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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 영 시사 정보(5-2)

구봉88 2013. 5. 28. 17:21

목차

1.버냉키 "혁신이 美 성장 이끌 것"

2.엔저에 패자신세? 지나친 피해의식

3.'15년만의 경제역전' 한국 저성장-일본 성장회복

4.‘신바람 나는 中企 만들기’ 한정화 중기청장에게 듣는다

5.칭다오 중소제조업체 2000개 '엑소더스'

6.유망벤처 초기자본 없어도 창업

7.美 에너지 수출국으로 발돋움…日에 LNG 수출 승인

8.금융硏 "일본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비해야"

9.중국, 대졸자 취업난 심각

10.[중견기업 퍼주기 안된다] <1> 상위 중견기업은 대기업

11.[국가시스템 개조하자] 4부. 국민과 호흡하는 신뢰정치 시대로 <6> 제2의 윤창중 사태 대비해야

 

12. 기업경영

-삼성 '5대 큰 손님' 명단, 소니 이름이 사라졌다

-삼성전자, 애플 부품공급 업체 공략…최후 결정타?

-아이폰5S 속속들이 달라진다? 부품 살펴보니..

-해운업체들 빚더미서 '허우적'…사업밑천 선박 발주 2년째 '無'

-월요인터뷰] 취임 세달 맞는 강성모 KAIST 총장 "KAIST 10대 핵심기술로 美 실리콘밸리서 벤처 키울 것"

-이랜드의 끝없는 SPA 영토확장

-"현대차 경쟁력 원천은 부품 품질…협력사들 퀄리티비티 전략펴라"

-중소 위성으로 중동·동남아 공략.. ‘세계 3대 업체’ 반열

-[재미있는 산업이야기] <14> 소비성장의 견인차, 온라인 소매

-삼성물산 오거나이징 사업으로 짭짤한 수익

-폭스콘, 애플과 '맞짱'…스마트폰 직접 만든다

-14억 정부예산 들여 1조 해외공사 수주 '눈앞'

-FIU '탈세·돈세탁 포착' 53% 급증…검은 돈 자산가들 '벌벌'

-뻥 뚫린 한화손보…고객정보 16만건 유출

-[월가리포트] '월가 제왕' 다이먼 권력 지킬까… JP모건 21일 주총 관심

-시화호 개발 일본인 "한국에도 공간 PD를…"

-아라뱃길 1년

-강남 대치동의 ‘MB 사무실’ 가 보니

 

13.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Wide Shot] 세상에서 가장 낮고 뜨거운 곳

-"무력으로 적국에 들어가면 그게 바로 침략"

- 싸이 "'강남스타일'의 비정상적 인기가 날 망쳐놔"

-'제작자' 이경규 "풍자와 희화화, 차이는 '진정성'"

-영국 마라톤 5000명 실격, 단 1명만 완주 ‘왜?’

-"김한길 꺼져라!"... 노무현 4주기 행사서 '문전박대'

-與 친박계 미묘한 '파워게임' 가시화

-죽기전 꼭 하고 싶은 일은, 부모님 효도관광… 달콤한 사랑…

 

 

버냉키 "혁신이 美 성장 이끌 것"

"비관론자들은 틀렸다." 무차별적인 돈 살포로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혁신을 기반으로 한 미국 경제 낙관론을 펼쳤다.

18일 매사추세츠주 그레이트배링턴시에 있는 바드칼리지 졸업식에 참석한 버냉키 의장(사진)은 졸업 축사를 통해 "비관론자들은 현재 혁신을 창출하는 경제ㆍ사회적 잠재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버냉키 의장은 "무역과 글로벌라이제이션 확산으로 혁신적인 신상품에 대한 잠재시장이 커지면서 혁신적인 제품과 프로세스를 가장 먼저 가지고 나온 사람에게 제공되는 경제적 보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가 다른 어느 때보다 지금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버냉키 의장은 "가계 소비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앞으로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질 의료 분야에서 ITㆍ생명공학 혁신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풍력, 조력, 태양광을 이용한 청정에너지 기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개발, 로봇 등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한 미국 경제 대변혁이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설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양적 완화에 대해 함구한 버냉키 의장은 22일 미국 의회 상ㆍ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과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다. 이 자리에서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양적 완화 규모 축소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은 현재 매달 850억달러 규모로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버냉키 의장 입에서 양적 완화 규모 축소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면 양적 완화 지속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한편 의회가 연방정부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풀어줬던 국가부채 법정상한선(16조4000억달러) 면제 시한이 18일로 만료되면서 미국 재무부가 긴급조치 시행에 나섰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긴급 자금 2600억달러를 확보해 노동절 휴일 이전인 9월 2일까지는 연방정부 폐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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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패자신세? 지나친 피해의식

사이먼 루돌프 템플턴 부사장

日 양적완화 약발 곧 한계

현대모비스처럼 경쟁력 확보한 철강 등 대형주 저가매수 기회

동남아 증시는 너무 많이 올라


“지금은 대형주를 살 기회.”

프랭클린템플턴에서 한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 주식 운용 및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는 사이먼 루돌프 부사장(사진)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에서 엔화 약세의 영향이 과장돼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악재일 수 있으나 한국 기업들도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증시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일본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기업과도 경쟁하기 때문에 엔저(低)로 패자가 된다는 인식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덧붙였다.

루돌프 부사장은 오히려 지금이 저평가돼 있는 대형주를 살 호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모비스처럼 수출 기업에 부품이나 소재를 공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조선 업종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은 당분간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충분히 되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치투자자 입장에서 단기 악재로 실적이 나빠져 주가가 빠져 있을 때가 오히려 경쟁력 있는 기업을 살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 수요 감소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이었다. 루돌프 부사장은 “중국 수요 부진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모두 겪고 있는 문제”라며 “게다가 중국 내에서 어떤 경제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한국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중국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5~6차례 한국을 방문해 기업 탐방에 나선다. 이번에는 “박근혜정부의 경제 정책과 그 영향을 살피기 위해 왔다”며 “내수주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알아보려 한다”로 설명했다.

루돌프 부사장은 일본 증시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이었다. “양적완화 정책은 하방 리스크를 완화시킬지 몰라도 경제를 위로 이끌지는 못한다”며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나 총자산순이익률(ROA)에 추세적인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책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의 경영 행태도 변화하고 있지 않아 일부 수출 기업만 이득 보는 데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희망에 샀다가 현실에 되파는’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증시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이미 많이 오른 상태”라며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증시 전체의 추가 상승 여력은 소진돼 있다”고 분석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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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의 경제역전' 한국 저성장-일본 성장회복

한국 경제 성장률 저조…15년만의 일본 회복에 역전 전망

소비침체·인구감소·투자위축에 '장기불황' 진입 가능성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이 일본에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3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인 반면, 일본은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웃돌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심각한 내수 침체에다 생산인구 감소와 투자 위축이 겹친 한국이 과거 '일본식 장기불황'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은행과 일본은행 등을 인용,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로 지난해 2.0%, 올해 1분기 0.9%를 각각 나타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한국도 지난해 2.0%, 올해 1분기 0.9%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일본과 성장률이 정확히 일치한 셈.

한은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췄다. 일본은행은 올해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높였다.

이같은 양국 중앙은행의 전망치가 들어맞으면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한국 -5.7%, 일본 -2.0%) 이후 15년 만에 일본에 경제성장률이 역전당한다.

한국의 성장률은 그동안 일본을 줄곧 큰 차이로 앞질렀다.

일본은 외환위기 이후 4차례 마이너스 성장할 정도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2009년 0.3%에서 2010년 6.3%로 'V자' 반등한 이후 2011년 3.7%, 2012년 2.0%로 다시 고꾸라졌다.

잠재성장률인 3.6~3.8%를 3년 연속 밑도는 셈이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벗어난 일본은 2년 연속 잠재성장률(0.8%)을 웃돌아 올해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의 엇갈린 경제 상황은 내수 지표, 기업의 경기 인식, 주가지수, 대외 신인도 등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의 실질 가계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1.1%에서 3분기 -0.7%, 4분기 -0.3%로 하락했다. 반면, 일본의 실질 가계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9월 -0.9%에서 12월 -0.7%에서 올해 3월 5.2%로 급상승했다.

한은이 조사하는 제조 대기업 업황실적 지수는 2011년 6월 기준치(100) 아래로 내려와 현재 80이다. 24개월째 전년 동기 대비로 마이너스 행진이다.

일본은행이 조사하는 단칸(短觀)지수 가운데 제조대기업 업황실적 지수(기준치 0)는 2009년 3월 -58에서 올해 3월 -8로 회복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2011년 5월17일 2,102.41에서 지난 16일 1,986.81로 2년 새 5.5% 내렸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 기간 9,567.02에서 15,043.59로 57.2% 올랐다.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0월12일부터 83일간 한국이 일본보다 낮았지만, 올해 3월20일부터는 42일째 한국이 더 높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 침체, 투자 위축, 인구 감소 등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때 나타났던 현상이 대부분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비·투자 부진에서 비롯한 구조적인 내수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식 장기불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세계파이낸스 뉴스팀 fn@segyefn.com

<그래픽> 한·일 경제성장률 추이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19일 한국은행과 일본은행 등에 따르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로 지난해 2.0%, 올해 1분기 0.9%를 각각 나타냈다. 한국도 지난해 2.0%, 올해 1분기 0.9%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일본과 성장률이 정확히 일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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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나는 中企 만들기’ 한정화 중기청장에게 듣는다

“자금순환·초기시장·재도전… 中企 창조경제 생태계 올해 내 구축”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19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성장동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서 중소·벤처기업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중소·벤처기업을 통해 창의적인 혁심제품을 만들고 강조기업을 육성해야만 선진국,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박근혜정부 '창조경제'의 성공 열쇠는 중소·벤처기업 육성 여하에 따라 달려있다. 중소기업청은 이를 위한 핵심부처 중 하나다. 한정화 중기청장이 지난 3월 22일 이 부처 수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약 2개월, 한 청장이 선보이기 시작한 중기·벤처기업 정책은 상당히 피부에 와닿는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중기청장으로서 최초로 '시장 친화적인 청장'이 나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로 지난 15일 정부가 내놓은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투자금 중간회수 단계가 필요하다'는 벤처업계의 주장을 상당부분 담았다.

■대담=김용민 산업2 부장

자금생태계 부분의 밑그림을 완성한 한 청장은 앞으로 벤처기업 제품의 판로 개척을 위한 '혁신제품 초기시장 생태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재도전 생태계'를 만들어 창조경제의 기반을 형성해 낸다는 방침이다. 한 청장을 1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나 중소·벤처기업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한 청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정부가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장이 상당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획기적인 내용도 일부 포함된 것 같다. 소개 좀 해달라.

▲이번에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투자와 중간 회수시장 그리고 새로 조성될 중소기업 전용시장인 코넥스(KONEX)와 기존 코스닥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창업과 자금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경영권을 매각하는 인수합병(M&A)의 경우 여기서 발생한 자금을 벤처기업 등에 재투자할 때 양도소득세(10%) 과세를 이연시켜주고 엔젤투자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을 현재의 30%에서 50%로 확대한 조치 등은 주목해 볼 만하다. 또 현재 거래소의 2부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독립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도 진일보한 조치다.

―경직됐던 M&A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런데 이런 제도를 악용해 특정 대기업이 경쟁이 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사들여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좋은 지적이다. 그래서 기술획득형 M&A는 장려하고 시장지배력 강화형 M&A는 공정거래법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감시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 성숙된 사업을 하고 있는 특정 기업이 유사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M&A는 현재의 공정거래법 등을 통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나아가 더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한 M&A'를 더욱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다. 다만 정부는 기술획득형 M&A는 권장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덩치도 키우고 기술융합을 해 신제품을 개발, 해외에 나가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발표한 것과 같이 선순환의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를 만드는 것으로 정책은 충분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몇 가지 보완적 조치가 필요하다. 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는 이번 대책으로 어느 정도 조성됐다. 문제는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이나 엔젤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기업이 만든 혁신적인 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초기시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혁신제품 초기시장 진입을 위한 방안을 좀 더 설명해 달라.

▲예를 하나 들겠다. 신발을 제조하던 한 중소기업인이 아이디어를 얻어 대인지뢰에도 끄떡하지 않는 군사용 신발을 만들었다. 실제 폭파실험만 18회나 했고 개발에 들어간 연구개발(R&D) 자금은 40억원에 달했다. 국방부의 성능검사 과정에서 90~95%가량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실제 구매를 하지 않았다. 혹시나 있을 5~10%가량의 위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한국 국방부가 구매를 했다는 결과물이 있으면 자신들도 제품을 사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혁신적인 제품을 사는 '이노베이터'와 초기 제품을 구매하는 '얼리어답터'가 부족하다. 그래서 기업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판로가 없어 결국 '데스밸리(죽음의 계곡)'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있는가.

▲이스라엘의 경우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의 성능이 수요처인 정부나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70%만 돼도 실제 구매가 일어난다. 나머지 30%는 추가 R&D를 통해 수준을 올리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이라는 것이 있다. 정부나 대기업이 원하는 제품이나 기술을 중소기업에 의뢰해 만들면 이를 구매해주는 조건으로 R&D자금을 대고 여기에 정부가 매칭해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이스라엘은 70%지만 우리나라는 이보다 높은 90%가량의 성능만 갖추면 초기 상품을 실제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고 또 이를 구매하는 기관에는 '면책특권'을 줘 향후 제품 하자로 발생할 수 있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판단·추천하고 실제 구매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시스템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소기업에는 역시 판로가 문제인 것 같다. 중기청에 판로 확대를 위한 또 다른 방안이 있는가.

▲서울 목동에 있는 행복한백화점에 가면 중소기업이 만든 혁신제품을 파는 '히트(HIT) 500 프라자'가 있다. 집이 가까우면 자주 가고 싶을 정도로 대단한 제품이 많더라. 최근에는 서울 명동에도 오픈했다.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전국 곳곳에 '히트(HIT) 500 프라자'를 만들어 많은 사람이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실패 그리고 재기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창업도 창업이지만 실패한 기업인들이 더 쉽게 재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렇다. 패자들을 부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재도전 생태계 조성이 그것이다. 실패한 기업은 나오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희생이 너무 크다. 사업 한번 잘못 하면 연대보증이나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 등으로 전과자가 된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게 된 기업인들을 위한 3단계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먼저 경영상 어려움이 시작된 기업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진행했던 중소기업 건강진단 프로그램을 더욱 전문화해 기업들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어 어려움이 더욱 깊어졌을 경우 효과적으로 구조조정할 수 있는 두 번째 방어선을 수립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생이 불가능하게 됐을 경우 기존 사업을 접고 빠르게 재도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스타트 생태계' 또는 '재도전 생태계'가 그것이다. 앞서 발표한 '자금 순환 생태계'와 현재 도입을 준비 중인 '초기시장 생태계' 그리고 '재도전 생태계'까지 모두 완성되면 이것이 진정한 '창조경제 생태계'가 될 것이다. 올해 9~10월 내로 이 모든 정책이 완성될 것이다.

―출범 예정인 소상공인연합회를 두고 최근 중소기업계 내에서 상당히 시끄러운 모습이다. 청장의 생각은 어떤가.

▲중기청에서도 상당히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현장 조사와 감사가 모두 끝났다. 다만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 소명 기회를 주고 절차를 갖추다보니 다소 늦어진 감이 없지 않다. 또 일부 인물에 대한 공금유용 혐의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다. 중기청은 법적인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겠다. 다소 진통을 겪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전한 소상공인단체가 출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둘러서 할 생각은 없다.

정리=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59세 △광주광역시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조지아대 대학원(MBA) 졸업·경영학 박사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장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 △코스닥상장심사위원회 위원장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벤처전국대회 대통령 표창 △벤처육성 유공자 산업포장 △저서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길' '벤처창업과 경영전략' '불황을 뚫는 7가지 생존전략' '회사의 미래를 결정 짓는 기업가 정신의 힘' 등 다수

정부 구입 中企 혁신제품,하자 있어도 면책해준다

한정화 중기청장 추진

사진=박범준 기자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들이 개발한 창조적 혁신제품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구입해줘 제품의 초기시장을 형성케 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행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을 대폭 확대키로 해 정부 및 공공기관들이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해주는 시장 규모가 최대 10조원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또 지난 15일 발표된 '자금순환 생태계'에 이어 '초기시장 형성 생태계'와 '재도전 생태계' 구축방안을 오는 10월까지 마련, 중기.벤처기업 종합육성책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19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만들면 이를 처음 팔 수 있는 시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출 및 내수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잃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청장은 "기존 제도인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을 활용해 중소기업들이 만든 혁신상품을 국방, 농업, 에너지, 보건의료, 문화콘텐츠 등과 관련된 공공기관들이 소화할 수 있도록 초기시장을 대폭 확대하면 기업들이 안착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획기적인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의 평가단에서 승인한 제품을 정부 및 공공기관의 구매 담당자들이 구매할 경우 추후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면제해주는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기·벤처기업들의 혁심제품을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구입해주기 위해서는 담당자들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3의 평가단에서 제품의 신뢰성을 인정해줄 경우 나중에 제품에 하자가 있더라도 구매담당자의 책임을 면해주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청장에 따르면 500개가 넘는 공공기관이 모두 이 제도에 참여할 경우 10조원가량의 초기 구매시장이 거뜬히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이란 공공기관 또는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제품을 중소기업이 개발하면 이를 수요처가 우선 구매해 국산화 등을 앞당기고 중소기업들은 판로개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수요처와 정부는 중소기업에 일정 금액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한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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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중소제조업체 2000개 '엑소더스'


칭다오 의류업체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들. 노동집약적인 업체들은 인건비 급등과 인력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낙훈 기자

중국진출 한국中企 명암 - 수출제조업은 줄고 내수업체는 늘고

치솟는 인건비에 인력난

외자기업 혜택 폐지 '3중고'…가동기업 1000여곳 그쳐


칭다오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은 몇 개인가. ‘중국 내 구로공단’으로 불리는 이곳 진출 기업은 2005년 6000개(자영업 포함)에 달했고 교민도 10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업이 급감하고 교민도 반 이하로 줄었다.

이곳의 한국 기업은 중국 측 통계로는 3319개(2011년 6월 기준)다. 피크 때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KOTRA 칭다오무역관이 조사한 결과 연락이 닿는 업체는 1000개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 통계와 2000개 이상 차이난다. 권용석 칭다오무역관장은 “중국 측에서 업체 명단을 입수해 6개월 동안 전수조사한 결과 실제 가동 중인 업체는 1000개 수준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 내용 노출을 꺼려 접촉을 피하는 업체를 400~500개로 추정해도 중국 측 통계와 너무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조용히 문닫은 업체 많아

칭다오에 진출한 한 한국 기업인은 “아마도 중국 통계는 폐업한 업체를 즉각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기업이 철수하면 그동안 묵인해주던 사회보험이나 각종 세금 누락분을 철저히 조사해 한꺼번에 부과한다”며 “부가가치가 낮은 가공무역업체는 공장을 정리해도 이를 정산하는게 불가능해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행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 한국으로 유턴하겠다고 선언한 14개 액세서리업체(고려 중인 업체 포함시 50개사)와는 달리 문을 닫거나 중국 내륙 혹은 동남아로 이전했을 것으로 현지 기업인들은 추정했다.

○인건비 급등·인력난 가중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급등과 인력난이다.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 지역 최저임금은 2009년 760위안에서 올해는 1380위안(약 25만원)으로 4년 새 81.6%나 올랐다. 매년 두 자릿수로 상승한 것이다.

잔업과 특근 수당 등이 포함된 평균임금도 가파르게 올라 이 지역 기업들은 근로자들에게 평균 2500~3200위안(약 45만~57만6000원) 정도를 지급한다. 급등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최저임금을 연평균 13%씩 올리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상태다.

구인난은 여전하다. 1가구 1자녀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농촌의 잉여인력이 고갈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외자기업에 주는 혜택도 완전히 사라졌다.

○기술력 바탕 시장 개척해야

하지만 칭다오 진출 기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자동차용 실내등을 만드는 칭다오일흥자동차부품의 강태희 법인장은 “2011년 매출은 3200만위안이었는데 작년에는 5000만위안에 달했고 올해 목표는 8000만위안으로 잡는 등 매년 50%가량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형기관차업체인 한신전자의 조성한 사장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2006년 진출 당시 미미했던 수출을 지난해 1200만달러로 늘렸다. 조 사장은 “모형기관차의 부품 3000개 중 일부만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는 70여개 협력업체에서 조달하면서 이들에 대한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해 바이어에게 신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칭다오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의 실태를 조사 중인 글로벌리서치업체 넥스텔리전스의 오상훈 부사장(57)은 “중국의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단순임가공 형태의 가공무역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가공무역 형태로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면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중국 내수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기 위해선 기술력 있는 제품에 서비스가 결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칭다오=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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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벤처 초기자본 없어도 창업

중소기업청은 이스라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글로벌 시장형 창업 연구ㆍ개발(R&D)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운영기관을 모집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초기 자본이 없는 유망 창업팀에 과감한 창업도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창업 보육 관련 제도를 대폭 개편했다. 기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대학을 중심으로 창업 공간 제공에 치중했다면 이번 방안에 따라 벤처캐피털을 통한 지분투자 방식의 인큐베이팅으로 패러다임이 바뀐다.

우선 정부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초기 전문 벤처캐피털이나 전문 엔젤투자자를 인큐베이터 운영기관으로 지정하고, 1.2배수의 창업팀 추천권을 부여한다. 정부는 인큐베이터가 추천한 창업팀을 평가해 대상 기업을 최종 선정한다.

중기청은 "벤처 1세대 등 성공한 벤처기업인이 직접 인큐베이터 운영자가 돼 5~10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보육ㆍ투자까지 할 수 있게 된다"며 "일단 선정된 기관은 3년마다 실적을 평가해 재선정이나 탈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자금 지원과 상환 방식이다. 운영기관은 선발된 창업팀을 보육센터에 2~3년간 입주시켜 멘토링과 함께 1억원 이상을 선투자한다. 그러면 정부는 투자자금과 매칭해 최대 5억원을 지원한다. 운영기관이 15% 이상, 정부가 85% 이내로 매칭 비율이 결정됐다.

또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벤처캐피털은 투자 지분인 15%보다 많은 최대 40%까지 지분을 받게 되며 후속 투자 기회도 보장받는다. 적은 투자로 많은 지분을 획득해 향후 기업이 성공하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신 기업에는 60% 이상 지분을 보장함으로써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없앴다.

사업이 성공하면 기업은 정부에서 지원받는 R&D 자금(기술료)의 10%나 매출액의 3~5%를 정부에 상환해야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년간 6억달러를 투입해 1400여 개의 창업팀을 지원했다. 이 중 1200여 개사가 졸업해 졸업률은 90%, 창업 성공률도 50%를 넘을 정도로 관리가 잘됐다는 평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26개의 인큐베이터(TI)를 운영 중이다.

정부는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기존 예산을 활용해 5~10개가량의 운영기관을 선정한 뒤 사업 성과를 점검해 2016년까지 30개 정도로 운영기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6월 중 사업 운영기관을 선정하고, 운영기관별 창업팀 추천을 받아 최종 창업팀 선정을 격월 단위로 연중 진행한다.

배영임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스라엘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참가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옥석 가르기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전정홍 기자]


성공 벤처人에 초기창업 벤처 '인큐베이팅' 맡긴다

성공벤처 1억-정부 5억 매칭투자…이스라엘式 프로그램 도입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부가 융자 중심의 벤처 자금조달을 투자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성공 벤처인들을 초기벤처들의 인큐베이터로 육성한다. 벤처투자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은 자본금이 없어도 정부와 벤처캐피탈(VC)의 기술투자 자금을 받을 수 있고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은 지난 15일 발표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의 후속조치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글로벌시장형 창업 R&D사업(이스라엘식 프로그램)' 세부 사업계획을 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초기전문 VC나 성공 벤처인이 참가한 엔젤투자클럽·VC 등을 초기 벤처에 대한 인큐베이터 운영기관(사업기간 6년)으로 선정해 자금지원은 물론 멘토링 전반을 맡기는 것이 특징이다.

운영기관 선정 대상은 성공벤처인 중심 초기전문 VC로 엔젤투자재단 등 전문엔젤투자자, 대학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등과의 컨소시엄을 포함한다.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VC는 창업팀 추천권을 가지며, 이들이 추천한 창업팀을 정부가 최종 선정해 보육센터에 입주시키고 멘토링과 투자를 집행한다.

투자자금은 최장 3년간 엔젤투자가 1억원(15%), 정부의 R&D자금 최대 5억원(85%)이 지원돼 최대 6억원까지다.

이번 사업은 참여주체 모두에게 인센티브가 공유되도록 해 주는 것이 특징. 창업팀이나 창업자에게 지분 60% 이상을 보장, 경영권을 지켜주며 인큐베이팅 운영기관 역시 투자대비 2배가량의 기업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정부는 벤처창업팀 성공 시 R&D지원금 10%를 기술료로 상환 받는다.

정부는 기존 예산을 활용해 올해 시범적으로 5~10개 가량의 운영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며, 향후 사업성과를 점검해 예산을 확충하고 2016년까지 약 30개 가량으로 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이스라엘의 기술창업보육센터 프로그램(TI)을 참조한 것으로, 이스라엘에서는 91년부터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100개 가량의 혁신적 벤처기업을 창업시켜 시장에 내보내고 있다. TI가 지원한 창업팀 성공률은 50%이며, 중기청 역시 이번 프로그램으로 성공률이 현행 10%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TI프로그램을 통해 20년간 1400여개 창업팀을 지원, 보육 성공기업 1개의 기업가치가 6억달러 이상이었지만 우리의 경우 보육센터가 VC투자나 정부 R&D와 연계가 부족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민간의 기업 선별능력을 적극 활용, 벤처투자시장의 활력을 제고하고 창업생태계 선순환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기청은 내달 중 사업 운영기관을 선정하고, 선정된 운영기관별로 창업팀 추천을 받아 연중 격월단위로 최종 지원 창업팀 선정을 진행한다.

 

중기청, 이스라엘식 창업프로그램 도입

- -성공벤처인 투자·보육 통해 과감한 창업 도전기회 제공
- -글로벌 시장형 참여 R&D 사업 운영기관 모집

글로벌시장형 창업 R&D사업 개요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창조경제의 주역으로 성장할 미래 유망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지원 조치가 시행된다 .

중소기업청은 19일 성공한 벤처인의 투자와 보육을 통해 과감한 창업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시장형 창업 R&D 사업’의 세부 계획을 확정했다며 운영기관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민간의 기업선별 능력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신기술 아이템의 창업팀의 발굴을 지원하기 위한 것. 이는 기술과 아이템의 우수성에도 자금부족으로 창업을 주저했던 기술인력의 창업도전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지난 15일 발표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른바 ‘이스라엘식 창업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 것. 이스라엘은 지난 20년간 기술창업보육센터 프로그램에 총 6억달러를 투입, 1400개 창업팀을 지원했고 창업 성공률이 50%를 넘는다.

이번 사업은 성공한 벤처인 중심의 전문 엔젤투자자인 벤처캐피탈을 인큐베이터 운영기관으로 선정, 창업팀 추천권을 부여한 뒤 정부가 전문가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선발된 창업팀에 대한 지원은 파격적이다. 보육센터 입주와 멘토링·투자는 물론 정부가 R&D 매칭을 지원한다. 특히 창업·R&D·사업화를 위해 최장 3년간 엔젤투자 1억원(15% 이상)과 함께 정부 R&D 자금 최대 5억원(85% 이내)이 지원된다.

글로벌시장형 창업 R&D사업 인센티브 구조
이에 따라 초기자본이 없는 유망 창업팀도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 민간 전문투자자의 기업선별 및 인큐베이팅 능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R&D 지원을 대폭 개선한 것도 특징이다.

아울러 사업화를 통한 시장진입이 원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지원하고 투자와 보육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R&D 운영상 자율권을 상당 폭 부여할 예정이다.

특히 운영기관은 창업팀 투자로 투자대비 2배가량의 기업지분을 보유하고 후속투자 기회를 보장받는다. 창업팀은 제안서가 운영기관에 채택될 시 초기자본 없이 창업이 가능하며, 창업기업의 경영권(지분 60% 이상)을 보장받는다.

정부는 아울러 실패위험 분담을 통해 시장에서 선별된 유망한 창업팀을 중심으로 벤처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고, 성공 시 R&D 지원금 10%를 기술료로 상환받는다.

올해는 시범 시업으로 기존 예산을 활용해 5∼10개가량의 운영기관을 선정하며, 사업성과를 점검해 2016년까지 30개 정도로 운영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이와 관련, 6월 중 사업 운영기관을 선정하고, 운영기관별 창업팀 추천을 받아 최종 지원 창업팀 선정을 격월 단위로 연중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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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 수출국으로 발돋움…日에 LNG 수출 승인

한때 중동산 수입 석유에 목을 맸던 미국이 에너지 강국으로 무섭게 변신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과 더불어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을 넘보는가 싶더니 에너지 수출국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의 해외 수출에 승인이 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를 뜻한다고 해석했다. 에너지 부족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한국, 유럽 등은 미국 정부의 승인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안에서는 아직도 원유 해외 수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에너지를 수출하는 대신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다.

◆ 미 에너지부, 두번째로 천연 가스 수출 허용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에너지부가 텍사스에 있는 액화 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인 프리포트LNG 생산분의 해외 수출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총 100억달러 생산 가치를 가진 프리포트LNG는 앞으로 20년간 일본의 추부 일렉트릭 파워와 오사카 가스, 영국 BP에너지 등에 액화 천연가스를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하루 수출 한도는 14억 큐빅 피트다.

미국 정부가 국내산 액화 천연가스 수출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에너지부는 지난 2011년 5월에 루이지애나에 있는 사빈패스 생산 액화 천연가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을 승인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된 액화 천연가스를 내수용으로만 돌리던 미국 정부의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한다. WSJ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국 에너지 무역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 아시아·유럽 에너지 부족국, 두팔 벌려 환영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관련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 에너지가 부족한 나라들은 미국에서 생산 중인 셰일가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이들에게 미국 셰일가스의 매력은 엄청난 잠재 추출량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셰일가스에서 추출된 천연가스는 현재 미국에서 1백만 BTU(천연가스 계량 단위) 당 4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 가격은 10달러, 아시아는 15달러 수준에 거래된다.

미국 내 에너지 생산 업계도 판매 대상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수출을 지지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들은 “값싼 천연가스 수출로 미국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전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뉴욕에 있는 오픈하이머의 파델 가이트 애널리트는 “윈-윈 상황”이라며 “이런 거래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연료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며, 미국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서는 생산되는 셰일가스 에너지를 수출하기보단 내수용으로 쓰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외에 수출하면 국내 에너지 가격이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값싼 천연가스로 제품을 만들던 미국 내 화학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대가 크다. 화학업체 다우케미칼은 “일단 지켜보는 전략을 쓰겠지만, 천연가스가 내수 제조업을 위해 쓰이는 것이 수출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창조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 목 빠지게 기다리는 신청자들에 낭보

많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결국은 에너지 수출문을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에너지부의 수출 승인이 WSJ는 “이번 승인은 현재 에너지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19개 미국 기업들에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들 기업은 일본과 유럽 등지의 업체들과 에너지 수출 계약을 맺고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앞으로 에너지 수출 승인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 기업들도 서둘러 선점에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일본의 미쓰이와 미쓰비시, 프랑스의 GDF수에즈 등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셈프라에너지 천연가스 플랜트에 60억~70억달러를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원전에 투자하는 대신 지분을 16.6%씩 갖게 된다. 셈프라에너지에 따르면 이 원전에선 2017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1200만메트릭톤 규모의 액화 천연가스를 뽑아낼 수 있다.

NYT는 “국제 기업들은 하나같이 미국 셰일가스 시장이 (미국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글로벌 마켓으로 갈 것이라는 데 걸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한국 가스공사를 비롯해 일본 스미토모, 영국의 BG그룹 등도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프리포트 LNG의 마이클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시설이 앞으로 승인을 얻길 바란다”며 “더 많은 일자리와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해서도 에너지 수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현 기자 songhyun@chosun.com]

 

“LNG 수출 확대”..美 에너지개혁 박차

수백억달러 자금 투입키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에너지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확대한다고 밝히고 관련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수백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미 에너지부가 텍사스주 소재 프리포트 LNG 터미널을 해외 LNG 수출 터미널로 지정해 유럽연합(EU)·일본 등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로의 수출을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프리포트 프로젝트를 통해 각국에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굳힌다는 입장이다. 또 LNG 수출 확대로 화물업과 운송업 등 연관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고용 증대, 재정수지 개선 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프리포트는 앞서 일본의 오사카가스, 추부전력,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미 미 에너지부에 신청을 마치고 수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LNG 프로젝트만도 26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에너지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LNG 수출이 세계 천연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이들 신청의 승인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 수출이 늘수록 미 국내 시장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을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화학·철강 업체들은 정부의 이 같은 결정으로 저렴한 가격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빼앗겼다며 LNG 수출에 제동을 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과 EU 국가들은 에너지 안보 달성의 일환으로 자국 에너지 수입선의 다변화를 위해 미국산 LNG 수입을 예의주시해 오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수입국인 일본은 지난 2011년 3·11 대지진으로 인해 원전 가동을 중단한 뒤 에너지 수입에 대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재계 1위 미쓰비시의 니시자와 준 글로벌 가스사업부 부대표는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에 동참함으로써 미국과 일본 및 세계 여러 국가들 간의 안정적인 에너지 무역망을 확충할 수 있고 미국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美, 천연가스 수출 본격화

FTA 비체결국 대상 확대

일본 최대 수혜 예상

에너지 시장 메이저 급부상


“미국이 국제 에너지 시장의 메이저로 부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텍사스주 퀸타나 아일랜드의 ‘프리포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을 승인하자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이 국제 에너지시장에서 공급자로 나서면서 입김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프리포트 LNG는 2017년부터 20년간 하루 평균 14억입방피트의 LNG를 일본의 오사카가스와 주부전력, 영국 BP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 가스 수출을 허용한 것은 2011년 루이지애나주의 ‘새이빈패스 터미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새이빈패스 터미널은 2015년부터 수출할 예정이다.

미국은 그동안 천연가스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국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자국 기업의 비용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셰일가스(진흙 퇴적암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 붐으로 가스 공급량이 늘어나자 방침을 바꿨다.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2008년 100만BTU(미국의 열량 단위)당 13달러에서 최근 4달러로 떨어졌다.

마이클 스미스 프리포트 LNG 최고경영자(CEO)는 “일자리 창출과 무역적자 개선, 그리고 동맹국의 요구에 부응하는 지정학적 전략을 위해서라도 미국은 천연가스를 수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우케미컬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미국 기업들은 미국 내 가스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에너지 수출이 경제 전반에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수출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FTA 비체결국에 천연가스 수출의 물꼬를 텄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 전역에 19개의 LNG 수출 터미널이 사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가스 수출의 최대 수혜국은 LNG 최대 수입국인 일본이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이 대부분 멈춰 서면서 화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88.3%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 중 절반가량을 LNG에 의존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셰일가스 현지 가격은 일본의 수입 LNG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셰일가스 수입은 무역수지 개선과 전력요금 인상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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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일본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지난해 가을부터 일본 엔화가치가 빠른 속도로 절하하고 있지만, 정부가 행동에 나설 시기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히려 일본 아베노믹스가 실패로 끝날 때의 후폭풍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아베노믹스 이후의 일본경제'라는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전 시점까지 생각했을 때 달러 당 100엔을 막 돌파한 엔화환율은 심각한 엔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1995년 가을부터 2008년 가을까지 13년 동안 엔화는 한 번도 달러 당 100엔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며 "2008~2012년 달러 당 70엔까지 내려간 초유의 엔고 기간과 비교하면 이제 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관점에서 최근 엔화절하를 두고 '엔저의 공습'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신중한 대응이라 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의 엔화환율 절하는 정책대응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대응이 필요한 사안은 아베노믹스 이후의 일본 경제라고 봤다.

가령, 아베노믹스의 목표대로 일본 경제가 2년 뒤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면 이에 따라 명목금리도 오르게 된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박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지금보다 1%포인트 상승해도 경상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하는 이자 지급액이 소요되는데 이는 일본 국세의 26%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라며 "특단의 세제 개혁 없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일본의 재정적자 규모는 재정위기를 겪은 남유럽 국가 수준인 GDP의 11.5%로 늘어나지만 재정건전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이 없다"며 "아베노믹스가 성공해도 재정건전성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가 재정상태 악화로 한두 차례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면 엄청난 혼란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가령 일본 금융기관이 국외투자자금을 회수하며 과거 한국에 닥쳤던 외환위기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베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재정건전화 복안을 갖고 있지 않다면 한국 정책 당국은 일본의 재정위기와 그에 따른 파급 효과에 대비하는 것이 원화절하 요구를 따라가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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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졸자 취업난 심각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특파원 =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떨어지면서 대졸자 취업난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

올해 전국의 대학졸업자는 699만명으로 작년에 비해 19만명이 증가했지만 기업들의 인력채용이 줄면서 대졸생들의 자리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대동망은 19일 올해 500대기업과 기관의 대학학력 이상자 채용예정 인원은 작년 대비 15%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졸업을 앞두고 한참 취업자리 찾고 있는 대학생의 절반이상은 아직 취업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올해 22만9천명이 졸업하지만 지난 4월19일까지 취업이 예정된 학생은 28.4%에 불과하다.

상하이는 사정이 비교적 좋지만 5월10일 현재 44.4%로 작년 같은 시점 대비 2%포인트 낮아졌다.

취업난이 가시화하자 중국대학생들 사이에 취업에 유리한 어학 등의 자격증 획득과 인턴경험 바람이 불고 있다.

학생들은 또 절박한 상황에서 낮은 임금이나 불리한 근무조건도 감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에선 대졸생 초임을 월 3천 위안으로 낮춘 곳도 있으며 난징의 기업들은 총무직이나 비서직의 경우 초임이 작년의 2천200위안에서 1천800위안으로 내렸다.

중국 당국은 취업난에 따른 대졸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취업난 개선을 위해 기업의 채용확대를 독려하고 대학생의 지방 공무원 초빙을 확대하고 있지만 워낙 구직자들이 많아 체감효과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중국은 최근 경제성장률이 계속 8% 아래에 머물면서 기업들도 신규채용을 줄이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작년말 현재 실업률이 4.1%지만 실제로는 8%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졸자들이 선호하는 이른바 '좋은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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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퍼주기 안된다] <1> 상위 중견기업은 대기업


한정화(왼쪽 일곱번째) 중소기업청장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열린 중견기업계와의 소통마당 에서 강호갑(〃여섯번째) 중견기업연합회장, 김문겸(〃여덟번째) 중소기업 옴브즈맨 등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청

자립가능 기업에 보호 울타리… 성장 사다리 기준 명확히 해야

대기업 매출 능가해도 정부에 세혜택 손벌려

모호한 범위 바로잡아 하위 중견기업에 정책지원 집중해야

최근 영업사원의 막말 파문으로 '갑의 횡포' 지탄을 받은 남양유업은 중소기업일까, 대기업일까. 지난해 매출 1조3,650억원의 남양유업은 상식적인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이다. 외국에서 이론 없이 대기업이라 할 이 회사는 그러나 한국에서만큼은 특이하게 '중견기업'으로 불린다.

사설단체인 중견기업연합회 정의대로라면 사조그룹ㆍSPC그룹ㆍKG그룹ㆍ일진그룹ㆍ귀뚜라미보일러ㆍ영원무역(노스페이스)ㆍ패션그룹형지 등도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다. 이들은 단일기업 또는 계열사(관계사)를 합쳐 1조원이 훌쩍 넘거나 육박한다. 만약 남양유업 등이 단지 삼성 등 62개 기업집단(상호출자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 즉 중견기업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 정부의 보호와 지원을 집중적으로 받아야 한다면 국민들과 중소업계가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중견련,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 등이 "정부 지원이 없어 크지 못했다"며 성장사다리를 놓아달라 목청을 돋우고 있지만 상위 중견기업들은 이처럼 대기업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명확한 기준 없이 지원 범위의 상단을 1조원으로 넓혀 잡으면서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정책이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정책 실패 부르는 중기청=중소기업청이 정책 대상으로서의 중견기업 상한 기준을 매출 1조원 미만 기업이라고 밝힘에 따라 사실상 대기업이거나 매출 규모가 수천억원대로 상당히 큰 업체(기업집단)까지 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중기청 고위관계자는 19일 "법과 제도에서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식적으로 관련 지원사업 등을 고려해볼 때 상호출자제한집단인 대기업에 해당되지 않는 매출 1조원 미만 중견기업이 세제 등 지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중기청의 방침대로라면 매출 1조원에 근접하는, 자립하고도 남을 대기업, 또는 기업집단들이 세제 지원, 조달 참여 등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성장사다리 정책의 핵심은 중소기업 졸업시 금융ㆍ세제 등 지원 축소와 규제 강화로 성장을 꺼리는 중소기업들의 '피터팬증후군'을 없애 중규모 기업으로 키우려는 데 있다. 다 커버린 상위 중견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기본법상 졸업이 임박했거나 갓 졸업한 하위 중견기업(또는 상위 중소기업)이 정책 대상이었던 것. 아울러 3년 평균 매출액 1,500억원 기준 자체를 상향하거나 3년의 유예기간을 늘리는 연착륙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양식 있는 중견기업들의 주장이었다.

◇"지원 근거 뭐냐" 의문=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막 벗어난 기업들에 성장사다리용 지원을 하기 위해 이들을 중견기업으로 정하고 혜택을 줄 수는 있지만 수천억원, 조원 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들의 경우 대기업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며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대기업 계열사 중에는 잘나가는 중견기업에도 못 미치는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로커다일 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 하슬러' 등 12개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그룹형지는 국내 굴지의 의류전문기업으로 지난해 7,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형지는 경기도 화성에 국내 최대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보유한 데 이어 올 3월 경남 양산에 최첨단 물류센터를 착공했다. 또 대형 아웃렛을 인수해 유통사업에 진출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남부럽지 않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패션그룹형지의 4분의1 수준인 1,8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건자재기업 한솔홈데코는 모그룹인 한솔그룹이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됨에 따라 지원은커녕 한층 더 강화된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됐다. 한솔홈데코는 계열사 간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이 전면 금지되고 강화된 공시 의무가 적용된다. 또 사안에 따라 과징금 부과와 벌금 등의 제재와 함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사회공헌 등의 부분에서 더 높은 수준의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중견기업 자의적 정의 고쳐야=중견기업 지원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근본 원인은 애당초 중견기업 용어를 사설단체인 중견련이 자의적으로 만들어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는 데 있다. 단순화하면 평균 매출액 1,500억원 이상이면서 상호출자제한집단이 아닌 업체, 또는 기업집단은 규모와 상관없이 무조건 중견기업이다.

중견련의 회원사만 보더라도 조원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과 우량 중소기업의 매출을 하회하는 기업들이 함께 섞여 있어 정체성이 헷갈리게 하고 있다. 관련 법인 중소기업기본법은 중소기업 지원 범위를 제조업 기준으로 종업원 수 300인 미만, 자본금 80억원 이하 등으로 정하고 있을 뿐 煞薩蓚殆?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 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국책연구기관)는 "일반 소비자들은 대부분 사조산업ㆍ남양유업ㆍ삼립식품ㆍ귀뚜라미 등 규모가 큰 중견기업들을 대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벌처럼 수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협력사도 수십, 수백 개에 달하는 상위 중견기업은 상호출자제한을 받지 않는 대기업일 뿐 따로 중견기업이라 부를 이유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적으로 중견기업이라는 콘셉트가 있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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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시스템 개조하자] 4부. 국민과 호흡하는 신뢰정치 시대로 <6> 제2의 윤창중 사태 대비해야

■ '수첩' 의존하다 대형 악재… 인사시스템 쌍방향식 전환을

복수 추천받아 인사위서 철저 검증

다면평가때 부하 직원 평판도 참조

역대정부 인선자료 최대한 활용하고

해외순방 매뉴얼·행동준칙 다듬어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만찬에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인선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은 극우주의적 발언으로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주위의 반대와 우려에도 윤 전 대변인을 대통령 당선인 수석대변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 청와대 대변인에 연이어 임명했으며 새누리당 인사와 측근들이 반대의사를 전달하면 "제게 맡겨달라"며 인사를 강행했다.

이번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건을 겪으면서 박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국격ㆍ위상에 흠집이 생겼고 CNN 등 해외언론을 통해 추악한 실상이 모든 나라에 전달되는 망신을 당했다. 사람 하나 잘못 뽑은 것이 국익을 손상시키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청와대가 수석과 비서관, 장차관, 공기업 수장 등에 대한 인선기준을 다시 만들고 인사위원회 시스템도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 대통령은 윤창중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앞으로 인사위원회에서 더 다면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 조금 더 철저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스템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그래서 인사자료도 차곡차곡 쌓으면서 상시적으로 인사검증을 하는 체제로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소 때늦은 감은 있지만 박 대통령이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한 만큼 앞으로 구체적인 실천의지와 행동준칙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다면평가에는 특정인에 대한 상급자와 부하직원들의 평판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은 이남기 홍보수석과 갈등을 일으키는 등 조직의 위계질서를 무시했고 부하직원과의 소통에도 큰 문제가 있었다"면서 "거의 두 달 동안 그와 제대로 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청와대 참모와 장차관 인사의 경우 박 대통령과 인사위 멤버 소수가 결정하면 아래로 그대로 전달되는 체계였다"면서 "이 같은 하향식ㆍ일방적 방식에서 벗어나 상향식ㆍ쌍방향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래로부터의 복수추천, 인사위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대통령이 최종 낙점하는 상향식 인사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추천과 검증을 분리해 이중삼중으로 인사 대상자를 점검하고 면접ㆍ평판조사도 꼼꼼하게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과거 경험치를 적어놓은 '수첩'에 의존하다 윤창중 사태 같은 대형 악재를 초래했던 만큼 앞으로는 '시스템' 인사로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뿐 아니라 박 대통령이 임명한 첫 총리 내정자부터 국방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법무부 차관 등 고위직 내정자 7명이 줄줄이 낙마한 사태를 반추해봐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방미기간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수첩인사ㆍ밀봉인사ㆍ불통인사 등 말들이 있는데 이를 과감하게 시스템 인사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단수추천을 받아 그 사람을 바로 낙점하는 일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복수 후보자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등 역대 정부가 업데이트한 인사자료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전 정부의 인사자료를 이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개인정보와 프로파일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새어나갈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 초기에 이 같은 과거 정보를 활용하지 않고 인선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역대 정부의 인선자료는 단시일 내에 획득할 수 없는 귀중한 국가문서인 만큼 법률적 문제가 있다면 이를 고쳐서라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정보는 인사위 위원들이 보안을 철저히 하고 혹시 누출되면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이다. 이는 '법률'의 문제가 아니라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의지' 문제인 것이다.

해외순방 매뉴얼과 행동준칙도 꼼꼼하게 다듬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5월 미국에 이어 오는 6월부터 중국ㆍ러시아ㆍ유럽ㆍ동남아시아 등 앞으로 한두 달에 한번꼴로 해외순방에 나서며 정상회담을 한다. 역대 정부의 매뉴얼을 참조해 순방에 동행하는 청와대 참모, 장차관들의 행동준칙을 마련하고 책임과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징계가 뒤따르도록 해야 한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국가 시스템 개조하자] 청와대에 할 말은 하는 여당 필요
靑보다 당이 민심 잘 알아

여론 가감없이 전달 가능

검증시스템 작동도 감시해야

온나라를 흔들고 국가 이미지마저 실추시킨 윤창중 사태에는 박근혜 정부는 물론 5년, 10년 후 새 정부가 출범해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교훈이 적지 않다. 여야 정치인과 정치 전문가들은 일제히 "대통령이 '나 홀로' 통치 스타일을 벗고 여론을 신뢰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당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면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집권 초기 청와대의 인사와 업무ㆍ보좌 시스템에 대한 상시적 점검을 통해 허점은 없는지 촘촘히 챙기라는 주문도 빼놓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창중 사태로 불거진 최근 난맥상의 배경에 대해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과 생각의 문제"라고 단언하며 "지금의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인사검증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다고 해도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도 "대통령이나 권력실세가 인사 시스템을 뛰어 넘어 행동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안하무인'격인 인사가 또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춘추관장을 지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이 해외순방 중 개인활동을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총애하는 인사니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나 홀로 수첩인사'가 없어져야 매뉴얼과 관례를 무시하는 측근이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당이 여론을 잘 수렴해 청와대에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인사에 관해서는 청와대보다 여당이 민심을 잘 반영할 수 있다"며 "당청 관계가 느슨하고 소극적이었는데 인사 문제 등에서 '할 말은 하는 여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도 "당이 좋은 인재를 많이 추천하고 청와대의 검증절차가 잘 작동하는지 체크해야 하며 특히 지도부가 언제든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는 물론 당청협의, 여야 영수회담 등을 통해 상시적으로 제대로 된 여론을 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이 '집단지성' '여론'을 신뢰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이번에 큰 일을 겪었지만 쉽게 바뀐다고 장담할 수 없으므로 계속 문제를 제기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윤창중 사태에서 드러난 청와대의 보고 및 보좌ㆍ업무 매뉴얼 등의 문제는 시스템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대변인의 지위와 역할로 볼 때 이번 순방 중 생긴 차량이나 숙소ㆍ음주 문제뿐 아니라 수행을 놓고 다툰 일 등은 개인의 일탈로 볼 수만은 없다"며 "청와대의 공직기강뿐 아니라 업무 전반의 적합성, 보좌 시스템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일수록 견제할 수 없는 상황이 현실"이라며 "청와대 비서실 내부에서 상시적으로 견제∙감시 관리할 수 있는 체제와 분위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매뉴얼화된 보고체계는 이미 청와대에 있는데도 숙지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며 "수시로 회의하고 교육해 매뉴얼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가안보와 경제에 윤창중 사태보다 훨씬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 언제든 생길 수 있는데 다시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빈틈없는 점검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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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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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대 큰 손님' 명단, 소니 이름이 사라졌다

주고객 유통·통신사로 변경

소니가 삼성전자의 5대 주요 고객사 명단에서 빠졌다. 삼성전자가 2010년 1분기 보고서에 처음으로 핵심 고객사를 밝힌 이후 처음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처는 애플, 도이치텔레콤, 스프린트넥스텔, 브라이트스타, 베스트바이 순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10년만 해도 삼성의 매출처 1위 기업으로 맨 앞자리에 있던 소니가 사라진 것. 당시 소니는 삼성전자에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을 연간 6조7000억원어치 넘게 사갔다. 그해 삼성전자 연간 매출의 4.4%에 이르는 규모다.

하지만 2011년 1분기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은 소니는 올해 처음으로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전자와 LCD 합작(S-LCD)을 청산하면서 공급받는 부품이 줄어든 데다, TV 판매량 감소 등 자체 매출이 부진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PC 제조업체인 델과 HP에 이어 올해 소니까지 제외되며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는 반도체와 부품, 디스플레이를 사가던 완성품 제조사에서 휴대폰 서비스·유통업체로 대체됐다. 올 1분기에도 소니를 대신해 미국의 무선 전문 유통업체인 브라이트스타가 4위로 처음 5위권에 진입했다. 브라이트스타는 세계 51개국에서 8만곳이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거래 변화도 주목된다. 아이패드용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 애플에서 올린 매출은 전체의 3%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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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애플 부품공급 업체 공략…최후 결정타?



◆…사진:폰아레나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부품공급 업체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모바일 산업 생태계가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국내 부품공급 업체에 손을 뻗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애플의 부품공급 업체에 대한 구애를 펼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두 회사는 특허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전 세계에서 끝나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사이가 나빠진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 받아온 디스플레이를 구매를 줄이고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대만의 TSMC로 변경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애플의 부품공급 업체들에게 구애를 시작함으로써 이번에는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만약 삼성전자의 의도대로 진행된다면 애플의 입지가 매우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시도의 일단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던 샤프에 투자를 결정함으로써 엿볼 수 있다. 가장 앞선 디스플레이 공급자라고 할 수 있는 샤프의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삼성전자의 영향력 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2530억 달러에 이르는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품질이 높은 부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자체적인 부품공급이 전무한 애플의 경우 안정적인 부품공급 체인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애플이 저가 아이폰을 통해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대량시장에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나 부품공급의 병목현상은 결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의 메모리 업체는 물론 SK하이닉스로부터도 메모리 칩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수차례 전해진바 있다.

퀄컴은 애플과 삼성전자에 동시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소니의 이미지 센서, 코닝의 고릴라 유리도 아이폰과 갤럭시S 시리즈에 사용되고 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은 아직까지는 내부 공급비중이 월등히 높다. 그러나 제품의 라인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면서 부품에 대한 외부 구매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막대한 물량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부품공급 업체들에게 여러 면에서 유리함이 많기 때문에 핵심부품 중 한두 개만 삼성전자가 독식을 해버려도 애플은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면서 “삼성전자의 생각에 따라 애플은 물론 다른 모바일 제조사들에게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품문제는 앞으로 시장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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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S 속속들이 달라진다? 부품 살펴보니..

올 가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5S는 전작과 유사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내부 설계와 기능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BGR은 애플 아이폰5S에 탑재될 것으로 추정되는 몇 가지 부품을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현재까지 소문을 종합하면 아이폰5S는 전작에 비해 프로세서와 카메라 성능이 개선되고 애플이 지난해 7월 인수한 지문인식 솔루션 업체 어센텍의 기술을 바탕으로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BGR이 입수한 부품 사진은 외장용 스피커 브래킷, 이어폰용 스피커 브래킷, 진동모터용 부품, 와이파이용 케이블, 심(SIM) 카드 트레이 등이다. BGR은 이들 부품을 분석한 결과 기존 아이폰5에 탑재됐던 동일 부품과 비교해 몇 가지 차이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 애플 아이폰5S에 탑재될 것으로 추정되는 심(SIM) 카드 트레이 (사진=BGR)
특히 아이폰5S에 탑재되는 심카드 트레이는 현재 아이폰5에 탑재된 것보다 얇아진 것이 눈에 띈다. 금색과 은색 두 가지 색상을 띄고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 BGR은 이에 대해 아이폰5S가 여러 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BGR은 지금 단계에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유출된 부품을 미뤄볼 때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내부 설계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아이폰5S는 iOS7과 함께 올 가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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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체들 빚더미서 '허우적'…사업밑천 선박 발주 2년째 '無'

'수출 핏줄' 해운업에 수혈 시급

국적 선사 무너지면 운송 대란…조선·철강·기계까지 도미노 위기

2조 해운보증기금 설립 서둘러야


“지금처럼 새 선박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황이 살아나도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한국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해온 국내 해운사들이 위기에 빠졌다. 업황 악화에 따른 자금난으로 선박 제작을 주문하는 ‘신조선 발주’를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업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싼 지금이 새 선박을 확보할 적기인데도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이다. 해운사들은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수출입 화물의 99%를 수송하는 해운업이 무너지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해운사인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은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아직까지 단 한 척의 신조선 발주도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조선 발주 ‘제로’

새로운 노선을 개척하고,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새 선박이 필요하다. 2, 3년 뒤에 인도받을 배를 지금 주문해놓고 시황 개선에 대비해야 한다. 해외 업체들은 불황인 지금을 노후 선박 교체와 신형 선박 확보의 기회로 삼고 있다. 중국 2위 해운사인 차이나시핑컨테이너라인(CSCL)은 이달 초 현대중공업에 전 세계 최대인 1만84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했다.

한국 해운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현대상선 5척, 한진해운 2척, STX팬오션 2척 등이 발주 예정이지만 용도가 모두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의 유연탄 수송으로 한정돼 있다. STX팬오션이 2010년 37척까지 발주했던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해운사들의 현재 재무 상태로는 신조선 발주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회사채는 한진해운 2500억원, 현대상선 2800억원, STX팬오션 2000억원 등이다. 올 들어 각사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어렵사리 2000억~3000억원씩을 갚고 남은 금액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99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의 실적 악화로 자금이 바닥났다. 특히 STX팬오션은 산은PE로의 매각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속한 정책 지원 필요

중국의 수출입 물량이 연 20%씩 급증해 해운사를 구하기가 힘들었던 2000년대 중반에도 한국 수출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한국 국적 해운사들이 운송량을 우선 배정해줬기 때문이다.

국적 선사는 국가 기간산업의 윤활유다. 국적 선사가 사라져 해외 선사를 이용하게 되면 운임 협상력이 떨어지고, 운송량을 제대로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 한국 선사들은 원유, 철광석,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략 물자의 대부분을 수송한다. 해양수산부는 전쟁 상황을 대비해 78척의 ‘국가필수선대’를 운영 중이다. 민간 선박들은 전시가 되면 군수 물자를 실어나르게 된다.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로 올라선 것도 건조 물량을 몰아준 해운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업과 연계된 철강, 기계 등의 업종 파급 효과 및 고용 효과도 크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해운업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조원 규모의 해운보증기금은 설립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예산 배정 권한을 가진 기획재정부가 특정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 설립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기금은 관련 부처의 합의를 전제로 빨라야 내년 초에 만들어질 수 있다”며 “올해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서욱진/김대훈/김우섭 기자 venture@hankyung.com

中, 260억달러 '물 붓듯' 지원…日·獨·덴마크 '물밑 지원' 팍팍

경쟁국들은 해운 살리기 올인

세계 주요 국가들은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 해운사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운사들이 연 1%가량의 낮은 이자율로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지원한다. 또 해운사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기관 설립을 검토 중이다. 자국 조선소에 선박 건조를 발주하고, 일본 국적의 선원을 뽑는 것을 전제로 세제 지원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사들이 연료저감형 선박을 구매할 수 있게 예산 지원도 하고 있다.

영국은 2010년 출범한 해양산업리더십위원회(MILC)가 ‘해상방위’ ‘해양상업’ ‘레저’ ‘해양신재생에너지’ 등 4대 해양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2016년까지 해운사와 항만 등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 지원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중국은 ‘자국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자국 화물을 수송한다’는 ‘국수국조(國輸國造)’를 원칙으로 삼아 해운 및 조선 보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가개발은행 선박대출센터가 총 260억달러 규모의 재원을 마련, 현재까지 131억달러가량을 해운사 등에 지원했다.

덴마크 정부는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에 62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은 머스크는 노후 선박을 친환경·고효율 선박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독일 정부도 2009년 자국 최대 해운사인 하파크로이트에 12억유로가량을 지급보증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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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 취임 세달 맞는 강성모 KAIST 총장 "KAIST 10대 핵심기술로 美 실리콘밸리서 벤처 키울 것"


강성모 KAIST 총장은 “대덕단지의 출연연구소들이 담을 낮추고 교류하면 미국의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벤처창업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美현지서 벤처 펀딩까지 지원…800여명 동문 네트워크 활용

미식축구서 돌진하듯 창업 지원 '엔드런 프로젝트' 가동

서남표 전 총장 개혁은 옳지만 교수·학생과 소통부족 아쉬워

교수 정년 심사·영어 수업 강화…차등 등록금제는 완화


만난사람 = 차병석 IT과학부장

“KAIST는 테라헤르츠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세계적인 혁신 기술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 중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10개를 뽑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할 계획입니다. 미식축구에서 골라인을 향해 질주하는 엔드런(end run)처럼 글로벌 시장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엔드런 프로젝트’입니다.”

40여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해 지난 2월 말 KAIST 총장에 취임한 강성모 총장(68). 그동안 소통을 강조하며 내부를 다독이느라 대외활동을 자제했던 강 총장은 기자와 만나 자신이 직접 작명한 엔드런 프로젝트를 설명할 땐 눈이 반짝거리고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에 있는 KAIST사무소를 확대 개편해 벤처 창업자들의 펀딩을 지원하고 800여명의 동문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한인 최초의 미국 대학(UC머시드대) 총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교수와 학생들이 직접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취임 3개월째를 맞은 강 총장을 지난 15일 서울의 한 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만났다.

▷오랜 기간 한국을 떠나 있었는데, 귀국해서 낯설지는 않았나요.

“오는 26일이면 총장에 취임한 지 꼭 석 달이 됩니다. 대학 4학년인 24세 때 한국을 떠났으니 영주하러 온 건 44년 만이네요. 그래도 매년 한두 번 한국에 왔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습니다. 처음 한국에 돌아간다고 할 때 아내가 조금 꺼렸는데, 이젠 나보다 더 학교 일에 관심을 갖고 한국 생활도 즐기고 있어요.”

▷귀국해서 KAIST 총장을 맡기로 결정했을 땐 남다른 각오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KAIST가 지난 몇 년간 성장통을 겪지 않았습니까. (강 총장은 직전 서남표 총장이 학내 개혁을 추진하다 교수, 학생들과의 갈등을 빚어 중도 사퇴한 것 등을 성장통으로 표현했다.) 그걸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교수가 이끌고 학생이 중심이 되는 연구 대학을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대덕연구단지의 정부출연 연구소들과 함께 실리콘밸리 같은 창업 문화를 만드는 것도 제 꿈이죠. 연구와 창업은 뿌리가 깊은 곳에서 좋은 것이 많이 나옵니다. 위에서 떨어지는 소나기가 아니라 신선한 샘물처럼 연구와 창업이 지속적으로 솟아나게 하려면 교수와 학생들의 공헌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총장은 그저 훌륭한 과일 나무를 길러내는 정원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밖에서 바라보던 KAIST와 안에서 들여다본 KAIST에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10년 전 미국 산타크루즈 공대 학장 시절 KAIST 전자과 교수들과 다양한 교류를 했습니다. 그땐 미국 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훌륭한 대학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 와보니 젊고 좋은 교수들이 많아 잠재력이 더 큰 곳이란 확신도 얻었죠. 하지만 개선할 점도 눈에 띄더군요. 한국 사회가 그렇듯이 벽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학과와 학과, 교수와 교수, 교수와 학생, 교수와 직원 간 벽을 트고 의견을 나눠야 잠재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총장 취임 3개월간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KAIST 내부뿐아니라 외부에서도 성장통의 원인으로 소통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소통을 통해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면 한 사람의 생각보다 우수하고 지속성도 가질 수 있죠.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초집적회로를 연구했는데 손톱만한 칩도 인간 사회와 비슷합니다. 연구자들은 수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칩에 집어넣기 위해 소자 연구에 집중하지만 각 소자를 연결하는 라인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연결선에 문제가 생기면 칩의 속도가 떨어지고 고장도 자주 일어나죠. 인간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의 연결(소통)이 안 되면 일이 느려지고 실수도 많아지는 것과 똑같습니다.”

▷알면서도 잘 못하는 게 소통입니다. 무엇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까.

“대화를 할 때 눈을 마주보고 있으면 거짓말하기가 힘듭니다. 눈에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죠. 하트 투 하트(Heart to Heart), 마음과 마음으로 하는 게 진짜 소통입니다. 시간이 걸려도 이런 방식으로 신뢰를 쌓아야 공동의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습니다.”

▷전임 서남표 총장이 추진했던 개혁 조치를 어떻게 이어갈 생각인지요.

“서 전 총장이 교수 정년보장(테뉴어) 심사를 강화한 건 잘한 일입니다. 영어수업을 강화한 것도 맞는 방향이에요. 이런 조치는 계속 이어갈 겁니다. 다만 개혁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게 아쉬운 점이죠.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기다리는 인내심도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도 논란거리였습니다.

“현재 평점 3.0 미만은 돈(기성회비)을 내야 하기 때문에 그 아래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교수에게 애걸복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실 채점을 해보면 3.0과 2.9의 차이는 거의 없어요. 그걸 선으로 갈라서 돈을 내게 한 것은 합리적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제도 때문에 KAIST 학생들이 학점 따기 쉬운 과목만 택해 공부하면 국가적으로도 손해 아닙니까. 그래서 기준점을 2.0으로 낮출 예정입니다. KAIST는 잔가지를 기를 게 아니라 도전적 인재를 길러야 합니다.”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핵심 중 하나가 벤처창업입니다. KAIST 학생들의 창업은 활발한가요.

“그렇지 못합니다. KAIST 졸업생 중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은 1%도 안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이 비율이 21%에 달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대학생 부모의 70%가 창업을 권장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학부모는 자식이 스티브 잡스처럼 성공하길 바라면서도 창업을 권하는 경우는 2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런 문화부터 바뀌어야 겠죠.”

▷KAIST를 주로 스탠퍼드대와 비교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KAIST의 롤모델을 스탠퍼드대로 잡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는 메사추세츠공대(MIT)나 캘리포니아공대(칼텍)보다 벤처창업 성공률이 높고, 벤처업계 지도자도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근처에 실리콘밸리가 있어 학생들이 강의실 밖에서도 보고 들으며 배우는 것이 많은 덕분이죠. KAIST와 출연연구소들이 모여 있는 대덕단지도 담을 낮추고 서로 교류하는 문화를 만들면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벤처창업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화를 바꿀 복안으로 마련한 게 엔드런 프로젝트예요.”

▷엔드런 프로젝트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시킬 생각인가요.

“KAIST는 이미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테라헤르츠 반도체, 페타비트 통신, 휴머노이드 로봇, 우주물체 추적, 차세대 과학위성, 반도체 플라즈마, 플렉시블 일렉트로닉스, 이산화탄소 중립화 등 사업화에 가까이 다가간 10가지 기술을 이미 선정해 놓았어요. 이걸 벤처창업으로 연결시킬 도약연구를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 기술들로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현지에서 펀딩을 받고 나스닥까지 올리는 게 최종 목표예요. KAIST 졸업생을 네트워크로 해 창업자를 지원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도전적인 인생을 살아왔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다면 그렇죠. 제 할아버지는 1919년 4월 경성 독립본부에서 상하이 임시정부로 헌법원문을 가져간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어렸을 때 집안이 어려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다른 집에 들어가 입주 가정교사를 했죠. 고교 1학년 때 고교 2학년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대입 수험표까지 받아놓고 친구와 도망가 군대에 가는 객기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군대를 미리 다녀온 게 전화위복이 돼 대학(연세대)에서 한 명에게 주는 유학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비전(Vision), 이노베이션(Innovation) 인내(Perseverance)를 의미하는 ‘VIP’가 좌우명입니다. 목표를 정하고 더 잘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인내하면 좋은 결실을 거둔다는 뜻이죠. 어쨌든 할아버지처럼 조국에 봉사할 기회를 찾아왔는데 지금이 그때인 것 같습니다.

정리=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 강성모 총장은 누구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한인 최초로 미국 UC머시드대 총장을 지낸 세계적 석학이다. 1946년 경기 양평군에서 독립운동가 강대현의 손자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입주 가정교사를 했다. 1963년 경신고 졸업과 동시에 공군에 입대해 복무한 뒤 1966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4학년 때 단 200달러를 들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페어리디킨슨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AT&T 벨연구소 연구원, 일리노이대 교수,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공대 학장 등을 지내며 전자회로 설계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다.

UC머시드대 퇴임기념석 동판에는 ‘열정과 마음을 다해 뜻하는 바가 있으면 더욱 좋은 길이 열린다(Where there is a will with a heart, there is a better way)’라는 문구를 남겼다. 부인 강명화 씨(68)와는 1972년 미국에서 만나 결혼했고 1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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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의 끝없는 SPA 영토확장

신발 브랜드 '슈펜' 선보여…아웃도어·주얼리도 추진

박성경 부회장 "세계 1위될 것"


이랜드그룹이 옷, 신발에 이어 아웃도어, 주얼리 등도 제조·직매형(SPA·패스트패션) 브랜드로 판매한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여동생이자 ‘창업동지’인 박성경 부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앞으로 5년 안에 아시아 지역에서 SPA 1위 기업이 되고 10년 뒤엔 세계 1위가 되자”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이랜드의 SPA 브랜드를 입고 걸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확장되는 SPA영토

이랜드그룹의 패션·유통 사업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는 의류 SPA브랜드 ‘스파오’ ‘미쏘’ ‘미쏘시크릿’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줄줄이 선보였다.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금 더 유행에 민감한 의류를 생산해 10대부터 40대까지 남녀를 모두 사로잡겠다는 의도였다.

이랜드의 SPA영토는 단순 의류뿐 아니라 신발과 아웃도어로도 확장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NC백화점 송파점에 국내 최초의 SPA 신발 브랜드 ‘슈펜’의 1호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총 990㎡(약 330평) 면적에 ‘슈즈 라이브러리’라는 테마로 2000여개의 상품을 갖췄다. 오픈 첫날 총 3만여명이 찾아 이 중 2500여명이 1억3000만원어치를 구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민혜정 이랜드 잡화부문 상무는 “슈펜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2~3년 전부터 중국, 동남아의 공장 수백 곳을 돌아다니면서 생산처를 발굴했다”며 “온 가족이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듯 신발을 골라 살 수 있는 신개념 쇼핑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측은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신제품을 들여와 전체 상품의 30%를 새 상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가격은 최저 1만9900원으로 책정했으며,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을 적용한 여성용 구두는 2만9900~3만9900원에 판매한다. 이랜드는 올해 5개의 슈펜 매장을 선보여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최초로 아웃도어 SPA 브랜드도 내놓는다. 다음달 도봉산에 1호점을 내는 ‘루켄’은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의 30~50%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랜드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10만원으로 아웃도어 상·하의와 재킷까지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주얼리, 핸드백도 SPA로

이랜드 고위 관계자는 “박성수 회장, 박성경 부회장의 지시로 그룹의 모든 패션사업을 SPA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며 “신발에 이어 주얼리, 핸드백, 모자 등 다른 패션 부문에서도 새 브랜드를 선보이거나 기존 브랜드를 SPA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얼리 브랜드의 경우 기존의 ‘로이드’ ‘클루’ ‘O.S.T’를 SPA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랜드가 이처럼 ‘SPA 왕국’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경기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패션시장이 유행에 민감한 저가 의류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도 저마다 합리적 가격대의 서브 브랜드를 내놓거나 홈쇼핑과 협업해 대중적인 브랜드를 선보이는 추세다.

○테마파크는 미래 성장동력

지난 3월 이랜드가 발표한 제주 테마파크 ‘더 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은 패션부문의 SPA와 함께 이랜드가 미래 먹거리로 꼽는 핵심 프로젝트다. 이랜드는 2015년 준공예정인 100만㎡(약 30만평) 규모의 제주테마파크에 이어 2차로 선보일 테마파크 자리를 물색 중이다.

박 부회장은 “NC백화점 등 유통시설 안을 채울 수 있는 패션·외식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한 게 이랜드의 1차 도약기였다면 테마파크 등 즐길거리를 만드는 것은 2차 도약기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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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쟁력 원천은 부품 품질…협력사들 퀄리티비티 전략펴라"


신종운 현대자동차 품질담당 부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지난 16일 경기도 평택 만도 공장을 찾아 브레이크 부품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신종운 부회장 동행 취재

평택·시흥 협력사 방문…볼트·너트 상태까지 챙겨


“연간 540만개의 미끄럼방지 제동장치(ABS)를 생산합니다. 100% 자동화 공정이죠.”(이해영 만도 ABS공장장)

“ABS는 고객 안전과 직결되는 부품입니다. 불량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합니까?”(신종운 현대자동차 부회장)

“각종 테스트 장비를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이 공장장)

“장비만 믿으면 안 됩니다. 품질관리는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신 부회장)

경기 평택시 포승읍에 있는 (주)만도 제동공장.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만도의 주력 공장이다. 현대차의 주요 차량에 쓰이는 브레이크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현대차의 품질 부문을 총괄하는 신 부회장이 지난 16일 이 공장을 찾았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2010년부터 1·2차 협력사의 경영 어려움을 듣고 품질 향상 방안을 찾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올해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80여 차례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날 평택공장에는 신 부회장과 박광식 대외협력담당 전무, 지태수 남양연구소 섀시설계1실장 등 10여명이 출동했다.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한 현장 점검은 철저하고 꼼꼼했다.

1998년부터 20년 가까이 품질관리를 전담해온 베테랑답게 신 부회장은 볼트와 너트 상태까지 일일이 챙겼다. “생산라인 불량률은 어느 정도죠. 장비는 어느 업체 것입니까” 등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너무 꼼꼼히 보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 부회장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브레이크 품질은 고객 안전과 직결되니까”라고 반문했다.

공장 점검 직후 열린 김경수 영업담당 사장 등 만도 경영진과의 간담회. 신 부회장은 만도의 품질관리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와타나베 가쓰아키 전 도요타 사장이 몇 년 전 제네시스를 분석한 뒤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의 차를 만들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우리 협력사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신 부회장은 현대차의 독자적 공장관리 기법인 ‘퀄리티비티’를 만도 경영진에 소개했다. 품질을 뜻하는 ‘퀄리티(quality)’와 생산성을 의미하는 ‘프로덕티비티(productivity)’의 합성어로 생산 현장에서 질(質)과 양(量)을 동시에 충족시키자는 전략이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세계 30개의 완성차 공장, 56개의 엔진·변속기 공장 현장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퀄리티비티를 점수화해 평가한다”며 “그 결과 고객 불만 건수가 크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 일행은 만도 평택공장에 이어 경기 시흥공단에 있는 2차 협력사 (주)영완으로 이동했다. 영완은 만도가 만드는 브레이크의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다. 신 부회장은 현장에서 금형 관리 상태, 소재 공급 현황 등을 1시간 넘게 점검했다.

두 공장을 돌아보는 데 걸린 시간은 총 3시간30분. 신 부회장은 이번 현장 방문의 의미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자동차산업의 흐름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고 이제 다시 한번 이동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흐름이 한국에 잠깐 머물다 중국 등으로 넘어가면 어쩌겠습니까.”

그는 “적어도 100년 이상 한국이 자동차산업 흐름을 주도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차와 협력사가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이 아침에 출근해 퇴근할 때까지 품질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올해 협력사 현장을 더 자주 찾는 방법으로 동반성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시흥=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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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위성으로 중동·동남아 공략.. ‘세계 3대 업체’ 반열

우주산업 틈새시장을 찾아라

#. 우주기술 산업은 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신산업 창출 잠재력이 큰 분야이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일본, 프랑스, 중국, 독일, 인도,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은 우주 예산으로 10억달러 이상을 들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우주기술산업을 '황금 알'을 낳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만의 강점을 앞세운 위성개발로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세계 우주시장, 작년 3040억달러

1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우주시장 규모는 3043억달러(약 340조원)로 지난 1995년 약 1833억달러(약 205조원)에서 최근 20년 새 약 1.7배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주기술 산업의 투자 대비 산업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연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투자액의 7~12배가량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0.3%인 9억9000만달러(약 1조974억원)를 기록해 세계 16위를 차지했다.

선진국과의 우주분야 산업경쟁력을 비교했을 때도 미국의 45.8분의 1, 중국의 10분의 1, 일본의 3.3분의 1배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쟁력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역사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출발이 길게는 30년 이상 차이가 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시장에 진입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우주기술의 경우 선진국들의 엄격한 기술이전 규제로 거의 독자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위성발사체 분야에 있어 우리나라와 세계최고기술을 보유한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10.6년 차이로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발주자로서 핸디캡을 극복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의 연구소와 기업체들은 경쟁력있는 소수의 제품 분야를 틈새시장으로 적극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중동시장 집중 공략

우리나라는 우주기기제작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중소형급 위성체의 기술과 위성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중소형 위성체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민간 대기업의 진출이 높아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세계시장 진출에 큰 몫을 차지했던 위성방송통신분야와 함께 지난 1992년 무궁화 1호 위성 개발부터 20년 넘게 축적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우주시장 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 파키스탄 우주기관인 수파르코(SUPARCO)에 위성체 수출상담을 완료했으며 12월에는 터키 방위사업청(TUBITAK)과 인공위성 개발 협력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 싱가포르 국방관련 연구소(DSO)와 위성 시험기술 이전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했고 오는 6월 말레이시아 우주기관(ANGKASA)과 기술이전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기업에 있어서는 중소벤처업체들이 중심이 돼 세계 시장 공략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국내 첫 민간 인공위성 제작 기업 쎄트렉아이는 적극적인 해외 공략에 나서 2001년 말레이시아 인공위성 '라작샛'을 시작으로 2006년 두바이 인공위성 '두바이샛' 등을 수주하며 지난 2011년 286억원, 지난해 361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영국의 'SSTL'사와 유럽의 'EADS아스트리움'사 등과 함께 세계 3대 소형 위성 제작업체 반열에 올랐다.

■우주기술 산업화 토털 솔루션 제시

세계 우주산업 시장 진출에 출연연과 민간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이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이달 초 미래부는 오는 9월 말을 목표로 국내 우주기술의 산업화 추진을 위한 '우주기술 산업화 육성대책'의 주요 전략 수립을 위한 기획연구에 착수했다.

미래부는 먼저 국내 우주산업의 문제를 진단한 뒤 △정부 주도 위성 및 발사체 개발 사업에의 산업체 참여확대 및 연구소 보유 기술의 산업체 이전 확대 △500㎏급 위성 개발 및 전 세계 중저가형 중형위성 시장 선도 전략 마련 △국가 차원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 수립 △의료, 섬유, 환경, 건강 등의 분야와 융복합이 가능한 우주기술을 발굴 및 신산업, 신시장 창출 △우주기술의 창업, 일자리 창출 연계 위한 정책 지원 강화 등 산업화 추진을 위한 5대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쎄트렉아이의 박성동 대표는 "이번 산업화 계획 수립을 통해 이미 정착된 위성체 산업과 아직 많은 초기투자가 필요한 발사체 및 발사대 사업 등에 대한 차별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전략 수립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정부의 산업체 지원방식에 있어서도 프랑스와 일본처럼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시 위성산업을 연결해 외국에 수출할 수 있게 지원하는 등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방안을 다양하게 만들어준다면 국내 우주 산업체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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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산업이야기] <14> 소비성장의 견인차, 온라인 소매

스마트폰 대중화에… 출장족·퇴장족 뜨네

스마트TV 등 유통채널 다변화로

장소·시간 구애 없이 쇼핑 가능

연 27% 성장 등 시장 잠재력 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출근할 때 장을 보는 이른바 '출장족'과 퇴근시 장을 보는 '퇴장족'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장소ㆍ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쇼핑하는 세상이다. 약 20년 전 인터넷 개방으로 새로운 유통업태로 등장한 온라인 소매는 개인용컴퓨터(PC)에서 스마트폰ㆍ스마트TV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구가해왔다.

온라인 소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을 비롯, TVㆍ전화 등을 통해 상품을 무점포 소매 판매하는 활동이다.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소매업태 중에서 무점포 소매에 속하는 전자상거래업과 통신판매업이 온라인 소매업에 해당한다.

국내 온라인 소매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케이블TV를 통한 TV홈쇼핑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본격화한 시기는 1999년 7월 인터넷 기반의 사이버쇼핑몰 인터파크가 상장되고 2000년 6월 옥션이 상장된 즈음이다. 불과 10여년의 역사를 가졌음에도 전통적 유통업태를 뛰어넘는 성장을 구가해온 것이다.

온라인 소매는 점포 없이 판매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구색을 갖추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한 예로 미국의 사이버쇼핑 업체 아마존의 경우 월마트의 1.5배에 달할 정도로 '원하는 것은 다 파는' 상품구색을 갖췄다.

국내 온라인 소매 시장은 2012년 27조원에 달했다. 2005년 5조원에 불과했던 온라인 소매는 연평균 27%씩 성장하며 국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2.6%에서 2012년 8.9%로 급속히 확대됐다. 민간 최종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1.1%에서 2012년 4.0%로 대폭 증가했다.

향후에도 우리나라 온라인 소매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근거는, 첫째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매업 비중이 선진국 수준으로 점차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20개국(G20)에서는 대체적으로 소매업이 GDP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24%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음으로 한국의 경우 소매업에서 온라인의 비중이 미국ㆍ일본보다 높지만 영국ㆍ독일보다는 낮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이용확대로 각각 M커머스(Mobile-Commerce), T커머스(TV-Commerce)가 온라인 소매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예상되는 여건변화로 국내 온라인 소매 시장은 2012년 27조원에서 연평균 10.3% 성장해 2016년에는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정책은 그동안 온라인 소매를 촉진하는 데 소홀해왔다. 효율적인 대책은 정부가 온라인 소매를 내수성장과 서비스 산업 육성, 고용문제 해소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보고 거래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방향과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서울경제ㆍ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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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오거나이징 사업으로 짭짤한 수익

멕시코 화력발전소 통해 25년간 총 3억7000만弗,안정적 수익 확보 ‘효자’
플랜트·LNG인프라 등 글로벌 시장 개척 활발


삼성물산_멕시코 만사니오 LNG 인수기지_2
삼성물산 멕시코 만사니오 LNG인수기지 전경
'프로젝트오거나이징 사업을 잡아라.'

한때는 모든 기업의 수출창구 역할을 하며 위세를 자랑했던 종합상사들. 그러나 무역업무가 위축되면서 종합상사들의 핵심업무는 자원투자, 프로젝트 매니징 쪽으로 바뀌었다. 특히 '프로젝트 오거나이징'은 종합상사들의 꿈이자 목표다. 지난 70년대부터 종합상사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쌓아온 네트워크와 경험을 활용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이 발전, 플랜트, 인프라 분야의 프로젝트 오거나이징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트레이딩 업무와 달리 대규모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운영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종합상사들이 앞다퉈 사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종합상사 1호인 삼성물산은 멕시코 화력발전소 완공을 기점으로 오거나이징 사업에서도 강자로 자리매김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멕시코 화력발전 하반기 완공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올 하반기 멕시코 북부 노르테Ⅱ 가스복합 화력발전소(433㎿급)를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현재 액화천연가스(LNG)인수기지를 가동 중인 상황에서 멕시코에서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결실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노르테Ⅱ 가스복합 화력발전소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남쪽으로 약 300㎞ 떨어진 사막 한가운데 건설 중이다.

한국전력과 함께 진행하는 이 사업은 단순히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25년간 운영하는 건설·소유·운영(BOO:Build, Own, Operate)사업이다. 한전은 멕시코 노르테Ⅱ 발전소 25년 운영만으로 연평균 10.3%의 수익률, 총 3억7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멕시코 노르테Ⅱ 발전 사업 수주는 25년간 안정적인 사업개발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일본 및 스페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던 멕시코 발전사업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최초로 진출한 것과 미주발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캐나다에서 잇단 수주

이외에도 삼성물산은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총사업비가 40억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 발하쉬 화력 발전사업은 카자흐스탄 최초의 민자발전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 가용 발전 용량의 총 9%를 차지하는 132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전력을 판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또한 미래사업으로 각광받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진출을 하고있다. 삼성물산은 2011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와 관련해 온타리오주 전력청과 총 1070㎿에 달하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사업의 전력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트레이딩을 기반으로 사업 안건을 발굴,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발전, 플랜트, LNG인프라 등을 공급해 세계적 수준의 프로젝트 오거나이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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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애플과 '맞짱'…스마트폰 직접 만든다

폭스콘이 지난 18일 정저우에서 열린 중국 중부투자무역 박람회에서 자체 개발한 인포커스(Infocus) 브랜드의 휴대폰을 처음 공개했다. 인포커스 브랜드의 5인치 풀HD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모습.
자체 브랜드 '인포커스' 출시…6~7월께 중국서 판매 시작

美 '비지오'와 전략 제휴도…글로벌 시장 판도변화 예고


세계 최대 위탁가공생산업체인 폭스콘이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까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독자 브랜드의 스마트TV를 만든 데 이어 글로벌 기업들의 하청업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 모토로라 노키아 등의 휴대폰을 제조해온 폭스콘의 가세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판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폭스콘은 지난 18일 허난성 정저우에서 개막된 제8회 중국 중부투자무역박람회에서 자체 개발한 휴대폰 4~5종을 처음 공개했다. 중국 중부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박람회인 이번 행사에는 폭스콘을 비롯 5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폭스콘홀딩스의 쉬즈청 판매부장은 “자체 개발한 휴대폰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에 제작된 휴대폰은 중국에서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6~7월께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외 지역에 수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콘의 휴대폰은 인포커스(Infocus)와 비지오(vizio) 두 개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인포커스는 폭스콘이 개발한 자체 브랜드이며, 비지오는 폭스콘이 미국 TV 회사인 비지오와 제휴를 맺고 휴대폰 부문에 적용한 브랜드다. 이날 폭스콘이 공개한 휴대폰은 모두 안드로이드 젤리빈 운영체제(OS)를 채택하고 있으며 액정 크기는 4.7~6.1인치로 다양했다. 가격은 1500~3000위안으로 대부분 중저가 모델이다. 회사 측은 “폭스콘 항저우공장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콘은 올해 초부터 독자적으로 휴대폰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실제 생산된 제품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폭스콘이 발 빠르게 홀로서기에 나선 것은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인 애플의 휴대폰 판매가 저조한 데다 관계마저도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대만 위탁가공업체인 페가트론에 아이폰4S와 아이패드 미니의 제조를 일부 위탁했다. 또 애플의 야심작인 아이폰5의 판매도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이에 따라 폭스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7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나 폭락했다. 폭스콘이 올해 중국 공장의 고용을 동결한 것도 이처럼 경영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폭스콘이 애플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며 “대형 디지털TV 등 자체 설계한 제품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지난해부터 인포커스 브랜드로 스마트TV를 생산, 판매해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인포커스 브랜드로 만든 70인치 스마트TV 등을 선보였다. 쉬 부장은 “주로 60인치 이상의 TV를 경쟁업체보다 저가에 판매할 수 있도록 패널공급업체인 샤프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은 글로벌 휴대폰업체들의 제품을 오랫동안 생산해왔기 때문에 기술적인 노하우가 만만치 않다”며 “대량 생산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 단기간에 휴대폰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저우=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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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정부예산 들여 1조 해외공사 수주 '눈앞'

현대엠코, 6월 계약 유력…개도국 항만개발 민관 협력사업 첫 성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가 중앙아시아 국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0억달러 규모(약 1조1000억원)에 이르는 항만·조선소 개발 사업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엠코가 수주하면 정부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민·관 ‘해외 항만개발 협력사업’의 첫 성공사례가 된다.

해외 항만개발 협력사업은 정부가 2009년부터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투르크메니스탄 가나 온두라스 등 11개국에 한국의 항만 개발 경험을 전수하고, 국내 건설·물류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는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하고 있다.

19일 해양수산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코는 경합 업체인 터키의 갭인사트를 제치고 투르크메니스탄 항만·조선소 개발 사업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현지 제1 항구도시인 투르크멘바시의 항만에 국제여객터미널과 컨테이너터미널, 다목적 부두, 조선소 등의 기반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는 10억달러에 이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대엠코의 항만·조선소 건설 기술이 입찰 경쟁사보다 앞서 있고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 간 협력관계를 고려하면 수주가 유력하다”며 “다음달 중으로 낙찰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엠코는 2011년과 올해 초 각각 1억3000만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투르크멘바시 항만 인근 수리조선소와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사업자 선정에 앞서 노게르길리 아타귈리예프 투르크메니스탄 부총리가 다음달 초 한국을 방문하는 점도 수주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그의 방한을 사실상 공사 수주 의미로 보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가스 매장량이 세계 4위인 자원부국이다. 최근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새 항만이 필요했지만 항만 건설을 위한 자본과 경험이 부족해 개발 프로젝트가 늦어지고 있었다. 해수부(당시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투르크멘바시 항만 개발사업 수주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우선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2008년 투르크메니스탄 현대화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양국 간 협력을 공식화했다. 2008년과 2009년 현지 공무원들을 한국에 초청해 항만 물류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인적 교류도 활발히 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투르크멘바시 항만 개발 타당성 조사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정부가 해외 항만개발 협력사업(전체 예산 25억원)을 진행하면서 투르크메니스탄에 투입한 예산은 14억7000만원. 나머지는 현지 공무원의 한국 초청 연수 등 한국의 선진 항만 기술을 전수해주는 측면이 강하다. 이처럼 적은 예산을 들여 약 1조1000억원짜리 항만 공사를 수주한다면 예산 투입 대비 700배 이상의 효과가 난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김윤수 해수부 항만투자협력과장은 “현대엠코가 수주할 경우 정부가 신흥국에 선진 항만 기술을 전수해주고 국내 기업이 개발권을 따내는 새로운 형식의 첫 민·관 합동 해외 진출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메룬 가나 온두라스 등 9개 국가에서도 항만 개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앞으로 관련 수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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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 '탈세·돈세탁 포착' 53% 급증…검은 돈 자산가들 '벌벌'

작년 기관 통보 2만건 육박

'간이분석시스템' 위력 발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칼 끝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국세청과 검찰 경찰 등 법 집행기관에 넘긴 ‘의심스러운 금융거래(STR)’가 50% 이상 증가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FIU의 ‘탈세 적발’ 능력은 더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FIU에 따르면 지난해 FIU가 분석해 국세청 등 법 집행기관에 ‘금융거래 내역이 수상하니 자세히 조사해 달라’고 넘긴 의심거래정보 건수는 1만8106건에 달했다. 2011년(1만1843건)에 비해 53%가량 증가했다.

FIU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보기에 탈세 횡령 마약 등 범죄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이 가는 금융거래 내역을 넘겨받아 국세청이나 수사기관 등 관련 법 집행기관에 넘기는 역할을 한다. 금융회사와 직원들은 비밀 보장을 요구하는 등 수상한 거래는 FIU에 보고해야 한다.

FIU에 들어오는 의심거래 정보는 2002년 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2년 275건에 불과했지만 2010년 23만6068건, 2011년에는 32만9463건으로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경기 침체로 금융거래 규모가 줄어 29만241건으로 12% 감소했다.

이명순 FIU 기획행정실장은 “작년 FIU가 입수한 정보의 총량은 줄었지만 ‘간이분석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분석 능력이 좋아져 법 집행기관에 넘긴 의심거래 건수는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간이분석시스템은 탈세나 보이스피싱 도박 등에서 자주 나타나는 자금세탁 패턴을 입력해 뒀다가 그에 맞는 거래가 발견되면 즉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직원 1인당 처리하는 의심거래정보가 60%가량 늘었다는 게 FIU의 설명이다.

FIU의 역할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세운 박근혜정부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국세청이 탈세가 의심스러운 사람의 현금거래 내역을 요구하면 FIU가 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금융거래보고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상정돼 있다. 이르면 9월 중 시행될 전망이다. 의심거래 보고 기준도 현행 1000만원 이상에서 아예 기준이 없어질 예정이다. 금액에 관계 없이 의심스러운 금융거래는 모두 FIU에서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FIU의 역할이 강화될수록 신분 노출을 꺼리는 거액 자산가들의 금융거래는 움츠러들고 있다. 한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관계자는 “거액 자산가들은 범죄 등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거래내역이 국세청 등에 의해 관찰되는 것 자체를 본능적으로 꺼린다”며 “최근 1000만원 미만으로 현금을 인출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중에서 금이 품귀 현상을 빚거나 개인 금고가 잘 팔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상은/임원기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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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한화손보…고객정보 16만건 유출



보험사 첫 대규모 해킹, 車 사고기록 등 빠져나가

해킹당하고 은폐 급급…금감원, CEO 등 중징계


한화손해보험에서 16만건에 육박하는 대규모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보험사에서 대규모 고객 정보가 유출되기는 처음이다. 국민은행과 삼성카드 현대캐피탈 등에 이어 보험사까지 고객정보 유출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정보기술(IT)·보안 실태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한화손보는 고객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데다 금융감독원에 늑장 보고해 기관주의와 최고경영자(CEO) 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늑장 대응에 숨기기까지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고객정보를 유출하고 사고보고 의무를 위반한 한화손보에 지난 10일자로 기관주의 조치를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박석희 한화손보 사장에게는 주의적 경고, 최고정보책임자(CIO)에게는 감봉,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와 IT 담당 부장에게는 견책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화손보가 고객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유출 사고 뒤에도 즉시 보고하지 않아 중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5월까지 해킹으로 인해 한화손보의 15만7901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고객 수 기준으로 하면 11만9322명에 달한다. 유출된 고객정보에는 피보험자 및 운전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차량번호, 사고 일시와 장소 등이 포함됐다. 자동차 사고기록이 죄다 유출된 셈이다. 다만 질병이나 대출 정보는 빠져 나가지 않았다.

금감원은 한화손보가 이번에 해킹당한 와이어리스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WAP) 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AP 시스템은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출동 직원들이 사고 접수 데이터를 휴대폰으로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객정보 조회 기록관리도 소홀

문제는 한화손보가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알고서도 관련 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화손보는 2011년 5월13일 자신의 교통사고 접수기록이 인터넷에서 조회된다는 고객 민원을 접수했다. 한화손보는 WAP 시스템이 해킹당한 사실을 파악했지만 즉시 금감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전자금융거래법과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사가 해킹 등 중대한 사고를 당했을 때 바로 금감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한화손보는 작년 9월1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통보받은 뒤인 그달 17일에야 금감원장에게 사고 경위 보고서를 제출하면서도 유출 경위를 ‘불상(자세히 알 수 없음)’으로 보고했다. 해킹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늑장·허위 보고한 것이다.

한화손보는 고객정보 조회 기록 관리도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는 정보처리시스템 가동 기록을 1년 이상 보존해야 하지만 한화손보는 이용자 정보조회 등 관련 기록을 6개월만 보관했다.

보험사 고객정보 관리의 취약점이 노출되면서 고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보험사는 은행·카드사와 달리 고객의 질병 내역 등 민감한 정보를 모두 갖고 있어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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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리포트] '월가 제왕' 다이먼 권력 지킬까… JP모건 21일 주총 관심



작년 이어 올해도 회장직·CEO 분리안건 상정

다이먼 "권한 제한하면 회사 그만둘것" 압박 속

통과되면 월가 권력구조 개편 신호탄 될 듯

오는 21일 미국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주주총회가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번 주총에서는 월가를 대표하는 제이미 다이먼(사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권한을 제한하는 회장과 CEO의 분리 안건이 상정된다. 만약 통과된다면 월가 최고 권력자중 한 사람인 제이미 다이먼의 거취와 JP모건의 지배구조 변화를 넘어서, 월가의 권력구조 개편을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회사의 경영을 감독하고,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는 회장과 CEO를 분리해야 한다는 안건은 지난해 주총에서도 제기돼 40%의 지지를 확보한 바 있다. 지난해 '런던고래'로 불리던 브루노 익실의 파생상품 투자실패로 6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다이먼 회장의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주주들의 비판이 커지면서 올해도 같은 안건이 상정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자체 공무원들의 연금을 관리하는 아메리칸 페더레이션 오브 스테이트의 리사 린슬리 이사는 "JP모건의 경우 특별히 상임회장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며 "두 가지 일(회장직과 CEO)을 한 사람이 동시에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금은 7만8,000주의 JP모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는 ISS는 이달 초"JP모건 경영진이 이번 주총에서 제시한 이사 후보 가운데 3명을 거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회장과 CEO를 분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JP모건 이사회는 현재 리 레이몬드 전 엑손모빌 CEO, 엘런 퓨터 뉴욕 자연사박물관 관장 등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로이터는 최근 다이먼 회장이 이사들의 선임에도 깊숙이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신규 이사 선임을 담당하는 이사회 내 지배구조 위원회는 그 동안 경영진의 추천에 의존해왔다. 다른 은행들이 외부 헤드헌팅 업체들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다이먼이 뽑은 이사들이 그의 의사에 제동을 걸기 어렵기 때문에 이사회가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셈이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은행들이 이미 두 직위를 분리하고 있다는 점도 주주들의 요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분리 요구에 맞서 권력을 방어하려는 다이먼 회장 측은 안건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주주들에 대한 물밑공략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몬드, 윌리엄 웰던 이사 등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접촉해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다이먼 회장이 골드만삭스를 이끌고 있는 로이드 블랭크페인과 수 차례 만나 이 문제를 상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랭크페인 역시 두 직위를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지난 3월 '독립적인 선임이사(lead director)'를 이사회에 포함시키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해 주주들의 직위분리 요구를 무마한 바 있다.

지난 6일 투자자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다이먼 회장은 과반수 이상의 주주들이 회장ㆍCEO 분리안에 찬성표를 던질 경우 안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마도 안 좋은 점 한가지는 내가 JP모건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권한이 제한된다면 JP모건과 결별하겠다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JP모건은 최근 회사규정을 바꿔 현재 진행중인 주주들의 중간 투표현황 공개를 중단했다. 최종 투표결과는 주총현장에서 공개된다. 이를 두고 분리안건을 지지해온 주주들은 경기 중간에 홈팀에게 유리하도록 경기규칙을 바꾸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안건이 주총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다이먼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는 여전히 큰 편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만 하더라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제이미를 100% 지지한다"며 "그 보다 나은 회장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설사 분리안건이 주주들의 과반수 찬성을 얻더라도 실행에 옮겨질 지는 알 수 없다. 회장의 선임은 이사회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건이 통과된다면 월가를 대표하는 다이먼 회장의 권위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또 주주들의 요구를 마냥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라도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월가의 최고 권력자 중 한 사람인 다이먼 회장의 권력이 저물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월가 리포트] 번듯한 외모·화려한 화술 앞세워 승승장구… 타임지 '영향력 있는 100인'에 4차례 선정


■ 제이미 다이먼은

'월가의 왕', '월가의 대통령'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영자다.

그리스계 이민자의 후손으로 1956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타프츠 대학을 나와 하바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골드만삭스에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의 직장 상사였던 샌디 웨일 전 씨티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설득에 이끌려 1982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웨일의 비서로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다이먼의 번듯한 외모와 화려한 화술은 웨일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998년 웨일은 자신이 이끌던 트레블러스와 씨티코프의 합병을 이뤄낸 뒤 CEO로 승승장구 하면서 다이먼를 후계자로 꼽았지만, 웨일과의 갈등 속에 다이먼은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그의 공백은 길지 않았다. 2000년 뱅크원 CEO로 복귀한 뒤 2004년에는 JP모건과의 합병을 단행했다. 2005년에는 JP모건의 CEO 자리에 올랐고, 이듬해 회장직까지 겸직하게 된다. 피인수 은행의 경영자가 통합은행의 최고경영자에 오른 드문 사례다.

다이먼은 JP모건의 경영을 맡은 지 3년 만에 터진 금융위기를 탄탄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잘 이겨냈고, 베어스턴스, 워싱턴뮤추얼 등 몰락하던 금융사를 인수해 오히려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월가에서 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지난 2006년 회장 겸 CEO에 취임한 이후 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4차례 선정됐었던 점이 이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금융위기의 주범인 월가의 탐욕을 제어하려는 '볼커 룰' 등 각종 조치에 월가의 목소리를 대변해 강단 있게 맞선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60억달러의 파생상품 손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화려한 경력에 흠집이 갔다.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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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개발 일본인 "한국에도 공간 PD를…"


시화호 개발하는 '공간 프로듀서' 야마모토씨 (도쿄=연합뉴스) 경기도 안산 시화호에 국내 최대 규모(6만여㎡)의 인공 섬을 만들어 문화관광 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반달섬 프로젝트' 개발자 야마모토 고테쓰(54) 코드그룹 대표는 16일 한국에도 개발의 목표와 개념을 설정하고, 공사 관계자의 이해 갈등을 조정하고,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공간 프로듀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자신이 디자인한 도쿄 레스토랑에서 취재에 응한 야마모토 대표. 2013.5.19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chungwon@yna.co.kr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영화를 만들 때 감독과 배우 말고도 영화 프로듀서(제작자)가 있어야 하듯이 도시를 개발하고, 상업시설을 지을 때에는 '공간 프로듀서'가 필요합니다"

경기도 안산 시화호에 국내 최대 규모(6만여㎡)의 인공 섬을 만들어 문화관광 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반달섬 프로젝트' 개발자 야마모토 고테쓰(54) 코드그룹 대표는 일본에서 '공간 프로듀서(PD)'로 불린다.

공간 PD라는 건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일까. 야마모토 대표는 16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개발의 목표와 개념을 설정하고, 건설 관계자의 갈등을 조정하고, 투자 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영화 프로듀서와 비슷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야마모토 대표의 전직은 건축 잡지 편집장. 10년간 해외의 유명 건축가, 패션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을 취재한 그는 1986년 이 인맥을 활용해 각종 가게와 문화시설 컨설턴트 업무에 손을 댔다.

도쿄 아리아케(有明)의 못쓰게 된 해변 창고를 고쳐서 'MZA 아리아케'라는 유명 공연장을 만드는 등 그가 손대는 것마다 대성공을 거뒀다. 도쿄 오다이바와 마루노우치 개발에도 관여했다. 유명세를 타면서 자신의 직업을 '공간 PD'라고 설명한 것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됐다.

1995년부터는 대만, 중국 등에서 각종 도시 개발 사업을 주도했고, 5∼6년 전부터 인천, 안산 등 한국의 도시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왜 한국일까.

"이전에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도 아직 건설회사 1곳이 개발 사업의 주도권을 쥐고 속도를 내서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더는 그런 방식이 통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용산 재개발 사업의 좌초가 상징적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방식은 뭘까. 야마모토 대표는 공간 PD가 목표와 개념을 설정하고, 개발 사업을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공간 PD는 특정 건설회사에 종속되선 안되고, 돈을 버는 걸 목표로 내세워서도 안된다.

"돈을 버는 건 결과일 뿐 개발의 목표여선 안됩니다. 더 중요한 건 사람들이 뭘 원하느냐는 마음의 문제죠"

야마모토 대표는 최종 소비자 1명을 개발의 타깃으로 정한다고 한다. 반달섬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주변 기업의 공장장이 타깃이다. 그들이 직원들을 데리고 회식을 하거나, 손님을 접대하는 장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설계도, 디자인도, 공사도 직접 맡지 않는 공간 PD가 대규모 개발 공사를 주도할 수 있는 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 수십개 회사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축적한 국제적인 인맥과 실적이 그의 힘인 셈이다.

야마모토 대표가 시화호 반달섬에 만들어내려는 작품은 '아시아인이 모이는 공간'이다. 국제 도시 안산의 랜드마크를 만들고 싶다는 김철민 시장의 의도와 맞아떨어졌다.

"과거 일본에도 사실은 온갖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런 경험이 저같은 공간 PD를 만들어낸 것이죠"

"한국은 과거 고도 성장기와 같은 기세가 아니라 점점 문화적 성숙성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반달섬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 전환의 모범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그가 한국 에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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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1년> ①혈세 먹는 애물단지 전락 우려


경인아라뱃길 1년…물동량·관광객 유치 '적신호' (인천=연합뉴스) 경인아라뱃길 운영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 경인항의 물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와 합동으로 화물유치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오는 25일 개통 1주년을 맞는 경인아라뱃길은 물동량·관광객 유치에 초라한 성적을 거두면서 혈세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헬기에서 바라본 경인아라뱃길의 모습. 2013.5.19 << 한국사진기자협회 인천지부 >> tomatoyoon@yna.co.kr

물동량, 예상치의 10%에도 못 미쳐…물류 기능 미미

관광·레저 성적표도 초라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경인아라뱃길이 오는 25일 개통 1주년을 맞는다.

아라뱃길은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에서 인천시 서구 경서동까지 18km 길이의 수로로 한강과 서해를 연결한 최초의 뱃길이다.

아라뱃길 사업은 수도권에서 한계에 이른 육상운송수단을 보완하고 관광과 레저가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물류 기능을 선보인다는 목표 아래 추진됐다.

그러나 개통 1년이 지났어도 물동량이나 관광객 규모는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설물 관리비도 매년 75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 사업비 2조2천500억원이 투입된 아라뱃길이 혈세를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텅 빈 야적장…물동량, 예상치보다 턱없이 저조

아라뱃길에 있는 경인항이 개장 이후 1년간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만6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외부연구결과를 토대로 경인항의 첫해 컨테이너 물동량을 29만4천TEU로 예측했던 것과 비교하면 8.9%에 불과한 실적이다.

일반화물도 예상치의 15%에 불과한 13만2천t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경인항의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은 각각 9개 선석(배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단위)을 갖추고 있지만 화물선이 없어 부두가 텅 비는 사례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경인항의 정기노선은 중국 칭다오·톈진을 주 1회 오가는 컨테이너선 항로 1개가 유일하다.

정부는 경인항을 찾는 선박의 입출항료와 정박료를 전액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화주들은 여전히 경인항을 외면하고 있다.

항만시설 조성 사업비로만 1조5천억원이 사용된 경인항이 물류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라뱃길 인근에 화물이 나올만한 생산기지가 없고 수로 폭도 80m에 불과해 대형선박의 운항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주변에 인천항 내항·북항·남항이 있기 때문에 굳이 2∼3시간을 추가로 허비하면서까지 아라뱃길을 통과해 경인항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확산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신생 항만의 경우 물류 기능 수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에는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라며 단기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 관광·레저 명소 자리매김 요원…수질오염 논란도

아라뱃길을 찾는 관광객 수도 여전히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아라뱃길 유람선 승객은 33만명이다. 당초 예상치 59만9천명의 절반 수준이다.

손님이 없어 여객선 운항이 예고 없이 중단되기도 하고 김포터미널의 2층 화장실은 자재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유람선 이용객들은 편도요금이 1만6천원으로 비싼 편인데도 18km 길이의 아라뱃길을 지나는 동안 볼거리가 다양하지 않고 단조롭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정부는 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요트와 보트를 소유하고 있는 수도권 내 수상레저 동호인들이 뱃길을 따라 대거 수상레저를 즐길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 역시 예상과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아라뱃길의 악취와 수질오염 개선 없이는 관광 활성화도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라뱃길에서는 수영이 금지돼 있지만 지난해 8월부터 김포터미널 한강갑문∼아라대교(1.4㎞) 구간에서 요트·모터보트·카누 등 수상레저활동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지난 1월 아라뱃길에서는 100㎖당 2만750마리의 총대장균군이 검출됐다. 하천에서 물놀이할 수 있는 수질인 2급수 기준(100㎖당 1천마리 이하)을 초과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수도권매립지에서 아라뱃길로 배출되는 침출수가 수질오염과 악취의 근본 원인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서구 백석동 쓰레기매립장에서 파이프로 연결돼 있는 아라뱃길까지 법적 기준치 이내인 4천200여t의 침출수를 정화시켜 방류하고 있다.

수공은 아라뱃길 수질이 한강 하류 행주지점 수질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친수시설의 역할 수행이 가능하도록 대부분 항목에서 관리목표 기준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nyon@yna.co.kr

<아라뱃길 1년> ②텅빈 뱃길, 활성화 대책은


경인아라뱃길 1년…물동량·관광객 유치 '적신호' (인천=연합뉴스) 경인아라뱃길 운영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 경인항의 물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와 합동으로 화물유치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오는 25일 개통 1주년을 맞는 경인아라뱃길은 물동량·관광객 유치에 초라한 성적을 거두면서 혈세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헬기에서 바라본 경인아라뱃길의 모습. 2013.5.19 << 한국사진기자협회 인천지부 >> tomatoyoon@yna.co.kr

화물선 항로신설, 유람선 노선 다양화 등 각종 대책 추진

민관 합동으로 협의체 구성, 아라뱃길 공동관리도 대안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경인아라뱃길은 운영 첫해 물동량과 관광객 유치면에서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초기 시행착오를 딛고 아라뱃길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방안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아라뱃길 운영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우선 아라뱃길 경인항의 물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와 합동으로 화물유치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공사는 상반기에 중국 다롄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경인항과 다롄을 잇는 화물선 신규 항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 하반기에는 중국 톈진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9월에는 경인항활성화 산학연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선사와 화주를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역시 강화된다. 연안해운 수송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전환교통보조금 지급을 확대하고 예도선료 요율 감면으로 항만 이용료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육상운송이 어려운 초중량화물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또한 강화된다. 557t 무게의 열병합발전설비가 아라뱃길을 통해 운송되는 등 현재까지 포천·양주 등지의 발전설비가 29차례 운송됐다.

공사는 2017년까지 발전설비, 교량상판 등 초중량화물을 60차례 이상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라뱃길에서 관광·레저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다양하게 추진된다.

아라뱃길 내 중간선착장에서 유람선의 접안이 가능하도록 승선·하선 시설을 구축하고 유람선 노선을 다양화해 이용객의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테마 꽃길·조각공원 등 볼거리를 늘리고 매점·카페 등 편의시설도 확충된다. 국립생물자원관·수도권매립지 화훼단지 등 인근 관광명소와 연계한 관광프로그램도 개발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아라뱃길 자전거길을 더욱 많은 방문객이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 대여서비스는 더욱 다양해진다.

선금 1만2천원을 내면 아라뱃길 계양남단에서 빌린 자전거를 한강 여의도 원효대여소에서 반납할 수 있고 반대로도 가능하다.

계양남나루, 시천남나루 등 자전거 대여소 5곳에서는 3천원(2인용은 6천원)만 내면 자전거를 1시간 빌릴 수 있다.

이밖에 아라문화축제, 정서진 해넘이축제, 인천시 해양축전 등 지역행사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아라뱃길을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수질관리 부문에서는 수도권매립지 침출처리수 유입을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체제를 강화한다.

대지·도로·논밭·임야 중의 오염물질을 뜻하는 '비점오염원'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비점오염 처리시설 74곳을 가동하고 뱃길 내 산소 공급을 위한 수중 폭기시설도 총 8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라뱃길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자원공사 혼자가 아닌,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가 아라뱃길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라뱃길은 서울·경기·인천에 걸쳐 조성됐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시·도의회,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학계,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 모든 이해 관계자를 망라한 협의체 발족을 고려해볼 만하다.

협의체가 학교·단체 간 수상스포츠 교류, 지역공동축제 등 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한 연계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한다면 아라뱃길은 물류·관광 등 기존 기능과 더불어 지역 커뮤니티 상생협력의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아라뱃길이 건설 과정에서 많은 반대에 부딪혔던 것은 사회적 합의에 앞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정부 주도 아래 일방적으로 추진돼 왔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 이해 관계자들을 모두 포함한 협의체가 선택과 집중 전략 아래 아라뱃길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조2천억원을 들여 만든 아라뱃길을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다시 메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inyon@yna.co.kr
 

경인 아라뱃길 완전 개통 1주년 됐지만..

화물 노선은 3개뿐..'돈먹는 뱃길'?

경인아라뱃길
경인아라뱃길이 오는 25일 전면 개통 1주년을 맞지만 물류와 레저관광 활성화 등 경제적 효과가 당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미미하다는 평가다.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김포터미널 물류시설용지가 대부분 비어 있고 화물을 선적하기 위한 대형 크레인도 멈춰 서 있다.

오는 25일 개통 1주년을 맞는 경인아라뱃길이 당초 기대됐던 물류와 레저.관광 활성화, 주변지역 발전 촉진 등 경제적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 채권을 발행해 2조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한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투자비 회수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뱃길은 K-water가 총사업비 2조2400여억원을 투입, 홍수피해 방지와 물류, 레저·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서해와 한강 하류를 18㎞의 수로로 연결한 것으로, 2011년 11월 부분개통을 거쳐 지난해 5월 전면개통됐다.

■ 물류, 레저·관광 활성화?

5일 K-water에 따르면 아라뱃길 경인항의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 등 2개 터미널을 통한 화물선 정기노선은 주 1회의 중국 2개(경인항 인천터미널~칭다오, 경인항 인천터미널~톈진)노선, 경인항 인천터미널~부산 1개 등 3개 노선 3척뿐이다. 때문에 지난 2011년 11월 부분 개통 때부터 올 3월 말까지 17개월 동안 아라뱃길의 화물운송량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측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48만6000t이다.

아라뱃길 물류 시설용지 활용도 저조하다. 아라뱃길 김포·인천 터미널의 물류 시설용지 전체 분양률은 65.1%. 아라뱃길 경인항 인천터미널의 경우 총 58개 회사가 물류 시설용지를 분양받았지만 현재 13개 회사만 이용하고 있고 김포항도 46개 회사 중 물류단지를 이용하는 회사는 11개다. 3척의 정기 여객선만 운항 중인 아라뱃길의 일평균 여객선 이용인원도 전면개통 전 하루 600여명에서 전면개통 후 537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때문에 아라뱃길이 자전거길로만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18㎞나 되는 폭 80m, 수심 6.3m의 아라뱃길 수로를 통해 화물선을 운송한다는 계획 자체가 무리였다고 지적했다.

임석민 한신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물류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아라뱃길이 서울시의 쓰레기를 운반하는 단순 수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면서 "막대한 돈을 들여놓은 아라뱃길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정부 "지적된 문제 해결 노력"

사업 시행자인 K-water 측은 아라뱃길이 사회기반시설로 물류기능 안정화까지는 일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면 개통 1년이라는 단기간 운영실적으로 사업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KDI의 화물 등 수요예측도 수요예측 시점과 현재 시점과 비교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water 측은 2조원이 넘는 아라뱃길 사업비 회수율은 밝히지 않았다. K-water 측은 "앞으로 40년간 운영될 아라뱃길 개통 갓 1년이 넘은 시점에서 투자비 회수율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한편 국토부는 아라뱃길의 경제효과 미미 등과 관련, 당초 예측됐던 사업목적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K-water와 인천, 김포시 등 각 지자체 이견을 조정하고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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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치동의 ‘MB 사무실’ 가 보니


MB 사무실은 강남구 대치동 삼성역 인근의 슈페리어타워에 입주해 있다. |백철 기자

·비서진 “재임 중 주요성과 정리하고 특강 계획”… 일각에선 “‘이명박 재단’ 설립 준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이 문을 열었다. 위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삼성역 인근이다. 이 전 대통령이 사무실을 낼 것이라는 이야기는 몇달 전부터 돌았다. 본격적으로 문을 연 것은 5월 1일이다. 애초 이 전 대통령 측은 노동절인 이날 개소식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월 1000만원이 넘는 사무실 임대료가 국고에서 지원된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개소식은 취소됐다. 5월 1일 이 전 대통령이 대치동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머물다가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으로 떠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은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1분 거리, 논현동 사저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슈페리어타워 12층에 입주해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 해외 자원개발을 하는 중소기업이 이곳을 사용하다가 해당 기업이 임대료가 싼 곳으로 옮긴 뒤 이 전 대통령이 들어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서울 한남동, 양재동 쪽도 알아봤지만 마침 이곳이 조건이 맞아서 입주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역 인근 90평 사무실 국고 지원

슈페리어타워 인근에는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린 코엑스와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이 있으며, 법무법인 바른 사무소도 도보로 3분 거리 이내에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변호를 맡은 바 있다. 또한 BBK 실소유주 논란의 대상이었던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2대 주주였던 고 김재정씨(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 등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일대의 부동산업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사무실의 임대면적은 약 423㎡(128평)이며, 전용면적은 약 298㎡(90평)이다. 부동산업자들은 이곳의 월세가 1250만~1300만원 선이며, 관리비가 추가로 월 250만원가량 들어간다고 전했다. ‘MB 사무실’ 임대비용이 국고에서 지원되는 근거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제6조다. 또한 같은 법률에 따라 국가는 이 전 대통령에게 3명의 비서관과 운전기사 한 명의 봉급을 지원한다. 대치동 MB 사무실에는 이 전 대통령을 몇년 전부터 보좌해온 임재현·이진영 비서관이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B 사무실 내부를 살펴봤다. 정문을 지나면 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긴 갈색 탁자가 세로로 놓여 있는 거실이 나온다. 오른편 창가에는 2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작은 탁자와 의자가 있고, 거실 왼쪽과 뒤쪽 벽에는 높이 2m, 너비 3m 정도의 책장이 각각 하나씩 놓여져 있다. 거실 왼편에는 보좌진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이 있고, 거실 뒤편으로는 이 전 대통령의 집무실로 추정되는 공간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이전부터 자신이 사용할 사무실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올해 2월 초다. MB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2월 6일 동아일보는 이 전 대통령이 이 사무실에서 “녹색성장,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등 임기 중 주요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국내외 특강 등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월 21일 KBS에 출연해 MB 사무실을 언급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 녹색성장 등의 분야에서 국제적인 기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계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청계재단과는 별도로 ‘이명박 재단’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 MB 사무실의 정확한 성격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MB 사무실 앞에서 기자와 만난 한 익명의 관계자는 “재단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지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임재현 비서관도 “이제 사무실을 연 지 2주밖에 되지 않았고, 법에 따라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무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MB 사무실을 몇 차례 방문한 바 있는 이달곤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연세도 있고, 오랫동안 고생하셨다. 활동 차원에서 사무실을 열었다기보다는 좀 휴식이 필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임재현 비서관은 “나중에 대통령 시절 경험을 정리해 책으로 쓰실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책을 읽으신다”고 말했다. 또한 임 비서관은 MB 사무실의 현재 주용도는 손님 응대라며 “외부 손님들이 오실 때가 많은데 매번 사저에서 맞을 수도 없고 이런 사무실이 있으면 손님들 맞이하는 데도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이달곤 하금열 등 측근 방문

아무런 현판이 붙어 있지 않은 MB 사무실 입구 모습. |백철 기자

최근 이 전 대통령을 만난 손님들은 누굴까? 임 비서관은 “대통령 재임 시절 참모들이나 장관들이 주로 오셨고, 외국에서 온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관·이달곤 전 수석을 비롯해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이 MB 사무실을 종종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도 MB 사무실을 방문했다. 김 의원은 친이계 재선의원으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책기획부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튿날인 2월 26일 김 의원은 다른 친이계 의원들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잠시 들렀다 온 것이고 (이 전 대통령과) 자리가 멀어 제대로 들은 얘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만찬에는 김영우 의원과 김재경·이군현·이병석·정의화·권성동·이재오·주호영·정병국 의원,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 만찬에 참석한 친이계 의원 본인이나 관계자들은 아직 MB 사무실에 방문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조해진 의원은 “아직 (대치동 사무실을) 못 다녀 왔는데 조만간 시간 될 때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친이계 의원은 “MB정부 시절 장·차관급 모임이 한 달에 한 번씩 열린다. 아마 거기 속해 있는 분들은 (대치동 사무실에) 다녀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모임을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최근 MB를 만난 바 없다”며 장·차관 모임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부분으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도 “아직은 방문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처럼 일반인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러 올 수도 있을까. 임재현 비서관은 “여기는 개방된 공간이고, 어떻게들 아셨는지 지금도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있다”며 “방문객이 있다고 매번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맞이할 순 없다. 잘 설명드리고 돌려보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임 비서관은 “현직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전직 대통령이 이런저런 일을 벌이는 게 온당하진 않다. 현직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는 차원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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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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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Shot] 세상에서 가장 낮고 뜨거운 곳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북부의 다나킬 평원. 해수면보다 121m 낮은 곳에 위치한 이곳의 기온은 한여름엔 최대 섭씨 63도까지 치솟는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고, 뜨거운, 따라서 가장 잔혹한 곳으로 불리는 이유다. 다나킬 평원이 숨겨둔 보석은 서울시 면적보다 넓은 소금밭이다. 700만년 전 지각변동으로 땅이 꺼진 후 뜨거운 열기로 인해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염분이 10cm 넘게 쌓였다.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아파르족에게 이 다나킬 평원의 소금은 소중한 생명줄이다.

아파르족은 지난 수백 년 동안 낙타 떼를 이끌고 평원의 소금을 채취해 왔다. 캐낸 소금은 넓적한 판 모양으로 다듬어 낙타 등에 싣는다. 소금을 가득 실은 낙타 떼는 이틀을 꼬박 걸어 베라힐레로 향한다. 쉽게 오갈 수 없는 길이라 한번 가면 최대한 많은 소금을 채취해야 한다. 소금은 베라힐레에서 에티오피아 전역으로 팔려나간다. [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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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으로 적국에 들어가면 그게 바로 침략"

무라야마 전 총리 아베발언 비판…"고노담화 수정은 어리석은 일"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 1995년 식민지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89) 전 일본 총리는 "무력으로 적국에 들어가면 그게 침략"이라고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침략정의 발언'을 비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침략에 절대적인 정의는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이해안되는 이상한 이야기다, 무력으로 적국에 들어가면 그게 바로 침략이지 그 이외의 다른 표현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 계승 여부를 놓고 말을 바꾸고 있는 것과 관련, "아베 총리의 발언 의도를 잘 모르겠다"면서 "만약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는 입장에 선다면 중국,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와 미국으로부터 비판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군대가 강제적으로 납치해 끌고갔다는 사실이나 기록은 없을지 모르지만 군이 관여해 위안소를 설치하고 군이 관리했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지금 와서 고노담화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국내에서 다시 문제를 삼아 국제적인 비판을 사는 어리석은 일은 그만두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아베 총리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데 대해서는 "(군) 작전상의 여러 필요에 의해 위안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드러난 이상 군이 한 것은 틀림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4년 6월 자민, 사회(현 사민당 전신), 사키가케의 3당이 연립정권을 꾸리면서 사회당 위원장으로는 처음으로 총리에 취임, 자민당 등의 반대속에 무라야마 담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상과 관련한 `아시아여성평화기금' 설치 등을 추진했다.

그는 무라야마담화 발표 배경에 대해 "일본정부로서 (과거 전쟁과 역사인식에 대한) 방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고 또하나는 총리 취임후 아세안, 한국, 중국 방문을 통해 역사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아베 정권이 헌법개정 발의요건을 정한 96조 개정을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개헌의) 내용도 모른 채 96조만 바꾸는 것은 개헌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일 뿐 완전히 기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y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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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강남스타일'의 비정상적 인기가 날 망쳐놔"


전 '젠틀맨' (AP=연합뉴스) 가수 싸이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키아극장의 폭스TV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결승전에 축하 공연차 도착, 손을 흔들고 있다. 4주전 빌보드 메인차트 `핫 100'에서 12위에 올랐던 그의 '젠틀맨'은 이날 현재 39위로 3주 연속 하락했다. bulls@yna.co.kr

빌보드 인터뷰.."사실 인터넷 미디어에 익숙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가수 싸이(36)는 지난해 '강남스타일' 열풍을 가리켜 '비정상적(abnormal)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오히려 팬과 안티가 공존하는 신곡 '젠틀맨'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싸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 온라인판과의 인터뷰에서 "'젠틀맨'은 유튜브에서 호감과 비호감을 동시에 얻었다"며 "두 가지 측면은 공존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난해 '강남스타일'을 싫어하는 이들을 찾기 어려웠다"며 "이것이야말로 비정상적 상황이었다. 나에 대한 호감과 팬들이 날 망쳐놨다(spoiled)"고 토로했다.

문화 상품의 특성상 이에 대한 호·불호가 공존해야 정상이지만, '강남스타일' 열풍은 지난해 이상하리만큼 칭찬과 호감 일색이었다는 것. 이러한 상황들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 자신을 망쳐놨다는 겸손한 고백이다.

싸이는 "언제부턴가 이러한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적인 것으로 치부하게 됐다"며 "'젠틀맨'을 발표했을 때도 셋째 날까지 모든 사람들이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넷째 날이 돼서야 싫어하는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며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갔고, 나는 이러한 상황이 아주 좋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올해 영향을 받은 인터넷 영상으로 DJ 바우어의 '할렘 셰이크'(Harlem Shake)를 들었다. 이 곡은 인터넷에 패러디 영상이 잇따라 올려오면서 전 세계를 강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까지 올랐다. 유튜브로 입소문을 탄 과정이 '강남스타일'과 유사하다.

싸이는 "'할렘 셰이크'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그 당시 신곡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무언가를 준비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다운됐다, 꽉 막혔다'고 느낀다. 모든 이가 '할렘 셰이크' 춤을 췄고, 언론들은 '굿바이 강남스타일, 헬로 할렘 셰이크'를 외쳐댔다"고 덧붙였다.

또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인터넷 미디어에 익숙지 못하다"며 "'강남스타일'이 우연히 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 등에서 대박을 치면서, (SNS를) 열심히 배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음악 인생 최고의 순간'을 묻는 말에는 지난해 11월 래퍼 MC 해머와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를 들으며 "(내 무대로) 행사를 마무리했다는 게 큰 이유"라며 "또 다른 이유는 해머"라고 설명했다.

싸이는 1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에서 열리는 '2013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시상자로 참석한다. 그는 이 시상식에서 '톱 뉴 아티스트' 등 6개 부문 후보에도 올라가 있다.

tsl@yna.co.kr

싸이 "'젠틀맨', 호감-비호감 공존..지금이 좋아"


[OSEN=임영진 기자] 가수 싸이가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대해 호감과 비호감이 공존하는 지금이 좋다고 밝혔다.

싸이는 지난 17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미국 빌보드 온라인판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를 통해 "유튜브에 게재된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고르게 많다. 나는 진심으로 지금 이 상황이 좋다"고 전했다.

그는 "'강남스타일'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뮤직비디오, 음악, 춤까지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 비정상적이다(That was abnormal). 하지만 어느 순간 비정상적인 상황이 (나에게) 정상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싸이는 "'젠틀맨'을 발표하고 3일 째까지는 모두가 뮤직비디오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4일째부터 싫어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정상적인 순간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싸이는 19일 오후 8시부터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2013 빌보드뮤직어워드에 참석한다.

plokm02@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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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이경규 "풍자와 희화화, 차이는 '진정성'"

[오마이뉴스 이언혁,이정민 기자]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제작자 이경규 대표. 국민 MC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가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계기는 SBS <힐링캠프>가 아닌 영화 <전국노래자랑>이었다. 1981년 데뷔해 여전히 연말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의 단골손님인 그는 1992년 <복수혈전>을 시작으로 <복면달호>(2007), <전국노래자랑>까지 꾸준히 영화를 만들었다. 대체 영화의 어떤 점이 그를 끊임없이 도전하게 하는 것일까.

"영화관에 들어가면 2시간 동안 영화를 본다. 영화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는데, 이를 담아내기 위해서 하는 작업이 참 재밌다. 우리가 하는 오락 프로그램은 매주 같은 공간에서 정해진 대로 가는데, 영화로는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재밌다. 만약 내가 그림을 잘 그렸다면 소통의 도구가 그림이었을 거다."
극 중 가수를 꿈꾸는 박봉남(김인권 분)에게는 이경규 대표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봉남이 휴대전화를 판매하다 세계적인 가수가 된 폴 포츠를 들먹이는 부분에서는 실제로 울컥했다고. 이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꿈을 가진다는 자체가 고통스럽다"면서 "꿈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고정 프로그램 녹화와 영화 홍보를 병행하느라 체력이 떨어졌다는 이경규 대표는 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영화를 안 했으면 낚시갔을 건데"라고 웃었다.

"<복면달호> 때는 배우들에게 다 맡기고 아예 안 나왔다. 이번에는 <아이언맨3>라는 철 덩어리가 날아오기에 '온몸으로 막아야겠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사실 이걸(영화) 해야 하나 끊임없이 고민한다. 많은 평가를 받아야 하거든. 칭찬도 있지만 연예인의 특성상 갖고 놀아야 재밌으니까 저평가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매일 똑같은 행위를 반복할 때, 어느 순간 달인의 경지에 올라가는 거다"
<전국노래자랑>의 기획 단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인물이 있었다. 건달 두목, 스님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규 대표는 그 중 성악을 공부하다 출가한 스님 캐릭터가 제일 아까웠다고 회상했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도 노래하는데, 산 사람을 위해서 노래하는 것이 더 즐겁지 않을까'라는 대사가 와 닿았다"고 밝힌 이 대표는 "혹시라도 스님의 존재가 희화화될까 봐 이 인물을 빼고, 가족 중심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풍자는 괜찮은데 희화화는 안 된다. 물론 이 두 가지는 한끝 차이다. 진정성이 있고 없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느낄 수도 있지만, 결국 <전국노래자랑>도 영웅의 이야기다. 컴퓨터 그래픽에 매달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영웅담이 아니라, 우리 곁에 존재할 것 같은 인간이 보여주는 영웅담이다. 미국만 꼭 인류를 구하나? 우리의 박봉남도 그렇다.(웃음)"
이경규 대표는 <전국노래자랑> 개봉을 앞두고 "300만 관객이 넘으면 저예산 영화나 독립 영화를 찍으며 감독의 꿈을 키우는 친구들에게 1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공약이 실현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은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미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좋은 차 타고, 술 마시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면서 "다른 이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 받은 사랑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알게 모르게 후배들도 (환원을) 많이 하지만, 나는 성격상 대놓고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야 비주류 쪽에 있는 사람이 주류로 입성도 하게 될 거고. 그동안 영화제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창피하기도 하고 그렇더라. 하지만 올해부터는 가려고 한다. 레드카펫을 밟을 거다.(웃음) 이렇게 물러나기엔 억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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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마라톤 5000명 실격, 단 1명만 완주 ‘왜?’

영국에서 열린 한 마라톤에서 5,000여명의 참가자들이 단체로 실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모두 경로를 잘못 들어서는 소동이 일어난 것.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영국 북부에서 열린 한 마라톤 경기에서 2, 3위를 달리던 선수를 포함해 5,000여 명이 실격 처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영국 마라톤 5000명 실격, 영국에서 열린 한 마라톤에서 5,000여명의 참가자들이 단체로 실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진=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이들은 대회 측이 경로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주 중 엉뚱한 경로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42.195㎞에서 264m를 덜 달리게 됐다.

이로 인해 줄곧 선두를 달리고 유일하게 정확한 경로를 따라 간 마크 후드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유일한 완주자가 됐다.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운영 차질에 대해 사과하고, 그 보상으로 참가자들이 다음번 마라톤에 참가할 때 참가비의 25%를 감면해줄 것을 약속했다.

[매경닷컴 이슈팀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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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꺼져라!"... 노무현 4주기 행사서 '문전박대'

[오마이뉴스 권우성,김시연 기자]

▲ 봉변 당한 김한길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 도착하자 몇몇 참석자들이 "꺼져라!" "등에 칼 꽂은 사람이 왜 오냐. 여긴 당신 올 곳이 아니다"라고 소리치며 팔로 밀치는 등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 봉변 당한 김한길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 도착하자 몇몇 참석자들이 "꺼져라!" "등에 칼 꽂은 사람이 왜 오냐. 여긴 당신 올 곳이 아니다"라고 소리치며 팔로 밀치는 등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친노-비노의 앙금은 생각보다 깊었다. 김한길 민주통합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을 찾았지만 10분을 채 버티지 못했다.

이날 오후 4시경 서울시청 앞 사진 전시장 앞에 전병헌 원내대표와 모습을 드러낸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사진을 잠시 둘러본 뒤 추모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 대표를 발견한 시민들 사이에 술렁임이 일었고 일부 추모객은 "김한길이 왜 와?" "여기 올 데가 아닌 것 같은데"라고 수군거리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급기야 어디선가 "개XX야"하는 욕설이 튀어나왔고 김 대표는 경호원들과 취재진에 둘러싸여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얼굴을 형상화한 대형 픽셀 아트가 열리고 있는 광장 한복판에서 잠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지만 일부 추모객들이 김 대표에게 달려들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추모객은 "등에 칼을 꽂은 게 손님이냐", "김한길 꺼져라"라고 외쳤고 한 60대 시민은 "추모 온 사람을 욕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잠시 인사를 나눈 뒤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한 추모객은 김 대표 일행에게 고구마 스넥을 투척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플라자호텔 앞에서 승용차를 타고 떠나기까지 행사장에 머문 시간은 10분 정도에 불과했다.

▲ 봉변 당한 김한길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 도착하자 몇몇 참석자들이 "꺼져라!" "등에 칼 꽂은 사람이 왜 오냐. 여긴 당신 올 곳이 아니다"라고 소리치며 팔로 밀치는 등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 봉변 당한 김한길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 도착하자 몇몇 참석자들이 "꺼져라!" "등에 칼 꽂은 사람이 왜 오냐. 여긴 당신 올 곳이 아니다"라고 소리치며 팔로 밀치는 등 거칠게 항의했다. 김 대표가 승용차를 타고 서울광장을 떠나는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소리를 치며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민주당 비주류를 대표해온 김한길 대표는 지난 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노 지지를 받는 '범주류' 이용섭 의원을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열리는 4주기 추모 문화제엔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김한길 대표가 떠난 직후 현장에 도착해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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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친박계 미묘한 '파워게임' 가시화


최경환 원내대표 선출계기 친박계 분화 양상

차기 리더십 각축 시작…당직개편 신경전說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최경환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새누리당 주류세력인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 미묘한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의도를 떠나 청와대의 주인이 되면서 집권여당에 사실상 권력의 진공상태가 만들어진 가운데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기 실력자들의 움직임이 서서히 가시화하면서다.

'파워게임'은 당장 최 의원을 새 원내사령탑으로 뽑은 지난 15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시작됐다는 게 여권 안팎의 공통된 관전평이다.

특히 작금의 주류내 힘겨루기는 10월 재·보선의 공천과 선거결과, 내년 지방선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끼치면서 여권내 권력지형의 변화를 추동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선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겨우 8표 차로 신승한 것을 놓고 주류로서 친박세가 매우 엷어진 상황이 반영됐다는 말이 나온다.

유승민 의원(자료사진)

정권 초에 그것도 박심(朴心·박 대통령 의중)이 실렸다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최 원내대표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5년 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뒷받침했던 여권 축으로서의 친이(친이명박)계와 같은 강한 로열티로 연결된 박 대통령 지지세력이 형성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한다.

박 대통령과는 가깝지만 친박으로서의 계파색은 상대적으로 엷은 이주영 의원에게 원내대표 선거에서 예상 외로 많은 표가 몰린 것은 주류의 분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당 안팎에 적잖다.

이르면 지난 15일 황우여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아 단행하려 한 주요당직 개편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배경에도 친박을 포함한 세력 간 팽팽한 신경전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권여당의 인사와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당초 친박계 3선인 홍문종 의원이 청와대의 의중이 실렸다는 관측에 힘입어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다가, 또 다른 친박 핵심 B 의원과 친이계의 한 의원도 관심을 나타내며 갑자기 5명이 경합하는 상황으로 변하기도 했다.

지도부 일각에선 충청권 배려 차원에서 충청 출신 이완구 의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충남도지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지사직을 던지면서 박 대통령과 가까워졌다고 한다.

특히 친박내 힘겨루기는 지역 맹주와 차기 리더십 등을 둘러싼 경쟁 속에 전선을 넓혀갈 공산이 크다.

우선 여권에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TK(대구·경북) 지역의 맹주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대주주'가 사라져서다.

일단 3선임에도 일약 원내대표를 거머쥔 최경환 의원이 유리한 입지를 바탕으로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현재 당직은 없지만 대구출신의 3선 유승민 의원도 '다크호스'다.

김무성 의원(자료사진)

역시 새누리당의 텃밭인 PK(부산·경남)에는 김무성 의원이 4·24 재ㆍ보선을 통해 5선으로 여의도에 재입성하면서 부산을 넘어서 단숨에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떠올랐다.

'친박 좌장'으로 통했던 김 의원은 당선 후 "소외감을 느끼는 친박계, 상실감을 느끼는 비박·친이계의 역량을 결집해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며 무언가 '그랜드 디자인'을 갖고 있는 듯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의 당권 도전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10월 재·보선의 결과가 그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황 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차기 당 대표는 오는 2016년 4월에 열리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권력지형의 대대적 재편을 이끌 여권의 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부산에서는 또 다른 원조 친박인 서병수(4선) 의원, 유기준(3선) 의원이 당 지도부를 거치며 차세대 리더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내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부산시장 유력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3선 의원 출신의 친박 핵심 권영세 주중 대사 내정자도 차세대 리더그룹으로 눈여겨볼 인사다.

'정치적 중원'인 충청에서는 6선의 이인제 의원, 3선의 정우택 최고위원, 역시 3선인 이완구 의원이 지역 맹주 다툼을 벌이며 당내 한 축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박 성향의 이들 3인은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충청대표론'을 띄우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의 분화와 차기 리더십 경쟁은 비박(非朴·비박근혜)계 거물인 정몽준(7선) 이재오(5선) 의원과 당내 경제민주화모임을 이끌고 있는 원조쇄신파 남경필(5선) 의원 등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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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 꼭 하고 싶은 일은, 부모님 효도관광… 달콤한 사랑…

서울 선유도공원에 등장한 버킷리스트에는 가족들과 행복한 삶 등 서울시민들이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들로 가득 차 있다. /임진혁기자
서울시민 선유도공원 '버킷리스트'에 소망 담아

○○선배한테 고백받기·유럽 배낭여행 등 눈길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경사마당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녹색 칠판의 글들을 읽고 있었다.

'Before I die(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라는 큰 제목이 달린 폭 27m의 칠판에는 부모님 호강시켜드리기, 가슴 뛰는 사랑 해보기, 유럽 배낭여행 같은 시민들의 바람이 하얀색, 파란색 분필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이 칠판은 시민들이 각자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ㆍ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서울시와 젊은 청년들의 모임 '월플라워즈'가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1일 만들어 놓은 것. 시민들이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다짐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작 취지다.

서울시민은 버킷리스트에 어떤 소망들을 담았을까. 눈에 가장 많이 띄는 주제는 단연 가족과 사랑이었다.

'부모님 효도관광 시켜드리기', '호강시켜 드리기', '마누라 소원 들어주기', '웃음이 가득한 집'등 가정의 달 5월답게 가족과 행복한 삶을 꿈꾸는 내용들이 버킷리스트 곳곳을 채웠다. 이날 세 살배기 아이와 함께 선유도공원을 찾은 이미희(36)씨는 "애를 키우다 보니 지방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더 많이 나는데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해외로 가족 여행 가보고 싶다"며 버킷리스트에 '가족 모두와 해외여행'이라고 적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 만나기', '영화 같은 멋진 사랑', '제발 여친 생기기', '00선배한테 고백 받기' 같은 달콤한 사랑에 대한 바람도 여기 저기 등장했다. 특히 중고교생들이 백일장이나 사생대회를 위해 선유도공원을 많이 찾아서인지 누구와 사귀고 싶다거나 결혼하겠다 등 사춘기 첫사랑을 엿볼 수 있는 풋풋하고 익살스런 글귀도 많았다.

'세계 문화유산 다 보기', '유럽 배낭여행', '기차로 전국일주' 같이 죽기 전에 세상 곳곳을 둘러보고 싶은 희망도 자주 나왔고 '외국어 실력 갖추기', '서재 만들기' 같은 공부 욕심과 함께 '살빼기', '몸짱되기'처럼 다이어트에 대한 불타는 의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농사 짓기', '패러글라이딩 해보기', '번지점프' 등 모험심 가득한 목표와 '로또당첨', '건물 사기' 등 큰 돈을 손에 쥐어보겠다는 당찬 소망도 빠지지 않았다.

선유도공원의 버킷리스트는 다음달까지 운영된다. 참여 시민들의 모습들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은 홈페이지(www.beforeidiekorea.com)에서도 볼 수 있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은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에서 유래했으며 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잭 니콜슨ㆍ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뒤 널리 쓰이고 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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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박 두규드림 

 dgpark59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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