했다.

SA는 올해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SA 측은 "한국 휴대전화 시장은 이미 '제로 성장'에 가까운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올해 한국 시장의 휴대전화 교체율은 지난해보다 2.2%포인트 올라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SA는 한국 휴대전화 교체율이 내년 이후부터 조금씩 하락하겠지만 4년 뒤인 2017년까지도 60% 아래로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SA에 따르면 2017년 한국 휴대전화 교체율 전망치는 62.9%다.

[손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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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부자 톱10 중 2명 한국계…포브스 2013 순위 발표

일본 부자 상위 10위권 중 2명이 한국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시아판 4월호에 '일본 50대 부자'를 발표하고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보다 22억달러 늘어난 91억달러(약 10조원)의 재산 규모를 자랑하며 3위를 지켰다고 전했다. 경남 사천 출신 한창우 마루한 회장은 34억달러(약 3조8000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2계단 상승한 8위에 올랐다.

일본 최고 거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캐주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차지했다. 야나이 회장은 지난해 106억달러보다 50억달러 가까이 재산을 불려 155억달러(약 17조5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는 SPA 브랜드의 대명사 유니클로가 인도네시아에 첫 매장을 여는 등 계속된 해외 사업 확장에 힘입어 지난해 주가를 67%나 상승시켰다며 야나이 회장의 성공 비결을 전했다.

2위는 음료회사 산토리그룹을 이끌고 있는 3세 경영인 사지 노부타다 최고경영자(CEO)가 차지했다. 사지 CEO는 지난해 발표보다 28억달러 증가한 107억달러(약 12조1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4위에는 64억달러(약 7조2400억원)로 일본 최대 인터넷쇼핑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이 올랐다.

[김세웅 기자]

'유니클로 창업주' 자산 155억달러… 3년연속 日 최고부자에

야나이 회장(사진 왼쪽), 손정의 회장.
손정의 91억·한창우 34억달러, 한국계 2명 '부자 톱10'에 포함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사진) 창업주가 지난해에 이어 일본 최고 부자에 올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아시아판 4월호에 발표한 '일본 50대 부자'에서 야나이 회장은 자산 155억달러(약 17조5000억원)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작년엔 106억달러였다.

야나이 회장은 1963년 설립한 유니클로를 세계적인 SPA(제조·유통을 일괄로 하는 의류업체)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포브스는 유니클로가 엔저(低)에 힘입어 활발한 해외 진출을 한 결과 지난해 주가가 67% 상승했다고 전했다. 음료회사 '산토리'의 사지 노부타다(佐冶信忠) 최고경영자(CEO)는 자산 규모 107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발표된 일본 부자 상위 10위 가운데 한국계는 2명이 포함됐다. 재일교포 3세 손정의(일본명 손마사요시·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이 자산 91억달러로 작년에 이어 3위에 올랐고, 한창우 마루한그룹 회장이 34억달러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상남도 사천 출신의 한 회장은 작년 일본 부자 순위 10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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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QE축소 시기 싸고 FRB내부 논쟁 갈수록 증폭



버냉키 의장 '운용 유연성' 발언이 도화선

"연말까지 현수준 유지를" "앞당겨야" 팽팽

IB도 점치기 분주… 고용시장 개선이 열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종료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양적완화(QE) 축소 시기를 둘러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부의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월가의 전망 역시 연내 채권매입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조기 축소와 적어도 연말까지는 현 매입규모를 유지할 것이라는 쪽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다우존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최근 나란히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뉴욕증시의 앞으로 향방도 통화정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QE를 둘러싼 논란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요즘처럼 FRB 이사, 지역연방은행 총재들이 공개석상에서 잇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도 드물다. 지난 3일(현지시간)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한 기업인 모임에서 "고용시장 전망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올 여름부터 매월 850억달러에 달하는 FRB의 채권매입 규모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총재도 블룸버그 라디오와 인터뷰를 갖고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매월 채권 매입규모 850억달러 가운데) 100억~150억달러 정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두 명의 연은 총재의 발언은 조기 규모 축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반면, 대니얼 타룰로 FRB 이사는 이날 CNBC에 출연,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인력보다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되는 상태가 지속돼야 한다"며 양적완화 조기 축소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FRB내에서 오랜 경험과 중도적인 시각으로 신뢰를 받고 있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추세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달간 긍정적인 지표가 연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에는 하루에 4명의 연은 총재가 강연을 통해 자산매입 정책에 대한 각각의 다른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에릭 로젠버그 보스턴 연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네소타 연은 총재 등은 자산매입의 조기 종료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고, QE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고용시장 전망이 개선되면 자산 매입속도를 늦추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FRB 내부의 논란은 미국 경제 지표들이 주택시장의 회복 등에 힘입어 최근 지속적인 개선추세를 보이면서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FOMC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벤 버냉키 FRB 의장이 QE운용의 유연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논란을 더욱 거세게 만들었다. 그는 당시 "노동시장 개선이 지속될 경우,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으나, 노동시장이 악화되면 다시 늘릴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월가 대형은행들의 양적완화 축소시점에 대한 전망은 2013년 하반기와 2014년으로 크게 나뉘고 있다. 올 하반기 축소를 예상하는 대표적인 은행은 JP모건으로 지난달 FOMC 의 성명서와 벤 버냉키의 기자회견에서 고용상황에 대한 평가가 낙관적이었다는 점에 근거해 자산매입 축소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크레딧 스위스는 자산매입 시 고려사항으로 제반 비용 및 편익이 추가된 점을 들어 이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도이치 뱅크, UBS 등도 연내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 HSBC,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 BNP 파리바 등은 적어도 올 연내에 FRB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업률이 여전히 FRB의 목표치보다 높은 데다, 시퀘스터(연방정부 지출 자동삭감) 등 재정축소에 따른 경기의 부정적인 영향을 근거로 두고 있다. 특히 BoA는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는 만큼, 오히려 출구전략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FRB의 자산매입 축소 시기는 결국 미국 경제의 성장과 특히, 고용시장의 개선에 따라 좌우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워싱턴의 정치적 상황도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FRB가 현재 수준의 QE를 도입한 배경에는 연방정부 지출 자동감축 등에 따른 재정정책에 대한 고려가 자리잡고 있었다며, 앞으로 워싱턴 정치권의 논의가 FRB 통화정책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월가 리포트] "FRB가 블랙스완 만들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 앞을 한 행인이 지나고 있다. 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실시한 유동성 공급과 초저금리 등 정책이 이른바 블랙 스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최근 일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채권시장 과열·주택버블·성장둔화로 미국자산시장 공포에 빠질 가능성

CNBC 위험성 제기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가 지난 2007년 월가의 허구를 통렬히 파헤친 저서의 제목으로 유명해진 '블랙 스완(Black Swan)'은 극단적인 현상으로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한 번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한다.

현재 미국의 자산시장은 활황세를 맞고 있다.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주가는 물론 채권, 주택 등 자산가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FRB의 전대 미문의 유동성 공급과 제로금리의 힘입은 이 같은 자산가격 상승 이면에서 블랙스완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CNBC가 최근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CNBC는 시장을 공포에 빠트릴 수 있는 리스크로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2008년과 같은 과도하게 리스크를 떠안는 행위다. 올 1ㆍ4분기 중 전세계에서 1,545억달러 규모의 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 채권)가 발행됐으며 이 가운데 70%는 미국이다. 투자자들이 조금 더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고수익채권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금리가 올라 채권버블이 터지게 되면 대다수 채권펀드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주택버블이다. 지난해 이후 미국의 주택시장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는 FRB의 초저금리에 힘입은 것이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 저금리에 주택버블이 일어났던 것과 같은 경로를 다시 밟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주택대출은 6.4% 늘어났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성장의 둔화다.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고, 이번 분기에는 이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2ㆍ4분기부터 그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어둡고, 일자리 창출도 더디기만 하기 때문이다.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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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보다 벤처… 스탠퍼드大생 무더기 휴학

총장·교수도 재학생 취업 후원… 업체엔 지식·자금 지원 나서

미국 명문 스탠퍼드 대학 학생 10여명이 졸업생이 만든 IT(정보기술) 벤처기업에 합류하겠다며 한꺼번에 휴학하기로 했다. 하지만 총장과 다수의 교수는 학생들을 말리기는커녕 회사에 지식과 자금을 보태며 후원에 나섰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 12명이 넘는 학생들이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클링클'에 합류하기 위해 휴학계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 사상 최대의 이탈 사태 중 하나"라고 전했다.

클링클의 창업자는 작년 봄 이 학과를 졸업한 루카스 듀플란(21)이다. 그는 2년 전 학부생이던 시절부터 창업을 위해 선후배 스카우트에 나섰다. 이번 영입을 통해 듀플란은 직원 30명 중 20여명을 스탠퍼드 동문으로 채웠다. 클링클은 스마트폰을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듀플란은 클링클 서비스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장 측이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지 않고도 클링클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들과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WSJ는 전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은 구글을 비롯해 이동통신사업자, 유통업체 등이 최적의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는 분야다.

스탠퍼드대 존 헤네시 총장은 "학부생이 창업한 회사 대부분은 1년도 넘기지 못하지만, 내가 보기에 클링클은 싹수가 보인다. 구글과 직접 경쟁하거나, 구글이 인수하려 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이사를 맡고 있는 헤네시 총장은 제자가 만든 클링클의 고문(adviser)직을 수락했다.

총장뿐만이 아니다. 컴퓨터과학과의 메란 사하미 교수는 개인적으로 이 회사에 투자했으며, 이 대학 경영대학원의 학장 출신이자 시티그룹의 이사회 이사인 봅 조스도 고용과 마케팅 부문 고문으로 이 회사를 돕고 있다.

[뉴욕=장상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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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쟁 위협' 긴급 좌담회] "北, MB 5년간 못한 것들 일거에 잭팟(jackpot) 노려… '核자신감'으로 긴장 키워"



[보수·진보 전문가 좌담… 한반도 정세 어떻게 되나]

● 北 국지도발 가능성은?

김기정 - "韓·美, 北 모두 상대 실수하기만 기다려"

김성한 - "北이 받아야 가지… 대화 의지는 계속 강조해야"

● 現위기 韓·美양국 대응 잘하고있나?

유호열 - "오바마·朴대통령, 큰 틀서 잘관리하고 있다"

김기정 - "朴대통령 대북정책, 위기상황만 높이는 측면"

● 대북특사 필요한가?

김성한 - "北이 받아야 가지… 대화 의지는 계속 강조해야"

유호열 - "北이 만든 현 상황, 특사는 잘못된 메시지 준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정전(停戰)협정을 파기하고, 영변의 5㎿ 원자로를 재가동하며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 매일 대남(對南) 성명을 통해 당장에라도 도발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노림수를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7일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본사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유호열 한국정치학회장,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참석했다.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2월 12일엔 핵실험한 데 이어 정전협정·불가침선언·불능화 합의를 파기하며 위협하고 있다. 그 배경이 무엇인가.

유호열 "아버지인 김정일에게 유훈을 받은 대로 자신들이 안전판으로 여기는 핵무기 보유를 국제사회에서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것이다. 핵무기만 있으면 얼마든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

김기정 "북한의 행동은 '한반도의 새판 짜기'를 노린 것이다. 1953년 정전(停戰) 체제의 근본적인 무력화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 미국 중국이 여기에 호응을 안 해주니까 더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

김성한
"할아버지 김일성은 창업주로서, 아버지 김정일은 오랫동안 권력을 갖기 위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반면 김정은은 수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의사 같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못했기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긴장을 만들고 있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 자신들의 마음대로 하지 못해 지체됐던 5년을 일거에 만회하는 '잭팟'을 노리는 것이다."

―북한이 연일 무력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북한이 국지(局地)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유호열 "국지 도발 또는 미사일 발사를 통해 지금까지 고조해온 긴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 북한이 생각하는 핵심 이익이 핵무기 보유인데, 국지 도발로 관심을 유발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을 다독이는 적절한 대화의 장을 만들려 할 것이다. 조만간 무수단급 미사일을 쏠 것으로 본다."

김기정 "북한이 현재 상황을 조성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북한이나 미국·한국은 서로 상대방이 실수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을 계기로 삼아서 군사적인 수단으로 응징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이 이를 MD(미사일 방어체제)로 요격하면 북한이 기다리는 형태의 도발이 계속되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다."

김성한 "현재 한·미가 경계를 높인 상황이기 때문에 천안함 폭침의 형태로, 북한이 즉각적으로 자행했는지 알기 어려운 기발한 형태의 국지 도발을 계획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잇따른 도발 위협을 분석하기 위한 좌담회에서 전문가 3명은 1시간 30분 동안 토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김성한, 김기정 교수, 유호열 한국정치학회장. /이명원 기자

―북한발 긴장이 지난주부터 증권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완화하려면, 단기적으로, 또 중장기적으로 어떤 전략을 써야 하나?

유호열 "북한이 현재에 이어 제2, 제3 전선을 만들 텐데 이에 따른 긴장을 냉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북한의 기만전술, 성동격서 전술을 국제사회에 정확히 설명해서 안정시켜야 한다."

김기정 "한반도 정세를 우리가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중국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군이 공격받았을 때 언제든지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지 불필요한 말로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김성한 "말 대 말 대결로 긴장이 고조된 측면이 있다. 이제는 국방부 보다는 외교부나 통일부가 중심이 돼서 이 상황을 군사적 대치가 아니라 외교적 방법이나 남북한 대화를 통해 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치 카지노의 딜러처럼 차분함과 단호함을 보여줘야 한다. 확고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근혜 정부는 신뢰프로세스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유호열 "오바마 정부가 변화된 상황에 대한 나름의 정책이나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가안보실을 만들기도 전에 현재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대응의 어려움에도 한·미 양국 지도자가 큰 틀에서는 잘 관리하고 있다고 본다."

김기정 "박근혜 정부로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북한에서 저렇게 하면, 우리도 이렇게 하겠다'는 식의 접근법이 위기를 높인 측면이 있다. 박 대통령의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이 신뢰를 보여야 인정한다'는 수동성이 있는데 좀 더 창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김성한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은 대화와 압박 사이에서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다. 북한은 어떻게든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대화 기조로 되돌리려는 욕구를 많이 느낄 것이다. 신뢰프로세스의 2가지 원칙은 '평화에 대한 도발에는 강력히 대처한다'와 '기존의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까지는 북한에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고 본다."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치를 계속하면 결국 폐쇄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는데.

유호열 "2009년에도 홍역을 치렀는데, 또다시 이런 상황을 맞는 것은 과거 정부뿐만 아니라 이번 정부도 준비가 안 된 것을 의미한다. 보름이 되든 한 달이 되든 견뎌내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다른 대가를 주는 식으로 게임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

김기정 "북한이 구두(口頭)적 공세에서 행동(行動)적 공세로 이행하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 개성이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차단한다거나, 불필요하게 공세적인 대응 태도를 강조할 필요는 없다. 개성공단에 관계돼 있는 우리 협력 업체들이 경제적인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김성한 "유엔의 대북 제재위원회에서 북한이 소형무기 수출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1억달러 정도 된다고 추정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9000만달러가 작은 돈이 아니다. 북한이 이를 포기하지 않는 합리성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근의 사태는 100% 북한에 책임이 있는데 일단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우리 측 인원을 최소화하는 조치는 취해야 한다고 본다."

―대북 특사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유호열 "대북 특사 파견은 북한에 대단히 잘못된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 최근의 문제는 우리가 만든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조성한 것이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

김기정 "북한이 도발의 주범이라는 것은 인식해야 하지만, 한반도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대화를 통한 해법 국면을 한국 정부가 주도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특사가 무용하게 보이지만, 다른 국면으로 전환할 때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김성한 "북한에서 특사를 받아야 보낼 것 아닌가(웃음). 대북 특사의 실효성보다는 그런 언급 자체가 긴장 완화 효과가 있지 않으냐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가 북한과의 대화,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는 3가지 메시지가 중요하다. 첫째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이 생각하는 방향으로는 가지 않는다. 둘째 무한 베팅식 도박 게임은 성공할 수 없다. 셋째 우리는 의미 있는 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北 전쟁 위협' 긴급 좌담회] "이제 평화체제 논의를" "北核 포기없인 안돼"

평화협정, 좌담서 가장 큰 이견

7일 본사 편집국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도발 위협을 주제로 한 좌담회에서 가장 크게 논쟁이 된 것은 평화협정 문제였다. 지난달 11일을 기점으로 정전(停戰)협정이 백지화됐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 갈 것인가가 쟁점이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북한이 새로운 정전협정 내지는 평화협정을 맺자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현 국면의 위기를 잘 관리하고 궁극적으로는 평화 체제 쪽으로 가면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1953년 정전 체제의 틀에서 벗어난 만큼 이제는 평화 체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한 고려대 교수가 반박했다. 김 교수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평화 체제 논의를 위한) 평화 협상에 나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2007년의 2·13 합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남북 등 6자회담 당사국이 맺은 2·13 합의에는 북한의 핵 불능화 과정을 전제로 "직접 관련 당사국 간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협상을 한다"는 내용이 있다.

김 교수는 "평화 체제 협상은 그 전제가 북핵 시설의 불능화 진전"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와 맺은 기존 합의를 깨는 상황에 우리마저 협약 위반에 동참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열 한국정치학회장도 "자기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주면 새로운 평화 체제를 논의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은 중국을 포함해 관련국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정 교수는 "원칙이라는 측면에서는 그렇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전략이라는 측면에서는 해법이 다를 수도 있다"며 "올해가 정전협정 60주년인 만큼 이 이슈와 관련해 북한에 이끌려가기보다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새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

[오늘의 세상] "한국인들이 전쟁 공포 안 느낀다고? 그럼 北 협박때마다 벌벌 떨어야 되나"

[침착한 우리 국민들]

주말 나들이객 줄잇고 생필품 판매도 큰 변화 없어

일부선 "안보 불감증 지나쳐"


북한의 전쟁 위협과 한반도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 국민은 대체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휴일인 7일 하루 동안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3만명 넘는 나들이객이 다녀갔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전날 비가 온 뒤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데도 나들이객 발길은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두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나온 정모(42)씨는 "북한의 위협이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지금 당장 긴장하고 대비해야 할 필요는 못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 북한의 전쟁 위협이 있을 때면 판매가 급증하던 라면·생수 등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 현상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라면·생수·즉석밥·통조림 등의 판매량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사재기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앞으로 이 물품들의 공급량을 늘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전세 거래는 꾸준했다. 서울 용산구의 H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이 사무소를 통해서만 7건의 아파트·오피스텔 매물이 매매나 전세로 거래됐다. 사무소 측은 "내 집 장만을 하려는 이들은 북한 소식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더 민감하다"며 "매일 전쟁 관련 뉴스가 나와도 부동산 수요는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외국에서 '한국인들이 전쟁 공포 안 느낀다' 하는데, 그럼 우리는 북한이 협박할 때마다 벌벌 떨어야 하느냐"며 "실제 북한이 전쟁을 택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보력 최고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6일 귀국했으니 당분간 전쟁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쟁·안보 불감증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북한 도발을 지켜보면서 생긴 '학습 효과'에 따라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무력 도발에 대한 기본적인 대비 정도는 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일선 학교들이 전쟁 시 대피 장소도 모르는 등 위기 대응 매뉴얼 자체를 숙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적어도 전쟁에 대비한 각 지자체의 조기 경보 태세와 학교 차원의 위기 대응 매뉴얼 교육은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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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역사를 지우는 시리아… 내전에 고대유적 잇단 훼손



도굴꾼까지 활개

[동아일보]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됨에 따라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유적들이 무수히 파괴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연일 벌어지는 전투와 무분별한 도굴로 인해 시리아의 역사가 사라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NYT가 대표적으로 꼽은 유적 훼손 지역은 제2의 도시 알레포로부터 남서쪽 방향으로 53km 떨어져 있는 텔마르디크. 고대에 ‘에블라’로 불렸던 이곳은 기원전 2700년경부터 2240년경까지 융성했던 도시 국가로 당시 인구는 26만 명이었다. 전성기에는 현재의 레바논 지역과 메소포타미아 북부 도시들을 지배했을 정도로 융성했다. 이곳은 1964년 발굴 이래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유적의 보고로 불린다.

하지만 NYT는 “현재 이곳은 반군과 정부군의 계속되는 전투로 총탄과 포탄이 유적을 훼손하고 무정부 상태를 틈타 도굴꾼들이 판치고 있다”고 전했다. 도굴꾼들은 유적지 내에서 보석 및 예술품처럼 암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것들을 집중적으로 도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적의 수난은 텔마르디크뿐 아니라 사막 한가운데의 도시 팔미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이곳은 과거 도시의 잔재만 남아 있지만 예전에는 ‘사막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오리엔트 지방과 로마를 잇는 중개무역으로 번창하던 지역이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도 반군들이 정부군을 피해 숨어들면서 연일 정부군이 폭격을 해 적잖게 훼손됐다. 팔미라 유적지를 대표하는 바알 신전의 기둥은 폭격으로 일부가 붕괴됐고 건물 외벽에는 총탄 자국이 선명히 새겨져 있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내전을 틈타 일부 절도범들은 팔미라 박물관에 난입해 값비싼 조각품 등 예술품들을 닥치는 대로 훔쳐 가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시리아유적보호협회는 “시리아 내 36개 국립박물관 중 12개가 이미 약탈당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시리아의 고고학자인 체이크무스 알리 박사는 유적 훼손을 ‘반달리즘’(예술품 및 유적 파괴 행위)으로 규정하면서 시리아 전역에 있는 1만 개 이상의 유적을 내전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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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 줄다리기]<상> 북핵에 발목잡힌 한미 원자력협정



한국은 핵 모범생인데… 美, 북핵 잣대로 평화적 핵권리 차단

[동아일보]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중의 핵심 이슈다. 협상이 잘못되면 우리의 후손들은 중국 같은 주변의 경제 대국에 예속당한 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외교안보 부처의 한 전직 고위 관리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의 중요성을 이렇게 역설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한국 경제성장의 주축이 돼 온 원자력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와 기술 발달의 기회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호전적 핵 개발을 이유로 한국의 평화적 핵 권리를 확장하는 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의 핵’ 그림자가 ‘평화의 핵’ 미래를 부당하게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 40년 전 한국 원자력 발전의 토대가 이제는 족쇄로

한국 원자력의 토대를 쌓아 준 나라는 미국이다. 1956년 체결된 한미 간 ‘원자력의 비군사적 사용에 관한 협력 협정’이 한국 원자력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 최초의 원자력협정은 1974년 ‘원자력의 민간 이용에 관한 협력을 위한 협정’(한미 원자력협정)으로 대체됐다. 그 수명이 내년 3월에 끝난다. 한미 당국은 새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2010년부터 협상을 벌여 왔고 몇 개월 안에 결판을 내야 하는 것이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한 연구서에서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원자력의 지속적 활용과 원전 수출 확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중장기적으로 4대 핵심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 핵심 과제로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처분 방안 개발 △원전용 핵연료 공급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위한 저농축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 △에너지 안보를 위한 고속로 기반의 미래 원자력 시스템 개발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실현하려면 ‘40년 된 낡은 옷’인 한미 원자력협정이 시대의 변화와 한국의 국익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미 원자력협정이 한국 원자력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해 온 것은 맞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 원자력의 도약을 방해하는 족쇄가 되는 것도 맞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요구에 대한 미국의 거부감이 이번 개정 협상을 표류시키는 핵심 요소다.

미 국무부 등은 신규 또는 개정 원자력협정 협상에서 예외 없이 농축과 재처리를 허락하지 않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의 적용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한국 같은 ‘원자력 모범생’에게 골드 스탠더드를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미국 고위 인사 접견 때마다 “핵 폐기물 처리가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인 만큼 과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해 왔다.

○ 잘못 다루면 반미 감정으로 진화할 위험성도

올해 들어 미국에는 ‘새로운 핑계’가 생겼다. 3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의 핵 위협이다.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최근 5MW 원자로의 재가동 계획을 밝혔다. 냉각 설비와 재처리 시설을 비롯한 영변 핵시설의 복구 등 남은 카드를 추가로 꺼내 들 개연성이 크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에 재처리나 농축 중 하나만 허용해도 당장 북한이 형평성 문제를 내세울 반격의 빌미를 주게 될 것이란 주장을 편다. 미국 언론도 “한국에 농축이나 재처리를 허용하면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도 같은 권리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른바 ‘핵 도미노의 위험성’을 설파 중이다.

그러나 한국의 국민 여론은 ‘핵 농축과 재처리’ 차원을 넘어선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66.5%는 자체 핵 개발에 찬성했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CNN방송에까지 출연해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미국은 북핵 위협을 ‘핵 비확산’의 전략적 관점에서 보지만 한국 국민에게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미국이 이런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반미 감정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봉근 교수는 “원자력 에너지의 수요가 크지 않고 사용후핵연료의 포화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나라에서 농축 재처리를 요구한다면 그 의도를 의심해야겠지만 한국은 그 두 문제가 절실한 유일한 국가”라며 “미국이 이를 외면하는 건 다분히 이기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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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인은 ‘톨레랑스의 품’에서 태어난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동아일보]

그는 여전히 ‘청춘’이었다. 24세 젊은 나이 ‘우상의 파괴’로 등단한 이후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한국인’ 등 숱한 저서를 남기며 ‘시대의 지성’으로 불린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79·이화여대 학술원 명예석좌교수).

그가 최근 ‘80초 생각나누기’(전 3권)란 책을 출간했다. 삶의 철학과 지혜를 짧은 에피소드로 풀어낸 이 에세이집은 두 달여 동안 5만여 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든을 바라보는 그가 마치 아이들 동화책 같은 책을 펴낸 이유는 뭘까.

그는 “창조경제, 창조경영 등 ‘창조’란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는 창조력의 빈곤과 갈증을 겪고 있다”며 “자라나는 세대에게 사고의 폭과 시각을 넓혀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주무부처 장관조차 제대로 답을 못하는 ‘창조’에 대해 그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또 ‘힐링(healing)’이 화두인 요즘 사회에 대해 어떤 진단과 처방을 내릴까. 3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선생께서 생각하시는 창조란 무엇인가”라고 첫 질문을 꺼내자 그는 ‘창조인’이라는 개념을 앞세웠다.

“창조는 전 국민을 창조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창조인’을 알아보는 교육과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지. 백락이 천리마를 알아보는 것처럼. 아인슈타인은 사교성도 없고 취직도 못했던 사람이지만 그 재능을 알아본 주변에서 도와줘 클 수 있었다. 과거 우리나라 물리학회 같은 데에서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있었다면 그가 아인슈타인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한다고 쫓겨났겠지. 스티브 잡스도 훌륭하지만 더 훌륭한 것은 잡스의 재능을 알아본 회사 임원들이다. 우리에게는 ‘창조인’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창조인을 알아볼 안목을 가진 사람과 사회분위기가 없었던 것이다.”

고통 인내하는 삶의 본질 가르쳐야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톨레랑스(관용)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딘가 이상하고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연하다. 당시 세상과 맞지 않으니까 창조적이라고 부르는 것이지, 동시대에서 다 인정한다면 그것을 창조적이라고 말할 리가 없다. 이런 사람들을 포용할 줄 아는 톨레랑스가 필요하다. 창조는 관용적인 사회가 아니면 나오지 않는다.”

최근 논란이 됐던 고위층 인사의 경우에도 관용을 적용해야 하는지 묻자 그는 ‘각오의 결정’이란 단어를 썼다.

“엄격한 잣대로 평가를 하되 어느 정도 선에서 끊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계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기계가 있을 때 이 테스트 기계가 정확한지 알기 위해 검증을 해야 하지만 이걸 끝도 없이 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말 낙마해야 할 사람도 있겠지만 너무 높은 잣대를 적용하기보다 조금 관대한 사회가 될 필요가 있다.”

―또 신간을 내셨는데. ‘80초 생각나누기’에 담긴 뜻은 뭔가.

“트위터 등 단문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위해 80초 동안에 생각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책 제목을 왜 ‘80초’라고 했는지 묻는 사람이 많다. 8자를 눕혀 보라. 무한대(∞)의 기호가 되지 않는가. 짧은 순간에 무한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지속 가능한 우리의 미래가 누워 있는 것(무한대라는 뜻)이다.”

여든을 바라보는 지성에게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이 궁금해졌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아픈 것 같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참는 존재다. 아픈 것을 참는 게 인생이다. 근데 요즘은 이 참는 교육이 없어졌다. 다들 아프다고만 해서 아픔을 덜어주려고 하지만 그것을 참아야 한다고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냥 참아야 한다.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참고 인내하는 가운데에서 더 낫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삶은 고통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근데 지금은 전부 아픔을 덜어주려는 행동만 한다. 참을성 없이 아픔을 덜어주려면 끝없이 베풀어줘야 하는데 한도 끝도 없다. 인간이란 게, 삶이란 게 본래 어떤 것인지를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아픔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도 있다.

“기성세대 역시 아파하는 젊음을 겪고 노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때의 젊음에는 아픔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픔을 참고 극복하는 고진감래(苦盡甘來) 정신이 있었다. 그 힘이 있었기에 그래도 이만큼의 풍요한 사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고통을 견디는 교육이다. ‘힐링’이란 말이 유행하는데 한 사회의 창조력은 행복과 유토피아에 대한 꿈이 아니라, 모진 고통과 그것을 참고 견디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흔한 말이지만 ‘진주는 병든 조개의 아픔 속에서 태어난다’ 하지 않던가.”

―인내 외에도 어떤 교육이 더 필요한가.

“사람을 만드는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도덕은 본래 인간에게 잠재된 것을 꺼내는 것이다. 선천적인 것을 꺼내줘야 하는데 우리 교육은 잠재적인 내면은 놔두고 지식적인 가치만을 애들에게 주입한다. 그래서 세상이 안 바뀐다.”

진짜 복지는 돈 아닌 ‘측은지심’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예를 들어 지금 복지가 화두다. 그런데 복지를 경제학으로, 자본주의 사회주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 안 된다. 이웃에 대해, 사람에 대해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있는 사회만이 진정한 의미의 복지사회를 이룰 수 있다. 이웃이 밥을 못 먹으면 밥이 안 넘어가는 마음이 있어야 진짜 복지가 이뤄진다. 그렇지 않으면 세금으로 남의 돈 걷어 나눠주는 것밖에는 안 된다. 기부나 자선이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측은지심에서 나오는 사회, 그것이 진짜 복지사회고 교육이 할 일이다. 오죽하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사랑 경제학’이라는 말까지 나오겠나.”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책장에 비치된 해외 석학들의 관련 서적을 일일이 보여주며 ‘사랑 경제학’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 동네에서 홍수가 나도 극복이 되는 데가 있고 아닌 데가 있다. 그 바탕에 애정이 있느냐 없느냐 차이다. 경제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다. 이것은 생명체라면 모두 잠재적으로 갖고 있는 마음이다. 서로간의 애정이 없으면 경제학이 존재할 수 없다. 케인스는 ‘경제는 법칙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통계 경제학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인간의 심리가 경제의 기본이 된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동안 시스템, 과학적인 것만 강조하다 보니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이 ��멸했다.”

그의 조언이 젊은이들에게 향했다.

“우리가 왜 돈을 벌고 취직을 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먹고살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근데 좋은 집, 차, 출세 같은 것은 다 수단이다. 목적이 아닌데 목적이 되어 있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미치도록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갈매기의 꿈’을 쓴 리처드 바크가 탈고한 뒤 타이프를 바다에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자기 마음의 100%를 다한 글을 썼다면서 말이다. 그런 순간을 한 번이라도 느낀 사람과 아닌 사람은 다르다. 이상주의가 아니다. 삶의 순간순간이 물고기를 잡았을 때처럼 파닥 파닥거리는 그런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돈이 많고 출세를 해도 생의 주변에서 산 사람과 중심에 들어간 사람은 다른 것이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아픔을 견디고 그 위에서 열정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했는데 정작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고 갈등과 분란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에코 체임버(echo chamber·에코 효과를 만들어 내는 방) 효과라는 것이 있다. 공명실이나 목욕탕에서 노래를 부르면 훨씬 크고 잘 부르는 것 같잖은가. 같은 사람끼리만 모여 인터넷, 트위터 등을 하면 이것이 증폭돼서 진리, 진실인 것처럼 느껴지고 남의 소리가 안 들린다. 지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것이 대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주로 모이지 않는가. 다른 생각이 낄 틈이 없거나, 끼면 엄청난 공격을 받는다. 기술의 발달로 폐쇄된 공간에서 남의 말을 안 듣는 자기들만의 집단이 자꾸 생기고 커지니 갈등과 분란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기술과 접촉은 많아졌지만 오히려 ‘끼리끼리’문화가 팽배해 있다.

“‘우리’란 말이 재미있는 게 말하는 사람들만의 ‘우리’가 있고, 듣는 사람까지 포함한 ‘우리’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남인가’ 할 때는 남을 배제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죄인입니다’ 하고 쓸 때는 모두를 포함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갈등이 많은 것도 남을 배제한 ‘우리끼리’만 넘치기 때문이다. 기호가 맞는 사람들만 모이는 인터넷에서 나와 자신과 다른 생각이 넘치는 거리로 나올 필요가 있다. 길에서는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도 어떻게 할 수 없잖아? 그런 소리가 있다는 것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에 일종의 아날로그적 사고와 행동이 결합돼야 한다고나 할까.”

인터뷰가 시작된 지 2시간이 넘었는데도 그는 물 한잔 마시지 않고 열변을 토해냈다. 입가에 침조차 고이지 않았다.

―우리 사회 지도층은 자기 자신에게만 관대한 것 같다.

“생각이든 행동방식이든 남과 공유할 수 없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결국 망한다. 과거 비디오테이프 시장에서 소니의 베타맥스는 여러 기술적 강점이 많았지만 호환성이 강한 VHS에 밀려 망했다. 개인도, 정당도 마찬가지다. 서로 의견이나 생각을 공유할 수 없다면 실패는 뻔한 것이다. 자기에게만 관대하다는 것은 여론이나 남의 말을 안 듣는다는 것과 같다. 남과 호환이 안 되니 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국사회, ‘우리끼리’만 넘쳐 불통

―평소 문화,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데….

“민주화든 산업화든, 경제·정치적 성공이든 문화가 바탕이 되고 충족되지 못하면 서로 상충돼 충돌요소가 될 수 있다. 문화는 모든 것을 수용해 아우르는 용광로이자 이를 통해 인간의 공감을 부르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군위안부 문제로 일본과 마찰을 빚지만 이것은 머리띠를 두른다고, 또 외교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일제의 만행을 그린 작품이 있다면 다르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 ‘쉰들러 리스트’처럼 말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나치 만행에 대해서는 너무도 잘 알지 않나. 이런 작품 하나로 더이상의 왈가왈부가 필요 없지 않은가. 일본이 아직도 딴소리를 하는 데는 중국이나 우리가 이런 작품을 못 만들어냈기 때문도 있는 것 같다.”

세 시간에 걸친 인터뷰가 끝나가고 있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이라고 물었더니 이번에는 ‘돼지계산법’이란 용어가 튀어나왔다.

“돼지 형제 10마리가 강을 건넌 뒤 세어 보니 계속 9마리뿐인 거야. 그래서 한 마리가 죽은 줄 알고 우는데 행인이 세어 보니 10마리가 맞았지. 모두 자기를 빼고 센 것이다. 우리가 지금 그렇다. 누구를 욕하거나 비난하는데 항상 자기는 빼고 이야기한다. 행복도 ‘돼지계산법’만 안 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다. 자기는 빼고 남의 눈에 든 들보만 보니 못마땅하고 싸움이 나지.”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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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붕괴는 없다, 리커창 있으니까”

'중국통' 헤일 DH글로벌이코노믹스 회장

주택 모기지 대출 비율 낮고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구제

리커창 실수할 가능성 작아

중국 위기(China Crisis) 가능성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주제다. 최근 위기설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공식적으로 중국 경제의 조타수로 등장한 사실과 맞물려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발단은 일본의 대표적 금융그룹인 노무라가 지난달 18일 내놓은 보고서다. 노무라는 “최근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 경제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노무라는 “리커창 총리가 올해에도 통화완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 2014년께 금융위기 위험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라가 경고하고 나선 지 보름 정도 뒤인 이달 3일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중국이 앞으로 3가지 위기를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급격한 투자 감소가 낳은 디플레이션, 부동산 버블 붕괴, 기업 재무구조 악화 등이다.

 실제 중국이 위기에 빠질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미국에서 중국통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헤일 DH글로벌이코노믹스 회장을 지난주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그가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강연한 직후였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거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지난해 7월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급증하는 이혼율이 상승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라는 점이다(웃음).”

 -무슨 말인가.

 “중국 정부가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생애 첫 주택에 대해선 규제하지 않고 있다. 두 번째나 세 번째 집을 사는 조건을 까다롭게 할 뿐이다. 그런데 최근 이혼으로 1인 가구 세대주가 된 여성이나 남성이 생애 첫 주택을 사는 경우가 많다.”

 -리커창 총리의 경제팀이 부동산 버블을 진정시킬 수 있을까.

 “통화량 증가를 얼마나 잘 억제하는가에 달려 있다. 중국은 해마다 15~30% 정도 새 돈이 풀리는 나라다. 세금제도나 행정규제 등으로 집값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베이징(北京) 시민 가운데 25%가 두 채 이상 집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 예금 금리가 너무 낮아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 탓이다.”

 헤일 회장의 진단은 노무라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거품이 붕괴하며 미국식 위기가 일어나지 않을까. 헤일 회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을까.

 “국내총생산(GDP) 기준 중국의 모기지(장기 부동산담보대출) 비율이 1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40~60% 정도다. 집값이 폭락해 모기지 대출이 부실화해도 은행 등이 위기에 빠지지 않을 수준이다.”

 -역사를 보면 모기지 비율이 낮을 때도 위기가 일어났다.

 “글쎄, 내가 알기론 그렇지 않다. 부채가 많지 않으면 금융위기는 없다. 빚이 위기의 원인이다. 중국은 레버리지 비율이 아주 낮은 나라다.”

 금융위기는 부동산 거품 붕괴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기업이나 중국 지방정부가 짊어진 빚이 부실해져 금융 시스템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이미 지방정부 빚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 1조1200억 달러(약 1300조원) 정도다. 머지않아 3조2000억 달러(약 360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지방정부 빚이 왜 빠르게 늘까.

 “지방정부들이 복지비용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그 부담을 나눠지지 않으면 지방 재정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지방정부가 빚을 제때 갚지 못하면 위기가 일어나지 않을까.

 “지방정부가 문제가 되면 중앙정부가 구제에 나서는 게 중국 시스템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주정부를 구제하는 일이 중국처럼 쉽지는 않다.”

 -리커창 총리팀이 성급하게 개혁하다 실수하진 않을까.

 “ 리커창은 좀 색다른 리더다. 최근 40년 동안 중국 지도자들은 모두 대학에서 공학을 공부했다. 반면 리커창은 법학을 공부한 뒤 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 5~6년 사이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은 대부분 리커창이 다듬은 것이다. 그가 경험이 풍부해 실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강남규 기자

데이비드 헤일 미국 시카고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경제연구소인 데이비드헤일글로벌이코노믹스를 이끌고 있다. 그는 2003년 '중국이 이륙한다 '란 글에서 “중국이 모든 예상보다 빨리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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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기자의 청와대 인사이드] '대선 十常侍(십상시)'로 불리던 朴의 참모들, 침체모드 왜?

[청와대 행정관 1명 사표… 다른 이들도 "곧 떠날 것" 동요]

대선 때 맹활약했던 보좌진들, 관료 등 전문가 그룹에 밀려…

"人事 등 각종 사고 계속 터져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일각선 "한 달간 많은 시행착오… 시스템 갖춰지면 불만 줄 것"


5일 청와대에는 새 정부 출범 후 첫 사직서가 제출됐다. 사표를 낸 이는 국정기획수석실의 장경상 행정관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청와대 인사들은 "도대체 그가 왜?" 하고 놀랐다. 직급은 '3급'이었지만 그는 '친박 핵심 행정관'으로 인식돼 있었다.

장 전 행정관은 2007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돕기 시작했다. 주로 정무와 일정·기획 등 업무를 담당했다. 작년 대선 캠프에 이어 당선인 비서실에서 일했고 박 대통령이 청와대 인선을 할 때도 일찌감치 그 자리에 낙점됐다.

장 전 행정관과 비슷한 이력을 가진 실무 보좌진은 현재 청와대에서 20명 안팎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6년 이상 박 대통령을 도왔고 충성심도 남다르다. 이들은 현 청와대 1·2부속실과 정무·국정기획·홍보수석 라인에 주로 3·4급 행정관으로 배치돼 있다.

대선 와중에 이들 가운데 10명은 "십상시(十常侍)"란 별칭을 받았다. 정 전 행정관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만큼 대선 기간 이 보좌관들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뜻이다. 과거사 문제 등으로 박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자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비난이 돌고 돌아 이들에게 쏠렸다. "억울하지만 호소할 데도 없다"고 하던 이들은 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숙원을 이뤄냈다"며 뿌듯해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0여일이 지난 요즘 이들의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에 관료를 상당수 배치했고, 청와대는 이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 인사 사고가 줄지어 터졌는데도 청와대는 속수무책이었다. 보좌진 그룹에선 "국면을 타개할 돌파구나 새로운 의제를 만들어 낼 주도 세력이 청와대 안에는 많지 않다"는 불만이 새어 나왔다.

그렇다고 이 보좌관 그룹이 뭔가를 도모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이들은 "조직은 시스템(서열과 권한)으로 돌아간다"는 박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박 대통령은 5년간 대선을 준비하면서 '홍(紅)'과 '전(專)'을 다른 바구니에 담았다(친박 관계자). 이념과 노선을 의미하는 '홍'은 정무형 참모를, '전'은 전문가 그룹, 즉 테크노크라트를 상징한다. 한 친박은 "전쟁(대선)에선 '홍'과 함께 싸웠고, 평화 시(집권 이후)엔 '전'과 일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장 전 행정관은 사표를 내면서 "아이와 함께 유학을 준비할 생각이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專)'과 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 다른 보좌관 출신 행정관 중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한 행정관은 "조금만 더 청와대 조직이 안정되면 국회로 돌아갈까 한다"고 했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제야 시스템이 거의 갖춰진 단계"라며 "새로운 시스템이 가동되면 여러 불만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십상시(十常侍)

중국 후한(後漢) 말 영제 때 권력을 잡아 조정을 주물렀던 환관 10명. 작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돕던 보좌관급 인력 일부는 국회의원들보다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자 일부 친박 의원이 이들에게 '십상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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