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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정보관련

구봉88 2014. 10. 13. 09:03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4- 554호,   2014.  10.   11.)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한경 창간 50주년] 창조경제 보폭 커지는 朴대통령…"창업지원 넘어 성공신화 써야"

  2.IMF 성장률 하향…유럽 경제 위기감 고조

  3.유럽發 블랙프라이데이

  4.독일 리세션 공포에 글로벌 증시 휘청

  5.선진국도 신흥국도 아닌 韓경제…열흘만에 1조 넘게 이탈

  6.도시경쟁력 런던 1위·서울 6위

기업경영

 1.[희귀병 치료제 개발… 35달러짜리 PC 보급… ] 초저가형 컴퓨터 만드는 '라즈베리 파이'

 2. [이한우의 '대학衍義 리더십'] 知人의 3가지 핵심, 中·誠·庸

 3.사파이어유리 업체 GT, 애플 강력 비난…애리조나 공장 폐쇄키로

 4.반도체 '슈퍼사이클' 오나

 5."3D프린팅 시대는 `생각하는 공장`"

 6.3D프린팅은 거품일까?

 7."유성룡 징비록(懲毖錄)의 통찰은… 적개심만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

 8.복잡한 건 기업이 도맡아야 버튼만 누르고 즐기게 하라

 9.알리페이·페이팔로 보는 카카오페이·라인페이의 '성공조건'

10.비싸진 美실리콘밸리 투자처로 매력 줄어 다른 나라로 눈 돌릴만

11.[혁신기업10]MIT 선정 혁신가들은 어떤 곳에서 일할까

12.[MIT선정 혁신가 35] 세상을 바꾸는 젊은이들

13.美 석탄산업 '枯死위기'…출구가 안보인다

14.[세상 속으로]신칸센으로 일본 경제성장 반세기… ‘새 신칸센’ 향후 50년 이끈다

15.[세상 속으로]‘차이나 스피드’… 세계의 철도 역사를 새롭게 써나간다

16.'특허 괴물' 무더기 소송에 몸살 앓는 글로벌 IT기업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죽음의 공포서 경제 공포로 "에볼라 피해규모 최대 326억弗 추정"

 2.노벨평화상 아동권익 운동 말랄라·사티아르티 공동수상(종합2보)

 3.“한밤에도 불 켜진 한국 회사, 참 낯설더라”

 4.차이나머니의 공습…'뉴욕의 왕국'까지 삼키다

 5.[매경이 만난 사람] 한글한자병용 진두지휘 나선 `보수정치 산 역사` 이한동

     前  국무총리

 6.울긋불긋 가을산이 나를 부르네

 7.[人사이드 人터뷰] "다문화가정 하나로 묶는 가족사진은 선물이자 마술"

 8.[월드 톡톡] 각국 억만장자 보면, 그 나라 경제상황 보고..................................................................................................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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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한경 창간 50주년] 창조경제 보폭 커지는 朴대통령…"창업지원 넘어 성공신화 써야"


< 청년 벤처인과 함께 '셀카' >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청년 벤처사업가들과 '셀카봉'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혁신센터 개소식 앞으로도 직접 참석

전국 17개 혁신센터 거미망처럼 연결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화 지원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창조경제혁신센터 1호인 대구의 삼성 혁신센터를 방문한 이후 한 달도 안돼 10일에는 대전으로 내려갔다. 이날 혁신센터 2호로 출범한 SK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 창조경제가 각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같은 성격의 행사에 두 번 연속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창조경제를 경제 대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창조경제, 경제 대도약 발판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경제 분야 현안 가운데 박 대통령이 가장 애착을 갖고 챙기는 것이 바로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우는 것”이라며 “대구 대전에 이어 앞으로 속속 진행될 나머지 주요 혁신센터 개소식에도 대통령이 참석해 창조경제가 실질적 성과를 내도록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미래전략수석실에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을 특별히 지시했고, 수시로 보고받으며 챙기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한국경제신문 창간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창조경제를 경제 대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경제는 ‘도약이냐, 정체냐’를 결정지을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경제를 창의와 혁신에 기반한 창조경제로 탈바꿈시켜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창출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전 SK 혁신센터 개소식에서는 “우리나라가 도약할 수 있는 길은 창조경제뿐”이라며 “혁신센터는 단순히 창업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반드시 성공시켜 실리콘밸리까지 진출시키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경제를 창조경제로 전환시키는 핵심 매개체로 박 대통령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혁신센터”라며 “지난해 개설한 온라인 창조경제타운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해 전국에 대기업과 1 대 1로 연계한 창조경제센터를 거미망처럼 연결한 후 국민 누구나 혁신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지역센터를 통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통해 국내 벤처나 중소기업 중에서도 제2의 구글이나 애플 같은 혁신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줘 한국 경제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 맞춤형 창조경제 추진

내년 말까지 개설이 완료될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별 특성에 장점을 활용한 맞춤형 센터로 추진된다. 지난달 개소한 대구의 삼성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옛 제일모직 창업 터를 활용해 지역 벤처기업들에 교육에서부터 연구개발(R&D), 자금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한국판 구글 캠퍼스’였다면, 이날 개소한 대전 SK 혁신센터는 SK의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 기술력에다 대덕 연구기관의 연구개발 및 사업화 노하우, KAIST의 우수 인력을 결합해 벤처 대박 사례를 양산해내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전 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성공의 인큐베이터’가 돼 창업 기업의 성공신화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우수 기업은 코넥스에 상장하거나 실리콘밸리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머지 15개 혁신센터 역시 각 지역의 특성과 강점에 맞게 차별화된 창조경제 복합 아이디어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 인재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한국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손락경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권선택 대전시장, 박 대통령,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SK 창조경제혁신센터 대전서 출범

朴대통령 "大田 역량 탁월…성공 인큐베이터 될 것"


[ 정종태 기자 ]

지난달 대구의 삼성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에 이어 SK그룹이 주도하는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10일 문을 열었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창조경제’가 대기업들의 참여 속에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대전시와 SK그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을 열었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SK의 앞선 정보통신기술(ICT)과 대덕단지의 출연 연구소들, KAIST 등 산·학·연의 강점을 엮어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SK와 KAIST, 출연 연구원·연구소, 벤처기업을 비롯한 45개 기관과 기업들 간에 연구개발, 창업 투자·융자 등과 관련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박 대통령은 “대전의 뛰어난 연구개발 역량에 비해 창업과 기술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성공 인큐베이터가 돼 창업기업의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이어지고 성공신화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기술(IT) 반도체 에너지 등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갖춘 SK가 든든한 멘토이자 파트너가 돼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구, 대전에 이어 나머지 전국 15개 시·도에도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조성해 창조경제 사업이 뿌리내리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경제 대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한국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대전지역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산·학·연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대전 R&D 인프라에 SK의 ICT 역량 더해

세종시에 스마트팜 등 '창조마을' 조성도


[ 박영태 기자 ]

대전 대덕밸리는 한국 과학기술의 요람이다. 대덕연구단지와 대전 산업단지에 1600여개의 기업과 연구기관, KAIST 충남대 한남대 등 대학들이 몰려 있지만 여태 유명한 벤처기업 하나 키워내지 못했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넘쳐나지만 사업화로 연결시킬 동력이 부족했던 탓이다.

10일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설한 SK그룹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산·학·연을 강화해 대덕밸리를 ‘창조경제의 메카’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창조경제 농업마을 1호도 나온다.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 마을에 SK의 ICT와 에너지 기술을 접목, 농업 혁신을 지원하게 된다. ICT기술을 활용해 도심형 및 농촌형 창조경제 성공 사례를 동시에 발굴하는 두 갈래 전략인 셈이다.

○대덕밸리 ‘창조 특구’로 키운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전 지역의 강점인 연구개발(R&D) 인프라와 SK의 ICT 역량을 합친 산·학·연 협력모델이다. 전자 관련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삼성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다른 점이다.

이 센터의 핵심은 과학기술 네트워크 구축으로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와 같은 벤처단지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이날 대전광역시와 SK, 혁신센터뿐 아니라 정부출연연구소, 국내외 기업 등 45개사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창업과 전통시장 등에 ICT를 적용해 창조경제형 성공 스토리를 축적해왔다”며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분야부터 집중적으로 지원해 창업 붐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SK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강화하는데 무게 중심을 두기로 했다. 사업 아이디어 기획부터 자금·기술지원, 판로지원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이를 위해 펀드 조성 등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기부한 돈으로 조성하는 104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 혁신센터 인근에 490억원을 들여 사이언스 빌리지를 신축해 창업 예비자들에게 사무공간과 테스트장비, 원로 과학기술인들의 멘토링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망 벤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 시 100만달러의 초기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사무공간도 마련해주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벤처 대박’ 사례를 만들어내겠다”며 “테그웨이, 엑센 등 10개 유망 창업팀을 대전 혁신센터에 입주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기술로 농업 혁신 지원

세종시와 SK는 세종시 연동면 일대에 창조마을을 조성한다. 창조마을에는 스마트팜, 지능형 영상보안시스템, 스마트 로컬푸드 시스템, 스마트 러닝, 태양광 에너지타운 조성, 농업기술 테스트베드 조성 등 6개 사업이 추진된다. 내년 상반기 중에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도 세워 농업벤처 창업가 등에게 기술 전수 등의 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ICT를 통해 농촌을 되살리는 제2의 새마을운동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스마트팜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원격으로 작물 재배를 할 수 있는 미래형 농법 시스템이다. 스마트 로컬푸드 시스템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어떤 농작물을 생산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부터 유통·판매 등 전반에 이르는 실시간 관리 시스템이다.

SK 관계자는 “특정 작물을 과다하게 재배하거나 풍년 때문에 농작물 가격이 폭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ICT기술을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한경 창간 50주년] 성과내는 SKT '브라보! 리스타트'…14개팀 창업의 꿈 결실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원스톱 벤처 창업 지원…내년 500억 매출 기대


[ 김보영 기자 ]

SK텔레콤이 지원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벤처 창업 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의 가시적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브라보! 리스타트’는 SK텔레콤이 지난해 7월 시작한 원스톱 벤처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아이디어 공모부터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초기 사업화 지원 △마케팅·판로 지원과 공동 사업화 △해외 진출 지원 등 창업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해준다. 초기 창업지원금은 2000만원이며 사무실은 서울 명동 ‘행복창업지원센터’에 개별 제공한다. SK텔레콤과 외부 전문가는 사업 초기모델을 구체화하고, 연구개발(R&D) 조언을 하는 등 1 대 1 멘토링을 해준다. 창업자들은 R&D 인프라와 노하우를 제공해주는 ‘T오픈랩’, 모바일 웹·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을 모은 ‘T디벨롭퍼스’, 3차원(3D) 시제품 제작을 도와주는 ‘시제품 제작소’ 등 다양한 창업 관련 인프라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1기 10개팀, 2기 13개팀 등 총 23개팀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의 꿈을 키웠다. 지난 1기는 9개팀이 사업화에 성공했다. ‘레이저 피코 프로젝터’와 ‘스마트짐보드’ ‘무인택배 시스템’ 등 다양한 아이템이 국내외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2기 중 창조경제타운을 통해 선정된 5개팀도 연내 사업화가 예정돼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창업한 기업들은 올해 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K텔레콤은 내년이면 1, 2기를 통틀어 총 매출 5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곡제일시장에 ICT체험관을 마련하고 스마트 배송 시스템을 구축,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된 서비스와 제품을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ICT체험관에는 △교육용 스마트로봇 ‘알버트’와 ‘아띠’ △초소형 빔프로젝터 ‘스마트빔’ △ICT 기반 운동기구 ‘스마트짐보드’ 등 다양한 ICT 솔루션을 설치했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브라보! 리스타트 프로그램은 SK텔레콤이 사회와의 약속으로 실천하고 있는 ‘행복동행’의 대표 사례”라며 “창업자들의 열정과 SK텔레콤의 입체적 지원이 시너지를 이뤄 가시적 성과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한국경제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대구 이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가속

내주 후속 출범지역 협의

강원-네이버 등 8곳은 내년 상반기 설치 예정

대기업 역량 활용

中企에 창업·기술 지원…지역산업과 연계 '시너지'


[ 김태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의 광주, 롯데의 부산, LG의 충북 오송….

대구와 대전에 이어 올해 안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설 후보 지역들이다. 주요 대기업이 전국 17개 시·도와 프로야구식 연고를 맺고 창조경제 확산을 지원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연내 최소 3곳 이상에 혁신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분간 혁신센터 개소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창조경제의 지방 확산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연내 3곳 이상 추가 개소

정부는 당초 연내 부산 인천 광주 경기 경남 등 5개 지역에 혁신센터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각 출범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일정에 변화가 생겼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의 준비 상황도 감안했다. 목표대로 5곳의 혁신센터를 준비하지만 대통령이 참석하는 출범식은 3곳 정도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작업 속도가 빠른 지역으로는 광주 부산 충북 서울 등이 꼽힌다. 광주는 현대·기아차가 준비하고 있다. 부산은 롯데, 충북은 LG, 서울은 CJ가 맡고 있다.

삼성과 SK가 참여한 대구와 대전은 각각 지난 3월과 4월 출범한 혁신센터를 확대 오픈하는 방식이었다. 그만큼 준비가 쉬웠다. 반면 앞으로 출범할 지역은 센터 건물부터 운영 프로그램까지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대기업 참여가 확정된 후 지역별 준비 상황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며 “다음주께 열리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위원회에서 후속 출범 지역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들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은 효성, 전남 GS, 충북 LG, 충남 한화, 경북 삼성, 강원 네이버, 울산 현대중공업, 제주는 다음카카오가 맡아 내년 상반기까지 혁신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창업지원에서 지역경제활 성화까지

올초 설치된 혁신센터는 창업을 위한 환경 조성에는 성과가 있었지만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창조경제 개념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사라지지 않았다. 대기업 참여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창조경제 생태계의 약한 고리를 보완하려는 정부의 새 카드인 셈이다.

혁신센터의 핵심 역할은 체계적인 창업·기술 사업화 지원이다. 대기업들은 창업·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과 상품 개발, 판로와 해외시장 개척 등을 지원한다. 대기업 내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멘토링을 제공한다. 기업의 보유 자원과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로 개척과 투자 유치도 지원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또 다른 핵심 임무는 지역 경제 활성화다. 파트너 기업의 주력 분야와 지역의 산업 수요 등을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광주에 공장을 둔 현대·기아차가 광주를 맡고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한 유통·관광 전문 기업인 롯데가 부산을 맡은 이유다. 지역 특성에 맞는 모델로 창조경제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글로벌 역량, 영업, 마케팅, 기술력, 인재 등 모든 측면에서 좋은 여건을 갖춘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이끌어주고 인수합병(M&A)에도 나서면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도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한데 대기업이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한국경제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대전 커넥트' 프로젝트란


[ 김보영 기자 ]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개편의 핵심은 ‘대전 커넥트’ 프로젝트다. 그간 각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창업 지원을 하나로 묶어 체계적인 창조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는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 혁신센터 등 3자 사이에서만 업무협약(MOU)이 이뤄졌지만 대전 커넥트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총 45개 기관이 다자간 MOU를 맺는다. 대전시와 SK,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포함해 대덕특구재단과 KAIST, 30개 정부출연연구소, SK를 지원하는 국내외 기업 10개 등이다.

그동안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기업가정신 교육, 시제품 제작, 창업지원, 기술 사업화, 투·융자 지원도 체계적 협업 체계인 대전 커넥트를 통해 이뤄지게 된다.

KAIST 충남대 한밭대 등 대전 소재 대학은 연 2000명 수준의 전문인력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KAIST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 중국 칭화대, 일본 도쿄대와 연계해 글로벌 창업도 촉진할 계획이다.

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연 1000여건의 시제품 제작과 창업 지원에 참여한다. 특구재단과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중소기업청 등은 연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대학과 출연연, 기업의 유망기술 사업화를 지원하게 된다. SK가 450억원의 신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벤처 투자도 이뤄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2만7423명의 연구인력과 5만6907개의 특허를 보유한 대규모 창조경제 생태계가 탄생하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그동안 분절적으로 진행된 사업 지원이 생태계 중심 ‘패키지형 지원체계’를 통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관별 중복 투자를 없애 투자 효율화를 달성하는 등 다양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한경 창간 50주년] 삼성 TV 웹엔진, 대구 中企가 개발…'혁신센터 1호'성과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 도병욱 기자 ] 창조경제혁신센터 1호인 대구센터가 확대 출범한 이후 약 한 달 동안 삼성과 대구지역 벤처·중소기업 간 협력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청와대가 10일 밝혔다.

삼성은 확대출범식이 열린 지난달 15일 대구지역 벤처중소기업들과 기술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 그중 한 곳인 에이투텍은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TV인 타이젠TV의 웹엔진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싯돌이라는 업체는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타이젠TV용으로 전환하는 작업과 관련해 삼성과 협업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전자부품 제조업체 티피에스에 15억원, 자동차부품 업체 성진포머에 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확대출범식 당시 결정된 삼성과 대구시의 창업지원 매칭펀드(200억원 규모) 외 금융기관들이 중심이 된 100억원 규모의 추가펀드 조성도 추진 중이다.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선발해 집중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엑셀러레이트 프로그램’은 다음달 중 1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삼성은 20여개 업체를 선발해 이들 업체가 빠르게 시제품을 개발하고 투자받을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구혁신센터 운영위원회도 구성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지영훈 부사장 등이 운영위에 포함된다. 이달 중에 1차 회의가 열린다.

혁신센터에 상주하면서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멘토링을 제공할 인력도 결정됐다. 삼성전자에서 해외 상품기획 담당 등을 맡은 경력이 있는 임종태 부장과 기술기획 담당을 맡았던 홍종성 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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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성장률 하향…유럽 경제 위기감 고조

세계 증시 '고전'…달러화 약세·유가 하락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추면서 유럽 경제가 다시 위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이 탓에 유럽의 주요 증시는 10일(현지시간) 전날에 이어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고 미국 증시도 경제 위기 우려를 씻어내지 못한 채 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위기감이 확산하자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경제 위축이 수요 감소를 부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계 증시 '약세' =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낮추자 아시아 증시에 이어 유럽 증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0일 오후장 들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87%로 낙폭을 키웠고, 독일마저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6%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30 지수도 0.82% 주저앉았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는 0.22%,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도 0.09% 후퇴했다.

다만 미국 증시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점에 소폭 반등 기미도 보였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국 증시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개장 직후 전날보다 0.04% 하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0.17%,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0.76%씩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유가 하락 = 달러화가 약 10% 평가절상돼 미국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된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의 회의록이 나오자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소식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9일 유로당 1.2691 달러에서 1.2634 달러로 떨어졌고, 10일에는 1.2619 달러로 약세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침체가 가시화하면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88.11 달러로 4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기준치인 미국 텍사스산 원유 11월 인도분은 런던 선물 시장에서 배럴당 83.59 달러로 2012년 7월3일 이후 최저치로 거래됐다.

금 가격도 온스당 1천226.75 달러에서 1천222.25 달러로 후퇴했다.

◇"유로존 침체 35∼40% 확률" =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유로존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35∼40%가 된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독일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가장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거시 경제 지표가 나쁘게 나온데다 디플레이션 우려, 늑장 경기 부양책, 에볼라 확산 우려 등이 가중돼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우려한다고 AFP 통신은 VTB 캐피털의 분석을 전했다.

그러나 시장 지표가 항상 상승할 수 없고, 경제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는 '수정' 과정이 필요한 만큼 너무 심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tsyang@yna.co.kr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에 이은 세 번째 위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가 급랭하고 있는 유로존은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필요성까지 나올 정도다. 상품시장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세계 경기 난조에다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고수익 투자처로 꼽혔던 러시아,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급락하고 있다.

■유럽판 잃어버린 10년 오나

유로존 경제가 초비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추고 내년도 0.2%포인트 하향조정하면서 일본식 장기불황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다.

코너에 몰린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 일본처럼 국채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치겠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다.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드라기 총재는 9일(현지시간) "ECB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비통상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회동에 참석해 한 발언이다.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는 현재 열리고 있는 연차총회의 주요 이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유럽 경제정책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은 장기불황을 겪던 1990년대 중반 일본과 닮아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DC발이다.

독일의 저명한 경제연구기관 Ifo 소장인 한스 베르너 신도 유럽이 구조조정을 끝내지 못하면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원인 분석과 처방은 각각 달랐다. 서머스는 유럽, 특히 독일은 사회기간설비(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나서라는 IMF의 최근 권고를 따라야 한다면서 이는 결국 국채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스스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소장은 구조조정을 강조했다. 그는 CNBC에 "유로존은 유로 하에서 매우 생산적이지 못한 남유럽에 막대한 자본이 유입된 탓에 이미 10년을 잃어버렸다"면서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또 다른 10년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유로존의 경기침체는 케인스학파의 경기순환상 침체가 아닌 '근본적인 장기 구조 문제'라면서 구조조정이 선결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IMF 토론에 참석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IMF와 서머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유럽은 특수한 경우라면서 "일본이나 미국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유럽의 특수성을 알아야만 한다"면서 "GDP 대비 유럽의 평균 사회보장 지출은 미국, 캐나다, 호주의 2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차갑게 식어버린 '러브펀드'

고수익 해외 펀드로 꼽혔던 러시아, 브라질 지역 펀드가 미운오리 신세로 전락했다. 인도와 함께 앞글자를 따서 이른바 '러브라인'으로 불리는 이들 국가 펀드는 화려한 백조를 열망했지만 해당 국가의 정치적 불안, 경제상황 악화 등으로 수익률 또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브라인'과 관련된 펀드는 수익률이 국가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개 인도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1.62%를 기록하며 돋보이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비해 러시아펀드는 -12.89%, 브라질펀드는 2.2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러시아펀드의 경우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2.31%)에도 크게 떨어진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에 노출된 러시아, 열악한 재정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개혁의 결과를 보이기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브라질보다는 기대감과 정책이 한곳에 집중되는 인도가 가장 긍정적인 투자처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브라인 펀드가 각기 다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해당 국가 경제 상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0년 10% 성장을 기록했던 러시아는 올해 2.4분기 0.7%로 정체와 다름없는 성장에 그쳤다. 브라질은 지난 2009년 이후 5년여 만에 역성장(-0.6%)했다. 반면 인도는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기록했던 9.5% 성장률에는 못 미치지만 5.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와 브라질의 경제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러시아는 상반기 미국의 에너지 제재를 받은 데 이어 8월에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 국영금융기관의 채권발행(만기 90일 이상) 및 신규 주식을 포함한 금융상품 거래를 전면 금지한 상태다.

실제 지난 상반기까지 러시아에서 이탈한 자금은 750억달러로 남유럽 위기가 불거진 지난 2011년 한 해(810억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브라질의 경우 소비심리 개선 여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브라질 경제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63%, 총자본형성 18% 등 내수부문이 80%에 달하는 반면 수출은 13%에 그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김용훈 박종원 기자


한국경제





[ 김보라 기자 ] ‘긴축’을 고집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에 침체 징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다.

메르켈 총리는 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독일 경제 전망이 다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독일 정부는 투자 확대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특히 에너지와 정보기술(IT) 부문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유로존 위기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누렸지만 미국과 아시아 여러 나라에 비해 디지털 혁신에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기업들이 셰일에너지 붐으로 최근 2~3년 새 에너지 비용을 크게 낮춘 반면 독일 기업은 여전히 중동과 러시아로부터 비싼 가격에 천연가스와 석유를 수입하는 것도 독일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독일 정부는 그동안 유럽중앙은행(ECB) 및 프랑스 정부 등과 경기 부양에서 엇박자를 내왔다. 유럽 주변국들은 독일에 세금 인하, 지출 확대 등 긴축 완화를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메르켈 총리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독일이 경기 부양책을 쓰더라도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수표(정부 재정)를 남발한다고 유로존 경제가 나아지지 않으며 오히려 도덕적 해이만 불러올 수 있다”며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보다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이데일리
- "유로존, 재정긴축 문제점 몰라..재정부양 필요"
- "달러강세로 미국 경제에도 골칫거리 생길 것"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석학인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가 글로벌 경제 악화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시달릴 수 있고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 역시 달러 강세로 인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경제학 교수는 1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경제는 경기 침체(리세션) 리스크에 매우 크게 노출돼 있으며 미국 역시 썩 좋지 않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이 당장 부진한가, 아니면 경기가 후퇴하느냐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유로존이 경기 침체에 진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처럼 지속적인 침체가 이어질 경우 자칫 유로존은 과거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 긴축은 유로존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있어 잘못된 처방이며 오히려 경기 침체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유로존 지도자들은 현재 유로존 경제를 과대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불행하게도 독일을 비롯한 이들 지도자들은 재정 긴축이야말로 현재와 같은 유로존 경기 침체의 한 원인이라는 점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재정부양정책”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셰일가스 붐과 하이테크 산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부진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며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중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연준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매일경제

최근 침체에 빠져 있는 유로존 경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 왼쪽)는 9일(이하 현지시간) "유로 경제가 이대로 가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IMFㆍ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 회견에서 "유로 지역이 (또 다른)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조치가 없으면 그렇게 될 심각한 위험에 이미 빠졌음을 경고하는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올바른 정책이 결정되면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라가르드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미국과 독일이 특히 그런 여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사진 오른쪽)도 이날 CNBC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유로존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늘리는 등 성장지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1990년대 일본처럼 상당 기간 디플레이션과 침울한 장기 불황에 시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경제팀이 경제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미 부양 쪽으로 클릭 조정에 나섰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독일 정부는 지역 경기 둔화 우려에 긴축 기조의 경제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덕주 기자]

한국일보


버팀목 독일 경제도 후퇴 조짐, IMF "유로존 트리플딥 가능성 40%"

뉴욕 증시 2% 안팎 급락세로 마감, 한국 환율시장도 널뛰기 심해질 듯



미국과 더불어 선진국 경제의 양대 축인 유럽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거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소비시장인 유럽 경기가 주저앉을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일본은 물론 나 홀로 회복세에 있는 미국 경제에마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경제의 최대 화두인 미국의 금리인상과 슈퍼달러 기세에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커지는 유로존 트리플딥(3차 침체) 우려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건 유럽경제의 버팀목인 독일 경제의 후퇴 조짐이다. 8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4.0%나 줄어들며 5년여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데 이어 9일(현지시간) 발표된 같은 달 수출마저도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5.8%)으로 감소했다. 0.2% 성장(전기대비)에 그친 2분기에 이어 3분기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간 빈사 상태의 유럽경제를 홀로 이끌어 온 독일마저 주춤할 경우 유럽은 별다른 탈출구도 없는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트리플 딥(3차 경기침체ㆍ2분기 연속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이 40%에 달한다”고 우려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 드라기 총재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콘퍼런스에서 “유로존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인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식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8일 공개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다른 나라들의 성장세가 약할 경우 미국의 회복세도 느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데 이어 독일의 우울한 지표, 드라기의 고백 등이 더해지면서 각국 증시는 강력한 화학반응을 일으켰다. 이날 혼조세를 보였던 유럽 증시는 10일엔 1% 가까운 하락세로 출발했고, 새벽 뉴욕 증시도 2% 안팎의 급락세로 마감했다. 해외발 악재에 코스피지수 역시 10일 24.33포인트(1.24%) 내린 1940.92까지 밀렸다.

샌드위치 독일의 딜레마

유럽의 침체 탈출이 쉽지 않은 건 선장이 여러 명인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강력한 긴축이든, 화끈한 돈풀기든 화력을 집중해야 할 판에 ECB와 독일의 충돌은 늘 정책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ECB 최대주주인 독일은 무작정 돈 먼저 풀기보다 유럽 국가들이 긴축, 구조조정에 우선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작년부터 꾸준히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국식 양적완화(국채 매입) 카드 역시 독일의 반대로 번번이 미뤄지고 있다.

실제 9일 미국에선 드라기 총재가 “재정 여유가 있는 나라는 상황에 맞게 세금과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며 에둘러 독일을 겨냥하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유럽 각국 정부는 각자 상황에 맞는 구조개혁과 투자가 필요하다. 미국식 양적완화가 능사는 아니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독일 스스로에게도 딜레마가 되고 있다. 사실상 ECB의 주인인 입장에선 돈 풀기로 볼 손해가 마뜩찮지만 유로존 역내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경제구조상 유럽 국가들이 침체에 허덕이는 한 자국 경제 역시 마냥 좋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 금리인상ㆍ슈퍼달러 어디로

유럽발 악재는 미국의 통화정책에도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내년 봄까지 당겨졌던 시장의 기준금리 인상시기 전망은 다시 여름 이후로 늦춰지는 분위기다. 금리인상 기대감을 동력으로 삼던 달러 강세의 기세도 다시 방향을 틀어 이날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ㆍ유로 환율은 1.26달러 후반, 엔ㆍ달러는 107엔대까지 각각 물러섰다.

한국으로선 환율의 널뛰기가 더욱 심해질 위험이 높아졌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럽까지 돈 풀기 대열에 적극 나설 경우, 원화 가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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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미국 3대 증시가 2% 안팎 하락하고, 코스피도 장중 1930선까지 밀리는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10일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으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1.33% 빠진 1939.14(오후 1시 현재)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가 1950선을 밑돈 것은 지난 5월 7일(1939.88) 이후 5개월 만이다. 엔저로 잘나갔던 일본 닛케이지수도 이날 1%가량 빠지면서 지난 7일 이후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8일) 올 들어 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뉴욕 증시는 하루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다우지수가 1.97% 급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 넘게 추락했다. 글로벌 경제에 최대 골칫거리로 떠오른 유로존발 경기 침체 불안감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9일 "유로존 성장이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 침체에 대한 염려를 나타냈다. 이 발언 직후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가 이날 하루 새 24% 폭등해 최근 8개월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변동성이 심했다. 일각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본격적인 시장 조정 신호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오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유로존이 성장지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1990년대 일본처럼 상당 기간 디플레이션과 장기 불황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유럽 경기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코스피도 외국 증시 부진으로 당분한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이진우 기자 / 뉴욕 = 박봉권 특파원 /서울 =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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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최다 순매도 네이버·SKT 기관이 받아

"기관 선별적 매수 정책·배당 관련주 주목해야"

거침없이 하락하고 있는 폭락장 속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선호 종목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추석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주를 가장 많이 내다 팔았지만 기관은 오히려 IT와 자동차주를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10종목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대체로 일치해 결국 외국인이 내놓는 물량을 기관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은 대부분 대형주를 내다 팔고 있다"며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기관투자가가 제한적으로 편입하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이후 이날까지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71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조3,503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네이버다. 외국인은 네이버 주식 6,394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네이버 전체 시가총액(24조3,900억원)의 약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이 네이버 다음으로 많이 팔아 치운 종목은 SK텔레콤(017670)(3,481억원), 현대차(005380)(3,050억원), 아모레퍼시픽(1,669억원), SK하이닉스(000660)(1,646억원) 순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주식을 사들인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네이버다. 기관은 지난 한 달 동안 기관은 네이버 주식 7,87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판 네이버 주식을 기관이 대부분 사들인 셈이다. 이외에도 SK텔레콤(3,513억원), SK하이닉스(3,196억원), 한국전력(1,870억원), KT&G(1,711억원), 아모레퍼시픽(1,690억원) 등을 많이 사들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들은 KT&G·LG 등 내수·정책·배당 관련주들 중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 위주로 선별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며 "실제 기관이 사는 종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종목들에 대해서는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수급을 면밀히 살피면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설 때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종목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주도권은 외국인이 쥐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앞으로 언제 매수로 돌아설지, 그때 어떤 종목을 사들일지가 중요하다"며 "기관의 순매수는 펀드 환매 압력이 낮아져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방어적 성격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회의(FOMC)가 있는 이달 말까지 외국인이 현재의 매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이 한국증시를 급격하게 빠져나간 것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을 기점으로 유로존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 증권사 한 연구원은 "코스피가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며 "미국 정책 후폭풍에 유럽발 경기 우려, 실적부진과 같은 한국 내부의 문제가 겹친 결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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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코스피 24P↓ 1940 턱걸이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급락

유럽에서 또다시 불어닥친 경기침체 우려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를 암흑으로 몰아넣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33포인트(1.24%) 급락한 1,940.92로 마감하며 간신히 1,940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11.27포인트(0.57%) 하락한 1,953.98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30선 초반까지 밀리며 1,94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피가 1,94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7일(1,939.88) 이후 5개월 만이다.

최근 지수하락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는 이날도 1,823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엿새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은 901억원, 개인은 827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10.79포인트(1.90%) 내린 555.95로 마감하며 8월 13일(551.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 3대 지수 등 세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334.97포인트(1.97%) 떨어진 1만6,659.2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및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2.07%, 2.02% 하락한 1,928.21, 4,378.34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시장 하락의 진앙지였던 유럽 증시 역시 부진했다. 영국 런던증시(FTSE100)와 프랑스 파리증시(CAC40지수)가 각각 0.78%, 0.68% 떨어지는 등 유럽 국가 대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시아 증시도 유럽발 악재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전날보다 178.38포인트(1.15%) 하락한 1만5,300.5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7.92포인트(0.62%) 내린 2,371.45에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가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든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던 독일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지금껏 유로존 리스크를 상쇄해온 독일 경제마저 경기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유럽발 경제위기 우려감이 급격히 확산됐다.

9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8월 독일의 수출금액은 전월 대비 5.8% 감소한 926억유로(약 126조9,700억원)에 그쳐 2009년 1월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독일의 유력 경제기관 5곳은 이 같은 경기침체를 반영해 올 3·4분기 및 4·4분기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각각 0.0%, 0.1%로 하향 조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가뜩이나 달러 강세와 실적악화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발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다음달 초까지는 이러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상·유병온기자 kim0123@sed.co.kr
서울경제


반등 모색하던 조선·화학·鐵 추락 가능성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면서 철강·화학·조선·자동차·전기전자 등 국내 주요 수출업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 경기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대(對)유럽 수출 비중이 높거나 중국을 통해 중간재나 소재 품목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실적이 덩달아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중국·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비중이 높은 수출 지역이며 중국의 최대 수출 지역이다. 유로존이 기침(경기둔화)을 하면 중국이 감기(수출위축)에 걸리고 다시 한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선·철강·화학 등의 업종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 아래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오다 최근 들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로존 경기침체로 중국까지 흔들리면 이들 지역의 수출비중이 높은 수출업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가 유럽 경기둔화에 따른 외국인의 투자심리 악화로 급락한 가운데 철강·화학·조선 등 유럽 경기 관련 업종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경기침체로 '유로존 수요 둔화→중국 수출 둔화에 따른 경기 위축→국내의 수출 민감업종 타격'이라는 모습이 그려진 것이다. 대표적 철강주인 포스코는 전날보다 1.46%(4,500원) 하락한 3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제철 역시 2.45% 하락했다. 화학업종에서는 LG화학이 전날보다 2.95%(7,000원) 낮아진 23만원에, 롯데케미칼은 1.79% 떨어진 1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조선해양(-2.88%), 현대중공업(-1.67%) 등 조선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로존은 중국의 최대 수출 지역,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국가"라면서 "유로존 경기가 부진하면 조선·자동차·IT 같은 대유럽 수출업종은 물론 철강·화학 등 중국 수요에 민감한 업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종은 최근 2~3년간 유럽과 중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가가 계속 바닥권을 형성했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지난 7~8월 크게 올랐던 포스코를 제외하면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올 3·4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3·4분기 예상순이익은 1,498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1,000%를 넘는다. 삼성중공업(-10.74%), 대우조선(-30.15%) 등 다른 조선업체도 마찬가지다. 화학과 철강업종의 대표주 역시 적게는 9%에서 많게는 63%까지 전년 대비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론도 있다. 유로존의 경기둔화가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 예전부터 노출된 리스크라는 것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최근 급격하게 빠지는 것은 유럽이나 중국의 경기둔화보다는 달러 강세, 엔화 약세와 같은 환율 요인"이라면서 "하반기로 갈 수록 원·엔 환율이 진정되면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코스피가 전고점을 탈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이 이들 업종을 저가로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서울경제


獨 올 성장률 1.3% 예상… 내년에는 1.2% 그칠듯

라가르드 "흑자예산 고집 꺾어야" 獨 역할 주문

돈풀기 반대하던 메르켈 총리도 태도 변화 조짐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일본식 장기불황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유로존 경제의 모범생인 독일의 성장엔진마저 급격히 식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플레이션이 눈앞에 다가왔음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QE) 등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재정긴축·구조조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유로존 국가 간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긴축을 강조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급격한 경제지표 악화에 경기부양을 위한 투자 확대 의사를 밝히며 독일의 태도변화를 시사해 ECB의 운신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현재 유로존 경제와 관련해 가장 큰 우려는 독일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다. 9일(현지시간) 발표된 독일의 지난 8월 수출금액이 전달 대비 5.8% 줄어든 926억유로(약 126조9,700억원)에 그쳐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유럽발(發) 경제위기가 목전에 다가왔다는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독일 내 유력 경제기관 5곳은 공동 발표를 통해 올해 3·4분기 및 4·4분기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각각 0.0%, 0.1%로 하향 조정했다. 이를 포함한 올해 독일의 GDP 성장률은 1.3%, 내년에는 1.2%에 그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6개월 전에 내놓았던 전망치에 비해 각각 0.6%포인트, 0.8%포인트 내려 잡은 것이다 .

NYT는 "(9일의 수출) 지표는 독일 경제가 그 모멘텀을 잃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1개 분기 혹은 2개 분기 동안 독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독일 경제의 추락은 곧 유로존의 몰락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유럽이 또다시 전 세계 경제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 회견에서 "과거 일본의 장기침체를 야기했던 저물가 현상이 현재 유로존에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하며 유로존 경제위기 극복 논의가 이번 총회에서의 주요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독일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한 흑자예산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며 독일 역할론을 주문했다. 유로존의 경제위기가 부각된 후로 재정긴축을 고집해온 독일 정부가 이제는 주도적으로 돈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연차총회에 앞서 진행된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회동에서 독일을 겨냥해 "재정적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는 그것을 사용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드라기 총재는 "필요하다면 비통상적 개입의 규모와 구성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오고 있는 미국·일본식 양적완화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의 재정부양 요구에 대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양적완화 정책은 각국이 보다 쉬운 방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면서 모럴해저드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ECB에 너무 의존하려 한다"고 하는 등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놓고 유럽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독일이 외형적으로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는 자국의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하게 나오자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 확대 촉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 및 에너지 부문에서의 투자 확대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메르켈의 발언은 침체된 독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투입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이는 유로존 이웃 국가들에도 경기부양에 예산을 좀 더 쓸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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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외국인투자자, 한달간 2조 이상 순매도…電·車 위기오자 '휘청'

GDP대비 삼성·현대 비중 35%…"특정기업·업종 의존도 지나쳐"

조선·철강·전자·자동차, '日→韓→中' 이전예상…新성장동력 필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최근 3년간 경영자문단으로부터 3회 이상 자문을 받은 중소기업 69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14년 하반기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소비 위축과 환율불안으로 국내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최근 경기흐름을 보고 있으면 선진국도 신흥국도 아닌 어정쩡한 한국경제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달 들어 불과 열흘 만에 1조원 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한 달 동안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2조원을 넘어섰다. 3분기 실적부진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위기가 닥치자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823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내다팔았다. 지난 1개월간 외국인은 2조2713억원을 순매도했고, 특히 이달 들어서만 순매도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선진국과 신흥국 틈 사이에 낀 우리경제의 단면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화 자산이 선진국 자산만큼 안전하지 않고 다른 신흥국만큼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될 경우 결국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며 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정부는 양호한 국가 부채와 경상수지 흑자 등 한국경제가 여타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갖추고 있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급속도로 자금유출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경제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펀더멘탈이 좋다고 보기 힘들다. 문제는 몇몇 주력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전체 기업수의 80% 이상과 고용의 약 90%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이 허약하고 ‘대기업 쏠림현상’이 심한 데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특정기업과 업종에의 경제력 집중도가 너무 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7% 성장한 1428조294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재된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전사매출총액은 228조6900억원이다. 현대차는 87조3076억원, 기아차는 47조5979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 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 등 3개 회사의 매출액을 합산하면 363조5955억원 정도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GDP의 약 25.5%를 차지한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 수치는 35%로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부진이 확인되자,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10만원선이 깨지며 지난 2012년 7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고 현대차도 17만4000원까지 밀리며 역시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 지수도 전일 대비 1.24% 내린 1940.92로 마감, 1940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전자와 자동차 수출 감소는 우리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격심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세계경제는 장기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매우 감소할 것으로 예견된다는 측면에서 우리경제의 저성장 국면 진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중국의 추격으로, 우리 주력업종의 국제경쟁력이 빠르게 상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품 사이클론(論)에 의하면 제품의 생산지는 임금이 저렴한 국가로 이전하게 돼있다. 우리도 그동안 일본으로부터 조선·철강·전자·자동차 업종을 넘겨받았듯이, 이제 한국의 주력업종은 점차 중국 이전이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조선과 철강은 이미 이전을 시작했으나 전자와 자동차산업은 아직도 기술격차가 존재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전자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우리 전자업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V는 물론 휴대폰까지 우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앞으로 한국수출의 급격한 감소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선진국이 사용하고 있는 ‘신(新)산업정책’을 참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해 특정산업을 육성하는 과거의 산업정책 보다는 간접적으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정부지원을 늘리고 산업클러스터를 만들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일본은 아베노믹스에서 의약품을 포함한 헬스산업 등 신성장동력을 지정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김 교수는 “기업은 현재의 경제상황만 보고 투자하지 않고 미래의 전망이 밝아야 투자를 늘리기 때문에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신성장동력의 업종을 좀 더 구체화하고, 연도별 기술인력 양성 및 교육계획과 기술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정부도 창조경제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세운 만큼 중국의 추격과 세계경제의 장기침체가 예상되는 현 상태에서는 우리경제에 대한 밝은 비전이 제시되기 전에는 기업 투자가 늘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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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이 도시의 경제 활동과 삶의 편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글로벌 파워시티 지수(GPCI)'에서 6위를 기록했다.

일본 모리메모리얼재단(MMF)의 도시전략연구소는 세계 주요 40개 도시를 대상으로 도시의 종합능력을 평가한 결과 런던이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경제와 거주 적합성, 문화, 연구개발, 환경, 접근성 등 6개 부문에서 70개 지표를 비교ㆍ평가해 도시 순위를 매겼다. 경제 부문은 시장 규모와 인적 자원, 비즈니스 환경과 규제, 연구개발 등이 측정됐고 거주 적합성엔 일자리 환경과 생활비 등이 포함됐다.

주요 도시들의 점수가 대부분 제자리에 머문 데 비해 런던은 총점이 28점 올라 종합 1위 자리를 지켰다. 런던은 2011년까지 뉴욕에 밀려 종합 2위였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등을 계기로 방문자 수가 늘어난 것이 순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런던은 문화와 접근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3년 연속 전체 6위를 기록했다. 서울은 접근성과 연구개발 순위가 각각 5위와 6위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거주 적합성은 23위로 낮았다. 경제와 환경 부문은 둘 다 11위를 기록했고 문화상호작용은 12위였다.

전체 2위인 뉴욕은 연구개발 부문에서 1위, 경제와 문화상호작용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다. 3~5위는 파리와 도쿄, 싱가포르 등이 차지했다. 도쿄는 2008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7년 연속 4위 자리를 지켰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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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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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희귀병 치료제 개발… 35달러짜리 PC 보급… ] 초저가형 컴퓨터 만드는 '라즈베리 파이'

  • 케임브리지(영국)=최원석 기자 입력 : 2014.10.11 03:03
  • 돈 안될 것 같은 사업으로 '더 좋은 세상' 추구했더니 틈새市場이 블루오션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동등한 IT교육"
    100% 아웃소싱… 3만원대 PC 만들어 저개발·저소득 계층에 널리 보급 가능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들
    지금까지 판 300만대 중 99%가 교육용 1%만 컴퓨터 인재로 성장해도 대성공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라. 서양에서 후식으로 먹는 파이의 일종이지만, 검색 창에는 온통 컴퓨터와 프로그래밍 얘기가 뜰 것이다.

    라즈베리 파이는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고 작은 양산형 컴퓨터다. 기본형은 25달러(약 2만5000원)이고, 고급형도 35달러(약 3만5000원)에 불과하다. 명함 크기만 하지만 풀 HD급 동영상도 구동이 가능하다. 다만 모니터와 키보드는 따로 연결해야 한다. 2012년 처음 나왔는데, 첫해 100만대, 지금까지 300만대 넘게 팔렸다. 처음 보면 이게 부품인지 완제품인지 헷갈린다. 케이스조차 없고, 명함 크기 회로기판 위에 전자 칩들을 올려놓은 게 고작이다.

    그러나 CPU와 메모리 영상 출력 단자 등 핵심 기능이 빠짐없이 탑재돼 있다. 외부 장치를 연결하기도 쉽다. OS(운영체제)도 무료로 쓸 수 있는 리눅스 기반이다. 원래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라즈베리 파이는 이런 이유 때문에 컴퓨터를 창작 활동에 활용하고 싶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에게도 사랑받는다. 소형 로봇을 움직이는 두뇌나 움직임이 필요한 설치 미술의 제어 장치로도 쓸 수 있다.

    에벤 업턴 CEO는 라즈베리파이 제품을 손에 들고“내 꿈은 전 세계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동등한 컴퓨터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함 크기만 한 제품은 모니터를 연결하면 에이치디급 동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
    에벤 업턴 CEO는 라즈베리파이 제품을 손에 들고 “내 꿈은 전 세계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동등한 컴퓨터 교육을 받게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명함 크기만 한 제품은 모니터를 연결하면 HD급 동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최원석 기자·인터넷 홈페이지
    직원 12명으로 300만대 판매

    영어로 '라즈베리를 불다(blowing raspberry)'는 입으로 '푸우' 하며 장난스럽게 야유하는 것을 뜻하다. 라즈베리 파이라는 이름은 너무 비싼 기존 PC를 야유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었다. 파이는 수학의 원주율을 뜻하는 그리스어 파이(pi)에서 따왔다.

    이 컴퓨터를 만드는 건 라즈베리 파이라는 공익 재단이다. 컴퓨터 과학 교육을 진흥한다는 목표로 2009년 설립됐다. 공동 창립자 겸 현 CEO 에벤 업턴(Upton·36)씨를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만났다. 사무실은 회의실 등을 포함해 165㎡(50평)쯤 돼 보였다. "이게 사무실 전부예요. 직원은 12명입니다. 엔지니어가 4명이고, 나머지는 각종 사무를 합니다."

    그는 라즈베리 파이 제품 하나를 들고 자랑스러운 듯 설명했다. "아주 영리하고 작은 물건이죠.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고요. 또 하드웨어적으로 확장성이 매우 높습니다. 카메라, 음악 녹음 기기, 디스플레이를 쉽게 연결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로봇을 제어하고, 스크린에 화소를 만들어 형태를 표현하고, 소리를 만드는 데 추가적인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교육에 최적화됐죠."

    라즈베리 파이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아주 싸다는 것이다. 싸기 때문에 제3세계 아이들에게도 널리 보급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모바일 기술을 많이 활용합니다.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원래 작고 고기능이기 때문에 비싸야 정상이죠.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워낙 많이 보급되다 보니, 양산 효과에 따른 원가 하락으로 좋은 부품을 값싸게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10만원 이하 휴대폰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라즈베리 파이엔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 처리장치) 같은 마이크로칩이 기본형엔 딱 2개, 고급형에는 3개만 들어갑니다. 케이스도 만들 필요가 없고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고 팔리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제조업 민주화 혁명'의 모범 사례

    라즈베리 파이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제조업 민주화 혁명의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제조는 100% 아웃소싱한다. 예전엔 중국에서 만들던 것을 1년 전부터 영국 웨일스 소니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주요 부품인 마이크로 프로세서(CPU)는 미국 기업 브로드컴, 메모리는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는다.

    "생산이 거의 자동화돼 있습니다. 거의 로봇으로 만들어지죠. 웨일스 공장에서 하루 6000~1만5000개 라즈베리 파이를 만들어내지만, 생산에 관여하는 직원은 50명에 불과합니다. 월급이 중국보다는 비싸겠지만, 인건비 비중 자체가 높지 않아요. 비중이 큰 부품 값, 자동화 설비는 웨일스나 중국이나 비용 차이가 없습니다. 품질 관리나 문제 발생 시 빠른 해결 등을 감안하면, 웨일스에서 만드는 게 더 이익이더군요."

    어린이 누구나 컴퓨터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


    라즈베리 파이의 시작은 업턴 사장이 어릴 때 갖고 놀던 'BBC 마이크로'라는 교육용 컴퓨터였다. 영국 BBC가 1980년대 학생들을 위해 기획한 교육용 컴퓨터였는데, 판매 가격이 40만원대로 파격적으로 저렴했다.

    "BBC 마이크로를 9세 때 처음 접했고, 1989년 11세 때 한 대 살 수 있었어요. 매일 갖고 놀며 점점 더 컴퓨터에 익숙해져 갔어요. 더 똑똑해진 거죠. 저는 케임브리지대에 10년 있었는데, 컴퓨터과학과 조교를 하면서 느낀 건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고 끝까지 가는 학생이 점점 줄어든다는 거였어요. 컴퓨터과 대학원 지원자가 입학했을 때 400명에서 나중에 100명까지 계속 줄었는데 BBC 마이크로처럼 싸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컴퓨터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라즈베리 파이를 만든 겁니다."

    그의 꿈은 지구 상 모든 아이가 동등하게 컴퓨터를 배울 기회를 갖는 것이다.

    "영국 모든 학생은 학교에서 리코더를 배웁니다. 라즈베리 파이는 컴퓨터 세계 리코더와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모두에게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면 동남아나 아프리카 어린아이 중 IT 천재가 나올지 모릅니다. 일부러 키워낼 필요도 없어요. 그들에게 흥미를 가질 만한 것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라즈베리 파이는 2년 반 동안 300만대가 팔렸고 그중 99%는 아이 교육용으로 쓰였습니다. 99%의 1%만 컴퓨터 인재로 성장해도 대성공인 거죠."

    왜 모든 아이에게 균등한 컴퓨터 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냐고 물어봤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들이 더 많아지도록 지원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라즈베리 파이로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고, 계속 공부해 나가는 전 세계 어떤 아이들 가운데 다음 세대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이 나올 수 있습니다. 라즈베리 파이의 비즈니스 모델과 마케팅 모델에 대해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라즈베리 파이를 통해 IT 세상의 '초보 생산자'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99%가 교육용으로 판매

    그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익숙하게 갖고 노는 건 IT 문화를 '소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IT 천재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그들이 의도한 대로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라즈베리 파이는 IT 세계에서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주도적인 '생산자'로 성장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고 업턴 사장은 말했다.

    그는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라즈베리 파이의 목표는 구성원과 사용자의 자발적 동기부여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작고 싸고 개방적인 컴퓨터를 만들려고 했을 때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사명감과 목적의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소임은 사실 라즈베리 파이를 만들어 세상에 뿌리는 것만으로 이미 끝난 건지 모른다. 라즈베리 파이가 꿈꾸는 더 나은 세상은 300만명 라즈베리 파이 사용자와 그 친구들이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Weekly BIZ] [희귀병 치료제 개발… 35달러짜리 PC 보급… ] 희귀병 치료제 전문 개발社 '젠자임'

  • 오윤희 기자
    입력 : 2014.10.11 03:03
  • 돈 안될 것 같은 사업으로 '더 좋은 세상' 추구했더니 틈새市場이 블루오션으로
    "우리는 생명을 구한다"
    의미있는 일 한다는 인식이 혁신 불러 돈 안따져… 기술로 가능하면 신약 개발
    진정한 '환자 중심주의'
    "당신 혼자만 이 병을 앓는 게 아니다" 희귀병 환자들 찾아내 네트워킹 지원

    1983년, 3세 소년 브라이언 버먼은 어머니 품에 안겨 보스턴 차이나타운에 있는 '젠자임'이라는 허름한 벤처 제약사를 방문했다. 당시 소년의 배는 농구공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허리둘레(63cm)가 키(83cm)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소년은 고셔(Gaucher)병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인구 4만~6만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병으로, 전 세계를 통틀어 환자가 1만명이 채 못 되는 질병(국내엔 50~60명)이다. 몸 안에선 낡은 세포가 배출되지 못하고 간·비장·골수 등에 쌓이기 때문에 내장이 부풀어 올라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의료진은 일단 부풀어 오른 소년의 비장을 제거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내과 의사였던 어머니 로빈은 다른 방법을 찾아다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을 연 지 2년밖에 안된 희귀병 치료제 개발 회사까지 찾아오게 된 것이었다.

    젠자임은 이윤을 우선시하기보다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과학적 기술만 뒷받침되면 신약 개발에 착수한다. 이런 대의(大義)를 생각하는 정신이 젠자임을 세계 최대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 회사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젠자임은 이윤을 우선시하기보다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과학적 기술만 뒷받침되면 신약 개발에 착수한다. 이런 대의(大義)를 생각하는 정신이 젠자임을 세계 최대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 회사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젠자임 제공
    신생 벤처 회사였던 젠자임은 고셔병의 발병 원인이 특정 효소 부족이라는 사실에서 착안, 태반에서 추출한 효소를 아이에게 주사했다. 함께 주사를 맞은 성인 환자 7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유일한 아동 임상 시험 참가자인 브라이언의 부풀어 오른 배는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이윤 추구의 관점에서 보자면 '고아 병'(Orphan Disease)이라 불릴 만큼 드문 병, 더욱이 그 환자 집단 내에서도 특정 연령대에만 효력이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무모한 시도였다. 하지만 젠자임은 브라이언에게서 약효가 나타난 것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고셔병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젠자임은 세계 59개 지사를 가진 희귀병 전문 치료제 회사로 성장했다. 작년 매출액은 17억8500만유로(약 2조4200억원)에 달한다. 2011년 세계 5위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에 143억유로(약 20조원)에 인수된 뒤에도 '기업 내 기업'의 방식으로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작 해야 한 나라에 수십 명 혹은 수백 명밖에 안 되는 환자용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데이비드 미커 사장(CEO)에 따르면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미개척 특화 시장에 집중

    젠자임이 희귀병 시장에 발을 디딘 것은 고셔병 치료제 '세레데이즈'를 개발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1991년이 처음이다. 그전까지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생화학 연구실에서 실험용 효소를 판매하거나 희귀병 치료제가 아닌 의약품 판매,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사업을 유지했다. 지금은 22종의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지만, 워낙 수요가 적은 시장에서 어떻게 수익을 올리는지 궁금했다.

    "사실 수요가 적은 만큼 치료제의 원가와 가격은 꽤 비쌉니다. 그러나 국가에서 희귀병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보조를 해 주고 있습니다.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볼 수 있겠군요. 현재 치료제가 없는 희귀 질환이 7000여 가지에 달합니다. 치료약이 나와 있는 것은 200~300개 정도밖에 없습니다. 미개척 분야인 만큼 발전의 여지도 큽니다."

    ―최근엔 대형 제약사에서도 희귀병 치료 부문을 신설하는데, 젠자임의 대응 전략은 무엇입니까?

    "예나 지금이나 젠자임의 전략은 같습니다. 환자들의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파악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할 것입니다. 치료제가 없는 희귀병 치료 분야 연구를 계속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우리는 차세대 고셔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지난 15년간 투자를 계속해 왔습니다. 기존의 고셔병 치료제는 주사제였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치료제는 경구용 알약으로 훨씬 더 간편합니다. 만성적으로 희귀 질병을 앓는 사람이 평생을 주사제에 의지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

    국제 희귀 질환 학술 행사 참석차 한국을 찾은 미커 사장
    국제 희귀 질환 학술 행사 참석차 한국을 찾은 미커 사장./김연정 객원기자
    ② 수요자와의 2인3각

    미커 사장은 "우리에겐 취급하는 병 하나하나가 다 커다란 도전"이라고 말했다. "일단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찾아내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희귀 질환이다 보니 관련된 지식이 부족하고, 따라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커다란 어려움이죠."

    젠자임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희귀병 환자들을 발견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환자 모임을 찾아 긴밀한 연관을 맺고, 의사들에게는 희귀병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리고 교육을 시킨다. 또 희귀병 의심 환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환자들이 '나만 이 병을 앓고 있다'는 불안감과 고립감을 덜 수 있도록 환자 네트워킹을 지원한다. .

    사실 희귀병 치료제 개발은 환자의 상태에 대한 임상 시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수요자(환자)와 공급자가 함께 제품을 개발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의 설립 자체가 '환자 중심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말로만 '환자 중심주의'를 외치는 다른 기업과 마음가짐부터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미커 사장의 주장이다.

    "우리는 '희귀병 환자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 환자들의 이야기를 직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전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환자들이 겪고 있는 진정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되고,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약을 지금 개발하고 있다면 그 약이 어느 단계까지 왔고, 어떤 과제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다 알려줍니다.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그것을 환자들에게 다 제공하고요."

    ③ 대의(大義)를 먼저 생각한다

    그는 "희귀병 치료를 하기 위해선 물론 과학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겠지만, 환자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는 '어떻게 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부터 먼저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젠자임의 경우엔 '어떻게 하면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을까?'가 우선 과제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해결되면 '그래, 우리도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어' 하고 생각합니다. 순서가 전혀 다른 것이지요."

    ―어떤 기준에 의해서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분야를 선정합니까?

    "어떤 회사들은 희귀병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먼저 생각한 다음에 이윤을 생각하고, 솔루션을 찾아 나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과학적인 수단이 뒷받침되는가'부터 먼저 생각한 뒤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개발에 착수합니다. 다시 말해 치료제 개발이 현존하는 기술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한다면 착수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비즈니스는 뒤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젠자임의 핵심입니다."

    미커 사장에게 젠자임이 지난 30년간 계속 혁신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저는 젠자임의 직원들이 단순히 일반 직장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생명을 구한다'라는 목적의식이 혁신의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Weekly BIZ] 사회적 메시지 강한 '弘益人間형 기업'…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시장 개척

  • 이인열 기자

     

  • 입력 : 2014.10.11 03:03

     

    젠자임·라즈베리파이는

    젠자임과 라즈베리 파이는 둘 다 대의(大義)를 추구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형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초점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둔다는 점에서 여느 우량 기업과 차이가 없지만, 단순히 고객의 불편 사항을 해결해 준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희귀병 환자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저개발·저소득 계층에 저렴한 컴퓨터를 제공한다는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기업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 기업들이 대의 하나만 갖고 성공한 것은 아니다.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이 숨어 있다. 바로 틈새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만드는 전략과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전략이다.

    홍성태 한양대 교수는 "다량 사용자(heavy users)가 넘치는 당뇨병이나 일반 PC에 비해 소량 사용자(light users)가 많은 희귀병 시장이나 초저가 PC 시장은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이자 롱테일 시장"이라며 "예전엔 틈새나 롱테일 제품이 소비자를 찾지 못해 시장 가치가 적었지만 요즘은 통신망의 발달로 소비자를 충분히 끌어모으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또 제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와 연계해 시장과 미래 소비자를 확보하고, 제품 개발의 당위성을 얻어내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정수 베인앤컴퍼니 상무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환자들을 인터넷을 통해 찾고, 같은 병을 앓는 환자와 보호자를 커뮤니티로 묶어 정보를 나누고 의지할 수 있게 한 것은 젠자임의 탁월한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차이도 있다. 젠자임은 바이오 기업이고, 라즈베리 파이는 IT 기업이란 외형적인 차이 외에도 젠자임은 R&D(연구·개발)와 기술에 기반하는 반면 라즈베리 파이는 원가 경쟁력과 판매 네트워크에 기반하다는 점이 다르다. .....................................................................................................................................

     [Weekly BIZ] [이한우의 '대학衍義 리더십'] 知人의 3가지 핵심, 中·誠·庸

  • 이한우 문화부장
  • 입력 : 2014.10.11 03:03
  • 中·誠·庸이란 - 목표 한가운데 맞히려 열렬하게 애를 쓰고 그 자리 지키려는 것
    '대학연의'의 통찰 - 스스로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있고 없음이 사람을 가르는 기준

    이한우 문화부장
    이한우 문화부장
    적어도 '논어'의 범위에서는 배운다[學]고 하면 문(文), 즉 애씀이나 애쓰는 법을 배운다고 했다. 그래서 '논어'에서는 묻고 배우는 학문(學問)과 달리 늘 애씀을 배우는 학문(學文)이라고 한 것이다.

    무엇을 배우는지를 알아냈다고 해서 학(學)을 둘러싼 의문이 다 풀린 것은 아니다. '어떻게' 배울 것인가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크게 보면 두 가지다. 배움의 뜻이 자발적이어야지 주변의 강압에 의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배우려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공자처럼 뛰어난 스승이라도 아무런 가르침을 전할 수 없다. 이 점은 공자 스스로 실토한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스스로 배우지 못해 애태우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가르칠 방법이 없다는 말이다.

    '대학연의(大學衍義)'의 저자 진덕수에 따르면 여기서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도 당연히 사람을 알아보는[知人] 실마리가 되는 개념이다. 참고로 여기서 애태우는 마음이라고 해서 징징거리거나 안달복달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딴 길로 샌다. 어떤 일에 임할 때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자신의 뜻을 다진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스스로 배우려는 열의로 가득 찼다고 해도 배움의 방법을 모른다면 결국 다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는 애씀이나 애쓰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공자는 '논어'에서 배움의 길을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다.
    '대학衍義 리더십' 삽화
    "배울 때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고, 또 (혹시 겨우 도달했다 하더라도) 다시 굴러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여기서는 불가피하게 원문의 일부를 살펴봐야 뜻이 분명해진다.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불급(不及)이고, 다시 굴러떨어지는 것은 실지(失之)다. 배울 때에는 정확히 원하는 지점에 도달해야 하고 한번 이르렀으면 다시 원위치로 굴러떨어지지 말고 그 지점을 잘 지켜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또 기존 한문 번역이 만들어놓은 장애물과 마주치게 된다. 중용(中庸)이 그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막연히 균형, 가운데 정도로 이해하면서 좌와 우의 중용을 취한다는 식의 말들을 많이 한다. 오역이다. 중용(中庸)은 명사가 아니라 중(中)하다, 용(庸)하다라는 두 동사다. 중은 가운데 중이 아니라 화살로 과녁의 한가운데를 맞힌다고 할 때의 그 중(中)이다. 용(庸)은 상(常)이다.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말이다.

    눈 밝은 독자는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다. 사실 사람을 아는 것보다 글을 아는 것은 훨씬 쉽다. 글은 눈에 드러나는 것이고, 사람을 아는 것은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하고 용하다.' 그렇다. 공자가 '논어'에서 말한 배움[學]이 그것이다. '중하고 용하다'는 것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마음으로 하는 것[中]이고, 또 (혹시 겨우 도달했다 하더라도) 다시 굴러떨어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마음으로 하는 것[庸]이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서[不及]도 안 되고, 그것을 지나쳐서도[過] 안 되고, 정확히 원하는 목표 지점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중하는 것이다. 참고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지나침이나 모자람은 둘 다 목표에 적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잘못되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용(庸)은 말 그대로 그것을 일정하게 잘 유지해 놓쳐버리지[失之] 않는 것이다.

    '중용'이라는 책이 사서(四書) 중 한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도 중하고 용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앞으로는 더 이상 적당히, 균형, 좌우의 가운데 운운하는 중용의 용례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중용'이라는 책은 아주 짧은데 그중 3분의 1은 중하고 용하는 것을 풀어내는 것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온통 열렬함에 가까운 성(誠)을 강조하는 데 할애되고 있다. 성실, 정성보다는 열렬함이라고 할 때 그 뜻에 가깝다. 중할 때도 열렬하게 해야 하고, 용할 때도 열렬하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하거나[不及] 다시 놓쳐버린다[失之]. '중용 20장'의 한 구절이다.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자신은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자신은 천 번을 할 일이다."

    기본 바탕[質]은 남보다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열렬하게[誠] 남보다 열 배가 아니라 백 배 애를 쓴다면[文] 못 해낼 일이 없다는 말이다. 이처럼 백 배 애를 쓸 때 누구나 목표에 도달할 수 있고[中] 그것을 잘 유지할 수 있다[庸]. 문질(文質) 배움[學]에 이어 당연히 중하다[中] 용하다[庸] 열렬함[誠]도 진덕수가 강조하는, 사람을 알아보는[知人] 핵심 개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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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파이어유리 업체 GT, 애플 강력 비난…애리조나 공장 폐쇄키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던 'GT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스'(이하 GT)가 애플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10일(미국 동부 일광절약시간) 밝혔다.

    GT는 지난해 11월 애플로부터 2020년까지 사파이어 유리를 납품하는 대가로 5억7천800만 달러(6천175억 원)를 선지급 받아 주목을 끌었으나, 지난 6일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GT는 이날 미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있는 연방파산법원에 낸 서류에서 임직원 890명을 감원하고 애플에 사파이어유리를 공급하기 위해 애리조나에 세웠던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승인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 회사는 또 매사추세츠주 샐럼의 생산시설 일부도 폐쇄하기로 하고 법원의 승인을 구했다.

    이 회사는 갈수록 늘고 있는 손실을 줄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축소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애플에 청구를 제기할 사안이 많이 있으며, 이는 애플과의 사업 관계 탓에 생긴 일이라고 법원 서류에서 주장했다.

    GT는 아울러 애플과의 계약 중 비밀유지조항을 포함한 13건을 이행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 회사는 이 계약들이 부담이 되며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애플과 GT 사이의 비밀유지 계약에는 위반 건당 5천만 달러를 배상토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GT는 파산보호 신청의 구체적 이유나 향후 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원은 GT의 승인 요청을 심리하기 위해 오는 15일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에서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날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GT는 전날 대비 37.2% 떨어진 주당 0.81센트로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7월 20.54 달러까지 올랐던 적도 있다.

    애플의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0.29% 낮은 주당 100.73 달러였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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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가트너, 올 7.2% 성장 전망… 시장규모 최대

    모바일·웨어러블기기 잇단 출시로 수요 급증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영업이익에 긍정적

    글로벌 산업경기가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반도체 시장은 올해 각종 모바일기기의 출시 홍수 속에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올해 전세계 반도체 업계의 연 매출이 전년 비 7.2% 뛴 3,380억달러(약 36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성장률도 전년도의 6%대 성장률을 뛰어넘는 수준이기도 하다.

    정보기술(IT) 업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이후 근 10년 만에 돌아온 반도체 시장 호황이다. 연 7%대 성장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반등했던 2009년을 제외하면 2005년 이후 가장 높다.

    다른 조사기관도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며 올해 시장 호황을 예상했다. 일부 기관은 반도체 시장이 올해 10%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도 내놓고 있다.

    존 이렌슨 가트너 이사는 "시장은 중저가 태블릿PC에서 고사양 첨단 모바일기기에 이르는 신제품 홍수를 만났다"면서 "반도체 매출은 앞서 3·4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중저가 모델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기기 시장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도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시장 확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호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물론 스마트폰 판매로 거둬들인 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계절적 성수기인 4·4분기까지 합하면 DS 부문의 연간 이익은 시장의 당초 전망치인 10조원을 무난히 넘을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D램 분야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4위를 달리는 SK하이닉스 역시 4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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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3D 프린팅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일입니다. GE는 이미 항공업계 최초로 항공기 연료노즐을 3D프린터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GE 글로벌리서치센터 유럽 총괄을 맡고 있는 칼로스 하르텔 씨(사진)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GE의 신성장 동력을 위한 기술로 '3D프린터'와 '복합개념의 소프트웨어' 두 가지를 꼽았다. 3D프린터는 이미 상용화를 넘어 미래 핵심 기술로 발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하르텔 씨는 "3D프린팅은 기존 제작과정에 비해 디자인을 더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고, 소재를 더 다양하게 쓸 수 있으며, 필요한 현장에서 바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GE는 3D프린팅을 통한 항공기 엔진 노즐 생산량을 2020년까지 10만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3D프린팅 연료 노즐은 기존 제품보다 내구성이 5배나 강하고, 용접 횟수도 25회에서 단 5회로 줄었다.

    하르텔 씨가 내세운 복합 개념의 소프트웨어는 기계와 기계 간 서로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공유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도구였다. 그는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공장을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으로 명명했다. '생각하는 공장'이란 제품 설계와 제조 과정과 운영에 산업인터넷을 적용해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과거 공장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하르텔 씨는 "GE가 최초의 생각하는 공장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 짓고 있다"며 "7000만달러를 투자한 그린빌 센터는 2015년 하반기에 공식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그린빌 센터는 적층식 제조, 용접, 고온세라믹 같은 신기술과 신소재를 제품 제조에 적용하며 산업인터넷을 통한 클라우드 기반의 새로운 생산과 운영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그는 2007년부터 GE 글로벌 리서치센터 유럽 총괄을 맡고 있고 지난해부터 유럽산업연구경영협회(EIRMA)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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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제조업 혁명 기술’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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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공작기계전시회(IMTS) 현장. 미국 자동차 회사인 로컬 모터스(Local Motors)는 44시간 만에 전기 자동차 ‘스트라티’(Strati)를 프린트했다. 보통 자동차에는 2만 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스트라티의 부품 수는 40여 개에 불과하다. 기계장치를 제외하고 보디와 섀시를 비롯해 대시보드, 콘솔, 후드 등 차체의 주요 부분을 모두 한꺼번에 인쇄했기 때문이다. 프린트된 차체의 무게는 450파운드(약 200㎏). 최고 속도는 시속 64㎞이며, 배터리 충전 시 240㎞를 달릴 수 있다. 로컬 모터스는 2015년 상반기에 스트라티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대당 판매가격은 1만 8000~3만 달러(약 1880만~3130만원)로 예상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무중력에서도 작동되는 첨단 3D프린터가 개발돼 우주정거장으로 보내졌다.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메이드인스페이스(Made in space)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의 지원을 받아 만들었다. 나사는 우주정거장에서 필요한 부품이나 도구 등을 직접 프린트해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맞춤자동차 제작에 무중력 제품까지 등장
    3D프린팅 분야에서 ‘제조업 혁명’이라고 할 만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음에도 거품론은 끊이지 않는다. 올해 초 주식시장에서 3D프린터 관련 주가가 폭등하면서 거품론이 제기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3D 프린팅 전문가인 토드 그림 TA그림앤드어소시에이츠 회장이 “3D프린팅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토드 그림 회장의 거품론을 들여다보면 “기술에 대한 ‘과열된 관심(over-hyped)’으로 실제 가능성보다 과대평가 받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3D프린팅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에도 ‘집집마다 3D프린터를 1대씩 두게 되고, 앞으로 엄청난 투자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3D프린터의 쓰임은 여전히 적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3D프린터는 장난감이고, 소리 없이 사라질 제품”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3D프린터의 활용 분야를 ‘틈새시장’으로 한정짓는다. 실제로 3D프린터는 소품종에 고도로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고, 보안 때문에 직접 제조해야 할 필요가 높은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외국 자동차 업체들 역시 ‘시제품 제조’에 한정시켜 3D프린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분야로 확대되기 어려운 이유는 속도, 품질, 가격 때문이다. 대량생산이 필요한 공장에서 3D프린터는 너무 느리다. 사용하는 소재도 한정돼 있어서 원하는 물질의 특성 구현에 한계가 있다. 개인용 3D프린터는 수백만 원, 기업용은 1000만~수억 원을 호가할 정도로 여전히 비싸다.

    세계 기업들 특허 확보에 열 올려
    사실 3D프린터는 만들어진 지 30년가량 된 기술이다. 3D프린터 기술 특허가 만료되면서 누구나 관련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지만 시장에서는 고개를 젓는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이 원천특허를 잇는 개량특허를 대거 출원했기 때문이다. 개량특허는 원천특허에 기능을 추가시켜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소멸 시효가 설정되기 때문에 원천특허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자칫 개량특허를 침해할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미국의 3D시스템스와 스트라타시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각각 417개와 167개의 3D프린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츠먼, 디에스엠 등은 3D 프린팅 소재(Synthetic Resins) 특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허 분석에는 수 천만 원의 비용이 든다. 개인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어떤 것이 분쟁의 소지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3D 프린팅이 소문대로 원하는 제품을 ‘뚝딱’ 출력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3D 프린팅 과정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모델링’은 일반인이 다루기가 쉽지 않다. 모델링을 어렵지 않게 만드는 3D스캐너가 개발되고 설계도면을 무료로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많지만 소프트웨어 지식이 없으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시장조사 기관과 연구소들의 전망대로 ‘1인 기업’과 ‘맞춤형 제품 생산’이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3D프린터에 쏠린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9월 한 민간 연구소가 주최한 공개 세미나에는 초등학생부터 은퇴한 중년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질의응답 시간의 대부분은 언제, 무엇을 해야 3D프린터로 돈을 벌 수 있느냐였다.

    미래학에서는 구글 이미지 파일이 50만 개면 기술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본다. 파일이 500만 개면 10년 남은 것이고, 5억 개면 이미 우리 곁에 온 것으로 판단한다. 9월 20일 ‘3D print’로 검색한 결과 8390만 개의 3D프린터 이미지 파일이 있다. 대략 6년 후면 집집마다 3D프린터를 보유하고 제품을 직접 인쇄하는 모습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
    최현숙 기자

    - Shapeways(네덜란드, shapeways.com): 유럽의 전자 전문 업체 필립스가 투자한 네덜란드 벤처 회사다. 3D 프린팅 기술을 내세워 사용자들이 원하는 디자인 그대로 입체 모형을 제작해 제공한다. 디자이너나 아티스트, 일반인이 올려놓은 작품을 3D 프린팅해 구입할 수도 있다. 판매가격은 디자이너가 정하고, 세이프웨이스와 수익을 배분한다. 10만 개의 개인 숍과 디자이너들이 입점해 있다.
    - Thingiverse(미국, thingiverse.com): 3D프린터 제조사 스트라타시스가 운영하며, 무료로 3D 모델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 Cubify.com(미국, cubify.com): 취미 요소가 강하며, 큐브 시리즈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모델들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 CGTrader(리투아니아, cgtrader.com): 전문가용 3D 모델 데이터를 판매한다. 출품자와 가격 협상을 할 수 있다.
    - Yeggi(독일, yeggi.com): 3D 프린팅이 가능한 무료 데이터가 많고, 검색하기도 쉽다.
    - FABforall(스위스, fabforall.com/home): 3D 모델 데이터나 프린트 서비스 정보를 제공한다.
    - Sculpteo(프랑스, sculpateo.com/en): 고품질의 3D 프린팅이 가능한 모델 데이터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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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지식 콘서트] "유성룡 징비록(懲毖錄)의 통찰은… 적개심만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

  • 정리=이위재 기자 입력 : 2014.10.11 03:03
  •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의 '임진왜란 다시보기'
    임진왜란 되돌아본 징비록
    유성룡, 조선의 문제점 분석… 오히려 日서 더 열심히 연구
    조선은 전쟁 끝난 후에 잊어 40년 뒤 병자호란으로 굴욕… 역사 잊은 민족에 미래 없어

    플라톤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인문학 아고라: 어떻게 살 것인가' 세 번째 강연이 지난달 30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렸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가 '임진왜란: 과거를 징계하여 훗날을 대비하다'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영화 '명량'으로 임진왜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난중일기' 외에 이 시기를 돌아본 중요한 문헌 중 하나는 서애 유성룡이 남긴 '징비록(懲毖錄)'이다. '징비(懲毖)'란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그것을 징계해서 훗날 환난을 경계한다(予其懲而毖後患)"에서 따왔다.

    징비록은 7년에 걸친 참혹한 전쟁을 기록하면서 무자비한 일본의 만행을 성토하는 한편, 그런 비극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지적한다.

    유성룡은 당시 영의정이면서 전쟁을 책임지는 도체찰사(都體察使)를 겸하고 있었다. 이순신을 알아보고 정읍현감이란 미관말직에서 전라좌수사로 추천한 게 유성룡이다. 퇴계 이황의 수제자로 주자학뿐 아니라 양명학, 불교, 도교, 풍수지리, 병학, 의학에도 해박했다.

    한명기 교수는 '징비록'을 통해 과거 역사를 읽고, 미래를 대비하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기 교수는 '징비록'을 통해 과거 역사를 읽고, 미래를 대비하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공부하는 건 오늘을 이해하기 위함(鑑古所以知今)"이라는 얘기다. / 고려대 제공
    임진왜란 부르는 명칭 한·중·일 다 달라

    임진왜란은 명칭 자체가 일본 침략에 대해 반성하라는 적개심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일본 교과서는 이를 '분로쿠 게이초 시대 전쟁(文祿慶長の役)'으로 쓴다. 분로쿠 게이초는 1592~1614년을 가리키는 일본 천황 연호. 그냥 그 시대 벌어졌던 전쟁이란 얘기다. 그나마 1910년 조선을 강제 병합한 다음부터 이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전에는 '삼한정벌(三韓征伐)'로 불렀다. 그런데 조선을 차지하고 난 뒤 자기 땅을 자기가 정벌한다는 게 앞뒤가 안 맞으니 바꾼 것이다. 중국은 그럼 어떻게 부르나. '항왜원조(抗倭援朝)'다. 철저하게 시혜자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그들은 6·25 전쟁 역시 '항미(抗美)원조'라고 부른다.

    임진왜란 전 유럽 해상권을 지배하던 포르투갈 선박이 마카오로 가려다 표류해 일본 규슈까지 온 적이 있다. 이때 핀투라는 상인이 서양식 소총 하나를 선물해주고 갔다. 예나 지금이나 일본은 서양 문물을 자기식으로 변형해 재창조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에 이를 조총(鳥銃)으로 개조해 대량 생산 체제까지 갖추는 데 성공했다.

    1587년 일본 열도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 국왕을 내 앞에 무릎 꿇려야겠다"고 다짐하고, 신무기 조총과 100년가량 내전을 겪으며 쌓은 풍부한 전투 경험으로 무장한 채 쳐들어왔다.

    반면 조선은 반세기 가까이 훈구파와 사림파 간 무한 대립에 시달리면서 국력을 기르지 못했다. 명종 때 외척인 윤원형은 수락산을 통째로 사유화하고, 지나는 백성에게 통행세를 받아 축재했다. 조선은 이때가 역사적으로 보면 '중쇠기(中衰期)'였다. 더구나 일본을 '동해 끝에 있는 군더더기' '개돼지의 나라'로 간주했기에 이런 준동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일본을 세계에서 가장 무시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1995년 장쩌민 주석이 방한했을 때 일본 역사 망언에 대해 공동 대처하자고 했더니 김영삼 대통령이 한 술 더 떠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자"고 하는 바람에 통역사가 당황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2년 뒤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됐을 때 들어온 외채 중 일본 은행이 꿔준 게 가장 많았다.

    서애 유성룡의 초상화.
    서애 유성룡의 초상화.
    철저히 자국 이해 관계 따라 움직인 중국

    명나라는 조선의 간청으로 참전하긴 했으나, 이는 일본군이 북진하면서 자국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6·25 전쟁 때 중공군이 참전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미군이 북진을 거듭, 중국까지 진격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명에서 파견 온 장수 이여송은 1593년 1월 평양성 전투에서 왜군을 제압했다. 여세를 몰아 파주까지 추격했으나 무거워 이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대포 부대 없이 기마 부대만으로 맞서다가 백병전에서 날카로운 일본 장검에 호되게 당하고 개성으로 숨어버렸다.

    유성룡은 이에 다시 반격해야 한다고 매일 채근했으나 명군은 번번이 거절하는 건 물론, 자꾸 귀찮게 하면 곤장으로 다스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에 이른다. 자주 국방을 갖추지 못한 나라의 굴욕을 보여준다.

    임진왜란은 전체 7년 중 4년을 강화 협상으로 보냈다. 울산이나 부산, 거제 등지에는 왜군이 장기 거주하기 위해 쌓았던 성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이 왜군들이 장기 체류하는 동안 각종 문화재와 물자를 약탈하는 바람에 백성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의병들이 이따금 어슬렁대는 왜군을 공격하자 일본은 명나라에 따져 "협상 중에 공격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면서 통행증(심유경 표첩)을 받아내기도 했다. 거기에는 '이 표첩을 소지한 일본군을 조선 관민이 공격하면 엄중 처단한다'고 써 있었다. 명은 이른바 '양전음화(陽戰陰和)', 낮에는 싸우는 척하지만 밤에는 화친한다는 속셈이었다.

    임진왜란 교훈을 계승 못 한 조선

    임진왜란 당시 조정에서 군사나 병무를 아는 유일한 존재는 유성룡이었다. 유성룡은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전쟁 후유증을 회복하고 침략받지 않는 나라로 재건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가 고민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뒤 화기(火器)와 병법(兵法)을 도입하고, 직업 군인제를 창설했으며, 무역이나 통상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려 애썼다. 왜군 포로를 포섭해 조총 제조법을 익혔고, 명나라에서 신형 대포나 독화살 제조법도 배우려 했으나 잘 가르쳐 주질 않아 애를 먹었다.

    징비록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쓰여졌으나, 이후 이 정신은 계승되지 못했다. 전쟁 당시에는 병사는 고사하고 군량 보급 인력조차 부족하자 "나라가 망하면 노비가 다 무슨 소용이냐"면서 노비들을 면천(免賤)해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명나라 장수도 "조선에는 노비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노비 제도 개혁 논의는 눈 녹듯 사라졌다. 강군(强軍) 양성 논의도 흐지부지됐다. 위기가 당장 눈앞에서 사라지자 과거의 기억과 개혁 의지도 함께 사라진 것이다. 40여년 뒤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조선은 한 번 더 외세에 의해 굴욕을 맛봐야 했다.

    징비록에 대해 주목한 건 오히려 일본이었다. 17세기 초 부산에는 왜관 외교 사무실이 있었는데 이곳은 일본인이 조선과 교류하고 무역하면서 정탐하는 전진 기지였다. 누군가 왜관 사무실에 국가 기록인 징비록을 넘겼고, 일본은 이를 조선보다 더 열심히 연구했다. 1712년 일본에 갔던 통신사가 오사카 난전에서 징비록이 팔리고 있는 걸 보고 경악했다고 한다.

    새로운 징비록이 필요한 오늘

    2012년 아리랑 3호를 발사하면서 한반도가 들떴다. 땅에 있는 자동차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는 자랑을 늘어놓았으나, 그 추진체 로켓은 일본 미쓰비시가 개발해 판 것으로 발사 자체도 규슈 남쪽 다네가시마 섬에서 이뤄졌다. 포르투갈 선박이 표류해 일본에 조총을 전해준 바로 그곳이다. 또한 2012년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20년 되는, 60갑자가 일곱번 돌아온 해였다.

    유성룡은 조선의 지정학적 환경이 '복배수적(腹背受敵)', 배와 등 양쪽에서 적이 몰려오는 처지라고 판단했다. 지난 역사를 돌아볼 때 주변 강대국에서 권력 교체가 일어나면 한반도는 전쟁터로 전락했다.

    앞으로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유성룡은 이를 막기 위해 리더의 능력과 책임감, 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징비의 정신은 역사를 잊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단재 신채호도, 영국 처칠 수상도 그렇게 말했다.

    2012년 잠실운동장에서 한·일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열렸다. 붉은 악마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현수막을 들고 나오자 일본 응원단은 욱일승천기로 맞섰다. 축구협회에서 둘 다 압수하자 한국 응원단은 이순신과 안중근 영정을 등장시키기까지 했다. 그런데 얼마 후 방송을 보니 서울 양재동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관리 부실로 건물 곳곳이 훼손되고 유물이 엉망으로 보관되고 있는 화면이 나왔다.

    징비록은 일본의 장점과 함께 조선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단순히 적개심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유성룡은 안 것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역사 소설가 진순신은 '청일전쟁'이란 작품에서 갑신정변에 실패한 김옥균이 일본으로 건너와 리홍장이나 이토 히로부미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장면을 묘사한다. 그는 김옥균은 이들이 아니라 조선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과 손을 잡았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조선의 운명을 리홍장이나 이토 히로부미에게 맡길 것인가, 전봉준과 함께 갈 것인가.

    격동하는 한반도 주변 환경 속에서 바깥 세계를 파악하고 외교에 역량을 기울이는 건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앞서 내부를 통합하고 내부 역량을 키우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외교나 교섭의 힘은 한 나라 자체 국력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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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Cover Story] 복잡한 건 기업이 도맡아야 버튼만 누르고 즐기게 하라

  • 뉴욕=윤형준 기자
    입력 : 2014.10.11 03:03
  • 오디오 업계의 애플 '보스'가 50년간 추구한 단순함
    "목숨 걸고 新기술 개발하지만, 디자인은 질리지 않는 단순함 추구"
    오디오 장비 일일이 따로따로 사서 직접 연결하고 조정하지 않게 만들어
    좋은 음질로 자주 들을 수 있으면 그만···매뉴얼 없이 어머니도 쓸 수 있어야

    밥 마레스카 보스 사장은“좋은 음악을 더 자주 들을 수 있게 하는 게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라며“고객이 쉽고 간단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밥 마레스카 보스 사장은“좋은 음악을 더 자주 들을 수 있게 하는 게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라며“고객이 쉽고 간단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애플은 PC와 스마트폰에서 '심플'을 추구해 왕좌에 올랐다. 그렇다면 오디오 산업의 애플은 어느 회사일까? '보스(Bose)'가 가장 정답에 가까운 회사다. 지난해 작고한 이 회사 창업자 아마르 G 보스 박사도 스티브 잡스에 비견된다.

    마치 잡스가 전문가들이나 쓰던 거대하고 복잡하던 메인 프레임 컴퓨터를 누구나 쓸 수 있는 데스크톱으로 만든 것처럼, 보스 박사는 소수 애호가가 쓰던 복잡한 오디오 장치를 초보자들도 쉽게 쓸 수 있는 간단한 제품으로 만들어 냈다.

    MIT 교수를 하다 1964년 창업한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자, 만약 음식을 차갑게 해서 오랫동안 보존하고 싶다면, 당신은 냉장고를 살 겁니까? 아니면 가게에 가서 압축기, 냉각기, 냉매, 문짝을 산 다음 조립할 겁니까? 이건 미친 짓이에요. 그냥 단지 음식이 차갑기만 하면 된다고요.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가게에 가서 모든 오디오 장비를 따로따로 산 다음, 이걸 연결하고 조정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냥 좋은 음악을 원한다고요!"

    그래서 창립 50년 만에 약 25억달러(약 2조 6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보스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난 밥 마레스카(Maresca) 사장(CEO)은 "우리의 목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원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최고 수준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의 오디오 기기는 우퍼(저음을 내주는 별도의 스피커)나 이퀄라이저(음향을 조절하는 장치)가 붙어 있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도 풍부한 저음과 안정된 음색을 들려준다. 제품은 검은색과 흰색 위주의 깔끔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있고, 심지어 크기도 작다. 복잡하게 설치할 필요도 없이 파워 케이블을 꼽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흘러나온다.

    보스가 추구하는 제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마레스카 사장은 "매뉴얼이 필요 없을 만큼 간단하고 직관적인 제품"이라고 답했다.

    "우리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엔지니어에게 강조합니다. '어머니들이 쓸 수 있게 하자, 내 조카나 이웃이 쓸 수 있게 하자'라고요. 지난 수십년간 고객을 연구한 결과,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간단한 사용 방법'이었다고 저희는 내부적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보스는 뛰어난 기술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굳이 고객에게 자랑하고 과시할 필요가 있나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저항 Ω의 숫자 같은 게 아니라 듣기에 좋은 음악일 뿐입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좋은 '음악적 경험'을 주는 게 목표지, 좋은 '기술적 경험'을 주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뛰어난 기술력을 과시하려고 하지 말자. 대신 고객의 경험이라는 것에 집중하자. 그걸로 고객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자. 이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관점입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50주년 행사장에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의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1968년 만든 '901'이란 스피커에 LP판을 턴테이블로 물렸다. 그 옆 벽면에는 1964년부터 2014년까지 나온 보스 제품 20여점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소리는 가정집 거실 벽면이나 유리창에 어떻게 반사되는지에 따라 음질이 달라진다. 보스는 실내에서 반사되는 음파를 모두 수학 방정식으로 풀어내, 최적의 음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은 보스 창립 50주년 기념 영상의 한 장면.
    소리는 가정집 거실 벽면이나 유리창에 어떻게 반사되는지에 따라 음질이 달라진다. 보스는 실내에서 반사되는 음파를 모두 수학 방정식으로 풀어내, 최적의 음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은 보스 창립 50주년 기념 영상의 한 장면. / 보스 제공
    ―다른 오디오 브랜드와 가장 큰 차이는 뭐라 생각하십니까?

    "저희는 음악의 가치에서 두 가지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훌륭한 음질을 재생할 것인가, 또 하나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더 자주 들을 것인가입니다.

    많은 오디오 회사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질을 재생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그러나 복잡한 설치와 설비가 필요하지요. 좋은 음악을 듣는 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과정이 소비자 입장에서 너무 어렵다면 자주 듣지는 않게 될 겁니다. 저는 그래서 '쉬운 경험(easy experience)'에 대해서 말해 보고자 합니다. 당신은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겁니다. 음질이 아주 훌륭하지 않지만, 쉬운 만큼 자주 듣죠. 만약 좋은 음악을 더 자주 들을 수 있다면, 고객은 더 많이 행복해지겠지요? 보스가 추구하는 음악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마레스카 사장은 그러나 "고객이 음악을 '쉽게'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배터리 기술력입니다. 요즘은 모바일 기계가 점점 늘어나니까, 배터리 수명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됐습니다. 배터리 수명을 길게 하면 할수록 '쉽게'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자주 충전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그런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기술 개발 없이도 배터리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금 작은 소리'로 들으면 됩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억지로 작게 듣는 게 어떻게 '좋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마찬가지로 '저음(베이스)'을 없애면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그렇게 듣는 건 유쾌하지 않을 겁니다. 소리도 크게, 저음도 빵빵하게 틀면서, 기계 크기는 작고, 배터리는 오래가는 제품. 진짜 만들기 어렵습니다(웃음)."

    마레스카 사장 말을 들으면서 위클리비즈에서 소개했던 '복잡성 보존의 법칙'이 떠올랐다. 복잡함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만약 공급자가 복잡함을 더 짊어지면 그만큼 소비자는 심플함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보스가 추구하는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반대로 공급자가 복잡함을 짊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소비자가 그 복잡함을 떠맡아야 한다.

    그래픽=정인성 기자
    그래픽=정인성 기자
    고객의 복잡함을 대신 떠안다

    미국 보스턴 본사에 있는 보스의 연구 개발(R&D) 센터에는 서로 조금씩 다르게 생긴 일반 가정집 방 모형이 100개쯤 꾸며져 있다. 어떤 방은 천장이 아주 높은 구조로, 어떤 방은 한쪽 벽면이 유리 통창으로 돼 있는 식이다. 방 안에는 일반 가정집과 똑같이 TV와 소파, 탁자 등이 놓여 있고, 보스의 오디오 제품이 설치돼 있다.

    방 모형을 이렇게나 많이 꾸며둔 이유는 실제 소비자들의 거주 환경에 맞춰 음향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실내에서 음악을 틀면 그 소리가 방의 벽면이나 유리창, 탁자 등에 반사된 다음 사람의 귀로 전달되는데, 이 때문에 똑같은 스피커를 써도 방 안의 구조가 어떤지에 따라 소리가 달리 들리게 된다. 보스는 각 거실 모형에서 스피커의 소리를 각각 측정한 다음, 평균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음파를 찾아 이에 맞게 음향을 조정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어댑티큐(ADAPTiQ)'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스피커를 설치한 다음 음악을 켜면, 벽이나 탁자에 반사된 음향을 기계가 듣고, 그 장소에 맞는 최적의 음향을 자동으로 보정해 준다. 일종의 '가상 음향 기술자'인 셈이다.

    보스는 고객이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음악을 들을 때 겪어야 할 복잡성도 대신 떠안았다. "통상의 절차는 다섯 가지죠. ①기계의 전원을 켜고 ②와이파이에 접속하고 ③인터넷 방송국에 로그인하고 ④채널에 접속하고 ⑤원하는 음악을 고르고 틀어야 합니다. 저희는 이 다섯 가지 과정을 전원을 켜는 것만으로 한 번에 이뤄지도록 조정했습니다. (고객이 이 다섯 가지를 스스로 조정할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을 갖추려면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필수적입니다. 인터넷에 접속하고, 음악 리스트를 만들고,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는 것 모두 소프트웨어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보스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그냥 전원 버튼을 누르고 음악을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목숨을 걸 만큼 기술 개발에 집중하라'가 모토

    보스는 비상장 회사다. 회사의 지분은 대부분 보스 가문과 경영진이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MIT가 보유하고 있다. 왜 비상장일까? 창업자 보스 박사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상장기업에서 주주들은 회사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채 회사의 미래를 정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우리 회사가 상장회사였다면 난 아마 12번은 쫓겨났을 것이다. 예컨대 1980년대 5000만달러에 달하는 R&D 투자를 계속했는데도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구를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는 성공했다."

    보스는 '목숨을 걸 만큼 기술 개발에 집중하라'는 보스 박사의 뜻에 따라 창립 이래 회사 순익의 대부분을 고스란히 R&D에 투자해오고 있다.

    "저희는 비상장사인 만큼 90일마다 이익을 만들어내려고 끙끙거릴 필요도 없고, 장기적인 투자와 R&D를 하기도 유리합니다. 만약 저희가 상장사였다면 수익은 대부분 배당금으로 쪼개져 주주들에게 분배됐을 것입니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주주들의 간섭 없이, 순익의 100%를 다시 R&D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겁니다.

    저희는 좋은 가치를 지닌 제품을 만들고, 수익을 낸 다음 회사로 가져와 R&D에 투자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더 많은 수익을 냅니다. 선순환 구조입니다. 물론 성공하는 회사는 대개 이런 선순환 구조를 가지지만, 여기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순환 구조의 어떤 부분이 회사의 목표인가'라는 점입니다. 보스는 '수익'이 아니라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인 회사입니다."

    보스는 1983년 최초로 카오디오 시장에 뛰어들었고, 음파와 음파가 맞부딪치면 소리가 사라진다는 데 착안해 소음 제거 헤드폰을 개발했으며, 휴지곽보다 작은 사이즈로 웅장한 저음을 내는 '어쿠스티매스 베이스'는 독창적 기술을 인정받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전시 중이다. 보스는 올림픽 공식 음향 공급 업체, 나사의 우주왕복선용 스피커 제조 업체이기도 하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보스는 처음으로 전 세계 기자 200여명을 초청해 브랜드 설명회를 열었다. 경영진 대부분이 공대 출신이라 기업 홍보보다는 철저히 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보스 박사는 생전에 언론 인터뷰를 꺼렸다. 딱 한 번 아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는데 인도 언론사였다. 보스 박사는 인도 이민자 2세다.
    보스의 소음 제거 헤드폰‘QC25’ / 보스의 와이파이 오디오 컴포넌트‘사운드 터치 30’
    보스의 소음 제거 헤드폰‘QC25’ / 보스의 와이파이 오디오 컴포넌트‘사운드 터치 30’
    대학과 협업하며 '오픈 이노베이션' 힘써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이 대학을 자퇴한 위대한 기업가들이 세운 회사라면, 보스는 대학교수가 대학에서의 연구 활동을 바탕으로 세운 회사다. 보스 박사는 2000년대 초반까지 회사의 CEO와 MIT 교수를 겸직했다. 생전 그의 명함에는 '보스 창립자, 회장, 기술 총괄 디렉터, 교수'라는 직함 4가지가 동시에 적혀 있었다고 한다. 보스 박사뿐 아니라 현재 회사 경영진 대부분이 MIT 출신이다. 마레스카 사장은 학창 시절 보스 박사의 제자였다고 한다.

    마레스카 사장은 "보스의 수익금 중 일부는 MIT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데 쓰이고, 결과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이는 정보를 공개하고 다양한 협업으로 혁신을 이뤄낸다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개념과 상통한다. 이 개념을 처음 주창한 헨리 체스브로 UC버클리 교수는 위클리비즈 인터뷰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조건 중 하나로 대학과의 원활한 협업 체계를 꼽았었다. 마레스카 사장은 설명을 이어갔다.

    "최근 기술력의 발전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홀로 이 속도를 따라잡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편리한 방법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연구하는 것입니다. 보스는 음질과 디지털 소프트웨어 기술은 뛰어나지만, 부품을 작게 만드는 기술 같은 것은 부족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MIT나 스탠퍼드 같은, 이 기술을 활발하게 연구하는 우수한 대학과 함께하면 됩니다. 대학만 협업의 대상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스포티파이 등 인터넷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과 어떻게 하면 보스 제품에서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기능과 편리성을 원할 겁니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우리가 최고란 아집을 버리고, 먼저 나서서 힘을 모을 상대를 찾아야 합니다."

    '끝난 게 아니다' 정신

    ―요즘 오디오 기기는 패션 기기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는 더더욱 그렇고요. 보스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요?

    "디자인에는 패션처럼 감각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지속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보면 예쁘고 근사하지만, 내년에 다시 봤을 때 '한물간 구식 스타일'이 돼서는 곤란합니다. 보스는 한 해 유행하는 트렌디한 디자인보다는 쉽게 물리지 않는 단순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실제로 1968년 처음 나온 901 스피커는 출시된 지 4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스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오디오 시장은 경쟁이 아주 치열합니다. 특히 요즘은 거실용 오디오뿐 아니라, 헤드폰이나 블루투스 스피커와 같이 모바일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역설적이지만 경쟁자들을 살펴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소비자들을 봅니다. 그리고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겁니다. 저희가 기술을 개발했을 때, 이득을 보는 건 경쟁자가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기술을 개발해 신제품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 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보스가 지난 50년간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50년 더 이어갈 수 있는 핵심은 '끝난 게 아니다(We've never done)'라는 저희 기업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대학 연구실에서 막 태어난 1964년의 보스처럼요. 저희는 앞으로도 그때와 같은 열정과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Weekly BIZ] 창업자 보스 박사는 '소리의 스티브 잡스'… 사용자 경험 중시, 쓰기 편한 제품 만들어

  • 윤형준 기자
    입력 : 2014.10.11 03:03
  • 보스 창업자 아마르 보스 박사
    보스 창업자 아마르 보스 박사
    1 복잡성 보존의 법칙

    아마존과 야후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최고책임자로 일했던 래리 테슬러(Tesler)가 주장한 '복잡성 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서비스나 제품에 포함된 복잡함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만약 공급자가 복잡함을 더 짊어지면 그만큼 소비자는 심플함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반대로 공급자가 복잡함을 짊어지지 않으려 하면 소비자가 그 복잡함을 떠맡아야 한다. 보스는 스스로 복잡함을 짊어짐으로써 소비자에게 심플함을 선물했다. 소비자는 파워 케이블을 꽂고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2 기술과 사람의 융합

    조광수 연세대 교수는 "보스의 창업자 아마르 보스 박사를 '소리의 스티브 잡스'라고 부르고 싶은데, 이유는 기술과 사람의 융합을 시도하고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스 박사는 소리 분야에서 UX(사용자 경험)의 시조 격이다. 그는 전기공학도였으나 실험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심리음향학(psychoacoustics) 연구를 했다. 사람들이 소리를 어떻게 지각하는가가 그의 연구 주제였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소리란 물리적인 음향이 아니라, 사람이 듣기 좋은 음향이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소리를 내야 좋은 소리라고 지각하는지를 연구했다.

    3 새로운 시장 정의

    보스는 오디오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깨부쉈다. 오디오 초보자는 음질은 떨어지지만 편리하고 값이 싼 스피커를 쓰고, 오디오 애호가는 뛰어난 음질을 가졌지만 사용하기 불편하고 값이 비싼 스피커를 쓴다는 통념이 그것이다. 보스는 초보자든 애호가든 누가 사용해도 만족스러운 품질에, 사용도 간편하면서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스피커를 내놓았다. 조광수 교수는 "보스는 전문가나 쓰던 크고 복잡한 컴퓨터를 일반인들이 쓸 수 있는 데스크톱으로 만든 애플처럼,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보스 제품이 혐오 대상이 되기도 한다. 보스 제품에는 고급 음향을 위한 '제의적(ritual)인 준비 작업'이 없기 때문이다.

    4 확고한 브랜드 맨트라(mantra)

    '브랜드 맨트라'란 브랜드의 본질을 4~5개 단어로 짧게 표현한 어구를 뜻한다. 보스는 '연구를 거듭해 더 좋은 소리를 구현한다(Better Sound Through Research)'이다. 김정수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브랜드 맨트라는 고객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홍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을 한데 묶는 구심점 역할도 하는데, 보스는 이것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보스는 1978년 5000만달러를 들여 소음제거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해, 1989년 완제품을 내놓기까지 12년간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임직원 모두가 '우리는 연구개발을 통해 좋은 소리를 만든다'는 보스의 본질을 잊지 않았고, 연구를 밀어붙여 끝내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사용하는 소음제거 헤드폰을 만들어냈다. 스타벅스의 브랜드 맨트라는 '라이프스타일을 나누는 한 잔의 커피(a coffee-drinking and sharing lifestyle)'이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매장이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사교의 장 역할도 한다. 커피빈의 브랜드 맨트라는 '뛰어난 품질의 커피와 차(Quality coffee and tea)'다. 그래서 커피빈은 항상 고품질 음료를 추구한다.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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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직장인 최모씨는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를 한다. 온라인 결제를 할 때는 공인인증서가 있는 PC에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한다. 핸드셋으로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거나 모바일게임 아이템을 사야할 때는 통신요금 결제를 한다. 간혹 모바일로 신용카드 결제를 하기도 하지만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유효기간과 비밀번호를 넣고 문자로 인증을 받다 보면, 조금 짜증이 나기도 한다.

    국내에서의 소비패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결제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 카카오톡이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카카오페이를 내놓은데 이어 라인이 일본에서 먼저 라인페이를 올해 안에 선보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이미 해외의 성공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박혜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의 온라인과 모바일 소비 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성장했지만, 결제는 그에 비해 불편하고 복잡하다"며 "규제와 보안, 제도 등 여러 문제들이 뒤엉켜 만들어 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경우에는 간편결제 시스템이 시장을 모두 장악해 나가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와 라인페이가 성공하려면 페이팔과 알리페이의 사업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해외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페이팔과 알리페이는 어떻게 성공모델을 만들었을까.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이팔(Paypal)은 미국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Ebay)에 속한 결제서비스다. 페이팔은 전 세계 최대 쇼핑몰인 이베이를 배경으로 지난해 가입자수가 1억4800만명에 달했고, 거래 규모는 180조원을 기록했다. 페이팔의 사업구조는 우리나라의 전문결제대행서비스(PG)사업자와 흡사하다.

    다른 점은 페이팔은 한번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놓으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차이의 핵심은 보안인데 페이팔도 설립초기에는 해킹 등의 보안문제가 발생했었지만 보안을 강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은 지난 9월 앱 방식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점 내에서 핸드셋으로 바코드를 인식하는 방법으로 상품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또 얼마 전에는 결제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베이에서의 분사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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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변화들의 원인 중 하나로 애플페이(NFC 기반)의 출시가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도 결제 시장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중에는 중국의알리페이(Alipay)도 있다.

    알리페이(Alipay)는 중국 최대의 쇼핑몰인 타오바오(알리바바 소유, 중국 내 온라인쇼핑몰 MS 70%)를 기반으로 시작된 결제서비스다. 알리페이는 지난해 기준으로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MS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입자수는 8억명이며 이 중활성 사용자수는 1억3000만명이다. 지난해 총 결제대금은 약 450조원으로 올해는 6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증권은 알리페이의 성공 배경에는 편리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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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투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지만, 보통은 알리페이 계좌로 현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알리페이 계좌로 입금된 자금은 마치 가상 화폐처럼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온라온 결제는 당연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바코드를 인식하는 방법으로 교통요금, 공공요금, 오프라인 쇼핑 등 거의 모든 결제를 지원한다.

    박 애널리스트는 "알리페이의 최종 목표는 아마도 중국 내 모든 결제를 알리페이라는 하나의 결제수단을 통하게 하려는 것 같다"며 "현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은 자주 입금해주거나이자를 포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위어바오라는 온라인 전용 머니마켓펀드(MMF)를 출시함으로써 이 서비스는 더욱 완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위어바오에 가입하면 충전돼 있는 현금을 MMF로 운용해 이자를 지급한다.

    그는 "핀테크라는 신조어가 있는데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금융서비스와 관련된 정보통신 기술'을 의미한다"며 "핀테크에 가장 가깝게 간 서비스는 현재로서는 알리페이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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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IZ] [칼럼 Outside] 비싸진 美실리콘밸리 투자처로 매력 줄어 다른 나라로 눈 돌릴만

  • 로스 뷰캐넌 문화 연구가·작가
    입력 : 2014.10.11 03:03
  • 로스 뷰캐넌 문화 연구가·작가
    로스 뷰캐넌 문화 연구가·작가
    실리콘밸리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기술 중심지(hub)이지만, 혁신 스타트업을 만들어내는 곳이 이곳만은 아니다. 싱가포르, 상하이 같은 아시아의 도시부터 핀란드 에스포, 네덜란드 드윙겔루 같은 유럽의 소도시까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사실 우수한 인재, 경쟁적인 정신, 용이한 자본 접근, 우호적인 규제환경 같은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키워내는 실리콘밸리의 핵심 특징들은 다양한 지역에서 재현될 수 있다. 심지어 미국과 경제·정치·문화 환경이 전혀 다른 나라들에서도 가능하다. 물론 모든 국가가 실리콘밸리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핀란드부터 보자. 여기는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뒷받침되는 역동적인 컴퓨터게임 클러스터를 갖고 있다. 핀란드 에스포에서 혁신 붐을 일으킨 기업은 비디오게임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이지만, 이 지역 혁신을 계속 이끄는 것은 '핀란드의 스탠퍼드'인 알토대학이다. 알토대학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스타트업 사우나)의 시설은 구글 사무실을 닮았는데, 여기에 화상 회의실을 사우나처럼 꾸미는 핀란드만의 특징도 가미돼 있다. 현재 핀란드는 90% 이상을 수출하는 200개 이상의 게임 관련 스타트업을 갖고 있고, 게임산업으로만 작년 1000개의 일자리와 15억 달러의 GDP를 창출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정부가 직접 혁신 활동을 주도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2년 반 전 IBM과 지역 중소기업을 연결해, 네덜란드 전파 천문연구소가 설치된 드윙겔루 지역에 '빅데이터 허브'를 만들었다. 200만개의 개별 안테나에서 수집한 방사능 파동 정보를 분석해서 2020년까지 우주의 형태를 지도로 만든다는 것인데, IBM은 정보처리 능력을 제공하고 네덜란드의 지역 기업들은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산업 밸리도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홍콩이 가장 주목된다. 사업을 시작하는 데 이틀이면 충분하고, 세금도 낮고, 넓은 공동작업 공간도 가능하다. 더욱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사이버포트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은 기업에 창업 자금과 우수 설비를 지원하는 한편 기업가 정신, 기술, 사업개발 관련 훈련까지 지원한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홍콩에서 창업자 숫자는 300%까지 늘었다.

    싱가포르는 기술 분야에서 해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이나 세금 우대 등 규제 개혁을 10년 동안 꾸준히 펼쳤다. 그 결과 2002년에서 2009년 사이 1만1000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창업됐다.

    중국 본토에서는 알리바바가 최근 250억달러에 상장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알리바바 전·현직 직원들과 주주들은 이미 저장대, 푸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센터와 더불어 중국 내 스타트업 활동을 지원하면서 지역 경제에 60억달러 이상 기여했다.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창업 생태계의 최고로 남아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가치평가 금액이 너무 뛰면서, 글로벌 혁신가와 투자자들은 미국 바깥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다. 각 국가가 자신만의 실리콘밸리 모델을 성공시키는 것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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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MIT 선정 혁신가들이 속한 대학, 기업, 연구소는 어떤 곳일까. 기업 문화나 경영 전략에서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그들이 속한 스타트업 10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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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오링고의 루이스 폰 안 박사(왼쪽)와 그의 제자 세버린 해커박사

    듀오링고
    집단지성 활용해 공짜로 외국어 공부
    듀오링고(duoLingo)는 자신의 모국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외국어를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용자는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 언어를 공부할 수 있다. 현재 30개 언어 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 수는 3000만 명에 이른다. 한국어 서비스는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됐으며, 아직까지는 영어만 배울 수 있다.

    2011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듀오링고는 2년 만에 온라인으로 언어를 학습하는 가장 인기 있는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애플에서 2013년 올해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 구글에서 2013년 최우수 안드로이드 앱,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서 최고 교육용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투자는 유니언 스퀘어 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 연기자 애슈턴 쿠처 등이 했다.

    듀오링고의 외국어 학습 방법 핵심은 단어와 문장 번역이다. 대부분의 외국어 학습 기반이 읽기와 쓰기만을 사용하는 반면에 듀오링고는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발음까지 학습할 수 있다. ‘질주’라는 개념을 도입해 진도를 확인하고, 친구와 겨루며 게임처럼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것도 학습의 재미를 더한다. 뉴욕시립대 퀸스대학의 루먼 베슬리노브(Roumen Vesselinov) 박사는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34시간 공부하면 대학교 1학기 한 과목의 효과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어떻게 광고도 없이 공짜로 이런 서비스가 가능할까? 듀오링고의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 박사와 그의 제자 세버린 해커(Severin Hacker) 박사는 ‘집단지성’에서 답을 찾았다. 제휴업체가 문서 번역을 의뢰하면 사용자가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대신 번역해 준다. 번역한 문서가 채택된 사용자는 듀오링고 안에서 평판 점수를 쌓는다. 듀오링고는 2013년 10월부터 CNN과 버즈피드의 기사를 번역해 주고 그 대가로 받은 비용을 프로그램 운용에 쓰고 있다. 이 밖에도 듀오링고 기어 사이트(gear.duolingo.com)를 통해 자체 제작한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도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은 활발하지 않다.

    폰 안 박사는 듀오링고 창업이전에 웹 인증 시스템 캡차(CAPTCHA)와 리캡차(reCAPTCHA)를 만든 개발자로 유명하다. 캡차는 인터넷 카페에 가입할 때 일그러진 모양의 숫자와 영문 글자를 입력하는 과정으로, 스팸 메일 프로그램을 걸러내는 데 효과가 있다. 폰 안이 설립한 리캡차는 지난 2009년 구글에 인수됐다. 번역 엔진을 갖추고 있는 구글이 듀오링고를 어떻게 대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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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2억 5000만 명이 사운드클라우드를 경험하고 있다.

    사운드클라우드
    유튜브의 오디오 버전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는 누구나 쉽게 음악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소셜 사운드 플랫폼이다. 자신이 만든 음원을 업로드하고 친구와 공유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만든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플레이리스트로 편집할 수 있다. 자신만의 음악 앨범을 만들고, 좋아하는 음악을 전파하며, 음악 취향이 같은 사람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아마추어 음악가들은 자신이 올린 음원이 판매로 이어지면 수익도 얻는다. 사운드클라우드가 ‘유튜브의 오디오 버전’라고 불리는 이유다.

    사운드클라우드는 2007년 사운드 디자이너 알렉스 융(Alex Ljung)과 에릭 발포르스(Eric Wahlforss)가 독일 베를린에서 설립했다. 2009년 4월에 다우티 핸슨 테크놀로지 벤처스로부터 250만 유로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후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와 인덱스 벤처스로부터도 1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운드클라우드의 콘텐츠는 음악 외에도 강의, 토론, 팟캐스트 등 다양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동영상보다 쉽게 콘텐츠를 편집하고 유통시킬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2억 5000만 명이 사운드클라우드를 경험하고 있다.

    사운드클라우드는 아마추어뿐만 아니라 프로의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레이디 가가 등 유명 가수들이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자신의 음악을 홍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뮤지컬 ‘보이첵’을 공동 제작하는 LG아트센터와 에이콤 인터내셔널이 사운드클라우드에 음원을 미리 공개하면서 뮤지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작곡가 김형석 씨 등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헌정곡을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하기도 했다.
    사운드클라우드의 성공은 경쟁 상대이던 마이스페이스의 실패와 비교된다. 마이스페이스는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음악을 넘어 사진, 동영상으로 영역을 넓혔지만 어느 곳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반면에 사운드클라우드는 음악을 기반으로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한다는 정체성을 지키면서 꾸준히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사운드클라우드는 조만간 광고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뮤지션에 대한 수익 공유도 정책으로 이뤄지게 된다. 자신이 올린 음악에 열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수익 창출 여지가 넓어지는 셈이다. 통신기술, 반도체, 장비 성능이 발달하면서 사운드클라우드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음악을 다운받는 것이 아니라 바로 접근해 소비하고 비즈니스도 할 수 있는 길목에 사운드클라우드가 서 있기 때문이다.
    최현숙 기자

    [혁신기업10] 혁신가들은 어떤 곳에서 일을할까?①
    [혁신기업10] 혁신가들은 어떤 곳에서 일을할까?②
    [혁신기업10] 혁신가들은 어떤 곳에서 일을할까?③
    [혁신기업10] 혁신가들은 어떤 곳에서 일을할까?④
    [혁신기업10] 혁신가들은 어떤 곳에서 일을할까?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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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MIT 선정 혁신가들이 속한 대학, 기업, 연구소는 어떤 곳일까. 기업 문화나 경영 전략에서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그들이 속한 스타트업 10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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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퀀터스의 가장 큰 혁신은 산택이나 이동 등 움직일 때 소음이 있는 상태에서도 인체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를 놓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퀀터스
    웨어러블 센서 기술로 건강 상태 상시 체크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매일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면?” 시작은 단순한 질문에서부터였다. 퀀터스(Quanttus)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개발한 혁신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웨어러블 소형 장치와 강력한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웨어러블 센서 기술을 활용해 심장혈관 질환을 모니터링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실험을 거듭한 끝에 손목에 착용하는 프로토타입 장치를 개발해 냈다.

    이 프로토타입 장치는 광학센서, 가속도계 등을 이용해 심장박동, 혈압, 호흡 같은 생체 신호를 측정한다. 기술의 핵심은 심장박동 등을 얼마나 정확히 추적할 수 있느냐다. 퀀터스의 가장 큰 혁신은 산책이나 이동 등 움직일 때 소음이 있는 상태에서도 인체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퀀터스의 기술력은 하루 50만여 개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퀀터스는 올해 초 벤처투자사 비노드코슬라로부터 창업지원금으로 3000만 달러를 받은 데 이어 코슬라벤처스와 매트릭스 파트너로부터도 초기 자금 19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2012년 설립된 퀀터스는 최고경영자(CEO)이자 창립자인 샤히드 아짐(Shahid Azim)의 주도로 25명의 인재가 모여 세운 회사다. 아짐은 란토스 테크놀로지(Lantos Technologies)라는 이름의 보청기 및 헤드셋용 3D 영상기기 제조업체 CEO 출신이다.

    퀀터스의 주요 직원으로는 생체인식 보안 전문가인 리차드 비자니(Richard Bijjani)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웨어러블 심장 모니터 전문가 데이비드 허(David He) 수석 과학 책임자, 스티브 정맨(Steve Jungmann) 전 애플 제품관리 부사장, 요르단 라이스(Jordan Rice) 전 나이키와 루슨트 제품개발 부사장 등 웨어러블 기기와 생체기술 관련 전문가가 포진돼 있다.

    퀀터스는 심장질환, 고혈압, 스트레스와 같은 질환을 해결하길 꿈꾼다. 퀀터스 측은 “우리는 건강을 이해하는 방법을 바꿀 것이다. 퀀터스는 소비자 중심 기술 회사이자 의료기기 회사다. 소비자와 의료 공급자를 위한 강력하고 새로운 도구를 만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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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쿼터스에너지는 투명한 코팅기술과 막을 개발하여 패널의 단점을 보완한다.

    유비쿼터스에너지
    투명 코팅 기술로 태양전지 단점 개선
    애플의 아이폰처럼 유비쿼터스에너지의 투명 태양전지가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유비쿼터스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의 태양전지 단점을 눈에 띄게 개선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태양전지는 별도의 태양광 패널을 기기에 부착하는 형태여서 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유비쿼터스에너지는 투명한 코팅 기술과 막(Film)을 개발, 창문이나 스마트 기기의 앞면 유리에 적용했다. 태양광 패널을 기기 뒷면에 부착하는 대신 디스플레이 화면 위에 투명한 코팅필름을 올려놓은 것이다.

    기술의 핵심은 태양광 스펙트럼 활용에서 시작된다. 유비쿼터스에너지의 클리어뷰파워 기술은 자외선과 적외선의 파장을 수집하는 대신 가시광선을 투과시킨다. 기존의 태양전지는 자외선과 가시 영역에서 빛을 수집하기 때문에 완전히 투명하기가 어려웠다. 클리어뷰파워는 빛 스펙트럼을 활용, 디스플레이 선명도를 저하시키지 않고 보조전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낸다. 이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투명한 태양전지는 유리 또는 얇은 막을 기반으로 다양한 유기층을 하나씩 증착해 제작된다. 이러한 공정은 산업 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박막 증착(Thin-film Deposition)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에너지의 태양전지도 현재 대부분 창문에 적용되는 절연이나 일조 관련 코팅 기술과 유사한 방식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비쿼터스에너지는 태양전지의 효율 개선을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좀 더 많은 태양광을 수집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검토중이다. 첫 번째는 반도체 물질의 설계를 최적화하는 일이다. 현재 사용되는 물질에는 적외선과 근적외선(Near-infrared)의 특정 부분을 선택해 흡수하는 염료가 포함돼 있다. 유비쿼터스에너지는 더욱 많은 적외선 부분을 수집할 수 있도록 재료 특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두 번째 방법은 나노 단위의 엔지니어링 및 장치 내의 광학성 간섭 현상을 조절해 빛 흡수량을 개선하는 것이다.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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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MIT 선정 혁신가들이 속한 대학, 기업, 연구소는 어떤 곳일까. 기업 문화나 경영 전략에서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그들이 속한 스타트업 10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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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기별 '박스'사용 화면. 박스의 높은 평가는 유료기업 고객에서 비롯된다.


    박스
    ‘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박스(BOX)는 2005년 아론 레비와 딜런 스미스가 시작한 ‘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다. 두 사람은 서비스 초기부터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기업 활동에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통한 파일 공유가 데이터 접근성과 협업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 기업보다 먼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박스는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2006년 1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매년 거액의 투자를 받았다. 2012년에는 최소 12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1억 25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또 올해 7월에 이뤄진 투자에서는 기업 가치를 24억 달러로 인정받았다.

    박스의 높은 평가는 유료 기업 고객에서 비롯된다. 박스가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신청서에 따르면 박스는 3만 4000여 개 기업을 유료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사용자 수는 2500만 명으로, 개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 등에는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유료 기업 고객에 포천 500대 기업의 40%, 글로벌 2000대 기업의 20%가 포함돼 있어 향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사업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높은 사업 가능성과 기업 평가에도 현재 박스의 실적은 좋지 않다. 올해 1월 21일 종료된 회계연도 기준으로 박스의 매출은 1억 2420만 달러였지만 순손실이 1억 6860만 달러에 이른다. 7월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지만 이때 공개된 기업 실적은 다시 한 번 박스의 어려움을 확인시켜 줬다. 7월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박스의 2014년 1분기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94% 증가한 4530만 달러였다. 하지만 전체로는 여전히 384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유료 기업 고객이 IPO 신청 당시보다 5000만 개 증가한 3만 9000여 개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박스의 어려움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자 확보를 위해 무료에 가까운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니 뚜렷한 수익원이 없는 클라우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애플의 ‘아이클라우드’(iCloud) 연예인 사진 유출에서 확인된 것처럼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 문제도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그마나 무료 스토리지 제공은 하드웨어 가격 하락으로 말미암아 원가 부담이 낮지만 보안 문제 해결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하는 박스의 경우 보안이 서비스의 핵심이어서 부담이 큰 상황이다.

    박스는 서비스 확대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얼마 전 박스는 기업을 위한 서비스인 ‘박스워크’(BoxWorks)를 공개했다. 박스는 박스워크를 통해 데이터 저장, 공유 서비스는 물론 데이터 가공과 분석 등 데이터 활용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스토리지 제공을 넘어 업무 효율화를 위한 엔터프라이즈 플랫폼 서비스로 나갈 계획이다.

    박스는 또 개인 사용자를 위해 ‘오피스365’ 사용자들이 박스에 저장된 파일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는 개인 사용자들이 익숙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업무에도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IPO를 앞두고 기업 고객은 물론 개인 고객까지 확보하려는 박스의 전략은 향후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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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닙스가 제작한 철도 승객 수 예측앱 '트랑퀼리앙'

    스닙스
    빅데이터 분석으로 미래 예측
    2009년 선보인 스마트폰 앱 ‘서울버스’는 고등학생이 만들어서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편의성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서울버스는 높은 편의성으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버스 노선, 버스 운행 위치, 정류장 위치 등 버스 이용과 관련된 기본 정보를 보기 좋게 정리해 보여 줄 뿐이다. 쉽게 정보를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를 주지만 다른 정보와 통합 분석하면 더 좋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프랑스 앱 ‘트랑퀼리앙’(Tranquilien)이 그 예다.

    트랑퀼리앙은 란드 힌디가 설립한 스닙스(Snips)에서 2013년에 제작한 앱이다. 트랑퀼리앙은 파리에서 사용자들에게 열차에 자리가 있을지를 사흘 뒤까지 예측해 알려준다. 스닙스는 이 앱을 만들기 위해 프랑스 국영 철도회사 SNCF와 협력했다. 스닙스는 SNFC가 실시한 공개정보 해커톤에서 트랑퀼리앙의 베타 버전으로 우승한 후 SNFC의 지원 속에 앱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트랑퀼리앙에는 크게 세 가지 데이터가 사용된다. 우선 SNFC가 보유한 철도 정보를 사용한다. 여기에는 철도 시설부터 과거 유동량까지 거의 모든 철도 정보가 포함된다. 요일, 날씨 등 교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반 정보도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앱 사용자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정보를 활용한다.
    스닙스는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만들어 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과 기계학습 기술을 사용했다. SNCF의 철도 네트워크에 관한 통계와 기타 자료에서 빅데이터 분석으로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기계학습을 통해 모델을 수정하며 예측의 정확도를 개선해 나간다.

    힌디는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컬럼에서 도시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며 도시의 물리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리를 효율 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계 인구의 50%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오는 2050년에는 7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도시 공간에는 한계가 있다. 힌디는 한정된 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교통, 주택, 에너지, 폐기물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힌디는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효율 높은 관리이며, 이를 위해 정확한 예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인구 증가에 따라 대중교통을 늘려야 하지만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없다. 한정된 대중교통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유동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관리해야 한다.

    힌디는 정확한 예측을 위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따라서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규칙성을 띠고 돌아가며 패턴을 발견하고 일상을 개선하기 위한 열쇠가 빅데이터라는 말이다. 힌디는 현재 자신의 생각을 반영한 새로운 앱을 제작하고 있다. ‘포켓 브레인’이라는 이 앱은 개인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맥락에 맞게 자동으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현재 스닙스의 홈페이지에서는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도시 선정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도강호 기자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MIT 선정 혁신가들이 속한 대학, 기업, 연구소는 어떤 곳일까. 기업 문화나 경영 전략에서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그들이 속한 스타트업 10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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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토니언이 제공하는 유레카는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와 간편한 분석 결과 설명으로 유명하다.

    누토니언
    데이터 간 연결고리 찾아 해법 제시
    누토니언(Nutonian)은 데이터 분야의 혁신 기업이다.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슈미트(Michael Schmidt)와 22명의 직원들로 이뤄진 누토니언은 그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4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누토니언이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유레카(Eureqa)’는 데이터 엔지니어와 학자 등 데이터 과학자뿐만 아니라 애널리스트, 마케팅 전문가 등 비즈니스 종사자까지 사용하고 있다. 현재 유레카는 석유 및 가스산업, 대형 소매업, 생명과학 등 분야에서 3만 50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유레카는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와 간편한 분석 결과 설명으로 유명하다. 데스크톱용.기업용.서버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는 유레카는 연산함수, 삼각함수, 지수함수 등 40여 개의 수학식 구성 요소를 보유하고 절대 오차 및 제곱 오류 등을 포함한 10여 개의 오류 척도 해결책을 분석한다. 하지만 사실 유레카가 주목을 받는 실제 이유는 ‘기호 회귀분석법’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데이터 분석의 혁신을 이뤄 냈기 때문이다.

    누토니언이 혁신 기업이 될 수 있게 된 데에는 기호 회귀분석법을 이용해 차별화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낸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들은 기호 회귀분석법이라는 새로운 기계 학습 기법(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훈련 데이터를 통해 이미 알려진 속성을 기반으로 예측하게 하는 방법)을 이용해 유레카를 빅데이터 분석 혁신 소프트웨어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인공 신경망이나 회귀 트리와 같은 전통의 기계 학습 기법을 이용하면 데이터를 이용한 미래 예측이 가능했지만 문제의 실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기호 회귀분석법을 이용하면 데이터들 사이에 숨어 있는 근원 관계를 찾아내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다.
    기호 회귀분석법을 이용하면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개 변수와 방정식 형식을 동시에 검색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유레카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유레카는 데이터를 가장 유효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학 모델을 찾을 때까지 가설을 세우고 변수와 방정식을 적용하는 일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레카는 데이터를 깊이 이해하고 데이터 간의 근본 연결고리를 파악해 다른 요소들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낸다. 다른 기계 학습 기법들이 오로지 예측에만 중점을 둘 뿐 왜 그러한 예측이 나왔는지는 말해 주지 않는데 비해 기호 회귀분석법을 사용한 유레카는 예측 결과의 근거와 추론 과정을 수학 모델을 통해 유효하게 보여 준다.

    빅데이터의 시스템 활용이 금융기관, 제약회사, 소매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빅데이터의 장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빅데이터의 시장 규모는 2017년 50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시스템과 기술 컨설턴트 공동체인 위키본(Wikibon)은 세계 경제 전반이 침체되고 발전 정체가 지속돼도 향후 3년 동안 빅데이터 시장은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누토니언은 2011년에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지난해 아틀라스벤처로부터 400만 달러를 투자받는 등 유레카 시스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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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퀴드라이트는 이산화탄소로부터 주요화학 물질을 만드는 혁신공정을 공개했다
    리퀴드라이트
    석유 의존 감소와 환경 보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리퀴드라이트(Liquid light)는 이산화탄소로부터 주요 화학 물질을 만드는 혁신 공정을 공개했다. 경제 측면에서 볼 때 이 기술은 석유에 대해 비교우위에 있다. 공정의 주요 원료인 이산화탄소는 사방에 깔려 있기 때문에 원재료비가 석유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석유 의존성 공정에서 벗어나게 한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Carbon footprint)을 줄여 줌으로써 환경 보전도 가능하다.

    초기 리퀴드라이트의 공정은 모노에틸렌글리콜(MEG)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MEG는 플라스틱병, 부동액, 폴리에스테르 옷 등 많은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리퀴드라이트는 60여 가지 화학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리퀴드라이트 상업화의 바탕 중 하나는 오래 지속되는 촉매제들이다.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는 이산화탄소에 A 촉매를 넣으면 a, B 촉매를 넣으면 b가 각각 나오게 하는 원리로 수많은 화학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리퀴드라이트의 목표는 주어진 양의 제품을 생산할 때 에너지의 양은 줄이지 않으면서 가격만 낮추고자 하는 것이다. 또 원료의 생산성, 수익 창출, 지속성, 수명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실험을 통해 연구소에서 이미 입증됐다.

    리퀴드라이트의 공정을 통해 1톤의 MEG를 생산하기 위해 125달러 이하 가치의 이산화탄소가 소비된다. 반면에 다른 공정들은 오일이나 천연가스를 사용해 617달러에서 1113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가격 차이는 MEG가 톤당 700달러에서 14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리퀴드라이트가 매년 생산하는 400킬로톤 분량의 MEG는 현존하는 최고 기술을 활용한 생산 설비보다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추가 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든 구할 수 있고 비싸지 않은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에틸렌글리콜 같은 전기 촉매의 ‘반응세포’는 리퀴드라이트에서 주요 화학 물질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리퀴드라이트의 기술은 평범하고 오래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높은 가격효율성으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환경오염 문제를 꾸준히 해결하면서 화석연료 의존성을 줄여준다.
    자료 조사 및 분석 비즈아이컨설팅팀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MIT 선정 혁신가들이 속한 대학, 기업, 연구소는 어떤 곳일까. 기업 문화나 경영 전략에서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그들이 속한 스타트업 10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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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비츠 전자 키트로 만든 작품들
    리틀비츠일렉트로닉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전자 키트계의 레고
    리틀비츠일렉트로닉스(littlebits electronics)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공학도 출신인 창업자 아야 브데어(Ayah Bdeir)의 ‘어떻게 하면 전자공학을 좀 더 확장시키고 창조성 있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했다. 리틀비츠는 현재 ‘전자 키트계의 레고’라는 별명을 얻으며 개발자부터 디자이너까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대중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리틀비츠가 레고에 비유되는 이유는 비단 블록을 연결하듯 자석으로 간단히 전자회로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테크·하드웨어 스타트업 리틀비츠는 어떻게 내실을 탄탄하게 갖춘 대중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리틀비츠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우선 견고한 정체성과 자유로운 확장성이다. 현재 리틀비츠에서 출시한 구성 세트는 기본부터 심화 모델까지 59개에 이른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클라우드비트(CloudBit)와 클라우드 스타터 번들(cloud Starter Bundle)을 선보이며 사물인터넷(IoT)의 대중화 바람을 불러오기도 했다. 리틀비츠는 ‘납땜 없이 자석으로 연결하는 전자회로 키트를 만드는 회사’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펼치고 있다. 전혀 다른 산업군에 있는 기업과 협업해 평범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머물지 않는 하나의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기술, 예술과의 융합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는 점이다. 리틀비츠는 과학자나 공학자와 같은 전문가에게만 사용되는 전자 재료를 예술가, 학생, 디자이너들이 익숙하게 다룰 수 있기를 꿈꿨다. 실제 리틀비츠 커뮤니티에는 사용자들이 키트를 이용해 만든 작품의 사진과 동영상이 가득하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와 상호 교류가 이뤄진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기업의 다양한 교육영상 또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비자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끊임없이 스마트 디바이스 콘테스트가 열린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만든 디바이스를 평가받을 뿐만 아니라 개발자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로직의 프로젝트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와 모듈은 교육 도구는 물론 실제 소비 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은 디자인 경영의 힘이다. 리틀비츠의 디자인 제품은 외관이 알록달록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기능을 표현하는 기본 키트 조각의 디자인은 기존의 전자회로 상품과 전혀 다른 유쾌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레고 조각처럼 이리저리 이어 붙이며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구를 끌어내는 것이다. 거칠고 복잡한 느낌을 줄 수 있는 테크 프로덕트를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디자인으로 만들어 낸 것 역시 리틀비츠의 저력이라 할 수 있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컴퓨터, 전자공학 관련 기술이 발전하게 된다. 예술과 기술의 만남으로 대중화된 리틀비츠는 소비자들이 그러한 기술을 더 쉽게 배울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제품 창출은 사회 발전에 발맞춰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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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다가의 통신장비 박스 CCN

    엔다가
    오지에도 통신 서비스 혜택을
    엔다가(Endaga)는 미개발 지역 및 고립 지역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에게 통신장비(CCN)를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이들은 CCN 제공에 따른 부가 서비스와 통신 서비스의 가격 책정, 네트워크 이용자 현황 파악 등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1만 달러의 CCN1을 설치함으로써 수백 명의 이용자와 10㎞ 범위를 커버한다. 또 5년 안에 1만 달러의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엔다가의 이른바 ‘빌리지 베이스 스테이션’(Village Base Station) 사업은 인도네시아의 한 마을에서 자리 잡는데 성공했으며, 파푸아뉴기니의 두 개 마을에서 시험하고 있다. 또 국제 통신 서비스 업체인 넥스모(nexmo)와 협력, 오지에 SM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엔다가는 주파수 할당 및 기지국 설치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낮은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성장 단계에서 대기업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주파수 대역을 침해하거나 시장 가격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다가는 낙후 지역 사람들이 발달된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메리트를 직접 제공하며, 그들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 낙후성을 벗어날 수 있게 하는 데에도 일조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BOP(Bottom of Pyramid)를 직접 공략해 수익을 만들 수 있고, 낙후 지역의 사업자는 엔다가의 서비스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그 지역 주민들은 저렴하게 글로벌 통화와 SMS 서비스 및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공급자, 운영자, 소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넷이 되지 않는 오지에서 엔다가의 존재를 알기 어려운 데다 CCN의 커버 범위인 10㎞ 이내에 고객이 몇 명인지,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낼 수 있는지 등 지역 사업자가 파악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구 정보를 이용해 사업이 운영될 수 있을 만한 곳을 찾고 초기투자비용이자 전체 운영비인 1만 달러를 들여 그 기계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직접 찾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 셀룰러 서비스(Community Cellular Service)로 불리는 엔다가의 프로젝트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통해 낮은 수준의 전력으로도 통신망 제공이 가능한 기지국을 설치하고, OPEN BTS(3GPP 표준의 무선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10㎞ 반경안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엔다가는 사업자가 사용자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기 때문에 운영자는 통신장비에 관한 전문 지식을 따로 배울 필요 없이 이 기계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협소한 주파수 스펙트럼과 이동식 기지국의 한계로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자료 조사 및 분석 비즈아이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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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발명가(Inventors/신기술 개발), 비저너리(Visionaries/기술 개선), 인도주의자(Humanitarians/기술의 공공지원), 개척자(Pioneers/기초연구), 사업가(Entrepreneurs/혁신 기술기업) 등 5개 분야로 나눠 매년 발표하고 있다. 본지는 그들 가운데 주요 인물 17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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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암 골리코타 교수가 개발한 기기는 전력 공급과 통신을 위해 전파 '노이즈'를 사용한다.
    시암 골라코타(Shyam Gollakota) 교수
    배터리 없이 충전되는 전자기기 개발
    무선기기가 작동하려면 전력이 공급되어야 한다. 시중에 저렴한 센서가 나와 있지만 교량 등 사회기반 시설, 주위 환경, 집 안을 모니터링하는 데 널리 사용되지 못하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시암 골라코타 교수는 놀라운 해법을 제시했다. 배터리 없이도 무선기기를 작동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골라코타 교수가 만든 시제품은 TV 방송국이나 휴대전화 기지국에서 송출되어 우리 주위를 뒤덮고 있는 전파의 ‘노이즈’를 이용해 전력 공급과 통신을 자체 해결한다. 이처럼 전자기기가 주위의 신호를 흡수하고 반사하면 다른 기기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물론 인터넷에 연결할 수도 있다.

    골라코타 교수는 2012년 미국 워싱턴대 무선기술실험실에 조교수로 임용되면서 주위의 전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던 연구팀에 합류했다. 온도센서, 습도센서 등 단순한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은 이미 찾은 상태였다. 하지만 기기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당시 연구팀이 개발한 기기는 전력을 조금씩 모아 저장한 후 별도의 송신기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간헐적으로 내보내는 수준이었다.

    골라코타 교수가 찾아낸 해법은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기존의 송신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주위의 전파 신호를 흡수 또는 반사하는 안테나를 자신의 기기에 장착했다. 최근 완성된 시제품은 신용카드 절반 크기다. 기기가 ‘전파 흡수 모드’인 때는 전력 칩, 센서, LED는 물론 흑백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반사 모드’인 때는 근처에 있는 기기가 포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파 신호를 퍼뜨린다. 골라코타 교수는 센서를 포함해 ‘배터리 없는 기기’가 어디서든 저렴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골라코타 교수의 최신 시제품은 같은 건물 내의 방들 사이에서도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최대 통신 거리는 20m가 넘는다. 스마트폰이나 가정용 라우터를 이용하면 2m 범위 내에서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할 수도 있다.

    골라코타 교수는 에너지 흡수 방식을 응용하면 주위의 전파로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빈국의 경우 휴대전화 보급률은 높지만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파 신호를 끌어 모아 사용하는 초보 컴퓨터 또는 이메일만 보낼 수 있는 기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글 톰 시모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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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하 연구원
    이진하(Jinha Lee) 연구원
    손쉬운 시각 데이터의 조작과 상호작용
    이진하 연구원은 자신을 “데이터 및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개선하는 데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우리의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도구는 무엇일까? 우리 자신을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는 도구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연구를 설명하기 전에 15~20초 정도 뜸을 들인다. 이미지를 떠올리고 이를 언어로 옮기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대학원생 시절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에서 다양한 연구에 참여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 응용과학그룹 연구인턴 시절에 개발하기 시작한 3차원 데스크톱이다. 사용자가 스크린 ‘내부에 들어가서’ 디지털 문서와 프로그램 윈도 여러 개를 이리저리 넘기며 살펴볼 수 있는 기기다. 이 연구원은 공중에 떠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물체성 픽셀도 개발했다. 이 픽셀을 사용하면 3차원 공간에서 데이터를 물체처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 연구원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종이접기를 하면서 알고리즘과 예술에 관한 감각을 키웠다. 현재 삼성전자 인터랙티브시각화랩을 이끌며 인터랙티브TV 등 차세대 제품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글 강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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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델 아디브 연구원
    파델 아디브(Fadel Adib) 연구원
    와이파이 신호로 다른 방의 움직임 파악
    파델 아디브 연구원은 1989년 레바논 트리폴리에서 태어났다. 정치 상황 때문에 폭력 사태가 많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출생 1년 후 레바논 내전이 끝났지만 전후의 안정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베이루트 아메리칸대에 들어갔을 때 거의 매주 암살이나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나중에 박사 과정을 위해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실험실에 들어갔을 때는 하루 종일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

    노드 사이의 처리량을 최대화해 와이파이 속도를 빠르게 하는 연구를 하고 있을 때 가끔 시스템이 혼선을 일으켜 속도가 급감했다. 알고 보니 복도에 사람이 지나갈 때 채널이 변경됐기 때문이었다. 벽을 향해 무선 신호를 쏘면 상당 부분이 벽에서 반사되어 온다. 신호 가운데 극히 일부는 벽을 통과해 반대편에 있는 물체에 반사된 뒤 처음 신호를 보낸 곳으로 되돌아온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무선 신호를 이용하면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벽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기술을 연구하게 되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심장박동 수와 호흡을 동시에 감지할 수도 있다. 슈퍼마켓에서는 손님이 물건을 집어 들었다가 살펴보고 다시 내려놓는 과정을 관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은 벽 뒤에 사람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어머니 배 속에 있는 태아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심장박동 수를 측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레바논 집에 와서 할머니께 연구에 관해 말씀 드렸더니 할머니는 “그러니까 네가 만드는 기계를 여기 거실에 갖다 놓으면 내가 침실이나 화장실에서 넘어질 때 아이들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얘기지? 꼭 만들어서 여기에 설치해 주면 좋겠구나”하고 반응하셨다.
    글 수전 제이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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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웡탁싱 교수
    웡탁싱(Tak-Sing Wong) 교수
    식충식물 아이디어로 신소재 개발
    웡탁싱 교수는 매우 흥미롭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미끄러운 액체 주입 다공성 표면(slippery liquid-infused porous surface)’, 즉 슬립스(SLIPS)란 이 소재에는 기름부터 물 및 혈액까지 모든 액체가 스며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박테리아나 따개비 같은 유기체도 달라붙을 수 없다. 슬립스의 활용 범위는 굉장히 넓을 것으로 보인다. 카테터 등의 의료기기를 코팅해 박테리아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고 선박의 선체를 감싸 표면에 따개비가 달라붙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웡 교수는 하버드대 비스생체모방공학연구소 연구원 시절에 벌레잡이통풀이라는 식충식물을 모델로 슬립스를 개발했다. 벌레잡이통풀의 표면은 성질이 독특해서 다리 끝에 기름기가 있는 개미도 쉽게 미끄러져 안쪽으로 떨어지고 만다.

    웡 교수는 마이크로에서 나노 크기의 입자를 조립한 다음 그 사이의 빈 공간에 윤활액을 주입했다. 이렇게 하자 얼음, 박테리아의 생물막은 물론 모든 액체와 고체가 스며들지 않는 소재가 탄생했다. 웡 교수는 현재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계공학과 조교수로, 자연을 모방한 신소재 발명에 힘쓰고 있다. 그의 목표는 보호색을 띠는 웨어러블 기기, 도마뱀붙이처럼 벽에 붙을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웡 교수는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타고 걷는 것도, 카멜레온처럼 마음먹은 대로 변하는 보호색을 사용하는 것도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글 알렉산드라 모리스

    [MIT선정 혁신가 35] (1) 발명가(Inventors)①
    [MIT선정 혁신가 35] (1) 발명가(Inventors)②
    [MIT선정 혁신가 35] (2) 비저너리 및 인도주의자(Visionaries&Humanitarian)
    [MIT선정 혁신가 35] (3) 사업가(Entrepreneurs)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발명가(Inventors/신기술 개발), 비저너리(Visionaries/기술 개선), 인도주의자(Humanitarians/기술의 공공지원), 개척자(Pioneers/기초연구), 사업가(Entrepreneurs/혁신 기술기업) 등 5개 분야로 나눠 매년 발표하고 있다. 본지는 그들 가운데 주요 인물 17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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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허 박사
    데이비드 허(David He) 박사
    혈압 관리 손목밴드 개발
    데이비드 허 박사의 목표는 우리의 건강관리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원래 그는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지속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비침습 기술을 개발하려고 했다. MIT 대학원에 다니던 2009년에 허 박사는 웨어러블 기기로 심전도(ECG)를 측정해 심장의 전기성 활동을 파악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허 박사는 인간의 귀가 몸의 생리 활동을 모니터링 하는 것은 물론 기기를 착용하기에도 적당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베이에서 보청기를 구입해 부품을 제거하고 자신이 개발한 기기를 집어넣었다. 그렇게 만든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제자리높이뛰기 등 여러 운동을 했더니 다소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심전도와 비슷한 신호가 기록되었지만 그래프의 피크가 매우 높게 나온 것이다.

    이상한 건 이뿐이 아니었다. 귀는 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귀에서 측정된 심전도 신호가 가슴에 부착된 심장박동기의 심전도보다 강했고, 신호의 측정 시점은 가슴 쪽에 비해 상당히 지연됐다. 알고 보니 그가 측정한 것은 심전도가 아니라 심장탄동도(BCG), 즉 심장이 혈액을 내보낼 때 몸에서 발생하는 작은 움직임을 나타내는 기계 신호였다.

    심장탄동도가 처음 측정된 것은 1870년대로, 심장 박동의 강도와 시점을 포착하기 때문에 심장의 자율 움직임을 직접 알 수 있다. 그러나 심장탄동도는 측정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점점 심전도에 자리를 내주었다.

    허 박사는 2012년에 손목시계 형태의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퀀터스(Quanttus)를 공동 창업했다. 만보기나 칼로리 소모량 측정기 등의 기능을 갖춘 손목밴드 제품은 이미 시장에 많이 나와 있지만 심장탄동도를 바탕으로 하는 퀀터스 제품만큼 심장박동 수와 혈압 등 생체 징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기는 없다. 아래쪽에 부착된 광학 센서로 피부에 빛을 비춰 세포 조직의 선택성 흡광 정도를 측정, 심장 박동이 일어날 때마다 혈관의 부피가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한다. 이를 분석하면 심장박동 수를 계산할 수 있고, 가속도계는 심장 박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몸의 움직임을 측정한다.

    퀀터스 손목밴드의 출시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보스턴의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시험 사용이 이뤄졌다. 결과가 성공으로 나오자 퀀터스는 벤처캐피털을 통해 2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글 레이철 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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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 눈스 페레이라 연구원
    마리아 눈스 페레이라(Maria Nunes Pereira) 연구원
    수술용 생체적합 접착제 개발
    미국에서 심장에 선천성 결함을 지니고 태어나는 신생아의 수는 매년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일부는 심장수술을 받는데 수술 기구가 몸 깊숙이 들어감으로써 위험성이 높다. 심실 사이에 발생한 틈을 메우는 데는 실이나 스테이플로 봉합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신생아의 연약한 세포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나중에 세포 조직이 성장하면 추가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단점도 있다.

    마리아 눈스 페레이라 연구원은 수술용 생체적합 접착제를 개발했다. 이 접착제는 침습 최소 시술에 사용할 수 있으며, 성질이 굉장히 강력하면서도 유연해서 살아 있는 심장처럼 인간의 몸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도 효과를 발휘한다. 실이나 스테이플을 사용한 봉합과 달리 심장에 사용했을 때 세포 조직이 손상되지 않고, 환자가 성장해도 교체할 필요가 없다.

    이 접착제를 개발한 것은 대학원생으로서 MIT-포르투갈 협력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다.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 외과 전문의들과의 공동 연구에서는 접착제를 살아 있는 돼지의 심장에 사용하는 실험을 했다. 시술은 단 하나의 절개만으로 성공했다. 페레이라 연구원은 프랑스 파리의 스타트업 게코생명의학(Gecko Biomedical)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2년 내에 접착제를 인체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것이다.

    페레이라 연구원의 접착제는 일반 봉합술을 사용할 때 조직 손상의 위험이 있거나 수술 기구를 몸 깊숙이 침투시켜야 하는 수술 등 인체의 다양한 부위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새로운 접착제로 수술 과정은 물론 인체의 결함 치료 방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알렉산드라 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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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누자 가누 연구원

    타누자 가누(Tanuja Ganu) 연구원
    불안정한 전력 상황 쉽게 모니터링
    타누자 가누 연구원은 인도에서 전기가 언제 끊길지 예측하는 작은 상자를 개발했다. 엔플러그(nPlug)란 이 기기는 벽의 콘센트와 가전제품 사이에 연결된다. 공급되는 전기의 전압과 주파수를 감지하고 장시간에 걸쳐 데이터를 분석한 다음 전력의 수요가 최대치에 도달하는 시점을 계산해 언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지 예측하는 것이 엔플러그의 역할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기가 안정돼 있는 시간에 전기주전자나 식기세척기를 가동하도록 할 수 있다. 전력망 전체에 걸리는 부하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가누 연구원의 목표는 불안정하기로 유명한 인도의 전력 상황 대처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는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어릴 때는 촛불에 의지해 공부했고, 아무 예고 없이 한참 동안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한여름에도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 견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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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누자 가누 연구원이 개발한 상자를 이용하면 불안정한 전력망 상태를 손쉽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가누 연구원은 2011년 인도 방갈로르의 IBM 연구소에 들어갔다. 얼마 안 있어 인도에서는 ‘스마트 그리드’가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규모 연산이나 통신을 필요로 하는 해법은 개발도상국에서 현실에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자체 작동하는 기기를 만들기로 했다. 엔플러그는 시험 가동에서 간단한 패턴인식 알고리즘과 몇 주 정도의 데이터를 토대로 전력망의 상황 추정에 성공했다. 예를 들어 아침과 초저녁처럼 수요가 급등할 때는 전압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엔플러그는 전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때 전류의 주파수가 크게 감소한다는 점을 이용해 전기가 끊길 가능성이 높은 시점을 파악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간단한 기기가 널리 사용된다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도 인도의 에너지 부족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가누는 “현재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기존에 공급되는 전력만으로도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 마틴 라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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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 콜 박사

    에밀리 콜(Emily Cole) 박사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스타트업 리퀴드라이트(Liquid Light)에서 최고과학책임자(CSO)로 있는 에밀리 콜 박사는 화학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지구온난화의 최대 주범 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변환하는 경제성 있는 실용 방법을 찾는 것.

    콜 박사가 처음 실마리를 얻은 것은 미국 프린스턴대 앤드루 보카슬리 교수 실험실을 찾은 날이었다. 1994년 보카슬리 교수는 에너지의 대량 소모 없이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변환하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내용이었지만 학계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한 논문이었다.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 보카슬리 교수는 오래 동안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야기를 꺼냈는데 콜 박사가 큰 관심을 보이며 보카슬리 교수 실험실에 대학원생으로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콜 박사는 다양한 촉매를 사용하고 조건을 변화시키며 연구를 진행했다. 반응의 효율을 향상시키고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을 만드는 과정이 계속되었다. 연구팀은 결국 이산화탄소를 이소프로판올, 아세톤 등 30여 종의 물질로 변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나아가 빛을 사용하면 이러한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도 보였다.

    콜 박사와 보카슬리 교수는 2009년 뉴저지주 먼마우스정크션에 리퀴드라이트를 세웠다. 리퀴드라이트는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의 규모를 최대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플라스틱 제조에 폭넓게 사용되는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해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글 스티븐 S. 홀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발명가(Inventors/신기술 개발), 비저너리(Visionaries/기술 개선), 인도주의자(Humanitarians/기술의 공공지원), 개척자(Pioneers/기초연구), 사업가(Entrepreneurs/혁신 기술기업) 등 5개 분야로 나눠 매년 발표하고 있다. 본지는 그들 가운데 주요 인물 17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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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티스 하이멀 연구원
    커티스 하이멀(Kurtis Heimerl) 연구원
    이동식 휴대전화 기지국 상자 개발
    커티스 하이멀 연구원은 어린 시절 대부분을 미국 알래스카주 산간 오지에서 보냈다. 전기나 교통수단, 편의시설 없이 살기가 얼마나 고달펐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멀 연구원의 마을기지국(Village Base Station) 프로젝트는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신경 쓰지 않는 지역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멀 연구원의 혁신은 전자레인지 크기의 회색 상자에 집약되어 있다. 상자 안에는 휴대전화 연결 장비가 들어 있고, 외부에는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요금 청구나 애널리틱스 등 관리 SW도 함께다. 이 상자를 적당한 곳에 설치하고 VoIP 네트워크로 위성에 연결하면 작은 휴대전화 기지국이 탄생한다. 하이멀 연구원이 창업한 엔다가(Endaga)는 이 상자를 1만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투자원금 회수는 5년 안에 가능하다. 하이멀 연구원은 “농어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면 AT&T 같은 회사에 요청하는 수밖에 없는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에서 사업을 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제품이 있으니 직접 운영해 보라’고 제안하는 우리 방식이 효과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하이멀 연구원이 처음부터 통신사업을 시작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워싱턴대에 입학한 2002년만 해도 황금기를 맞이한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마존과 구글에서 인턴으로 일해 보니 회사 일은 그에게 잘 맞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 후 하이멀은 인도의 MS연구소에 들어가 소외된 지역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얼마 후에는 UC 버클리의 신흥지역 기술/인프라 프로그램에 합류하고, 그곳에서 인터넷 전화와 휴대전화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OpenBTS’를 접하게 되었다. 현재 UC 버클리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는 그는 당시 “OpenBTS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다. 이걸 꼭 발전시켜서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을기지국 프로젝트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한 마을에서 처음으로 파트너를 만났다.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비포장도로로 4시간이 걸리는 곳이었다. 전화 한 통을 하려면 몇 시간을 달려 도시로 나가야 하니 의사와 교사가 마을에 머무르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하이멀이 개발한 시스템을 설치하니 가입자 350명이 모집되었고, 월 수익은 1000달러에 달했다. 이 마을의 작은 기지국은 지금도 안정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이 사업이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지역별 통신사업자들은 통신에 필요한 주파수 사용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당국이 눈감아 주기로 했지만 모두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하이멀의 꿈 앞에는 규제라고 하는 큰 벽이 놓여 있다. 하이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파수의 ‘빈 공간’을 찾아 다른 통신사업자가 사용하지 않는 동안 마을기지국 주파수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올해는 이런 방식이 다른 주파수와 간섭을 일으키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은 마을에서 시험 가동을 할 계획이다. 하이멀은 그곳을 시작으로 소외된 사람들, 사용되지 않는 주파수, 기업가 정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갈 생각이다.
    글 테드 그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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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버린 해커 박사
    세버린 해커(Severin Hacker) 박사
    새로운 언어 학습 방법 개발
    세버린 해커 박사와 루이스 폰 안 대표는 지난 2009년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에서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와 씨름하고 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주로 영어로 된 1조 개 인터넷 페이지를 전부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었다.

    해커 박사는 스위스 출신으로 당시 박사 과정 학생이었고, 과테말라 출신의 폰 안 대표는 그의 지도교수였다. 두 사람 모두 선택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터넷 페이지를 구글 번역기로 돌리면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오기 일쑤였고, 충분한 수의 번역사를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해커 대표는 “번역은 사람들이 별로 하기 싫어하는 일이다.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커 박사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로 했다. 듀오링고(DuoLingo)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이용자 누구나 외국어를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서비스다. 단어 외우기 위주인 기존의 언어 강의와 달리 듀오링고는 지속된 상호작용을 핵심으로 한다. 사용자는 객관식 문제풀이, 빈 칸 채워 문장 완성하기, 마이크에 대고 구문 읽어보기 등을 수행해야 한다. 입력한 답이 틀릴 경우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고, 특정 섹션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하면 복습을 해야 한다. 약 35시간이 걸리는 강좌 하나를 마치고 나면 중급 수준의 언어 실력을 갖추게 된다.

    듀오링고의 진정한 강점은 두 공동창업자가 처음 마주한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사실이다. 사용자가 듀오링고의 상급 강좌를 마치고 자신이 배우는 언어로 문장을 번역하면 그 결과가 다른 사용자의 번역과 함께 시스템에 저장된다. 이런 식으로 결과물을 종합하면 정확도 높은 번역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버즈피드와 CNN 등 미디어 기업들은 영어 홈페이지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위해 듀오링고를 이용한다. 최근 듀오링고는 정식으로 기업이 되었고, 해커 박사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취임했다. 듀오링고는 현재 30개 언어로 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 수는 3000만 명에 이른다. 최근 해커 박사는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폰 안 대표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직접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배우기도 했다. 그는 앱에서 배운 것만으로도 공항, 호텔, 식당을 문제없이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신문을 읽은 것은 물론 미용실에도 다녀왔다.
    해커 박사는 “듀오링고 10분이면 일반 강의 한 시간 가치는 충분히 한다”고 말했다.
    글 패트릭 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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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옥 래 박사

    꾸옥 래(Quoc Le) 박사
    컴퓨터 학습의 새로운 해법을 찾다
    베트남의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꾸옥 래 박사는 집에서 전기를 사용한 기억이 없다. 하지만 집 근처에는 도서관이 있었고, 위대한 발명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발명가의 꿈을 키웠다. 열네 살 무렵에 래 박사는 ‘자기 스스로 발명을 할 수 있을 만큼 스마트한 기계’를 개발한다면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그는 바로 이 꿈 덕분에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제 래 박사의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과 가장 비슷한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소프트웨어(SW) 탄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래 박사가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게 된 것은 호주 국립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수준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기계학습 SW는 사람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한다. 일일이 데이터를 입력해 줘야 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SW가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진 속에 사람의 얼굴이 있는지 없는지를 하나하나 표시해 줘야 한다. 게다가 사진에 나타나는 코의 형태 등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지정해야 한다.

    래 박사는 이처럼 지난한 작업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긴 하지만 기계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는 웃으면서 “내가 참을성이 좀 부족한 성격”이라고 말한다. 래 박사는 스탠퍼드대에 있는 동안 스스로 학습하는 SW 개발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학계에서는 이미 뉴런을 모방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심층학습(deep learning) 기술에 대한 연구가 조금씩 등장하고 있었다.

    래 박사는 심층학습의 발전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방법을 제안했다. 뉴런 모방 네트워크의 규모를 100배 키워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몇 천 배로 높인다는 구상이었다. 구글은 래 박사의 전략이 실용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구글의 인공지능 개발 책임자 앤드루 응의 지도를 받으며 실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12년 응 연구원이 이끈 연구의 결과가 공개되자 페이스북, MS 등 여러 기업이 경쟁하며 심층학습 연구 투자에 나섰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유튜브 영상에서 얻은 이미지 1000만 개를 바탕으로 고양이와 사람, 기타 3000여 개의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을 스스로 학습했다. 사람이 하나하나 알려주지 않아도 기계가 알아서 정확도 높은 학습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구글의 이미지 검색과 음성인식 SW에 사용되고 있다. 아직 래 박사가 어린 시절에 꿈꾼 수준의 인공지능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의 꿈이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만큼 스마트한 SW 개발로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글 톰 시모나이트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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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미 추나라 연구원


    추나라(Rumi Chunara) 연구원
    질병 확산 정보, 조기에 파악
    현재 질병의 대규모 발병을 파악하는 시스템의 신뢰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통 발병 소식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으면서 조금씩 퍼져 나가고, 병원은 개별 사례를 관계 당국에 보고한다. 그러나 당국에서 보고를 종합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루미 추나라 미국 하버드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원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활용해 의료체계 외부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아이티에서 콜레라 관련 트위트 수의 증가와 대규모 발병 사태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그는 “중요한 발견이다. 아이티 정부가 데이터를 종합하려면 2~3주가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콜레라가 발병하면 트위터를 분석해 의료진이 어느 지역에 집중해야 하는지, 정수제와 같은 물품은 어디에다 공급해야 하는지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추나라 연구원은 디지털 기술이 질병 확산 파악에 반드시 기존의 체계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검색어를 분석해 독감 확산 추세를 파악하는 ‘구글 독감 트렌드’에서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공중보건 체계를 보완하는 것이지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추나라 연구원은 소셜미디어의 한계를 넘는 정보 수집을 위해 인도에서 말라리아 설문지를 작성하면 2센트를 지급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설문으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진단 및 치료용 키트를 어디에 얼마나 공급할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Flu Near You’라는 웹사이트 구축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사용자가 제공하는 독감 증상과 진단 정보를 바탕으로 독감 지도를 구축한다. 직접 의사를 찾아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유용한 데이터 수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글 코트니 험프리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편집자주]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앞으로 몇 십 년에 걸쳐 각 분야의 판도를 결정할 35세 이하 혁신가 35명을 발명가(Inventors/신기술 개발), 비저너리(Visionaries/기술 개선), 인도주의자(Humanitarians/기술의 공공지원), 개척자(Pioneers/기초연구), 사업가(Entrepreneurs/혁신 기술기업) 등 5개 분야로 나눠 매년 발표하고 있다. 본지는 그들 가운데 주요 인물 17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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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 융 사운드클라우드 대표
    알렉스 융(Alex Ljung) 대표
    사운드 클라우드, 음악 탄생을 바꾸다
    문: 사운드클라우드는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 업로드, 새로운 아티스트 검색, 댓글 남기기가 동시에 가능한 서비스로서 음악의 유튜브라고 할 만하다. 어떻게 이런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나.
    - 고등학교 졸업 후 스톡홀름의 포스트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사운드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주로 영화나 TV 프로그램의 사운드효과와 음악을 담당했다. 나중에 스톡홀름 왕립기술원에 들어가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는데 거기서 에릭 발포르스를 만나 사운드클라우드를 공동 창업하게 됐다. 알고 보니 경력이 나와 아주 비슷한 사람이었다. 둘 다 사운드를 녹음하고 음악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작업한 결과물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 리크 사운드클라우드로 음악을 공유하는 뮤지션은 처음에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매달 음악을 듣는 사람만 2억 5000만 명이 넘는다. 서비스 사용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매우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운드클라우드를 열어 보고 “50%의 신곡이 나왔네. 지금 바로 들어봐야지”하는 사람도 있고, 그보다 더 적극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스눕독은 사운드클라우드를 활용해 함께 작업할 아티스트를 발굴했다. 폴란드 출신의 아티스트 이자 라흐(Iza Lach)를 자신의 회사에 소개해 음반 계약을 하기도 했다.

    문: 사운드클라우드가 음악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건가.- 지금도 누군가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완전히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런 음악이 순식간에 세계를 휩쓸 수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뉴질랜드의 싱어송라이터 로드(Lorde)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로드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음원을 발매하자마자 모든 차트를 석권하면서 세계 최고 스타가 되었다. 이와 같은 속도의 변화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글 크리스틴 마이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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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일스 바 대표가 투명 태양전지로 코팅한 유리를 바라보고 있다.
    마일스 바(Miles Barr) 대표
    보이지 않는 투명 태양전지 개발
    마일스 바는 필자를 햇빛에 달궈진 회의실로 데려갔다. 그가 가져온 상자에는 전자책, 스마트폰, 태블릿 PC 여러 대가 들어 있었다.
    바 대표는 똑같은 나무 그림이 보이는 스마트폰 두 개를 내게 건네면서 둘 중 하나는 화면에 부착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했다. 자세히 살펴봤지만 태양광 패널이 어디 붙어 있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그가 건네는 다른 기기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은 전자책의 경우 투명 태양전지가 공급하는 전기가 충분해서 전혀 플러그를 꽂을 필요가 없었다.

    바 대표가 개발한 투명 태양전지는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일단 나오기만 하면 엄청난 히트를 칠 거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뒷면에 태양광 패널이 부착된 스마트폰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지만 충전을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에 투명 태양전지는 기기를 평소처럼 사용하는 동안에도 전기를 공급한다.

    바 대표의 태양전지는 사람이 볼 수 없는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일종의 색소 같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시광선을 그대로 통과시킨다. 그는 지난 2011년 유비쿼터스에너지(Ubiquitous Energy)를 공동 창업하고 기술 개발에 나섰다. 당시 제품은 화면에 붙어 있다는 것이 약간 티가 나는 정도였다. 이후 유비쿼터스에너지는 완전히 투명한 태양전지를 만들었고, 전자책이나 손목시계처럼 전력 소모가 적은 기기에 사용될 만큼 효율도 높였다. 지금은 태양전지 제조 공정의 신뢰도를 높여 전자기기 생산 라인과 코팅 작업을 통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 대표는 발명뿐만 아니라 세일즈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자신의 발명을 홍보하기 위해 태양전지를 종이에 프린트하고 종이비행기 모양으로 접은 다음 전선을 연결해 전기가 생산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결과 유비쿼터스에너지는 8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에는 MIT 근처의 케임브리지혁신센터를 떠나 실리콘밸리에 생산 시설을 세웠다.

    바 대표는 투명 태양전지가 휴대용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최근 공개한 데모 영상에서 태양전지로 코팅한 유리창 두 장을 선보였다. 유리창은 적외선과 자외선을 흡수해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전기까지 생산할 수 있었다.
    글 케빈 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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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드 힌디 스닙스 대표
    란드 힌디(Rand Handi) 스닙스 대표
    빅 데이터의 힘으로 생활을 편리하게
    란드 힌디 대표는 데이터를 활용해 체중을 줄일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30㎏ 이상을 살찌운 적이 있다. 그는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수면 시간까지 생활의 모든 부분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어떤 행동이 건강에 나쁜지 평가해 주는 SW에 이를 입력했다. 누구나 예상하듯 SW의 판단을 따르자 체중은 줄어들었다.

    이제 힌디 대표는 도시 생활의 ‘마찰’을 줄이는 일에 나섰다. 2012년 그는 프랑스 파리에 스닙스(Snips)라는 회사를 세웠다. 데이터 분석으로 도시 생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예를 들어 스닙스는 프랑스 국영 철도회사와 협력해 최대 3일 후까지 열차가 얼마나 혼잡할지 예측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앱은 날씨 정보, 지난 운행의 승객 수, 앱 사용자의 실시간 체크인 정보를 수집해 ‘이 역에서 열차를 타지 마세요’ 또는 ‘이번 열차에 빈 좌석이 많습니다’와 같은 조언을 제공하는 기능을 갖췄다. 현재 스닙스는 사용자의 위치, 흥미, 날씨 등 도시 생활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찾기 전에 알아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글 수전 제이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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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론 레비 박스 창업자
    아론 레비(Aaron Levie) 박스 창업자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아론 레비 대표의 삶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다. 당시 그는 천으로 만든 가방에 쌀을 채운 의료용 핫팩을 팔았다. 하지만 쌀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천을 묶은 부분은 고객의 전자레인지 안에서 불이 붙는 경우가 많았고, 그때마다 제품을 리콜해 줘야 했다. 이제 그는 2005년에 설립돼 기업 공개를 앞둔 박스의 최고경영자(CEO)다.

    박스는 흔히 ‘기업을 위한 드롭박스’라고 불린다. 클라우드에 파일을 쉽게 저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지만 레비 대표는 단순한 파일 공유 서비스 이상을 목표로 한다. 현재 박스가 제공하는 전자서명 서비스, 규제준수 지원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단지 기업 내부만이 아니라 공급업체, 협력업체, 고객, 하청업체 등 산업 전체를 가로지르는 연결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박스를 통해 직원 한 명이 절약하는 시간은 10% 정도일지 모른다. 하지만 조직 전체 차원에서 보면 20%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큰 규모에 적용할수록 혁신 효과도 커진다.” 레비 대표의 아이디어가 가치 있음을 보여 주는 주 고객은 제너럴일렉트릭(GE) 같은 굴지의 기업이다. 지금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GE는 전 세계 170여 개 국의 임직원 간 업무 협조를 위해 박스를 사용하고 있다.
    글 테드 그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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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야 브데어 리틀비츠 대표
    아야 브데어(Ayah Bdeir) 리틀비츠 대표
    전자블록으로 예술과 공학이 만나다
    어린 시절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보낸 아야 브데어 대표는 예술과 공학이 별개의 영역이라고 배웠다. 그는 “대부분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레바논에서는 직업별로 영역이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다. 의사, 교사, 과학자, 디자이너 모두 자기만의 세계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그가 2011년 창업한 리틀비츠 일렉트로닉스(LittleBits Electronics)는 학문 분야나 나이와 관계없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의 관념에 도전한다. 리틀비츠에서 판매하는 전자기기 모듈을 조립하면 스피커, 야간 조명, 진짜 같은 로봇 손 등 다양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

    리틀비츠의 제품군은 50여 개로, 개당 최고 40달러짜리 모듈부터 여러 모듈이 들어 있는 최저 99달러 키트까지 다양하다. 모듈은 길이 1~4인치의 얇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내부에는 복잡한 회로가 들어 있다. 파란색 모듈은 전력 공급에 사용되고 분홍색 모듈은 스위치, 마이크, 모션 센서 등 입력에 사용된다. 초록색 모듈은 빛, 모터, 스피커 등 출력을 담당한다. 주황색 모듈은 전선이나 로직 기능을 제공한다. 브데어 대표는 사용자가 회로를 정확히 연결하도록 하기 위해 각 모듈이 자석처럼 달라붙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뉴욕시에 자리 잡은 리틀비츠는 지금까지 80여 개 국에서 모듈 수십만 개를 판매했다. 특히 브데어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성별, 나이, 직업과 관계없이 높은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나사를 조립하는 드라이버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든 상관없다. 누구나 각자 원하는 걸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글 아만다 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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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석탄산업 '枯死위기'…출구가 안보인다



    천연가스 가격 폭락…오바마 환경규제 강화…수출길도 막막

    中, 석탄에 수입관세…일부업체 대규모 감원


    [ 강영연 기자 ] 미국 석탄산업이 ‘벼랑 끝’에 섰다.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은 떨어지고,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석탄 사용을 줄이라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해외시장이던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수출길도 좁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셰일 붐으로 곤경에 빠졌던 석탄산업이 버락 오바마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중고를 겪는 석탄업계

    미국 석탄업계에 가장 큰 위협은 셰일가스다. 셰일가스 붐으로 천연가스 생산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2000년 전체 천연가스 생산의 1%를 차지하던 셰일가스는 현재 천연가스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늘어났다.

    마켓워치는 “미국에서 천연가스 100만BTU(영국식 열량단위·1BTU=0.252㎉)당 가격은 4달러로 아시아(18달러), 유럽(10달러)보다 싸다”며 “미국 내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규제도 또 다른 위협이다. 지난 6월 미국 환경보호국은 2020년까지 미국 내 발전소 탄소배출량을 2005년보다 30%(약 7.3억t) 줄이겠다는 ‘청정발전계획(Clean Power Plan)’을 발표했다. 자원 관련 컨설팅업체 우드매켄지의 매튜 프레스톤 애널리스트는 “청정발전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확신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이산화탄소에 대한 규제가 생길 것이고, 이는 석탄업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길도 막혀

    미국 내 수요 감소를 수출이 상쇄해줄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FT는 “미국 광산업체 알파내추럴리소스는 매년 발전용 석탄을 1200만~1500만t 수출할 것을 기대했지만 실제 300만~600만t밖에 팔지 못했다”며 “인도네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서 값싼 석탄이 생산되는 데다 세계 석탄 수요도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전용 석탄뿐 아니라 철광석 등을 가공할 때 쓰이는 산업용 석탄 수출도 감소 추세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줄어서다. 수요 감소로 공업용 석탄 가격은 2011년 t당 330달러에서 올해 120달러로 떨어졌다.

    또 중국 정부가 오는 15일부터 자국 석탄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무연탄 점결탄 등 5개 석탄 품종에 대해 3~6% 수입관세를 적용키로 해 중국으로 석탄을 수출하는 석탄기업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석탄 수입세를 부활하는 것은 10년 만이다.

    석탄업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컨설팅기업 ICF의 크리스 매크라켄 애널리스트는 “청정발전계획이 진행되더라도 미국에서 석탄을 이용한 발전량이 200GW를 차지한다”며 “장기적으로 천연가스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체들의 전망은 훨씬 비관적이다. 케빈 크러치필드 알파내추럴리소스 최고경영자(CEO)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더 고통스러운 날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FT는 “알파내추럴리소스는 2011년 이후 전체 직원의 3분의 1 이상인 50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며 “이는 전체 석탄산업계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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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리니어 주오(中央)신칸센의 시험용 열차가 야마나시(山梨)현의 리니어주오신칸센 실험센터에 있는 시험노선을 달리고 있다. 2027년 완공되는 리니어신칸센은 향후 시속 500㎞의 속도로 도쿄(東京)와 나고야(名古屋) 사이 286㎞를 40분 만에 주파하게 된다. | JR도카이 제공

    ㆍ세계 최초 고속철 개통 50주년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인 일본 신칸센(新幹線)이 지난 1일로 개통 50주년을 맞았다. 신칸센을 통해 세계의 고속철도 기술을 이끌어온 일본은 차세대 고속열차인 ‘리니어 주오신칸센(中央新幹線)’을 통해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1964년 10월1일 도쿄(東京)~오사카(大阪) 구간에서 개통한 도카이도(東海道) 신칸센은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이다. 2004년 개통한 한국의 KTX보다 40년, 세계 2번째의 고속철도인 프랑스의 TGV보다는 17년이 앞선 것이다.

    신칸센의 개통은 같은 해 열린 도쿄올림픽과 함께 패전을 딛고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기 시작한 일본의 성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신칸센은 일본 전국 곳곳을 하나로 연결하는 간선의 역할을 하면서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일본은 ‘꿈의 열차’로 일컬어지는 ‘리니어 신칸센’을 통해 ‘철도강국’의 자리를 지켜나가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일본은 최고 시속 500㎞에 이르는 리니어 신칸센의 도쿄~나고야(名古屋) 구간 노선 공사를 올 가을 착공, 2027년 완공할 예정이다. ‘미쓰비시 UFJ 리서치 앤드 컨설팅’이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리니어 신칸센이 완공되면 수도권을 포함한 5000만명이 단일 생활권으로 묶이고, 향후 50년 동안 10조7000억엔(약 107조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외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이 리니어 신칸센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와 함께 리니어 신칸센의 시험용 차량에 시승, 일본의 고속철도 기술을 알리는 등 스스로가 일본 철도의 세일즈맨으로 나서겠다는 생각을 과시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미국 고속철도의 일부 구간 건설에 리니어 신칸센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정부가 구상 중인 워싱턴~뉴욕 구간의 고속철 사업을 수주해 리니어 신칸센을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것이 일본의 계획이다.

    1964년 10월1일 세계 첫 고속열차로 선을 보인 도카이도신칸센. 당시 이 신칸센은 최고 시속 210㎞의 속도를 내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 JR도카이 웹사이트

    ■ 신칸센 50년 동안 지구 5만번 돌아

    일본의 1호 신칸센인 도카이도 신칸센은 전 세계 고속철도의 원조이기도 하다. 550㎞ 길이의 도카이도 신칸센은 개통 이후 50년 동안 도쿄~나고야~오사카 등 일본의 3대 도시권을 이어주는 ‘대동맥’ 역할을 해왔다.

    이후 신칸센은 일본 전국 곳곳으로 뻗어나가면서 이름 그대로 일본의 새로운 간선 역할을 하고 있다. 신칸센은 지금까지 도호쿠(東北)·조에쓰(上越)·호쿠리쿠(北陸)·산요(山陽)·규슈(九州) 등 5개 구간이 추가로 건설됐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신칸센의 총길이는 2387.7㎞에 이른다. 이는 기존 선로를 활용한 야마가타(山形) 신칸센과 아키타(秋田) 신칸센의 거리는 뺀 순수 신칸센 거리이다. 앞으로 호쿠리쿠 신칸센의 나가노(長野)~가나자와(金澤) 구간(2015년 3월)과 홋카이도(北海道) 신칸센(2015년 12월)이 추가로 개통하게 된다.

    개통 당시 도카이도 신칸센의 최고 속도는 시속 210㎞였다. 당시 전 세계는 철도가 시속 200㎞ 이상의 속도로 달린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이후 신칸센의 최고 속도는 시속 270㎞까지 향상됐다. JR도카이는 내년 봄 최고 속도를 시속 285㎞까지 높일 계획이다. 속도 면에서 보면 시속 300㎞를 넘는 한국의 KTX에 비해 뒤진다. 도카이도 신칸센은 개통 당시 550㎞ 거리의 도쿄~오사카를 4시간 만에 주파했지만, 지금은 2시간25분으로 단축됐다. 1964년 6만명 수준이던 도카이도 신칸센의 하루 평균 승객수는 42만6000명으로 7배 이상 늘었다.

    도카이도 신칸센이 50년 동안 달린 거리는 지구를 5만번 돈 것과 같은 20억㎞에 이른다. 그동안 실어나른 승객수는 56억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신칸센은 일본 철도의 주요 수입원이다. JR도카이는 지난해 1년 동안 도카이도 신칸센으로만 1조1138억엔(약 11조138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체 철도운송수입의 90%에 해당하는 것이다.

    전 세계 철도업계가 신칸센을 최고의 고속철도로 인정하는 이유는 탁월한 안전성 때문이다. 1973년 도카이도 신칸센의 회송열차가 탈선하고, 지난해 3월 폭설 속을 달리던 아키타 신칸센이 탈선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과거 50년 동안 운행 중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명도 없었다.

    2004년 10월23일 니가타(新潟)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시속 약 200㎞로 달리던 도쿄발 니가타행 신칸센이 151명의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탈선한 적이 있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자동열차제어장치(ATC)를 바탕으로 배차 간격을 조정, 열차가 일정 거리 이상 접근할 수 없도록 하고, 열차가 운행 도중 멈추면 뒤에 따라오던 열차는 자동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도록 하는 등의 철저한 안전시스템 덕분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안전’을 자랑하는 도카이도 신칸센이 생기기까지는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도카이도 신칸센의 중간 지점에 세워진 ‘도카이도 신칸센 순직자위령비’에는 신칸센 건설 과정에서 숨진 당시 일본 국철 직원과 공사장 근로자 등 210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 리니어 신칸센으로 철도강국 위상 굳히려

    일본은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6년 앞둔 올해 도쿄~나고야 구간(286㎞)을 최고 시속 500㎞로 달려 40분 만에 주파하는 리니어 주오신칸센 건설 공사를 착공, 철도강국의 이미지를 굳힌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리니어 신칸센은 자력(磁力)의 힘으로 열차가 철로에서 10㎝ 정도 떠서 달리는 차세대 자기부상(磁氣浮上) 고속철도를 말한다.

    JR도카이는 지난달 22일 일본 야마나시(山梨)현의 리니어 주오신칸센 실험센터에서 실시한 시험주행에서 리니어 신칸센의 위력을 한껏 과시했다. 7량으로 편성된 시험용 열차는 42.8㎞ 거리를 주행하면서 최고 속도를 시속 500㎞까지 끌어올렸다. 시험주행에 참가한 아사히신문 기자는 “시속 400㎞를 넘어서면서 비행기와 같은 소리가 좀 났지만 컵 안의 물은 하나도 넘치지 않았다”면서 “이후 소리가 좀 커지고, 컵의 물이 조금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있었지만 시속 500㎞는 의외로 가볍게 돌파했다”고 전했다.

    JR도카이가 발표한 리니어 신칸센의 선로 건설비용은 모두 5조4000억엔(약 54조원)이다. 총사업비는 9조300억엔(90조3000억원)에 이른다. 일본은 2차 구간인 나고야~오사카 구간을 2045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JR도카이 홍보실의 후지타 다이스케(藤田大輔)는 “올 가을 리니어 주오신칸센의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아직 세부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니어 신칸센의 개통으로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 기업활동의 촉진, 관광수요 확대 등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 |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세상 속으로]‘리니어 신칸센’을 반대하는 목소리… 환경파괴, 재난에 취약, 수도권 집중도 문제

    일본 정부와 JR도카이 등이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리니어 주오신칸센’의 건설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거대한 토목공사가 수반되는 이 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반대론자들은 심각한 환경파괴 문제를 가장 큰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재난에 취약할 것이라는 의견과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리니어 주오신칸센의 도쿄~나고야 구간 대부분은 터널로 구성된다. JR도카이는 “전체 구간의 86%가 터널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엄청난 터널 공사 과정에서 빚어지는 환경파괴의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년여에 걸쳐 공사가 진행된다면 우리 마을은 소멸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주창하고 있는 ‘지방창생(地方創生)’과는 반대로 가는 겁니다.”

    지난달 12일 나가노(長野)현의 나기소(南木曾) 마을에서 열린 리니어주오신칸센대책협의회에서는 공사 예정지역 인근 주민들로부터 격렬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주민들은 “나기소 마을의 관광지 남쪽 2㎞ 지점을 통과하는 리니어 신칸센을 건설하기 위해 장기간 터널 굴착공사가 지속된다면 수많은 공사차량이 드나들면서 마을의 관광산업이 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니어 신칸센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사는 모두 64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쿄돔 51개를 채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지만 지금까지 토사처분장은 물론 토사를 실어나를 트럭의 운반로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리니어 신칸센 노선 주변 지역 주민들은 대규모 굴착공사가 진행될 경우 마을 곳곳에서 수원이 고갈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리니어 신칸센의 환경 문제를 제기해온 일본공산당의 ‘리니어신칸센문제 프로젝트팀’은 최근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전체 노선의 90%에 가까운 터널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토사 문제, 수원 고갈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초고속으로 달리는 리니어 신칸센은 재난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리니어 신칸센의 대부분 구간은 터널로 건설된다. 따라서 지진 등의 충격에 약해 붕괴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JR도카이는 47개의 대피소를 설치하는 등 재난 대비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활성 단층을 가로지르게 되는 리니어 신칸센은 기존 신칸센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과 40분 만에 도쿄를 오갈 수 있게 되는 나고야에서는 인력과 물자가 도쿄 일대의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른바 ‘빨대 현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쿄 |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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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ㆍ대륙 관통 철로, 지구촌 고속철 총 길이의 절반

    1860년대 중국의 많은 노동자들은 빈곤과 기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대륙횡단 철도 공사장에서 일했다. 이들은 현지인이 외면하는 험난한 로키산맥과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뚫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침목 하나를 놓을 때마다 중국인 노동자 한 명이 죽어나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명을 담보로 한 공사였다. 당시 숨진 노동자만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쿨리(Coolie)라고 불렸는데 고된 일이란 뜻의 중국어 쿠리(苦力)에서 나온 말이었다.

    150년가량 지난 지금 중국 노동자들은 자국의 고속철 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란저우(蘭州)~우루무치(烏魯木齊) 고속철 구간에서는 중국 근로자들이 해발 3000~4000m에 있는 고속철 터널에서 안전 검사 작업에 몰두했다. 신화통신은 이들을 “중국 고속철의 선봉”이라고 불렀다. 란저우~우루무치 고속철은 길이 1776㎞ 구간에서 시속 250㎞ 이상으로 달리도록 설계됐다. 고산지대와 사막지대를 지나야 하는 난공사지만 약 4년반 만인 지난 6월 초 공사가 마무리됐고, 연말 정식 운행을 목표로 막바지 점검 작업이 진행 중이다. 란저우에서 쉬저우(徐州)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이 완성되면 대륙을 동서로 관통하는 3176㎞의 고속철로가 탄생한다. 뿐만 아니라 우루무치에서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터키~불가리아까지 연결하려는 야망도 내비치고 있다.

    왕멍루(王夢恕) 중국 공정원 원사는 지난 5월 경화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고속철을 통해 미국과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동북부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베링해협 해저터널을 통해 알래스카로, 알래스카에서 캐나다로, 캐나다에서 미국까지 향하는 고속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아니고 2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프로젝트지만 중국이 고속철 굴기를 통해 세계 철도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고속철 총연장은 1만1028㎞로 세계 고속철의 약 50%를 차지한다. 중국은 1997년부터 철도속도 제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7년간의 이 프로젝트를 시행할 당시 최고 속도는 시속 140㎞ 수준이었다. 이어 2004년 선진국 고속열차를 구입키로 결정하면서 고속철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외국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중국은 2007년 시속 240㎞를 기록하면서 국제 공인 고속철도 보유국으로 등장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 8월 베이징(北京)~톈진(天津) 구간이 개통되면서 고속철 시대에 진입했다. 이어 2009년 12월 우한(武漢)~광저우(廣州) 노선이, 2011년 6월 베이징~상하이(上海) 고속철이 줄줄이 개통했다.

    ■ 8000㎞ 길이 고속철로 6년이면 완성

    중국 정부의 고속철 구상은 동서 4개와 남북 4개 노선을 잇는 사종사횡망(四縱四橫網)이 주축이다.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4개씩의 종·횡단 노선을 말한다. 현재 상하이~쿤밍(昆明) 횡축 구간을 제외한 7개의 종축과 횡축 구간이 대부분 개통돼 본격적인 고속철 시대에 접어들었다. 내년에는 광저우~선전~홍콩선이 개통돼 베이징~홍콩의 노선도 완성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대륙에 1만6000㎞의 고속철을 깔게 되며 4종4횡을 골간으로 추가로 건설되는 고속철도 잇따르고 있다.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에서는 8000㎞ 길이의 고속철로를 6년이면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고속철 건설에서 ‘차이나 스피드’란 말이 회자될 정도다.

    고속철은 중국처럼 인구가 많고 넓은 나라에서 효과가 더욱 크다. 경제성장과 도시화, 인적 교류 확대를 통한 사회통합 등 일석다조(一石多鳥)다. 특히 내륙과 서부를 고속철로 연결해 지역별로 불규칙한 성장 속도를 고르게 맞추고 경제를 통합하려는 목표가 깔려 있다. 중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인구 50만명 이상의 도시는 고속철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베이징~상하이 구간(1318㎞)은 운행시간이 4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 대신 고속철을 선택하고 있다. 고속철은 접근성이 편리하고 시간이 정확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여행거리가 800㎞ 이하의 경우에는 고속철이 항공편보다 우위에 있으며, 항공기의 지연 출발도 이보다 거리가 멀더라도 고속철을 선택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글로벌 고속철 네트워크 계획도 가동 중

    중국은 전 세계를 무대로 고속철 세일즈에 나서면서 유라시아와 러시아, 동남아를 잇는 글로벌 고속철 네트워크 계획도 가동 중이다. 이미 2009년 고속철 해외진출 전략을 공식 발표하면서 유라시아 고속철, 중앙아시아 고속철, 범아시아 고속철 등 3개 노선 건설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왔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신(新)실크로드 구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고속철은 욱일승천의 기세로 세계로 뻗고 있다. 글로벌 고속철 네트워크 건설을 통해 석탄, 철광석 등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고 주변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다. 유라시아 노선은 런던~파리~베를린~바르샤바~키예프(우크라이나)~모스크바~알마티(카자흐스탄)를 지나 우루무치로 들어오며, 카자흐스탄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를 거쳐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만저우리(滿州里)로 들어오는 노선도 가능하다. 이미 유라시아 고속철의 일부로 중국에서 독일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개통했다. 중앙아시아 노선은 터키~이란~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을 거쳐 우루무치로 이어진다. 이 노선은 터키에서 독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범아시아 고속철은 윈난(雲南)성 쿤밍에서 베트남~캄보디아~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를 잇는 노선이다. 2012년 기준으로 중국 내 고속철 건설비용은 1㎞당 1억5000만위안으로 독일 및 프랑스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이 고속철을 개도국에 지원하는 방식의 외교정책도 적극 추진하는 이유다.

    고속철 건설비용은 보통 철도 건설비용의 3배로, 대부분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일부 구간은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일반 서민들이 이용하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다. 해외 고속철 사업의 경우, 천문학적 자금과 국가 간 운영 협력 외에 고산지대의 가파른 협곡을 뛰어넘는 기술도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고속철 사업에서 불가능에 도전하며 질주하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부총리이던 1978년 10월 일본을 방문해 신칸센을 탔다. 일본 측 인사가 시속 240㎞인데 느낌이 어떠냐고 묻자, 덩샤오핑은 “바쁜 사람이 재촉하면서 달려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빠른 기차가 왜 필요한가”라고 답했다. 그의 말을 어떤 사람은 신칸센은 중국처럼 큰 나라에 더 어울린다는, 대국 자존심이 담긴 말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가 지금의 고속철 굴기를 상상했을지 궁금하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세상 속으로]‘리니어 신칸센’을 반대하는 목소리… 환경파괴, 재난에 취약, 수도권 집중도 문제

    일본 정부와 JR도카이 등이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리니어 주오신칸센’의 건설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거대한 토목공사가 수반되는 이 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반대론자들은 심각한 환경파괴 문제를 가장 큰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재난에 취약할 것이라는 의견과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리니어 주오신칸센의 도쿄~나고야 구간 대부분은 터널로 구성된다. JR도카이는 “전체 구간의 86%가 터널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엄청난 터널 공사 과정에서 빚어지는 환경파괴의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년여에 걸쳐 공사가 진행된다면 우리 마을은 소멸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주창하고 있는 ‘지방창생(地方創生)’과는 반대로 가는 겁니다.”

    지난달 12일 나가노(長野)현의 나기소(南木曾) 마을에서 열린 리니어주오신칸센대책협의회에서는 공사 예정지역 인근 주민들로부터 격렬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주민들은 “나기소 마을의 관광지 남쪽 2㎞ 지점을 통과하는 리니어 신칸센을 건설하기 위해 장기간 터널 굴착공사가 지속된다면 수많은 공사차량이 드나들면서 마을의 관광산업이 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니어 신칸센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사는 모두 64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쿄돔 51개를 채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지만 지금까지 토사처분장은 물론 토사를 실어나를 트럭의 운반로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리니어 신칸센 노선 주변 지역 주민들은 대규모 굴착공사가 진행될 경우 마을 곳곳에서 수원이 고갈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리니어 신칸센의 환경 문제를 제기해온 일본공산당의 ‘리니어신칸센문제 프로젝트팀’은 최근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전체 노선의 90%에 가까운 터널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토사 문제, 수원 고갈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초고속으로 달리는 리니어 신칸센은 재난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리니어 신칸센의 대부분 구간은 터널로 건설된다. 따라서 지진 등의 충격에 약해 붕괴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JR도카이는 47개의 대피소를 설치하는 등 재난 대비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활성 단층을 가로지르게 되는 리니어 신칸센은 기존 신칸센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과 40분 만에 도쿄를 오갈 수 있게 되는 나고야에서는 인력과 물자가 도쿄 일대의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른바 ‘빨대 현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쿄 |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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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 강현철 기자 ] ◆ 특허괴물

    애플과 삼성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특허전문관리회사(NPE·특허괴물)들로부터 무더기 특허 소송을 당해 몸살을 앓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30일 발간한 ‘스마트폰 특허 전쟁의 결말과 새로운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특허 전쟁이 기업과 기업 간 소송전에서 특허전문관리회사와 글로벌 기업 간 소송전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9월30일 연합뉴스

    ☞ 잘 알다시피 경제학에 ‘시장실패(market failure)’라는 게 있다. 시장은 한 사회가 가진 자원을 가장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배분하는 기능을 잘 수행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시장의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시장의 가격기구가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달성하지 못하는 현상을 시장실패라고 한다.

    시장실패의 원인에는 ①무임승차자 문제를 야기하는 공공재의 존재 ②한 기업이나 소수의 기업이 시장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독과점 ③한 경제주체의 행위가 아무런 금전적 보상 없이 제3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성(외부효과) ④거래에 참여한 경제주체가 갖고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서로 다른 정보의 비대칭 등이 있다.

    특허는 외부성 교정을 위한 법적인 장치

    세계가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권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이유는 이 가운데 외부성과 관계가 깊다. 외부성은 다른 경제주체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외부경제,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외부불경제로 나눌 수 있다. 외부성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개별 경제주체의 사적인 비용(편익)과 사회적인 비용(편익)이 일치하지만 외부성이 발생하면 사적인 비용(편익)과 사회적인 비용(편익)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공해나 폐수 같은 외부불경제의 경우 사적인 비용이 사회적인 비용보다 적어 사회적 최적 생산량보다 더 많이 생산(과다생산)된다. 반면 사회적으로 필요한 연구·개발(R&D) 투자와 같은 외부경제의 경우 사적인 편익이 사회적인 편익보다 적어 사회적 최적 생산량보다 더 적게 생산(과소생산)된다.

    이런 외부성은 정부가 외부불경제엔 세금(예를 들어 환경세)을 부과하고, 외부경제에 대해선 보조금(예를 들어 R&D 보조금)을 지급하면 해결할 수 있다. 외부불경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을 피구세라고 한다. 외부경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특허권을 보장해주거나 양봉업자와 과수원처럼 M&A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 피와 땀을 흘려 세상에 없는 제품이나 발명품을 내놨는데 아무나 그 기술을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다면 그 누구도 R&D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허괴물이란?

    특허괴물은 이런 법적인 보호장치를 나쁘게 활용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특허괴물(patent troll)’은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사들인 뒤 특허료를 받거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회사를 말한다. 특허관리전문회사(NPE, Non-Practicing Entity)를 부정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조직인 미국의 FTC(Federal Trade Commission)는 특허괴물이 비아냥거리는 뜻을 갖고 있다며 이를 대체하는 PAEs(Patent Assertion Entities)라는 용어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허괴물은 구매하거나 보유한 특허를 제품을 만드는 데가 아니라 소송에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들인 특허와 같거나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특허괴물로 인해 전 세계 기업이 골치를 썩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특허괴물로부터 소송을 당한 기업은 213개에 그쳤으나 2013년엔 2749개로 급증했다. 미국 특허 조사회사인 페이턴트 프리덤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IT 기업이 NPE들에 제소당한 건수는 애플 171건, HP 137건, 삼성 133건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특허괴물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11년 8대 특허괴물을 선정해 발표했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인텔렉추얼 벤처스(Intellectual Ventures, IV)다. IV는 세계 IT 기업들에 가장 위협적인 NPE로 알려져 있다. 특허 보유 순위가 2011년 기준으로 세계 5위권이다. 약 4만건의 특허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소프트웨어 전문가, 특허전문 변호사, 기업전문 변호사가 설립했다. 본사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근처 워싱턴주 밸뷰에 소재한다.

    라운드 록 리서치(Round Rock Research, RRR)는 2009년 특허전문 변호사가 설립했으며 본사는 미국 뉴욕주에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으로부터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 관련 4200건의 특허를 사들여 NPE 사업을 시작했다.

    이 밖에 △애플, EMC, 에릭슨, 마이크로소프트, RIM, 소니로 구성된 록스타(Rockstar) 컨소시엄 △인터디지털(InterDigital) △위스콘신 얼럼니 리서치 파운데이션(Wisconsin Alumni Research Foundation)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자주 괴롭히는 램버스(Rambus) △테세라 테크놀로지(Tessera Technologies) △아카시아 리서치(Acacia Research) 등도 주요 특허괴물로 꼽힌다.

    특허괴물로 변신한 노키아와 에릭슨

    보유 특허를 수입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은 기존 IT 기업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때 피처폰 시장의 양대 거물이었던 노키아와 에릭슨은 ‘특허괴물’로 변신하고 있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특허왕국’이다. 미국에서만 1만60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또 4500건의 특허를 출원 중이다. 미국 특허도 2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최근 연간 5억유로(약 6700억원)의 특허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노키아는 휴대폰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특허 공세를 높이고 있다. 2009년 10월 애플을 특허 침해로 제소, 2년 뒤 6억달러를 배상받았다. 2012년에는 대만 휴대폰 제조사 HTC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노키아와 특허 라이선싱을 2018년까지 연장하는 계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1997년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를 차지한 스웨덴의 에릭슨은 스마트폰 발전 흐름을 쫓아가지 못해 2012년 3월 소니에 팔렸다. 하지만 에릭슨은 무선기술 특허만 3만5000건을 소유한 ‘맹주’다. 최근 들어 에릭슨은 보유 특허를 무기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올 1월 삼성전자는 에릭슨에 6억5000만달러의 로열티를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추가로 약 5억달러의 특허 로열티 지급 라이선싱 계약을 해야 했다. 2012년 11월 에릭슨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인 결과였다. 인도의 최대 모바일기기 제조업체인 인텍스와 매트릭스도 지난해부터 에릭슨과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특허괴물들이 제기하는 소송은 연평균 33%씩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2년 현재 전체 특허소송의 62%를 특허괴물이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허괴물의 소송 대상 분야도 IT는 물론 자동차, 소매, 보건의료 등 광범위하다. 또 피소 기업의 절반 이상은 매출 1000만달러 이하의 중소기업이다.

    반면 기업 간 특허 전쟁은 올 들어 소강 상태다. 구글·삼성의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反)안드로이드 진영 간의 특허 전쟁은 사실상 종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허괴물이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하면서 IT 기업들이 상호 소송전을 중단하고 서로 협력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구글, SAP, SAS, 레드햇 등 9개 기업은 지난 7월 ‘특허권 교차사용 연합(License on Transfer Network)’을 결성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특허괴물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나 개인 사용자들도 소송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손상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텔렉추얼 벤처스(IV)가 국내 법인을 설립하는 등 특허괴물들이 앱 개발자나 최종 사용자를 상대로 한 소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괴물은 자체 R&D는 하지 않고 주로 소송을 통해 돈을 버는 까닭에 지지하기 힘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다.

    특히 최종 이용자인 개인도 소송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비난받고 있다. 이런 까닭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특허괴물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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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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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라이베리아 GDP 12% 감소 전망

    세계銀 "국경 폐쇄 등 대응 필요"


    [ 김은정 기자 ]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가 사망한 가운데 에볼라 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에볼라가 서아프리카 초기 발병 3개국에서 조기에 차단되지 않으면 경제적 피해 규모가 최대 326억달러(약 35조12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세계은행은 9일 연례회의를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에서 에볼라가 진정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에볼라가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조기 차단되지 못하고 주변 국가로 퍼지면 연내 경제적 피해 규모가 74억달러에 달하고, 내년 말까지는 326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베리아는 에볼라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은행은 “이 같은 피해 규모는 개별 국가뿐 아니라 서아프리카 전체 지역으로 봤을 때도 막대한 수준”이라며 “에볼라에 대한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국경 폐쇄나 항공편 중단 등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에볼라는 아프리카를 넘어 미국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 토머스 에릭 던컨(42)은 격리 치료 중에 지난 8일 사망했다.

    외신이 미국 노스이스턴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 보도한 것에 따르면 항공사들의 운행 경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에볼라가 이달 말까지 프랑스에 도달할 확률은 75%, 영국은 50%다. 항공사들이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가는 항공편을 지금보다 80% 줄이면 각각의 확률은 25%, 15%로 낮아진다. 에볼라는 서아프리카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볼라 확산을 우려한 유럽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유럽 내 항공, 호텔 관련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 3월 처음으로 에볼라 환자가 확인된 이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에서 에볼라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8033명이며 이 가운데 3865명이 사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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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파키스탄 10대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 왼쪽)와 인도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0) (EPA=연합뉴스 DB)

    "청소년 억압에 반대하고 교육권 위해 투쟁"

    말랄라,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은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와 인도의 아동 노동 근절 및 교육권 보장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0)가 공동으로 받게 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고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해 투쟁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어린 나이에도 이미 수년간 소녀들의 교육권을 위해 싸워온 말랄라가 어린이와 청소년도 자신들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말랄라가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이런 일을 해냈다면서 영웅적인 투쟁을 통해 소녀들의 교육권을 선도적으로 대변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파키스탄 10대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 (EPA=연합뉴스 DB)

    '탈레반 피격소녀'로 알려진 말랄라는 11살 때부터 영국 BBC 방송 블로그를 통해 파키스탄탈레반(TTP)의 만행을 고발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2012년 10월9일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하교 도중 머리에 총을 맞았다.

    이후 영국에서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나면서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권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말랄라는 계속되는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도 전세계에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

    말랄라는 피격당한 지 꼭 2년 만에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으며 만 17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말랄라 이전 노벨상 최연소 수상자는 1915년 25세의 나이로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의 로런스 브래그였다.

    노벨위원회는 인도의 아동운동가 사티아르티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착취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여러 형태로 평화적 시위를 이끌며 위대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또 사티아르티가 아동의 권리에 대해 중요한 국제 협약을 발전시키는데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사티아르티는 아동 노동 근절 활동을 해 온 아동인권운동가로 1983년 '바차판 바차오 안돌란'(아이들을 구하자)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8만명 이상의 아동을 강제 노동에서 벗어나게 하고 교육과 자활 기회를 제공했다.

    1998년에는 103개국 1만개 단체가 참여한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세계인 행진'이란 운동을 조직해 각국 정부에 아동 노동 근절을 촉구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인도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0, 가운데 흰색 옷) (EPA=연합뉴스 DB)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2000년 7천800만명이던 전세계 아동 노동 규모가 오늘날에는 1억6천800만명에 이른다.

    노벨위원회는 파키스탄인 무슬림인 말랄라와 인도인 힌두교도인 사티아르티가 교육 및 극단주의 반대를 위한 투쟁에 동참한 것도 수상자를 선정할 때 주요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네(110만달러)의 상금이 절반씩 수여된다.

    한편 올해 노벨평화상 선정 과정에서는 지난해 259명의 후보(단체 후보 50곳 포함)의 기록을 깨고 사상 최대인 278명의 후보가 경합했다.

    zitrone@yna.co.kr

    연합뉴스


    (AP=연합뉴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10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로부터 수상소식 들어…영국 여왕 등 축하도 이어져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노벨평화상은 끝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는 10일(현지시간) "자신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그간의 업적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벨상 전 부문을 통틀어 역대 최연소 수상의 영예를 안은 유사프자이는 이날 영국 버밍엄 에지배스턴 여고에서 수업을 마치고서 기자회견을 통해 "파키스탄의 젊은 여성으로서 노벨평화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이 받은 상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는 세계 각지의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수상자인 인도의 인권·교육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와 협력하고 싶다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시상식에 초청한다고 밝혔다.

    2012년 탈레반에 피격돼 죽을 고비를 넘기고서 영국에 정착한 유사프자이는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날 학교에서 친구들과 수업하며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과를 보냈다.

    유사프자이는 이날 오전 교과 수업이 끝난 뒤 선생님을 통해 수상소식을 처음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유사프자이와 사티아르티의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축하 반응도 줄을 이었다.

    영국 여왕은 노벨상 선정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이들의 수상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은 "사회발전 위해서는 여성권리 확대만 한 도구가 없다"며 수상자 선정을 반겼다.

    유사프자이와 유엔 교육운동을 펼쳐온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용기와 결단력, 비전을 가지고 교육 운동에 앞장섰던 두 사람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며 기뻐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수상자들이 헌신적인 활동으로 인류에 영감을 줬다고 칭찬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도 "유사프자이는 무기 대신 펜과 책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일깨웠다"며 칭찬 릴레이에 가세했다.

    한편, 이날 유사프자이가 수업 중 트위터로 감사의 소감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허위 메시지로 밝혀지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thkim@yna.co.kr
    동아일보
    [동아일보]
    [2014년 노벨평화상에 말랄라-사티아르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을 통해 인간답게 존중받아야 할 어린이의 권리를 강조했다. 노벨위는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과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씨를 선정한 이유를 “어린이와 청소년의 억압에 반대하고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한 투쟁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동 수상자 중 한 명인 10대 인권운동가 유사프자이 양 자신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인권의 중요성에 무게감이 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노벨위는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된 유사프자이 양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수년간 소녀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 어린이와 청소년도 자신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공동 수상자 사티아르티 씨 역시 아동 인권 운동가다. 노벨위는 “전 세계에서 노동력이 착취되는 아동은 1억6800만 명으로 14년 전인 2000년에 비해 7800만 명이 줄었다”면서 “아동 착취를 뿌리 뽑으려는 인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벨위는 인도의 사티아르티 씨와 파키스탄의 유사프자이 양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해 두 나라가 국경 분쟁을 빚고 있지만 개인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사티아르티 씨는 인도 NDTV와의 인터뷰에서 “말랄라를 함께 일하자고 초청하겠다”고 말해 양국 관계의 개선 기대를 부풀렸다.

    BBC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2009년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구체적 업적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최근 수년간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점과 대비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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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서울신문]

    1946년 제임스 윌리엄 풀브라이트 미국 상원의원은 전 세계 학생이 교류할 수 있는 장학금을 주창했다. 그렇게 시작된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19만명에 이르는 제3세계 학생이 미국에서 연구와 학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에서도 조순 전 부총리, 한승수 전 국무총리 등 1000명 이상이 혜택을 받았다.

    미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학생들이 유학을 떠났던 나라 한국은 이제 장학금을 주고 외국 학생들을 불러 모으는 나라가 됐다. 우리 정부의 장학금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은 1967년 6명으로 시작, 올해까지 146개국 5718명이 배출됐다. 몽골(260명), 베트남(235명), 인도네시아(176명), 말레이시아(147명)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권이 지역별 분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신문은 10일 각 나라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제3세계 수재 6명을 한자리에 모아 ‘비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한국에서의 경험, 미래의 포부 등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한 ‘국가 장학금 선배’ 금동화 전 KIST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금동화 여러분을 보니 30년 전 내 모습이 떠오른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미국, 일본 대신 한국을 찾아온 이유가 있나.

    무함마드 수하에리 자카르타의 빈민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주변은 항상 범죄와 실업, 마약으로 들끓었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공부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국립대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한국을 찾은 건 무엇보다 장학금 혜택이 좋았기 때문이다.

    마무눌 하쿠 방글라데시 남부 쿨나에서 태어나 자랐고 학창 시절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여기 있는 학생들 모두 각 나라에서는 ‘수재’ 아닌가.(일동 웃음)

    하쿠 사실 한국이 1순위는 아니었다. 터키 정부에서도 전액 장학금 제안을 받았다. 일단 한국에서 석사를 한 뒤 미국이나 유럽에서 박사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박사도 한국에서 하고 있다. 아주 만족한다.

    모하마드 마무드 알사니아 이집트에서 왔다. 하쿠가 성적 얘기를 했는데 난 대학에서 만점을 받고 졸업했다. 이집트 지도교수가 한국 정부 장학금을 추천해 줬다. 한국의 높은 경제성장 비결을 배워 오라는 당부도 있었다.

    도 후앙 민 하노이공대를 졸업했고 기업에서 잠깐 일도 했다. 2012년 한국 정부 장학금을 받고 왔다. 한국은 가장 빠르게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보고 싶었다.

    라메시 수비아 KIST 외국인 학생회장이다. 인도 남부의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항상 ‘무지개 색깔은 왜 다양한가’, ‘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과학자가 됐다.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 4년간 일했다.

    아베리노 도스 산토스 다 코스타 마지막 독립국가인 동티모르에서 왔다. 우리 동네엔 전기가 없었는데, 끊임없이 그 문제를 생각하다 보니 과학을 공부하게 됐다. 동티모르 국립대에 다녔고 인하대를 거쳐 KIST에서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을 택한 이유는 LG와 삼성 같은 기업이 동티모르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해서다.

    한국에 오기 전과 지금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는가.

    다 코스타 한국인은 역동적이고 정말 열심히 일한다. 6·25전쟁 이후에 정말 힘들었다고 하는데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알사니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나라? 아시아의 호랑이? 뭐 이런 이미지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분위기는 이집트에선 낯선 풍경이다. 한국어에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워낙 어렵다고 들어서인지 생각보다는 늘었다고 생각한다.

    수하에리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정말 그 나라를 알려면 와서 살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역동적인지, 왜 일을 열심히 하는지 와서 보니 나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더라.

    어릴 때 아버지가 김우중 대우 회장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선물해 줬다. 한국이 그 책에서 얘기한 대로 발전했다는 게 놀라웠다. 2000년대 한류 열풍이 불면서 ‘첫사랑’, ‘느낌’, ‘마지막 승부’ 같은 드라마를 열심히 봤다. 지금도 컴퓨터는 온통 한국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경희대 입구에서 마시는 ‘치맥’도 정말 사랑한다. 거기서 만난 한국 사람들한테 한국어도 배웠다.

    수비아 20년 전만 해도 인도에서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모두 일제 아니면 미제였다. 이젠 모두 한국산이다. 그게 한국의 이미지다. 개인적으로 한국 드라마나 한국 음식 모두 좋아한다. 감자탕이나 추어탕은 없어서 못 먹는다.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을 보면서 가족 문화 같은 것도 이해하게 됐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나 역시 미국에서 간혹 인종차별을 당했고 풍족하지도 않았다.

    수비아 가끔 시선을 느낄 때도 있긴 하다. 예전에 성남 모란시장에 놀러 갔는데 갑자기 술 취한 한국 아저씨가 내 팔을 붙잡고 큰소리로 막 욕을 했다.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지나가던 한국 사람이 그 사람을 떼어 놓고 나에게 미안하다고 대신 사과하더라. 사람 나름 아닐까.

    하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전거를 도둑맞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긴 했다. 음식이 방글라데시랑 너무 달라서 정말 힘들다. 그래도 비빔밥은 좋아한다.

    나도 어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KIST 바로 앞에서 말이다.

    알사니아 겨울이 너무 추운 것 빼고는 괜찮다. 문화적 충격은 다른 어떤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 코스타 가장 큰 고민은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뭔가 벽 같은 게 항상 느껴진다. 도움을 주고받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한국은 1970~1980년대 미국에서 공부한 장학생들이 돌아와 경제성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돌아오지 않은 사람도 많다. 향후 계획들은 어떻게 되나.

    대학교수가 돼 로봇을 가르치고 싶다. 베트남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수하에리 한국이 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는지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알려 주고 싶다. 하지만 미래가 뚜렷하지 않다. 그게 걱정이다.

    알사니아 알다시피 이집트의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다. 박사 학위를 마치더라도 당분간은 한국에 머물며 연구를 하고 싶다. 실력을 쌓고 연구하다 보면 언젠가 이집트에 기여할 날도 오지 않을까 한다.

    하쿠 방글라데시에는 연구소가 2~3개밖에 없다. 정말 열악하다.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 그 역할을 하고 싶다.

    다 코스타 동티모르가 가장 어렵다는 건 모두 인정할 거다. 지금은 실력을 키울 때라고 생각한다. 결국 동티모르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과학기술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비아 ‘죽을 때까지 연구하자’가 좌우명이다. 사람의 수명은 하늘에 달렸지만 최소한 50대 이전에 질병으로 죽는 사람은 없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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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 김은정 기자 ]

    차이나머니(중국의 거대 자본)의 공습이 거세다. 작년 1080억달러(약 115조8000억원) 수준이던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2017년에는 2000억달러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투자 주체와 투자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해외 투자가 민간 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등 신흥국의 자원 개발에 집중되던 투자 대상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금융·부동산 시장까지 넓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호텔을 인수하는가 하면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유럽 각국의 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美 랜드마크 잇따라 사들이는 中

    지난 6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이자 최고급 호텔의 대명사인 월도프아스토리아가 중국 보험회사인 안방보험에 넘어갔다. 1931년에 문을 연 이 호텔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함께 뉴욕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5성급 호텔이면서 ‘세계 정상들의 호텔’로도 불린다.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이 자주 머물러서다. 지난달 유엔총회 때도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이 호텔을 선택했다. 영화 ‘세렌디피티’와 ‘여인의 향기’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안방보험은 이 호텔을 19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단일 호텔 거래 금액으로는 가장 큰 액수다. 1413개의 객실 수를 감안할 때 객실당 140만달러를 지급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에는 중국 푸싱그룹이 맨해튼 남단 월스트리트의 노른자위에 있는 원체이스맨해튼플라자를 7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또 중국 부동산 재벌인 장신 소호차이나 회장은 애플센터로 유명한 맨해튼 GM빌딩을 캐나다 부동산개발회사와 공동으로 34억달러에 사들였다.

    플라자합의 후 일본 기업들과 유사

    이런 중국 기업의 움직임을 플라자합의 후 일본 기업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 후 일본 정부가 급등한 엔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저리의 막대한 자금을 움켜쥐게 됐다. 이때 일본 기업들은 대거 미국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1989년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가 14억달러를 주고 ‘맨해튼의 심장’이라 불리는 록펠러센터를 사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지금 중국 기업들의 상황이 당시 일본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간 중국의 미국 부동산 투자는 22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자본이 미국의 초고가 부동산을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온 부동산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 신음하는 유럽까지 공략

    중국은 부동산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의 유럽연합(EU) 직접 투자 규모는 260억유로(2012년 기준·약 35조2550억원)에 달한다. 2010년만 해도 61억유로에 그쳤다. 인도 등 신흥국보다 적은 금액이었지만 2년 만에 네 배 급증했다.

    중국 핑안보험은 작년 5월 영국 런던 금융가의 명물이자 세계 최대 재보험회사인 로이즈 본사 빌딩을 2억6000만파운드(약 4450억원)에 샀다. 푸싱그룹은 프랑스의 리조트 체인인 클럽메드의 지분 18.2%를 인수하기도 했다. 완다그룹도 올 6월에 스페인 마드리드의 랜드마크인 스페인타워를 2억6500만유로에 사들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기 침체와 불안한 금융시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에서 발을 빼는 사이 중국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0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유럽 각국별 중국의 투자 대상을 살펴보면 영국이 가장 많고, 그 뒤를 프랑스가 이었다. 올 들어서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민영 기업들의 인수합병(M&A)까지 치면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에 투자한 중국 기업의 97%가 “앞으로 수년간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리겠다”고 답했다. 과거에는 자원 부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던 중국 기업들이 최근에는 선진국 기술과 브랜드 인수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최소 2019년까지는 중국의 해외 투자 열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유럽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이나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국 기업에 넘기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은정 한국경제신문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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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이 만난 사람] 한글한자병용 진두지휘 나선 `보수정치 산 역사` 이한동 前 국무총리

    "정치? 지금 돌아보면 무상할 따름이지. 하지만 분명한 건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거요."

    현역 정치인 시절 일명 '단칼(一刀) 선생'으로 불리던 이한동 전 국무총리. 6ㆍ29선언 이후 민주화 열기가 고조되던 6공시절 내무부 장관을 맡아 풍산금속과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을 '단칼에' 진압한 것이 인상 깊었다.

    5공 때 정계에 입문한 데다 두드러지게 남성적이고 호방한 인상 탓(?)에 종종 육사 출신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인상처럼 통 크고 정 많아 따르는 사람도 많았지만, 인상과 달리 지나치게 신중해 정작 중요한 고비에는 단칼로 결단을 못 내렸다. 19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의 이른바 '9룡'으로 꼽히면서 그의 주변엔 항상 '중부권 대망론'이 맴돌았고 실제로 2002년 신당 하나로국민연합 대선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그의 화려한 정치 이력 중 백미는 5공과 6공, 문민정부까지 집권당 원내총무를 3번 역임한 것이다. 여야를 떠나 인간관계가 원만했고 추진력이 탁월했기에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마다 그를 찾았다.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던 그의 정치 철학을 기려 '이한동 총무학'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여당 총무는 야당 총무와는 심리적 중압감과 업무 강도가 한참 다르지. 야당은 반대할 권리를 행사하고 나면 시간을 벌 수 있는데, 여당 총무는 정해진 시간 안에 성과를 도출해내야만 하거든. 5공 당시 민정당 총무를 하면서 1987년 헌법특위에서 지금의 헌법인 제9차 헌법 개정 합의를 도출했고, 6공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국회 증언과 정호용 씨 퇴진 등 5공 청산을 위한 5ㆍ6공 세력 간, 여야 간 물밑 타협과 3당 합당 과정을 조율해야 했지. 문민정부 시절에도 통합공직선거법을 제정한 정치개혁특위 합의를 이끌어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일을 어떻게 해낼 수 있었는지 몰라. 얘기하려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거요."

    어느덧 팔순에 이른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목소리가 우렁차고 발음이 또렷했다. 파안대소하는 모습엔 전성기의 포스가 남아 있었다. 폭탄주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유명하지만 골프 실력도 수준급이었던 그는 지금도 한 달에 두세 번 필드에 나가고 잘 맞을 때는 드라이버샷이 200야드까지 날아간다고 했다.

    그에게 지금 세월호 정국과 함께 고착된 정치 현실은 어떤 소회를 줄까. "한마디로 그때 같은 낭만이 사라졌어요. 양보하고 타협하는 지혜도 없어진 것 같고. 당시 야당의 카운터파트로 늘 으르렁거리던 김태식, 신기하 전 총무 모두 사석에서는 나와 호형호제했지. 야당의 강단과 기개를 보일 때는 보이다가 필요할 때는 기대 이상 통 크게 양보도 해줬어. 그만큼 당에서 신임을 받았고 발언권 있는 사람들이라서 가능한 일이긴 했지. 지금의 정치는 투명해졌다는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그때보다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봐요."

    그가 진단하는 정치 퇴행의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 무엇보다 그때 같은 여유라고 할까, 다른 사람을 포용할 아량이 없어진 것만은 분명해. 그때는 저마다 좌우명 삼는 사자성어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잖아. 나도 해불양수(海不讓水)를 좌우명 삼았지. 바다는 흘러드는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대양을 이룬다는 뜻이요. 정치에서 포용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도무문(大道無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천애인(敬天愛人), 김종필 전 총재의 상선여수(上善如水) 같은 좌우명도 그분들의 정치 스타일과 함께 많이 회자됐잖아요. 한글전용론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한자 사용이 퇴조한 것도 정치를 성마르게 만든 원인이 아닌가 싶어. 언어의 한계가 인식과 사고의 한계니까."

    사실 애초 이 전 총리와의 인터뷰는 고금의 정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글과 한자 병용을 위한 그의 어문정책 개혁 소신을 밝히기 위해 측근 인사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었다. 이 전 총리는 한글한자병용론을 주장하는 각계 인사들이 2012년 7월 출범시킨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회장이다.

    기자는 처음에 그가 한자병용론자들을 명목상 대표하는 '얼굴 마담' 격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1948년 제정된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을 계승해 2005년 제정된 국어기본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제출하고 진두지휘하는 명실상부한 좌장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한자병용론을 신념으로 지켜왔다. 6공 원내총무 때 한문 고전의 수집과 정리, 번역을 맡는 한국고전번역원 설립의 산파 역을 맡았다. 그의 힘으로 정책 입안과 예산 확보가 이뤄져 교육부 산하 학술연구기관으로 2007년 출범했다. 그만큼 그의 한문과 고전 사랑은 각별하다.

    "지금 한자의 기원인 갑골문자는 중국 은나라 때 틀을 갖췄고 은나라의 주류는 우리 선조인 동이족이었지요. 한자는 동이족만 아니라 한자 문화권 여러 나라 문자들이 섞여들어가 형성된 문자야. 한자를 중국 문자로만 규정하고 배척하면 우리 고유 문화유산을 스스로 버리자는 거지."

    그는 한글전용론과 한자병용론의 근거와 연원에 대해서도 법률가 출신답게 조목조목 꿰고 있었다. "한글전용론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일제 침략이라는 우리의 아픈 역사 탓이죠. 일제의 언어말살정책에 저항하기 위해 우리말 보존은 독립운동의 중요한 과제가 됐고 광복 이후 한글전용정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 일본과도 어깨를 견줄 만큼 국가 위상이 높아졌으니 아픈 역사가 남긴 굴절된 인식에서 벗어나 한자도 한글과 같은 우리말이라는 것을 인정해야지요."

    이제부터라도 순우리말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정리된 답변이 거침없이 나왔다.

    "표준국어대사전의 51만 표제어 중 순우리말은 25%이고 65%가 한자어의 한글 표기지요. 한자와 우리말이 섞인 단어까지 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80% 가까이는 한자에서 온 거야.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한 단어들은 말 그대로 한자의 발음기호에 불과해. 그런데 단어가 원래 어떻게 생성됐는지 발음 안의 의미가 뭔지 모르고 어떻게 그 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겠어요. 한글전용정책은 사실 우리말을 훼손하는 정책인 거지. 한글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단어의 어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한자를 알아야 해요. 이게 정말 중요한 건 교육의 문제이기 때문이야. 언어의 활용이 제한되면 사고도 제한된다는 거지."

    화제를 다시 현실 정치 이야기로 돌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어문정책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은 듯했다. '대통령 빼고 다 해 본' 노정객이 여생의 목표를 찾은 듯 그의 말에서 진한 열정이 배어나왔다. 어렵사리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끌어낼 수 있었다.

    "여당을 위해서나 야당을 위해서나 문희상이가 잘해줘야 할 텐데, 잘할 수 있겠지. 허허."

    같은 경기도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법대 후배이기도 한 문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애정과 기대가 남다른 듯했다.

    "그 사람한테 한 가지 조언하고 싶은 건 힘들더라도 짊어질 때는 확실히 짊어질 줄 알아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당원들도 국민도 따라오는 거지. 정치하면서 난 궁하면 통한다, '궁즉통(窮則通)'이라는 말을 믿게 됐어요. 밤잠 안 자면서 궁리하고 또 궁리하면 어떤 상황에서든 돌파할 수 있는 지혜가 나옵디다. 나보다는 당이 중요하고 당보다는 국가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확실히 갖고 있어야 해.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것만 명심하면 길이 열릴 겁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니까."

    5·6共·문민정부 거쳐 與 총무 3번 '진기록'

    이한동 전 총리는 1934년 경기도 포천에서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일제시대에 보통소학교를 졸업했다. 가난 탓에 경복중ㆍ고등학교와 서울법대를 다니는 내내 입주 가정교사를 했고 생계를 위해 직접 닭을 키우기도 했다.

    1958년 제10회 고등고시 사법과 1차에 응시하고 바로 육군 사병으로 입대한 뒤 신문을 보고 합격 사실을 알게 됐다. 훈련병 신분으로 치른 2차 구술시험을 통과해 이등병에서 하루아침에 중위로 진급하는 롤러코스터를 체험했다. 포천 출신 고시 합격 1호이기도 하다. 판사로 출발했으나 검사로 진로를 바꿔 검사장 승진 길목에 섰던 5공 당시 민정당 공천으로 11대 국회에 진출해 내리 6선을 했다. 정권 3대를 거치며 연속 원내총무로 기용될 만큼 탁월한 정치력을 발휘하면서 내무부 장관과 여당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국회부의장 등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당 3역에 기용된 것만 6차례였다. 1997년 대선 당시 9룡이 각축하던 신한국당 예비경선에서 이회창 총재, 이인제 상임고문에 이어 3위를 기록해 결선투표 진출이 좌절됐다. 당내 입지가 약화된 그는 2000년 김종필 전 총재(JP)와 손잡고 자민련에 입당해 총재를 거쳐 DJP 연합정권인 김대중정부에서 자민련 몫의 국무총리를 지냈다.

    DJP 공조가 와해되자 당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총리직에 잔류해 JP와 소원한 사이가 됐으나 지난해 JP 재평가를 기치로 내건 운정회 회장을 맡으면서 공식적인 관계 회복을 선언했다. 그의 정치 역정은 명암과 공과를 떠나 '한국 보수정치의 산역사'라 할 만하다. 부인 조남숙 씨와 1남2녀를 뒀고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이 첫째 사위, 김재호 동아일보ㆍ채널A 사장이 둘째 사위다.

    [이창훈 오피니언부 부장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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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수도권 가볼 만한 단풍명소 4선
    손에 닿을 듯 마음마저 깨끗하게 물들이는 10월 하늘. 에머럴드 빛 푸르름 아래 펼쳐지는 울긋불긋한 단풍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 경기관광공사가 10월 중순 수도권 지역에서 산책하며 자연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단풍산 4곳을 소개했다.

    노란 은행 잎과 울긋불긋한 단풍 잎이 절경을 이루는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 내 용문사 주변.
    ◆곳곳이 절경인 양평 용문산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산은 산정상에서 뻗어 내린 암릉과 암릉 사이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계곡이 단풍 숲속에서 절경을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이며 형형색색으로 물든 가을 들녘과 유명산, 중원산, 도일봉 등의 높고 낮은 산자락이 눈앞에 펼쳐진다.

    특히 산 남쪽 끝의 바위봉우리인 해발 900m의 백운봉은 평지인 주변의 형세에서 갑자기 찌른 듯이 솟아 올라 있어 ‘한국의 마테호른’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풍경을 드러낸다. 용문사 은행나무의 노란 잎을 감상하는 것도 가을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수령 1100년의 이 은행나무는 밑둥 둘레가 14m 높이가 62m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은행나무이다.

    ◆계곡에 비치는 단풍 가평 명지산

    연인산·화악산 등 다른 산줄기와 연결돼 있어 풍성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골이 깊고 곳곳에 급경사가 숨어 있는 험한 산세 탓에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단풍을 마주할 수 있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굴참나무 군락, 전나무, 고사목 등이 한데 어우러진 숲이 조성되어 있어 단풍과의 조화도 멋스럽다. 기암괴석에 둘러싸여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뿜어내는 명지 폭포와 조화를 이루는 단풍의 색다른 멋도 느낄수 있다.

    ◆소나무 숲길까지 품은 비경, 동두천 소요산

    수도권 지역 최고의 단풍 비경을 가진 산으로 꼽힌다. 해발 587m의 나지막한 산으로 주말 산행과 가벼운 하이킹코스로 손색이 없다. 소요산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단풍길은 1㎞ 남짓 이어지며 가을이면 전국에서 탐방객이 몰려든다. 오염되지 않는 청정 계곡을 따라 자리한 소나무 숲길과 단풍길을 오르다 보면 화려한 자태를 과시하는 풍경에 절로 매료된다.

    원효대사가 고행수도했다는 원효대를 비롯해 자재암, 백운암 등의 사찰, 요석공주가 살았던 궁터 등 곳곳에 문화재가 있어 색다른 맛을 느낄수 있다,

    ◆경기도립공원 남한산성

    경기도 성남과 광주시의 지붕인 남한산성은 해발 460m의 고원지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요새지다. 광주 방면으로 난 동문 길의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며 붉은 빛을 발하는 단풍 물결이 옛 성곽과 어우러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동문 못지않게 가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수어장대도 좋다. 성내 최고봉인 청량산에서는 양주와 여주·용인·고양시, 양평군까지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다.

    수원=김영석 기자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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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37년 삼성맨의 '인생 2막'

    가족사진 찍어주는 할알버지, 한용외 인클로버재단 이사장


    [ 이해성 기자 ] 사회봉사단 사장 등 경험 살려

    10억원 사재 출연해 재단 설립

    다문화가정에 가족사진 봉사

    지금은 아마추어 사진작가

    가족들 사진촬영 준비 과정서

    평소 안하던 소통하며 한마음 돼

    직접 찍은 사진 내달 2000건 돌파

    다문화가정 적극 포용해야

    사회 적응 못하는 중도입국자 많아

    이들에 대한 교육과 직업 연결돼야


    한용외 인클로버재단 이사장의 별명은 ‘가족사진 찍어주는 할아버지’다. 재단 설립 후 다문화가정 가족사진을 직접 찍은 게 다음달 무려 2000건을 돌파한다. 올해 15번째 출사(出寫), 11월8일 토요일 서울 금천구에서다. 기념으로 작은 이벤트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 이사장은 “평생 남는 가족사진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문화가족들이 평소 안 하던 소통을 하면서 하나가 된다”며 “사진이 주는 선물이자 마술”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에서 37년을 일한 그는 2009년 사재 10억원 이상을 들여 인클로버재단을 세웠다. 2004년 삼성문화재단 총괄사장 때부터 다닌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시골 노총각 외국 처녀에게 장가 보내기가 유행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차원을 넘어서 국제결혼, 다문화가정 추세를 보니 직관적으로 ‘아, 이거 나중에 큰일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부회장, 삼성사회봉사단 사장 등 봉사 관련 경험을 ‘제대로 살려’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한 이사장. 서울 신천동 재단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와 현 사회에 관한 단상을 들어봤다.

    줄줄이 6남매 두고 ‘폭소’

    그는 올해 2월8일 강원 평창군 문화복지센터를 시작으로 지난달 13일 서울 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13번째 사진봉사를 했다. 한 번 봉사를 할 땐 한 이사장, 재단 상근직원, 자원봉사자 등 총 15명 정도가 움직인다. 메이크업, 포토샵, 촬영보조, 액자 제작 담당 등 역할이 제각각이다. 하루 봉사 때 상대하는 가구 수는 약 30가구. 지원자 모집 담당이 사전에 조율해 30여가구를 한 장소(주로 지역복지센터)로 모이게 한다. “애들 우는 거 달래고 하다보면 그렇게 빨리 못 찍어요. 한 시간에 여덟 가구 정도.”

    그는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사진 두 장을 보여줬다. 먼저 한국 남성-러시아 여성 가족사진. “공짜로 큰 가족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면 그때부터 얘기가 오가는 거예요. 언제 찍을지, 뭘 입을지. 그렇게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사진을 찍는다는 목표에 함께 집중하는 게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줍니다. 보통 가정들도 번듯한 가족사진 액자가 많이 없잖아요.”

    또 하나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는 연신 웃음을 쏟아냈다.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이 결혼해 낳은 6남매 사진이다. “열두 살, 열 살, 여덟 살, 여섯 살, 네 살, 두 살. 엄마 나이가 36세였는데 이건 사실 매년 낳은 거죠. 낳고 임신하고 낳고 임신하고. 그런데 막상 보니 정말 좋은 겁니다. 중절과 이혼을 금지하는 통일교 기반 다문화가정이 보통 자녀가 이렇게 많아요.” 한 이사장은 삼성문화재단 사장 재직 시절인 2006년 ‘SERI CEO’ 소그룹 활동(포토 그룹)을 하면서 사진작가 조세현 씨로부터 직접 사진 찍는 법을 배웠다. 그 전까지는 디지털카메라로 ‘똑딱’거리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아마추어 사진작가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서울 청담동 원화랑에서 개인전도 열었다. 한 이사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사진 봉사는) 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잔뼈 굵은 삼성맨

    1974년 1월 제일합섬 입사를 시작으로 ‘삼성맨’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젊었을 때 그룹 비서실에서 주로 일했다. 1980년대에는 이병철 선대회장을 모시다 1987년 이건희 회장 취임 후 ‘신경영’ 추진에 발맞췄다. 1988년 그가 삼성전자 수원공장 관리담당 이사로 있을 때다. 이건희 회장이 수원으로 내려와 ‘앞으로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니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하며 온 공장을 뒤집어놨다. “그땐 전자공학 박사들도 ‘디지털 시대’란 개념에 대해 정확히 맥을 못 짚을 때였어요. 무슨 말인지는 알지만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몰랐던 거죠. 팀도 처음부터 다시 꾸리고 외국 대학 박사급 인재를 사장 연봉 이상 주고 모셔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예요. 윤종용 전 부회장의 ‘디지털 TV’ 신화의 씨가 뿌려진 겁니다.”

    아날로그 도면 위주의 디자인 체제도 이 회장의 불호령 이후 캐드(CAD), 캠(CAM)으로 급속히 전환됐다. “캐드 캠 사용법이 영 낯설어 구석에 박혀서 옛날 도면 보고 끙끙대다 걸리면 망신당하고. 에피소드가 참 많습니다.” 비서실 감사팀장을 맡고 있던 1993년 이 회장의 신경영 선포 전후로는 로스앤젤레스(LA), 도쿄, 프랑크푸르트 등을 쉴 새 없이 오가며 집에 거의 못 들어갔다고 했다.

    다문화가정 배려는 필수

    그는 “다문화 정책은 필수, 필연적이지만 현재 ‘계륵’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총론에는 찬성하면서도 막상 각론에 들어서면 거부감을 느껴요. 눈 파랗고 피부색 다른 친구 손잡고 집에 오면 ‘왜 그런 애하고 어울리느냐’며 호통치는 부모가 은근히 많습니다. 지금은 또 정부 부처마다 관여하면서 중구난방이 돼 아주 골치 아파요. 돈 끌어와 행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교육과 직업이 연결돼야 합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다문화가정 아이들 80%가량이 학교를 다니다가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재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요.”

    한 이사장이 말한 문제 중 하나는 ‘중도입국자’다. 외국 여성 A가 전 배우자 사이에 둔 자녀를 데리고 한국 남성 B와 결혼해 입적시키면 중도입국자다. 이들 자녀는 한국말과 문화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생활하다 낙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2012년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입국자는 4288명.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악덕 소개 업체들이 문제죠. 처녀라고 중개해줘 결혼했는데 나중에 보니 애가 딸린 경우도 많고. 아무튼 중도입국자 자녀들은 학교를 못 다녀요. 성실한 사람은 나중에 육체노동이라도 하겠지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은 범죄로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두고 보세요. 10~20년 지나면 확 바뀝니다. 조금 심하게 말해서 나중에 어두운 길에서 험한 꼴 당할 때 놀라지 말고 이들을 우리 국민으로서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기업인들 氣 더 살려야

    한 이사장은 한 달에 두 번 토요일에 초·중·고교생 40여명을 대상으로 서울 모처에서 사진촬영 강좌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건전한 취미생활 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진을 찍어준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종종 참여한다. 삼성전자로부터 카메라를 대여받아 교육에 활용하고,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추가적인 교육비를 지원한다.

    다문화가정 이야기를 하다가 대화 주제가 ‘국적’으로 넘어갔다. 그는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반기업인 정서’를 경계했다. “(한국) 국적 취득자보다 이탈자가 더 많습니다. 주로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투자이민을 받는 선진국으로 가요. 심각하게 봐야 합니다. 저출산 고령화에 국적 이탈자까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이탈자는 2만90명으로 취득자 1만3956명보다 많다.

    “최근에 모방송에서 기업인 국적 이탈 현황을 보여주던데, 물론 잘못한 건 지적해야죠. 그런데 그들이 한국을 위해 얼마나 고용과 부를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다른 나라들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서 난리인데 오히려 내쫓아서야 되겠습니까. 노사갈등에 회사 접고 떠나는 분도 많습니다. 왜 국적을 포기하는지 등 이유를 찾아 불합리한 점은 개선하고, 기업인들 기를 더 살려야죠.”

    ■ 다문화가정 전국 26만가구…70%가 月소득 300만원 이하

    여성가족부의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3년마다 진행)에 따르면 전국에는 다문화가족이 26만6547가구, 만 9~24세 자녀 6만6536명이 있다. 1만5341가구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진행한 결과 월평균 가구소득은 300만원 미만이 73.3%로 나타났다. 200만원 이하 가구 비율은 2009년 59.7%에서 2012년 41.9%로 줄었다. 그러나 전체 결혼이민자 중 단순노무직 비율은 2009년 22.8%에 비해 5.8%포인트 증가한 28.6%였다. 캐나다 등 고소득층 다문화가구 증가에 따라 전체 소득수준은 다소 높아졌으나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2008~2012년 5년간 한국 국적 이탈자 10만5788명 중 87.3%가량인 9만2381명이 미국, 일본, 캐나다를 선택했다. 반면 지난해 국적 취득자 1만3956명 중에는 중국 출신이 5401명(38.7%)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출신이 4034명으로 뒤를 이었다. 2012년 여가부 조사에 따르면 중국 출신 결혼이민자·귀화자의 단순노무직 비율은 30.3%, 베트남 출신은 35.7%에 달한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기초생활보장과 의료보호 지원율은 2009년 각각 8.3%, 7.7%에서 2012년 4.9%, 5%로 낮아졌으나, 출신 지역 간 편차는 여전히 크다. 한용외 이사장은 저소득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을 거듭 부탁했다. “다산(多産) 다문화가정은 사실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장애를 갖고 있는 농촌 총각 한 명이 외국 여성과 결혼해 아이 셋을 낳는다고 칩시다. 제대로 된 경제생활을 못해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면 그 재정적 부담이 앞으로 만만치 않아요. 아무튼 이들 자녀가 시한폭탄이 될지, 글로벌 인재로 커갈지는 우리 모두에 달려 있습니다.”

    ■ 한용외 이사장 약력

    ▷1947년 7월7일 출생

    ▷1967년 대구고 졸업

    ▷1974년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1980년 삼성그룹 비서실 감사팀 과장

    ▷1995년 삼성문화재단 사회공헌총괄 전무

    ▷1997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부회장

    ▷2004년 삼성문화재단 사장

    ▷2007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

    ▷2009년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 이사장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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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모건 스탠리 신흥국 대표 분석

    美, 저커버그·빌게이츠 등 기술력 갖춘 벤처 부자 많아

    한국 억만장자 84%는 '상속'


    각국의 '특급 부자'인 억만장자(Billionaire)의 재산 축적 구조를 파악하면 그 나라 경제의 특성을 진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신흥시장 및 세계거시경제 담당 총괄대표인 루치르 샤르마는 9일 '세계 성장을 향한 억만장자 가이드'란 제목의 칼럼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했다. "각국에 억만장자가 얼마나 되는지 랭킹 순위만 보지 말고, 그들이 어떻게 재산을 일궜는지를 분석해 보면 그 나라 경제의 건강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인도 출신인 샤르마는 신흥국 경제를 직접 발로 뛰며 분석한 '브레이크아웃네이션스'라는 책을 쓴 인물이다.

    샤르마 대표는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억만장자 명단을 분석해 국가별 경제 유형을 분류했다. 먼저 미국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처럼 직접 기술력을 갖고 벤처 기업을 창업해 부를 축적한 '테크(Tech)형 억만장자'가 많은 '혁신형 경제'다. 미국 테크형 억만장자의 숫자는 원자재 산업으로 돈을 버는 '원자재형 억만장자'의 2배에 달한다.

    한국은 재산 1조원 이상으로 글로벌 억만장자에 들어가는 사람이 35명으로, 재산 총액은 79조원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처럼 억만장자 가운데 84%가 부모로부터 부를 물려받은 '상속형'이다. 반면 당대에 자신의 노력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비중은 16%로 낮다. 한국은 '상속형 경제'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억만장자의 80% 이상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정부와 밀접한 원유·가스 같은 국영기업을 맡고 있다. 이른바 '권력형 억만장자'가 대다수인 러시아는 '정경유착형 경제'다.

    억만장자들이 보유한 재산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중요한 척도다. 러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이 비율이 20%로 글로벌 평균(10%)의 2배다. 그만큼 부의 편중이 심각해 사회적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반면 일본은 이 비율이 불과 2%로 낮은데, 샤르마 대표는 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자본의 집중이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부(富), 즉 내일의 먹을거리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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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카카오톡, 기업 생존과 사회 안보 사이에…

    사용자 대량 이탈 막으려 서버 저장기간 2~3일로 줄여… 수사기관 접근 사실상 차단

    美·日·유럽도 범죄수사 위해 IT기업에 고객정보 요청


    일부 카카오톡 사용자의 대화 내용에 대한 감청·압수 수색 사실이 밝혀지면서 발생한 사용자의 대량 이탈을 막기 위해 내놓은 다음카카오의 대응책이 정상적인 법 집행을 교란한다는 새로운 논란을 낳고 있다.

    카카오톡 운영사인 다음카카오는 정부 기관에 의한 사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 8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서버 저장 기간을 기존 5~7일에서 2~3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대화 전달 전 과정을 암호화하는 '비밀 대화' 기능도 올해 안으로 추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대화 내용을 서버에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수사기관이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려면 최소 2~3일이 걸린다. 다음카카오의 대책은 사실상 수사기관의 합법적인 접근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사의 사업(社業)을 위해 사법(司法)체계를 교란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인터넷 사이트나 모바일 메신저상에서 발생하는 범죄 혐의에 대한 사후 감시 활동은 우리 정부뿐 아니라 각국 정부가 모두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글로벌 IT 기업들은 각국 정부에 의한 고객 정보 요청 현황을 '투명성 보고서'라는 형태로 공개하고 있다. 구글의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 1~6월 사이 미국 정부는 고객 정보를 1만2539건 요청했다. 독일 정부는 3338건, 일본 정부는 121건을 요청했으며 우리 정부도 구글에 정보를 416건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많은 고객 정보를 요청하는 것이 아닌 셈이다.

    물론 카카오톡의 경우 작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간 우리 수사기관이 압수 수색 영장을 제시해 자료를 요청한 경우는 총 4807건이었다. 이는 우리 국민의 4000만명가량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때문에 구글보다 요청 건수가 많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은 다음카카오의 대책이 시행되면 카카오톡을 통한 수사는 앞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관계자는 "경찰은 검찰을 거쳐 법원을 통해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기 때문에 카카오톡 대화 내용 저장 기간을 2~3일로 줄이면 사실상 카카오톡 수사는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수사기관의 편의를 위해 기업 생존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넷·모바일 시장조사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카카오톡 사용자는 9월 셋째 주(21~27일) 2646만3021명에서 9월 넷째 주 2605만7155명으로 40만명 넘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 이탈을 막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안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미 네이버의 라인은 '타이머챗'이라는 기능을 이용해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으면 자동으로 메시지가 삭제되는 기능이 있다.

    서울대 김상훈 교수(경영학)는 "다음카카오가 현재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단기적인 대책을 제시했지만 소비자의 신뢰가 100% 회복될지는 미지수"라며 "이번 논란을 통해 안보와 프라이버시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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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리뷰]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 윤성환 기자
      입력 : 2014.10.11 08:00
  •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니크 브란달 외 지음ㅣ홍기빈 옮김ㅣ376쪽ㅣ2만원

    '복지 국가'는 우리 사회에서도 이제는 더이상 논쟁거리로 보기는 어렵다. 적어도 큰 틀에서는 그렇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보수, 진보 진영 모두 '복지'를 공약 내용에 포함시키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론이나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양한 외국의 복지 사례가 소개되고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이유다.

    빈번하게 소개되고 토론되는 외국 사례 중 하나가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이다. 이 책은 북유럽 3국(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을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일으켜 세운 이념적 밑그림인 사회민주주의(이하 사민주의)에 대한 입문·해설서다. 전반부에서는 사민주의에 대한 정의와 역사를 다루고, 후반부에는 사민주의가 당면한 문제와 지속가능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1장은 우선 사민주의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없애는 데 할애한다. 사민주의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은 '자유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결합'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사민주의자들은 맑스주의자들과는 달리 자유를 중시한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자유는 '시장의 자유'가 아니다.

    (시장)자유주의자들은 국가 개입을 '자유의 악'으로 규정하지만, 사민주의자들은 빈곤과 불평등이야말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사민주의 국가들은 적극적인 복지 정책을 통해 극도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한다. 저자들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한 나라는 엘리트에 권력이 집중되지만 사민주의 국가에서는 개인이 참정권을 행사할 기회가 더 많다고 말한다.

    2~4장에서는 1848년부터 1970년대까지 사민주의가 태동해 성숙과 시련기를 거치기까지 역사를 약 90쪽에 정리한다. 5장은 북유럽 사민주의 모델의 핵심 구성요소인 복지국가, 격차가 크지 않은 임금구조, 고용주-노동조합-국가 3자 협조 등을 살피고, 6장에서는 '무임승차'와 같은, 북유럽식 복지국가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다룬다. 7장은 북유럽 사민주의가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지 못한 실질적 이유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 등이 소개된다. 8장부터 10장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환경, 복지, 다문화 등 사민주의가 맞닥뜨린 난제와 이를 극복하려는 지적 노력이 소개된다.

    읽다 보면 약 170년 동안 사민주의를 발전시킨 북유럽인들의 고뇌와 성찰이 엿보인다. 밖에서 보기에 북유럽은 ‘복지 천국’ 같고, 지구상에서도 가장 살기좋은 나라들로 거명된다. 하지만 그곳에도 나름의 현실적인 문제와 한계가 적지 않다. 저자들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북유럽식 복지론자들은 사민주의와 복지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이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려 애쓰고 있다. 복지국가에 대한 논의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나라에도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다.

    이론서 치고 크게 어렵지 않게 읽힌다. 딱딱한 이론만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대신 역사와 다른 나라와의 사례 비교, 현실과 맞닿은 고민 등을 통해 사민주의의 핵심 가치를 입체적으로 설명한다. '오해불식-역사-현재-미래'로 짜여진 구성도 탄탄해 흡인력을 높인다. 대체로 비전공자, 일반인이 읽기 좋은 입문서에 해당하지만, 당면 현안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후반부로 보자면 사민주의에 식견이 있는 사람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저자 니크 브란달, 외이빈 브라트베르그, 다그 에이나르 토르센|역자 홍기빈|책세상 |2014.09.30

    페이지 376|

     

    <b>경쟁이 아닌 연대,
    불평등의 정글이 아닌 평등의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b>

    몇 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도 ‘복지국가’를 핵심으로 하는 북유럽 모델을 한국의 가능한 미래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등장했고, 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를 모델로 보는 시각에 균열이 생기고, 북유럽을 통해 경제적 활력과 사회적 평등을 함께 추구하는 모색이 가능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북유럽 모델의 구체적인 역사와 현실, 그리고 북유럽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어떤 논쟁과 고민을 하면서 오늘날의 제도와 시스템을 설계하고 수정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아쉬움을 해소해줄 하나의 통로로서, 노르웨이의 젊은 학자 3인이 스웨덴을 중심으로 북유럽 사민주의 모델을 다룬 공동 저작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북유럽은 1920년대 이래 사민당의 집권과 좌파 이데올로기의 우위를 통해 사민주의가 정치를 주도하면서 복합적 경제, 사회적 평등, 보편적 복지국가 등을 실현해왔다. 이 책은 북유럽 사민주의 모델의 출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살펴보고, 사민당이 직면한 현재의 도전과 미래의 과제, 즉 복지국가의 지속 가능성, 다문화 사회, 지구화, 환경문제, 대중정치의 쇠락 등을 논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저자들은 ‘좌파의 몰락’이라는 명제에 맞서 북유럽 사민주의의 지속성과 활력을 강조하며, 북유럽/20세기 몇십 년간이라는 시공간의 특수성을 뛰어넘는 사회민주주의 모델의 보편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는 사민당이 우파연합 집권 8년 만에 재집권함으로써 복지국가 및 사민주의의 건재함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풍문처럼 떠도는 ‘북유럽 모델’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함으로써, 우리 현실에 맞는 복지국가 담론과 그것을 실현할 운동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 니크 브란달 Nik Brandal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고고학ㆍ보존ㆍ역사학과 박사 연구 장학생으로 1960~70년대의 정치적 극단주의에 대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여러 형태의 전체주의 운동에 관심이 있으며 2차 대전과 전후의 노르웨이 정치에 대한 논문을 여럿 발표했다.

    저자 : 외이빈 브라트베르그
    저자 외이빈 브라트베르그 Øivind Bratberg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정치학과 박사 후 과정에서 연구하고 있다. 연구 주제는 영국 정당 정치 및 지방 개혁, 현대 사회민주주의, 정치사상 및 담론 분석 등이다.

    저자 : 다그 에이나 토르센
    저자 다그 에이나르 토르센 Dag Einar Thorsen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칼 포퍼와 이사야 벌린의 정치사상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치 이론, 이데올로기, 과학 철학 등을 주제로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머리말
    1장 서론
    북유럽 모델
    자유
    사회민주주의와 그 비판자들
    사회주의, 민주적 사회주의 그리고 사회민주주의
    여러 기원
    사회민주주의와 북유럽 모델
    북유럽 모델은 지속 가능한가
    1부 유럽 사회민주주의의 기원
    2장 사회민주주의 운동의 탄생(1848~1916)
    선구자들
    경제발전을 시작한 나라에서의 초기 노동운동
    무엇이 남았나
    민주적 노동운동의 발전
    덴마크:제1차 인터내셔널에서 사회민주주의로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초기 사회민주주의자들
    20세기를 향하여
    이론과 실천
    20세기 초 사회민주당의 성장과 분열
    3장 북유럽 모델을 향하여(1916~1940)
    볼셰비키 혁명과 독일사회민주당 헤게모니의 종말
    깊은 분열과 완화된 재통일
    좌로 1보, 우로 2보
    통치 의지, 그리고 능력
    공황과 경기 후퇴를 겪으며 사회민주당이 기반을 다지다
    ‘겨레의 집’과 극우에 맞선 투쟁
    4장 복지국가를 계획하다(1940~1970)
    북유럽과 2차대전
    경제계획 그리고 국가의 근본적 재평가
    ‘미래의 노르웨이’
    전후 시대
    국제 공동체
    복지국가
    샐운 합의 그리고 외교정책으로의 도피
    축소의 정치?
    2부 사회민주주의와 북유럽 모델
    5장 지구적 경제에서의 북유럽 모델
    평등한 임금과 높은 투자
    역사적 배경
    노동조합과 3자 협조
    전후 시대
    신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제3의 길
    사회민주주의, 불황과 그후
    오늘날의 북유럽 모델
    6장 복지국가:좋은 삶인가, 의타적인 삶인가
    평등과 재분배:단순한 주장 하나
    좀 더 복잡한 주장 하나
    북유럽 모델의 평등주의
    국가 규제를 통한 개인의 자유?
    가모장적 온정주의 국가
    해방의 프로젝트인가
    다문화 사회와 계급의 새로운 차원들
    강가에 카페를 더 지어야 할까:행복과 북유럽 복지 모델
    7장 더 나은 세계, 더 조직된 세계
    북유럽 외교정책의 사회민주주의적 성격
    사회민주주의는 단일 국제 운동
    지구적 규모에서의 평화, 민주주의, 사회 정의
    더욱 조직된 세계
    국제연합UN
    유럽
    덜 끔찍한 세계는 가능하다
    3부 북유럽 모델은 지속 가능한가
    8장 경제성장과 환경보호
    지상명령으로서의 경제성장
    자연 보존에서 환경보호로
    대안적 운동
    사회민주주의에서 나온 선구자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가장 어깨가 넓은 이들
    환경 정치와 사회민주주의
    성장의 한계인가, 대안 체제의 성장인가
    9장 복지국가의 지속 가능성
    복지국가의 불확실한 미래
    재정적 지속 가능성
    복지국가의 도덕적 지속 가능성
    혁신과 기업가 정신: 국가는 불필요한 개입만 일삼는 존재가 아니다
    발전 국가?
    시장, 국가, 시민사회
    국가와 '함께하는' 자발적 부문?
    10장 자유, 역량 강화, 공동체
    동질성, 응집력, 복지국가
    다민족 사회에서의 사회적 응집력
    어떤 종류의 통합인가
    다문화 사회 안에서의 이념 논쟁
    통합에서 사회적 응집력으로
    어떤 종류의 공동체인가
    교육에서 공동체로
    공동체에서 정치 행위자로
    11장 맺는글: 정치의 힘
    황금시대라는 신화
    목적과 수단
    타협과 개혁을 통한 급진주의
    정치의 힘
    전환점에 선 사회민주주의
    미래의 세 모델
    결핍, 질병, 무지, 불결, 나태로부터의 자유
    옮긴이의 말_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보편적인 산업사회의 한 모델

     

    경쟁이 아닌 연대, 불평등의 정글이 아닌 평등의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몇 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도 ‘복지국가’를 핵심으로 하는 북유럽 모델을 한국의 가능한 미래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등장했고, 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를 모델로 보는 시각에 균열이 생기고, 북유럽을 통해 경제적 활력과 사회적 평등을 함께 추구하는 모색이 가능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북유럽 모델의 구체적인 역사와 현실, 그리고 북유럽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어떤 논쟁과 고민을 하면서 오늘날의 제도와 시스템을 설계하고 수정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아쉬움을 해소해줄 하나의 통로로서, 노르웨이의 젊은 학자 3인이 스웨덴을 중심으로 북유럽 사민주의 모델을 다룬 공동 저작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북유럽은 1920년대 이래 사민당의 집권과 좌파 이데올로기의 우위를 통해 사민주의가 정치를 주도하면서 복합적 경제, 사회적 평등, 보편적 복지국가 등을 실현해왔다. 이 책은 북유럽 사민주의 모델의 출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살펴보고, 사민당이 직면한 현재의 도전과 미래의 과제, 즉 복지국가의 지속 가능성, 다문화 사회, 지구화, 환경문제, 대중정치의 쇠락 등을 논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저자들은 ‘좌파의 몰락’이라는 명제에 맞서 북유럽 사민주의의 지속성과 활력을 강조하며, 북유럽/20세기 몇십 년간이라는 시공간의 특수성을 뛰어넘는 사회민주주의 모델의 보편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는 사민당이 우파연합 집권 8년 만에 재집권함으로써 복지국가 및 사민주의의 건재함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풍문처럼 떠도는 ‘북유럽 모델’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함으로써, 우리 현실에 맞는 복지국가 담론과 그것을 실현할 운동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국가 체제와 사회민주주의 운동이 결합된,
    혁신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
    그 역사적 계보, 오늘의 도전, 미래의 과제를 탐색하다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는 추상적인 정치 이론이나 유토피아적 사상을 회의적으로 보고, 임금격차가 적고 잘 발달된 사회보장 시스템을 갖춘 역동적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정치 진영들과도 기꺼이 협력해왔다. 이 책은 북유럽 모델의 핵심 구성 요소로서 보편적 복지국가, 격차가 크지 않은 임금 구조, 광범위한 노동조합 조직화, 고용주-노동조합-국가라는 3자 협조 등을 부각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비록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이 오늘날 국제경제 내에서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 교의들은 유지되고 있다.

    이 책은 또한 복지국가를 비판적 시선으로 조망하면서, 북유럽식 복지국가의 개념이 과연 개인적 자유와 자아 충족의 기쁨을 확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사람들의 무책임과 의존으로 끝나버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저자들은 사회적·경제적 평등은 모두에게 혜택을 준다는 명제를 출발점으로 삼으며, 평등과 사회적 이동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 높은 수준의 고용률, 좋은 일자리, 남녀 평등, 노동시장에 대한 완전한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 효과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회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외교정책과 국제정치학의 여러 문제도 이 책이 다루는 범위에 있다. 저자들은 북유럽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창출하기를 열망하는 세계의 모습, 즉 민주주의국가들이 직면하는 도전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동하는 더 평화로운 세계의 상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지구적 수준에서도 점진적인 개혁을 통해 실질적인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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